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운전을 오래 해오다 보니 가장 관심이 가는 건 교통문제에요. 아무래도 먹고 사는 일이다 보니 다른 분야보다 신경을 많이 쓰죠. 그래서 신문기사도 버스나 도로, 주차 등 교통 관련 내용은 빼놓지 않고 봐요. 물금 범어신도시 택지가 불법 주ㆍ정차 차량 탓에 굉장히 혼잡한데, 최근 그걸 해결하기 위해 양산시가 출입구를 늘린다는 기사도 기억나요. 저희 같은 택시기사에겐 참 반가운 소식이었어요” 방홍규(50, 상북면) 독자는 법인택시 14년에 개인택시 11년까지 25년 동안 택시를 운전했다. 본래 택시를 운전하다 보면 많은 사람을 상대하는 덕에 각종 정보가 많다. 그래서 정치와 관련해 여론을 파악하고 싶을 때 기자들이 가장 먼저 찾는 직업 가운데 하나가 바로 택시기사다. 25년 베테랑 택시기사인 방 씨는 9월부터 본지를 구독하기 시작했다. 그전에는 신문을 일절 보지 않았다. 평소 보지 않던 신문이고 특히 최근 들어 인터넷이 발달한 탓에 종이신문을 봐야겠다는 생각은 더욱 없었다고 한다. 어쩌면 신문보다 차 안에서 손님에게서 듣는 정보가 더 많아서인지도 모르겠다. 그런 방 씨가 본지를 구독하기 시작한 건 함께 일하는 동료의 추천 때문이다. “단짝인 후배가 있는데 그 친구가 추천해 줬어요. 한 달에 4천원이니 구독료가 비싼 것도 아니고, 우리 지역 소식을 많이 담고 있다고 해서 크게 고민 없이 구독을 결정했죠. 사실 이제 한 달 정도밖에 안 된 독자가 이렇게 신문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게 좀 이상하긴 해요” 방 씨도 모든 기사를 정독하는 ‘열독자’는 아니다. 대부분 독자와 마찬가지로 자신이 관심 두는 분야 위주로 열심히 읽는 편이다. 정치나 행정 관련 기사도 교통 관련 내용이 있을 때 집중해서 본다. 물론 그렇다고 다른 기사를 전혀 읽지 않는 건 아니다. 그냥 눈이 가는 데로 지면을 보다 어떨 때는 제목에, 어떨 때는 사진에 빠져 기사를 읽기도 한다. “양산시 행정에 불만이야 많죠. 택시 승강장 문제는 솔직히 하고 싶은 말이 많아요. 양산역 앞을 예를 들어 볼까요? 양산역 맞은편 택시 승강장은 예전에는 지금보다 훨씬 길었어요. 그런데 주변 상가에 사람들이 입주하면서 승강장이 줄어들었죠. 점포주들이 주차 불편을 호소하니까 양산시가 택시 승강장을 줄여버린 겁니다. 상인들은 지하 주차장 대신 도로에 정차하게 됐고요. 상인들 편의도 고려해야겠지만 졸지에 양산역 앞에 정차하는 택시 절반이 불법 주정차가 됐어요” 방 씨는 한참을 교통행정에 관한 불만을 쏟아냈다. 방 씨에게 교통 관련 불편은 곧장 생계와 이어지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런 방 씨에게 ‘교통행정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면 신문사에 제보해 보라’고 했다. 시민 불편을 개선하고 행정의 문제점을 꼬집는 게 언론 역할 아닌가. “안 그래도 최근 신문을 보니까 생활에 불편했던 것들이 보도를 통해 개선되는 사례가 많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신문에 기고하거나 제보하면 일이 훨씬 빨리 해결될 수 있겠다’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앞으로 적극 제보할 생각입니다” 사실 방 씨의 불편은 시민 모두의 불편일 수 있다. 그래서 신문을 통해 불편을 개선하겠다는 방 씨의 생각이 반갑다.
“주말에 강아지를 다른 곳에 맡기면 힘들어하지 않을까요?”, “연휴에 반려견을 혼자 집에 둬도 괜찮을까요?” 강아지를 키우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해봤을 고민이다. 연휴나 주말에 짧은 여행을 가려고 해도 강아지를 데려갈 수 있는 곳은 한정적이다. 항상 함께하고 싶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해 견주들은 항상 고민이다. 이럴 때 대부분 강아지를 전문 업체에 맡기려 하지만 업체는 한 번에 많은 동물을 맡는 탓에, 과연 집에서 돌보듯 정성 들여 돌볼까 하는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강아지를 조금 더 섬세하게 보살피는 ‘펫시터’(pet sitter)가 등장했다. 펫시터는 한마디로 ‘강아지 돌보미’다. 국내에 처음 등장했을 때 뜨는 아르바이트로 인기를 끌었고, 현재는 자신의 집에서 전문적으로 펫시터를 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박진영(34, 동면) 씨는 지난 7월부터 자신의 집에서 강아지를 돌보는 일을 하고 있다. 그의 집은 깨끗하고 널찍한 마당이 있는 전원주택이다. 잔디가 깔린 놀이방과 공놀이를 할 수 있는 옥상도 있어 강아지가 놀기 좋은 환경이다. 박 씨는 여름 휴가철 지인의 강아지를 돌보면서 펫시터를 시작했다. 강아지를 맡긴 지인이 만족하고 다른 사람에게 박 씨를 추천하면서 일을 이어갔다. 펫시터를 하기 전, 박 씨도 다른 견주처럼 강아지 맡길 곳을 고민했던 적이 있는데, 그런 고민이 전문 펫시터로 이어졌다. 또 맡겨질 곳이 없어서 버려지는 유기견에 대한 안타까움도 있었다. 명절이나 휴가철이면 애물단지 취급을 받으며, 버려지는 유기견이 더는 생기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펫시터가 되기로 한 것. “키우던 강아지를 야외에 데리고 다니기 힘들어 맡기려고 했는데 신경 써야 할 사항이 많았어요. 업체 다섯 군데 정도에 전화했는데 중성화가 안 됐고, 대형견이라는 이유로 거부했죠. 명절이나 휴가철에 강아지를 맡길 곳이 없어 버리는 사람이 많아요. 이런 식으로 유기견이 생기는 게 안타까웠고, 제가 맡아주면 이런 일이 줄어들겠다 생각했죠” 박 씨는 다른 사람의 강아지를 맡아 키우면서 새로운 강아지를 알아가고, 짧은 시간 강아지의 부모가 되는 것이 좋다고 했다. 또 힘들어도 강아지를 잘 맡아줘서 고맙다는 말 한마디에 힘을 얻고 다시 일을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저희는 견주들이 걱정하지 않게 주기적으로 사진과 상태를 보내줘 반응이 좋아요. 제가 강아지를 키우다 보니 견주의 마음을 더 잘 알아서 그런 것 같아요. 다른 업체는 강아지를 무분별하게 받아 관리를 제대로 못 하는 경우가 많은데 저는 관리할 수 있는 정도만 받아요” 박 씨가 사는 동면 다방마을은 자연과 어우러진 작은 마을이라 강아지가 산책하기도 좋다. 박 씨는 집에 온 강아지는 자신의 강아지처럼 생각해 산책과 털 관리까지 무료로 해준다. “5~8천원 정도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펫시터를 하는 사람도 있어요. 강아지를 저렴하게 돌봐준다고 해서 맡겼는데 관리가 제대로 안 되고, 잃어버리거나 죽는 경우도 있죠. 심한 경우 강아지를 빼돌리기도 해요. 무조건 싸다고 맡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반려견을 잘 돌봐 줄 수 있는 사람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또 꼭 돌보는 공간을 확인하세요. 그래야 우리 강아지가 잘 있을 수 있을지 확인이 되니까요” 박 씨는 강아지를 맡길 때 꼭 공간을 확인하고 계약서를 작성하라고 했다.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맡기면 이후에 사랑하는 반려견을 잃거나 죽는 등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펫시터가 돌보는 강아지가 많을수록 관리가 잘 안 되니 확인하고, 가격이 너무 저렴하면 의심하라고 조언했다. ‘복돌이네 놀이방’ 문의 전화(010-6813-1105), 홈페이지(blog.naver.com/ patty1563)
