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추석 떡값ㆍ선물 안 주고 안 받기 운동'을 성공적으로 전개한 공무원노조 양산시지부의 얼굴이 그다지 밝지 못하다. 추석연휴를 앞둔 지난 22일 양산시 공무원 서모(6급.52세)씨가 건설업체로부터 400만원의 금품을 받아 나오다 정부합동단속반에 적발되어 경찰에 구속되었기 때문이다.
서씨가 정부합동단속반에 적달 된 그날 KBS에서 잘못된 관행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공무원 노조의 활동을 취재해갔기에 그 허탈함은 더 클 수밖에 없다.
공무원노조 양산시지부 관계자는 "그 사건이 있는 날 KBS에서 우리 지부의 떡값ㆍ선물 안 받기 운동에 대한 취재가 있었다. 그런데 그 취재가 끝나고 불과 1시간 만에 사건이 터져 그동안 해온 전체 공무원들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었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이번 사건으로 인해 부정ㆍ부패 근절을 위해 노력해온 대다수 공무원들의 사기가 많이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추석을 앞두고 건설업체로부터 '떡값'을 받은 것이 적발되어 경찰 조사를 받고 있던 양산시 공무원 서모(6급.52)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자난 24일 발부되었다. 서씨는 추석연휴 전인 지난 9월 22일 I건설 사무실에서 나오다 추석을 앞두고 건설업체를 방문하는 것을 수상히 여긴 정부합동점검반의 단속 과정에서 10만원권 수표 40장이 발견되었다. 그에따라 경찰에 이첩되어 조사를 받고 있었다.
일부언론에는 경찰조사에서 당초 400만원이던 금품수수금액이 12배가 넘는 6000만원으로 불어났다고 보도되었지만 수사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관련자 조사 결과 6000만원 중 상당수는 업무와 관련이 없는 돈으로 보인다. 검찰 측 공소장에서는 총 1200만원의 수수혐의가 적용 될 것 같다.”라고 한다.
처음에는 서씨가 건설업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업무에 종사하고 있어 뇌물죄가 구성되는지에 대한 논란도 있었다. 하지만 서씨가 추석 전 건설업과 관련된 업무를 맡고 있는 공무원 두 명에게 금품을 건내는 등 공무원과 건설업계사이의 로비스트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그러한 목소리들은 자취를 감췄다.
이 사건을 접한 한 시민은“어려운 경제사정으로 추석을 맞이해도 제사상도 제대로 차리지 못하는 판국에 공무원은 가만히 앉아서 수백만원을 받아 챙긴다”며 분노하였다.
아파트 주민들이 제대로 된 관리와 회계장부 공개를 주장하며 아파트관리사무소를 점거하는 사태가 벌어져 그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장소는 웅상읍 서창에 위치한 장백아파트로비상대책위와 그에 소속된 주민들이 지난 5일 오후 관리사무소를 점거하여 농성을 벌인 것.
장백아파트는 그동안 관리비사용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며 회계장부 열람을 요구하는 주민들과 그에 불응하는 관리사무소측의 대립이 꾸준히 이어져왔다.
비상대책위의 공동대표 이홍우씨는 기자와 가진 인터뷰에서 "아파트 준공과 동시에 장백건설이 부도가 나 지난 6년동안 주민들은 실질적으로 억압된 환경에서 자구책을 마련하기 위해 발버둥쳐왔다."며 "그것도 억울한데 입주민의 편에서 활동해야 할 관리사무소가 관리비와 매각대금 공개를 거부하며 그 돈을 어디에 썼는지 입을 다무는 등 오히려 주민들을 이중으로 괴롭히고 있다."고 성토했다.
주민들로부터 관리비 유용ㆍ횡령을 의심받고 있는 입주자 대표 정상호씨는 기자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위와 같은 일부주민들의 주장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했다.
정씨는 "관리비를 납부하고도 미납으로 처리된 사람들이 다수 있다는 식의 이야기는 말이 되지 않는다, 관리비납부에 관한 모든것은 영수증으로 처리되어있다."며 "비상대책위에서 진정서를 제출해 3번의 검찰조사를 받았지만 무혐의 처리가 됐다. 지금이라도 떳떳하게 함께 조사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주민들이 요구하는 회계장부 공개와 회계감사에 대해서는 "회계감사 견적까지 받았었다. 하지만 회계감사비용은 장백건설에서 부담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 부담을 피하고 있어 주민들의 십시일반으로 그 비용을 충당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주민투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몃년동안 지루하게 이어져온 주민들간의 대립이지만 그 해결의 끝자락은 아직도 보이지 않는것 같다.
10월은 축제의 계절이다.
지역의 대표적인 축제들이 대부분 10월에 몰려 축제의 홍수를 이루고 있다.
문화 관광부에 따르면 9월과 10월 두 달 동안 열리는 크고 작은 축제는 줄잡아 500여개가 넘는다고 한다. 하루 평균 17개의 축제가 전국에서 열리고 있는 셈이다.
우리 지역 양산도 지난 2일과 3일 양일간 '화합과 번영'을 주제로 '제18회 삽량문화제'를 종합운동장과 양산시 일원에서 열었다.
양산을 대표하는 지역문화제로서 삽량문화제를 그동안 이끌어온 지역 문화인들의 숨은 노력과 이번 18회 삽량문화제 제전위원회의 노고에 양산 시민들과 함께 박수를 보낸다.
하지만 이번 삽량문화제에서 드러난 문제점에 대해서 몇 가지 짚어 보고자 한다.
첫째, 축제는 분명한 테마가 있어야 한다.
부산의 국제영화제나 풍기인삼축제, 진주남강유등축제, 광주김치대축제, 양양송이축제, 부산자갈치문화관광축제, 충주세계무술축제, 부천국제만화축제, 상주자전거축제, 삿포로눈축제, 브라질의 삼바축제, 프랑스 아비뇽 연극축제, 뮌헨의 맥주축제 등 국내외적으로 잘 알려진 축제들은 테마를 가지고 있으며 그 주제에 충실할 뿐만 아니라 축제의 분명한 색깔이 드러나고 있다.
지역특색이나 차별성이 없는 비슷한 소재의 프로그램으로는 다른 자치단체와 경쟁할 수 없을뿐더러 먹고 마시는 일회성 행사로 전락해 예산과 행정력 낭비라는 비난을 자초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이번 삽량문화제가 충렬공 관설당 박제상공의 충효정신을 기린다는 삽량문화제의 취지에 얼마나 충실했나는 한번쯤 되짚어 일이다.
둘째, 지역축제는 주민화합과 관광객유치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아야 한다.
