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선거를 앞두고 여러 명의 예비후보들이 저마다 웅상의 장밋빛 미래를 설파하고 있지만 막상 바닥 민심은 싸늘하기만 하다. 4개 동 중에서도 서창동은 웅상지역 중심부라 할 수 있는데 최근 출장소마저 떠나고 상권은 침체일로라 을씨년스러운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서창시장을 끼고 중심 간선도로 주변 상점 중 상당수가 비어 있거나 새 주인을 물색하고 있지만 반응은 냉담하다. 그나마 어쩔 수 없이 문을 열고 있는 가게도 적지 않다고 한다. 서창 상인들을 먹여 살리는 건 외국인 근로자라는 푸념마저 나오고 있다. 오랜 기간을 웅상지역에서 살아온 주민은 실물 경제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인구 유입이 필수적이라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최근 입주를 시작한 삼한사랑채, 공사 중인 롯데캐슬을 비롯해 인근 지역에서 건축 심의를 받았거나 착공을 앞둔 대규모 아파트 건설 움직임은 바닥에 머무는 웅상지역 경기를 살릴 수 있는 호재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난데없는 하수처리 문제에 발목이 잡혀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져 지역 주민에게 청천벽력 같은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양산시 전체를 두고 보았을 때 물줄기는 크게 둘로 나뉜다. 천성산을 경계로 서부지역은 시청을 중심으로 한 원도심 주변인데 하북면 영축산에서 발원해 낙동강으로 유입되는 양산천이 하수의 배출구 역할을 하고 있다. 양산시가 민자유치사업을 통해 서부지역 대부분 하수를 함께 처리하는 종합하수처리장과 인입관로사업을 완료했다. 개별적인 하수 처리가 필요 없게 됨에 따라 가정 정화조는 사라진지 오래다. 웅상지역은 거꾸로 북동쪽으로 흐르는 회야천이 하수 통로다. 회야천은 무지개폭포 상류에서 시작돼 웅상 4개 동을 관통한 뒤 울산 웅촌면을 거쳐 회야댐에 유입된다. 여기서 문제가 제기된다. 회야댐은 울산시민 식수 원수로 이용되고 있다. 따라서 회야천에 흘러들어 간 하수를 댐에 들어가기 전에 정화할 필요가 있다. 그 과정은 웅상과 웅촌지역을 모두 아우르는 차집관로를 통해 하수를 유입, 처리하는 회야하수처리장이 담당하고 있다. 회야하수처리장 운영 주체는 울산시다. 이러다 보니 웅상지역에서 일정 규모 이상 하수 발생이 예상되는 사업을 추진할 때는 울산시와 협의가 필수적이다. 산업단지나 택지조성사업, 대규모 아파트 건설사업 등이 그 대상이다. 다시 말하자면 이런 대규모 사업 추진의 키를 울산시가 쥐고 있다는 말이다. 문제는 건설될 예정인 2천200세대 규모 아파트가 울산시 협의 거부로 발목이 잡혀있다는 것이다. 그 밖의 공동주택사업 추진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 양산시는 수년 전부터 회야하수처리장 처리 용량 증설을 위해 울산시와 협의를 계속해 왔다. 2013년에는 현행 하루 3만2천톤 처리 용량을 7만2천톤으로 증설하는 기본계획 변경 승인을 마쳤다. 실시설계는 물론 국비 지원까지 확보해 총사업비 715억원을 투입해 2018년 준공을 목표로 올해 초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시공 삽을 뜨기 직전 시점에 문제가 발생한 것은 양산시와 울산시 사이에 사업비 분담을 놓고 이견이 생긴 때문이다. 울산시가 사업비 협의 난항으로 착공을 미루면서 졸지에 주택건설 사업이 직격탄을 맞게 된 것이다. 더 큰 문제는 건축 심의를 마친 상태에서 착공을 눈앞에 둔 다른 아파트 건설사업도 시기를 놓치고 있다는 것이다. 웅상지역 하수처리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퍼스트 웅상’을 내세우는 양산시는 물론이고 웅상을 근거로 하는 정치인이라면 누구나 공약으로 내걸어 왔던 최대 현안이다. 부산도시철도 1호선 연장과 함께 지역경제를 살리는 첩경으로 인식돼 온 숙제이기도 하다. 울산시민 식수로 사용된다는 이유로 상류에 있는 웅상주민이 장기간 피해를 입고 있음을 울산시는 잊어서는 안 된다. 칼자루를 쥐고 있는 울산시의 전향적인 자세도 필요하지만 이참에 양산시는 회야하수처리장 증설은 물론, 관리권 이양을 포함한 주도적 합의를 이끌어낼 각오를 해야 한다. 웅상지역 주민의 소리 없는 분노를 헤아린다면 언제까지나 우리 고장 살림살이 명줄을 남에게 맡겨 놓을 수는 없지 않은가.
새해를 맞아 지인들에게 선물하기 위해 표구점에 들러보면 교훈이 될 만한 글귀를 액자로 제작해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많은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그 중에 제일 많이 눈에 띄는 휘호는 단연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다. 이 휘호는 글자 그대로 ‘집안이 화목하면 모든 일이 잘 풀린다’라는 말로 누구든지 쉽게 공감하는 내용이다. 가훈하면 최영(崔瑩) 장군의 ‘황금 보기를 돌같이 하라’, 신사임당(申師任堂)의 ‘신의ㆍ지조ㆍ청백ㆍ성실ㆍ우애’, 김유신(金庾信)의 ‘충효’ 등 많은 집안들의 금과옥조(金科玉條) 같은 가훈들이 있지만 사람들 입에 가장 많이 오르내리는 가훈이라면 경주 최부자집 가훈이 되지 않을까 싶다. ‘부자가 3대 가기 힘들다’라는 옛말을 무색하게 만든 경주시 교동 최부자 가문은 조선 중기 1600년대부터 12대 300년 동안 만석꾼을 유지하면서 진사를 배출한 저명한 집안으로, 이 집안에 전해져 내려오는 가훈은 ‘육훈(六訓)’이 있다. 육훈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과거를 보되, 진사 이상은 하지 마라. 양반으로서 신분은 유지하되 당쟁에 휘말려서 집안이 풍비박산이 날 수 있기 때문이다. ②재산은 1만석 이상 지니지 마라. 지나친 욕심은 화를 불러오기 때문이다. ③과객을 후하게 대접하라. 덕을 쌓고 인심을 얻으라는 말이며, 실제 소작 1천석은 손님 접대에 쓰였다고 한다. 거기에 ④흉년기에는 땅을 사지 마라. 이웃의 불행을 재산을 불리는 기회로 삼지마라는 교훈이며 오히려 이웃이 어려울 때 재산을 풀어서 그들을 구제하는 데 앞장섰다고 한다. ⑤며느리들은 시집온 후 3년 동안 무명옷을 입어라. 자신을 낮추고 근검절약하는 생활을 강조하는 내용이다. ⑥사방 100리 안에 굵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 이웃과 더불어 나누면서 살라는 가르침이다. 이 집안에서는 손자가 태어나면 어른들이 이러한 여섯 가지 가훈을 어린아이 때부터 직접 붓글씨로 몸에 익히게 해 가르침을 전하게 했다 한다. 300년 이상 부와 명성으로 사회적 의무를 다한 이 집안은 1950년대에 전 재산을 영남대 전신인 ‘대구대학’에 기증하고 아름답게 회향을 했다고 하니 참으로 보기 드문 명문 집안이라고 칭송할만 하다. 명심보감 ‘계선편’에 이르기를 “돈을 모아서 자손에게 물려준다고 해도 그 자손이 돈을 지킨다고 볼 수 없으며, 책을 모아서 자손에게 남겨 준다고 해도 그 자손이 다 읽는다고 볼 수 없으므로 남이 모르는 가운데 덕을 쌓아서 남겨 주는 것만 같이 못하다”고 했다. 사람이 사람다워지기 위해서는 이웃에 대한 배려와 관심이 먼저 이뤄져야한다. 지하철 등에서 노약자들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작은 선행부터 시작해 길거리에서 공중도덕을 지키는 행위 등 착한 마음만 먹으면 우리 주위에서 얼마든지 좋은 일들을 실천해 나갈 수 있다. 기쁜 마음으로 하나하나 선행을 쌓아 나가다 보면 안개 속에 옷이 젖듯이 향을 쌌던 종이에서는 향내가 나듯이 그렇게 삶이 익어가면 어느덧 인품의 향기가 세상을 진동하고 남음이 있다고 본다. 아직도 식지 아니한 2016년 새해를 맞이해 인생의 가치를 드날리고 인간으로서 도덕적 의무와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는 가훈을 세워 보는 계획도 괜찮지 않을까?
