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물금농협관내 농업인 오진옥(50)씨가 농협중앙회가 주최하는 농협효행상 경로부문 본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경남농협이 27일 밝힌 바에 따르면 오씨는 독거노인과 소년소녀가장을 10년 넘게 돕고 있으며 이들을 찾아 청소ㆍ김장김치 담그기를 하고 생필품ㆍ보청기를 전달하는 등 이웃사랑의 귀감이 되고 있다고 한다.
오씨는 오는 5월 4일 농협중앙회에서 상패와 시상금 100만원을 받게 된다. 농협이 경로효친사상을 범국민운동으로 승화시키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시상하고 있는 농협효행상은 전국 농업인과 그 가족 중 평소 극진한 효심과 이웃사랑의 봉사정신으로 지역사회에 등불이 되고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추천 발굴된 후보자들 중 선행 내용을 현지실사 및 증빙자료 심사를 통해 '경로' '효친' '청소년' 3개 부문에서 대상 1명,특상 2명과 본상 8명 등 총 11명이 수상자로 선정된다.
유정아 기자
지난 5월 1일 근로자의 날을 맞아 한국노총산하 양산지역 기업 체대표 2명과 노조위원장 3명이 훈장과 산업포장을 받았다.
구자신(세광전자) 양산상공회의소 회장과 이성경(사진) 넥센타이어 노조위원장이 은탑산업훈장을, 류동호 화승R&A 노조위원장이 석탑산업훈장, 김충지 에스텍 대표이사와 이동호 한일제관 노조위원장이 산업포장을 받았다.
우리시 북정동 손성자(62)씨가 제32회 어버이날을 맞아 '장한 어버이'로 선정돼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고 하북면 이태세(81)씨가 국무총리상을 수상하는 등 올 어버이날 기념 정부 포상 수상자에 양산시민 2명이 포함돼 지역의 화제가 되고 있다.
4일 보건복지부와 경남도 양산시 등에 따르면 1급 지체장애 아들을 35년간 수발하며 대학 공부를 시키고 있는 손씨가 장한 어버이로 선정돼 7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리는 제32회 어버이날 포상식에서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여받게 됐다고 한다.
손씨는 현재 서른다섯 살인 아들 김정민 씨가 네 살 때 갑작스런 뇌성마비로 혼자서는 서지도 못하고 밥숟가락도 제대로 들지 못하는 1급 지체장애를 입자 아들을 20여년간 병원이나 사회복지관 등을 찾아다니며 재활 및 교육을 시켜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아들 김씨가 초ㆍ중ㆍ고 과정 검정고시를 3년만에 마치고 지난 2002년 부산 신라대학교 컴퓨터공학부에 입학하자 남편 김창록(63)씨와 함께 매일 통학을 시키고 휠체어를 밀고 다니며 학과 수강 뒷바라지를 하는 것은 물론 식사수발 및 대소변 수발까지 해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들 모자의 운전사 역할을 하고 있는 남편 김씨는 월남 참전에 따른 고엽제의증으로 12회의 크고 작은 수술을 받고 지금도 정기적인 병원치료를 받아야 하는 등 건강이 좋지 않은 상태. 손씨는 이런 아들과 남편을 눈물겨운 사랑으로 보살펴 평소 이웃의 칭찬을 받아왔다.
손씨는 "부모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 이토록 큰 상을 받아도 되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정민이가 학업을 무사히 마치고 자신이 하고 싶어 하는 일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민씨는 중증 장애에도 불구하고 학업성취도가 높아 2학년 때까지의 평점이 3.7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졸업 후 장애인들의 컴퓨터 교육 관련 일을 하고 싶어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하북면 이태세 씨는 자신도 80이 넘은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1백5세 어머니를 모시고 경로당을 다니는 등 평소의 지극한 노모 봉양으로 '효행자'로 선정돼 국무총리상을 수상하게 됐다.
상북면 제전위원회(위원장 서춘계)는 지난 2일(일요일) 제4회 상북면민 천성대축제 행사를 개최했다. 양주중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는 상북면내 자연부락을 중심으로 26개 마을주민과 학생 등이 참여하여 체육경기대회,민속놀이,노래자랑,백일장,사생대회,전시회 등 다양한 행사가 열려 면민들에게 축제의 장을 제공했다.
아침 7시에 행사 당일의 무사고를 비는 서제와 개회식에 앞서 경남도 기념물 제118호인 운적산봉수대에서 봉화재연 및 이 고장 출신 만고충신 박제상공의 공적을 기리기 위한 박제상 가장행렬과 식후행사로 사물놀이와 국악공연이 펼쳐졌다.
체육행사로는 축구경기에서 지난 4월 18일 예선전에 이어 당일 결승에서 와곡마을이 신반회마을을 꺾고 우승하였으며,40m 계주,단축마라톤경기와 민속행사인 줄다리기,제기차기,윷놀이 등 많은 경기가 푸짐한 상품과 함께 즐겁게 열렸다.
또 관내 초등학교와 중학교 학생들을 중심으로 백일장과 사생대회도 열었으며,전시회는 관내에서 작품 활동을 하는 분들의 작품들을 전시하여 볼거리를 제공하기도 했다.
오후에 내린 비로 분위기가 다소 위축되기도 했지만 마지막으로 열린 노래자랑은 비를 맞으면서 끝까지 자리를 지킨 이들과 함께 즐겁고 흥겨운 면민축제의 대미를 장식했다.
