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시의회(의장 한옥문)가 설계수명이 다한 고리원전 1호기 완전 폐쇄를 강력 건의하고 나섰다. 시의회는 지난 19일 제136회 제2차 정례회 제3차 본회의에서 <고리원전 1호기 폐쇄 촉구 대정부 건의안>을 채택했다. 시의회는 건의문에서 “고리원전 1호기는 이미 수명을 다했음에도 10년을 연장 가동하는 원전시설로, 그동안 잦은 고장과 불량부품 사용으로 숱한 문제를 안고 있음에도 또다시 정부가 고리원전 1호기를 재연장해 가동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직접 위험에 노출돼 있는 양산시민은 불안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고리원전 1호기는 1978년 상업운전을 시작한 이후 2014년까지 불시정지 건수가 120회에 달할 만큼 크고 작은 여러 원전사고를 조직적으로 은폐해 더 이상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는 등 안전관리와 사고 대처 허점을 지적받고 있다. 하지만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 7월 한국전력기술(주)에 고리원전 1호기 예비안전성 평가용역을 발주해 ‘안전하다’는 평가 결과를 근거로 1차 수명연장 기한이 끝나는 2017년에 이어 다시 수명을 연장하는 절차를 밟을 것으로 알려졌다. 시의회는 “양산은 고리원전 1호기 반경 20km 이내에 위치해 시민이 느끼는 불안감은 심각한 수준이며, 원전 관련 지원 지역 밖이라 아무런 지원을 받지 못하고 위험 부담만 안고 가슴 조이며 살아가고 있다”며 “2012년 초 정전사고를 시작으로 시험성적서 조작과 원전부품에 관한 광범위한 비리가 끝없이 터져 나오면서 양산시민을 걱정과 불안 속으로 빠뜨리고 있다”고 밝혔다. 시의회는 이어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반면교사 삼아 원전 재앙으로부터 모든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수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함에도 원전사고가 나면 자신이 가야 할 대피소가 어디인지 모르는 시민이 대부분이며, 방사능 무인측정기도 부산시는 20곳, 고리원전 주변은 16곳이나 되지만 양산은 고작 1곳에 불과하다”며 “방사선비상진료센터와 갑상선방호약품 보유현황 역시 절대 부족한 실정으로 정부 안전개선대책은 지지부진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시의회는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원자력 비상계획 등 주민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수 있도록 원전안전 대책 강화를 촉구하면서 30만 양산시민의 뜻을 모아 설계수명이 다한 고리원전 1호기 폐쇄를 강력하게 건의한다”고 강조했다. 홍성현 기자 redcastle@ysnews.co.kr
개발과 보전이 동전 양면이듯 공직비리 척결과 복지부동(伏地不動)은 서로 대척점에 있다. 정부 수립 60년이 지났지만 국가 경영 3대 축인 입법, 행정, 사법부 전 분야에서 부패의 완전한 척결이 인정된 곳은 없다. 썩은 냄새가 가장 많이 나는 곳으로 정치인과 공직자를 지목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특히 행정 각 부의 대규모 사업 추진에 빠지지 않고 들러붙어 있는 부정과 비리는 ‘부패공화국’ 오명을 지우지 못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도 예외가 아니다. 안전행정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995년 지방자치제도가 부활한 이후 20년 동안 전국의 광역ㆍ기초단체장 102명이 형사처벌을 받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는 그 기간 당선된 단체장 1천230명의 8.3%에 이른다. 지방의회 의원과 공직자 전반의 비리 통계는 빠져있지만, 단체장 비리 규모가 이 정도일 줄은 정말 예상 밖이다. 광역단체장보다 기초단체장의 형사처벌 비중이 높은 것은 단지 그 외형적 숫자의 많음이 문제가 아니다. 한 행정학 전문가는 “단체장은 해당 지역에서 대통령보다 더 강력한 권한을 갖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주민 선택을 받아 자리에 오른 단체장은 그것만으로 무소불위 권한과 재량을 부여받았다는 착각에 빠질 수 있다. 겉으로는 ‘부패와의 전쟁’을 강력히 추진함으로써 기관 청렴도를 상승시키는 실적을 내세우기도 한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기관 스스로 법을 준수하고 주민 삶을 먼저 생각하는 위민정책을 펼치는 것이다. 