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예화 책에 나온 이야기다. 남편감을 파는 백화점이 문을 열었다. 이 백화점에 가면 마음대로 남편감을 골라 살 수 있었다. 그러나 꼭 지켜야 할 규정이 하나 있는데, 이미 지나온 층으로 되돌아갈 수 없다는 것이다. 한 처녀가 꿈에 그리던 남편을 사려고 찾았다. 1층에는 ‘직업 있고 아이를 좋아하는 남자’들이 진열돼 있었다. “괜찮군. 1층이 이 정도면 한층 더 올라가 볼 필요가 있겠어” 2층에는 ‘돈을 잘 벌고 아이도 좋아하며 아주 잘 생긴 남자’들이 진열돼 있었다. “아주 좋아. 더 올라가자” 3층에는 ‘돈 잘 벌고 아이를 좋아하고 아주 잘 생겼고 집안일도 잘 도와주는 남자’들이 있었다. “여기서 멈출 수 없어” 4층에는 ‘돈 잘 벌고 아이 좋아하고 잘 생겼고 집안일 도와주고 로맨틱한 남자’들이 진열돼 있었다. “맙소사! 4층이 이 정도면 5층은 상상을 초월하겠지” 5층의 안내문은 이렇게 적혀 있었다. “5층은 비어 있음. 만족을 모르는 당신, 출구는 왼편이니 계단을 따라 쏜살같이 내려가기 바람” 인간 욕망의 끝은 어디일까? ‘지구별 여행자’라는 책에는 라자 고팔란이란 사람이 식당을 경영한다. 자신의 식당에 들어온 손님이 음식 맛이 짜다고 투정하자 식당 주인 고팔란은 말한다. “음식에 소금을 집어넣으면 간이 맞아 맛있게 먹을 수 있지만 소금에 음식을 넣으면 도저히 먹을 수가 없소. 인간의 욕망도 마찬가지요. 삶에 욕망을 넣어야지 욕망 속에 삶을 집어넣으면 안 되는 법이요” 올바른 욕망은 사람을 향상시킨다. 욕망은 과학을 성장하게 만들고 보다 나은 삶을 살게 하고 지식을 발달하게 만든다. 그러나 사람이 욕망만 가지고 살고 욕망의 지배를 받으면 과학과 지식이 인생을 비참하게 만든다. 옛날 지구상에 거대한 뿔을 가진 메가케로스라는 사슴이 있었다. 이 사슴은 커다란 뿔을 최고의 자랑으로 여기며 살았는데 이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멸종하고 말았다. 뿔의 무게에 눌려 번식에 실패한 것이다. 또 화려한 뿔로 인해 도망가지 못하고 다른 짐승들에게 잡아 먹혀 종족을 퍼뜨리기도 전에 지구상에서 도태됐다. ‘자랑’과 ‘자부심’으로 여겼던 뿔이 비극의 원인이었던 것이다. 메가케로스의 뿔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그 뿔에 눌려 다니는 사슴보다, 뿔은 볼품 없지만 자유롭게 뛸 수 있는 사슴이 더 행복하다. 그런데 “저 뿔이 없어 나는 불행해!”라고 생각한다면 그는 메가케로스보다 더 불행한 사슴이 될 것이다. 프랑스 물리학자인 레이몬드 루이스 플랑테는 “자신에게 맞지 않는 욕망에 매달리는 것은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싶어 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했다. 끝없는 명예에 대한 욕심보다는 자족할 줄 아는 겸손이 필요하다.
나는 내 생일 축하해 주는 자리도 뻘쭘해 하는 성격이라 스승의 날 같은 건 안중에도 없었다. 뿐만 아니라 스승의 날이라고 특별히 찾아뵙는 선생님도 없다. 여태 살아오면서 귀감이 된 선생님이 왜 없었을까마는 굳이 되짚어 찾아가지는 않았다.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하지도 받지도 못하는 참 몹쓸 성격이다. 내가 스승의 날을 마뜩찮게 여기는 이유 중의 하나가 학부모들의 요란한 선물공세다. 그냥 봐도 꽤나 비싸 보이는 꽃바구니가 연이어 교무실에 배달돼 오고, 과일 상자들도 여럿 보인다. 리본에는 스승의 은혜에 감사드린다는 문구와 보낸 사람의 이름이 큼지막하게 박혀있다. 학부모회에서 보냈다는 떡을 책상 위에 올려놓고 쉬는 시간마다 하나씩 집어 먹는다. 어지간하면 좋은 마음으로 받을 수도 있겠지만 씁쓸한 마음이 앞선다. 학생의 날, 경찰의 날, 노동자의 날이니 하는 그런 날들이 심란한 이유는 기념되는 이상과 현실의 부정합 때문인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교직에 대해서 부러움과 질투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철밥통 공무원일 뿐만 아니라 1년에 두 번씩 방학이라는 호사를 누리는 신의 직장이니 말이다. 심지어 방학 때 집에서 노는데 왜 월급을 주냐고 성토하는 얘기도 들었다. 그렇게 보였다니 반성할 지점도 찾아야겠지만 참 슬프다. 그래서인지 교사는 또한 동네북이다. 학생들의 성적 부진도, 학교폭력 문제도, 심지어 학생들이 인사 잘 안하는 것도 일선 교사들 책임으로 돌린다. 교사들이 영 못 미더웠던지 과목별로 진도표를 확인하고 학생 상담 일지도 꼬박 꼬박 적게 해서 제출하란다. 쏟아지는 잡무 처리에 허덕이다 학생 상담 잠깐하고 한참을 상담일지 적느라 낑낑거려야 하는 우스꽝스런 모습도 봤다. 교사들을 경쟁시키고 성과를 따져 수당을 달리 주면 더 열심히 근무할 것이라는 확신에 찬 교육정책 앞에서 스승으로서의 자존심과 ‘소통과 협력’의 중요성을 호소한들 무슨 메아리가 있겠는가? 올해 스승의 날, 소란스런 마음을 다잡고 수업을 들어가려는데 우리 반 학생이 카드를 하나 내밀었다. 담임이라고는 하지만 우리 반에는 수업도 안 들어가고 조ㆍ종례도 가끔씩 들어가는 복수담임이라 나한테까지 챙겨주는 마음 씀씀이가 기특했다. 카드의 내용이 아직도 뭉클하다. 얼마 전 학부모가 교무실까지 와서 소리를 지르고 막말하는 광경을 본 모양이다. 내가 학부모한테 학생을 대신해 머리를 조아려 용서를 구하는 모습을 보고 화가 치밀었단다. 그리고 내 마음을 다 안다고 한다. 우리 반 교실에는 자주 못 오지만 학생들을 위해서 동분서주하는 그 정성을 다 알고 있다고…. 남자 중학생답지 않게 하트까지 그려가며 정성스럽게 적은 카드를 한참동안 읽고 또 읽었다. 카드 한 장으로 선생을 이렇게 부끄럽게 하다니. 이렇게 학생이 오히려 스승이기도 하구나. 나이 어린 스승에 대한 보답으로 성격을 좀 바꿔야겠다. 스치듯 작은 감사의 목례에도 허리 숙여 답해야겠다. 그리고 낮은 자세로 교사로서 내 모습을 찬찬히 돌아봐야겠다. 바쁘다, 피곤하다 투덜거리던 마음을 내려놓고 교실로 가야겠다. 이 글 갈무리하려는데 졸업한 녀석들 몇 놈이 찾아와서 기어이 짜장면 몇 그릇 울궈먹고 갔다. 몇 달 못 보던 사이에 키가 훌쩍 자라 있었다. 아무래도 스승의 날은 없는 것보다 있는 것이 더 좋겠다.
