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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소리없는 세상에서 따낸 값진 태극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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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없는 세상에서 따낸 값진 태극마크

조원정 기자 vega576@ysnews.co.kr 280호 입력 2009/05/12 11:51 수정 2009.05.12 11:54
정정연 씨, 농아인 볼링 국가대표 발탁

ⓒ 양산시민신문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세상에서 따낸 값진 태극마크가 사람들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양산농아인협회 소속 회원인 정정연(36, 청각장애 2급, 물금읍) 씨가 지난달 18일자로 농아인 볼링국가대표 최종 엔트리에 발탁된 것.
 
4년 전 취미로 볼링을 시작한 뒤 볼링의 매력에 흠뻑 빠져 틈틈이 연습했던 것이 국가대표로까지 이어지게 됐다. 한 번도 정식으로 볼링을 배워본 적이 없는 정 씨가 국가대표가 되자 주위에서는 모두 '타고난 볼링선수'라며 박수를 보냈다.
 
정 씨는 3살 때 열병으로 청력을 잃은 농아인이다. 듣지 못한다는 상실감 때문에 삶이 순탄하지만은 않았지만 특유의 낙천적인 성격 때문에 주위 사람과 잘 어울리며 지냈다. 남편과 자식들을 뒷바라지하며 가정주부의 삶에 만족을 느끼던 차에 우연히 볼링을 접하게 되면서 그의 인생이 달라지게 됐다.
 
주위에서 볼링 치는 모습을 보고 재미있을 것 같아서 혼자 시작한 그해, 통영에서 열린 2005년 이순신장군배 전국농아인볼링클럽에 참가했고 그 이후로 성적과 관계없이 대회에 참가하는 재미에 푹 빠져버렸다고. 정 씨는 볼링을 치면서 듣지 못한다는 자괴감은 어느새 멀리 날려버렸다. 오히려 잡음이 들리지 않아 오로지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어 성적이 더 잘나왔기 때문이다. 현재 9월 대회를 준비하며 홀로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정 씨의 대회 최고 기록은 260점이고 연습 평균점수는 180~190점이다.
 
국가대표 선발전은 대회 참가에만 의미를 뒀다가 얼떨결에 최종 엔트리에 포함됐다. 정 씨는 "국가대표가 됐다는 사실이 도저히 믿기지 않을 정도로 기뻤다"고 당시 소감을 말했다.
 
볼링을 하면서 국가대표라는 특별한 경험의 문턱을 넘었고 그의 인생도 달라졌기에 볼링은 정 씨에게 '희망' 그 자체다.
 
정 씨는 "볼링을 통해 소리가 들리지 않는 세상에서 희망과 행복을 찾는 법을 배웠다. 앞으로도 이 행복을 놓치지 않도록 볼링연습에 더 매진할 것"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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