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십년지기 친구의 간절한 부탁에 연대보증서류에 도장을 찍은 남자가 있습니다. 은행도 아닌 대부업체 빚이라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었지만 대출 기간 1년에 사업계획도 워낙 튼실해 위안을 삼을 수 있었습니다. 사업은 개업 후 1~2년간 그야말로 대박을 터뜨렸고, 별문제 없이 대출 기간도 지난 만큼 남자는 연대보증 사실을 잊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 남자는 밀린 대출금과 이자를 갚으라는 대부업체 연락을 받았고, 자신도 모르게 대출 기간을 매년 연장한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남자는 돈을 갚아야 할까요?
최근 또다시 안타까운 사고가 연이어 발생했다. 지난 18일 강릉의 한 펜션에서 발생한 어처구니없는 보일러 일산화탄소 유출 사고로 채 피어보지도 못한 고등학생들이 참변을 당했다. 3명이 사망하고 7명이 다친 이 사고 원인은 보일러 연통을 절단한 뒤 마감처리를 제대로 안 한 무자격자의 불법 시공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후 보일러 급기관에서 벌집 같은 이물질이 발견되면서 불완전 연소 의혹이 제기됐고 경찰은 직접적인 사고 원인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시중유화(詩中有畵) 짧게 써 내려간 한 편의 시를 읽는 순간 그대로 이미지화된다. 부산스럽기만 한 12월에 ‘황혼이 내린다’는 표현이 조금은 생뚱맞을지는 모르겠지만 누군가에게는 딱 맞게 와 닿는 기분이겠다는 생각에 한 해를 보내며 ‘어디로?’란 시의 제목을 선택해 본다.
과거 국민연금 1차 개혁(1998년)은 정부 중심, 2차 개혁(2007년)은 국회 중심으로 추진됐고, 그 과정에서 국민 의견을 수렴해 반영하려는 노력은 부족했다. 그러나 이번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안은 수립 방식에서도 대상별 간담회, 시ㆍ도별 토론회, 온ㆍ오프라인 등 다양한 방법으로 국민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계획에 충실히 반영했다. 이는 오랜 기간 연금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영국 등 많은 선진국의 경우에도 국민 의견을 직접 수렴해 제도개선 방안에 반영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인쇄한 성탄카드는 영국에서 크게 유행했고, 곧 독일과 유럽 전역에 퍼졌으며, 30여년 뒤인 1875년에는 미국으로 건너갔다. 미국에서 처음 성탄카드를 인쇄한 것은 독일에서 이주해 온 보스턴의 인쇄업자 루이스 프랑이었다.(프랑은 미국에서 ‘크리스마스 카드의 아버지’로 불리고 있다) 프랑의 카드에는 장미와 데이지, 치자나무, 제라늄, 사과 등의 꽃들을 조합한 정교한 그림이 그려져 있었고, 품질도 좋았지만 비싸지도 않아서 대중적인 인기를 끌었다.
살아 오면서 별의 별 일들이 많았지 하늘에서 무수히 별이 쏟아지던 날도 있었어 살아온 길 다듬다보니 기억의 서랍에서도 별이 솟아 오르네
본사가 있는 곳은 북부동이다. 양산의 대표적인 원도심 가운데 한 곳이다. 직원들과 점심을 먹고 돌아오는 길에 문득 거리를 둘러보니 곳곳이 빈 점포다. 연말에 느껴지는 쓸쓸함 탓일까? 무심코 지나칠 때는 몰랐는데, 거리가 유독 쓸쓸하게 느껴진다. 그러고 보니 본사가 입주해 있는 건물 1층도 꽤 오랫동안 비어있다. 맞은편에 있는 5층 건물은 통째로 비었다. 벌써 수년째인 것 같다. 불과 몇 달 전과 비교해도 그새 문을 닫은 점포가 꽤 늘었다.
