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전까지 배우들의 무대가 되는 지하 연습실. 어두운 실내는 배우들의 열정으로 밝아지고 서늘한 공기는 에너지로 뜨거워졌다. 한 동작, 한 마디에 무대를 향한 그들의 꿈이 녹아난다.
이번 정부에 들어서 창조경제의 개념이 전면에 나오게 됐다. 창조경제는 수동적이며 물질적인 우리 경제를 창의적이며, 다차원적인 가치 창출을 할 수 있는 방향으로의 체질 개선을 의미하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돈을 버는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를 말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창조경제를 추구하기 위해 창의적인 인재를 필요로 하며, 창의적인 인재는 융합형 인재라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이전에는 서로 다른 분야라 여겨졌던 분야들 간의 융합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한다. 예를 들면 과학과 예술을 융합하는 것을 들 수 있다. 과학과 예술이 융합해야 한다는 것은 과학적 발견이 창의적이어야 하며, 과학이 예술을 통해 더욱 인간에게 가까이 갈 수 있어야 된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예술이 과학을 이용하게 되면 더욱 다양한 표현의 폭을 가질 수 있다. 위대한 과학적 발견은 거의 예술적 소양이라 할 수 있는 어떠한 직관이나 상상, 가정 등에 기초한 것이 많다. 하이젠베르그는 우리가 미시적 입자를 관찰하려고 하면 그 관찰하려고 하는 의도가 알려고 하는 대상을 바꾸어 놓게 되어 결코 있는 그대로의 대상을 알 수 없다는 불확정성원리를 제시하였다. 이것은 직관과 상상력에 의하여 도출된 ‘혹시 이런건 아닐까’라고 하는 하나의 가정을 기초로 이루어진 것이며, 이러한 과학적 발견은 기존의 틀을 뛰어 넘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토마스 쿤은 이러한 것을 패러다임의 전환이라 불렀다. 위대한 과학자들은 깊은 예술가적 소양을 가지고 있었다 할 수 있다. 창조경제가 이러한 위대한 과학자들이 드물게 했던 일과 같은 성격의 일을 일상적으로 하자는 시도로 받아들일 수 있겠다. 과학과 예술은 그 표면을 보면 무척 다르다. 과학은 논리를 앞세우고 있으며 예술은 감성을 앞세우고 있다. 논리는 누구나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의 형태로 표현돼야 하지만 예술은 공감하는 것이다. 그러나 깊이 있게 들여다보면 과학과 예술은 모두 생각의 방식이라는 면에서 통합될 수 있다. 예술은 90년대 초, 마르셀 뒤샹 이후 새로운 국면을 맞아 그 양상이 다양해졌다. 예술가가 직접 그리거나 만든 작품만이 예술이 아니라, 레디메이드, 즉 기성품을 놓고 여기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예술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미디어 아트에서는 시간이나 차원의 문제, 가상의 문제와 같은 손에 잡히지 않는 어떤 대상이 예술의 소재가 되기도 한다. 또한, 작가가 만들거나 설치한 무엇인가가 예술의 결과라기보다, 그것을 경험하는 관객의 경험이 궁극의 예술이라 하는 관점도 있다. 다시 말해 개념, 즉 생각의 덩어리가 예술이 되는 것이다. 예술은 감성이 스며든 생각의 힘이라 할 수 있다. 과학과 예술이 융합한다는 것은 이러한 생각의 차원을 결합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과학의 도구로 예술을 한다는 기술적인 차원이라기보다, 그리고 예술적 창의성이나 감각으로 과학을 한다는 다소 막연하다 할 수 있는 목적을 가지기보다, 과학과 예술은 생각의 통합이어야 한다. 융합적 창의 인재는 이러한 생각의 힘을 가진 인재여야 한다. 좁은 의미에 있어서 디자인과 예술은 다르다. 그러나 큰 틀에서 예술과 디자인은 목적이 다를 뿐이지 과정은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예술이 예술가 자신이 설정한 목표를 향해 작업하는 것이라면, 디자인은 고객 등에 의하여 주어진 목표를 향해 작업하는 것이라고도 한다. 현대의 예술이나 디자인은 공통적으로 생각의 과정을 매우 중시한다. 현대의 디자인은 보기 좋은 것을 만드는 디자인뿐만 아니라, 사용하여 기분 좋은 디자인, 조작이 편리한 기능을 제공하는 디자인 사용자 인터페이스 디자인, 조작이 즐거우며 서비스를 받은 경험이 아름답도록 하는 경험디자인 등 다양한 차원에서의 디자인을 추구한다. 이와 같은 디자인의 다양한 양상은 다면적 사고를 필요로 한다. 시각적 언어를 구사해야 하며, 사용의 순서, 동작과 상호작용의 절차와 같은 시간적 사고와 함께 현실과 가상, 그리고 사용자의 경험적 공간을 넘나드는 다차원적인 사고를 통하여 목적에 부합하는 간단한 하나의 맥을 짚을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과학기술과 인문학 등 다방면의 지식과 함께 이들을 전방위로 엮어갈 수 있는 생각의 힘을 필요로 한다. 필자는 이것이 융합디자인 모습이며 이러한 인재가 창조경제를 이끌어 갈 전형적인 인재의 모습이라 생각한다. 창조경제는 가치를 보는 관점을 바꾸자는 것이며 새로운 경제의 판을 의미한다. 토마스 쿤이 말한 패러다임의 변화와 같은 혁신적인 관점의 변화를 요구한다 할 수 있다. 다양한 분야의 지식이 융합하는 저변에는 생각의 힘이 그 토대를 이루고 있어야 할 것이다. 과학과 예술이 융합하는 전형적인 산업 분야인 융합 디자인은 정부가 말하는 창조경제의 전형적인 모델로써 산업현장에 직접 작용하여 새롭고 혁신적인 서비스가 생겨나고 숨어있던 부가가치가 발굴되도록 할 것이라 믿는다.
1950년 6월 25일 새벽 4시 북한 괴뢰군에 의해 동족상잔의 전쟁이 발발하여, 수백만명의 인명이 사상되고, 수천만의 이산 가족이 발생하여 전쟁의 아픔은 여러 형태로 나타났다. 지난날 곤란과 시련의 아픔을 이겨내고 뒤돌아 볼 때 온갖 애환으로 가슴이 저미고 눈물이 날 뿐이다. 6월 초록빛 산하, 그리고 가족에 대한 사무치는 그리움, 매년 6월이면 우리 전몰군경유족들은 동작동 국립묘지를 참배하고 판문점을 거쳐 피의 능선 전방부대의 풍경에 눈물을 적신다. 저 언덕 어디인가, 저 풀잎에 선고의 옷깃이 스치지는 않았는가. 저 땅을 밟고 전진하였는가 등 온갖 감회가 숨까지 멎게 한다. 차창 너머로 바깥 풍경은 도로 사정에 맞추어 괄목할 만큼 변화되고 있으며 야산이나 바다를 막론하고 대단한 경제력으로 신천지가 조성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6월 초순 남북간의 대화의 기운이 감돌아 어쩌면 화해의 분위기가 무르익을 것 같은 기대를 가져 봤으나, 우리가 꿈속에도 잊어서는 안되는 일,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이며, 잠시 전쟁이 휴전 상태인 것을, 언제 어떠한 형태로 전쟁이 재발할지 모른다. 항상 긴장 초조해야 한다. 금방 대화가 될 듯 하다가 ‘격’이 안 맞다는 이유로 무산시키고 통신마저 불통된 것이 현실이다. 이 또한 원인과 책임은 남쪽에 있다고 떼를 쓰는 것이 그들의 수법이라는 것을. 다음은 국가에 대한 감사하는 마음이다. 희생과 공헌에 상응하는 보상이 수반함이 극히 당연하다 하겠으나, 개별적으로 관련법 개정이 늦어지고 있어 수많은 민원과 함성, 단합된 요구를 하기도 하였으나, 그래도 큰 틀에서는 국가가 우리를 잊지 않고 이 정도라고 보살펴준 데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되면 참말로 자족(自足)이 찾아 들게 된다. 여생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티격태격 할 것이 아니라, 공수래공수거를 깨닫자는 것이다. 더 많이 갖고 덜 가지고가 무슨 문제일까? 내 몫을 작게 하는 자타이심(自他利心)의 자세를 가지면 자연히 편안함의 이치를 깨닫게 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순례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특히 적극 후원해 준 양산시 당국에 감사드리며, 우리 유족들은 나라와 향토의 발전에 쓰임새 있는 밀알이 될 것을 다짐한다.