한 글자 한 글자 정성스레 적은 소원 쪽지를 조심스레 매달아 놓는다. 소년의 쪽지에는 어떤 꿈이 펼쳐져 있을까.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 싸여 있어 여름철 해수면 온도 상승으로 인해 비브리오 패혈증 감염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패혈증 비브리오균은 치명적인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균이다. 감염은 굴같은 조개류, 어류 등 오염된 해산물을 섭취하거나 피부의 상처로 패혈증 비브리오균에 오염된 바닷물이 노출된 경우 발생한다. 패혈증 비브리오균은 수온이 섭씨 9℃에서 31℃ 사이의 해안가, 강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하구에서 대개 발견되고 수온이 18℃ 이상인 시기에 증식한다. 패혈증 비브리오균 감염은 만성 간질환, 면역억제자, 혈청 철이 상승된 혈액학적 질환이 있는 환자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여기서 만성 간질환이 일차성 패혈증 환자의 80%를 차지한다. 이외에 위험 요소로 악성 종양, 면역억제 치료나 항암치료를 받는 면역억제상태, 후천성 면역결핍증, 정맥 철분 주사를 받는 말기 신질환, 무산증과 같은 위장관 질환, 당뇨, 혈색소침착증과 같이 혈청 철이 상승하는 혈액학적 질환이 있다. 패혈증 비브리오균이 일으키는 질병에는 위장염, 패혈증, 피부나 연부조직 창상 감염의 세 가지 증후군이 있다. 피부ㆍ연부조직 감염증을 동반한 패혈증은 발현 시 50% 이상의 사망률을 보이며 이 병원체에 의한 감염의 가장 흔한 임상양상이다. 패혈증 비브리오균에 의한 위장관염은 복통, 오심, 구토, 설사, 열과 오한 증상을 보인다. 다른 형태의 비브리오 질환에서 보이는 수포성 피부 병변은 나타나지 않으며 위장 관염으로 인한 사망은 드물다. 창상 감염은 피부 침입구가 있다는 것이 일차성 패혈증과 다른 점으로 비브리오균이 기존에 존재하던 상처를 통해 들어오거나 외상성 손상 부위를 통해 균이 침입하여 발생한다. 감염의 정도는 경하고 자가 치유되는 경우부터 심각한 경우까지 다양하다. 증상은 대개 7일 이내에 발생하나 노출된 지 12일까지도 발생할 수 있다. 증상 발생 24시간 이내에 절반 이상의 환자에서 반상 출혈과 수포를 동반한 심각한 피부 연조직 감염이 발생하고 출혈성 수포를 동반한 국소적 조직 부종이 특징적이다. 일차성 패혈증은 대개 명확한 감염병소가 없는 균혈증으로 침입구는 소장 또는 근위부 대장(맹장), 회장으로 생각된다. 증상은 7일 이내에 발생하며 조리되지 않은 해산물을 섭취한 경우에는 14일까지도 증상 발생이 지연될 수 있다. 패혈증 비브리오균 감염의 진단은 임상적, 역학적 소견으로 의심을 하고 세균학적으로 균을 배양 동정하여 확진한다. 4월부터 11월 사이에 갑작스럽게 발열이 있고, 기존에 간질환이나 알코올 중독 등 면역이 저하되어 있는 환자가 1~2주 이내에 해산물을 생식하거나 바닷물에 접촉한 후 다발 장기 부전을 동반한 저혈압이나 쇼크, 피부와 근육의 광범위한 괴사, 출혈성 수포를 보이는 환자에서 패혈증 비브리오균 감염을 의심할 수 있다. 한 보고에 의하면 패혈증 비브리오균 감염으로 내원 후 24시간 이내에 항생제가 투여되면 33%의 사망률을 보이고, 48시간 이내에 항생제가 투여된 경우 사망률이 53%임에 반해, 72시간 이후에 항생제가 투여되거나 항생제가 투여되지 않은 경우 100%의 사망률을 보고하고 있어, 패혈증 비브리오균 감염증의 치료에서는 신속한 항생제 투여가 매우 중요하다. 그러므로 고위험군 환자에서 해조류 섭취, 접촉 후 발열 증상이 있을 시에는 조속히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한다.
치안수요가 크게 많지 않은 파출소 소장으로 근무하며 세상이 이렇게까지 나락으로 떨어져도 되는지 한탄스러운 생각이 들 때가 많다. 돈을 주지 않는다고 팔순의 할아버지를 폭행하는 20대 중반의 손자, 부인은 개인 소유이므로 내 멋대로 해도 된다며 시도 때도 없이 폭행하는 조폭 수준의 남편, 조금의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동급생들에게 무자비한 폭력을 행사하는 개념 없는 중ㆍ고생, 하루가 멀다고 보도돼 딸 가진 부모들을 근심에 빠뜨리는 성폭력 사건 등을 볼 때면 한탄의 정도는 더 심하다. 성폭력범에게 특별법을 만들어 처벌을 강화하면 사라질까? 가정폭력은 경찰이 개입하고 처벌을 강화한다면 없어질까? 또한 폭력에는 알게 모르게 서로의 잘못이 있으므로 가해자든 피해자든 각자가 알아서 해결하도록 해야 할까?라는 어리석은 의문도 가져보지만 곧바로 어불성설임을 깨닫곤 한다. 지금 대한민국은 국민의 행복과 안전을 위해 성폭력, 가정폭력, 학교폭력, 불량식품 등 이른바 4대 사회악 근절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결집하고 있으며, 특히 경찰에서는 ‘4대 사회악근절 추진본부’를 중심으로 업무 분야에 따라 범죄예방부터 피해자 보호 등 4대 사회악 근절의 선봉장으로 총력을 다하고 있다 경찰을 중심으로 중앙행정기관, 자치단체 등 수많은 공공기관이 긴밀한 협력체제를 유지하며, 범죄예방과 국민의 관심과 동참을 당부하는 단속과 홍보에 온 열정을 다하고 있지만, 정작 4대 사회악 근절의 가장 큰 수혜자가 되는 시민의 범사회적 동참과 관심은 크게 부족한 것 같아 아쉽다. 경찰을 비롯한 공공기관만의 홍보와 단속은 4대 사회악 등 범죄예방에 일시적인 방편은 될 수 있을지 몰라도 근본적인 치유 대책은 될 수 없을 것이다. 진정으로 4대 사회악을 근절해 국민이 범죄로부터 안심하고 살 수 있는 행복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민의 의식 전환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정된 경찰 인력만으로 범죄를 예방하고 검거하도록 할 것이 아니라, 시민을 가슴 아프고 불안하게 하는 범죄예방을 위해서는 국민의 적극적인 공감과 협조, 그리고 참여가 필요한 때이다. 지금부터라도 4대 사회악 근절을 위해 나 혼자의 참여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참여해 서로 관심을 보여 줄 때다. 세간을 떠들썩하게 하는 사건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모두 무관심과 자기중심적 생각으로 남을 배려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어가는 사회 풍조에서 기인한 것이라 봐도 무방할 것이다. 그러므로 최소한 4대 사회악 개념을 알고 자신 주변에 이러한 사회악으로 말미암아 고통을 받는 사람은 없는지, 그들을 위해서 내가 해 줄 일은 없는지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모두가 함께하는 4대 사회악 근절의 첫걸음을 내디뎠다고 할 수 있다. 범죄 없는 나라, 범죄로부터 시민이 안전한 나라, 모두가 안전하고 행복한 나라를 꿈꾸는 국민의 지지와 성원을 보다 더 많이 기대해 본다.