주민 화합이라는 측면에서 접근성이 불리한 웅상지역과 원동지역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웅상과 원동지역의 시내버스 배차간격을 늘인다던지, 전세 버스나 기업체의 통근버스를 이용해 원거리 주민들의 참여를 용이하게 해, 누구나 축제에 참여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세심함이 아쉽다 하겠다.
삽량문화제는 양산의 이미지 제고와 관광수입 증대에 활용할 가치가 충분하다.
양산은 통도사, 내원사계곡, 천성산, 배내골 등 무한한 관광자원을 가지고 있다. 종합운동장 일원에 '집중적형'행사로 진행하기 보다는 관내의 관광자원을 이용한 다양한 장소에서 '지역분산형' 축제로 전환하는 것이 양산을 잠재적 관광목적지로 인식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리라 본다.
삽량문화제가 외래 관광객을 축제로 유인하기 위한 각종 수용태세를 갖추기 전에는 지역 경제에 기여할 부분이 미약할 뿐만 아니라 행사장내 먹거리 상인들의 배만 불리게 될 것이다.
셋째, 체육행사와 문화제는 분리돼야한다.
삽량문화제와 시민체육대회를 동시에 개최함으로써 주제의 전달효과가 약해지고 행사의 집중력을 떨어트리는 결과를 초래했다.
두 행사의 동시개최는 전체 행사를 산만하게 만든 주요한 원인이 되었다.
'문화제는 문화제답게' 체육행사는 '체육행사만의 고유한 영역'을 가지는 것이 참여하는 시민에게 깊이 있는 참여를 유도하게 할 수 있고 행사를 기획하는 사람들에게는 차별화 된 프로그램을 요청할 수 있다 하겠다.
다행히 내년부터는 문화제와 체육행사를 분리 개최한다니 잘 선택한 일이라 하겠다.
넷째, 삽량문화제는 문화예술인들에게 맡겨라
문화제와 관련한 다양한 장르와 시민정서를 고려해 기획 단계부터 비전문가인 공무원 보다는 전문성을 갖춘 그 분야의 민간 문화예술인들을 참여시켜 지역문화제의 활성화를 위한 성공전략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이번 삽량문화제는 편성부터가 백화점식 나열방식과 기획사식의 이벤트로 진행돼 지역고유의 이미지는 실종되고 인근 지역의 축제와 별 차별성도 없는 우리들만의 잔치로 끝나고 말았다.
이제는 양산만의 축제를 개발해야 한다.
청도하면 소싸움 축제가 생각나고, 안동하면 탈 축제가 생각난다. 이러한 축제들은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지역의 이미지 제고에 대단한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문화상품화 되지 못하는 축제는 축제의 홍수 속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
양산만의 독특한 특색을 가진 문화축제의 개발이야 말로 미래의 문화도시 양산으로 가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우리 시 향토문화축전인 제18회 삽량문화제가 10월 2일과 3일 이틀간의 행사 일정을 모두 끝내고 모처럼 시민들이 함께 모여 신명을 펼쳤던 잔치판의 멍석을 거두었다.
'화합과 번영'을 주제로 펼쳐진 이번 문화제는 2년만에 열린데 따른 시민들의 높은 기대감으로 각 행사장마다 인파가 넘쳐나는 등 시민들의 참여 열기로 행사장인 종합운동장 일대와 문화예술회관 등지가 크게 들썩였다. 특히 전국청소년오케스트라축제와 엄정행전국학생성악콩쿠르 등 전국행사도 이 기간에 겹쳐져 이에 따른 지역홍보 효과도 적지 않았다. 그런 한편 전체적으로 진행이 매끄럽지 못하고 산만하게 흩어진 프로그램이 통일성을 이루지 못했다는 등의 문제점이 지적되기도 했다.
문화제제전위측은 이번 문화제에 연인원 3만5천여명의 남녀노소 시민과 출향인, 외지인들이 참여해 다채로운 볼거리와 즐길거리, 먹거리를 만끽했다며 내년부터 문화제를 지역특유의 문화축제로 발전시키기 위해 문화제 명칭을 바꾸고 문화행사와 체육행사를 분리 개최하는 것을 포함해 특색 있는 프로그램을 갖춘 새로운 모습의 문화제를 탄생시키기 위해 현재 연구 용역 중이라고 밝혔다.
55호 만평
천명기
주렁주렁 열린 조롱박처럼 우리내 삶에도 행복이 주렁주렁 열렸으면...
지난 9월 22일 2차 추경예산안 심의에서 양산시의회가 시가 요구한 추경예산안 84억 중 27억원을 삭감한 것을 두고 시장과 시의원간의 감정싸움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오근섭 시장 취임 이후 줄곧 시 집행부와 시의회간의 힘겨루기가 진행되고 있다는 소리가 들리는 가운데 일어난 일이라 그런 목소리는 더욱 크다.
삭감된 내용을 보면 우선 민생ㆍ복지 관련 예산으로 주민생활 편익 사업비 10억원, 경로당 운동기구 및 물리치료기 지원비 3억원, 청소차 구입비 3억5000만원은 전액 삭감하였고 환경미화원 및 쓰레기 수거인 인건비는 3억원 중 2억원을 삭감하였다. 수익사업 분야로는 화장장 등 장례식장 건립 타당성 조사비 1억5000만원, 농산물 유통센터와 골재채취 사업 타당성 조사비 각 1억5000만원과 2억원 등을 전액 삭감하였다.
전체 예산 중 32%나 되는 금액을 삭감한 이유에 대해 시의원 중 한명인 ㅂ시의원은 우선 공무원들의 불성실한 예산안 기획을 그 첫째로 들었다. 노인복지회관에 지원될 운동기구 및 물리치료기 예산안을 그 예로 들며 "운동기구나 물리치료기를 시범적으로 지원하여 그 효율성 및 선호도를 조사한 다음 시행해야 할 것을 일률적으로 200여 곳 전체에 지급한다는 것은 효율성과 선호도가 전혀 조사되지 않은 무리한 집행"이라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는 "추가경정예산의 목적과는 맞지 않는 선심성 예산안이라고 생각되는 것들이 난무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시에서 요구한 추경 예산안이 미흡했다는 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시 주요역점사업으로 추진해온 예산안조차 전액삭감하고 민생ㆍ복지관련 예산도 시의원들이 말하는 시범시행조차 할 수 없게 삭감한 것은 다분히 감정적인 처사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번 추경예산안 삭감 사태와 관련, 시 집행부와 시의회 두 곳 모두 책임이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시 집행부가 제시한 예산안을 보면 당초예산에서 미처 배정받지 못한 '꼭' 필요한 예산을 추가로 요구하는 것이 추경예산임에도 불구하고 주민생활편익비와 복지비라는 이름으로 선심성예산을 요구했을 뿐 아니라 당초예산 심의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일괄적으로 모두 요구했다는 것이다. 결국 불성실하고 무리한 주문이라는 것.
