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학업부담으로 신규 주민등록증 발급기간을 지키지 못해 불편을 겪는 고교생을 대상으로 학교를 직접 방문해 주민증을 발급해주는 맞춤형 주민등록 민원서비스를 할 예정이다. 학교방문 주민등록증 시범 발급 서비스는 먼저 지역 내 거주자 중 해당 발급 연월에 속하는 학생의 접수를 받아 교육 공무원이 본인 확인을 거친 후 업무숙련자로 구성된 발급서비스팀이 십지문 채취를 통해 주민등록증을 발급하는 시스템이다. 기존에 주민증을 기간 내 신청하지 못한 학생에게 과태료를 부과하던 방식을 없애 이용 학생들이 불편을 해소하고 편의를 제공하기 위한 이 서비스의 첫 주자로는 남부고등학교(교장 정규상)가 선정됐다. 경남교육청과 사전에 협조하여 선정된 남부고는 신청 대상자를 파악하여 희망일자를 정하면 그 날에 발급서비스팀이 학교를 방문해 직접 십지문을 채취하는 등 주민증발급 절차를 거친다. 상ㆍ하반기 연2회 실시될 예정인 이번서비스는 우선 상반기 방문을 6월중으로 할 예정이며 남부고에 재학 중인 89년 1월생부터 5월생까지 생일이 지난 학생을 대상으로 한다.시 관계자는 "이번 서비스는 시민에게 찾아가는 행정의 일환"이라며 "기존에 학생들이 신규 주민등록증을 발급하기 위해 반나절 정도 정규수업을 빠지고 실주소지 해당 읍면동을 찾아다니던 불편을 크게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인배(39) 대통령 제1부속실 행정관이 사회조정2비서관으로 승진했다. 지난 2004년 제17대 국회의원선거 때,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했던 송 행정관이 최근 총리실 민정수석으로 자리를 옮긴 정재호 사회조정2비서관 후임으로 임명됐다.송 비서관은 3년 전 4.15 총선에서 김양수 의원에 1,102표 차로 낙선한 후 열린우리당 경남도당 자치분권특별위원장을 맡았으며,그해 10월 청와대로 발탁되면서 규정에 따라 당적을 정리했다.부산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송 비서관은 1997년부터 부산 참여자치시민연대에서 시민운동을 하다 이듬해 노무현 의원 비서관으로 인연을 맺었고 노무현 대통령의 해양수산부장관 시절 비서관,2002년 대선 때 노 후보의 의전담당관을 맡기도 했다.송 비서관은 오랜 기간 양산지역에서 특별한 활동이 없었지만,내년 4.9총선 출마예상자로 거론되고 있다. 이번에 대통령 비서실의 2급 이사관 상당 고위직으로 승진한 것이 경력관리차원의 배려라는 관측도 있다. 관가에서는 양산지역의 예산확보 등 지역 현안 해결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249회 경상남도의회(의장 박판도) 임시회가 지난 11일부터 22일까지 열리고 있다.박규식 의원(양산2,한나라당)이 참석한 첫날 운영위원회는 12일간의 의사일정을 결정하고,4.25재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심진표(고성2) 의원의 본회의장 의석배정 등을 확정하고,오후 2시부터는 1차 본회의를 열어 예산결산특별위 구성을 결의한 다음,경제환경문화위원장에 김오영 부위원장을 선출했다.성계관 의원(양산1,한나라당)이 활동중인 경환문위원장 선거는 엄창호 전 의원의 의원직 상실에 따른 것으로 재선인 이방호(함안2) 박차봉(창원2) 의원이 나섰으나 결선투표까지 가는 3차례 접전 끝에 초선인 김 부위원장이 당선됐다.이번 임시회는 ▲독립유공자 묘지 지원 조례안 ▲경상남도 주택조례안 ▲경상남도 지방건설기술심의위원회조례 일부개정조례안 ▲경상남도 공여구역주변지역 등 발전위원회 조례안 ▲경상남도 운행차 배출가스 정밀검사에 관한 조례안 ▲경상남도 사무위임조례 일부개정조례안 등을 심의한다.한편,도의회는 지난 1~2일 창녕군 부곡하와이(교육문화센터)에서 도의원 및 사무처 직원 88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연찬회를 열었다. 이번 연찬회는 '새로운 지방재정 제도 및 지방교부세 제도'(행정자치부 부이사관 이희봉) '심신 건강을 위한 섭생의 지혜'(인삼죽염 김윤세 회장) '조례입법의 이론과 실제 및 의원윤리함양'(현대지방의정연구원장 박봉국) 특강과,만찬 및 친교의 시간,상임위원회 별 간담회가 이어졌다.