최근 한국은행 조사팀에서 발표한 연구 ‘온라인거래 확대의 파급효과 및 시사점’(이하 파급효과)은 ‘아마존 효과(Amazon Effect)’라는 단어에 주목하게 했다. 아마존 효과란 온라인 쇼핑 증가가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일컫는 단어다. 온라인거래가 증가하면서 물가하방압력 증가, 일자리 감소, 지역 부(富)의 역외 유출이 발생한다. 지역 상권은 약화되고 부의 집중은 강화된다.
꺾어 온 찔레꽃을 꽃병에 꽂다가 일부러 꺾고, 시듦은 두고 볼 수 없다는 듯 독한 락스 한 방울 떠올리다가 그 물 마실 꽃을 생각하다가 끓는 물에 줄기 끝 담글까 잎 가시 떼고 거꾸로 매달까 질끈, 생각하다가 다정한 손길로 물 갈아주고 상냥하게 향기를 맡다가 주말마다 아득하게 달려가 압화 같은 당신을 오래 감상하다가 봄여름가을겨울봄여름가을겨울 봄여름가을겨울을 간호하다가 품위 있고 존엄한 죽음에 대해 너그러운 법률을 떠올리다가 후회하다가 변명하다가 나도 나를 모르다가
교육부는 민주시민학교 도입은 “향후 입시 교육이 아니라 비판적 사고력과 창의력, 의사소통 능력을 키우는 교육이 필요하다”면서 “우선 내년에 전국 51개교에서 민주시민학교 시범 운영을 지정 계속 확대하겠다”고 한다. 현재 전국에는 1만1천여곳 초ㆍ중ㆍ고교 중 혁신학교가 1천525곳(13.8%)인데, 여기에 민주시민학교를 추가로 지정해 ‘범혁신학교’를 전국적으로 확대하겠다는 발상이다.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라는 경향신문 서평을 읽는다. 한눈에 반해 강렬한 사랑의 감정을 느꼈던 남녀가 10년쯤 세월이 흘러서도 여전히 서로를 그리워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다 예기치 않게, 생각지도 않았던 장소에서 마주칠 때가 있다. 그저 신기한 우연일까. 기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던 남자의 눈앞에 누군가 익사하는 끔찍한 장면이 스쳐 지나간다. 집에 도착한 남자는 손주가 호수에 빠져 죽을 뻔한 것을 알게 된다. 그 남자는 바로 유명한 정신분석학자 칼 구스타프 융이다. 그는 이 경험을 ‘동시성’ 이론을 발전시켰다. 마음에 품고 있던 생각을 외부의 사건이 거울처럼 비춰주는 것이다.
그리움이 이우는 초겨울 갈대꽃에 눈이 내려앉아 지난날의 만개한 추억을 부둥켜안고 있다
발견되는 그릇 조각을 보면 마을 근처에 있는 가마터는 대체로 17세기 것이고, 산 쪽에 있는 가마터는 대부분 16세기 것으로 추정한다. 산 위쪽에 가마를 먼저 만들기 시작했고, 이후에 점차 아래로 내려온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도자기 형태는 대부분 사발ㆍ대접ㆍ접시로, 만든 모양새가 거칠고 투박하다. 발견되는 백자 가운데 굽 형태나 질이 일반 백자와 다른 종류가 보이는데, 이것은 다른 가마와 달리 일본 주문을 받아 수출용으로 특별히 만들어진 찻잔으로 추정한다.