글머리에 언급한 것처럼, 공직비리를 척결하는 것과 복지부동으로 대변되는 소극적인 행정행위는 서로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어떤 사람은 공무원 비리를 근절해 기관 청렴도를 올리는 것만이 주민을 위한 길이라고 말한다. 물론 틀린 말이 아니다. 각종 인허가에 대한 대가, 공금 횡령, 알선과 청탁 등 공직자가 해서는 안 될 행동강령을 위반하지 않도록 자정해 나가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이를 위한 감시와 예방조치를 확고히 수립하고 시행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문제는 지나친 감시활동 강화가 적극적인 대민지원행정을 위축시키는 결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적극적인 대민행정을 편다는 것은 사실 상당한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주민 욕구는 법규에 얽매지 않음이 대부분이다. 사인간 다툼도 단도직입으로 처리하지 못할 일이 많다. 재량이 가능한 행정 처분도 이해관계가 상반될 경우에는 그 집행이 곤란할 수 있다. 목적이 선하다고 해서 편법적인 수단이 합리화될 수 있을까. 그렇다면 그 기준은 무엇인가. 하루에도 수없이 발생하는 갈등과 분쟁 사안들은 견고한 법규의 잣대로 재단함이 옳은지 그렇지 않으면 합리적인 방향으로 재량을 발휘함이 옳은지 신속한 판단을 요구한다. 지나간 역사에서 교훈을 얻을 수도 있다. 과거 정권교체 시기마다 새로 자리한 정권은 지도층 부패 척결이라는 ‘전가(傳家)의 보도(寶刀)’를 되풀이해 사용해 왔다. 그러다 보니 관료조직에서는 복지부동이라는 대응무기를 개발했다. ‘태풍은 피하고 본다’는 의미의 이 관행은 원칙을 고수하고 재량을 배제함으로써 불필요한 구설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여기서 상대적으로 피해를 입는 것은 행정 객체인 주민이다. 주민으로 봐서는 뒷거래를 유발하는 비리 척결은 환영할 일이지만 주민 입장에서 활로를 찾아주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전향적인 사고 전환이 더욱 절실한 바람이다. 연말연시를 맞아 양산시가 공직 특별감찰과 반부패 익명신고시스템을 운영한다고 한다. 해이해지기 쉬운 공직 기강을 바로잡고 주민불편사항과 법질서 위반행위를 집중점검 한다는 것이다. 또한, 공직 내부 부패와 비리를 근절하기 위한 익명신고시스템을 내년 1월부터 본격 운영하기로 했다. 기관 청렴도를 높여 주민 신뢰를 얻겠다는 의지의 구현이겠지만, 혹시라도 소속 공직자 활동을 위축시켜 대민업무의 소극적 대응으로 나타나지 않을까 우려되기도 한다. 보신(保身) 위주 활동이 가뜩이나 침체한 지역 경제를 더욱 얼어붙게 할 우려도 있고, 타 지자체와 비교해 민원업무 처리가 경직돼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양산시 대민창구가 더 꽁꽁 얼어붙지나 않을까 걱정된다. 매를 잡더라도 다른 동물을 다치지 않게 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전국 700여명의 교수가 올해 우리나라 정치ㆍ경제ㆍ사회를 규정지을 수 있는 사자성어로 ‘지록위마’를 꼽았다. 지록위마는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일컫는다’, 즉 ‘고의적으로 옳고 그름을 섞고 바꾼다’는 의미다. 이 말은 진시황이 죽고 2세인 호해가 황제였던 시절, 권신이었던 조고가 반란을 일으키기 전에 다른 신하들이 자기 말을 들을지 시험하기 위해 말을 가리켜 사슴이라고 한 고사에서 유래됐다. 처음에는 윗사람을 농락하는 것을 일컫는 뜻이었으나 지금은 흑백이 뒤바뀌고 사실이 호도되는 것을 일컫는 말로 쓰인다. 교수들은 세월호 참사부터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까지 정부가 문제 본질을 속이는 데 급급했고, 뻔한 거짓말로 국민을 속였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올해의 사자성어로 지록위마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지록위마를 잇는 사자성어는 ‘발을 깎아 신발을 맞춘다’는 뜻의 ‘삭족적리(削足適履)’로, 합리성을 무시하고 억지로 적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어 ‘지극한 아픔에 마음이 있는데 시간은 많지 않고 할 일은 많다’는 뜻의 ‘지통재심(至痛在心)’, ‘세상에 이런 참혹한 일은 없다’는 ‘참불인도(慘不忍睹)’가 각각 3, 4위를 기록했다.
겨울이 되면 산짐승들은 먹이를 찾기 위해 사람이 사는 마을로 내려온다. 까마귀들 역시 부족한 먹이를 찾기 위해 상북면 논ㆍ밭 위를 검은 색으로 물들이며 샅샅이 뒤지고 있다.