제4회 지역산업정책대상 평가에서 양산시가 최우수상 수상기관으로 선정돼 산업자원부 장관상을 받는다. 특히 시는 지난해에 이어 이 분야에서 2년 연속 수상하는 쾌거를 거뒀다. 지역산업정책대상은 각 자치단체가 기획한 지역 산업정책을 평가해 자치단체 고유의 핵심 경쟁력을 개발해 지역 경제발전과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산업정책연구원과 조선일보사가 공동 주관하고 산업자원부와 IBS컨설팅 후원으로 시행하고 있다. 이번 평가에서 시는 그동안 '기업하기 제일 좋은 양산'을 위해 역점을 두고 추진해 온 기업후견인제를 비롯해 도로 가각정비,중소기업 기술지원,경영안정자금 증액 및 이차보전율 확대 지원,산ㆍ학ㆍ관 협력체계 구축을 위한 기업 법무지원센터 운영,지역산업 고도화 사업,해외시장 개척단 파견,공단 내 숲 가꾸기 사업 추진,우수 기업인ㆍ근로자 시상제 등 각종 지역산업정책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지난해 8월 한국언론인포럼이 주최한 지방자치단체 시행 10주년 기념 지방자치대상 평가에서 기업지원 분야 대상을 받았고,이번 지역산업정책대상에서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최우수상을 받음으로써 그동안 추진해온 각종 지역산업정책에서 진일보하는 성과를 올린 것으로 자체평가하고 있다. 오근섭 시장은 "앞으로도 꽃과 나무가 살아 있는 공단 내 숲 가꾸기 사업을 꾸준히 추진하는 등 기업하기 제일 좋은 환경 조성을 위한 각종 시책을 추진할 것"이라며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기업의 경쟁력 제고와 더불어 쾌적한 삶의 질 향상에도 더욱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시상식은 오는 21일 서울 전경련회관 3층 대회의실에서 열리며 오근섭 시장이 직접 수상할 예정이다.
사회적 관습과 구조가 여전히 직장 내 남녀차별을 발생시키는 주요 원인인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지방노동청(지청장 이동우)은 제7회 남녀고용평등주간(4.1~4.7)을 맞아 담당구역(양산,김해,밀양) 내 사업주 50명,근로자 110명(남성 51명,여성 59명) 등 모두 160명을 대상으로 벌인 남녀고용평등의식 실태조사 결과를 지난 10일 발표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채용,보직부여,승진기회,정년 등 직장 내 고용평등원칙 준수 정도에 대해 사업주와 근로자는 전체적으로 잘 준수되고 있다고 답했고,고용평등원칙 준수 정도가 가장 낮은 분야에 대한 질문에는 '여성 관리자의 확대'라고 답했다.직장 내 남녀차별 이유에 대해 사업주는 '사회적 관습과 구조(50%)','직장 내 관행과 분위기(25%)','여성 직원의 능력과 노력부족(17%)'을 꼽았다. 근로자는 역시 사업주와 마찬가지로 '사회적 관습과 구조(37%)','직장 내 관행과 분위기(35%)'가 주요 원인인 것으로 응답했다. 하지만 '남성 직원보다 육아비중이 높기 때문(10%)'이라는 답변이 뒤를 이어 개인능력이나 노력보다는 육아문제가 상대적으로 더 큰 차별 이유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남녀차별 예방을 위한 정부의 최우선 과제에 대한 질문에는 사업주와 근로자 모두 출산ㆍ육아에 대한 정부의 지원 강화(82%)를 꼽았다. '근로자들이 산전후 휴가를 어느 정도 활용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사업주는 '90일 이상 불편 없이 쓸 수 있다(70%)','90일중 일부를 쓸 수 있다(13%)','지금은 주지 않지만 앞으로 부여할 계획이다(13%)','청구 시 육아 휴직을 쓸 수 있다(3%)' 순으로 답했다. 산전휴가를 주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업무의 연속성 유지가 어렵다(33%)','회사에 과도한 부담이 된다(17%)','단기 대체 근로자 확보가 어렵다(8%)'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이밖에 직장 내 고용평등을 위해 가장 시급히 개선해 나가야 할 분야로는 사업주와 근로자 모두 '임금'이라고 답했으며,여성근로자는 임금 외에도 '승진ㆍ교육'을 개선해야 할 분야로 응답했다. 한편 직장 내 성희롱 발생 빈도에 대해서는 사업주 94%는 '전혀 없음'이라고 답했으나,근로자 22%는 '성희롱이 있는 편'이라고 답해 사업주와 근로자의 의식 차이를 보였다. 성희롱 유형은 '음담패설'이 가장 많았으며,'회식자리에서 블루스 추기 강요','신체접촉' 순으로 나타났다.또 사업주는 90%가 '지난 1년간 성희롱에 대한 교육을 실시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으나,'교육을 받은 적이 있다'라고 응답한 근로자는 62%에 그쳤다. '성희롱예방교육이 성희롱 인식변화에 영향을 미쳤나'라는 질문에는 사업주 97%,근로자 89%가 '그렇다'라고 답했다.양산지청 관계자는 "고용평등의식 실태조사 결과를 담당구역 내 상시 근로자 50인 이상 사업장 507개사에 우편 발송하고,홈페이지에도 게시했다"며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남녀고용평등정책 수립과 교육,홍보 등 업무를 실효성 있게 추진하기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도사 자비원에서 발생한 추락사고에 대해 가족들이 의문점 투성이라며 일인시위를 벌이며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다.자비원측은 실수에 의한 단순 추락사고라고 밝힌 반면 가족들은 추락사고라고 하기에는 이상한 점이 너무 많다며 폭행이나 가혹행위가 의심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사고를 당한 가족들에 따르면 자비원측으로부터 지난달 30일 오전 10시께 이아무개(75) 할머니가 2층에서 떨어지는 사고를 당했으며,다행히 추락 현장에 있던 플라스틱 소쿠리 위에 떨어져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달받았다고 말했다.