제129회 양산시의회 제1차 정례회가 19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폐회됐다. 이번 회기에서는 양산시 행정사무감사와 지난해 세입ㆍ세출 결산 승인, 조례개정안 심의 등이 이루어졌다. 특히 9일간 진행된 행정사무감사에서는 사실상 5대 의회의 마지막 감사인 만큼 의원들의 송곳질문과 추궁이 이어져 출석한 공무원들을 내내 긴장하게 했다. 그 중에서도, 신도시 공원 내 디자인센터 건립부지의 무상제공에 대한 법규위반 소지 지적, 북정공업지역 행정소송 미온적 대응에 대한 질타, 각종 사회단체와 교육경비 보조금 집행의 관리감독 부실 추궁, 유명무실한 원도심 활성화사업 지적 등 굵직한 사안들이 감사장을 뜨겁게 달구었다. 올해부터는 시의회 회의진행상황이 실시간으로 공개되고 있다. 의회 홈페이지 인터넷 방송과 스마트폰으로의 모바일 전송까지 이루어져 회의 내용이 가감없이 보여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이전의 회의 진행과는 다른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의원측에서 보자면, 무조건 큰 소리로 기선을 제압하고 보는 투사형 질문이 많이 사라졌다. 고함과 호통으로 상대를 제압한 뒤에는 용두사미 격으로 흐지부지하는 ‘보여주기 식’ 질문은 시민들의 호응을 얻기 힘들기 때문이다. 오히려 조목조목 법규와 매뉴얼을 제시하며 부당한 사례를 따지는 의원에 대한 지지가 상승하고 있다. 덧붙인다면, 의사진행 공개에 따른 효과로 폭발성 강한 이슈가 터져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한국토지주택공사 현장감사에서 튀어나온 ‘사송택지조성사업지구의 공장용지 등 다른 용도로의 전환 검토 용역’이 대표적인 사례가 되겠다. LH양산사업단장 입에서 나온 예상 밖의 발언은 양산시의 미온적 대처를 추궁하는 빌미가 됐다. 감사장에 증인으로 출석한 공직자의 태도에서도 사뭇 달라진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과장급 이하 중간관리자 그룹의 실무적 답변과는 달리 일부 국장급 고위직 공무원들은 생방송을 의식한 듯 필요 이상으로 자신의 입장을 옹호하거나, 어떤 사안에 대해서는 저돌적이리만큼 의원의 지적에 과민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방송을 지켜보던 시민들은 그런 답변태도에 대해 시장에 대한 과잉 충성을 드러낸 것이라 여기며 씁쓸한 반응을 보였다. 행정사무감사에서 대부분의 의원들이 소관 업무에 대해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하고 공무원을 상대로 예리하면서도 신랄한 질문으로 잘못된 관행과 사무처리를 지적함으로써 시정 답변을 받아낸 것은 높게 평가할 만 하다. 또한 늦은 저녁시간까지 이어지기도 했던 감사장의 뜨거운 열기는 시민의 대리인으로서 역할 수행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비쳐졌다. 아쉬운 점도 없지 않았다. 행정사무감사 첫날 첫 회의에서 사무감사와는 무관한 일로 위원장에 항의하며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 상임위원 직을 사퇴한다면서 감사에 참여하지 않은 의원이 있었다. 그 바람에 해당 상임위원회는 하루 반 동안 회의를 진행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산업건설위원회의 <대운산자연휴양림관리운영조례 개정안> 심의과정에서는 희한한 일이 벌어졌다. 시에서 제출한 개정안에는 숙박시설 이용료를 평균 1일 1만원 인상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 조례개정안은 지난해 12월과 올 4월 두 차례 상정됐다가 양산시민에 대한 이용료 감면 혜택을 주어야 한다는 의원 요구에 따라 심사보류된 바 있다. 다시금 똑같은 개정안이 상정되자 심의과정에서 몇몇 의원들이 이 문제를 거론했고, 담당 국장도 의원들이 시민 할인에 관한 수정안을 제시하면 받아들이겠다고까지 응했는데 막상 표결에 회부하자 아무 이의도 없이 원안 통과시킨 것이다. 수정안이 철회되고 반대의견은 개진함이 없이 그대로 통과되는 광경은 지켜보는 이들로 하여금 ‘뒷통수를 얻어맞는 격’이 됐다. 회기 막바지 시정질문에서도 다소 맥빠진 질문이 이어져 예봉이 꺾인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지방선거를 1년 남짓 앞둔 시점에 다양한 합종연횡이 예상되긴 하지만, 시장을 답변석에 불러놓고 집행부의 실정(失政)을 적시하고 대안을 요구하는 신랄한 질문을 기대했던 시민들로서는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었다. 이번 시의회의 행정사무감사를 지켜보면서 의원들의 노고를 치하하면서도 한 가지 부탁하고 싶은 것은 감사장에서의 지적으로 끝내지 말고 향후 집행부의 개선 의지와 시정조치를 계속 감시해 달라는 것이다. 일회성 호통 이벤트로 끝내는 관행을 만들어서는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를 해 나갈 수 없다.
2012년 5월 12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을 ‘공정무역 도시’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공정무역 도시는 세계공정무역기구(WFTO)에서 심사, 지정하고 있으며 다섯 가지 조건을 갖춰야 한다. ▶해당 지역 의회가 공정무역 지원법 및 관련 결의문을 통과시켜야 하고 ▶인구 대비 판매 매장 수가 일정 비율 이상이 돼야 하며 ▶지역 학교, 공공기관 등에서 공정무역 제품을 이용하고 ▶지자체가 스스로 공정무역의 홍보에 앞장서야 하며 ▶운영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 이에 따라 서울시에서는 공정무역 지원 조례 제정, 공정무역도시 운영위원회 구성, 공정무역 커뮤니티 조성, 공정무역 센터 설립, 공정무역에 대한 시민 제고를 5대 추진목표로 설정했다. 그리고 올해에는 공정무역주간 행사(5월 6일~12일), 공정무역 교육, 공정무역제품 판로확보, 커뮤니티 활성화 등 보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저개발국의 빈곤 문제 해결 등 공정무역의 가치를 존중하는 윤리적 소비의 확산을 위한 본격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그리고 지난 2월 13일에는 서울시 성북구가 한국공정무역단체협의회와 ‘공정무역 업무협약 및 선언식’을 갖고 ‘공정무역 선도구, 성북’을 선포했다. 세계공정무역기구(WFTO)에 가입한 전 세계 75개국 450개 이상의 공정무역 조직과 생산자 단체는 물론, 전 세계의 수많은 공정무역 가게를 비롯해 학교, 공공기관, 종교기관, 사회단체와 지지자들이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공정 무역(Fair Trade)’은 자유무역의 확산으로 경제발전국과 개발도상국 사이에 심화된 빈부 격차와 환경 문제를 줄이기 위한 세계 시민운동이다. 이 운동은 시장에서 소외되고 경제적으로 힘든 개발도상국 생산자의 노동력과 생산물에 대해 정당한 대가를 지불함으로써 생산자, 소비자 모두가 더불어 살면서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한다. 원조나 기부가 아닌 공정한 거래인 것이다. 지난 18일 양산에 최초로 공정무역 커피 1호점인 ‘be My Friend’가 ‘비마프 평산점’이란 이름으로 평산비전센터 1층 100평 남짓한 넓은 공간에 개점했다. 우리가 마시는 커피 한 잔이라도 착한 소비를 통한 나눔의 정신을 실천하고자하는 것이다. 이것이 시발돼 아름다운 변화, 희망 양산이 공정무역도시가 되는 날을 꿈꿔 본다. 변화와 희망과 세계화는 구호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고 실천으로 이뤄는 것이다.
