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는 했지만 성과는 없었다. 지난 31일 김채용 행정부지사는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혁신도시 건설 후보지로 진주시가 선정되었다고 공식 발표하자 시는 혁신도시 유치를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탈락해 낙심한 분위기이다. 도는 산업진흥기능군인 중소기업진흥공단 등 9개 기관을 진주시 문산읍 소문리 일원 소문지구(106만평)로, 주택공사 등 주택기능군 3개 기관을 마산 회성동 지구로 각각 이전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27일 시가 유치 신청을 한 동면 내송ㆍ사송리 일원(276만6천㎡)에 현장을 직접 찾은 도 혁신도시평가단에게 백중기 부시장이 직접 현안을 설명하는 등 마지막까지 혁신도시 유치를 위해 애썼지만, 이번 발표로 양산에 혁신도시를 유치해 동부권 거점도시로 만들겠다는 시의 계획이 물거품이 된 셈이다. 시는 당초 혁신도시 유치 후보지인 동면 내송ㆍ사송리 일대가 경부ㆍ중앙고속도로에 근접해 있으며 지방도 1077호 관통, 부산종합터미널과 부산지하철 1호선 노포역 3㎞ 이내 입지, 지하철 2호선 건설 중인 점 등을 설명하며 후보지가 물류 및 교통의 최적지라는 점을 강조해왔다. 또한 현재 신도시 2단계 구역에 조성 중인 부산대 양산캠퍼스와 혁신도시 후보지와 근접해 산학 협동 및 인근 지방산업단지와 연계한 산ㆍ학ㆍ연ㆍ관 협력을 통해 상승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거론하며 혁신도시 유치를 위해 노력해왔다. 시 관계자는 "처음부터 양산은 공공기관 가운데에서도 주택공사 유치를 희망했고, 후보지인 동면 일대가 교통ㆍ물류 최적지라는 점에서 유치 가능성을 높게 보고 혁신도시 유치를 추진해왔는데 서부경남 지역에 대한 배려가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시는 혁신도시 유치에는 실패했지만 도로부터 혁신도시에 상응하는 지원을 이끌어내 지역발전의 대안을 찾는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한편, 선정에 탈락한 일부 지자체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김해시는 종합평가에서 2위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준혁신도시에서조차 제외된 것으로 알려지자 시의회 전원이 발표회장을 항의방문하는 등 선정과정의 불합리성과 동부권 홀대론을 제기했다. 혁신도시에 사활을 건 것으로 알려진 사천시 역시 시민단체들이 앞장서서 선정 결과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또한 군단위 지자체장들은 혁신도시 선정에 '들러리'를 선 것에 불과했다는 자조섞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또한 마산시가 준혁신도시로 선정되어 주택공사가 개별이전키로 한 것을 두고 건설교통부와 국가균형발전위는 주택공사의 개별이전에 관한 합의가 없어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혀 혁신도시 선정 발표 이후 진행과정이 주목되고 있다.
괴테마저 <신의 혜택>이라고 극찬한 감자!! 결정적 효능은 위장강화로 대장의 연동운동을 자극해서 변비를 치료하 고 체내에 남아있는 염분을 배설시킨다. 뿐만아니라 '즙'을 마시면 위궤양 같은 위장 질환치료나 예방에 탁월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감자에 들어 있는 비타민 C는 사과의 두 배나 되고 다른 채소나 과일에 들어 있는 비타민 C와는 달리 열을 가해도 쉽게 파괴되지 않으며 지방을 흡수하여 적은 양으로도 쉽게 포만감을 느낄 수 있어 예전에는 식량대신 먹었지만 요즘은 다이어트에 매우 효과적인 식품이다. 성장에 필요한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해 영양식으로도 좋으며 소화율도 96%로 높아서 장수마을로 유명한 "불가리아의 훈자"와 "에콰도르의 비루카밤바" 지방 주민들의 식생활을 조사해 본 결과 "유카"라는 감자류를 주식으로 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발견되었다. KBS 비타민 "위대한 밥상" 중 발췌
우리 양산의 교육문제가 지니고 있는 매듭을 풀기 위한 자리가 마련됐다. 그동안 양산의 교육문제는 뾰족한 해결점은 찾지 못한 채 늘 논의만 무성했다. 국회의원선거나 시장선거 등 각종 선거에서도 교육문제는 항상 단골메뉴였다. 그런데도 해마다 관내 중학교 성적 상위권 학생들의 역외유출은 늘어만 가는 실정이었으니 ‘교육도시 양산’은 한낱 허울 좋은 구호일 뿐이었다. 지난 26일 김양수 국회의원이 주최한 <양산 교육문제 어떻게 할 것인가-교육문제 해소를 위한 대토론회>도 끊임없이 되풀이 되어온 문제제기의 연장선상에서 마련된 자리이기는 했지만, 이번에는 ‘교육도시 양산’을 만드는 구체적인 방안이 제시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방법론에 접근했다는 점에서 시민들의 관심을 모았다. 이 자리에서 김양수 의원은 발제를 통해 ‘글로벌 인재 양성 특구’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교육특구 지정’을 위해 시민 모두가 힘을 합쳐야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우리는 ‘교육특구 지정’이 교육수준 저하와 인재유출이라는 양산교육의 고질적 문제를 푸는 근본적 해결점은 될 수 없다하더라도 꼬인 매듭의 실마리는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면서 앞으로의 ‘교육특구 지정’ 추진과정을 예의주시하고자 한다. 이견조정과 갈등해소도 고려해야하지만 ‘교육특구 지정’이 이번에 처음 제기된 새로운 방안도 아닐 뿐더러 ‘교육특구 지정’이 양산의 교육문제를 치유하는 만병통치약이 될 수도 없는 일이어서 앞으로 양산교육이 지니고 있는 근본문제에 대한 보다 심도 있는 분석과 대안을 찾는 일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것이다. 김 의원은 교육 문제 해소를 위한 세부대책으로 고등학교에 외국인 교원ㆍ강사 임용 배치, 자율학교 및 자립형 사립고 설립, 영어마을 건립, 교육여건개선 사업 전개, 장학금 지급 확대, 관광 영어교육 특별학교 지정 등의 방안을 제시했지만, 이런 계획들이 실행되는 과정에서 각 교육주체들 사이에 이견과 갈등이 드러날 수 도 있다는 것을 미리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자립형 사립고교문제만 하더라도, 교육의 기회균등 이념을 구현하는 평준화를 전면적으로 포기하는 것이라는 지적과 함께 교육의 ‘복지’이념을 근본적으로 후퇴시키는 시도로 교육을 ‘시장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대두되기도 한다. 또 한쪽에는 ‘귀족학교’가 나타나고 다른 쪽에는 ‘빈민학교’를 양산시키는 계층대립을 격화시켜 교육의 부익부빈익빈 현상을 초래할 수 있다는 걱정을 하는 학부모들도 적잖다. 이번 특구 지정 제안으로 인해 다시 교육 문제가 공론화되는 것은 크게 반길 일이지만, 이로 인해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진 이들 사이의 의견충돌이나 계층간 갈등이 불거지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특구 지정 추진’을 너무 성급하게 추진하려다 시민사회의 여론을 분열시키는 결과가 나와서는 곤란하겠다는 것이다. 양산 교육발전을 위해서는 여러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고, 이들 각기 다른 의견들을 조정하고 통합하는 것이 양산의 일꾼을 자처하는 사람들의 책무다.
