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개발, 반도주택, 우남종합건설, 일신건영, 효성 등 모두 5개업체가 참여해 3,692가구를 공급하는 신도시 2단계 동시분양이 지난 4일부터 실시됐다.이번 동시분양은 부산과 경남지역 부동산 관계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분양권 전매 기간이 소유권 이전 등기시점에서 분양계약 후 1년경과 후로 완화된 이후의 시장 분위기를 확실하게 알려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신도시 동시분양 모델하우스를 찾은 사람들의 수만 본다면 이번 동시분양은 여느때와는 확연하게 다르다. 백년만에 폭설이 내린 지난 6일에도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등 4일부터 6일까지 3일간 총 2만 4천여명이 다녀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한해 관내 아파트 시장은 침체 현상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한 침체현상은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2003년 11월 양산 전지역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하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투기과열지구 지정 초기만 하더라도 분양시장이 공급자 위주에서 수요자 위주로 바뀌고 이에 무주택 실수요자에게도 '내집 마련'의 기회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도 있었다. 그러나 이후 가수요자의 이탈이 점차 확산되고 투자자금 또한 끊겨 부동산 시장이 크게 위축되자 이로 인해 건설경기 마저 얼어붙어 지역경제에 악재로서만 작용한다는 비판이 나왔었다. 그러다 지난해 12월 28일 양산의 투기과열지구가 해제되자 부동산 관계자들은 관내 아파트 시장의 활기를 불어넣어 줄 것으로 기대했었다. 그러나 효과는 미비했다. 투기과열지구 완화 조치 발표 및 시행 이후에도 관내 아파트 시장의 실질 거래량이나 분양권 문의 등은 그다지 증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관내 부동산 전문가들은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는 되었지만 실수요자 부족으로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이번 신도시 2단계 동시 분양에 대해서도 부동산업자들은 분양률을 50% 안팎으로 보고 있다. 한 부동산 업자는 이번 동시분양에 대해 "지금 부동산 시장이 조금 살아나고 있다고는 하지만 실수요자 부족현상은 아직 해소돼지 않아 그래도 실제 분양률은 50% 안팎에서 결정 될 것"이라며 "업체들도 이를 예상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업체들이 당초 부지를 분양받을 때 250여만원정도로 한 것으로 안다"며 "50%만 되어도 업체측으로서는 결코 손해를 보지 않기에 동시분양을 하는 것 아니겠냐"는 의견을 나타냈다. 그렇지만 생각보다 높은 분양률을 기록할 가능성을 진단하는 경우도 있다. 한 업자는 "지금 초반 모델하우스를 찾는 사람들의 수를 볼 때 분양률이 예상보다 높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그러나 지금 현재 분양률이 높든 낮든 실질적으로 신도시 조성이 완료되고 부산대 등이 본격적으로 들어오는 시점이 되면 나머지 미분양 가구도 소화될 것으로 보인다. 업체로서는 향후 어차피 다 물량이 소화될 것으로 보이는 이상 지금 해도 이상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려되는 것이 있다. 바로 투기세력이다. 전매가 완화되면서 다시 투기세력이 고개를 들 수 있다는 것. 관계자들도 투기세력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 또한 정부가 투기과열지구 완화조치를 취하며 예상한 일 아니냐는 반응이다.
한 관계자는 "실수요자가 얼마나 되겠느냐"며 "지금부터 투기세력은 계속 들어 올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투기문제는 이분법적으로 좋다 나쁘다라고 딱 잘라 말할 수없다"며 "투기세력이 들어오지 않으면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고 결국 건설경기까지 나빠져 지역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관계자들의 이런 주장은 사실. 그러나 그 피해는 시민들이 보게 되기에 난감한 문제이기도 하다. 부동산 투기의 악영향을 단적으로 보여 줄 수 있는 것이 바로 현재 상·하북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부동산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 한해 아파트 매매시장은 침체일로를 걸었지만 별다른 규제가 없는 토지거래는 오히려 활발히 진행됐고 특히 상·하북지역의 지가는 20%가량 올랐다고 한다.상·하북 지역의 지가가 그토록 많이 상승한 것은 신도시 개발이 완료되고 나면 이후 개발권이 상ㆍ하북지역으로 옮겨 갈 것으로 판단하는 투자자들이 많기 때문이다.이에 미리 선투자를 하는 것. 그러나 그런 투자로 지가가 상승하면 업체에서 토지를 구입할 때 비싼 값을 주고 구입할 수밖에 없고 그것은 그대로 시민들에게 돌아간다. 【향후 부동산 시장】