윤영석 국회의원이 선거법 위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검찰의 상고 여부에 따라 대법원까지 갈 수도 있지만 1심에서 당선 무효형을 선고받았던 윤 의원으로서는 이번 판결로 기사회생하게 됐다. 윤 의원은 지난해 4월 11일 제19대 국회의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해 민주당 송인배 후보를 4천999표 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하지만 당선의 기쁨도 잠시, 의원 배지를 단지 5개월 만에 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다. 엉뚱하게도 같은 당 현영희 의원의 공천 비리 사건 수사과정에서 나온 통화기록이 빌미가 됐다. 윤 의원은 공천과 총괄기획을 도와주는 대가로 조기문 전 새누리당 부산시당 홍보위원장에게 3억원을 제공하기로 약속한 혐의로 기소됐다. 10월 첫 재판이 열리고 11월 23일 1심 선고가 내려졌다. 징역 6월 집행유예 1년. 당선 무효에 해당하는 형이었다. 하지만 이때 법원은 공천 대가 부분은 인정하지 않았다. 윤 의원으로서는 다행이었다. 고등법원에 항소한 윤 의원은 6개월에 걸친 항소심 재판에서 적극적으로 무죄 입증에 나선 끝에 지난 6월 5일 재판부로부터 무죄를 선고받기에 이르렀다. 윤영석 의원은 19대 총선에서 시민들로부터 ‘더이상 낙하산 공천은 안 된다’는 요구에 화답해 탄생한 40대의 젊은 신인 정치인으로 출발했다. 행정고시 출신으로 서울시청에 근무하면서 도시브랜드를 전공으로 마케팅을 담당했던 엘리트로, 중국과 미국의 유수한 대학에 연구인력으로 참가했고, 최근까지 아시아도시연맹 이사장을 지내기도 했다. 당시 7명의 공천 신청자를 대상으로 두 번의 경선 끝에 현역인 조문환 의원을 제치고 공천을 받음으로써 ‘낙점’이 아닌 ‘아래로부터의 공천’을 받은 첫 인물이 됐다. 양산은 최근 야권 지지가 많이 늘어나긴 했으나 유권자 성향이 여전히 새누리당(과거 한나라당 포함) 우호지역으로 분류돼 왔다. 그러면서도 3선의 나오연 의원 퇴진 후 내리 세 번을 지역 연고가 없는 낙하산 공천을 통해 지역 정치인의 출현이 좌절되면서 시민의 불만이 싹 터 왔다. 원동 시골 출신의 토박이 40대 정치 신인은 이런 배경 속에서 유권자 마음을 사로잡아 당선됐다. 하지만 시련은 곧바로 다가왔다. 윤 의원이 당선되자마자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고 나니, 본인부터 지역구 방문이 위축됐다. 1심 판결이 나온 뒤에는 더욱 사정이 심화됐다. 지난 18대 허범도 의원이 최종심까지 가면서 끝내 당선 무효가 되는 전례가 있었던 만큼 2심에서 판결이 뒤집어지리라는 기대를 하기는 쉽지 않았다. 당연히 시중에서는 10월 재선거 이야기가 모락모락 피어나왔다. 4월 보궐선거에서 안철수 씨가 서울에서 당선돼 국회로 입성하고 가을의 재ㆍ보궐선거에서 독자적인 세를 규합할 것이라는 소식과 함께 안 의원 선조의 고향인 웅상지역을 중심으로 새로운 인물이 나오는 것 아니냐는 소문도 무성하게 나돌았다. 여당의 중진급 원외인사나 지난 선거의 패자 송인배 씨도 재선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관심을 집중시켰다. 여권 지도부에서 윤영석 의원의 무죄 가능성을 기대한 것과는 달리 지역 정가에서는 알게 모르게 윤 의원에 대한 홀대가 눈에 띄었다. 장기간 재판에 몰두하느라 지역구 관리에 소홀한 윤 의원으로서는 내놓고 불평할 처지는 아니었지만 주위 사람들이 느낄 정도로 지역에서의 대우가 관심사가 되곤 했다. 모르긴 해도 윤 의원은 ‘섶에 눕거나 쓸개를 씹는’ 와신상담(臥薪嘗膽)의 심정으로 때를 기다리고 있지 않았을까. 이번 항소심에서의 무죄 선고는 그동안 양산이라는 향토의 정치사를 얼룩지게 했던 오명으로부터 벗어나게 된 중요한 사건이다. 18대 허범도 의원의 당선 무효, 재선거를 통해 나온 박희태 전 국회의장의 돈봉투 사건과 함께 윤 의원의 선거법 위반 사건이 터졌기 때문이다. 앞선 민선 시장 3명의 형사처벌 관련도 오명에 더해졌다. 만약 이번에 윤 의원의 사건마저 좋지 않은 방향으로 진행됐다면 시민의 자존심은 상당히 상처를 받았을 것이 분명하다. 무죄선고를 받은 후 윤 의원은 진실 규명에 대한 소회와 함께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음으로 양으로 도와준 고마움을 토로했다. 또한 정계에 입문할 때의 초심이 전혀 훼손되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우리는 윤 의원의 2심 무죄 판결이 최종심은 아니지만 침체된 지역발전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시와 중앙정부간의 교량 역할과 함께 국가의 동량(棟梁)으로 커나갈 수 있도록 시민이 한 마음으로 후원하고 지지했으면 한다.
남남이었던 두 사람이 부부의 연을 맺고 함께 한지 수십년. 처음보다 더 사랑하는 마음으로 또 한 번 부부가 된다.