2일 영축문화원(원장 김진동)에서는 회원들과 함께 산나물 약초기행을 떠났다. 참가자들은 영축산 계곡을 따라 걸으면서 엉겅퀴,민들레,산부추,벌나물,청미래덩굴,잔대,곰취나물,우산나물 그리고 더덕과 둥굴레, 씀바귀,고사리,고비 등의 산나물을 채취했다.
또 영축산 심마니로 불리는 솔뫼 선생의 산나물과 약초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듣기도 했으며, 운지버섯과 상왕버섯을 구경하기도 하면서 유익한 시간을 가졌다.
지난 2일부터 '힘을 모아 하나로 함께 뛰어 김해로'란 슬로건을 내걸고 김해시에서 개최된 제43회 도민체육대회가 5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번 체전은 도내 20개 시 군에서 사상 최대 규모인 9천749명의 선수가 참가, 시부와 군부로 분리돼 36개 종목에 걸쳐 치러져 시부에서 마산이 종합점수 207.5점을 받아 1위를 차지했고 양산은 종합점수 80.5를 받아 종합 9위를 기록. 하위권에 머무르는 부진을 보였다.
시 탄생후 처음으로 도민체전을 개최한 김해시는 320만 도민의 화합과 결속을 다짐하는 한마당 축제로 이번 도민 체전을 마감했다.
개막식부터 비가 쏟아져 대회 관계자들을 안타깝게 했던 이번대회는 비로인해 성화가 꺼지고 경기가 취소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으며 참가선수들의 애를 태우기도 했다.
이번 도체의 장소로 메인스타디움이 위치한 김해시 구산동과 시민체육공원이 있는 삼계동 일대가 공원형 스포츠타운으로 조성돼 있어 도체 참가자들로부터 찬사를 받기도 했다.
김해시는 시ㆍ도간 우열을 가리는 승패 못지않게 문화 체전으로서의 도체로 이끌기 위해 30여개의 문화행사와 가락문화제를 도민체전과 접목시키는 등 화합과 결속을 다지는 장이 되도록 노력했다는 평가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 양산시의 성적은 9위로, 선수들의 기량향상을 위해 앞으로 양산시의 적극적인 예산 지원이 절실하다.
이번 대회에 볼링부분에 참가에 7위를 한 볼링선수단 한기덕 볼링협회 전무는 "시차원에서 선수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고, 턱없이 부족한 훈련비 등도 시에서 예산에 대폭 반영해 보조해야 한다"고 말하고 "스포츠 전문가를 초빙해 체계적인 훈련도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에는 불가능하였던 수술로 직경 1mm 정도의 작은 혈관과 신경등 인체의 미세한 구조물을 20배~40배 정도로 확대하는 특수수술현미경을 통하여 손상된 조직을 복원시키는 수술법입니다.
수술현미경은 16배에서 40배까지 확대할 수 있으므로, 외상으로 완전히 절단된 경우 뿐 아니라 거의 대부분의경우에 접합수술이 가능하며 손상상태와 손상부위가 성공률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칩니다.
작두나 예리한 물체에 의한 절단상태가 프레스기계에 의한 압착손상이나 벨트등에 말린 손상보다 결과도 좋고 성공률도 높습니다.
엄지손가락의 경우에는 길이 유지 자체가 손의 기능에 매우 중요하므로 반드시 접합술을 시도해야 합니다.
그외 다른 손가락의 끝마디 이하 절단시 접합술보다는 피판술이나 이식술등 다른 방법의 수술이 좋습니다.
어린아이들의 손가락 절단시(예를 들어 아파트문이나 차문에 끼인 경우) 손상상태가 좋지 않더라도 어른들에 비하여 결과가 좋기 때문에 반드시 재접합술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수술이 어려운 경우는 고령으로 인하여 전신상태가 안좋거나 마취의 위험이 높을때, 아주 어린 유아의 경우 혈관이나 신경이 너무 작아 수술현미경 상의 접합이 어려울 때, 절단된 부위가 심하게 오염되었거나 손상상태가 심할때, 출혈시간이 오래 되었을 경우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환자가 생겼을 경우의 응급처치 방법은 수술 예후에 큰영향을 미치므로 매우 중요합니다. 절단된 손가락의 접합술은 빠른 시간내에 수술을 요하는 상황이나 가장 중요한 것은 주위 사람들이 당황하지 말고 먼저 절단된 손가락을 찾아내어 처치하는 것입니다
먼저 과다출혈을 예방하기위하여 출혈부위를 소독된 압박붕대로 지혈하고, 손상부위를 심장보다 높게하여 과다출혈을 막아야 합니다.
절단부는 가능하면 빨리 소독된 용기에서 생리적 식염수로 씻은 후 소독된 젖은 거즈로 싸고 ,다시 소독된 큰 타올 등으로 싼후, 비닐봉지에 밀봉하여 얼음을 채워서 보관 수송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이때 손상 부위가 직접 얼음에 닿으면 절대 안됨을 명심하시기바랍니다.
실온에서 절단부는 약6-8시간 지나면 재접합 후 생존을 기대하기 힘들지만, 냉장상태에서의 보존은 24-36시간 이후에도 생존을 기대 할 수 있습니다.