그리고 시의회도 선심성예산이라고 볼 수 있는 것뿐만 아니라 시 주요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수익사업예산까지도 전액 삭감한 것은 지나친 처사였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시의회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를 더욱 크게 만드는 것은 주민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된 예산은 전례 없는 삭감을 하면서도 시의원들의 표밭 관리를 위한 예산은 오히려 증액했다는 것이다. 그에 관한 구체적인 사례로 든 것이 바로 각 읍ㆍ면ㆍ동에 지원된 삽량문화제 행사지원비. 당초 행사지원비는 900만원이 책정되어 있었으나, 시의회는 900만원으로는 부족하다며 최고 2000만원까지 두 배 이상 증액하여 지원했다.
이를 두고 한 시민은 "고래 싸움에 힘없는 시민들 등만 터진다" 며 "복지비와 사업수익비 등을 전액 삭감했으므로 시 사업이 중단 될 수 있는데 그렇다면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힘없는 시민들에게 돌아오는 것 아니냐"고 볼멘소리를 했다. 또 "시민들이 뽑아 놓은 선출직 공무원들이 오히려 시민들에게 피해만 주고 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지난 4일 실시된 건교위 국정감사에서 양산신도시개발과정에 쓰인 배수자재가 인천공항, 녹산공단 등에 사용된 것과 같은 불량 PBD((플라스틱보드드레인)로서 그로인해 지반침하가 나타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와 양산시민들을 경악케 하고 있다.
PBD는 연약한 지반을 단단하게 다지기 위해 사용하는 배수자재로 이것이 부실하면 최악의 경우 지반침하로 인한 붕괴 현상까지 일어날 수 있어 그 파장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조경태 열린우리당 의원이 배포한 보도 자료와 국감질의에 따르면 국내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는 배수자재는 듀퐁사의 SF49로 이것은 유효구멍 크기가 120미크론으로 되어 있어 연약한 우리나라 지반에 맞는 시방서 규정 80-90미크론에 미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버젓이 국내규정을 통과한 재품으로 쓰이고 있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미터 당 220원~300원 사이에 유통되는 시중가보다 최고 6배에 가까운 1600원으로 지불하는 곳도 있어 그로 인해 누적된 국고손실액만 1000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그러면서 공사수주과정에서 시공업체와의 유착이 있었다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양산신도시와 관련된 문제도 듀퐁사의 SF49로, 재품의 문제점이 발견되어 사용을 금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2차 양산물금 택지조성공사까지 그대로 사용되었고, 지금도 다시 사용되고 있어 그로 인한 지반침하 현상의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그동안 양산ㆍ물금 택지개발은 국정감사에서 부실공사에 대한 문제점이 꾸준히 지적되는 등 시공과정에서부터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날 현대개발공사가 토지공사를 상대로 물금지역 90%이상이 점토질의 연약지반이고 기반시설이 조성되지 않는 등의 이유로 손해를 봤다며 손해배상청구소송을 하였을 뿐 아니라 연약지반의 침하량 계측자료를 허위로 작성하는 등 13건의 부실이 감사원에 적발되기도 했다.
부실 배수자재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조경태의원은 보도 자료에서 그로인해 부작용이 나타난 사례로 김해공항 신 활주로를 들며 완공 1년 만에 균열이 발생하여 전 구간으로 확산되고 지반침하현상이 일어나는 등 심각한 안전문제가 발생했다고 한다.
한편 국정감사에서 불량 배수자재에 대한 조경태의원의 문제제기가 커다란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강동석 건교부 장관은 부실 배수자재로 지반침하 현상이 일어나는 곳에 대한 특별감사를 실시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신도시의 한 주민은 "부실공사로 인해 많은 재난을 겪었던 우리나라인 만큼 양산신도시도 포함되는 이번 특별감사는 철저하게 진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54호 만평
천명기
추석 연휴기간 잠시 가족과 함께 나들이를 할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
멀리 야외에까지 나갈 것 없이 문화예술회관 광장으로 나가 볼 일이다.
늘 텅 비어있던 광장이 꽉 차 있는 것을 보게 될 테니까.
[목ㆍ금ㆍ토ㆍ화 조각회]의 야외조각전이 거기서 열리고 있어, 양산과 부산에 거주하는 청년작가 20명의 조각작품 20점을 만날 수 있다.
[목ㆍ금ㆍ토ㆍ화 조각회]라니? 아마도 많은 이들에게는 이 조각회의 이름이 낯설 것이다.
또 이 조각회의 이름인 '목금토화'를 두고 요일과 관계된 무슨 사연이 있나 지레짐작하기도 쉽겠다.
1998년에 2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에 이르는 부산대학교 조각전공 출신 청년작가들이 70년대 이후 미술장르간의 영역파괴 현상에서 모호해진 조각의 특징을 되찾겠다는 데 뜻을 같이하여 조각의 정통성 회복을 기치로 결성된 단체가 곧 [목ㆍ금ㆍ토ㆍ화]
일곱 요일 중 나무(木), 쇠(金), 흙(土) 등 조각재료가 될 수 있는 요일에 젊은 열기를 보태겠다는 뜻에서 불(火)을 덧붙여 '목금토화 조각회'로 명명했다고.
그동안 부산시립미술관, 김해박물관, 을숙도문화회관 광장 등을 거쳐 올해 여섯 번째 정기전을 우리 양산의 문화예술회관 광장에 차린 것이다.
이들 청년작가들이 야외조각전을 고집하는 이유는 실내에서 보기 힘든 대형작품 발표회를 통해 조각의 특성인 견고성과 중량감을 확인시키며, 침체해 있는 조각미술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것이라고.
지난 20일, 오근섭 시장을 비롯한 각계 지도자와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막 테이프를 끊은 뒤 박근영 외 4명의 무용공연과 부산바다합창단의 합창공연, 록밴드 Choi밴드의 기념공연으로 시작된 이 조각전은 오는 10월 9일까지 열린다.
전시된 작품 중 두 편을 우선 지상에 소개한다.
긴 이야기 시 한 편 읽어본다.