하지만 이날 오후 1시 30분께 사고 소식을 전해들은 가족들이 할머니가 사고를 당해 인근 'o'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병원을 찾았을 때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치매를 앓던 할머니의 기저귀를 갈던 중 오른쪽 사타구니와 왼쪽 팔꿈치에서 생긴 지 며칠이 지난 것으로 보이는 피멍자국을 발견한 것. 게다가 당시 이 할머니는 의식이 또렷한 상태에서 눈물을 흘리며 '참 무서운 곳이다'라는 말만 되풀이 했다고 전했다. 의문을 품고 추락사고 현장을 찾은 가족들은 더욱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키 143cm에 몸무게 56kg으로 왜소한 체격을 가진 할머니가 창문으로 쉽게 올라갈 수 있는 높이가 아니었던 것이다. 실제로 할머니가 뛰어내렸다는 창문은 방바닥에서 120cm 높이로 바닥에 깔린 10cm의 매트리스를 감안하더라도 몸도 성치 않은 70대 할머니가 올라가기는 쉽지 않은 높이다.가족들의 의문은 병원에서도 계속됐다. 가족들은 할머니가 사고를 당한 후 10시 20분께 119구급대에 의해 'o'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낙상환자의 경우 기본적으로 팔,다리 등 전신 X선 촬영이 진행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후 12시가 지나서야 머리와 척추 CT촬영만 했을 뿐 별다른 검사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의문이 깊어진 가족들은 할머니를 'ㅅ'병원으로 옮겨 다시 진찰했다. 진찰결과 1번 척추 골절 외에도 왼쪽 팔에 골절이 있었고 다수의 자상이 발견됐다. 가족들은 현재 할머니가 쇼크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가족들은 간병인과 복지사가 모두 있는 오전 10시에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사고 발생 세 시간이 지나서야 가족들에게 연락했다는 점,할머니가 스스로 뛰어내리기 힘든 건물 구조에서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추락사고를 당했는데 외상은 전혀 없었다는 점,사고 이전에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멍 자국과 타박상 흔적 등 의문을 제기하며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다.가족들은 "자비원측에 금전적인 보상을 요구하는 게 아니다"며 "다만 가족들은 진실을 알고 싶을 뿐"이라고 말했다. 또 "사고가 발생했다면 가족들에게 먼저 연락해 사과하고 조치를 취하는 것이 도리임에도 자비원측은 병원도 한 번 방문하지 않았다"며 자비원의 무성의함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할머니의 딸인 이아무개(47) 씨는 "평소 불심이 깊은 어머니를 좀 더 편히 모시려고 자비원에 입소시켰는데 입소 보름 만에 사고를 당해 자식으로서 면목이 없다"며 "자비원측의 성의 있는 답변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통도사 관계자는 "할머니 가족들이 고소를 한것으로 안다"며 "일단 경찰 수사 과정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양산문화원(원장 김영돈)에서 우리 지역에서 구전되어 내려오고 있는 각종 민요들을 체계적으로 전수하고 주민들에게 보급하기 위한 기초마련을 위해 ‘양산의 민요’ CD프로그램을 제작해 학교와 도서관에 배포했다. 현재 양산지역에 전해 내려오고 있는 민요는 농요를 비롯해 약 60곡에 이르지만 빠른 사회발전으로 그 명맥조차 이어가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더구나 민요를 원형 그대로 부를 수 있는 전수자는 몇 년 전 모두 작고한 상태여서 제대로 된 민요를 듣기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양산문화원에서는 자칫 명맥이 끊길 우려가 있는 양산의 민요에 대한 교육용 자료가 시급하다고 판단해 지난 2006년도 사회단체보조금을 활용해 ‘양산의 민요’ CD를 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에 제작된 CD 수록곡은 총 15곡으로 모두 PC에서 사용할 수 있다. 음과 가사가 함께 표기되어 있어 음악적 지식이 조금만 있으면 얼마든지 따라 부를 수 있도록 제작되었다. 김영돈 양산문화원장은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처럼, 우리가 민요를 찾아내어 연구하고 보존하는 작업은 양산 문화의 정체성을 밝히는 막중한 일”이라며 이번 CD 제작이 가지는 의미를 설명했다. 이번 ‘양산의 민요’ CD 프로그램 제작은 양산 지역 민요를 홍보하는 동시에 전수자가 없어 맥이 끊길 수 있는 양산민요의 명맥을 유지하고 보급을 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사회면>
작 / 천명기
국도 7호선이 과적, 과속 화물차량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과속과 난폭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는 물론 적재물 낙하에 의한 사고와 과적에 의한 도로파손 등 피해가 심각한 실정이다. 10일 오후 2시, 덤프트럭 한 대가 요란한 엔진 소리와 함께 뒤따르더니 어느새 차를 추월해 질주한다. 그러더니 곧 앞 차량을 지그재그로 추월해 시야에서 사라진다. 속도는 약 시속 100km.