병원까지 오는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경우에는 출발전에 반드시 도착할 병원으로 연락을 해 놓는 것도 좋은 대처방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수술 후 주의사항은 수술후 첫 1주간이 혈관의 개통여부에 가장 중요한 시간이므로 이 기간동안 환자 및 보호자분들의 세심한 주의를 요합니다
수술 후 3-5일은 절대 안정을 취하며, 수술부위는 약간 높게하며, 방은 약간 덥게하고,혈관을 수축시키는 작용을하는 담배, 커피, 쵸코렛등은 삼가합니다.
날씨가 더워지면 오후시간에 이런 환자가 많이 생기는 것을 볼 수 있는 데 이건 오후의 나른함 때문인 것 같습니다.
항상 주의를 게을리 하시지 않기를 당부 드리며, 아울러 어떤 응급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대처 할 수 있다면 그 예후는 좋아질 수 있음을 명심하시고, 평소에 응급 대처능력을 숙지하여 주시길 바랍니다.
국민학교 교사인 고다니의 아이 사랑 이야기이다. 참된 사랑과 관심으로 버려진 아이들이 사람답게 변해가는 모습이 이 ‘파리박사 데츠조’의 내용이다. 교육이 얼마나 깊고 중요한 것인가 하는 것을 우리는 이 작품에서 보고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쓰레기 처리장 주변의 아이들을 근처에 있는 학교 교사들은 버려진 아이들로 취급한다. 그러나 우리의 영원한 교사 고다니는 버려진 아이가 아니라 사랑스러운 어린이로 보며 어린이는 누구나 순수함을 지니고 있다는 너무나 당연한 말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누구하고도 어울리지 않으며 말도 하지 않고 글도 쓸 줄 모르고 더러우며 비위생적인 파리를 기르는 데츠조를 친구들과 어울리는 말도 하고 글도 쓰고 웃을 수 있는 새로운 어린이의 길을 열어준다. 또 장애아를 이해하며 같은 인간으로 느끼게 한다.
데츠조의 할아버지 바우의 이야기에 의하면 “데츠조는 파리가 유일한 친구이며, 산에 가면 곤충을 기를 것이며, 강에 가면 물고기를 기를 것이고, 이 쓰레기장에서는 파리를 기를 수 밖에 없지 않느냐 하지만 데츠조는 사람의 아들이니 사람 친구를 사귀기를 바랍니다”라는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참된 사랑의 교육을 펴는데 큰 자극으로 삼을 수 있는 고다니 선생의 사랑스러운 마음이 더욱 더 아름답다.
아이들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어른들이 관심과 사랑을 가져주기를 바란다. 그리고 내 아이뿐만이 아니라 주변의 모든 어린이들이 우리 어른 모두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자랄 때 우리의 사회는 밝고 건강하게 아름답게 성장하지 않을까.
아이들이 생각하는 아주 조그만 것에 세심한 배려를 하는 것도 아이 사랑이 아닐까.
한 주일 사이에 상가(喪家) 두 곳을 다녀왔다. 문상(問喪)하며 보면 여러 갈래 보이고 보이지 않는 길들로 닿고 닿지 않는 사람들이 한 가득 모였다 흩어지며 죽은 이를 떠나보낸다. 죽음은 삶의 다른 한 면일 것이다. 죽음을 생각하지 않고 삶을 생각할 수 있을까.
산다는 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아이들을 만난 맨 첫 수업 시간이면 나는 삶에 대해서 한 시간 남짓 이야기한다.
삶이란 살아가는 것이다. 삶은 명사가 아니라 현재진행형이다. 다 살고 나서 보석처럼 남는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서 경험하는 것이다. 경험하는 것이란 느끼고(감각하고),생각하고,행동하는 것이다. 감각,생각,행동 가운데 어느 하나를 빼버리고 삶을 생각할 수는 없다. 그 셋 가운데 가장 바탕을 이루는 것이 감각이다.
하지만 감각이란 얼마나 허망한 것인가. 감각이란 견딜 수 없이 엷어 결국 겉만 있고 속이 없는 형상과 같다. 삶이 바로 그렇고 존재가 바로 그렇다. 속없는 겉으로 만든 것이 존재의 본질이며 삶의 한 형상이다. 그래서 우리가 사는 세계를 색(色)의 세계(世界)라 한다. 색즉시공 공즉시색(色卽是空空卽是色)이라 한다.
여명(黎明)에서 종이 울린다.
새벽 별이 반짝이고 사람들이 같이 산다.
닭이 운다. 개가 짖는다.
오는 사람이 있고 가는 사람이 있다.
오는 사람이 내게로 오고
가는 사람이 다 내게서 간다.
아픔에 하늘이 무너졌다.
깨진 하늘이 아물 때에도
가슴에 뼈가 서지 못해서
푸른빛은 장마에
넘쳐흐르는 흐린 강물 위에 떠서 황야(荒野)에 갔다.
나는 무너지는 둑에 혼자 섰다.
기슭에는 채송화가 무더기로 피어서
생(生)의 감각(感覺)을 흔들어 주었다.
김광섭의 <생(生)의 감각(感覺)>전문
시인이 고혈압으로 쓰러져서 일주일을 버티다가 깨어난 경험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하늘이 무너지고 생명의 푸른 기운이 죽음의 흐린 강물 위에 떠내려가는 것과 같은 죽음을 체험하고 그 죽음으로부터 부활에 가까운 생명의 회복을 경험한 것을 형상화한 것이다.
