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천명기
쪽물 염색의 달인으로 불리는 서운암 성파 큰스님의 뒤를 이어 쪽물 염색 대가의 반열에 오른 대안 스님을 만나보았다. -색이 도대체 무엇인지요?
=본디 색은 없는 것이지요. 그래서 반야심경에는 색즉공(色卽空)이란 구절이 있습니다. 색은 곧 공(空)이란 말입니다. 그런데 공이 곧 색이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색이 공과 다르지 아니하고, 공은 색과 다르지 않으며, 색은 곧 공이며 공은 곧 색인 것입니다.알 듯 모를 듯한 말이다. 그러면서 스님은 제주도 동쪽 끝 ‘우도’에서 경험했던 일을 들려준다. 계곡물이 해맑은 청자빛이라 얼른 길어 올려보았더니, 그냥 아무 색도 띄지 않은 말간 물이더라고. 그 청자 빛은 바로 하늘의 빛이었던 것이다.
하늘의 빛깔은 무엇이며 바다의 색은 또 무엇인가? 스님은 말한다.
“하늘에 있는 쪽빛이 바다를 너무 그리워해서 서로 멍이 든 것입니다. 그래서 바다도 시퍼렇고 하늘도 시퍼렇습니다. 너무 그리우면 그렇게 되고 너무 그리우면 끝에서 하나가 됩니다.” 모든 사물의 빛깔이 다 다른 무엇과 조화를 이룸으로써 비로소 제 빛깔을 지니게 된다는 말이다.-이 바쁘고 분주한 세상에 사람들이 품이 들고 시간이 걸리는 천연염색에 심취하는 것이 자못 신기하게 보입니다만…
=자연스러운 현상이지요. 60년대 정부가 수출드라이브 정책을 추진하면서 우리나라 산업도 대량생산시대에 돌입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섬유분야에서 소위 ‘다후다’라고 불렸던 화학섬유의 대량생산으로 화학염료가 대세를 이루면서, 우리의 천연염색이 설 자리를 잃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제 배도 부르고 사는 것에 여유가 생기니 화학염료가 좋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그것들이 기치는 해악에 대한 해결책을 자연에서 찾아야 한다는 각성을 하게 된 것이지요. 결국은 자연으로 회귀하게 마련입니다. -전통염색문화강좌를 통해 대중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염색이라 하면 물들이는 것을 말합니다만, 물을 들이는 것뿐만 아니라 물을 빼는 것도 중요합니다. 마음에 물이 들어지면 그것이 곧 ‘번뇌’가 됩니다. 물들이는 배움을 통해 ‘번뇌’를 벗어던지는 것도 아울러 배울 수 있기를 바랍니다. 자연에서 채취하는 천연염료도 결국은 생명의 죽임을 통해 얻는 것이지요. 꽃잎이나 줄기, 뿌리를 빻아 색을 얻어내는 일이 ‘노루 피를 빨아먹는 일’과 크게 다를 바 없다는 말이지요. 제 목숨을 내주고 아름다운 색깔을 빚어내는 것의 참된 값을 깨달아야 합니다. 우리는 이 전통문화 보급운동을 통해 곧 인생을 풀어가는 화두를 던지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대중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은?
=다들 너무 쫒기고 있어요. 그래서 너무 모릅니다. 돈, 명예, 컴퓨터… 이런 눈에 보이는 것만 쫒다 보면 깊고 심오한 것을 깨달을 수가 없지요. 영원히 변하지 않는 참된 가치를 알아야 삶이 진정 자유롭고 편안해 집니다.집착을 버려라. 꽃을 보고 꽃을 알아라. 꽃도 있다는 것을 알아라. 사람도 꽃이 될 수 있고, 인연도 꽃이 될 수 있다. 사람과 꽃은 둘이 아니다. 꽃의 얘기를 들어 보아라. 사람하고만 연애를 할 것이 아니라 꽃하고 연애도 해 보아라. 꽃하고 골프도 쳐 보라. 네 마음에 꽃을 피워라…
스님의 입에서는 심오한 말들이 끝없이 이어지고, 팔월의 산사는 화사한 색잔치가 한창이다.
