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는 외국어고등학교, 보통 외고라고 부르는 특수목적고등학교다. 집 근처에서 모집하고 집에서 다닐 수 있는 다른 고등학교들과는 달리 전국에서 학생들이 오기 때문에 전원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제 기숙사 생활도 1년 반 남짓. 중학교 때 친구들이 가끔 전화해서 주말에 놀자고 할 때마다, 나는 이번에 기숙사에서 잔류하기 때문에 못 간다고 말하면 아이들은 ‘잔류’라는 생소한 단어 때문에 한 번 놀라고, ‘기숙사’라는 동경의 대상(?) 때문에 또 한 번 놀란다. 그리고 좋겠다고 한다. 친구들하고 같이 자니까 좋겠다고. 중학교 때 어쩌다 친구들이 자기 집에서 자고 가라고 하면 부모님께 전화만 해도 수십 통을 해 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자는 잠자리를 옮겨선 안 된다는 마지막 공격에 좌절한 것이 몇 번이던가. 어쩌다 학교에서 여행을 가게 돼서 친구들과 적으면 서넛, 많으면 열댓 명 남짓하게 같이 잠들게 되면 밤새도록 킬킬대며 떠들고, 놀고. 따지고 보면 매일 학교에서 보던 아이들인데 그땐 뭐 그리 할 말이 많던지…….
기숙사에 처음 들어올 때. 혼자 살아본 적이 없어서 뭘 들고 와야 하는지, 혼자 사는데 뭐가 필요한지도 제대로 몰랐다. 등에 진 가방에는 참고서가 가득했고, 외국에 나갈 때나 쓰는 줄 알았던 바퀴 달린 여행가방에는 옷가지 몇 개가 들어있을 뿐이었다. 방에 들어와서 같은 방에 사는 아이들을 만나고, 짐을 풀기도 전에 방이 더럽다며 수다 떨면서 청소했다. 비질 하고, 걸레로 닦고. 집에 있을 때는 청소기를 쓰니까 손도 대지 않던 빗자루에 친구들의 허둥거림 때문에 미안해서라도 손이 갔다. 처음 보는 아이들인데 왜 그렇게 정이 가던가. 수줍은 듯 웃고 있는, 나와는 다른 곳에서 살다 온 아이. 기숙사라는게 이런 거구나 싶었다.
기숙사에 있으면 서러울 때도 있다. 가끔 아프기라도 하면 눈물이 난다. 손수 하는 빨래에 눈물이 난다. 처음 왔을 때는 부모님 생각에 달만 봐도 눈물이 난다. 먹고 싶은 게 있는 데 그게 특별한 거면 또 눈물이 난다. 하고 싶은 컴퓨터도 못하고, 보고 싶은 드라마도 못 본다.
하지만 그것보다 좋은 점이 더 많다. 우리 학교는 보통 3명에서 4명 정도가 한 방을 쓰는데, 밤에 누워서 눈을 감고 있으면 누군가 한 마디를 하게 되고 그러면 보통 줄줄이 한시간 정도는 이야기하게 된다. 누가 생일이라고 하면 애들끼리 몇 백원씩 모아서 매점에서 과자를 잔뜩 사서 챙겨주기도 하고 - 아무도 안 챙겨준다. 우리끼리 챙겨야지. -, 누가 아프다고 하면 같은 방 아이들이 온 사방에 약 구하러 돌아다닌다. 가끔 부모님들이 맛있는 걸 챙겨 오시면 친구들을 불러 모아서 해치우기도 한다. 다른 학교 아이들은 아침마다 콩나물시루 같은 버스나 지하철에서 샌드위치가 되지만 우리 학교는 2분이면 교실이다. 그 시간 그대로 공부하는 데 쓸 수 있다. 눈 뜰 때부터 눈감을 때까지 보다 보니 친구보다 가족 같다. 밥도 꼬박꼬박 챙겨먹는다. TV에서도 아침밥 먹자고 소리치는데, 우리는 삼시세끼 제때 챙겨먹으니 그것보다 좋은 보약이 없다.
