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을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국보급 남성춤꾼으로 평가받는 학산(鶴山) 김덕명 선생이 지난 24일 오후 3시께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92세. 발인은 지난 26일에 치뤄졌으며, 장지는 동면 내송리에 있는 선산에 마련됐다. 양산(사찰)학춤과 한량무 보유자인 선생은 어린 시절부터 양산(사찰)학춤을 비롯해 바라춤과 지성승무, 장검무 등을 여러 스승으로부터 사사했다. 선생은 1924년 동면 내송에서 아버지 김현민과 어머니 이선혜의 5남 2녀 7남매 가운데 셋째로 태어났다. 어렸을 때부터 타고난 끼로 남사당패 춤판을 찾아다녔고, 급기야 선생의 부모가 선생이 여덟살이 되던 해 통도사에 맡겼고, 이것이 오히려 훗날 우리나라 최고 춤꾼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 선생의 호인 학산(鶴山)은 학춤 공부를 많이 했던 선생이 마치 나무 위에서 학이 날 듯, 학춤을 잘 췄기에 선생이 절에서 나올 때 통도사 보화 스님이 지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선생은 이후 평생을 전통춤과 민속예술 전승ㆍ보급에 힘썼고, 국내ㆍ외에서 다양한 공연으로 명무(名舞) 반열에 올랐다. 1979년에는 한량무로 경남 무형문화재 제3호로 지정받았고, 1988년 올림픽에서 양산(사찰)학춤 공연으로 한국 무형예술을 세계에 알리기도 했다. 2007년에는 제자들로 구성된 학산 김덕명 정통고전예술보존회가 제12회 한밭국악전국대회에서 양산(사찰)학춤과 교방타령으로 최우수와 우수상을 받았다. 앞서 11회 대회에서도 연등바라춤으로 최우수상, 호걸양반춤으로 우수상을 받아 양산의 뛰어난 문화예술을 알리는 데 공을 세웠다. 이를 인정받아 2011년 양산시민대상 20번째 수상자로 선정됐다. 지난 2014년에는 (사)한국문화예술단체총연합회가 의식무용인 ‘성주풀이’ 부문 명인으로 선정했으며, 제53회 경남문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민희 기자 minheek@ysnews.co.kr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찐다는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이 왔어요. 항상 노래를 부르지만 제가 제일 좋아하는 계절이기도 하지요. 언제나 이맘때쯤이면 산으로 들로 다녀야 하는 여행 본능이 꿈틀거려요. 지난 주말엔 집에서 비교적 가까운 근교인 양산 통도사에 다녀왔어요. 가끔 가던 곳인데 토리 낳고는 처음 갔네요. 통도사는 우리나라 전체를 통틀어 봤을 때도 불교유적지로 의미가 깊고 결코 작지 않은 절이랍니다. 매표소를 통과해 입구에 주차하고(어른 기준 입장료는 1인 3천원. 주차비는 2천원) 유모차에 토리를 태우고 출발! 약간의 흙길과 돌길이 있지만, 유모차 끌고도 무난히 다닐 수 있는 길입니다. 절 안으로 들어가려면 주차장 쪽에서 다리 건너편으로 가야 해요. 절 입구 쪽으로 조금 더 올라오다 보면 계단 아닌 평지로 된 다리가 있으니 유모차가 있다면 그 다리를 이용하세요. 절로 올라가는 길 자체가 한적하니 산책로로 걷기 좋아요. 날씨도 좋고 주말이라 사람이 꽤 많았음에도 그렇게 복잡하단 느낌은 들지 않았답니다. 곳곳이 보수공사 중이라 조금 어수선한 느낌은 있었어요. 요즘은 등이 아니라 꽃 화분을 놓더라고요. 덕분에 절이 정말 화사해졌더군요. 꽃으로 가득한 절이 뭔가 생소하면서도 예쁩니다. 기특하게도 스르르 잠이 든 토리. 이날은 어찌나 협조적이었던지 외출하고픈 엄마의 마음을 읽었나 봐요. 토리가 잠든 사이, 저는 꽃구경 삼매경. 작은 국화꽃이 정말 예쁘네요. 오랜만에 통도사에 가서 또 한 가지 놀랐던 건 바로 절을 안고 있는 산과 소나무가 너무 멋지게 생겼다는 사실이에요. 특히나 소나무는 범상치 않은 형태와 연식(?)이 예상되더군요. 다시 내려오는 길에는 남편이 떠다 준 약수도 한 모금 마시고. 이제 단풍이 들기 시작하는 나무들. 가을 느낌 나는 잔잔한 물그림자. 주차장에서 매표소로 가는 길에는 솔밭길 산책로도 있어요. 1km도 채 되지 않는 길이라 부담 없이 걷기에 좋답니다. 멋진 소나무들이 우거진 숲이라 짧지만 매우 멋졌어요. 산책로를 걷고 싶어서 저는 토리와 산책로를 걷고 남편님은 아래 매표소 쪽에 차를 옮겨 주차하고 저를 찾아 역방향으로 산책로를 올라오기로 했어요. 짧은 거리라 그리 힘들지 않아요. 어느새 해가 지려고 하네요. 소나무 향이 나는 시원한 숲길을 걸으니 배가 고프네요. “밥 먹으러 가자!” 통도사에서 집으로 가는 길에 들른 한우 식육식당 소토. 역시 외식의 꽃은 소고기죠. 콧바람도 쐬고 맛있는 것도 먹고, 소소한 행복을 누렸던 하루. 은근 근처 살면서도 통도사 못 가본 분들 많던데 이번 가을에 꼭 한 번 가보세요.