어느 신도님 부음을 받고 문상을 가니 때마침 늙은 염장이가 염습(殮襲)을 하고 있었는데 그 염습하는 모양이 얼마나 지극한지 마치 어진 의원이 환자를 진맥하듯 시신(屍身) 어느 한 부분도 소홀함이 없었고, 염을 다 마치고는 마지막 포옹이라도 하고 싶다는 눈길을 주고도 모자라 시취(尸臭)까지 맡아 보고서야 관뚜껑을 닫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오늘 아침 한솥밥을 먹은 가족이라도 죽으면 시체라 하고 시체라는 말만 들어도 섬쩍지근 소름이 끼쳐 가기를 싫어하는데 생전에 일면식도 없는 생면부지의 타인, 그것도 다 늙고 병들어 죽어 시충(尸蟲)까지 나오는 시신을 그렇게 정성을 다하는 염장이는 처음 보았기에 이제 상제와 복인들에게 인사를 하고 돌아가는 염장이에게 한마디 말을 건네 보았습니다.
"처사님은 염을 하신 지 몇 해나 되셨나요?"
"서른둘에 시작했으니 한 40년 되어 갑니더."
"그러시면 많은 사람의 염을 하신 것 같으신데 다른 사람의 염도 오늘처럼 정성을 다 하십니까?"
"별 말씀을 다 하시니??… 산사람은 구별이 있지만서도 시신은 남녀노소 쇠붙이 다를 것이 없니더. 내 소시에는 돈 땜에 이 짓을 했지만서도 이 짓도 한 해에 몇백 명 하다 보니 남모를 정이 들었다할까유. 정이… 사람들은 시신을 무섭다고 하지만 나는 외려 산사람이 무섭지 시신을 대하면 가족 같기도 하고 어떤 때는 내 자신의 시신을 보는 듯해서…"
이쯤에서 실없는 소리 그만하고 갈 길을 그만 가야겠다는 표정이더니, 대뜸
"내 기왕 말씀이 나온 김이니 시님에게 한 말씀 물어봅시더. 이 짓도 하다 보니 시님들도 많이 만나게 되는데, 어떤 시님은 사람 육신을 피고름을 담은 가죽푸대니, 가죽 주머니니, 욕망 덩어리라 이것을 버렸으니 물에 잠긴 달그림자처럼 영가(靈駕)는 걸림이 없어 좋겠다고 하시기도 하고, 어떤 시님은 허깨비 같은 빈 몸이 곧 법신(法身)이라 했던가유? 그렇게 하고, 또 어떤 시님은 왕생극락을 기원하며 염불만 하시는 시님도 있고…, 아무튼 시님들 법문도 각각인데 그것은 그만두시고요, 참말로 사람이 죽으면 극락지옥이 있습니꺼?"
흔히 듣는 질문이요 신도들 앞에서도 곧잘 해왔던 질문을 받았지만 이 무구한 염장이 물음 앞에는 그만 은산철벽을 만난 듯 동서불명(東西不明)이 되고 말았는데, 염장이는 오히려 공연한 말을 했다는 듯
"염을 하다 보면 말씀인데유, 이 시신의 혼백은 극락을 갔겠다 저 혼백은 지옥에 갔겠다 이런 느낌이 들 때도 더러 있어 그냥 해 본 소리니더, 이것도 넋빠진 소리입니더만 분명한 것은 처음 보는 시신이지만 그 시신을 대하면 이 사람은 청검하게 살다가 마 살았겠다 이 노인은 후덕하게 또는 남 못할 짓만 골라서 하다가 이 시신은 고생만 하다가 또는 누명 같은 것을 못 벗고… 그 머라 하지유? 느낌이랄까유? 그, 그 사람이 살아온 흔적 같은 것이 시신에 남아 있거든요?"
하고는 더 말을 하지 않을 듯 딸막딸막하더니, 당신의 그 노기(老氣)로 상대가 더 듣고 싶어하는 마음을 읽었음인지,
"극락을 갔겠다는 느낌이 드는 시신은 대강대강해도 맘에 걸리지 않지만 그렇지 않은 죄가 많아 보이는 시신을 대하면 자신이 죄를 지은 것처럼 눈시울이 뜨뜻해지니더. 죽을 때는 누구나 다 선해지니더… 이렇게 갈 것을 그렇게 살았나? 하고 한 번 물어보면 영감님 억척 년이나 살 것 같아서, 가족들 기쁘게 해주고 싶어서 한 번 잘 살아 보고 싶어서 그랬니더. 너무 사람 울리시면 내 화를 내고 울화통 터져 눈 못 감고 갑니더. 이런 대답을 들으니 아무리 인정머리 없는 염쟁이지만 정이 안 들겠니꺼? 그 돌쟁이도 먹놓고 징 먹일 때는 자기의 혼을 넣고… 땜쟁이도 그렇다 하는데 오늘 아침 숨을 같이 쉬고 했던 사람이 마지막 가는데유… 아무런들 이 짓도 정이 없으면 못해먹을 것인데 그렇듯 시신과 정을 나누다가 보면 어느 사이 그 시신 언저리에 남아 있던 삶의 때라 할까유? 뭐 그런 것이 걷히고 비로소 내 마음도 편안해지거든요. 결국은 내 마음 편안할려고 하는 짓이면서도 남 눈에는 시신을 위하는 것이 풍기니 나도 아직…"
하고는, 잠시 나를 이윽히 바라보더니
"시님도 다 아시는 일을 말했니더, 나도 어릴 때 뒷 절 노시님이 중될 팔자라 했는데 시님들 말씀과 같이 업(業)이라는 것이 남아 있어서… 이제 나도 갈 일만 남은 시신입니더."
이렇게 말끝을 흐리는 것이었습니다.
조오현의 <절간 이야기 22> 전문
욕심 다 내려놓아 맑고 깨끗하기만 했던 어머니 가신 후 염습 끝내고 뵈라 해서 뵈올 때 깊은 잠든 듯 고요한 얼굴 뵈면서도 손에 닿는 찬 느낌과 굳어가는 살갗 감촉에 오래 같이 있지 못했다. 이 시 읽으니 내가 죄스럽기만 하다.
자신의 일에 진정을 다 바친 한 생애를 통해 순금의 손, 순금의 가슴을 이룬 염장이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성인이 따로 있을까.
돌장이가 먹놓고 징을 먹일 때 혼을 넣듯, 잘 하는 아이들에게는 비록 소홀할지라도 내 마음 편하게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에게는 혼을 넣는 삶을 살다보면 아이들 가르치고 아이들과 함께 배우는 나도 순금의 손, 순금의 가슴을 이룰 수 있을까.
양산문화의 텃밭을 일구고 있는 사람들 중에는 여기서 대대로 뿌리를 내리고 살아 온 토박이들이 있는가 하면, 태어난 곳이 이곳은 아니지만 양산에 삶의 둥지를 틀고 양산사랑을 불태우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가 하면, 비록 태어난 곳도 사는 곳도 이곳은 아니지만 이런저런 사연으로 양산과 질긴 인연을 맺고 양산사람이나 다름없이 양산문화를 꽃피우는 일에 이바지하는 사람들도 있다.