나눈다는 건 좋은 일이다. 자신이 가진 물질과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이웃에 대가 없이 제공한다는 것. 셈 빠른 요즘 세상에 이런 나눔은 왠지 손해 보는 일 같은 것도 사실이다. 물금초등학교 49회 졸업생인 배상환(51) 학교운영위원장은 요즘 나눔의 맛에 빠져 산다. 예전부터 모교 총동창회 사무국장 일을 맡아 학교를 위해 봉사해 온 그는 올해 4월부터는 학교운영위원장을 맡아 ‘봉사’ 활동 일선에 나섰다. 그런 배 위원장이 ‘학교운영위원장’이라는 막중한 봉사를 시작하자마자 자신의 재능을 후배들과 나누는 또 다른 봉사에 눈을 떴다. 15년 넘게 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그는 자신이 그동안 배워온 것들을 방과 후 수업을 통해 후배에게 나눠주고 있는 것. “학교 관련 이런저런 일을 하면서 학교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게 됐죠. 줄어드는 학생 수도, 낡아 버린 건물도 많이 안타까웠지만 무엇보다 아이들 성적에 많이 놀랐어요. 이런 현실을 보고나니 운영위원장을 떠나 선배로서 할 수 있는 일이 뭘까 고민할 수밖에 없었죠. 그래서 아이들 성적 향상에 직접 도움을 줘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오랫동안 학원을 운영하면서 아이들을 가르쳐 온 만큼 가장 잘할 수 있는 부분일 거라는 생각도 했고요. 그래서 교장 선생님께 말씀드렸어요. 재능기부를 하고 싶다고…” 배 위원장 요청에 정복순 교장은 고민했다. 부탁은 고마웠지만, 교육이란 게 꾸준히 해야 제대로 된 효과를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칫 섣부르게 허락했다가 오히려 아이들에게 상처만 남기는 게 아닌가 싶은 우려에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한참을 고민한 정 교장은 배 위원장이 보여준 평소 모습을 믿고 아이들이 가장 취약한 영어 수업을 부탁했다. 배 위원장은 그렇게 지난 5월부터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 1시간씩 아이들을 가르치게 됐다. 배 위원장에게 수업을 듣는 아이들은 5~6학년 합쳐서 6명. 아이들은 학교에서 추천받아 비슷한 수준으로 선정했다. 수업 시작 전 배 위원장은 아이들과 함께 구호를 외친다. ‘나는 소중한 사람이다’, ‘나는 잘할 수 있다’, ‘나는 점점 나아지고 있다’ 아이들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자부심을 키워주기 위해서다. “수업을 해보면 아이들이 자신감을 갖고 있는지 아닌지에 따라 습득력이 많이 달라져요. 그래서 아이들이 자신을 사랑하게 하고 자신감을 갖도록 하는 게 먼저에요” 배 위원장 수업은 상벌이 확실하다. 수업 중간 퀴즈를 내 맞히는 아이에겐 용돈을 준다. 수업 태도가 많이 불량하거나 과제를 안 하는 경우, 쉬운 문제를 반복해서 틀리는 경우엔 이마에 ‘알밤’을 먹이기도 한다. 용돈을 줄 때도 알밤을 먹일 때도 웃음이 늘 함께한다. 배 위원장도 아이들도 수업 자체를 즐기기 때문에 가능하다. 덕분에 아이들 실력은 급성장 중이다. 최혜연 교사는 “지금 배 위원장 수업을 듣는 아이 중 한 명이 예전에 영어성적이 많이 저조했는데 방과 후 수업을 듣고 나서부터 점수가 상당히 많이 올랐다”며 “아이 스스로 공부에 대해 흥미를 느끼게 됐다고 말해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최 교사는 “배 위원장이 아이들 특성을 잘 아니까, 초등학생 수준에 맞춰 수업하니 (성적 향상이) 가능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방과 후 수업이다 보니 아이들도 학원이다 뭐다 해서 빠지기 쉽죠. 그런데 꼬박꼬박 수업에 참여하니 오히려 제가 고마워요. 아이들이 발전하는 모습도 고맙고요” 배 위원장은 아이들이 잘 배워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물금초등학교는 신도시 조성 이후 학생들이 빠져나가 심각한 학생 부족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학교는 물론 총동창회와 학부모회에서 학교 부활을 위해 여러모로 애를 쓰지만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배 위원장으로서는 소중할 수밖에 없는 후배들이다. “아이들이 영어를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저를 통해 넓은 세상을 꿈꿨으면 좋겠어요. 아이들이 좋은 세상으로 나갈 수 있는 디딤돌, 그걸 놓는 역할이 지금 제가 할 일인 것 같아요” 인터뷰 내내 열악한 환경에서 공부하는 아이들 걱정만 하던 배 위원장. 그의 말대로 아이들이 더욱 넓고 좋은 세상으로 나갈 수 있도록 교육 당국과 행정에서도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지는 날을 기대해 본다.
양산시노인복지관(관장 김정자)이 어르신을 위한 강의, 공연, 사진전 등 다양한 행사로 행복한 하루를 선물했다. 지난 8일 양산시노인복지관은 지역 내 농ㆍ축협 후원을 받아 어르신의 자긍심 고취를 위한 경로잔치 ‘청춘만세’를 열었다. 이날 행사는 한국여가연구소 윤재섭 소장이 ‘노인의 긍정적 리더십과 아름다운 공동체를 위한 길’이라는 주제로 인문학 강의를 한 것으로 문을 열었다. 이어 경로의 달 기념식과 함께 어르신들이 난타, 합창, 라인댄스, 실버체조 등 복지관에서 배운 것을 뽐내는 시간을 가졌다. 숲속유치원(원장 양성희) 아이들의 깜찍한 무대도 펼쳐져 어르신들 얼굴에 웃음꽃이 폈다. 공연 후에는 10명의 어르신 가수들이 무대에 올라 노래 실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공연뿐만 아니라 전시와 체험도 진행됐다. 지역아동센터에 전달하기 위한 식사비 물품 후원 캠페인과 ‘행복한 모습, 웃음 사진전’, 옛날 추억 회상을 위한 ‘교복 입고 사진 촬영’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됐다. 김복순(75, 중앙동) 어르신은 “친구들이 무대에 오르는 것도 보고 옛날 교복도 볼 수 있어 좋았다”라고 말했다. 김민희 기자 minheek@ysnews.co.kr
추석을 쇠고 바쁜 가을 농사일을 잠시 멈춘 채 원동면민이 모처럼 한 자리에 모여 음식을 나눠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제14회 원동면민 체육대회와 경로잔치가 지난 9일 원동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열렸다. 원동면체육회가 주최ㆍ주관하고 원동면사무소, 원동면 노인회, 원동면 각 기관과 사회단체가 후원한 이번 행사에는 나동연 시장과 윤영석 국회의원, 한옥문 시의회 의장, 정연주 노인회지회장, 권학윤 새마을지회장, 정문기 물금조합장 등 지역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축하를 전했다. 오전 10시 개회식을 시작으로 OX 문제풀이, 바구니에 오자미 넣기 등 다양한 종목으로 ‘명랑운동회’를 열어 마을별 경기를 펼쳤다. 명랑운동회에 이어 원동초등학교 학생들과 원동초 이천분교 학생들이 준비한 난타공연으로 행사 분위기는 점점 달아올랐다. 점심식사 후에도 축하공연과 면민노래자랑이 이어졌으며, 행사를 마칠 무렵 행운권 추첨을 통해 푸짐한 상품을 나누기도 했다. 윤순흠 원동면 체육회장은 개회사에서 “우리 원동은 천혜의 자원을 가진 지역으로 해마다 다양한 축제를 성공 개최해 양산시 이미지 제고와 살고 싶은, 다시 찾고 싶은 마을로 거듭나고 있다”며 “오늘은 면민 화합과 잔치인 만큼 잠시 일상을 접어두고 이웃, 친구와 술 한 잔 기울이며 즐거운 시간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정욱 기자
