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사무 감사 때 시의원들의 지적에 진땀을 빼는 공무원들이 많다. 일부 시의원들은 제대로 자료를 조사하지 않아 큰 소리만 칠 뿐 별다른 것은 하지 못하는 반면 몇 몇 시의원은 날카로운 지적을 해 감사가 다가오면 다들 긴장한다"
시의회의 행정사무감사에 대한 시 관계자의 말이다. 이 관계자의 말처럼 시의원들의 시정 감시활동(감시권)은 무난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시의회는 시정 전반을 감시ㆍ감독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 단체장과 공무원이 행하는 시정 활동의 미진함을 감시하고 예산집행과 예산 편성의 문제를 지적 시정조치 시켜야 한다. 크게 보면 정부와 국회의 관계와 다를 바 없다.
올 한해 시의원들은 행정사무감사 등을 통해 예산 낭비와 사업집행의 문제점 등을 지적하며 활발한 활동을 해와 좋은 점수를 받고 있다.
그 과정에서 지난번 추경예산안 심의에서는 선심성 예산이라고 지적하며 대폭 삭감조치를 단행해 시측과 불편한 관계를 빚기도 했다.
그러나 좋은 점수를 받고 있지만 그에 못지않게 문제점도 드러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가장 큰 문제는 그런 활발한 시정 감시활동이 몇 몇 시의원들에게만 국한된다는 것.
행정사무감사와 예산안 심의에서도 소수 시의원들이 여러 문제사항들을 지적하며 시정조치 및 개선을 요구할 뿐 다른 시의원들은 제대로 된 지적과 질문을 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최근 특위에서 실시되고 있는 예산안 심의를 보더라도 일부 의원들만 문제를 지적할 뿐 아예 질의 자체를 하지 않거나 문제와는 동떨어진 일방적 주장으로 다그치기만 하는 모습들이 연출되고 있다.
시 고위 관계자도 "K의원 같은 경우 예산안 심의나 행정사무감사 때 하는 질문이나 지적을 보면 평소 자료를 통한 공부를 해온 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다"며 "그러나 일부 의원들의 질문을 들으면 문제의 본질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때가 있다"고 말해 일부 시의원들의 자질 부족을 꼬집었다.
이는 시의원들이 표 확보에 도움이 되는 행사 방문에만 열을 올릴 뿐 시의원으로서 시정전반에 대한 공부와 새로운 지식들을 습득하는 일에는 소홀히 한 결과라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지적이다.
이에 타 도시 시의회처럼 의원들간의 학습모임을 정기적으로 가져 정보공유와 학습능력을 배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런 문제와 함께 비판받고 있는 것이 감정적 대응. 지난번 추경예산안에 대해 전례없는 삭감조치를 단행한 것도 시장과의 마찰로 인한 불편한 감정을 표현한 것이라는 비판을 받았었다.
분명 집행부측에서 예산을 편성할 때 소홀히 하는 면이 있고 예산삭감을 감안해 부풀리는 것은 사실이나 그렇다고 할지라도 32% 삭감이라는 전례없는 조치를 단행한 것은 개인감정을 시정과 연결시킨 적절치 못한 행동이었다는 것이다.
이에 시 관계자들은 활발한 시정감시 활동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다가도 이런 행동들이 마이너스로 작용한다며 내년에는 필히 시정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분동시 장점>
7만 3천여명이 넘는 상주인구로 포화상태를 보이며 행정관리에 문제를 야기해온 웅상읍이 4개동으로 분동될 전망이다.
웅상읍은 지금도 대단위 아파트의 분양 및 건설이 지속되고 있어 조만간 인구 8만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급격한 인구증가추세를 보이는 지역.
이에 지난 3월 행자부와 경남도에서 웅상 분동을 권고함에 따라 시는 그동안 해당 주민들의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 서창동(용당ㆍ삼호ㆍ명곡 등 3개지역 1만7366명) △ 소주동(소주ㆍ주남ㆍ주진 등 3개지역 1만8804명) △ 평산동(평산ㆍ덕계 등 2개지역 2만4645명 △ 덕계동(덕계ㆍ매곡ㆍ평산 등 3개지역 1만3066명)으로 분동하고 현재 출장소를 4개과 18담당으로 확대 한다는 계획을 수립해 행자부에 건의했다.
시의 이번 계획에 따라 분동이 완료되면 그동안 인구폭주로 야기되었던 민원인들의 불편은 행정구역 세분화를 통해 해결돼 질 높은 행정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시의원도 현재보다 2명을 더 선출할 수 있어 시의회 사무과가 사무국으로 승격되고 상임위원회 설치도 가능하게 돼 시의회 위상 제고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분동시 단점>
웅상읍 분동계획이 완료되면 양질의 행정서비스 제공은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농촌지역으로 분류되어 누렸던 혜택 등은 도시지역으로 전환되면서 사라지는 단점이 있다.
공립 고등학교와 유치원의 수업료가 일정 부분 상승하고 농어촌 자녀 대입특별전형 혜택도 없어진다.
또 읍에서 취급하던 업무들이 대거 시로 이관되어 관련 민원서류를 발급받기 위해서는 시청까지 방문해야 하는 시간적 불편도 감수해야 한다.