독일 하이델베르크에는 ‘철학자의 길’이 있다. 하이델베르크대학에서 교편을 잡았던 철학자 헤겔과 야스퍼스가 자주 찾았던 길이다. 특히 칸트는 매일 같은 시간에 이 길을 걸어 ‘칸트의 산책’이라는 말을 남길 정도로 유명한 이 오솔길은 오늘날까지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도 제주 올레길이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부터 전국의 자치단체들이 지역 특성에 맞는 산책길과 등산로를 마련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어느 연구에 의하면 우리 인간은 생애 80세를 기준으로 해서 평생 약 50톤의 음식물을 섭취한다고 한다. 그 50톤의 음식물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는 큰 원자로를 수 분 동안 가동시킬 수 있는 상당한 양이다. 인간은 이 에너지를 적절히 잘 소비해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현대인은 섭취열량과 소모열량의 불균형으로 신체적 균형을 유지하지 못해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 세계보건기구가 권장하는 건강을 지키기 위한 50개 항목 중 첫 번째가 바로 ‘많이 움직여라’다. 그러나 많은 현대인들은 많이 움직이지 않아 각종 성인병에 노출될 위험이 높다. 건강도시를 지향하는 양산시로서도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는 수단으로 걷기 운동을 적극 권장하고 싶다. 여러 운동 중에서도 걷기가 가장 쉽게 시작할 수 있으며 운동효과도 아주 탁월하다는 것이 여러 체육학자와 의사들의 연구에서 밝혀지고 있다. 미국의 항공우주의학연구소 책임자였던 쿠퍼 박사가 고안한 유산소 운동은 걷기나 달리기, 수영, 자전거 타기 등 활발한 신체활동을 통해 많은 양의 산소를 섭취하는 데 주목적이 있다. 이 운동들은 누구나 쉽게,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으며, 경비가 적게 드는 반면 운동효과는 좋다는 장점이 있다. 노르웨이에서 시작해 독일에서 뿌리내린 TRIMM 130이란 생활체육 캠페인은 운동을 통해 맥박수가 분당 130정도 되도록 하자는 슬로건이다. 우리의 평소 맥박 수는 평균 60~80회 정도이지만, 약간 숨이 차고 땀이 밸 정도의 신체활동을 통해 하루에 한 번 평소 맥박보다 빠른 맥박을 유지해 혈류의 흐름을 원활하게 함으로써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자는 것이 바로 이 캠페인의 핵심이다. 운동 강도, 운동 빈도, 운동 시간 등에 구애받지 말고 각자 편한 대로 하면 된다. 시간이 없는 사람들은 계단을 이용하고 가까운 거리는 걸어서 다니는 좋은 생활습관을 갖는다면 건강은 항상 자신의 곁에 둘 수 있다. 우리 몸이 일상에서 사용하는 근육이나 관절은 전체의 약 3분의 1정도이고, 나머지는 신체의 유지, 생성 등의 목적으로 이용된다. 그 나머지 3분의 2는 의도적 운동으로 자극을 주는 것이 좋다. 신체활동은 튼튼한 몸을 형성하고 각종 질병으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해 준다. 사람의 몸은 25세를 정점으로 매년 1%씩 근력이나 지구력 등 신체기능이 떨어진다. 50세가 되면 청년기 보다 25% 정도의 체력 저하를 가져오기 때문에 각자 나름대로의 체력관리가 필요하다.
쇼팽은 폴란드 사람이다. 그는 20세에 프랑스로 유학을 떠난다. 집을 떠나는 아들에게 아버지는 당부했다. “너는 폴란드 사람임을 잊지 말라” 아버지는 나라 사랑하는 마음을 아들의 마음에 심어주었다. 유학을 떠나는 제자에게 선생님은 조그마한 병에 고국의 흙을 넣어주며 당부했다. “어디를 가든 나라를 잊지 말게” 쇼팽은 유학 가서 공부하는 동안 선생님이 주신 조그마한 병속의 흙을 책상 위에 올려놓고 자신이 폴란드 사람임을 기억했다고 한다. 그리고 38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날 때 쇼팽은 한 마디를 남겼다. “내 조국 폴란드의 흙이 담긴 그 병을 내 무덤에 묻어 달라” 여기서 쇼팽의 진정한 애국심을 엿볼 수 있다. 6월은 호국의 달로서 어느 때보다 나라를 더 생각하는 달이다. 6월만 되면 생각나는 것이 몇 가지가 있다. 하나는 6월 6일 현충일이다. 이 날은 나라를 위해서 헌신하고 희생한 분들을 기리는 날이다. 그리고 다른 하나가 6월 25일 6.25전쟁의 날이다. 그런데 벌써 6.25의 역사도 금년으로 63돌을 맞이하게 되었다. 이 6.25는 우리나라가 겪은 역사 가운데 가장 처절한 역사이다. 그래서 6월만 되면 지난날의 잔인한 역사를 생각하게 된다. 이처럼 우리나라 역사를 보면 한마디로 고난의 역사라 할 수 있다. 압제의 역사, 전쟁의 역사다. 그래서 우리민족은 눈물과 한이 많은 눈물의 민족이요 한의 민족이다. 우리나라의 역사는 실로 눈물의 역사였다. 피와 눈물의 역사! 수 천 년을 매 맞고 짓밟히고 조롱받고 속임을 당하는 우리의 역사! 아직도 고난이 끝나지 않아서 남북이 대치하고 살아야만 하는 고통의 역사이다. 그래서 누군가가 우리 역사를 “눈물이 없이는 쓰지 못하는 역사. 쓰다가도 붓을 놓고 눈물을 닦지 않으면 안 되는 역사, 그래서 셰익스피어는 몰라도 우리 역사는 알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안타깝게도 오늘날 사람들에게서 애국심이 사라지고 있다. 애국은 사람됨의 기본이다. 애국할 수 없으면 대통령도, 국회의원도, 장관도, 기업가도, 목사도 되지 말아야 한다. 삶의 기본이 바로 애국이다. 가정도, 학교도, 교회도, 기업도 애국심이 있어야 한다. 애국심 없는 기업가는 장사꾼에 불과하다. 애국심 없는 정치가는 권력가일 뿐이다. 애국심이 있을 때, 우리 사회는 살맛이 난다.
감기는 많은 질환을 아우르는 질병이다. 백혈병도 첫 양상은 감기로 나타난 후 정밀검사로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감기를 자주 앓는 어린이를 접하는 직업인 소아청소년과의사는 그런 어린이들을 진찰하는 중에 수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오뉴월에는 개도 감기를 아니 앓는다’는 속담은 5~6월에는 감기가 드물다는 의미와 이때 감기를 앓으면 독하게 앓는다는 것도 포함된다. 피부물집으로 시작되는 수족구병은 여름과 가을에 주로 생기는 고열이 생기는 감기 중 하나다. 최근 봄과 가을의 구분이 불명확해지는 것 때문인지 한여름이 아닌 오뉴월에도 수족구의 환자를 종종 발견하게 된다. 수족구병은 한자 그대로 수(手), 족(足), 구(口)에 물집이나 발진이 생기는 것이다. 피부병변이 생기는 순서는 정해져 있지 않아 단순 구내염이라고 판단했다가 손, 발에 물집이 보여 추가적인 진찰로 수족구병으로 진단될 수 있다. 그 이외에 드물게 엉덩이에도 생기며 아토피 같은 습진이 있다면 그 피부병변에도 퍼져 보일 수 있다. 이러한 특징적인 피부병변으로 수족구병은 거의 혈액검사, 영상학 검사가 필요하지 않다. 수족구병을 일으키는 원인은 장(腸)바이러스이다. 이는 손을 씻지 않고 입으로 전해지는 경로가 가장 많고, 호흡기로도 전파된다. 여러 장바이러스 중에도 미국 뉴욕의 콕사키에서 처음 발견된 콕사키바이러스가 가장 흔하다. 매우 심한 수족구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장바이러스71이다. 한 번 걸린 수족구는 다른 세부타입의 감염으로 다시 걸릴 수 있다. 드물게는 뇌수막염이 합병되거나 중요한 장기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이미 진단받은 수족구병이라고 해도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와 진찰이 필요하다. 또한 수족구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장바이러스라 할지라도 인두통과 콧물 등 호흡기 증상도 함께 올 수 있으며 볼거리와 비슷한 이하선염, 크룹, 모세기관지염, 중이염 같은 질환들을 일으키기도 한다. 3~6일간의 잠복기를 거쳐 수족구병에 걸리면 치료로 탈수와 발열에 대한 관리를 주로 한다. 입안의 점막 안에 수포가 터져 헐면 침을 흘리는 경우도 있고 물도 못 마시는 경우가 발생한다. 발열의 정도도 섭씨 38.5~40도로 고열이 생기는 경우가 흔하다. 손과 발에 나는 물집과 발진은 가벼운 가려움을 유발한다. 통증은 없으며 흉터도 남지 않는다. 수족구병은 전염성이 강해 보육시설이나 어린이집 같은 단체생활에 제약이 따를 수 있다. 특히 영유아들은 손에 든 물건을 대부분 입으로 가져가므로, 입으로 전달되는 경로에 취약해 수족구병에 쉽게 걸린다. 급성으로 진행된 전염성은 대개 1주일 정도 지나면 줄어들지만, 연구에 따르면 바이러스는 호흡기로 1~3주 배출될 수 있고, 인후나 위장관에서 주로 증식을 하기 때문에 장에서 검출은 2배 이상 긴 7~11주까지 지속될 수 있다. 현재까지 수족구병을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은 없다. 그래서 눈으로 관찰되는 병변이 사라져도 감염을 막기 위해 손 씻기와 일반인 위생관리는 꾸준히 유지해야 한다.
