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일은 2016학년도 대학 입학시험인 대학수학능력 시험을 치르는 날입니다. 수험생 입장에서는 초ㆍ중ㆍ고 12년 공부를 결산하는 의미를 가집니다. 고등학교들은 3년 동안 준비한 공부를 개별적으로 평가받는 것 일수도 있겠지요. 수능은 국가적인 행사가 됐고, 전 국민 관심사입니다. 그 긴장감 때문에 수능추위도 함께 오는 것이 이제까지 일상이었습니다. 이번 수능에는 추위가 없을 것이라는 예보를 들으니 쉬운 수능의 영향이 날씨에도 미치는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오늘은 수능일 유의할 점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먼저 하루 전에는 충분한 휴식을 취할 필요가 있습니다. 학교에서 수험표를 받고 시험장 위치 정도는 확인하면 좋습니다. 평소보다 일찍 귀가하기 때문에 여유가 있을 것입니다. 그때는 시험장에 가지고 들어갈 정리된 교재를 다시 한 번 살피는 정도로 끝내는 것이 좋습니다. 하루전날 모르는 문제를 잡고 푸는 것은 본인의 불안감을 더 증폭시킬 수 있습니다. 아는 내용만 다시 살펴보면 됩니다. 준비물 가방은 미리 챙겨두고 밤 10시를 전후로 잠자리에 들것을 권합니다. 충분한 수면은 뒷날 컨디션을 끌어 올려 줍니다. 인간의 뇌는 하루 8시간 정도 잠을 자야 활발하게 움직이니 기상은 6시가 가장 좋습니다. 아침밥은 먹고 8시 10분까지는 시험장에 들어가야 하니 여유 있게 입실하십시오. 기상 후 2~3시간 이후부터 뇌는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합니다. 수능 시험은 배짱 있게 마주하십시오. 지금까지 최선을 다했으니 결과는 담담히 수용하겠다는 생각이 중요합니다. 미리 시험 이후 상황을 걱정하지 마십시오. 닥치지도 않은 일을 미리 걱정한다고 일이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본인의 불안이 더 증폭될 뿐입니다. 스스로를 옭아 메는 생각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3월 모의고사 때 긴장감 정도면 충분합니다. 매시간 불안해지면 눈을 감고 쉼 호흡을 크게 하십시오. 복식호흡을 할수 있다면 참 좋습니다. 스스로 마음을 이완시켜서 긴장감을 줄일 수 있습니다. 쉬는 시간에는 친구들과 앞 시간 시험 결과에 대해서 이야기 나누지 마십시오. 심지어 ‘쉬웠다’, ‘어려웠다’라는 표현도 삼가는 게 좋습니다. 점심시간 대화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대화는 다음 시간에 잔상으로 남아 자신에게 고스란히 영향을 미칩니다. 모든 에너지를 다 쏟아 붓는 시험입니다. 시험이 끝나면 홀가분한 사람도, 허전한 사람도 있습니다. 일찍 귀가해 짧은 잠을 청하고 가채점을 해 보십시오. 가채점을 위해서 답을 적어 나오는 것은 시간이 되면 적어 오고, 그렇지 못하면 안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채점 결과로 또 다른 수시지원에 따른 판단을 해야 합니다. 예상보다 성적이 좋을 때 나쁠 때, 수시 면접 참여 여부를 담임선생님과 반드시 상담으로 결정하기 바랍니다. 혼자서 결정하는 것은 어리석은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그동안 심리적 흔들림을 이기고 지금까지 달려온 수험생들 앞날을 축원합니다. 이 한 번의 경험이 여러분의 삶에 큰 기억으로 남을 것이고 소중한 자양분이 될 것입니다. 양산의 수험생 여러분,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아이들과 대화에서 제일 먼저 해야 하는 작업이 라포(rapport) 형성이다. 라포란 친밀감, 신뢰감 등을 뜻하는 용어로 상담 장면에서는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작업이다. 비단 상담 장면뿐만 아니라 사람 간 관계에서 진짜 소통을 위한 라포는 상당히 중요하다. 아이들은 처음에서 약간 과장과 허세를 동반한 이야기들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 진위 여부를 떠나서 이런 식으로 자기 과시와 자기표현을 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어른들, 부모님 또는 선생님에게 가지는 불평과 불만들을 쏟아 놓곤 한다. 어떤 경우에는 이것을 중단시켜야 되나 싶을 정도로 격앙된 육두문자를 포함한 자유로운 언어습관을 뽐낼 때도 있다. 실컷 토해내고 나면 조금은 멋쩍어하며 말을 너무 심하게 했다며 수습하는 아이들도 있지만 대부분 반응은 ‘속이 시원하다’이다. 아이들은 자기들을 제약하고 억압하는 어른의 간섭을 정말로 싫어하고 끔찍하게 생각할까? 궁금한 마음이 들어 확인해 보고 싶었다. 그래서 적어도 처음의 허세와 과장은 줄어들 때 쯤 진짜 궁금하다며 몇 가지 질문을 던졌다. 이 친구는 학교에서 상습흡연으로 벌점이 계속 쌓이고 있는 니코틴(가명) 군이다. 그날도 학교와 선생님에 대한 불만을 폭포수처럼 쏟아내고 있는 중이었는데 그래도 학교에서 자기를 봐줘서 같이 학교 옥상 등에서 담배를 피우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해주시는 선생님도 있다고 했다. 상담자: “얘, 니코틴아~, 그런 선생님이면 정말 좋은 분이신 것 같은데 넌 어떻게 생각하니?” 니코틴: “완전 또라이죠!!!” 나는 정말 좋은 선생님이라는 답변이 나오리라 기대했다. 너무나도 반대되는 얘기에 약간 당황했다. 니코틴: “학생이랑 맞담배 피우는 게 무슨 어른이에요?” 상담자: “그런데 선생님이 너희들을 제제하거나 야단치면 니들은 짜증내잖아?” 니코틴: “짜증이 나는 건 맞는대요. 그래도 어른이 그러면 안 되죠!” 또 다른 친구는 학교를 가는 날과 안가는 날이 엇비슷해 상담을 받게 된 나결석(가명) 학생이다. 그날도 학교 가라고 닦달하는 엄마가 세상에서 제일 짜증난다며 숨도 안 쉬고 말하다 조금 소강상태일 때 진짜 너무너무 궁금하다며 질문을 던졌다. 상담자: “나결석아, 아이가 학교를 가든 안가든 아예 신경 안 쓰고 모든 선택권을 주는 어머니는 정말 좋은 어머니인거지?” 나결석: “엄마가 그러면 안 되죠!” 예상답변에서 조금 틀어지는 대답이 돌아왔다. 상담자: “왜? 그러면 싸울 일도 없고 좋지 않아?” 나결석: “엄마가 애 학교 가는 건 신경을 써야죠. 그런데 너무 인신공격하고 욕하니 짜증나는 거지 학교가라고 하는 게 싫은건 아니에요!” 위에 두 아이 경우가 전체 청소년들을 대변한다고는 할 수 없지만 두고두고 많은 생각이 들게 한다. 적어도 그 아이들은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나에게 얘기해 줬다고 믿는다. 아이들은 단순히 자기 말 잘 들어주고 자기가 하자는 대로 다 허락해 주는 어른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새삼스럽게 알게 됐다. 어떤 경우라도 어른으로서 역할과 그 위치를 지켜야 된다는 것. 물론 그 과정에서 갈등이 오갈 수 있지만 적어도 정당한 조언과 제지를 하는 어른을 진짜 어른으로 인정하고 있었다.