■ 덕양건설(주) -인원: 1명 -소재지: 물금읍 범어리 2711-23번지 -직종: 건축시공기술자 -업무: 현장 시공ㆍ관리 -학력/경력: 대졸(2~4년)/5년 이상 -임금: 연봉 3천500만원 -전화번호: 051-502-1273 ■ 대양레미콘(주) -인원: 1명 -소재지: 월라2길 19(덕계동) -직종: 품질관리사무원 -업무: 레미콘현장시험ㆍ관련 업무 -학력/경력: 고졸~대졸(3년)/신입 -임금: 연봉 2천400만원 -전화번호: 055-366-1571 ■ (주)몰텍스 -인원: 1명 -소재지: 어곡공단로 130 -직종: 생산관리사무원 -업무: 생산 관리, 거래처 관리 업무 -학력/경력: 대졸/관계 없음 -임금: 연봉 2천800만원 -전화번호: 055-366-1160
마음 한구석에 알 수 없는 쓸쓸함이 밀려온다면 소중했던 추억을 한 번 떠올려보는 건 어떨까. 연신 소매로 코를 훔치던 코찔찔이 시절의 입학식, 그토록 아꼈지만 지금은 언제 잃어버렸는지 기억조차 없는 보물상자, 나만의 비밀공간에서 나던 곰팡내, 말하지 못한 짝사랑, 가장 빛나던 시절을 함께 했던 친구들. 그 많은 노래, 그 많던 꿈들. 이렇듯 추억은 우리 삶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기도 한다. 우리가 추억을 떠올리며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것은, 먹고살기에 급급해 잊어야만 했던 순수함으로 돌아가고 싶은 회귀본능일 것이다. 이 책은 물질이 인생 전부가 아니던 시절, 맑고 아름다웠던 꿈과 이야기를 추억하는 어른이 돼버린 시골 소년의 고백이다. 가난했지만 서로 힘이 돼준 가족, 정겨운 이웃, 가슴 아린 첫사랑의 사연이 자연과 조화롭게 어우러지던 시절의 이야기다. 저자는 책을 통해 마음에 남아있는 순수의 시절을 추억하며, 언젠가 추억이 될 ‘오늘’을 아름답게 꾸미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저자 : 이동우 / 출판사 : 다인미디어
헤르메스호라는 거대한 우주왕복선을 타고 화성의 아키달리아평원에 도착한 6명의 아레스3 대원들. 이들은 5년마다 진행되는 나사의 화성 탐사 일정에 따라 화성에 건설된 기지에서 한 달간 생활하면서 화성에서의 생물 경작 가능성과 생명 유지 가능성을 조사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화성에 도착한 지 6일 만에 예상치 못한 강력한 모래 폭풍이 기지를 덮쳐왔고, 이에 대원들은 남은 일정을 포기하고 지구로 조기 귀환을 서둘러 결정한다. 헤르메스호로 돌아가기 위해 셔틀 로켓을 타러 가던 중, 마크 와트니가 폭풍에 휩쓸려서 실종되고, 탐사대 대장 멜리사 루이스가 위험을 무릅쓰고 마크를 찾아 나섰지만, 마크의 생명표시 장치가 꺼졌단 사실을 확인한 나머지 대원은 멜리사를 설득해 헤르메스호로 돌아간다. 영화는 폭풍이 지나간 후 모래더미 속에서 마크가 깨어나면서 본격 시작된다. 화성에서 생존하려고 발버둥 치는 마크, 그는 과연 지구로 살아 돌아올 수 있을까? 장르 : 액션, 모험, SF / 감독 : 리들리 스콧 / 등급 : 12세 관람가
양주동민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 안부를 나누며 신명 나는 잔치 한마당을 벌였다. 양주동체육회(회장 임명국)가 주최하고, 양주동주민센터와 지역 사회단체가 후원한 제6회 양주동 한마음축제가 지난 18일 양산천 둔치 강변운동장에서 열린 것. 마을별 선수단 입장에 이어진 김철문 양주동장의 개회선언으로 시작한 이날 한마음축제는 나동연 시장과 윤영석 국회의원, 한옥문 시의회 의장, 정재환ㆍ박인 도의원, 이호근ㆍ이상걸ㆍ이호근ㆍ차예경 시의원 등이 참석해 양주동민을 격려했다. 임명국 양주동체육회장은 “이 자리는 동민 여러분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는 큰 마당이며, 제 각기 건강에 대한 다짐을 다시 한 번 새롭게 다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오늘 축제는 우리 모두가 남이 아닌 삶의 동반자임을 확인하고, 또한 화합의 의미가 얼마나 크고 아름다운가도 함께 배우는 자리”라고 말했다. 양주동민은 이날 투호와 윷놀이, 줄다리기, 육상, 대박 터뜨리기, 족구, 장기자랑 등을 통해 우정과 화합을 다졌다. 홍성현 기자 redcastle@ysnews.co.kr
‘2015 충렬공 박제상 추모 전국 백일장’ 시상식이 지난 16일 양산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열렸다. 충렬공 박제상의 우국충정을 기리고 우수한 문인을 발굴하기 위한 이번 대회는 (사)한국문인협회 양산지부(지부장 이종락) 주관으로 삽량문화축전 기간인 지난 3일 춘추원 충렬사에서 열렸다. 이날 각 부문 장원을 비롯해 77명이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종락 지부장은 “결실의 계절, 가을을 맞아 여러분의 백일장 수상은 여러모로 큰 의미가 있다”며 “글 실력을 마음껏 발휘해 수상의 결과를 얻은 만큼 여러분이 쓴 글의 뜻이 하늘에 닿길 기원하며 수상자에게 축하 인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다음은 수상 결과. ▶초등 장원 김기연(황산초3), 황유하(덕계초5), 마승현(성산초5) ▶초등 차상 남경빈(신주초1), 허민성(신주초2), 김상은(포항초5), 이아린(신양초4), 이수아(황산초6), 엄서희(덕계초6) ▶중등부 장원 김진주(포항여중2), 강수민(양산여중2) ▶중등부 차상 조유정(양산여중2), 안가은(웅상여중3), 이예은(양산여중3), 심지원(양산여중2) ▶고등부 장원 안원빈(부산예원고2), 김희영(양산제일고1) ▶고등부 차상 서지승(양산제일고2), 이예린(양산제일고2), 김은빈(양산제일고1), 김규리(양산제일고1) ▶대학ㆍ일반부 장원 양지영(부산광역시 해운대구) ▶대학ㆍ일반부 차상 최분현(울산광역시 남구), 정수명(양산시 평산동)
