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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문화사랑방 작은도서관을 말한다]
⑥ 이웃의 정을 일깨워주는 사랑방 ‘동원로얄듀크문고’

조원정 기자 vega576@ysnews.co.kr 입력 2009/04/22 10:14 수정 2009.04.22 10:20

↑↑ 동원문고에서 진행하는 문화강좌 중 하나인 리본강좌. 강좌를 수강한 어머니들은 바자회 때 작품을 전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 양산시민신문
언제나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어머니들의 수다가 끊이질 않는 곳, 동원로얄듀크문고(회장 김성희)는 동원로얄듀크 주민들의 사랑방이다.

지난 2007년 7월, 작은도서관의 사회적 역할 중요성을 인식한 동원로얄듀크 부녀회 회원들은 6개월 간 바자회를 비롯해 각종 부녀회 사업을 진행해 생긴 수익금으로 작은도서관 문을 열었다.

더운 날씨에 비지땀을 흘려가며 쌈짓돈을 모은 회원들은 덩그러니 넓은 문고에 겨우 400권의 책을 가지고서 도서관 운영을 시작했다. 모두들 무모하다고 할 정도로 아무것도 모르는 채 맨 땅에 이리저리 부딪히며 도서관을 이끌어 온지 어느새 2년. 처음에는 한 책장을 겨우 채웠던 책이 이제는 3천 200여권에 달한다. 실로 놀라운 성과라 할 수 있다.

2년이란 시간 동안 주민들의 인식도 많이 변했다. 처음에는 그저 그런 공간이 하나 생긴다고 생각했던 주민들도 시간이 지날수록 다양한 책을 볼 수 있고 거기다 여러 문화강좌까지 즐길 수 있는 작은도서관을 제 집처럼 드나들게 됐다. 동원로얄듀크 주민들의 사랑방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주민들은 도서관에서 아이들과 책을 읽으며 평소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서먹했던 이웃과 정을 나누기도 했다. 뒤늦게 독서 삼매경에 빠져 매일같이 책을 빌리기도 하며 작은도서관의 중요성을 실감하고 있는 것이다.

김성희 회장은 작은도서관이 이렇게 자리잡아가는 것을 보면 아이를 키울 때의 뿌듯함을 느낀다고 한다. 그저 내 아이에게 좋은 책을 읽혀야겠다는 생각으로 자원봉사자 11명과 사비를 털어가며 개인시간을 반납하며 도서관을 운영하다 보니 주민들에게 인정받는 작은 공간이 됐기 때문이다.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에서도 작은도서관의 긍정적인 영향에 공감하며 전기세와 관리세 등 기본적인 부분을 해결해주려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더 힘이 나기도 한다고.

웅상도서관에서 운영하는 찾아가는 문화강좌 역시 도서관 운영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질 높은 강좌를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바라는 것이 있다면 영유아와 어머니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동화구연 프로그램 같은 강좌가 추가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작은도서관이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주민들이 도서관 주인이 되겠다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아직까지는 주민들이 도서관의 주인이 아닌 객체에 머물러 있다. 도서관을 이용하는 것도 좋지만 자신이 운영주체가 되어 다른 사람과 책을 통해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것을 깨달았으면 좋겠다”며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며 색다른 기쁨을 느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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