중국의 고대 사상가 ‘노자’(老子)는 ‘상창’이라는 스승에게서 도를 배워 위대한 사상가가 됐다. 어느 날 상창이 늙어서 죽게 될 즈음 노자가 스승을 찾아가서 말했다. “사부님! 제게 마지막 가르침을 주십시오!” 그러자 상창이 노자에게 입을 벌리고는 “내 이빨이 있느냐?” 하고 물었다. 노자는 “없습니다”라고 대답했다. 다시 상창은 “내 혀는 있느냐?” 하고 물었다. 노자는 “사부님, 혀는 있습니다”라고 대답하자 상창은 “자, 이제 알겠느냐?”고 했다. 노자는 “사부님, 알겠습니다. 사부님, 감사합니다” 하고 큰절을 하고 물러 나왔다. 노자와 상창이 주고받은 이야기가 무슨 의미인가? 노자가 무엇을 알고, 무엇을 깨달았다는 것인가? 세상에서 이빨처럼 굳고 날카로워 입술과 혀를 물어서 피를 내는 것은 부러지고 깨져 빠져나가 없어진다. 정치권력, 무력, 돈으로 사람을 물어 피를 내는 것도 다 없어지고 만다. 그러나 혀처럼 물리고 피가 나는 것은 끝까지 남아있다. 노자는 ‘온유하고 겸손한 사람만이 오래 남는다’는 진리를 깨달은 것이다. 노자 ‘도덕경’에 보면 “바다가 온갖 시냇물의 왕이 될 수 있는 것은 자기를 낮추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강과 바다는 온갖 계곡 물이 모여드는 곳이고, 성인은 온 천하 사람들의 마음이 향하는 곳이다. 이런 이유는 두말할 것도 없이 겸손과 관용이다. 그러므로 존경 받는 왕 같은 통치는 오직 겸손과 포용의 자세에서만 가능하다. 강과 바다는 낮은 곳에 잘 처하기에 온갖 물줄기가 모여드는 시냇물의 왕이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성인이 백성 위에 있고자 할 때면 반드시 그들에게 겸손하게 말하고, 백성 앞에서 지도하게 될 때는 자기 자신을 그들보다 뒤에 있게 한다. 그런 까닭에 성인이 윗자리에 있어도 백성은 힘들어 하지 않고, 앞에 있어도 백성이 방해를 느끼지 않는다. 톨스토이는 “친절은 이 세상을 아름답게 한다. 그리고 모든 비난을 해결한다. 얽힌 것을 풀어헤치고 곤란한 일을 수월하게 하며 암담한 것을 즐거운 것으로 바꾼다”고 했다. 예수님은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 그리하면 너희 마음이 쉼을 얻으리니 이는 내 멍에는 쉽고 내 짐은 가벼움이라 하시니라”(마 11:29-30)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것을 실천했다. 제자들 앞에 엎드려 발을 씻기고 “일흔 번의 일곱 번이라도 용서하라”고 했다. 더 나아가 십자가에 달려 죽기 직전에도 “아버지여 저들의 죄를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저들이 하는 짓을 모르옵나이다”라고 했다. 결국 온유와 겸손은 친절하고 너그러운 관용이다.
단풍이 배내골에도 내려앉았다. 울긋불긋 오색 옷으로 갈아입은 배내골의 가을 단풍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며칠 전 교육부총리가 역사교과서를 국정으로 편찬하겠노라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덕분에 요즘 이 문제를 두고 찬성이니 반대니 하며 의견이 분분한 실정이다. 찬성하는 측에서는 우리 아이들이 하나의 역사를 배워야 하기에 지금처럼 출판사별로 조금씩 다른 내용의 역사 교과서 편찬은 문제가 있다고 말한다. 특히 이 교과서들의 좌편향 문제가 심각(정확한 근거를 대지 못하고 있지만)하기에 이를 바로 잡기 위해서라도 국정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한 반대의견은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역사교육을 정권 정통성을 유지하는 수단으로 전락시키며, 다양한 역사적 관점을 저해하고, 친일을 정당화하며, 독재를 미화하는 서술을 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들고 있다. 한때 우리나라 민주주의는 그 이름이 부끄러울 정도의 수준일 때가 있었다. 경제개발이라는 미명 아래 국민 주권이 땅에 떨어진 시절이었다. 이때 역사교과서가 바로 국정교과서로 현대사 관련 서술은 상당 부분이 왜곡돼 있거나 서술 내용이 극히 적었으며, 주로 몇몇 영웅이나 위인의 업적으로 역사가 발전한 양 서술되는 교과서였다. 그 당시 학교를 다닌 사람들, 지금은 40~50대들은 그때 배운, 아니 외운 그 역사가 마치 불변하는 진리인양 뇌리에 박은 채 살아왔다. 이때부터 우리들은 역사교육을 통해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을 기르기 보다는 하나의 역사적 사실을 정답인양 외운 것을 마치 역사공부를 잘하는 것으로 여기며 살아왔고, 그런 경향은 아직도 많이 남아 있어 일부 학부형이나 심지어 교사들마저도 역사과목을 ‘암기과목’이라 부르는데 주저함이 없다. 필자는 역사교사로서 우리 아이들이 하나의 역사를 많이 외우고 있는 것을 대단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역사를 자신의 관점을 재해석하고 비판적으로 분석해 인식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동전의 앞, 뒷면을 모두 봐야 동전을 완전히 파악할 수 있듯이 어느 한 방향으로만 바라보는 역사는 그 역사적 진실을 왜곡하기 십상이다. 그래서 역사교육에서 다양한 관점의 역사 서술은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물론 다양한 관점으로 역사를 바라본다고 해서 그 역사를 사실적 부분을 왜곡해도 된다는 것은 아니다. 획일성보다는 다양성을 중시하는 현대사회에서 역사를 다양한 관점으로 고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다는 것은 매우 큰 자산을 가지는 것이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이러한 능력을 길러주는 것은 단지 역사교사 뿐만 아니라 모든 기성세대의 사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하나의 역사(자칫 왜곡되었을지도 모르는, 아니 매우 왜곡될 가능성이 많은)를 무조건 외우게 하는 교육에 치중한다면 이는 나라의 미래를 망치는 것이라 볼 수 도 있다. 그런데 정부는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다시 하겠다고 한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는 좌편향된 현 교과서를 바로잡는 작업이 아니라 과거 민주주의를 부정했던 세력에 면죄부를 주는 서술을 하겠다는 의도이며, 더 거슬러 친일파들의 행태에 정당성을 부여하면서 독립운동가들 희생을 외면하겠다는 의도이다. 다른 그 어떤 국가도 채택하고 있지 않은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강력하게 주장하는 두 정치인이 공교롭게도 부친이 모두 뚜렷한 친일행적을 가지고 있는 것은 과연 우연일까?