언제부터인가 비리 혐의로 검찰 청사 포토존에 들어서는 고위 공직자, 재벌 등 지도층 인사들의 얼굴에서 죄의식은 커녕 수치심조차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기자들의 플래시 세례를 피하기보다 뻔뻔한 태도로 카메라를 직시하는 모습이 늘어나고 있는 것. 뉴스 제목이 없다면 TV화면만으로는 마치 영화제 시상식장에 들어서는 여느 스타나 다름없다. 한 시절, 뻔뻔함이란 그저 자신의 잘못에 대한 민망함을 감추기 위한 오버액션이었던 시절도 있었다. 이를테면 황소 도둑이 순경에게 들키자 “저는 그저 고삐 하나만 갖고 나왔는데 소도 따라 오더군요”같은 맹랑한 유머가 유행하던 시절이다. 하지만 최근 SNS에 떠도는 윤창중 시리즈는 과거의 애교성 뻔뻔함이 아니라 ‘닥치고 뻔뻔함’이다. 산신령이 “금팬티가 네 팬티냐? 은팬티가 네 팬티냐?”고 묻자 윤 씨는 “저는 제 이름 석 자를 걸고 맹세코 노팬티가 제 팬티입니다요”라고 고백하고 재빨리 금ㆍ은ㆍ동 팬티를 모두 다 받아 챙겼다고 한다. 누군가 웃자고 지어낸 얘기지만 돈 앞에선 체면도 염치도 없어지는 씁쓸한 우리네 자화상이다. 굳이 정치인들, 재벌들, 사회적 명사들만 뻔뻔한 이들일까. 최근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남양유업과 대리점주들의 갈등에서 비롯된 갑을 관계의 ‘갑’ 또한 한꺼풀 벗겨보면 마찬가지다. ‘내가 아무리 잘못해도 을인 네가 감히 어쩌랴’하는 후안무치, 경제적 이익 앞에서 어떤 부끄러움도 이제 더 이상 부끄럽지 않은 막무가내식 뻔뻔함이 이 사회 곳곳에 번들거리고 있다. 명리학에서는 사주에 화가 과다하면 위인의 성격은 급하지만 말을 애둘러 할 줄 모르고 곧은 말을 잘 한다고 풀이한다. 반대로 사주에 토가 있으면 도량이 넓고 인품이 진중하나 토가 태과하면 고집이 하늘을 찌르고 수치를 모르며 뻔뻔하기 이를 데 없는 성격으로 판단된다. 개인의 성격은 장단점이 병존하므로 굳이 좋다, 나쁘다는 이분법으로 나눌 수는 없다. 또 성격적 단점은 본인의 수양에 따라 개선될 수도 있다. 하지만 집단이나 사회가 이렇게 무작정 뻔뻔해지면 대책이 없다. 내가 끔찍이 싫어하는 말이 있으니 바로 “부자 되세요”라는 인사다. 물질에 대한 집착이 찐득하게 묻어있는 말이다. 나이가 들수록 점점 부자가 될 가능성이 낮아만 지는 나의 자격지심인지 모르지만 부자가 되지 않으면, 갑이 되지 않으면 다음엔 상종도 않겠다는 선언처럼 들린다. 어떤 전제 조건도 없이 무조건 부자가 되라는 인사는 ‘어떤 수단이라도 좋으니 돈만 많이 버세요’식으로 들린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부자가 되기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허나 ‘행복하십시오’라는 인사말에 이미 물질과 정신적 부에 대한 두 가지 기원이 모두 담겨있다. 굳이 ‘부자가 되라’는 노골적인 인사는 정신을 가치체계에서 우선순위를 두어왔던 동양철학, 아니 철학까지는 아니더라도 물질에 대한 지나친 집착을 경계하던 선조들의 당부에 대한 빈정거림 내지 도발처럼 들려 불쾌하기 짝이 없다. 어느 새 인사조차 드러내 놓고 뻔뻔해지는 시대다.
어제는 내가 졌다 그러나 언제쯤 굴욕을 버릴 것인가 지고 난 다음 허름해진 어깨 위로 바람이 불고, 더 깊은 곳 언어가 닿지 않는 심연을 보았다 오늘도 나는 졌다 패배에 속옷까지 젖었다 적은 내게 모두를 대가로 요구했지만 나는 아직 그걸 못하고 있다 사실은 이게 더 큰 굴욕이다 이기는 게 희망이나 선이라고 누가 뿌리 깊게 유혹하였나 해야 할 일이 있다면 다시 싸움을 맞는 일 이게 승리나 패배보다 먼저 아닌가 거기서 끝까지 싸워야 눈빛이 텅 빈 침묵이 되어야 어떤 싸움도 치를 수 있는 것 끝내 패배한 자여, 패배가 웃음이다 그치지 않고 부는 바람이다
지방자치제도의 핵심은 지방의회다. 지방자치단체인 시ㆍ군ㆍ구는 이미 지방자치 시행 이전부터 관선(官選)이나마 행정기관으로 유지돼 왔기 때문에 주민을 대신해 지방정부를 견제하는 기능을 가진 의회가 지방자치의 취지를 대변하기 때문이다. 정부 수립과 함께 전국적으로 시행되다가 5.16 군사쿠데타로 중단됐던 지방자치제도가 1991년 새로 부활할 때 가장 먼저 시행된 것도 시ㆍ군ㆍ구 기초의원 선거였다. 지방자치는 중앙집권정치와 구별되는 개념이다. 즉, 지방자치단체에 속한 주민들 스스로 주거와 산업, 복지에 관한 행정사무를 집행한다는 뜻이며, 그에 수반되는 예산의 편성과 결산, 사무감사 역시 주민 대표가 직접 관장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외교나 국방, 국가기간산업과 금융정책 등 국가의 업무를 제외한 지방자치단체의 사무를 주민 스스로 처리하는 민주적 제도가 지방자치다. 20년이 넘은 지방자치에도 불구하고 아직 넘어야 할 산은 많다. 현행 선거제도의 고질적 문제점 중 하나는 정당공천제도이다. 중앙정치에 예속된 공천제도로 인해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에서 단체장과 의원 사이의 알력이나 유착 사례가 만연돼 있다. 단체장과 의회의 다수당이 대립할 경우 지나친 충돌로 현안 추진이 제동걸리는 것도 문제지만 한 정당의 독주에서 비롯되는 견제 역할의 부재도 지방자치의 걸림돌이 된다. 우리 시는 어떤가. 의회 의원의 2/3 이상이 새누리당 소속이다. 시장도 마찬가지다. 더구나 하반기 의회 의장단 구성에서 상대적으로 단체장과 가까운 의원들이 요직을 차지했다. 전반기 의회에서 제동이 걸렸던 몇몇 사안들이 하반기 의회에서 처리되었음을 상기해 보면 그 의미를 짐작할 수 있다. 주전그룹에서 밀려난 의원들은 소수의 설움을 절감하고 있다. 소관 상임위원회 활동에서도 수에 밀려 중요한 쟁점이 부각되더라도 표결로 처리하자고 나서면 속수무책일 뿐이다. 하반기 원 구성 1년이 지나면서 그런 사례가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 이제 하반기 의회에서 맞는 첫 사무감사가 예정돼 있다. 시의회는 매년 1차 정례회 때 시 행정사무에 대한 감사를 실시하도록 돼 있다. 올해는 6월 11일부터 9일간 일정으로 감사가 진행된다. 의회는 이미 개원에 앞서 상임위원회별로 감사에 필요한 자료를 요구한 것으로 안다. 행정사무감사의 의의를 말하자면 시의 행정사무 전반에 관하여 정확히 파악하고, 의회활동과 예산심사를 위한 필요한 자료 및 정보를 획득하며 행정의 잘못된 부분을 시정 요구할 수 있게 하여 행정이 효율적으로 수행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이 말은 시의회 홈페이지에 또렷하게 나와 있다. 의회의 존재가치 가운데서도 가장 핵심은 예산과 감사다. 