흥겨운 가락이 온 동네에 울려퍼지며 서로의 안녕과 평화를 빌어준다. 도시에서는 볼 수 없는 흥과 정겨움에 어깨가 들썩여진다.
고지혈증은 혈액 속에 지질성분, 특히 콜레스테롤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상태를 말한다. 고지혈증은 원발성과 속발성이 있다. 속발성 고지혈증은 원인질환인 갑상선 기능저하증, 신증후군, 당뇨병, 췌장염, 알코올중독 등의 질병치료가 선행돼야 한다. 음식의 소화를 돕는 담즙인 콜레스테롤은 인체의 혈액 가운데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기름이지만 지방 등의 물질로 주로 간에서 형성된다. 콜레스테롤은 인체에서 필요한 전량이 간에서 자체 조달되기 때문에 음식으로 섭취하지 않아도 된다. 또 간은 음식을 통해 섭취한 여분의 콜레스테롤을 다른 물질로 대사하기도 한다. 따라서 고지혈증은 콜레스테롤이 간에서 대사할 수 있는 양 이상으로 많이 섭취될 때 발생한다. 콜레스테롤은 혈액과 섞이지 않아 혈중에서 신체 각 부위로 가기 위해 수용성인 지단백과 결합한다. 지단백은 LDL(저비중지단백질)과 HDL (고비중지단백질)로 구분한다. LDL은 일명 ‘나쁜 콜레스테롤’이라 불리며 동맥 벽에 지방질을 축적해 반점을 만든다. 혈중 총 콜레스테롤의 75%를 차지하며 간에서 세포로 콜레스테롤을 운반한다. 신체 요구량보다 많을 경우 혈관 벽에 달라붙어 동맥경화를 일으킨다. HDL은 일명 ‘좋은 콜레스톨’로 인체의 과잉 콜레스테롤을 세포에서 간으로 콜레스테롤을 운반해 간에서 대사하도록 하는 ‘환경미화원’이다. 지질은 동맥경화의 원인 중 가장 위험한 인자로 꼽힌다. 콜레스테롤은 동물성 음식에 포함돼 있다. 육류나 계란 노른자, 내장육, 일부 갑각류(새우ㆍ가재ㆍ오징어 등), 생선알, 버터, 닭껍질 등이 요주의 음식이다. 이와 함께 포화지방산(동물성기름)의 섭취도 제한해야 한다. 포화지방산이 많은 동물성 음식엔 소고기와 돼지고기, 각종 난류, 우유류, 식물성 코코넛과 코코넛 기름, 야자유(팜유)등이 해당된다. 불포화지방산은 콩류와 견과류, 참기름, 옥수수유, 올리브유 등의 식물성 기름과 일부 등푸른 생선의 기름에 많다. 따라서 고기류 대신 생선으로, 동물성기름대신 식물성 기름으로 섭취하면 좋다. 서금요법에서는 뜸요법과 팔찌나 목걸이 등을 이용해 혈액을 원활하게 순환하는 치방을 한다. 뜸은 기본방과 심기맥과 비기맥, B24~27에 하루에 2~3회, 1회에 5~6장씩 떠주면 고지혈증 해소에 도움이 된다. 고지혈증은 신장을 보호하는 수지음식을 병행하면 효과가 증대된다. 그리고 적당한 운동으로 발지압판 위에서 하루에 30분 정도 밟아주면 질병예방과 건강유지에 많은 도움이 된다.
어제 오늘 일이 아닌 학교폭력, 학원폭력, 청소년폭력 등의 말들 속에 녹아져 있는 복잡 미묘한 관계를 현장에서 직접 접하면서 만감이 교차할 때가 많다. 이러한 상황이 하나의 유행처럼, 문화처럼 자리 굳힘을 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도 되고 과연 그 끝은 어디일까 암담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지인의 5살짜리 딸과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어린이집에서 ○○가 자기와 안 놀아 준다는 것이다. ‘그러면 넌 어떻게 하니?’라고 되물으니 “○○말고 △△가 나와 같이 놀아줘서 괜찮아요”라고 했다. 왕따 해결에 대한 핵심이 바로 이것이다. 이 친구와 사이가 좋지 않더라도 다른 친구와 놀 수 있으면 괜찮은 것이다. 5살짜리는 너무나도 쉽게 해법에 접근을 하는데 초등학생 이상의 청소년들은 그것이 힘들다. 폭력하고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서로 사이좋은 초등학생들이 자기의 비밀을 한 가지씩 얘기하면서 그것을 핸드폰 동영상으로 촬영을 한다. 왜 그럴까? 나중에 배신하는 친구가 생길 때 그것을 협박용으로 사용하기 위함이다. 처음 그 얘기를 들으며 ‘그 아이들이 친구가 맞나요?’라고 되물었다. 돌아온 대답은 학교에서 아무런 문제를 일으키는 아이들도 아니고 일진 무리도 아니고 그냥 평범한 또래집단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 아이들이 ‘우리 학교 애들 다 그렇게 해요’라고 했다고 한다. 아무도 믿지 못하는 아이들, 그래서 두려운 아이들, 끊임없이 친구의 약점을 수집하여 자기의 보호막을 만들어야 되는 아이들. 이렇게 하는 것이 마냥 철모르는 아이들의 장난일 뿐일까? 언제 내 친구가 배신을 하고 나의 뒤통수에 칼을 꽂을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아이들은 늘 긴장해야 되고 예민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 긴장과 예민은 서로를 경계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 경계는 ‘우리’라는 좋은 말을 배타성 강한 단어로 변질시킨다. 그래서 뭐든지 ‘우리’와 다른 것이 있다면 공격해야 되고 처단해야 되는 대상이 돼 버린다. 그 ‘우리’에 들어가는 것도 힘들지만 그 ‘우리’를 지키는 것도 만만치 않게 힘들다. ‘우리’와 다른 의견을 얘기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것이 쌓여서 더 이상 참지 못해 누군가에게 자기의 속상함을 얘기했다가 뒷담화를 했다는 오해로 불거져 왕따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 오해는 인간을 가장 궁지로 모는 단어다. 궁지에 몰린 친구를 모두들 숨죽여 지켜볼 뿐이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원인이 무엇이니를 캐고 있기에는 현실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것이 현재 아이들의 문화고 학원문화라면 그 의식을 바꾸기 위한 장기간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친구의 약점은 도와주고 지지해줘야 하는 것이라는 것, 다음 피해자는 침묵하는 나라는 것, 친구를 괴롭히는 것은 부끄러운 것이라는 것, 다수와 다른 내 의견을 얘길 해도 안전할 수 있는 것, 다른 것에 대한 관심과 수용, 오해나 의견 대립이 있을 때 그 일과 상관이 없는 중재자가 있는 상태에서 함께 얘기 나눌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왕따나 친구들과 관계가 소원해진 아이들이 머물 수 있는 안전지대를 만들어 쉬어 갈 수 있도록 하는 것, 전학생에 대해서 반 아이들이 다 같이 환영 이벤트를 하는 등 어른들이 아웃라인은 만들어 주면 아이들이 직접 노력하여 참여하게끔 했을 때 의식도 바뀌고 문화도 뒤따라 바뀔 것이다.