우리는 종종 날씨가 추우면 “감기 조심해야겠다”는 말이나 생각을 하게 된다. 감기로 내원한 환자들도 자주 “어제 춥게 잤더니 콧물, 기침, 가래가 나와요”하는 말을 자주 한다. 필자 역시 만성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는 어르신들에게 항상 추위와 감기 조심하시고 보온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말을 반드시 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추위와 호흡기 질환과의 관련성은 어느 정도 있는 것일까? 현재까지는 추운 날씨에 노출돼 심하게 떨거나 심하게 더워서 감기에 걸린다는 증거는 없다는 것이 과학계의 주된 견해다. 이론적으로 바이러스가 있어야 걸리는 것이 감기고 남극 같은 곳에서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는 보고가 있음을 고려한다면 추위가 직접적인 감기 원인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추위라는 자극 자체는 인체 저항력을 떨어뜨려서 감기와 호흡기 질환에 쉽게 걸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다. 필자의 동료 교수인 부산대학교 한의학전문대학원 하기태 교수는 최근 추위가 폐 염증을 악화시키는 인자가 된다는 사실을 과학적 실험을 통해 국제 학술지인 국제생물기생학회지에 발표했다. 추위 자체가 직접 호흡기에 염증을 일으키지 않지만 추운 환경에 노출은 바이러스나 세균 같은 외부의 침입자들을 만나서 생기게 되는 염증을 더욱 악화시켜 호흡기 질환을 더 심하게 만든다는 내용이다. 염증이라는 것은 원래 우리 몸이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만들어 내는 자연스러운 과정이지만 이것이 과도해지면 우리 몸을 더욱 힘들게 만들고 심하면 생명을 앗아갈 수도 있는 현상이다. 따라서 준비되지 않은 채로 우리 몸이 추위에 갑자기 노출될 경우 호흡기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겨울뿐만 아니라 에어컨이 일반화된 요즘 여름철 과도한 냉방에 폭로되는 것도 감기에 걸리기 쉽게 만든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한의학에서는 질병을 일으키는 외부 원인에 대해 풍한서습조화(風寒暑濕燥火) 여섯 가지 원인을 대표적으로 꼽고 있다. 바람, 추위, 더위, 습기, 건조, 열기를 뜻하는 이들 병의 원인 중 특히 바람(風)과 추위(寒), 즉 풍한(風寒)은 예로부터 감기나 급성기관지염 같은 호흡기 질환과 연관이 된다고 인식했다. 이를 치료하기 위해 땀을 내게 하면서 추위를 몰아내는 여러 한약을 이용해 급성 호흡기 질환들을 다스려 왔고 현재에도 과학적인 연구를 통해 그 효과가 계속 입증되고 있다. 대표적인 약물로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계수나무의 어린나무 가지인 계지(桂枝)가 있는데, 예로부터 밖으로부터 온 바람과 추위를 몰아내어 감기증상을 고치는 처방에 자주 들어가는 약물이다. 생강이나 파뿌리 역시 비슷한 성질을 가진 식물로 감기가 살짝 오려고 할 때 차를 끓여 먹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우리 조상들은 예로부터 오과다(五果茶)라는 차를 감기 예방에 활용하기도 했다. 이것은 오과(五果), 즉, 호두알 10개, 대추 7개, 은행 15알, 밤 7알, 생강 2쪽에다 물 2L 정도를 넣고 반으로 물이 줄어들 때까지 끓인 후 수시로 차로 따뜻하게 마시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감기가 심해졌을 경우에는 무리하게 많은 양의 계피나 생강 등을 끓여서 먹다가 탈이 날 수 있으므로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고령의 어르신들은 겨울이 되면 추위에 취약해 호흡기 질환에 걸릴 경우 몸의 저항력이 떨어져 기침, 가래 등 힘든 증상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예방이나 초기감기 치료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또한 만성 심혈관질환이나 호흡기질환을 앓고 있을 경우에도 감기 예방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한의약 치료로는 한의원이나 한방병원에서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한약 중에 감기 예방이나 기침, 감기 치료에 적용할 수 있는 처방이 15가지가 넘고 이외에 맞춤형 한약 처방으로 감기 예방이나 추위에 약해진 우리 몸을 관리할 수도 있다. 이외에 침이나 뜸치료를 병행하여 면역력을 증진할 수도 있다. 우리 몸 면역력을 높여 바이러스와 잘 싸울 있게 하는 방법 이외에 감기에 걸렸을 때 집에서 쉽게 대처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 무를 긁어서 설탕, 꿀을 넣고 무즙을 내 따뜻하게 해서 콩나물, 설탕을 넣고 푹 끊여서 먹이면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또한 감기에 걸리면 무즙을 내거나 생강을 달여먹는 등의 민간요법으로 치료할 수 있다.
양산시가 지난 12일부터 읍ㆍ면ㆍ동 순회간담회를 시작했다. 나동연 시장이 13개 지역을 두루 돌며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겠다는 의미다. 지난 12일 물금읍사무소 2층에서 순회간담회 첫 일정을 시작했다. 10시 30분부터 시작한 간담회는 나동연 시장과 임정섭ㆍ차예경 시의원 인사말이 10시 47분까지 이어졌다. 이어 물금읍장 업무보고가 53분까지 계속됐고, 시정 홍보영상을 11시 1분까지 상영했다. 홍보영상이 끝나자 기획관이 올해 시정 운영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모든 설명이 끝난 시각은 11시 9분. 총 90분으로 예정된 간담회 가운데 남은 시간은 51분이었다. 같은 날 원동면에서 이어진 순회간담회도 거의 똑같은 모습으로 진행됐다. 오후 2시 30분에 시작해 3시 8분까지 ‘시정홍보’가 이어졌다. 남은 시간 즉, 주민에게 할애된 시간은 52분. 물금읍에서는 모두 7건의 질문이 나왔고, 원동면에서는 8명이 질문을 했다. 사실 질문이라기 보다 건의에 가까운 것들이었다. 생활 속 불편에서부터 행정기관도 쉽게 해결할 수 없는 어려운 것까지 다양한 요구들이 쏟아졌다. 진행자가 “마지막으로 질문 하나만 더 받겠습니다”라고 말하는 순간에도 질문을 하겠다고 손을 든 사람이 대여섯 명이 넘었다. 50여분의 시간으론 모자랐다. 각종 생활 불편과 개선 사항에 대해 말하기에 주어진 시간은 너무 부족했다. 2박 3일 내내 떠들어도 모자란 마당에 1년에 딱 한 번, 그것도 50분 뿐이니 주민의 아쉬움이야 오죽할까? 