기자가 만난 부동산 관계자들 대부분은 장기적인 관점으로 볼 때 양산지역의 부동산 시장은 성장 할 수밖에 없다고 전망하고 있었다.신도시개발, 부산대 등 여러 조건상 나빠질 수 없다고 한다. 지금 당장 남아도는 물량 또한 몇 년이 지나고 나면 대부분 소화하고 오히려 물량 부족현상을 겪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그러나 지금 당장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한다. 특히 비싼 분양가와 기반시설 부족, 교육 등이 문제로 지적된다. 관내 부동산, 특히 아파트의 경우 부산, 울산 등 타도시에서 유입되는 인구로 충족되어야 한다. 관내에서 이주하는 사람들도 있긴 하지만 그 비율은 얼마 되지 않는다. 문제는 지금 관내 아파트의 가격경쟁력이 없다는 것이다. 인근 부산과 비교해 보아도 아파트 가격이 큰 차이가 없다. 이런 현실에서 타도시 시민들이 기반시설이 부족하고 교육, 문화 등의 수준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양산으로 이주해 올 가능성은 많이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교육의 경우 심각하다고 한다. 한 관계자는 "내가 아는 사람들 중 교육문제로 인해 부산으로 빠져나가는 경우가 많았다"며 "매매시장 전반의 문제도 있지만 교육, 문화, 기반 시설 등 사회적 문제로 인해 이주를 포기하는 경우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또한 공단 조성도 필요하다고 한다. 공단이 조성되어야 인근 상권이 살고 이주 인구도 증가하기 때문이다. 이런 양산의 문제 외에 다른 것으로 지적되는 것은 바로 증시. 경기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증시가 활황을 맞고 있어 시중 자금이 모두 증시로 몰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관내 부동산 시장의 단기적인 회복을 가로막는 요인일 뿐 장기적인 관점에서 부동산시장의 발전은 대부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시는 실업자 등 정기소득이 없는 자의 생계안정 지원을 위해 실시하고 있는 올해 공공근로 2단계 사업에 참여할 희망자를 7일부터 14일까지 신청 받는다. 자격은 신청일 현재 18세 이상 60세 이하인 자 가운데
△실업자 또는 정기소득이 없는 일용근로자로 구직등록을 한 자
△행정기관 또는 행정기관이 인정하는 기관에서 노숙자 및 저소득층 단전대상 가구로 증명한 자
△6개월 이상의 무급휴직자, 최근 3개월간의 월평균 연금액이 최저생계비 이하인 자나 그 배우자, 실업급여 수급액이 최저생계비 이하인 자의 배우자 등이다. 재학생을 제외한 18세 이상 29세 이하 미취업자로 구직등록을 한 휴학생과 방송통신대학 및 야간대학 재학생도 신청할 수 있다.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나 공공근로사업 연속 3단계 참여자, 농지 0.1㏊ 이상 소유 농민 등은 신청할 수 없다.희망자는 의료보험증 등을 지참, 거주지 읍면동사무소에 기한내 신청하면 된다.
상하수도사업소가 수돗물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 해소 및 신뢰도 제고를 위하여 정수장 및 수도꼭지 수질검사결과를 매월1회 2개 이상 일간지신문, 양산시보, 시 홈페이지 및 읍·면·동 게시판에 공표하여 믿음행정을 구현하고 있다.(사)대한주부클럽연합회양산시지회 회원 2명 입회 하에 정수장 2개소, 배수지 1개소, 수도꼭지 4개소 및 급수과정별 모니터링 지점 13개소의 시료를 채수하여 법정수질검사를 매월 실시한다.법정수질검사는 원수 수급에서 최종공급까지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양질의 수돗물 공급을 위하여 매월 1회 이상 실시하고 있으며, 급수과정에서 발생가능한 병원성 미생물 등에 의한 2차 오염에 대하여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 시 관계자는 "수돗물 생산 전 과정을 시민에게 항상 개방하고 있으며, 생산된 수돗물의 수질검사결과를 공표하므로 시민의 알권리를 충족시켜주고 수돗물에 대한 불신 해소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가 사이버 공간을 통해 관내 중소기업의 제품홍보 및 판로개척을 돕기 위한 사이버기업지원센터를 구축한다.4일 시에 따르면 관내 기업에 대한 행정의 지원 확대 방안의 하나로 시청 인터넷 홈페이지(www.yangsan.go.kr) 상에 사이버기업지원센터를 구축키로 하고 오는 10월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가 추진하고 있는 사이버기업지원센터는 관내 기업체 제품에 대한 홍보와 판로확장을 지원하고 기업에 대한 각종 지원시책을 알릴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된다. 특히 현재 운영 중인 시 홈페이지 상의 기업정보가 단편적이고 상품정보가 빈약한 점을 보완해 지역 공단 및 기업 정보를 확대하고 제품에 대해서는 사진이미지도 등록해 하나의 상품몰을 통해 관내 전 기업체에서 생산·판매되는 제품에 대한 각종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게 됨으로써 기업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는 3월중에 참여업체를 모집하고 4월 용역 발주, 5~9월 데이터베이스 구축 및 홈페이지를 제작해 10월 개통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시는 사이버기업지원센터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홈페이지가 없는 업체에 대해서는 미니홈페이지를 무료로 제작 공급키로 하고 업체의 신청을 받는다. 무료 미니홈페이지를 지원받고자 하는 업체는 오는 19일까지 신청서와 제품 카다로그나 사진을 시 지역경제과(055-380-4374)로 제출하면 된다.
지난 7일 저녁 김정규 양산경찰서장이 직접 경무과 과장, 계장을 동원해 관내 북정동 사거리에서 차량검문 등 밤 10시부터 12시까지 2시간 가량에 걸쳐 '목' 근무를 실시했다.이처럼 경찰서장을 비롯한 간부급 직원들이 현장근무에 투입된 것은 지난해 말부터 취약시간대에 주요 '목' 을 선정, 지속적인 범죄예방 및 범인검거활동을 펼쳐 온 것이 큰 효과를 발휘해 올 3월부터는 전면 실시해 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이를 통해 과·계장들은 일선 근무자들의 애로사항을 현장에서 직접 접해 보는 계기가 되고, 지구대 경찰관들은 근무 분위기 쇄신의 전환점으로 삼기 위해 취해진 조치로 보여진다. 김정규 서장은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치안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과학적인 범죄통계자료 활용, 근무방법 개선 등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 중이며, 특히 인권존중을 기초로한 시민 치안 체감도 향상에 심혈을 기울여 나갈 방침이다"고 밝혔다.