지난 30년간 세계 100대 기업 중에서 살아남은 기업은 22% 뿐이며, 우리나라의 30대 기업 중 지금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는 기업은 20% 정도에 불과하다고 한다. 세계 500대 기업의 평균 수명은 40년 정도인데 비해 국내 상장기업들의 평균 수명은 24년이라는 통계자료로 미뤄 짐작하건데 기업의 지속적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이 요구되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대부분의 기업이 30년도 채 버티지 못한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이중에서 유독 잘되는 기업이 있고 그렇지 못한 기업이 있는가 하면, 기업의 수명이 오래 지속되는 기업도 있고 그렇지 못한 기업도 있다. 또한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기업이 있는 반면에 그렇지 못한 기업도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잠시 잘 나가다가 얼마 되지 않아 주저앉은 기업도 있고 처음에는 별 신통치 않은 듯 보였으나 나중에 크게 발전하는 기업도 있다. 경우의 수는 천차만별이지만 문제를 보인 이들 대부분의 기업은 지속적으로 성장ㆍ발전하지 못해 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올해 초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Fortune)이 미국에서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을 선정 발표했다. 지난해에 이어 구글이 1위에 올랐으며 소프트웨어 개발사인 SAS가 2위를 차지했는데, 과연 100대기업이 지닌 최고의 직장을 만들고 유지하는 법은 무엇일까? 사람의 경쟁력이 곧 기업의 경쟁력인 시대, 리더의 경쟁력은 바로 그 기업의 인재 경영력을 가늠하는 데 있다. 지속적으로 고수익을 내면서도 존경받는 기업의 CEO들은 비전과 전략보다 적합한 인재들을 잘 선택해 스스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일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기업들이 가장 바람직한 기업일까? 돈을 많이 버는 기업? 오래 지속되는 기업?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기업? 가장 좋은 기업은 아마 이들 모두를 합쳐 놓은 기업일 것이다. 시대적인 변화에 얼마나 빨리 그리고 제대로 적응하느냐에 따라서 기업의 존폐 및 수명이 결정된다고 하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최근 많은 기업들이 경제적인 성과에만 매달려서는 지속적인 성장을 보장할 수 없다는 판단 하에 경영방침을 경제적 성과 중시에서 환경경영과 사회적 책임을 동시에 강조하는 지속가능 경영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최근 글로벌 경영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지속가능 경영이란 기업이 경제적 이익창출 만으로는 더 이상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없음을 전제하고 경제적 성장을 추구하면서 환경적 보호와 사회적 책임을 조화롭게 수행하며 미래지향적인 발전을 도모하는 기업경영 철학인데, 현재 국내에서 혼용되고 있는 윤리경영, 투명경영, 환경경영, 사회적 책임경영 등의 개념을 모두 포괄하는 것이다. 즉 지속가능 경영은 목표이고 그 수단이 윤리경영, 투명경영, 환경경영, 사회적 책임경영이다.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경제적 이익만으로는 불충분하며 반대로 사회적 책임이 경제적 이익을 희생시켜서도 안 된다. 지속가능한 성장은 장기적 관점에서 경제, 환경, 사회에 대한 책임이 균형과 조화를 이룰 때 가능하지만 경제적 책임을 다할 수 있는 역량이 선행되지 못한다면 환경이나 사회적 책임은 사상누각에 불과할 것이다. 오늘날과 같은 글로벌 시대에 끝까지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한 마디로 요약할 수는 없지만 분명한 사실은 지난날과 같이 이윤 추구만을 존재 이유로 삼는 기업들은 절대 아니라는 점이다. 경제잡지 포춘에서 발표하는 존경받는 기업을 평가하는 8가지 지표 중에서도 자산의 활용, 재무적 건전성, 장기적인 투자가치, 제품 및 서비스의 질 등 경제적 책임을 강조하는 항목이 4가지나 포함되어 있다. 이처럼 뛰어난 경영성과를 달성하는 경제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야말로 존경받는 기업의 가장 기본임을 알 수 있다. 지속가능 경영은 오늘날 기업들이 거부할 수 없고 수용할 수밖에 없는 시대변화의 요청이기도 하다. 이러한 변화를 거부하는 기업은 그야말로 살아남을 가능성을 스스로 포기한 기업이라고 보아도 전혀 과장된 표현이 아니다. 현재 기업하기 좋은 양산에서도 지속가능 경영을 시작한 기업의 CEO들은 기업의 시대적 사명을 알고 현명한 선택을 할 줄 아는 선견지명이 있는 회사라 할 수 있다. 지속가능 경영은 바로 기업의 무병장수를 추구하기 위한 일말의 비전을 제시하는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이다. 지속가능 경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지속가능 경영의 개념과 활동이 조직 전체에 파급돼야 하고 바르게 그리고 제대로 시작돼야 할 것이다.
영취산 줄기뻗어 원효 오봉 고담봉 삼각의 들판평지 이런상(象)이 웬말이요 춘추원 충렬사에 선조혼백 모셔두고 이땅을 지켜내신 충혼용사 보는앞에 희대의 우상놀음 터잡아 세우(大鐘)려네 나(羅)와 내(我)는 동일음색 초발심 퇘색했나 상윗자리 내려보니 내(我相)만이 보이는가 가까운 들러리들 직언은 숨어살고 처분만 기다리는 해바라기 송사리들 아니되요 그 한마디 일성으로 충고해도 한번쯤 지나가는 여름견(犬)공 소리로만 기필코 아니되요 양산얼굴 먹칠이요 후후세세 조상유물 반듯하게 세웁시다 하늘이 울고있소 만인가슴 대못질을 하잘없는 작은까시 속살에 곪으면은 바늘로써 뽑힐것이 대도들고 수술하면 양산이란 몸체엔 흉터자국 남습니다