보통은 대학을 가서야 부모님에게서 독립한다. 대학이 가까우면 대학을 다니면서도 부모님 품속에 있는 경우도 있다. 어쩌면 우리는 부모님에게서 3년 먼저 독립해서 홀로서기를 배우는 걸지도 모른다. 3년 이른 홀로서기.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겠지만, 결국 홀로서야 한다면 조금 일찍 그것을 배우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2학년 전소영 학생기자
우리 학교는 외국어에 재능을 가진 학생을 조기에 발굴하여, 국제화 정보화 시대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21C의 중견 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전교생이 기숙사 생활을 통하여 상호 양보하고 협력하는 능동적인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학생 스스로 체득하게 함으로써 민주시민으로서의 자질을 함양하고자 1988년 설립된 특수 목적고등학교로서 올해 제 14회 졸업생을 배출하였습니다(졸업생 누계:3421명)
우리 학교에서는 올바른 정신 위에 올바른 행동과 진취적인 기상이 나온다고 확신하고 학생들의 인성교육을 위하여 한 학기에 3번 효경의 날 편지 쓰기, 명사초빙 강연, 학부모님의 자원상담 활동 강화, 지역별 선후배간 동문의 날 행사, 학예 활동과 특기 적성교육의 강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학생들의 올바른 인성 교육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오늘날 강조되고 있는 외국어 수업의 효율화를 위하여 원어민 회화수업을 실시하고 있으며 정규수업 시간에 토익수업을 실시하고, 각종 외국어 연극 서클 및 동호회 활동을 권장, 활성화하여 국제화 시대에 능동적으로 적응할 수 있는 21C 인재 양성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학교는 전국에서 몇 안되는 전교생 기숙사 학교로서 700명이 전원 4인 1실의 기숙사 생활을 통해서 자칫 나약해 지기 쉬운 오늘날 청소년들에게 규칙과 인내심, 그리고 남을 배려하는 협동심을 길러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방식을 익혀가고 있습니다
또한 60여명의 교직원과 750여명의 학생이 한가족처럼 지내며, 요즘 사회에서 이야기하는 학원 폭력은 전무한 상태이며, 졸업 후 스승의 날이나 우리 학교의 축제인 아당 학예전, 후배들이 수능을 치루는 날에는 서울 등 전국에서 졸업생들이 100여 명이 방문하여 은혜에 감사하고 후배들을 격려하는 아름다운 전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학교는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공부하기에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주변에는 오락실이나 유흥업소 등 각종 유해 환경들이 없고, 4만5천여 평의 4계절 꽃이 피는 자연 속의 캠퍼스와 1만2천여권의 장서와 냉난방이 완비된 도서관, 실외 수영장, 밤 늦게까지 공부할 수 있는 냉난방과 독서대가 완비된 기숙사별 자습실이 있어 공부하기에는 최상의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경남외고의 60여 교직원과 750여 재학생 그리고 3천여 명의 동문들은,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이 전국에서 제일 잘 갖춰진 학교, 올바른 인성을 길러주는 학교, 진취적인 기상과 미래에 대한 꿈을 키워나가는 학교로 만들어 21C 국제화 시대에 꼭 필요한 인재를 키워내는 전국의 명문 고등학교로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40대 이상의 연령층이라면 70년대 중반 잠시 학생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던 '도시락다시다'를 기억할 것이다. 특별한 도시락 반찬 없이도 밥에 뿌려 바로 비벼 먹게끔 만들었던 '도시락다시다'는 학생들의 인기에고 불구하고 광고시장에서 퇴출되었다. 라면 스프처럼 화학조미료로 만든 이 제품이 건강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가 낮은 시기임에도 퇴출된 것은 성장기 어린이나 학생들에게 치명적인 영양결핍을 초래했기 때문이다.
최근 패스트푸드형 인스턴트식품에 입맛이 길들여진 성장기 아이들의 영양 불균형은 걱정을 넘어 심각한 수준이다.