삶의 세계를 차안(此岸)이라 하고 죽음의 세계를 피안(彼岸)이라 한다. 동양이든 서양이든 죽음의 세계로 가는 것을 강을 건너 피안(彼岸)으로 가는 것으로 이야기한다. 차이라면 동양에서는 누런 강을 건너간다면 서양에서는 검은 강을 건너간다. 이 시 속에서도 푸른 빛(생명)이 장마에 넘쳐흐르는 흐린 강물 위에 떠서 황야(피안)에 갔다고 했다. 그 강의 무너지는 둑에 혼자 섰다가 기슭에 핀 채송화 무더기의 아름다운 생명에 이끌려 생(生)의 감각(感覺)을 되찾은 것이다.
죽음에 떠내려가지 않고 삶의 차안으로 돌아옴으로써 여명(黎明)에서 종소리를 듣고 새벽 별의 반짝임과 사람들의 소리, 닭이 우는 소리, 개가 짖는 소리를 듣는다. 감각의 세계로 돌아 온 것이다. 차안의 이 엷어 속없는 것으로 만든 것 같은 존재의 세계로 돌아 온 것이다.
이 차안의 세계는 미망(迷妄)이지만 내가 만든 것이다. 내가 존재함으로써 존재하는 세계이다. 그래서 모든 것이 내게로 오고 다 내게서 가는 것이다.
한 주일 사이에 산천은 싱그러운 생명으로 가득 채워 눈부시게 푸르러졌다. 오월 눈부신 햇살아래 기름기 자르르 흐르는 신록으로 가득한 산천이다. 저 신록의 눈부신 생명 속에서도 죽음의 깊은 어둠은 조금씩 자리를 넓혀갈 것이다.
그래도 좋다. 미망이라도 좋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오월이 또 다시 우리의 헛된 감각을 일깨우는 삶을 열고 그 헛것 속에서의 삶이라도 좋다. 살아 있다는 것이 더 없이 좋은 오월이다.
하북면 순지리 [사임당 생활공예연구소]
문을 열고 들어서니 고운 자태의 한 여인이 반긴다. 이 연구소 소장인가 보다.
나이는 몇이나 됐을까? 티 한점 없이 맑은 얼굴로 보아 많아야 이제 서른을 갓 넘겼을 것 같은데 대중을 못하겠다.
‘아니, 웬 사람들이 이리도 많담?’
그리 크지도 않은 공간에 온통 사람 천지다. 배불뚝이 할배, 연 날리는 머슴애, 엿장수, 다림질하는 아낙, 길나서는 가시버시, 사물놀이 하는 풍물패, 선방의 늙은 스님, 산중 한담을 즐기는 젊은 스님들, 복숭아 그늘에서 사랑을 나누는 처녀 총각, 물레 잣는 여인, 시집가는 색시…
‘이 인간 군상들이 다 어디서 와서 여기에 이렇게 모여 있나?’
알고 보니 이들이 다 조금 전 나를 반겼던 여인의 아이들이란다.
늙었건 젊었건, 아이건 어른이건 가릴 것 없이 모두가 자신이 낳은 자신의 아이라고 여인은 말한다. 그리 말하는 그는 누구인가?
유영진-
그는 닥종이 인형작가다. 이쯤에서 짐작들이 가겠지만 그가 말하는 그의 아이들은 바로 그의 손으로 빚은 닥종이 인형들이다.
인형이라고 알고 보면서도 마치 살아 숨쉬는 듯한 그것들이 금방이라도 뭔가 말을 걸어올 것만 같아 넋이 뺏길 지경이다.
처음 봤을 때, 서른을 갓 넘긴 것으로 보았더니 알고 보니 마흔이 넘었단다.
종이를 매만지고 그것으로 인형을 만들어 거기다 숨결과 혼을 불어넣느라 이녁의 나이 먹는 것은 잊어먹었나 보다.
▶언제부터 종이를 만졌나요? 어릴 때부터 만들기를 좋아했습니까?
"만들기와 그리기를 다 좋아했지요. 그러나 어렸을 땐 그리기를 더 좋아했던 것 같아요. 특별히 큰 꿈을 가진 것은 없었지만 그냥 그리는 것이 마냥 즐겁고 재미있었어요. 만화보기도 무척 좋아 했어요. 아마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만화를 봤던 것 같아요."
3남 3녀의 둘째 딸인 그는 윗대로부터 예술적 유전자도 물려받았다. 할아버지는 글을 잘 하셨고, 집안 형제 자매들도 다 타고 난 솜씨를 자랑했는가 하면 어머니 또한 솜씨가 빼어났단다.
"어머니가 종이꽃을 만드시는 것을 보면 젊은이들보다도 훨씬 예쁘게 만드셔요. 어릴 적에 저는 어머니가 늘 헝겊으로 무언가를 만드시는 것을 보고 자랐어요."
그런 그는 유년시절을 거쳐 부산공예고등학교(지금의 부산디자인고등학교)에 들어가 본격적으로 그림과 공예수업을 받았다.
▶생활공예를 하게 된 동기나 계기를 듣고 싶습니다.