지난달 25일 동면 한 노인정이 어르신들 웃음소리로 시끌시끌했다. 곽재경(51) 웃음치료사가 노인정 어르신을 대상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었던 것. 이날 곽 씨는 어르신이 좋아하는 노래와 재미있는 강의를 준비해 어르신들이 활력을 되찾게 도왔다. 그러자 무표정했던 어르신의 얼굴에 환한 웃음이 번졌다. 곽 씨는 1991년 양산으로 시집왔다. 어릴 적 노래대회에서 많은 상을 받을 정도로 꾀꼬리 목소리였던 그는 노래를 참 좋아했다. 양산에 와 우연한 기회로 한 합창단에 들어가게 됐고, 그곳에서 활동하며 행복한 나날을 보냈다. 그러던 어느 날 지독한 독감을 앓았고, 목이 붓고 갈라졌다. 양산 한 병원을 찾아 치료했지만 마치 변성기처럼 목소리가 굵어지고 더 심하게 갈라졌다. 목소리가 더는 나오지 않을 정도로 심각해지자 부산지역 다른 병원을 찾았다. 그곳에서 말을 하지 말라는 처방을 받았다. “삶의 원동력이었던 노래는 물론 사람들과 대화를 더 이상 할 수 없게 됐죠. 그런 상황이 계속돼 웃음을 잃고 우울한 시간을 보냈어요. 그래도 병원에서 계속 치료한 끝에 노래를 부를 수 있게 됐어요. 이런 시간을 지내고보니 인생에 있어서 웃음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됐고, 웃음을 잃고 사는 사람들 마음을 헤아릴 수 있었어요. 그때부터 사람들에게 잃어버린 웃음을 돌려주고 싶다는 마음을 품게 됐죠” 늦은 나이에 공부해 강사 자격 얻어 닫힌 사람 마음 열고 ‘삶의 이유’ 선물 곽 씨는 목소리가 조금 돌아오자 바로 문화합창단에 들어갔다. 그곳에서 팀장을 하며 열정적으로 사람들을 이끌어갔다. 다양한 무대에 서다 가수 김효원 씨를 만났고, 그를 통해 웃음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노래로 행복을 전하는 방법을 알게 됐다. 또 그는 김 씨를 통해 웃음행복충전소 차미곤 소장을 만났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고 저는 사람의 인연을 항상 소중하게 생각해요. 누구를 만나도 기억하고 한 번 더 연락하죠. 그랬더니 사람들이 하나둘 제 진심을 느끼고 찾아와줬어요. 그렇게 웃음 전하는 삶을 살게 도와준 차미곤 소장도 만날 수 있었죠. 그분 덕분에 늦은 나이에 공부해 지난해 웃음치료사, 레크레이션강사, 노래강사 자격증을 준비해서 취득할 수 있었어요” 곽 씨는 차 소장을 통해 알게 된 웃음치료사 자격증을 취득하기로 결심한 이유를 어르신이나 소외계층 사람들에게 웃음과 힘을 주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곽 씨에게 자격이 주어지자 곳곳에서 연락이 왔다. 그러다 상북면 한 아파트에 사할린 동포가 살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고, 강의를 하게 됐다. 당시 그곳에 있는 사할린 동포들은 곽 씨의 따뜻한 표현에도 냉담했고, 만들어간 음식은 손도 대지 않을 정도로 마음의 문을 닫은 상태였다. 곽 씨는 돌아오는 냉담한 반응에도 포기하지 않고 1년 동안 끝까지 그들을 찾았다. 그 결과 곽 씨는 그들이 선생님이라고 부르며 자신들이 직접 만든 차를 대접하는 감동적인 순간을 맛볼 수 있었다. “그들의 닫힌 마음 문을 열기는 생각보다 아주 힘들었어요. 버스를 두 번 갈아타고 갈 정도로 먼 거리를 달려가 수업했지만 웃지도 않고 먹을 것을 준비해도 손도 대지 않아 그대로 가져오기 일쑤였죠.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항상 기쁜 마음으로 그들을 찾아가 삶의 이유를 깨달을 수 있도록 노력했어요. 어느 날 제게 선생님이라고 부르며 삶의 의미를 되찾게 도와줘서 고맙다고 말하더군요. 그 순간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어요” 이처럼 곽 씨가 머무는 곳은 항상 웃음과 감동, 정이 넘쳐흐른다. 그는 자기 삶의 모든 부분에 감사하며 살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에게도 인생의 행복과 웃음을 전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비록 젊었을 때 꾀꼬리 목소리를 내지는 못하지만, 그때보다 더 아름다운 가치를 전하고 있다. “항상 제가 가진 가장 소중한 물건인 기타와 카메라, 장구를 손에 쥐고 다녀요. 이곳 저곳을 다니면서 누군가의 딸, 어머니, 친구가 돼주고 싶어요. 그때 요양원에 있는 분을 대상으로 노래교실을 열기도 했죠. 병실에 누워 지루하고 외로운 나날을 보내다가 저로 인해 살아있음을 느낀다는 분도 있었어요. 웃음을 기다리는 사람을 찾아 봉사한 지 벌써 20여년 지났네요. 이렇게 계속 지역에 웃음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의 행복과 웃음을 전하기 위해 살고 싶어요” 김다빈 기자 kdb15@ysnews.co.kr
크래프트(craft) 맥주, 또는 하우스(house) 맥주로 알려진 수제 맥주 열풍이 거세다. 대형 제조사가 대량 생산하는 것과 달리 소규모 양조시설에서 다품종 소량 생산해 맥주마다 특징이 뚜렷한 탓에 수제 맥주 마니아를 늘려가는 추세다. 우리 지역에도 13년 동안 오롯이 맥주에만 전념한 ‘브로이마스터’(Br aumaster, 맥주 제조 기술자)가 있다. 하북면에서 수제 맥주 공장인 ‘켈슈브로이’를 운영하는 조현출(60) 씨가 그 주인공. 2002년 주세법 개정으로 소규모 맥조 제조가 가능해졌을 때 국내 최초로 면허를 취득하며 수제 맥주 알리기에 앞장서기도 했다. “1999년 일본 여행 중 소규모로 맥주를 제조하는 ‘마이크로 브로이’를 접했어요. 맥주를 직접 만든다는 자체가 정말 신선하더라고요. 그때부터 하던 일 다 접고 맥주 만드는 데만 3년을 매달렸어요. 일본, 독일을 수시로 오갔고 한국에 있을 때는 소규모 맥주 제조가 불가능했던 당시 주세법 개정을 위해 국세청을 들락거렸죠. 다들 미쳤다고 손가락질했죠. 그게 되겠냐고요” 술 못 먹어도 맥주 만들기는 장인 조 씨는 맥주에 빠진 것이 어쩌면 운명일지도 모른다고 했다. 체질적으로 알코올을 분해하는 능력이 없어 술에 대한 관심이 전혀 없었음에도 수제 맥주를 보는 순간 ‘저거다!’ 싶었기 때문이다. 맥주라곤 OB와 하이트밖에 몰랐던 그에게 천여 가지가 넘는 다양한 맥주는 신세계나 다름없었다. “레시피가 정말 다양해요. 넣는 홉(맥주 원료인 열매) 종류에 따라 맛과 향이 달라지는 걸 배우는 데 어찌나 재밌던지 몰라요. 오히려 술을 못 먹기 때문에 양조하는 데 더 유리해요. 혀가 더 예민하거든요. 조금만 먹어도 뭐가 부족한지, 뭐가 넘치는지 느낄 수 있어요. 거기다 13년이나 됐으니 보기만 해도 알죠” 조 씨가 만드는 맥주는 세 종류. ‘켈슈(독일발음으로는 쾰슈)’와 ‘알트’, ‘페일에일’이다. 켈슈는 독일 쾰른 지방에서 유래한 맥주로, 부드럽고 가벼운 맛, 하지만 홉의 쌉싸름한 향이 어우러지며 깔끔한 풍미가 있다. 알트는 독일 뒤셀도르프 지방 명물로 구수한 보리 맛과 향이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진다. 이곳의 페일에일은 영국식이 아닌, 미국식 ‘아메리칸 페일에일’이다. 오렌지와 자몽 등 달콤한 과일 향이 솔솔 풍기는 게 특징. 하지만 맛에서는 단맛이 좀 덜 느껴지는 드라이한 맥주다. 유통 집중해 전국 판매망 구축 조 씨는 지난해 4월부터 제조장 외에서도 수제 맥주를 판매할 수 있게 돼 가게를 접고 유통에 전념하게 됐다. 그가 만든 뛰어난 맥주 맛에 반해 현재 부산, 광주, 서울, 경기도 등 전국 각지 수제 맥주 전문점에서 조 씨의 맥주를 판매하고 있다. “10년 넘게 제조장 안에서만 술을 판매했는데 영 수익이 나지 않더라고요. 물론 수익만을 바랐다면 진작 이 일을 그만뒀겠죠. 