시립예술단 산하 시립관악단의 단무장, 이종훈씨가 바로 그중의 한 사람이다.
그가 양산과 인연 줄을 맺은 곡절부터 들어보자.
"그러고 보니 양산과 인연을 맺은 지도 어느새 9년이 넘었나 봅니다. 지금 우리 관악단의 지휘자이신 박우진 선생님이 재직하고 있는 보광고에서 관악단을 만들게 되어 박 선생님이 저를 부른 것이 계기가 되었지요. 그때부터 줄곧 보광고 관악단을 지도하면서 나중에 박우진 선생님이 '양산윈드오케스트라'를 창단할 때도 박 선생님을 도와 윈드오케스트라 창단에 한몫할 수 있는 영광을 얻게 되었고요. 그런 인연으로 자연스레 시립관악단의 단무장까지 맡게 되었으니 이만하면 양산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인연인 셈이죠."
그럼 그가 보는 양산의 인상은 어떨까?
"부산과 같은 대도시와는 달리 양산은 인정이 많은 고장이라는 것이 양산의 첫 인상이었습니다. 박우진 선생님도 대단한 '의리파'이지만 박 선생님을 통해 알게 돼 같이 음악활동을 한 대부분의 양산사람들이 인정과 의리가 있는 분들이어서 쉽게 친해지고 가까이 하기가 매우 편했습니다. 시 전체 분위기는 시골도 아니고 지나치게 도시적이지도 않은데, 이런 분위가 참 좋다는 느낌입니다. 바로 이런 공간이 새로운 문화가 움틀 수 있는 여백이지 않겠느냐는 생각이지요. 인근에서 이주해 온 시민들도 이 여백의 공간에 자신들의 삶을 그려나가면서 양산에 대한 애향심을 키워가고 자녀들에게 새로운 전통의 밑그림을 마련해 줄 수 있었으면 합니다."
인연이란 말이 나왔으니, 그가 음악과 인연을 맺게 된 사연도 들어보자.
"중3때였습니다. 관악을 하고 있던 선배의 권유로 악기를 접하게 되었는데 그때는 음악을 하고 있는 친구들이나 선배들이 너무나 멋있게 보였죠. 그러다가 고등학교도 부산에서는 가장 유명한 관악부가 있는 동의공고를 택하게 되었고 대학도 부산대 예술대와 영남대 교육대학원(음악교육)을 거쳤습니다. 처음은 우연찮게 시작했지만 점차 음악에 대한 재미에 빠져들면서 나름대로 열심히 하다보니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의 전공은 튜바(Tubaㆍ사진). 튜바는 금관악기 중에서 가장 크고 낮은음을 내는 금관악기로 벨(나팔)이 위쪽으로 나 있으며 무겁고 육중한 느낌을 주는데 적합하여 관현악에서도 중요한 지위를 확보해 가고 있다.
저음을 강조하기 위해 사용되는 튜바는 취주악의 필수악기이지만 요즈음은 이 악기를 위한 독주곡도 많이 작곡되고 있고 주자들의 테크닉도 날로 향상되고 있어 점차 솔로개념으로 발전해 가고 있는 추세다.
따라서 튜바주자 이종훈의 음악세계도 언제나 뿌리를 중요시 한다. 음악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멜로디를 떠올리게 마련이지만, 그는 항상 음정을 먼저 생각한다.
그런 그에게 음악은 무엇인가?
"없어도 될 듯하지만 꼭 있어야 되는 것,"
실로 명쾌한 대답이다.
"연주에 있어서 주자의 생각의 관점이나 감정의 표현을 얼마나 담아낼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감정의 전달이 없는 연주는 죽은 연주나 마찬가지죠. 악기는 껍데기에 지나지 않아요. 음악의 참된 기능은 듣는 이들의 심성을 곧고 깨끗하게 한다고 봅니다. 따라서 양산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음악작업들이 양산시민에게 많은 문화적 혜택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이곳에서의 활동에 큰 보람을 느낍니다."
윈드오케스트라의 수석단원(콘트라베이스)인 부인 김덕경씨와의 사이에 1남 1녀를 두었다.
일곱 살인 재석은 아직은 별로 음악을 할 뜻이 있어 보이지 않지만, 초등학교 4학년인 딸 수진이 바이올린을 공부하고 있어 음악으로 가족사랑을 엮어가는 음악가정을 이루고 있는 것 같아 부럽다.
영남대, 동의대, 동아대, 고신대, 인제대에 출강을 하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양산시립관악단단무장으로서의 역할에 들이는 공력이 여간 아니다. 관악단의 총체적인 음악지도를 하는 지휘자를 보좌해 단원들의 연습지원과 악기와 악보를 챙기는 일 등 관악단의 행정업무를 총괄하는 것이 단무장의 책임. 그러면서도 튜바주자로서의 역할도 함께 수행해야 하니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이다.
그래도 그는 이 신흥도시 양산에서 음악활동을 할 수 있는 것에 크게 감사하며 자신의 일에 나름대로 사명감을 부여하고 있다. 관악이 양산을 대표하는 음악장르가 되기를 꿈꾸며….
노인의 시력저하는 백내장에 의한 것이 가장 흔하지만 이것은 수술로써 시력회복이 가능하므로 안과의사 입장에서는 환자에게 병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자신 있게 수술을 권유하게 된다. 그러나 노인성 황반변성에 의한 시력저하는 불행히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카메라의 필름에 해당하는 망막의 한 가운데를 황반이라고 한다. 이 부분이 손상되면 회복이 불가능한 시력장애를 일으킨다. 초기에는 뿌옇게 또는 약간 컴컴하게 보이거나 선이 구부러져 보이는 증상이 나타난다. 노인성 황반변성은 노령인구의 증가와 식생활의 변화 등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점점 증가하는 추세이다.
노인성 황반변성은 위축형과 신생혈관형으로 나눈다. 위축형은 신생혈관형 보다 흔하며 진행이 느리고 시력저하도 덜하다. 이에 반해 신생혈관형은 출혈과 삼출, 부종이 동반되고 신생혈관막을 만들기도 한다. 위축형에 비해 빠른 진행과 심각한 시력손상을 보인다.
바둑판 모양의 격자무늬를 이용하여 집에서도 자가진단을 할 수 있다. <황반변성 자가진단표 참고> 평소 돋보기를 끼는 사람은 돋보기를 낀 채 30-35cm떨어져서 가운데 점을 주시한다. 물론 반대 눈을 가리고 한쪽씩 시행한다. 만약 선들이 휘어지거나 희미한 부분이 있다면 황반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
이미 손상된 시력은 회복시킬 수 없으므로 조기발견을 통해 진행을 멈추게 하거나 늦추는 치료를 한다. 증상이 없더라도 55세 이후에는 1년에 한번은 안저검사를 받는 것이 좋겠다.