"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에서 우연히 하얀 백색의 지점토를 만났는데 그 느낌이 너무 좋았어요. ‘이것이 바로 내가 할 일이구나’라고 생각하면서 그 분야의 전문가 선생님을 찾아 갔지요." 지점토를 만지기 시작하자마자 그는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만하면 됐다 싶은 때가 되어 그는 부산 동래 럭키아파트 앞에 작업실을 열어 놓고 이곳저곳으로 출강을 나서기도 했다. 그때 만났던 양산의 초등학교 선생님들과는 지금까지도 교류를 하고 지낸다고.
▶흙을 만지다가 종이를 만지게 된 것은 무슨 까닭입니까?
"인연이죠. 부처님과의 인연입니다." 그리 말하는 그는 독실한 불교도다. 그러면서 부산이 고향인 자신이 양산의 통도사 앞에서 살고 있는 것도 어쩌면 부처님과의 전생인연 탓이 아니겠느냐고 말한다.
"닥종이 인형을 하게 된 것은 통도사 서운암에서 천연염색을 배우고 염색 전시회를 하게 된 것이 계기라고 하겠는데 그때 다들 옷감에다 염색을 하는 것을 보고 ‘나는 뭔가 색다르게 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그러다가 생각한 것이 한지였고 그것이 곧 ‘인형을 만들어 보자’는 생각으로 이어졌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참으로 희한한 일이기도 합니다."
▶닥종이 공예의 어떤 점이 좋던가요?
"한지는 어디에서 보던 어떤 작업을 하던 편안한 느낌을 주지요. 마치 엄마 품속 같은 느낌이랄까, 아무튼 가장 자연스런 느낌을 가져다줍니다.
닥종이 인형은 어린아이부터 어른들까지 너무 좋아 해요. 해외전시에서도 한국적 정취가 물씬한 탓인지 닥종이 인형은 거의 인기 폭발입니다. 제가 제 아이들(인형) 덕분에 해외여행도 몇 차례나 했고 국내도 여기저기를 두루 돌아다녀 보았으니 자식들을 잘 둔 셈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그렇게 말하면서 활짝 웃는 그는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처녀란다. 하기야 그 많은 아이들을 낳고 기르고 건사하자면 언제 결혼할 틈이 있었겠나 싶다.
▶이 예술활동의 전망은?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은?
"전망은 너무나 밝지요. 갑자기 서구화 바람이 불어와 우리의 생활 문화가 국적불명의 것들로 오염되고 있는데, 그러기에 우리 종이로 생활공예 작품을 만든다는 것은 뜻이 깊은 일이기도 하거니와 부가가치도 매우 클 것으로 기대됩니다. 저는 앞으로 닥종이로 불교 설화를 재현해 볼 생각입니다. 저는 이 일을 제게 주어진 하나의 소명이라고 생각합니다."
"고향이 달리 있겠느냐"며 제 한 몸 의탁하고 사는 곳이 곧 고향이라는 그의 양산살이도 어느새 10년이 되었단다.
생활공예에 공력을 들인 세월이 20년이 넘는다는 유영진 작가의 예술세계가 날로 무르익기를 마음속으로 빌어본다.
www.dakdoll.co.kr 갤러리에서 많은 작품을 만날 수 있다.
34호 만평
천명기
울산지검 수사과는 지난 2월부터 이달까지 양산지역과 울산지역의 주요 계곡과 농지 등을 무단으로 형질변경한 난개발 관련 27건을 무더기로 적발해 이중 3명을 구속하고 2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6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김 아무개(43)씨는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3월까지 양산시 동면 가산리 논 4만5천653㎡에 건축공사 현장에서 나온 뻘과 잡석 등 수백t을 매립, 1m이상 성토해 형질을 변경한 혐의(개발제한 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로 구속됐다. 또 황모(53)씨는 지난 1월 "영남알프스"로 불리는 울주군 상북면 신불산 일대 2천480㎡의 자신의 땅에 정원을 조성하기 위해 인근 아파트 공사장에서 발생한 흙을 성토한 혐의(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위반)로 불구속 입건됐다. 검찰 관계자는 "최근 선거 등 어수선한 사회 분위기를 틈 타 난개발 등 불법 행위가 확산되고 있다는 여론에 따라 2개월여동안 집중단속을 벌였다"며 "검찰은 개발이익을 노린 농경지 등의 불법매립에 대해서는 강력한 단속을 통해 엄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상북면 석계리 - 한 농부가 한해 농사를 준비하기위해 쓰레질을 하고 있다.
부산시내버스 양산지역 연장운행과 관련(본보 3월 6일자 보도 참조) 부산시와 마찰을 빚어 온 양산시가 부산시에 양산시민들의 고속철이용 편익을 위해 부산시내버스 일부에 대해 구포역까지 노선구간을 연장해 줄 것을 요청해 귀추가 주목된다.
시는 "현행 덕천동까지만 운행하는 시내버스노선을 1km 연장해 구포역까지 갈 수 있게 경남도를 통해 부산시에 협의요청했다"고 27일 밝혔다.
협의요청내용을 보면, 현재 신기주공∼교동∼물금∼증산∼호포를 거쳐 덕천동까지 가는 21번 시내버스와 시청∼극동아파트∼금산∼호포를 거쳐 덕천동에 이르는 23번 시내버스를 1km연장해 구포역까지 갈 수 있게 해 달라는 것이다.
