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중앙회 경남지역본부(본부장 정재기)가 양산지역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초청해 경영애로사항 청취와 해결책을 모색하는 자리를 가졌다. 지난 26일 오후 2시 양산시청 소회의실에서 열린 ‘양산시장과의 손톱 밑 가시 힐링캠프’는 지역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등 30여명이 참가했다. ‘손톱 밑 가시’는 말 그대로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작은 문제들로 인해 적지 않은 고통을 받거나 불편을 야기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불합리한 법과 제도, 관행 등 중소기업에 구조적으로 발생하는 문제를 통칭하는 것으로 단순 민원성 애로가 아니라 개별기업이 스스로 타개하기 힘든 문제를 뜻한다. 이번 간담회는 이한욱 중소기업중앙회 경남지역회장이 진행을 담당하고 나동연 양산시장이 답변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지역 중소기업인과 소상공인들은 ▶관급 물품 조달 요청 시 지역 업체 배려 ▶재활용산업의 산단 입주 애로해소 ▶남부시장 아케이트 보수 및 관련 시설 설치 요청 ▶외국인근로자 사증 발급기간 단축 등 모두 12건의 경영 애로사항을 제기했다. 나동연 시장은 이러한 의견들에 대해 “그동안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추진하면서 기업 경영 편의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으나 아직 부족한 부분이 남아 있을 것”이라며 “오늘 여러분이 제기하신 불편과 건의는 우리 행정이 수용 가능한 범위라면 기꺼이 수용하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이한욱 회장 또한 “나동연 시장께서 기업인 출신이신 만큼 지역 내 기업인들의 경영 애로 해소에 평소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계신 것을 잘 안다”며 “오늘 건의된 내용들 가운데 양산시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양산시가 해결하고, 우리 중소기업중앙회가 처리해야 할 부분은 우리대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중소기업중앙회 경남지역본부는 지난 3월부터 시작한 중소기업 손톱 밑 가시 힐링캠프를 통해 지금까지 20여건의 애로사항을 정부 등 관계기관에 건의해 처리결과를 모니터링하는 등 해결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양산시 무지개가족봉사단은 지난 17일 양산시자원봉사센터 교육장에서 ‘천연염색 손수건 만들기’ 체험을 진행했다. 이날 체험행사에 참여한 봉사단 소속 14가족 50여명은 교육장에서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천연염색을 직접해보며 신기함을 감추지 못했다. 체험에 참여한 한 가족은 “노란 쪽물에 손수건을 담갔는데 공기와 닿으니 파란 빛으로 변하는 것을 보니 무척이나 신기했다”며 “천연 원료로 염색해서 건강에도 좋은 손수건이 될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들이 만든 천연염색 손수건은 다음 봉사활동 때 상북면에 있는 중증장애인 요양시설 ‘늘푸른집’에 손편지와 함께 전달할 예정이다.
지난 24일 평산동 한일유앤아이아파트 ‘한일양지뜸 작은도서관(관장 송명옥)’은 개관 4주년을 자축하는 의미로 주민을 위한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한일양지뜸 작은도서관은 이날 오후 2시 30분부터 1부 행사로 페이스페인팅, 풍선아트, 천연비누 만들기, 전통놀이 체험 등 도서관을 찾은 주민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부스를 마련했다. 이외에도 클레이, 펠트, 냅킨아트 등 도서관에서 그동안 진행했던 문화강좌 작품도 전시했다. 궂은 날씨 때문에 넓은 야외가 아닌 좁은 도서관 건물 주차장에서 행사를 진행했지만 200여명의 주민이 행사장을 찾아 성황을 이뤘다. 송명옥 관장은 “개관한 지 벌써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오늘 궂은 날씨에도 많은 주민이 개관 기념 행사에 참여해 줘 감사하다”며 “그동안 부족한 점도 많았을테지만 주민의 사랑과 관심으로 개관 4주년을 맞이할 수 있었고, 앞으로도 그 사랑에 보답하고 더 발전하는 한일양지뜸 도서관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1부 행사가 끝난 후 오후 6시부터는 한일유앤아이 내 농구장에서 청년회가 준비한 ‘입주민 한마당’이 열렸다. 2부에서는 노래하는 마술사 유명한 씨의 마술 공연과 태권도 시범 공연, 춤, 노래 등 다양한 무대가 이어졌다. 또 이날 나동연 시장이 무대에 올라 자라나는 어린이를 위해 ‘고향의 봄’, ‘오빠 생각’ 등 동요 2곡과 대중가요를 하모니카로 연주해 주민의 박수를 받았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박지현(30, 평산동) 씨는 “입주민들을 위해 작은도서관과 청년회에서 좋은 행사를 마련해줘서 즐거운 주말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며 “양지뜸 작은도서관이 우리 주민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작은도서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모두가 공감하는 사업이 있다.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 하지만 사업하겠다고 제 주머니 있는 돈을 내놓으라면 모두가 고개를 젓는다. 지금 교육청과 지자체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양산지역 초등학교 이설 갈등도 결국 대책은 필요하다면서, 제 주머니는 털지 않겠다는 제로섬 게임의 결과다. 거기에 볼모는 결국 우리 아이들과 학부모다.