▶ 출산 전ㆍ후 휴가일 경우 국민연금을 내야 하나요? 출산 전ㆍ후, 출산휴가 중 고용보험에서 출산으로 인한 수당을 받을 때는 사업장 담당자를 통해 납부 예외 신청이 가능합니다. 직장을 다니던 중 출산을 위해 출산 전ㆍ후 휴가를 사용하면 고용보험에서 휴가 급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때 출산 전ㆍ후 휴가급여는 비과세 근로소득으로 국민연금법상 근로소득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국민연금에 납부 예외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다만, 고용보험법에 따른 우선 지원 대상기업 해당 여부에 따라 납부 예외 신청 기간이 달라집니다. 우선지원대상 기업인 경우 90일 동안 출산 전ㆍ후 휴가급여를 받아 90일 동안 납부 예외를 인정하고, 우선지원대상 기업이 아닌 경우에는 출산 전ㆍ후 휴가 기간 중 30일만 휴가급여를 받게 돼 30일만 납부 예외로 인정합니다. 건강보험은 국민연금과는 달리 출산 전ㆍ후 휴가 기간에도 보험료를 부과합니다. 이 기간에 다른 질병 등이 생기는 경우 건강보험을 이용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소득이 일부 변해 건강보험료가 조정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연말정산 때 건강보험료를 정산하며 이때 환급되거나 추가 보험료를 내야 합니다. ▶ 지역가입자인데 다른 곳에 취업하면 국민연금은 어떻게 되나요? 국민연금을 적용하는 사업장에 들어가면 지역가입자에서 사업장가입자로 전환됩니다. 지역가입자란 18세 이상 60세 미만 사업장가입자가 아닌 사람으로, 개인 보험료를 내는 사람을 말합니다. 지역가입자로 내다가 국민연금을 적용하는 사업장에 들어가면 사업장이 우선이기 때문에 사업장가입자로 자격을 전환하고 지역가입자 자격은 상실합니다. 즉, 개인으로 내지 않게 되고 사업장으로 보험료가 고지됩니다. 이때 연금보험료는 기준소득월액(월평균 소득) 9%에 해당하는 금액이고 그중 사용자가 50%를 부담하고 나머지 50%는 월급에서 공제합니다. 1개월 동안 소정근로시간이 60시간 또는 주당 평균 15시간 미만인 경우 등 사업장에서 국민연금을 적용받지 못하는 경우, 지역가입자 자격을 계속 유지합니다. 이때는 월급에 맞게 소득신고를 하면 되며, 기준소득월액(월평균 소득) 9%를 연금보험료로 내게 됩니다.
나동연 시장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경남도 정책에 따른 양산시 ‘무상급식’ 지원 중단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지난 16일 제136회 양산시의회 제2차 정례회 제2차 본회의에서 시정질문에 나선 새정치연합 차예경 의원은 나동연 시장에게 “정책 일관성이 없다”며 비판했고, 나 시장은 “무상급식은 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주의)이며, 양산시는 일관되게 무상급식은 잘못된 정책이라는 입장을 견지해왔다”고 맞섰다. 이어 새정치연합 박대조ㆍ이상걸 의원까지 무상급식 지원 중단 비판에 가세하면서 한때 나 시장과 고성이 오가는 등 날 선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이에 본지는 독자에게 정확한 판단을 통한 알 권리를 제공하기 위해 당시 시정질문 내용을 가감 없이 전달하고자 한다.
통도사 무풍한송 그 숲에 들어서면 바람이 쌓아 놓은 겁의 시간 만난다 젖다가 삼킨 소리는 질긴띠로 길이 되고 가픈 들숨 몰아쉬다 내뱉으며 멈춘 자리 투덕투덕 진흙 발에 붉은 물이 베어난다 상처도 덧대어지면 문양 따라 탑이 되고 회랑을 돌아 나온 눈썹 닮은 흰 달이 먹은 나이 토로하는 노(老)보살 따라 간다 한나절 햇살 한 치가 껍질위에 또 쌓이는
김아무개(36, 물금읍) 씨는 최근 출근시간만 되면 차량과 씨름을 한다. 겨울이 되자 차량 배터리 전압이 약해져 시동이 잘 걸리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8일 출근길에서는 갑자기 내린 눈으로 도로 위를 달리다 차량이 미끄러져 가로수와 부딪치는 사고도 겪었다. 다행히 큰 부상을 입지 않았지만 김 씨는 겨울철 차량관리 필요성을 절감했다. 안전한 겨울을 위해 올바른 차량관리법을 알아보자. 최민석 인턴기자 cms8924@ysnews.co.kr 자문_액티브1급종합검사정비(375-3535~6)