양산물금택지개발사업지구(이하 양산신도시) 내 공원부지에 들어설 예정인 한국디자인진흥원 부설 디자인센터 건축용 부지를 둘러싸고 시와 시의원 간의 설전이 예사롭지 않다. 양측의 대립각 만큼 사태의 복잡성 또한 심각해서 서로 물러설 기색이 보이지 않는다. 이미 허가 신청이 접수돼 시청 내부 협의를 거치고 있는 바, 기싸움의 결말이 자못 궁금하다. 지난 14일 양산시 행정사무감사에서 김종대 의원은 “디자인센터 건립 예정부지가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 소유로 되어있어 양산시가 공유재산으로 보아 시의회 동의를 거쳐 무상 제공을 결정한 것은 미래의 공유재산을 임의로 조치한 것이므로 무효”라고 주장하며, “동의안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상옥 양산시도시개발사업단장은 “현재 토지를 소유하고 있는 LH와 협약을 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맞서고 있다. 시와 의회 간의 해묵은 논쟁은 지난해 8월 양산시장이 제출한 <디자인센터 유치에 따른 부지제공 동의안>이 시의회에서 통과되고, 12월 양산시와 한국디자인진흥원 사이에 협약이 체결되면서 촉발됐다. 문제의 핵심은 이렇다. 제19대 박희태 국회의장 시절, 양산을 디자인 중심도시로 건설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진행됐다. 2011년 12월 국비 50억원이 우선 확보됐다. 박 의장과 양산시는 디자인센터를 유치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총사업비는 270억원으로 전액 국비로 충당하기로 했다. 다만 부지는 양산시가 제공한다는 조건이었다. 양산시는 마침 조성 중인 양산신도시 내에서 방법을 찾기로 했다. 물금읍 가촌리 일원 양산신도시 7호근린공원 내에 부지 1만㎡를 제공하기로 하고 택지개발사업 실시계획 변경을 통해 ‘전시장’이라는 공원시설 부지를 승인받았다. 문제는 이 땅이 내년 6월로 예상되는 공원조성사업 준공 이후에 양산시로 귀속될 땅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1년 뒤에 시 재산이 될 땅’이다. 아직 확보되지 않은 공유재산을 대상으로 무상제공을 결의한 것은 무효라는 주장이 나온 것은 바로 이런 배경이다. 양산시는 한국디자인진흥원과의 협약에서 센터 건립에 필요한 부지 1만㎡를 무상 제공한다고 못 박았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사항은 공유재산 관리의 근거법인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과 <동 시행령> 어디에도 사용료 면제규정이 없다는 것이다. 특히, 법 제24조에는 ‘시행령으로 정하는 경우로서 지방의회가 동의한 경우’라고 면제대상을 명시하고 있다. 부산시의 사례가 거론됐지만 광역시·도의 경우에는 특별법이 제정돼 사용료 면제의 근거가 있는 반면 기초 지자체에서는 전례가 없는 일이다. 지난해 8월 시의회에서 무상제공 동의안이 처리될 때에도 의회 전문위원실의 자문에 응한 입법고문 서우선 박사는 이러한 법 규정을 들어 귀속 예정인 공유재산을 ‘디자인센터’가 무상사용하도록 시의회가 동의하는 것은 위법이라는 판단을 해준 바 있다. 시는 도시공원법이나 택지개발촉진법 등의 예외규정을 거론하지만 공유재산에 관한 한 이에 적합한 근거는 없다. 양산시가 디자인센터 유치 사업과 관련해서 일관되게 내세우는 논리가 있다. ‘시민에게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정책적인 판단을 한 것으로 이해해 달라’는 것이다. 여기에는 ‘법의 긍정적인 해석’이라는 말도 등장한다. 지역발전을 위해서는 법규정의 글자 하나, 문장 하나에 얽매지 않고 되는 방향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뜻이겠다. 담당 국장의 발언대로 LH와 협약을 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주장은 더욱 말이 안 된다. LH 입장에서는 어차피 양산시로 무상귀속될 재산인데 시의 요청대로 안 해 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가올 미래에 시 소유로 될 것이 확실한 토지를 지금 소유자가 동의하면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모순된 행정행위일 뿐이다. 시의원의 표현대로, ‘그렇다면 의회 동의가 왜 필요했느냐’는 질문에 답을 해야 한다. 최근 양산시는 하북면 초산리에 조성한 한송예술인촌 내 종합전시장 건물에 정부기관인 양성평등원 남부센터를 유치해 사무실과 교육장으로 활용하고 있는 데 대해 감사원으로부터 지적을 받았다. 감사원은 이런 용도변경과 함께 무상임대의 위법성에 대한 감사를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도시 근린공원에 지어질 디자인센터가 나중에라도 공원 내 용도와 재산관리의 적법성에 대한 논란이 불거진다면 그때 가서 누가 책임질 것인가.
6월의 숲은 아직 잠에서 깨어나지 않았다. 신선한 새벽을 따라가는 프로이드의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은 밤의 노스탈쟈에 젖어 있다. 가끔씩 따악 따악 탁발하듯 나무를 쪼는 딱따구리 소리만 메아리로 들릴 뿐. 침엽 사이 수직으로 내리는 아침이 신성하다. 작은 풀꽃과 검은 바위들이 서서히 그림자를 만들며 얼굴을 내민다. 숲을 나서면 불현듯 나타나는 수채화 한 폭. 이른 아침 무논에서 먹이를 찾고 있는 하얀 백로 한 쌍 눈부시다. 마알간 햇살에 어린 벼들은 키를 키우고 물자라 민달팽이 논고동들이 몸을 부풀리고 있다. 수컷이 긴 다리로 논바닥을 꾹꾹 눌러 놓고 가면 뒤따라가는 암컷이 먹이를 줍는다. 푸른 카펫 위를 걷는 우아한 걸음과 파닥이는 날갯짓은 파스르의 독무를 추는 백조의 호수를 회상케 한다. 러시아의 붉은 광장은 밤빛이 현란했다. 나는 그 밤빛에 흔들리며 볼쇼이 극장까지 걸었다. 그때 나는 극장 앞 분수대 벤치에서 백조의 호수 막회를 기다리다 흘러나오는 차이코프스키의 ‘정경’을 듣고 그만 눈을 감아버리고 말았다. 저음의 하프를 곁들인 라이프 모티브의 멜로디 저렇듯 애절함이라니. 굳이 극장 안으로 들어가지 않아도 이방인은 감동에 사로잡히고 말았다. 그렇다 저 철새들도 낯선 어디엔가 알을 낳고 새끼를 치며 아름다운 일가를 이룰 것이다. 소도(小都)의 아침은 이렇게 온다. 우체국에 가서 안부를 부치고 은행엘 가고 쇼핑을 하며 의사를 만나는 일상들, 이 모든 일들을 걸어서 1시간 이내에 할 수 있는 동선이 집약돼 있는 곳이 웅상이다. 현대의 타인들에게 홈이란 개념은 엇비슷하겠지만 ‘살다보니 이곳이더라’가 쉬운 답일 것 같다. 나 역시 평산동 주민증을 20여년 품고 지냈으니 태생의 홈보다 오래 산 셈이다. 이 소도의 공기는 분명 다르다. 피부에 닿은 감촉도 색깔도 이 모든 것들은 이곳에 오기 전의 것들과는 다르다는 걸 알게 됐다. 정주의 본질이란 일상의 공기를 마시는 일, 엽서의 색이 바래듯 기억이 지워지고 바람에 나뭇잎이 떨어져도 공기의 본질은 사라지지 않는 것, 삶의 품격은 이 일상의 공기의 질에 따라 달라진다. 반도에서 해가 먼저 뜨는 신성한 산과 작열하는 여름바다가 지척에 있고 가을꽃을 피우는 작은 강이 도심을 흐르는 곳, 도서관이며 체육공원, 산사로 오르는 고즈녁한 사색의 소로 길, 이 모두가 소도 웅상의 공기이다. 저녁 창을 열면 공원에서 타인들이 연주하는 음악소리가 어둠처럼 찾아든다. 소도의 신선한 공기는 나에게 기꺼이 詩밭이 되어 주었다. 고맙다. 사랑한다.