그런데 이사람, 주식회사 에이뷰의 김영구 사장!
15년 전 농산물의 홍수 출하를 막아 농민들의 수익을 보장해주기 위해 시작한 농산물 저온 창고업을 시작으로 농산물 1차 가공 사업까지 승승장구해 왔으나 몇 년 전부터 미래 산업은 고품질의 먹거리에 있다는 생각으로 작년부터 국내 유일의 뿌려먹고 비벼먹는 '파워 뿌비'를 개발 현재 출시 중이다.
천연의 식품들을 드럼건조 방식을 통해 영양소와 맛, 향기 등의 파괴 없이 갖가지 영양소를 충분히 제공해 주는 식사대용식을 개발한 에이뷰의 김영구 사장은 양산을 떠나 외지에서 한번도 살아본 적이 없는 순수 양산토종이다.
양산 농ㆍ특산품으로 지정된 에비뷰의 제품들은 김사장의 혼이 담긴 제품들이다.
농산물 1차 가공사업에서 지금의 고부가가치의 건강식품을 개발하게 된 동기를 묻자 김사장은 이렇게 말한다. "현재도 그렇지만 미래에는 첨단의 먹거리 산업이 각광을 받을 것이라 예측했습니다. 어린시절 먹던 '도시락 다시다'같은 조악한 조미식품이 아니라 발효식품공학을 이용해 천연의 영양이 그대로 살아있고 먹기 간편한 식품을 개발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천연 대용식인 '모닝푸드'와 아이들에게 인기 있는 '파워뿌비'를 개발하게 되었고, 여성들을 위해 천연 팩인 '도담소'를 출시하게 되었습니다."
아침을 먹기 힘든 직장인들을 위해 개발했다는 '모닝푸드'는 맛없는 생식의 단점들을 보강해 과일과 채소의 영양성분이 그대로 살아있고 맛이 좋다는 것이 장점이다.
아이들을 위해 만든 '파워뿌비'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밥에 뿌려 바로 비벼먹게 개발했다.
성장기 아이들에게 필요한 영양소를 골고루 갖추고 있으면서도 간편하게 먹을 수 있어 아이들에게 인기가 대단하단다.
1차 가공식품에서 첨단 바이오 식품의 개발까지 먹거리에 대한 김영구 사장의 연구욕심은 대단하다.
작년 동아대와 산ㆍ학연 컨소시엄으로 발효공학 쪽으로 연구 과제를 선택해 지금까지 연구와 개발에 전력을 쏟는 한편 에이뷰 발효공학 연구소를 설립.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고 한 직원이 귀띔해 준다.
요즘 김 사장은 분주하다. 현재 주남리 쪽에 최첨단 공장을 짓고 있는 중이다. 올 10월쯤 공장이전이 완료되면 연 매출 100억 원대는 무난하리라고 예상하고 있다.
식품에 대한 공부는 어떻게 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 발효식품이 우리사회의 주목을 받을 것을 예측했고, 지난 15년 동안 식품에 관한 연구논문과 자료를 바탕으로 체화시켜 나왔다"며 "지금은 '에이뷰 발효공학 연구소'내의 박사와 연구원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연구하고 있고 그들의 연구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산 토박이로서 양산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김 사장은 현재 양산시 배드민턴 협회장을 맡고 있다. 기업의 이익금을 사회에 환원하는 데 인색하지 않겠다는 그의 포부 속에 생활체육뿐만 아니라 엘리트 선수 육성에도 관심이 많다. 웅상 지역 교육에 오랜 기간 기여해온 김영구 사장이 양산시의 체육발전에도 한몫을 하리라 본다.
양산시 농ㆍ특산품으로 지정된 에이뷰의 제품들이 아직은 탄탄한 유통망을 갖추지는 못했지만 뛰어난 제품의 질을 바탕으로 양산을 대표하는 가공식품으로 우뚝 설 날도 멀지 않았음을 확신 하면서 올 10월쯤 완공되는 최첨단 시설의 공장에서 수많은 신제품들이 쏟아져 나오기를 기대한다.