청소년이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달성하는 즐거움을 일깨우고 자기 주도적 역량을 향상하기 위한 ‘국제청소년 성취포상제 경남사무국 제4회 포상식’이 지난 13일 창원시 우리누리청소년문화센터에서 열렸다. 이번 포상제에서 양산시청소년회관 소속 이채윤ㆍ김우희(범어중3), 박미선(양산여고2) 학생과 양산시청소년문화의집 조아라ㆍ정설매(웅상여중3), 오서연ㆍ신지연ㆍ김시윤(서창중3) 학생이 동장을 받는 성과를 이뤄냈다. 국제청소년성취포상제는 만 14세에서 25세 사이 청소년이 자기계발, 신체단련, 봉사활동, 탐험활동 등을 통해 스스로 정한 목표를 성취하는 것으로, 목표 성취 기간에 따라 금장(12~18개월), 은장(6~12개월), 동장(6개월)을 수여하는 국제 자기 성장 프로그램이다. 이번에 포상을 받은 청소년들은 봉사활동으로 청소년회관 운영 도우미, 청소년문화의집 운영 도우미 활동을 진행했다. 또 자기계발로 한국사자격증 4급 취득, 중국어 소감문 작성, 드럼ㆍ플루트ㆍ기타 연주, 신체단련으로 음악 줄넘기, 요가, 배드민턴 랠리 성공하기 등을 실천했다. 1박 2일간 진행한 탐험활동으로는 양산천 일대, 물금 워터파크, 황산문화체육공원, 화명생태공원 등에서 생태 탐사활동을 하고 내 고장의 생태를 알리는 생태 도감을 만들었다. 포상을 받은 청소년들은 “이번 활동을 통해 끈기를 기르고 용기를 얻었으며 모든 활동을 꾸준히 하는 습관을 길렀다”며 “목표 달성 느낌을 그대로 간직해 다음에는 은장에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제청소년 성취포상제에 참여하고자 하는 청소년은 청소년회관(362-0924)이나 청소년문화의집(392-5996~7)으로 문의하면 자세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김민희 기자 minheek@ysnews.co.kr
참 이상하고 특이한 모임이다. 누구에게나 열려 있지만, 범접할 수 없는 그들만의 끈끈함이 있다. 모임에 뚜렷한 목적은 없지만, 만날 때마다 한 가지씩 목적을 달성한다. 내 지식과 정보를 자랑하러 갔다가, 내 삶을 고해성사하고 돌아온다. 그래서 더욱 매력 있는 모임이 바로 ‘양산문화수다방’이다. 양산문화수다방이 지난 17일 100회를 맞았다. 2012년 11월 20일 문을 열었고, 2년 1개월 7일만에 100회를 맞은 것이다. 100회를 기념해 웅상문화체육센터 1층 식당으로 수다꾼들을 불러 모아 내년 수다방을 준비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수다방은 매주 수요일 저녁 8시 수다꾼을 초청해 강연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일방적인 교양강좌가 아닌 참석자 모두가 소통하는 대화의 자리다. 부산국제영화제 김지석 수석프로그래머, 노래교실 MC 한병찬 씨 등 유명인을 비롯해 평교사, 직장인, 사회운동가 등 평범한 우리 이웃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수다꾼으로 참여했다. 수다방을 개설한 임재춘 한국청소년문화원장은 “수다는 ‘쓸데없이 지껄이며 말수가 많다’는 부정의 뉘앙스가 더 강한 단어다. 하지만 일상을 온갖 스트레스에 저당 잡힌 시대에서 수다는 한 줄의 시가 되고, 한 잔의 향긋한 커피가 될 때가 많다. 그리고 알지 못하는 사람과의 두터운 벽을 한순간에 허물어뜨리는 소통의 힘도 가졌다. 우리에게 수다방이 필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해마다 12월이 되면 세월이 속절없이 빠르다는 걸 느끼면서 지난 시간의 아쉬움과 더불어 잠시 한 해를 되돌아보게 됩니다. 연말이 되면 가족이 모여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간을 가질 것입니다. 아마도 제겐 그 시간이 아버지의 빈자리를 새삼 더 느끼게 하는 한 해의 끝자락이 될 것 같습니다. 이제 와서 새삼 ‘더 많이 찾아뵙고 더 많이 안아드리고 사랑한다고 말할 것을…’이라고 후회한들 이미 모든 건 지난 일이 되고 말았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지금 옆에 있는 것이 일상이 돼 그 존재에 대한 감흥이 무뎌진 지금 이 순간에도 시간은 흘러 이별을 이야기한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합니다. 그리고 한 해를 마무리할 때 나의 소중한 이에게 얼마나 최선을 다했는지, 마음에 품고 있는 감정을 다 퍼내서 얼마나 표현을 했는지 돌이켜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고 앞으로만 나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간의 연속성이 만들어 낸 삶은 각자 자신의 몫으로 꾸려가고 있습니다. ‘저 사람들은 행복하겠다. 걱정이 없어 보인다. 어째서 난 그들과 다르게 걱정과 근심 속에 있을까?’ 이런 모든 생각이 과연 다 맞는 생각일까요? 행복의 기준은 제각각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 행복과 네 행복의 모양은 확연하게 다를 것입니다. 결국 ‘행복은 누군가에 의해 평가되고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소중한 사람으로 인해 느끼는 행복은 모두가 같은 무게일 것입니다. 해서 감히 행복의 근원이라 부를 수 있는 소중한 사람에게 올해가 가기 전에 사랑한다고 말하는 건 어떨까요? 