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를 떤다. 수다는 가볍다. 수다는 의도가 없다. 없어야 한다. 그래야 수다가 된다.상대를 비난하거나 공격하는 것은 무겁고 힘들다. 그러므로 수다가 아니다. 그것은 계략이고 음모이다. 그러나 수다는 수다일 뿐이다.수다는 텅 빈 여자들이 떠는 것이 아니라 텅 비고 싶은 여자들이 떠는 것이다. 떨어내고 떨어내어도 삶의 스트레스가 또 쏟아져 나오겠지만, 일단 수다는 떨어내어 텅텅 비워내는 것이다. 따라서 수다는 내용 없는 아름다움처럼 환하다. K는 남편이 술을 마시고 또 지갑을 잃어버리고 왔단다. 삭발 투쟁해서 학생 때 결혼한 사정과 철없이 사랑하던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가면서 그 술버릇의 원인을 규명하고는 어수선한 마음을 정리한다.S는 남편이 술을 마시고는 트럭 위에서 자고 왔다 한다. 신발은 트럭 앞에 고이 벗어 놓고. 그러자 사람들이 트럭 밑에 안 잤으니 천만다행이라고 위로한다. 그게 과연 위로가 될까? 젊은 K는 며칠 전 자기 남편이 남의 집 현관 앞에서 신발 벗어 놓고 자다가 정신이 들어 깨어서는 집으로 돌아왔다고. 술이 깨어 정신이 든 남편은 좀 창피스러웠던지,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고 올라왔더라고.K(남)는 술 마시다가 자기가 결혼한 사실을 잊어버리고 집에 들어가지 않았다고. 참, 세상에 이런 일이. 남자들은 어떤 수다를 떠는가? 여자들은 주로 집안 얘기를 한다. 여자도 여러 부류이니, 더 정확히 말하자면 아줌마들이다.애들 크는 얘기, 또는 키우는 얘기, 남편이야기, 시집 이야기, 주로 그렇다. 그 중에도 아무도 모를 부부간의 이야기가 심심찮게 나온다. 그 이야기는 나오는 중에 미리 머리 속에서 걸러지고, 꾸며지고, 삭혀졌으니, 우리는 부부간의 일을 다 포착할 수는 없을 것이다.하지만 수다를 통해 떨어내는 순간에 그때의 괴로움은 이미 추억이 되고 만다.
결혼 전 내 여자와 산길을 오른 적이 있다
오붓한 산길을 조붓이 오르다가
그녀가 보채기 시작했는데
산길에서 만난 요의(尿意)는
아무래도 남자보다는 여자에게 가혹한 모양이었다
결국 내가 이끄는 대로 산길을 벗어나
숲 속으로 따라 들어왔다
어딘가 자신을 숨길 곳을 찾다가
적당한 바위틈에 몸을 숨겼다
나를 바위 뒤에 세워 둔 채
거기 있어 이리 오면 안돼
아니 너무 멀리 가지 말고
딱 거기 서서 누가 오나 봐봐
너무 멀지도
너무 가깝지도 않은 곳에 서서
그녀가 감추고 싶은 곳을 나는 들여다보고 싶고
그녀는 보여 줄 수 없으면서도
아예 멀리 가는 것을 바라지는 않고
그 거리, 1cm도 멀어지거나 가까워지지 않는
그 간극
바위를 사이에 두고
세상의 안팎이 시원하게 내통(內通)하기 적당한 거리 윤성학, <내외> 전문
내통의 은근함 내지는 은밀함, 은밀함의 막중함, 내통할 수 있는 한 사람이 있음으로 해서 겪어야 할 무거움. 그 무거움을 기꺼이 견디기 위해 오늘도 우리는 수다를 떤다.세상의 안팎이 시원하게 떨어내어야 한다.
30여년이 넘는 세월동안 음악에 대한 한결같은 탐구정신과 도전정신으로 구도자가 성지를 순례하듯 음악인생을 살아온 한국이 낳은 위대한 피아니스트 백건우. '피아노의 구도자', '건반 위의 순례자', '건반 위의 시인'이라 불리는 그가 지난해에 이어 다시 양산을 찾았다.지난해 봄,세계적 음반회사인 데카에서 베토벤 소나타 전곡 녹음에 들어갔던 그가 첫 번째 음반(베토벤 중기 소나타 16~23번)에 이어 올해 두 번째 음반(초기 소나타 1~15번)의 녹음을 끝내고 다시 한 번 고국 순회공연에 나선 것이다.
지난 15일 섬세한 손놀림으로 천상의 소리를 표현하며 시민들에게 피아노 선율의 순수한 아름다움과 열정을 선사한 피아니스트 백건우를 만났다. ----------------------▶지난해 '불러만 주면 다시 찾겠다'라는 약속을 지켜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다시 양산을 찾은 된 소감은?양산시민들이 저를 다시 불러주셔서 오히려 제가 감사드려야죠.
지난해 공연은 제게 좋은 추억이었습니다. 다시 무대에 서니까 그때의 그 감동이 다시 느껴지네요. 무대와 피아노도 마음에 들고요.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인데, 시민들이 따뜻하게 맞아주시고 마음도 잘 통하는 것 같아 기쁩니다.
▶한국인 최초로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녹음이라는 대장정을 시작하고 두 번째 음반을 발표하셨습니다.사실 그 얘기는 틀린 말입니다. 한국 피아니스트 가운데 베토벤 소나타를 녹음한 분이 많죠. 하지만 세계적으로 유명한 음반회사에서 녹음한 것이 처음이라고 할 수 있죠.
