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에서 농사짓는 큰형님이 올해 환갑이라 청년회에서 나왔다고 한다. 회갑 전이면 다 청년이라는 말이다. 농촌에 청년이 아예 없다는 말이다. 힘만 들고 돈 안 되는 농사지으려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은 정말 아득한 옛이야기다.
9월 9일. 목요일. 늦은 6시. 중앙동 사무소 <생명평화사상 탁발 순례단과 간담회>, 9월 10일. 늦은 6시. 양산터미널 앞. <우리 쌀 지키기 시민대회>
생명평화탁발순례는 생명평화의 문제인식과 논리로 만남, 대화, 소통을 통해 이해와 존중, 배려하는 풍토를 가꾸고 너와 나, 남과 북, 인간과 자연간의 갈등과 대립을 풀어낼 수 있는 문화를 가꾸려는 사람들이 온몸으로 사랑을 나누는 실천이다. 이런 순례단과의 만남은 만남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9월 10일은 우리나라의 농촌과 농업을 WTO의 개방 압력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멕시코 칸쿤에서 목숨을 던진 농민운동가 이경해 열사 1주기다. 이 열사가 죽음으로 몸을 던져 항거한 덕으로 WTO협상이 1년 늦추어져 올해 재협상한다.
아침에 분회장한테서 쪽지가 왔다. 참가할 수 있는 사람은 같이 가자고 한다.
후레새끼! // 십이 년 만에 만난 아버지는 / 거두절미하고 귀싸대기부터 올려붙였다 / 이놈아, 어쩐지 제삿밥에 뜬내 나더라 / 지독한 흉년 들어 정부미 타 먹느라 / 똥줄이 타는 줄 알았더니 / 어허야, 네놈이 귀신눈을 속였구나 / 이런 쳐 죽일 놈! 머라꼬? / 쌀농사는 돈이 안 된다꼬? / 물려준 땅 죄다 얼라들 주전부리나 할 / 복숭아 포도 그딴 허드렛농사만 짓고 / 뭐 쌀을 사다 처먹어? / 그것 참, 허허 그것 참 // 이노옴, 내 논, 내 밭 다 내놔라아!
이중기의 <통쾌한 꿈> 전문
'이런 쳐 죽일 놈! 머라꼬? 쌀농사는 돈이 안 된다꼬? 물려준 땅 죄다 얼라들 주전부리나 할 복숭아, 포도 그딴 허드렛농사만 짓고 뭐 쌀은 사다 처먹어?'한다. 철저한 실리주의에 빠진 우리 현실을 통렬하게 비판하는 말이다. 돈만 된다면 뭐든 못 바꿀까.
식량 자급률 : 한국 29%, 미국 134%, 캐나다 163%, 프랑스 195%
그 결과가 이렇다. 이래서야 식량안보가 가능할까.
"우리 7남매 중 큰형님과 큰누님만 농사를 짓고 그 중 큰누님 댁만 쌀농사 조금 지으니 쌀 싸게 사 먹을 수 있으며 좋지 뭐." 이런 이기적 생각에 빠지기도 했지만 나라나 조상까지도 돈만 된다면 팔아먹지 않겠느냐는 의구심 때문에 이미 돌아가신 아버지가 머리 희끗할 자기 아들에게 '후레새끼!’라며 거두절미하고 귀싸대기부터 한대 올려붙이는 이중기의 시를 읽으며 시퍼렇게 살아 있을 조상의 호령 소리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사라진 민족적 자존심과 주체성을 이보다 통쾌하게 일깨우는 호령을 어디서 들을 것인가. 정말 귀싸대기 한 대 맞은 듯 정신이 번쩍 들게 하는 시다.
쌀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바로 우리의 살이다. 그리고 우리 삶 그 자체다. 나눌 것은 나누지만 지켜야 할 것은 지켜야 한다. 쌀시장까지 문을 열어버리면 우리 농촌에서 쌀농사 지을 수 있는 집이 몇 집이나 될까. 그리되면 쌀농사 짓던 늙은 청년들이 새로 무슨 농사를 짓고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언젠가 문 열게 된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아직은 아니다. 생명과 삶을 나누기 위해서라도 지켜야 할 것은 지켜야 한다. 촛불 하나 드는 심정으로 10일 저녁엔 양산터미널로 나가봐야 한다.
순례단 가운데는 정해숙 전 전교조 위원장도 있고 언젠가 늦은 밤 지리산에서 통도사까지 달려왔던 지리산 시인 이원규도 있다.
10일에는 아버님 호통 소리 때문에라도 양산 터미널로 나가야 한다.
지난 4일 토요일, 해거름의 어곡동 삼성파크빌아파트 앞 주차장.
물들어 가는 저녁놀 속에 아이 손, 어른 손, 손에 손잡고 하나 둘씩 모여들고 있는 주민들의 발걸음이 가볍기만 하다.
'여기서 무슨 일이 벌어지려나?'
해질녘 어스름에 살랑살랑 살가운 가을 바람결을 맞으며 어느새 모여든 아이들이 주차장을 놀이마당 삼아 이러 저리 무리지어 뛰어다니며 웃고 재잘대는 모습을 보아서는 여기서 무슨 주민들의 신명난 잔치마당이라도 한판 벌어지려나 싶다.
아니나 다를까, 모여든 어른 아이들이 주차장 마당을 그득 채운 저녁 6시 30분, "어곡 삼성파크빌, 찾아가는 음악회'의 팡파르가 울려 퍼지면서 아파트 주차장이 일순 야외음악회장으로 바뀌었다.