이베리아 반도에 있는 포르투갈, 스페인을 여행하며 느낀 것은 관광산업이 잘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겨울에도 운영하는 해수욕장이 있을 정도로 따스한 햇볕과 역사ㆍ문화가 잘 보존된 지역이다. 특히 스페인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가장 많은 나라로 2013년 기준 외국인 관광객 6천만명을 유치했다. 이베리아반도 역사는 우리나라만큼이나 내ㆍ외환이 많았다. 유럽과 아프리카 교차점에 있으면서 오랫동안 여러 민족과 문명의 침략 대상이었고 로마 지배, 게르만족 침략, 무어인에 의한 이슬람 지배, 카스티야와 아라곤 왕국 등을 거치면서 서로 이질적인 종교와 문화ㆍ예술을 남겨놓은 곳이다. 이런 이질적인 유산이 새로운 왕조가 들어서는 과정에서 파괴하지 않고 잘 보존해 오늘날 관광자산이 됐다. 역사와 유물에 대한 그들의 보존 정신은 가는 곳곳에서 볼 수 있었지만 코로도바에 있는 세계 3대 사원 중 하나인 메스키다 사원을 보면서 확연하게 알 수 있었다. 메스키다 사원은 이슬람 세력이 이베리아반도를 지배할 당시 세운 사원인데, 이후 에스파냐 왕조가 들어서서 가톨릭 대성당을 메스키다 사원 내부에 지어 현재는 이슬람과 가톨릭이 공존하는 사원이 됐다. 치욕스러운 역사라도 보존해야 할 것은 마땅히 보존해야만 한다는 스페인 사람들 인식이 오늘날 관광의 나라 스페인을 만든 것이라 생각한다. 스페인 관광산업은 국내총생산(GDP )의 10% 이상을 차지하며, 고용시장의 11%를 담당하는 거대한 수출 엔진이다. 스페인 관광 일자리 중 특색있었던 것은 관광해설사였다. 성당, 궁전, 사원 등을 출입할 때 단체 여행자들에게는 의무적으로 현지 스페인 관광해설사를 고용해 해설을 듣게 했다. 한국인 가이드와는 별도로 그 지역 관광해설사를 고용해야만 관광지 출입이 가능했다. 일자리도 일자리지만 스페인 역사와 문화를 외국인에게 정확하게 설명해야 한다는 스페인의 자존심을 느낄 수 있었다. 이에 비해 우리는 어떤가? 관광해설사가 있지만 지엽적인 역할만 하고, 학생들 수학여행 과정에서 보듯 관광해설사가 역사와 유물에 대해 정확히 설명해 주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저 눈에 보이는 것만 관찰하는 수준으로 여행하고 있지 않은가? 그래서야 우리 역사와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고 자부심을 갖게 할 수는 없다고 본다. 연수를 하면서 함께한 한국인 가이드는 중국인이 한국을 관광할 때 중국인 가이드가 직접 한국의 역사와 유물을 설명하는데, 한국을 중국의 속국이라고 전제하고 설명을 한다고 했다. 이래서야 우리 역사와 문화를 외국인에게 제대로 전달할 수 없고, 우리 찬란한 문화와 역사적 자긍심을 세계를 향해 홍보할 수 없을 것이다. 해외연수를 하는 내내 보는 것마다 우리나라와 비교하게 됐고 느끼는 것마다 양산의 발전을 위한 변화를 상상해봤다. 지면 관계로 여기서 끝을 맺지만 ‘의정역량 강화’에 걸맞게 다방면으로 사색할 수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임대아파트 바닥에 물이 샌다 담쟁이 넝쿨 말라있는 줄기처럼 금이 쩍쩍 갔다 오랜 시간은 소리 없는 힘을 가졌나 독거노인 누웠다 일어난 자리에 임시로 누수를 막겠다는 사회복지사 방수액 바르고 벌어진 틈 사이 신문을 붙였다 뒤틀리고 단수된 심정은 허공을 휘젓고 습기 젖은 종이가 다시 갈라지는 시간 사람 온기가 떠난 뒤 장판 밑은 곰팡이 산실이 됐다 떠나야 할까, 말까 거미는 틈과 틈 사이 집을 짓고 있다 여기저기 널브러진 세간들마저 곰팡이가 생길 것처럼 험상궂은 바람은 방안으로 몰려왔다 거미도 그 틈에 집을 짓고 있다 무심코 지나친 시간도 삶의 무게를 싣고 볼 수 없던 힘은 허공에 시간을 불끈 쥐고 있다 시간의 불 켜고 비 피한 나이가 캄캄한 터널도 집이 될 수 있는 틈이다 나의 해묵은 오두막집 터널 속 마음과 마음이 돌아눕던 방은 태양의 절반만 보인다 눈살 찡그린 나의 오두막은 아직 온기가 남아있다 파랗게 곰팡이 낀 삶도 재생의 힘을 가진다
국민연금공단 양산지사(지사장 박하정)는 지난달부터 기초연금 대상자 소득인정액 산정 때 적용하는 재산 소득환산율을 종전 연 5%에서 4%로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재산 소득환산율은 재산이 있을 때 일정 소득이 있는 것으로 간주하기 위해 재산에 곱하는 비율로 재산을 기대여명 동안 사용한다는 연금화 방법,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산출한 것을 말한다. 최근 65세 이상 노인 인구 기대여명 증가 추세와 동일 재산 종신 기준 주택연금과 농지연금 환산율 등을 감안해 4%로 낮춰 적용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를 통해, 65세 어르신 중 10만여명이 새로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게 돼 기초연금 수급률 제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연금공단 양산지사는 “재산 초과 보유 등을 이유로 기초연금 수급에서 탈락한 적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번 재산 소득환산율 하향 조정에 따라 올해 10월부터 기초연금을 수급 받을 수 있는 어르신이 있다”며 “기초연금을 필요로 하신 분이 꼭 받으실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신청을 안내하고, 홍보를 강화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때, 기초연금 수급 신청은 만 65세 어르신이면 누구나 할 수 있으며 가까운 국민연금공단 지사나 상담센터 또는 주소지 읍ㆍ면사무소, 동주민센터를 방문하면 바로 신청할 수 있다. 제도에 관한 문의는 국민연금공단 콜센터(1355) 또는 보건복지콜센터(129)에 전화해 상담할 수 있다. 또한 복지포털사이트 복지로(www.bokjir o.go.kr)를 통해서도 상세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물금신도시 끝자락에 위치한 워터파크에 가을이 한껏 물올랐다. 지난달 22일 개장한 국화향연 덕이다. 농업기술센터 직원들이 재배부터 전시까지 모든 과정을 담당해 완성한 3만여점의 다양한 국화 작품들은 행사장을 찾은 시민의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특히 한반도 지도와 12지신을 형상화한 작품이나 이국적인 풍차 모양의 화려한 국화상이 완성도가 돋보였다면, 목부작, 석부작 등 분재로 이뤄낸 국화의 절제된 단아한 모습은 상당한 경지를 느끼게 했다. 연인끼리 또는 가족 단위로 찾은 시민은 너나 할 것 없이 사진 찍기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가을 향연을 즐겼다. 야외무대에서는 다양한 공연이 계속돼 정취를 더했고, 예술단체 작품 전시도 충분히 볼 만했다. 