각기 다른 단체에서 오로지 봉사활동에만 주력하던 여성들이 두 편으로 나뉘었다. 오랫동안 10개의 대표적인 여성단체를 아우르며 구심점 역할을 하던 ‘여성단체협의회’가 지난해 황신선 회장이 새로 취임한 뒤 삐걱거리기 시작하더니 절반 이상의 단체가 탈퇴해 개별활동에 들어갔다가 이번에 ‘여성단체연합회’라는 이름으로 다시 모인 것이다. 갈라진 두 세력을 옹호하는 그룹의 입장은 단호하고, 또 이해 못할 바도 아니다. 여성단체들을 결집한 모임이니만큼 회장단 선출도 서로 존중하는 추대형식으로 진행돼 왔던 것이 지난날 모습이라면, 이번 황 회장 선출 때는 어찌된 일인지 투표까지 가는 각박함이 연출됐다. 1표 차이로 어렵게 당선된 황 회장은 경쟁자를 부회장으로 선임하는 등 상대편을 임원으로 위촉하면서 화합을 이루고자 했지만, 그 이후의 몇 가지 사건들로 인해 일부 단체의 탈퇴 러시에 원인 제공을 하게 된다. 협의회장 선출과정에서 양산시 관련부서의 부당한 개입을 의심하고 있던 황 회장은 취임 후 노골적으로 불만을 토로했고, 시로부터 여성단체 대표로서의 합당한 대접을 받지 못한다고 생각한 나머지 정부기관에 진정을 통해 관련 공무원의 징계를 요구하는 민원을 제기하면서 결정적으로 틀어지게 됐다. 여기에다 시 고위공직자까지 나서 황 회장의 행동을 공개적으로 비난함으로써 양측은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너게 됐다. 이후 일련의 과정은 여성봉사단체의 설립취지가 무색할 정도로 다분히 정치적으로 흘러갔다. 대부분의 관변단체가 그렇듯 지자체의 다양한 지원을 받고 있는 여성단체들이 시 당국과 불편한 관계를 지속하는 것은 여러모로 곤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황 회장은 내부적으로 거센 퇴진 압력을 받게 되지만 이를 거부하면서 여성단체협의회는 급속하게 와해일로를 치닫게 되는데 취임한지 1년 만에 10개의 소속단체 중 일곱개 단체가 빠져 나가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보다못한 시의회가 나서 시 당국을 질책하고 여성계의 화합을 위해 노력하라는 주문을 내놓지만 담당공무원들은 하나같이 여성계 자체 문제로 치부하면서 표면상 적극 개입을 주저해 왔다. 하지만, 이미 날개 빠진 황 회장의 협의회를 여성정책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는 시 당국의 일관된 처사는 그동안 여성친화도시 추진과 여성관련 행사에서 여성단체협의회를 배제하는 편법을 구사했다. 이런 과정이 이번에 새로 구성된 여성단체연합회의 결성과정에 묵시적 후원이 됐을 거라는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는 것이다. 물론, 1년 반 이상 대립하면서 양산시의 중재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특히 최근 하영근 복지문화국장이 부임한 뒤 시의회 사무감사장에서 지적받은 것을 기화로 몇 번 소통의 장을 마련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여성계 원로들이 주선한 모임에서조차 서로 진정성이 결여된 상태로 회동함으로써 오히려 간극의 고착화가 심화되었다는 인상을 씻을 수 없다. 오랜 연륜을 쌓아온 여성단체협의회가 이렇듯 분열과 대립으로 치닫는 것을 지켜본 시민들로서는 참으로 가슴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여성친화도시라는 특화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양산시가 오히려 여성계의 분열을 막지 못한다는 비난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어떤 훌륭한 단체라도 흠결이 없을 수는 없다. 특히 모임의 대표가 구성원들의 의사에 반하는 언행으로 단체의 명예를 훼손한다면 당연히 조직의 규정에 따라 문책하고 응분의 대책을 세울 수 있다. 사안에 따라서는 자진사퇴를 요구할 수도 있고, 불신임의 조치도 가능하다고 본다. 하지만 그 조직을 탈퇴해 취지가 유사한 새로운 단체를 결성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시 당국도 불과 두 달 전 사무감사장에서 공식적으로 새로운 여성단체모임의 결성은 있을 수 없다고 장담했었다. 새로 결성된 여성단체연합회측 입장에서는 세간의 눈총이 섭섭할 수도 있다. 여성친화정책의 추진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자 해도 장애물이 가로막혀 시 당국과의 통로가 부재한 상황에서 무작정 기다리고만 있을 수 없지 않느냐 하는 입장은 충분히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여성계의 활동에 제약을 주고 있는 걸림돌을 원활하게 해소하지 못한 여성단체협의회의 대응이 지적받아야 하는 부분이다. 어찌 되었든 여성계가 양분돼 출혈대립을 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 또 지방선거를 앞두고 불필요한 오해를 없애기 위해서라도 시민화합 차원에서 여성계가 다시 뭉치기를 기원한다.
