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 즐거운 휴가철이 다가왔다. 사람들은 뜨거운 햇볕을 피하려고 바다와 계곡 등을 떠나기 위해 분주하다.
하지만 최근 반갑지 않은 불청객 소식이 들린다. 해마다 여름휴가 때 우리를 찾아와 끊임없이 괴롭히는 ‘유행성 눈병’과 ‘수족구병’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달 첫째 주 유행성 눈병과 수족구병에 인한 환자 수가 지난해보다 2배가량 증가했다”며 “특히 7월부터 8월까지 감염이 급증하기 때문에 감염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즐겁고 알찬 여름휴가를 위해 과연 이 불청객이 무엇인지, 어떻게 예방해야 하는지 알아보자.
자문_대범소아청소년과 황종화 원장, 성모안과 박종일 원장
물속 불청객 ‘유행성 눈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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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성 눈병, 세균과 바이러스가 주원인
유행성 눈병은 대부분 세균과 바이러스 등에 감염해 발생하는 바이러스성 결막염이다. 바이러스성 결막염에는 대표적으로 ‘유행성각결막염’과 ‘급성출혈성결막염’이 있다.
유행성각결막염은 아데노바이러스에 의해 결막에 생긴 염증성 질환이다. 증상은 양쪽 눈의 충혈과 눈물, 눈부심, 귀 뒤 림프절이 부어오르거나 압박을 가하는 통증이 나타난다. 3~4주간 병이 지속하며 전염성은 발병 후 2주간 지속한다.
급성출혈성결막염은 엔테로바이러스 70형, 콕사키바이러스 A24형에 의해 유발하는 질환으로 보통 5~10년 주기로 유행한다.
증상은 유행성각결막염과 비슷하지만 환자의 70~90%에서 결막 밑에 출혈이 발생한다. 증상 발생 후 약 4일간 전염성이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심한 경우 결막염을 앓는 동안 뇌 신경마비 증상 등이 올 수도 있다.
2차 감염 없는 치료와 예방법
유행성각결막염은 발병 후 7에서 10일간 증상이 점점 심해지므로 치료까지 인내심이 필요하다.
때문에 빠른 치료를 위해서는 눈이 충혈되고 가렵기 시작하면 바로 안과 전문의를 찾아 항생제와 소염제를 처방받는 것이 좋다. 또 화약 약품 등이 들어가지 않은 인공눈물을 자주 넣어주고 얼음 주머니로 눈의 열기를 식혀주는 것이 상태호전에 많은 도움이 된다.
급성출혈성결막염은 유행성각결막염과 달리 항생제와 소염제 그리고 충분한 휴식을 통해 빠른 회복이 가능하며 다른 합병증 없이 치료할 수 있다.
회복하는 동안에는 기본적으로 손을 깨끗이 씻는 것이 좋고 눈을 비비거나 문지르는 등의 행동을 피해야 한다. 결막염이 걸린 상황에서 눈에 손을 댈 경우 2차 감염이 될 수 있고 눈과 접촉한 손은 다른 사람에게 전염시키는 경로가 되기 때문이다.
성모안과 의원 박종일 원장은 “유행성 눈병 예방법인 올바른 손 씻기가 많이 알려져 지난해보다 환자 수가 줄었다”며 “하지만 바이러스는 상온에서 약 한 달 동안 살 수 있을 정도로 생명력이 강해 사람이 많은 수영장, 대형 할인마트, 워터파크 등을 방문한 뒤 꼭 손을 깨끗이 씻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수영이나 물놀이를 할 때는 렌즈착용을 피하고 수경을 쓰는 게 안전”하다며 “여름 캠프나 단체 생활을 하는 곳에 여행을 갔을 경우 항상 개인용 수건과 소지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때 이른 불청객 ‘수족구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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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족구병, 장 바이러스가 주원인
수족구병은 한자 그대로 수(手), 족(足), 구(口)에 물집이나 발진이 생기는 것이다. 감염의 주원인은 장 바이러스인 엔테로바이러스71형이며 씻지 않은 손과 호흡기 등을 통해 전염된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6세 이하의 아이들 중심으로 많이 발생한다.
증상은 3~6일간 잠복기를 통해 나타나며 높은 고열과 두통, 식욕부진 등을 겪는다. 이틀간 열이 난 후 혀와 잇몸, 뺨 안쪽에 붉은색 물집과 통증이 발생한다. 처음에는 붉은 반점이 물집으로 변하면서 손바닥, 엉덩이, 무릎, 입안 등으로 퍼진다. 또 고열이 계속되고 두통, 요통 등이 나타나면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어 정확한 소아전문의의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치료제 없어 사전 예방 중요
수족구병은 아직 특별한 치료제가 없다. 때문에 감염을 사전에 예방하는 게 제일 좋은 방법이다. 외출 후에는 꼭 손과 발, 이를 깨끗이 닦는 것이 중요하다. 부모들은 어린 자녀들을 위해 항상 이 닦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며 보육시설 등은 소독과 검역을 철저히 하는 것이 좋다.
또 증상에 따라 조치가 다르지만 열이 심해지면 해열제를 이용하거나 수건을 물에 적셔 이마에 올리는 것이 좋다. 특히, 탈수 증상을 막기 위해 지속해서 수분을 공급해줘야 한다. 단, 탄산과 당이 많이 들어있는 음료수는 피해야 한다.
대범 소아ㆍ청소년과의원 황종화 원장은 “초기에는 감기 증상과 비슷하지만 아이 손과 발에 붉은 점이 생기고 목이 아파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할 경우 수족구병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며 “또 휴식 후에도 구토와 고열 등이 계속되면 합병증인 무균성 뇌막염, 뇌염, 마비성질환이 나타날 수 있어 가까운 소아ㆍ청소년과를 빨리 찾아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수족구병은 준 전염병이기 때문에 단체 생활을 하는 곳에서는 환자를 격리하는 것이 좋다”며 “또 대부분 아이가 분변과 소변을 만진 손을 씻지 않고 입으로 가져가는 경우가 많아서 항상 손을 깨끗이 씻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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