베토벤이라는 음악가가 서양음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에 동양인에게 쉽게 녹음을 맡기지 않죠.
그런 편견을 깼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을 수 있겠죠.▶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녹음으로 인해 베토벤과 백건우라는 이름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말이 됐습니다. 그렇다면 '베토벤'이라는 음악가는 어떤 의미입니까?물론, 음악역사에 위대한 작곡가들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베토벤이 많은 사람에게 존경받는 이유는 누구보다도 뛰어난 음악성인 것 같습니다.
제가 이번 음반 작업을 하면서 또 한 번 느끼는 사실이지만 베토벤은 음악적인 언어와 세계가 끝을 알 수 없는 깊이를 가지고 있죠.▶이번 공연은 지난 공연과 달리 베토벤의 곡 외에 모차르트, 바그너 등의 다른 레퍼토리를 준비하셨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제가 계속해서 베토벤의 곡만 고집한다면 청중들도 제 음악에 의문을 가지겠죠.
이번 공연에서 베토벤의 작품을 다른 작품과 함께 연주함으로써 또 다른 관점에서 베토벤의 작품을 재검토하는 기회를 마련할 수도 있겠죠. 또 음악역사의 흐름 속에서 베토벤이 어떤 위치에 있는가라는 생각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아직 클래식이 어렵다는 선입견이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처음 클래식을 접하는 분들에게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합니다. '클래식은 어렵다'라는 생각은 아주 잘못된 선입견이에요. 다만 클래식을 접할 기회가 부족했던 거죠.
클래식 속에는 우리가 상상하지 못할 아름다움과 흥분, 사랑, 인생 등 모든 것이 담겨 있습니다.
스스로 클래식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줬으면 하는 것이 제 바람입니다.
"미래 언론인을 꿈꾼다면 언론기자교실의 문을 두드려라~!"청소년문화의 집과 처소년지도위원협의회가 주관하는 '청소년 언론기자교실'이 내달 13 ,14일 이틀간의 일정으로 청소년문화의 집과 본사 편집실에서 열린다. 청소년들은 이번 언론기자교실을 통해 미디어 문화 창작활동을 경험하고 올바른 청소년 상의 정립과 미래 언론인으로서의 자질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언론기자교실은 본사 취재기자와 편집기자의 강의로 이뤄지며, 취재보도론, 편집보도론, 보도사진론, 신문사 견학, 편집 실습 등 탄탄한 구성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참가 대상은 중·고교 재학생으로 학교, 지역, 동아리 활동에서 리더십 있고 봉사정신이 투철하며 단체 활동에 적극적인 학생으로 1차 서류 심사를 통해 선발한다.언론 기자교실 참가를 희망하는 학생은 오는 30일까지 청소년 문화의 집 홈페이지(www.yscity.or.kr/teen)의 참가신청서를 작성해 방문이나 이메일(w-j-j@hanmail.net)을 통해 신청하면 된다. 총 선발 인원은 20명이고 서류심사를 통한 최종 참가자 발표는 내달 5일 홈페이지 공고나 개별 통보하며, 참가비는 무료다. 청소년 문화의 집 관계자는 "미래 언론인을 꿈꾸는 청소년들이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언론인을 통해 꿈을 키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청소년들의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20일 청소년문화의 집에서 수험생을 위한 '청소년 뷰티스쿨'이 열려 참석한 학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MBC 아카데미 뷰티스쿨 부산지점의 출강으로 그동안 입시로 시달린 수험생들이 스트레스를 풀고 자신 있고 당당한 아름다움을 가진 예비 대학생이 될 수 있도록 메이크업, 헤어연출법, 네일아트 등에 관한 강의와 무료시술 체험이 열린 것이다. 메이크업 강좌를 맡은 김미숙씨는 "처음 화장을 시작하면 어색하게 진하게 하는 경우가 많은데 파운데이션, 파우더 등은 살짝 핑크빛이 도는 것을 선택해 자연스럽게 펴 바르는 게 예쁘다"며 "무엇보다도 얼굴 화장의 포인트는 속눈썹인데 먼저 속눈썹을 뷰러를 이용해 3부분으로 나눠 자연스럽게 올린 후 밑 부분에 힘이 들어가도록 마스카라를 풍부하게 발라주며 끝 부분을 가볍게 바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참석한 학생들은 기초화장부터 색조화장까지 평소 궁금하던 화장법과 화장 순서를 익혔으며, 헤어스타일에 따른 연출법과 네일 관리에 대한 정보를 얻었다. 메이크업 강의 모델로 시술체험을 받은 박세진(양산여고3)학생은 "졸업하고 나면 화장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고민이었는데 이렇게 기초화장부터 자세히 배우고 체험할 수 있어서 좋다"며 "앞으로 이런 수능 후 프로그램들이 많아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청소년문화의 집 관계자는 "참석한 학생 모두 무료시술을 체험하고 호응이 좋아 기쁘다. 하지만 수능 후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는 학생들이 많은데 참석률이 다소 저조해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아이들과 어른들에게 최고의 선물이 될 벨로루시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이 오는 29일 저녁 7시 30분 양산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 오른다. 발레 '호두까기 인형'은 독일의 낭만파 작가 호프만의 동화 '호두까기인형과 생쥐왕'을 바탕으로 한 2막 발레이다.내용은 마샤가 크리스마스이브 밤 드로셀마이어로부터 성탄 선물로 호두까기인형을 받으면서 시작되는데 마샤가 꿈속에서 왕자로 변한 호두까기인형과 함께 과자의 나라를 여행한다는 이야기이다.12월이 되면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끄는 작품인 만큼 이번 공연은 탄탄한 작품성과 크리스마스와 어울리는 행복한 동화 속 이야기, 아름다운 발레리나의 무용, 흥겨우면서 환상적인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이 어우러져 시민들에게 멋진 무대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무엇보다도 벨로루시국립발레단은 발레 예술의 매력과 고전발레의 전통을 계승한 구소련을 대표하는 3대 발레단 중 하나로 20여명의 스타급 무용수와 100여명의 발레단원, 세계적인 발레대회 수상자들로 이뤄져 있어 더욱 이목을 끈다.입장료는 R석 2만5천원, S석 2만원, A석 1만5천원이며, 양산시문화정보포탈(http://yangsanart.net)사이트와 양산문화예술회관(055-380-4131~2)을 통해 예매할 수 있다.