주민들이 특히 걱정하는 것은 대입 문제, 그동안 웅상읍은 농어촌 지역에 포함돼 학생들은 대입 특별전형시 3%의 혜택을 봐왔었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 상위권 중학생들이 인근 거창, 부산지역 고등학교로 진학하는 이탈현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농어촌자녀 혜택마저 사라진다면 관내 고등학교는 심각한 학생수급 문제에 봉착하게 되는 문제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한 교육 관계자는 "그렇지 않아도 상위권 학생들의 역외 유출 현상이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나는 가운데 농어촌 특례까지 없어지면 각 고등학교는 심각한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특위장의 부적절한 모습
시측의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심의가 이루어진 특위장. 의원들의 날카로운 지적들이 이어져 집행부 견제 기구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지만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모습들도 많이 나왔다.
일부 시의원은 거의 질문조차 하지 않거나 문제에 대한 자료 숙지의 미흡으로 문제지적보다는 윽박지르기에만 급급할 뿐이었다.
특히 특위장에 들어오며 휴대폰을 진동으로 하지 않아 벨 소리가 울리는가 하면 아예 특위장 안에서 전화를 받으며 밖으로 나가는 경우도 발생했다.
또 기타 행사 참석이나 개인적인 이유로 특위장에 불참하는 의원들도 소수 있어 곳곳에 빈자리가 생겨났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살을 찌푸리게 한 것은 시의회에 근무하고 있는 여성이 특위 진행 중간 중간 들어와 의원들에게 물을 따라주는 모습.
컵과 생수 한병만 제공하면 될 것을 여성 직원이 들어와 일일이 시의원들의 컵에 물을 따라주는 모습은 시대에 뒤떨어진 행동이라는 비난을 들을 것으로 보인다.
행정에 대한 견제세력으로 활동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근대적 의회 문화를 바꾸는 것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각 실과의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심의에 들어간 시의회. 예산낭비로 보이는 여러 사안들에 대한 의원들의 지적이 이어지자 해당 공무원들은 예산삭감을 막기 위해 해명하기에 바빴다. 이번 예산안 특위에서는 여러 문제들이 지적되기는 했지만 대폭적인 삭감조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 문화체육과 ^ 문화체육과의 내년도 예산안 심의에서 시에서 운영하는 태권도 팀에 배정된 예산이 올해 3억 2천만원에서 내년 4억 1400만원으로 증액되는 부분을 두고 태권도 팀에 이렇듯 예산을 배정할 필요가 있냐는 지적들이 제기됐다.
한 시의원은 "경남도중 일반인 태권도팀이 있는 지자체는 양산 한 곳 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도민체육대회에 나가서도 상위권에 입상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 실정임에도 불구하고 이렇듯 예산을 증액해 배정할 필요가 있나"라고 지적했다.
시가 편성안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도 태권도 선수들의 평균 연봉은 3천500여만원 수준. 20대인 선수들에게는 높은 급여수준이다.
그러자 이성두 문화체육과장은 "그렇지 않아도 성적이 부진해 해단조치를 할지 수준있는 감독과 선수를 영입할지를 고민하고 있다"며 "이번 예산안은 존속시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경력 있는 감독과 선수를 영입하기 위한 비용이 추가된 것이고 올 한해도 성적이 부실할 경우 해단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고 답변했다.
▽지역경제과 ^ 지역경제과의 내년도 예산안 심의 도중 담당 공무원들이 시 조례를 위반하고 투자기업 보조 사용금 지급 업체를 확정했다는 의원들의 비난이 거세게 일어났다.
김일권 시의원은 국내외 투자기업 보조금 중 올해 배정받았지만 사용하지 않아 내년으로 이월된 1억여원과 내년도 투자키로 한 2억여원 등 총 3억여원을 투자유치 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해당 기업을 지정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담당 공무원이 도가 지정해서 그렇다고 답변하자 "엄연히 시 조례가 있는데 경남도가 정했다고 회의도 거치지 않고 확정하는 것은 추후 조례 위반 문제가 불거져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상공회의소장과 교수, 경제사회국장 등과 더불어 나도 투자유치위원이지만 실질적으로 회의를 해본 적이 없다"며"위원회는 만들어 놓고 실용적으로 활용하지 못한다면 존속할 필요가 있나"고 비판하자 담당공무원은 잘못을 시인하며 추후 회의를 통해 기업을 선정하도록 하겠다는 답변을 했다.
▽ 산출기초 부실 ^ 각 실과마다 가장 많은 비판을 받은 것이 예산안 산출기초가 부실하다는 것이었다.
내년도 예산안 금액만 적시했을 뿐 제대로된 산출 기초가 적시되지 않은 것이 많아 시의원들의 가장 많은 지적을 받았다.
이에 시측도 추후 산출기초를 작성해 제출하겠다고 해명했다.
홈페이지 개편 이벤트 개최
시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새롭게 확대 개편하고 문화관광분야에 대한 지역의 각종 정보를 수렴하기 위한 “양산정보마당” 이벤트를 개최한다.
“양산정보마당” 이벤트는 지역의 문화관광예술 분야의 잘 알려지지 않은 내용들을 인터넷을 통해 제공해 줄 수 있는 관내 문화관광예술 분야의 자료를 접수하는 행사로 이벤트에 참여하는 네티즌들의 정보를 토대로 △테마관광코스 △역사문화탐방 △그곳에 가고 싶다 △펜션 안내 △나 혼자만 알고 있는 양산의 전설 △멋진 드라이브 코스 △주말농장 △특별한 기술을 가진 사람들 △이색 요리 등 10여개 정도의 테마를 설정, 문화관광 홈페이지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시는 인터넷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도모를 위해 홈페이지에 ‘양산할인쿠폰클럽’ 코너를 마련키로 하고 관내 업체를 대상으로 참여업체를 모집한다.
