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금읍 인구가 10만명을 넘었습니다
‘사라진 메기들’은 물금 변화 역사 시작이다. 과장을 조금 섞자면 물금신도시 변화의 ‘모든 것’이라 할 정도다. 곡식이 영글어가던 너른 들녘에는 고층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다. 광활했던 벌판에는 ‘영세불망비’만 남긴 채 부산대학교 양산캠퍼스와 초대형 대학병원이 자리를 잡았다. 오봉산 아래는 국민체육센터와 시립도서관이 새로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터를 마련했다.
사람은 누구나 크고 작은 결핍과 상처를 갖고 살아간다. 유정이는 입천장과 윗입술이 갈라진 구순 구개열(언청이)로 태어났다. 장애가 있는 유정 때문에 불화가 잦던 엄마는 집을 나가고 외지로 떠돌던 아빠도 세상을 떠나고 만다. 고아가 된 유정이는 할머니와 총각인 삼촌 손에서 자란다. 자라면서 자각한 결핍으로 마음 상처가 자꾸 덧난다. 수술과 언어치료를 병행한 후 좋아졌다지만 흘끔거리는 시선에 붙잡히면 발음이 막무가내 꼬이기도 한다. 유정이를 좋아한다고 들이대는 넉살 좋은 광수도 엄마가 없다. 중국 동포인 엄마는 아빠랑 이혼한 뒤 고시촌에서 어렵게 살고 있다는 걸 알고 난 뒤부터 광수는 부쩍 철이 들어 단단해진다. 유정이가 전교 1등 자리를 내줘야 했던 도시에서 온 우주는 이삼 년에 한 번씩 바뀌는 성공회 교회 신부님 아들이다. 전학을 자주 다닌 탓에 친구가 없어 외롭다. 신부님 아들답게 언제나 예의 바르고 착해야 하므로 힘들어 한다. 공부 잘하는 언니 오빠들에 치여 천덕꾸러기인 지희는 일주일 만에도 꿈이 바뀌곤 하는 발랄한 소녀다. 이들 사총사가 사는 살문리는 산과 들이 그림처럼 아름답다. 봄이 오면 물오리나무가 연둣빛 뭉게구름을 피워내고 산마루까지 진달래가 꽃무리를 이룬다. 아침마다 종이 달라도 우르르 몰려와 어울리는 노랑텃맷새, 박새 소리에 눈을 뜨고, 소쩍새 울면 참깨 심고 콩 심고 뻐꾸기 울면 보리 베고 모내기한다. 계절마다 수많은 꽃이 피어나고 그 꽃이 필 무렵에 무엇인가 심고 꽃이 질 무렵에는 무엇인가 거둔다. 무성한 고마리꽃 물봉선이 피고 지면, 보랏빛 개미취와 쑥부쟁이가 지천으로 피어 수확철임을 알려준다. 회사를 그만두고 유정이를 위해 귀향한 삼촌은 베트남 여성과 결혼한다. 무뚝뚝하기로는 으뜸인 할머니도 이국에서 시집온 작은 엄마에겐 살가웠다. 다문화 가정을 이루고 살면서 받는 고충도 만만찮은데 유정이까지 친자식으로 잘 키워주는 심성 고운 며느리에게 미안하고 고마웠을 것이다. 갓 태어난 핏덩이를 일부러 윗목에 밀쳐두었다던 할머니 진
디자인(design) 경쟁력. 제품 기능이나 성능 위주로 평가했던 예전 소비 형태와 달리 독창적이고 상징적인 이미지와 이야기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현대에 산업계에서 가장 핵심으로 손꼽히고 있는 분야다. 대기업이야 디자인에 대한 충분한 투자가 가능하지만, 중소기업은 디자인 개발이나 개선을 위한 경험이나 자금 등이 부족해 이 부분을 간과하기 쉬운 게 현실이다.
