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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 프랑스 지역신문을 가다
기자 1000명이 넘는 지역일간지 '수드 우에스트'

최민석 기자 cms8924@ysnews.co.kr 입력 2014/07/22 11:03 수정 2014.07.29 11:17






한국언론진흥재단 대구사무소는 지역신문 경쟁력 강화를 위해 프랑스 지역신문 문화콘텐츠를 알아보는 디플로마를 실시했다. 6월 15일부터 22일까지 전국 지역신문 언론인 10명은 프랑스 지역신문이 어떤 콘텐츠로 독자와 소통하고 있으며 실상은 어떤지를 현지 취재했다.

<글 싣는 순서>

① 우에스트 프랑스

② 수드 우에스트

③ 르 파리지앵

④ 기자 교육센터


포도의 고장으로 널리 알려진 프랑스 남서부 보르도 지역에서 발행되는 일간지 <수드 우에스트>(Sud-ouest)에는 총 직원 980명에 280명의 기자가 있다. 그리고 1천50명의 각 지역 통신원(시민기자)이 있다. 통신원은 시ㆍ군과 마을 단위 행사를 보도하는데, 기사에 따라 원고료를 지급하고 있다. 기자증은 발급하지 않는다. 우리 양산시민신문 시민기자와 비슷한 개념이다.

9개 도를 배포권역으로 모두 30만부를 발행하는데, 50%는 정기구독, 50%는 가판대에서 판매된다. 최근 32만7천부를 발행했고, 발행부수는 요일과 계절, 축제 유무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요즘처럼 월드컵이 있거나 축제가 열릴 때면 부수를 늘리고 겨울에는 부수를 줄이고 있다. 주말판은 평일보다 더 많이 발행한다. 인터넷과 종이신문, 애플리케이션을 함께 구독하면 25% 할인해준다.

인터넷 사이트는 2013년 12월부터 부분적 유료화를 도입하고 있는데 매월 10유로를(한국돈 1만6천원) 받는다. 현재 4천여 명이 유료회원으로 가입하고 있으며, 홈페이지 광고수익이 매출의 10%를 차지하고 있다.
수드 우에스트 1면은 제목과 사진만 들어간 4개의 기사가 실렸는데 그 호 지면을 찾아보기 쉽게 안내하고 있다. 판매가격은 1유로. 크기는 베를리너판으로 전체 지면은 48면이다. 작은 지면이지만 1개 면에 최소 2장에서 많게는 6장의 사진이 들어있었다. 또한 인물사진이 많았다.


|일요일 특별판은 문화정보

20개 지역별로 지역판을 따로 제작하고 있고 매주 일요일에는 16쪽에 이르는 특별판을 제작하고 있다. 평일 신문이 1유로인데, 특별판이 추가되는 일요일 신문은 1.8유로에 판매된다.특별판은 전문가가 작업하는 영화 2면, 극장별 영화 상영시간표, 전국적인 문화기사, 축제나 행사 소개 3면, 문화적인 활동 트렌트, 문화적 쇼핑 등으로 구성된다.

문화적 쇼핑이란 샹송CD 구매, 비디오, 웹 사이트, 애플리케이션, 음악공연, 사진책자 소개 등이다. 흥미 있는 공연은 통판으로 제작하는데 사진을 크게 배치하고 글도 길게 쓰면서 최신의 예술 활동을 집중 보도한다.

또 아이들을 위한 책 소개를 하고 있는데, 이는 아이들의 시각보다 부모가 책을 잘 선택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 이 신문은 어린이를 위한 문학은 물론 문학 전반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특히 다른 신문과 달리 세계 문학 흐름에 초점을 맞춰 일요일 특별판에 4면을 할애한다. 취재를 간 주는 월드컵에 맞게 축구와 관련한 문학서를 소개했다.

이와 함께 광고, 오락, 퍼즐, 별자리, 만화를 배치하고 있다. 또, 영화시간표 외에 주간 공연·전시 일정도 싣는다. 매주 목요일 문화면은 영화판으로 제작하는데, 프랑스는 매주 목요일 영화를 개봉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 프리뷰나 비평, 여배우 인터뷰 등을 싣는다.