양산정보마당 이벤트에 참여하고자 하는 시민이나 청소년, 공무원 등은 오는 23일까지 시 인터넷 홈페이지(www.yangsan.go.kr)를 통해 참여하면 된다.
시는 제공되는 정보를 심사, 최우수자 1명에게는 2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지급하는 등 모두 47명에게 1백5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수여할 계획이다.
'새싹타자왕선발대회' 24일 개최
시는 집중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시민정보화교육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정보화 사회에 대한 인식을 함양하기 위해 '새싹타자왕선발대회'를 개최키로 하고 참가 희망자를 접수받는다.
입상자에게는 △최우수 1명 시장상장과 상금 10만원 △우수 2명 시장상장과 상금 7만원 △장려 2명 시장상장 및 상금 5만원을 수여한다. 또 참가자 전원에게는 1만원 상당의 기념품을 지급한다.
대상은 관내 거주 7세 이하(98년 1월 1일 이후 출생) 미취학 어린이.
신청은 18일까지 시 홈페이지(www.yangsan.go.kr)나 전화 080-222-9696(무료), 380-4781~7번으로 접수하면 된다.
경영성과부분 시부 전국3위 인증
시는 2004년도 한국지방자치경쟁력 조사에서 경영성과부분 전국3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한국공공자치연구원이 1996년부터 매년 전국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이번 한국지방자치경쟁력(KLCI) 조사에서 시는 주어진 경영 자원에 효율적 활동을 통해 우수한 경영성과를 창출하여 경영성과부분에서 전국 3위를 인정받았다.
오근섭 시장은 "급속하게 변화를 거듭하고 있는 양산을 발로 뛰는 세일즈 시정으로 '맑고 밝고 훈훈한 큰 양산'을 만드는데 온 정열을 쏟을 것이다"고 소감을 말했다.
시는 다음과 같이 승진 및 전보ㆍ전입 인사발령을 내렸다.
◆승진
△5급 박윤범 (중앙동장 직무대리) △김영철(상하수도사업소장 직무대리) △이창호(녹지공원과장직무대리) △6급 이상운(물금읍) △오창환(녹지공원과) △7급 노명용(물금읍) △정현민(녹지공원과)
◆전보
△5급 김남권(건설과장) △6급 이상복(감사담당) △김상구(상하수도사업소 업무담당) △김말곤(건설과 지역개발담당) △문영진(도로과 도로보수담당) △김종열(녹지공원과 산림조성담당) △이삼용(녹지공원과 녹지관리담당) △7급 최선림(도시건설국 도로과) ◇신규 △박현선(녹지공원과)△정훈아(상북면)
◆전입
△7급 조기정(보건소)
지난 10일 오전 0시 15분께 웅상읍 용당리 모가구공장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나 공장 내부 250여평을 태워 5천여만원의 재산피해(소방서 추산)를 내고 인명 피해없이 30분에 진화됐다.
경찰과 소방서는 공장내부에서 발화가 시작됐다는 목격자의 진술에 따라 전기 누전으로 인한 화재로 추정하고 정확한 화재원인을 조사 중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 양산지회는 지난 8일부터 11일에 실시된 2005년도 새 집행부 선출을 위한 투표를 통해 이영욱 (웅상여중, 사진)후보를 지회장에, 강창대(서남초등)ㆍ이헌수(양산여고)ㆍ노혜영(웅상고) 후보를 전국대의원에, 이대현(양산여고)ㆍ장미라(삼성초등) 후보를 경남지부대의원에 각각 선출했다.
경쟁자 없이 단독출마한 이영욱(43) 당선자는 총 선거인 531명의 85.1%인 452명이 투표에 참가한 이번 선거에서 총 투표수의 96,9%인 438표의 찬성표를 얻어 당선됐다. “교육에 대한 열정을 살리기 위해 교육강좌를 열어 나가고 교과 분과 모임을 만들어 나가는 등 양산교육현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겠다”는 포부를 밝힌 이 당선자는 그동안 삼성중학교 분회장과 양산지회 참교육실천 부장을 역임하는 등 참교육 실천에 앞장서 왔다.
한편 같은 기간에 실시한 경남지부의 제12대 지부장 수석부지부장의 선거에서는 송호찬 후보와 김정희 후보가 경남지부 지부장과 수석부지부장에 당선됐다.
어려운 이웃에 대한 봉사활동이 행사위주의 겉치레에서 탈피,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지원사업으로 변모해 가고 있다.
양산시여성단체협의회와 자원봉사협의회는 의례적으로 하는 연말 자원봉사자의 밤, 자원봉사 지도자 리더십 교육 등의 각종 행사를 취소하고 어려운 경제여건으로 실질적인 도움이 필요한 영세이웃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베푸는 봉사활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양산시자원봉사협의회(회장 조현출)는 미리 계획되어 있던 자원봉사자의 밤 행사, 자원봉사리더십 교육을 취소하고 대신 행사비용과 회원 각자의 기탁금 총 1천60만원으로 9일부터 12일까지 56세대에게 연탄 10,000장, 이불 56점을 지원하고, 또한 각 읍면동 자원봉사협의회별로 김장김치담기를 하여 불우노인 및 장애인 등 116세대에게 1,160포기의 김치를 전달했다.