전통염색이란 무엇인가? 우리 선조들에게 있어 염색은 애초에는 일부러 의도했던 것이 아니었다. 비 오는 길에 넘어져 바지에 물들었던 황톳물, 오디를 따먹다 옷소매 끝에 묻힌 보라색, 자운영 풀밭에 놀다 엉덩이며 무릎께에 들었던 풀물, 풋감을 따서 된장 찍어 먹다 저고리 가슴팍에 물든 감물처럼 염색은 그렇게 자연스럽게 생활이 되었던 것이다. 그러다 색을 잘 빨아들여 오래가도록 하기 위해 여러 가지 매염재를 사용하게 되었고, 더욱 좋은 염재를 찾아서 새로운 염색 방법을 개발해 나간 것을 일러 우리가 오늘날 전통염색이라 부르는 것이다. 그러나 20세기 초 서양문명이 들어오고, 일제 식민지 지배를 거치면서 다른 전통문화와 마찬가지로 함께 사라져 버렸던 것을 오늘에 되살리는 데는 몇 몇 선각자들의 남다른 공력이 있어야 했다. 그 중심에 우뚝 선 이가 통도사 성파 큰 스님이다. 통도사 성보박물관에는 보물 757호로 지정되어 있는 ‘감지금니대방광불화엄경’이 전시되어 있다. 1983년도에 통도사 성파 큰스님이 감지금니 사경전을 열었는데, 이 전시가 계기가 되어 성파 스님은 감지를 재현하겠다는 뜻을 세우게 되었다. 감지(紺紙)가 무엇인가? 종이에다 쪽물을 들이면 감지가 만들어지는데 그 종이는 상하지 않으며 옛날 중국에 조공을 올릴 때, 중국에서 원하는 조공품 1위가 바로 감지였다고 한다. 그 쪽빛은 하늘색, 즉 극락의 색이라 하여 그 종이로 조상의 위패를 만드는 것을 중국인들은 영광으로 생각했다고 전한다. 그 종이 위에 금가루로 글씨를 쓰면, 그것도 부처님 말씀을 쓰면 바로 '감지금니사경(紺紙金泥寫經)'이 된다.성파 스님은 감지를 알기는 했지만 그 만드는 방법을 자세히 몰라 그것을 제대로 알아보겠다는 일념을 기울이다 ‘감지’는 쪽이라는 식물에서 염료를 채취해 한지 위에 물을 들이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이후 스님은 쪽염에 대한 연구를 하고 이를 재현하는 데 몰두해 한지에 쪽물을 들인 감지를 재현하고, 옷감에 쪽물을 들이는 염색도 시도해 보고, 이렇게 쪽염색을 하다가 우리 천연염색 재료인 홍화, 치자 등의 초목으로 물을 들이는 방법을 하나씩 터득하여 마침내 천연전통염색의 달인의 경지에 이르게 된 것이다. 그러던 끝에 1996년에 제1회 전통염색문화강좌를 서운암에서 연 것을 시작으로 오늘의 <한국전통염색연구회>가 탄생하고 이 문화강좌가 줄곧 이어지는 동안 이 과정을 수료해 나간 사람들이 약 400명에 이르게 된 것이다. 이 곳을 거쳐 간 수강생들 중에는 다른 곳에서 염색강좌를 열고, 염색한 옷을 보급하기도 하면서 이를 생활에 응용하고 있는 것이다.현재 <한국전통염색연구회>는 성파 큰스님을 회주로 해 성파 큰스님으로부터 전통염색 비법을 전수 받은 대안 스님이 회장을 맡아 연구회를 이끌어 가고 있다.
올해도 통도사 서운암의 8월은 화사한 색잔치로 눈부셨다. 오배자, 홍화, 쪽, 자근, 사방오리나무, 소목 등 천연재료에서 우러나온 가지가지 색들이 흰 명주천에 서서히 스며들어 빚어지는 빛깔이 보는 이들의 넋을 잃게 했다.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열린 <통도사 서운암 전통염색문화강좌>
한국전통염색연구회(회장 대안 스님)가 마련해 올해로 여섯 번째 맞은 이번 강좌에는 50여명의 수강생들이 2박 3일을 함께 지내며 신비로운 색의 세계에 흠뻑 빠져들었다. 첫날인 14일 낮 1시, 개강식을 마친 수강생들은 곧바로 조경래(신라대 IT디자인대학장) 주임강사의 특강 ‘염색원리에 따른 전통염색법’ 강의를 듣고, 조정자(전통매듭 전수자) 강사로부터 ‘오배자 염색’ 실습을 받았다. 둘째 날은 김영재(한복 명장) 강사의 ‘홍화 염색’ 실습에 이어 옥영식(미술평론가) 강사의 두 번째 특강 ‘자연미의 향기’로 오전 일정을 끝내고, 오후에는 ‘쪽 염색’(강사 대안 스님) ‘자근 염색(강사 홍운주ㆍ한국전통염색연구회 부회장) 실습으로 하루를 보냈다. 마지막 날은 아침나절 사방오리나무-소목 복합염색(강사 이덕순ㆍ한국전통염색연구회 부회장) 실습을 한 다음, 문광희 강사(동의대 교수, 부산ㆍ울산시 문화재위원)의 세 번째 특강 ‘전통복식과 천연염색’과 신계남(동양대 겸임교수) 강사의 네 번째 특강 ‘드레이프기법’을 들었다. 점심 공양 후 괴화-쪽 복합염색(강사 우영자ㆍ한국전통염색연구회 총무) 실습으로 이번 강좌의 모든 일정이 마무리 됐다. 해마다 봄에 펼쳐지는 들꽃축제와 더불어 어느새 서운암의 명물이 된 전통염색문화강좌-
처음 우리 전통염색의 하나인 쪽염색으로부터 출발해 전통염색이라는 이름의 중흥지가 된 서운암은 그러므로 우리 문화, 우리 빛깔로 스스로 대중에게 다가가고 있는 것이다. 강좌가 열릴 때마다 양산지역은 물론, 경남ㆍ북 일원과 부산, 울산, 대구 등지에서 호기심 어린 일반인에서부터 대학교수, 한복연구가, 패션디자이너 등이 찾아와 자연의 빛깔이 빚어내는 아름다움에 한껏 매료되는 터이지만, 이번 강좌에도 애써 먼 길을 달려 온 이들이 적잖았다. 대구에서 왔다는 차태영씨는 “한복을 배우고 있으면서 전통염색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번에 우리의 전통염색을 자세히 배울 수 있어서 큰 도움이 되었다”며 “화학염색은 색깔이 짙고 색감이 어두운 반면에 자연염색은 명도가 밝으면서도 부드러운 것이 비교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창원에서 홍보물을 보고 찾아왔다는 오단희씨는 “평소 전통염색에 대해서 잘 몰랐는데 이번 기회에 참으로 신선한 경험을 하고 또 모르던 많은 것을 배웠다”고 했다. 김해 장유에서 염색공방을 열고 있다는 이현숙씨는 “서운암의 전통염색강좌가 전문성이 있다는 말을 듣고 더 깊이 있는 것을 배우기 위해 왔는데 참 유익한 경험을 했다”며 “자연에서 색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에 새삼 놀랐다”고 소감을 털어놓았다.
