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반 위의 시인'이라 불리는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지난해에 이어 오는 15일 오후 7시 30분 양산문화예술회관을 찾는다.지난해 4월, 베토벤 전곡 녹음 프로젝트에 돌입한 그가 드디어 두 번째 음반을 발표하며 베토벤을 집중 조명하고, 베토벤 음악에 영향을 준 모차르트와 영향을 받은 슈톡하우젠의 곡들을 아우르는 '백건우 피아노 리사이틀'을 갖는 것이다. 섬세한 손놀림으로 천상의 소리를 표현하는 그의 모습이 기대되는 가운데 같은 프로그램이지만 타 시도에 비해 훨씬 저렴한 티켓 값도 눈길을 끈다. 클래식 음악의 저변을 넓히기 위한 시의 파격적인 지원으로 원주, 전주, 광주, 울산 시민들보다 부담 없이 공연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14일 열리는 울산공연은 R석 6만원, S석 4만5천원, A석 3만원이며, 26일 원주에서 열리는 연주회는 R석 10만원, S석 8만원이다. 하지만 15일 양산 공연은 R석 2만5천원, S석 2만원, A석 1만5천원으로 시민들은 전국에서 가장 저렴한 가격에 세계적인 무대를 접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갖게 됐다. 이번 연주회에서는 모차르트의 '론도', 베토벤 '소나타 제27번,28번', 슈톡하우젠 '클라비어슈티케IX 등이 펼쳐진다. 한편 베토벤의 중기 소나타 (16번∼26번)를 담은 첫 앨범에 이어 이번에는 1번부터 15번까지 초기 15곡이 담긴 앨범을 발표한 피아니스트 백건우는 11일 대구 연주회를 시작으로 10개 도시 순회공연을 갖는다. (공연 문의 : 문화예술회관 380-4131)
틈틈이 배우고 익힌 여성들의 실력을 뽐내는 제8회 양산여성 작품발표회 및 전시회가 지난 6일을 시작으로 7일간 여성복지센터에서 열린다. 여성복지센터 제4기 수강생 1천여명이 참가한 이번 행사는 민요, 동화구연 발표를 시작으로 생활비즈, 서예, 종이접기, 생활한복, 퀼트 등 다양한 작품이 전시돼 감탄을 자아냈고 피부 관리법, 수지침 등 시민들을 위한 다양한 참여마당이 열리고 있다.
올겨울부터 시민들은 집 앞에 내린 눈을 일정시간 안에 치워야 한다. 개정된 자연재해대책법을 근거로 한 <양산시건축물제설및제빙책임에관한조례>가 지난달 8일자로 제정ㆍ공포됨에 따라 시민들의 '내 집 앞 눈치우기'가 의무사항이 됐다. 조례안에 따르면 건축물 소유자나 관리자 등은 건축물 주변의 보도와 뒷길, 보행자전용도로(폭 3m, 도로의 중앙부분까지)에 대한 제설, 제빙작업을 눈이 그친 때로부터 3시간 안에 끝마쳐야 한다. 또 야간에 눈이 왔을 때에는 다음날 오전 11시까지, 하루에 10cm이상 내리면 24시간 이내에 치워야 하며, 건축물 관리자는 해마다 12월 15일부터 다음해 3월 15일까지 제설, 제빙 도구를 비치, 관리해야 한다.조례안을 지키지 않을 경우 형사처벌이나 과태료 부과 등 강제조항은 없지만 쌓인 눈을 치우지 않아 안전사고가 발생할 경우에는 민사상 책임을 지는 등 불이익이 발생할 수도 있다.
시 교육청(교육장 이상복)은 겨울방학을 앞두고 학원과 교습소 등에 오는 10일부터 내달 31일까지 2개월간 특별지도 단속을 펼친다고 밝혔다. 이번 특별단속은 허위ㆍ과장 광고, 고액 과외 등 학원의 불법 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것으로 특히 대학수학능력시험 이후 수험생을 대상으로 한 고액 논술특별반 운영 등을 집중 단속한다는 방침이다. 단속방법은 시 교육청 사회체육담당직원이 2인 1조가 되어 기존의 지역별 정기점검과 더불어 불시점검을 병행한다. 지도점검사항은 수강료 과다징수, 게시사항 미이행, 허위개시, 강사명의 계좌입금, 신용카드ㆍ현금영수증 거부행위, 국내외 무자격 강사 채용 여부, 허위ㆍ과대 광고에 의한 수강생 모집, 무등록 학원ㆍ교습소ㆍ개인과외교습자 등이다.
