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양산시민신문

‘알맹이’ 빠진 유물전시관 건립 우려..
사회

‘알맹이’ 빠진 유물전시관 건립 우려

조원정 기자 vega576@ysnews.co.kr 279호 입력 2009/05/05 09:53 수정 2009.05.05 09:56
일본·동아대 등 유출된 유물 2천800여점 ‘감감무소식’

전시관 공사기간 동안 민·관 협력으로 환수 계획 시급

↑↑ 1920년 일본 총독부 명령에 의해 발굴조사된 북정고분군 부부총에서 출토된 유물. 현재 일본 동경박물관에 보관전시되어 있지만 당시 출토되어 반출된 315점 유물 대부분이 수장고에 보관된 채 부분전시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유물전시관 설립 시기에 맞춰 반출된 유물을 환수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지만 민관 모두 외면하고 있어 안타까움을 낳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동경박물관에 보관전시 중인 보물급 금동제관, 그릇받침, 금관, 받침이 달린 그릇.
ⓒ 양산시민신문
유물전시관이 이르면 올해 말 착공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물전시관에 전시할 대다수 유물이 외지로 유출된 상태에다 환수계획 조차 마련되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다.

시에 따르면 오는 7일 유물전시관 설계 작품이 결정된다. 이후 실시설계 용역이 끝나는 올해 말 착공에 들어가 이르면 2011년 말 완공된다. 이렇듯 유물전시관 착공 계획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나 정작 전시관에 전시할 유물이 없어 지역 사학계와 시민들의 지적을 받고 있는 것.

양산이 가야문화권과 대치하며 신라시대 삽량주로 명성을 떨친 역사적 사료인 북정 고분군에서 출토된 금동관과 은제 허리띠 장식, 금제 새다리 등 뛰어난 금 세공품을 비롯해 2천 800여점이 일본 동경박물관과 동아대박물관, 국립김해박물관 등 11곳의 박물관에 흩어져 있는 상황이다.

현재 시가 확보하고 있는 유물은 유물전시관 부지 시굴조사 결과에서 나온 삼국시대 토기와 철제 칼 등 700여점뿐이다. 역사적 가치가 높지 않아 유물전시관을 대표하는 유물로 전시하기에는 부족함이 많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시는 현재 유물환수계획은 마련되지 않았고, 유물환수가 어려운 유물은 모형으로 대체하겠다고 밝혀 환수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앙꼬 없는 찐빵’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이런 상황에서 시에만 의지할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나서 유물환수운동을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돼 눈길을 끌고 있다. 국내 대다수 유물환수 성공 사례가 민관이 합심한 결과라는 것을 볼 때 양산시는 시민들의 참여 없이 관에서 이끌고 나가는 형색이라는 분석이다.

시민들이 유물환수운동에 나선 것은 지난 2006년 양산시민연합이 삽량문화축전 기간에 유물환수 서명운동을 진행한 것 외에는 없다. 그마저도 시민연합이 해체되자 유물환수운동을 이끌어갈 단체가 없어 사실상 모든 활동이 중단됐다. 때문에 이 기회에 양산문화원을 비롯해 지역 사학계 인사들과 시민들이 합심해 유물환수를 위한 시민단체를 결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민모금운동을 통한 첫 반환 사례인 진주 김시민 장군 공신교서 반환운동의 경우 지난 2006년 진주문화사랑모임에서 시작된 유물환수를 위한 모금운동이 전국적인 관심을 받아 불과 7개월만에 목표 모금을 달성하고 70여년만에 김시민 장군 공신교서를 일본에서 고국으로 가져올 수 있었다.

당시 유물환수운동을 진행했던 진주문화사랑모임 회원들은 “진주정신을 되찾기 위해 시민들이 합심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하고 있다.

개발도시 이미지가 강한 양산시가 정체성을 찾기 위해 진행하는 유물전시관 사업이 외형에만 집착해 정작 중요한 양산정신을 놓치지 않도록 시민들의 참여가 절실한 순간이다.

저작권자 © 양산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