지난 주 칼럼에 이어 전교조를 비판하는 글을 쓰게 된 건 순전히 우연이다. 교무실의 내 책상 위에 누군가 얹어 놓은 <주간 교육희망>을 훑어 읽다보니, 그 매체에 고정 칼럼을 쓰는 송원재 선생님(전교조 대변인, 서울 공항고)의 글 “노조 비리 만세!”를 보게 되었다. 송선생님이 전교조 매체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는 건, 그분의 글솜씨가 빼어나기도 하지만 현 전교조 집행부의 정서와 시각을 대표하는 분이라는 이유가 크다고 믿는다. 나는 감히 ‘노조 비리’ 문제와 관련된 그 주류의 시각에 반론을 펴고자 한다.송선생님은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의 비리 사건을 두고 “심지어 한겨레와 경향까지 나서서 뭇매를” 때렸다고 분개하셨다. 나는 이 사건에 대한 (조-중-동이 아닌) 한겨레와 경향의 보도를 두고 “뭇매”라고 표현한 송선생님의 선정적인 과장에 동의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설령 ‘뭇매’를 맞았다 한들 억울할 게 무엇인지 반문하고 싶다. 송선생님은 이번 비리가 “당사자 개인”의 문제인데도 “민주노총의 부패”, “노동운동의 도덕 상실”인양 비판받고 있다고 어처구니없어 한다. 나는 오히려 송선생님의 그런 항변이야말로 어처구니가 없다. 그런 안일한 형식 논리를 고스란히 되돌려 주자면, 참여연대는 왜 특정 대기업의 비리가 불거질 때 이를 재벌 체제의 구조적 문제로 비판하며, 전교조는 왜 특정 사학들의 비리를 예로 들어 사립학교법 개정을 주장하는가? 민주노총의 수석부위원장이라는 책임 있는 직위는 그만한 상징성과 대표성을 갖는 것이고, 따라서 이번 추문과 같은 심각한 문제가 터졌을 때 노조는 철저한 자기 반성과 성찰을 통해 같은 일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할 일이다. 그런데, 송선생님의 오버는 그 정도에서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간다. “이번 사건을 통해 정부가 ‘민주노총 길들이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는 이유다.” 세상만사 아무 때나 들고 나오는 음모론은 보기 안쓰럽기 짝이 없다. 현 정부가 노조 지도자를 이전 정권 집권 시기부터 비리에 가담하도록 미리 배후 조종한 뒤 적절한 타이밍에 수사하도록 검찰을 움직일 수 있을만큼 치밀하고 전지전능하다고 믿는 건지, 송선생님에게 진지하게 물어보고 싶다. 송선생님은 칼럼의 말미에서, 민주노총 지도부가 ‘대화’를 강조하다보니 ‘멱살’을 잡혔다며 더욱 강경한 노선을 걸으라고 주문한다. 나는 이런 시각과 정서에서 짙은 패거리주의를 느낀다. 패거리주의로 뭉친 조직은 건강하지 못한 법이다.
<바다> 박춘호/천성산문학회
울산 천성산 기슭
두메 산촌에서 살았던 나는
한 번도 바다를 가까이서 보지 못했다
바다가 보고 싶으면 천성산에 올랐다
동쪽 바라보면 대운산 눈앞이 보이고
대운산 위에 쪽빛 바다가 엉겨 있었다
점점이 떠 있는 유조선, 어선들의 희미한 모습 없었다면
바다라고 해도 믿지 않았을 것이다
미술시간 내가 그릴 수 있었던 바다는
화폭 맨 위에 하늘을 그려 넣고
하늘밑에 바다, 바다아래 대운산
대운산 기슭에 황금 들판과 회야강
회야강 주위로 옹기종기 모여 있는 집을 그렸다
대운산 위에는 장생포 바다에 귀신고래가
물을 뿜어 올리는 모습을 그려 놓으면 사람들은
비행기가 꼬리에 연기를 물고 하늘을 날아다닌다고 했다
해파리 떠다니는 모습은 우주선이라 했고
불가사리는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
문어가 헤엄치고 다니는 모습은 우주인이 대운산에 내려오는 모습
산토끼를 그려 놓은 걸 보고 사람들은
용궁구경을 가는 간 빼놓은 토끼라 했다
대운산 기슭에 고래등같은 기와집들은
처용부모님 사시는 용궁이라 했다
유년시절 내가 그렸던 바다는
앞으로 다가올 제5간빙기
바다가 육지가 되고 육지가 바다가 되는
환락의 대륙 아틀란티스를 삼킨 바다였다
미국의 시간 관리 전문가인 아이클 포티노는 미국인의 시간 사용 형태에 관한 조사를 했었다.
그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질십 평생 동안 실제적으로 유용하게 활용하는 시간이 고작 27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줄서는 데 보내는 시간이 5년, 신호등 대기에 보내는 시간이 6개월, 전화 바꿔주는데 2년, 가사일에 4년, 먹는데 6년, 잠자는데 23년등 먹고 자고 줄을 서서 기다리는 시간을 합하면 무려 43년이 되어 하루 24시간 중 자신이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은 9시간 남짓하다는 것이다.한국 웃음연구소에 의하면 걱정하느라 6년 7개월, 화장실 가는데 3년 걸리지만, 웃는데는 고작 3개월 밖에 쓰이지 않는다고한다. 그래서 웃음스쿨을 통해 웃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팔을 크게 벌리며 웃는 웃음을 ‘조개 웃음’, 팔을 양옆으로 흔들어 대며 웃는 것을 ‘나비웃음’,‘말타기 웃음’‘웃음폭탄기차’등 웃는 모습에 여러 이름을 붙이며 웃음을 권하고 있다.
웃음요법 치료사들은 사람이 한 번 웃을 때의 운동효과는 에어로빅 5~10분의 운동량과 같다고 주장한다. 영국의 심리학자 로버트 홀덴의 연구에 따르면 1분 동안 호탕하게 웃으면 몸 속의 650개 근육 중 231개가 움직여 10분 동안 에어로빅이나 조깅 혹은 자전거를 타는 것만큼 근육이 이완되고 피가 잘 돌게 된다고 한다. 또 산소 공급을 평소보다 2배나 증가시켜 머리를 맑게 하고 심장 박동수를 높여 혈액순환을 돕는다. 웃는 사람들에게 심장병 발병이 적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우리 몸에는 내장을 지배하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 등 두 가지 자율신경이 있다. 놀람, 불안, 초조, 짜증 등은 교감신경을 예민하게 만들어 심장을 상하게 한다. 반면에 웃음은 부교감신경을 자극해 심장을 천천히 뛰게 하며 몸 상태를 편안하게 해준다. 이것이 심장병 발병률을 낮게 하는 이유이다. 웃음은 스트레스와 분노, 긴장을 완화해 심장마비 같은 돌연사도 예방해 준다는 것이다.