<진실ㆍ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 기본법>에 따라 지난 1년간 시에서 접수한 과거사 진실규명 신청 가운데 6.25 집단희생 사건에 대한 진실 규명 신청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두 52건이 접수된 가운데 40건이 6.25 집단희생(보도연맹)으로 나타나 지역에서 보도연맹에 대한 재조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시에 접수된 신청 내용에 따르면 양산에서도 강제로 보도연맹에 가입된 후 전쟁이 일어나자 지금의 경찰서 옆 목화창고에 갇혀 있다 동면과 부산 금정구 청룡동 계곡 등에서 무차별 학살당했다는 내용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이에 대한 진상규명이 요구되고 있다. 또한 민간인 학살 문제를 위한 경남지역 모임이 발표한 경남지역 민간인 학살사건 진상 보고서에서 양산은 전쟁이 일어난 1950년 경찰에 의해 350여명이 학살되었다는 내용을 기록하고 있다. 보도연맹은 1949년 좌익 운동을 하다 전향한 사람들로 조직한 반공단체로 정식명칭은 '국민보도연맹'이다. 하지만 이승만 정부에 의해 사상적으로 낙인이 찍힌 사람들을 대상으로 거의 강제적으로 보도연맹 회원 명단에 올라간 사람들이 상당수 있었으며 지역별 할당제까지 존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양산에서는 4.19 혁명 이후 보도연맹 유족회를 결성하여 춘추공원에 위령비를 건립하고 위령제를 지내왔지만 5.16 군사 쿠데타 이후 묘와 위령비를 훼손해 지금은 흔적을 찾을 수 없게 되었다고 유족들은 주장하고 있다.
내년 5월 입주 예정인 물금 신도시 2단계 구간에 대해 시와 토지공사가 합동으로 기반시설과 운영 실태에 대한 점검을 벌일 예정이다. 지난 4일 시에 따르면 내년 5월, 5개 공동주택 단지(3천677세대)가 입주할 예정인 물금 신도시 2단계 구간에 대해 토지공사와 함께 5개팀 24명으로 구성된 합동점검반을 편성, 오는 14~15일 이틀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점검은 주거, 교통, 교육 3개 분야 공동주택, 상ㆍ하수도, 전기, 통신, 난방, 도시가스, 녹지공원, 도시철도, 교통안전시설, 대중교통망, 학교시설 등 14개 시설에 대해 집중적으로 실태를 파악해 입주 전 시민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물금 신도시 2단계 구간 내 올해 개교한 신주중학교와 물금동아고 주변 통학로가 정비되지 않아 학부모들의 민원이 끊이질 않았다는 점에서 토지공사와의 합동점검이 실효성을 거두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구간 내 내년 개교 예정인 범어중학교와 범어1초등학교(가칭)가 유사한 민원이 발생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주민생활과 직결된 도시기반시설을 대상으로 입주하는 주민들에게 이번 합동점검이 쾌적한 주거환경을 제공하는 효과를 거두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우수 고교를 만들고 성적이 좋은 학생이 명문대학에 진학할 수 있도록 장학금을 지원하는데 우선순위를 두겠습니다"지역교육발전을 위한 인재를 육성한다는 취지로 설립된 양산시 인재육성 장학재단이 지난 4일 발기인 창립총회를 개최해 이같이 밝혔다. 이날 열린 발기인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안윤한 국립한의학전문대학원 유치위원장을 이사장으로 선출하고 오근섭 시장을 비롯해 교육계, 금융계 등 각계각층의 대표 17명으로 장학재단 이사회를 구성했다. 양산장학재단은 앞으로 5년간 50억원의 자금을 모은다는 목표로 시가 절반을 분담하고 나머지는 기업인, 출향인사 기부, 시민모금운동 등을 통해 확보할 계획이다. 이렇게 구성된 운영기금으로 학업성적 우수학생, 우수대학 진학생은 물론 예능, 체육, 기능 우수학생에게 학자금을 지원하고 우수학술단체와 개인에 대한 연구활동 지원과 함께 교육환경개선사업비 지원도 이뤄진다. 안 이사장은 "양산이 지난 30여년간 기업증가와 함께 양산신도시 조성, 대규모택지 개발 등으로 외형상 비약적인 발전을 해왔으나 교육여건은 여전히 열악한 상태"라며 "교육발전에 대한 시민욕구와 맞물려 부산대 양산캠퍼스 조성, 한의학 전문 대학원 설립 등으로 획기적인 교육발전의 계기가 마련된 만큼 장학재단을 교육성장의 동력으로 활용해 명실상부한 교육도시로 거듭나게 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한편 시는 지난 8월 17일 '양산시 인재육성 장학재단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지역인재를 발굴ㆍ육성할 수 있는 장학재단 지원의 법률적 근거를 마련했다. 또한 시는 장학재단 운용 기금에 필요한 출연금 5억원을 확보하고 있어 법인설립 허가절차만 남겨두고 있다. 장학재단 기금 목표액은 1단계 50억원을 조성하기로 하는 한편 장학재단 설립이 지역의 교육발전과 시민들을 위한 사업임을 적극 홍보하고 시민과 출향인, 기업인들이 기탁할 수 있는 외부 기탁금 접수창구를 개설, 내년부터 상시 운영하기로 했다.이와 함께 시는 올 연말까지 경남도교육청으로부터 허가승인을 받은 후 재단을 설립해 내년초부터 운영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8월부터 버스정류장에서 버스 도착 시간을 손쉽게 알수 있게 된다.지난 4일 시에 따르면 사업비 64억원 가운데 시비 16억원이 투입되는 광역버스정보시스템이 내년 8월 사업완료를 목표로 추진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산광역시와 함께 진행하는 광역버스정보시스템 사업은 내년 8월 완료를 목표로 양산의 경우 부산을 오가는 주요 노선인 구포~호포 지하철역~터미널~하북 순지리 국도 35호선 구간과 명륜동~동면 여락리~웅상읍 삼호리 국도7호선 구간, 동면 사송~터미널 지방도1077호 구간, 중앙동 신도시 지역에 버스운행정보를 알 수 있는 단말기 60개를 설치해 시민들에게 편의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한편 버스정보시스템은 시청 홈페이지와 ARS 전화를 통해서도 버스운행정보를 실시간으로 시민들이 정보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정보시스템을 연계할 계획이다.