양산시가 마련한 행사로서 모처럼 호평을 받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워터파크는 과거 신도시 개발 이전에는 물금 범어에서 흘러오는 새들천과 양산천 본류가 만나는 삼각주가 있던 자리다. 인근 하천 낙차 주변 제방과 모래톱은 갈 곳 없는 아이들의 놀이터였다. 학교 갔다 온 아이들이 소를 몰고 나와서는 자맥질로 여름 하루해를 보내는 곳이었고 주변 초ㆍ중학생들 소풍 장소로 애용되기도 했다. 신도시 조성 초기 단계에서 몇 차례 이용계획이 변경되기도 했지만 최종적으로 친수공간으로 공원화된 것은 상당한 의의가 있다. 최근에는 인근 주거단지 아파트 입주가 완료되면서 걸어서 즐기는 도심 공원 기능이 충족되고 있다. 양산천 하류인 호포쪽으로나 상류인 석계까지 산책로가 연결돼 있고 저녁이면 강 건너에서는 조명을 받은 음악분수를 즐길 수 있다. 인공 호수와 밋밋한 조경으로 삭막했던 초기와는 달리 휴식과 건강 활동, 볼거리와 여흥이 함께 존재하는 복합공간으로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이다. 소도시 친시민 정책은 작은 데서 비롯된다. 부산 불꽃축제나 울산대공원 위용, 태화강변 공원화 등 대도시의 거대한 외양에 현혹돼 따라하다가는 죽도 밥도 안 된다. 30만 양산시민은 주소만 양산에 두었을 뿐 감각은 대도시 시민과 다름없다. 그렇기에 어설픈 규모 따라 하기는 오히려 비웃음만 살 뿐이다. 30년 전 먼지 풀풀 나는 운동장에 모여 읍면 대항 줄다리기에 가마솥 걸어놓고 열광하던 시절은 잊어야 한다. 시민 요구 수준이 얼마나 높아졌는지를 안다면 낭비성 쇼타임에 아까운 혈세 탕진할 것이 아니라 시민의 마음을 사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올해 5월 웅상지역 주민 화합을 위한 축제인 웅상회야제가 처음으로 개최돼 관심을 끌었다. 그동안 웅상지역에서 산발적으로 열리던 여러 행사를 집대성한 축제였지만 개별행사를 인위적으로 모아놓은 것에 불과하다는 혹평을 받았다. 특히 연예인 출연 행사가 중복되고 행사 취지에 맞지 않는 진행과 함께 관 주도 행사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을 받았다. 필자는 이번 국화향연을 보면서 웅상지역에서도 이와 유사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겸비한 지역 행사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떨칠 수 없었다. 서창동 북부마을에서 매곡동 방향 뒷길은 지금도 사시사철 가로수들이 펼치는 자연의 향연이 눈부시다. 그 중간에 있는 명동공원은 한때 양산시가 음악공원으로 조성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내놓을 만큼 웅상 도심 속 휴식공간으로 손색이 없는 지리적 여건을 갖고 있다. 하지만 예산 탓인지 주차장 몇 곳과 잔디밭 조성이 끝난 뒤 더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 공원 주변으로 대규모 아파트가 속속 들어서 인구가 늘어나고 있지만 생활 속 작은 행복을 느끼기에는 너무나도 열악한 환경이다. 회야강 주변 생태 환경 조성사업도 그 투자 규모에 비해 주민 활용도가 낮은 것이 사실이다. 국화향연에서 보듯 공무원들 노력 여하에 따라 시민이 감동하기도 하고 원망하기도 한다. 한때 ‘퍼스트 웅상’이라 해서 웅상지역 우선 정책을 자랑해 온 양산시는 외형적인 문화시설과 도시기반시설 확충으로 그 소임을 다했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 어디에 살든 시민이 원하는 주거 안정과 삶의 질 향상은 자치행정의 궁극적 목표여야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비단 웅상뿐 아니라 양산의 원도심, 상ㆍ하북 지역 등 신도시 중심 사회에서 소외된 모든 지역의 공통과제다. 시민의 마음을 사는 일은 공무원 하기 나름이다.
지금은 돌아가신 나의 부모님께서는 슬하에 육남매를 두셨다. 그리하여 나에게는 오빠 두 분과 여동생 셋이 있다. 어릴 때는 오빠들과 친하게 지냈는데 성장해서 각자 가정과 인생을 살면서 명절이나 집안 행사 때가 아니면 서로 만날 일이 별로 없다. 하지만 여동생들은 다르다. 매일 단체 카톡 방에서 만나 출석체크도 하고 시답지 않은 문제로 논쟁한다. 또 때로는 중요한 문제를 의논하기도 하고, 심심할 때는 수다도 떤다. 그것도 모자라서 주말이면 이런저런 이유로 만난다. 주로 여행과 산행을 같이하고, 밥을 먹거나 쇼핑하기 위해서 만나기도 한다. 가끔은 특별한 목적 없이 만나기도 한다. 그렇게 자매들은 언제 어디서 만나도 재미있게 지낸다. 나와 동생들은 닮은 듯 다르고 다른 듯 닮아있다. 각자 개성이 뚜렷해서 삶을 대하는 태도, 가치관, 취향 등 조금씩 다르다. 하지만 공통으로 집중해서 좋아하는 것은 여행과 등산이다. 처음부터 동시에 좋아한 것은 아니지만 차례로 좋아하게 됐다. 지금은 네 자매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대동단결해서 열심히 틈만 나면 여행과 등산을 다닌다. 그러다 보니 봄과 가을에는 한 달에 두 번 정도 주말에 집을 비운다. 물론 남편과 같이 갈 때가 대부분이긴 하지만 남편이 바쁠 때는 혼자라도 동생들과 떠난다. 여름휴가도 동생들과 대부분 보내고 있다. 여행을 다니며 자연스럽게 각자가 맡은 역할이 정해졌는데 난 주로 음식을 조금 챙겨가는 일을 하고, 첫째 동생은 바리바리 음식을 싸가는 역할을 한다. 둘째 동생은 운전과 일정을 잡는 일을 맡고 있다. 그리고 막내는 전국 숙소를 뒤져서 예약하는 천재적인 소질을 개발해서 발휘하고 있다. 난 많은 노력을 하지 않고도 여행을 수월하게 갈 수 있다. 더불어 남편과도 여행을 자주 하게 됐다. 물론 동생들과 같이 가긴 하지만 그래도 공유할 수 있는 추억이 많이 생겼다. 사실 어릴 때부터 재미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 시절에는 여러 가지 이유와 사건으로 치열하게 싸운 기억이 더 많다. 어릴 때는 형제가 많은 것이 지긋지긋하게 힘들었다. 그때 내 생각은 외동이 가장 행복해 보였다. 형제 없이 혼자일 때는 뭘 해도 독차지 할 수 있으니까 그게 그렇게 부러웠다. 밥 먹을 때마다 장터처럼 시끌벅적했고 먹을 것과 입을 것 자는 것 의식주 전체가 전쟁터처럼 처절했다. 그 외, 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내가 먼저 가지기 위해서 몸부림 쳐야 했다. 속옷, 스타킹 우산 등등 웃지 못할 헤프닝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같이 생활한 세월 동안 여러 가지 사건이 너무나 많았지만 지금은 기억도 희미해졌고 이젠 그것마저도 아련한 추억이 됐다. 이러한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자매들이 있어서 얼마나 기쁘고 행복한지. 요즘 가끔 돌아가신 부모님을 생각하면 고마운 마음이 많이 든다. 동생들을 내 곁에 남겨 주신 것, 서로 잘 지낼 수 있게 키워주신 것, 이 모든 것이 감사하다. 나에게 부보님께서 물려주신 최고의 유산은 사랑하는 나의 형제를 남겨주신 것이다.