국악예술단 ‘풍’(대표 이주연)이 11주년을 맞아 양산시민을 위한 특별 공연을 마련했다. 오는 25일 오후 6시 물금 워터파크 특설무대에서 ‘2015 Dance 타 타 打’를 개최하는 것. 이번 공연은 국악단체인 ‘풍’과 방송댄스의 선두주자인 SMJ 댄스아카데미(대표 손미정), 현대무용과 발레 전공 SUN &STAR 청소년 무용단(단장 김윤미)이 함께하는 합동 공연이다. 양산을 대표하는 청소년 예술단체라고 말할 수 있는 세 팀이 함께하는 이번 공연은 청소년 예술 발전과 인재 양성, 건전한 청소년 문화 육성을 위해 마련됐다. 이날 공연 ‘양산농악시연’으로 문을 연다. 이어 현대무용 ‘Dancing 9’과 ‘Kno ck on’, ‘도화선을 붙이다’, 발레 ‘숲속의 아침’, 방송댄스 퍼레이드, 사물놀이 ‘웃다리농악’과 ‘선반설장고’ 등이 펼쳐진다. 또 난타퍼포먼스와 대동놀이를 선보임으로써 공연을 화려하게 마무리할 예정이다. 도예 동아리 ‘토향회’ 23~25일 회원전 동원과학기술대학교 평생교육원 도예 강좌 수강을 시작으로 도자기에 대한 열정과 취미를 이어나가고 있는 ‘토향회’(회장 이순녀)가 오는 23일부터 25일까지 양산문화예술회관 전시실에서 ‘제3회 토향회 회원전’을 개최한다. 올해는 회원 6명이 한 해 동안 만든 그릇, 컵, 꽃병 등 작품 15점을 전시할 예정이다. 전시는 23일 오후 2시부터 25일 3시까지 이어지며 별도의 개막식은 진행하지 않는다. 문화가 있는 날 ‘타악 콘서트 비트인’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을 맞아 양산시시설관리공단이 ‘달콤한 문화마을 작은 음악회, 타악 콘서트 비트인’을 개최한다. 오는 28일 오후 7시 30분 양산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리는 이번 공연은 클래식을 대중화해 재창조하고 전통국악을 독창적인 방법으로 재구성하는 타악기 오케스트라 그룹 ‘비트인’이 무대에 오른다. 이들은 공연에서 파헬벨의 ‘캐논’과 드뷔시의 ‘아라베스크 제1번’, 폴 데스몬드의 ‘Take Five’ 밀트 게이블러의 ‘LOVE’,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 OST 메들리’ 등 클래식과 재즈, 영화음악을 넘나드는 음악을 드럼, 피아노, 비브라폰 등 다양한 악기의 합주로 선보일 예정이다. 입장료는 무료며, 당일 선착순으로 입장할 수 있다. 자세한 문의는 379-8550으로 하면 된다.
양산YMCA 소속 소리웰예술단(예술 총감독 박승희)이 지난 17일 양산시립박물관 강당에서 ‘제3회 정기연주회’를 개최했다. 이날 공연은 소리웰 소속 토요반 챔버오케스트라, 화요반 챔버오케스트라, 소리웰중창단, 소리웰중창단 요정반, 샬롬 앙상블 등이 지난 1년간 갈고닦은 실력을 선보이는 자리였다. 수화공연 ‘다섯글자 예쁜말’을 비롯해 플롯 앙상블, 첼로 앙상블, 샬롬앙상블 ‘하나님은 너를 지키시는 자’, ‘하나님의 은혜’, 소리웰중창단 ‘밤하늘 여행’, ‘높임말 친구’, ‘세상은 신기해’, 소리웰챔버오케스트라 ‘캐리비안의 해적’, ‘군대행진곡’ 등 다양한 공연을 선보였다. 박승희 예술 총감독은 “아름다운 가을과 더불어 소리웰이 일년간 준비한 곡을 펼쳐보이게 됐다”며 소리웰은 이웃과 함께 2015년을 밝혔고 YMCA가 100년의 전통을 세워가고 있듯, 소리웰 역시 100년의 미래를 그리며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가을바람이 연일 불어오는 이때, 스산한 기분을 따뜻하게 데워줄 시집 한 권이 나왔다. 김하경 시인이 등단 후 첫 번째 시집인 ‘거미의 전술’(고요아침, 열린시학기획시선 86)을 세상에 내놓은 것. 시집 ‘거미의 전술’은 1부 나무배꼽, 2부 얼음 소녀, 3부 밀서, 4부 냄새를 수리한 저녁 등 모두 4부로 구성돼 있다. 이 시집에 김 시인은 지난해 8월 ‘제17회 전국계간지협의회 인천대회’에서 문예지 작품상을 받은 ‘공중그네’를 비롯해 ‘달의 법칙’, ‘유리문 위의 지도’, ‘해부’, ‘감리사의 저녁’ 등 서정시 60편을 수록했다. ‘임대아파트 바닥에 물이 샌다/ 담쟁이 넝쿨 말라있는 줄기처럼 금이 쩍쩍 갔다// 오랜 시간은 소리 없는 힘을 가졌나// 독거노인 누웠다 일어난 자리에/ 임시로 누수를 막겠다는 사회복지사/ 박수액 바르고 벌어진 틈 사이 신문을 붙였다/(중략)/ 거미도 그 틈에 집을 짓고 있다/ 무심코 지나친 시간도 삶의 무게를 싣고/ 볼 수 없던 힘은 허공에 시간은 불끈 쥐고 있다/ 시간의 불 켜고 비 피한 나이가 캄캄한 터널도 집이 될 수 있는 틈이다/(후략)’(‘거미의 전술’ 중) 김 시인은 눈에 보이는 것을 마음의 심성으로, 또 그가 가진 삶에 대한 따뜻한 시각으로 풀어내고 있다. 물이 새는 임대아파트 바닥으로 표현한 우리 시대의 안타까운 단면과 함께 사람의 온기가 없는 막막한 시간을 살아가는 독거노인. 하지만 그가 사는 삭막한 곳에도 거미는 갈라진 틈에 집을 지으며 ‘재생의 힘’이 있음을 알리고 있다. 우리 삶의 비극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을 그만의 따스한 시어로 감싸 안는 것이다. 유성호 문학평론가는 작품해설을 통해 “김 시인의 시는 자신이 겪은 절실한 경험 가운데 가장 뿌리 깊은 기억의 지층이 녹아 있고, 그 안에는 오래전부터 상상해온 그만의 기원이 마디마디 박혀 있다”며 “첫 시집임에도 다채롭고 구체적인, 또 충격과 감동을 주는 시편을 기대하게 한다”고 김 시인의 작품을 설명했다. 