'양산시민신문' 창간 2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양산시민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고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온 양산시민신문 가족들에게 감사드립니다.지금 우리가 사는 21세기는 여러 가지 변화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의 궁극적인 목표는 우리 모두가 안정 속에서 풍요롭고 행복한 삶을 누리는 것입니다. 행복한 삶을 이루는 데는 많은 요소들이 있지만 양산시민에게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앞으로 우리 모두가 가족처럼 서로 도우며 더불어 건강한 삶을 공유하는 세상을 만드는 데 행복한 미래의 역할을 다해주실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리고 진정으로 독자들이 필요로 하는 정보가 어떠한 것이며, 독자들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키는 양질의 정보제공을 위해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해야 될 것입니다.항상 독자들에게 살아 있는 정보와 지혜를 주는 눈과 입과 귀가 되어주기를 바랍니다. 끝으로 '양산시민신문'의 발전을 위해 애쓰는 모든 분들의 현신적 노고에 감사드리며 앞날에 큰 발전있기를 기원합니다.
양산시민신문 창간 2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시민의 대변지로서 그동안 지역 주민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아 온 양산시민신문에 박수와 격려를 보냅니다.지난 2년 동안 양산시민신문은 각종 지역 현안들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여 시민의 올바른 이해와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내었으며, 지역주민들의 다양한 견해를 왜곡하지 않고 반영함은 물론 알권리를 충족시켜 주는 지역사회의 거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우리 지역 언론문화를 선도하는 주역이 되어 주길 기대합니다.저희 경찰도 시민들이 마음 놓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는 치안을 확보하고 보다 나은 치안 서비스제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앞으로 저희 경찰의 다양한 치안 활동사항 뿐 아니라 작은 소리에도 귀 기울이고 지역주민에게 다양한 정보 제공으로 주민들로부터 사랑받는 양산시민신문이 되기를 기대하면서 다시 한번 창간 2주년을 축하드립니다.
먼저 23만 양산시민과 함께 양산시민신문 창간 2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아울러 정론직필을 바탕으로 지역발전에 적극적인 관심과 협조를 아끼지 않으신 김명관 사장님을 비롯한 임직원 여러분의 노고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지난 2년 동안 양산시민신문은 우리시의 모든 흐름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보도하여 시민들이 필요로 하는 다양하고 유익한 정보를 풍성하게 제공함으로써 시민들의 알권리 충족과 양산발전을 앞당기는 등 명실상부한 지역 언론으로서의 위상을 정립해 왔습니다.이러한 언론사로서의 사명감과 책임감을 위시하여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고 지역민의 여론을 선도해 준 결과 부산대학교 양산캠퍼스 조성, 부산도시철도 양산선 연장 등 누구나 살고 싶은 아름다운 양산을 건설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며 양산 발전을 앞당길 수 있도록 선도언론사의 역할에 거듭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앞으로도 지역민의 삶에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는 생산적이고 긍정적인 기사를 많이 게재하여 23만 양산시민과 함께 동고동락 할 수 있는 시민의 신문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끝으로 다시 한번 양산시민신문사의 창간 2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언제나 사랑과 신뢰를 받는 신문으로 거듭 나기를 기대하여 귀사의 무궁한 발전이 있기를 기원합니다.감사합니다.
매주 양산시민들을 찾아와 양산의 소식을 전하고, 토론의 장을 마련 해 온 양산시민신문의 창간 2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지역언론은 지역주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고, 지방자치 실현을 위한 토론의 장을 마련함으로써 지역발전을 앞당기는 견인차 역할을 하지만, 어려운 여건으로 인해 그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결코 쉽지만은 않을 것 입니다.