웃음 치료사, 웃음지도사를 웃음 컨설턴트라고 하는데 그 모집 안내를 보면, 미국에서는 웃음 컨설턴드가 시간당 520만원을 받는다고 한다. 웃음 컨설턴트 없이 평생 웃으며 사는 사람은 억만금을 버는 사람이다.웃음은 신이 내린 축복이다.박인서 목사(웅상감리교회)
한국노화학회 회장, 국제노화학회 회장, 한국노인과학학술단체연합회 회장, 영국 '노화의 원리' 선임편집인, 서울의대 체력과학노화연구소 소장…. 고령화 사회를 맞아 시쳇말로 '뜨고 있는' 박상철 교수의 주요 이력이다. 그러나 그가 처음부터 노화(老化)나 장수(長壽)에 관심을 가진 것은 아니다. "예전에는 '박상철'이라는 이름을 아마도 음식과 결부해서 많이 들으셨을 것이다. 1970년대 말부터 80년대 초에 생선이 심장에는 유익하지만 암을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해 사회적 주목을 끌었던 적이 있다. 1980년대 중반에는 육류를 구워먹는 과정에서 암을 유발하는 물질이 생성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아 파장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당시 생선이나 육류를 야채와 함께 먹을 것을 권장했는데, 지금은 너무나 당연한 음식 문화로 자리잡았다. 글루타민이 들어있는 토마토, 아스파라긴이 들어 있는 콩나물이 선풍을 불러일으킨 것도 당시 우리의 연구 결과 발표와 무관하지 않았다."음식과 건강의 상관성에 천착했던 박 교수가 노화와 장수에 대한 연구를 시작한 것은 1990년대 초부터라고 한다. 연구실에서 건강했던 세포가 암으로 전이되지 않으면 노화되는 것을 지켜보면서 이 문제를 외면할 수 없었다고 한다. 무엇보다 먼저 장수는 하나의 사회적 흐름이 되었다. 특히 '백세인'으로 대표되는 초장수인들의 급증현상은 인구문제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시각을 요구하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경우에만 해도 1995년 5백여 명에 불과하던 백세인이 3년 만에 그 두 배인 1천여 명으로 늘어났고, 다시 2000년에는 2천여 명을 넘어섰다. 그런데 나로 하여금 고령화 문제의 심각성을 진정으로 깨닫게 해준 것은 신문에 실린 어느 기자의 칼럼이었다. 친구 아버지의 팔순잔치를 지켜보고 와서 쓴 글인데, 그 메시지가 가슴에 와 닿았다. 중견 은행원으로 50대 중반에 퇴직한 뒤 25년을 허송하고 팔순을 맞은 친구의 아버지는 '지난 25년을 헛살았다'고 한탄하면서 자신에게 집에서 쉬라고만 강권했던 자식들을 호되게 야단쳤다고 한다. 우리 사회를 해일처럼 덮칠 고령화 문제를 예리하게 포착해낸 글이었다."1960년대 50세 전후에 머물러 있던 평균 연령은 2005년 77세로 늘어났다. 이런 장수 현상을 박 교수는 오키나와에 방문했을 때 보다 더 피부로 실감할 수 있었다. 그곳에선 90세를 넘어야 천수(天壽)라고 하고, 80세를 넘으면 영면(永眠)이라 하고, 80세 이하는 그냥 요절(腰絶)이라 한다.
"현대 사회는 노화란 개념에 대한 발상의 전환을 요청한다. 우선 무엇보다도 노화 현상이 비가역적이고, 불가피하고, 보편적인 변화인가에 대해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할 수 있을 것이다.다시 말해 노화 현상이 종래의 수동적, 비생산적, 비효율적, 자포자기적 상황에서 이제는 능동적, 생산적, 효율적, 자기 선택적인 변화가 될 수도 있음을 분명히 해야 한다. 실제로 늙은 세포와 젊은 세포에 강한 자극을 가하는 실험을 하자 후자는 죽었지만 전자는 죽지 않는 결과가 나왔다. 늙은 쥐와 젊은 쥐에게 질병 실험을 하자 늙은 쥐의 적응력과 생존력이 더 높은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고령화 사회의 해답을 모색하고 있던 박 교수에게 그것은 대발견이었다. 노화는 생명체의 생존을 위한 적응 현상의 결과라는 발견. 그렇다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올바르고 성공적인 노화와 장수의 방법'도 있지 않을까? 박 교수가 백세인을 찾아서 전국 곳곳을 헤맨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었음은 물론이다. "어느 백세인 할아버지는 반지하 어두운 곳에서 살고 있었지만 방안에 들어가 보니 너무나 깨끗하게 정돈돼 있었다. 어느 할머니는 인터뷰를 마치고 나가는 나에게 넌지시 귓속말을 했다. '밖에 나가면 내가 며느리 칭찬했다고 꼭 말해 줘'. 정치적 동물인 인간으로서의 본성을 잃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102세의 어떤 할머니는 '오래 사셨네요'라고 말을 건네자 '텔레비전을 보니 106세 되는 노인이 투표했다고 하더구만'이라고 답했다. 여전히 생에 대한 강한 미련과 욕구를 가지고 있음을 솔직하게 표출한 셈이다. 54세의 손자와 살고 있는 101세의 한 할아버지는 낮에는 지게질을 하고 밤에는 한학을 공부하고 있었다." 박 교수는 그 백세인들을 통해 우리가 지향해야 할 고령 사회의 청사진을 그려볼 수 있었다고 한다. 일본의 백세인은 60∼70%가 복지시설에 의존해 살고 있는 반면에 우리는 그 비율이 채 1%도 되지 않는다. 백세인의 70%가 맏며느리와 살고 있거나 집성촌에서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는 것도 특징이었다. 지역공동체 회복이 고령 사회의 본질적 대책이 될 수도 있다고 믿는 박 교수는 "건강하고 멋지고 당당하게 그리고 팔팔하게 늙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자"고 역설했다. 여의도 통신 정지환 기자
여야 정치권이 행정구역 개편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고 한다. 기존의 16개 광역자치단체와 2백34개 기초자치단체를 뭉뚱그려서 60∼70개로 통폐합시키겠다는 것이다. 이는 시/도―시/군/구-읍/면/동의 3단계로 되어 있는 행정체계를 광역자치단체―실무행정단위의 2단계로 좁힌다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곧 특위를 구성하고 내년 2월에 여야 합의에 의한 개편안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한다. 어찌 보면 정치권의 이런 추진이 대단히 합리적인 것처럼 보일 것이다. 정치권에선 현행 3단계로 이뤄진 행정구역 체제가 비효율적이기 때문에 새로운 행정구역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 국토가 거미줄처럼 연결된 오늘날의 교통 여건을 비춰볼 때 일제가 식민지 통치를 위해 산맥과 강을 경계로 분리한 행정구역은 마땅히 개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행정구역 개편의 문제는 그리 녹록한 사안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백년대계와 관련된 중대한 사안일 뿐만 아니라 우리 지방자치의 지형을 근본적으로 바꾼다는 점에서 쉽게 대들 문제가 아니다. 행정구역 개편은 행정의 효율성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분명 일리가 있다. 하지만 지방자치 발전이라는 민주성의 측면에서 보면 많은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행정구역 개편을 통해 자치계층을 단층화시키고, 자치구역을 광역화시키면 10년 동안 많은 시행착오 끝에 이제 막 뿌리내리려고 하는 지방자치의 싹이 송두리째 시들어 버릴 우려가 크다. 또한 자치구역을 광역화시키는 것은 기초지방자치 규모가 더욱 작아지는 시대 추세와도 맞지 않는 논리다. 더욱이 우리 사회가 이제 막 지방분권시대의 문턱을 넘어 서려는 시기에 이 같은 논의가 대두된다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지방분권을 기치로 내건 참여정부가 집권 초기에 이렇다 할 성과를 나타내지 못한 가운데 집권 중반기를 지나는 시기에 행정구역 개편 문제가 불거진다는 것은 지방분권 개혁을 실종시키기 위한 반(反)지방분권세력들의 음모가 아닌가 하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게다가 지방자치단체의 수를 현행 2백50개에서 60여 개로 줄이려는 것은 국회의원들의 잠재적인 정치경쟁자의 수를 4분의 1로 줄이려는 술책이 아닌가 하는 의심도 가능하게 한다. 제 아무리 행정의 효율화가 시급하다고 해도 지방자치 발전과 지방분권 개혁 과업보다 우선일 수는 없다. 지방분권과 더불어 지방자치가 올곧게 착근한 후 행정구역 개편 문제를 논의해도 늦지 않다. 그 때 가면 자치단체들 간의 협력체계가 종횡으로 이루어질 것이고, 지역주민들의 이해와 요구에 의해 행정구역 개편 문제가 자연스럽게 떠오르게 될 것이다.
