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경쟁이 허용되지 않는 시장에서는 수요와 공급의 원리가 지배할 수 없다. ‘이익이 선’이 되는 상업논리가 지배하는 ‘시장판’에서는 정보가 없는 소비자만 피해자가 된다. 시장뿐만 아니다.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허범도 후보가 2만6천802표(38.99%)를 얻어 무소속의 유재명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시를 읽으며 '고래'가 상징하는 바를 생각해 봅니다. 언제부터인가 ‘고래를 잡는다’는 행위는 사내들의 거친 삶과 희망이라는 맥락에 닿아 있습니다.
지난 12일 숙명여자대학교에서는 재일동포 민족교육에 관한 학술회의가 하루종일 열렸다.
밤에 자는 동안에도 몸 전체가 쉬는 것은 아니다. 낮에 활동하는 부분은 밤에 쉬고 낮에 비교적 쉬는 부분은 밤에 활동한다. 이런 기능을 ‘체내시계’가 관장하고 있다.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따뜻한 봄 햇살을 머금은 당근들이 이제는 제법 초록빛을 내 보인다. 다음 달 중순이면 당근 수확을 할 거라는 농부, 아무 탈없이 자라준 당근들이 고마운지 얼굴에 웃음이 가득하다.
작년 가을 캐나다에 있는 나이아가라 폭포를 구경하는 가운데 가장 인상적인 것은 빨주노초파남보의 오색찬란한 무지개였다. 태양을 등지고 바라보는 물보라 속에 피어나는 무지개는 과연 장관이었다.
지난 20일 제28회 장애인의 날은 예년에 비해 커다란 의미를 담고 있었다. 바로 열흘 전 '장애인차별금지및권리구제등에관한법률(장애인차별금지법)'이 시행된 것이다.
시방 山河(산하)는 꽃 천지, 너무도 화사해 슬픔이 인다. 그래서 그리운 것인가. 나에게 그리움은 늘 꽃 멍울 같아서, 몇 번씩 생채기를 만나고서야 비로소 고요해지곤 했다. 그것은 서로 다른 방향의 消印(소인)같은 것이어서 막다른 골목이나 늪 같은 곳을 자주 만나, 자취를 감춘 듯하다가도 불현듯 찾아와서는 생선가시처럼 목에 걸리곤 하는 것이었다.
18대 총선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총선에서 각 당 후보들은 소위 공천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선거일을 불과 보름 정도 남겨둔 상황에서 발표하였다. 각종 여론 및 민심의 향방도 무시된 일방적이며 하향식의
만약에 우리나라 국민에게 이런 통지가 발송된다면 어이없어 하겠지만 지구 상에는 국가가 시행하는 각종 선거에 기권하는 유권자에 대하여 이렇게 제재를 가하는 나라도 있다. 일종의 투표 의무화를 시행하고 있는 나라는 선진국 중에서도 볼 수 있는데 호주가 대표적인 나라다.
오랜만에 회원님의 얼굴에 목련꽃 마냥 환한 웃음이 번지고 있었다. 바쁜 일상에서 같은 책을 공유함으로써 현재의 심리상태, 노여움, 때론 기쁨과 슬픔을 내뱉으며 한 권의 필독서를 야금야금 파헤쳐 나를 점검하는 시간을 가져 본다.
여중생인 A양은 학교 점심시간이 되면 방황하기 시작한다. 급식비를 꼬박꼬박 내고 있지만 급식소에 가지 못하는 것이다. 얼마 전에는 급하게 학교 담을 넘다가 팔을 다쳤다. A양이 이런 행동을 하는 이유는 같은 학년의 B양과 부딪히지 않기 위해서이다. A와 B는 작년 학기 말, 몇 차례 언쟁이 있었다. 그러나 그 이상의 폭력적인 행동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양산이 평생학습도시로 성장하려면 양산지역 특성을 살린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해 나가야 합니다"
"잘 알겠습니다. 그러면 어떤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할까요?"
