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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명상생활] 다섯 가지 마음 닦는 법: 계분별관(界分別觀)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21/06/01 16:52 수정 2021.06.01 04:52

↑↑ 박대성 원불교대학원대학교 교수(원불교 교무, 명상ㆍ상담전문가)
ⓒ 양산시민신문

초기 불교의 특징 중 하나가 무상(無常), 고(苦), 무아(無我)의 세 가지 특상에 대한 통찰을 강조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자아나 세계를 면밀하고 구체적으로 해체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오정심관(五停心觀) 중에 ‘계분별관’(界分別觀)은 이를 위한 명상법 중에 하나로 이것을 닦게 되면 자아(自我, ego)에 대한 집착이 소멸하게 된다.

계분별관에서 계(界)는 세상을 구성하는 모든 물질과 정신을 통해 나와 나의 심신작용이 일어나는 범주(範疇, Kategorie)를 의미하는 것으로, 오온, 십이처, 십팔계를 뜻한다. 오온(五蘊)은 색(色), 수(受), 상(想), 행(行), 식(識)을 의미하는데 색온은 물질로 구성된 우리의 육체로, 인간의 몸은 지(地), 수(水), 화(火), 풍(風)의 네 가지 요소(四大)로 이뤄지고, 감각기관은 눈(眼), 귀(耳), 코(鼻), 혀(舌), 몸(身) 등 다섯 기관(五根)과 이것의 대상이 되는 색(色), 성(聲), 향(香), 미(味), 촉(觸)의 다섯 경계(五境)로 구성돼 있다. 색은 눈으로 볼 수 있는 구체적인 색깔과 형체를 가진 객관적 대상인 물질을 의미한다.

수, 상, 행, 식은 정신적, 감각적 작용을 하는 범주로 수(受)는 색, 성, 향, 미, 촉, 법을 통해 받아들이는 느낌이나 감정 등의 감수(感受) 작용, 상(想)은 마음속에 어떤 것을 떠올리거나 상상해서 개념을 형성하는 표상(表象)작용, 행(行)은 마음에서 선택하고 결정된 행위를 선택하고 진행하는 의지(意志)작용, 식(識)은 대상을 기억하고 직접 판단하고 인식하는 분별(分別) 작용을 의미한다.

십이처(十二處)란 눈, 귀, 코, 혀, 몸, 마음의 여섯 감각기관(六根)과 그것에 상응하는 여섯 대상, 즉 빛깔과 형태, 소리, 냄새, 맛, 촉각, 생각(六境) 등을 합친 것이다. 예를 들어 보는 것은 눈을 통해 듣는 것은 귀를 통해 냄새는 코를 통해 감촉은 피부를 통해 생각은 마음을 통해 이뤄지는 것이다. 십팔계(十八界)는 십이처에 육식(六識)을 더한 것인데 이를 근, 경, 식(根境識)의 3사 화합(三事和合)이라고 한다. 인간이 대상을 인식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인식 기능이 있는 기관(根)과 인식의 대상(境)과 인식을 위한 작용(識)이 필요하다. 육식은 눈을 통해서 빛깔이나 형상을 분별하는 작용인 안식(眼識), 귀로서 소리를 분별하는 이식(耳識), 코로서 냄새를 맡기 식별하는 비식(鼻識), 몸으로 접촉대상을 분별하는 신식(身識), 마음의 사유작용으로 분별하는 의식(意識)을 의미한다. 불교에서는 이 오온, 십이처, 십팔계를 일체법이라고도 부른다.

계분별관은 이 일체법인 오온, 십이처, 십팔계를 아무리 분석하고 살펴봐도 여기에 상주불변하는 ‘나’가 없고 ‘내 것’이 없음을 구체적으로 분석해 자아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무아(無我)를 증득하기 위해 닦는 명상법이다. 다만 오정심관 중에 인연관과 계분별관은 겹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대승불교에서는 계분별관을 염불관(念佛觀)으로 대치해 닦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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