하지만 제가 수제 맥주 제1호이니 만큼, 꼭 이것을 활성화하고 싶었습니다. 남들이 알아주진 않아도 제게는 그런 사명감이 있었어요” 살아있는 효모, 시민에게 알리고파 조 씨는 수제 맥주야말로 ‘웰빙 맥주’라고 말했다. 맥주와 웰빙, 어울리지 않는 조합 같지만 저온숙성으로 효모균이 100% 살아있어 장운동을 도와 건강에도 좋다는 그의 설명을 들으니 고개가 끄덕여진다. “맥주 효모는 일본에서 화장품이나 건강식품으로 쓰일 정도로 몸에 좋아요. 풍부한 영양소에 소화도 돕고, 장을 청소해주고 다이어트에까지 효과가 있죠. 이외에도 혈당, 콜레스테롤 저하, 노화 방지 등 장점을 말하자면 수도 없어요” 장점이 많은 수제 맥주지만, 마셔주는 사람이 없으면 말짱 꽝이다. 그래서 조 씨는 양산에 수제 맥주 전문점이 없다는 걸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그리고 목표를 정했다. 양산시민에게 수제 맥주의 매력을 알리자고 말이다. “양산에서 처음 이 일을 시작했고 지금도 양산에서 만들고 있는 술이기 때문에 양산시민에게 인정받고 싶어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말이 ‘이 집 술 참 맛있다, 술 정말 좋다’인데 언젠가는 시민 모두가 제게 그런 말을 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어요” 그 누구보다 양산시민에게 사랑받는 맥주를 만들고 싶다는 조 씨. 그는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오늘도 맥주와 24시간을 함께하고 있다. 김민희 기자 minheek@ysnews.co.kr
“<양산시민신문>은 이름 그대로 양산시민이 우리 지역에 대해 알고자 하는 소식,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주는 신문이잖아요. 일간지들이 우리나라 전체에서 일어나는 소식들을 포괄적으로 전해주면 양산시민신문은 우리가 살고 있는, 우리와 가까운 이웃의 소식을 전해주니까 더 친밀하게 다가오는 것 같아요” 남용철(35) 씨는 기자와의 친분으로 반강제(?)로 구독을 시작한 독자다. 하지만 반강제 구독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신문을 누구보다 열독(熱讀)하는 사람이다. 신문을 읽고 나면 나름의 느낌과 분석을 담은 문자를 기자에게 보내기도 한다. 대부분 장난 섞인 내용이지만 종종 날카로운 가시도 있어 정신이 번쩍 들기도 한다. 이런 남 씨가 꼽은 본지의 가장 큰 장점은 ‘동네 소식’을 알려준다는 점이다. 지역 구석구석에서 일어나는 소식을 꼼꼼히 전달하다 보니 반가운 정보들이 많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그런 거죠. 전국 방송에 우리 양산이 소개 되면 반갑듯 양산시민신문에 제가 사는 아파트 소식이 나오면 반가워요. 특히 양산시민신문을 보면 제가 궁금하긴 하지만 일부러 알아보기는 힘든 내용들이 담겨 있어요. 덕분에 제 주변 소식들, 일상 이야기들을 알 수 있어 좋습니다” 주변 이야기가 많아 좋다는 남 씨. 그래서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더 많은 소식을 더 다양하게 다뤄줬으면 좋겠다는 바람 때문이다. “우리 이웃 이야기가 나오기 때문에 참 반가워요. 그래서 아쉬움도 남아요. 이웃 소식을 좀 더 풍성하게 다뤄줬으면 좋겠거든요. 다른 기사들 크기를 좀 줄이더라도 양산에 대한 소식을 더 많이 알려줬으면 하는 게 개인적인 바람입니다” 다른 문제도 지적해 달라고 하자 남 씨는 잠시 망설였다. 아쉬운 부분이 별로 없다며 고민하던 남 씨는 전국적으로 화제가 된 무상급식 문제를 조심스레 거론했다. “솔직히 제가 기사를 비판적으로 읽거나 집요하게 분석하며 읽는 게 아니라 특별히 단점이 보이진 않아요. 굳이 아쉬운 부분을 지적해달라고 하시니 하나 거론하자면 무상급식 관련 보도입니다. 신문이 객관성을 갖고 보도를 하는 건 당연하겠지만 제 생각엔 너무 제3자의 입장에서만 보도한 게 아닌가 싶어요. 경남도와 학부모들 의견 차이를 다루는 데만 그친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런 내용은 양산시민신문이 아니라도 어디서든 알 수 있는 내용들이잖아요. 경남도에서 무상급식을 시작한 이유와 유상급식으로 바꾸려고 하는 이유, 원인, 배경 등을 짚어줬더라면 하는 생각을 합니다. 더불어 급식 문제에 대한 양산시의 입장과 정책 등도 같이 다뤄주면 좋죠. (무상급식 기사가) 좀 더 심도 깊은 내용이 부족했던 게 아닌가 싶네요” 남 씨는 신문업계가 나날이 어려워지는 상황에 최근 지면에 광고가 늘어나 반갑다고 했다. 시작은 ‘반강제’로 했지만 어느새 양산시민신문에 많은 애정을 갖게 된 것이다. 남 씨는 그런 애정을 듬뿍 담아 격려의 말을 전하고 당부도 함께 남겼다. “제가 어릴 때 다른 지역에서 이사를 오긴 했지만 초등학교와 중학교, 고등학교를 모두 양산에서 다녔거든요. 흔히 하는 말로 토박이죠. 그래서 우리 지역 소식이 더 궁금한 건지도 모르겠네요. 지금까지처럼 앞으로도 양산시민신문이 우리 이웃 이야기를 꼼꼼하게 전달해 줬으면 좋겠어요. 특히 혹시라도 우리 주위에 소외된 채 살아가는 이웃들이 있는지 잘 살펴봐 주세요”
지난 11일, 물금읍사무소로 한 통의 편지가 왔다. 물금읍 내 한 아파트에 사는 김아무개 씨가 박순옥(38) 주민생활지원담당 주무관을 칭찬하는 내용의 편지였다. ‘존경하는 읍장님. 얼마 전만 해도 (하늘나라) 엄마한테 가려고 생각도 많이 했어요. 그런데 우연히 읍사무소에서 박순옥 님을 만나 좋은 말과 많은 도움을 받게 됐어요. 내가 정말 살아갈 용기가 생긴 것은요, 박순옥 님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와 친절함 때문입니다’ 편지에는 과거 자신이 삶이 너무 힘들어 목숨을 끊으려 했던 이야기를 시작으로 박 주무관과 상담을 하면서 따뜻한 말과 친절에 감동받아 열심히 살아가겠다고 다짐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자신을 대신해 박 주무관을 많이 칭찬해달라는 이야기도 잊지 않았다. 이들의 인연은 3개월 전부터 시작됐다. 생활이 어려워진 김 씨가 상담을 위해 물금읍사무소를 찾으면서다. 일용직으로 모은 돈을 지난 2000년 사기로 모두 잃고 가정과 건강까지 잃으며 힘든 삶을 살게 됐다. 형제도, 자식에게도 외면받은 김 씨는 세상이 싫어 술로 세월을 보내다 자살 시도도 여러 번 했다. 방황 끝에 수년 전부터 노점으로 생활을 이어갔지만, 생활이 나아지지 않자 물금읍에 도움을 청했다. 김 씨는 3개월 동안 수차례 박 주무관과 이야기를 하면서 삶의 의지를 되찾았다. 알코올 중독이었던 그가 술도 멀리하며 남은 삶을 열심히 살겠다고 다짐한 것. 이어 김 씨는 편지에서 “읍장님이 내 대신에 보너스도 많이 주고 삼겹살과 맛있는 것도 많이 사달라”는 부탁과 동시에 “짜증 한 번 안 내고 웃는 얼굴로 살아갈 힘과 용기를 준 박순옥 님에게 정말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했다. 박 주무관은 “사회복지 공무원으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 편지를 받고 나니 오히려 책임감이 무겁다”며 “앞으로 공직 생활을 하는 동안 더 노력해 맡은 바 임무를 더 잘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족 고유명절인 추석, 맛있는 음식을 이웃과 나눠 먹고 어려운 이웃을 돕던 조상의 풍습을 이어 양산 곳곳에서도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양산지역 내 기관단체에서는 추석을 맞아 쌀 등 먹거리부터 장학금까지 지역 내 소외이웃을 돕기 위해 다양한 기탁활동을 진행했다. 이들의 훈훈한 나눔으로 인해 올 한가위도 모두에게 풍성하고 따뜻한 연휴가 될 전망이다.