경제학자 죤 카우스키는 저서 ‘신생국가의 경제성장’에서 ‘인간들 마음속에는 항상 불만족으로 가득 차 있다’고 하며 그와 같은 심리를 ‘상승 기대 혁명의 심리’라고 표현했다. 사람들은 그들의 경제생활이 과거보다 괄목한 만큼 성장했음에도 만족하지 못하고 불평, 불만을 토로한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생활 수준이 나아졌어도 다른 사람과 비교해 자신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상대적 빈곤 때문이다. 불행해지는 확실한 방법은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순간 행복은 멀어진다. 자신보다 우월한 사람과 비교하면 열등감에 사로잡혀 비굴해 지고, 자신보다 낮은 사람과 비교하면 우월감에 사로잡혀 교만해진다. 비교의 눈, 비교 프레임의 함정에 빠지면 불행해질 수밖에 없다. 미국 코넬 대학교 심리학과 연구팀이 올림픽 게임에서 메달을 받는 사람의 행복지수를 조사했다. 올림픽 게임에서 동메달리스트 행복 점수는 10점 만점에 7.1이었고, 은메달리스트 행복 점수는 고작 4.8이었다. 은메달을 받은 사람은 금메달과 비교해 실망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반면 동메달리스트들은 까딱 잘못했으면 4위에 그칠 뻔했다고 생각해 행복 점수를 뛰어넘는다. 행복의 가장 큰 적은 비교이고 어디를 기준으로 하느냐에 따라 행복도는 달라진다. 내 자식을 다른 자식들과 비교하지 마라. 그리고 있는 모습 그대로 축복하라. 이런 교육을 받고 성공한 사람이 바로 아인슈타인이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성적표를 받을 때마다 꼴찌였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마지막 성적표에는 ‘이 학생은 앞으로 무슨 공부를 하든지 공부로 성공할 것 같지는 않음’이라고 적혀있었다. 성적표를 본 엄마는 성적표를 받을 때마다 아인슈타인을 품에 안고 머리에 손을 얹고 축복했다. “아이야, 걱정할 것 없다. 남과 같아지려고 하면 결코 남보다 나아질 수 없는 법이다. 하지만 너는 남과 다르니 훌륭한 인물이 될 거야” 과연 그는 세계적인 물리학자가 됐다. 자녀를 비교급 인생으로 보지 말고 최상급 인생으로 보라. 아이들을 망치는 언어가 비교하는 언어다. 세상 사람들의 지문이 모두 다르듯, 삶 또한 모두 다르다. 사람에 따라서 좋아하는 꽃도 다르다. 어떤 사람은 아름다운 장미를, 어떤 사람은 흔들리는 코스모스를, 어떤 사람은 이름조차 모르는 들풀을 좋아한다. 어느 꽃이 일등이라고 정답을 말할 수 없듯이 우리 인생 또한 그렇다. 비교하는 것은 불행의 씨앗이다.
많은 사람에게 희망을 준 노래, 인순이 <거위의 꿈>을 듣는다. 그녀는 한때 거위였지만 꿈을 가꾸고 피워 이제는 날게 됐다. 인순이는 ‘해밀’이라는 대안학교도 운영하고 있다. ‘해밀’은 ‘비가 온 뒤에 맑게 갠 하늘’이라는 뜻의 순우리말이다. 거위의 모습을 생각하다 보니, 문득 철학자 쇠얀 키에르케고르의 들오리 이야기가 생각난다. 지중해에 살던 들오리 떼가 추운 노르웨이 땅으로 날아가고 있었다. 네덜란드 상공을 지나던 들오리 한 마리가 집오리들이 뜰에 옹기종기 모여 편안하게 먹이를 먹는 것을 봤다. 들오리는 허겁지겁 아래로 내려간다. 들오리는 집오리의 융숭한 대접을 받으며 며칠을 신나게 지낸다. 그러다 이러면 안 되겠다 싶어 다시 날아오르려고 날개를 퍼덕인다. 그런데 너무 살이 쪄서 날 수가 없다. 에이, 내일 날아가지 뭐. 들오리는 그렇게 내일, 내일 하다가 많은 날이 흘렀다. 마침내 하늘에 들오리 친구들이 지중해를 향해 날아가는 모습이 보인다. 들오리는 다시 날아오르려 애쓰지만 날아오를 수 없다. 현실과 물질의 편안함과 안락함에 주저앉으면 이렇게 되는가 싶다. 이번에는 몸짓에 대한 말을 찾아봤다. 넉장거리 : 네 활개를 벌리고 뒤로 벌렁 나자빠짐 곤댓짓 : 젠체하며 뽐내어 하는 고갯짓 고달 : ① 점잔을 빼고 거들먹거리는 짓 ② 말을 못하는 어린아이가 화를 내며 몸부림치는 짓 배냇짓 : 갓난아이가 자면서 웃거나 눈, 코, 입 따위를 쫑긋거리는 짓 앙감질 : 한 발을 들고 한 발로만 뛰는 짓 자반뒤집기 : 몹시 아파서 몸을 엎치락뒤치락하는 짓 몸태질 : 감정이 격해져서 기를 쓰면서 자기 몸을 부딪거나 내던짐 이춤 : 가려운 데를 긁지 못하여 몸을 일기죽거리며 어깨를 으쓱거리는 짓 짧게 알아보는 우리말 두런두런 궁시렁궁시렁 1) 보채는 아기를 안고 ‘우리 아기 둥둥’하며 어릅니다. 칭얼거리다 방싯 웃으면 ‘까꿍’하거나 ‘도리도리 짝짜꿍’을 합니다. 왼손 손바닥에 오른손 집게손가락을 댔다 뗐다 하라는 뜻으로 내는 소리는 ‘곤지곤지’, 아기를 손바닥 위에 세우며 곧추서라고 어르는 소리는 ‘곤두곤두’입니다. 아기는 어른들을 금방 행복하게 합니다. 2) 된장이나 고추장 등 음식물에 생긴 구더기는 장벌레가 아니라 ‘가시’라고 합니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랴’는 속담을 ‘가시 무서워 장 못 담그랴’라고도 합니다. 3) 두 다리의 사이(또는 ‘두 물건의 틈’)는 ‘샅’이라고 합니다. 손가락과 손가락 사이는 ‘손샅’, 발가락과 발가락 사이는 ‘발샅’입니다. 시골의 좁은 골목길이나 좁은 산골짜기 사이는 ‘고샅’입니다. 그래서 씨름할 때 허리와 다리를 둘러 묶어서 손잡이로 쓰는 무명천을 ‘샅바’라고 부릅니다.