이는 양산시 관내에도 겨울 난방을 연탄으로 하고 있는 어려운 이웃이 많다는 주변의 이야기를 들은 데서 비롯됐다.
또한 양산시여성단체협의회(회장 김귀순)는 회원의 회비와 성금, 시지원금 등 4백70만원으로 7, 8일 양일간 120명의 회원이 양산시자원봉사센터 외 3개소에서 김장담그기 행사를 열고 소년소녀가장, 기초생활수급자, 모부자가정 등 110세대에게 김치를 전달했다.
여성단체협의회는 앞으로도 다양한 봉사 프로그램 개발로 불우이웃의 겨울나기를 지속적으로 지원하여 이들이 훈훈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며, 양산시 목련회에서도 3일 김장담그기 행사에 참여하여 어려운 이웃돕기에 회원들의 노력을 지원하였다.
한편 양산시에서는 별도로 겨울철에 어렵고 힘들게 살아가는 저소득층들이 보다 훈훈한 겨울을 지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오는 20일까지 세대별로 무엇을 얼마나 어떻게 지원하면 좋은지 읍면동장이 직접 세대를 방문조사한 후 민간단체와 협력하여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한다.
12일 아침 10시부터 열린 제1회 양산전국하프마라톤대회가 전국 마라토너들의 열띤 호응 속에 막을 열어 성공적인 결실을 거두고 막을 내렸다.
사실 양산시가 처음 마라톤대회를 하겠다고 발표했을 때, 적지 않은 사람들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우선 양산시가 일찍이 마라톤대회를 경험한 바 없다는 점에 걱정들을 했고, 여느 체육행사와는 달리 많은 지원인력이 동원되어야 하고 교통통제도 만만찮은 어려움일 텐데 그 모든 것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 염려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는 제1회 대회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훌륭하게 치러냈다.
따라서 대회를 통해 양산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한껏 고양시키는 성과물을 거두어들이기도 했다.
이를 위해 짧은 준비기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빈틈없는 준비를 한 대회조직위원회에 박수를 보낸다.
또 행정적 물질적 지원을 아끼지 않은 오근섭 시장과 시 관계자들의 노고도 칭찬할 일이다.
무엇보다도 돋보인 것은 양산시민들의 시민의식이었다.
풍물로 흥을 돋우고 코스 곳곳에서 근육이완용 스프레이를 뿌려주는 등 자원봉사자들의 세심하고 정성스러운 봉사가 눈길을 끌었고, 연도에서 힘찬 응원을 아끼지 않은 시민들의 열띤 성원도 대회에 참가한 마라토너들을 감동시켰다.
코스의 포장부분과 맨홀 주변에 안전 바리케이드를 설치한 것이라든지 해당구간을 다 달리고 들어온 참가자들에게 꼬지국물 등을 제공한 것도 참신했다.
겨울답지 않은 따뜻한 날씨에 코스를 달리는 참가자들의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 이번 대회는 날씨 덕도 톡톡히 봤다.
양산천을 따라 펼쳐진 코스 또한 양산만이 자랑할 수 있는 경관이어서 앞으로 이어질 대회에도 전국의 많은 마라톤 동호인들이 몰려들 것으로 예상된다.
양산지역민 보다는 타 지역의 마라토너들이 더 많이 참여함으로써 전국대회 다운 위상을 세운 이번 대회의 한 참가자는 "최근 3년간 출전한 각종 대회 중 가장 여유 있고 멋진 대회였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또 다른 참가자는 "올해 참가했던 여러 대회 중 가장 훌륭한 대회였다. 내년에도 꼭 참가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만하면 우리 양산도 얼마든지 전국 규모의 큰 대회를 치를 수 있겠다는 자긍심을 얻은 것은 또 다른 소득이다.
그래도 옥에 티는 있었다.
하프코스 종료시간을 오후 1시로 해 놓고 12시 15분경에 끝냄으로써 애써 완주해 늦게라도 들어온 참가자를 서운하게 한 일도 있었고, 5㎞ 골인시간대와 10㎞ 출발시간대가 겹치면서 5㎞ 주자가 골인지점에서 머뭇거리는 작은 소동이 일기도 했다.
첫 대회라서 있을 수 있는 실수라고 그냥 넘기려 말고 작은 실수나 하찮은 불만 하나라도 놓치지 않음으로써 다음 대회를 위한 시금석으로 삼아야 할 터이다.
아무튼 내년에 열릴 제2회 대회는 더욱 성숙된 훌륭한 대회로 변모해 전국 마라토너들의 더 큰 사랑을 받게 되기를 바란다.
△ 아케이드 설치 등 추진
2004년 관내 재래시장 상인들은 그 어느해보다 힘겨운 한해를 보냈다.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위축 현상과 신도시 인근에 들어선 대형할인미트 등이 맞물려 시장을 찾는 손님들은 급격히 줄었다.
최근에 들어서야 조금씩 회복되는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그렇다고 이전과 같은 수입을 올리는 것은 아직 먼나라 이야기다.