왕복 4차로, 편도 2차로인 국도 7호선의 규정 최고 속도는 80km/h다. 하지만 이 속도를 지키는 화물차는 거의 없다. 동면 영천 사거리에서 덕계동까지 과속 단속 카메라는 두 대. 카메라 외에 단속반은 어디에도 없다. 카메라만 피하면 무법천지인 셈이다. 난폭운전을 일삼는 화물차는 일반 차량에게 그야말로 공포의 대상이다.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은 채 갑자기 끼어들기는 예사고 조금이라도 늦게 가면 경적을 울려 위협하기 일쑤다.
국도 7호선 변에 있는 마을 주민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 국도 7호선 동면~웅상구간은 마을을 통과하는 노선이 많아 건널목이 많다. 하지만 보행자가 많지 않은 시간대에 신호를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아 주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개곡마을 이아무개(62)씨는 “KTX 공사로 화물차량이 마을로 많이 다니는데 불안하기 짝이 없다”며 “새벽이나 야간 시간대에는 건널목을 건너기가 무섭다”고 말했다.과적과 적재물 낙하에 따른 피해도 심각하다. 평산동 ‘ㅆ’복합상가 앞 도로. 이 도로에는 과적차량의 빈번한 통행으로 도로 곳곳이 파손되고 차선도 거의 지워져 있다. 인근 레미콘 공장과 공사현장을 통행하는 화물차량이 떨어뜨린 자갈이 도로에 마구 널브러져 있다. 게다가 화물차량들이 운행할 때마다 날리는 먼지로 피해를 당하고 있다. 공사현장과 공장에서 세륜기를 가동하고 살수차를 동원해 주기적으로 물을 뿌린다고는 하지만 형식에만 그쳐 효과는 거의 없다. 또한 이 지역은 덕계동을 가로지르는 도로와 평산동 아파트 밀집지역을 통하는 도로, 국도 7호선 등이 만나는 지역이라 출·퇴근 시간에 현장에 진·출입하는 화물차와 일반 차량이 뒤엉켜 일대 혼잡이 벌어지기도 한다. 현장지도 등 관계당국의 보다 적극적인 해결 의지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래 저래 부담스러운 날이 되어버린 스승의 날. 어느 날보다도 교문이 활짝 열려야 하는 날이지만 이미 여러 해, 여러 학교가 교문을 굳게 닫아버렸다. 올해도 양산지역 17개교(초6, 중7, 고4)가 스승의 날 휴교를 결정했다. 사진은 21년전 양산천에서 물놀이를 하던 중 물에 빠진 학생 둘을 구하기 위해 임신한 몸으로 뛰어들었다가 젊은 나이에 목숨을 잃은 양산초등학교 故 김인자 교사를 추모하는 기념비에 학생들이 참배하는 모습이다.
2006년 5월 13일 오후 1시. 동은이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해맑은 목소리로 “놀러 갔다 올게요”라고 인사를 하고 집을 나섰다. 하지만 그 모습이 동은이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이은영(당시 13세), 박동은(당시 11세) 실종 사건이 어느덧 1년을 넘어서고 있다. 이렇다 할 소식도 없이 그저 기다리는 일밖에 할 수 없는 부모의 마음은 어떨까. 어느 때보다 힘든 5월을 보내고 있는 박동은 학생 어머니 정향숙(43)씨를 만났다.지난 설에 이어 또 다시 정향숙씨를 만났다. 계절은 어느덧 겨울을 지나 봄의 문턱을 넘어선지 오래인데도 박동은 학생의 빈 방은 여전히 냉기만 맴돈다.“동은이가 실종된 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1년이 지났네요. 금방이라도 ‘엄마~’라고 부르며 들어 올 거 같은데…”
담담한 어조로 말문을 연 정씨. 하지만 이내 눈가에 눈물이 맺히기 시작한다. 지난 1일이 동은이 생일이었다고 한다. “동은이 열두 번째 생일이었는데 생일상도 차리지 않았습니다. 일부러…”
정씨는 말을 차마 다 잇지 못했다. 가족들 모두 애써 담담하게 동은이 생일을 보낸 것이다. 냉기만 맴도는 동은이 방이 달라진 것이 없듯 4개월여만에 다시 찾은 정씨의 생활도 달라진 것이 없었다. 동은이 방 침대 위에는 하루빨리 주인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커다란 곰 인형이 그대로 놓여 있고, 방문 위와 침대 머리맡에는 무사히 돌아오기를 염원하는 내용의 글귀와 거꾸로 매달아 놓은 옷이 걸려 있다.