지금은 중앙정치권이 행정구역 개편 같은 시대착오적인 과제에 매달릴 시기가 아니다. 망국적인 '서울공화국시대'를 종식시키고 스러져 가는 지역들에 활기를 넣기 위한 지방분권 개혁에 앞장서야 한다. 지역 살리기에 역행하는 행정구역 개편 논의는 그만 두어야 한다. ※ 박상일 의장(전 해남신문 편집국장)은 지역의 시각을 가지고 정치와의 대화를 시도합니다.
양산 어학실 보유 비율이 부산보다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경남교육청 국정감사 제출 자료를 바탕으로 교육 시설 여건을 부산과 울산 등 광역시와 비교한 결과, 어학실 보유 비율에서 양산은 학교당 0.81개로 부산(0.75개)과 울산(0.48개)보다 앞서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보유 비율은 광역시를 포함한 경남 전 지역에서 가장 높은 것이다.(본지 104호 10월 21일자 기사 참조)또 컴퓨터실도 양산은 학교당 2.05개로 부산(1.30개), 울산(1.74개)보다 앞서 있었고, 과학실 역시 학교당 2.15개로 ▲부산 2.01개 ▲울산 1.35개보다 높은 보유 비율을 보였다. 기술실은 ▲울산 0.63개 ▲양산 0.53개 ▲부산 0.46개로 각각 집계됐다.반면 양산의 교실·도서실·시청각실 등 기본적인 학습 공간 비율은 이들 광역시보다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시청각실은 학교당 0.19개, 도서실은 학교당 0.81개로 가장 적었다. 중학교의 경우는 도서실 보유 비율이 0.45개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어, 두 학교 중 한 학교에는 도서실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부산 0.95개 ▲울산 0.94개보다 크게 떨어지는 수치다.
한편, 학교당 교지 면적은 15,104㎡로 울산(19,259㎡)은 물론, 부산(15,651㎡)보다도 좁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부산에는 584개, 울산 200개 그리고 양산에는 48개 초·중·고등학교가 있다. 여의도통신 이정환 기자
작가/천명기
25일부터 열린 국화꽃 전시회를 보기 위한 많은 시민들의 발길이 잦은 가운데 어린이집 아이들이 울긋불긋한 국화를 배경으로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햇살과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어우러진 가을 국화가 맑은 향기를 피워 올리고 있다
‘교육도시 양산’을 만들기 위한 새로운 방안이 제시되어 시민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26일 김양수 국회의원이 주최한 <양산 교육문제 어떻게 할 것인가-교육문제 해소를 위한 대토론회>가 열려 교육전문가, 학부모, 교사, 교육청 관계자, 시청 공무원, 일반 시민 등이 모여 양산교육 문제에 대한 대안을 찾기 위한 시간을 가졌다. 문화예술회관 소강당에서 열린 토론회에는 김양수 국회의원, 부남철 영산대 학부대학장, 송완용 양산교육청 교육장, 권기현 보광고교 교장, 김의경 양산시 학교운영위원회 위원장협의회 회장, 김형동 시 기획예산담당관이 토론자로 참석해 양산 교육 현안에 대한 진단과 대안을 제시했다. 토론자들의 발표가 끝나고 소강당을 꽉 채운 참석자들은 상호토론을 통해 양산교육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함께 했다.김양수 의원은 발제를 통해 ‘글로벌 인재 양성 특구’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교육 특구 지정을 위해 시민 모두가 힘을 합쳐야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교육의 질 향상이라는 과제에 대한 뚜렷한 해답을 찾지 못한 채 해마다 인재 유출과 교육 수준 저하라는 고질적인 문제를 ‘교육특구 지정’이라는 시작점으로 새로운 해결책을 만들어갈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속보>지난 호(본지 105호 10월 21일자) 지역교과서 관련 기사가 보도된 후 각 학교를 중심으로 현재 지역교과서가 어떤 식으로 활용되고 있는지의 여부를 조사해 보았다.대부분의 교사들이 교육청을 통해 책을 배부 받았으나 현재 수업시간에 활용하고 있지는 않다고 응답해 교육주체인 교사들과 학생들로부터 철저히 외면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결과 실제 수업시간에 활용되지 않을 뿐더러 학생들에게 나누어 주기만 했다는 경우와 적당한 곳에 쌓아두기만 했다는 경우도 상당수 있었고 심지어는 지역교과서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도 있었다.교육청은 초등학교 교재의 경우 경상남도교육감의 인정을 받은 재량활동교재(교과서)이며 현재 전 초등학교에서 활용되고 있다고 밝혔으나 현직 초등 교사들의 사용여부를 확인한 결과 교육청의 주장과는 달리 대다수의 교사들이 수업용 교재로 활용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일선 교사들은 교육청이 시에서 1억3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만든 ‘양산정신심기 지역교과서’가 이처럼 교사와 학생들의 철저한 외면을 받고 있는 가장 큰 이유로 교육주체인 교사와 학생의 생각과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었다.현직 교사인 김모씨는 “지역교과서를 만든 취지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수업시간에 교사와 학생이 함께 사용해야 할 교재라면 최소한의 공감대를 형성해 과연 양산의 어떤 정보를 원하는지부터 알아내는 고민이 있었어야 옳았다”라고 말했다.한편 교육청은 ‘지역교과서에 관한 해명자료’를 통해 잘못된 부분은 수정판을 통해 시정할 예정이며 중·고등학교교재의 경우 교과서가 아닌 학습자료집으로 발간되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새 사주와 노조간에 투자양해각서(MOU)의 이행여부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던 통도컨트리클럽(이하 통도CC)이 일단 진정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통도CC 동일리조트 노조는 새 사주의 협의문이 내려옴에 따라 26일 노조찬반 투표를 실시결과 가결되어 현재 진행 중인 준법투쟁을 철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지난해 11월 법정관리에 들어갔던 통도CC의 경영권을 부산D건설이 인수한 뒤 경영개선 작업이 진행 중이었지만 노조는 투자양해각서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다며 반발해 왔다. 노조는 새 사주가 취임식에서 통도CC와 환타지아를 국내 최고의 유원지로 만들겠다고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와 역행하는 경영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임직원의 고용을 보장하고 경영에 간섭하지 않기로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아 고용 불안과 경영 부실을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에 따르면 새 사주가 통도CC와 환타지아의 일용직 근로자를 일방적으로 해고함으로 인해서 다른 직원들에게 과도한 업무가 주어져 정상적인 업무가 불가능하며, 환타지아의 경우에는 안전요원의 부족으로 심각한 안전문제마저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일방적으로 월8일을 휴무일로 확정해 정상업무에 지장이 가중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사주측은 월8일 휴무는 주5일 근무제의 확산에 따른 노동자의 편의와 복지를 위한 목적이라며 해명했다. 하지만 노조는 인건비를 줄이기 위한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노조는 또 환타지아 내 물놀이 시설인 워터파크 건설계약문제와 4년 전 리모델링한 건물을 또 다시 리모델링한 것에 의문을 제기했다. 워터파크 시설의 경우 이미 국내에서 확실한 수익모델로 검증이 된 시설이고, 사주가 바뀌기 전부터 계획되어 진행되어 왔는데, 갑작스런 사업의 지화로 거액의 위약금만 물게 되어 회사에 큰 손실을 입혔다는 것이다. 그리고 4년 전 리모델링한 건물을 또 다시 리모델링 하는 과정에서 부실공사 의혹이 있다고 주장하며,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통도CC를 리모델링 하면서 부실공사를 했다는 사실이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런 과정에서 회원과 여직원 사이의 성추행 문제마저 불거져 갈등이 더욱 심화 되었다. 또한 회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선임되는 운영위원회의 운영위원 중 상당수가 새 사주의 기업 인수 후 변경되었으며, 그 과정에서 사주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했다.이에 대해 사주측은 성추행 사건은 현재 쌍방고소 상태이며 법정에서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노조가 주장하는 투자양해각서의 이행여부의 경우 정확한 관련 문구가 없다고 일축했다. 또한 리모델링에 관한 문제는 시정 중이며, 워터파크의 경우 사업의 포기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러한 마찰은 노조의 끊임없는 건의문 대한 사주측의 협의문 제출로 일단 진정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노조는 사주측이 협의문에서 워터파크 완공시기를 내년 7월로 명기했고 임직원들의 임기보장을 약속했으며 경영 간섭에 대해서는 애매모호한 표현이 있지만 서로 한발씩 물러서는 것으로 하고 일단 전개하던 준법투쟁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하지만 노조는 이것이 투쟁의 끝이 아니라는 점은 명확히 했다. 노조 관계자는 “사주측이 협의문의 내용에 충실히 따르지 않을 경우 준법투쟁을 넘어서는 총파업투쟁도 전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숱한 기행 뿌린 영원한 자유인시내에서 35호선 국도를 타고가다 상북면 경계를 막 지나면 하북면 용연리, 거기 도로변의 한 단층집 이마에 걸려있는 간판이 이채롭다.
