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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요양 위해 찾은 마을, 밤낮없는 공사 소리에 ‘고통’..
사회

요양 위해 찾은 마을, 밤낮없는 공사 소리에 ‘고통’

장정욱 기자 cju@ysnews.co.kr 입력 2020/07/09 11:30
원동면 늘밭마을 풍력발전기 사업
공사 본격화하자 소음 피해 호소
주민 “휴일이라도 공사 중단” 요구

지난 2018년 주민 반대를 딛고 조건부로 설치를 승인한 원동면 늘밭마을 풍력발전기 사업이 결국 논란을 낳는 모습이다. 공사를 시작하면서 일부 마을 주민이 소음 피해를 호소하는 한편, 또 다른 일부 주민은 피해 보상금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

(주)원동풍력은 늘밭마을 일대에 풍력발전기 8대를 건설 중이다. 1기당 3천200kW급으로 높이는 약 90m다. 지난해 3월 양산시로부터 개발행위 허가를 받은 원동풍력은 지난달부터 본격적인 공사를 시작했다.

↑↑ 늘밭마을 풍력발전기 공사장 진입로.
ⓒ 양산시민신문

이후 주민들은 소음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늘밭마을은 워낙 외진 곳이라 평소 사람 왕래가 적다. 대중교통(시내버스)도 다니지 않는다. 50여가구가 있지만, 상시 거주는 10여가구에 그친다. 소음 유발 요소가 없는 데다 마을 지형마저 분지(盆地)형이라 공사 소음이 유독 크게 느껴진다는 게 주민 주장이다.

마을 주민 A 씨는 “지금 들리는 저 소리가 하루종일 반복되는데, 지난달 공사를 시작한 이후 하루도 쉬는 날이 없었다”며 “아침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계속한다. 장마철 비 오는 날은 더 심하다”라고 말했다.

A 씨가 피해를 호소한 소리는 땅에 구멍을 뚫는 천공(穿孔)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음이다. A 씨는 “고막을 찢을 것 같이 요란한 소리는 아니지만, 온종일 반복하는 소리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공기 좋은 곳에서 창문도 제대로 열지 못하고 지낸다”고 주장했다.

A 씨 말대로 늘밭마을과 인근 명전마을은 암 환자 등 요양을 목적으로 거주하는 사람이 많다. 1년씩 집을 임대해 지내는 형태다. B 씨도 암 치료를 목적으로 2011년부터 늘밭마을과 인연을 맺어온 사람이다. B 씨는 “2011년부터 5년 동안 (늘밭마을 인근) 요양시설에서 지내다가 지난해 4월부터 이곳으로 옮겼다”며 “이렇게 온종일 소음에 시달릴지 몰랐다”고 말했다.

↑↑ 2017년 늘밭마을 풍력발전기 사업 추진 소식에 당시 주민 등은 양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사업 전면 취소를 요구했다.
ⓒ 양산시민신문

소음 피해 주민들 요구는 단순하다. 먼저, 주말과 휴일만이라도 공사를 중단했으면 한다는 것. 또한, 공사 관련 일정도 공유해주길 원한다. 어떤 소음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예측하지 못하다 보니 고통이 더 크다는 주장이다. B 씨는 “최소한의 공사 정보라도 줘야 우리도 심적으로라도 준비를 할 게 아니냐”며 “쉬려고 온 마을인데 한시도 쉴 수 없게 돼 정말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이런 요구에 업체측은 “안 그래도 소음 등 때문에 마을 이장, 개발위원장과 소통하고 있다”며 “마을 성격상 주말에 휴식하러 오는 사람들이 많다고 해서 이제 주말 공사는 중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공사 일정 공유도 “마을 개발위원장에게 공사 일정에 관해서는 계속 보고하는 만큼 개발위원장을 통해 주민도 내용을 확인할 수 있게 할 것”이라며 “지금 마을 입구 도로 공사도 앞두고 있는데, 주민 피해 최소화를 위해 계속 대화하고 방법을 찾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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