“미신이에요. 옛날 어른들의 말이 옷을 거꾸로 걸어두면 집나간 자식들이 빨리 들어온다고 해서…” 정씨는 동은이를 찾기 위해서라면 그 어떤 이야기도 흘려듣지 않는다. 정씨는 여전히 외출을 삼간 채 집안에서만 생활하고 있다. 비록 안타까운 마음에서겠지만 주변에서 동은이 소식을 물어오는 것이 듣기 싫어 집밖을 잘 나가지 않는다. 하지만 그보다도 언제 동은이에게 전화가 걸려올 지 모르기 때문이다. 실종 초기만 하더라도 전단지를 만들어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뿌리기도 했지만 이제는 전단지 배포도 그만 뒀다고 한다. 사람들의 무관심을 뼈저리게 느꼈기 때문이다. 동은이와 은영이의 사진이 있는 전단지가 땅에 버려지고 사람들의 발에 밟히고 쓰레기통에 버려지는 모습을 차마 볼 수가 없기 때문이다. 대신 인터넷 카페를 돌아다니며 실종 아이들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고 동은이와 은영이 사진과 글을 올린다. 얼마 전 실종된 지 40여일 만에 집 근처 과수원에서 숨진 채 발견된 제주도 양지승 어린이 실종 사건도 남의 일 같지 않다. 최근 전국적으로 잇따르고 있는 실종사건을 뉴스로 접할때 마다 무섭다고 한다. 이 때문인지 정씨는 “최근 꿈속에 어른에게 꾸지람을 듣는 모습의 동은이가 자주 나타난다”며 “잘 지내지 못하는 것 같아 가슴이 미어진다”고 말했다.
실종 초기 걸려오던 제보도 이제는 아예 끊어진 상태다. 경찰도 수사전담반을 구성해 전국 각지에 돌며 탐문 수사를 벌이고 있지만 아무런 단서도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 지역 사회단체들도 천성산과 저수지 등을 돌며 동은이와 은영이를 찾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모두 허사로 돌아갔다. 실종아동찾기센터와 양산시 등 관련 기관들도 세금 고지서 뒤편에 아이들을 찾는 광고를 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아무런 소식이 없는 상태다. 실종된 지 1년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아이들은 빠르게 잊히고 있다.
정씨는 “처음에는 믿기지 않는 현실에 절망하기도 하고 아이들이 사람들의 기억에서 멀어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기는 하지만 사람들을 탓할 수만은 없는 일”이라며 “어차피 가족들이 감당해 내야 하는 일”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하지만 이내 “동은이와 은영이를 데리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제발 부모들의 애타는 마음을 헤아려 집으로 돌려보내 달라”며 끝내 참던 눈물을 흘리며 호소했다.
"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오월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 " 어린이날 노래다.푸르른 날 화창한 날. 양산종합운동장에서 마련된 올해로 열두번째 맞는 '2007년 양산 어린이날 잔치한마당'에서 지역 내 어린이들과 학부모들은 다양한 문화체험과 놀이를 즐겼다.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 작은 몸짓 하나하나가 세상을 바꿀것 처럼 신비하고 맑다.과연 오월은 어린이날, 어린이들 세상이다.
넥센타이어가 세계적 기업으로 주목받게 된 것은 독특한 노사협력문화가 만든 결과물이라는 분석이 나올 만큼 넥센타이어의 경영진과 노조는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며 기업의 목표를 달성해가고 있다. 지난 1991년 이후 단 한 건의 파업이나 분규없이 노사상생정신을 실천해온 넥센타이어 노사는 노조와 경영진이 동일한 목표 아래 상호협력정신을 강조하는 새로운 노사문화를 통해 건실한 경영풍토를 마련하고 있다. 지난해 사상 최대의 매출을 올린 넥센타이어는 사원복지 분야에 아낌없는 투자를 하기로 유명하다. 사내 동호회 행사에 각종 지원은 물론 지난 2월 건평 976평에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의 사원복지관을 완공했다. 넥센그룹 강병중 회장의 호를 딴 ‘월석관’은 1층에 사원생활협동조합, 건강관리실을 두고 있으며,2층에는 노조사무실과 회의실 등을 완비해 놓고 있다. 특히 3~5층은 전직원이 사용할 수 있는 샤워실을 갖추어 개인별 사물함을 운영하고 있다. 넥센타이어의 노사문화는 지난 1996년 모기업이던 우성건설의 부도로 경영난을 겪어오다가 전직원 1천여명이 채권단 은행앞에서 정기적금 가입통장을 보여주며 한 달 간 ‘채권단 감동시키기’에 나서면서 회사의 위기를 공유하기에 이르렀다. 그 결과 파산직전에서 겨우 법정관리체제로 돌아선 넥센타이어는 새로운 모기업이 투자하면서 점차 안정세에 접어들고, 성장세로 전환하게 되었다. 이어 1999년 흥아타이어공업에 인수된 후 새 경영진과 함께 뼈를 깎는 노력을 함께 해 지난해에는 3만달러 수출탑 달성을 이루기도 했다.경영진 역시 인력을 감축하는 구조조정보다는 비효율적인 생산시스템을 조정하는 기구개편을 통해 회사 경영의 합리성을 꾀한 결과 현재 넥센타이어의 경쟁력을 강화했다. 노사의 반목으로 경영까지 흔들리는 요즘, 넥센타이어가 만들어가고 있는 노사화합 문화는 새로운 기업 경쟁력의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는 평가다.