남부시장에서 의류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씨는 “지금 조금씩 손님이 늘어나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 먹고 살기는 힘들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에 상인들도 적극적인 활성화 방안 찾기에 나서고 있다. 정부도 재래시장 활성화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고 오근섭시장 또한 이 문제 해결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나타내고 있어 향후 추진계획에 파란불이 켜져 있다.
다른 타 도시의 경우에도 민관이 유기적으로 협력해 캐릭터와 로고 등을 개발, 홍보활동에 접목시키고 시장 현대화를 통해 손님들의 발길을 다시 되돌리고 있다.
이에 상인연합회는 타 도시의 재래시장 활성화 방안에 대한 자료를 수집해 벤치마킹하고 아케이드설치 등을 통해 시장 관련 시설을 현대화시킨다는 계획이다.
국가보안법 연내 폐지를 요구하는 촛불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양산에서도 연일 촛불시위를 벌이고 있다.
13일부터 시작돼 시외버스터미널 광장에서 매일 저녁 6시부터 7시까지 열리고 있는 이번 촛불시위 참석자들은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등 정치권을 규탄하면서 국가보안법 폐지의 당위성을 주장하고 이를 시민들에게 알리는 데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국보법 폐지를 주장하고 있는 한나라당을 극렬 성토하면서 보안법 사수를 위한 '트집잡기식 색깔공세'를 버리고 새정치를 다짐하던 초심으로 돌아가라고 요구했다.
또 한국형사법학회(회장 허일태), 한국형사정책학회(회장 박상기), 한국비교형사법학회(회장 배종대) 등 1천여명의 교수들을 아우르는 주요 세 형사법 학회가 국가보안법의 폐지를 촉구했음을 상기시키며 56년 동안 잔인무도하게 유지되어 온 국가보안법의 폐지는 당연하다고 주장하고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을 향해 이를 즉각 폐지할 것을 촉구하면서 주변을 지나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홍보물을 건네기도 했다. 민주노총 양산시협의회 한 관계자는 "촛불시위는 국보법이 폐지될 때까지 무기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출발을 알리는 축포와 함께 힘차게 내닫는 전국의 마라토너들. 이들은 한결같이 '원더풀 양산을 외치며 양산전국하프마라톤대회에 찬사를 보냈다.
언론에 보도돼 시민들의 거센 비난을 받았던 공무원에게 고액등산화를 지급키로 한 계획이 시가시 홈페이지에 등산화 구입에 관한 전자 입찰 공고를 게시함으로서 강행되었다.
이에따라 시민들은 반발도 커지고 있다. 불과 2년전 등산화를 지급한 적이 있는데 다시 고액등산화를 지급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차원을 넘어서 시민을 우습게 보는 처사라는 비난이다.
북정동에 거주하고 있는 김모씨는 "시가 시민들의 생각을 전혀 시정에 반영하지 않고 있는 것 아니냐"며 "불과 얼마전 이 문제가 불거져 시민들의 거센 반발을 받아 놓고 다시 슬며시 전자 입찰공고를 게시한 것은 시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비난했다.
이에 시 관계자는 "공원녹지를 담당하고 있는 공무원일 경우 1년이면 등산화가 다 닳아버린다"며 "일반 공무원들도 산불 진압시를 제외한 시간에도 등산화를 신는 경우가 있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많이 닳은 것도 사실"이라고 말하며 이해를 바란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러나 대부분의 시민들은 산림 업무를 제외한 사무직 공무원들에게 등산화를 지급한 것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이라 추후 이번 등산화 지급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14일 수능점수가 발표되면서 대입정보 수집 등 관내 교육계가 바빠지고 있다.
점수 결과 특정 학교를 제외한 대부분의 학교에서 예년에 비해 평균 10점정도 떨어졌고 명문대에 진학할 수 있는 상위권 점수를 받은 학생은 극소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결과에 각 학교에는 비상이 걸린 상황이지만 뾰족한 대책은 없는 상황이다.
이에 구조적인 문제를 비판하는 교육 관계자들의 목소리가 점점 거세지고 있다.
구조적인 문제 해결 시급
초등학교 5,6학년 때부터 상위권 학생들이 역외로 유출하고 중학교는 그보다 심해 졸업 전 대부분 전학을 가거나 인근 지역 고교로 진학을 하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대입 상위점수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는 것.
한 고등학교 교사는 "초등학교에서부터 시작해 중학교까지 대부부의 상위권 학생들이 전학을 가거나 인근 도시로 빠져나가고 있다"며 "이런 현상을 해소하지 않는 이상 관내 고등학교가 대입 상위 성적 학생들을 배출하는 명문고가 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부 몰지각한 학원들이 오히려 이를 종용하고 타 도시 교사들이 며칠간 관내에 머물면서 학생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해 이런 악순환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도 역외 유출이라는 고리가 끊어지지 않는 한 이런 문제는 계속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이다.
학부모들의 인식도 잘못
일부 교육관계자들은 사이에서는 대도시에 대한 막연한 인식으로 수능제도적 이점도 외면하며 자녀들을 진학시키는 학부모들에 대해 '반 똑똑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흔히들 교육열이 가장 높다는 강남같은 경우 학부모들이 중학교 때부터 대입제도를 숙지하고 자녀들을 진학시키는 반면 관내 학부모들은 제도적 이점마저 외면하며 자녀들을 인근 도시로 진학시켜 오히려 피해를 본고 있는 것을 빗댄 비판이다.