오랜만에 요청받은 독후감이라 도서관엘 갔더니 책이 다 대출됐다. 대형서점을 찾아 한 권 남은 책을 구석에서 읽어 내려갔다. 독서라곤 전공과 관련한 인문학 책이 대부분인 나에게 오랜만에 읽는 청소년 장편소설은 가슴을 따뜻하게 했다. 거기서 나와 양산시를 투영해 봤다. 작가는 강화도로 생활근거지를 옮긴 뒤 10년이 지나고 나서야 그곳에 대한 글을 쓸 수 있게 됐다고 말한다. 작가에게 왜 10여년 시간이 필요했을까. 아마도 작가는 그들 삶이 한낱 이야기 소재로 소비되는 것을 우려했을 것이다. 스스로 가장 진실한 언어로 그들 얘기를 할 수 있는 그 순간을 기다렸으리라. 나도 양산시를 아는데 최소 10년 이상을 지켜보고 함께 살아봐야 시민 생각을 알 수 있나하는 엉뚱한 생각도 해봤다. 유정이네 가족은 상처 가득한 현실을 함께 살아가는 운명 공동체다. 공동체 의식은 친구와 이웃에게로 확장되며 유정이는 살문리 마을 아이로 존재한다. 유정이 뿐만 아니라 마을에서 홀로 존재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농촌 현실은 암울하지만 그들이 슬픔에만 빠져 있지 않는 이유다. 고등학교
나는 초등학교 때 ‘괭이부리말 아이들’을 통해서 김중미 작가를 처음 알게 됐고, 고등학교에 와서는 소설 ‘꽃섬고개 친구들’로 다시 한 번 작가와 글로 인연을 맺었다. ‘모두 깜언’은 세 번째로 읽은 김중미 작가 소설이다. 앞의 두 책을 읽었을 때에도 양심적 병역기피와 같이
‘할아버지 무덤가에 붓꽃이 피기 시작했다’ 이렇게 시작하는 김중미 작가의 장편 소설 ‘모두 깜언’을 읽으려 손에 쥐고는 쉽게 놓아지지 않았음에 한 번 놀랐고, 이야기 속에 보여 지는 살문리 동네 구석구석 풍경과 세밀한 자연 묘사에 한 번 더 놀랐었다. 이렇게 글을 쓰려면 단순한 취재로는 불가하다 생각하고 읽었는데, 역시 김중미 작가는 십수년 넘게 배경이 된 강화도에서 공동체를 꾸려 살아가고 있었다니 진실한 글이 나올 수 있구나 하고 자연스레 공감됐다.
최근 우리 사회는 무척 빠르게 변하고 있다. 도시뿐 아니라 시골도 변화에서 예외가 될 수 없다. 하지만 작가는 이런 변화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서로 위로하고 감사하는 인간관계를 도농복합지역 다문화 가정을 배경으로 차분하고 잔잔하게 잘 그려내고 있다. 작품 배경은 강화도 읍내 한 변두리인 살문리라는 곳이다. 강화도는 농촌과 어촌 삶이 공존하고, 수도권에 자리한 탓에 도시 문화가 유입되면서 사람들이 잇속에 밝고 도시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과 열등감 또한 높은 곳이다. 내가 나고 자라온 원동 화제와 매우 흡사하다고 느꼈다. 내용을 요약하면 주인공인 유정은 일명 ‘언청이’(구순구개열)로 태어나 누구보다 혹독한 시련을 겪었다. 동네 사람들로부터 “산모가 성병을 앓았거나 술 담배를 했기 때문에 혹은 꼭 성병 때문이 아니라 임신 초기에 감기약을 먹었거나, 영양실조 때문”이라는 말을 들었다. 유정을 버리고 떠난 아버지, 그로부터 한 달 후 나가버린 엄마, 집을 나간 아버지는 몇 년 후 죽었다. 유정이는 그렇게 버려졌다. 유정이를 할머니와 당시 총각이었던 작은 아빠가 거둬 키웠다. 작은 아빠는 베트남에서 온 작은 엄마와 함께 제 자식처럼 유정에게 헌신했고, 유정에게 그 어떤 어려움과 슬픔도 이겨내는 힘이 됐을 만큼 작은 아빠 존재는 든든하기만 했다. 동네 사람들에게도 유정이는 매우 반듯한 아이다. 그럼에도 유정이는 늘 한 구석은 허전하기만 했다. 태어날 때부터 자신 의지와 상관없이 얻은 상처 때문이다. 이런 유정이 주변에 지희와 광수 그
전국에 있는 대규모 도시들은 저마다 특색 있는 명소를 의미하는 ‘거리’를 가지고 있다. 인사동길, 대학로, 로데오거리 등 서울에 있는 유명한 거리 이름은 함축적인 의미를 담고 있어 그 거리만의 문화를 상징하기도 한다. 거리는 사람을 자연스럽게 끌어 들였다가 흘려 보내는, 시시각각 변하는 매력이 있다. 걸어야만 알 수 있는 매력을 느끼기 위해 사람들은 거리로 향한다. 하지만 양산은 거리를 걷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매력을 뿜어내는 곳이 없다.
어느 시대나 한 사회의 가장 새롭고 활기 있는 부분은 젊은 세대 문화라 할 수 있다. 젊은 세대는 시대 변화와 세태 흐름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며 늘 기성세대와는 다른 문화를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젊은 세대 문화, 즉 청년 문화는 기존 것과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한 명의 아이를 제대로 키우기 위해서는 온 사회 돌봄이 필요하다’ 공적 시스템을 통해 보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개인 성장에 대한 사회 책임을 높이는 것이다. 사회 책임을 배제하고 보육을 개인과 가정 영역으로만 치부한다면 우리는 결국 어떤 사회를 만나게 될까? 부유한 사람은 질 좋고 안전한 환경에서 크고 가난한 사람은 방치된 채 성장해야 하는 사회, 이것은 결코 올바른 사회가 아니다.