주민들이 납부하는 세금을 바탕으로 구성되는 예산은 ‘쓸 데’를 결정하는 것도 중요하고 ‘제대로 썼는가’를 따지는 결산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 사무감사의 중요성은 앞에서 언급했다. 6월에 있을 정례회에서는 그 중 사무감사와 전년도 결산의 승인이 이루어진다. 지방선거를 1년 앞두고 사실상 마지막이 될 행정사무감사에서 얼마나 신랄한 지적과 시정요구가 이루어질지 기대가 크다. 지난 1년간 시에서 추진한 시책들 중에는 일부 의원의 강력한 반대에도 수의 힘으로 밀어부친 사례가 없지 않다. 매년 반복되는 전시성 행사에 대한 예산 투입도 효과 분석이 필요하다. 최근 LH공사가 일방적으로 사송신도시 사업기간을 연장해 장기간 방치가 예상되는데 노포~북정간 부산도시철도 연장사업의 추진에 미칠 악영향과 환경대책에 대해서도 마땅히 추궁해야 한다. 여성친화도시 등 시의 특별시책이 제대로 성과를 올렸는지, 과잉 편중투자로 지적받을 부분은 없는지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 또 디자인센터 유치계획이 건축단계에까지 진행했는데 과연 법적인 문제가 발생할 소지는 없는지 미리 챙겨서 시기를 놓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 밖에도 각종 공원, 체육시설의 투자 적정성에 대한 평가는 사후에라도 짚고 넘어가야 할 사항이다. 지방선거에서 출마자들에게 의원의 할 일에 대해 질문하면 으레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라는 답변이 돌아온다. 지역구 사업예산을 따내기 위해 시와 손발을 맞추다 보면 올바른 예산편성을 추구할 수 없듯이 조그만 사익에 연연해 1년에 한 번 있는 사무감사를 대충 넘어간다면 다음 선거에서 주민들의 엄정한 심판을 받게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기 바란다.
Q1. 치석제거와 부분틀니가 건강보험이 적용된다는데 언제부터 시행되나요? A1. 올해 7월 1일부터 시행됩니다. Q2. 치석제거는 현재도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올해 7월 1일부터 적용되는 것은 무엇이 다른 건가요? A2. 현재까지 치석제거는 후처치(치주질환처치)가 있는 경우 건강보험이 적용됐으나, 7월 1일부터는 치석제거만으로 치료가 종료되는 경우에도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것입니다. Q3. 치석제거와 부분틀니는 몇 세부터 적용되며 본인부담은 어떻게 되나요? A3. 치석제거는 만 20세 이상을 대상으로 연 1회에 한하여 후속처치가 없는 치석제거도 급여가 적용되며, 본인부담은 의원급 기준으로 진료비를 포함하여 1만3천원 정도입니다. 부분틀니도 완전틀니(2012년 7월 1일 시행)와 마찬가지로 생년월일을 기준으로 만 75세 이상부터 적용되며, 본인부담은 전체 요양급여비용의 50%로 의원급 기준으로 진료비를 포함해 약 60만8천원(잇몸 당) 정도입니다. Q4. 부분틀니를 걸기 위한 지대치를 금속재료 등으로 씌우는 경우에도 건강보험이 적용되나요? A4. 아닙니다. 올해 7월 1일부터 보험이 적용되는 부분틀니는 클라스프(고리) 유지형이며, 부분틀니를 걸기 위한 지대치는 자연치 유지만을 포함합니다. 금속재료 등으로 씌우는 비용은 비급여입니다. 국민건강보험 양산지사 1577-1000
미국의 빌 클린턴 대통령 아래에서 노동부 장관을 지낸 로버트 라이시 (R. Reich, 전 하버드대 교수)는 어느 날 기자들을 모아 놓고 노동부 장관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했다. 폭탄선언에 놀란 기자들이 왜 사표를 내느냐고 물었다. 그때 라이시는 이렇게 대답했다. “나는 내 삶을 찾고 싶다. 내 가정으로 돌아가서 두 아들과 사랑하는 아내하고 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장관을 그만 두려는 것이다” 이런 기사가 토픽으로 나갔을 때, 웃기는 사람이라고 흉본 사람들도 꽤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간단히 볼 일이 아니다. 라이시는 현대문명의 왜곡된 진행에 경종을 울린 것이다. 그의 생각은 속 깊은 철학적 성찰을 내포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저서 ‘The future of success(부유한 노예)’에서 “나는 권력의 실세의 자리에 있을 때 너무나 기뻤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출근하는 것이 너무나 기뻤습니다. 그래서 퇴근하는 것이 싫을 정도로 돈과 권력에 빠져 살았습니다. 그런데 1년, 2년 지나다 보니 관계하던 사람들과 단절되고 아내와 관계가 소원해지고 자식들과 관계도 금이 가기 시작했고 친구들과 멀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나는 성공이 무엇인가? 무엇을 위한 권력인가? 무엇을 위한 출세인가를 생각하게 됐습니다. 그 결과 나는 성공의 미래에 대해서 생각하게 됐고 일 중심, 성공 중심 보다는 관계중심적인 삶을 살아야 되겠다고 다짐하면서 미련 없이 그 좋은 자리를 내 놓게 됐습니다”고 말했다. 그가 장관 시절에 취업전선에 뛰어든 320만 명의 미국 대학 및 고교 졸업자들을 위해 5가지 성공비결을 내놓아 화제가 됐다. 이것을 ‘라이시 법칙’(Reich 法則)이라고 한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컴퓨터를 다룰 줄 알아야 한다 ▶경쟁력을 갖도록 하고 경쟁력의 요소가 되는 자신의 장점을 갈고 닦아라. 얼마만큼 버느냐는 것은 얼마만큼 배우느냐에 달려 있다. ▶사다리를 버리고 거미줄을 잡으라. 직장에서의 경력을 사다리로 생각하지 말고 거미줄로 생각하라. 거미줄에는 중심은 있으나 톱(Top)은 없다. 올라간다는 생각(승진만능주의)은 잊어라. 현명한 직장인은 사다리를 오르지 않고 거미줄을 따라 움직인다.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이를 효율적으로 이용하라. 기술과 지식을 갈고 닦고 자신의 거미줄을 넓히는 최상의 방법은 네트워크를 이용하는 것이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산업과 직업 전 분야에 걸쳐 적극적으로 사람들과 연결되도록 하라. 정보는 미래를 여는 열쇠다. ▶팀워크의 중요성을 잊지 말라. 갈수록 더욱 더 많은 사람이 팀을 이뤄 일하게 된다. 팀메이트들은 단지 전화나 팩스 또는 인터넷 주소로만 아는 사이일 수도 있다. 팀에는 또한 더 많은 여성과 다른 인종의 사람들이 포함될 것이다. 어떤 포지션을 맡기더라도 해낼 수 있는 법을 배워라.