"........."2006년 평생학습도시로 선정된 양산시가 기본계획수립 후 사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으로 용역업체에 학술용역을 의뢰했고, 용역업체가 지난 19일 '평생학습도시 중ㆍ장기발전 학술용역' 결과보고를 가졌다. 이날 시와 교육청 관계자는 물론, 지역 평생학습 교육기관 종사자 20여명 등이 참석해 엄숙하고 진지한 분위기로 보고회가 시작됐다. 하지만 시작과는 달리 보고회가 끝나자 참석자들의 표정은 허탈함 그 자체였다. 이유는 간단했다. 보고회에 '알맹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결과보고에 앞서 지난달에는 중간보고회가 있었다. 그때 지적된 것이 사업에 구체성이 없다는 것이었다. 최종 결과가 아닌 중간보고였기에 수정ㆍ보완해 줄 것을 요구하는 선에서 갈무리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최종 결과보고회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간보고회 때와 달라진 것이 거의 없는 두루뭉수리한 내용 뿐이었다. 우선 구체성 없는 구호만 외치고 있었다. 시민 참여를 확대시키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는 캐캐묵은 구호 속에 구체적인 방법은 없었다. 또 양산시의 특성은 물론 지역 내 권역별 특성에 맞게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고 하지만 그 특성이 무엇인지는 제시하지 못했다. 게다가 지역을 4개의 권역별로 나누는 가운데 삼성동. 중앙동, 물금읍, 동면을 한 권역별로 묶었다. 다시말해 구도심과 신도시, 농어촌 지역을 한 권역으로 묶어 똑같은 잣대로 평가한 것이다. 더욱이 참고자료로 제시된 양산시 인구현황은 4년이나 지난 2004년 통계로. 최소한의 성의조차 보이지 않았다. 타지자체에서 무분별한 학술용역 행정에 대해 그동안 수없이 지적되어 왔다. 부실한 학술용역 결과로 인해 예산낭비가 우려된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에 경기도와 제주도 등 몇몇 지자체는 학술용역 심의위원회를 구성해 용역남발을 거르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키도 했다. 이번 평생학습도시 학술용역은 3천여만원의 용역비가 투여됐다. 시는 행정이 해야 할 업무를 시민의 세금으로 다른 사람에게 대신 맡겼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부실한 결과를 용역회사 탓으로만 돌릴 것이 아니라 감시ㆍ감독에 소홀했던 시 역시 함께 책임을 져야 하지 않을까.구호만 외치다 끝난 보고회, 허무개그로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기 전에 철저한 수정ㆍ보완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개그맨 박명수 씨의 '호통 개그'가 유행을 하더니 너도나도 '버럭' 하나 보다. 때와 장소도 가리지 않고 말이다. 지난 10일 평산동 적십자봉사회 결성식에 참석한 한 도의원의 호통이 참석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취임 회장의 인사말과 참석자들의 격려사와 축사가 이어지며 특별할 것 없이 진행되면서 행사가 잘 마무리될 것처럼 보였다. 사실 행사 가운데 열에 아홉은 그렇게 끝난다. 그런데 행사 말미에 문제가 생겼다. 봉사회 결성식을 축하하기 위해 보낸 김양수 국회의원의 축전이 말썽의 소지가 됐다. 참석자들의 격려사와 축사가 길어지면서 행사 시간이 늘어나자 사회자는 "김양수 의원이 축전을 보내줘 감사하다. 시간 관계상 내용은 생략하겠다"고 말하면서 다음 순서로 넘어가려 했다.그런데 행사에 참석한 한 도의원이 문제를 제기했다. 왜 지역 국회의원의 축전을 읽지 않느냐는 것이다. 사회자에게 그것은 잘못된 것이며 예의가 아니라고 큰소리로 호통을 쳤다. 그러면서 행사장 앞으로 걸어 나와 사회자가 들고 있던 축전을 빼앗아 적십자봉사회 회원들에게 국회의원 축사는 당연히 읽어야 하니 읽겠다고 양해(?)를 구한 뒤 축전을 읽었다. 경남도에서 양산시민을 대표한다는 도의원이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하는 축전이기에 뭐 대단한 내용이라도 있으려니 생각했지만 내용은 단순히 '봉사회 결성식을 축하한다'라는 것이 전부였다. 도의원이 읽은 국회원의의 형식적인 축전을 듣고 '국회의원이 정말 우리를 축하해주는구나!'라고 생각한 봉사회 회원이 얼마나 있을까. 백번 양보해서 회원들이 국회의원의 진정을 느꼈다손 치더라도 예의가 아니라고 큰 소리 친 도의원의 행동은 예의란 말인가. 적십자봉사회는 '정치 불간섭 원칙'으로 정치인 초청은 원래 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니 이날 참석한 도의원은 자기가 알아서 온 것이다. 그런데도 축사할 시간까지 배려했다면 이런 식으로 무례를 범해서는 안 되는 것이 아닌가.개그맨 박명수씨의 호통은 후련한 박장대소를 하게 하지만 이날 도의원의 호통은 주변의 실소만 자아내고 만 것 같다.