그러나 지방자치 실현을 위한 지역여론의 수렴과 지역민의 권리를 지키는 파수꾼의 역할을 수행하는 지역언론 없이는 진정한 지방자치 역시 어려울 것입니다. 지금까지 그래왔듯, 오직 양산 발전과 풀뿌리 지역신문으로서의 사명감과 윤리적 무장, 그리고 언론인으로서의 전문성으로, 양산시민신문이 양산시민들의 눈과 귀가 되어, 양산의 발전을 위한 풀뿌리 지역신문으로서의 역할과 사명을 다해 주시기를 당부 드립니다.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양산시민들의 알권리를 충족시키며 지역신문의 올곧은 역할을 해 온 양산시민신문이 창간 2주년을 다시 한번 축하드리며, 해를 거듭할 수록 더욱 더 발전된 정론지로서 양산 시민들을 찾아와 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양산시민신문 창간 2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아울러 어려운 지역 언론 환경 속에서도 항상 지역과 시민과 함께 하면서 풀뿌리 지역신문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열정을 바치고 있는 양산시민신문사 임직원 여러분께 진심어린 경의를 표하며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양산시민신문은 창간 2주년이라는 짧은 연륜 에도 불구하고 지역 밀착적이고 시민 친화형의 기획기사의 발굴을 통해 시민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지방화 시대라는 요즈음, 지역 언론의 중요성이야 재론의 여지가 없습니다만 모름지기 지역민의 진정한 입과 귀 그리고 정서적 대변자가 되는 것을 바탕으로 지역발전을 추구하는 것이야말로 지역 언론의 사명이라 생각합니다.특히 동부경남의 중추도시로 급부상하고 있는 우리시에 있어서의 지역 언론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 하겠습니다. 양산시민신문의 큰 역할을 기대합니다.창간 2주년을 다시 한번 축하드리며, 항상 정확하고 공정한 보도로 지역의 화합과 발전을 위해 매진하는 가운데 시민의 사랑과 성원을 한 몸에 받는 진정한 지역신문으로 거듭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서금성(61, 김해)씨 가족은 옥천과 아무런 연관이 없다. 하지만, 그들 가족은 옥천을 동경하고 있었다. 부조리한 언론이 판치는 세상에 조그만 시골동네 주민들이 ‘언론개혁’을 위해 나서고 축제까지 연다는 소식을 듣고 꼭 오고 싶었다고 몇 번이고 되뇌었다. 그는 언론은 바로 ‘세상을 바라보는 창’이기 때문에 언론개혁운동은 독립운동과 같은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자본만을 추구하며 사익권력추구 집단이 된 언론들의 모양새를 보십시오. 사실을 왜곡하고 편파보도를 일삼는 언론들은 바로 민중을 기만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옥천에서 그런 언론들을 개혁하는 운동을 펼친다고 했을 때 옥천주민들이 다 좋아보였습니다. 만나지는 않았지만, 참 좋은 사람들일 것이란 예감이 들었습니다.”함경도 흥남에서 6살 때 피난 온 실향민인 서금성씨는 김해에서 아모레 화장품 대리점을 하는 평범한 서민, 고등학교 졸업의 짧은 학력이지만, 그래도 언론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누구보다 잘 안다고 했다. 언론문화제에 부인 김혜숙(56)씨와 아들 서경석(30)씨도 데려온 것도 그 때문이다.“고등학교 다닐 때 부산에서 국제신문을 돌렸어요. 그 당시 부산일보보다 부수가 적었죠. 왜 적은가 혼자 지면 분석도 해보고, 국제신문 기자들이 좋은 기사를 많이 써주기를 바랬지요. 조금씩 사회에 눈을 떠가면서 박정희 대통령의 이중적인 모습, 폐쇄된 사회를 목도하면서 언론의 중요성을 알게 됐어요.”거대 족벌언론을 응징하고 지역의 참언론인 풀뿌리 신문이 들불처럼 되살아나야 한다고 강조한 그는 송건호 생가가 아직까지 방치되고 있는 것이 우리 사회의 인식 수준을 드러낸다며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많은 프로그램에 참가하지 못했지만, 이렇게 옥천에 와서 옥천의 공기를 마시고, 옥천 주민들을 만났다는 것만으로도 크게 만족합니다. 내년에 꼭 오고 싶습니다.”/옥천신문=황민호 minho@okinews.com
어머니(송건호 선생의 처)의 병환으로 대신 참여한 송건호 선생의 장남 송준용(45, 청암언론문화재단 상임이사), 차남 송제용(41, 한겨레신문 사업기획국)씨는 먼저 생가가 아직도 허름하게 방치되고 있어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군 차원에서 지원이 돼 제대로 관리가 되어야 하는데, 안쓰럽습니다. 단지 생가 복원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아버님이 살던 곳이 생산적으로 언론개혁에 효과적으로 쓰였으면 좋겠습니다. 가령 전국에 각 대학의 신문방송학과 학생들의 교육장소로도 활용됐으면 좋겠고요. 언론인들이 꼭 들러 마음을 다잡는 명소로 재탄생했으면 좋겠습니다.”또, 송제용, 준용 형제는 “아버지를 기리고, 언론개혁을 다짐하는 언론문화제가 옥천에서 열리는 것이 참 자랑스럽다”며, “조금 더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재미있게 즐기는 언론문화제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옛날 독재정권시대보다는 언론환경이 많이 나아졌지요. 하지만, 족벌언론의 폐해는 여전히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언론문화제의 존재이유가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저희는 'A=B'다라는 직유법보다는 우회적인 은유법의 방법을 사용해 ‘언론’이란 무거운 주제를 재미나게 풀어냈으면 좋겠습니다.”한겨레 사업기획국에서 여러 행사를 기획하는 송제용씨는 전문가답게 ‘축제’에는 ‘펀(fun)'이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이들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언론’을 쉽게 풀어낼 수 있어야 합니다. 아이들과 청소년들이 바로 미래의 ‘언론문화제’ 참여자이고, 가족들 대부분을 끌고 나올 수 있는 동력이 되거든요.”