물론 평소 읍ㆍ면사무소나 동주민센터를 통해 주민 누구나 자유롭게 건의할 수 있다. 하지만 시장을 직접 대면하고 건의 또는 질의할 기회가 주민에게 얼마나 자주 주어지겠나. 90분 모두를 써도 부족한데 그 중 40분을 시정 홍보에 뚝 떼어줬으니 ‘말하고 싶은 욕망’은 더 간절해졌을 것이다. 사실 이런 모습이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양산시는 매달 두 차례 발행하는 양산시보를 통해 지역 곳곳에 행정 소식을 전하고, ‘보도자료’란 이름으로 각종 언론 매체에 행정의 모든 것을 알린다. 그럼에도 양산시는 ‘아직도 배고픈’ 모양이다. 자치단체장으로서는 자신의 치적을 홍보하고 싶은 게 당연한 일이겠지만 그래도 1년에 한 번 하는 순회간담회마저 ‘홍보의 장’으로 만들어야 할까? 다산 정약용은 「목민심서」에서 “수령은 백성의 뜻이 통달하여 막힘이 없도록 해야 한다”며 지도자의 가장 중요한 책무 가운데 하나로 ‘백성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탈무드 역시 “사람이 입이 하나, 귀가 둘인 이유는 말하기보다 듣기를 두 배 더 하라는 의미다”라며 듣기를 강조했다. 아무쪼록 내년 순회간담회는 ‘말하기’보다 ‘듣기’를 소중히 하는 양산시가 됐으면 좋겠다. 양산시가 지난 12일부터 읍ㆍ면ㆍ동 순회간담회를 시작했다. 나동연 시장이 13개 지역을 두루 돌며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겠다는 의미다. 지난 12일 물금읍사무소 2층에서 순회간담회 첫 일정을 시작했다. 10시 30분부터 시작한 간담회는 나동연 시장과 임정섭ㆍ차예경 시의원 인사말이 10시 47분까지 이어졌다. 이어 물금읍장 업무보고가 53분까지 계속됐고, 시정 홍보영상을 11시 1분까지 상영했다. 홍보영상이 끝나자 기획관이 올해 시정 운영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모든 설명이 끝난 시각은 11시 9분. 총 90분으로 예정된 간담회 가운데 남은 시간은 51분이었다. 같은 날 원동면에서 이어진 순회간담회도 거의 똑같은 모습으로 진행됐다. 오후 2시 30분에 시작해 3시 8분까지 ‘시정홍보’가 이어졌다. 남은 시간 즉, 주민에게 할애된 시간은 52분. 물금읍에서는 모두 7건의 질문이 나왔고, 원동면에서는 8명이 질문을 했다. 사실 질문이라기 보다 건의에 가까운 것들이었다. 생활 속 불편에서부터 행정기관도 쉽게 해결할 수 없는 어려운 것까지 다양한 요구들이 쏟아졌다. 진행자가 “마지막으로 질문 하나만 더 받겠습니다”라고 말하는 순간에도 질문을 하겠다고 손을 든 사람이 대여섯 명이 넘었다. 50여분의 시간으론 모자랐다. 각종 생활 불편과 개선 사항에 대해 말하기에 주어진 시간은 너무 부족했다. 2박 3일 내내 떠들어도 모자란 마당에 1년에 딱 한 번, 그것도 50분 뿐이니 주민의 아쉬움이야 오죽할까? 물론 평소 읍ㆍ면사무소나 동주민센터를 통해 주민 누구나 자유롭게 건의할 수 있다. 하지만 시장을 직접 대면하고 건의 또는 질의할 기회가 주민에게 얼마나 자주 주어지겠나. 90분 모두를 써도 부족한데 그 중 40분을 시정 홍보에 뚝 떼어줬으니 ‘말하고 싶은 욕망’은 더 간절해졌을 것이다. 사실 이런 모습이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양산시는 매달 두 차례 발행하는 양산시보를 통해 지역 곳곳에 행정 소식을 전하고, ‘보도자료’란 이름으로 각종 언론 매체에 행정의 모든 것을 알린다. 그럼에도 양산시는 ‘아직도 배고픈’ 모양이다. 자치단체장으로서는 자신의 치적을 홍보하고 싶은 게 당연한 일이겠지만 그래도 1년에 한 번 하는 순회간담회마저 ‘홍보의 장’으로 만들어야 할까? 다산 정약용은 「목민심서」에서 “수령은 백성의 뜻이 통달하여 막힘이 없도록 해야 한다”며 지도자의 가장 중요한 책무 가운데 하나로 ‘백성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탈무드 역시 “사람이 입이 하나, 귀가 둘인 이유는 말하기보다 듣기를 두 배 더 하라는 의미다”라며 듣기를 강조했다. 아무쪼록 내년 순회간담회는 ‘말하기’보다 ‘듣기’를 소중히 하는 양산시가 됐으면 좋겠다.
가끔 어떤 물건을 바라보면 지나온 순간이 그려질 때가 있다. 십 원짜리 동전 몇 개로 누군가의 목소리를 듣던 공중전화, 사춘기 시절이 녹아 있는 낡은 일기장이 그렇다. 길을 걷다 문득 그런 물건을 발견하면 가만 멈춰 생각에 빠진다. 분명 해지고 낡은 의자일 뿐인데 꿈 많던 어린 날을 떠올리게 한다.
사업주는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해 철저한 안전관리를 통해 산업재해가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설비 결함, 휴먼 에러, 안전보건 수칙 미 준수 등으로 산업재해는 이 순간에도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만약 우리 사업장에 재해가 발생한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또 산업재해조사를 하는 목적은 무엇일까? 산업재해는 업무로 인한 외향성 상해 또는 질병으로써(ILO) <산업안전보건법> 제2조에서는 “근로자가 업무에 관계되는 건설물ㆍ설비ㆍ원재료ㆍ가스ㆍ증기ㆍ분진 등에 의하거나 작업 또는 그 밖의 업무로 인해 사망 또는 부상하거나 질병에 걸리는 것을 말한다”고 정의한다. 여기에는 물적 요인, 인적 요인에 의한 재해, 유해물질에 장기간 노출돼 생기는 건강상 장애(직업병 등)가 포함되며, 업무수행과 관련해 발생하는 것만 대상으로 한다. 중대재해는 산업재해 가운데 재해 정도가 심한 경우로 일시에 다수 사상자가 발생하는 재해를 의미한다. 산업재해조사는 향후 비슷한 유형의 사고재발을 막고 안전관리상 문제점을 파악해 개선하기 위해서 시행한다. 개인 잘못을 들추거나 책임을 묻기 위한 조사가 될 경우 객관성이 떨어지고 명확한 재발방지계획이 수립되기 어렵다. 만약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사고가 일어난 지역이나 공간에 책임이 있는 조사자 또는 지정된 응급요원은 다음과 같이 행동해야 한다.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피재자를 구출하고 2차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긴급조치를 하는 것이다. 이후 부상자를 치료하고 잔존 위험요소를 제어하는 한편, 사람들을 보호하고 증거를 보존하기 위해 사고현장을 격한다. 사고현장에 사람들과 장비에 대한 모든 잔존 위험이 제거되거나 제어되면, 이후에는 사고에 관한 가능한 많은 정보를 모으고 무엇이 사고 원인이었는지 규명하기 위해 각종 요인을 분석한다. 마지막으로 앞서 분석 결과한 결과를 토대로 향후 같은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개선책을 마련한다.