덕계동 도심에 난데없는 자동차 경적소리가 늘었다. 덕계동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공사 때문이다. 현재 회야하수처리구역 내 웅상지선관거 부설공사가 한창이다. 울산시가 시행하는 이 사업으로 덕계동을 가로지르는 도로는 한쪽 차선이 막혔다. 한쪽 차선이 막히다보니 차량은 불가피하게 한쪽 차선만 이용해 양방향으로 다녀야 하는 불편함을 겪고 있다. 더구나 평소에도 통행량이 많고, 차선이 좁아 교통체증이 발생하는 곳에서 공사로 한쪽 차선이 막혔으니 그 결과는 불 보듯 뻔한 일이 아닐까. 공사가 잘못됐다는 것은 아니다. 어차피 시행해야 할 공사고, 때가 됐으니 시행하는 것일 뿐이니까. 문제는 운전자들의 시민의식이다. 시공사는 공사로 막은 도로 양쪽에 교통통제안내 인원 두 명씩을 배치했다. 그리고 덕계동 시가지 구간 입구에 웅상정수장으로 돌아가라는 우회도로 안내판을 세워뒀다.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소홀히 했다고도 할 수도 없는 조치다. 공사로 통행이 불편함에도 덕계동 시내를 지나는 버스가 많고 아파트 단지도 많다 보니 이 구간 차량통행은 크게 줄지 않았다. 그렇다면 이제 필요한 것은 운전자들의 양보와 배려다. 벽산아파트 앞, 통제요원이 길을 잠시 막고 있는데 승용차 한 대가 그것을 무시하고 슬금슬금 앞으로 나온다. 통제요원이 몇 차례 주의를 줬는데도 그랬다. 뒤에 있던 마을버스도 잠시를 기다리지 못하고 경적을 울렸다. 결국 통제선이 앞으로 밀렸고, 아파트로 진·출입하는 좌·우회전 차선을 막아버렸다. 일대 혼잡이 벌어지고 모두 오가지 못하는 처지가 됐다. 통제요원의 안내로 가까스로 도로가 정리됐지만 씁쓸한 모습이다. 통제를 무시한 승용차는 그다지 바빠 보이지도 않았다. 혼잡구간을 통과하고서도 평균속도 이하로 느릿느릿 운행하고 있었으니까. 뒤에서 경적을 울리던 마을버스는 쉬지 않고 경적을 울렸다. 차 한 대가 경적을 울리니 너도나도 경적을 울렸다. 그러자 버스는 더 신(?)났다. 만삭의 임산부가 버스 바로 앞을 지나가는데도 경적을 울려댔으니 말이다.