"외롭고 힘들었던 투병생활이었지만 용기를 잃지 않았던 제 수기가 환우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었으면 좋겠어요"지난 7일 대구에서 열린 보건복지부 주관 국가암관리사업 평가대회에서 실시한 '국가암관리사업 암정복 수기'공모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주부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암 선고부터 투병까지의 힘든 여정을 생생히 수기로 표현한 물금읍 범어리 최현숙(47)씨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지난해 6월 좌측유방 악성종양 3기 선고를 받고 지난 10개월간의 외롭고 힘들었던 투병생활을 이겨냈다. 그의 수기는 조직검사 결과를 들으러 가면서도 절대 아니라고 확신했던 암과의 싸움과 그 속의 외로움, 생활고를 진솔하게 표현하고 있다. 최현숙씨는 "우연히 수기공모를 알게 되어 급하게 써서 냈는데 수상하게 되어 영광이다. 암은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다. 이 수기가 투병으로 힘들어하는 환우들에게 힘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현재 그는 정기검진결과 건강은 양호한 상태로 꾸준한 자기관리의 시간을 가지고 있으며, 암으로 고생하고 있는 환우들에게 힘이 되기 위해 직접 찾아가서 환자와 그 가족을 사랑으로 돌보는 호스피스자원봉사자 교육을 받으며, 봉사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그는 "인터넷으로 유방암 환우모임에 가입해 활동하면서 암을 이겨내고 있는 많은 사람들과의 교류를 통해 지식도 넓히고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며 "앞으로는 내가 호스피스 자원봉사활동을 하면서 외로움 속에서 암과 싸우고 있는 환우들에게 용기를 주고 힘이 되어 주고 싶다"고 말했다.
부모님을 추모하는 글을 쓴다는 것은 여건만 허락된다면 누구나 해보고 싶은 일이다.돌아가신 부모님을 기리는 글을 쓰거나 부모님의 전기나 문집을 만들어 추모하는 사업은 자식 된 도리라고 할 수 있다.현직 공무원과 형제들이 가족들의 추억담을 토대로 부모님을 추모하는 가족 기념문집을 발간해 화제다. 정진철(셋째 아들) 웅상읍장과 형제(10남매), 가족들은 최근, 부모님인 고(故) 정영준 장로와 하금악 권사 추모문집인 '아버지의 가장 긴 나들이'(계간문예)를 출간 했다.이 책은 90평생 동안 양보와 희생과 봉사로 교회와 이웃을 위해 이웃을 위해 헌신하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살았던 부모님의 삶을 자식들이 추억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부모님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을 담은 '제1부-십남매의 사랑이야기'와 '제2부-사위, 며느리의 합창'이다. 이 밖에도 23살의 아버지와 17살의 어머니의 결혼식부터 노년시절의 사진을 모은 화보와 '우리집 약사-남해 사촌에 살으리랏다'를 수록해 부모님이 살아오신 생의 발자취를 더듬고 있어 눈길을 끈다.아버지는 양복을 입고 넥타이 매는 것을 싫어하시는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특별히 좋아하는 음식이 없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 눈에는 눈물이 한 방울도 없는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 몸은 절대 아프지 않는 어떤 특별한 몸인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 어머니는 언제까지나 우리 곁에 계신 줄 알았습니다. 정용철(넷째 아들) '오해' 가운데
이 책은 한 가정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책을 읽다보면 어느새 그때 그 시절 우리의 부모님을 떠올리게 한다. 부모님에 대한 사랑은 그만큼 모든 이들의 공감을 불러오기 때문이다. 셋째 아들인 정진철 웅상읍장은 "가족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부끄러운 부분도 있지만 부모님을 기리는 마음에서 가족들이 모여 추모문집을 내기로 마음을 모아 책을 출간하게 됐다"고 말했다.
양산지역 초ㆍ중ㆍ고교가 학교신문경진대회에서 또다시 상을 휩쓸어 타지역 학교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경남도민일보>와 <경남대학교>가 공동주최한 '전국 학교신문ㆍ교지 경진대회'에서 양산여고 <참1719>가 고등부 최우수상을, 개운중 <한 걸음더>가 중등부 최우수상, 웅상여중 <안다미로>가 중등부 금상, 삼성중 <해오름>이 중등부 은상, 그리고 중부초 <중부 어린이>가 초등부 은상에 각각 선정 되는 기쁨을 안았다.이번 대회는 매년 경남도내 학교를 대상으로 실시해 오다 경남대학교 개교 6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올해 전국 학교로 확대하여 열게 되었다.때문에 양산지역 초ㆍ중ㆍ고교의 이번 수상은 전국 학교신문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은 셈이다.심사기준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판형이나 편집의 세련미보다 내용에 더 비중을 두어 학생기자의 자발적 참여도와 자율성, 창의력, 참신성을 중점적으로 점수화 했다. 심사위원단 관계자는 "아직도 신문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 없이 1면을 무조건 교장이나 교감의 훈시로 채운 출품작이 많았다"며 "그런 점에서 최우수로 뽑힌 신문들은 면별 지면구성이나 기사의 참신성 등에게 각각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의 관심사에 가장 부합되는 내용으로 꾸며져 심사위원 전원의 호평을 받았다"고 전했다.한편 각 수상 학교에는 20만원에서 50만원씩 상금이 전달되며, 시상식은 오는 22일 오후 2시 경남대 본관 4층 대회의실에서 열린다.