꽃망울 문 여는 꿈을 꾸던 그 때는 해를 찾아 산을 넘고 끝날 줄 모르는 아득한 그리움으로 빈 들판을 하염없이 서성이다가 걸어놓은 못난 마음 작은 바람에 허수아비 되어 가을빛 닮은 하얀 두건을 쓰고 저마다의 영역을 넓히고 있다 어둠의 시작은 또 다른 끝인가 감추고 싶은 아픔도 꺼내 보이며 목까지 차오른 울음 소매 끝에 접어 숨기고 그대 느린 숨결 낙엽으로 흩날려도 물들다 물들다 잠들어버린 가을을 안고 그대 지나간 곳으로 시선 모으며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지 머뭇거리며 바람 하나에 한 뼘도 되지 않았던 버리진 생각들은 숱한 응어리 허물어지며 걸래내어진 날 애틋한 사랑 갈라놓은 항변의 몸짓인가 저녁노을에 취한 성난 파도는 세월을 밀어 내고 있다 내가 끌리는 것은 진정 무엇인지도 모르는 기억 속에서 지우지 못한 쾌락이며 파괴며 나 자신의 부정인가 함께 갈 날이 아닌 줄 알았더라면 이 길이지 말 것을
노령연금과 반환일시금 일부분에는 세금을 부과합니다. 국민연금은 2002년 이후 부과된 보험료에 대해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2002년 1월 1일 이후 가입 기간에 의해 산정된 노령연금과 반환일시금을 과세대상에 포함하고 있습니다. 다만 장애연금과 유족연금은 과세대상에 포함하지 않습니다.
고향 양산으로 귀향해 2008년 12월 연구소를 연 지 정확히 10년째다. 강산이 변한다는 10년 동안 연구소는 시골 밭에서 사계절 뿌려지고, 거둬들이는 농사처럼 조용하게, 때로는 아이들 재잘거림 속에 정중동(靜中動)의 모습으로 큰 변화 없이 이어져 오고 있다. 변화를 시도하지 않았던 이유도 있겠지만, 애초 가지고 있던 생각의 틀이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다.
걸을 때 치마가 한쪽으로 자주 돌아간다거나, 바지 길이가 한쪽이 짧은 느낌이 들거나 하는 것이 이러한 신체 틀어짐을 더욱 말해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신체 틀어짐은 구조적으로 이상을 만들고, 이는 곧 기능 문제를 일으키게 됩니다. 통증뿐만 아니라 만성피로, 소화불량, 복통 등도 구조 이상으로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제철 지났어도 당당하게 거두어진 자리에서도 강인하게 그래, 나는, 뿌리내려 불꽃으로 섰다
‘윤창호법’은 지난 9월 25일 군 복무 도중 휴가를 나왔다가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숨진 고 윤창호(22) 씨 이름을 딴 법이다. 윤 씨는 이날 해운대구 중동 미포오거리 건널목에서 친구와 함께 서 있다가 갑자기 달려든 차량에 부딪혀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뇌사 상태에 빠졌다. 사고 후 멀쩡히 걸어 나온 가해자는 당시 혈중알코올농도 0.18%. 본인이 술을 얼마나 마셨는지조차 기억하지 못했다고 한다. 사회정의를 구현하는 검사를 꿈꿨던 윤 씨는 사고 발생 46일 만인 11월 29일 결국 세상을 떠났다. 이 사건은 가해자에 대한 공분과 함께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왔고, 윤 씨 친구들이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법 개정에 이르렀다.
하지만 과했다. 전 총장의 심정을 아무리 이해한다 해도 그의 발언은 무례했다. 양산시민과 정부 관계자, 양산시 공무원, 정치인에 대학 관계자까지 강당을 가득 채운 사람들 앞에서 그는 오만했다. 전 총장 발언에는 간과해서는 안 될 사실이 한 가지 빠졌다. 그 땅의 원래 주인이 누구였으며, 부산대가 어떻게 그 땅을 매입하게 됐는지 말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양산캠퍼스는 본래 양산시민 땅이었다.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양산시민으로부터 땅을 사들여 신도시 부지를 조성했고, 양산시민은 그 땅 위에 대학을 유치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 과정에서 (주)태양 송금조 회장이 305억원이라는 개인 기부 최고액을 부산대에 내놓으면서 광활한 땅에 ‘부산대 양산캠퍼스’ 이름을 붙일 수 있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