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곡ㆍ유산공단을 운행하는 대형차량 통행이 잦은 어곡터널이 재난에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난 대응 매뉴얼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데다 그나마 있는 방재시설도 관리가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산시에 따르면 어곡터널은 소화기와 비상벨, 비상콘센트, 비상전화기 등 3등급(1천m 이하 터널) 방재시설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현장 확인 결과 소화기 위치를 알리는 안내등 불은 들어오지 않았고 46개의 소화기는 먼지가 쌓인 채 소화함에 방치되고 있었다. 긴급 상황을 알리기 위해 설치된 비상전화기 4대는 호출버튼을 눌러도 작동하지 않았고, 화재가 발생했을 때 터널 내 연기를 외부로 빼내는 제트 팬(JET FAN) 배전기함은 문이 뜯겨 있는 등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었다.
더 큰 문제는 재난 발생 때 이에 대응하고 현장을 통제해야 할 양산시가 대응 매뉴얼을 갖추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양산시는 재난 담당 비상연락체제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세부적인 대응매뉴얼은 없다고 밝혔다. 또한 양산소방서와 협조해 재난에 대응해야 한다면서도 소방서 재난 대응 절차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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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해마다 소방시설 전문 점검 업체에 의뢰해 점검을 받고 있으며 터널 내에 발생하는 화재와 각종 사고에 대응할 수 있는 맞춤형 매뉴얼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어곡터널을 관리하는 양산시는 외부 전문기관에 의뢰하지 않고, 자체 검검에 그치고 있다.
이에 대해 양산시는 “기존 방재시설과 비상연락망으로도 터널에 화재 등 재난이 발생할 경우에도 충분히 대처할 수 있다”며 “방재시설 설치기준이 2등급인 법기터널과 3등급인 어곡터널 시설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터널 내 제연시설인 제트팬 기능성과 소화기의 정확한 점검 기간, 비상전화기 고장 여부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하지 못했다.
양산시는 “터널 내 제트 팬 8대는 현재 통풍 목적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확실히 제연기능을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며 “소화기 점검은 일지를 만들어 전력관리실에 보관할 예정이며, 비상전화기는 최대한 빨리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어곡터널은 지난 길이 945.8m, 폭 10m 왕복 2차선으로 지난 2004년에 준공했고 현재 지역 최대 공업단지인 유산ㆍ어곡공단을 통행하는 대형차량이 주로 이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