유행가 가사처럼 가벼워진 것 같은 ‘사랑’이란 단어가 우리 입에서 화려한 색깔을 찾을 수 있도록 진심을 담아서 말입니다. ‘올 한 해도 곧 끝이 나는구나’라고 서운해 말고 아직도 주어진 날이 있음을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 어쩌면 12월이야말로 수줍은 우리에게 마지막 용기를 내게 하는 놀라운 힘을 지녔기도 하고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희망’이라는 선물을 공평하게 받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해마다 12월이 되면 세월이 속절없이 빠르다는 걸 느끼면서 지난 시간의 아쉬움과 더불어 잠시 한 해를 되돌아보게 됩니다. 연말이 되면 가족이 모여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간을 가질 것입니다. 아마도 제겐 그 시간이 아버지의 빈자리를 새삼 더 느끼게 하는 한 해의 끝자락이 될 것 같습니다. 이제 와서 새삼 ‘더 많이 찾아뵙고 더 많이 안아드리고 사랑한다고 말할 것을…’이라고 후회한들 이미 모든 건 지난 일이 되고 말았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지금 옆에 있는 것이 일상이 돼 그 존재에 대한 감흥이 무뎌진 지금 이 순간에도 시간은 흘러 이별을 이야기한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합니다. 그리고 한 해를 마무리할 때 나의 소중한 이에게 얼마나 최선을 다했는지, 마음에 품고 있는 감정을 다 퍼내서 얼마나 표현을 했는지 돌이켜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고 앞으로만 나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간의 연속성이 만들어 낸 삶은 각자 자신의 몫으로 꾸려가고 있습니다. ‘저 사람들은 행복하겠다. 걱정이 없어 보인다. 어째서 난 그들과 다르게 걱정과 근심 속에 있을까?’ 이런 모든 생각이 과연 다 맞는 생각일까요? 행복의 기준은 제각각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 행복과 네 행복의 모양은 확연하게 다를 것입니다. 결국 ‘행복은 누군가에 의해 평가되고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소중한 사람으로 인해 느끼는 행복은 모두가 같은 무게일 것입니다. 해서 감히 행복의 근원이라 부를 수 있는 소중한 사람에게 올해가 가기 전에 사랑한다고 말하는 건 어떨까요? 유행가 가사처럼 가벼워진 것 같은 ‘사랑’이란 단어가 우리 입에서 화려한 색깔을 찾을 수 있도록 진심을 담아서 말입니다. ‘올 한 해도 곧 끝이 나는구나’라고 서운해 말고 아직도 주어진 날이 있음을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 어쩌면 12월이야말로 수줍은 우리에게 마지막 용기를 내게 하는 놀라운 힘을 지녔기도 하고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희망’이라는 선물을 공평하게 받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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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에 눈이 왔어요. 월요일 아침부터 눈을 뜨자마자 놀랬습니다. 잘 때 왜 이렇게 춥나 했더니만! 다 이 사랑스러운 눈 덕분이었네요. 어디 눈사람 만들 곳 없나? 아직 12월 둘째 주 밖에 안됐는데 이렇게 눈이 많이 와서 쌓이다니! 정말 놀랐어요. 항상 매년 초쯤 딱 하루만 쌓였는데 말이에요. 아직도 눈이 좋은 걸 보면 철없는 아이인가 봐요. 조금 이따가 눈사람도 만들 거니까요. 산 위에나 나무 위에나 눈이 쌓여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물씬 냅니다. 날씨는 영하에 가깝지만, 마음만은 포근한 겨울날이에요. 어쩐 지 12월이 되자마자 춥더라니 다 눈이 오려는 징조였나 봐요. 오늘 하늘은 파란빛 없이 새하얗기만 하네요. 아침 내도록 쭉 오려나 봅니다. 인도며 도로며 엄청나게 밀렸어요. 교통 대란 속에도 마냥 좋네요. 눈이 많이 와서 출근까지 늦게 하고요. 날씨 덕분에 정당한 지각을 했습니다. 일하기 싫은 월요일에 이렇게 많은 눈을 내려주다니! 회사까지 아빠가 운전해주셔서 편하게 왔지만 돌아가는 길이 문득 걱정됩니다. 회사에 도착해보니 여기도 전부 눈이 쌓였어요. 철없는 저는 혼자서 눈 놀이를 했습니다. 보기만 해도 신나는 눈. 아무것도 없는 눈길에 신발 자국 내기. 날은 덜덜 떨릴 만큼 엄청나게 춥지만, 눈사람도 신나게 만듭니다. 다른 회사 직원들은 눈 치운다고 난린데 죄송스럽지만 저는 동료와 눈사람이나 만들고 있네요. 같이 수다 떨며 아침을 보내니 벌써 10시. 이렇게 놀다 보니 해가 슬슬 나네요. 눈이 아마 녹을 거 같아요. 시간이 지나니 차도 잘 다니고요. 눈이 더 내려서 조기 퇴근할 줄 알았지만 아쉽게도 정시에 퇴근했습니다. 오랜만에 내린 눈. 많이 맞지도 못했는데 벌써 그치니 아쉽네요. 다음에 또 내리겠죠?