어느덧 해가 얼굴을 빨리 숨기고 거리에 가을 잎이 바스락 밟히는 계절이 왔다.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가 적응 될 쯤 더 강한 추위가 몸을 감싸고 나무는 앙상한 가지만 남을 것이다. 우리는 이렇게 변하고 사라질 것을 알면서도 새로 입을 옷에 대한 기대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가을철 유행하는 질병이 바로 쓰쓰가무시병이다. 쓰쓰가무시병은 랩토스피라병, 유행성출혈열과 함께 가을철 발병하는 3대 발열성 질환으로 국내 쓰쓰가무시병 환자는 해마다 늘고 있다. ▶ 쓰쓰가무시병이란 쓰쓰가무시병은 오리엔티아 쓰쓰가무시균에 의해 감염된 털 진드기 유충이 사람을 물 때 그 미생물이 인체로 들어가 혈액과 림프(액)를 통해 전신에 퍼져 심한 두통, 발열과 오한, 혈관염을 발생하는 열성 질환이다. 털 진드기 유충이 팔, 다리 등 노출 부위나 습기가 많은 사타구니, 목덜미 등 피부에 떨어져 피를 빨아 먹은 부위가 구멍이 뚫린 것처럼 동그랗게 딱지가 동반된 궤양이 나타난다. 우리나라 전국에 걸쳐 발생하고 있는 이유는 산지와 잡목이 많아 털 진드기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을 제공해 주기 때문이다. 쓰쓰가무시병은 털 진드기가 증가하기 시작하는 9월부터 발생하기 시작해 11월에 절정을 이루다가 12월부터 감소한다. ▶ 쓰쓰가무시병 증상 쓰쓰가무시병 증상으로는 약 6~21일간 잠복기를 거쳐 발열, 발한, 두통이 발생하는 초기증상이 나타난다. 이어 기침, 구토, 근육통, 복통과 인후염 등이 동반되며 피부에 발진과 부스럼 딱지가 생긴다.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1~2일 내 증상이 빠르게 호전될 수 있지만 치료하지 않으면 약 2주 동안 발열이 계속된다. 합병증으로 뇌수막염, 난청, 이명이 동반될 수 있으며 사망률은 지역, 나이, 면역상태에 따라 최대 60%까지 치사율이 나타난다. ▶ 쓰쓰가무시병 예방 10~11월 사이 발병 우려 유행지역에 가는 것을 피하고, 들쥐와 접촉을 피하며 집 주위에 들쥐 서식처인 잡초를 제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밭에서 일할 때 긴 옷을 입고, 야산이나 밭에 머무를 경우 겉옷을 나무에 걸어두지 않는다. 맨바닥 대신 돗자리 등 깔개나 신문지 위에 얹는 것이 좋으며, 곤충기피제를 사용해 피부에 균이 노출되는 것을 예방해야 한다.
신도시 한 켠, 새로 착공하는 대단지 아파트 분양 사무실 앞에 길게 늘어선 인파를 봤다. 며칠째 계속된 행렬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사라지지 않고 있는 국내 사정에도 우리 양산의 아파트 분양 열기만 보면 안도가 된다. 미분양 사태가 해소되면서 공동주택 건설이 활기를 띠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인구 30만 중견 도시로 발돋움하려는 양산시 입장에서는 더욱 그렇다. 1996년 시 승격 당시 양산시 인구는 16만8천명에 불과했다. 그전 해에 지금 기장군 지역을 부산시에 넘겨준 탓에 인구가 5만명이나 줄어든 것이다. 하지만 불과 20년 사이에 양산 인구는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양산시 발표에 따르면 이제 30만 인구에 1천명 정도가 부족한 상황이란다. 바야흐로 카운트 다운이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 도시 인구 30만이 갖는 의미가 무엇이길래 거시적으로 범시민추진위원회까지 결성해 야단법석을 떠는 걸까. 이미 양산시는 몇 가지 지표를 제시하고 있다. 행정 서비스 제고와 재정규모 확대가 대표적이다. 시청에 국이 하나 추가되면서 인력이 늘어나고, 신도시 조성으로 크게 팽창되고 있는 물금읍 읍장 직제가 상향 조정된다고 한다. 또 정부 교부세 증액에 따라 예산규모가 200억원 이상 증가할 거라고 전망하고 있다. 전국 200여 기초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인구가 30만이 넘는 도시는 30곳이 채 되지 않는다. 수도권 16곳을 제외하면 지방에는 10개 남짓한 실정이다. 경남에서는 창원, 김해, 진주에 이어 네 번째가 된다. 중견 도시로 도약의 발판이 되는 것이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현재 양산 브랜드 인지도는 그리 높지 않다. 행정 중심 계획 도시 창원과 문화ㆍ예술의 고장 진주, 괄목 성장하고 있는 김해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이름이다. 통도사를 제외하고 나면, 전국 규모 랜드 마크나 산업이 전혀 없는 실정이다. 이는 지방자치제 20년 동안 인구 팽창에 비례하는 동반 성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결과다. 결국 역대 단체장들의 부적절한 운신 탓이기도 하지만 안정된 목표 설정과 지속적인 추진 동력이 모자란 것은 공직자들의 소명의식이 부족했다는 반증이 될 수도 있다. 민선 6기 나동연 시장은 운 좋게도 양산 발전의 결과물을 누릴 기회를 얻게 됐다. 지정학적인 배경에 의해 인근 대도시 팽창정책 부산물로 시작해 이제는 자체 도시 경쟁력을 키워갈 기회와 동기를 갖게 됐다는 사실이다. 태생적인 행운은 부러움의 대상이지 질시의 그것이 아니다. 역사를 돌아보더라도 난세의 영웅이 있고 태평성대의 주인공도 있다. 고사처럼 한 지도자 역량이 역사를 뒤바꿀 만큼 영향력을 발휘하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최소한 도시 미래를 가늠하는 전망은 해 볼 수가 있다. 양산시는, 몇 가지 신조를 통해 인구 30만 시대 청사진을 발표했다. 거기에는 교통과 기업, 관광과 문화, 복지 건강이 모두 어우러진 선진행정도시라는 장밋빛 목표가 제시돼 있다. 하나같이 희망적인 구호이지만 늘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그래서 새로운 것이 없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많은 사람이 기대하고 있는 중견 도시의 실상이 과연 무엇일까. 고위직 공무원 자리가 늘어나고 예산이 늘어난다니 무조건 박수를 치며 좋아해야 하는가. 도시 규모 확대가 지역사회에 긍정적인 효과만 가져오는 걸까. 지금 시 행정부는 목표의 구체성과 실효적인 추진력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이미 드러난 몇 가지 중요한 정책 추진에서 느닷없는 제동이 걸린 사례는 사전 준비가 철저하지 못한 결과다. 반값 주택 건설 계획 무산, 삼장수 빵 추진 실패 등 큰 소리 치다가 중도 하차한 사업은 물론이고 최근 감사원에서 지적된 회야강 생태조성사업 부실시공도 큰 예산 낭비사례가 될 전망이다. 중견 도시 운영은 미래지향적이어야 하지만 더욱 합리적인 정책 수립과 추진이 요구된다. 양산시 인구 30만 돌파는 크게 축하할 일이지만 이것이 공직사회 잔치로 끝나서는 안 된다. 늘어난 인구만큼 시민 삶이 윤택해질 수 있도록 실질적인 방향과 비전이 정립돼야 한다. 잘 자란 나무의 맛난 과실만 따먹고 그 본체가 시들어가게 한다면 역사의 죄인에 불과하다.