노인성 황반변성이 의심되는 경우는 형광혈관조영술, ICG(인도시아닌그린)혈관조영술, 광간섭단층촬영 등의 정밀검사를 통해 진단을 한다.
레이저 광응고술, 광역학요법을 통해서 신생혈관을 파괴하여 진행을 억제하는 치료를 한다. 치료 후 일부 남아있던 신생혈관이 계속 자라거나 인접부위에 새로운 신생혈관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정기적으로 안저검사를 받아야 하며 추가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많다.
황반 아래 심한 출혈이 있거나 신생혈관막이 있는 경우 수술로 직접 제거하거나 황반을 다른 곳으로 이동시키는 황반전위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노인성 황반변성의 대표적인 위험요소가 흡연, 포화지방이므로 이를 되도록 피한다.
항산화음식(당근, 고구마, 호박, 감귤, 양배추, 브로컬리, 땅콩, 오렌지, 등푸른 생선), 항산화 보조제(비타민 A,C,E, 세레늄,아연)등의 섭취가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일부의 보고가 있다. 하지만 얼마나 효과적인지에 대해서는 명확치 않으며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내가 아로마를 처음 접한 것은 3년 전 프랑스 남부에서였다.
11시간의 긴 비행과 시차에서 오는 피로감, 그리고 해발1000m 의 비포장 도로를 달린 나는 심한 멀미에 시달렸다. 우연히 허브농장에서 쉬게 되었는데 멀미로 고생하는 나에게 농장 주인은 페퍼민트라는 아로마에션셜오일의 향을 맡게 했고, 잠시 후 나는 기적과도 같은 놀라운 몸의 변화를 겪었다. 이틀을 꼬박 멀미로 고생했는데 멀미는 없어지고 머리가 맑아지면서 편안함이 찾아왔다. 그렇게 허브와의 인연은 시작되었다.
최근 아로마테라피(Aromatherapy)라는 용어가 널리 쓰이고 있다.
'아로마(Aroma)'는 그리스어 '향신료(Spicd)'에서 파생된 말로 향을 의미하며, '테라피(Therapy)'는 '치료'를 뜻한다. 즉, 향기가 나는 식물(허브)의 뿌리, 줄기, 꽃, 잎, 열매 등에서 추출한 100% 식물성분으로 이것을 흡입하거나 몸에 침투 시켰을 때 몸과 마음을 치료하는 생활 치료법이다.
허브는 고대로부터 매우 신성하게 취급되어 종교의식에 쓰여 왔다.
약 6천년 전 이집트에서는 향을 이용하여 진통제와 진정제등을 만들어 치료제로 사용하였으며 화장품을 만들어 지중해 전역과 아라비안 반도로 수출했고 미라의 방부제로 사용하였다.
이집트 외에도 그리스, 로마, 인도, 중국에서도 허브와 에션셜 오일을 수천년 전부터 사용한 기록이 있으며 예수 탄생일에 동방박사가 유향, 몰약, 황금을 봉헌했다는 기록이 있는데, 유향과 몰약은 지금도 종교의식이나 상처치료 등 아로마테라피에서 중요하게 사용하고 있는 에션셜오일이다.
10~12세기 십자군 원정으로 인해 유럽인들이 허브를 비롯한 귀한 식물들을 유럽으로 들여간 것으로 인해 영국에서 라벤더라는 허브가 재배되었고, 전 세계적으로 향기 문화를 전파하게 되었다.
16세기 이탈리아에서 콜레라가 유행하였는데 아로마를 취급하던 조향사들 대부분은 전염병에 걸리지 않았다고 한다. 또한 1964년 런던에서는 페스트가 유행하였는데 허브가 가지고 있는 살균, 소독 효과가 인정 되어 그 후로 아로마에션셜 오일에 대한 과학적인 연구가 시작되었다.
19세기 합성 향료와 현대의학의 발전으로 아로마 요법이 잠시 사라지는 듯 하였으나 최근 현대의학의 부작용과 자연요법의 치료 효과가 밝혀지면서 허브는 식품, 의료, 건강, 미용 등 실생활에서 사용하게 되었고 대체의학으로도 인정받고 있다. 그리나 허브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역사가 몇 년 되지 않아 아직 올바른 사용법을 모르는 것이 현실이다.
바쁘고 힘든 하루 일과를 마치고 아로마를 이용한 향기로운 목욕요법으로 피로를 풀거나, 허브차 한잔을 마시며 은은히 퍼지는 허브향을 음미한다면 우리의 삶은 여유롭고 풍성해 질 것이다.
둘째 딸아이가 1학년 때 담임선생님이 잘한 아이들에게 스티커를 주셨다. 스티커를 20장 이상 모은 아이들에게 학기가 끝나는 날 자장면을 사주시겠다고 하셨단다. 그리고 학기가 끝나는 날 몇 명의 아이들을 선생님이 호명했고, 그 아이들과 중국요리집에 간다고 했다는 말을 들으면서 잠깐이지만 가슴이 아팠다.
딸에게는 ‘응 그랬어?..’ 하면서 다음 얘기를 잇지 못하고 아이의 눈치만 살폈던 기억이 있다. 아마도 딸아이의 마음이 별로 좋지 않을 거란 생각을 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 아이를 보면서 다행인지 아닌지, 내가 너무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아닌지... 그 다음 묻고 싶었던 말을 해야 할지 참아야 할지 잠깐 고민을 했다가 그만두었다.
‘나쁜 어린이표’(권사우, 황선미 지음/ 웅진닷컴 펴냄)가 처음 출판되었을 때, 이 책은 학부모와 선생님이 꼭 읽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나쁜 어린이로 만드는 것도 문제아로 만드는 것도 모두 우리 어른들이 저지르는 잘못이기 때문이다.
“‘2분 정신’을 가진 지금 세대의 아이들은 인내나 심사숙고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우리 어른들이 잘못한 결과이므로 아이들을 탓할 수는 없습니다. 이 아이들은 무엇인가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채널을 바꾸거나, 부모에게 학교를 고소하라고 애원합니다” - 제인 힐리 박사의 <위기에 처한 정신>
케이블 방송, 컴퓨터, 비디오, 게임기 등 고속 미디어에 길들여져 있고 많은 자극에 노출되어 있는 아이들이, 의자에 가만히 앉아서 칠판을 보고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으라고 강요하는 수업시간을 어떻게 견딜 것인가.