삼성파크빌아파트 운영위원회가 마련한 이날 음악회는 '2004 양산문화원 찾아가는 문화마당'이란 이름으로 양산문화원(원장 이종관)이 주최하고, 양산시와 하나로통신케이블넷(주), 양산유스오케스트라 어머니회, 양산시의회가 후원했다. 양산문화원 부설 양산유스오케스트라를 초청하여 펼친 이날 음악회에서 지휘자인 김종진씨는 연주회를 진행하면서 중간 중간에 연주곡에 대한 소개와 해설을 곁들여 청중들의 음악에 대한 이해를 돕고 흥미를 이끌어주어 음악회의 수준을 한층 높여 주었다.
김종진 지휘자는 "너무 아름답고 좋은 곳에서 연주를 하게 돼 기쁘다"며 "앞으로 이런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날 공연에는 삼성파크빌아파트와 성신아파트 그리고 인근 마을에 거주하는 주민 등 어른, 아이 1천여 명이 참여해 음악회의 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르게 했다.
연주회를 마련하기 위해 물심양면의 지원과 정성을 아끼지 않은 양산시의회 김일권 의원은 인사말에서 "양산지역 각 아파트마다 주역주민들을 중심으로 소공연 무대가 많이 만들어져 생활 속의 문화공연이 펼쳐져야 한다"며 "우리 아이들이 음악을 통해 정서적 안정 속에 성숙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연장에 딸아이 둘(3살, 1살)을 데리고 참석한 장지영(삼성파크빌 101동)씨는 "너무 좋아요. 이런 기회가 자주 왔으면 좋겠어요" 라며 연주를 듣고 흥에 겨워 몸을 흔드는 딸아이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연신 행복에 겨운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또 김미애(30세, 삼성파크빌 103동)씨는 "너무 좋아 행복합니다. 태교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요"라며 즐거워했다.
가을밤 기분 좋은 바람과 아름다운 밤하늘의 기운이 어우러진 가운데 펼쳐진 이날 음악회는 모차르트의 현악 세레나데인 아이네클라이네 나하트뮤직을 비롯하여 18세기 후반 귀족들의 고상한 오락을 위하여 작곡된 것으로 알려진 디베르티멘토 외 라 트라비아타, 라이너스 담요의 소개, 알바노니 아다지오, 비제의 '카르멘'중 하바네라 등이 연주됐으며, 마지막으로 참가자들 모두 율동과 함께 펼친 '올챙이와 개구리' 코너에서는 꼬마소녀들이 무대에 올라 귀엽고 깜찍한 모습을 보여 줌으로써 모든 관중들의 마음을 한껏 즐겁게 했다.
음악회는 아름다운 오케스트라의 선율 속에 아이들의 재잘대는 소리가 섞여 '클래식음악도 이처럼 즐겁고 유쾌할 수 있구나'라는 것을 보여 주면서, 초가을 밤의 음악향연이 고달픈 삶에 지친 도시인들의 마음에 따뜻한 위로의 선물이 되지 않았나 싶었다.
우리 고유의 명절인 한가위가 다가오면서 더욱 쓸쓸하고 울적한 나날을 보내게 될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해 '양산시 외국인 노동자의 집'이 팔을 걷고 나섰다.
양산시 외국인 노동자의 집은 추석을 앞둔 외국인 근로자 100여명을 대상으로 오는 9월 26일 일요일 10시, 양산시 청소년 수련관에서 한국전통놀이 체험마당을 펼치기로 했다.
이번 행사는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고국과 가족을 떠나 열심히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애환을 풀어주고 타국의 일터에서 이들의 마음이 편안하게 머물 수 있도록 배려해주기 위해 마련한다. 또한 열악한 근무 여건에서도 성실하게 일하여 우리 경제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이들의 땀과 노력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하고, 한국 문화에 대한 바른 이해를 통해 함께 살아가는 이웃으로서의 동질감을 가질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자 하는 뜻이 크다.
코리안 드림의 소원을 담은 장승제와 대동놀이 한마당
이번 행사의 주관을 맡은 양산시 청소년 수련관은 우리의 전통 마을 축제를 모티브로 한 장승제와 대동놀이를 주요 프로그램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참가자들은 축제를 준비하는 '일'의 과정으로 <장승>, <만장기>, <곁줄>을 만들고, <강강술래>, <풍물놀이>, <대동춤>을 배우며, 축제의 본마당으로 들어가기 전에 <장승제 고사상 차리기>, <깃발 꾸미기>, <용줄 놓기>등 '마당 꾸미기'를 마친다.
외국인 노동자들로 구성된 길놀이패가 신명나게 터를 울려 닦으면, 기운이 솟은 기수들의 발걸음이 바빠지고 함성 소리가 높아진다. 미리 파둔 장승 구덩이 앞에 소박하지만 정갈하게 제수를 올린 고사상이 놓이고, 이어 외국어로 이름을 지은 대장군 장승을 나란히 세운다. 다음은 대표로 나선 축관이 모국어로 코리안 드림을 기원하는 장승제문을 낭독한 후 훨훨 소지하여 올린다. 참가자들이 직접 나무를 다듬고, 눈동자를 찍고 이름을 지어 적은 이 장승은 외국인 근로자들의 꿈과 안전을 수호하는 지킴이 역할을 하게 된다.
의식이 끝나면 비로소 본격적인 대동놀이 판이 벌어진다. 힘찬 길굿 장단 소리가 천지를 울리고 리듬에 취한 어깨와 깃발들이 들썩거린다. 힘과 재치를 겨루는 대동놀이 한마당에서 참가자들은 한국인의 역동성이 살아 꿈틀대는 대동신명을 경험하게 된다. 대동놀이 마당은 <응원 놀이>, <대장기 싸움>, <만장기 싸움>, <용줄 놀이>, <강강술래>, <수박치기 대동춤> 등으로 구성된다.