조선 시대 영남대로의 일부이자 수려한 자연이 살아있는 황산강 베랑길이 아이들을 위한 동화의 무대가 됐다. 원동면 화제리에 사는 이하은(57) 작가가 역사 판타지 동화 ‘황산강 베랑길(자전거 타고 조선에 가다)’(북뱅크)을 펼쳐낸 것. ‘황산강 베랑길’은 세상 물정 모르는 주인공 ‘태양이’가 사촌 형의 산악자전거를 타고 황산강 베랑길을 달리다 우연히 옛길 입구로 빨려 들어가 예기치 않은 시간 여행을 하게 되는 이야기다. 태양이가 가게 된 과거는 조선 순조 시대. 그곳에서 과거를 치르기 위해 영남대로(부산 동래를 시작으로 황산 찰방역을 지나 한양을 잇는 길)를 걷던 ‘학구’와 만난다. 학구를 한양까지 데려다주겠다고 한 태양이는 학구와 ‘누가 공부를 더 많이 했나?’, ‘우리는 왜 공부하나?’ 등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조선 시대를 경험하게 된다. 이들은 어린 왕 순조가 통치하는 조선 문화를 체험하고 여러 위험을 헤쳐간다. 자전거 종주하는 이들에서 영감 얻어 이 작가는 부산에서 초등학교 국어교사 생활을 하다 지난 2005년 지인의 추천으로 잠시 왔던 원동면 화제리 풍경에 반해 정착했다. 그리고 이듬해인 2006년, ‘할머니의 씨앗’으로 동화작가 생활을 시작했고, 화제를 배경으로 한 동화 ‘하늘목장’을 통해 제16회 MBC 창작동화대상 장편 부문 대상까지 받았다. 그 후 7년 만에 또 화제를 소재로 한 ‘황산강 베랑길’을 세상에 선보였다. 황산강 베랑길을 자전거로 지나다 조선 시대로 간다는 발상은 어디서 나왔을까. 이 작가는 운동을 위해 베랑길을 걷다 자전거로 종주하는 청년들을 보고 이 작품을 구상했다고 말했다. “주말이면 베랑길에 자전거를 타는 다양한 연령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죠. 그 풍경이 어찌나 예쁜지 몰라요. 특히 젊은 친구들이 자전거로 전국을 일주하며 황산강 베랑길을 거쳐 가는데, 그 모습을 보니 ‘옛날 우리 조상도 어린 나이에 이 길을 걸으며 과거시험을 위해 한양까지 갔겠구나’하고 생각했죠. 그리고 곧장 이 내용을 동화로 썼어요” 작품을 위해 1년이 넘는 시간을 투자했다. 초등학교 6학년 제자를 주인공 모티브로 삼고 그 나이와 비슷한 역사적 인물을 찾았다. 책 주인공인 태양이와 함께 과거 여행을 하는 학구 역시 13살. 이들이 머무르게 된 과거 시간 역시 11살에 왕위에 오른 순조(1790~1834) 시대다. “아이들 눈에서 역사를 설명하기 위해 아이들과 가장 비슷한 나이의 소년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켰어요. 마치 내 이야기처럼 느낄 수 있도록 말이죠. 특히 순조 시대를 배경으로 하면서 ‘세도정치’로만 알려진 순조의 개혁을 위한 노력이나 어린 왕이 겪는 어려움 등을 설명하고 싶었어요” 차기작도 원동과 관련한 이야기로 이 작가는 벌써 차기작을 준비하고 있다며 다음 작품 역시 원동을 소재로 한 이야기라고 밝혔다. 금강과 철강을 소재로 한 근대사 이야긴데, 오래전 마을 어르신이 소재로 일러준 것을 틈틈이 준비하다 이제야 글로 쓰게 됐다고 말했다. “그동안은 자신이 없어서 못 썼어요. 아직 모르는 게 많다 보니 공부할 시간이 필요했거든요. 지금은 좋은 인문학 강좌라든지, 역사 현장 탐방 등이 많아서 많이 배웠어요. 그렇게 배운 걸 아이들에게 재미있고 쉽게 알려주고 싶어요” 이 작가는 교사 생활을 하며 아이들에게 읽어줬던 동화에서 현실의 고단함을 위로받았던 만큼 자신도 그런 글을 쓰고 싶다며 앞으로도 많은 관심을 부탁했다. “제 삶에 남은 건 동화에요. 동화를 쓰고, 동화를 위해 공부하고요. 앞으로도 계속 글 쓸 겁니다. 김정한 선생님이 ‘수라도’로 화제를 빛냈듯, 저도 원동을 소재로 한 글로 화제를 알릴 거에요” 김민희 기자 minheek@ysnews.co.kr
우리는 대부분 ‘문신’이라고 하면 조직폭력배의 등에 새긴 화려한 용 문신부터 떠올린다. 이런 사회적 통념 때문에 몸에 그림을 그리는 행위를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요즘은 문신이 가진 이미지를 벗어버리고 ‘타투’ 혹은 ‘헤나’라는 이름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하나의 패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의상과 어울리는 문신은 그 어떤 액세서리보다 화려하고 멋있는 소품이다. 우리 지역에 한국헤나협회 인증기관 ‘BBS 미용학원’이 있다. 그곳에서 미용 전반적인 분야의 전문가 오혜옥(47) 원장이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오 원장 사무실은 엄청난 양의 각종 미용 서적과 미용용품으로 가득했다. 오 원장 방이 말해주듯 그는 긴 시간 미용에 대해 공부해왔다. 스무살 때부터 지금까지 27여년을 쉬지 않고 공부에 몰두한 것. 그는 30대 중반에 미용학과에 들어가 대학원까지 졸업했다. 게다가 헤나를 비롯한 헤어, 피부, 네일, 속눈썹 등 20여개 자격증을 취득했다. 이후 30대부터 꾸준히 교육 사업에 동참해왔고, 대학 강의와 학원 운영 등 학생들 교육에 집중했다. “미용에 대해 확실히 배우고 싶어 서울에 올라가 각 분야의 최고봉과 만났죠. 한 번 서울에 올라가면 10일 정도 머물며 공부해요. 변하는 미용 추세를 따라가기 위해 아직도 공부하고 있죠. 6년 전 타투를 처음 접했을 때는 워낙 비용이 많이 들어가고 사람들이 찾지 않는 분야라 지금처럼 많은 대중의 인기를 끌지 상상도 못 했죠” 부정적인 통념은 사라지고 지워지는 타투, 헤나 인기 오 원장이 처음 ‘타투’와 ‘헤나’를 접했을 때는 사람들 사이에 문신에 대한 부정적인 통념이 사라지지 않은 상태였다. 일부 마니아층만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것. 타투나 헤나에 대한 개념도 제대로 아는 사람이 드물었다. 하지만 그는 아직도 둘의 개념을 이해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고 전했다. 타투는 문신과 같은 말로 살갗을 바늘로 찔러 먹물 등의 물감으로 형상을 새기는 행위 또는 그러한 작품을 가리킨다. 최근에는 스티커로 피부 표면에 붙이기도 하며 시간이 지나면 지워지는 타투도 있다. 헤나는 열대성 관목인 로소니아 이너미스의 잎을 따서 말린 다음 가루로 만든 염색제다. 피부에 어두운 갈색으로 물들이는 방식으로 4주 정도 유지된다. 연한 갈색으로 시작해 점점 진해져 타투와 비슷한 색을 띠다가 점점 사라지는 것. “타투와 헤나는 종류가 다양하죠. 먼저 타투는 4주 정도 유지되는 컬러링타투, 블랙컬러링, 샤이팅컬러링, 그라데이션컬러링과 레인보우타투, 주얼리타투, 웨딩타투가 있어요. 그중에서 웨딩타투는 결혼하는 여성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어요. 인생에 단 한 번 있는 결혼식을 더 아름답게 간직하고 싶은 사람들이 많이 하죠. 그 외에 헤나아트와 반영구아트인 아트메이크업과 타투가 있어요” 오 원장이 타투와 헤나를 공부한 지 6년이 지난 지금은 대중화로 다양한 사람들이 학원과 가게를 찾아온다고 했다. 반영구적인 타투에 거부감이 많이 사라졌고, 시간이 지나면 서서히 지워지는 타투와 헤나를 접하고 부담 없이 하려는 사람이 늘어난 것. 게다가 그는 타투와 헤나가 ‘몸에 새기는 예술’로 자리 잡았기 때문에 대중의 인기를 얻을 수 있었다고 했다. 조폭을 연상시키는 거친 이미지에서 신체를 아름답게 꾸며주는 예술적인 하나의 그림이 된 것이다. “몇 년 전 삽량문화축전에서 헤나 체험 부스를 마련해 시민과 만났어요. 당시 아이부터 다양한 연령, 성별구분 없이 찾아와 엄청난 인기를 끌었죠. 점심 먹을 시간도 없이 부스를 운영해야 했어요. 한 번쯤 해보고 싶었지만 못했던 분들이 헤나를 경험하고 만족하며 가셨죠. 제가 운영하는 가게에는 70대 할머니가 찾아오셔서 팔목과 손가락에 타투를 하고 가시기도 했어요. 그리고 엄마와 함께 타투를 하러 오는 학생들도 있어요. 부모님이 반대하지 않고 오히려 비슷한 모양으로 커플로 새기고 가죠” 오 원장은 앞으로 몸에 새기는 액세서리가 대중의 삶에 더 자연스럽게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했고, 다양한 컬러를 사용한 화려한 타투와 헤나가 유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류 역장은 지난 3월 부임했다. 6개월간 원동역장으로 근무한 게 양산지역과 첫 인연이다. 이후 화명역으로 잠시 자리를 옮겼다가 지난 3월 물금역장으로 돌아왔다. 류 역장은 양산지역 관광발전에 관심이 많다. 특히 자신이 속한 철도(코레일)를 이용한 관광산업 개발에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철도와 연계한 관광 상품 개발은 2012년 류 역장이 부산역 여행센터장으로 근무한 영향이 크다. 당시 경험을 바탕으로 한 류 역장의 구상 가운데 일부는 실제 사업이 추진 중이고 몇몇은 아직 머릿속에 머물러 있다. 우선 지난 7월에 ‘물금역 출발 정동진 해맞이 기차여행’이란 이름으로 강원도 정동진역에서 양산 홍보 운동을 펼쳤다. 양산시민 400여명이 참여한 이날 행사는 여름휴가를 앞두고 관광객들의 양산 방문을 이끌기 위해 진행했다. 지난해 원동역과 배내골, 영포마을 일대를 관광한 ‘팸 투어’도 류 역장의 기획에서 시작했다. 당시 30여명의 코레일 관광매니저와 협력업체, 여행전문 블로거, 여행사 관계자 등이 원동지역 곳곳을 둘러보고 관광 상품 가치를 높게 평가해 좋은 반응을 끌어낸 바 있다. 지난해 매화축제 때는 부산관광공사에 낙동강 유람선을 띄워 관광객을 수송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물론 일이 성사되진 않았지만 류 역장의 노력은 양산시민에게 분명 고마운 것들이다. 진행 중인 사업으로는 물금역 환승센터 건립이 있다. 이 사업은 양산시와 코레일이 협조 하에 사업을 추진 중이다. 물금역 환승센터는 낙동강 황산베랑길 자전거도로 등 지역의 우수한 자전거 관광 여건을 바탕으로 양산시민은 물론 인근 대도시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목적이다. 사업 초기 양산시는 부지 물색에 난항을 겪었다. 처음 계획한 곳은 면적도 좁고 토지매입 가격도 높았다. 사실상 환승센터 역할을 하기 힘든 곳이었다. 이 고민을 해결한 사람이 바로 류 역장이다. 물금역 옛 화물처리장 부지 약 1만㎡를 활용할 수 있도록 양산시와 코레일에 제안해 성사시킨 것이다. 이 밖에도 류 역장은 다양한 생각을 지금도 구상 중이다. 우선 열차를 늘리는 게 첫 번째 목표다. 현재 30여편의 무궁화호가 물금역을 정차하지 않고 통과하는 데 올해 이 열차를 모두 정차시킬 계획이다. 내년에는 ITX 새마을호 열차를 모두 정차시키고 내후년에는 KTX 일부도 물금역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다. 류 역장은 “예전부터 역은 지역의 관문인 만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지역 발전 방향이 달라진다”며 “양산은 작지만 많은 볼거리와 즐길 것들이 산재해 있어 이들을 어떻게 활용하고, 물금역과 어떻게 연계해 많은 관광객을 유치할지 다양한 의견을 수렴 중”이라고 말했다. 류 역장은 “제 개인의 아이디어가 실제 지역 발전으로 이어지려면 지자체 협조가 없으면 안 된다”며 “양산시가 철도와 연계한 관광 상품 개발에 의지를 보여줘야 열차 증편 등 코레일 지원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특별한 인연 없이 그냥 잠시 머물다 가도 그만인 곳에 많은 열정을 쏟는 류 역장. 그가 언제 양산을 떠날지는 모르겠지만 그의 열정이 고맙고 그의 바람대로 지역 경제가 관광으로 큰 발전을 거두는 날을 기대해 본다.