내년 연말에는 송건호 선생의 평전이 나온다는 반가운 소식을 전한 송준용, 제용 형제는 앞으로도 옥천언론문화제가 더 발전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도움을 주겠다고 약속했다./옥천신문=황민호 minho@okinews.com
“‘언론’이란 주제로 축제를 연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 아닙니까? 이것은 옥천에서 특화하면 정말 이름난 축제로 거듭날 것입니다. 옥천군민이 자랑스럽습니다. 제가 내년부터는 어떻게든 문광부나 행자부 쪽에서 1억 이상의 금액을 지원할 수 있는 방향을 적극 검토하겠습니다. 또 지역의 어른인 이용희 의원이 행자위원장이니까 같이 협력해서 언론문화제가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후원회장을 하겠습니다”밤 10시부터 시작된 33인의 명사 초청 천막강연회에서 이인석 문화원장, 이규선 옥천라이온스 회장, 추복성 군 문화관광담당, 박한범 옥천군 공무원노조 지부장 등에 둘러싸여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눈 김원웅 국회의원은 ‘언론문화제’에 대해 극찬을 했다. “깊은 샘에서 물을 퍼 올리려면 한 바가지의 ‘마중물’이 필요합니다. 제가 그 펌프의 ‘마중물’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옥천 스피리트’ 즉 언론문화제로 충절의 고장 ‘옥천정신’을 제대로 구현했으면 좋겠습니다. 자치단체에서도 적극 지원해야 합니다. 그러면 자연스레 도비, 국비가 따라붙을 것입니다.”김원웅 국회의원은 “북관대첩비(임진왜란 때 함경도 의병의 전승을 기념한 전공비로 1905년 러·일 전쟁 때 일본군이 주민들을 협박해 비석을 파내 일본으로 옮겼다. 야스쿠니신사[靖國神社]에 방치되어 있어, 비문에 이름이 있는 의병의 후손들이 일본 정부에 청원서를 내는 등 반환운동을 벌이고 있다)를 가져오려 노력하고 있다”며 “만일 기회가 된다면 중봉선생의 충절과 송건호 선생의 강직한 직필이 살아 숨 쉬는 옥천과 또 마찬가지로 의로운 기운이 살아있는 함경도 길주와 자매결연도 주선하고 싶다”고 말했다. 같이 대화를 나눈 이규선 옥천라이온스 회장은 “1억원으로 부족하다”며 “이왕 큰 행사로 키우려면 3억, 4억 정도의 지원을 부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옥천신문=황민호 minho@okinews.com
2002년 ‘815 조선일보로부터 옥천 해방구 선포식’에 참여한 적이 있는 홍세화 선생이 3년 만에 옥천을 다시 찾았다. 그는 지역에서 언론개혁운동이 꾸준히 일어나고 있다는 것에 찬사를 보내며, 옥천언론문화제가 단지 언론운동가들만의 축제가 아닌 전 국민이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행사로 거듭났으면 좋겠다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신문이라는 것이 시대 구성원들의 의식을 반영하는 것이잖아요. 의식을 바꾸는 일은 인간적인 접촉이 가능한 지역 풀뿌리에서 오히려 더 쉬운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래서 옥천에서의 언론개혁운동은 하나의 소중한 사례이고, 전국으로 확산되어야 할 중요한 모델입니다. 옥천이 또 남한의 중심 아닙니까? 옥천의 기운이 전국적으로 고르게 퍼져나갔으면 좋겠습니다.”그는 참 언론의 대안으로서 지역 풀뿌리 신문을 들며 그 구실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회의 변화가 더디고, 언론개혁도 급속히 확산되지 않는 것은 아직 족벌거대 언론의 영향력이 클뿐더러, 사람들이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고 비판만 했지, 변화의 주체로 나서지 않는데 기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옥천주민들처럼 변화의 한 축이 되어 활동할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 바로 지역 풀뿌리 신문의 구실입니다. 지역 풀뿌리 신문은 조근조근하고 성실하고 겸허하게 또, 끈기있게 지역주민들에게 다가가야 합니다. 그럴 때 주민들의 의식이 많이 고양될 것입니다.”그는 원칙적으로 지방분권과 주민자치에 대해서는 찬성하면서도 그 과정을 단계적으로 조심스럽게 풀어나가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아직 교육 자치와 경찰자치를 시행하기에는 성급하지 않은가 생각됩니다. 지역유지와 토호들이 지역 권력을 잡고 좌지우지하는 것에 대한 제어시스템이 마련되지 않는 한 조금씩 단계를 늦출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 정부는 지방자치에 대해 견제가 없는 거의 방임상태로 놓아두고 있습니다. 지방자치가 올바르게 정착되기 위해서는 건강한 지역 언론이 반드시 있어야 하고, 정부 차원에서도 잘못하는 지자체에 관한 견제가 필요합니다.”그는 “무엇보다 ‘언론’을 정말 주민들의 품으로 돌려주기 위해서는 ‘교육’이 필수적으로 필요하다”며, “옥천언론문화제가 앞으로 10년, 20년 후 전국, 아니 세계에 ‘언론’의 고장으로 알려지기 위해서는 일상화된 ‘언론교육’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옥천신문=황민호 minho@okinews.com
‘20세기 최고의 언론인’, ‘한국 언론인의 사표’로 추앙받는 청암 송건호 선생의 고향이자, 2002년 8월15일 ‘거대족벌언론인 조선일보로부터의 옥천해방구 선포식’을 한 언론개혁의 성지 옥천에서 ‘언론’이란 주제는 남다르다. 송건호 선생을 기리기 위해서 지난해 옥천주민으로 조직된 송건호기념사업회가 언론문화게 세 번째 방점을 찍었다. 지난 8월14일과 15일 관성회관과 야외공연장에는 언론 개혁을 염원하는 전국 각지의 주민들의 간절한 소망이 깃발이 되어 휘날렸다. 형형색색 다양한 글씨체로 작성된 깃발서예전은 주민들의 참여가 녹아들어 언론문화제의 튼실한 배경이 되어줬다. 충북민언련이 준비한 송건호 선생 추모사진전은 송건호 선생을 더 가깝게 느끼게 해주었고, ‘반민족 범죄집단 조선일보 장례식’은 송건호 기념사업회 오한흥 사무국장과 정천영 화백이 상주가 되어 행사 참가자들을 반갑게 맞이했다. 가족신문 만들기와 아자학교 고갑준씨의 전통놀이 체험마당, 언론개혁 티셔츠 판매전도 눈길을 끌었다. 연대의 장에는 ▲옥천특산품 삼백초 전시장 ▲박노해 시인의 나눔문화 홍보부스 ▲조선반대 춘천마라톤대회 홍보부스 ▲전국공무원노조 사진전시회 등이 열렸다.