시청 회계과 지출담당에 근무하는 정계영(40·행정6급, 사진)씨가 지방재정 발전 유공으로 행정자치부 장관상을 수상, 3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3월 정례조회에서 오근섭 시장으로부터 표창장을 전수받았다. 정씨는 지방재정연감 기초자료 정리 및 합동집무에 솔선수범, 2004년 지방재정연감을 효율적으로 작성하는데 기여했으며, 예산집행 및 세입세출 결산업무의 차질없는 수행으로 회계행정의 신뢰를 구축하고 회계질서 확립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았다.
신기고분군에서 5~6세기 경 지역 지배계층의 무덤으로 추정되는 고분 36기가 새로이 발견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동아대 박물관에 따르면 이번에 확인된 고분은 대부분 횡구식으로 생토면을 파 석식을 안치한 뒤 상부에 개석을 덮고 봉토를 덧씌운 구조라고 한다. 고분은 한 봉분 내에 석실 1기가 안치된 단곽식과 여러 기가 함께 들어있는 다곽식으로 구분되며, 다곽식의 경우 동일한 규모의 석실분이 서로 나란히 배치돼 있었다. 동아대 박물관은 지난 9일 오전 11시 신기고분군 발굴 현장에서 정영화·조유전·최병헌 문화재위원 등 현장 지도위원과 발굴조사단원 등 25명이 참여한 가운데 이같은 시굴조사 현황을 보고 했다. 동아대 박물관측은 능선지역에 대한 조사가 아직 진행중이라 앞으로도 고분의 수가 늘어날 것을 전망하고 있다. 그동안 신기고분군과 인근의 북정고분군을 정비·복원 한 후 유물전시관을 건립, 역사학습장으로 활용할 계획은 이번 추가 고분 발견으로 더욱 활기를 띌 전망이다.
웅상분동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시민들의 반대여론이 높아져가는 것은 물론 각 단체에서도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지난 7일 웅상읍사무소 3층 회의실에서 열린 분동관련 대책회의에서 웅상읍 이장단협의회가 일괄사표를 제출했다. 총 51명의 회원 중 45명이 참석해 일괄사표를 제출함으로써 분동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전달한 것이다.사표를 제출한 이장단협의회 관계자는 향후 학부모회와 웅사모(웅상을 사랑하는 사람들) 등과 연계해 비대위를 구성, 구체적인 행동에 돌입할 것이라고 한다.그야말로 분동을 추진하고 있는 양산시와 정면으로 충돌하는 양상이다. 우선 일이 이렇게까지 온데는 시측의 잘못이 있었다.시는 분동을 추진하며 첫 단추를 잘못 꿰었다. 시민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된 사안을 시민 동의 없이 추진한 것이다. 행자부에 문의해 본 결과 처음 시가 웅상분동안을 냈을 때 시민여론 수렴을 하지 않아 시민여론을 수렴하라고 했다고 한다. 처음부터 여론수렴이 배제되어 있어 행자부가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다시 돌려보낸 것이다. 적극적으로 시민여론을 수렴해야 할 지자체가 그 일을 소홀히 해 중앙에서 걱정하며 돌려보낸 꼴이다. 또한 분동이 결정된 후의 시의 대응도 부적절했다. 분동에 대해 잘 모르고 있던 시민들과 잘못 알고 있던 시민들의 반대여론이 급등해도 시가 하는 소리는 "나를 따르라"뿐이었다. 처음부터 여론수렴이라는 민주적인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았던 것과 분동 결정 이후 보여준 시의 일방적 행정추진 방식이 지금과 같은 반대여론을 불러온 것이다. 이제 시는 힘들더라도 시민들을 설득해나가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물론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더디게 갈지라도 이 과정을 거쳐야 한다. 지금까지와 같은 추진방식은 오히려 반대여론만 더욱 불러올 뿐이다. 시가 주장하는 것처럼 이제 웅상지역은 읍체제로 유지하기에는 한계에 달했다. 보다 효율적인 행정서비스와 지역발전을 위해서 분동이 필요하다는 시의 주장도 일리가 있다. 그러나 시민들의 입장에서는 세금 부담이 커지고 교육환경이 악화되면서까지 분동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특히 농어촌대입특례와 같은 경우 대학을 어디로 갔느냐에 따라 사회적 계급이 형성되는 우리나라로 볼 때 자녀를 둔 시민들의 반대가 클 수밖에 없다. 이제 시와 시민들 사이의 접점을 찾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의 대화의지와 농어촌특례 유예기간 연장 등의 구체적 대안이 필요하다. 또한 시민들도 당장의 혜택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웅상지역 발전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시와 시민들이 조금씩 양보하고 대안을 찾아간다면 멀리 떨어져서 고개 돌리고 있는 둘 사이의 접점을 찾는 것이 그리 어렵기만 한 것은 아닐 것이다.
