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이 있다면 양산에는 ‘강변 옛길’이 있다. 양산지역 향토사학가들은 양산이라는 도시의 브랜드를 알리고 문화관광 활성화를 위해 옛길 조성을 제안했다. 옛길 조성은 개발비용이 덜할뿐더러 올레길을 찾는 새로운 관광추세에 적합하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21세기의 화두는 ‘창의 도시(creative city)’다. 지난 세기가 국가주도의 성장전략 시대였다면 이제는 부가가치가 큰 창조산업, 즉 문화를 바탕으로 한 도시 중심의 성장전략 시대이다. 이같은 현상은 이미 전 세계 도시들의 치열한 문화 경쟁을 통해 드러나고 있다. 그야말로 ‘소리없는 전쟁’이다.
가면 축제(카니발)와 영화제로 유명한 바다 위의 도시 베네치아. 세익스피어의 소설 ‘로미오와 줄리엣’의 배경으로 알려진 베로나. 이들 도시는 관광 비수기에 축제를 펼치거나 한밤 중에 야외경기장에서 공연을 펼치는 등 상식을 벗어난 마케팅으로 대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사례다. 이러한 도시마케팅의 성공 덕분인지 베네치아와 베로나에는 늘 활기가 넘친다. 무엇보다 도시가 지닌 풍부한 역사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문화의 기운을 불어넣어 도시를 새롭게 디자인한 결과, ‘제2의 르네상스’라고 일컫는 전성시대를 열고 있다.
노바고리차(Nova Gorica)의 기차역사 건물 곳곳에 총탄 자국이 선명하다. 이 건물은 제2차세계대전 때 독일군과 연합군간의 총격과 폭격을 받아 고풍스런 원형을 잃어버렸다. 전후 재건축을 하자는 목소리가 있었으나 그대로 보존해 전쟁의 파괴적 행태를 알리자는 여론이 더 강했다. 건물 외벽에 생긴 금은 시멘트로 메울 뿐 최소한의 수리만으로 옛 모습을 보존했다.
1990년대 ‘유럽의 화약고’로 불렸던 발칸반도. 동유럽 사회주의의 붕괴로 1991년 유고슬라비아연방에서 독립한 슬로베니아는 연방을 유지하려는 세르비아와의 격렬한 내전을 겪어야 했다. 슬로베니아의 전쟁의 역사는 그 상처가 깊다. 1차세계대전과 2차세계대전을 겪으면서 항상 전란에 휘말렸던 기억이 그것이다. 국토 곳곳에 전쟁의 상흔이 남아 있지만 아름다운 자연을 유산으로 삼아 도시에 새로운 활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에서 2시간가량 떨어진 남부에 위치한 전형적인 농촌마을인 바트 블루마우(Bad Blumau). 이곳은 세계적인 건축가가 온천단지를 설계하면서 단박에 유명세를 탔다. 이와 더불어 지역사회도 함께 성장해 나가기 시작했다. 이 마을은 ‘한 사람의 예술가가 변화시킨 공간이 시민들의 삶을 어떻게 바꾸는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가을 햇살이 따사로운 소백산 자락에 위치하고 있는 두 마을이 있다. 한 곳은 전형적인 농촌마을이고, 또 다른 곳은 댐 건설로 인해 수몰된 지역 주민들이 이주한 마을이다. 젊은이들이 속속 빠져나가면서 쇠락일로를 걷고 있던 마을이 되살아난 건 ‘그들만의 것’을 찾아낸 결과였다. 지금은 ‘행복한 마을’로 탈바꿈한 그들의 철학과 마케팅을 살펴보자.
강원도 태백산 자락에 자리잡고 있는 영월군. 과거 탄광촌이었던 이곳이 ‘박물관 특구 도시’로 새롭게 거듭났다. 지역소득이 늘어났으며 급감하던 인구수도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1,127㎢ 안에 무려 20곳의 박물관이 있다. 폐광을 딛고 선 박물관은 탄광촌 영월군의 암울한 과거, 그리고 문화도시를 향한 희망을 동시에 웅변한다.
지방자치제가 민선 5기에 접어들었지만 양산시를 비롯해 대부분의 자치단체에서 지역적 특색을 살리지 못하고 획일적인 마케팅에 치중하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따라서 지역 활성화의 수단으로서 지역적 문화 요소와 어메니티에 기반한 지역마케팅이 필요하다는 것이 이 기획의 취지이다.
"굶주림을 경험한 사람만이 배고픔을 알 듯, 국가유공자녀로서 힘겹게 삶을 살아가는 유공자녀들의 복지를 위해 운명처럼 이 길을 걷고 있을 뿐입니다" 대한민국전몰군경유족회 김대식(62) 양산지회장이 지난 18일 (사)대한민국팔각회에서 수여하는 사회봉사부문 본상을 수상했다. 이 상은 사회봉사활동을 하는 자에게 주는 '영광의 표식'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에게는 수상의 기쁨보다 유족회 자녀 및 미망인들의 열악한 처우에 대한 안타까움이 못내 배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