한편, 김하경 시인은 전북 익산에서 태어나 2012년 ‘열린시학’으로 등단하고 ‘공중그네’ 외 1편으로 전국계간지 우수작품상을 받았다. 현재 지역 여성 시인 동인인 ‘이팝시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본선 참가자 21명 수준 높은 실력 선보여 대학ㆍ일반부 김기훈, 초등부 문예원 대상 제13회 엄정행 전국성악콩쿨 대상의 영광은 연세대학교 김기훈(25) 씨와 부산국제외국인학교 문예원(13) 학생에게 돌아갔다. 지난 17일 양산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린 콩쿨 본선 대학ㆍ일반부에서 김기훈(사진 가운데) 씨는 ‘산아’와 ‘Ch anson romanesque’, 오페라 ‘안드레아 셰니에’ 중 ‘Nemico della patria(조국의 적)’을 불러 대상을 차지했다. 또 본선 공연 전 지난 3일 열린 초등부 예선ㆍ본선에서 문예원(사진 오른쪽) 학생이 ‘코스모스를 노래함’과 ‘Non e ver’를 불러 초등부 전체 대상에 올랐다. 본선 대회는 지난 10일 예선을 거친 중등부 4명, 고등부 7명, 대학ㆍ일반부 10명이 본선에서 경합을 펼쳤다. 앞서 지난 3일에는 초등부 예ㆍ본선이 열려 성악 꿈나무들이 실력을 겨뤘다. 박수길 심사위원장은 “다 우수한 실력을 선보였으나 콩쿨이기 때문에 순위를 정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 심사위원장은 “우리 가곡이든, 외국 노래든 관객에게 어떻게 가사와 감정을 잘 전달하느냐를 끊임없이 배우는 것이 성악”이라며 “오늘을 바탕으로 앞으로 성악가로서 성장하는 데 하나의 공부를 했다 생각하고 참가자 모두가 한국 성악계를 빛내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대회장을 맡은 엄정행 교수는 “먼 양산까지 찾아와 좋은 노래를 들려준 후배들에게 감사 인사를 먼저 전한다”며 “앞으로 이 대회가 한국에서 최고가는 콩쿨이 될 수 있도록 제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대학ㆍ일반부 대상을 받은 김기훈 씨는 “고등학생 때 출전해 고등부 금상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 그때 기회가 되면 다시 출전해 대상을 받고 싶다는 꿈을 가졌었다”며 “연이은 공연으로 목이 좋지 않아 사실 기대하지 않고 있었는데, 이런 큰 상을 주셔서 정말 감사하고 앞으로 음악에 더 정진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다음은 대회 결과. ▶대학ㆍ일반부 대상 김기훈 금상 박기훈, 신혜리 은상 정상희 동상 강동원, 임은송 ▶초등부 대상 문예원 금상 한다희, 정다연, 마예린, 창원양곡초 은상 정유현, 김정민, 성채원, 러브엔젤스 동상 송지혜, 허지우, 백해든, 윤지원, 장금비, 최준영, 초록별합창단, 북정초등학교 ▶엄정행특별상 김대순, 조교석, 이수민 ▶하석배상 박창대 ▶고등부 금상 최민주 은상 김상원 동상 김준혜, 우재윤 ▶중등부 금상 김민아 은상 박성민 동상 최민희, 유온화 ▶아마추어 일반부 금상 김창섭 은상 백예훈 동상 박영조, 강선영
낙동강은 예로부터 지역 간 교류와 물자 수송을 위한 교통로였지만 그 기능을 상실한 이후 하천 기능에만 머물러왔다. 하지만 최근 하천 생태공원을 기반으로 한 체험형 관광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면서 낙동강 뱃길이 주목받고 있다. 낙동강 뱃길 문화관광루트 조성을 통해 낙동강 경관과 생태, 문화, 관광이 한데 어우러져 지역 관광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기획보도에서는 지난해 8월 취항한 낙동강 생태탐방선과 함께 전라남도와 충청남도의 뱃길 사업 사례를 살펴보고, 앞으로 낙동강 뱃길 복원 사업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알아본다. 낙동강 뱃길, 새로운 관광수요 만들까? ① 다시 열린 낙동강 뱃길… 낙동강 에코호 ② 순천만의 자연을 한눈에 생태체험선 ③ 문화를 실어나르는 영산강 황포돛배 ④ 삼천궁녀 낙화암 옛이야기 품은 백마강 유람선 ⑤ 낙동강 뱃길, 양산 관광 블루오션 될까 낙동강 생태탐방선인 에코호가 닻을 올리면서 낙동강 뱃길 복원 관광자원화 사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해 8월 8일 부산 화명생태공원에서 취항한 낙동강 생태탐방선은 비록 걸음마 단계지만 입소문을 타면서 탑승객의 호평을 받고 있다. 낙동강 뱃길 복원 사업은 부산시와 경남도의 상생협력사업으로 주목받았다. 경남에서는 양산시와 김해시가 참여했다. 현재 부산시 낙동강 하구 을숙도에서 양산시 물금 황산체육공원까지 24.5km 구간으로 이어지는 낙동강 뱃길은 사업 계획 당시 빼어난 자연경관과 생태, 다양한 이야기로 문화적 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받았다. 지난 4월 4일 서병수 부산시장과 나동연 양산시장, 김맹곤 김해시장이 생태탐방선 선상투어를 통해 의기투합한 것은 낙동강 뱃길 복원 사업이 동남권 관광산업의 새로운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중요성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낙동강 뱃길 복원 관광자원화 사업은 앞서 지난 3월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가 지역행복생활권 선도사업으로 선정하면서 더욱 기대감을 높였다. 2017년까지 부산시와 양산시, 김해시가 모두 43억원을 투자하는데, 그 중 30억원을 국비로 지원받게 됐다. 