양산에서 유일무이하게 여학생들로만 이뤄진 밴드동아리가 있다. 바로 지난해 3월 결성돼 학교 축제와 지역 청소년 축제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양산여고 밴드 동아리 '하치'(리더 강가희)다. 여름의 뜨거운 열기로 연주하겠다는 뜻을 지닌 하치(夏熾). 그들을 만나본다."여학생들로 이뤄진 밴드는 우리가 처음이고 유일해요. 톡톡 튀는 우리만의 매력을 만들어 나갈 거예요!"하치는 지난해 3월 1학년이었던 보컬 정다운, 기타 강가희, 베이스 송은경, 신디 나희운, 드럼 김민주 학생이 결성한 밴드로 현재 1, 2기 11명이 동아리를 이끌어 가고 있다."중학교 때부터 포지션을 이루며 밴드 동아리 결성을 꿈꿨어요. 처음에는 동아리 선배가 없어 실용음악학원을 다니면서 실력을 쌓았고 지금은 연습을 통해 실력을 쌓고 있어요"공연 일정이 잡히면 2달 전부터 본격적인 연습에 들어가는 부원들은 현재 교사 록밴드 티쳐스 사랑나눔 콘서트에 초청돼 연습에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체리필터의 '오리 날다'를 연습하고 있어요. 선생님들의 콘서트에 초청되어 영광이고 불우한 청소년들을 돕는 콘서트인 만큼 더욱 뜻 깊고 멋진 무대를 선보일 거예요"부원들은 함께 열심히 호흡을 맞추고 무대에서 짜릿한 기쁨과 전율을 느낄 때 누구보다도 행복하고 보람을 느끼지만 여학생 밴드의 길을 개척해 나가야 하기에 어려움도 느낀다. "역사가 짧아서 선배나 직접적으로 도움 받을 수 있는 연결 고리가 없어서 힘들 때가 있어요. 많은 공연을 하고 싶지만 학생 밴드라는 제약이 있어서 아쉬움도 많고요. 하지만 응원해주는 친구들과 티쳐스 선생님들이 심적으로 도움을 주시고 지도도 해주셔서 열심히하고 있어요~!"여학생 밴드가 유일무이한 만큼 자신들만의 매력을 살려 청소년과 시민들에게 다가가겠다는 하치. 그들의 열정적인 무대가 기대된다.
지난 19일 청소년문화의 집 다목적실에서 청소년종합지원센터가 주관한 아름다운 만남 행복플러스 학부모강연회가 열렸다. 학부모강연회는 3일간의 일정으로 '아이의 36개월 평생의 시나리오', '여성 심리와 남성 심리', '청소년의 현명한 소비생활'이 진행됐다. 19일에는 '아이의 36개월 평생의 시나리오'를 주제로 아동의 성격형성은 생후 만3년에 대부분 결정된다는 이동순(43) 한국부모교육센터 소장의 강연이 이뤄졌다.이날 참석한 50여명의 학부모는 유아기의 성격 유형에 따른 동영상과 강의 내용을 통해 자녀에 대한 스킨십과 공감, 칭찬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최형임(42.중부동)씨는 "평소 알면서 실천하지 못하는게 많았는데 강의를 통해 아이들에게 스킨십과 공감, 칭찬을 아낌없이 해야겠다고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동순 소장은 "아이들은 부모의 말대로는 하지 않지만 부모가 보여주는 모습대로는 따라한다. 부모가 줄 수 있는 모든 사랑은 몸으로 표현하는 것이 좋고 부모와 자녀의 관계는 나와 나 자신의 관계니 자신부터 사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가 정말 우리 학교 도서관 맞아요? 이제 친구들이랑 매일매일 책 읽으러 올래요"원동초등학교(교장 한균) 6학년 양주희 학생은 도서관 여기저기를 구경하며 연신 웃음꽃을 피웠다. 지난 19일 원동초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리모델링해 편안하게 책을 볼 수 있는 늘벗골 도서관을 개관했다. 늘벗골 도서관은 책 읽은 사회 문화재단과 삼성, 한겨레신문이 공동으로 지원하는 '희망의 작은 도서관 만들기'사업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이 사업에 함께 선정된 좌삼초에 이어 19일 도서관 개관식을 갖게 되었다. 교실 1개 크기였던 도서관을 교실 2개로 넓히고 기존의 도서 2천500여권에서 동화책과 그림책, 과학도서 등 도서 800여권과 어린이, 청소년용, 교양 DVD 등 시청각 자료도 갖추었다. 또 컴퓨터 3대, 120인치 빔프로젝트, 홈씨어터, 레이저 복합기 등이 더해져 여느 도서관 부럽지 않는 최첨단 도서관으로 깜짝 변신을 했다. 뿐만 아니라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편안한 공간이 되어야 하기에 화려한 색상이 아닌 부드러운 파스텔 톤으로 꾸며졌고, 높낮이의 변화를 좋아하는 아이들을 위해 다락방도 만들어졌다.특히 색다른 재미를 주는 그물의자와 우주를 닮은 이색적인 공간도 꾸며져 학생들의 시선을 끌었다. 도서관 담당 강순자 교사는 "'항상 친구처럼 편안하게 찾을 수 있는 공간이 되어라'는 의미에서 '늘벗골'이라고 도서관 이름 짓게 되었다"며 "앞으로 다양한 독서프로그램을 운영해 아이들이 독서에 더욱 더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 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한균 교장은 "다소 열악한 농촌학교에 좋은 도서관을 마련해 준 '희망이 작은 도서관 만들기'사업 관계자들에게 너무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며 "도심에서 떨어져 문화적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우리 아이들에게 늘벗골 도서관이 큰 희망을 전해 줄 것이라 기대한다"고 전했다.