무역의 날을 맞이하여 열린 기념 표창식에서 양산소재 기업체인 넥센타이어(주)(대표 강병중)가 '3억불 수출탑'을 수상했다. 지난 30일 산업자원부 주관으로 열린 이번 행사에서는 수출 3천억불 달성에 기여한 1천312개 기업과 761명의 수출유공자를 선정해 각각 수출탑과 산업 훈·포장 및 표창을 수여했는데 그 가운데 넥센타이어(주)가 양산지역 기업체 가운데 가장 높은 수출액을 달성한 것이다. 또한 3억불 수출탑과 더불어 수출유공자부분에서 넥센타이어는 김기관(과장), 주병돈(직장)씨가 각각 산업자원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한편 이번 기념 표창을 수상한 양산 업체는 조광요턴(주)이 5천만불탑, 쿠쿠전자(주)가 1천만불탑, (주)동화T.C.A와 (주)청운하이테크가 5백만불탑, 대한정밀공업(주), 와이케이씨테크(주), 캠아이티(주)가 3백만불탑, (주)한울에이치엔피이가 1백만불탑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북정동 택지지구에 영화 '성난 펭귄'(감독 박상중)의 세트장이 마련됐다. 이 영화는 '범죄의 재구성'에서 김선생과 얼매로 호흡을 맞췄던 백윤식과 이문식이 만난 두 번째 영화로 관심을 끌고 있다. 백윤식은 틀에 박히지 않은 색다른 형사로, 이문식은 딸을 둔 은행털이범으로 각각 캐스팅됐으며, 이문식과 함께 은행을 터는 은행털이범에 박효준, 은행여직원에 한여운 등이 각각 캐스팅됐다. 이 영화는 양산, 부산, 마산 등지에서 촬영을 한 후 다음해 하반기에 개봉할 예정이다.
경작지로 이용되고 있는 물금읍 서부에서 증산리 호포까지 5.97㎞ 구간 낙동강 하천부지에 시민 공간을 조성한다는 계획이 시행을 앞두고 있다. 시는 지난달 1일부터 25일까지 시청홈페이지를 통해 '낙동강 양산1지구 하천환경정비사업 주민 설문조사'를 실시해 모두 72명이 참여했다. 낙동강 양산1지구(물금리 서부~증산리 호포) 하천환경 정비사업은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 하천부지 내 생태습지, 생태학습공간 조성, 잔디광장, 산책로 등을 사업비 372억원을 투입해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국토관리청의 협조 요청에 따라 시는 지난달 25일 홈페이지를 통한 여론조사를 마쳤지만 참여인원이 적어 추가로 읍ㆍ면ㆍ동별로 직접설문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사업지역은 현재 물금 지역 농민들이 하천부지를 임대해 농사를 짓고 있는 곳으로 2004년 계획이 발표되자 해당 농민들의 반발에 부딪혀 주민설명회가 무산되는 등 난항을 겪어왔다. 하지만 국토관리청은 생태공간과 시민공간을 조성하기 위한 실시설계 용역을 발주하고 이번달 말 최종 결과가 나오는 데로 농민들에게 사업 당위성을 설명하는 등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국토관리청 관계자는 "주민들의 반대로 현지조사가 어려운 점이 있었지만 수차례 주민설명회를 통해 사업의 당위성을 충분히 설명해왔다"며 "앞으로 친환경 하천정비방안을 마련해 양산시와 협의를 거쳐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에 실시한 설문조사를 살펴보면 양산1지구에 대한 환경만족도는 불만족스럽다는 의견이 54%(39명)이었으며 친수공간 조성 사업에 대한 반응은 만족스럽다는 의견이 73%(52명)으로 낙동강변 환경정비사업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호빵, 코코아 판매 수익금 전액 기부