낯선 땅에서 살아가는 소외감을 덜 소통의 자리 될 터
이러한 장승제와 대동놀이는 우리 문화가 가지고 있는 힘과 정신을 전달하고, 한국 사회와 한국 사람을 이해하는 소통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낯선 이국에서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소외감을 한국의 문화를 통해서 극복할 수 있는 소통의 자리를 만들어 줄 것으로도 보인다. 또한 앞으로 열악한 근무 환경에서도 꿈을 잃지 않고 열심히 노력하는 성실한 삶을 격려하고, 이번 계기를 통해서 이들의 코리안 드림을 건강하게 성장할 시킬 수 있는 우리 사회의 따뜻한 배려와 관심이 많아졌으면 하는 것이 행사를 마련하는 사람들의 한결같은 마음이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청소년수련관은 양산시립청소년수련관으로 (사)문화마을 들소리에서 위탁운영하고있으며, 문화단체가 청소년시설을 위탁하고 있는 최초의 수련관이다.
현재 우리민족의 고유정서인 '신명(神明)'을 주제로 삼아 마을대동축체를 청소년 체험교육프로그램으로 만든 '우리놀이 큰배움터'를 운영하여 각급학교의 청소년 수련활동프로그램으로 호응을 받고 있다.
우리 고장 양산의 음악 꿈나무들이 평소 갈고 닦아온 음악적 재능과 기량을 한껏 뽐낼 수 있는 무대가 마련된다.
양산이 낳은 성악가 엄정행 경희대 교수의 근대 가곡 보급에 대한 업적을 기리고 음악인재를 발굴 육성하기 위해 마련되는 이 무대는 올해로 두 번째 갖는 ‘제2회 엄정행 전국학생성악콩쿠르’.
삽량문화제가 열리는 오는 10월 1일과 2일 양산문화예술회관에서 개최될 이 콩쿠르는 양산시가 주최하고 한국음악협회 양산지부(지부장 박우진)가 주관한다.
음협 양산지부가 밝힌 2004 양산삽량문화제 기념 제2회 엄정행 전국학생성악콩쿠르 개최계획에 따르면, 8월 20일부터 9월 25일까지 참가신청을 받는 이번 콩쿠르의 참가자격은 전국 초ㆍ중ㆍ고교생 및 대학생.
대회는 초등저학년(1~3학년)부와 초등고학년(4~6학년)부, 중등부, 고등부, 대학부로 나눠 1일 예선에 이어 2일 본선으로 치러진다.
최고상인 대상 1명에게는 1백만원의 장학금이 주어지는 것을 비롯해 금ㆍ은ㆍ동상과 장려상 등 수상등급에 따라 장학금과 상장, 트로피가 주어진다. 대상과 금상 수상자에게는 고교 및 대학입시 특기자 추천의 특전이 주어지며 송년음악회에서 시립관악단과의 협연기회도 제공된다.
참가를 희망하는 학생은 신청서를 작성, 접수 마감일인 이달 25일까지 양산음협사무실에 접수하면 된다. 신청서는 전국 각 학교와 양산음협사무실에서 배부 중이며, 양산음협 인터넷 홈페이지(www.ysmusic.or.kr)에서 다운받아 사용할 수 있다. 기타 자세한 문의는 양산음협 전화 055-372-4007번.
1달에도 5000명씩 미등록 체류자가 늘어나 2004년 말 그 수가 20만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지난 6월의 법무부 발표를 두고 노동부는 고용허가제로 2달동안 업체 알선이 안돼 자동적으로 미등록체류자가 된 3,520명(4월말기준)을 8월 16일까지 업체변경을 연장하여 구제하겠다고 법석을 떨더니 지난 7월 15일에는 법무부와 노동부 합동으로 불법체류자 고용사업주를 구속 등, 강력하게 처벌하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그러나 정작 우리나라 불법체류자의 비율을 아시아의 어떤 나라보다 높게 만든 기형적인 사업연수생 제도는 그대로 건재할 뿐만 아니라 그동안 미등록체류자의 이탈률이 높아 묶어놓았던 연수생쿼터를 오히려 3,000명이나 확대하고, 해마다 분기별로 나누어 도입하던 연수생을 올해는 고용허가제 도입 시기에 앞서 7~8월에 조기 도입했다.
불법체류자를 양산해 온 문제의 산업연수제도는 그대로 두고 준비 안 된 고용허가제를 실시한다고 졸속행정을 진행하면서 결국 늘어나는 미등록체류자의 문제는 그냥 둔 채, 지난 20년간 인권후진국의 오명을 안겨 준 출입국 강력단속을 또다시 벌이고 이제까지 미온적이어서 문제였다는 잘못된 이데올로기를 유포하여 더 큰 사회적 문제만을 야기하고 있어 이주노동자 관련 상담업무를 수년간 해온 사람으로서는 그저 가슴이 답답할 뿐이다.
미등록 체류자 문제해결의 가장 선차적인 중심 고리는 산업연수제도의 폐지다. 계속해서 이탈할 수밖에 없는 산업연수생들이 연간 6만8천 명씩 들어오고 있다. 엄청난 이권이 남는 연수제도를 유지하기 위해 중소기업협동중앙회는 안간힘을 쓰며 정치권에 로비를 하여 새로운 외국인력도입 제도인 고용허가제와 병행 실시되게 되었으며 이것이 고용허가제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
연수제도의 폐지 없이 미등록체류자수가 늘어나니까 노동부와 법무부의 행정력을 동원하여 업주단속에 매달려 보겠다는 정부방침은 누가 봐도 웃을 일이다.
문제의 근원적 해결 없이 단속을 강행한다면 결국 단속을 피해 숨어버리는 일자리 없는 미등록체류자의 수가 급증할 것이다.
이미 고용허가로 합법화 된 실업상태의 외국인노동자가 늘어나는 조짐은 외국인노동자 상담단체 실무자들이 체감하고 있다.