현재 이 시내버스노선을 이용하는 양산시민은 하루 2천∼3천명에 이르고 있고 고속철을 이용하는 시민도 점차 증가하고 있지만 구포역과 불과 1km떨어진 부산 덕천교차로까지만 운행돼 구포역까지 가기 위해 다시 환승해야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이에 대해 양산시 관계자는 "부산시내버스 연장과는 별개의 문제로 양산시민들이 고속철을 이용하는데 불편이 가중되고 있어 시민 편익차원에서 부산시가 협조해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양산시가 부산시내버스의 양산지역 연장운행과 양산시내버스의 부산연장운행을 놓고 마찰을 빚어오다 건교부의 직권조정으로 사실상 양쪽 주장이 다 무산되는 등 양 지역간에 불편한 관계가 조성된바 있어 양산시의 요청에 대한 부산시의 반응이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다.
앞서 양산시와 부산시는 양산과 부산을 오가는 시내버스 연장운행 확대계획을 놓고 합의조정을 벌였으나, 운수업체간의 이기주의로 합의조정에 실패해 건설교통부의 직권조정에서 기각된바 있다.
양산시가 관내 중소업체와 실시한 중국시장개척활동에서 2천4백만달러(한화 3백7억원) 상당의 수출 실ㆍ가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거뒀다.
28일 양산시는 신희범 시장권한대행을 단장으로 한 중국시장개척단이 4월 19~27일 8박9일간의 일정으로 중국 북경과 성도, 무한 등 3개 지역에서 지역 제품 수출상담회를 잇따라 열어 5천8백19만달러(7백44억원) 어치를 상담한 결과, 이중 2천4백만달러 가량 에 대한 수출 실계약 및 가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개척단은 첫 방문지인 성도에서 9백14만달러(1백16억원) 정도를 상담해 3백34만달러(43억원) 어치를 수출 가계약했고,무한에서는 2천2백13만달러(2백83억원) 상담에 1천3백98만달러(1백78억원) 가계약,북경에서는 2천6백91만달러(3백44억원) 상담에 6백69만달러(85억원) 상당분을 가계약했다. 천연염색 및 의류,도자기 생산업체인 흥욱상사는 부직포 원단 5백만달러 상당을 수출하기로 현지서 실계약했으며,천연염색의류공장 설립에 대한 논의도 상당부분 진척된 것으로 알려져 중국시장진출 전망을 더욱 밝게 했다.
이에 대해 시와 참여업체들은 기대 이상의 성과라며 지역 제품에 대한 현지 바이어의 반응이 좋아 가계약 체결분 대부분이 실지 수출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을 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의 청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개척단장으로 나선 신 시장권한대행은 양산지역 향토문화축제인 삽량문화제 올해 행사 때 중국 무한시의 짱쉬에망(張學忙) 부시장과 펑훈차오(彭訓超) 경제기술개발국장 등을 초청하기로 현지서 약속함으로써 향후 지역간 상호교류증진도 활발해 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번 중국시장 개척에는 흥욱상사를 비롯 대주,대한정밀공업,동명,동일화학공업,동진피엔씨,서정화학,세풍콘트롤스,중앙폴리텍,화인테크놀리지 등 10개 업체가 참여했다.
시는 앞으로도 지역의 수출유망 우수업체의 해외판로개척활동에 대한 지원을 확대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양산시민들은 오는 6ㆍ5 시장 보궐선거를 통해 어떤 시장이 탄생하기를 바랄까?
영산대학교 부설 영산IMC 여론조사팀(팀장 매스컴학부 한태학 교수)이 시장 보궐선거에 대한 시민들의 객관적인 관심도를 알아보기 위해 지난 23일부터 3일간 유권자 40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였다.
이 여론조사에 따르면 조사 응답자의 64.9%가 새 시장이 갖추어야 할 자질로 '서민생활 관심도'를 꼽았고 55.8%는 '청렴성'을, 50.5%는 '지역발전 기여도'를 선택해 양산시민들이 바라는 새 시장은 '서민생활에 관심'이 많고 '청렴'하며 '지역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인물인 것으로 밝혀졌다.
또 이번 시장 보선에 대한 관심도는 응답자의 75%가 '관심이 있다'고 밝혔고 89%가 '투표를 하겠다'고 해 보궐선거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투표성향에 대해서는 당 대 당 구조를 보였던 총선과 달리 소속정당(7.89%)보다는 지역발전 기여도(36%)에 더 큰 비중을 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은 후보자 정보를 얻는 수단으로 주로 '선거홍보물'(32.4%)과 '이웃간의 대화'(26.5%)를 이용한다고 응답했고, 후보선택은 '소신껏'(69.5%)하되 '투표일 직전에 결정'(35.4%)하는 것으로 밝혔다.
한편 정당지지도에 대해서는 한나라당(27.6%) 열린우리당(18.8%) 민노당(9.5%) 순으로 나타났는데 '관계없다'(14.1%)와 '미결정'(28.6%)이 42.7%나 돼 부동층이 만만찮음을 보여줬다. 따라서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하면서 이들 부동층의 표심이 선거판세의 향방을 가름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의 10ㆍ29 부동산 종합대책의 후속조치로 지난해 11월 양산시 전역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것을 두고 지역 내 여론이 설왕설래하고 있다.(본보 2003년 12월 29일자 참조)
건설교통부가 지난해 10월, 양산을 주택투기지역으로 지정한데 이어 11월 17일에는 양산시 전역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면서 부동산중개업소들의 폐업이 잇따르고 부동산 경기가 크게 위축되는 등 부동산시장이 급격히 위축되자 최근 투기과열지구 해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투기과열지구 지정 초기만 하더라도 "분양시장이 공급자 위주에서 수요자 위주로 옮겨감에 따라 무주택 실수요자에게는 '내집 마련'의 기회가 확대되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그 이후 가수요자의 이탈로 분양시장이 크게 위축됨으로써 그나마 지역경제를 이끌어오던 건설경기마저 얼어붙어 실업난이 가중되는 등 각종 부작용이 야기되고 있다는 것이 최근의 여론 동향이다.