관내 범죄발생 건수가 최근 몇 년간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지난 98년 5천 316건이던 범죄발생 건수는 2003년 9천 127건으로 불어났다. 특히 폭력범과 특별범의 범죄가 많이 늘어났다. 시가 얼마전 발표한 통계연보를 보면 98년 537건이던 폭력사범은 2000년 1천 249건을 정점으로 2002년 700건으로 줄어들더니 2003년 또다시 999건으로 증가해 1000선을 눈앞에 두고 있다. 특별범의 경우는 더한 실정. 98년 2천 995건이던 발생 건수가 2003년 5천 950건으로 증가해 두배가 넘는 증가세를 보였다. 이러한 증가세는 관내 유입인구 증가세를 훨씬 웃도는 수치. 경찰서 관계자는 범죄가 급증한 것에 대해 "90년대 말부터 인터넷 범죄 발생이 증가하고 신도시 등이 생겨나며 부동산 관련 범죄 등 경제사범이 많이 늘어난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이웃간 교류가 줄어들며 사소한 일에도 신고를 하는 추세인 것도 한 원인으로 꼽았다. 이런 이유로 범죄발생건수가 대폭 증가한 것은 사실. 문제는 증가하는 범죄발생건수에 뒤따르는 경찰관 확보가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관내 경찰공무원은 모두 226명. 98년 208명에서 겨우 18명이 늘었을 뿐이다. 이는 범죄발생 증가율에도 미치지 못할 뿐 아니라 인구증가율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의 경찰관 충원이다.이에 대해 경찰서 관계자는 "증가하고 있는 관내 인구에 비추어 볼 때 경찰관 충원이 그에 뒤따르지 못한다는 것은 알고 있다"며 "그러나 인구 25만이 넘어 1급서가 되어야 대대적인 경찰관 충원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래도 발생하는 범죄에 비해 경찰관수가 현저히 부족하다고 판단되거나 여론에 따라서 조금씩 충원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1급서가 되어야 대대적인 경찰관 충원을 할 수 있고 이전에는 대대적인 충원은 힘들다는 소리다. 지금과 같은 인구 증가추세를 보면 관내 인구는 곧 25만에 달할 것으로 보여 1급서로 승격되는 것은 곧 가능할 것으로 보이나 문제가 하나 있다. 바로 청사 문제다. 현 청사로는 1급서로 승격될 시 충원되는 경찰관을 수용하기 힘들다. 지금도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노후화돼 누수현상이 발생하는가 하면 주차공간도 부족해 민원인들은 상당한 불편을 겪고 있다. 경찰서에서는 물금읍 가촌리의 옛 군부대 5천여평의 부지에 새로운 청사를 지으려고 했으나 결렬되었고 새로운 부지로 선정한 물금 가촌리 신도시 택지개발지구내 5천여평도 높은 지가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양산경찰서는 현 청사 부지의 토지가격감정평가를 의뢰하는 등 국ㆍ공유지 상호교환을 추진하고 있지만 결과를 확신할 수는 없다. 현재 경찰서는 인원확충이 절실하지만 당장 대대적인 인원을 충원해도 수용할 건물이 없는 실정이다. 양산의 인구증가는 계속이어질 추세. 범죄발생도 그에 뒤따라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 이상 경찰관 충원에 대비한 새로운 청사 확보가 시급한 실정이다.
웅상분동과 관련해 행자부는 1읍 1출장소 설치에는 문제가 없으나 분동 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지난 9일 기자가 행자부 자치제도과에 문의한 결과 행자부 관계자는 "법령상 1읍 1출장소 설치는 문제가 없다" 밝히면서도 "그러나 인구 7만에 달한 곳을 읍체제로 운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분동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나타냈다.행자부는 이미 웅상지역이 읍체제로 유지할 수 있는 한계는 벗어났다고 판단하고 있다.
하루빨리 도시 형태로서의 행정체제가 시급히 구성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타지역 도시들도 인구 5만이 넘어서면 시로 승격하는 현실에서 웅상지역을 언제까지 읍체제로 유지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시민들은 1읍 1출장소가 법령상 문제가 없는 한 그렇게 가야 한다는 주장이라 문제 해결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웅상읍 이장단협의회(회장 박원주)가 웅상분동에 반대하며 일괄 사표를 제출해 그 파장이 커지고 있다. 지난 7일 오전 10시, 웅상읍사무소 3층 회의실에서 열린 분동관련 대책회의에서 웅상읍이장단협의회는 '1출장소 1읍 체제'를 고수하고 웅상분동에 반대한다는 공식 입장을 밝힌 뒤 일괄 사표를 제출했다. 이장단협의회 관계자는 "분동에 반대한다는 입장만 전달하고 끝내지 않고 일괄 사표까지 제출한 것은 반대입장을 명확히 확인한다는 의미와 함께 그동안 시가 분동 추진과정에서 부여준 일방적 행정에 대한 항의의 뜻도 포함되어 있다"고 밝혔다. 이로서 그동안 행정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위해 웅상 4개동 분동을 의욕적으로 추진해 왔던 시는 커다란 난관에 봉착하게 된 셈이다. 특히 이날 회의에서는 시가 시민생활과 밀접한 중대한 문제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시민들의 여론은 철저히 배제되었다는 성토가 나온 것으로 알려져 시의 부담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문제는 웅상분동에 반대하는 이 같은 주민행동이 점차 다른 곳으로도 확산 될 가능성이다.이장단협의회 관계자는 "이장단협의회는 물론 웅상지역 학부모회, 웅사모(웅상을 사랑하는 사람들), 그리고 교사 등 여러 사람, 조직들과 함께 비대위를 구성해 구체적인 행동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이렇게 된다면 시의 분동추진 은 당초계획과는 달리 상당한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시민들의 반대여론의 정도와 시의 대응방법에 따라서는 웅상분동이 백지화 될 수도 있다는 시로서는 그야말로 최악의 전망까지도 나오고 있다.