고용허가제로 합법화된 이주노동자중에서 2004년 4월 30일까지 미취업자가 11,200명이 이르는 상황에서 고용허가제와 산업연수제도로 또 다시 7만9천명의 외국인노동자를 신규도입하려 하고 있다. 이 상태로 가다보면 일자리 없는 외국인노동자수가 늘어나 사회문제가 될 수밖에 없는 미래가 눈앞에 와 있다. 잘못된 정책으로 발생할 사회적 비용에 관한 국민적 합의는 없었다. 정부는 신규연수생 도입과 강제단속정책을 즉각 중단하고 미등록이주노동자의 전면합법화, 그리고 노동허가 입법 추진만이 이주노동자 문제를 푸는 해법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자료제공 - 양신민병철어학원>
<자료제공 - 양산민병철어학원>
범죄인과 특정한 관계에 있는 사람에게 연대책임을 지워 처벌하는 연좌제는 고래로부터 반역죄 등에 적용되어 일가친척을 몰살하기도 하는 등 가혹하게 강해지다가 근대 형법상의 '형사처벌 개별화원칙'에 따라 금지되었는데, 이 고약한 망령이 이 대명천지 밝은 세상에 또 다시 살아나는 듯 해 소름이 끼친다.
최근 교육부에서 수능등급제를 실시한다고 하니, "변별력이 떨어져 특목고나 일부 비평준화 지역, 그리고 강남 명문고의 '우수한' 학생들이 피해를 보기 때문에 내신등급을 학교에 따라 차등 적용하겠다"는 말이 불쑥 튀어나왔다.
고려대 총장의 말씀이다. 이런! 이 나라의 우수한 인재는 특목고나 일부 명문고에 밖엔 없나?
그런 학생들의 피해를 우려해서 가산 점을 주면 다른 학교의 우수한 학생들이 당할 피해는 어쩌라고?
게다가, 그리되면 명문고가 '우수한' 인재를 뽑기 위해 중등 내신도 학교별로 차별화 하려들것이고, 초등학교부터 4당 5락이란 말이 생길 것이다. 맙소사!
이건 분명 신 연좌제다. 선배들의 업적에 의해 특정학교에 다닌다는 이유만으로 가산 점을 받는다는 것은.
더욱 우수하면서도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 특정학교에 진학 못한 학생들도 많을 텐데….
명심하시라 노블리스 오블리제! 많은 걸 누리면 양보도 좀 하시란 말이다. '피해'라고만 생각하지 말고.
뜻풀이 : 인연 緣(연분, 연줄, 좇다), 앉을 坐(죄입다. 연루됨), 억제할 制(억제하다, 금하다, 법도)
수(數)를 나타내는 한자어 六은 낱말에 따라 한글로 적을 때, '륙, 육, 유, 뉴'의 네 가지로 나타난다. 이는 '한자어에서 본음으로도 나고 속음으로도 나는 것은 각각 그 소리에 따라 적는다'란 한글 맞춤법(52항)의 규정에 따라, '오륙십(五六十)'의 '륙'은 본음으로, '오뉴월(五六月'의 '뉴'와 '유월(六月)'의 '유'는 속음으로 쓰인 예다. '육일'과 '육학년'의 경우는 물론 두음법칙에 따라 '육'으로 쓴다.
그런데 단종의 복위를 꾀하다 죽은 '사육신(死六臣)'은 '육'으로 적고, 책의 크기를 말하는 '사륙판(四六版)'은 '륙'으로 적는 까닭은 무엇일까?
이것은 낱말의 구조적 차이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주의를 기울여야 할 점이다.
'사육신'은 여섯 신하란 '육신'에 접두사 성격을 띤 '사'가 붙은, 곧 '사-육신'으로 된 말이기에 <육신>으로 적은 것이다. 마찬가지로 '逆利用'을 '역리용'이 아닌 '역이용'으로, '年利率'을 '연리율'이 아닌 '연이율'로 적어야 한다.
이에 대해 '사륙판(四六版)'은 가로 세로의 길이를 뜻하는 '사륙'에 책을 뜻하는 '판'이 붙어 '사륙-판'이 된 말이어서 '륙'으로 적는데, 이는 대여섯이란 '오륙'에 섬을 뜻하는 '도'가 붙어 이루어진 '五六島'를 '오륙도'로 적는 것도 같은 경우다.
-교열부-
지난 3월1일부터 190일 동안 걷고 걸어 양산시에 들어섰다.
'세상의 평화를 원한다면 내가 먼저 평화가 되자'라는 슬로건을 내건 생명평화탁발순례단은 그동안 4,500리를 걸으며 15,000여명의 사람들을 만났다. 지리산 노고단에서 출발한 순례단은 제주도-부산-거제도-통영-고성-마산-창원-진해-김해-울산을 거쳐 양산에 왔다.
순례단은 도법 스님(단장), 만초 스님(통도사 백운암), 이원규 시인(총괄진행)과 진행을 맡은 권오준(지리산 귀농자), 황인중(지리산 청년), 조선희(녹색대학생) 등 6명으로 구성돼 있다.
190일간 4,500리 길 1,5000명 만나
울산지역을 지나 9월6일 양산에 도착한 순례단은 오후 6시 생명평화탁발순례 양산조직위원회와 함께 터미널 앞에서의 '우리쌀지키기 캠페인'에 참가하면서 본격적인 일정에 들어갔다. 양산조직위는 전교조, 웅상을 사랑하는 모임, 민주노총, 양산여성회, 민주노동당, 공무원노조, 양산시민신문 등 17개 단체로 구성돼 있다.
오후 7시 중앙동사무소 앞 탁노소(구 양산시장 관사)에서 공무원노조의 정성어린 저녁식사를 대접받은 순례단은 양산조직위와의 상견례 겸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는 양산지역의 현안과 순례단의 방문 취지, 천성산 고속철도 관통문제, 양산순례 일정 등에 대해 밤늦게까지 열띤 토론을 벌였다.