20대 총선을 석 달 앞두고 정치판 이합집산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분구가 예상되는 웅상지역에 작지 않은 변수가 출현했다. 밑바닥 인심의 대변자로 자처하는 새누리당 박인 경남도의원이 의원직을 내던지고 국회의원 예비후보로 등록했기 때문이다. 2007년 시의원 재선거로 지방정치에 등장했지만 3년 뒤 지방선거에서 불과 9표의 근소한 차이로 재선에 실패한 후 절치부심하다가 2014년 도의원 선거에서 현역인 성계관 의원을 공천 경쟁에서 따돌리고 끝내는 당선돼 도의회에 입성했던 그다. 박 전 도의원은 이미 30대 초반에 울산에서 국회의원선거에 출마해 낙선한 것을 비롯해 양산시장, 도의원, 시의원 선거 등 나서지 않은 선거가 없을 정도로 선거판에서 잔뼈가 굵었다고 볼 수 있다. 그 말은 정치판의 계산이 빠를 거라는 말인데 현역의원 사퇴에 따른 경선 여론조사 10% 감점이라는 새누리당 공천 규칙에도 불구하고 승부수를 띄운 그의 행보에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20대 총선은 국회의 선거구획정안 처리 지연으로 인해 법상 선거구가 무효인 사태가 지속하고 있지만 선관위 결정으로 예비후보들 선거운동이 일부나마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우리 지역 분구 예정 선거구는 어떻게 조정될지 아무도 알 수 없다. 인구 상, 하한선에 맞추기 위해서는 웅상 4개 동에 서부양산 2~3개 읍ㆍ면ㆍ동지역이 합쳐져야 하는데 그 결과에 따라서 후보들의 호ㆍ불호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웅상지역에는 중앙동 출신 강태현 변호사를 비롯해 김정희 전 경남대 교수와 또다른 김정희(여) 늘푸른요양원장, 그리고 이장권 전 도의원과 황윤영 전 시의원이 예비후보로 등록해 활동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여기에 박인 전 도의원이 가세한 것이다. 새누리당 공천 규칙에 따르면, 정치 신인과 여성, 장애인 후보는 각각 10%의 가점을 받게 된다. 최종 후보 경선에 누가 나가게 될지 알 수 없지만 박인 후보가 불리한 것은 틀림이 없다. 가점 기준은 득표율에 대한 것이기 때문에 박인 후보가 30%의 득표를 한다면 결과는 27%로 인정된다. 반대로 다른 후보가 30%의 득표를 했을 때는 신인 가점 10%를 더해 33%가 되는 것이고, 여성일 경우에는 10%가 더해져 36%가 되는 것이다. 경선 대상의 수에 따라 조금씩 다르겠지만 3~4명이 맞붙을 경우 지지 차이가 작을수록 가점과 감점의 효과는 더욱 크게 나타날 것이다. 또 한가지 변수는 서부양산 포함 대상 지역이 어딘가이다. 동면ㆍ양주동 1안과 중앙ㆍ삼성동 2안을 두고 선택될 것으로 보이는데 그 결과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강태현 변호사로서는 2안을 바라고 있을 터이고, 웅상 출신 후보들은 대부분 서부양산 지역에서 이름 알리기에 고심할 터인데 박인 후보가 상대적으로 지명도에서는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박인 후보로는 도의원으로 뽑아준 웅상 4개 동 지역 주민들 민심에 반해 중도 사퇴하는 데 따른 비난에 적절히 대응해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 도의원 보궐선거에 따른 혈세 낭비를 두고 타 후보들이 집중 공략할 것이기 때문이다. 마지막 예상 변수로는 거물 정치인의 전략 공천 가능성이다. 일부 언론에서 군불 지피듯 솔솔 연기를 피우고 있기도 하다. 전국적 지명도를 가진 후보가 없는 실정이다 보니 야당과의 승부를 걱정해 전략 공천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웅상지역은 문재인 더민주당 대표 자택이 있는 곳이고, 안철수 의원 선대 고향이기도 하다. 지금은 조용하지만 선거가 임박해오면 야당의 정치공세가 만만치 않을 것이다. 용어가 무엇이 됐건 새누리당의 낙하산 후보 공천이 이뤄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선거 90일 전으로 다가왔어도 선거판 구도는 여전히 깜깜하다. 현수막이 내걸리긴 했어도 크게 요란하지는 않았는데 박인 도의원의 가세로 웅상지역은 조금씩 들끓을 조짐이다. 과연 누가 여당 후보로 최종 선출될 것인가. 4번의 선거에서 고배를 마신 더민주당 송인배 지역위원장은 과연 어느 지역구로 출마할 것인가. 안철수 신당을 타고 나올 사람은 있는가. 20대 총선이 웅상지역 주민의 오랜 소외감을 해소하면서 지역발전의 전면에 부상할 기회가 될는지 결과를 지켜볼 일이다.
결혼 후 남편과 더불어 시어머니를 알아가는 과정이 숙제로 자리 잡았었다. 애당초 나를 며느릿감으로 탐탁지 않게 생각한 어머니는 속내를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드러내셨다. 그럴 적마다 당황한 건 기본이었고 서운해서 많이도 울었었다. 게다가 어머니 독특한 성향은 일찍이 알고 있던 주변 그 누구에게도 보지 못한 것이라 기가 막힌다는 표현이 가장 적절했다. 엄마와 아내이기보다 여자가 되고 싶은 어머니는 당신이 할 수 있는 방법을 총동원해 외모 가꾸기에 시간과 열정을 쏟았고 나름의 방식으로 유흥을 즐겼다. 세상 어머니들과 사뭇 다른 어머니와 지낸 3년간 시집살이는 그야말로 험준한 산을 넘는 것과 같았다. 이해를 바라는 남편의 간곡함이 버팀목이 돼 지내긴 했지만 내겐 항상 묵상 그 자체였다. 그런 어머님이 이제 팔순을 앞두고 계신다. 여전히 손녀들을 만나면 안부나 덕담이 아니라 어떤 옷을 입고 신을 신었는지 머리는 어떤 스타일인지 눈으로 먼저 쭉 훑으신 후 행여 당신 마음에 드는 구두라도 신은 날엔 ‘아이고 예뻐라. 할머니도 이런 신발 신고 싶은데…’라는 말로 인사를 대신 한다. 25년이란 세월이 흘러도 여전한 어머님을 이해하려 애쓰는 건 가슴이 아니라 머리였다. 그러던 지난해 가을 소화불량에 속 쓰림이 잦은 어머님을 모시고 병원에 가게 됐다. 그날 난생처음 화장기 없는 얼굴로 대문을 나서는 어머니를 봤다. ‘수수하고 할머니 같은 모습을 얼마나 고대하고 살았던가!’ 그런 어머니가 반가울 만도 한데 불안한 마음이 불쑥 들었다. 그날은 왠지 기운도 없어 보이고 꼿꼿한 허리가 굽어보이면서 많이 편찮으신 건 아닌지 걱정이 앞섰다. 다행히 가벼운 위궤양이었지만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내내 부쩍 늙어버린 어머니 모습이 지워지지 않았다. 누구나 자신을 드러내는 방식이 있다. 그 방법 중 어머니는 외모를 가꾸고 당신에게 집중하는 것으로 존재를 알렸다. 당신이 가장 자신 있고 잘할 수 있어 가능했다. 이기적이고 철 없으며 한심해 보이던 것이 어쩌면 자신의 모양대로 솔직하게 살았기 때문이라는 생각에 오랫동안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듯했다. 태중에서부터 당신이 지니고 있지 않은 것을 나의 잣대로 세상의 잣대로 끊임없이 요구했는지도 모른다. 물고기는 하늘을 날 수 없고 새는 깊은 바다 속에서 헤엄칠 수 없듯 어머니에겐 누군가를 지켜주고 보살피고 책임지는 능력은 없었다. 대신 자신의 욕구가 무엇인지 잘 아는 더듬이가 발달한 것. 그런데 아내가 되고 엄마가 됐으니 미약한 부분을 다른 것으로 상쇄시켰는지 모른다. 어머니가 건강하신 가장 큰 이유는 자신을 잘 돌봤기 때문이다. 그것은 자신을 향해 있는 더듬이가 있어 가능했다. 살고자 하는 에너지와 살아내려는 에너지가 아직도 있기에 어머니는 오늘도 거울 앞에 앉을 수 있다. 곱게 분을 바르고 머리를 빗고 화려하게 피어난 자신의 모습에 당당한 발걸음을 옮기신다. 이제 곧 설날이 다가온다. 어머니는 온 가족이 모인 자리에서 자식들 안부가 아닌 요즘 당신의 안면홍조에 대해 장황하게 늘어놓으실 거다. 이제 어머니의 이런 이야기들은 흥얼흥얼 당신의 노래처럼 들린다. 음정도 박자도 맞지 않아 때론 불편해서 고개 돌리게도 하지만 ‘나에겐 이런 노래가 있어’하고 당신만의 목소리로 들려주는 노랫말이다. 이제야 비로소 나는 가슴으로 어머니를 이해하게 된 것이다.