라디오를 청취하던 세대의 교육과 멀티미디어 세대의 교육은 엄청나게 많이 달라야 한다.
그런데 우리 때의 교육과 지금의 교육은 별반 달라진 것이 없다. 디지털 세대들에게 아날로그 세대의 부산물을 고스란히 전하려고만 한다.
그러니 선생님이 상대하기 힘든 아이들은 문제아나 나쁜 어린이로 분류가 되는 것이다.
이런 아이들은 다른 재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못하는 애’로 스스로 단정 짓게 만들고 자기의 재능도 알아내지 못하고 그저 그런 아이로 그렇게 생활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사회를 탓한다. 많은 아이들을 한 교실에 몰아놓아 단 한명의 교사가 감당할 수 없게 만들어 놓고 더 이상 무엇을 바라느냐고 말이다.
맞는 말이다.
많은 아이들을 통제하기 위해서 나쁜 어린이표든 착한 어린이표든 쓰지 않으면 안 되는 현실이다. 결국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되지 않는 현실임을 절감하면서 이 글을 쓰면서도 가슴이 답답함을 느낀다.
하지만 학부모의 입장에서 바라자면, 그래도 나쁜 어린이나 문제아로 취급만은 하지 말아달라는 부탁을 선생님께 하게 된다.
세상에 태어난 사람들 중에 쓸모없는 인간은 없다는 것을 우리 모두가 꼭 기억해야 할 것이다.
아이들이 다투면서, 그 과정에서 타협도 하면서 아이들이 처음 사회생활을 하는 곳이 바로 학교인 것이다. 그렇다면 스티커로 인해 아이들이 스스로 배울 수 있는 것을 차단하는 것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그다지 위험하지 않다면 그냥 내버려 둬도 되지 않을까 싶다.
내 생각을 이야기하고 상대의 생각을 듣고, 내 생각을 다시 정리해서 이야기하고 상대의 말을 다시 듣고 하는 과정을 반복하다보면 내 생각을 조리 있게 설명해서 상대를 설득하는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교실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면 말다툼으로 보고 제지하고 혼내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특히 요즘 아이들에게는 시각적인 학습방법을 다양하게 이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런 것들을 귀찮게 생각하는 선생님도 많은 것을 볼 때, 직업을 다만 돈벌이의 수단으로 생각하는 우리나라의 실정을 다시 이야기 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동화를 통해 우리 학교의 문제를 되짚어보는 계기가 되어 대안도 마련되었으면 하고 바란다.
유내영 / 동화읽는어른모임
옛 삽량주를 오늘에 이르기를 양산이라 하니,
삽량의 후예들 다 오시라.
와서, 모여 더불어 춤추고 노래하세.
예서 대대로 누리고 살아온 이만 삽량의 후예던가.
엊그제 온 이들이나, 예서 산지 5년, 10년밖에 안 된 이라도
오늘 예서 둥지 틀고 살면 양산사람이거늘,
너와 나, 우리 모두 삽량의 후예들.
열여덟 번째 맞는 '삽량문화제'에 다들 와서
양산의 오늘을 노래하고, 양산의 내일을 꿈꾸세나.
10월 2일과 3일, 제18회 삽량문화제가 양산벌을 뜨겁게 달군다.
1986년 시월에 시작된 삽량문화제는 2002년 17회까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치러오다가 지난해에 한 차례 쉬고 올해 그 열여덟 번째 잔치판을 차리게 된 것이다.
지난해에 한 차례 쉬었던 만큼 올해는 준비도 세심하게 했고 내용도 알차다. 규모는 문화행사 44종목, 체육행사 11종목을 합쳐 모두 55종목.
'화합과 번영'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올해 문화제는 '만고충신 박제상 행차재현'으로 여는 <사전행사>와 '양산사찰학춤'과 '양산시립예술단' 공연으로 이어지는 <개막식ㆍ공식행사>, 그리고 옛날 낙동강 나루터에서의 풍년을 기원하는 제사의식에서 유래된 '원동 가야진용신제'와 농경시대 생활상을 재구성한 '웅상 농청장원놀이' 등 지역의 무형문화재 공연을 중심으로 엮어지는 <문화행사> 및 <폐막식>이 《공식행사》이고, 이밖에도 각종 《부대행사》와 《체육행사》로 크게 나누어진다.
특히 이번 문화제에서는 양산 출신 성악가 엄정행 경희대 교수의 업적을 기리는 <제2회 엄정행 전국학생성악콩쿠르>와 양산이 낳은 아동문학가 이원수 선생의 '고향의 봄'을 주제로 한 <제1회 전국청소년 오케스트라축제> 등 전국 규모의 행사도 개최된다.
음협 양산지부(지부장 박우진) 주관으로 지난해에 첫 대회를 연 <엄정행 전국학생성악콩쿠르>는 평소 성악에 관심과 재능을 가진 음악 꿈나무들에게 무대경험과 자기표현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기량이 뛰어난 인재를 발굴 육성 하는 등 음악교육의 발전과 지역문화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행사.
올해 처음 갖는 <전국청소년 오케스트라축제>도 눈길을 끈다. 강원도 삼척, 경기도 성남ㆍ 동두천ㆍ평택, 대전, 대구, 부산, 그리고 양산 등 전국의 8개 유스오케스트라가 참가하는 이 대회는 청소년오케스트라대회로는 전국에서 최초라는 점에서도 그 의미가 크다.
양산문화원 부설 '양산유스오케스트라'의 상임지휘자로 이번 축제의 대회본부장을 맡은 김종진씨는 "청소년 오케스트라축제를 통해 지역의 문화 인프라 구축과 양산의 지명도를 높이는데 주력할 것"이라며 축제를 준비하는 소회를 밝혔다.
또 엄정행, 이동원, 곽신형, 박상민, 샤크라, 혜령 등이 출연하는 <열린음악회>와 육상과 축구, 단축 마라톤 등 10종류의 <체육행사> 그리고 백일장, 휘호대회, 사생대회, 지역 농축특산물시식, 도자기 만들기 등 20여개의 <부대행사>도 다채롭게 마련돼 있어 참가하는 시민들의 눈과 귀와 입, 그리고 마음을 두루 즐겁게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 여기서 잠깐 양산문화의 모태인 삽량문화를 더듬어 올라가 보자.
삽량이란 저 멀리 아득한 1,600여년전, 신라 눌지왕 2년(서기 418년)부터 경덕왕 16년(서기 757년)까지의 340여년간 불려온 양산의 옛 이름이다.