[남운서숙ㆍ南雲書塾]
書塾? 참 오랜만에 들어보는 말이다. ‘서숙’이라하면 우리 근대사에 등장하는 서전서숙(瑞甸書塾), 명동서숙(明東書塾), 오치서숙(烏峙書塾) 등 한말의 민족교육기관 이름들이 떠오르지만, 2005년 오늘에 만나는 ‘書塾’이라는 말은 다소 생경하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흰 수염을 늘어뜨린 웬 중늙은이가 환한 얼굴로 낯선 방문객을 맞는다.
‘아, 이 이가 이 서숙의 숙장(塾長) 남운 김지홍(南雲 金地洪) 선생이구나’
실내의 사방 벽이 온통 알 듯 모를 듯한 글씨들로 빼곡하고, 몇 몇 모여 있는 사람들이 자아내는 기운이 예사롭지 않다.
書塾의 塾자가 ‘글방 숙’이니 ‘서숙’은 곧 글방일 텐데 흔히 어린아이들 모아놓고 붓글씨나 지도하는 여느 글방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남운 김지홍-
연치가 얼마나 되었을까? 아직 갑년은 채 멀었는지, 아니면 환갑고개를 사푼 넘었는지 도무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
‘남운’이 지난 청장년시절 세상천지를 주유하며 숱한 기행(奇行)을 뿌리고 다닌 기인(奇人)이라는 소문은 이미 듣고 온 터이지만, 늘어뜨린 수염이 아니라도 웅숭깊은 눈빛하며 풍기는 기품이 범상치 않아 보인다. ‘남운’은 상북면 소토리에서 태어난 양산토박이다. 하지만 워낙 뜬구름처럼 바람처럼 세상을 떠돌아다닌 터라 고향에 머문 날수는 얼마 안 된다.
지금에 이르러서야 안태고향 근처인 이곳에 터를 잡고 붙박이생활을 하게 되었지만, 이 글방이 문을 연 2003년 이전에는 아무 곳에도 뿌리를 내리지 않고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는 자유인으로 살았다. 왜 그랬을까?“그냥…” 선문답 같은 대답이다.
“처음 집을 떠날 때는 부모님께 ‘산삼을 캐러 간다’는 핑계를 댔지만, 산삼은커녕 산삼 잎도 보지 못했어요. 하기사 산삼이 보이지 않으니 잎인들 보일 리 있었겠소? 아무 목적도 없이 방향도 없이 무슨 특별한 철학을 지닌 것도 없이 아내도 자식도 다 팽개치고 산으로 달아난 거지. 산에 혼자 있으니 그냥 좋더군요. 까짓 산삼이야 나오든 말든…” 팔자에 없는 공무원생활 4년 ‘남운’의 방랑벽은 그가 군복무를 끝내고 고향으로 돌아온 1972년 겨울부터 용틀임을 하기 시작했다. 들리는 말로는 군대생활도 특수부대에서 특수임무를 수행하는 일을 했다고 하는데 그 부분은 본인이 함구하는 일이라 애써 캐묻기가 그렇다.
그건 그렇고 청년 ‘김지홍’이 대한민국의 남아라면 마땅히 치러야 할 국방의 의무를 마치고 고향이라고 돌아왔는데 시골이라지만 어중간한 반촌인 고향이 낯설기만 했다. 군대생활 3년에 속에 바람이 든 탓인지 모를 일이었다. 아무 것에도 정이 붙지 않고 그저 모든 것이 시답잖고 심드렁하기만 했다. 남들이 다 하는 취직도 생각 없고, 농사도 반 일꾼인데다 달리 특별히 할 것도 없어 마냥 집밖을 나돌며 부모님 속께나 썩여드리는 판국이었다. 그러던 차에 이를 딱하게 본 친구 아버지의 간곡한 설득에 공무원시험을 치르고 뜻밖의 공무원생활을 하게 되었다. 그때가 1973년 5월, 결혼도 하고 가정도 꾸렸다. 그러나 공무원은 그의 팔자에는 없는 일이었던지 한 4년간은 억지로 눌러앉아 있다가 그만 자리를 박차고 나와 버렸다. “그 때 4년이 집사람에게는 가장 안정된 시절이었지요. 비록 돈은 궁했어도 마음은 편했을 테니까… 하기야 지금도 마음은 편할 거요. 곁에 있으면서 엉뚱한 짓만 하는 것보다는 지금처럼 아예 같이 있지 않는 것이 차라리 나을 것이니 말이오. 멀쩡한 사람을 공연히 생과부를 만든 것을 생각하면 측은지심(惻隱之心)이 들기도 하지만, 이제 와서 구차한 변명이 무슨 소용이 있겠소. 속절없이 세월은 흘러버렸고, 물은 거꾸로 되돌릴 수도 없으니… 내가 상당히 나쁜 사람이 된 것이지요.” 그때부터 훌쩍 산으로 들어갔다가는 다시 집으로 돌아오고 그러다가는 다시 산으로 떠나기를 되풀이 하는 간헐적인 방랑생활을 하다가 1980년이 되면서부터는 행장을 챙겨 작심하고 본격적인 방랑길에 들어서 버렸다. 천태산, 영취산, 가지산, 천왕산… 그로부터 강산이 몇 차례 바뀌는 동안 이 산 저 산을 옮겨 다니며 산속 암자나 토굴생활의 온갖 기행이 이어졌지만, 그 사연을 여기에 다 옮기는 것은 부질없다. 한창 혈기왕성하던 때라 거칠 것 없이 살아가는 이녁의 삶을 성가시게 하는 작자가 나타나면 상대가 경찰관이든, 절간의 중이든, 이름 모를 장삼이사든 가리지를 않고 냅다 멱살잡이를 해 메다꽂아버리고는 또 어딘가로 훨훨 날아가 버렸다. 그러다보니 시골지서나 파출소 출입도 수월찮게 했다. 때로는 수상한 사람으로 오인을 받아 곤욕을 치르기도 하고… “어느 곳을 가든지, 심지어는 산속에도 주인은 다 있더군요. 어느 날은 신고를 당하여 파출소에 호출을 당하고, 어느 날은 주인에게 쫓겨나고, 또 어떤 때는 산화경방요원의 철거명령이 떨어지고… 내가 거할 곳, 고작 두 평만 허락이 되면 되겠으나 그것을 살 이유도 없고, 살 돈도 없으니 아무데나 눈치껏 내 몸 하나 누이었다가 들키면 다른 곳으로 옮기고 또 들키면 다시 옮기다 보니 하루에 세 번 정도 이사를 하는 날도 있었어요.” 그러니 그 삶이 얼마나 신산스럽고 고달팠을까? 그러나 그 방랑생활 동안 ‘남운’은 그저 부질없이 세월만 잡아먹었던 것은 아니었다. 산에 들기 전 이미 한학(漢學)과 서화(書畵), 그리고 경서(經書)에 두루 능했던 터라, 산속 ‘은둔거사(隱遁居士)’로 지낸 시절은 ‘남운’의 학문과 경륜이 날로 무르익어가는 시절이었다. '은둔거사’- 세상과 교류를 트다 차츰 소문에 소문이 꼬리를 물면서 그가 머물고 있는 암자나 토굴을 찾는 이들이 하나 둘씩 늘어났다. 때로는 ‘남운’이 직접 산을 내려오기도 했다. 한학에 있어서 내로라하는 인물들과 ‘남운’의 학문적 교류가 이어지면서 ‘남운’의 학문은 하루가 다르게 그 깊이를 더해 갔다.