30여 년 연탄 배달로 남은 건 만성신부전증 어제는 투석하러가고 오늘은 연탄배달 나가지만 마른 가슴팍을 땀으로 절이며 눈물 손수건으로 싼 돈 까만 탯줄이 되어 딸아이 사각모에 매달아 줄 그 날을 기다리고 엉키고 타래진 생 한 올 한 올 야윈 팔뚝에 힘줄로 곧추서도 뛰는 심장 소리 내일로 내 달렸다
바닷가를 거닐다가 한 무리 갈매기가 모여 있는 풍경을 만났다. 유유자적하는 모습이 그저 평범한 일상인 듯 서두름이 없다. 깃을 털기도 하고 부리로 모래톱을 찍기도 하고 멀리 수평선을 바라보기도 한다. “날아라 갈매기~” 그 순간 말을 알아듣기라도 했을까, 일제히 하늘을 향해 비상한다. 격려 어린 작은 환호성이 그들을 높이 더 높이 날게 한다. 김민성 시인 사진ㆍ글 제공
기다리던 겨울방학이 됐지만, L 군은 걱정이 많다. 내년에 고등학교에 입학해야 하는데 새로운 학교에서 새 친구, 선생님들과 관계를 어떻게 맺을지 고민이기 때문이다. L 군은 상담시간에 대인관계를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호소해 왔다. 상담자는 L 군에게 교내 혹은 센터 또래상담동아리 활동을 권유했다. L 군 이외에도 센터를 찾는 많은 청소년 중에는 대인관계 어려움을 호소하는 친구들이 많다. 청소년의 성공적인 학교생활은 학교현장에서 부딪히게 되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나 기술이 있는가에 따라 좌우되는데, 그중 대인관계 능력은 학업 성취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학교생활 적응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발달적 관점에서 청소년기에 경험하게 되는 대인관계 기술 습득은 매우 중요하다. 이는 학교 적응력을 높이고 만족스러운 진로를 결정하는 데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성인으로 성장한 이후에도 대인관계 형성의 기초가 된다는 점에서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아동ㆍ청소년기 때 학교 공동체에서 대인관계를 맺는 경험은 사회적 관계 기술 습득에 좋은 훈련이 된다. 청소년들에게 대인관계와 관련된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이나 전략을 가르치는 것은 중요한 과제라 할 수 있는데, 전국 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서는 ‘좋은 친구 되기’를 목표로 솔리언 또래상담자를 양성하고 훈련해 그들 활동을 지원한다. 또래상담은 1994년에 시작돼 전국단위로 확대 운영하고 있으며, 2011년에는 창의적 체험활동 프로그램으로 선정됐다. 2012년부터는 학교폭력근절 대책 일환으로 여성가족부가 또래상담을 지원하고 있다. 양산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도 중ㆍ고등부 또래상담동아리 ‘선물상자’와 대학생 또래상담동아리 ‘씨밀레’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솔리언 또래상담자 기본교육을 받은 후 또래상담자로 활동하게 되는데, 훈련을 통해 자기 자신과 타인을 이해하고 다양한 대인관계기술을 습득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또래상담을 비롯해 청소년전화 1388홍보, 청소년 체험부스 운영, 지역교류활동, 학교폭력캠페인 등 지역 내에서 ‘좋은 친구 되기’와 ‘도움 주는 친구 되기’를 실천한다. 2년 동안 본 센터에서 중등부 또래상담동아리 선물상자 활동을 해온 H 군은 “선물상자 활동을 하며 작년보다 올해 훨씬 더 많이 성장하고 배웠다. 특히, 상대방 감정을 헤아리고 서로 감정 상하지 않게 말하는 법을 배운 것은 나를 많이 변화시켰다. 앞으로 어떻게 성장할지 생각하면 두근거린다”고 말했다. 올해도 본 센터와 함께 할 또래상담동아리 ‘선물상자’와 ‘씨밀레’를 신규 모집 중이며, 자세한 사항은 양산시청소년광장(www.yangsan.go.kr/teen) 홈페이지 공지사항에서 확인할 수 있다.
Q. 형편이 어려워 돈이 필요한데 그동안 냈던 보험료를 다시 돌려받을 수 있나요? A. 죄송하지만, 형편이 어려운 이유로는 받을 수 없습니다. 국민연금제도를 운영하는 취지는 국민의 노령, 장애, 사망 시에 본인 또는 그 유족에게 생존하는 동안 일정한 금액의 연금을 지급해 생활이 안정되도록 하기 위한 것입니다. 국민연금제도 일시금 지급 사유는 제한돼 있습니다. 반환일시금은 국민연금 가입자가 사망, 국외 이주, 국적상실 등으로 국민연금에 더는 가입할 수 없거나, 연금수급연령에 도달했지만 수급요건을 채우지 못한 경우(120개월 미만)에 낸 보험료에 이자를 더해 일시금으로 지급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반환일시금 제도는 노후생활 안정을 위한 연금제도 기본취지에 맞지 않아 그 범위를 점진적으로 축소해가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도 이미 대부분 국가가 반환일시금 제도를 운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따라서, 형편이 어렵거나 회사에서 퇴사한 경우 등 이유로는 반환일시금을 받으실 수 없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반환일시금 지급사유가 발생했을 때에만 납부보험료에 이자를 더해 일시금으로 받을 수 있습니다. Q. 아르바이트를 하는데 국민연금에 가입해야 하나요? A. 흔히 아르바이트라 통칭하는 임시근로자, 일용근로자, 시간제근로자 경우 1개월 이상 근무, 소정근로시간이 월 60시간 이상 또는 주당 평균 15시간 이상이면 국민연금 사업장가입자로 가입해야 합니다. 만약 아르바이트를 하다 그만두면 사업장가입자 자격은 상실되는데 직장에 들어가거나 개인 사업을 하면 다시 국민연금에 가입하게 됩니다. 이렇게 가입 기간이 10년 이상 될 때 노후에 노령연금으로 사망 시까지 받게 되는 것입니다. 가입 중에 발생한 질병이나 사고로 장애를 입거나 사망하는 경우 장애연금이나 유족에게 유족연금을 지급하게 됩니다. 많지 않은 급여에서 보험료를 내는 것이 큰 부담이 되겠만, 국민연금은 국민의 노후, 장애, 사망 등의 상황에 연금을 지급해 국민의 생활안정을 돕는 사회보장제도임을 이해해 성실히 가입해 노후준비하시기 바랍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가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현수교로 알려진 금문교가 있다. 샌프란시스코와 마린 반도를 연결하는 강철 현수교인 금문교는 미국 개척정신의 표상이기도 한데, 뉴욕 ‘자유의 여신상’ 못지않은 미국의 명물이 돼 해마다 9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고 있다. 총 길이 2.7km, 폭 24.43m, 무게 88만7천 톤의 다리는 해면에서 67m의 허공에 걸려있는데, 가운데 세워진 두 개의 교각이 받쳐주고 있다. 