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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세상은 아름다운 사람들의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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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아름다운 사람들의 몫”

김홍표 기자 pyo5128@hanmail.net 입력 2012/07/10 15:03 수정 2012.07.11 09:56
출근길 버스 안 응급환자 돌본 버스기사








지난달 출근길에 있었던 일이다. “응급환자가 있어요. 아무 연락이 없네요. 어떤 조치를 좀 취해 주세요?” 기사의 다급한 목소리에 앞자리에 앉은 나는 몸을 일으켜 세웠다.

아무리 둘러 봐도 응급환자는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승강장이 아닌 곳에 버스가 멈췄고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승객들은 무슨 일인지 어리둥절했다.

12번 시내버스 최광욱 버스기사에 따르면 오전 7시 10분쯤 신기주공아파트에서 탄 50대 중년의 아주머니가 명륜동 종점에도 내리지 않고 자리에 계속 앉아 계셨다 한다. 양산으로 올라오는 도중 갑작스런 혈관성 치매가 와서 그런지 손과 몸이 떨리며 말도 어눌해지고 몸을 지탱하지도 못하는 등 매우 불안한 증세로 앉아 있는 모습이 보였단다.

아무런 연락이 없자 다방삼거리에서 ‘양산소방서 119구급대’에 전화를 하여 옛 경찰서 앞에 8시 25분쯤 도착할 예정이니 구급차를 보내 달라고 했단다. 그래서 긴급 사이렌 소리를 울리며 남부시장 앞에서 구급차가 버스 앞에 차를 세운 후 119구급대 소방관 두 분의 도움을 받게 된 것이다. “어디가 편찮으세요. 구급차로 가시죠” 해도 묵묵부답이다. 오랜 시간의 설득 끝에 아주머니는 버스에서 내려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갔다. 버스를 타고 오는 도중에 일어난 심적 불안감과 갑작스런 치매증세에 얼마나 놀랬을까 생각해보면 가슴이 아프다.

 
 
최광욱 기사님을 칭찬하고 싶다. 버스 운행하기도 힘이 드실텐데 승객의 안전까지 보살펴 주는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분이다. 또한 출근시간인데도 차를 세웠다고 짜증을 내는 분이 한 분도 없던 버스 안의 모든 승객의 성숙한 시민의식에 희망이 있는 대한민국, 아름다운 사람들이 탄 버스에 괜히 기분이 더욱 좋아진다. 다음에도 최광욱 기사님의 버스를 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 나는 아침, 역시 세상은 아름다운 마음씨를 가진 사람들의 몫이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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