성장은 어린이의 건강상태를 반영하는 지표이다. 성장 장애가 있는 어린이라면 그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여 치료해야 한다. 저신장의 기준은 성별과 연령에 따른 표준치보다 3백분위수 이하일 때 즉 같은 성별, 같은 또래의 아이들 100명중에서 키가 작은 순서로 앞에서 3번째 이내로 키가 작은 경우를 말한다. 저신장아는 자기 신체나 일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해 불안, 우울, 대인 접촉 기피 등 여러 가지 정신, 심리적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3세 이후 평균 키보다 약10cm이상 작을 때, 키가 매년에 4cm미만으로 자랄 때, 몇 년간 계속 학교에서 키가 1~3번 정도일 때, 사춘기가 많이 진행되었는데도 키가 몹시 작을 때는 전문의를 찾아 상담을 해 보는 것이 좋다.저신장증은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의 영향을 받으며 다음과 같이 나눌 수 있다. ▶가족성 저신장증 ▶체질적으로 늦게 크는 경우 ▶만성질환(심장, 폐, 신, 뇌질환) ▶영양결핍 ▶모체 감염으로 인한 자궁 내 성장 지연 ▶호르몬 이상(성장 호르몬, 갑상선호르몬 결핍, 당뇨병) ▶골격질환(연골 저형성증, 연골 무형성증) ▶염색체 이상(터너증후군) 등으로 구분된다. 원인을 알아보기 위한 검사는 아이의 신체크기를 정확히 측정해서 표준에 비해 어느 정도 작은지 알아보고 골격 성숙 정도와 성장판 상태를 보는 뼈 사진, 전신적인 몸 상태를 보는 기본 혈액검사, 성장인자 검사, 염색체검사, 갑상선호르몬 검사, 성장 호르몬 검사, 뇌 MRI촬영 등 여러 가지 검사를 할 수 있다. 저신장의 치료는 원인이 다양하므로 각각의 원인에 따라 달라지다. 체질성 성장지연은 6개월 간격으로 성정속도를 검사하면서 기다려 보면 되고, 호르몬 분비 이상이라면 부족한 호르몬을 보충하거나 과다한 호르몬을 억제해야 정상적인 성장이 일어나게 된다. 가족성 저신장의 경우에는 유전적 영향이 매우 중요하므로 인위적인 치료가 한계가 있다. 그러므로 어릴 적부터 영양, 운동, 스트레스, 수면 등의 환경적 요인 중 어떤 것이 성장을 억제하고 키가 크는데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분석하여 장애가 되는 환경요인을 고쳐 나가는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키크기 생활 요법으로는 5대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며, 특히 우유나 뼈째 먹는 생선들을 많이 먹도록 하여 칼슘의 섭취를 늘려야 한다. 운동은 맨손 체조, 수영, 줄넘기, 배구 등 전신을 고루 사용하면서 가볍게 할 수 있는 운동이 좋고 특히, 성장 체조와 같은 스트레칭이 도움이 된다. 생활습관 중에서 스트레스는 성장호르몬 분비를 방해하기 때문에 숙면을 취해야 하며, 될 수 있으면 밤 10시가 되기 전에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것이 좋다.