이런 일련의 과정을 겪으면서 시에 대한 비판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내부에서조차 시가 적절히 대처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지난 3월 4일 금요일, 웅상분동 관련 기자단브리핑에서 백중기 부시장이 "이장단협의회를 설득해가는 과정이며 분위기가 조성되어가고 있다"는 식으로 말하는 등 아직도 상황판단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또한 웅상분동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동안의 추진방식은 다소 무리가 있었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백부시장도 기자단 브리핑에서 "분동 추진과정에서 여론수렴이 다소 부족했다는 지적을 인정한다"며 "앞으로는 다소 시일이 걸리더라도 보다 시민들의 여론을 수렴해가며 추진 할 것"이라고 말했으나 아직도 가야할 길은 멀기만 하다.우선 분동의 '열쇠'를 쥐고 있는 시의회를 설득해야 하지만 아직까지 의회는 공식입장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의회의 이런한 행동은 시민들의 반대여론이 상당히 높은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 웅상이 지역구인 의원들은 당장 내년 선거를 의식해 찬성하기에 쉽지 않고, 타지역구 의원들도 웅상이 지역구인 동료의원의 입장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의원들에게 웅상분동에 대한 입장을 요구했으나 명확한 입장표명은 피하고 모두들 "여러 사안을 고려해 결정 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을 뿐이다.한 의원은 "지금 이 문제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내놓은 의원은 한명도 없을 것"이라고 말하며 "시측이 분동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너무 무리를 해 일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시민은 물론 의회도 설득해야 하는 이중의 어려움에 봉착한 시. 시가 이 문제를 어떻게 접근해 갈지 모두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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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호 05.03.03 - 웅상판도라
아들아!
아버지는 오늘, 아버지가 이 겨울 여러 날 밤잠을 설치며 읽었던 한 소설의 독후감을 네게 들려주려 한다. 이렇게 말하면 너는 얼른 알아차리리라.
"아, 그 '혼불' 말씀이죠?"
그래, '혼불'말이다. 네가 방학 때 집에 내려와 아버지가 전 10권이나 되는 방대한 분량의 소설 탐독에 매달려 있는 것을 보고는 자못 신기해했었지.마침내, 엊그제 이 소설의 제 10권 마지막 장을 넘겼다만, 그냥 건성건성 넘기지 않고 한 문장 한 문장을 곱씹어가며 꼼꼼히 읽느라고 아버지는 한 겨울, 거의 한달 간을 '혼불'에 혼을 빼앗겼다. 하기야 이만한 격조의 작품을 속독으로 후딱 읽어 넘길 수야 없는 일이지. 격조, 그렇다. '혼불'은 한마디로 매우 격조 높은 소설이었다. 그러기에 이 소설을 일러 예술소설이라 했던가.
그것이 문학이든 그림이든 아니면 음악이든 감히 예술이란 이름으로 발표되는 작품들이 수없이도 많다만 실로 예술이라 값하기에 마땅한 작품이 어디 그리 흔하더냐.그런 점에서 '혼불'은 쉽게 써져서 쉽게 읽혀지는 여느 소설들과는 확연하게 구별이 되는 소설이다. 과연 예술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소설이라 하겠구나. 이제 이 다음, 네가 다시 집에 오게 되거든 다른 일은 다 제쳐두더라도 부디 이 '혼불'은 일독, 아니 사정이 허락한다면 재독, 삼독해 보기를 바란다.내가 네게 우정, 다른 일에 앞서 먼저 이 '혼불'을 읽어보기를 권하는 까닭은 미술학도로서 문학에도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있는 네가 앞으로 혹 글을 쓰게 될 때, 이 '혼불'이 네 글쓰기의 좋은 본보기가 되려니 싶어서이다.
1930년대에서 1943년 봄까지의 일제시대를 배경으로 한, 소설 '혼불'은 전라도 남원지방의 한 종가(宗家)를 지키는 며느리 3대의 신산(辛酸)스러운 삶의 굴곡을 기둥 줄거리로 고난의 시대를 살아간 우리 겨레붙이들의 올곧은 정신세계를 그리고 있다. 종가의 종부(宗婦) 3대. 즉 청암부인과 그네의 며느리 율촌댁, 손부 효원을 중심인물로 하여, 그들을 둘러싼 강모(종손) 이기채(강모의 부친) 강호, 강태(강모의 사촌형) 등의 남정네와 강모의 사촌누이 강실이, 그리고 옹구네, 춘복이, 백단이, 쇄여울네 등의 상민들과 종가의 그늘에 기식(寄食)하는 노비들을 비롯한 그 밖의 무수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타고난 반상(班常)의 차이에 따라 제각기 삶의 모습을 달리 하고는 있지만, 그들 모두가 이 민족 아픈 역사의 중심축이라는 점에서는 하나같이 가련하고 애처로운 인물들이다. 그러나 작가는 이들 하나하나에 대한 애잔한 눈길로 그들의 삶을 따뜻하게 어루만짐으로써 자칫, 어둡고 칙칙하게 그려질 소설을 문학 본래의 예술성으로 승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사실, '혼불' 어디에도 여인들에게 무거운 멍에를 덧씌우고 있는 남성 우월주의나 남성들의 무능과 무책임에 무참히 희생되고 있는 여인들의 비극을 직접적으로 힐책하는 대목은 없다. 심지어는 사촌누이의 몸을 더럽혀 그네로 하여금 참담한 비운의 나락에 빠지게 하는 강모의 일탈된 행위조차도 쉬이 돌을 던질 수 없게 하는 것이다.