1994년부터 이 신문사에 근무해온 스테팡 조나당(Stephane C. Jonatan) 문화부장은 문화면 전체를 관장하면서 대중음악 분야를 담당하고 있다. 문화부에는 6명의 기자들이 있다. 일부 기사에는 QR코드를 붙여 블로그를 통해 더 자세한 내용을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블로그에는 종이신문보다 더 전문적인 내용이 담긴다.
 
조나당 문화부장은 “신문과 인터넷 기사를 완전히 다르게 작성한다”면서 “예를 들어, 종이신문에는 ‘일반 어른이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쓰고, 블로그에는 전문가용으로 아주 심도 있게 작성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문화보도 핵심은 지역과 밀착성”이라며 “예를 들어, 영화 개봉을 파리에서도 하고 보르도에서도 하는데 우리는 지역과 관계에 초점을 두고 보도한다”고 설명했다.


|5만원만 내면 개인 광고 실을 수 있다

유럽의 지역신문이 대개 그렇듯이 신문에도 독자들 개인광고가 많이 실린다. 경남도민일보의 ‘자유로운 광고’ 또는 생활정보지의 줄 광고와 비슷한데, 무려 6개 지면에 걸쳐 애인 구함, 미팅 제안, 모임, 결혼 70주년 알림, 감사, 축하, 생일, 부음, 애견 판매 등 광고가 실려 있었다.

사진과 함께 10.7cm 정도 크기로 실린 결혼 70주년 알림 광고의 경우 100유로, 그보다 좀 작은 광고는 40유로 정도 받는다고 한다. 인터넷에도 이런 광고가 있었다.


|독자 관심 전달하는 중재인 역할 눈길

<르 파리지앵>이나 <우에스트 프랑스>가 그렇듯 수드 우에스트 또한 독자 관심을 파악하고 그걸 지면에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수드 우에스트에는 다른 신문사에 없는 특별한 직책이 있다. 중재인(Mediateur)이라는 직책인데, 조직도 상에서는 편집국장보다 위에 위치해 있었다.

미국 언론의 옴부즈맨이나 우리나라 고충처리인과 비슷한 것 같지만, 이 신문사의 중재인은 그보다 더 적극적이고 강력한 권한을 갖는다고 했다. 띠에리 마놀(Thierry Magnol)이라는 사람이 중재인을 맡고 있었는데, 그는 독자 및 공공영역과 신문사간 가교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느 부서에도 소속되지 않고 독립적인 지위로 신문사 강령을 만들고 준수 여부를 관리 감독하는 한편 독자 관심을 편집국에 전달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독자 조사 기능도 담당하고 있는데, “가판대에서 만나는 독자들을 신문사로 초청해 신문에 대한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 의견을 신문에 게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와인 전문 잡지 발행으로 수익 창출

보르도는 와인이 특산물이다. 수드 우에스트는 이런 지역 특성을 살려 <떼르드뱅>(와인의 땅)이라는 포도주 관련 매거진을 격월로 발행하고 있다. 가격은 6유로이며 전담기자들이 참여해 매우 고급스럽게 제작한다. 1만5천부씩 발행하고 있는 이 잡지는 유료광고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그들은 이 잡지 발행을 ‘문화적 활동’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이와 함께 포도주와 관련된 문화행사를 추진하고 있다. 큰 극장에서 보르도 와인 맛보기(시음) 행사를 하고 있다. 약 150명의 소믈리에를 초청해 1년에 두 차례 열고 있으며, 지역도 순회하면서 개최하고 있다. 이런 행사는 회사 이미지를 높이고 수익 창출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고 한다.

이 밖에 수드 우에스트는 라는 일상생활 잡지도 발행하고 있으며, 다양한 사회적 이슈를 주제로 한 콘퍼런스를 개최하고 있다. 참가비를 받아 약간의 수익을 얻고 있으며, 건축업자들이 콘퍼런스를 요청하기도 한다. 이런 요청에 부응하기 위한 콘퍼런스 개최 시스템(조직화)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노력에도 불구하고 수드 우에스트는 현재 적자상태이며 약 120명의 기자가 신문사를 떠났다. 정부 지원은 판매, 배포에 한정돼 있기 때문에 회사의 입장으로는 충분치 않은 상황이다. 역시 신문 산업은 프랑스에서도 상황이 녹록치 않았다.


한관호 기자 hohan1210@y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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