사람이 장수할 수 있으냐 없느냐는 소년기에 조심성이 깊으냐 아니냐에 따라 예측할 수 있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있다. 조심성과 장수와의 상관성에 관해서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이것은 아직 아무도 해명하지 못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전문가가 지지하고 추론하고 있는 견해다. 아마도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는’사람들은 과식이나 술ㆍ담배를 삼가는 경향이 있을테다. 위험에 맞닥뜨릴 가능성이 낮으니까. 치명적인 사고에 휘말리는 일도 드물 것이다. 캘리포니아 대학 심리학부의 조사에 의하면, 겉으로는 나타나지 않는 요소지만 조심성은 건강 장수에 폭넓게 영향을 끼친다고 한다. 임상 심리학자인 제콥슨은, 65세부터 90세 가까운 남녀 12명으로 구성된 그룹의 지도자로서 여러해 동안 연구한 결과 “우아하게 늙어가는 이들에게는 어떤 특징이 있다”고 하였다. 그 특징이란 아래와 같으니, 이런 기본자세로 일상생활을 지내면 1세기인이 될 기회가 증가된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낙관주의자일 것. 남들과의 교류를 좋아하고 새로운 경험을 즐긴다. 장래는 시간적으로 한정되어 있으니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간다. ▶임기응변으로 순응성을 가질 것. 불가능한 일에는 무리하지 않는다. ▶자기의 개인적인 능력을 깨닫고, 감각을 양성한다. 건강ㆍ거주ㆍ경제문제 등의 해결책에 적극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 ▶회복력을 지닌다. 이것은 불행으로부터 재기할 능력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뜻있는 계획에 참가하여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한다. 65세 이후에도 일을 갖고 능력과 목적을 가지고 그 일을 완수하는데 힘쓴다. ▶건강면에서 자기 평가를 한다. 아마 이것은 활기찬 만년을 맞이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암시가 될 것이다. 자기 평가를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자신 있게 계획을 달성시킬 수 있으며, 바람직한 인간관계를 이룩하기위해 노력한다.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상관없이 65세를 넘어선 사람들은 자신의 생활을 끄덕없이 관리할 수 있다. 예상 밖으로 오래 살았던 한 장수자는 쑥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이렇게 중얼거렸다. “이렇게 오래 살 줄 알았더라면 진작에 건강 좀 챙길걸…”
유해화학물질 사고는 대형재해로 이어진다. 대표적인 사례는 1984년 인도 보팔에서 MIC(메탈이소시안화염) 누출로 2천8백여명이 사망한 일이었다. 국내에서는 원진레이온 CS2 중독으로 인한 97명 사망, DMF에 의한 급성독성간염, 노말헥산에 의한 다발성 신경염, TCE에 의한 스티븐존슨 증후군 등이 있다. 이러한 사고의 공통 원인으로 꼽히는 것은 유해ㆍ위험성 정보가 제공되지 않은 상태에서 화학물질을 취급했다는 것과 작업환경 불량, 올바른 작업방법에 대한 규칙을 준수하지 않은 것 등이다. 올바른 작업방법을 준수하고 개인보호구를 착용하는 것은 기본 중 기본이다. MSDS(물질안전보건자료)는 화학물질을 제조ㆍ수입ㆍ사용, 운반 또는 저장하는 사업주가 유해ㆍ위험성 분류나 평가 결과를 근거로 작성하는 것이다. 즉 유해ㆍ위험성, 안전취급이나 응급조치요령, 독성정보 등에 관한 화학제품의 안전사용을 위한 설명서다. 이에 따라 국내 MSDS 규정도 국제 기준에 맞춰 올해 7월부터 GHS(화학물질 분류표지 세계 표준화) 기준에 따른 MSDS만 사용해야 한다. 또한 MSDS 작성 때 근로자의 건강보호 목적과 부합하도록 성실하게 작성하고 화학물질의 유해위험성 등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알게 된 때에는 이를 3개월 이내에 MSDS에 추가해야 한다. 화학물질의 안전한 사용을 위해서는 화학물질 평가 과정을 수립해 관리해야 한다. 화학물질 관리를 위한 우선순위를 결정하기 위해 작업장에서 취급하고 있는 모든 화학물질의 목록을 작성한다. 그 후 취급, 폐기 등 현장조사로 관리과정을 점검한다. 관리가 미흡한 물질은 독성이나 물리화학적 등 화학물질 정보를 찾아 등록한다. 근로자에 미칠 수 있는 건강 영향이나 안전사고의 가능성을 파악해 노출의 경로, 빈도나 강도에 따라 적정한 대책을 수립한다. 대책을 세울 때는 독성과 위험을 관리하기 위한 대책뿐만 아니라 노출을 줄일 수 있는 새로운 작업방법이 있는지도 생각해봐야 한다.
동양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인도의 시성 타고르(Tagore)는 자기관리에 엄격했다. 그는 깊은 명상을 통해 예지로 빛나는 시를 썼다. 어느 날 제자들이 그에게 “어떤 사람이 인생의 승리자입니까?”라고 물었다. 그는 웃으면서 대답했다. “자기를 이기는 사람이다” 그러자 다시 “자기를 이기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라고 물었다. 타고르는 다섯 명의 제자들을 한 사람, 한 사람 주시했다. 잠시 침묵이 흐른 뒤 그가 제자들에게 한 가지씩 질문했다. 첫째, 오늘 어떻게 지냈는가? 둘째, 오늘 어디에 갔었는가? 셋째, 오늘 어떤 사람을 만났는가? 넷째, 오늘 무엇을 했는가? 다섯째, 오늘 무엇을 잊어버렸는가? 그런 후 타고르는 제자들에게 말했다. “자신에게 매일 이 다섯 가지를 질문하라. 이것이 자기를 이기게 하고 인생을 살리게 하는 질문이다” 며칠 전 우연히 읽은 글(가이드 포스트) 가운데 마음에 와 닿은 부분이 있어 소개한다. “몇 해 전, 부인과 사별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동창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 친구가 부인의 물건을 정리하다가 실크 스카프 한 장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두 사람이 뉴욕을 여행하던 중 유명 브랜드점에서 구입한 것이었습니다. 아주 고상하고 아름답고 고급스러워서 그런지 그렇게 애지중지하면서도 차마 쓰지 못하고 아주 특별한 날만을 기다렸답니다. 친구는 이야기를 여기까지 하고 말을 멈췄습니다. 잠시 후 친구가 말을 이었습니다. ‘절대로 소중한 것을 아꼈다가 특별한 날에 쓰려고 하지 마. 네가 살아있는 매일 매일이 특별한 날이야’ 하루하루가 우리에게는 가장 특별한 날입니다. 지금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입니다” 어느 무명 시인이 쓴 시 가운데 “지금 하십시오. 할 일이 생각나거든 지금 하십시오. 오늘 아침은 맑지만 내일은 구름이 보일런지 모릅니다. 어제는 이미 당신의 것이 아니니 지금 하십시오. 친절한 말 한 마디가 생각나거든 지금 말하십시오. 내일은 당신의 것이 안 될 지도 모릅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언제나 곁에 있지는 않습니다. 사랑의 말이 있다면 지금 하십시오. 미소를 짓고 싶다면 지금 웃어 주십시오. 당신의 친구가 떠나가기 전에, 장미는 피고 가슴이 설레 일 때 지금 당신의 미소를 주십시오. 불러야 할 노래가 있다면 지금 부르십시오. 해가 저물면 노래 부르기에는 너무 늦을지 모릅니다. 당신의 노래를 지금 부르십시오”라는 시가 있다. 지금이 가장 소중하다. 지금 여기에 우리와 함께한 사람들이 가장 귀중한 사람이다. 지금 우리가 하는 일이 가장 중요한 일이다. 지금 여기에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이 피어 있다. 지금 이곳에 이 세상에서 가장 예쁜 새가 노래하고 있다. 지금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이 우리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지금이 내 인생의 최고의 날이다.
엄마도 아빠도 아이도 불 앞에 옹기종기 모여 설탕을 녹인다. 아이에게는 새로운 경험을, 부모에게는 추억의 향수를 전하는 달고나 앞에서 모두가 동심으로 돌아간다.
