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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농기계정비기술봉사모임 초대 회장 김금동(62, 하북면, 사진 왼쪽)씨다. 김 회장은 경남도농업기술원에서 실시한 농기계정비 국가기술자격증반에서 자격증을 취득한 뒤 함께 공부한 회원들과 농기계정비기술봉사모임을 만들었다.
김 회장은 “젊은 시절 부산에서부터 공작기계와 자동차 등을 다루다 보니 다른 회원들보다 기계에 대한 이해가 빨랐죠. 그래서 수업을 마치고 조교를 자청해 수업 중에 몰랐던 내용을 차근차근 설명해주다 보니 주위에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어요. 그때마다 회원들에게 우리가 늦은 나이에도 공부할 수 있게 해준 나라에 고마움을 전할 수 있는 일을 한 번 해보자라고 말했죠. 회원들 역시 저의 뜻에 동의했고 자격증을 취득한 뒤 농기계정비기술봉사모임이 만들어졌어요”라고 말했다.
농기계정비기술봉사모임은 경남도농업기술원에서 각 시ㆍ군에서 1명씩 선발한 농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농기계정비 국가기술자격증반 30명이 자발적으로 만든 모임이다. 이들은 오지마을에 살고 있거나 형편이 어려워 농기계를 제대로 고치지 못하는 농민을 위해 의기투합했다.
처음에는 무작정 농민들을 돕는다는 생각으로 만든 봉사동아리였다. 하지만 지금은 회원 모두 여느 기술자 못지않게 농기계 전문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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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사기꾼으로 오해받기도 해
농기계정비기술봉사모임은 3개월 마다 한 번씩 회원들의 연고지 중심으로 농기계 수리 봉사를 한다. 지난 6월 27일에는 김 회장의 고향인 남해군을 방문해 트랙터 경운기 등 농기계 4종 30여대를 정비했다. 지역주민은 봉사모임의 뛰어난 실력을 보고는 감탄을 쏟아내며 계속해서 감사의 뜻을 전했다.
사실 봉사단이 이렇게 활약하기까지 많은 일들이 있었다. 김 회장은 유독 기억에 남는 활동으로 지난 2012년 8월 처음으로 농기계정비봉사모임이 무료정비를 했던 함양군 서산면을 손꼽았다.
김 회장은 “봉사활동을 하기 전에 마을 이장과 통화했는데 사기꾼 아니냐며 의심을 해서 많이 당황했죠. 그래서 우리를 가르쳐준 경남도농업기술원에 도움을 청했어요. 사실 농업기술원은 이런 오해들과 앞 기수의 봉사활동이 흐지부지된 뒤 우릴 많이 걱정했죠. 하지만 우리 봉사동아리의 열정을 보고는 흔쾌히 돕기로 하고 이장과 마을주민들을 설득하며 봉사활동을 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줬어요. 이제는 잘한다고 소문이 나서 그런지 봉사활동을 가겠다고 하면 여러 지역에서 적극적으로 반기지만, 처음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회원들 간에 고민도 많이 했어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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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계속해서 조언 이어져
농기계정비봉사 모임은 절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활동하는 곳이 아니다. 봉사 활동 날짜와 장소가 정해지면 그날은 무조건 자신의 본업을 내려놓고 아침 10시부터 수리가 다 될 때까지 농민을 위해 봉사를 펼친다. 자신의 연고지별로 도움이 필요한 곳을 찾아오기도 한다.
하지만 무료로 농기계 수리 봉사를 하다 보니 부품 값 등의 비용이 만만치 않다. 때문에 경남농업기술원에서 농기계정비기술봉사모임이 비용부담 없이 활발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무료로 수리 장비 등을 지원해주고 있다.
봉사활동 날에는 사전에 김 회장에게 전달받은 수리부품 내역과 장비를 실은 정비차량을 지원하고 옆에서 계속해서 수리에 관련한 조언을 해주고 있다.
김 회장은 “농기계 수리비용과 부품 값을 무료로 지원해주는 경남농업기술원에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고 최선을 다해 경남 농민 모두가 자가 정비를 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봉사를 펼쳐 나갈 것”이라며 힘찬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