착한가게 ‘개운김밥’을 소개한다. 개운김밥 메뉴는 가장 기본적인 김밥과 이곳의 대표 메뉴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시래깃국밥이 있다. 주인 아주머니는 학생손님이 찾아오면 더욱 더 친절하게 반기며 이야기도 다정하게 주고받는다. 처음 개운김밥에 들어섰을 때, 가게 내부에서 아주머니의 따뜻한 마음이 묻어나는 게 느껴졌다. 주인 아주머니는 “수도권 큰 가게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부도를 맞아 돈도 없고 아무것도 없이 이곳으로 내려와 가게를 얻어 일했으나 마음처럼 잘 안 됐다. 아이들을 상대로 무엇을 하겠냐는 생각에 돈을 많이 버는 것보다 따뜻한 정성과 마음을 쏟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곳에 자리를 잡고 앉으면 유난히 많은 메모장이 눈에 들어온다. 메모장을 보면 그 속에 매우 다양한 내용들이 있다. 효암고등학교, 개운중학교, 각종 학원 등을 다니는 학생들이 음식을 먹고 간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것. 메모장 흔적에서 알 수 있듯이 이곳의 단골손님은 대부분 개운중학교와 효암고등학교 학생과 교사다. 일반 식당과는 다르게 가격도 저렴한데 학생들에게 조금 더 저렴하다고 한다. 주인 아주머니는 “젊었을 때는 먹고살기 힘들어 우리 집 아이에게 좋은 음식을 많이 먹일 수가 없었다. 그래서 가게를 찾는 학생들에게라도 좋은 음식을 먹이면 좋겠다는 생각에 시래깃국밥 가격을 어른 2천500원, 학생 2천원에 판매하고 있다. 저에게는 어른이 아니라 학생이 우선이고, 학생들이 잘 먹고 행복한 웃음을 지어주면 그것만으로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웅상고등학교(교장 설학줄)는 지난달 27일 평산 교회 근처 비마프 커피숍에서 ‘웅상고의 밤’ 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옐, Sus4 등 네 개 음악 동아리가 공연을 펼쳤으며, 카페 전체를 빌려 수많은 학생과 교사가 행사에 참석하는 등 지금까지 없었던 대규모 공연이 이어졌다. 기타동아리 Sus4의 부장 이아무개 학생은 “비록 모자란 실력이지만 많은 학생과 선생님이 참석한 곳에서 성공적으로 연주를 마쳐서 다행이다. 앞으로도 더 좋은 무대를 보여줄 수 있도록 부원들과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이 행사에서는 교장과 교감을 비롯한 교사들도 노래를 부르는 등 색다른 모습도 보여줬다. 특히 지난달 28일 다른 학교로 전임을 가게 된 설학줄 교장은 이날 무대에서 “교감 때 웅상고에 처음 와서 웅상고를 바꾸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 교사가 행복해야 학생들도 행복할 것이라는 생각에 교장이 돼서 처음 했던 교무실 수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라며 울먹였다. 설학줄 교장은 지금까지 체육센터와 MOU를 맺는 등 학교에 여러 가지 힘써온 부분이 많다. 그런 교장이 처음 보이는 눈물이었기에 이를 안타까워하는 학생들 모습도 보였다.
수많은 종이 만화책 사이에 눌러앉아 컵라면 하나 끓여 먹던 만화방 풍경이 변했다. 요즘은 인터넷에서 클릭 하나면 원하는 작품을 볼 수 있어 다양한 만화가 작품이 사람들에게 손쉽게 전해지고 있는 것. 이렇게 온라인상에서 만화가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는 만큼 만화가들이 대중과 더 쉽고 깊게 소통할 수 있게 됐다. 양산에서 만화로 사람들과 소통하려는 황민규(25, 물금읍) 씨 소식을 듣고 그를 찾았다. 덥수룩한 머리에 간단한 티셔츠 한 장, 편안한 청바지 차림의 황 씨가 들어왔다. 그는 유쾌하고 발랄한 그의 캐릭터와 달리 나지막한 목소리로 첫 인사를 건넸다. 이렇게 무겁고 다소 진지한 모습이 그의 첫 인상이었다. 황 씨는 올해 1월부터 최근까지 방 안에서 나오지 않고 그림만 그렸다. 자그마치 반년 동안 자신의 그림을 페이스북이나 아프리카TV 방송 등 온라인에서 사람들과 공유하는 데 몰두했다. “처음에 반년이나 방에서 나오지 않을 생각은 없었어요. ‘만화’라는 분야에 집중해서 그림을 그리다보니 시간이 훌쩍 지나있었죠. 눈 깜짝할 사이에 겨울에서 여름이 됐어요” 황 씨는 어릴 적부터 그림에 관심이 많았고, 특성화고에 진학해 만화애니메이션을 전공했다. 대학교도 만화와 관련된 학과에 들어가 전문적으로 만화를 배우고 있지만 자신의 그림에 대한 평가는 그리 좋지 않았다. 만화에만 좀 더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에 집에서 온종일 그림만 그렸다. 인터넷에 그 그림을 올려 다른 이들과 공유했다. 그렇게 그는 누군가와 그림 하나로 소통할 수 있는 것에 매력을 느끼기 시작했다. “고등학교 시절 일본으로 수학여행을 갔었죠. 개인 활동 시간이 주어졌는데 일본인과 대화가 안 되면 종이에 그림을 그려 의사소통했어요. 그림 하나로 언어가 통하지 않는 다른 나라 사람과 대화한 거죠. 처음만난 사람과 대화할 거리가 바닥났을 때 그림을 하나 그리면 그것이 대화 주제가 되서 이야기도 나눌 수 있어요. 특히 만화는 어린아이부터 대중이 쉽게 접할 수 있어 소통하기 좋아요” 페이스북 페이지 4천여명이 ‘좋아요’ 아프리카TV서 실시간 캐리커처 선보여 황 씨는 ‘페이스북’을 통해 만화로 사람들과 소통하기 시작했다. 그는 온라인상에 그림을 올려보라는 주변의 권유에 페이스북 페이지(www.facebook.com/ hmg9568) ‘밍구’(고등학생 때 황 씨의 별명)를 만들었다. 현재 그의 페이지를 좋아하는 사람이 4천명을 넘어설 정도로 인기 페이지로 자리 잡았다. 그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사람들이 ‘좋아요’를 누르고 가는 것을 보고 더 많은 이들과 그림을 나누겠다고 결심했다. “처음부터 페이지 반응이 좋았던 것은 아니에요. 제 계정에 뜨는 친구들을 페이지로 초대했고, 초대한 친구의 또 다른 친구가 들어오면서 그림이 알려지기 시작했죠. 밍구 페이지를 비롯해 ‘양산사람들’ 페이지에서 활동하며 사람들 캐리커처를 그려주는 등 페이지 홍보에 나섰어요. 그러자 하나둘 캐릭터를 좋아해 주는 사람이 생겼고 페이지를 찾아주셨죠. 인터넷이 참 좋아요. 오프라인에서 전시하지 않아도 많은 사람이 제 만화를 볼 수 있죠” 황 씨는 페이스북에서 요청하는 사람들의 사진을 받아 무료로 캐리커처를 그려줬다. 그때 몇몇 사람들이 그림이 나오기까지 기다리는 시간을 참기 어려워했다. 그래서 그는 사람들이 지루하지 않도록 두 달 전쯤부터 아프리카TV(afr eeca.com/hmq2005)에서 실시간 캐리커처를 그려주고 있다. “사람들이 제가 그림을 그리는 모습을 직접 보고 감동해 별풍선(온라인 선물 아이템)을 많이 줬어요. 만화라서 젊은 사람이 많이 찾아올 것 같지만 오히려 직장인이 대부분이죠. 가끔 학생도 들어오는데 한 학생은 캐리커처를 받고 감사 표시로 편의점 과자 쿠폰을 주기도 했어요” 황 씨의 아프리카TV 방송은 매주 금, 토 오후 9시부터 자정까지다. 그는 모든 시청자에게 기본 스케치 형식의 캐리커처를 그려준다. 방송 중에 카카오톡 아이디 ‘hmq2005’로 사진을 보내주면 캐리커처를 그려주는 방식이다. 완성된 그림은 원하는 사람에 한해 머그컵, 텀블러, 퍼즐 등 제품으로 제작할 수 있게 유료 주문도 받고 있다. 추가로 시청자 중 열혈팬 1위, 서포터 1위는 색채가 들어간 캐리커처를 주고 애청자에게는 무료 제품 증정 이벤트도 진행한다. “열정이 가득했을 때는 새벽 6시까지 방송을 진행하기도 했어요. 방송 시작부터 종료하는 순간까지 시청해주는 분이 보통 8명 정도 계신데 그 분들 때문에 계속 운영하고 있죠. 페이스북과 아프리카TV를 통해 지금까지 모두 100여명의 캐리커처 작업을 했어요. 많은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그 추억을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어 좋았고, 더 많은 이들의 순간을 담고 싶어요”