'웅사모'란 '웅상을 사랑하는 모임'의 줄인 말이다.
2003년 11월에 모임을 결성했지만, 그 이전 2년여 동안 웅상지역의 청년회와 부녀회 회원들이 연대모임을 가지면서 서로 마음과 뜻을 모아왔다.
이렇듯 '웅사모'는 어느 날 갑자기 태어난 것이 아니라 뜻있는 지역 주민들 사이에 2년에 걸친 '만남'과 '설렘', 그리고 '손잡음'의 과정이 흘렀던 것이다.
"아직은 회원 50명의 작은 모임이지만, 이녁들 몸 부쳐 사는 지역에 대한 사랑으로 뭉친 모임이라 회원들 간의 정분이 각별합니다."
본디 양산토박이는 아니지만 양산살이가 어느새 17년이나 된다는 이 모임 김판조 회장의 말이다. 눈매가 서글서글한 김 회장은 그동안 청년회 활동을 하면서, 지역의 크고 작은 모임들이 저마다 제 방식의 지역사랑 운동을 하는 것을 보고 흩어져 있는 힘을 하나로 모아 결집하는 것이 효율적인 지역운동이 될 것 같아 '웅사모'를 결성했다며 저간의 사정을 설명한다.
"웅상지역 주민들의 힘과 지혜를 모아 웅상의 문화를 꽃피우고 지역봉사활동을 활성화시킴으로써 지역발전에 이바지하려고 합니다."
지역 부녀회 활동을 통해 웅상사랑을 불태워 왔다는 박희영 부회장이 한마디 거든다. "가장 아름다운 것은 더불어 사는 삶 속에서 희망과 소망을 나누어 주는 일"이라고 말하는 박 부회장의 낯빛이 참으로 밝다.
우선은 주로 봉사활동에 치중하고 있는 '웅사모'는 소년ㆍ소녀 가장이나 독거노인, 외국인노동자, 생계의 위협을 받고 있는 불우 이웃을 찾아서 돕고 있다고.
지난해 12월에 김장 1,300포기를 담아 나누었을 때는 힘도 많이 들었지만, 그만큼 보람도 컸단다.
지역의 외로운 노인들이 모여 사는 S복지홈에 매월 정기적으로 찾아가 노인들에게 목욕봉사를 하는 데서 회원들이 가장 큰 기쁨을 얻는단다.
"시설 좋고 많이 알려진 곳 보다는,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나, 비인가시설을 찾고 있습니다. 잘 알려진 큰 시설은 굳이 우리가 가지 않더라도 찾아가는 사람이나 단체가 많지만, 비인가시설은 사람들의 손이 미쳐 미치지 않는 곳이니까요." 박 부회장의 말을 들으니 '웅사모'가 참봉사의 맛을 아는 사람들의 모임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지역문화행사의 일환으로 어린이날 행사와 가정의 달 행사에도 적극적으로 동참한 이들은 청소년을 위한 문화프로그램을 개발해 청소년의 정서함양에 이바지하려고 한다.
"문제는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을 찾는 것입니다. 지역에 도움이 필요한 곳이 어디 있는지, 누가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그러면서 김 회장은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을 알고 있는 분들이 정보를 제공해 주면 언제 어느 때든지 즉각 달려가겠단다.
그밖에도 십시일반 후원을 해주실 분들의 도움도 기다린다고. 힘자라는 대로의 현금후원이나 간식거리, 기저귀, 세제 등 무엇이든 고맙게 받아 유용하게 쓰겠단다.
지역의 빵집이나 뷔페식당, 또는 할인마트 등, 날수를 넘기면 버려야 할 식품이 있는 곳에서 연락만 주면 재빨리 달려가겠다는 박 부 회장은 이런 연결활동이 정착되면 "푸드뱅크"를 운영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연락처 ☎364-0641, 휴대전화:011-553-2151 김판조>
계절은 바야흐로 여름의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는 때, 때마침 한국관광공사가 '7월의 가볼만한 곳'으로 추천한 계곡과 섬들 네 곳 가운데 우리 고장 '천성산 내원계곡'이 선정돼, 올 여름 피서객들의 눈길을 끌게 됐다.