직장인 김아무개 씨는 요즘 허리 골반 쪽 통증 때문에 고생이 많다. 처음에는 단순히 허리를 삐끗했거니 가볍게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도 잘 치료가 안 되고 더 아픈 거 같다. 답답한 마음에 병원을 찾아 방사선 촬영까지 했는데 허리 척추 뼈는 이상이 없다고 한다. 우리 주변에 위와 같은 증상을 가진 사람은 의외로 많다. 이런 경우 ‘천장관절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 천장관절증후군이란 허리의 맨 마지막 뼈인 천골과 골반 뼈가 연결돼 만나는 지점인 천장관절에 염증이나 관절이 어긋나는 등의 이상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천장관절은 엉치뼈와 엉덩이뼈가 연결되는 부위로 척추가 움직일 때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하는데 다리 쪽으로 저리듯이 통증이 나타나고 허리와 골반 통증을 동반해 장시간 걸어 다니는 것도, 오래 서 있기도 힘이 들어 디스크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걸을 때보다 가만히 서 있을 때 통증이 더 많고 똑바로 누워 있으면 꼬리뼈와 그 아래 부위 통증 때문에 바로 누울 수 없는 것도 대표적인 증상 중 하나다. 천장관절증후군은 엉덩방아를 찧거나 요가나 자전거 등의 운동을 할 때 운동성 손상으로 천장관절 인대 손상이 발생할 수 있으며, 잘못된 자세로 인하거나 출산 중 골반이 충분히 이완되지 않아 발생하기도 한다. 천장관절증후군은 생각보다 흔해서 자랑스러운 피겨선수 김연아도 천장관절증후군으로 고생했다. 갑자기 무거운 물체를 들어 올릴 때, 물건을 들고 허리를 돌릴 때, 뒤로 넘어지거나 교통사고로 직접적으로 충격에도 생길 수 있다. 중년 남성들에게도 많이 발생하는 질병으로 골프가 천장관절증후군을 유발하는 이유는 일방통행 운동이기 때문이다. 치료는 우선 침과 약침 치료를 통해 천장관절 인대 손상을 치료하고 주변 근육을 풀어주게 된다. 그리고 추나 요법을 통해 틀어진 천장관절을 교정하게 되고 테이핑 요법을 통해 천장관절을 보호하게 된다. 그 후 맞춤운동을 통해 평상시 천장관절을 관리하고 주변 근육을 강화해주면서 천장관절증후군을 치료하게 된다. 쌀쌀한 가을철 부상이 많은 것은 일교차로 인해 근육이 경직돼 부상 위험에 많이 노출되기 때문이다. 드물게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으니 진료를 통해 올바른 치료 방법을 확인해야 한다.
변비는 장내에 대변이 비정상적으로 오래 잔류하는 상태로 만성 변비에는 원인이 되는 질병인 대장암, 당뇨병 등에 의해 생긴 기질성 변비와 장기능이 저하돼 생긴 기능성 변비가 있다. 사람들은 흔히 매일 변을 보지 못하면 변비라고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배변 횟수가 일주일에 2번 이하일 경우와 변이 나오기 어려우므로 고통을 받는 상태가 계속될 경우 변비에 해당한다고 전문의들은 말한다. 주 3회까지는 정상 범위에 속하는 것으로 간주한다는 것이다. 특히 변비는 병이라고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많은 사람이 가지고 있는 질환이라고 할 수 있다. 변비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신경계ㆍ내분비ㆍ대사장애ㆍ대장ㆍ항문질환 등 각종 질병에서 오는 경우와 노령, 운동부족 등으로 인한 장관운동 저하가 원인이 되는 긴장성 변비가 있다. 잦은 음주 등으로 대장이 과민해져 설사와 변비를 반복하는 경우와 우울증, 거식증 등에서 오는 정신적인 원인도 있다. 여기에 저섬유식과 다이어트 등 현대인의 식사습관으로 인해 식사량이 줄어든 것과 불규칙한 식사, 배변습관 등은 습관성 변비를 부른다. 또 고혈압, 심장질환 등 만성질환으로 약을 과다 복용하거나 하제(설사가 나게 하는 약)의 과다 사용 시 약제성 변비 원인이 된다. 그리고 식욕부진, 복부팽만, 하복통, 불면증 등이 나타나며 추간판탈출증 원인이 된다. 특히 임신 중에 변비를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여성의 성호르몬과 관계가 있다. 여성 호르몬 중 하나인 황체호르몬은 임신 중이거나 배란일로부터 월경 전까지 분비가 매우 활발하게 이뤄지는데 이 물질이 대장의 연동운동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시기에 변비가 특히 심해지며 변비가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3~4배가량 많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변비 예방법으로는 변의가 있을 때는 미루지 말고 배변을 해야 하고, 아침 식사를 잘하며, 식물성섬유 섭취는 생채소보다 데친 채소를 먹는 것이 좋다. 수지침요법으로는 대장 상응 부위인 E22에 다자극을 하게 하고 운기체형에 따라 수지음식을 하루에 2끼 정도 먹으면 변비증이 해소된다. 그리고 기본방과 대장기맥과 삼초기맥에 하루에 뜸을 한 시간 정도 떠주면 변비 해소와 재발 방지에 도움이 된다. 또 서금요법에서는 변비를 낫게 하고 예방하는 가장 쉽고 편한 방법이 수지음식이다. 양실증은 폐와 신장을, 신실증은 심장과 비장을, 음실증에서는 신장을 보하는 수지음식을 하루에 1끼 이상 먹으면 변비를 예방에 매우 효과가 탁월하다. 이 외에도 발 지압 판을 하루에 1시간 정도 꾸준히 밟아주면 운동효과를 볼 수 있어 변비 해소에 많은 도움이 된다.