양산시청 문화관광과 문화재담당 김용기 주무관이 주경야독 끝에 재직공무원 가운데 첫 번째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양산시에 따르면 김 주무관은 지난달 23일 부경대학교에서 ‘커튼월의 경면반사 영향과 불능현휘 평가 방법’이라는 논문으로 건축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김 주무관은 2006년 박사 과정에 도전해 2008년 과정을 수료하고, 도전 8년 만인 올해 학위를 취득했다. 김 주무관은 “최근 들어 초고층 건물이 고정하중 저감, 건식공법, 외적미관을 고려해 커튼월(curtain wall, 통유리벽) 공법을 적용하는데, 유리재질이 경면반사를 일으켜 주변 지역에 영향을 줘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며 “커튼월로 인한 경면반사 영향 영역을 예측해 불능현휘 발생을 저감시키는 데 연구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김 주무관은 또 “이 연구를 통해 건물 기획과 설계, 시공, 운영 등 각 영역에서 커튼월로 인한 피해 정도를 예측하고, 경면반사를 억제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빛 환경 공해와 열 환경 공해 저감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주무관은 “우수한 성적으로 공직에 발을 들인 후배들을 이끌기 위해서는 선배 공무원이 먼저 전문 역량을 키우지 않으면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학업에 열중하도록 배려해 준 가족과 선ㆍ후배 공무원들에게 감사드린다”며 “지금까지 배운 지식을 시민과 공직사회 발전을 위해 활용하겠다”고 덧붙였다.
양산지역에서도 금융사기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어 금융거래 시 특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양산경찰서(서장 김주수)에 따르면 양산지역에서는 보이스피싱은 물론 신종금융사기의 일종인 ‘파밍(Pharming)’과 ‘스미싱(Smishing)’ 사기도 급증하고 있다. ‘파밍’은 ‘피싱(Phishing)’과 ‘농사(Farming)’의 합성어로 피해자 컴퓨터에 가짜 은행사이트로 유도하는 악성코드를 설치하는 신종 금융사기 방법이다. ‘파밍’은 피해자가 금융거래를 할 경우 실제 은행사이트와 유사하게 생긴 가짜 은행사이트로 자동 유도해 금융정보를 빼낸 후 예금을 무단 인출하는 수법인 만큼 최근 지역과 나이를 불문하고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 반면 ‘스미싱’은 무료쿠폰 등을 가장해 스마트폰에 해킹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거나, 결제대행업체 고객센터를 가장한 문자메시지로 고객의 인증번호를 빼내는 수법을 말한다. 스마트폰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피해자도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현재 양산지역 금융사기 피해는 보이스피싱의 경우 매주 2~3건 이상 발생하고, ‘파밍’과 ‘스미싱’의 경우 최근 급증하고 있다. 이에 양산경찰서는 SNS 등을 통해 금융사기 피해 사례를 알리고, 특히 ‘파밍’과 ‘스미싱’ 등 신종 금융사기에 대한 예방과 홍보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양산경찰서 관계자는 “금융거래에 있어 조금이라도 의심되는 부분이 있으면 일단 신고부터 해야 한다”며 “경찰 등 관공서에서는 절대 개인정보나 돈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금융사기 피해예방법을 숙지해 유사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정욱 기자 cju@ysnews.co.kr
상북면 현안 가운데 하나인 지방도1028호선 확장공사가 애초 예정보다 더디게 진행되면서 주민 불편에 따른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상북면 상삼리에서 내석리를 잇는 지방도1028호선 확장공사는 날로 늘어나는 산업물동량의 원활한 수송과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경남도가 시행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총사업비 522억원을 들여 상삼~좌삼 2.78km와 좌삼~내석 3.02km 등 총 5.8km 구간을 기존 2차선에서 폭 20m의 4차선으로 확장하고, 도로 선형을 개선하는 내용이다. 2006년 3월 사업을 시작해 2007년 10월 상삼~좌삼 구간에 대한 공사에 들어갔으나 필요한 예산이 제때 확보되지 않으면서 착공 6여년이 지난 현재 공정률 33.6%에 머물고 있다. 게다가 좌삼~내석 구간은 착공은커녕 발주조차 하지 못한 상태다. 전체 사업비 522억원 가운데 지난해까지 상삼~좌삼 구간에 132억8천900만원이 투입됐다. 마무리를 위해 149억1천만원이 더 필요하지만 올해 배정된 사업비는 25억원에 불과다. 내년에 추가 확보해야 할 사업비는 124억1천만원에 이르지만 확보 여부는 불투명하다. 더욱이 아직 발주하지 않은 좌삼~내석 구간 사업을 위한 240억100만원에 대한 사업비 추가 확보는 물론 발주와 착공 계획조차 없는 상태다. 경남도 관계자는 “현재 문화재 발굴로 인해 공사가 잠시 중단된 상태지만 문화재 발굴을 마치는 9월 도로 포장을 시작으로 다시 공사를 재개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내년 예산 확보에 대해서는 확답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밝혔다. 질질 끄는 도로확장 사업으로 인해 수년째 먼지 날리는 공사판을 통행해야 하는 인근 주민의 불만은 폭발 직전이다. 최영호 의원(새누리, 상ㆍ하북)은 “기약 없는 지방도1028호선 공사로 인해 주민 불만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며 “이 상황이 계속된다면 조속한 공사 진행을 위해 상북지역 주민이 단체로 경남도청 항의방문에 나설 판”이라고 밝혔다. 민원이 빗발치면서 양산시도 난감한 입장이다. 전액 도비로 경남도가 시행하는 사업이라 사업 진행 과정에서 양산시가 개입할 여지가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양산시 관계자는 “우리 시가 시행하는 사업이라면 다른 사업에 앞서 예산을 우선 확보하는 등 해결방법을 찾겠지만 경남도가 시행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며 “상북지역 주민의 민원을 경남도에 전달하고 조속한 공사를 촉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홍순경 도의원(새누리, 물금ㆍ원동ㆍ강서ㆍ상북ㆍ하북)은 “현재 경남도 전역의 지방도 개설 사업이 사업비 문제로 중단되다시피 한 상태”라며 “하지만 지방도1028호선의 조속한 개설을 위해 내년 사업비 50억원 정도를 확보해 공사를 계속 진행하고
미내로(Minero) 순수 국내 기술로 만든 심해 자원 채취용 로봇. 미내로는 미네랄(Mineral)과 로봇(Robot)의 합성어로, 길이 6m, 폭 5m, 높이 4m, 무게 28t에 이르는 대형로봇이다. 스스로 지형을 파악하며 사람의 조작 없이 심해 작동에 성공한 것은 미내로가 세계 최초다. 버킷 리스트(Bucket list) 버킷 리스트(bucket list)란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일과 보고 싶은 것들을 적은 목록을 가리킨다. ‘죽다’라는 뜻으로 쓰이는 속어인 ‘킥 더 버킷(kick the bucket)’으로부터 만들어진 말이다.