양산시새마을회 김경우 전 사무국장(47)이 지난달 25일 성균관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김 전 국장은 농협중앙회 출신으로 평소 농업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지역발전과 농업인의 소득증대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해 온 인물이다. 이번 학위논문도 ‘TPP가 일본 농산물 무역에 미치는 영향과 정책적 고찰’이라는 주제로,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가 발표됐을 때 우리나라 농업분야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연구한 논문이다. 김 전 국장은 “2010년부터 학위를 받는 날까지 새벽에 서울로 가서 다음날 새벽에 집으로 돌아오는 주경야독의 힘든 과정이었지만, 응원해 주시는 지인과 가족들의 도움으로 학위를 받을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 전 국장은 최근 공저로 ‘농업과 인간’이라는 번역서를 발간했다. 또 동아대학교 금융학과 초빙교수로 후학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양산시농업기술센터 농정과 농촌지도사 신성용(51) 주무관이 지난달 21일 영산대학교 부동산학 박사학위를 취득해 화제다. 신 주무관은 ‘도시농업 활성화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에 관한 연구’라는 박사학위 논문에서 도시농업공원 설치와 도시농업구역 지정, 공동주택단지 내 커뮤니티 가든 조성 등 도시 농업 활성화로 도시화 역기능 개선과 도시민 삶의 질 향상을 강조했다. 이날 신 주무관은 박사학위와 함께 우수상도 받는 영광을 누렸다. 신 주무관은 “이번 박사학위 취득을 계기로 도시와 농촌이 상생 발전하는 데 보탬이 되는 공직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신 주무관은 공인중개사, 정보처리기사, 가축인공수정사, 워드프로세서 1급, 컴퓨터활용능력 2급, 행정사 등 다수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 양산시청 공무원정보화 경진대회에서 3회에 걸쳐 수상한 경험이 있는 학구파다. 김다빈 기자 kdb15@ysnews.co.kr
초등학교 때 등교를 잘 못 할 정도로 몸이 허약했던 한 소녀, 그런 딸이 안쓰러웠던 아버지는 딸이 다니던 학교 교사인 조카에게 딸 중학교 진학문제를 의논했다. 소녀의 사촌 오빠는 “크레파스로 그린 그림을 봤는데 그림에 재능이 있다”며 예술중학교 진학을 권유했다. 정귀옥 화백을 영생여자중ㆍ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원광대학교 사범대 미술교육과에서 한국화를 전공하며 화가의 길을 걸어가게 한 건 일찍이 그의 재능을 알아본 사촌 오빠의 공이었다. 정 화백은 범어초등학교 후문 작은 상가 3층에 미술 학원을 겸한 화실을 두고 있다.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 초등학생 아이들이 참새처럼 재잘거린다. 어린이들과 생활해서일까? 올해 예순넷, 머리는 백발이 성성한데 웃음은 딱 여고생인 정 화백이 반긴다. 화가 아니랄까 봐, 손님에게 내어 온 음료수도 색감이 환상인 오미자차다. 얼음 띄운 오미자차처럼 새콤한 삶의 내력을 풀어 놓는 그. 브라질 이민 후 귀국해 다시 잡은 붓 대학교 4학년 때, 지금으로 치면 기간제교사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그러다 금산상업고등학교로 발령, 교사가 됐다. 해맑은 영혼에게 그림을 가르치는 일은 보람있었다. 하지만 이내 결혼을 하면서 교직을 그만뒀다. 자연히 그림과도 멀어졌다. 더구나, 브라질로 이민을 가 8년여를 살았다. 유토피아를 그리며 떠난 브라질, 한데 타국 생활은 너무 힘들었고 결국 향수병을 어쩌지 못해 귀국했다. 한국적인 문화자산이 넉넉한 고장, 무작정 경주에다 똬리를 틀었다. 외국 생활에다 이미 불혹의 나이, 그가 할 수 있는 건 전공을 되살리는 일뿐이었다. 미술학원을 냈다. 게서 4년여를 살았는데 어떤 인연에 이끌려 양산으로 오게 됐단다. 10여년 만에 다시 잡은 붓, 두려움이 컸지만 다행히 열정이 솟고 신명이 났다. 내친김에 전업주부들을 화실로 끌어내는 일에 매진했다. 그림에 취미가 있거나 중도에 그림 그리기를 그만둔 여성들, 그들이 잃어버린 꿈을 찾고 새로운 삶에 도전하며 역동적으로 살기를 바랐다. 그런 한편으론 가장 ‘한국적인 그림’, 한국화를 그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그에게 한국화를 배운 이들은 연우회, ‘먹을 다루는 벗’이란 모임을 만들어 그림을 그리고 전시회도 열었다. 그와 제법 오래도록 연을 나눈 귀한 시간, 귀한 인연이었다. 그의 손이 닿으면 그림이 된다 그는 첫 개인전을 2005년에서야 가졌다. 그가 세상에 내놓은 수줍은 작품들이지만 미술잡지 아트페어에 호평을 한 기사가 실렸다. 그러면서 외국 생활에 찌든 영혼을 보상이라도 받을 듯 어느 한 영역에 묶이지 않고 창작에 새로운 시도를 해 나갔다. 액자에 표구하면 그림값이 비싸져 일반인이 소장하기 힘들다며 부채에 그림을 그렸다. 부채 그림은 희소성, 보관성, 이동성이 좋고 가격이 높지 않아 특수계층이 아닌 서민도 그림 한 점 가질 수 있게 하고 싶은 생각이었다. 그의 그림 대중화는 계속됐다. 우리 생활 자체가 미술이라며 가방, 커튼, 다포, 옷에 그림을 그렸다. 가방은 직접 만들어 채색하고 물에 빨아도 물감이 빠지지 않도록 특수 안료를 섞어서 그림을 그렸다. 가죽과 같은 느낌이 나면서도 가죽과는 달리 가벼워 전시회에서 동이 나게 팔렸다. 그렇다고 어디서 따로 배운 게 아니라 미술 대중화를 위해 많이 보고 부지런히 연구한 것들이다. 그의 화실 한켠을 차지하고 있는 미싱과 색색의 실들이 이를 대변한다. 그는 요즘 화선지가 아닌 요철지(한지인데 뭉쳐진 것)와 스카프 실크에 그림을 그리고 있다. 긴 실크 스카프에 그림을 그리면 펴 놓아도 작품이고 목에 두르거나 매고 있어도 작품이 되는 세상에 하나뿐인 작품이다. 새롭고 매력적인 작업에 푹 빠져 있는 그는 다음 개인전 때 선보일 야심작을 준비하고 있다. 수묵담채화의 검은 먹, 매력 있어 그는 한국화, 그중에서도 수묵담채화를 즐겨한다. 이는 스승인 정승섭 교수 영향이지 싶단다. 스승은 서울대 미대에서 한국화를 전공하고 원광대에서 후학들을 가르쳤다. 