최근 크고 작은 화재가 잇따랐다. 한 펜션에서 발생한 화재는 건물 뒤편 목조 바비큐장에서 고기를 굽던 중 갈대로 얹혀 있던 지붕에 불이 붙으면서 대형 사고로 번졌다. 10명의 사상자를 낸 이번 화재뿐 아니라 날씨가 춥고 건조해지면서 일상생활에서 화재를 유발할 수 있는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화재 유형을 분류해보면,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는 것이 바로 전기로 인한 화재다. 전기는 화재원인 중 1위라는 불명예를 가지고 있다. 전기화재는 합선ㆍ과열ㆍ누전ㆍ과전류ㆍ접속부 과열ㆍ스파크ㆍ절연불량 등으로 발생한다. 전기화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전기기구에 위험표시를 해야 하고, 전기설비 점검을 철저하게 해서 자격이 있는 사람만 전기기계와 기구를 다뤄야 한다. 또한 안전관리자는 작업에 대한 안전교육을 시행하고 사고 때 처리순서를 사전에 작성해 놓아야 하며, 충전부가 노출된 부분에는 절연방출구를 사용해야 한다. 설비에 필요한 부분에는 보호접지를 하고, 고압선 선로와 충전부에 근접해 작업하는 사람은 보호구 착용을 해야 한다. 가스는 난방과 온수, 조리 등에 없어서는 안 될 에너지원이기 때문에 수시로 사용하는 만큼 안전에 대해 각별한 주의를 해야 한다. 일상생활에 편리하게 사용하는 LPG와 LNG는 공기 중에 소량(약 2.1∼15%)만 누출돼도 폭발한다. 가스는 공급자와 사용자에 따라 화재사고를 일으키는 원인을 따져볼 수 있다. 가스 공급자는 용기밸브 오조작이나 용기교체 작업 중 누설로 인한 화재사고가 있다. 또 가스 잔량처리 중 취급 미숙으로 인한 화재, 가스충전 작업 중 누설로 인한 폭발 등으로 화재사고가 일어난다. 가스 사용자는 용기에 보관한 가스가 누설됐거나 가스 점화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확인하지 않아 생기는 누설과 폭발, 환기 불량 등으로 인해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잃을 수 있다. 불이 난 건물에 갇혔을 때는 침착함을 잃지 말고 가능한 큰 도로와 접하는 방향에 위치한 방으로 들어간다. 불이 난 쪽 실내 문을 닫아 급격히 연소하는 것을 지연시키도록 한다. 담요나 이불 등으로 문틈을 막아 연기가 새어 들어오지 않도록 한다. 실내에 물이 있으면 불에 타기 쉬운 물건에 물을 뿌려 불길 확산을 막거나 지연시키는 조치를 한다. 외부 사람이나 소방대원에게 열린 창문이나 개구부 등으로 큰소리를 쳐 위치를 알려주고 구조요청을 한다. 전화기가 있다면 119로 전화를 해서 층수와 위치, 방 호수, 무엇이 타는지, 몇 사람이 갇혀 있는지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를 자세히 알려준다. 화상을 당하기 쉬운 얼굴과 팔 등은 의류 등으로 감싸서 나중에 탈출을 시도할 때에 불로부터 직접 부상을 당하지 않도록 하며 필요하면 물에 적신 수건을 사용한다. 119구조대가 오기 전에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고, 고층건물에서 뛰어내리는 등의 행동은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한다. 구조대가 도착해서 구조해 줄 것에 대해 확신을 가지고 기다려야 한다.