이달 말까지 중고 학용품 모아 전달 "네팔 아이들이 연필 대신 망치를 쥐고 돌을 깨고 있어요. 돌가루가 튀어 시력도 잃고, 손가락도 다치면서 하루 종일 자갈을 만들어 보지만 고작 물 한 병 살 수 있는 돈밖에 벌지 못해요. 이 아이들의 손에 연필과 함께 희망을 쥐여 주고 싶어요"양산여자고등학교(교장 김보안) 편집부 '참1719' 도의령(편집부장. 2학년) 학생의 말이다. 해마다 학교 축제인 '새빛제'에서 주제가 있는 사진전으로 주목 받아왔던 참1719는 올해도 '네팔 아이들에게 희망을'이라는 주제로 사진전을 열어 여고생들의 따뜻한 마음을 다시금 보여줬다. 참1719는 지난달 양산외국인노동자의 집에서 주최한 인권강좌 중 '네팔의 돌 깨는 아이들'이란 강좌를 듣고 이 아이들을 위한 사진전을 해보자는 의견을 모았다. 이를 위해 네팔 아이들을 돕고 있는 '네팔 아이 학교 보내기 캠페인을 함께 하는 어른들의 모임'을 통해 네팔 아이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 20점을 지원 받았다. 또 김보안 교장의 풍경사진 6점과 학생들의 일상이 담긴 사진들을 모아 조그마한 사진전을 꾸렸다. 사진전과 함께 호빵과 코코아를 판매해 모은 수익금을 '네팔 아이 학교 보내기 캠페인을 함께 하는 어른들의 모임'에 전액 기부한다는 계획이다. 또 이달 말까지 학생들에게 연필, 지우개 등 중고 학용품 40kg을 모아 네팔을 방문할 계획인 양산외국인노동자의 집을 통해 네팔 아이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도의령 학생은 "2000년을 기준으로 네팔에서는 15세 미만의 아동 250만 명이 경제활동을 하고 있지만 겨우 물 한 병 살 돈 밖에 벌지 못해 학교를 갈 수 있는 여건이 되지 못한다"며 "약 10만원이면 1년 동안 한 명의 아이가 학교를 다닐 수 있다고 하니 우리들의 조그마한 정성이 단 몇 명의 아이들이라도 노동시장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다"고 학생들의 많은 참여를 부탁했다. 편집부원의 설명을 들으며 사진전을 지켜본 이리경(1학년) 학생은 "멀리 떨어진 곳의 얼굴도 모르는 네팔 아이들이지만 사진을 보니 바로 내 친구의 일처럼 가슴이 너무 아프다"며 "넉넉하게 먹고 쓰는 우리들의 모습을 반성하게 됐으며 조금이나마 이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며 집에서 안 쓰는 학용품을 모아 꼭 기증하겠다고 전했다.
올겨울은 눈이 많을 거라는 기상청예보를 들었다. 하지만 양산에서 제대로 눈구경을 하기란 쉽지 않다. 지난해 소백산으로 눈꽃여행을 떠난 것이 생각나 이렇게 담아 보았다. 이번 주말은 설국으로 여행을 한번 떠나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일 것 같다.
160호 만평
“도서관 공사를 하는 중에 틈틈이 들여다보고 했는데 이렇게 예쁜 도서관이 생겨 너무 좋아요”
좌삼초(교장 하옥진) 87명 학생들의 입가에 함박웃음이 활짝 폈다. 새롭게 확 달라진 도서관을 들여다보기만 해도 즐겁다. 지난 6일 좌삼초 다목적실에서는 내외빈 7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좌삼 꿈샘 도서관 개관식이 열렸다. 꿈샘 도서관은 책 읽는 사회 문화재단과 삼성, 한겨레신문이 공동으로 지원하는 ‘희망의 작은 도서관 만들기’사업인 농산어촌 학교도서관 리모델링 프로젝트로 11월 16일 착공을 시작해 지난 2일 완공했다.교실보다 넓은 공간에서 새롭게 문을 연 꿈샘 도서관은 기존의 도서 1700여 권에서 기증도서 1400여권, 컴퓨터 4대, DVD 50장, 아늑한 소파, 온돌마루, 빔 프로젝터 등이 더해진 연두빛깔의 현대화 도서관으로 탈바꿈했다. 도서관이 마을 주민들과 온 가족이 함께 찾을 수 있는 주민 사랑방이자 학생들이 언제나 찾고 싶은 도서관으로 변한 것이다. 서현진(13) 학생은 “도서관이 새 단장을 해 앉아서도 읽고 누워서도 읽고 친구들과 마음껏 책을 읽을 수 있어 기뻐요”라고 말했다. 하옥진 교장은 “아이들의 희망이 될 도서관이 생겨서 기쁘다. 다양한 독서권장프로그램을 운영해 문화적으로 소외받고 있는 우리 아이들이 도서관에서 무궁무진한 창의력을 키울 수 있게 노력할 것이며, 365일 주민들과 학생들이 함께하는 도서관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한편 좌삼초와 함께 ‘희망의 작은 도서관 만들기’사업에 선정된 원동초(교장 한균)는 오는 19일 도서관 개관식을 갖고 꿈나무들의 터전으로 가꾸어갈 예정이다.