교각 하나 높이는 224m로 60층 건물 높이에 해당되고, 교각 사이 길이는 1.3km다. 금문교는 미국 토목학회에서 7대 불가사의 하나로 선정할 정도로 공사하기가 매우 어려운 다리다. 지금도 쉽지 않지만 1920~30년대 건축기법으로는 공사하기가 불가능한 다리였다. 골든게이트 해협에 다리를 놓자는 이야기는 1910년께부터 있었다. 짙은 안개와 사나운 조수, 거센 바람으로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이 많은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골든게이트 해협은 태평양과 만이 만나는 곳으로 간만의 차로 집채 같은 파도가 자주 일어나고 해류가 대단히 빠르며 수심이 120m나 된다. 거기다 지진대에서 13km 정도로 근접해 있는 지정학적 위치까지 겹쳐 다리 건설이 불가능하다고 봤다. 그런데 다리가 세워질 수 있다고 믿은 사람이 있었다. 케이블 기술자이며 토목 기술자 조셉 스트라우스다. 조셉은 1921년부터 금문교를 세우겠다는 꿈을 마음에 품고는 설계도를 들고 후원자를 찾아다녔다. 그렇지만 누구하나 금문교를 세우겠다는 그의 계획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은 없었다. 오히려 많은 사람은 강한 조수에 다리가 견디지 못할 것이 뻔하고, 또 다리가 놓이면 주위 경관을 해쳐서 땅값만 떨어뜨릴 것이라고 반대했다. 프로젝트를 중지하라는 소송 건수만 2천건이 넘었다. 그럼에도 그는 굴하지 않고 꿈을 이루기 위해 후원자를 물색했다. 10년이 되던 1930년, 드디어 공사비를 위한 공채발행이 승인됐다. 기쁨도 잠시, 미국을 휩쓴 대공황으로 아무도 공채를 사지 않아 초기 공사비에 충당하려던 600만 달러 모금에 실패한다. 그는 낙심하지 않고 미국은행 설립자인 지아니니를 찾아간다. 지아니니는 스트라우스에게 한 가지만 물었다. “다리가 얼마나 지속될 수 있습니까?” 스트라우스는 이렇게 대답한다. “영원히…. 관리만 제대로 되면 영원히 지속됩니다” 지아니니는 스트라우스의 확신에 찬 대답에 공채를 모두 매입한다. 스트라우스의 꿈을 산 것이다. 금문교는 1933년부터 공사가 시작돼 4년만인 1937년 5월에 완공이 된다. 총 공사비 3천500만 달러, 요즘 돈으로 환산하면 12억 달러가 들어갔다. 애석하게도 스트라우스는 금문교 완공을 몇 개월 앞두고 심장마비로 생을 마감하는데, 그의 마지막 말이 인상적이었다. “공사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었다. 자기가 죽어도 금문교는 계속 공사를 해야 된다는 말이다. 금문교 건설은 꿈의 위력을 보여준 대표적인 실례라고 할 수 있다.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 할 때도 얼마나 많은 도전정신이 필요했는지 모른다. 18년 동안 스페인 왕을 설득해 겨우 임금의 동의를 받아 내고 파로스 항구에서 출발을 준비할 때에 사람들이 콜럼버스에게 “네 머리나 깎고 다녀라 이 미친놈아 신대륙이 어디 있단 말이냐?”면서 조소와 조롱을 많이 받았다. 하지만 콜럼버스는 신대륙이 있다는 꿈과 희망을 가지고 1492년 8월 3일에 대서양을 항해를 하면서 신대륙을 찾아 나서다가 70여일 만인 10월 12일에 희망의 신대륙을 발견했다. 역사는 이렇게 도전하는 사람에 의해 새롭게 써진다. 새해에는 스트라우스와 콜럼버스처럼 꿈과 도전 정신을 통해 높이, 더 높이 비상하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한다.
며칠 전 존경하는 YMCA 선배의 47년 간사직을 마치는 정년퇴임식을 축하드리려 경북 영천에 갔다. 이 자리에서 YMCA 인연으로 만나 평생을 유쾌한 동지로 함께한 남편 분은 “나는 고교 YMCA 활동 때 같이 암송했던 나 자신을 바로 알 것, 다른 사람을 존중할 것, 나에게 주어진 책임을 다할 것이란 이 세 문구를 평생 기억하면서 살고 있다”고 말문을 여셨다. 젊은 시절, 누구와 어떻게 조우하는 가는 평생을 결정하게 된다. 흔히 종교에서 회심이라고 하는, 아무 생각 없이 걸어오던 길을 되돌리게 하고 평생의 나침반을 찾게 되는 YMCA를 통한 터닝포인트(turning point)의 짜릿한 기억에 대한 회고를 이렇게 불쑥불쑥 만나게 된다. 1844년 6월 조지 윌리암스라는 영국 청년은 당시 청년문화 부재로 시간을 함부로 보내고 술타령으로 일관하는 친구들 모습을 가슴 아파하면서 12명의 동료들을 모아 자신의 하숙방에서 YMCA를 만들었다. 이 12명의 청년들은 장차 전 세계 119개국 5천800만명이 참여하는 YMCA 운동의 시초가 그들이었음을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독립협회가 해산되고, 일체 모임이 허락되지 않던 암울한 시기 배재학당을 비롯해 관립 외국어학교 등에 다니던 150여명의 청년은 민회(民會)금지 조치로 막힌 그들의 목소리를 선교사들의 치외법권을 빌려 되살리기 위해 YMC A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결국 청년학생이 모여 시대를 걱정하며, 어떻게 조선 청년으로 살아야 할지를 고민하는 배재학당 대학 YMCA는 전국 67개 100만명 회원조직이 참여하는 YMC A 시초가 됐다. 누가 나에게 YMCA가 어떤 곳인지 물어볼 때마다 나는 “YMCA는 사람들이 만나고, 그들이 YMCA를 통해서 터닝포인트의 생애사적 경험을 하고, 생명 평화의 바람꽃을 피워 나가는 청년운동, 시민운동을 즐겁게 만들어 가는 곳”이라고 대답해 왔다. 그리고 양산YMCA에서 일하면서 이 대답이 구체적으로 만들어지기를 꿈꾸고 있다. 양산YMCA는 2012년 2월 창립인준식 이후 양산에서 시민 목소리를 담아내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을 해왔다. 그리고 그간 성공과 좌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2016년 다시 꿈꾸기 시작한다. 어린이시민이 마음껏 놀면서 민주시민으로 성장하게 하는 연중 캠프와 현장학습, 교복 입은 학생시민, 청소년시민, 청년시민에게 무엇이 그들을 힘들게 하고 참을 수 없게 만드는지 물어보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지원하는 일, 시민 한 명 한 명이 사람 책이 돼 각자가 잘하는 것을 나누는 지식나눔 공동체를 만드는 일, 당연하게 지나치던 것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현명하게 선택하고 민주적으로 참여하는 시민사회를 만드는 일들을 설렘으로 꿈꾼다. 프랑스 지식인 스테판 에셀은 그의 저서인 ‘참여하라’에서 이렇게 이야기했다. “인생에 대해 중대한 결정을 앞둔 청소년들을 만나면 무엇이 너희를 분노케 하는지, 무엇이 참을 수 없는 일인지 스스로 한 번 물어보라고 한다. 그리고 그 답을 찾았다면 그에 맞서 어떻게 구체적으로 싸울 것인지를 알려고 노력해보라” 2016년 양산YMCA 1년은 회원들과 양산시민과 함께 이 질문을 던지고 그 답을 찾아보는 여정이 되고 싶다. 벌써부터 가슴이 뛰기 시작한다.