공연히 돈들이고 품들여 고을 밖으로 나갈 것 없이 올 여름은 천성산 내원계곡에서 땀을 식혀 볼 일이다. 더불어 양산 밖 친구나 친지들에게 천성산 내원계곡을 알리는 홍보대사가 돼 보는 것은 어떨까?
짙은 녹음-옥류수 어우러져 '비경' - 제2 금강산이라 불려
굳이 양산사람이 아니라도 명산대천(名山大川)을 두루 잘 아는 이들에게 천성산 내원계곡의 비경은 이미 낯익은 곳이다. 수많은 능선과 골짜기마다 화려하고 빼어난 풍광을 뽐내는 천성산의 절경 중 내원계곡은 단연 압권. 오죽하면 '제2 금강산'이라 불렀을까?
깎아지른 바위절벽 사이 깊숙이 팬 협곡이며, 폭포수, 잔잔한 암반의 계류 등이 이어지면서 자연미를 한껏 발산해낸다. 이중에서도 가장 수려한 계곡미를 내비치는 곳이 '옥류교'라 불리는 다리 아래 와폭지대. 금강산 옥류동 계곡 일부를 떼어온 듯, 짙은 녹음과 암반계류에 투명한 옥류수가 어우러져 신비경을 자아낸다. 계속 이어지는 물길을 거슬러 오르면 고찰 내원사 기슭에 이르게 된다. 이 승경은 내원계곡의 이름을 낳게 한 사찰로 옛 신라 선덕여왕대의 고승 원효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천성상 북서릉 너머 북쪽 골짜기 산하동 계곡으로 가는 하산 길은 조금 길지만 호젓하고 그윽한 암반계류와 골짜기 틈틈이 자리한 안적암, 노전암, 성불암 등의 비경들을 감상할 수 있다. 내친 김에 널따란 화엄벌 초원마루를 섭렵하고자 한다면 정상 남릉길을 따라 계속 산행을 이어가도 좋다. 어림잡아 20만평이 넘는 광활한 고산평원에 특이하게도 늪지가 형성돼 색다른 산행을 경험할 수 있다. 하북면 용연리 주차장에서부터 내원사까지 약 4 구간이 절경인데, 비록 잘 닦인 찻길이 계곡풍광을 끼고 내원사까지 나 있긴 해도, 정취에 흠뻑 취하려면 아무래도 호젓이 걸으면서 아름다운 풍광을 즐기는 것이 좋을 듯 하다.
<편집부>
중부동 신도시 도로의 지반침하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태풍 ‘민들레’가 지나간 후 신도시 곳곳에 웅덩이가 생기거나 1m이상 움푹 패인 곳이 있어 보행자나 운전자를 불안케 하고 있다.
지난 5월 양산시에서는 신도시 구간의 침하방지를 위해 토지공사측과 대책회의를 열기도 했으나 아직 명확한 대책이 없는 형편이다.
신도시 주민들은 전문기관에 용역을 줘 항구적인 대책을 세워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람보'라는 영화가 생각난다.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으로 적진을 누비며 적을 섬멸하는 가공할 인간병기 '람보'. 적에게 억류된 미군을 구출하는 영웅적인 줄거리의 영화였다.
람보의 적들은 추풍낙엽처럼, 하찮은 미물처럼 죽고 터지고 폭파당한다. 그리고 영화는 끝난다. 강한 나라 미국, 화려한 병기와 전쟁기술을 자랑하는 영화였다. 그러나 이 영화가 만들어진 배경은 70년대 베트남에서의 미군의 패배와 국민적 좌절에 대한 정치적 보상의 영화였다.