지역건설 및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양산이 인근 부산ㆍ울산 등과 더불어 분양권 전매가 금지되는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지난해 11월 이후 지금까지 아파트 분양현장 곳곳에서 미분양 한파가 몰아치는 등 부동산경기가 수개월째 바닥을 치고 있다고 한다.
올 1월에 분양에 들어간 어곡동 모 아파트의 경우 전체 분양대상 445가구 중 지금까지 30%에도 미치지 못하는 분양실적을 보이고 있어 부동산 경기침체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또 투기지구지정 이전까지 신도시 특수를 노린 부동산 중개업소 200여 곳이 들어서 신도시 분양경기를 주도 해왔던 시청 인근 신도시 주변 일대가 현재는 50여 곳의 업소만 남아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가하면 이마저도 상당수 업소는 폐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를 두고 "정부의 부동산투기 억제정책기조를 유지하는 범위에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경기부양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여론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 문제는 이번 시장 보궐선거에서도 하나의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경남도지사와 양산ㆍ창원시장을 뽑는 6ㆍ5재보선이 과거 지방선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지역정가의 분석이다.
우선 4ㆍ15총선 결과에서 드러난 바와 같이 이 지역의 정치지형이 크게 바뀌었다는 점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비록 한나라당의 독식을 근본적으로 흔들지는 못했지만 과거 한나라당에 집중적으로 몰렸던 경남지역의 정당지지도가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으로 분산된 것이 우선 눈에 띄는 변화로 이 점에 있어서는 한나라당이나 열린우리당이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4.15총선에서의 정당지지율이 한나라당 47.3%, 열린우리당 31.7%, 민주노동당 15.8% 로 나타난 것에서 보듯이 이제 이 지역에서 특정정당의 일방적인 독주는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 드러났다.
따라서 이전에는 공직선거 입후보자들이 주로 한나라당 공천에 줄을 대는 양상이던 것이 이번 재ㆍ보선에서는 열린우리당 쪽으로 관심을 기울이는 입후보자들이 상당수에 이르고 민주노동당과 무소속에도 마음을 두고 있는 후보들이 적잖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각 정당은 저마다 타당과의 차별화를 꾀하면서 나름대로의 치밀한 선거전략을 짜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각 당은 이번 6ㆍ5재보선을 17대 총선의 연장선상으로 판단, 회심의 일전을 준비하고 있다.
지역구 2석을 획득하는데 그치면서 경남에서의 총선 올인전략이 사실상 실패한 열린우리당은 진정한 전국정당을 지향하기 위해서는 경남도지사와 양산시, 창원시 등 자치단체장은 반드시 확보해야 된다는 입장인 반면, 총선에서 제2당으로 밀린 한나라당은 재ㆍ보선에서 열린우리당의 영남진출을 반드시 막아야만 하는 절박한 처지에 놓였다.
이런 정치적 상황에서 각 당의 고민은 당 공천을 기대하고 줄을 서있는 적잖은 인사들 중에서 본선 경쟁력이 있는 오직 한 사람을 당 후보로 골라내는 일이다.
지금은 과거처럼 당 보스나 영향력 있는 중진 국회의원의 입김에 따라 밀실공천을 할 형편도 아니고 또 그렇게 해서는 본선에서 유권자들의 외면을 받을 것이 뻔하다는 것을 각 당이 다 함께 공유하고 있는 인식이다.
얼마 남지 않은 선거일정을 감안할 때,지역주민이 대거 참여하는 완벽한 의미의 상향식공천은 어렵다 하더라도 적어도 지역 유권자들이 충분히 납득하고 수용할 수 있는 과정을 통해 제대로 된 후보를 내놓아야 하는 것이 각 당이 풀어야 할 가장 큰 숙제가 아닐 수 없겠다. 이런 숙제를 안고 이번 재ㆍ보선에 대비하는 열린우리당은 공개모집을 거쳐 여론조사에 의한 단독선출,또는 여론조사 후 경선을 통한 후보선출이 확정적이며 한나라당도 여론조사와 경선 등의 방법을 통해 후보자를 선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민노당은 진성당원 투표를 통한 후보선출이 당내전통으로 굳어져 있어 그다지 큰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오는 6월 5일(토)에 실시될 금년도 상반기 재ㆍ보궐선거 대상지역이 모두 102곳으로 최종 확정될 것으로 보여 전국이 또 선거열풍으로 들썩이게 됐다.
행정자치부는 27일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우근민 제주도지사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이 대법원에서 최종확정 돼 지사직을 상실함에 따라 올 상반기 재ㆍ보궐선거 대상지역은 이날 현재 모두 102곳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선거법 위반이나 사망 등 재ㆍ보궐선거 실시 사유 확정 시한이 다음달 6일이지만, 남은 기간에 더 이상의 재보선 실시 사유는 없을 것으로 볼 때, 상반기 재보선 지역은 모두 102곳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재보선 대상지역 중 광역자치단체장을 뽑는 곳은 부산과 경남, 제주 등 3곳으로 확정됐다.