한여름처럼 태양은 뜨거운 열을 쏟아낸다.온 몸이 열기에 달아 오르다 초록 자연이 주는 꿀맛같은 그늘 아래서 한숨 돌린다.
풍진은 피부의 발진을 동반하는 바이러스성 전염병이다. 풍진은 공기 중에 흔히 떠다니는 ‘토가비리데과’에 속하는 루벨라바이러스가 원인으로서 호흡기를 통해 감염된다. 전염성 질환이지만 급성은 아니다. 감염되더라도 약 2주간의 잠복기를 거쳐 감염 5~7일부터 혈액에서 검출된다. 주로 5~6세 정도의 어린이에게서 잘 발생하며 기침이나 재채기를 통한 작은 수포로 전달된다. 증상은 감기와 같거나 느끼지 못하고 지나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임신 3개월 전에 풍진에 감염되면 태아에게 치명적으로 작용한다. 백내장, 심장질환, 귀머거리, 지능박약 등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를 요한다. 풍진은 생후 15개월이면 예방 접종을 하게 되는데 한 번 접종하면 20년 이상 면역이 지속돼 항체가 유지된다. 여아는 13~15세에 재접종해 가임기에 대비해야 한다. 이 시기를 놓친 경우 결혼 전 풍진 예방접종을 다시 해야 한다. 그러나 임신 중에는 절대 풍진 바이러스 접종을 하면 안된다. 접종 후에도 2개월 동안은 임신이 안되도록 유의 해야 한다. 임신초기(8~10주) 풍진이 모체에 감염되면 심장기형, 백내장, 귀머거리, 소두증 등 선천성 장애를 갖고 태어날 확률이 높다. 태어난지 얼마 안되는 아기의 심장병은 선천성이 대부분이며, 그 중 풍진 등 환경적 요인이 약 20%에 해당된다. 발진은 감염 후 약 2주경에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감기몸살처럼 열이 나고 온몸이 쑤시고 얼굴에서부터 나타나 가슴과 배 및 사지로 퍼지는 연분홍색의 발진은 대개 1~3일 정도 지속된다. 귀바퀴 뒤쪽이나 목뒤, 후두부의 림프절이 부어올라 아프며 침을 삼키면 목안이 아프고 음식물을 먹기도 불편하다. 눈이 토끼눈 처럼 발갛게 되기도 한다. 합병증은 관절염이나 관절통이 대부분인데 성인여성에서만 발생하고 어린이나 성인 남자에게서는 생기지 않는다. 수지침에서는 부은 림프절의 상응부위에 서암봉이나 T봉으로 자극을 주고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J1, D1에 강자극을 준다. 그리고 기본방과 비기맥, 심기맥에 특상 황토서암뜸을 하루에 5~6장씩 떠 주면 많은 도움이 된다. 특히 어린아이들은 신실증이 많아 심허, 소장승, 폐승에 의해 외부로부터 각종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잘 감염돼 잔병치레를 잘 하게 된다. 심장기능이 허약하면 혈액순환이 잘 안되고 신체의 영양공급이 불충분해진다. 폐승에 의해 산소흡입에 문제가 발생된다. 그러므로 어려서부터 아이체형에 맞는 수지음식을 이유식으로 먹이면 장부의 허승이 없는 튼튼한 아이로 건강하게 된다. 허약한 아이는 비정방과 심정방을 이용하면 더욱 좋다.
짧은 봄이 지나고 5월의 여름이 시작되었음을 느끼는 뜨거운 나날입니다. 유독 행사가 많았던 5월, 가정의 달이라고 특별히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이 있었을텐데 어떠셨는지요? 가정의 달, 청소년의 달이라고 뭔가 이벤트는 해야겠는데 뭐가 좋을지, 다양한 행사가 많은데 참여하다 보면 정작 가족끼리 대화나 오붓한 시간은 적어지는데, 어떻게 하면 즐거움과 오붓하게 소통하는 시간을 함께 가질 수 있을지 부모님들이 고민입니다. Q. 초등학생, 중학생 자녀를 둔 부모입니다. 평소에 아이들이 패밀리 레스토랑에 가자고 여러 번 얘기해서 아내와 의논해서 큰 맘 먹고 예약을 했습니다. 좋아할 아이들을 기대하며 기분좋게 알렸더니, 친구들과 약속이 있다며 물어보지도 않고 예약한 제 탓이라고 오히려 큰소리입니다. 어느 장단에 맞춰야할까요? 이럴 때 저는 아이한테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아이들이 좋아하는 비싼 패밀리 레스토랑으로 일부러 예약하고 이 김에 가족끼리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었는데 ‘선약이 있다’는 아이의 한 마디에 당황스럽기도 하고 서운한 마음이 크셨겠습니다. 만약 아이가 친구와의 약속을 변경하고 외식을 했다면 어땠을까요? 문득 얼마 전 식당에서 장면이 떠오릅니다. 음식점 식탁에서 한 가족이 모두 고개를 숙이고 있길래 식사 전 기도를 하는 줄 알았는데 한참을 그렇게 있길래 자세히 봤더니 각자 스마트폰과 소통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스마트폰이 대세인 요즘, 다른 장소에서도 낯설지 않은 풍경이지요. 우리나라 사람의 하루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평균 3시간이라고 합니다. 그럼 가족끼리, 친구끼리 서로 마주하고 대화하는 시간은 얼마가 될까요? 한 설문조사에서 ‘가족이나 친구보다 스마트폰 사용이 즐겁다’라고 한 응답이 52%에 이른다고 합니다. 패밀리 레스토랑도 가끔 활용할 수 있겠지만 가족이 둘러앉아 함께 밥을 먹는 하루 20분이 소통에서는 더 의미가 있습니다. 밥상 교제, 하루 20분 밥상머리 대화를 반복하게 되면 A학점 받을 비율은 2배로 높아지고, 청소년 비행 확률은 2/1로 떨어진다는 컬럼비아대학의 연구보고가 있습니다. 책 읽어주기에서는 140개 단어를 습득하고 식탁 대화에서 1천개 단어를 배운다는 하버드대학 연구결과에서 아이들은 식탁대화에서 어휘력, 독해력, 학업성적이 더불어 상승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전국 100개 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일주일에 10회 이상 가족 식사를 한 학생과 가족 식사를 아예 안하는 학생으로 나눠 가족식사와 성적을 조사한 결과도 유사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맛있는 음식은 관계 소통에서 도구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충분조건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소통에서 충분조건은 무엇일까요? 심리적 교감과 돌봄, 그리고 상호작용입니다. 언제 같이 밥을 먹을지, 어떤 음식을 먹을지, 어떻게 함께 준비를 할지 등 함께 의논하고 맛있는 고민을 나누면서 가족대화를 시작해보시면 어떨까요? 일상에서의 상호작용, 아이들은 매일 사랑이라는 마음밥을 먹고 자랍니다. “오늘 그늘에서 쉴 수 있는 것은 오래 전에 나무를 심어 놓았기 때문이다” - 워렌 버핏