양산시는 주요 사업으로 농산물 공동판매장 설치, 황산공원 내 갈대숲 둘레길, 연지공원, 야생화단지 등을 조성할 예정이다. 예부터 낙동강 뱃길은 고려, 조선 시대에 걸쳐 수운이 편리해 세곡(稅穀) 운송로였으며, 고대 일본과 무역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양산시와 김해시는 뱃길을 복원함으로써 옛 조상들 삶을 구현하고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공간을 적극적으로 조성할 예정이다. 경남도는 “예전 낙동강 상ㆍ하류 간 물자교류와 문화통합을 이뤘던 낙동강 뱃길을 복원하고, 이를 연계 관광자원화하는 새로운 관광상품을 개발해 지역 간 연계협력사업 모델을 보여주는 사례가 될 것”이라며 “특히 지역 주민에게는 소득 증대와 일자리 창출을 기대할 수 있는 사업”이라고 밝혔다. 낙동강 생태ㆍ역사ㆍ문화 이야기 ‘가득’ 지난해 8월 말 본격 운항을 시작한 낙동강 생태탐방선(낙동강 에코호)은 부산관광공사가 운영을 맡았다. 무게 19.9톤, 길이 18.8m, 폭 4.3m 규모인 에코호는 승선정원 33명(승객 30명, 운영 3명)으로 평균 10노트(18km/h)로 운항한다. 부산시 을숙도 선착장에서 출발해 양산시 물금 선착장까지 왕복 49km 구간을 2시간 30분 동안 운항한다. 을숙도에서 출항하면 맥도생태공원과 삼락생태공원, 대저생태공원, 화명생태공원, 대동생태공원을 차례로 지나 황산문화체육공원에에 있는 물금 선착장에 도착한다. 선상에는 전담 문화관광해설사가 함께 탑승해 동양 최대 철새도래지인 을숙도 일대와 구포 나루터, 처녀뱃사공, 에덴공원 등 낙동강의 자연과 생태는 물론 지역마다 지명에 얽힌 역사와 문화를 맛깔나는 이야기로 소개해 지루하지 않다. 하지만 현재 낙동강 에코호가 대부분 부산 구간을 운항하고, 부산시 문화관광해설사가 동행하는 만큼 부산 위주로 설명이 진행된다. 대동생태공원을 지나 양산 구간으로 접어들면 양산에 대한 설명이 시작되는데, 부산에 비하면 다소 부실하다. 낙동강 에코호가 물금 선착장에 도착하면 20여분간 정박한다. 이때 양산시 문화관광해설사가 나와 황산체육공원을 중심으로 황산베랑길과 박제상 등 주변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설명한다. 물금 선착장에 정박한 낙동강 에코호에서 내리는 탑승객을 보고 물금 선착장에서도 배를 탈 수 있느냐는 문의가 많지만 시범운영 중인 물금 선착장에서는 배를 탈 수 없다. 현재 낙동강 에코호는 부산에서만 출항한다. 향후 시스템이 정비되면 물금 선착장에서도 에코호를 탈 수 있을 전망이다. 낙동강 에코호를 이용하려면 예약이 필수다. 4월부터 10월에는 부산 을숙도에서 양산 물금까지 운행하고, 겨울철인 11월부터 3월에는 을숙도 철새 보호를 위해 부산 화명에서 양산 물금까지 운항한다. 한편, 낙동강 에코호가 취항한 지 1년이 넘었지만 운항횟수가 하루 2차례에 불과한 데다 선박도 33인승 1척밖에 없어 단체 관광객 유치 등을 통한 관광자원화 사업이라는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45인승 관광버스에 있는 단체 관광객이나 초ㆍ중ㆍ고교 학생들의 단체 견학도 한 번에 수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과거 중앙집권제도 아래서 행정기관을 운영할 경우 1년 예산회계연도 사업에 대해 분기별로 중간 점검하는 단계가 있었다. 심사분석이라고 했는데, 이는 대기업 실적 운용은 물론 군수 관련 보급통제부대에서도 주기적으로 시행됐다. 일종의 도상 점검으로 분기마다 당초 계획한 사업 진척과 효과 등을 확인하면서, 추진상 문제점과 개선 방안을 추출하는 과정으로 활용했다. 지방자치제도가 부활하면서 민선 단체장이 지자체를 운영한 후로 이런 절차가 슬며시 사라졌다. 명목상 재정자립 체계로 인해 상급기관 확인 감사가 수월해진 것도 원인 중 하나다. 중앙 정부 교부세나 상급 지자체인 시ㆍ도 보조금을 받을 때만 근거 마련에 신경을 쓸 뿐 받고 난 후 그 집행에 대해서는 시의회 감사를 받는 것이 고작이다. 그러다 보니 단체장 선심성 사업이나 불요불급한 민원 해결에 세금이 낭비돼도 시의원 질타만 감수하면 크게 책임질 일이 없게 된다. 감사장에 출석해 머리를 조아리거나 심한 경우 과실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물에 물타기’식 조치로 끝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연례행사로 치르는 각종 축제나 이벤트성 행사도 상당한 예산이 투입되지만, 결과에 대한 심사분석이 이뤄지는 경우는 드물다. 삽량문화축전처럼 사후 평가보고회가 개최되는 경우도 있지만, 엄격한 심사회의라기보다는 관변 인사에 대한 보고회 형식으로 이뤄지는 두루뭉술한 자리라 대놓고 예산 낭비를 지적하는 사례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안다. 그러다 보니 10억원 가까이 예산을 들인 삽량문화축전에서 지역 내 기업에 매년 2억원 정도 협찬을 받고 소망등 달기 명목으로 시민 주머닛돈 수천만원을 거둬 치르고도 시민 참여 숫자만 강조된 성과 앞에서 다른 지적은 언감생심 기대하기 어렵다. 지방자치단체를 담당하는 정부기관인 행정안전부가 14일부터 시민 100명으로 구성된 ‘내 세금 국민감시단’을 운영한다고 한다. 활동 기간 2년이 주어진 이들의 임무는 자신이 거주하는 지자체에서 예산 낭비성 사업을 발견하면 이를 정부에 신고하는 것이다. 