“10, 20년으로 이렇게 잘 꼴 수 있겠나” 그늘 아래 앉아 새끼 꼬는 할아버지는 볏단에 눈길 한 번 안주고 척척 새끼줄을 꼬았다. 그 익숙한 손놀림과 새끼줄의 정교함에 자꾸만 시선이 간다.
레이 버위크(Ray Burwick)박사는 혈기 혹은 분노를 가리켜 ‘감추어진 폭탄’이라고 하며 “폭발하는 분노는 당신의 건강을 해친다. 그것은 무서운 파괴력으로 궤양, 고혈압, 그리고 편두통을 일으키며 감정적으로 우울증을 일으키고 심하면 정신 이상도 일으킨다”고 했다. 현재 미국 안에는 약 4천만명의 만성 두통환자가 있다고 한다. 과학 천국이라고 자부하는 미국에 왜 그토록 많은 만성 두통환자가 있을까? 그들은 자신들의 감정이나 욕구를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의사인 그레이스와 그래함 팀이 128명의 외래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두드러기 때문에 찾아온 31명의 환자는 자신이 멸시와 천대를 받고 있다고 느낄 때 두드러기가 일어났고, 27명의 습진 환자는 자신이 어떤 일을 하려고 하는데 심한 간섭이나 방해를 받고 있다고 느낄 때 습진이 일어났으며, 10명의 비염 환자는 자신의 힘으로는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을 때 비염이 일어났다. 그레이스와 그래함 의사 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대부분의 질병의 원인이 물리적인 데 있기보다는 정신적인 데 있다는 것이다. 즉 병은 마음에서부터 일어난다는 것이다. 부정적인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면 만병의 원인이 되는 것이다. 영국의 시인 밀턴은 “마음은 천국도 만들고 지옥도 만든다”고 했다. 사람이 마음을 지켜 자기를 바로 봐야 한다. 좋은 글에서 가져온 시로 폭염을 이겨보자. ‘알몸으로 태어나 옷 한 벌 얻었으니 그만이고 / 빈손으로 태어나 이만큼 채웠으니 그만이련만 / 부귀공명 꿈을 꾸고 권세 영광을 누리려니 / 세상만사가 다 헛되이 보이지 않는가? / 조금만 마음을 비우면 새털구름만큼이나 / 포근하고 매미울음 만큼이나 시원 할 터! / 살아 있음에 감사하고 욕심을 비워내면 살아볼만한 세상인데… / 투명한 햇살 가슴에 퍼 담으면 세상이 환해보이고 / 잔잔한 작은 미소 얼굴에 피우면 오늘 하루도 즐거워지는 것을…/ 마지막 죽음 낭떠러지 생각한들 만사가 다 수포로 돌아가고 / 그간의 나의 생도 한낱 불티 되어 허공에 날릴 것인데…/ 비우고 또 비워 여유를 두어 마음의 자유를 누려보자. / 삶의 참 자유를 찾아보자. / 자연이 나에게 전하는 속삭임들이 들릴 것이다. / 나는 이제야 강물이 흐르는 이유를 알 것 같고 / 걸음 재촉하며 달음질치는 구름의 흐름도 알 것만 같다. / 마음을 비우고 바라보는 세상 / 지난날 내가보던 그런 세상이 아니다. 훨씬 넓어 보이고 편하고 아름답게도 보인다’
지난달 15일 ‘서울 노량진 배수지 수몰 참사’로 숨진 근로자 7명 가운데 3명은 외국인 근로자였다. 또 최근 외국인 근로자가 산업현장에서 다치고 사망하는 수가 증가하고 있는 현실이다. 2007년 전 산업 산업재해자 9만147명 중 외국인은 3천989명으로 4.42%였으나, 2011년에는 9만3천292명 가운데 6천603명으로 7.07% 수준으로 증가했다. 통계청의 ‘2012 외국인 고용조사결과’에 따르면 전체 외국인 근로자의 87%가 50인 미만 사업체에 근무하고 있다. 50인 미만 사업체는 ‘안전관리자 및 보건관리자 선임 의무’가 없어 안전보건 취약지대인데, 이처럼 안전보건 조직이 없는 50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 언어소통이 잘 안 되는 외국인 근로자의 안전보건은 내국인보다 더욱 방치될 수 있는 위험에 놓여 있다. 또한 50인 미만 중소영세사업장은 3D업종에 많이 분포하고 있는데다 장시간 노동을 한다는 특징을 가진다. 외국인 근로자의 산재 취약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첫째, 입국 직후 산업안전보건에 관한 교육 시간을 늘려야 한다. 외국인 근로자에게 이해하기 쉽고 적용하기 좋도록 전문 통역가를 통해 교육내용을 전달해야 한다. 