작가는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를 단순히 가해자와 피해자라는 흑백논리로 다루지 않고 복잡다단한 인과관계 속에서 어쩌면 서로가 피해자이기도 하고 가해자일 수도 있다는 것을 넌지시 내비침으로써 독자들로 하여금 인생과 사물을 바라보는 시야를 한껏 더 넓히게 한다.
네가 미술학도이니까 짐짓 해보는 말이다만, 소설 '혼불'에는 흘러간 시대의 시대상을 극명하게 표현한 풍속화라든지 우리 강산의 빼어난 자태를 그려낸 고운 빛깔의 수채화들이 이야기의 갈피갈피에 아름답게 수놓아져 있다.또한, 소설 '혼불'에는 우리말의 아름다움이 지천으로 널려있다. 딱히 어디라고 할 것 없이 펼치는 페이지마다 구수한 전라도 방언을 비롯한 살가운 우리의 토속어들이 제 나름의 빛을 발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의 손에 소설 '혼불'이 들려져 있는 오늘, 이 '혼불'을 조탁(彫琢)해낸 작가 최명희 씨는 정작 우리의 곁에 있지 아니하니 이 어찌 애달프다 아니할까. 작가는 1980년 봄 4월부터 '혼불'의 첫 장을 쓰기 시작하여 1996년 12월에 이르기까지 만 17년간 애오라지 이의 집필에 투혼하다 마침내 '혼불' 제5부 10권을 내 놓고 홀연히 세상을 떠나갔다.'혼불'에 혼을 쏟아 붓느라 이녁의 몸을 망가트리고 있는 '암'과의 싸움을 뒤로 미룬 탓이라니, 그녀는 아마도 이 '혼불'에 자신의 모든 것을 다 소진시켜 버렸나 보다.
혼불이 무엇인가?
혼불이란 사람의 몸 안에 있는 불덩어리라고 한다. 사람이 제 목숨을 다하고 죽을 때, 미리 그 몸에서 빠져나간다는 혼불은 이를테면, 사람의 넋이요, 정신인 셈이다. 다시 말해 존재의 핵(核)이 되는 불꽃인 것이다.청암부인의 그것(혼불)이 손부 효원에게 옮겨졌듯이 혼불은 일찍이 저 선대(先代)의 할아버지 할머니로부터 오늘의 자손에게까지 이어져 오면서 가문의 줄기와 가지로 뻗어나가고 그것은 곧 우리 민족의 원형질이 되고 민족혼과 웅혼(雄渾)한 기상(氣像)이 되었느니라.지난 세월, 일제에 무참히 짓밟히고 동족상잔의 참상을 치르면서도 우리가 이만큼이나마 일어서 있는 것도 다 저 위로부터 내리 받은 혼불을 꺼뜨리지 않았음에 연유하는 것이리라. 때는 바야흐로 세계화의 물결이 드세게 일고 있다. 그런데 세계화가 무엇이냐?
줏대 없이 남의 흉내나 내고 남의 장단에 춤추는 것이 세계화라더냐? 아니리라. 제 근본, 자기 주체(主體)를 확고히 하는 가운데 더불어 함께하는 세계화라야 진정한 세계화일 것이다. 가장 민족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란 말도 있지 않느냐.
아, 그런데 모두들 이리 기웃 저리 기웃 흔들리고만 있으니 참으로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러다가 우리의 혼불을 다 사그라뜨릴까 적이 걱정된다.전주고보에서 역사를 가르치던 강모의 역사 선생, 심진학은 이렇게 말했다.
<어쩌면 우리는 우리의 국토와 마을과 집안마다 흘러내리는 이 숨결과 이야기를, 갈피마다 주워 담아 품고 길러서,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마지막 세대인지도 모른다.> (제2부 3권 226쪽) 그래, 아마도 너희 세대가 심진학 선생이 말하는 그 마지막 세대, 이 민족의 혼불을 붙들고 지켜야 할 마지막 세대인지 모를 일, 부디 깨어있어 주기를 바란다.너처럼 문학에의 꿈을 지니고 있는 이 땅의 젊은이들 중 누군가가 최명희의 혼불을 이어 받아 제2, 제3의 최명희로 되살아나고 아울러 또 다른 '혼불'이 탄생되었으면 한다만, 그 바람이 비단 문학에만 국한하랴. 역사를 배우는 젊은이들은 역사의 혼불을, 과학을 하는 이들은 과학의 혼불을, 예술의 길을 걷는 이들은 예술의 혼불을ㆍㆍㆍ
노(老)시인과 이야기를 나눈다.이름만 대면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그 분의 화려한 이력에 대해서 말하고 싶지는 않다.산을 좋아하고, 더 많은 나무와 꽃들의 이름을 알고 싶어하고, 산 너머 산, 그 산에도 나무가 있고 꽃이 피고 물이 흐르고 있으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호기심을 버리지 못하는 분이라고 말하고 싶다. 노시인께서는 산에 대한 애정이 남달라서인지 남은 날들을 머리 깎고 산에서나 살까 하고 농담처럼 말씀하신다.훌륭한 친구들이 있고, 잘 자란 자식들이 있는 노년이건만, 모든 것을 떠나 고요히 살고 싶다 하신다. 노시인께서는 진정한 삶이 무엇인지, 의무와 책임으로 살아가는 삶이 아니라 황홀함을 맛볼 수 있는 자유로운 삶에 대해 생각해 보고 싶다고 말씀하신다.친구들은 사서 고생이라고들 말하고 있지만 노시인께서는 그렇게 살고 싶다 하신다. 나는 그 분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먼지와 소음이 많은 세속에서의 삶을 떠나 산 속의 나무 한 그루처럼 살다 갈 수 있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을 한다.그렇지만 나는 걱정이 되었다.