대상에는 제한이 없다. 경전철 사업을 강행하기 위해 수요를 부풀리거나 주차장, 공단 등 조성을 이유로 과다한 토지 매수에 혈세를 낭비하는 등 초대형 사업부터 골목길의 불필요한 보도블록 교체 등 사소한 일이라도 예산 낭비 소지가 있다면 정부에 알리게 된다. 보수를 받지 않는 일이다. 정부는 이들의 신고를 받은 후 점검단을 구성해 지자체에 파견한다는 방침이다. 때마침 감사원에서는 ‘지방자치단체 건설사업 타당성 점검’ 결과를 발표했는데 우리 시 회야강 생태조성사업에 대해 하천 기본계획을 반영해 시공하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시정을 통보했다. 양산시는 2013년부터 회야강 4.76㎞ 구간에 생태탐방로를 만들고 수(水)생태계를 복원하는 생태공원 사업을 159억원을 들여 진행 중이다. 국ㆍ도비 130억원가량이 포함된 사업비다. 하지만 감사원 조치에 따르자면 이미 설치한 시설물을 모두 철거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홍수에 시설물이 유실되지 않도록 제방을 높이거나 하천 너비를 넓히도록 하는 하천기본계획을 반영하지 않았다는 것이 감사원 지적이다. 양산시는 수년 전 세금 낭비 사례로 한 차례 부끄러운 유명세를 탔다. 바로 양산천에 가로 놓인 인도교다. 일명 ‘학다리’라고도 불리는 이 보행자 전용 교량은 공설운동장과 춘추공원을 연결할 목적으로 수십억원 예산을 들여 건설됐다. 하지만 평소 이용객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어 대표적인 전시성 예산 낭비 사례로 지적받았다. 최근 양산시 최대 현안은 부산도시철도 1호선 노포~북정간 연장사업이다. 오랜 진통 끝에 정부 심의를 통과해 실시설계 단계까지 진행됐지만, 여전히 시의회를 중심으로 경제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동면 사송 보금자리주택단지 조성사업이 착공조차 못하고 있어 LH 공사비 분담 협의가 난항을 겪고 있고, 애초 수요 예측에서도 부풀려진 정황이 있어 유지 비용 추가 부담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처럼 예산 사업 중간 점검 기능이 제대로 발휘되지 않는다면 시민 불만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분기별 심사분석이 의회 감시 기능으로 되살아나기를 기대해 본다.
말없음표처럼 이 세상 건너다 점점이 사라지는 말일지라도 침묵 속에 가라앉을 꿈일지라도 자신을 삼켜버릴 푸르고 깊은 수심을 딛고 떠오를 수밖에 없다 떠올라 저 끝을 가늠해볼 수밖에 없다 수면과 간신히 맞닿으며 한 뼘이라도 더 나아가기 위해 수평선을 닮아야 한다, 귀는
▶ 국가에서 연금보험료 지원은 안 해 주나요? 국가에서는 농어업에 종사하는 경우와 저소득 근로자에게 연금보험료 일부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우선 농어업에 종사하는 지역가입자가 국민연금법상 농어업인에 해당하면 매달 연금보험료 1/2까지(최대 4만950원)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근로자 1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에서 일하는 월평균 소득 140만원 미만인 근로자에 대해 연금보험료 1/2을 지원하고 있으며, 이를 ‘두루누리 사회보험’이라고 합니다. 지난 2012년 7월부터 시행된 두루누리 사회보험은 모든 국민이 사회보험 혜택을 두루 누린다는 뜻으로 지어진 ‘두루누리’란 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이, 보험 사각지대에 놓인 소규모 사업장 근로자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시작된 제도입니다. 이는 근로자 본인의 연금보험료뿐만 아니라 사용자 부담분도 1/2까지 지원합니다. 국민연금 보험료뿐만 아니라 고용보험 보험료도 같은 비율만큼 지원하고 있으나, 사용자 본인의 연금보험료는 지원되지 않습니다. 농어업인과 저소득 근로자에 대한 보험료 지원에 대한 자세한 내용과 신청방법은 가까운 공단으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 근로자인 내 연금보험료, 언제 어떻게 정해지나요? 근로자 대부분은 국민연금 보험료가 본인 소득의 9%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현재 받는 내 월급에 9%를 곱해서 반으로 나눠 봐도 월급명세서에 적힌 국민연금 보험료와는 금액이 맞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이유는 신규 입사(이직이나 재입사 포함)일 경우엔 입사 당시 월급 기준으로 보험료를 계산하지만, 계속 같은 직장에서 근무할 경우엔 ‘전년도 근로소득 총액에서 비과세소득을 뺀 금액’을 기준으로 보험료를 산정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산정된 전년도 소득 금액 기준 보험료는 해마다 7월 1일 자로 반영돼 다음 해 6월까지 1년간 같은 보험료를 내게 됩니다. 즉, 지난해 소득을 올해 7월에 반영하기 때문에 올해 월급이 오르거나 내리는 등 변동이 있어도 국민연금에 반영되기까지는 일정 시간이 걸리는 것입니다. 다만, 현재 월급과 기준소득월액이 20% 이상 차이가 나서 조정을 원하는 경우에는 급여확인서류와 함께 기준소득월액 변경신청을 해 보험료를 조정할 수 있습니다. 매달 말일까지 소득월액 변경신청을 하면 다음 달부터 적용됩니다.