건국이후 하루도 전쟁을 치르지 않은 날이 없었고 패배한 경험이 없는 무서운 나라 미국이 베트남이라는 조그만 동양의 소국에게 엄청난 물량과 인명을 쏟아 부었지만, 결국 패퇴하는 역사적 울분으로 그들의 세계전략은 더욱 호전적인 국가가 된다. 분쟁지역을 누비며 군산복합체제의 공고화를 도모하고, 세계자본시장을 독점하는 세계전략은 결국 탈냉전의 구조를 이끌고, 세계경찰국가임을 자타가 공인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9. 11 테러는 전 세계의 모든 정보력을 갖추고 공격력과 방어력이 우수한 유닛을 보유한 강한 미국의 자존심을 여지없이 꺾어 버렸다. 자신의 신념과 조국이 지고지순의 선을 행한다고 믿고 있던 미국이라는 나라에 엄청난 상처를 안겨준 사건이다. 이 엄청난 비극은 범국민적인 울분을 토해냈고, 그 상처받은 자존심과 국민적 울분의 근본적인 치유보다는 연약한 지지기반을 둔 부시행정부의 정치적 실리를 위한 공격신호가 돼 버렸다.
'빈 라덴'이라는 테러리스트와 아프카니스탄을 초토화시키고, '악의 축' 발언에 이은 대량살상무기보유와 알카에다와 연계한 후세인 정부와의 전쟁을 도발함으로써 그 강한 미국의 힘을 온 만방에 포효했다. 유엔은 안중에도 없고 상호호혜의 외교관행은 깨어졌다. 힘센 놈이 '장땡'이되는 국제사회의 정글화를 만들고 말았다. 오만한 경찰국가와 신자유주의적 세계경영의 네오콘적 전략이 항구적인 미국의 국익임을 과신하게 되고, 그 같은 국익의 수단화가 된 침략전쟁과 폭력이 정당화되는 최면에 스스로 빨려들었다.
부시대통령과 그 일급참모들은 그 최면을 거는 주술사임이 드러났다. 대 이라크전쟁의 명분이었던 대량살상무기와 이라크와 알카에다와의 연계는 미의회공식보고서에서 거짓임이 판명되었고, 아브 그라이브 교도소에서 확인시켜준 비열한 전쟁이다. 미국지상주의에 편성한 왜곡된 기독교우월주의가 세계문명의 발상지이자 평화사랑의 이슬람문화권에 대한 파괴공작행위인 것이다. 자유평등에 기초한 민주주의와 평화사랑의 인류적 양심에 스스로를 부정하고 정면도전한 반인륜적 테러를 자행한 것이다.
그러나 참으로 안타깝게도 이러한 파멸의 주술은 우리나라의 현 정부에게 걸려져있다. 즉 '폭력의 정당화'라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노무현정부와 국회는 부시의 주술에 말려든 것이다. 한미동맹이 국민의 생존권보다 우선시되는 국익(?)과 파병철회에 따른 경제적 불이익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남북문제에 대한 공갈과 협박이라는 주술에 걸려든 것이다.
이제는 되돌아 볼 때다. 주술에서 깨어날 때다. 세계의 냉전구조가 허물어 진 가운데 마지막 분단국가의 한반도에서는 화해의 무드가 조성되고 있다. 동맹국의 승인 없이도 능히 스스로의 문제를 알고 있고 해결의 능력을 갖추고 있는 민족임을 자각할 때이다. 주술사의 노림수가 무엇인지를 냉철히 간파할 수 있는 국민이 있고, 미래의 비전을 구체화할 수 있는 역사적 경험과 저력이 있다.
현 정부는 국민을 믿어라. 국회는 추가파병의 철회를 심도 있고 자유롭게 논의하고 결정하라. 동북아의 중심국가가 되기 위해서 부시의 또 다른 푸들이 되어서는 아니 된다. 정권은 유한하나 국권은 무한하다. 국민은 거리에서 촛불을 들고 국회의원은 국회에서 국민의 소리를 대변하라. 그래서 주술사의 최면에서 노 정권이 깨어나야 민족의 미래가 온다.