어머니, 아버지!
해마다 5월이면 고운 카네이션을 손에 든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정성스레 키운 정은 아랑곳하지 않고 잊기 쉬운 것이 ‘빨리~ 빨리~’를 외치는 요즘 세상이다. 하지만 5월 한 달이라도 자신을 돌보지 않고 자식을 위해 평생을 바쳐온 소중한 부모님을 떠올리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각계각층 시민들의 따뜻한 마음을 담아본다.
어린아이의 고사리손으로 그려진 그림일기에서 이제 부모님을 뵐 수 없는 가슴 아픈 사모곡까지 가장 순수한 울림이 5월 하늘에 전해졌으면 한다. 본사는 어버이날을 맞아 부모님께 고마움을 전하고자 하는 6명의 사연을 기획으로 실었다.
to. 아빠께아빠, 저희를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가 아빠께 힘들게 하였는데 화도 안내시고 항상 미소를 지어주시고 항상 감사합니다.
주은이와 제가 계속 속 썩이죠? 죄송했습니다. 앞으로는 말을 잘 듣고 하겠습니다.
아빠 제가 하고 싶은 말은요. 아빠 죄송했어요. 저희가 말도 안 듣고요. 때 쓰고 정말 죄송했습니다. 앞으로는 말 잘 듣는 딸이 되겠습니다. 아빠 마지막으로 주은이랑 저가 좋아하는 거 아시죠?정인경(백동초3)
어머니! 당신은 이제 불러도 대답이 없으시군요.
천년만년을 사실 줄만 믿었던 철부지 막내는 통한의 눈물이 솟구쳐옴을 감당할 수조차 없습니다. 일평생 인고의 세월을 어찌 감당하셨습니까.다섯 번의 선거에 실패한 자식을 바라보시며 얼마나 속을 태우셨습니까!
그러나 단 한 번도 정치를 그만두라고 하지 않으시고 마냥 당신의 아들을 믿어주신 어머니셨기에, 기어이 이번만은 당선되어 기쁘게 해드리고 싶었고, 한번 모셔보고도 싶었는데 당신은 그리 바삐 떠나셨습니다. 시의원이 되었지만 보여 줄 당신은 이세상에 없음이 너무나 사무칩니다. 악조건에서 선거를 치루고 있는 막내를 차마 볼 수 조차 없으셔서 어머니는 그렇게 떠나셨나 봅니다. 슬퍼할 겨를도 없이 가슴으로 울며 혹독한 선거전을 치루던 어느 날 선거사무소앞 가로수에서 새벽녘 문득 이름 모를 새가 맑디맑게 지저귀고 있었습니다. 우리 어머니는 새가 되셨나 봅니다.
어린 시절 늘 가난했던 살림인지라 재래시장이 파장될 무렵에 장을 보셨고, 벌레먹은 사과를 한소쿠리 사오셔서 그 중에 성한 듯한 사과를 아버님과 막내에게 주시곤 하셨던 어머니, 기력이 쇠잔하셔도 습관처럼 다 큰 자식이 당신에 눈앞에 보이면 “야야 밥묵었나”, “밥묵고 가거래이” 라고 하시던 어머니!
배고픈 시절 당신은 자식을 굶기지 않으시려고 무던히도 애쓰셨던 탓이라 생각하니 목이 메어 옵니다.어머니! 이제는 편히 잠드세요.
당신이 온몸으로 사랑하던 아들은 당당하게 민의에 따라 시의원이 되었습니다.
당신의 영전에 당선증과 뱃지를 바치렵니다. 가르치심대로 소외당한 사회적 약자와 서민을 위하고 정의롭게 살겠습니다.잘해보고 싶습니다. 칭찬받는 의원이 되고싶습니다. 지역 어르신과 어머님을 부모처럼 생각하고 성심으로 살피겠습니다. 당신이 그렇게 믿으셨던 아들답게 말입니다. 어머니! 당신을 영원히 사랑합니다.