‘모두 깜언’이 주는 감흥은 마지막 책장까지 이어졌다. 책을 덮고도 한참 동안이나 책 속 유정이, 광수, 지희, 우주가 내 옆에서 쫑알쫑알 하는 것만 같다. 책을 읽는 내내 도농 복합도시인 우리 양산 모습과 내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몰입해 읽은 탓일 게다. ‘모두 깜언’은 올해 우리 양산시가 선정한 ‘한 도시 한 책 읽기’ 대표도서 가운데 하나다. 강화도 농촌을 배경으로 우리 농촌이 처한 현실, 다문화 가족, 가족 해체, 장애 등 다양한 사회문제를 다루고 있다. 우리가 함께 생각하고 고민해봐야 할 내용들이다. 그런 결핍이 있는 환경 속에서도 함께 헤쳐 나가는 모습을 통해 공동체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든다. 책을 읽는 내내 일어나는 다양한 에피소드에 마냥 웃고 넘길 수만은 없었다. 한 도시 시정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무엇 하나 허투루 넘길 수가 없었던 것이다. 한미 FTA, 구제역 등 농촌사회가 겪는 아픔 속에서 양산이 겪었던 AI, 계란 살충제 파동 등이 생각났고, 다문화가정에서 태어나 마음고생을 하는 용민이를 보면서 양산지역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떠올랐다. 이혼가정에서 자라는 광수, 장애를 갖고 태어난 유정이를 보면서 같은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시민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의 고민도 깊어졌다. 소설 속 다양한 문제들은 소설 속 상상이 아닌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현실이다. 개개인이 겪는 어려움이 아닌, 모두가 관심을 갖고 해결을 위해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할 우리 사회 문제인 것이다. 책을 읽으며 이러한 사회적 문제 해결 실마리를 공동체 사회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봤다.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행복해야 건강하고 살기 좋은 사회가 될 수 있다. 옆집에 누가 사는지 모를 정도로 점점 더 각박해져 가지만, 우리 모두는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 일원이라고 생
문재인 정부가 100대 국정과제로 ‘가야문화 연구ㆍ복원사업’을 포함했다. 이에 가야 문화권이라고 여겨지는 영남과 전남지역 자치단체에서는 가야사 개발과 복원을 위해 노력을 쏟고 있다. 양산시도 가야 문화 발굴을 위한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양산지역은 가야 문화권에 포함되는지에 대한 논란이 있는 지역으로, 학계 연구가 필요한 지역이다. 이에 양산시와 양산문화원, 윤영석ㆍ서형수
지난 24일 본사 회의실에서 제64차 지면평가위원회 회의가 열렸다. 회의는 모두 8회분(681호 6월 27일~688호 8월 23일)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가 이어졌다. 이날 회의에는 박언서 지면평가위원장을 비롯해 성명남, 허명숙, 최성길, 오수정, 최문수 위원과 박수진 신임 위원, 이현희 편집국장이 참석했다.
둔체로 내려가는 동안 만감이 교차한다. 카트만두에서 이곳까지 차를 타고 들어올 때 위기와 고생을 떠올렸다. 겨우 117km 거리의 길을 12시간 이상 걸렸으니 참으로 끔직한 여정이었다.
오전 10시 15분, 어느새 언덕 위 하얀 탑, 타르초가 펄럭이는 스투파(Stupa) 언덕에 도착했다. 일행들 간격이 많이 벌어져 한참을 기다렸다. 라우레비나 롯지에서 올라오는 길은 비교적 완만한 경사였지만 간간히 찾아오는 고산증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발을 떼기가 수월하지 않았다.
“양산의 건강한 미래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이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기 위해 양산시민이 머리를 맞댔다. 시민 100명이 건강한 양산을 위해 자신의 생각을 털어놓은 것이다. ‘건강도시’와 ‘출산 장려’라는 큰 주제 아래 시민은 원탁에 둘러앉아 양산에서 살면서 불편했던 점은 물론, 실생활에서 필요하다고 느낀 정책을 적극적으로 제안했다.
7월 첫 주, 양성평등주간을 맞아 여성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 이야기를 공유했다.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마음껏 웃었다. 남성과 여성의 조화로운 발전을 위해 열린 양성평등주간 동안 다양한 행사가 펼쳐졌다. ‘활력있고 품격있는 여성친화도시 양산’을 주제로 지난 5일 양산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진행한 기념식은 양산시와 양산시여성단체연합회
초랑파티에는 롯지 2채가 나란히 있는데, 게스트하우스 이름이 하나는 랑탕리룽뷰(Langtang Lirung View)이고, 다른 하나는 티벳마운틴뷰(Tibet Mountain View)였다. 초랑파티는 랑탕리룽 설산과 가네시히말이나 마나슬루와 같은 티벳 국경 설산을 관망할 수 있는 뷰 포인트다.
지난 22일 본사 회의실에서 제63회 지면평가위원회 회의가 열렸다. 회의는 모두 8회분(673호 5월 1일~680호 6월 20일)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가 이어졌다. 이날 회의에는 박언서 지면평가위원장을 비롯해 성명남, 허명숙, 오수정, 황경점, 최문수 위원, 이현희 편집국장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