중부동에 위치한 빵가게 안에서는 연말장사 준비로 무척이나 분주했다. 송년회다 회식이다 온통 술 세상인데 그 곳엔 빵 굽는 냄새 때문인지 땀 냄새 까지도 딸콤하게 느껴졌다. 왼쪽 전영철(27. 부산) 오른쪽 지제나(23세. 중부동)
카타르 도하에서 열렸던 제15회 아시안 게임이 끝났습니다. 대회가 주로 한국시간으로 늦은 밤이나 새벽에 열려 스포츠 마니아들은 열흘 넘게 밤잠을 설치며 경기를 시청했습니다. 스포츠, 특히 탁구, 축구 애호가인 저도 애써 잠을 참아가며 선수단에게 응원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지난 대회에 이어 종합 2위 목표를 달성했으니 그동안 부족했던 잠을 보상받았다며 스스로를 위안 했습니다. 또 불타는 투혼과 화합으로 기량 면에서 한 수 위라던 만리장성을 넘은 배구 경기를 보면서는 그동안 강세 종목이었으나 이번 대회에서는 거의 전멸하다시피 한 구기 종목의 부진을 애써 위로했습니다. 하지만 야구 경기만은 유감입니다. 국민들은 졸전 끝에 대만과 일본에 연패하는 모습을 보면서 ‘국치일, 치욕의 날’이라고까지 분해합니다. 대만이야 전력상 이긴다는 보장이 없었지만 아마추어 선수로 구성된 일본에 프로 선수로 구성된 우리 야구 대표단이 패한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이 잘 안갑니다. 물론 모든 경기는 이길 수도 있고 질수도 있다는 게 극히 상식이기에 결과만을 놓고 논하는 게 아닙니다. 야구팀 패배에 대해 스포츠 전문가들이 내놓는 분석에는 공통분모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우물안 개구리’입니다. 옛말에 ‘지면 한 짐’이란 말이 있습니다. 상대가 아무리 약해보여도 만만히 보았다간 낭패를 당한다는 조상님들이 남긴 경구입니다. 그런데도 국가 간 대항에서 선수들이 보여준 나사 풀린 듯한 투지력, 정신력은 나약하기 이를 데 없었습니다. 그렇게 경기에 대한 치열함이나 집중력이 없으면서 이기길 바란다면 그게 되려 이상한게지요. 그런데도 우린 ‘아시아 쯤이야’ 하는 오만을 가졌던 게 아닌가 합니다. 국제 대회인만큼 아니 어떤 경기든 처음처럼 임해야 했습니다. 우리는 무슨 일을 도모함에 있어 출발은 대의와 상식과 원칙에 충실합니다. 그런데도 지난 봄 WBC에서 4강에 진입한 성적, 프로선수라는 우월감으로 처음처럼을 망각하고 편견과 오만이란 불손한 마음이 싹 터 대사를 그르쳤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번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처음처럼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배워야 합니다. 도하 아시안 게임을 보면서 본지를 생각했습니다. 양산시민신문은 한 해를 시작하면서 독자들이 맡겨주신 일 년, 8천760 시간을 은행에 예치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 시간들을 다 써 갑니다. 그런 지금 본지는 과연 독자들에게 나아가 양산시민들에게 얼마나 충실했는지를 성찰합니다. 지역 정론지로써 대의와 원칙에 제대로 복무했는지도 자문합니다. 행여, 2년 연속 지역신문발전지원 대상사로 선정돼 명실상부한 언론다운 언론으로 평가받기는 했으나 그로인해 자만하지는 않았는지 반성합니다. 지역이 잘 돼야 지역신문이 잘됩니다. 그런 면에서 언론이란 비판성이 생리이지만 단순히 권력에 대한 감시나 비판에서 나아가 잘사는 양산을 위해 지역 의제를 선정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선진 언론의 역할에 제대로 부응했는지 깊이 고뇌합니다. 양산시민신문은 시민들이 양산을 바라보는 창입니다. 그러므로 시민들이 양산시민신문을 통해 양산을 온전히 인식할 수 있도록 새해에도 창을 닦고 또 닦겠습니다. 그 창은 현미경이 되어 행정과 의회와 시민사회를 들여다보며 생겨날지도 모를 병균을 방지할 창입니다. 때로는 소외되고 병든 이들을 들여다보며 세상의 온기를 전하고 또 더러는 천체 망원경 렌즈가 되어 양산의 미래를 앞서 조망해 볼 것입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에 앞서 독자와 양산시민들에게 드리는 약속, 정론지를 갈망하는 시민들의 바람으로 본지가 태어난 그 마음, ‘처음처럼’입니다.
생존 가능성 40%. 사이클 선수 랜스 암스트롱에게 고환암 판정이 내려졌다. 뇌 조직 일부를 잘라내는 수술은 1996년 10월부터 12월까지 계속되었다. 열세 살 때부터 철인 3종 경기를 시작한 암스트롱. 누구보다 강해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암 앞에서는 그도 무기력해질 수 밖에 없었다.“고작 스물 다섯인 내게 암이 찾아왔습니다. 기침하면 나오는 피, 심한 두통, 목의 통증 .... 암은 나의 삶과 내가 누구인가 하는 정체성마저 빼앗아갈 것 같았습니다.”2년 뒤 그는 멈추어 버린 듯한 삶의 열정을 되살리기 위해 다시 페달을 밟았다. 시합에 참여 했으나 비가 계속되는 최악의 날씨로 뼛속까지 스며드는 냉기에 순위는 점점 뒤쳐졌다. 길가에 자전거를 세우고 기권을 해 버리고 싶었다. 그렇지만 중도 포기자라는 꼬리표가 암 만큼이나 싫어서 이를 악물고 달렸다. 결과는 1등보다 30분이나 늦은 기록으로 골인을 했다.“꼴찌로 들어오는 저 불쌍한 선수가 누구이지. 1등보다 30분이나 늦다니..” 관중들의 비웃음 소리가 귀에 생생히 들려왔지만 그는 조금도 개의치 않고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이듬해 지옥의 레이스라 불리는 ‘투르 드 프랑스’에 도전한 암스트롱은 자전거를 타고 해발 2천여미터의 알프스 산맥과 피레네 산맥을 넘어 3천427.5킬로미터를 23일 동안 완주하는 경기에서 우승을 일구어 냈다. ‘투르 드 프랑스’에서 우승할 수 있었던 것은 전혀 미스터리도 아니었고, 기적의 약물 때문도 아니었다. 다른 선수보다 치밀한 훈련과 테크닉의 힘이었고, 투병 경험과 그에 버금가는 희생의 대가였다.그는 1999년, 2002년, 2003년, 2004년에 이어 2005년에도 ‘투르 드 프랑스’에서 우승하였다. 온몸을 부숴버릴 듯한 노력과 함께 흘린 땀이 우승의 비결이었다. 암이 내 육신을 바꾸어 놓은 것은 아니다. 다만 내 정신을 바꿔놓았을 뿐이다고 그는 말한다. 이전에는 게으른 자였으나 암에 걸린 이후 자신에게 기회만 주어진다면 100% 최선을 다자고 다짐을 했다고 한다. 그는 1%의 희망만 있어도 달린다고 했다. 새해가 밝아 온다. 2007년 희망을 갖고 달려가는 한 해가 되길....