불효자 막내 올림. 양산시의원 박 인
아버지 아버지!
당신을 거기에 두고
산 모퉁이 굽이 돌아오던 길에
가시는 길 주신 옷 한 벌 옷고름 소매가
다 젖도록 목 울음 삼키며 뒤돌아 오던 그 길이
엊그제 인가 합니다.어릴 때 어머님 일찍 여의시고 외로움 혼자
감추며 살아오신 당신!
당신이 겪은 가난과 외로움을 우리 육 남매에게
대물림할까 밤낮으로 열 손가락 마디마디
성한 곳 없이 일만 하셨지요.
동트기 전 새벽녘이면 어김없이
소를 몰고 우시장으로 향하시던
아버지의 뒷모습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아버지!
살아생전 자식들에게 사랑한다 표현은 안 하셨지만
눈 감으시던 순간마저도 당신의 눈물 머금은 두 눈에는
자식에 대한 사랑이 넘쳤습니다.
여섯 자식은
당신 무덤 두 팔로 끌어안고 속 울음 내어
"아부지요! 아부지요!"
라고 목 놓아 불러 봅니다.
당신은 돈도 명에도 아닌
사랑이라는 따뜻한 마음을
우리 남매에게 물려 주셨지요.
당신이 주셨던 사랑을 내 아이들에게도
느끼게 해 주고 싶습니다.
오늘도 이 막내아들은
당신의 손 한번 더 잡아 드리지 못한 걸
후회합니다.
"아부지요! 아부지요!"
당신이 너무나도 그립습니다. -아버지가 그리운 막내아들 올림-
(상북면 석계리 허학(46))
엄마 아빠, 저 큰딸 승혜예요. 이렇게 편지 쓰는 거 정말 오랜만이죠. 요즘 날씨가 더웠다가 추웠다가 변덕이 심하네요. 이런 날씨에 특히 건강 조심하셔야 한대요. 제가 어느덧 18살이 되었어요. 시간은 빨리 간다더니, 이렇게 편지를 쓰다보니 그 빠름이 새삼 느껴지네요. 요즘 저 때문에 많이 힘드시죠? 그거 알면서도 항상 집에 오면 짜증만 내고 방에 혼자 틀어 박혀 있어서 죄송해요. 엄마, 제가 고등학교로 올라온 이후로 많은 일이 있었던 것 같아요. 엄마가 많이 반대하셨던, 제가 학교 옮겼던 일. 엄마가 보통 어른들과 같이 인문계와 실업계를 너무 다른 편견으로 보시는 게 너무 싫었어요. 그렇지만 엄마. 그걸로 인해 엄마께 너무도 버릇없이 상처 드리는 말을 한 게 아직도 마음에 걸려요. 그렇지만 지금은 제가 이 학교에서 잘 생활하고 있잖아요. 저는 정말 후회하지 않는 결정이라고 생각해요. 엄마가 반대하셨던 결정이었던 만큼 실망시켜드리지 않으려고 더욱 열심히 공부하고 있어요. 무엇을 하든지 예전보다 더 노력하고 있어요. 엄마, 더 잘 할 자신이 있어요. ^^요즘 감기몸살로 고생하시는 아빠. 아빠도 기억하기 싫으시겠지만 몇 년 전에 아빠가 무지무지 아프셨잖아요. 그땐 정말 무섭고 힘들었어요. 저보다 훨씬 더 힘드실 아빠에게 제 불안이 들킬까 싶어 조바심 내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네요. 그런데 요즘 아빠가 자꾸 아프시니까 또 다시 걱정되고 가끔씩 무서워지곤 해요. 아빠, 정말 건강하셔야 해요. 엄마와 우리들이 아빠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시죠. 엄마 아빠, 얼마 전 제가 길을 가다가 부모의 손을 잡고 투정과 재롱을 부리는 아기를 본 적이 있어요. 제게도 저런 재롱이 귀여웠던 때가 있었겠죠. 그런데 저는 아직도 아긴가 봐요. 아직도 엄마 아빠에게 여전히 투정과 재롱을 부릴려나 하나봐요. 큰딸이 좀더 의젓해야 할텐데... 엄마 아빠, 좀더 믿음직한 큰딸 승혜가 되도록 할게요. 정말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신승혜(양산여고2)