윤영석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2015년을 결산하는 국회 의정대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이다. 그것도 2년 연속 수상이라니 초선 의원으로서 활발한 의정활동이 나름 인정을 받은 것 같다. 13개 시민단체가 공동으로 구성한 선정위원회가 국회 출입기자와 시민단체, 기타 전문가 설문조사와 의정활동 모니터링 결과를 통해 심사한 결과 여야 의원 29명을 대상 수상자로 선발했다. 학교 졸업식에서 모범상에 해당하는 것일텐데 우리 지역 국회의원에 대한 성적표가 우등생 대열에 끼었다니 축하할 일이다. 하지만 우리 정치권 현재 모습은 해를 넘기고도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계속해서 보이고 있어 국회를 바라보는 국민 시선이 곱지 않다. 지역 언론에서 구태여 중앙 정치 무대 주인공인 국회의원을 언급하는 것은 정치인에 대한 불신 풍조가 바로 거대 정당의 간단없는 대치에서 비롯된 이전투구(泥田鬪狗) 양상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를 둘러싼 극동아시아 주변 정세는 신년 벽두부터 거대한 풍랑을 예고하고 있다. 정치적으로는 북한 김정은의 수소폭탄 시험 발언으로 대북 심리전이 재개되는 등 안보 위협 상황이 고조되고 있고, 세계경제 한 축인 중국발 주가 폭락과 위안화 평가절하로 주변국 증시가 휘청거리는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대(對) 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 경제에 미칠 영향은 심각한 수준이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또 중동 화약고인 이란과 사우디의 외교 단절까지 몰고 온 이슬람 종파 싸움으로 유가를 비롯한 세계 경제가 흔들리고 있는 등 대규모 악재들이 터져 나오고 있다. 안보와 경제 여건만 보더라도 위기 상황인 것만큼은 분명한데, 사회 분위기도 어수선한 것이 현실이다. 특히 정치인과 재벌 기업 오너 등 일명 ‘갑’이라고 할 수 있는 상위층이 앞장서서 국민 분노와 비난을 살 일을 자행하고 있어 화합을 저해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부자 서열 상위권 인물이 대부분 재벌 오너 2, 3세로 부의 세습으로 탄생한 ‘금수저’인데 이들이 긍정적인 사회 기여에 충실하지 못하면서 사회 양극화 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다. 또 이러한 왜곡된 사회 현상을 심화시킨데 정치인의 무능과 책임 회피 그리고 특권의식이 한몫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게 국민정서다. 정치인을 지도층으로 부르는 게 맞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그들이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틀림이 없다. 따라서 국회의원을 비롯한 선출직 정치인이 보여주는 언행은 그들이 공인이기 때문에 더욱 신뢰를 필수로 한다. 불행히도 우리네 정치인은 직위를 막론하고 ‘속 다르고 겉 다르다’는 평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중앙이든 지방이든 당선만 되면 유권자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다. 그러다 또 선거가 다가오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 머슴을 자처한다.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 되는 사고방식은 전가의 보도처럼 쉽게 유전되고 있다. 얼마 전 한 국회의원은 자신의 비서관 월급을 일부 되돌려 받아 다른 용도로 썼다가 문제가 됐다. 그는 관행일 뿐이라는 해명으로 오히려 국민 반발을 샀다. 그는 금연장소 확대 법안을 만든 장본인임에도 금연구역인 국회 사무실에서 공공연히 담배를 피워 힐난을 받기도 했다. 우리는 이미 많은 정치인이 자신이나 가족 이익을 위해 특권을 행사하거나 이권에 관한 검은 돈을 수수한 사례를 자주 봐왔다. 그런가 하면 법을 어기거나 편법을 지적받을 때도 황당한 변명을 내세우거나 위선에 가득찬 해명으로 듣는 이를 불편하게 만든 경우를 자주 봤다. 지방정부를 중심으로 한 지방정치권도 예외는 아니다. 선거가 치러질 때마다 난무하는 권모술수와 음해, 이를 둘러싼 진흙탕 싸움이 시민으로 하여금 정치에 대한 불신을 가중시키고 있다. 유권자 표심을 진중하게 받아들이는 정치인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연말연시면 정치인과 지자체에 대한 시상과 표창이 줄을 잇지만 더 중요한 것은 국민으로부터의 신뢰 회복일 것이다. 올해는 국회의원 선거가 있는 해다. 교언영색(巧言令色)에 넘어가지 않고 진정한 민의의 대변자를 뽑는 것은 결국 유권자의 몫이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자동차로 1시간 40분가량 떨어져 있는 곳에 ‘스트랫포드’라는 작은 도시가 있다. 이곳에는 해마다 4월부터 10월까지 연극제가 열리는데, 바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셰익스피어 연극제’다. 누구나 알 듯 윌리엄 셰익스피어(William Shak espeare, 1564~1616)는 영국이 인도와도 바꾸지 않겠다고 한 영국의 자존심이자 대문호다. 그런데 뜬금없이 셰익스피어 연극제가 왜 캐나다에서 열릴까? 1830년대 이곳에는 스트랫포드 여관(Stratford Inn)이 있었다는 이유로 지명이 스트랫포드가 됐다고 한다. 셰익스피어가 태어난 마을이 영국 스트랫포드 어폰 에이븐(Stratford Upon Avon)이란 것을 빼면 셰익스피어와 눈곱만큼도 연관성이 없다. 1950년대 마을에 경제 위기가 닥쳤을 때 톰 페터슨이라는 지역 출신 기자가 주축이 돼 ‘셰익스피어’와 ‘연극’을 주제로 지역 특성을 살리자고 제안했다. 당시 뜬금없는 주장에 말도 안 된다는 비판이 많았지만 결국 지역 주민과 지자체가 이를 수용했고, 1953년 연극제가 시작됐다. 이제는 그 말도 안 되는 연극제가 인구 3만여명의 마을 전체를 먹여 살리는 세계 3대 영어 연극제로 발전해 축제 기간이면 전 세계에서 관람객이 몰려들고 있다. 양산웅상회야제가 지역을 대표하는 축제로 발돋움하기 위해 ‘야외극’이라는 축제 콘셉트를 꺼내 들었다. 캐나다 스트랫포드 셰익스피어 연극제와 마찬가지로 웅상은 야외극과 아무런 연관이 없다. 영국과 지명이라도 같은 캐나다 스트랫포드보다 더 연관성이 없다. 요즘 드라마에서 유행하는 말로 “웬 열~”(웬일이니?)이다. 연구용역을 수행한 영산대 관광컨벤션학과는 경기도 안산국제거리극축제를 차용했다고 한다. 거리극 역시 안산시와 별다른 연관이 없지만 2005년부터 시작한 이 축제는 다양한 주제와 경쟁력 있는 공연 콘텐츠로 축제 시상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피너클어워드에서 금상을 받으면서 지역을 넘어 우리나라 대표 축제로 인정받고 있다. 웅상회야제 발전을 위해 고심 끝에 나온 ‘야외극’ 콘셉트가 기대되는 이유다. 분명 지역 역사와 문화, 자연을 주제로 축제 콘셉트를 잡는 기존 방식과 다른 접근이지만 그 ‘뜬금없음’이 더욱 기대된다. 오창호 영산대 교수가 용역 보고회에서 말했듯 역사는 울산에 뺏기고, 문화는 부산에 뺏긴 웅상(양산)의 상황에서 지역 축제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지 않을까.
천년산사 범종은 세상 향해 고함치고 바람 스쳐간 풍경 소리 시공 위에 밀실의 고요되어 서린 그림자 가슴에 남겼더니 희미한 기억 속으로 떠밀린 흔적 내려 놓으려 했는데 작은 가슴에 뭉쳐진 그리움 지우려고 나온 산책길 구도의 길은 더욱 아니면서 *영각(影閣) 앞뜰에 설 매화 송이가 고운 정 스며든 계절 중앙으로 달려가는 그리움을 산출 하였음인가 마음 나눌 벗 그리움이 봄이란 계절처럼 새로운데 구분하기도 쉽지 않은 긴 날들의 여정 길에 발 디딜 틈도 주지 않고 다가오는 고운 인연 속 요정들 모습들이 그리움이여서 좋다 *영각(影閣) : 통도사 뒷산 영축산 그림자가 비치는 곳에 전극을 지어 영각이라 부른다.