이 때 ‘한국한시연구회’를 이끌고 있는 임계 김범수(霖溪 金範洙) 선생을 만났다. 서화(書畵)는 아주 어릴 때부터, 역학(易學)은 17세 때부터 공부했고, 그 동안 여러 시문(詩文)을 두루 섭렵했지만, 정작 시작(詩作)은 해보지 않았기에 ‘임계’로부터 작시를 지도 받기 위함이었던 것이니, 그로부터도 어느새 세월이 20개 성상이 흘렀다.
지금은 ‘남운서숙’의 교육강사로도 활약하고 있는 ‘임계 선생’은 ‘남운’을 두고 “남들은 10년을 공부하여도 못하는 한시를 불과 3개월여 만에 자작(自作)하는 놀라운 실력을 보여 탄복했노라”고 술회한 적이 있다. 여기서 ‘남운’의 한시 한 수를 보자.[登福泉庵 / 복천암을 오르며] 遠方山頂秀巖居 / 저만치 산정에 기암 솟은 곳
觀示挑梁無佛虛 / 도량을 쳐다보니 부처는 없네
雲深殘陰圍包寂 / 운심잔음은 정적을 휘감는데
來賓寒風客春諸 / 찾는 객은 찬바람 속 춘색뿐이네- 1995년 3월, 화제리 복천암 등산 중에서 -산속에 묻혀있으면서도 간간히 세상으로 나와 여러 차례의 개인전과 각종 초대전을 열어 세상을 놀라게 했고, ‘한국문화예술연구회’ 회원, ‘한국현대미술인협회’ 회원, ‘대한불교대승종’ 조직부장, ‘한국한시연구회’ 이사로 활약하는 열정을 보이기도 했다.
현재의 ‘남운서숙’에는 입회원서를 제출한 회원만 400명이 넘는데 흔적을 남기지 않고 ‘남운’의 문하를 거쳐 간 사람까지 다 치면, 하나의 거대한 학맥이 형성될 만큼 ‘남운’이 드리우고 있는 그늘이 넓고 짙다. 그런 그는 지금껏 무슨 재미로 살아왔을까?“청출어람(靑出於藍)이죠. 전국시대의 유학자로 ‘성악설’을 창시한 순자(荀子)의 글 권학편(勸學篇)에는 <학문은 그쳐서는 안 된다(學不可以已)/푸른색은 쪽에서 취했지만(靑取之於藍)/쪽빛보다 더 푸르고(而靑於藍)/얼음은 물이 이루었지만(氷水爲之)/물보다도 더 차다(而寒於水)>라는 말이 있는데, 이 말은 ‘학문이란 끊임없이 계속되는 것이므로 중지해서는 안 되며 쪽(藍)에서 나온 푸른 물감이 쪽빛보다 더 푸르듯이, 얼음이 물보다 차듯이 스승을 능가하는 학문의 깊이를 가진 제자도 나타날 수 있다’는 말이지요. 내 문하에 들어온 이가 일취월장(日就月將)해 나를 능가했을 때의 기분이란 필설로는 형언 못합니다. ‘무릉도원’이나 ‘선경’이 따로 없어요. 덩실덩실 춤이라도 추고 싶은 심정이지요. 그래서 가르치는 것이 더없이 행복해 집니다. 나는 아마도 이 맛에 중독이 된 것 같아요.” 여기까지 오느라고 이녁의 가솔들은 제대로 챙기지 못한 아쉬움이 크겠지만, 따르고 흠모하는 후학들이 구름 같으니 누가 ‘남운’의 지난 세월을 헛되다 하랴. 앞으로 스승을 앞지르는 후학들도 많이 배출되고 ‘남운’ 자신의 학문도 더욱 더 큰 정진이 있기를 빌어본다.
감로탱 특별전을 둘러보기 전에 먼저 박물관 사무실을 찾아 ‘한정호 수석학예연구사(불교미술사 전공)’를 만나보았다. 한 학예연구사는 지난해 11월 박물관 부설 불교미술사학회 주최로 박물관 문화센터에서 가졌던 제4회 추계학술대회에서 1965년 전북 익산시 금마면 왕궁리 5층석탑 해체수리 때 발견된 사리장엄구(舍利莊嚴具)가 지금까지 알려진 것처럼 고려나 나말여초, 통일신라시대에 제작된 것이 아니라 백제 무왕(武王ㆍ재위 600~641년) 대인 7세기 전반기의 작품으로 추정된다는 주장을 제기해 학계의 주목을 받았던 인물로 우리 불교미술사학계의 권위 있는 학자다.-이번 감로탱 특별전이 지금까지의 여느 탱화전과 다른 점은?
“그동안 여러 차례의 탱화전을 가졌지만, 이번 특별전은 박물관이나 대학, 사찰전각 등 전국에 흩어져 있는 60여 점의 감로탱 가운데 시대적 전개과정을 잘 보여주는 대표작들을 선별하여 전시하는 최초의 테마전이라는데 큰 의미가 있습니다. 전국에 산재해 있던 감로탱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은 학술적으로도 매우 큰 가치를 지닌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전시작들이 16세기 이후 조선시대의 작품들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수백 년 전에 그려진 그림이 21세기를 사는 오늘의 우리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요?
“지난 시대의 감로탱들을 보면서 인간의 살아가는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다를 바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림에서 보여 지는 각종 위난장면은 오늘날 우리가 치르고 있는 재난들과 너무나도 흡사합니다. 따라서 수백 년 전에 그려진 그림을 통해서 2005년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은 ‘인간은 그 어느 누구도 죽음과 지옥의 공포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존재’라는 메시지를 듣게 됩니다. 그러므로 이번 특별전이 던지고 있는 화두도 ‘인간의 삶은 결국 죽음에 이르는 과정이다’라는 것입니다.” -이번 특별전을 준비하면서 얻은 소득이 있다면?
“감로탱이 처음 출현한 것은 16세기인데 초기의 작품인 1500년대의 작품 4점은 일본에 건너가 있습니다. 그동안에는 현존하는 감로탱이 대략 50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 전시회를 기획하면서 감로탱 조사를 벌이던 중 현존하는 감로탱이 모두 66점이라는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이는 매우 큰 성과라고 할 수 있지요. 또 전시품 중 경북대 소장 감로탱은 이번 특별전에서 처음 공개되는 작품인데, 17세기 중후반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작품은 어쩌면 국내에 현존하는 감로탱 중 가장 오래된 작품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1649년에 제작된 보석사 감로탱이 국내에 현존하는 감로탱 중 가장 연대가 빠른 작품으로 알려졌는데, 경북대 소장 감로탱이 보석사 소장품보다 더 앞선 것이라는 사실이 확정되면 이 또한 큰 성과가 될 것입니다.”-오늘날에도 감로탱의 맥이 이어지고 있습니까?