우여곡재에 철쭉꽃이 만발하고 뒤뜰에 설유화가 장독대를 뒤덮던 이맘때, 태동이 사내아이 같아 내심 아들을 기대하며 절 낳으셨다죠. 그런데 세 번째도 딸이라서 아버지보다 어머니께서 더 실망하셨다지요. 시어른들께 죄송해서 기저귀도 밖에 못 내다 말리셨다면서요?. 다 커서 우연히 그 얘기를 듣고 마음이 아팠답니다. 섭섭해서가 아니라 어머니께 너무 미안해서였습니다. ‘아들로 태어나 드릴 걸’ 크면서도 유난히 병치레가 잦아 어른들께 더 민망하셨다지요. 지금이야 아들딸 구분 없이 키우지만 그 때만 해도 종씨끼리만 모여 살아가던 우리 동네에선 아들이 여자들의 자부심이고 며느리의 의무가 되었기에 어머니는 아들을 고대하신거란 걸 어린 그 때도 어렴풋이 알았답니다. 그 후 늦게나마 남동생이 태어났을 때 아들로 태어나지 못한 미안함을 갚아보기라도 할 양으로 한달음에 할아버지께 달려가서 엄마가 아들을 낳았다고 말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동생은 소중한 존재였기에 엄마 아버지의 사랑을 독차지 하여도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동생이 달라면 아무리 소중한 것도 내어 주었지요. 아깝지 않았던 걸 보니 일찍 철이 들었나 봅니다.안쓰러운 막내 딸 위해 추억과 그리움을 많이 유지하게 해주신 어머니. 치마꼬리를 잡고 남새밭이며 새참 길 따라 나서면 보이는 것마다 일일이 설명 해주신 덕에 그 시절 전과도 없이 학교 숙제를 해가곤 했죠. 동화책이 많이 없던 시골에서 책 대신 들려주신 구전동화가 지금 글을 쓰는 밑거름이 되게 해줍니다. 아침연속극을 보다 뜬금없이 전화를 하여 “옛날에 외할아버지께서 장에 갔다 오시던 추억담 기억하세요? 여우에 홀려서 새벽 닭 울음소리에 칠흙 같던 어둠이 걷히고 길이 보여 간신히 집에 살아 돌아 오셨다던 얘기 있잖아요...”하면, 별걸 다 기억한다며 전화요금 걱정부터 하십니다. 귀한 남동생 때문에 늘 주눅이 들었다고 여기신 어머니는 아무도 몰래 도시락 주머니 안에 밥 위에서 삶은 계란 한 개를 꼭 넣어 주셨지요. 병아리 낼려고 아버지께서 모아두시는 계란이었잖아요. 그 사랑이 전해졌는지 또래들 보다 키가 한 뼘은 더 컸답니다. 병치레도 덜하고 운동회 때마다 릴레이 선수를 하기도 했지요. 상품으로 받아 온 몇 권의 공책은 엄마의 자랑이었던 생각이 납니다. 지금 아파트 옆 초등학교에서는 봄 운동회를 한다고 시끌벅적한 재잘거림이 여기까지 들려옵니다. 일 년에 딱 한 번 학교에 오시는 날이 가을 운동회 하는 날이었어요. 부지깽이도 거든다던 바쁜 추수철에 하루를 빚내다시피 하여 헤진 옷이 아닌 깨끗한 차림으로 오신 엄마는 가을 하늘보다 더 좋았습니다. 달리기가 더 잘됐습니다. 딸이 1등하는 모습 꼭 보여 드리고 싶어서 더 열심히 달렸답니다. 아들이 아니어도 기쁨을 드릴 수 있어서 행복했었지요. 딸로 태어난 게 덜 미안했던 날이 운동회 하는 날이었습니다. 오늘은 큰애가 대학에 간지 두 달 만에 처음 집에 오는 날입니다. 음력 3월 20일, 어머니께서 저를 낳으신 날이라고 내려온다 하네요. 이렇게 세상에 있게 해주시고 딸로 낳아주셨기에 소중한 우리 애들을 갖게 되었습니다. 제 답답할 때만 어머니를 찾는 막내딸, 효도도 못하면서 곁에 오래오래 계셔 주시기를 바라는 이기적인 막내딸, 대학 간 아들 보러 간 김에 어머니 뵙고 오는 얄궂은 막내딸이지만 “소저씨~ 막내딸 왔어요”하고 대문에 들어서면 무릎관절 언제 아팠느냐 듯 뛰어 나오시는 어머니. 웃는 모습이 귀엽고 천진한 내 어머니. 돗나물이며 어린 돌미나리 좋아하는 막내딸 위해 혹시나 으깨질까 봉지봉지 담아 차에 올려 주시며 나눠 먹으라는 손톱 밑이 까만 내 어머니. 차가 출발하려면 눈시울 젖으시는 걸 다 아는데 감추시려 눈을 마주치지 않으시고 어서 가라 손 저으시는 어머니.
어머니!
생일날이라고 미리부터 챙겨주는 가족과 친구가 저에게는 많습니다. 낳아주셔서 행복한 날입니다. 곧 다가오는 어머니 생신에는 어머니 귀한 큰아들이 집들이를 한다 하네요. 기특하고 대견합니다. 그 때 가서 뵐게요. 버릇없는 말투지만 “소저씨~ 막내딸 왔어요” 하면 더 즐거워하시잖아요. 오래도록 그렇게 부를 수 있게 해주세요.
사.랑.합.니.다. 어머니.
-막내딸 올림- 삽량문학회 편집국장 성명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