매주 수요일 밤 10시 30분이 되면 KBS 1TV에서 ‘히든 챔피언’이라는 프로를 방영한다. 이것은 글로벌 시대에 가장 적합한 프로그램이므로 관심과 흥미를 가지고 자주 시청한다. 지난달 29일에 방영된 주인공은 인천시 서구 가좌동에 소재하고 있는 (주)핸즈코퍼레이션의 승현창 회장이었다. 이 회사는 41년의 전통에 안주하지 않고 매출의 1/3을 기술개발에 과감히 투자해왔다. 그 결과 직원 650명, 연매출 1천500억원에 불과하던 회사가 지금은 직원 2천명, 연매출 7천억원을 올리는 자동차 휠 생산 분야에서 국내 1위, 세계 5위를 달리고 있는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그 뒤에는 휠의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목표로 기술개발에 게을리 하지 않는 승현창 회장이 있다. 그는 창업주였던 아버지의 뒤를 이은 36세의 젊은 2세 경영인이다. 승현창 회장은 ‘인도네시아의 삼성’으로 통하는 코린도그룹 승 씨 가문에서 태어났다. 그 가문의 둘째인 고 승건호 씨가 그의 아버지다. 하지만 그가 초등학교 6학년 때, 그의 아버지는 리비아 출장 중 비행기 사고로 세상을 떠난다. 그래서 어린 시절을 홀어머니 손에서 외롭게 자랐다. 하지만 승현창 회장은 대학 졸업 후 군대를 다녀와서 미국유학을 떠난다. 유학 후 여러 가지 경험을 쌓고자 다른 회사에 취업을 했지만 전세계 1천900여명 밖에 안 되는 희귀 성씨였던 탓에 어느 회사에 가든 코린도 그룹의 2세라는 주목을 받게 돼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어머니 회사에 입사한다. 여기서도 임직원 중 누구도 오너 2세 곁에 오려고 하지 않았다. 그때 승현창 회장은 직원들에게 다가갔다. 직원들과 매일 소주잔을 기울이며 두 달 반 동안 전 직원 800여명을 만났다. 그때부터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주)핸즈코퍼레이션의 사훈은 ‘해보셨습니까’이다. 이것은 승현창 회장이 도전과 실패를 거듭하면서 정상으로 향해가는 과정을 나타내는 것이다. 그는 “실패를 직원에게 책임지게 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실패는 회사가 감당하고 직원들은 끊임없이 생각을 실천으로 옮겨야 회사가 발전한다”고 도전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주)핸즈코퍼레이션은 올해 41주년을 맞이했다. 이제까지 사용해오던 ‘동화상협’이라는 이전의 회사명에서 부르기 쉬운 ‘핸즈(Hands)’로 이름을 바꾸었다. 이 ‘핸즈’에는 무슨 일이든 생각에만 머물지 말고 손으로 실행하자는 깊은 의미가 담겨있다고 한다. 현재 (주)핸즈코퍼레이션은 국내 현대, 기아, 한국GM, 르노삼성을 비롯하여 GM, 폭스바겐, 포드, 스즈키, 다이하쓰 등 각국에 수출할 만큼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또한 지난해 경기불황에도 회사는 7천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여전히 승승장구하고 있다. 2009년 2천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에 비교하면 3배 이상 성장한 것이다. 이것은 휠 하나만 보고 달려온 승현창 회장의 글로벌 경영방식과 리더십이 만들어낸 성과였다. 그는 다음과 같은 글로벌 경영마인드를 가지고 있다. ▶회사에 출근하면 근무복을 입고 현장으로 간다. 그것은 현장에서 모든 것을 배우고 현장 사람들과 직접 소통하기 위해서다 ▶주위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회사를 위한 일이라면 직접 뭐든지 해보는 것이다 ▶‘해보셨습니까’의 사훈처럼 과감히 도전하고 실패는 회사가 책임진다는 것이다 ▶직위, 직책보다 일을 더 소중히 여기는 것이다 ▶매출의 1/3은 반드시 기술개발에 투자하는 것이다 ▶가족같은 조직관리 및 창의적인 조직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41년 동안 직원을 단 한 명도 해고시키지 않는 것을 자랑으로 여기는 회사로 이어가는 것이다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얘기하고 실행할 수 있는 회사로 만드는 것이다. 또한 승현창 회장은 다음과 같은 리더십을 가진 리더이다. ▶아이디어가 있으면 누구나 마음껏 얘기를 할 수 있고, 이를 바로 실행하기 위해 확실히 지원해 줄 수 있는 리더십 ▶실패를 해도 이를 뭐라고 하지 않고 실패에서 배울 수 있도록 종용하는 리더십 ▶보스가 아닌 리더로써 직접 솔선수범하는 리더십. 그의 철학은 “노력하는 자에게 기회를 주고 회사 사람들에게 행복과 웃음을 주는 것이다”라고 한다. 참으로 의미심장한 철학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기적을 바라며 살 때가 많다. 하지만, 우연히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열심히 도전하며 노력하는 자에게 기적이 찾아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주)핸즈코퍼레이션에는 비정규직, 노조, 해고가 없다고 한다. 참으로 좋은 직장임에 틀림없다. 그래서 직원들은 이 회사에 다니는 것을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직원들에게 꿈과 희망을 나누며 행복과 웃음을 주는 ‘핸즈코퍼레이션’의 승현창 회장은 진정 아름다운 기적을 이루어냈다고 나는 확신한다. 양산에는 어곡, 유산, 북정, 산막, 소주 등의 5개 공단이 있고 산업체만도 3천여개에 달한다고 한다. 탁월한 능력을 가진 양산 기업체의 CEO들도 글로벌 리더십을 바탕으로 아름다운 기적을 만들어낼 것이라 확신한다.
동면 사송리 일대 40년 동안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던 땅이 풀리자마자 신도시 조성을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에 수용됐다. 지주들은 오랜 규제에 따른 재산권 행사 제한을 감수하면서도 정부의 공공택지개발사업에 적극 협조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을 들여 토지를 매수하고 난 뒤 LH는 이런저런 이유를 내세우며 공사 착수를 미뤄 왔다. 지난해 말에는 아예 사업기간을 6년 연장했다. 지난주 시의회 행정사무감사 도중 기획행정위원회 소속 의원들의 LH사업단 방문조사 시, 깜짝 놀랄만한 발언이 나왔다. 지역에서 떠도는 소문에 대해 확인을 요구한 시의원의 질문에 LH사업단장이 ‘공업용지 또는 물류센터로 용도 전환을 검토하는 용역을 발주했다’고 발언한 것이다. 더 놀라운 것은 당초 매수 목적과 달라 주민을 기만하는 것이라고 항의하는 시의원에게 그렇다면 ‘환매해 가면 된다’고 오히려 큰 소리를 쳤다는 것이다. 문제는 사송미니신도시 조성사업의 기본방향이 흔들리는 것이고, 이를 바탕으로 해 추진되고 있는 부산도시철도 1호선 노포~북정선 연장사업의 근간이 위태롭게 되는 중차대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시 당국은 수수방관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종대(새누리, 동면ㆍ양주) 의원에 따르면, 양산시 관계 공무원들이 이미 LH의 용역 발주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한다. 국장급 책임자는 사전에 주민 동의를 구할 필요가 없다고 대답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지난 4월에 발주된 것이지만 이때까지도 시장은 보고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제는 지난 14일 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의 증인신문에서 다시 쟁점이 됐다. 이 자리에 불려나온 시 도시개발사업단장은 LH가 자체용역 결과에 따라 당초 목적과 다른 용도로 전환을 추진했을 때 이를 저지할 방법이 있느냐 하는 의원의 질문에 최종허가관청이 아니라 사실상 어렵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도 그렇게 되지 않도록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우리는 이런 발언이 얼마나 허망한 면피성 발언인지 잘 알고 있다. 최영호 의원 등 다른 의원들도 지적했듯 거대 공기업이 자신의 논리에 따라 사업의 시기나 용도, 방향 등을 일방적으로 변경해 나가더라도 기초 지방자치단체에서 제대로 바로잡기 어렵다는 것을 다 알고 있기 때문이다. 양산시는 홍준표 경남도지사 순방 시 사송보금자리주택건설사업이 LH의 재정난 등으로 연기됐다는 보고를 했음에도 외부적으로는 조속한 추진을 협의해 나가겠다는 공염불만 되풀이했을 뿐이다. 