동원과학기술대학교 평생교육원 도예 강좌 수강을 시작으로 도자기에 대한 열정과 취미를 이어나가고 있는 ‘토향회’(회장 이순녀). ‘토향(土香)’이라는 이름처럼 흙에서 나는 풋풋한 향과 어우러져 살기에 매일 행복하다는 토향회 회원들, 완성된 도자기보다 함께하는 마음이 더 멋진 이들은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양산문화예술회관 전시실에서 제2회 정기회원전을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생활도예 넘어 도예작품까지 토향회 회원 11명 중 2명을 제외하고는 4년 전 개설된 동원과기대 평생교육원 강좌를 처음부터 수강한 이들이다. 회원들은 4년 동안 흙을 만지고 있지만, 실력은 아직 멀었다며 수줍게 말한다. 하지만 회원들 말과 다르게 지난 정기회원전에서 선보인 작품 30여점은 생활 도자기부터 수준 높은 도자기까지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며 도예의 아름다움을 알렸다. 조애자 회원은 “생활도예를 주로 배우지만 정기회원전인 만큼 작품다운 작품을 만들고 싶어 열심히 고민해 탄생시킨 작품들”이라며 “아마추어라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부족한 부분도 있겠지만, 매번 전시회를 통해 회원들은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흙에 생명 넣는 매력에 빠지다 토향회는 매주 월요일 동원과기대 강의실에서 생활도예를 익힌다. 회원들의 분주한 손놀림은 월요병도 거뜬히 이겨낼 만큼 활기차다. 부지런히 흙을 주물러 형태를 만들고 길고 둥글게 말아 올린다. 평평한 판을 만들어 이어 붙이는가 하면, 손수 물레를 돌리고 그림도 그린다. 그런데 하나같이 똑같은 작업들이란 없다. 저마다 자신만의 개성과 열정이 가득 담긴, 세상 단 하나뿐인 작품을 탄생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조물조물 거리며 작업에 임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원하는 형태의 도자기가 만들어지면, 비닐을 씌우고 천천히 말린 뒤 지도교수인 박상언 도예가의 토향재로 이동해 가마에서 굽는 작업도 손수 진행한다. 초벌과 무늬 그려 넣기, 유약 바르기, 그리고 재벌 굽기까지. 시간도 시간이지만, 한 과정 한 과정이 다 손이 많이 가는 일이다. 그러다 보니 회원들은 그렇게 만든 결과물을 자식처럼 애지중지할 수밖에 없다. 이순녀 회장은 “취미로 잠깐 한다 생각하면 결코 할 수 없는 작업이기 때문에 회원 모두 작업할 때는 진지하다”며 “다들 아이디어가 어디서 그렇게 샘솟는지, 감각 있고 창의적이면서 아름다운 작품이 무궁무진하다. 저마다 표현과정을 통해 다시 살아난 흙, 그걸 감상하면서 새로운 생명감을 맛볼 수 있다는 게 생활도예의 매력”이라고 자랑했다. 이에 회원들은 “뭔가 만들어지는 성취감이 좋다”며 자신이 만든 그릇으로 자식들 반찬 담아 주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고 덧붙였다. 회원 대부분이 주부라 집에서 직접 쓸 수 있는 생활자기를 만들고 주변에 선물하며 보람을 느낀다는 것이다. 회원들은 자신 작품 하나하나가 가족 식탁을 더 풍성하게 만들기에 새로운 작품에도 욕심이 난다고 입을 모은다. 이 회장은 “도예를 하는 자체가 정신건강에 좋고 흙을 만지며 자연까지 느낄 수 있어 우리에게 생활도예는 일주일의 활력소”라며 “많은 사람이 우리 작품과 활동을 보고 함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희 기자 minheek@ysnews.co.kr
추운 겨울, 김이 모락모락 나는 따뜻한 어묵을 간장에 찍어 한입 베어 물면 추위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입안 가득 행복함이 피어난다. 엄마와 함께 남부시장을 찾았다가 엄마 손을 이끌고 어묵 가게로 온 한 아이. 어묵 한입을 베어 물고 행복하게 웃는 꼬마 숙녀는 그 한입에 따뜻한 엄마의 사랑을 느끼지 않았을까?
바퀴가 굴러간다고 할 수밖에 어디로든 갈 것 같은 물렁물렁한 바퀴 무릎은 있으나 물의 몸에는 뼈가 없네 뼈가 없으니 물소리를 맛있게 먹을 때 이(齒)는 감추시게 물의 안쪽으로 걸어 들어가네 미끌미끌한 물의 속살 속으로 물을 열고 들어가 물을 닫고 하나의 돌같이 내 몸이 젖네 귀도 눈도 만지는 손도 혀도 사라지네 물속까지 들어오는 여린 볕처럼 살다 갔으면 물비늘처럼 그대 눈빛에 잠시 어리다 갔으면 내가 예전엔 한번도 만져보지 못했던 낮고 부드럽고 움직이는 고요
국내 유명 미술작가 미술품 1천여점을 감상하고 살 수 있는 전시회가 양산에서 이달 31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는 서울과 경기도 일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홍갤러리(공동 대표 홍성궁, 홍신애)가 기획했다. 이들은 미술관 문턱을 낮춰 남녀노소 누구라도 쉽고 편안하게 찾아와 미술품을 감상하고 구매도 하는 전국 순회전을 계획하고 양산을 첫 번째로 찾았다. 전시회에는 최영란, 장용길, 연세희 등 유명 유화 작가 작품부터 작은 미술 소품까지 다양한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홍신애 대표는 “양산이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신도시지만 전시공간이 부족해 미술 전시를 잘 접하지 못한다는 지인의 말을 듣고 첫 순회전 장소로 선택했다”며 “작은 미술 소품부터 큰 그림까지 다양한 작품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분이 와서 미술이 주는 마음의 안정을 느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위치 양산시 물금읍 신주로 45 104호. 문의 381-3222. 김민희 기자