“물론입니다. 무형문화재 제48호이며 자타가 공인하는 이 시대 최고의 불모(佛母ㆍ불화를 그리는 화가)인 석정 스님을 비롯해 수많은 탱화작가들이 오늘의 시대상을 탱화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는 지금은 고인이 되었지만 80년대의 시대적 질곡을 관통하면서 홀로서기와 앞장서기를 하다가 쓰러진 민중화가 오윤씨가 있습니다. 오윤씨는 지옥도를 묘사하면서 코카콜라 휘장을 배경으로 혀를 길게 빼어 물은 중생들을 그린 파격적인 그림으로 눈길을 끈 화가입니다. 이렇듯 감로탱은 일반 불화와는 달리 서민들의 생활상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것이 특징인데, 그러므로 불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사람들도 비교적 쉽게 감상을 할 수가 있지요.”한 학예연구사는 ‘2005년 문화관광부 복권기금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회가 다음 달 부산에서 열리는 APEC회의와 시기적으로 맞물려 있어 전 세계에 우리 한국의 독창적이고 뛰어난 문화를 알릴 수 있는 효과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며, 시민들의 적극적인 호응이 있기를 바란다는 말을 덧붙였다.
■탱화((幀畵)는?탱화는 천이나 종이에 그림을 그려 벽에 거는 불화의 종류로 족자 또는 액자로 만들어 사용했다. 티베트에서 유래한 ‘탕카(Thang-ka)’가 어원이다. 한자로 족자그림 ‘정(幀)’자를 쓰면서 읽기는 ‘탱’으로 읽는 까닭도 ‘탕카’의 어원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짐작된다. 우리나라에 언제 탱화가 들어왔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다만 현존하는 탱화는 고려시대 이후의 작품이다. 그러나 <삼국유사>에 의하면 이미 삼국시대부터 불화가 그려진 것으로 나타나므로, 탱화는 통일신라 때부터 일반화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고려시대의 탱화는 귀족적인 성향, 조선시대의 탱화는 민중적인 성향을 보인다. 탱화는 사찰 전각이나 불상의 종류에 따라 각기 다른 모습을 갖는데, 본존불 뒤에 놓여 그 신앙적 성격을 묘사한 것이 후불(後佛)탱화이고, 불법(佛法)의 수호신들을 그린 것으로 대웅전의 좌우 벽면 혹은 각종 전각에 설치하는 것이 신중(神衆)탱화다. 원혼들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데 쓰인 탱화가 이번 특별전의 전시품인 감로탱이고, 이밖에도 지장보살을 그린 지장(地藏)탱화, 염라왕의 심판을 그린 시왕(十旺)탱화와 현왕(現王)탱화, 북두칠성에 대한 신앙을 불교화한 칠성(七星)탱화, 산신각에 모신 산신(山神)탱화, 도리천의 우두머리인 제석을 그린 제석(帝釋)탱화, 공양을 짓는 부엌의 신인 조왕신을 묘사한 조왕(?王)탱화, 부처의 제자인 나반존자를 그린 독성(獨聖)탱화 등 다양한 종류의 탱화가 있다.
가을이 짙어가는 양산, 이곳 산사의 박물관에 차려진 한 이색 전시회에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통도사성보박물관(관장 범하 스님)이 통도사 개산1360주년을 기념하고 APEC 성공개최를 기원하며 10월 10일부터 11월 28일까지 성보박물관 불교회화실과 기획전시실에서 열고 있는 ‘조선시대 감로탱 특별전’ [감로(甘露)]가 그것이다. 전시장은 양산시민은 물론 인근 부산ㆍ경남, 울산, 대구ㆍ경북 등지에서 온 관람객들로 연일 붐빈다. 간간이 외국인 관광객들도 눈에 띈다. 2005년 문화관광부 복권기금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전국에 흩어져있는 60여 점의 감로탱 가운데 각 시대의 시대상황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대표작 23점을 골라 선보이는 국내 최초의 탱화 테마전이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불교회화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이들은 말할 나위도 없지만 ‘감로탱’이란 낯선 말에 고개를 갸우뚱하던 이들도 전시장을 둘러보고는 인간의 삶과 죽음, 희망과 절망을 한눈에 펼쳐 보이는 전시작품들 앞에서 경탄을 금치 못한다. 그래도 아직 전시회장을 찾아보지 못한 이들은 ‘감로탱’이 무엇인지 마냥 궁금해 한다.감로탱은 감로(甘露)같은 법문을 베푼다는 뜻감로탱은 죽은 이에게 감로(甘露)같은 법문을 베푼다는 뜻에서 이름이 붙여진 불교회화의 한 갈래로 수륙재(水陸齋)나 사십구재 때 쓰이는 의식용 탱화를 일컫는 말로 조선시대에 성행했다. 인간의 삶과 죽음 그리고 구원을 주제로 한 의식용 걸개그림인 감로탱은 작품이 조성되던 시대의 다양한 풍속장면과 재난장면, 지옥장면 등이 흥미롭게 묘사되어 있어 불교회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일반인들도 흥미롭게 접근할 수 있다. 또 불교미술, 종교학, 복식사, 문학, 예술 등 여러 분야의 연구자들이 관련분야에 대한 학술적 자료로도 널리 활용하고 있다. 감로탱은 도상의 연원을 중국의 수륙화(水陸畵)에 두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수륙화의 도상들에 새로운 도상들을 추가하여 한 화면에 재구성해 우리만의 독특한 도상을 정립하였으므로 이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독창적인 불화라 할 수 있다.특히 조선시대 감로탱은 인간의 삶과 죽음, 구원에 대한 불교적 시각을 그리고 있지만, 여러 불교의 존상(尊像)들뿐 아니라 조선 시대 보통사람들의 어리석고 잘못된 여러 모습을 반영한 각종 위난(危難) 장면과 생활 속의 풍경들이 다양하게 배치돼 있는 점이 특이하다. “인간의 삶은 결국 죽음에 이르는 과정이다” 감로탱 특별전 들머리에 이르면 먼저 ‘쿵’하고 관람객의 가슴을 울리는 글귀를 만나게 된다. “인간의 삶은 결국 죽음에 이르는 과정이다” 곧 이어지는 또 다른 글귀. “눈앞에 보이는 이익을 쫒아 발버둥치는 이 순간에도 우리는 점점 죽음에 가까이 다가서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인간은 예기치 못한 위난의 순간들을 통해 죽음과 삶의 무상함을 인지한다. 살아가는 동안 끊임없이 반복되는 희ㆍ로ㆍ애ㆍ락(喜怒哀樂). 삶의 방식이 바뀌었을 뿐 인간이 살아가면서 느끼는 기쁨과 성냄, 슬픔과 즐거움은 과거와 현재가 다름없다. ……”글귀의 끝 부분은 관람객에게 던지는 물음이다. “그대는 바르게 살고 있는가? 죽음을 준비하고 있는가?” 이 커다란 물음 앞에 숙연해진 마음으로 발길을 옮기면 저 먼 몇 백 년 전의 시대가 펼쳐진다. 마차에 깔려 죽는 사람, 무너진 집에 깔려 죽는 사람, 칼을 들고 싸움을 하는 사람, 침을 잘못 맞아 죽는 사람… 지난 시대의 삶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인물군상들이 금방이라도 걸어 나올 듯 매우 사실적으로 그려져 있다. 거기에 오늘의 이라크와 아프카니스탄이 오버랩 되고 뉴올리언스와 파키스탄의 재난, 삼풍백화점붕괴, 대구지하철화재, 각종 의료사고가 겹쳐진다. 따라서 이번 전시회는 2005년 현재를 살아가는 오늘의 어느 누구도 죽음과 지옥의 공포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삶의 바른 태도와 인류 보편의 구원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의미 깊은 자리를 마련한다. 