한데, 요즘은 한국화니 서양화니 하는 구분이 없어진 듯해 격세지감이다. 서양화도 먹이나 한지를 쓰고 한국화에도 서양 물감을 쓰기도 해 경계가 없는 것 같다고 한다. 예전에 영역, 또는 분야를 너무 엄격히 구분 짓던 관습에서 벗어나 훨씬 자유로워진 풍토가 예술세계를 더 풍요롭게 일구는 토양이 된다는 그의 생각이다. 그는 특히 먹을 중히 여긴다. 단순히 까만색으로만 생각하는 먹, 하지만, 그 까만색에서 나오는 화려함이 좋단다. 컬러풀한 색만 화려한 색이 아니라 무채색도 화려하다고 한다. 순수한 까만색만이 아니라 ‘농담’을 응용해서 아름다운 그림으로 승화시키는 것, 먹을 잘 다루는 것이 곧 그림을 잘 그리는 것이라고 했다. 더구나 서양화는 덧칠을 통해 그림을 보완하지만 한국화는 한 획이 어긋나면 다시 그려야 하는 작업이라며 은근히 한국화의 우수성을 강조한다. 양산에 제대로 된 전시장 있어야 그는 2011 부산진구청 특별초대전, 동서 미술의 현재 전, 영호남 교류전, 양산경찰서 개관기념 특별초대전, 음악, 미술, 사진, 시 어우름전(부산진구청 초대전), 타워 여류전, 경남국제아트페스티벌초대전, 2006 독일 월드컵축제기념 초대전(독일 기포른시 유럽문화박물관), 부산미술의 흐름 초대전 등 수 많은 초대전에 출품하며 왕성한 창작열을 불사르고 있다. 또, 한국미술협회전, 영ㆍ호남 교류전, 양산미술협회전, 경남미협전, 동서미술의 현재전, 경남국제아트페어 전과 경남미술품 경매전에도 작품을 냈다. 그는 일본초대전 초대작가상, 국제현대미술창작전 대상, 대한민국미술대전 가작, 대한민국미술대상전(국제공모전)우수상 등을 받았다. 대한민국서화작가협회 초대작가이며 국제미술창작회 초대작가로, 2010년 김해미술대전을 비롯한 제22회 성산미술대전 한국화 심사위원 등으로도 활동했다. 이미 반열에 오른 정귀옥 화백, 그에게 지역 문화예술 창달에 있어 바람이 뭐냐고 물었다. 그는 미술 분야로 보면 양산은 문화 불모지나 다름없다고 한탄했다. 인구 30만인 도시에서 그림 전시장이라고는 문화예술회관 지하가 고작이다. 더구나 그곳은 제대로 된 그림을 전시할 만한 환경이 아니란다. 특히, 200호, 300호 되는 대작은 걸 수 있는 곳이 없다며 인근 김해시나 경주, 울산, 부산에 비해 미술 분야 시설 인프라가 너무 빈약하다는 아쉬움을 토로했다. 한관호 기자 hohan1210@ysnews.co.kr
아직 알려지지 않아서일까, 인터뷰를 한 날 카페는 조용했다. 김 씨는 그래도 찾아와 휴식을 즐긴 손님들이 포스트잇에 남겨주는 응원의 글 한 마디가 카페 운영에 원동력이 된다며 포스트잇으로 꾸며진 유리창을 자랑했다. 상북면 충렬로를 따라가다 상삼마을을 지날 때쯤, 우거진 푸른 나무 사이에서 형형색색 바람개비가 돌아가고 있었다. 오랜만에 보는 바람개비가 반가워 걸음을 멈추면 그 사이로 얼핏 보이는 파란 지붕의 빨간 건물이 있다. 홀린 듯 건물에 들어서니 ‘꽃밭에 앉아서’라는 샛노란 명패와 함께 정원 곳곳에 쉽게 볼 수 없는 야생화가 널려있었다. 여유롭게 야생화를 즐기고 싶어 주위를 살피니 ‘무인카페’라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무인카페’라는 말처럼 가게 안에는 손님이 직접 커피를 따라 마시고 자신이 머문 자리는 정갈하게 치운다. 보는 사람은 없지만, 손님들은 저마다 이용한 요금도 잊지 않고 냈다. 꽃의 아름다움과 양심이 공존하는 공간, ‘이런 공간을 만든 사람은 누굴까?’라는 고민이 들 때 수수한 차림의 한 중년여성이 들어왔다. 이것도 좀 먹어보라며 자연스럽게 가게 안을 누비는 그의 모습에 이곳의 주인장임을 알아차리고는 인사를 건냈다. 꽃이 좋고 차가 좋아서,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많은 이와 함께 누리기 위해서 무인카페를 차린 김성미(54) 씨. 그는 이곳을 어떻게 알았냐며 해맑게 웃었다. “이제 카페 문을 연 지 세 달 정도 됐는데, 이렇게 많은 관심을 받을 줄 몰랐네요. 저는 그냥 제가 키우는 야생화를 많은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었어요” 키운 꽃 보여주기 위해 무인카페 운영 김 씨는 부산에서 오래 살았다. 카페가 자리한 상북면에 6년 전, 황토집을 짓고 정원을 가꾸긴 했지만, 꽃을 키우기 위한 장소였을 뿐이었다. 야생화 키우기가 취미였던 김 씨의 정원은 점차 화려해졌고, 꽃을 보러 상북까지 오는 지인들이 ‘이런 곳에서 차 한 잔 마시면 정말 좋겠다’고 말을 한 것이 김 씨가 카페를 연 계기가 됐다. “제가 워낙 커피와 차를 좋아해요. 그래서 꽃을 좋아하는 지인을 이곳에 초청해 차를 마시곤 했죠. 그게 좋아서 카페를 할까 생각하다가 부산 강서구에 있는 무인카페 ‘금빛노을’에 가본 뒤 이거구나 싶었죠. 이름도 바로 나왔어요. 야생화 꽃밭 한가운데 있잖아요. 그래서 ‘꽃밭에 앉아서’죠” 정원만큼이나 카페 안에도 야생화로 곳곳이 꾸며져 있다. 말린 꽃부터 화분, 꽃 작품까지. 이 모든 것은 김 씨 손에서 나왔다. 사실 그는 부산꽃예술작가협회 소속 작가로 활동하며 전시회도 수차례 참여했을 만큼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꽃 예술가다. 부산에서 주로 활동했던 그가 양산에 터를 잡게 된 건 양산과 인연이 깊은 것 같아서라고 했다. 아무것도 모른 채 꽃을 좋아하기만 했던 그가 야생화 세계에 인연을 맺게 해준 곳이 바로 양산이기 때문이다. “야생화를 배우게 된 계기도 통도사 서운암 들꽃을 보러 갔다가 였죠. 마침 서운암에 간 날 ‘우리꽃사랑연구회’가 전시를 하고 있었죠. 그 길로 저도 연구회에 가입해 야생화를 키우기 시작했고 오늘날까지 오게 됐네요” 돈 벌기보단 여유를 주는 곳이었으면 무인카페라서 돈을 내지 않고 이용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는 기자의 질문에 김 씨는 그저 웃었다. 어차피 돈을 버는 게 목적이 아니었다며 김 씨가 호탕하게 말하더니 사람들이 이곳에서 힐링하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돈을 벌려면 본격적으로 장사했겠죠. 그런데 그것보다는 베풀자는 마음이 컸어요. 이곳에 상주하면서 카페를 운영하기엔 제가 할 일도 많고요. 지금 꽃꽂이 봉사도 다니고 요양병원이나 이곳저곳 봉사하러 다니는 곳이 많아요. 이것도 그런 것의 일종이랄까요.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 사람들에게 치유와 여유를 주는 일을 하고 있으니까요” 김 씨는 카페 운영에 대한 걱정이 전혀 없는데 오히려 손님들이 운영은 잘 되냐며 걱정해주는 것을 보고 신기했다고 말했다. 또 양심적인 손님이 많아 아직까진 카페 운영에 있어 어려움이나 애로사항도 없다고 했다. “다들 양심적으로 카페를 이용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에요. 저희 카페에 오신 분들이 포스트잇에 한 마디씩 남겨주시는데, 저는 그 글에서 행복을 얻죠. 다들 카페가 ‘예쁘다’, ‘와서 힐링하고 간다’, ‘좋은 시간’ 보냈다 등 예쁜 말만 해주시니까요. 앞으로도 이런 날이 이어졌으면 좋겠어요. 좋은 분들이 와서 예쁜 꽃들 사이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거요. 그게 카페를 운영하는 이유이자 제 꿈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