깜짝 마당극을 벌인 영동 자계예술촌의 하회별신굿탈놀이의 백정과장도 큰 박수갈채를 받았다.조선일보 반민족 범죄기사 모음전과 전국 지역신문 총집합전은 거대족벌신문의 부조리한 폐해 속에서도 꿋꿋하게 자리매김하고 있는 전국의 풀뿌리 신문들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다. 저녁 7시부터 야외공연장에서 시작한 공연은 노한나 삼양초 교사와 이병철씨의 사회로 안남어머니학교 합창단과 옥천주니어팝스오케스트라, 그룹 MG 등 지역 내 활동하는 공연팀과 인천일보 노조의 율동 등이 잘 어울렸고, 2부 행사에는 신성국 신부가 낭독한 ‘도민 333인이 참여한 조선일보 없는 아름다운 충북 결성식’이 있었다. 3부 행사에는 노래패 해오른 누리, 소리새, 피노키오 등의 공연도 한여름 늦더위를 피해 나온 주민들에게 큰 박수를 받았다. 공연이 끝나고 밤 10시쯤 거대 족벌언론의 상징인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의 관을 들고 한바탕 신나는 언론개혁 굿마당을 열며 공설운동장에 마련된 커다란 불길에 화장을 했다. 그리고 바로 이어진 33인의 명사 초청강의에서는 천막별로 밤새 언론개혁과 정치, 문화, 지역 등 다양한 분야별로 이야기꽃이 펼쳐졌다. 이 날 명사초청 강의에서는 김원웅 국회의원, 정청래 국회의원, 홍세화 한겨레 기획위원, 박동완 전 행자부장관 비서실장, 이철우 전 국회의원, 최영묵 성공회대 신방과 교수 등의 천막에 사람들이 많이 몰려 인기몰이를 했다. 이튿날인 15일에는 군북면 비야리에 있는 송건호 선생 생가방문 행사가 있었고, 오전 10시부터는 인터넷을 통해 ‘제3회 전국 중고등학생 논설쓰기 대회’가 열렸다.이 날 논설쓰기 대회(결과 22일 발표예정)에는 전국 각지의 중고생 49명이 참가해 “<1997년 불법대선자금> 제공 내역이 담긴 'X파일'을 보도한 MBC 기자가 8월 5일 검찰에 출두하면서, 실정법을 뛰어넘은 언론의 보도가 ‘위법’인가, 아니면 국민들의 알권리 충족을 위한 ‘언론 자유’인가?”라는 주제로 2시간가량 글을 썼다. 열악한 동력, 미흡한 행사진행 지적도언론문화제는 이제 세 살이나 됐지만, 자치단체의 지원이 한 푼도 지원되지 않은 순수 민간행사로 계속되고 있다. 뜻있는 일부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진행된 이 축제는 열악한 동력으로 인해 진행과정에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문제점이 드러났다. 당초 계획됐던 황철민 감독의 프락치 상영은 ‘영사기 준비 미비’로 상영이 취소됐고, 33인의 명사 초청강의는 팜플렛에 오전 10시로 시간이 잘못 기록돼 행사 참가자들에게 혼선을 주었다. 또, 33인의 명사초청강의에는 33명 중 10명이 결석했고, 미리 참석여부가 통보되지 않아 특정 강사를 기다린 사람들의 애를 태우기도 했고, 14일 밤늦게까지 진행된 행사 때문에 15일 오전 8시에 약속된 송건호 선생 생가방문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여러 허점이 노출됐다. 하루 종일 행사를 참관했던 조영경(26, 대전 유천동)씨는 “팜플렛과 행사진행이 약간씩 틀리는 등 아쉬운 점이 없잖아 있었으나 ‘언론 개혁’을 주제로 이렇게 문화제를 기획했다는 것 자체에 크게 감동했다”며 “조선일보 장례식과 33인의 명사초청강의 등이 인상깊었다”고 말했다.