혼자 시작했지만 커다란 민중이었다 강자에겐 강하고 싶었고 약자에겐 한없이 무너지고 싶었다 끝없이 도전하며 포기를 몰랐던 야문 바윗돌이었다 그가 남아있는 이 자리 그가 남겨놓은 노래는 푸른 나무로 우리 곁을 지키고 있다 고독한 여정을 접어야 했던 오월 하늘도 동동 발을 구르며 애달픈 눈물 흘렸다 바보꽃을 피우고 그 꽃만큼 외로웠던 사람 평화로운 마을엔 바람개비 여유롭고 도전으로 맺은 꿈은 슬픔을 넘어 이제 희망으로 노란 물결 되어 피어난다
20세기가 관료주의에 근거한 피라미드식 학교교육의 시기였다면, 21세기는 파트너십에 기초한 네트워크 평생학습의 시기라고 할 수 있다. 21세기의 평생학습은 지식경제시대가 요구하는 인적자본 확충을 통한 경제적 경쟁력의 제고, 시민사회가 요구하는 사회적 자본 확충을 통한 정치적, 사회적 긴장 완화제로서 각광받고 있다. 세계를 움직이는 OECD, UNESCO, EU, ASEM, APEC, G7 등 국제기구도 21세기 지속가능한 경제사회발전을 통한 삶의 질의 유지향상을 위한 지렛대로서 평생학습을 전략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과거의 경우처럼 전통적인 학교교육 체계를 재검토하는 것만으로는 대응할 수 없는 포괄적인 문제다. 지금까지의 교육개혁은 의무교육기관을 중심으로, 유아교육과 후기 중등교육 및 고등교육으로 확대시켰을 뿐, 교육 기회균등의 측면과 사회의 변화에 대응한 질적 향상의 개혁은 지속되지 못한 한계를 안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배경으로 인하여 평생학습이라는 개념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평생학습’과 ‘평생교육’이라는 개념적 정의에 대한 논의의 여지는 남겨두고, 여기서는 동일한 의미로 사용했다. 평생교육이 학교교육과 사회교육을 포괄하는 개념으로서 세계적인 관점에서 논의되기 시작한 것은 유네스코의 ‘평생교육’ 교육이념의 재정립 활동에서 비롯됐다. 1972년 동경에서 개최된 유네스코 제3차 성인교육 국제회의에서 평생교육이 교육이념으로서 정식으로 채택됐으며, 1973년 8월에 유네스코 한국위원회가 주최한 세미나에서 평생교육의 기본이념과 건의서가 채택됐다. ‘교육’이라고 할 때, 일반적으로 ‘교육’을 학교교육과 동의어로 이해해 왔고 그렇게 사용해옴에 따라 학교교육이 인간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전 생애에 걸쳐 받는 ‘교육’의 한 부분에 지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학교교육이 ‘교육’의 전부인 것처럼 인식돼 왔다. 따라서 평생교육이라는 개념은 학교교육을 포함해 전 생애에 걸쳐 받는 교육이라는 개념으로서 포괄적인 의미로 정립되게 됐던 것이다. 우리나라도 1999년과 2000년에 걸쳐 평생교육법 및 동법 시행령이 제정되면서 ‘평생교육’에 대한 논의가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지게 됐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 사회는 지식의 발전 속도가 매우 빨라 고등교육을 일생의 어느 한 시점에서만 받고 끝나는 시대는 지났으며, 일생을 살아가면서 반복적으로 새로운 기술과 지식을 체계적으로 습득해야만 경쟁력 있게 살아나갈 수 있는 환경으로 변화한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평생교육이 강조되고 있으며, 현대사회는 평생학습사회로 변화되고 있다. 평생교육의 기본철학은 전통적인 학교교육에 대한 의문에서 제기됐으며, 사회변화, 수명의 주기 및 삶의 질적 수준의 변화와 계속교육이라는 측면에서 평생교육의 이론적 틀을 찾을 수 있다. 평생교육은 인간의 신체적, 인격적인 성숙과 개인의 사회적, 문화적, 경제적인 성숙을 전 생애에 걸쳐 발전하게 하는데 있으며, 시간적, 공간적, 방법론적 제약을 받지 않고 이루어질 수 있다는 사회적 인식의 준거에 근거하고 있다. 대한민국 헌법 제31조 5항에 “국가는 평생교육을 진흥하여야 한다”라고 함으로써 평생교육 진흥을 국가의 헌법상 의무로 규정하고 있으며, 제31조 6항에는 “학교교육 및 평생교육을 포함한 교육제도와 그 운영, 교육재정 및 교원의 지위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라고 돼 있다. 이런 평생교육에 대한 헌법적 정신은 교육기본법의 국민의 평생학습권 선언과 1999년 제정된 평생교육법이 2000년 3월 시행됨으로써 구체화된 것이다. 현행 평생교육법은 1982년에 제정된 사회교육법이 사회변화에 따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는 인식에 따라 1999년에 제정돼 2009년 8월에 일부개정을 통해 지금에 이르는 법이다. 평생교육법은 교육개혁의 차원에서 진행된 이른바 교육3법, 교육기본법, 초ㆍ중등교육법, 고등교육법의 제정에 이어 제정된 법으로서 새로운 평생교육체제의 구축에 기여했다. 글로벌 지식경제시대에서 평생학습은 국가차원의 평생교육 정책수립 및 집행과 관련된 종합적 기능을 수행하는 평생학습을 지휘하는 부문의 기능을 강화하는 추세에 있다. 현재 분산된 각양각색의 유사 평생학습 활동과 인적 및 물적 자원을 ‘평생학습’이라는 거대한 하나의 이념으로 결집시켜 국가적 힘으로 발전시켜야 우리나라의 세계10위권 인적자원 강국진입이 가능하다. 이러한 평생학습의 필요성은 거시적으로 두 가지 관점에서 조명해 볼 수 있다. 우선 외적인 필요성을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경제구조 및 사회구조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이러한 구조적 변화는 개인의 생활양식에도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직업구조의 변화와 여가시간의 증가이다. 따라서 이러한 변화에 맞추어 경제문해교육, 원격교육, 학점은행제, 선취업 후진학 등 다양한 평생학습의 필요성이 요구되는 것이다. 둘째는 지식과 기술의 폭발적 증가와 인간의 평균수명 연장으로 말미암아 노령화 사회로의 진입이다. 셋째로는 고도 산업 사회에 따라 인간소외, 비인간화 경향 등 심각한 사회문제의 대두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들을 보완해 줄 평생학습의 역할이 요구되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내적인 필요성이다. 내적인 필요성 중 가장 근본적인 것은 평생학습이 교육기회의 제한성과 불평등성을 극복하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는 것이다. 그리고 둘째로는 학교교육의 운영상의 경직성과 폐쇄성의 개선을 위한 하나의 개선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끝으로 평생학습이 의무교육의 지식편중 교육에 의한 전인교육의 왜곡을 극복할 수 있는 수단으로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