2004년 12월부터 시작된 웅상 출장소 설치와 분동에 관한 논란이 지난 시의회 정례회에서 분동 관련 조례안을 승인함으로써 긴 논란의 끝이 보이고 있다. 처음 늘어나는 민원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웅상발전협의회에서 출장소 설치를 건의한 것이 출장소 설치를 위한 논의의 시작이었다.
내년 4월 '웅상읍'은 역사의 한 장으로 지나가고 서창동, 소주동, 평산동, 덕계동이라는 이름으로 웅상 지역은 지난 1991년 읍 승격 이후 새로운 발전의 계기를 모색하게 되었다. ---------------------------------------서창동, 소주동, 평산동, 덕계동.내년 4월부터 '웅상읍'이라는 행정구역은 사라지고 4개동으로 개편되면서 웅상 지역은 새로운 발전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지난 7일 시의회(의장 김일권) 정례회를 통과한 분동 관련 조례안에 따라 분동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집행부 역시 분동을 대비한 준비에 분주한 모습이다. 아직 분동의 원래 목적이었던 출장소 설치 문제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지만 내년 4월까지 출장소 설치와 분동이 함께 이루어질 수 있도록 준비한다는 것이 시의 입장이다. 출장소 설치를 위한 기구ㆍ조직 개편 조례안은 출장소를 설치할 때 행정자치부와 경남도로부터 승인받은 시 전체 직제와 정원에서 본청 1개국을 축소해야 하는 상황이 해소되는데로 이루어질 전망이다. 현재 5급 민원출장소장이 4급 출장소장으로 승격됨에 따라 본청 4개국을 유지하기 위해 시는 행정부와 경남도에 4급 1명 증원을 요청하고 대통령령의 개정을 기다리고 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연말까지 행정자치부가 개정령을 입법예고할 예정"이라며 "1개국 축소로 인한 민원 불편 등의 상황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개과정처음 웅상발전협의회의 건의에서 시작된 분동 문제는 웅상지역에 늘어나는 행정수요를 해결하기 위한 출장소 설치가 핵심이었다. 시는 출장소 설치를 위해 대통령령까지 개정하는 등 적극적인 의지를 보였지만 진행 과정에서 일부 주민들의 이해관계와 시의 어설픈 행정처리 등이 맞물려 난항을 겪게 되었다. 특히 출장소 설치를 위해 분동이 불가피하다는 시의 입장과 달리 인근 김해 장유가 2005년 분동을 하지 않고 출장소를 설치하자 동 전환에 따른 각종 농어촌 혜택 상실 등을 이유로 주민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혔다. 하지만 시는 장유의 경우 구 전환을 전제로 출장소 설치가 허가된 사안이라며 시의 상황과는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며, 분동을 통해 난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는 웅상 지역 도시계획을 새롭게 수립해 체계적인 발전계획을 수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분동 찬반 여론이 분분한 가운데 지난해 11월 웅상 출장소 설치와 동 전환 관련 설문조사 결과 찬성의견이 반대의견보다 높게 나오면서 분동 문제는 새로운 국면을 맞았지만 3대 시의회는 심의보류를 반복하면서 관련 조례안이 자동 폐기된 채 5.31 지방선거를 맞게 되었다. 선거 기간 동안 공개적인 분동 관련 논의는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웅상 지역 출신 시의원 후보들은 저마다 분동에 대한 여론을 수렴하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분동이 타당하다는 결론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지방선거 이후 새롭게 구성된 4대 시의회는 분동을 보다 유연한 시각으로 논의해왔지만 지난달 30일 마친 제85회 임시회에 상정된 분동 관련 조례안을 심의보류하면서 부담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제 남은 절차는 현재 민원출장소를 폐지하고 4급 사무관이 소장을 맡는 출장소를 신설하는 일이 남았다. 현재 대통령령 개정을 기다리고 있는 행정기구와 조직 개편 조례안은 내년 4월 이전에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동 체제를 맞이하는 웅상 지역에 시가 주장한 것과 같은 발전 방안을 하루속히 내놓는 것이 농어촌 혜택 상실과 세 부담 증가 등으로 반발해온 주민들의 마음을 다잡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2년여 동안 웅상 지역을 들끓게 했던 웅상 분동이 시의회의 심의를 통과했다. 지난 7일 시의회(의장 김일권)는 제86회 2차 정례회에서 <양산시 읍면동 설치와 관할구역 획정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양산시 이·동 명칭과 구역 획정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양산시청 및 읍면동 사무소 소재지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양산시 이통반 설치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등 분동과 출장소 설치에 관한 조례안을 심의한 결과 부칙에 내년 4월부터 시행키로 명시하고 조례안을 승인했다. 따라서 내년 4월이면 지난 1991년 면에서 읍으로 승격된 지 16년만에 동으로 전환된 ‘웅상읍’이라는 이름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고 서창동, 소주동, 평산동, 덕계동 등 4개동으로 행정구역이 개편된다. 시 관계자는 “인구 7만4천여명의 웅상 지역에 원활한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고 도시 기능을 살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출장소 설치 등 기구 개편을 위한 조례도 빠른 시일 내에 시의회의 승인을 얻어 내년 4월부터 동체제로 웅상 지역의 발전을 이끌어 갈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출장소 설치는 기구와 직제에 대한 행정자치부의 법령 개정 이후인 내년 상반기 중 이루어질 전망이다.