한 해를 마감하는 데 사자성어(四字成語)를 인용하는 것은 나름 운치가 있다. 한 해 동안의 세상 흐름을 압축해서 표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매년 그 해를 결산하는 사자성어를 내놓고 있는 교수신문에서 2015년을 상징하는 말로 혼용무도(昏庸無道)를 뽑았다고 한다. '나라 상황이 마치 암흑으로 뒤덮인 것처럼 온통 어지럽다'는 뜻으로 풀이되니만큼 세상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뜻이렸다. 여기서 혼(昏)과 용(庸)은 모두 국가 지도자의 어리석음을 가리키는 것이니 정부의 무능을 탓하는 것이리라. 무도(無道)는 논어에 나오는 천하무도(天下無道)란 말로 세상이 어지러워 도리가 제대로 행해지지 않음을 한탄한 것이다. 최근 우리 정치권의 갈등과 불통을 보고 있노라면 가슴 한 곳이 답답한데 국민의 삶을 괘념치 않는 정치의 표리부동함을 보는 것 같아 혼용무도의 속뜻이 진하게 전해온다. 광복 70년이 지났고 제헌국회가 개원한지 또 그만큼의 세월이 흘렀건만 우리네 국회의 후진성과 유아독존적 행보는 날이 갈수록 심화되기만 한다. 근대 민주주의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대의민주주의의 실체인 국회는 말 그대로 ‘민의(民意)의 대변장’이 돼야 한다. 고대 도시국가처럼 모든 국민이 직접 국가의 의사 결정에 참여할 수 없는 사정으로 그 대리인을 선출해 간접 참여하고 있다는 것은 초등학생도 아는 상식이다. 그렇다면 국민의 손으로 뽑힌 국회의원은 당연히 모든 대사의 결정과 입법, 의정활동의 기본에 국민을 두어야 한다. 사익(私益)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있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하지만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제 19대 국회의 사정을 보고 있노라면 그들을 국회로 보낸 국민들의 분노를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역대급으로 저조한 법안 처리 실적은 12월의 마지막 날 밤 대거 의사봉을 두드리면서 통과시킨 졸속 처리로 숫자만 채웠을 뿐 정작 민생과 경제 활성화, 사회 안전망에 대한 시급한 법안에 대해서는 현안 미합의라는 당리당략에 발목 잡혀 해를 넘기고 말았다. 그 뿐이 아니다. 헌법재판소가 정한 국회의원 선거구 획정 시한도 넘기고 말았다. 12월에만도 열 번 가까이 여야 대표들이 만나 협의했다지만 겉으로 노력하는 척 과시했을 뿐이다. 그들 눈에는 지역구라는 밥그릇만 존재할 따름이었다. 국회의장이 고육지책으로 직권상정이라는 강수를 예고했지만 법적 근거나 처리 가능성에 있어서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국회의 선거구 획정 지연 사태만 두고 보더라도 그들의 이기심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법적으로 새해 1월 1일부터 모든 국회의원 선거구는 무효가 됐다. 이미 예비후보 등록을 하고 제한적이나마 선거운동을 시작한 예비후보들이 계속 활동할 법적 근거가 없다. 명함과 현수막 모두 불법이다. 다행히 선거관리위원회가 한시적으로 예비후보자들의 선거운동 단속을 유보하겠다고 발표했지만 법을 무시한 임시방편이라 그 또한 명분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그러나 현역 국회의원들은 자신들의 의정활동 홍보에 걸리는 게 없으니 불감청고소원(不敢請固所願)의 형국이다. 경쟁자의 발목을 묶어놓고 혼자 달리는 경주가 공정하지 못함을 지적하는 여론에 애써 외면하는 그들이 딱하기만 하다. 헌법재판소의 선거구 조정 결정은 이미 2014년 10월에 있었다. 지역구 인구 편차를 3대1에서 2대1로 줄이라는 것인데 조정할 수 있는 기간을 1년 이상 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야 정당은 당내 반발을 두려워 해 차일피일 미루다가 종내는 기한을 지키지 못해 선거구 무효라는 부끄러운 형편을 자초한 것이다. 양산은 헌재의 결정에 따르자면 지역구가 분구되어 1개 늘어나게 된다. 이미 웅상지역을 중심으로 한 분구가 예상돼 무주공산의 새 선거구를 두고 각축전이 한창이다. 여기다 안철수 신당의 출현으로 총선 구도가 자못 복잡해지고 있다. 웅상 시가지에 걸린 대형 현수막도 여러 개다. 이런 판국에 선관위가 유보한 1월 8일이 지나도록 선거구 획정이 통과되지 못한다면 총선 판도에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페어 플레이를 가장 필요로 하는 분야가 스포츠와 정치라는 말이 있다. 국회의원 선거구 획정이 서민생활에 직접 영향을 미칠 문제는 아니다 하더라도 정치에 대한 신뢰, 국민 기본권의 영역에서 절대 무시되어서는 안될 일이라 생각한다. 새해에 바라는 사자성어는 어린아이도 능히 알 수 있는 정정당당(正正堂堂)으로 세우고 싶다.
스코틀랜드 가난한 베틀 직공 아들로 태어난 카네기는 온갖 고생을 한 끝에 세계적인 갑부가 됐다. 그러나 사회에서 나온 부는 살아 있을 때 사회로 돌려주는 게 마땅하다고 생각한 그는 생전 재산의 90%를 사회에 헌납했다. 제대로 교육받지 못한 그가 똑똑해진 것은 도서관 책 덕분이라고 생각해서 도서관에 기부하는 것을 좋아했다. 그러나 그는 악덕기업주였다. 그의 노동자들은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에 시달렸다. 구사대로 인해 10명의 노동자가 사망하기도 했다. 자본주의 성공신화 주인공 카네기는 노동자들이 자신처럼 성공하지 못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임금을 올려줘 봐야 낭비할 것이라고 속단했다. 이런 그였지만 노예제나 미국 제국주의에는 반대했고, 국제사법 재판소 설치나 국제연맹을 주창하기도 했다. 더 놀라운 것은 그가 마마보이였다는 사실. 그는 어머니가 죽고 난 후에야 사랑하던 여자와 결혼했다. 앤드류 카네기의 <부의 복음>에 대해 쓴 김환영의 ‘마음고전’에 나오는 내용이다 아무튼, 부는 개인이 아니라 공동체 전체 산물이라고 생각한 그 덕분에 미국은 기부사회가 됐다. 롤모델이 있었지만, 훌륭함도 돌고 돌아 전염이 되는지 빌 게이츠나 워런 버핏, 마크 저커버그도 그의 뒤를 잇고 있다. 인생은 공수레 공수거, 그의 말대로 부자로 죽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이번에는 몸짓에 대한 말을 찾아봤다. 잠투정: 어린이가 잠을 자려 할 때나 잠이 깨었을 때 떼를 쓰며 칭얼거리는 짓. 물똥싸움: 상대편에게 물을 끼얹어 물러나게 하는 놀이=물싸움. 뒷손: 겉으로는 아니라면서 뒤로 슬그머니 손을 내미는 짓. 거레: 까닭 없이 지체하며 매우 느리게 움직임. 궁둥잇짓: 걸을 때나 춤을 출 때 궁둥이를 내흔드는 짓. 모들뜨기: 몸이 중심을 잃고 나가떨어지는 일. 무자맥질: 물속에서 팔다리를 움직여 떴다 잠겼다 하는 짓. 발씨: 길을 걸을 때 발걸음을 옮겨 놓은 모습. 두런두런 궁시렁궁시렁 1)‘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는 우리 속담이 있는데 ‘하릅강아지’나 ‘발탄강아지’로 바꿔야 한다. 하룻강아지는 태어난 지 얼마 안 되거나 하루밖에 안 됐으니 범을 알 리 없다. 태어난 지 1년 된 강아지가 ‘하릅강아지’고, 걸음을 걷기 시작한 강아지는 ‘발탄강아지’라고 한다. 2)우리말은 외국어와 달리 물고기나 짐승의 어린 것을 별도 이름으로 부른다. 명태새끼는 노가리, 고등어새끼는 고도리, 농어는 껄떼기, 괴도라치는 설치(말리면 뱅어포), 전어는 전어사리, 청어는 굴뚝청어, 돌고기는 가사리, 갈치는 풀치다. 3)새나 짐승도 마찬가지다. 말새끼는 망아지, 호랑이새끼는 개호주, 곰은 능소니, 꿩은 꺼병이, 매는 초고리라고 부르는데, 새끼도 자란 정도에 따라 다른 이름이 있다. 그 해에 난 말은 ‘금승말’, 알에서 갓 깬 병아리는 ‘솜병아리’라고 한다.
하늘 모퉁이로 산통은 시작되었다. / 풍악은 힘차게 울리고 귀향하는 어선으로 구름은 시샘하는 몸짓으로 살짝 오다가 / 슬몃 비켜서며 불붙는 태양과 마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