순례단은 특히 양산지역 종교계 등의 원로들을 찾아뵐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으며, 보도연맹 희생자들을 위한 합동위령제 등을 제안했다. 과거의 아픈 상처를 유족에게만 전가하지 말고 양산시민 전체가 함께하는 것이 통일의 초석이 될 뿐만이 아니라 양산지역의 생명평화를 위해서도 바람직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양산시청 방문, 창조학교에서 간담회
첫날밤을 탁노소에서 묵은 순례단은 7일 오전 10시 공무원노조 등의 양산조직위와 함께 양산시청을 방문했다. 기자회견을 가진 뒤 곧바로 이정균 부시장을 면담, 순례단의 방문취지를 설명하고 양산지역의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어서 양산시의회를 방문해 김상걸 의장을 만난 순례단은 김 의장으로부터 따뜻한 영접을 받고 탁발순례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들었다. 이어 순례단은 동면으로 이동, 태풍 '송다'의 영향으로 비바람이 몰아치는데도 불구하고 공노조와 웅사모, 부산의 도시속의 작은학교 학생 등 30여명과 함께 순례를 강행했다.
동면-영천-임기(보목공방)-법기(고속철도 공사현장)-덕계로 이어진 순례는 봉우아파트에 도착해 부녀회와 다과를 나누며 간담회를 가졌다. 저녁을 먹고 방과 후 대안학교인 양산시어린이창조학교로 이동한 순례단은 오후 8시 창조학교 교사 및 학부모들과도 화기애애한 간담회를 가졌다. 순례단의 영상물 상영과 도법 스님의 대안교육 이야기 등으로 하루 일정을 마친 순례단은 창조학교에서 잠자리를 탁발했다.
8일 오전 웅사모와 창조학교의 안내로 매곡리-덕계상설시장-장흥마을(무지개폭포)-국민은행(한우리)-덕계사거리-태원 봉우아파트로 이어진 순례는 오후 신명마을-새진흥아파트-삼성아파트-도서관-주진마을-명곡마을회관까지 계속됐다. 봉우아파트부녀회에서 점심을, 주님의 교회에서 저녁식사를 탁발했다.
오후 7시 웅상읍사무소에서 조직위와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도법 스님의 강연 및 간담회가 성황리에 열렸다. 양산지역 순례는 14일까지 이어진다.
한반도 전쟁막기 위해 10만 생명평화 서약자 목표
생명평화탁발순례단은 원칙적으로 얻어먹고, 얻어 자고, 생명평화의 마음까지 탁발한다. 탁발이란 말 그대로 얻는 행위이다. 그러나 탁발은 단순히 얻는 행위만이 아니라 주는 이의 입장에서는 나눔의 실천이요, 얻는 이의 입장에서는 겸손과 감사를 배우는 것이다. 굳이 불교수행의 하나인 탁발의 형식을 빌리는 것도 바로 나눔과 섬김, 모심과 살림의 생명평화의 정신이 바로 이 속에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대립과 투쟁으로 점철된 생명위기와 환경재앙의 시대, 우리시대의 유일한 대안은 생명평화뿐이다. 순례단은 먼저 지역현장의 실상을 이해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과 대화하며, 주요 정책이나 당면 현안에 대해 바람직한 방향과 내용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한다.
생명평화의 문제의식으로 만남, 대화, 소통을 통해 이해와 존중, 배려의 풍토를 가꾸며 너와 나, 남과 여, 단체와 단체, 지역과 지역, 진보와 보수, 남과 북, 민과 관, 인간과 자연 등의 갈등과 대립을 풀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탁발순례단은 3년여 일정으로 전국을 순례하며 10만명 평화결사 서약서를 받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생명평화를 위해 일상적으로 스스로 학습하고 수행하며, 이웃과 더불어 실천하고, 한반도의 전쟁을 막아내기 위해 몸과 마음을 헌신할, 적어도 10만명의 서약자를 모은다면 우리 시대의 화두인 생명평화의 실현이 가능하리라 믿기 때문이다.
순례단은 아침마다 참여자들과 함께 시작명상을 하는데 침묵명상과 생명평화의 경 독송명상을 한 뒤 서로 큰절을 한다. 순례를 마칠 때도 마무리 명상을 하는데 역시 침묵명상에 이어 다함께 '생명평화 서약문'(박스기사 참조)을 합송하며 서로 큰절을 올린다. 생명평화 서약문에는 탁발순례의 목적과 취지가 그대로 드러나 있어 양산시민들에게 그 전문을 소개한다.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며 서서히 이사철로 접어들고 있지만 매매ㆍ전세 시장은 아직 요지부동이라고 한다.
나오는 물건은 꾸준하지만 수요자가 가뭄에 콩 나듯 하여 시세가 예년에 비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한다.
더욱이 1,000여세대의 신도시 주공임대아파트의 입주가 내년 5~6월경에 있을 예정이라 서민들이 움직이지 않고 기다린다는 시각도 있다.
하여튼 올해는 9월이 윤달이라 신혼부부도 좀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니 업주들은 숨이라도 좀 쉬게 되길 기대하고 있다.
<송학섭 기자>
낮에는 공무원으로 공직수행에 온힘을 다 쏟고 밤에는 만학도로 학문연마의 길을 걸은 세 명의 공직자들이 있어 공직사회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이들은 모두 양산시 토목직 6급(계장) 공무원으로 부산대 대학원에서 공학석사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이들 만학의 주인공은 박형곤(43ㆍ도시과 도시개발계), 이강명(44ㆍ도시과 공단조성계), 문영진(43ㆍ물금읍 개발계)계장이다.