신규 아파트 분양이 늦춰지면서 냉각기에 접어든 아파트 시장이 여전히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30일 건설교통부가 공개한 전국 3/4분기 아파트 실거래가 공개 결과에 따르면 지난 2/4분기 공개 결과와 비교할 때 거래량은 감소했을 뿐 아니라 아파트 가격 역시 상승폭이 미미한 것으로 분석됐다. 양산의 경우 3/4분기 동안 499건이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신도시 1단계 상록경남아너스빌아파트 45평이 2억1천100만원으로 가장 비싸게 거래됐다. 신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지난 2/4분기와 거래가를 비교할 때 아파트 가격이 소폭 상승하거나 하락했지만 변동폭은 2~300만원내외인 것으로 집계됐다. 실거래가를 아파트별로 평균집계한 결과, 신도시 쌍용아파트(29평)는 지난 2/4분기에 1억3천243만원에 거래되었고 3/4분기에는 1억3천850만원에 거래되어 607만원 가격이 상승했지만 같은 기간 롯데청어람아파트(24평)는 1억1천116만원에서 1억740만원으로 거래가가 376만원 하락했다. 거래량은 10건 이상 거래된 500세대 이상 아파트 단지의 실거래가를 공개했던 2/4분기의 경우 612건인 데 반해 전체 아파트 단지를 대상으로 공개한 3/4분기 거래량이 499건에 그쳐 아파트 거래가 정부의 부동산 정책, 경기 침체 등과 맞물려 축소되고 있는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가장 거래량이 많았던 아파트 단지는 웅상읍 소주리 장백아파트(천성리버타운)로 기간 동안 41건이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지난 9월말 3천43세대로 집계되었던 미분양 아파트는 10월말 2천237세대로 수치상으로 급격한 감소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500여 세대를 분양키로 했다 분양승인을 취소한 업체로 인한 자연감소라는 점에서 여전히 부동산 시장의 전망은 밝지 않다는 분석이다. 내년 5월 입주 예정으로 분양 중인 물금 신도시 2단계 내 5개 아파트 단지 역시 2개 업체만 80~90%의 분양률을 보이고 있지만 또 다른 한 업체는 10% 내외의 분양률을 보이고 있어 나머지 업체들이 분양 시점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이미 입주가 완료된 신도시 1단계 구간 내 아파트는 평당 500만원선에서 거래가 안정되어 있지만 물금 신도시 2단계 구간에는 최초 평당 620만원 선에서 거래될 것으로 기대되었던 물량들이 일부 마이너스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투기과열지구 지정 이후 가격 조정기를 맞은 양산 부동산 시장이 점차 냉각기를 거치면서 앞으로 신도시 사업을 통해 인구 50만 도시로 만들겠다는 시의 계획에 ‘빨간 불’이 켜지게 된 셈이다. 따라서 도시 환경 정비, 교육 여건 개선 등 인구 유입을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소설(小雪) 지나고 눈 소식이 들린다. 노무현 대통령이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임기 못 마친 첫 대통령이 안 됐으면 좋겠다고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권력행사 좌절 … ‘계산된 비명’]이라는 제목으로 일간지가 대응하고 있다. 대통령과 중앙일간지가 어느 정도 뒤틀려 있는지 알 수 있게 하는 제목이다.