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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철 <주변인과문학> 편집인 보광고등학교 교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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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낯선 것을 잡아챈 기록이다
생선가게에서 죽은 생선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계류 속에서 몸 뒤채는 놈, 폭포수 거슬러 요동쳐 오르는 놈, 대양을 유유히 헤엄쳐 가는 바로 그 놈을 잡아챌 때의 퍼들거림을 기록한 것이다
살아 퍼들거리는 것이 물고기뿐이겠는가 떼지어 날아오르는 가창오리 떼의 날갯짓소리, 먹이 노리는 웅크린 고양이의 팽팽한 눈빛, 꽃망울 터지려는 긴장의 끝 잡아챌 때 살아 퍼들거린다
이제 막 눈 뜬 새끼 강아지를 두 손바닥으로 감싸 안았을 때의 따뜻함과 녀석이 낯설어 바르르 떨며 발톱 감추는 울림이다
선친 제사 끝나고 제삿밥 먹고 새로 두 점을 칠 때 내일 출근해야 한다며 차에 오르는 셋째, 자고 새벽에라도 가라하는데 내일 수업 때문에 안 된다며 일어서는 것 잡지 못해 팔순 넘기면서부터 기력이 쇠해 거동 불편한 어머니 주춤주춤 차 앞까지 걸어와 간신히 걸어와 당신보다 벌서 더 자란 손주 손녀 손에 쌈짓돈 용돈이라며 쥐어주는 이제 다 늙은 손의 떨림이다
조심해서 가라며 현관 앞에 서 차 꽁무니 바라보는 떨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