둘째, 50인 미만 영세사업장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의 근로조건 개선과 사업장 안팎에서 안전ㆍ보건관리 관련 자문과 지도 방안의 개발ㆍ시행이 필요하다. 셋째, 사업주의 외국인 근로자 안전ㆍ보건에 대한 인식제고와 외국인 근로자 자국 언어로 안전교육을 반복해 안전작업 대응능력을 향상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넷째, 외국인 근로자들이 원활하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도록 통역 제공이 가능한 단체, 기관과 협력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러한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대책을 시행하기 위해서 사업주나 근로자의 안전의식 향상과 정부와 관계기관의 제도적인 뒷받침 등 획기적인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30℃를 넘는 폭염이 연일 계속되면서 가만히 앉아 있는데도 땀이 줄줄 흐르고 맥이 빠져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특히 체질적으로 땀이 많은 분들은 여름나기가 참으로 고역이다. 물론 여름에 땀이 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정도가 심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는 경우나, 평소 땀이 많지 않았는데 땀이 현저히 많아진 경우에는 그 원인을 찾아 치료와 관리로 개선하는 것이 좋다. ‘동의보감’에서는 병적인 땀의 종류를 자한증, 도한증, 수족한증, 음한증, 심한증, 두한증 등 6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자한증(自汗症)은 ‘저절로 나는 땀’이란 뜻으로 기력이 허하고 위장의 기운이 약한 사람에게 잘 나타나는데, 평소 땀이 축축하게 나다가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줄줄 흐르는 증상을 말한다. 이런 분들은 황기를 넣은 삼계탕 등 보양식을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간혹 비만인 사람이나 체질적으로 몸에 습기가 많은 사람도 자한증이 생기는데 이런 경우 체중을 줄이면 땀도 같이 줄어들게 된다. 도한증(盜汗症)은 도둑처럼 밤에만 땀이 나는 증상을 말하는데, 잘 때는 베개를 흠뻑 적실 정도로 땀을 흘리지만 깨면 땀이 나지 않는다. 이는 음허화왕(陰虛火旺)의 병리로 몸에 상대적으로 열이 많아 진액이 말라있는 경우에 생긴다. 치료와 예방을 위해 숙지황과 당귀, 갈근(칡) 등 약재를 달여 마시는 것이 좋다. 수족한증(手足汗症)은 손발에 땀이 유독 많은 경우로 비위(脾胃)의 기능에 문제가 있거나 쉽게 긴장하고 신경을 많이 쓰는 사람에게 잘 생긴다. 특히 발에 땀이 많은 것은 체내에 습열이 많거나, 과로 또는 과도한 성생활이 원인이다. 음한증(陰汗症)은 음낭과 사타구니 주변에서 땀이 나는 증상으로, 하초의 양기가 약해서 그 주변을 말려주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심한증(心汗症)은 명치와 겨드랑이에 땀이 많이 나는 증상으로, 노심초사(勞心焦思)하고 사려과다(思慮過多)해 마음을 지나치게 쓰는 것이 원인이다. 고민을 많이 하면 가슴에서 땀이 나는데 특히 협심증이 있는 분들에게 잘 나타난다. 두한증(頭汗症)은 머리와 이마에 특히 땀이 많은 경우로, 위장기능의 이상이나 스트레스 또는 조급한 성격 등으로 인해 전신의 순환장애가 발생하여 생긴다고 보았다. 결론적으로 병리적인 땀은 허약한 체질, 오장기능 이상, 과도한 스트레스, 긴장 등으로 발생한다. 평소 규칙적인 생활관리로 체력을 기르고 마음을 편안하게 가지는 것이 병의 예방법이라 할 수 있겠다. 요즘처럼 더운 여름에 땀이 많이 나는 것은 우리 몸의 체온유지를 위한 지극히 생리적인 현상이므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되, 그래도 힘들다는 분들께는 ‘오미자’를 권해드린다. 오미자를 씻어 찬물에 하루쯤 담가두면(끓이면 맛이 떫어짐) 빨갛게 우러나는데, 그 우려낸 물을 냉장고에 보관해 두고 수시로 마시면(꿀을 타도 좋음) 무더위를 이기는 데 그만이다.