그 분께서 원하시는 대로 살게 되더라도, 나무가 되기 전까지는, 결국 고독하리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유성(儒城)에서 조치원(鳥致院)으로 가는 어느 들판에 우두커니 서 있는 한 그루 늙은 나무를 만났다.수도승(修道僧)일까, 묵중(默重)하게 서 있다.
다음 날은 조치원에서 공주(公州)로 가는 어느 가난한 마을 어귀에 그들은 떼를 져 몰려 있었다.멍청하게 몰려 있는 그들은 어설픈 과객(過客)주) 일까. 몹시 추워 보였다.
공주에서 온양(溫陽)으로 우회(迂廻)하는 뒷길 어느 산마루에 그들은 멀리 서 있었다. 하늘문을 지키는 파수병(把守兵)일까. 외로와 보였다. 온양에서 서울로 돌아오자, 놀랍게도 그들은 이미 내 안에 뿌리를 펴고 있었다.
묵중(?重)한 그들의, 침울(沈鬱)한 그들의, 아아 고독한 모습, 그 후로 나는 뽑아낼 수 없는 몇 그루의 나무를 기르게 되었다.
-박목월, <나무> 전편 -
수도승처럼 묵중하게 서 있는 한 그루 늙은 나무의 침울과 고독.
평생을 수도하여도 벗어날 길 없는 침울과 고독.
우리 안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고 있는 침울과 고독이 삶의 본질이라면, 그 뿌리를 더 단단히 키워 제 각각의 빛나는 잎과 눈부신 꽃을 피워야 하는 것 또한 인생의 본질이 아닌가?너무 쉽고 교훈적인 결론이긴 하지만, 삶의 본질적인 침울만큼, 어쩔 수 없는 고독만큼 견고해져야 하는 것이 더욱 인간적인 것이 아니겠는가?
식사를 마치고, 차를 마시고, 시와 아는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작별 인사를 나누고 돌아왔다.
초저녁잠에 들 준비를 하는 한 그루 경건한 나무의 모습이 떠오른다.
배정희 / 시인
한국 영화계의 오랜 메카인 충무로에는 두 가지 속설이 있다고 한다.
스포츠를 소재로 하거나 장애인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영화는 흥행에 실패한다는 것이다.이런 우려 속에 개봉한 영화가 '말아톤'이다. 이 영화는 마라톤을 하는 자폐증을 가진 청년이 주인공이다.충무로의 속설을 비웃기라도 하듯 영화 '말아톤'은 개봉 한달이 지난 지금도 꾸준히 관객을 불러 모으고 있다.2002년 kbs「인간극장」에 소개된 한 자폐청년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말아톤'은 자폐증에 무지했던 우리들에게 많은 것을 느끼게 한다.나이는 20살이지만 정신연령은 5살에 머물러 있는 초원.예측불허의 엉뚱한 말과 행동, 감정을 속일 줄 모르는 솔직함 때문에 초원이 있는 곳은 언제나 사건사고의 연속이다.이런 초원에게 좋아하는 무언가를 만들어주고자 초원의 엄마는 초원에게 마라톤을 시키고 엄마의 생활패턴은 초원에게 맞춰 굴러가고 초원에게 모든 촉각을 곤두세우는 동안 다른 가족들은 조금씩 불만이 쌓여가고 가족들 사이에는 틈이 생긴다.어린시절부터 마라톤을 가르친 엄마는 어느날 '초원이 스스로 좋아서가 아닌 엄마의 욕심으로 달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 라는 고민에 빠지고 마라톤 가르치기를 그만둔다.하지만 초원은 스스로의 의지로 달리기를 희망하고 마침내 아마추어 마라토너들의 꿈인 '풀코스 2시간대 완주'라는 스스로의 싸움에서 이긴다.처음에는 오해를 불러일으키지만 그 누구보다 순수한 영혼을 가진 초원은 상대방의 마음을 무장해제 시키는 마력을 가지고 있다. 이런 초원의 순수함에 웃고 있는 사이 어느새 행복한 눈물을 흘리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졸업과 입학을 맞이하는 관내 어린이 및 청소년들을 위한 공연이 연이어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양산시는 24, 25일 양산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 '빛과 그림자 교향곡' 공연을 마련했다.'동물의 사육제'와 '피터와 늑대'를 무대에 올린 이번 공연은 양산청소년오케스트라(지휘 김종진)의 연주에 극단'영'의 빛과 그림자극이 함께했다.프랑스 작곡가 카미유 생상스의 작품 '동물의 사육제'를 그림자극으로 연출해 보인 이번 공연은 팔과 손놀림 동작으로 동물들의 다양한 움직임과 율동을 대형 스크린에 펼쳐냄으로써 20여분에 걸친 공연 내내 관객들의 탄성과 박수를 이끌어 냈다.이어서 펼쳐진 어린이를 위한 음악동화 그림자극인 '피터와 늑대'는 러시아의 작곡가 프로코페에프의 작품으로 오케스트라의 일반적인 악기를 특정한 인물이나 동물과 연결시켜 한편의 멋진 음악드라마로 빚어냈다. 그림자 인형극을 통해 각 등장인물들의 개성 넘치는 연기와 대사 그리고 악기소리가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가운데 어린 관객들은 즐거움과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청소년오케스트라의 재기발랄한 연주는 관객들에게 신선한 감동을 안겨주었으며, 박진감 넘치는 레퍼토리를 이어가면서 관객들을 한껏 매료시켰다.