이에 상위권 학생들의 조기 역외유출 현상과 교사들의 짧은 재임기간 문제를 신속히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64호 만평
천명기
오근섭 시장은 지난 12월 1일 시청 상활실에서 개최된 양산시 지역혁신협의회 창립총회에서 위원으로 선출된 (주)화인테크놀리지 서영옥대표이사(사진) 등 22명에 대한 위촉장을 수여하며 시정활동 자문기구로서의 역할을 주문했다.
한편 지역혁신협의회는 국가균형발전 및 지방분권의 효율적인 추진을 위해 출범해 시정자문과 시의 장기발전계획 제시와 함께 주요사업 등을 심의하게 된다. 앞으로 지역혁신협의회는 문화교육, 기획조정, 지역산업진흥 등 3개 분과를 구성해 활동할 예정이다.
3년 동안의 고생이 단 하루의 점수만으로 평가되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난 후, 전국의 모든 수험생이 그렇듯이 갑자기 다가온 여유로움이 낯선 어느 토요일, '수험생을 위한 방문연주회'가 우리 학교에서 열렸다.
'기타와 리코더의 듀오 연주'였는데, 기타연주회는 더러 보았지만, 리코더로 연주회를 여는 것은 처음 봤는데도 매우 흥미롭고 재미있는 연주회였다.
첫 번째 곡은 '소나타 C 메이저'였다. 은은한 기타의 선율이 연주되자 곧 리코더 연주가 이어졌다. 천천히 그리고 느리게, 마치 풀밭을 흐르는 듯한 낙엽의 느낌이었다가 곧 빨라지는 선율. 이 곡은 새싹이 트는 그 밝고 명랑한 느낌을 내는가 하면 나비가 한창 꽃을 찾아 헤매는 평화로움이 깃들어있었다.
두 번째 곡은 타카시 요시마츠라는 일본의 대표적 작곡가의 Litmus Distance. 기타로만 연주했는데, 아랍 풍의 음악이어서 TV에서만 보던 아랍의 모습이 떠올랐다. 통을 치기도 하고 줄을 튕기기도 하는 주법은 구불구불 모래바람이 만드는 사막의 정경을 한편의 그림처럼 펼쳐냈다.
기타 독주에 이은 리코더의 연주. 첫 연주에서의 맑고 고운 선율에 감동 한 터라 이번 독주도 기대가 컸다. 눈을 지그시 감고 귀와 마을을 열어 그 아름다운 선율을 느껴 보려는 찰나에 뜻하지 않게 바람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바람소리에 섞이는 고음, 이 서로 엇갈리는 소리는 우리들로 하여금 구름을 타고 어린 시절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 꿈을 꾸게 해주었고, 또 익숙하지 않은 선율은 이국적 향취를 물씬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나중에 선생님께 들은 바로는 이 곡은 브라질의 바하라 일컬어지는 '빌라 로보스'가 20세기 기타의 최고봉인 세고비아와 그의 아내를 위해 작곡한 것으로 슬픔 속에서 기쁨을 노래한 음악이라고 하였다.
마음이 한층 가벼워진 채 듣게 된 다음 곡은 '탱고의 역사'라는 음악이었다. 클래식 음악을 전공하여 탱고밴드를 이끌었던 '피아졸라'라는 작곡가에 의해 만들어진 이 음악은 빠른 템포의 아주 흥겨운 아르헨티나의 음악이었다. 어깨가 들썩거려지고 음악에 따라 발로 박자를 맞추면서 내가 마치 저 음악에 따라 탱고를 추는 듯 하였다.
마지막으로 연주된 곡은 '제스티'라는 음악으로 아주 역동적인 몸짓을 표현하듯 매우 빠르게 연주되었다. 음악을 감상하느라 몸과 눈은 비록 정지된 상태였지만 이 음악을 들으며 마음만은 바람에 흩날리는 꽃잎이 되고, 깊은 산 맑은 계곡 물이 되고, 하늘을 떠다니는 새하얀 깃털이 된 듯 하였다.
이런 가슴 가득 차 오르는 감동으로 연주회는 끝이 났고 바하의 G선상의 아리아를 앙코르곡으로 더 들은 뒤 오늘의 연주회는 막을 내렸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기타와 리코더라는 악기지만 귀에 익숙지 않은 곡으로 좀 더 색다르고 이국적인 향취를 느낄 수 있었고, 그 동안 공부하느라 걱정하느라 쌓였던 모든 피로가 날아가 버린 듯 하였다. 뿐만 아니라 그 음악의 파동이 우리 모두를 아직 멀기 만한 꿈을 항해 한 걸음 더 내딛을 수 있게 해 준 것 같았다. 연주회가 끝난 뒤 내리비친 햇살은 유난히도 밝아 보였다.
시내에서 35호선 국도를 타고 하북 쪽으로 한참 달리다 보면 통도사 IC 조금 못미처 '솥발산공원묘원'과 '삼덕공원묘원' 이정표를 만나게 된다. 여기서 우회전해 한 500m쯤 치어 올라가면 왼쪽 산자락의 널찍한 곳에 몇 점의 석조각품이 눈에 띈다.