국회사무처에서 온 정재룡(45)씨는 “홍보도 다소 미흡했고, 행사 프로그램도 기대에 못 미친 부분도 많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며 “하지만, 언론이라는 주제가 색다른 만큼 조금만 보완한다면 전국 언론에 관심있는 주민들이 많이 참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증평에서 온 신경자(40, 증평기별)씨는 “조아충북 333인에 가입해 참가했고, 언론개혁의 성지로 알려진 옥천에 꼭 한번 와보고 싶었다”며 “프로그램을 떠나서 이런 주제로 축제가 열린다는 것 자체가 좋다”고 말했다./옥천신문=황민호 minho@okinews.com
나는 휴가의 흥겨움 또한 만만찮겠지만, 길 떠나는 사람을 방안에서 지켜보는 재미도 꽤 쏠쏠하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다. 그런 생각으로 여름휴가를 대부분 방안에서 보내는 나는 여름 볕에 새까맣게 그을린 피부와 밀리는 고속도로 위의 줄지어 선 차를 딱하게 지켜보는 사람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번은 평소의 역방향과 달리 나도 휴가의 긴 줄에 끼어들게 되었으니 부담스럽기도 하였지만, 한편으로는 설레기도 하였다. 어머니와 함께 둘이서 가는 휴가. 커다란 여행 가방에 생각 없이 물건을 챙겨 넣고 떠나는 모녀의 동행. 사람들이 가는 방향과는 약간 비껴 바다도 아니고 계곡도 아닌 고향을 찾아 가는 길. 이번 여행은 휴가라기보다 묵은 빚처럼 마음에 남아있던 중요한 일을 하러 가는 셈이었다. 이래저래 바쁘다는 핑계로 아버지의 산소를 찾는 일이 드물어지고 그 일은 늘 아들의 몫으로만 생각해 왔던 나에게 이번 여름휴가는 고향인 성주로 가야겠다는 이상한 의욕이 생겼다. 이런 나의 이상증세는 나이가 드는 것을 의미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고향이라고 해야 나에게는 별다른 기억이 없다. 그곳은 나에게 아버지의 이야기를 통해 만나는 곳일 뿐이었다. 아버지의 도시락을 훔쳐 먹은 벙어리(이 이야기는 지극히 감동적인 면이 있다), 쌀뜨물을 먹이면 잘 자란다는 빛나는 돌, 총알 세 발과 별 세 개, 황순원의 <일월>을 읽고 도저히 잠이 오질 않아 밤새도록 만지고개를 왔다 갔다 한 이야기, 젊은 시절의 면장 출마 이야기, 이야기들. 그 많은 이야기들을 귀담아 듣지 않아서 나는 다 기억하지 못하지만 아버지의 이야기는 낭만적이고 아름다웠다. 고향이라는 말이 그리움과 동의어가 되는 것은 스스로도 어쩌지 못하는 세월의 힘인가? 풀이 무성한 산길을 헤치고 다다른 산소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엉성하게 벌초를 하고 술을 올려 절을 한 뒤 잠시 멈추어 선 시간은 그지없이 고요하였다. 큰어머님과 사촌 형제들이 다 지키고 있는 고향 마을은 팔월의 뙤약볕 아래 숨을 죽이고 있다가 어머니와 나의 출현으로 술렁거리기 시작하였다. 일가친척들의 반가운 인사가 계속되고 나는 그들과 같은 종족으로서의 유대감을 거부감 없이 느낄 수 있었다. 돌아오는 길은 풍성하고 아쉬웠다. 농사지은 것들의 품평회라도 하라는 듯 큰어머님은 더 실을 곳이 없다는 데도 봉지 봉지에 자꾸 무엇인가를 담으신다. 참외, 복숭아, 깻잎, 케일, 호박잎, 고추… 이런 어머니의 마음을 성주가 고향인 문인수 시인께서는 이렇게 노래하셨다.
오랜만에 고향엘 다녀왔다.
대구에 가면 이런 거 흔하고 흔합니다 헐하고 헐합니다 하고 말렸으나 어머니는, 나도 많이 늙었다 오래는 더 못살겠다 하시면서, 무말랭이며 머귀나물 매운 풋고추 같은 걸 자꾸 챙겨 주셨다. 이만큼 전송 나오시다가 또 쫓아들어가 다른 거 한 보퉁이 들고 나오셨다.
무릎 앞에다가 이것들을 끌러놓고 깊이 냄새를 맡는다 어느덧, 여름밤 천지에 가득하고 그윽한 먼 별 빛,
긴 바람의 젖을 물고 나는…
-문인수, <젖>전편-
고향은 어머니의 젖 냄새를 풍기고, 나는 먼 시절, 큰어머님 등에서 나던 그리운 냄새를 맡는다. 성주(星州), 따뜻한 별나라.
양산에서 생활체육 대회가 잇달아 개최된다. 오는 18일부터 6일간의 일정으로 진행되는 제1회 양산시장배 및 제8회 한국실업볼링연맹 회장배 전국 실업볼링대회가 자이언트 볼링 경기장에서 열리게 된다. 이번 볼링대회는 양산시와 한국실업볼링연맹이 주최하고 선수 및 임원 300여명이 참석하는 전국대회 규모로 진행되어 대회 개최에 따른 부가 수익과 양산시 홍보에 큰 효과가 기대된다. 특히 22, 23일 양일에 걸쳐 SBS TV 생중계로 경기가 방송되어 양산시를 적극적으로 홍보할 계기를 마련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19일 어곡 야외 공연장에서 개회식을 가지고 여자부 13개팀, 남자부 11개팀이 남ㆍ녀 개인전, 남ㆍ녀 3인조전, 남ㆍ녀 5인조전, 남ㆍ녀 마스터즈 종목으로 1천8십만원의 시상금을 놓고 실력을 겨루게 된다. 한편, 21일 양산초등학교에서 제1회 양산시장배 검도대회가 열려 관내 검도 동호인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전국 중ㆍ고교 축구대회에 이어 계속되는 체육대회 유치로 생활체육 도시 양산을 만들기 위해 시가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평가이다.
양산시민을 위한 '여름밤 야외 목요음악회'가 오는 8월 18일부터 9월 8일까지 매주 목요일 양산문화예술회관 야외공연장에서 개최된다.(사)한국음악협회 양산시지부에서 주최한 이번 야외음악회는 18일 무지까모레 중창단 연주회를 시작으로 25일 클라리넷 4중주단 9월 1일 무지까모레 중창단 연주회 9월 8일 관악 앙상블 연주회를 끝으로 막을 내린다.