무더운 여름이 되면 잊지 못하는 추억이 있다. 축구선수 안정환이 프로선수 생활을 했던 이탈리아의 뻬루지아에서 2시간을 달리면 여름 오페라 페스티벌로 유명한 마체라타 야외 오페라극장에서의 기억이다. 유학시절 동료들과 함께 에어컨도 없는 가스차인 늙은 르노(사실은 나에게 너무나 고마운 차)를 몰고 차안에서 땀을 흘리면서도 오직 저녁에 직접 듣게 될 테너 ‘호세 카레라스’의 노래와 삶을 얘기하면서 즐겁게 도착한 곳, 마체라타…. 해질녘에 옛날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성벽과 고성 너머에서 물들던 노을의 장관을 잊을 수 없다. 여름 음악축제 기간이 되면 오페라뿐 아니라 너무나 아름다운 노을을 감상하러 자주 들르곤 했다. 마체라타 오페라 야외극장은 고대 펜싱경기장을 개조한 곳으로 산 정상에 자리하고 있어서 그 위용이 올림픽 스타디움보다 더 웅장한 것 같았다. 하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관람객이 예닐곱살로 보이는 꼬마부터 80대로 보이는 노인까지 저마다 다정하게 손을 잡고 몇 시간씩 줄을 서서 매표를 하려고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광경이었으므로 감상하기 쉽지 않은 오페라를 즐기기 위해 온 것인지 가족 나들인지 궁금해서 오페라 ‘사랑의 묘약’을 감상하면서도 옆 관중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분명 그들 모두는 열심히 오페라를 보며 웃기도 했고, 마침내 감동의 눈물을 같이 흘리는 것이었다. 순간 “음악은 신이 인간에게 전하는 사랑의 말씀이다”란 말이 실감났다. 그들은 음악을 통해 함께 감동하고, 깊은 가족애를 느끼며, 타인과 교감하며 소통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배우고 있었다. 영원한 고전을 통해 사회 여러 구성원이 교감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가진 나라의 미래는 밝을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저런 문화가 있었으면, 하는 부러운 감정이 아직도 고스란히 남아있다. 물론 우리에게도 4년에 한 번씩 ‘아~대한민국’을 외치면서 한마음으로 월드컵을 즐긴다. 그러나 경쟁과 승부를 통해 누군가의 아픔으로 우리가 웃고 행복해하는 것이 아니라, 감동을 통한 에너지를 사람들과 나눌 수 있는 문화가 참으로 부러운 것이다. 이삼십년 전만 해도 풍물패의 장단에 맞춰 동네 사람들이 춤추며 웃고 즐기는 단오행사와 세시풍속을 시골에서는 자주 볼 수 있었으나, 지금은 형식적으로 남아 명맥만 전해올 뿐 모두가 즐기는 행사로서의 기능을 잃어 가고 있다. 컴퓨터 게임처럼 혼자서 즐기는 것에 익숙한 우리 아이에게 함께 하는 즐거움을 통해 소통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공동체 놀이 문화에 대한 콘텐츠에 국가가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또한 우리 민족 고유의 예술적 감흥에 서구예술을 결합하고 정보기술(IT)과 대중문화가 어우러진 새로운 예술의 장르가 싹이 터서 일상생활 속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문화산업이 발달하길 기대해본다. 그리하여 흥과 신명에서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우리 음악이 단순히 전승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마체라타의 오페라극장에서 보았던 그들의 모습처럼 세대를 초월하여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신음악의 탄생과 음악을 통한 소통의 시대를 꿈꿔 본다.
슬픔을 미리 울고 가는 기차를 만났네 달맞이 언덕 문텐로드를 바투* 걷는데 산 벚꽃 하얀 목덜미를 제비꽃무리 보랏빛 손수건이 펼쳐 받네 사스레피나무들 무덕무덕 따라 붙는 동해남부선, 복선되면 끊길 기차소리 수직으로만 목이 길어지는 소나무 다리들 사이로 이별통지서 같은 안내문을 읽고 가네 칸칸마다 안겨드는 삼포**의 흰 포말들 어디서 누가 연착하기를 바라나 제 가슴속에서 살점으로 일렁이며 칙폭칙폭 거친 숨 모는 봄날 하오, 만남과 이별의 간이역 밥 먹듯 지났으나 이제야 첫 이별에 도착한다는 듯 종착역에 몸 부리는 일, 뒤 돌아보지 못하겠네 오래 사용한 뼈마디 굽어 도는 이쯤 어디 쇳덩이 삭도록 달리고픈 기적소리 허공을 찢고 풍경 몇 구간 추억하는 일, 달빛 자국마다 새겨지겠네 *두 대상이나 물체의 사이가 썩 가깝다는 뜻 **구덕포, 미포, 청사포
지난 주말엔 가까운 지인들과 함께 근처 계곡으로 주말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보기만 해도 시원해지는 맑은 계곡물. 전 바다보다는 계곡을 더 좋아한답니다. 파도치는 바다는 보고 있음 너무 예쁜데, 놀고 나서 뒤처리가 너무 힘들어서…. 이번에 온 계곡은 양산해운청소년수련원에서 차로 3분 거리에 있는 계곡이에요. 계곡 이름도 모르고 그냥 따라왔는데, 여기 완전 좋네요! 수심이 얕은 곳인데도 작은 물고기들이 정말 많아요. 수질이 좋아서 그런지 바닥에 돌도 환히 다 보이고요. 남다른 수영복 패션을 보여주는 귀여운 아기들. 우리 쭈양도 계곡이지만 수영장에서나 볼만한 수영복과 모자로 멋을 뽐냈습니다. 요 녀석 수영복 입혀놓으니 너무 귀여워요. 어린 쭈양 눈에도 맑은 계곡물 속 작은 물고기가 신기한가 봐요. 오~오~ 소리 내며 호기심 어린 눈으로 관찰 중이네요. 쭈양, 처음엔 새로운 환경에 겁이 났는지 짜증만 내더니 이내 편안하게 튜브타고 신선놀음. 천하태평, 네가 제일 편해 보이는구나. 애들이 잘 놀아주니 아빠들도 좀 수월하고, 그늘에 앉아 수다의 꽃을 피운 우리 아낙들도 즐겁게 놀 수 있었습니다. 여자들이 가자고 우겨서 가게 된 가족여행인데, 그래도 어색함을 무릅쓰고 잘 따라와 준 신랑들도 얼마나 고맙던지요. 계곡에서 놀다 해운청소년수련원으로 돌아와 시원한 에어컨바람 맞으며 고기 구워먹는 맛이란!! 애들 씻기는 동안 신랑들이 알아서 상 차리고 야채 씻고, 고기까지 구워주더라구요. 평소 눈치 없다고 엄청 구박하는데 여행오니 다들 시키지 않아도 솔선수범. 급하게 간 주말여행이었지만, 나름 잘 먹고 잘 놀다와 스트레스가 확 다 날아간 것 같아요. 주말여행으로 1박2일씩 투어하면서 보내는 것도 더운 여름 꽤 괜찮은 피서방법 같네요.