여기가 바로 <석공예 명장 김상규>씨가 운영하는 만평석재(滿坪石材)다. 좁은 돌계단을 오르니 미리 연락을 받은 이집 주인장이 반긴다.
5년 전 손수 터를 고르고 건물을 올려 마련한 이곳에서 우리 시대의 석공예 명장 김상규 씨는 차가운 돌에 따뜻한 숨결을 불어넣고 있다.
"돌조각하는 사람들에겐 작업장으로 쓸만한 장소를 마련하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돌먼지에 시끄러운 소리가 싫다고 입을 대는 사람들을 피해 오다 보니 여기까지 왔습니다."
부산 동래에서 태어난 그가 돌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74년, 그해 처음 문을 연 부산공예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다.
지금은 사정이 좀 달라졌지만, 당시만 해도 예능계열의 전문교육기관이 거의 전무했던 터라 솜씨 있고 재간 있는 아이들에게 공예학교의 개교는 복음이나 다름없었다. 따라서 집안 형편이 넉넉지 않아 일찌감치 기능인의 길을 걷고자 했던 소년 김상규에게 공예학교 입학은 망설일 것 없는 선택이었다.
나중에 부산공예고등학교로 이름이 바뀌고 지금은 부산디자인고등학교가 된 이 학교 첫 졸업생이기도 한 그는 모교에 대한 사랑이 남다르다.
자신이 오늘날 석공예 분야에서 최고의 고수인 '명장'이 된 것은 일찍이 공예학교의 석공예과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스로 부산디자인고등학교의 운영위원을 맡기도 하고, 그의 가르침을 받으려고 찾아오는 모교의 후배들을 건사하기도 한다.
힘들고 시끄럽고 먼지 날고… 흔히들 '조각의 3D'라고 부르는 게 돌조각이다. 그런데다 수요조차 많지 않아 요즈음은 이 분야에 발을 들여놓으려는 젊은이들이 그다지 많지 않다. 그런데도 한사코 이 어렵고 힘든 일을 하겠다는 후배들이 기특하고 대견하지만, 그는 앞날이 창창한 젊은이들의 미래를 책임지기가 버거워 처음에는 후배들을 받는 일을 망설였다. 그래도 굳이 거두어 달라는 뜻을 떨치지 못하고 받아들이다 보니 그동안 그의 밑을 거쳐 간 후배들은 일일이 헤아릴 수 없을 정도가 됐다.
그런 후배들 중에 국제기능올림픽에서 금메달리스트가 둘이나 나왔고 국내대회의 메달리스트는 수도 없이 많다. 그러다 보니 만평석재는 이 분야에서 '메달리스트의 산실'로 통하기도 한다.
"사실 국제기능올림픽은 물론 국내대회에서도 메달리스트가 된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우선 한 서너 달은 아무것도 안하고 오직 창작에만 몰두해야 합니다. 식솔들이 딸려있는 사람들이라면 당장 생계문제가 발목을 잡지요. 다행히 우리 만평석재에서는 먼저 메달을 딴 선배들이나 동료들이 서로 힘을 보태 뒷바라지를 해 줍니다."
'아, 그렇구나. 만평석재가 공연히 메달리스트의 산실이 된 것이 아니구나. 이처럼 동료와 선ㆍ후배 사이의 아름답고 뜨거운 사랑이 있었구나.'
한반도에는 예로부터 화강암이 많이 분포되어 있어서 일찍이 우리나라는 석조문화가 발달되었다. 우리의 선조들은 단단하고 거친 화강암을 마치 떡 주무르듯 매만져 부드럽고 담백한 조형으로 빚어낼 줄 알았다.
전국에 널려 있는 천여기가 넘는 석탑과 석굴암 등 많은 석불과 부도 등의 섬세한 조각을 보면 선조들의 빼어난 솜씨를 알 수 있다. 이렇듯 찬란한 석조예술은 통일신라를 정점으로 고려시대까지 명맥을 유지해 오다가 조선시대의 억불정책으로 인해 예술적으로 평가를 받을 만한 석조예술품이 점차 줄어들고 일제시대를 거치며 석공예의 맥은 거의 끊어지다시피 된다. 생각이 여기에 미치면 오늘의 석공예 명장 김상규의 마음은 무거워 진다.
"작은 암자는 물론 중요 사찰에도 왜색이 침투해 우리 석조문화를 어지럽히고 있어 이를 바로 잡는 일이 시급한데 요즈음은 값싼 중국산 수입품이 활개를 치고 있어 더욱 걱정입니다. 누군가가 우리 석조문화를 바로 잡는 일에 매달리지 않으면 안 됩니다."
한 분야의 명장이 되었다고 해서 그냥 팔짱만 끼고 있을 수 없는 것이 그의 고민이다. 그래서 이미 동의공업대를 거쳐 국립박물관대를 수료하고 현재 영산대에 적을 두고 있는 등 그동안 학문연마에 적잖은 노력을 기울인 터이지만 내년에는 동국대 불교미술 석사과정에 입학해 본격적으로 우리 석조예술에 대한 학문적 접근을 시도할 계획이다. 우리의 석조예술이 불교미술에 그 뿌리를 두고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녁의 작업장인 만평석재를 대한민국 석조예술의 새로운 계보를 형성하는 메카로 삼으려는 야심찬 계획도 불태우고 있다.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돌을 만진 세월이 어느새 30년, 32살이던 1990년에 최연소 '석공예 명장'이 되어 지천명을 바라보는 오늘에 이르도록 애오라지 돌과 더불어 살아오며 대통령 표창, 노동부장관 표창, 경남도지사 표창, 부산광역시장 표창 등의 수상경력을 쌓았다.