"양산지역 초등학생 비만도가 얼마나 되죠?""학생 건강검진을 실시한 이후부터 초등학생 1, 4학년 자료가 취합이 안돼 비만도를 알 수가 없네요. 2005년 자료가 있는데 그거라도 알려드려요?""......."얼마전 본사 기자가 양산학생 비만도를 알아보기 위해 시교육청 보건계와 시 보건소에 문의했을 때, 담당자들에게서 '알 수 없다'는 똑같은 대답을 들었다.학생 건강검진 이후 비만도를 측정할 수 있는 자료를 학교로부터 받을 수 없다는게 이유였다. 학생 건강검진은 초등학교 1, 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은 연중(12개월) 인근 지정 병원을 직접 방문해 성인들과 같은 종합건강검진을 받게 한다는 것으로 지난해부터 전국적으로 시행되었다. 하지만 건강검진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시행돼 온 학생 건강검진이지만 당사자인 학부모, 학생, 지정병원 그리고 학교 모두가 각각의 입장에서 문제점을 토로하고 있다. 학부모와 학생은 '2~3시간을 기다려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지만, 학교에서 하던 체력검사와 특별히 다를 것이 없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지정병원 역시 '현재의 의료수가와 맞지 않는 교육부의 지원금으로, 많은 인원을 받으려니 힘들다'는 입장. 그리고 일선 보건교사는 '학부모의 무관심과 1년의 검사기간으로 인해 발생하는 업무과중 등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게다가 '초등학생 비만도'와 같이 학생들의 건강상태를 알 수 있는 기본적인 자료마저 취합이 안되고 있는 상황이다. 교육청과 보건소는 단위 학교의 보건교사들에게 자료 요청을 했지만, 협조가 원활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반면 보건교사들은 1년 내내 학생 건강검진을 실시하기 때문에 자료를 모두 취합해 교육청이나 보건소에 보고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게다가 양산지역 학교 가운데 20개 학교에 보건교사가 없기 때문에 일반교사가 보건업무까지 과중하게 안고 있는 상황이다. 학생 건강검진, 정말 이대로는 안된다. '귀찮아 죽겠다, 힘들어 죽겠다'는 교육현장의 목소리를 이대로 외면하면 안된다. 학부모, 학생, 지정병원, 학교가 학생 건강검진을 신뢰하고 적극 동참할 수 있도록 전반적으로 제도를 뜯어 고쳐야 한다. 학생 비만도 조차도 알 수가 없는 학생 건강검진이라면 안하느니만 못하지 않겠는가?
"올해도 또 이런 식으로 넘어가려고? 그럼 내년에는, 내년에는 어떻게 할거욧?!"지난 2월 자녀의 원거리 중학교 배정에 부당함을 호소하며 시교육청에 항의했던 신도시 학부모 중 한 학부모가 울부짖으며 내뱉은 말이다. 그렇다. 중학교 배정논란은 5년째 반복돼 온 문제이다. '해마다 반복되는 문제'라는 말은 다시 말해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똑같은 문제가 발생할 것을 뻔히 알고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방법이 없단다. 시교육청은 지난해에도 그래왔고 내년에도 그럴테니 올해도 그러는 건 당연하다고 하소연해 왔다. 구도심에 학생 수가 줄어드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사회현상이라며 해결방법이 없다고만 일축해 왔다. 그런데 이제야 방법을 찾은 것이다. 왜 이렇게 늦게 방법을 찾았냐는 식의 어거지를 부리려는 것은 아니다. 단지 5년째 반복돼 온 문제에 대한 해결방법을 찾은 것치고는 너무 조용히, 너무 천천히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의아스러울 따름이다.본지에서 양주초 중학교 전환 관련 기사가 게재되어 외부에 알려지게 된 것은 지난 7월부터였지만, 당초 이 말이 나온 것은 올해 중학교 배정논란이 불거졌던 2, 3월께였다. 하지만 시교육청은 몇 가지 해결해야 하는 사안이 있다며 내부에서만 논의를 계속해 왔고, 그 논의가 7월까지 이어졌다. 시교육청이 '짜잔'하고 뚜껑을 열 때까지 꾹 참고 기다려 왔던 본지 기자도 기다림에 지쳐 그만 먼저 기사화해 버린 것이다. 모두가 내년 2월을 걱정하고 있다. 중학교 수는 올해와 같지만 신도시 2단계 입주로 중학생 수는 증가할 것이기에 중학교 배정 관련 논란이 더 증폭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제 자의든, 타의든 교육관계자들이 해결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대부분이 이 의견에 찬성하고 나섰고, 지금 교육청의 행보를 지켜보고 있다. 좀 더 빨리 뛰자. 교육청 업무가 마비되고 책임 장학사가 징계까지 받았던 올해의 그 충격을 다시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우화가 있다.