박 계장은 '대도시 인접 중소도시의 아파트 분포 및 가격변화에 관한 연구(양산ㆍ김해ㆍ진해시를 중심으로)', 이 계장은 '도시계획시설 분포 및 평가에 관한 연구', 문 계장은 '임대주택 거주자의 주거환경평가에 관한 연구(양산시 임대주택과 분양전환주택간 비교사례)' 논문으로 부산대 환경대학원(도시계획학과)에서 지난달 30일 각각 학위를 받았다. 이들 3명은 공무원 임용 동기이자 친구간으로 지난 2001년 3월 석사과정에 같이 등록해 3년 동안 주경야독으로 만학도의 길을 걸어왔다.
이들은 또 앞으로 학비가 마련되는 대로 동료들과 의논해 박사과정을 밟을 생각을 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학섭 기자>
바르게살기운동 양산시협의회(회장 박철구)는 관내 9개 읍면동의 위원장 및 핵심회원 50여명과 바르게살기운동 김문갑 경상남도 협의회 부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9일 오전 11시 협의회 회의실에서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향후 후반기 행사 일정과 추진상항들을 점검하고 오는 13일에 있을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도덕성회복 강연회' 준비사항을 챙겼다.
후반기 협의회행사는 10월에 있을 삼량문화재 행사기간 중 도우미활동과 홍보 및 바르게살기 이념교육에 따른 연수회, 11월 중에 있을 양산시 소재의 고등학교 강연회 등 다채로운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양산경찰서(서장 최영봉)는 최근 양산시내와 부산등지 아파트, 주택가 우편함 및 도로변에 주차된 차량에 떼돈을 벌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긴 전단을 배포 부당이득을 챙긴 부산 사하구 감천동 김아무개(남ㆍ41)씨와 부산 수영구 광안1동의 또 다른 김아무개(남ㆍ36)씨, 양산 웅상읍 서아무개(남ㆍ72)등 3명을 추적 검거 사기 등의 혐의로 입건 모두 불구속 수사했다.
이들은 일정한 직업이 없거나 회사원으로 일을 하면서 불특정인을 상대로 단시일내에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것처럼 "한 달 만에 5억을 벌수 있습니다"라는 제목으로 미리 정해진 4명의 계좌에 각1만원씩 4만원을 입금하고 동일 내용의 전단에 자신이 입금 받을 계좌번호를 삽입한 전단지 1,500매를 제작 배포하게 되면 결국 한 달 만에 5억원을 벌수 있다 는 내용의 전단을 배포, 이를 보고 입금하는 불특정인으로부터 김씨는 5만원, 또 다른 김씨는 84만원을 통장으로 송금 받는 등 2002년 10월 초순부터 2003년 2월까지 피해자 89명으로부터 89만원 상당을 편취하고, 서씨는 미수에 그친 혐의다.
경찰은 이처럼 경제가 어려운 서민을 상대로 같은 수법으로 금원을 편취하는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인터넷 사이트검색, 신고접수 등 민생경제침해사범 단속 차원에서 지속적인 단속을 병행해 나갈 방침이다.
지난 8일 양산경찰서는 양산시 북정동 소재 북정농협에서 범죄능력 향상을 위한 모의 훈련을 실시하였다.
날로 흉포화 되어가는 강력범죄에 대응키 위해 실시된 이번 훈련에서는, ‘가스총을 소지한 강도 2명이 농협직원과 고객들을 위협, 현금 2,000만원을 강취 한 뒤 미리 준비한 차량으로 도주하는 것’을 검거하기 위하여 관내 수사진을 긴급배치하는 훈련을 실시하였으며, 이날 범인은 추격하는 형사기동차량과 지구대 직원에 의해 동면 사송 주유소에서 검거되는 것으로 상황종료 되었다.
양산경찰서는 훈련 과정에서 도출된 문제점은 반복 훈련을 실시하여 실제상황에서는 신속한 범인검거를 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밝혔다.
학년 초 담임 배정을 받고 보니, 여학생 반이었다. 설레임과 당황스러움이 교차한다. 설레는 마음이 들었던 건 순전히 사범대 다니던 시절 그려보았던 여고 담임의 꿈을 이제 이루었다는 낭만적 생각 때문이었다. 그러나 여학생을 잘 모르기에 당황스러움이 더했다.
집에 가서 아내에게 여학생 반을 맡게 되었다고 하니, 아내는 걱정을 먼저 하는 것이다. 힘든 일 년을 보낼 것 같다고 하면서 여학생들이라고 예쁘고 귀엽게만 생각하지 말고, 여성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엄격하게 가르치라고 충고도 해 주었다.
아무튼 학기가 시작되고 보니 나는 햇병아리 교사가 되어 있었다. 7년간 남학생들에게 익숙해 있던 내가 부딪치는 난감한 문제는 많았다. 일단 말을 조심해서 하고 꾸중을 할 때도 고함지르지 않고 부드럽게 타이르려고 애를 썼다. 반에 들어갈 때도 아내의 충고를 받아들여 '헛기침'을 하거나 '노크'를 하였고, 남선생인 내 앞에서 거리낌 없이 옷을 갈아입는 아이들을 야단칠 때는 '어른 앞에서는 옷을 함부로 갈아입는 게 아니다'라고 할 정도였다. 그리고 학교 규정에 긴 머리를 할 경우 단정하게 묶는다는 규정을 지키도록 하기 위해 머리끈을 사서 하나씩 선물해서 아이들의 환심을 사 어느 정도 교감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할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금남의 구역에선 어쩔 수 없음을 곧 알게 되었다. 어느 날, 우리 반 아이 하나가 교무실로 들어와서는 나에게 눈길도 한 번 주지 않고 여선생님에게 달려가더니 귓속말로 뭐라고 한 뒤 약을 받아간다. 좀 섭섭한 생각도 들고 해서 무슨 약이냐고 물었더니 얼굴만 빨개가지고 달아나 버렸다. 아이가 나간 뒤, 그 여선생님께 여쭤보니 생리통이 심해서 진통제를 받아갔다는 것이다. 그 말을 듣고 보니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이 일이 있고 난 뒤, 조회시간에 이렇게 선언해 버렸다.