죽기 전에 서유럽은 한 번 가보고 싶었다. 마흔다섯에 무슨 죽는 타령이냐겠지만 인생사 모르는 일! 그렇다면 가슴 뛸 때 가보자 싶어 딸아이랑 떠났다. 세계사가 온통 서유럽사이니 나도 모르게 얼마나 대단할까 하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참 대단하긴 했다. 베르사유 궁전은 그 끝을 카메라에 담을 수 없었고, 루브르박물관의 작품은 질려서 머리가 어지러울 만큼 많았다. 내가 간 여행은 자유 배낭 여행상품이다. 다시 말해 목적지에서 그 부근의 간단한 설명을 듣고 각자 흩어졌다가 일정 시간에 지정 정소에 만나 이동하는 형식이다. 따라서 설명을 잘 들어야 하고, 길을 잘 찾아야 하고, 사소한 문제들은 우리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그러니 듣기능력이 부족하고 길치인 데다가 미리 공부도 하지 않은 게으른 딸아이와 나는 이래저래 참 많은 일을 경험했다. 그중에 가장 웃기면서도 슬픈 사건은 스위스 ‘인터라겐’이라는 도시에서 일어났다. 알프스 유람을 마치고 배가 고파 여행 책에서 맛집이라고 소개한 ‘슈’라는 곳을 찾았다. 스위스에 왔으면 대표 음식인 퐁듀는 먹어봐야 할 것 같은데 다들 치즈 퐁듀는 우리 입맛에 안 맞다는 얘기를 들은 터라 뭘 시킬까 하다가 메뉴판에 초콜릿 퐁듀가 눈에 딱! 우리는 자신 있게 초콜릿 퐁듀를 외쳤다. 가격이 59프랑 우리 돈으로 7만원 남짓돈. 만만치 않지만, 워낙 물가 비싼 데고 2인용이니 뭐 그 정도는 부담할 만하다 싶었다. 웨이터가 초콜릿 퐁듀만 시키느냐고 해서 우리는 치즈 퐁듀는 안 먹는다는 의미로 단호히 예스를 외쳤고 잠시 기다리니 각종 싱싱한 과일 한 접시와 초콜릿 담긴 냄비를 갖다 주며 촛불을 켜줬다. 아 전채요리구나, 근데 이렇게 인심이 좋다니 전채요리치고는 과일이 좀 많았다. 게눈 감추듯 먹고 반쯤 찬 배를 부여잡고 본 요리가 나오기를 기다렸다. 10분, 20분, 30분…. 우리보다 뒤에 온 옆 테이블 손님에게 먼저 음식을 갖다 주는 웨이터를 째려보며, 고기를 찍어 먹을 초콜릿이 딱딱해질까 봐 바람에 꺼지는 촛불을 켜가며, 왜 이리 늦냐고 하면 격 떨어진다 해서 묻지도 못하고 한참을 기다렸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웨이터를 불렀고, 이게 다냐 했더니 그렇단다. 오마이 갓! 세상에 이게 7만원이라니. 완전 불쾌해 하니 웨이터가 이상하다는 듯 계산서를 갖다 주는데 25프랑. 이게 어떻게 된 거지? 일단 값을 치르고 그 자리를 나와 생각해 보니 얼굴이 화끈거렸다. 우리는 그러니까 퐁듀 세트를 시켜야 했다. 초콜릿 퐁듀는 퐁듀 세트의 디저트였던 것이다. 초콜릿 퐁듀만 시키느냐는 웨이터의 말이 이제사 이해가 됐고, 시킨 메뉴 다 먹고 근 40분 넘게 촛불을 고이고이 켜 가며 앉아있는 동양인들을 힐끔거린 잘생긴 스위스 남자는 속으로 무슨 생각을 했을까 생각하니 참으로 웃기고도 슬펐다. 누가 여행이 자유롭다 했는가! 음식 하나 제대로 시켜먹지 못하는 우매한 우리는 그 부자유에 하루하루 지쳐가 여행 막바지에는 마음대로 시키고 마음대로 해 먹는 내 일상이 그렇게 그리울 수가 없었다. 돌아온 인천공항에서 우리는 힘껏 외쳤다. “여기 김치찌개 주세요!”