윤동주의 ‘별 헤는 밤’에는 어린 시절의 추억을 절실하게 떠올리게 하는 구절이 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벌써 애기 어머니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며칠 전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모르는 사람의 전화라 귀찮아서 받지 않으려고 하다가 겨우 받아보니 당황스러웠다. 시골 중학교에 1학년을 같이 다니던 친구였던 것이다. 어색하게 몇 분 간 통화를 하고서야 옛 친구의 얼굴을 떠올릴 수 있었다. 친구들에 대한 여러 가지 소식을 전해주면서 인터넷에 동창회 카페를 만들었으니 가입을 해달라고 한다. 엉겁결에 그러겠노라고 대답을 한 뒤 카페에 들어가 보니 가입을 할까 말까 망설여졌다. 6년 간 초등학교를 함께 다닌 친구들은 대부분 기억이 나지만 중학교 때 부산으로 전학을 간 터라 중학교 때 친구들은 제대로 기억이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거기다 너무 많은 시간이 지나서 과연 친구들이 기억이나 하고 있을까 하는 걱정도 들었다. 전화를 받고 싱숭생숭하다가 가입을 하고 인사말을 남겨놓았더니, 어떤 친구는 누군지 모르겠고 혹시 간첩이 아니냐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래서 공지사항에 자세한 소개말을 올렸더니, 그 이후로 많은 댓글이 달리고 문자 메시지와 전화가 왔다. 친구들이 보낸 소식들을 살펴보니 중학교 때 전학을 가고 난 뒤 어떻게 되었는지 몹시 궁금했다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모두들 아저씨, 아줌마가 되었더라도 어린 시절 함께 했던 친구들을 그리워하는 나이가 되었다는 생각에 세월이 많이 흘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초등학교 6년을 함께 다니다가 중학교 1학년 때 부산으로 전학을 가서 어린 시절 친구들을 모두 잊어버리고 제대로 친구들을 사귀지 못해 동창회란 것을 모르던 나에게 친구들을 되찾을 수 있게 된 참 기쁜 일이었다. 학교에서 졸업을 앞둔 아이들을 바라보며, 친구들과의 정을 깊이 나누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에 잔소리를 좀 했다. 앞으로 사회에 나가면 지금과 같은 순수한 우정을 나누는 친구를 사귀기란 어려울지도 모르니 남은 기간 서로 아껴주고 좋은 관계로 남도록 노력하라고 말이다. 그리고 동창회가 만들어지지 못한 학교라 아이들에게 동창회의 필요성을 말하고 선배로서 동창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해보지만 아직은 마음에 와 닿지 않는 것 같다. 입시에 찌들고 경쟁에 내몰려 함께 했던 친구들을 잊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안쓰러운 마음이 든다. 얼마 전 어떤 학교에서 동창회비를 걷는 것이 문제가 되었다는 좋지 않은 소식이 있어 아이들이 동창회가 갖는 의미를 잘못 받아들이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든다. 연말연시 많은 학교들의 동창회가 열린다. 우리 아이들에게 동창회의 참된 의미를 일깨울 수 있는 아름다운 얘기들을 어른들이 많이 들려주었으면 한다.
“36여년 교직생활을 하며 원동중학교 이천분교에서 보냈던 3년의 시간이 저에게는 가장 소중했던 것 같아요. 순박하고 해맑은 아이들의 눈빛이 그리워 제 발걸음이 또다시 원동으로 향했네요”지난 9월 원동중 교장으로 부임한 이상춘 교장은 92년 원동중 이천분교에서 교무부장으로 3년간 교직생활을 했다. 3년간의 잊지 못할 추억들이 자신을 원동으로 다시 찾게 만들었다는 이 교장은 무엇보다 선행되어야할 교육은 바로 인성을 기르는 것임을 강조한다. “‘예절바른 학생’이라는 교훈에서도 알 수 있듯이 기본 소양인 인성을 갖춘 학생이 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해요. 삭막한 교실풍경과 딱딱한 사제지간 속에서는 고운 인성이 나올 수 없어요. 그래서 ‘사랑의 대화 나누기’같은 특색교육이 굉장히 중요해요”또한 창의성과 더불어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자기 주도적 교육습관 역시 강조한다. “우리 아이들에게 자연보다 좋은 교육은 없어요. 자연과 호흡하며 생활한 아이들이 펼치는 상상의 나래는 무궁무진해요. 시골학교에서만 할 수 있는 자연과 함께 하는 교육이 아이들에게 창의성을 가져다줘 정형화된 교육이 아닌 자기 주도적 교육습관을 길러줘요” 이 교장은 부산에 가족들이 있어 출퇴근 생활을 해야 하지만 많은 날을 학교 숙직실에서 보내며 ‘기러기 아빠’를 자청하고 있다. “수업종이 땡하고 울리면 집으로 향하는 교장의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어요. 방과 후 학교가 텅 비어 있지 않고 학교를 책임지고 대화를 할 수 있는 교장이 학교를 지키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아이들과 교직원들에게 힘이 될 것 같아요”이 교장은 마지막으로 원동중이 마을에서 가지는 남다른 의미를 피력했다. “시골학교는 단순히 학생들이 교육을 하는 공간만이 아니예요. 그 마을사람들의 문화공간이자 체육공간이며, 유익한 정보와 지식을 교환하는 또 다른 배움의 공간이죠. 앞으로도 열린 학교를 실천하는 지역 공동체 참여의 장이 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소규모 시골학교가 이런 대회에서 뭘 하겠어? 