"앞으로 생리통이 심한 사람들은 '그 날이에요'라고 한 마디만 해라. 그러면 자율학습을 하지 않고 쉬도록 해주겠다."
이후 아이들은 생리가 시작되는 첫날 당당하게 '그 날이에요'라고 말하고 가게 되었다. 처음 이런 결정을 했을 때 '악용하면 어쩌지?' 하는 걱정도 했지만 아이들을 믿기에 가능한 일이라는 생각을 했다.
얼마 전, 학교 현장의 여선생님들이 중심이 되어 "여성 직장인 및 공무원에게 보건휴가를 인정하는 것처럼 생리로 인한 결석, 조퇴, 지각, 결과에 대해 생활기록부상의 불이익이 없도록 공결로 인정할 것"을 교육부에 요구한 적이 있다. 이에 교육부는 공평성에 있어서 문제가 있고, 또 학생들이 악용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불가하다는 답변을 했던 것이 기억난다.
이런 여선생님들의 주장이 너무 과격하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수업 도중 너무 아파서 울음을 삼키며 참고 또 참는, 누가 왜 그러냐고 물으면 속 시원하게 말할 수 없는 아픔을 한 달에 한 번씩 앓아야 하는 아이들을 바라보고서는 더 이상 여선생님들의 주장이 과격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남녀의 차이를 인정하고 그것을 배려해주는 진정한 노력은 어떠한 것이어야 하는가를 어른들은 깊이 생각해야 한다는 것을 아이들을 바라보며 자꾸만 하게 된다.
지난 9월 1일부터 4일까지 양산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27회 회장기배 전국대학연맹태권도대회'가 열전 나흘간의 경기를 치르고 4일 폐막됐다.
한국대학태권도연맹에서 주관한 이번대회는 전국의 43개 대학에서 531명의 선수들이 참가한 전국대회로 남ㆍ여 토너먼트식 진행으로 개인전 및 단체전으로 기량을 펼쳤다.
전국대회를 유치해 원활한 행사진행으로 성공적으로 치른 이번 행사를 통해 양산시는 지역경제의 활성화, 태권도 발전으로 인한 체육발전과 지역홍보 그리고 선수 상호간의 친선과 화합을 도모하는 등 시민들에게 지역에 대한 애향심과 자긍심을 심어주는 계기가 되었다.
이번 대회에서는 남ㆍ여 각 3조로 나뉘어 조별 핀급, 플라이급, 밴텀급, 페더급, 라이트급, 웰터급, 미들급, 헤비급의 체급별 경기가 치러져 열띤 경쟁을 펼쳤다.
4일 가진 시상식에서 용인대학교 이우리나라 선수가 남자부1조 핀급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것을 비롯해 모두 48명의 선수들이 메달을 획득했다.
관내 대학으로 출전한 영산대 생활스포츠학과는 모두 13명의 선수가 출전하여 남자부 헤비급 김민수 선수와 여자부1조 핀급 최수영 선수가 은메달을, 남자부1조 웰터급 금시환 선수와 여자부 라이트급 김미래 선수가 각각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구 지하철 참사, 북한 룡천역 폭발 사고, 아프가니스탄 난민구호 등, 일이 있을 때마다 학생들이 자치적으로 모금 활동을 해오던 웅상읍 효암고등학교가 몇 달 째 소아암을 앓고 있는 어린 생명들 돕기에 나서고 있다.
효암고 학생회는 올해 학생회 활동을 계획하면서 전 사회적으로 관심이 있는 사건에만 모금 활동을 할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 주변에서 일상적으로 도움을 주는 활동을 해보자고 결정하였다. 그러던 중 지난 5월 말, 쌍둥이 자매 김혜진ㆍ혜령이의 사연을 '소아암병동어머니회'를 통해 알게 되었다.
태어난 지 3개월밖에 안된 혜진이와 혜령이는 둘 다 급성골수백혈병에 걸려 당시 부산대학병원에서 투병 중이었다. 이들의 '쌍둥맘' 김정옥씨는 어린 생명들을 부둥켜안고 하루하루 힘겨운 간병을 하고 있었다.
효암고 학생회는 이들 쌍둥이의 딱한 사정을 듣자마자 쌍둥이를 도울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나갔다. 쌍둥맘의 절친한 선배이자 미니홈피 관리자인 윤선미씨와 연락을 취하는 한편(쌍둥이 사진과 그들의 이야기를 남긴 미니홈피 : www.cyworld.com/been3), 많은 사람들에게 이 상황을 알리는 일을 시작했다. 교내 곳곳에 쌍둥이 이야기를 알리는 대자보를 붙이고 교내 속보 신문을 만들었다. 또 다른 학교의 홈페이지에도 상황을 알려 함께 도울 것을 호소했다. 소식을 전해들은 보광고등학교에서도 급히 '헌혈카드 모으기 운동'을 벌여 단번에 50장을 모아 전달해왔다.
다음 단계로 학생회는 둘이나 되는 아기들의 병원비를 걱정하며 모금활동을 펼쳐나갔다. 장기간 입원을 하는 동안 쌓이는 병원비를 감당 못해 임시퇴원을 했다가는 또 다시 입원하기를 반복하는 모습이 안타까웠기 때문이다.
6월 말부터 7월 초까지 대자보를 붙이고 아침마다 교문 앞에서 성금모금 활동을 하는 한편, 토요일 아침시간에는 각 반을 돌며 성금을 모았다. 또 교내 모금활동 외에도 서창ㆍ덕계시장에서 교외홍보를 하며 모금 운동도 펼쳐 총 100만 원 가량의 성금을 모았다. 학생회는 지난달 13일 성금과 함께 애기 옷, 장난감, 보행기, CD 플레이어 등을 전달했다. CD 플레이어는 쌍둥이들이 병원에서 동요를 들을 수 있도록 한 배려였다.