이번 특별전의 전시작 가운데는 대표작은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진 보석사 감로탱(1649년 제작)과 이번에 처음 공개되는 경북대 박물관 소장 감로탱(17세기 중후반으로 추정). 16세기 후반과 18세기를 이어주는 보석사 감로탱은 임진왜란 이후 전사한 수많은 의병들의 수륙재를 위해 제작한 작품으로 당시 수륙재를 생생하게 재현하고 있다. 경북대 박물관 소장 감로탱은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도상 표현으로 인해 조선시대 감로탱이 지니는 다양성과 특수성을 보여준다. 이밖에 우학문화재단(1681년), 해인사(1723년), 성주사(1729년), 운흥사(1730년), 수도사(1786년) 등이 소장하고 있는 감로탱도 함께 전시돼 있다. 특히 이번 전시회는 2005년 문화관광부 복권기금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만큼 지역사회 및 국내외의 문화발전에도 크게 기여하여야 하는데 때마침 전시 시기가 21개국 정상과 각료들을 포함하여 1만5000여명의 외국인이 참가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부산APEC회의와 맞물려 있어 한국의 독창성 있는 문화를 가장 효과적으로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교육은 주체인 교사가 교육 내용이 되는 교재를 사용하여 가르칠 대상인 학생에게 바람직한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다. 바꿔 말하면 교육이란 교사를 통하여 가르침의 내용인 가치를 학생이 내면화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교육을 통하여 자식이 부모보다 낫고 제자가 스승보다 나은 것을 청출어람(靑出於藍)이라 하지만 청출어람은 쉬운 일이 아니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어서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교육에서 교사의 질이 중요하다고 하는 것이다. 그러면 지금 우리나라 초중고 교사의 질은 어느 정도일까. 교육대학이나 사범대학의 입학 성적으로 보거나 졸업 후 교사로 임용되는 과정을 보면 임용되는 교사의 질은 충분히 높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교사로 임용된 다음은 어떨까? 세월이 흐를수록 교사 스스로 전문인으로 계속 성장하고 있다고 장담할 수 있는 교사가 얼마나 될까. 부끄러운 말이지만 나는 전문인으로서 계속 성장하고 있다고 장담할 수 없다. 그러면 나는 왜 교육전문인으로 계속 성장하고 있다고 장담하지 못할까. 가장 큰 원인은 내 스스로의 내면적 자질에 있겠지만 열악한 교육환경 역시 큰 한 원인이라 생각한다. 그 열악한 교육환경적 원인 중 교사로서의 성장에 장애가 되는 교육환경 중 가장 직접적이면서도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이 비좁은 교무실 환경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을 바로잡는 것은 다른 것을 바로잡는데 비해 상대적으로 비용도 적게 들면서 성과를 분명히 볼 수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지금 교무실을 한 번 보자. 교실 세 칸 크기의 교무실에 44명의 교사가 연구실 겸, 학생 지도실 겸, 각종 업무 처리 및 휴게실을 겸하여 사용하고 있다. (학년실이나 휴게실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지만 현실적으로 교무실이 그런 기능을 다 떠맡아 한다.) 그래서 어느 교사든 조용한 가운데 책을 읽고 수업 자료를 정리할 공간을 확보할 수가 없다. 수업과 수업 사이 대화도 해야 하고 학생 지도도 교사는 교무실에서 해야 한다. 교사 1인이 점유하는 교무실 공간은 가로 140센티미터, 세로 70센티미터 정도의 책상 하나와 그 책상에 달려 있는 의자 하나를 두고 비좁게 움직일 수 있는 것이 전부다. 그 책상 위에는 컴퓨터 모니터와 자판, 마우스 패드가 놓여 있다. 그리고 작은 책꽂이가 있어 거기 스물 몇 권 정도의 책이 꽂혀 있어 교재를 펴놓을 수 있는 공간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전문가일수록 크고 넓은 책상에 보조 책상도 여럿 두고 메인 컴퓨터 화면 외에 여러 개의 보조 컴퓨터를 동시에 다루고 있는 것을 영화 같은 것에서 볼 수 있다. 수준 높은 연구일수록 한 번에 처리해야 하는 정보의 양은 많아지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큰 소리로 책을 읽는다. / 나는 물끄러미 그 소리를 듣고 있다. / 한 아이가 소리내어 책을 읽으면 / 딴 아이도 따라서 책을 읽는다. / 청아한 목소리로 꾸밈없는 목소리로 / "아니다 아니다!"하고 읽으니 / "아니다 아니다!" 따라서 읽는다. / "그렇다 그렇다!"하고 읽으니 / "그렇다 그렇다!" 따라서 읽는다. / 외우기도 좋아라 하급반 교과서 / 활자도 크다랗고 읽기에도 좋아라. / 목소리도 하나 흐트러지지 않고 / 한 아이가 읽는 대로 따라 읽는다. // 이 봄날 쓸쓸한 우리들의 책읽기여 / 우리 나라 아이들의 목청들이여.
김명수의 <하급반 교과서> 전문
이 시는 획일화된 사회를 풍자하고 있다. 여기서 '아이들'은 민중으로 읽을 수 있다. 다른 아이가 읽는 대로 똑 같이 따라 읽는 것은 통제 사회에서의 맹목적 추종을 뜻한다. 아이들의 획일적, 맹목적인 책 읽는 소리를 전체주의적 행태에 견주어 형상화한 것이다.문학철/시인
깊어가는 가을 감미로운 피아노선율이 우리를 찾아온다.11월 5일 저녁7시 양산문화회관 대공연장에서는 2005경남국제음악콩쿠르(이하 GIMC) 입상자 콘서트가 펼쳐진다.올해 GIMC에는 16개국 60여명의 피아니스트가 참여해 지난 9월 5,6일 양일간 예심을 거쳐 26명의 본선 진출자가 가려졌다. 이들은 (재)통영국제음악회 주관으로 10월 29일부터 11월 2일까지 1,2차 예선을 치루게 된다. 이렇게 해서 가려진 5명의 최종 진출자들이 11월 4일 통영시민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폴란드 국립 필하모니아 포모르스카(지휘: 미로슬라브 야첵 블라슈치크)와의 협연을 통해 순위를 결정짓게 된다.약 일주일간의 경연을 거쳐 선택된 입상자들이 국립 필하모니아 포모르스카와 함께 양산에서 입상자 콘서트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GIMC는 국내ㆍ외의 유명 음악인을 배출한 국내 유일의 국제음악콩쿠르이며 경남 통영출신의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의 음악적 업적을 기리고 이를 통한 국제문화교류와 전세계의 재능 있는 젊은 음악인을 발굴, 육성하기 위해 창설되었다. 한편 2005 GIMC의 심사를 맡은 클라우스 헬비히(독일 쾰른 음대 명예교수) 심사위원장을 비롯한 7명의 외국심사위원과 김대진(한국예술 종합학교 교수), 한동일(울산대 석좌교수) 등 9명의 국내심사위원은 이번 콩쿠르의 권위를 한층 더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관람료는 S석 50,000원, A석 30,000원, B석 10,000원이며, 공연 문의 및 입장권 구입은 양산시 문화예술과로 문의하면 된다. 전화: 055)380-4111~4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