세상 어디라도 수요와 공급이 있기 마련이다. 판매자와 구매자가 있다는 말이다. 자본주의사회에서 인간은 무언가를 팔아야 살아갈 수가 있다. 대중들이 섹시함을 좋아하는 눈치라면 섹스어필(sex appeal)의 상품화로 부지런히 가꾸고 팔아줘야 살아갈 수가 있다는 말이 된다. 사람의 ‘인기’ 또한 그러하다. ‘인기’를 매개로 어린 몸을 노출시키는 성적 매력을 파는 자가 있고, 그 노출에 열광하며 사는 자가 있다. 걸그룹이라는 소녀와, 매니지먼트사와 방송국. 이 삼각 거래의 상품성을 보증하는 등급은 나이와 매력이다. 연예사업이 국내ㆍ외에서 막대한 이익을 창출하는 문화콘텐츠로 자리매김하면서 대한민국의 걸그룹은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일정기간 활동을 하고 휴식기를 갖는 일련의 패턴에도 불구 TV를 틀면 늘 몇 팀의 쟁쟁한 걸그룹이 눈에 띌 정도다. 그들은 그들끼리 서로 경쟁하며 활동을 재개할 때마다 더 ‘센’ 콘셉으로 무장한다. 승부수는 ‘얼마나 더 섹시한가’로 결정되는 것 같다. 특히 남자들이 소녀시대에 열광하는 이유가 뭘까? 간단하다. 정답은 소녀시대가 ‘귀엽다’를 넘어선 ‘섹시’해서 좋다는 것이다. 딱 달라붙는 배꼽티와 스키니진, 핫팬츠와 하이힐, 제복을 입은 소녀들이 ‘더없이 순수한 눈망울’을 하고선 남성의 성적 판타지를 자극하려는 의도가 분명한 옷과 액세서리, 그리고 노랫말과 춤동작을 선보인다는 점이다. 소녀시대의 기획사는 어린 소녀를 통해 남성의 성적 판타지를 자극해 교묘히 섹스를 판매한다는 점이다. 21세기의 굴뚝 없는 산업이라는 연예 매니지먼트 산업의 실제 풍경이 이렇다. 삼촌 팬, 미성년자들의 성적 매력을 구매하고 열광하는 (나이 든) 성인 남성이라는 이 단어는 관음증세라는 명백한 치부를 화장해서 미화하고 있는 좋은 표현이다. 언제부터 삼촌이 어린 여조카의 허(꿀)벅지와 짧은 치마,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춤과 안무에 열광했던가? 멀티미디어를 통해 간접적으로 소비된다고 해서, 이 게임의 중요한 속성인 엉큼함과 변태성이 가려질 수 없다. 소녀 가수? 걸 그룹? 삼촌 팬? 아이돌 등의 기만적 조어(造語) 사용도 생산자인 업계 관계자, 당사자인 상품, 그리고 소비자인 팬들의 불편한 ‘도덕적 수치감’을 희석하는 데 딱 제격이다. 이런 ‘어린 소녀들을 통해 섹스를 파는 행위’는 어떻게 보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거래다. 기획사는 돈을 벌고, 소녀는 스타가 되고, 대중은 욕망을 충족한다. 소녀가 특별히 공공질서를 저해하는 음란 행위를 하는 것도 아니고, 대중이 소녀에게 위해를 가하거나 범죄를 저지르는 것도 아니지 않는가? 서로가 상부상조하는 좋은 거래인가? 물론 소녀시대의 탁월한 표현능력으로 창조되는 음악적 예술적 가치, 청순발랄에 섹시를 겸비한 예술활동은 높이 평가받을 이유가 충분하다 치더라도, ‘저열한 욕망의 바다’ 위에서 남성의 성적 판타지를 정확히 자극하는 전략을 구사하는 다수의 연예기획사운영자들은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 기획사의 입장에서는 분명 대단히 효과적인 돈벌이 전략이지만 사회적으로는 성의 이중성을 더 공고히 할 뿐이다. 걸 그룹의 성 상품화 역시 꽤 오래 전부터 논란이 돼 온 문제다. 특히 미성년자인 걸그룹 멤버가 스스로 성 상품화 되는 것을 당연시 여기며 그들 스스로 ‘섹시하다’는 평을 최고의 칭찬으로 여기는 사회 풍조 또한 개탄스럽다. 문제는 성을 상품화하는 태도 자체가 성에 대해 왜곡된 시각을 만든다는 점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우리 사회에서 여성의 성은 상품화돼 왔다. 여성은 한 인격체이자 주체가 아닌 객체로서 대상화됐다. 딸자식 가진 부모는 밥을 굶기지 않는 경제력 있는 남자에게 딸을 시집보내는 것이 최고의 부모 된 도리였다. 이런 구습은 현재까지도 사회의 면면에 남아있다. 현대에 이르러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향상되며 성차별을 없애려는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지만, 여성을 한 인격체이자 주체로 보려는 움직임에 비해 여전히 여성을 대상화 하는 시선이 더 강세다. 