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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 지하철 양산선 개통 1년, 빛과 그림자
"지하철 효과, 체감하기 어렵네"

조원정 기자 vega576@ysnews.co.kr 264호 입력 2009/01/13 14:54 수정 2009.01.13 03:01

부산지하철 2호선 양산선이 지난 10일자로 개통 1주년을 맞았다. 부산교통공사에 따르면 양산선의 하루 평균 이용객은 6천23명으로, 교통공사가 개통 당시 예측했던 3천679명에 비해 63.7% 증가했다. 양산의 새로운 상권 중심지로 부각되며 장밋빛 기대를 키워온 양산역. 1주년을 맞아 달라진 부산과 양산의 일상사와 해결해야할 과제에 대해 알아본다.
ⓒ 양산시민신문

서면까지 1시간이면 OK
젊은 층은 부산, 어르신은 양산


양산역 개통의 가장 큰 수혜자는 양산의 젊은층이었다. 이동시간이 평균 30분에서 1시간이 줄어들자 학업과 쇼핑, 다양한 문화생활을 누리기 위해 부산을 찾는 경우가 늘고 있다. 특히 화명동과 사상 일대 쇼핑몰과 학원은 양산역 개통 후 꾸준히 늘어나는 양산 시민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반면 천성산 등반과 양산천 산책, 에덴밸리 골프와 스키를 즐기기 위해 양산역을 이용하는 장ㆍ노년층의 부산 시민도 늘어났다.
 

유동인구는 많지만 소비 없어
상권 활성화 '더딘 걸음'


ⓒ 양산시민신문
양산 상권의 중심 역시 양산역으로 이동하면서 구도심과 신도시의 명암이 더 뚜렷해졌다. 하지만 애초 기대와 달리 매출 부진으로 상권 활성화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점이 문제다.
 
양산역 개통에 맞춰 높아진 기대심리로 상가들이 우후죽순 들어섰으나 유동인구만 많을 뿐 실제로 지갑을 여는 젊은 층은 부산으로 발길을 돌렸기 때문이다.
 
양산역 근처에서 분식업을 하는 김아무개(43) 씨는 "양산에 지하철이 개통하면서 영화관도 함께 개관한다고 해 가능성을 보고 서울에서 내려왔다. 그런데 늘어난 유동인구에 비해 손님은 많지 않다"라며 "지하철은 주로 양산시민이 부산으로 나갈 때 이용하고 외부인들은 자가용을 이용해 양산을 찾기 때문인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역 개통의 기대심리로 초기 입주 당시보다 3.3㎡당 1~200만원 높아진 임대가격도 상권 활성화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도시상인연합회 오도영 회장은 "양산역 개통의 후광효과를 기대하고 높은 임대료를 감내했던 소규모 상인들이 매출 부진으로 임대료를 내지 못해 2년을 채 버티지 못하고 사업을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라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지하철 효과 기대 이하
인구 증가 1만여명 고작


기대보다 더딘 속도로 늘어나는 인구 역시 상인들의 어려움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이야기되곤한다. 양산시는 양산역 개통 후 편리한 교통 환경 때문에 인구유입이 빠른 속도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면서 2010년에는 인구 30만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동안 늘어난 인구는 고작 1만400여명. 양산역이 있는 중앙동과 인근인 강서동, 물금읍은 각각 2천300명, 328명, 4천900여명이 증가했을 뿐이다. 이런 속도라면 2010년 인구 30만 도시 실현은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양산시민 편의 무시하는
배차간격 등 운행 조정 필요


ⓒ 양산시민신문
무엇보다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는 부산보다 최고 3배나 긴 지하철 배차간격을 단축하는 것이다.
 
양산역의 배차간격은 평일 출근시간대 9분 30초, 비출근시간대 19분 30초로, 이마저도 방학기간인 1월과 8월에는 최대 30분으로 늘어난다. 지하철이 아닌 열차인 셈이다.
 
현재 양산역과 남양산역을 이용하는 하루 평균 이용객은 6천23명으로 애초 부산교통공사가 예상한 3천679명의 두 배에 달한다. 양산시와 시민들은 이를 근거로 배차 간격을 현실적으로 좁혀야 한다고 수차례 요구했으나 교통공사 측은 적자를 줄이기 위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
 
부산교통공사의 양산시민 편의 무시는 이뿐만이 아니다. 경영수익사업을 위해 양산역과 남양산역 내 공공시설 공간을 개인사업자에게 임대해 음식점과 카페, 가구백화점으로 활용하고자 해 논란을 빚은 적도 있다.
 