그냥 참가하는데 의의를 두는 거지’라고 생각하면 정말 큰 오산이다. 원동중은 소규모 학교이기에 적은 수의 학생들이 대회에 참가하지만 각종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둬 주위 학교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특히 기발한 창의력을 필요로 하는 과학 분야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둬 시골학교의 저력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올해 시에서 열린 초·중·고 과학경진대회에서 글라이더 부문 최우수상을 받는가 하면 고무동력기 부문과 물로켓 부문에서는 각각 장려상을 받는 기쁨을 안았다. 게다가 글라이더 부문은 시 대표로 경남도 과학대회에 참가해 장려상을 받기도 했다.뿐만 아니라 교기로 지정된 탁구종목에서도 우수한 실력을 자랑하며 경남 초·중등 체육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상춘 교장은 “많은 대화를 통해 우리 학교 교사들은 누구보다도 학생 개개인의 능력과 재능을 잘 알기 때문에 그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빨리 열어줄 수 있다”며 “그러기에 학생 개개인이 느끼는 성취도와 자신감이 향상되어 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얼마 전 양산자랑탐구사례발표대회에서 우수상을 차지한 학생들과 책임교사가 대회상금으로 전교생이 먹을 수 있는 다과를 사와 한바탕 다과파티가 벌어지기도 했다”며 “소소한 나눔이지만 정이 넘치는 다과파티를 통해 마치 전교생이 수상의 영광을 차지한 것 같은 기쁨을 맛보았다”고 말했다.
원동면 토곡산 기슭에 자리 잡은 원동중학교는 전교 3학급의 41명 학생이 있는 소규모 시골학교이지만 스승과 제자간의 사랑 수치는 어느 학교보다도 크다. 사제지간을 넘어 형제처럼 자매처럼 때로는 친구처럼 생활하며 사랑을 쌓아가고 있는 원동중학교 교육 현장 속으로 들어가 보자.
--------------------------------------------“선생님, 대화해요”원동중학교 홍윤선 학생이 자신의 결연 교사에게 핸드폰 문자 메시지로 대화를 신청한다. 여느 학교의 교사가 이런 문자를 받았다면 ‘학생이 큰 고민이 있어서 나에게 상담을 요청하는구나. 무슨 일이지?’라고 지레짐작해 걱정이 앞서기 일쑤일 것이다.하지만 원동중에서는 이런 대화 신청이 너무나 일상적이고 자연스러운 일이 되어 버렸다. 그것은 바로 원동중 학생들에게 선생님은 형이자 선배이자 친구이기 때문이다. 1교사 5학생 ‘사랑의 대화’ 결연 맺어원동중은 ‘사랑의 대화 나누기’를 1교 1특색 과제로 두고 있다. 한 교사가 다섯 학생과 결연을 통해 상담이나 대화를 통해 학생들의 인성지도와 행복한 학교생활을 돕고자 운영되는 것으로, 한 번 맺은 결연 관계는 학생들이 졸업할 때까지 지속된다. 그 때문인지 점심시간이나 쉬는 시간에 교사와 학생들이 휴게실과 등나무 벤치 등 학교 곳곳에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이처럼 개인별 대화 외에도 월별 다양한 주제를 정해 5~6명이 함께 2주에 한번 정기적 대화를 갖는다. ‘화가 날 때 자신을 다스릴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말하기’, ‘오늘 하루 동안 내가 한 일 가운데 가장 후회스럽거나 반성되는 일 세 가지 말하기’ 등 평소 간과해 버리기 쉬운 주제로 편안하고 솔직하게 대화를 나눔으로서 청소년기에 가질 수 있는 문제점을 미리 방지하고 학생들이 긍정적인 인생관을 가질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방과후, 주말에도
이어지는 사랑의 대화하지만 원동중 학생의 ‘교사와의 대화습관’은 비단 이같은 과제 때문만은 아니다. 시골학교 특유의 진솔함과 소박함이 교육과정 내내 묻어나 교사와 학생들과의 교감이 자연스럽게 이뤄지기 때문이다. 원동중은 3학년 17명, 2학년 13명, 1학년 11명으로 모두 3학급 41명의 소규모 학교이기에 교사와 학생이 칠판과 교과서가 아닌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수업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것은 당연지사. 이 때문에 여느 중학교의 수업시간과는 다른 대화와 소통이 있는 수업이 이뤄지고 있다. 또한 방과 후면 교사와 학생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운동장에 나와 족구경기를 펼치고, 주말이면 함께 낚시나 등산을 즐기며 형제처럼 자매처럼 그리고 친구처럼 그렇게 학교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학생들에게는 학교 스쿨버스 외에도 결연교사의 자가용이 또 다른 스쿨버스 역할을 하고 있어 방과 후 집으로 향하는 길이면 어김없이 대화의 장이 열리곤 한다. 송윤화 교사는 “많은 학생들이 격식을 갖추지 않은 자연스러운 대화 속에서 자신이 처한 열악한 가정생활, 친구들 간의 관계 그리고 그에 따른 고민들을 털어놓고 있다”며 “이런 대화를 통해 불안한 심리상태가 치유되고 학교폭력이 예방되는 등 다양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보건소(소장 조현둘) 직원들과 바르게살기협의회(회장 정재환) 회원들은 지난 20일 연말연시를 맞아 시외버스터미널 앞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절주 캠페인'을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