매번 무서운 고양이 때문에 불안해 하던 쥐들이 살기 위해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아 고양이가 오는 것을 알리자는 생각을 냈지만 정작 생각을 낸 쥐도, 이 생각에 동의한 쥐도 선뜻 자기가 방울을 달겠다고 자원하지 않았다는 우화. 요즘 양산시를 보면 절로 이 우화가 떠오른다. 지난 4월 양산시는 국과장급 이상 간부공무원을 대상으로 50억원 이상 신규사업 57건을 발굴하고, 이번에는 50억원 이상 신규 사업을 모두 311건 발굴해 새로운 사업을 통해 양산 발전을 앞당기고 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냈다. 취임 초부터 국도비 확보에 행정력을 모두 기울이겠다는 오근섭 시장의 의지를 반영된 것이다. 신규사업이 쏟아지면서 양산시는 실현가능한 사업과 그렇지 못한 사업을 분류하기에 여념이 없다. 또한 국도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상급기관의 방침에 적당한 사업을 찾아 2~3년 준비기간이 필요하다고 양산시는 시의회와 시민들을 상대로 목소리를 높여 왔다.문제는 발굴한 사업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새로운 사업이 몇몇 특정부서에 몰리는 경우가 생기면서 해당 부서는 볼멘소리를 늘어놓기 시작한다. 지금 규정에 나와 있는 업무만 해도 벅찬 데 새로운 업무까지 추가되면 어쩌냐는 것이다. 기획부서가 사업추진 부서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해당부서는 자신의 업무 영역이 아니라며 고개짓을 보내고 있다. 이쯤 되면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자고 했느냐'는 말이 나올 법도 하다. 그냥 고양이에 쫓겨 살면 되지 방울을 달자는 쓸데없는 말을 꺼내 분란을 일으키냐는 불만이 터져 나오는 형국이다. 살기 좋은 양산을 만들기 위해, 고양이 걱정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제안한 내용이 정작 실천할 사람을 찾지 못해 머뭇거리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어쩔 수 없이 맡게 된 사업이 잘 진행되리라는 기대도 하기 어렵다. 준비가 잘 된 사업도 진행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은 데 억지로 시작한 일이 좋은 성과를 거두겠냐는 것이다. 우화가 현실이 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려서일까. 저녁이면 종합운동장과 아파트 단지 주변 공원은 산책을 하고, 인라인을 타거나 테니스를 하는 사람들로 붐빈다. 요즘엔 공원에서 길거리 공연을 하는 음악동호회도 생겨나 한 여름 밤을 더욱 풍성하게 하고 있다. 대부분의 시민들이 이런 문화예술단체들의 길거리 공연을 환영하는 눈치다. 왜 이제야 이렇게 공연을 하냐며 앞으로 자주 공원을 찾아달라는 부탁을 하고 가는 시민도 있다. 그런데 매주 목요일 저녁 8시면 남부공원에서 연주회를 갖던 한 동호회가 최근 종합운동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운동장도 좋은 공연장소이나 이전에 하던 남부공원에서 시민들 반응이 워낙 좋았던 지라 갑작스런 장소변경이 의외였다. 이유를 물어보니 한 주민이 민원신고를 했기 때문이란다. 연주회 중간에 한 주민이 '수험생 아들이 공부를 하는데 방해가 된다'며 공연을 멈출 것을 요구하며 시청직원까지 대동하고 와 아쉽게 연주회가 무산됐다. 그 덕에 연주회를 즐기던 90여명 남짓한 아파트 주민들도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눈여겨 볼 것은 그 아파트 주민이 이 동호회 클럽에 죄송하다는 글을 남긴 것이다. 항의를 했던 사람을 대신해 사과를 한다며 대부분의 주민들이 연주를 원하고 있고 덕분에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니 꼭 다시 찾아달라는 내용이었다. 동호회 측에서는 부녀회를 통해서 연락을 하면 다시 공연을 할 수 있다고 했으나 또다시 민원으로 연주회가 중단될까 싶어 장소를 이전했다. 문제가 된 아파트는 일전에도 농구공 소리가 시끄럽다는 이유로 농구장에 폐유를 붓고, 눈이 부시다며 가로등 전선을 끊은 적이 있다. 물론 일부 주민의 소행이기에 더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의 집 주위에 좋은 공원시설이 있으면 예술체육문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어느 정도의 배려는 필요한 것이 아닐까. 길거리 문화가 활발해 질수록 그 도시의 문화수준이 올라간다는 말이 있다. 각박한 인생살이 속에서 아주 잠깐은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여유를 가져도 좋은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