과거부터 이어진 여성의 성 상품화는 나날이 좀 더 고도화 된 상업적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현대의 성상품화는 ‘남녀평등’을 부르짖는 가정과 사회에서 벗어나 각종 매체를 통해 무의식에 침투한다. ‘섹시하다’는 말을 최고의 칭찬으로 여기는 분위기를 조성하여 여성의 성 상품화를 조장한다. ‘얼짱’, ‘몸짱’ 등 여성의 몸에 대한 평가가 당연시 되며 여성 스스로 성형외과 출입을 당연시해 얼굴을 고치고, 지방을 빼 몸매를 조성한다. ‘섹시해야 한다’는 주문에 걸린 여성들은 자신의 성이 상품화되고 있는 것조차 자각하지 못한다. 스타는 상품화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것이 성적 이미지를 소비하는데 그쳐서는 안 된다. 특히 여성의 성을 상품화시키는 방향이 권장돼서는 안 된다. 우리 사회는 과격한 노출과 매력적인 댄스를 한 인격체의 개성으로 받아들이는 성숙한 성 의식을 갖추지 못했다. 구습의 영향으로 여성에 대한 몰이해가 일반적인 사회에서, 대중매체가 여성을 주체가 아닌 객체로, 인격체가 아닌 하나의 상품으로 여기는 풍조에는 자성의 목소리가 뒤따라야 한다. 이쯤에서 나와 같이 늙어가고 있는 어른들은 눈을 떠 정신을 차려야 할 것이다. 나이로 어른 대접을 받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다음 세대의 성적 매력에 탐닉해서 존경받았던 세대는 없지 않았던가? 품격있게 늙어가는 법을 배워야 할 시점이다.
김 씨는 23년간 원도심의 흥망성쇠를 지켜봐 왔다. 90년대 양산의 중심 번화가였던 시절부터 터미널 이전 후 쇠락해 가고 있는 모습까지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함께 동고동락했던 이웃 가게들이 하나 둘 씩 망해가는 모습까지도 말이다. 하지만 소위 ‘잘 나가던 시절’의 기억만 붙잡고 살 수는 없지 않는가. 김 씨는 상권이 바뀐만큼 가게도 바뀌어야 한다는 현실을 인정하지 못하는 몇몇 이웃 가게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신도시에 손님들을 뺏겼다고 화만 내고 있으면 안돼죠. 같은 가격과 같은 제품, 같은 실력이라면 손님들은 당연히 편한 곳으로 가죠. 주차시설, 냉난방시설 등 시설이 좋고 접근성까지 좋은 신도시에 손님들을 뺏기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예요” 때문에 원도심은 싼 가격, 차별화된 제품, 좋은 기술력을 갖춰야 한다. 정말 노력이 필요하다. 그것이 힘들다면 고객응대법, 즉 서비스 마인드라도 바꿔야 한다. “아직도 어떤 가게는 아침에 손님이 물건을 바꾸러 왔다고 ‘아침부터 재수없게…’라며 불친절하게 응대해요. 5살 꼬마손님에게도 ‘어서 오세요, 고객님’하는 요즘 세상에 이런 생각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어요” 터미널 이전 이후 양산시가 상권을 살리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안다. 간판정비 사업, 남부시장 시설지원 등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업체 스스로의 노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아무 소용없다. “과연 원도심에 ‘봄날’이 다시 올까요? 저는 솔직히 비관적이에요. 과거와 같은 모습은 찾기 어렵다고 봐요. 원도심은 더는 상권에 기대 영업해서는 안돼요. 모두가 현실을 직시하고 스스로 자구책을 찾는데 노력했으면 해요”
이런 우스갯소리가 있다. 어느 의사가 낡은 구두 한 켤레를 들고 구둣방을 찾아갔다. 구두수선공은 이리저리 살펴보아도 도저히 고칠 수가 없었다. 뒤축을 갈거나 꿰맨다고 될 일이 아니었다. 결국 구두를 돌려주며 “2천원만 주시오”라고 했다. 의사가 버럭 화를 내며 “거 참, 고치지도 못하면서 뭔 돈을 받는 거요?”라고 소리쳤다. 그러자 의사의 두 눈을 빤히 쳐다보던 그가 말했다. “당신도 병을 고치지도 못하면서 꼬박꼬박 진찰비는 받지 않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