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하지만 절이 싫은 게 아니라 절을 운영하는 방식이나 구조가 잘못되어 싫다면 그 운영방식이나 구조를 올바르게 뜯어 고쳐야 한다. 대통령이 저항에 못 견뎌 도망쳐서는 안 될 일이다. 물러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세상만 시끄러운 게 아니다. 학교에서, 집에서 아이들과 대화가 잘 풀리지 않는다. 무언가 잘 풀어내지 못하고 있다. 이런 때면 떠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지만 세상과 내 자신의 시끄럽고 힘든 현실로부터 떠나 한동안 숨어 살고 싶다는 생각에 젖어들 때가 있다.첩첩산중에도 없는 마을이 여긴 있습니다. 잎 진 사잇길, 저 모래 둑, 그 너머 강기슭에서도 보이진 않습니다. 허방다리 들어내면 보이는 마을 // 갱(坑) 속 같은 마을, 꼴깍, 해가, 노루꼬리 해가 지면 집집마다 봉당에 불을 켜지요. 콩깍지, 콩깍지처럼 후미진 외딴 집, 외딴 집에도 불빛은 앉아 이슥토록 창문은 모과(木瓜)빛입니다. // 기인 밤입니다. 외딴 집 노인은 홀로 잠이 깨어 출출한 나머지 무를 깎기도 하고 무를 깎다, 문득 바람도 없는데 시나브로 풀려 풀려 내리는 짚단, 짚오라기의 설레임을 듣습니다. 귀를 모으고 듣지요. 후루룩후루룩 처마깃에 나래 묻는 이름 모를 새, 새들의 온기(溫氣)를 생각합니다. 숨을 죽이고 생각하지요. // 참 오래오래, 노인의 자리맡에 밭은 기침 소리도 없을 양이면 벽 속에서 겨울 귀뚜라미는 울지요. 떼를 지어 웁니다. 벽이 무너지라고 웁니다. // 어느덧 밖에는 눈발이라도 치는지, 펄펄 함박눈이라도 흩날리는지, 창호지 문살에 돋는 월훈(月暈).-박용래의 「월훈(月暈)」전문첩첩산중보다 더 깊이 들어앉아 가려진 굴 속 같은 강마을. 함정 속처럼 감추어진 마을. 그 마을에서도 외딴 집. 창호지가 모과 색으로 바랜, 콩깍지처럼 나지막하고 작은 집. 긴 밤 이슥토록 모과 빛으로 밝혀진 작은 창.노인은 홀로 잠이 깨어 무를 깎기도 한다. 바람도 없이 시나브로 풀려 내리는 지푸라기의 설레임을 듣는다. 후루룩후루룩 처마깃에 나래 묻는 밤새들의 온기를 생각한다. 조용한 세계다. 벽이 무너져라 우는 귀뚜라미 소리가 오히려 더욱 고요하고 적막한 느낌을 자아내게 만든다.펄펄 함박눈이 흩날려 창호지 문살에 눈이 쌓여 월훈(달무리)같은 무늬를 만든다. 창호지 한 장으로 안과 밖을 나눈 방 안 역시 눈을 녹이지 않을 만큼 차기만 하다.깊은 산골보다 더 깊이 굴속처럼 감추어진 강마을 외딴 집의 고요함과 그 고요한 겨울밤을 밝히는 노인이 쓸쓸히 살아 숨 쉬는 시이다.이렇게 첩첩산중보다 깊이 감추어진 강마을이 있을까. 이렇게 세상의 말 그대로의 소음으로부터 뚝 떨어져 태초의 고요함을 그대로 지닌 곳이 있을까.쓸쓸하고 쓸쓸하며 적막하기까지 하지만 이러한 쓸쓸함 속에 나를 던져두고 싶다. 누렇게 바랜 창호지 문창에 눈발이 날려와 월훈(달무리月暈)을 만드는 고요한 강마을에 묻혀 욕심과 욕심 때문에 생겨난 시름을 곰삭여 내었으면 좋겠다. 이런 강마을에서.곧 다가올 대설(大雪)에는 쌓이지는 않더라도 함박눈 펑펑 쏟아졌으면 좋겠다. 그래서 내 속 시끄러움이나 세상 시끄러움이 잠시라도 멎었으면 좋겠다.
휴가지에서도 고급문화를 향유하는 추세에 맞춰 유럽 도시들은 엄청난 재정 투자를 하면서 경쟁적으로 여름 축제를 열고 있다. 여름 축제의 대부분은 음악제인데 유럽 도시들은 관광객 유치 수준을 넘어 도시 자체를 업그레이드하는 도시마케팅 전략으로 음악제를 활용하고 있다.그 가운데 가장 오래되었고 수준면에서도 가장 손꼽히는 음악제가 짤츠부르크 여름 음악제다.