로또 복권 1등 당첨은 서민의 꿈이다. 하지만 수십억 또는 수백억원 당첨금을 받고는 쉽게 탕진하고 패가망신한 경우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게 현실이다. 실제로 얼마 전에는 로또 1등에 당첨돼 세금을 제한 190억원을 손에 쥔 사람이 5년 만에 빈털터리가 된 뒤 남의 돈을 사기 치려다가 붙잡혔다는 뉴스가 나왔다. 이전에도 비슷한 사례가 더러 있었는데 범죄에 연루됐을 경우에만 보도되는 것을 감안한다면 큰 횡재를 하고도 오히려 신세를 망치는 사례가 적지 않음을 짐작할 수 있다. 불이 난 건물을 보수하기 위해 부른 인부들이 치매로 숨진 건물주가 생전에 숨겨둔 금괴 65억원어치를 꿀꺽했다가 덜미를 잡힌 사건도 있었다. 처음 발견했던 세 사람이 나눠 갖기로 했다가 혼자 밤중에 싹쓸이한 자가 함께 살고 있던 여인을 배신하고 다른 여자와 줄행랑을 치는 바람에 범행이 드러나게 됐다고 한다. 영화 같은 이야기다. 금괴 소재를 몰랐던 유족에게는 희소식이겠지만 그 뒤에 나오는 뉴스를 보니 자식 간 재산 다툼이 대단하다는 소식이다. 행여 숨겨놓은 금괴가 더 있을까 봐 금속탐지기까지 동원해 뒤질 모양이다. 웃음거리가 별로 없는 요즘 세상에 잠시라도 폭소하게 만드는 코미디 한 토막이다. 황금만능주의가 사회 전체를 물들이고, 부익부 빈익빈으로 계층 간 위화감이 팽배해짐에 따라 정신문화 경시가 두드러지고 있음은 실로 탄식할 일이다. 이런 때 지도층의 무분별한 행위는 더욱 지탄받을 수 있다. ‘땅콩 회항 사건’으로 국민 비난을 집중시킨 대한항공 조현아 부사장의 지나친 행동은 그녀가 재벌 3세라는 지위에 있지 않았다면 일어날 수 없는 비상식적인 사건이다. 국내ㆍ외 망신을 자초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해외에서는 신선한 소식 하나가 있었다. 생활고 때문에 경매로 내놓은 노벨상 메달을 거액에 매수해 다시 원래 주인에게 돌려줬다는 훈훈한 이야기다. 물론 미담 주인공은 세계에서도 유수한 재력가다.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196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미국 과학자 제임스 왓슨이 팔려고 내놓은 메달을 53억원이라는 거액에 낙찰받은 러시아 재벌 우스마노프는 본인에게 돌려주겠다고 밝혀 해외토픽에 올랐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는 40조원 이상 사회 기부로 유명하지만, 최근 공동창업자인 폴 앨런도 에볼라 퇴치를 위해 1억달러(약 1천56억원)를 기부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우리네 재벌기업이 큰 사고나 천재지변이 발생할 때 형식적으로 내놓는 기부와는 차원이 다르다. 많은 거부가 자녀에게 재산을 물려주지 않는다는 클럽에 가입하고 있는 서구와는 달리 우리나라 재벌 자녀들은 손쉽게 재산을 모으고 회사경영에 참여한다. 그런 신분의 배경만큼이나 그들은 자신들의 일거수일투족에 사회적 책임감을 느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러지 못했을 경우 평범한 사람보다 더 혹독한 비판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돈은 벌기도 힘들지만 쓰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5만원권이라는 고액 화폐가 발행되고 난 후부터는 돈의 가치가 더 낮아진 것 아니냐는 비판도 많이 나오고 있다. 불법적인 돈 거래나 개인금고에서 사장되는 일에 고액권이 유용하게 쓰인다는 지적이 이를 뒷받침해 준다. 돈의 가치가 떨어짐에 따라 이를 왜곡해 사용하는 사례가 발생하기도 하는데 특히 정치인의 경우 그 비난은 강도가 높을 수 밖에 없다. 우리 시의회 4선 의원인 박말태 의원이 한 모임에서 지폐를 갖고 호기를 부리다가 선거법 위반이라는 된서리를 맞았다. 박 의원은 지난 해 2월 지역 한 여성단체 모임에 참석해 5만원권 지폐 등을 술잔에 감아 술을 권하는 방법으로 20여만원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았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원 이상 형이 최종 확정되면 당선무효가 된다. 술자리에서 분위기 살리려고 했던 행동이 그 단체 회계장부에 기재돼 문제가 될 줄이야 꿈에도 생각지 못했을 것이다. 구설이란 본인이 알지 못하는 가운데 진행되는 것이니 한 순간 치기어린 행동이 엄청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을 간과한 댓가 아니겠는가. 돈이란 묘한 것이어서 행복의 원천이 되기도 하지만 이처럼 불행과 파멸의 마중물이 되기도 한다는 사실을 교훈으로 되새기는 연말이 됐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