양산시의회는 지난해 말, 행정사무감사 기간 중 장애인주차공간까지 없애가며 가구백화점을 위한 간이건축시설을 건축하고 있는 남양산역을 방문한 뒤, 지하철 역사 원상복구 건의문을 교통공사 측에 전달했다.
 
교통공사는 건의문을 검토한 뒤 남양산역에 설치 중이던 간이건축시설을 모두 철거해 원상복구했으며, 양산역 1층 필로티 내의 음식점과 카페 대여는 아직 검토 중이라고 지난 9일 밝혔다.
 
양산과 부산 시민의 빠른 발이 되어 양 도시간의 활발한 교류를 꾀하며 개통한 지하철 2호선 양산역. 개통 1주년을 맞은 지금 장밋빛 기대가 현실이 될 수 있도록 시와 교통공사의 노력이 진행되야 한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부산시, 부산교통공사, 양산시 등 지하철 운영과 관련된 공공기관들의 이해관계를 떠나 '시민'들의 편익 중심으로 하루 속히 양산선의 운영 방식이 개선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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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산부산대병원이 개원을 시작해 일일 800여명의 외래환자를 진료하고 있지만 교통공사는 부산대양산캠퍼스역 개통 시기를 여전히 고려 중이라고만 답변만 되풀이하고 있다.
ⓒ 양산시민신문
열려라! 부산대양산캠퍼스역

의ㆍ치대 대학원 개교 시점에 재검토

부산대양산캠퍼스역 개통이 지연된 지 벌써 1년이다. 하지만 굳게 닫힌 문은 꽃피는 봄이 돼야 열릴 것 같다.
 
부ㆍ울ㆍ경 동남권 의료허브의 주축인 양산부산대학교병원(원장 백승완)이 개원 두 달에 접어들면서 일일 평균 800여명의 외래환자가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고 있다.
 
대학병원 측은 지난 11월 24일 개원을 앞두고 병원을 찾는 이용객들의 편의를 위해 부산대양산캠퍼스역을 개통해줄 것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교통공사는 연 7억6천만원에 달하는 역사 운영비에 비해 수익률이 낮다는 이유로 지금까지 개통을 미뤄오고 있다.
 
게다가 올 3월에 개교하는 의ㆍ치대 대학원 시점에 맞춰 개통하겠다는 입장도 승객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으로 바뀌어 사실상 개통 시기는 불투명해진 상태다.
 
교통공사 측은 "대학병원이 개원 당시 병원을 찾는 환자 수가 일일 8천명~1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며 지하철역 개통을 요구했으나 한 달간 추이를 지켜본 결과, 일일 평균 111명만 증가했다"라며 "이는 예측수치의 12%에 불과하기 때문에 대학원 개교와 치과ㆍ한방병원 개원까지 순차적으로 지켜본 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게다가 현재 남양산역의 하루 평균 이용 승객이 1천300여명에 불과해 부산대양산캠퍼스마저 개통할 경우 운영수지를 맞출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 남양산역과 부산대양산캠퍼스역이 대학병원과 직선거리로 각 1.57km, 1.52km로 남양산역에서 가더라도 50m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주장을 펼쳐 병원 측과 시민들을 당황하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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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라! 노포~북정 경전철 사업

2012년 조기완공 목표, 삼성동 주민 숙원사업

10년 넘게 끌어온 양산선 북정연장 사업 대신 지하철 1호선 노포역과 양산역, 북정 구간을 잇는 경전철 사업을 조기완공하기 위한 양산시와 부산시의 협의가 진행 중이다.
 
시는 2012년 완공은 무리지만 최대한 완공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부산시와 원활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지난 12일 밝혔다.
 
지하철 1호선 노포~양산역~북정 구간 경전철 사업은 지하철 공사보다 1천억원이 절감돼 지난해부터 시가 추진해왔다. 사업비 절감과 더불어 양산시민의 부산 동래 방향 이용의 편리성을 높이는 이유로 합리적이라는 반응을 받아왔다.
 
지난해 10월 사업설명회를 통해 조기완공을 목표로 삼성동 주민들의 사업진행 지지를 이끌어 낸 시는 빠른 시일 내에 부산시와 협의를 마치겠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삼성동 주민들의 숙원사업인 만큼 지난 10년처럼 사업을 끌진 않겠다. 주민들도 한 목소리로 경전철 사업을 지지해달라"고 부탁했다.
 
삼성동 일대 주민들은 "쇠락하고 있는 구도심 상권인 북정 일대의 사활이 부산 노포~양산역~북정 순환노선에 달려있다며 조기완공을 위한 집행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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