삽량은 당시 신라 수도인 경주를 에워싼 경남북의 중동부 지역을 관장 하였고, 여기에서 발아한 삽량문화는 지난날 그리도 찬란했던 천년신라문화를 꽃피우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한 영남문화의 텃밭이었으니, 예로부터 시인 묵객들은 삽량주의 풍광을 절창의 노래로 읊조리고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으로 남기기도 했다. 그리하여 세인들은 삽량, 곧 양산을 일러 소금강(小金剛)이라 불렀다 하지 않던가.
이런 삽량문화의 연원을 짚어 오르면서 우리는 또 박제상공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이는 오늘의 삽량문화제가 대아찬 충렬공 관설당 박제상공이 보여준 충효정신과 불교의 자비정신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박제상공을 비롯한 선현들의 고유한 문화유산을 가꾸고 다듬어서 계승하며 이를 통해 겨레문화 중흥에 이바지하고자 하는 바이다.
박제상공은 신라시조 박혁거세의 후예로 신라 파사왕의 6세손이다. 내물왕 8년(363)에 양주 효충마을에서 태어났으니 아버지는 물품 파진찬이며 삽량주의 간으로 있을 때 지혜와 용맹으로 이름을 떨쳤다. 박제상은 눌지왕 즉위 후 고구려와 일본에 볼모로 잡혀있던 왕의 두 아우를 구출하고자, 먼저 고구려에 가 있던 복호를 구출해 귀국시킨 후, 일본으로 건너가 미사흔을 구출해 내었으나 자신은 일본에 잡혀 심한 고문 끝에 불에 타 죽었다.
이때 박제상의 부인 김씨는 두 딸을 데리고 치술령에 올라 일본에 간 남편을 기다리다 죽으니 그 몸은 돌로 변하여 망부석이 되고, 그 영혼은 새가 되어 날아가 숨은 곳이 은을암이라 한다. 그 후 왕은 박제상의 딸을 미사흔의 부인으로 삼고 박제상에게는 대아찬을 추증하고 김씨 부인은 국대부인에 추봉하였으며, 사당을 지어 그 뜻을 기리는 제를 봉행토록 했으니 박제상과 그의 아들 백결선생의 영정은 상북면 효충마을 효충사에 있다.
이에 오늘의 삽량의 후예들은 박제상공의 뜻을 기리어 박제상 왕제구출장면을 재현하여 매년 삽량문화제 행사시 이를 극으로 시연하니 이번 제18회 삽량문화제 역시 '만고충신 박제상 행차재현'으로 막을 여는 것이다.
그러기에 오늘의 양산문화의 터줏대감이라 할 양산문화원 이종관 원장은 삽량문화제 제전위원장으로서 이번 문화제를 맞는 감회가 남다르다.
"이번 문화제는 전통적 소재의 프로그램과 현대적 프로그램이 어우러져 관광 양산의 이미지를 부각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네분의 대학교수를 비롯해 시의원 네분 등 지역의 각계각층 지도급 인사 스무 두 명이 참여하는 기획단이 이미 구성돼 만반의 준비를 해 놓았으니, 아무쪼록 많은 시민들이 오셔서 함께 즐기시고 마음껏 신명을 풀고 가시기를 바랍니다."
그렇다. 제전위원장의 말이 아니더라도 우리 모두 양산에 사는 양산사람일진대, 우리를 위해 차려진 잔치판을 어찌 외면할 소냐. 열일 다 제쳐두고 잔치가 벌어지는 잔치마당으로 달려가 보자.
자료제공 - <전창환 / 양산대학 관광일어과 학과장>
추석 밑이니 만큼 추석과 관련된 주제로 한자이야기를 만들어 볼까 하다가, '최악의 불경기니 어쩌니'하는 마당에 추석이야기를 써봤자 별 시답잖은 이야기밖에 나올 것 같지 않고, '뭘 나까지~' 라는 생각이 들어 그냥 추석과는 상관없는 이야길 하려고 한다.
나는 붓글씨를 쓰는 사람이다. 한문서예를 주로 하다 보니 평균보다는 한자를 조금 더 알기야 하겠지만 문자학이나 한학 쪽은 문외한이나 다름없다. 그런 내가 이 코너를 맡게 된 건 가입해 있는 인터넷 어느 모임의 게시판에 재미삼아 <알고 보면 재미있는 한자이야기>를 시리즈로 올리다가 우연히 양산시민신문 모 기자의 눈에 띄면서부터이다. 평소 알고 지내던 친분을 들이밀며, 게시판에서만 놀지 말고 신문의 한 코너를 맡아 달라고 '부득부득' 하도 조르는 통에 '부득이' '한자이야기'를 맡게 되었다.
'부득이(不得已)'란 '마지못하여, 하는 수 없이'란 뜻이다. 글자 그대로, '이미 뭘 얻을 상태는 아니다'는 뜻이다. '만(萬)부득이'는 부득이의 강조쯤 될 거고.
다소 엉뚱한 질문이 있을 수도 있겠다. '不得不得' 조르는 거냐고. '부득부득'은 '억지스럽게 우기거나 조르는 모양'이란 뜻의 순 우리말이다. 나는 지금 '부득부득' 조른 그 기자에게 '뿌득뿌득' 이를 갈면서 글을 쓰는 중이고.^^
추석이야긴 뺏어도 추석인사는 참, '부득이'하다. 환한 보름달처럼 둥실 떠오르는 추석되시길 바란다. 모두모두….
△키가 작다고 놀림을 당할 때는 '곤욕'을 느끼는 것일까? '곤혹'을 느끼는 것일까?
△무조건 나무라는 바람에 '곤욕스러웠다'가 맞을까? '곤혹스러웠다'가 맞을까?
△빚을 다 갚을 때까지는 '곤욕'을 참아야 할까? '곤혹'을 참아야 할까?
이처럼 '곤욕'과 '곤혹'도 쓰기가 어지간히 헷갈리는 말인 것 같지만, 뜻이 다른 두 낱말의 뜻을 잘 구별하면 별 문제 없이 알맞은 자리에 알맞게 쓸 수 있다.
'곤욕'은 심한 모욕을 말한다. 만약 수업시간에 수학 문제를 못 풀어 선생님께 꾸중을 들었다면, 이는 '곤욕을 치렀다'가 될 것이다. 이렇듯 '곤욕'은 '곤욕을 치르다, 곤욕을 당하다, 곤욕을 참다'라고 표현할 수 있다.
'곤혹'은 곤란한 일을 당하여 어찌할 바를 모르는 것을 말한다. 화장실에서 오랫동안 기다려야 할 때의 심정은 '몹시 곤혹스럽다'이다. 이처럼 '곤혹'은 '~스럽다'의 꼴로 쓸 수 있다. '당혹스럽다'와 비슷한 뜻이다.
<교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