전통곡예예술단의 동춘 서커스단과 중국 광서성기예단의 합동공연이 15일 오후 3시, 8시 두 차례에 걸쳐 양산실내체육관에서 시민들의 뜨거운 호응 속에 막이 올랐다. 광복절을 맞아 체육관에 모인 시민들은 더위를 잊은 채 모처럼의 신기한 공연에 빠져 들었다. 실내체육관을 가득 메운 시민들은 진기한 묘기가 연출될 때마다 박수와 탄성을 자아내며 공연을 관람했다. 동춘 서커스단은 1925년부터 시작되어 80년 동안 그 명맥을 이어온 전통곡예예술단이다.
광복60주년인 오늘, 드디어 그 날이 왔다!전날 양주공원 입구에 커다란 현수막이 홍보효과를 톡톡히 본 탓일까? 아님 우리들 입소문의 힘일까? 양산에서 하는 첫 Rock Festival이라 그런지 지나가던 사람 하나 둘 발길을 멈춘 채, 멍하니 포스터와 현수막을 번갈아 보곤 다시 갈 길을 가곤 한다.타 지역에 비해서 청소년을 위한 문화 공연 행사가 부족했던 터라, 이런 행사가 주최된 것에 대해 나로서는 너무 기쁘지 않을 수가 없었다.기대반 걱정반, 드디어 대망의 Rock Festival이 사회자의 구수한 사투리와 함께 시작되었다. 어디 행사를 가든 맨 첫팀과 맨 나중 팀이 가장 중요한 법!첫 팀인 스피드가물치의 파워풀한 연주와 열창에도 불구하고, 초반 사람들의 반응은 예상외로 냉담했다. 아무래도 이런 기회가 잘 접해지지 않은 터라 생소해서 그런가?두 번째 팀, 세 번째 팀 시간이 가면 갈수록 사람들은 그제서야 적응이 되었는지 Rock이라는 장르에 별로 관심 없어 하는 어른들도 고개를 끄덕거리며 리듬을 타기도 하고~ 마치 콘서트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열정적으로 뛰며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화려한 기타연주, 심장을 뛰게 만드는 드럼소리, 보컬의 환상적인 무대매너.중간에 너무 열정적으로 기타를 치다보니 줄이 끊어지기 일쑤고, 정신없이 리듬에 몸을 맡기다 보니 드럼 스틱이 부서지기도 했지만, 사람들은 오히려 그들의 모습에 아낌없는 격려와 찬사를 보내주곤 했다. 이 모든 것들이 하모니를 이뤄 Rock festival을 좀 더 후끈 달아오르게 하는 요인이 아니었을까? 한편 모든 사람들이 이 행사를 좋게 보고만 있던 건 아니었다.
"학생들이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쓸데없는 일만 하기 일쑤고 저러니까 나라에 인재가 없지 쯧쯧" 줄곧 보고 계시던 한 어르신께서 혀를 차며 비난하기도 했다. 아직도 많은 어른들께서 이러한 청소년활동을 그렇게 긍정적으로 보지 않으시나 보다.이러한 활동들이 학생들의 학업에 크나큰 지장을 초래할 것이라는 어른들의 생각이 틀리다는 것은 아니지만,이제는 병의 윗부분과 아랫부분만 보는 것이 아니라 가운데 부분도 볼 줄 아는 그런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창시절에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이 있다면,그 어떤 추억보다 학창시절 때 만드는 추억은 아마 평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지워지지 않는 한 켠의 감동과 향수를 자아내는 한 요소를 제공하지 않을까? 앞으로 이러한 행사가 점차 늘어나서 청소년과 어른과의 유대관계를 유지하며,서로의 문화 컨텐츠를 공유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게 나의 바람이다. 그 어느 때보다 열정적이었던 오늘 60여 년전 광복이 되던 그 날의 외침처럼 양산의 하늘도 쩌렁쩌렁 울리던 내 생에 가장 멋진 날이 아닌가 싶다.김민선(양산여고 2학년)학생
15일 저녁 7시부터 양주공원 야외무대에서 펼쳐진 '쾌Rock불퇴' 락페스티벌이 뜨거운 열기 속에서 열렸다. 스피드가물치의 오프닝 무대부터 브레멘팀의 무대까지 야외공원에 모인 청소년들은 노래를 따라 부르며 몸을 흔드는 등 락(Rock)의 뜨거운 열기에 빠져 들었다. 이 날 공연은 청소년 이외에도 산책을 나온 시민들도 벤치에 앉아 공연을 관람하는 모습이었다. 한 시민은 "솔직히 기성가수처럼 매끄럽게 잘 부른다는 느낌은 덜하지만 열정적인 무대매너 만큼은 최고다. 그 젊음이 부럽다"라며 부러움을 표시했다. 또한 이 날 페스티벌에 참가한 '비밀결사조직'(한마음축제 우승팀)의 리더인 강병곤(보광고3, 드럼연주)학생은 "우리 청소년 모두가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공연이다. 앞으로 이런 무대에 자주 서고 싶다"고 밝혔다.총 17팀이 참가한 제1회 쾌Rock불퇴 청소년 락페스티벌은 기획부터 공연까지 청소년들의 힘으로 직접 이루어진 의미 있는 행사라는 평가다.추진위원장 김준영 학생(양산고 졸업생, 소나기 5기)은 "준비과정은 힘들었지만 앞으로 관내에 이런 무대가 자주 선보일 수 있는 시발점을 만든 것 같아 뿌듯하다. 앞으로 더 노력해 우리 손으로 더 좋은 무대공연을 기획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앞으로의 의지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