짤츠부르크는 인구 15만의 작은 도시이지만 시내 중심부가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문화도시로 역사적인 건축물과 잘 정리된 거리는 음악의 도시 빈에 못지않은 풍경을 보여주고 있다.모차르트, 음악제 마케팅의 핵심1756년 모차르트가 이곳에서 출생했다. 이후 모차르트는 음악의 도시 짤츠부르크를 규정지은 핵심 요소가 되었다. 거리의 음악 공연 포스트, 초콜릿, 동상 등 거의 모든 것에 모차르트가 등장하고 있어 도시마케팅의 핵심에 모차르트라는 천재 음악가가 자리 잡고 있다.짤츠부르크 시청에서 관광국장을 맡고 있는 크리스티안 필러(Christ ian Piller) 박사는 “짤츠부르크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모차르트 재단이 있고, 모차르트와 관련된 서적 3만5천권을 소장한 도서관이 있다. 모차르트 관련 연주회가 한 해 수천 개가 열린다”고 한다 .짤츠부르크 음악제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음악축제이다. 1921년에 시작해서 85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짤츠부르크 페스티벌은 음악 외에도 연극, 오페라, 무용, 미술, 사진을 망라하는 종합예술제 성격으로 진행된다. 축제기간은 5주간이며 모두 200개의 이벤트가 열린다. 빈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전체가 매년 여름 짤츠부르크로 옮겨와서 연주를 하듯 세계적인 지휘자와 연주자가 공연을 하기 때문에 언론이 대대적으로 보도를 한다. 음악제, 1천300여명 고용 창출처음에는 모차르트 곡만의 축제였던 것이 이제는 프로그램의 폭이 넓어져, 대개 5, 6편의 오페라 공연과 60여종의 음악 연주회, 연극 공연, 발레 공연 등이 올려지는데 하이라이트는 역시 모차르트의 오페라다. 짤츠부르크 여름 음악제는 공연 수준이 매우 높아 입장료가 비싼 편이어서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도시를 찾게 된다. 오페라와 연극을 보러오는 사람들은 장기 숙박을 하게 되는 손님들이 많다. 이들이 쇼핑과 숙박 및 관광으로 더 많은 돈을 쓰기 때문에 축제가 지역경제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이다. 안내자는 8개의 5성 호텔이 있지만 여름부터 연말까지는 5성 호텔도 방을 잡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게다가 축제 기간에만 1천300명의 고용을 창출하고 있다. 또 하나 찰즈부르크 음악제가 열리는 공간의 경쟁력이다. 우리가 문화예술회관 등 천편일률적인 실내공간에서 음악제를 여는 데 반해 산을 파서 만든 동굴같은 축제극장, 채석장을 재창조한 오페라공연장, 1077년에 지어진 호헨짤츠부르크 성, 축제가 시작되는 대성당(6천여개의 파이프로 만든 유럽 최대의 파이프 오르간으로 유명), 사운드오브뮤직 촬영장으로 유명한 미라벌 정원 등 실내외 문화유산들이 음악 공연장으로 활용되고 있어 환상적인 분위기와 클래식의 조화가 축제의 경쟁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축제,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 짤츠부르크 여름 음악제는 성공한 축제이다. 그러나 우리가 보아야 할 것은 성공한 현재의 모습이 아니라 성공하기 까지의 과정이 중요하다. 우리의 축제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주민의 합의를 이끌어내고, 지역 특성을 살린 콘텐츠를 개발해 나가며 민간의 역량을 키워야 한다. 자치단체장의 임기는 4년이다. 이 4년 안에 모든 것을 끝내겠다는 조급증이 예산만 낭비하는 일회성 축제를 양산하면서 도시의 특성을 살린 역사와 문화를 만들어 내지 못하는 걸림돌이다.
성공한 축제의 기획과 집행은 거의 모두 민간 전문가가 중심이 되고 행정이 보조하는 시스템으로 추진한다. 짤츠부르크도 예외는 아니다. 위원회는 예술인 출신의 위원장 아래 경영이사와 예술이사를 두고 있으며, 축제와 관련 있는 상공인과 음악인 및 시청에서 참여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음악가를 배출한 도시답게 민간 추진 위원회를 중심으로 세계 최고 음악제라는 전통을 이어가기 위한 체계를 갖추었다.휴가는 이제 ‘놀거나 쉬는’ 것만 의미하지 않는다. ‘놀거나 쉬면서 문화를 즐기는’ 추세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적어도 유럽에서는 이미 정착되었고, 우리의 휴가 패턴도 문화체험을 결합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천혜의 자연조건’만 자랑하다간 큰 코 다치는 세상이 된 것이다. 치밀한 계획 아래 주민과 행정이 함께 하는 문화 콘텐츠를 자연환경과 결합해야 한다. 그리고 이런 일이 정치적인 이유로 왜곡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단체장이 바뀌었다고 축제가 바뀌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콘텐츠 개발과 민간역량 강화해야 우리 축제의 역사는 지방자치제와 함께 시작했다. 그러니까 1995년부터 본격적으로 지역축제를 개최하기 시작한 것이다. 처음에는 도시를 홍보하고 지역주민들을 격려하는 주민축제 성격이 강했다. 시작은 그럴 수 있고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이 맞는지도 모른다. 지역주민들에게 정체성을 심어주는 것은 지역의 문화를 가꾸는데 필수 조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10년이나 흘러도 거기에 머물러 있다면 문제다. 아직도 주민 축제 성격이 강한 축제가 대부분으로 2~3일 또는 일주일 정도 개최한다.
지역 주민이 자신들에게 이익이 되는 축제라면 5, 6주가 아니라 일 년 내내라도 계속할 것인데 그렇지 못한 것이다. 우리의 축제가 민간의 참여 없이 자치단체 주도로 많은 예산을 들여서 하기 때문에 장기간 개최하기가 힘들고 지역주민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전시성 행사가 많다는 것이다. 주민들이 참여하려면 주민에게 문화적으로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는 축제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려면 내용과 콘텐츠를 주민들이 스스로 만들어 갈 수 있는 추진체계와 형식을 만들어야 한다. 짤츠부르크를 떠나며 문화예술회관 신축이나 막대한 예산을 들인 일회성 축제 개최로 문화행정의 소임을 다 한 것처럼 생각하는 시대는 이제 끝나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한관호 기자 / hohan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