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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문화사랑방, 작은도서관을 말한다]
⑤ 평산동의 유일한 문화쉼터 ‘봉우문고’

조원정 기자 vega576@ysnews.co.kr 275호 입력 2009/04/07 17:39 수정 2009.04.07 05:42

ⓒ 양산시민신문
122㎡ 면적에 7천권을 갖춘 봉우문고(회장 박희영)는 2006년 개관당시부터 자타공인 평산동의 유일하면서도 안락한 문화쉼터다. 지리적으로 평산동 외진 곳에 자리 잡고 있지만 워낙 문화시설이 없다보니 인근 아파트는 물론 새진흥 임대아파트에서도 책을 빌리기 위해 봉우문고를 찾고 있다.

다양한 종류의 책도 많지만 도서관 개관 전부터 운영하고 있는 문화강좌가 인기 만점이라고 한다. 다른 도서관에서는 쉽게 운영하지 못하는 미술 강좌와 포크아트를 진행해 문화센터로 인식전환, 어머니 층을 흡수했다고. 공간이 나눠져 있지 않기 때문에 그림을 그리는 어머니들 사이로 아이들이 뛰어다니며 책을 보는 재미난 광경이 연출되고 있다.

15명의 자원봉사자들은 매일 평산동 주민을 위해 봉사한다는 생각으로 문고 일에 참여하고 있다. 특이한 점은 15명 모두 개관 당시 사람들로 한 명도 바뀌지 않았다는 점이다. 3년 동안 끈끈한 정으로 뭉친 이들은 어느 도서관보다 손발이 척척 맞는 호흡을 자랑한다.

박희영 회장은 이런 점이 오늘날 봉우문고를 있게 한 원동력이라고 설명했다. 시에서 기본적으로 지원받는 도서 구입비와 약간의 운영비를 제외하고는 전혀 수입이 없는 상황에서 자원봉사자들의 자비로 도서관을 꾸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오래된 아파트다 보니 도서관 설립 의무조항도 없는 상태에서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로부터 어떤 공감과 지원도 이끌어 내지 못했고, 일손이 부족해 바자회도 열 수 없는 상황이라고. 때문에 운영적자로 폐간하는 문고에서 폐기처분하는 책 500권과 책장을 가져와 단촐하게 문고 문을 열었다. 박 회장은 회원들과 ‘빈 책장을 하나씩 채우며 마음의 양식을 키우자’는 각오로 꾸려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하루 100명도 넘게 평산동 전체에서 주민들이 찾는 통에 매번 운영적자에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이런 빠듯한 살림에도 어려운 형편에 놓인 초등학생을 지원하는 사업을 꾸준히 하고 있어 모범이 되고 있다.

개관 초부터 매년 한번 생활이 어려운 초등학생 3명을 선발해 10만원씩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박 회장은 작은 도서관이 지역 문화거점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 아직까진 시의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원봉사자는 작은 도서관의 힘입니다. 하루 9시간 이상 도서관에 머물며 생업을 접고 일을 하는 자원봉사자에게 자긍심을 주기 위해서라도 시 지원은 필요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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