약칭 ‘사송미니신도시’라고 불린 사송보금자리주택건설사업은 애초부터 사후 분양문제가 관건이었다. LH의 또다른 사업장인 양산물금신도시가 15년 이상 지지부진하면서 아직도 그 끝이 보이지 않고, 경기부진으로 신규 주택 분양이 난항을 겪고 있다. 엄청난 부채에 시달리고 있는 LH는 정치권의 압력에 의해 사업이 결정된 대부분의 현장에서 착수를 미루어왔고, 사송지구도 땅 매수가 거의 끝난 시점에서 사실상 공사는 무기한 연기됐다. LH의 입장에서 재정 부담을 이유로 일단 준공을 미뤄놓고 다른 용도를 생각해 보기로 한 것 같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양산시는 철저히 무시당했거나 그렇지 않으면 동조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사송보금자리주택건설사업은 양산시의 새로운 성장동력 가운데서도 가장 앞 순위에 해당된다. 웅상지역 주민들의 오랜 숙원을 무시한 채 부산도시철도 1호선 노포~북정간 연장사업이 결정된 배경에는 사송신도시가 결정적 호변수로 작용했다. 이미 사전타당성 검토를 거쳐 노선안까지 확정했고 공사를 위한 설계가 착수됐다. 양산시는 6년에 걸친 예산 투입계획까지 제시했다. 하지만 경전철사업 경제성의 근거가 된 사송지구가 주택단지가 아닌 공단이나 물류센터로 바뀐다면, 또 이로 인해 LH의 사업비 분담 협의가 불투명하게 된다면 예정대로 추진될 수 없을 것은 자명한 일이다. LH 사업단장의 이번 발언은 거대 공기업이 지방의 소도시 행정을 얼마나 하찮게 생각하는지를 보여주는 극명한 사례다. 십여년동안 물금신도시 조성사업 과정에서도 LH는 지역의 발전보다는 ‘땅장사’로서의 이윤 극대화에 치중했다는 비판이 없지 않았다. 그것도 모자라 싼값에 사들인 사송지구 땅을 조속히 처분하기 위해 다른 용도로 전환 가능성을 내비쳤는데도 양산시가 아직 용역 결과가 나오지 않아 뭐라고 할 수 없다는 등의 미온적 태도로 일관한다면, LH의 ‘땅장사’ 행각에 들러리 노릇을 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타는 노을이 잠들면 그리움 품은 어둠이 내린다 사라진 시간이 시작되면 시명골이 빚어낸 또다른 빛깔 한 마리 학이 되어 고고하게 춤을 추는 무희를 보는 듯한 황홀함의 장막 애틋한 그리움을 허공에 뿌려내는 손끝은 비수(匕首) 되어 삶의 단면을 베어낸다 젖은 속눈썹은 다하지 못한 마음의 여린 슬픔 숨조차 쉴 수 없는 고요함을 연신 찔러대던 초승달은 가슴을 토닥여주고 저만치 비켜서서 숨죽여 지켜보던 바람은 마른 눈물을 닦아준다 장엄한 몸짓에 이미 심장은 멎어버렸다 어찌 빈 가슴으로 모든 것을 담아낼 수 있으라 감히 다른 색을 덧칠할 수 있으라 이미 그리움의 빛이 짙게 물들어 버린 멈춰진 완성작인 것을 가늘게 떨리는 손으로 멈춰진 호흡을 가다듬으며 유리창 너머 당신의 눈물을 닦아줄 수 밖에
우리는 최첨단 소통 기계인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살고 있다. 소통의 수단인 기계는 최첨단이지만 우리 사회는 소통을 꾸준히 외치고 있다. 지하철을 타 보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소통의 주체는 스마트폰의 기계가 아니라 인간이다. 인간은 관계를 통해 살아가고 있다. 우리의 삶을 100%로 간주하면 40%는 가정에서 보내고 40%는 직장에서 보낸다. 나머지 20%는 친구들이나 기타 여가를 통해 시간을 보낸다. 가정과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이 약 80%가 된다. 즉 사람은 가정에서의 생활과 직장에서의 생활에 만족하면 행복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언론을 통해 접하곤 하지만 다수의 직장인들이 일이 힘들어서가 아니라 인간관계가 힘들어서 직장을 그만두는 경향이 더 높다는 결과가 있다. 인간과 인간이 소통을 잘 하면 많은 부분의 갈등이 조정될 것 이다. 소통의 기술을 먼저 고전에서 성현들의 지혜를 찾아 보면 중국의 후한서(後漢書)에 ‘상경여빈(相敬如賓)’이라는 말이 있다. 부부는 서로 대하기를 손님처럼 하면 싸울 일이 적어 진다. 우리는 집에 찾아온 손님에게 최대한의 예를 갖추어 응대를 한다. 손님에게 예를 갖추는 것을 자동차 운전에 비유하면 안전거리를 유지하는 것이다. 운전을 하면서 한번쯤 경험해 본 일이지만 안전거리를 유지하지 못해 앞에 서 있는 차를 박은 일이 있다. 이때 안전거리를 유지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 안전거리를 유지하면 유사시 크게 충돌할 상황에서 위기를 모면한 경우도 있다. 인간 관계에서 안전거리를 유지하는 것은 예를 지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예를 지키는 방법 중 하나가 높임말을 사용하는 것이다. 누구나 자신이 존중 받는 느낌을 받으면 기분이 나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상대방에게 화를 낼 때 높임말을 사용하면 상대방의 감정을 건드리지 않기 때문에 서로의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소통을 위한 또 하나는 서(恕)의 원리를 깨닫는 것이다. 논어에 보면 공자의 제자 자공이 “평생토록 실천할 덕목이 무엇입니까?” 라고 묻자 공자는 “그것은 서(恕)다” 라고 답했다. 자기가 바라지 않은 것은 남에게 베풀지 말아야 하느니 즉 용서할 서(恕)는 ‘마음(心)이 같다(如)’는 뜻을 가지고 있다. 마음의 문은 안에서 열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밖에서 아무리 두드려도 열리지 않는다. 마음의 문은 안에서 열어줘야 들어갈 수 있다. 마음의 문을 열 수 있는 방법 중에 ‘Yes, But’ 대화 방법이 있다. ‘Yes, But’ 대화법은 상대방이 의견을 제시하면 먼저 긍정적으로 수용하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회의를 할 때 상대방의 의견이 완전히 틀린 경우는 많지 않다. 대다수가 조직의 발전을 위해 의견을 제시한다. 의견을 제시할 때 부분적으로는 합리적 타당성 조건을 갖춘 경우가 많다. 이때 합리적 타당성 조건을 갖춘 부분을 인정해 정책에 반영하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 반대로 ‘But, Yes’ 대화법은 상대방이 의견을 제시하면 먼저 아니라고 부정을 하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기분이 상하면 마음의 문을 닫아 버린다. 마음의 문을 닫은 상태에서 아무리 합리적 논리를 주장해도 소통이 될 수 없다. 상대방이 이야기를 하면 먼저 “네” 라고 수용을 하고, 의견이 다르면 “하지만 저는 이런 부분에 대하여는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다”고 하면 상대방도 인정할 것이다. 사람의 성공과 실패는 사람을 통해 이루어진다. 즉 성공한 사람들은 좋은 인간관계를 맺는 것이다. 좋은 인간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대화와 소통을 잘 한다는 것이다. 좋은 인간관계는 내가 닥친 불행한 일을 해결 해 주는데 큰 도움이 되기도 한다. 성공한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위기 때마다 좋은 인간관계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 이것을 집단적 지적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무엇을 아느냐 보다 누구를 아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우리가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그 분야 전문가를 알아서 조언을 구하면 보다 쉽게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 중국의 한나라를 통일하는 과정에도 잘 나타나 있다. 진(秦)나라 말기 항우는 개인적으로는 뛰어난 재력과 강한 군사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제후들의 통솔에 실패했다. 이에 비해 유방은 그렇게 뛰어난 인물이 아니었다. 하지만 유방은 유능한 사람들과 인간관계를 잘 맺어서 집단적 지적역량을 갖추어 중국을 천하통일할 수 있었다. 우리는 복잡한 사회를 살아가고 있다.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역량은 소통의 역량을 갖추는 것이다. 유능한 사람은 좋은 인간관계를 맺고 있다. 좋은 인간관계는 대화를 잘 한다는 것이다. 이때 대화는 화려한 말솜씨를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다. 얼마만큼 상대방으로부터 호감을 갖느냐의 문제이다. 상대방으로부터 좋은 호감을 갖는다는 것은 그만큼 소통을 잘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