기초자치단체장 보선지역은 우리 양산을 비롯해 경남 창원시와 서울 중구,영등포구,강동구,부산 해운대구,대구동구,북구,대전 동구,유성구,대덕구,경기 부천시,평택시,충북 충주시,충남당진군,전북 임실군,전남 화순군,진도군 등 18곳이다.
광역의원을 선출하는 곳은 경남 4곳과 서울 7,경기 8,부산 2,대구 1,인천 3,울산 2,충남 1,전북 3,전남 2,경북 1,제주 1 등 모두 35곳이다.
기초의원을 다시 뽑는 곳은 경남 2,서울 8,경북 8,부산 5, 인천 1,대전 2,경기 5,강원 3,충북 2,충남 4,전남 5,제주 1 등 모두 46곳이다.
행자부 발표에 따르면 이번 재ㆍ보궐 선거부터 투표시간이 종전보다 2시간 연장돼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투표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재ㆍ보선의 후보자등록 신청은 5월21-22일(09:00-17:00)이고, 입후보자가 공무원 등의 직에서 사직해야 하는 기한은 후보자등록 신청 전까지이며, 선거운동기간은 후보자등록이 종료된 다음날인 5월23일부터 투표 전날인 6월4일까지다.
오는 6월 5일 실시될 양산시장 보궐선거 등 경남지역 재ㆍ보선에 여야가 26일부터 후보공모에 나서면서 예비선거전이 본격 시작됐다.
26일 도내 정가 소식통에 따르면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이 주 초부터 양산시장 등 기초단체장과 광역단체장, 광역의원 후보 공모에 나서는 것을 시작으로 선거를 40여일 앞두고 본격 재ㆍ보선 체제로 돌입했다고 한다.
한나라당은 26일부터 28일까지 사흘간 경남도지사와 양산시장, 창원시장 후보자 신청을 받아 늦어도 5월 15일까지 선거구별 후보자를 추천이나 경선에 의해 확정한 뒤 본격 선거대책위원회를 가동할 방침이다.
한나라당 도지사 공천 대상자는 하순봉ㆍ김용균ㆍ이주영 등 현역의원 3명에 권영상 변호사와 김태호 거창군수,이상조 밀양시장,송은복 김해시장 등인 것으로 밝혀졌다.
한나라당의 양산시장 후보는 조문관ㆍ성홍룡씨 등 전ㆍ현직 도의원과 이강원ㆍ하영철 씨 등 전직 시의원에 안일수ㆍ지명구 씨 등 전직 공무원이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지난 20일 국회의원 당선자 모임을 갖고 도지사 후보 공천의 경우, 여론조사 50%와 대의원 투표 50%를 반영하는 방안을 잠정결정, 중앙당에 보고했는데 이 안이 채택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기초단체장 출마 후보는 후보 추천위에서 2∼3명으로 압축해 중앙당에서 여론조사를 통해 결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열린우리당 도당은 26∼28일 사흘간 도지사와 양산ㆍ창원시장, 김해ㆍ통영ㆍ마산지역 도의원선거구에 대해 후보자를 공모한 뒤 곧 구성될 도당공직자자격심사위원회에서 1차로 공직부적격자를 가려낼 방침이다.
이어 중앙의 여론조사기관 2∼3곳에 조사를 의뢰해 예비후보자간 지지율 평균치를 낸 후 1ㆍ2위간 현격한 차이가 날 경우, 경선절차 없이 공천을 하며 비슷한 수준이면 경선을 통해 후보를 선출할 예정이다.
열린우리당 도지사 후보로는 장인태 현 도지사 권한대행과 김병로 진해시장이 거론되고 있는데 장 대행은 28일 사퇴서를 내고 다음달 3일 퇴임식을 갖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양산시장 후보에는 박극수 전 웅상농협조합장과 변호사인 서기영 민변 울산지부 감사, 정웅 전 마산밸리 대표이사, 주철주 양산시 재향군인회 회장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민주노동당 경남도당은 도지사 보궐선거 후보를 내달 12일께 선출하기로 잠정결정했다. 경남도당은 21일 오후 운영위원회를 열고 5월1일부터 3일까지 후보등록을 받은 후 12일 당원투표를 통해 도지사 후보를 선출키로 하는 안을 논의했다. 이날 논의 안건은 27일 열리는 대의원대회를 통해 최종 결정된다. 현재까지 민노당 도지사 후보로는 임수태 도당 위원장이 등이 거론되고 있고 양산시장후보로는 아직 뚜렷한 인물이 부각되지 않고 있다.
한편 양산시장 후보군 중 박일배 시의회의장과 김일권 부의장, 이부건 의원 등 현직 시의원과 손유섭 전 시장, 안윤환 양산불교거사람회장, 오근섭 전 시의회의장, 정대근 전 양산도시행정연구소장 등은 아직 정당선택에 대한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들 중엔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양쪽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며 스스로 몸값을 올리고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정치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선택의 저울질을 하고 있는 인사도 있어 공천 막바지에 이르러 양당의 공천경쟁도 자못 뜨거워 질 것으로 보인다. 그런가 하면 ‘자치단체장 선거에 정당공천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애초부터 무소속 출마를 굳히고 있는 인사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