부산 동래 금강원 '독보 허중배 선생 기념비'를 비롯해 부산 부경대 정문 문주, 동서대 기념탑, 거제시 사동 삼거리의 '양달석 기념비', 통도사 '청하 스님 부도탑'과 중요 사찰의 사리탑이나 석등, 각종 조형물 등 수 십 점의 작품들이 그의 손에서 빚어졌다. 석조각가를 우리 역사의 기록자요, 문화의 전령사라고 말하고 있는 그는 스스로 이녁의 어깨에 한국 석조문화의 미래를 짊어지고 있다.
수능 끝난 고3 교실에서 '태어남, 사랑, 일, 죽음'을 주제로 4시간짜리 특강을 하는 첫 시간에 아이들에게 '나를 이 세상에서 살아가게 하는 가장 바탕이 되는 힘이 무엇인가'를 물었더니 '밥힘', '돈힘'이라 한다. 사람이 굶고 살 수는 없는 일이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 없이 하룬들 살기 어려울 터이니 정답이라 했다.
하지만 이것 말고 다른 답은 또 더 없을까 했더니 '정답이 나왔는데 뭐 더 다른 답이 있겠어요.' 해서 칠판에 적힌 주제를 참조해 보라고 했다. 그랬더니 큰 눈에 주근깨가 여전히 귀여운 녀석이 '하하, 선생님. 원하는 답이 사랑이죠?' 한다.
어제를 동여맨 편지를 받았다. / 늘 그대 뒤를 따르던 / 길 문득 사라지고 / 길 아닌 것들도 사라지고 / 여기저기서 어린 날 / 우리와 놀아주던 돌들이 / 얼굴을 가리고 박혀 있다. / 사랑한다 사랑한다. 추위 환한 저녁 하늘에 / 찬찬히 깨어진 금들이 보인다. / 성긴 눈 날린다. / 땅 어디에 내려앉지 못하고 눈 뜨고 떨며 한없이 떠다니는 / 몇 송이 눈.
황동규의 <조그만 사랑 노래> 전문
추위 환한 저녁하늘에 우리와 놀아주던 일들이 얼굴을 가리고 하늘에 돌처럼 박혀 밝은 별이 되고 내 사랑의 파편들이 찬찬히 깨어진 금처럼 잔별로 돋아난다. 길 잃은 사랑의 아픔은 구름도 없이 날리는 성긴 눈처럼 어디에도 내려앉지 못하고 눈 뜨고 떨며 한 없이 떠다니고 있다. 사랑 때문에 이렇게 아팠다.
이번에는 내 자신에게 물어본다. 나를 살아가게 하는 가장 바탕이 되는 힘은 무엇일까.
생명에게 있어 태어남과 죽음보다 더한 고통이 있을까? 그런데 왜 우리는 영원한 생명을 포기하고 태어남과 죽음의 고통을 수반하는 진화의 길을 선택했을까. 태어남과 죽음을 대가로 지불하고 얻으려 했던 것이 무엇일까.
연어는 자신의 육신을 죽여 새끼의 먹이로 만들고 우렁이는 자신의 살아 있는 육신을 새끼에게 먹인다. 나 이외의 다른 대상을 위해 스스로를 던지기도 하는 것이다. 영원한 생명을 포기하고 태어남과 죽음이라는 고통을 떠안으면서 얻은 것이 나 이외의 생명에 대한 관심이요, 사랑이다. 그러니까 우리가 5억 년 전 선택한 '사랑의 무게'는 영원한 생명의 무게에 태어남과 죽음의 고통스런 무게까지 더한 것보다 더 무겁다는 것이다.
그대 처음 만난 것이 언제였던가 // 어둠 저쪽 선캄브리아기 그 시원(始原)의 시기 / 무명(無明) 속 그대와 나에게 / 두 갈래 길이 열려 있었네 // 그대 없이 영원한 생명으로 이어가는 길과 / 영생을 포기해야만 하는 끝없는 나락 / 죽음으로 열린 길 // 한 번 옮겨 딛고 나면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길 / 영원히 갈라서는 갈림길에서 / 그대 웃음으로 말없이 기다려 주었네 // 최후의 순간 바로 그 다음 / 영원한 생명보다 아름다운 떨림으로 / 사랑은 내 속에 피었네 // 사랑의 한 순간은 영원보다 무거웁나니
졸시(拙詩) <사랑의 무게> 전문
타는 듯한 갈증으로 누군가를 그리워했던 것이 언제까지였을까. 그리움의 불길 때문에 머리 속이 아지랑이 가득한 들판처럼 아른거리던 것이 언제까지였을까. 사랑의 아픔으로 온밤을 밝혔던 날들이 언제까지였을까. 마흔 끝자락에 오니 문득 머리 속이 맑아지며 그 뜨거운 불길이 느껴지지 않는다. 이제는 갈구하는 사랑이 아니라 마지막으로 내 몸까지 나누어주어야 하는 사랑만 내 삶에 남아 있는 모양이다. 진실한 관심과 사랑만이 나를 영원으로 건네주는 유일한 길로 내 앞에 열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