경남 진해지역을 대표하는 어린이 국악예술단에서 이제는 전국을 대표하는 어린이예술단으로 당당히 자리매김한 '동강생이'의 공연이 양산 무대에 올려져 관객들의 박수와 환호를 받았다. 2월 26일 오후 3시 양산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펼쳐진 이날 공연은 새 학기를 앞둔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위해 마련된 공연.'동강생이'는 지난날 경상도 지방의 할머니들이 귀한 손자 손녀들을 일컬어 '내강생이'라고 부른데서 따온 이름으로 재능 있고 끼 있는 지역의 어린이들이 우리 음악을 굳건히 지켜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다고. '동강생이'는 이를테면 '똥강생이' 즉 '똥강아지'를 이르는 말이라는 이 예술단 강정희 단장의 설명에 장내에 '까르르' 웃음보가 터졌다. 1998년 창단된 이후 중국 북경과 일본 초청공연 등 수많은 공연활동을 통해 국내외 유수 국악단체들의 주목을 받았던 '동강생이'의 양산 공연은 알려진 명성에 값하는 훌륭한 무대였다. 조선시대의 군대예식과 왕의 행차 등에 사용된 행진음악인 <대취타> 공연은 노란색 천립과 깃털 꽂은 관, 양손을 가린 한삼 등 독특한 의상을 갖춘 악대들이 관객석 뒤쪽에서부터 장엄한 음악을 연주하며 무대 쪽으로 행진함으로써 관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또 웅장하면서도 생동감 있는 북가락으로 항구도시인 진해를 표현한 <군항의 북소리>,
호남·영남·중부지방의 뛰어난 장구 연주가들이 가락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네 대의 장구를 위한 연주회용 산조처럼 만든 <설장고>,
영남지방의 영남농악가락과 호남지방의 부도굿, 충청·경기지방의 웃다리 풍물에서 특징적인 가락들로만 짜임새 있게 구성한 <삼도사물>, 여러 사람이 상모놀이를 하며 단체놀이나 개인놀이를 펼치는 <판굿> 등의 순서가 이어질 때마다 객석의 어린이들과 청소년, 그리고 학부모들은 아낌없는 박수로 화답했다.
40년 전 오스트리아의 한 학교에 '말라깽이'라 불리는 학생이 있었다.그는 친구들로부터 '홀쭉이' '말라깽이'라고 놀림을 받았다. 그 소년은 놀림을 받을 때마다 '우람한 근육질의 사나이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 소년은 꿈을 가지고 체육관에 다녔다. 많은 사람들이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을 하고 체육관 다니는 것을 만류했다.그러나 그 소년은 꿈을 꺾지 않았다. 그로부터 10년 뒤 소년은 '미스터 유니버스 대회'의 우승자가 되었다. 이 소년이 세계 육체미 대회를 10여 차례나 석권했던 '아놀더 슈왈츠제네거'이다.막노동을 하며 살아가던 이십대 청년 김철호라는 청년이 있었다. 어느 날 자전거 가게를 열고 자전거 안장을 만드는 일을 시작했다. 자전거 안장을 만들면서 그가 품었던 꿈은 '나는 언젠가 자동차도 만들고, 비행기도 만드는 사람이 된다'는 것이었다. 주위 사람들의 반응은 한마다로 기가 막힌다는 것이었다. 비현실적인 꿈이라고 비웃었다. 그러나 꿈을 버리지 않았던 자전거포 주인 김철호는 후일 자신의 말대로 기아자동차 창업자가 되었다.톱밥난로 하나 갖다놓고 사업을 시작했던 청년 신용호의 꿈은 한국에서 제일 큰 보험사와 서점을 만드는 것이었다. 그의 사업계획서를 100명의 저명인사가 검토했는데, 99명이 한국에서는 도저히 실현 불가능하다고 평가했다.그러나 그는 99명의 부정적인 의견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꿈을 밀고 나갔다. 그가 세운 회사의 이름은 '교보'였다.<한국의 부자들>이란 책을 보면, 한국 부자들의 제1성공 요인은 '꿈'이라고 한다. 부자의 조건은 돈이 아니라 꿈이라고 했다.한국에서 맨손으로 시작해 30억대의 부자가 된 사람 33명을 조사하고서 쓴 <부자들의 돈 버는 습관>에도 부자의 조건은 꿈이라고 한다. 놀라운 인내와 끈기로 자신의 꿈을 끝까지 붙든 사람들이 부자가 되었다고 한다.
박인서 목사/웅상감리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