교내에서도 헌혈카드 모으기를 하여 다른 학교에서 모은 것과 함께 100장을 우선 전달하였고 이후에도 운동을 계속해 지금까지 80장을 더 모아둔 상태다. 헌혈카드를 선뜻 내놓은 2학년 2반 안정민 학우는 "내 생의 첫 번째 헌혈카드가 혜진이 혜령이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더욱 값지게 느껴졌다"고 밝히기도 했다.
학생회는 성금 활동, 헌혈카드를 모으는 활동을 하면서 전교생들이 쉽게 참여하고 우리의 마음도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종이학 접기 운동도 벌였다.
전교생이 곱게 접은 천 마리 학의 날개에는 조그마한 글씨로 '혜진아 혜령아 사랑해' '빨리 나아' 등의 격려 메시지를 썼다. 또 미니홈피의 쌍둥이 사진 밑에는 희망의 리플과 방명록에 글을 남기기도 했다.
그렇게 작은 정성을 보내면서 학생회는 5월 말부터 9월 초 현재까지 병원에 5~6회 정도 위문 방문을 해오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지난 7월 12일. 태어난 지 정확히 5개월 째 되는 날. 동생 혜령이가 하늘나라로 떠나고 말았다는 전화를 받았다. 장례식에는 학생회 임원들과 학우들이 참석해 슬픔을 함께 나눴다.
효암고등학교 학생회의 '아기 천사 돕기' 활동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지난 9월 2일에는 회의를 통해 2학기 쌍둥이 돕기 프로그램을 확정했다. 우선은 전교생이
또 성금모금운동과 헌혈카드 모으기는 1학기 때와 마찬가지로 혜진이가 완쾌할 때까지 계속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학생회장 김정성 학우는 "3년 전 우리 선배들이 학생회 차원에서 자발적으로 백혈병에 걸린 친구를 위해 모금 운동을 한 적이 있다. 그 때는 선배가 완쾌할 때까지는 성금활동을 못했지만 혜진이 만큼은 꼭 완쾌할 때까지 도울 것"이라며 아직도 많은 도움이 필요한 혜진이에게 사랑의 손길을 보내 줄 것을 요청했다.
박수정 학생기자 / 효암고
2. 첫째 : 학교, 마을 하늘에 쏘다!
첫 번째 단계로 학교를 지역사회에 알리는 것이 시작되었습니다. 학교 인근의 빵집과 꽃집, 파출소, 한의원, 치과의원, 편의점, 호프집, 분식점, 문방구, 교회, 지역 복지관 등에 학교를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학교를 지역사회에 알리는 것은 일차적으로 먼저 교사에 의해 이루어졌습니다. 이 가정에서부터 교사들의 인식변화가 필요했었습니다. 우리는 한번도 학교가 손을 내밀어 지역사회에 비권위적 접근을 경험한 적이 없었습니다. 우선적으로 교사들이 지역사회에 참여하는 문화에 대한 저항감이 낮아야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현재 본 학교에서도 지역사회 접근에 대한 교사들의 개인별 차이는 있습니다. 더군다나 한국에서는 주민들에게 사설학원보다 작은 학교라는 것이 선뜻 이해되지 않았고, 자유분방한 교사의 분위기와 함께 다니는 학생들의 태도와 복장 등이 자칫 거부감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에 교사들의 준비와 확신이 더 필요한 것은 틀림없습니다.
저희들은 다양한 지역사회의 구성원들과 교류하고 소통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기관, 점포 및 가게, 시설들과의 접촉이 필요했으며 일단 한 건물 내 입주한 기관 그리고 학생, 교사들이 자주 이용하는 기관이나 시설의 도움이 필요했습니다. 물건을 사기도 하고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면서 소개를 하기도 했습니다. 적어도 100개의 점포나 시설을 접촉해서 100명의 학교 이웃이 생겨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학교를 지역사회의 하늘에 쏘아 올리게 되었습니다.
※ 양산지역에 처음으로 양산대안교육연구모임이 결성되었습니다.
지난 5월 20일, 27일, 6월 3일 실시한 '대안교육강좌' 강의 원문을 시리즈로 연재합니다.
중앙동 새마을협의회 및 부녀회 회원 30여명이 독거노인, 생활보호대상자, 모자세대 등 세 가정을 방문하여 도배 및 집수리 봉사활동에 참여해 주위 사람들의 칭송을 받았다.
이들은 6일 하루 동안 북부동에서 정신지체장애인인 딸과 함께 거주하고 있는 정경자(70)씨, 다방동에서 노모와 단둘이 거주하는 위일환(49ㆍ지체장애1급)씨, 북부동에서 두 자녀와 함께 거주하는 배영순(49세)씨 등을 찾아 아침부터 저녁까지 도배 봉사에 비지땀을 흘렸다.
정경자(북부동)씨는 "정신이 온전치 못한 딸과 함께 어렵게 살고 있는데 이렇게 도배를 해주니 너무 고맙고 좋다"며 고마움과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봉사활동에 참여한 한 회원은 "도배 봉사에 참여하고 보니 주위에 환경이 너무 열악하고 어려운 이웃이 많은 것 같다"며 "몸은 조금 힘들지만 보람과 감사하는 마음이 생긴다"고 말했다.
중앙동 새마을협의회 정인득 회장은 "교통봉사, 자연보호, 거리질서캠페인 등 자주 봉사활동에 참여하지만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세상이기에 힘들지 않다"고 했다.
이날 도배 봉사활동은 중앙동 새마을지도자협의회원인 민경식(북부동 하나종합인테리어)씨가 후원했으며 새마을협의회 자체기금으로 충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