지난 1일 교육부는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기본계획안을 발표했습니다. 수능영어를 9등급으로 절대 평가한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는 현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 응시하는 수능에 해당합니다. 9등급제 시행과 인원 분포에 대한 좀 더 세밀한 사회적 합의가 있어야 하지만 수능 영어가 2015학년도 수능과 유사한 난이도로 출제된다면 상위 16%, 약 9만명의 수험생이 1등급을 받을 것으로 예측합니다. 사실상 영어의 변별력이 많이 줄어드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각 대학은 정시에서 신입생을 선발하기 어려워 수시모집 비중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수시모집에서는 수능 최저학력 기준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렇게 되면 영어 변별력 약화로 영어 등급을 필수로 지정하고, 영어를 제외한 나머지 3개 영역 등급 조건을 수능 최저학력 기준으로 적용하는 대학이 늘어날 것입니다. 영어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일부 대학들의 대학별 고사에도 변화가 오는 것입니다. 한국외대 등과 같이 영어지문을 이용한 논술을 하는 대학 수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대학별 고사에서 영어 면접을 늘리거나, 영어 에세이가 일부 도입될 가능성도 있겠지요. 좀 더 다른 형태는 영어 특기자 전형의 부활이 예상되기도 합니다. 많은 수험생이 영어가 1등급인 상황에서 주요대학들은 변별력이라는 잣대를 포기하기가 힘들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된다면 정부와 대학 간 힘겨루기에 따라서 입시가 움직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정시모집에서도 수능 영역별 반영 비율의 변화가 불가피할 것입니다. 인문계열은 국어와 수학 영역의 중요도가 강화될 것이고, 자연계열은 수학과 과학탐구 영역이 더욱 중요하게 반영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수험생들은 앞으로 어떻게 수능 영어 학습전략을 세우고 실행해야 할까요. 절대평가가 시행되면 기존과는 학습 방법을 달리해야 하는데, 이는 영어 실력 차이에 따라 다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절대평가 등급제로 바뀌면 난이도에 따라 기존 3등급의 일부까지도 1등급을 받을 수 있으므로 상위권의 경우 수능 영어 대비에 대한 부담이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고등학교 3학년이 되기 전에 1등급을 받을 수 있도록 학습을 끝내고 이후에는 1등급을 받을 수 있을 정도의 학습 수준을 유지하고, 나머지 시간은 다른 과목 학습에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것도 바람직하겠지요. 영어 실력이 중하위권인 학생들은 한 문제라도 틀리면 절대평가 등급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기초부터 철저하게 공부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역으로 생각하면 중위권 학생들은 조금만 더 노력하면 상위 등급에 진입할 기회를 얻게 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꾸준한 영어 공부가 더 필요합니다. 자칫 사교육 시장의 영향력이 더 크게 나타날 수도 있고 풍선 효과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만 중학생들은 다양한 준비가 가능할 것입니다. 영어에 미리 대비한다면 그만큼 다른 교과목에 대한 여유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조심스러운 예측이지만 고등학교 선택에 대한 변화도 나타날 가능성도 있을 것입니다. 입시에 눈이 밝은 학부모들이 어떻게 움직일지 지켜볼 일입니다.
이 세상에서 포유동물 가운데 일반적으로 가장 작게 여기는 동물과 가장 크게 여기는 동물은 쥐와 코끼리일 것이다. 신시아 보이킨(Cynthia Boykin) 저서 ‘코끼리 믿음’(Elephant Faith)에서 백과사전을 펴고 임신기간을 조사했더니 인간의 평균 임신기간은 267일이고, 1년이 넘는 임신기간을 가진 포유류는 세 종류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낙타(370~440일), 기린(395~425일), 코끼리(520~730일). 지상에 거주하는 포유류 중 가장 커다란 코끼리는 매우 똑똑하고 모성애가 강한 동물이다. 반대로 짧은 임신기간을 지닌 동물은 대부분 쥐 과에 속한 동물들이었는데 주머니쥐는 12~13일, 생쥐는 18~20일, 집쥐는 21~22일이었다. 그래서 그는 믿음의 사람을 ‘쥐를 닮은 믿음의 사람’과 ‘코끼리를 닮은 믿음의 사람’에 대해 대조적으로 분류했다. 쥐 믿음은 빠르긴 하지만 동시에 보잘것없고 쓰레기를 뒤지고 치명적인 질병을 옮기는 믿음이다. 반대로 코끼리 믿음은 결과를 얻기까지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과묵하게 참고 견뎌 유익을 주는 믿음이다. 이는 늘 신실한 모습으로 예배하고 온전한 예물을 드린다. 자리나 직분에 연연하지 않는 것. 이러한 ‘코끼리 믿음’을 발견한 저자는 하나님의 때, 하나님의 시간을 기다리는 것이 얼마나 유익한 것인지를 알고 싶어졌다. 그래서 성경 속에서 기꺼이 씨를 뿌리고 하나님께서 주시는 비전과 약속을 받았던 사람들 그리고 오래도록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며 아름다운 열매를 맺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찾는다. 그것이 바로 이 책에 언급되는 엘리야, 데라, 아브라함, 다윗, 요셉이다. 저자는 후기에서 “우리 모두에게는 코끼리로 자라날 수 있는 엄청난 씨앗이 숨겨져 있지만, 대개 우리는 그 씨앗을 쥐나 벌레 같은 작고 해로운 생명으로 길러낸다. 쥐와 코끼리처럼, 이제껏 우리가 너무 바쁘다는 이유로, 어렵다는 이유로 유산시켜온 믿음의 씨앗들은 몇 개나 될까? 어쩌면 육체적 유산보다 더 나쁜 것은 이러한 영적 유산일지 모른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믿음의 작은 씨앗들은, 결코 버려지기 위해 주어진 것이 아니다. 거기에는 분명한 목적이 있다. 씨앗은 열매 맺기 위해 우리에게 왔다”라고 했다. 제30대 미국 대통령 캘빈 쿨리지도 “다른 사람보다 훌륭한 교육을 받고, 특별한 용기를 가졌지만 성공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이유는 인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쥐를 닮은 믿음의 사람’이 아니라 ‘코끼리를 닮은 믿음의 사람’이 돼야 한다.
탑을 쌓는다는 것은 두 손을 모으는 것이다. 인간의 나약함을 겸허히 인정하며 하늘과 조금이라도 더 가까워지려는 간절함이 허리를 굽히고 돌을 고르게 한다. 수없이 많은 소망이 하나 둘 쌓여지고 그것은 합장처럼 든든하다. 개울 한가득 공든 탑이 즐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