우리는 격동의 사회 속에 살고 있다. 그리고 우리 사회는 지금 극단적 언어를 사용하는 시대 속에 살고 있다. 여기에다 충동적 사회 속에 살고 있다. 이런 사회에 사는 현대인은 말이 얼마나 중요한가? 언어생활에 중요함을 더욱 긴박하게 느끼는 시대인 것이다. 교육 심리학자 벤자민 불룸은 가정의 행복요건에 대해서 물질 환경과 언어 환경으로 구분해서 연구했다. 물질 환경은 안락하고 편하며 풍요로운 의식주를 의미한다. 연구 결과는 가정의 행복이 물질 환경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단연코 언어 환경으로 결정된다고 봤다. 언어 환경은 가족 간 대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어떤 말을 하느냐, 말을 어떻게 하느냐, 어떤 말을 구사하느냐, 그리고 얼마나 아름다운 말을 서로 나누느냐에 따라서 언어 환경의 질이 결정된다. 화려한 저택에 사는 것이나 값비싼 의상을 차려입고 다닌다 해도 사용하는 언어와 대화가 저속하면 그 삶이 행복하고 아름답다고 말할 수 없다. 가족 간 대화를 나눌지라도 진취적이고 긍정적이며 위로와 격려, 소망을 주는 대화, 사랑과 이해가 넘치는 대화가 가정의 언어 환경을 아름답게 해 행복한 가정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언어와 정신 의학이 합성된 새로운 학문이 있는데 그것을 ‘메타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한다. 즉 비언어적 의사전달 수단을 말한다. 표정, 손동작, 발동작 등 신체 동작과 상대방과의 근접, 눈을 마주 보거나 회피하는 시각적 행위, 악수, 포옹, 어깨 등 신체접촉, 대화 중 나타나는 침묵 시간, 횟수 등을 말한다. 내용도 중요하지만, 말하는 자의 얼굴빛, 눈빛, 모든 표정 속에서 청중은 더욱 그의 인격을 읽어낼 수 있다. 특히 음조라고 하는 것도 중요하고 음을 내는, 발성하는 격조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언어를 통해서 그의 인격을 드러내고, 감성을 드러내고, 그의 사람됨, 성실성을 드러낼 수 있다는 것이다. 무의식중에 이뤄지는 메타 커뮤니케이션은 속마음을 솔직하게 드러낸다. 언어 커뮤니케이션이 35%고, 메타 커뮤니케이션이 65%라고 한다. ‘눈이 입보다 먼저 말한다’고 하듯 말과 표정이 서로 다르면 표정이 본심에 가깝다. 가정의 행복이 물질 환경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언어 환경으로 결정된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잠언 18장 20-21절 말씀에 ‘사람은 입에서 나오는 열매로 말미암아 배부르게 되나니 곧 그의 입술에서 나는 것으로 말미암아 만족하게 되느니라. 죽고 사는 것이 혀의 힘에 달렸나니 혀를 쓰기 좋아하는 자는 혀의 열매를 먹으리라’고 했다.
앙리 루소는 프랑스 북서부 도시 라발(Laval)이라는 곳에서 출생해 고향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노동자였던 그의 부친이 일찍 타계하면서 집안의 가장이 됐다. 24살쯤 가족과 함께 파리로 이주해 1870년대 초부터 파리 세관에서 근무했다. 말단 공무원 일을 하며 그림을 독학으로 공부해 그의 나이 50세가 돼 20여년 이상을 근무해왔던 직장을 은퇴하고 전업 화가 길을 걷는다. 오로지 ‘자연’밖에 다른 스승이 없었기에 언론에 주로 소박하며 원시적인 면을 가진 직관주의 소유자로 알려졌다. 결국, 그가 남긴 그림은 약 200여점 이었으나 완성 후에도 수차례 수정해 명기된 시기가 정확하지 않은 작품이 제법 많은 편이다. 당시 주위 사람은 그를 우스꽝스러운 기인으로 여겼지만, 루소는 자신을 위대한 화가라고 진지하게 믿고 있었다. 그가 가진 개성적 기법은 원근법이다. 비례의 원칙에 따르지 않고 부분을 덧붙여 탄생한 인물의 가면 같은 모습은 독자적인 미감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입체파 이후 콜라주 기법에 영향을 미친다. 그는 잡지 삽화나 엽서 사진집 등 대중적인 매체에서 이미지나 구성을 빌리는데 거리낌이 없었다. 새로운 기술에 대한 매혹과 함께 그가 20세기 후반 팝 아티스트들에게 호소력을 갖는 부분이다. 1897년 낙선 전에 출품한 ‘잠자는 집시’에는 루소 특유 현상이 등장한다. 작가가 ‘아무리 사나운 육식동물이라도 지쳐 잠든 먹이를 덮치는 것을 망설인다’라는 부제를 붙인 이 작품에는 사막 같은 배경에 잠든 흑인 여인과 사자가 등장한다. 지팡이를 쥐고 누운 그이 곁에는 만돌린과 물병이 놓여있다. 전통적 범주 안에 드는 풍경, 초상, 정물 알레고리 등의 주제를 선택해 왔던 루소가 이와 같은 그림을 그린 것은 당시 시대정신과 부합하는 이유가 있다. 늘 그랬듯이 세부를 극사실적으로 묘사했음에도 각각의 모티브 조합은 모순돼 보이고 전체적인 분위기는 정체를 알 수 없이 신비롭게 보인다.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사막 한가운데서 지쳐 잠든 집시 얼굴은 오히려 평온해 보인다.
심리학 용어로서 인물이나 사물 등 일정한 대상을 평가하면서 그 대상의 특질이 다른 면의 특질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일을 말한다. 주로 인사고과에서 발생하는 현상으로 어떤 사람에 대한 호의적 또는 비호의적 인상이나 특정 요소로 인해 받은 인상이 다른 모든 요소를 평가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말한다. 즉, 면접대상의 특징적 선 또는 악이 눈에 띄면 그것을 그의 전부로 인식하는 오류를 말하는 것으로 광배효과(光背效果)라고도 한다. 외적 특징을 잡으면 그 특징으로부터 연상되는 일정한 고정관념에 맞춰 대상을 완전히 이해한 것으로 짐작하는 것이다. 포장이 세련된 상품을 고급품으로 인식하거나, 근무평정을 산정할 때 성격이 차분한 직원에게 업무수행능력 정확성 면에서 높은 평점을 주는 일과 같다. 이와 같은 효과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선입관이나 고정관념ㆍ편견 등을 없애고, 평점요소마다 분석 평가함으로써 한 번에 전체적인 평가를 하지 않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