※ 본 칼럼은 양산시민신문사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제7호 태풍 '민들레'가 4일 오전 열대성 저기압으로 약화됐으나 국지성 호우를 동반한 많은 비를 뿌려 4일 오후 한때 하북정 굴다리가 침수돼 한동안 교통이 통제되기도 했다.
이번에 침수피해를 입은 하북정 굴다리는 경부고속도로 부산?언양간 확장공사 제 2공구 지역으로 집중호우에는 어김없이 침수되는 곳이며 이로 인한 북정동 주민들의 불편이 되풀이 되는 곳이다.
이번 침수는 고속도로 공사장 주변 토사가 빗물에 씻겨 내려오면서 배수펌프에 이물질이 끼어 배수펌프의 작동을 방해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북정 굴다리 주변에서 가게를 하고 있는 이모씨는 "비가 조금만 많이 와도 사람은 물론 소형차의 통행도 위험하다"며 시의 땜질식 대책이 아니라 근본적인 대비책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이번 침수는 공사장 토사로 인한 것인 만큼 고속도로 시공업체에 대비책을 요구했다"고 말했다.그러나 이번처럼 토사 유입이 없을 때도 배수펌프의 잦은 고장으로 침수돼온 것에 비추어 책임전가식의 대책이 아니라 항구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부산?언양간 고속도로 확장공사 제 2공구 지역을 담당하고 있는 D건설 관계자는 "내년 하반기에는 성토작업을 통해 일반도로와 높이가 같아지게 되기 때문에 침수피해는 더 이상 없을 거라"며 "주민들의 불편이 최소화 되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양산시 동면 금산리 일대에 임대아파트 건립을 추진 중인 대한주택공사와 아파트 건립 반대를 주장하는 주민들 간의 마찰로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7일 주택공사 부산지역 사업본부에 따르면 금산리 일대 2만 5천여 평에 국민임대아파트 건립 계획에 따른 사업승인을 경상남도에 신청해 놓고 있다.
이 과정에서 주택공사는 아파트 부지 선정에 따른 주민들 의견수렴이 전혀 없이 교통영양평가를 신청 하는 등에 따른 주민들의 민원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아파트 건립은 있을 수 없다는 양산시의 반대 입장에도 불구하고 주택공사의 임대아파트 건립 추진에 따른 주민들의 민원으로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주민들은 아파트 건립을 반대하는 대책위를 구성해 대한주택공사 본, 지사를 방문해 항의하는 등 임대아파트 건립은 무조건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 마을 주민 황모씨에 따르면 "주택공사는 임대아파트 건립계획 과정에서 주민들의 의견수렴은 물론 아무런 사전 협의 없이 개발논리를 앞세워 주민들 피해는 나 몰라라 하면서 법대로 집행한다는 주택공사의 임대아파트 건립에는 무조건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주택공사 관계자는 "국민임대아파트 건립은 공익사업으로 주민들의 사전 동의는 필요하지 않으며 법상으로는 아무런 하자가 없다. 앞으로 주민들과 대화를 통해 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양산시가 유산폐기물 매립장 조성에 따른 주변지역 주민지원기금 운용에 있어 특정지역에만 지원해온 것으로 드러나 제외지역 해당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그리고 주민지원협의체 구성에 있어서도 특정지역 주민들로 구성돼 운용토록 양산시는 방치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양산시가 의회에 제출한 행정사무감사에 따르면 양산시폐기물처리시설설치촉진 및 주변지역지원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난 99년부터 주민지원협의체를 구성해 운영해 오고 있는 상황에서 양산시는 종량제 봉투 판매금액과 시장 등에서 납부하는 반입처리수수료 금액의 100분의 10을 주민지원기금으로 지원 활용하도록 하고 있다.
지난 2000년부터 2004년까지 조성된 금액 8억8천5백만원 중 6억1천3백여만원을 주민지원기금으로 집행됐으나, 관련법인 폐기물처리시설 설치 촉진 및 주변지역 지원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매립시설터로 부터 반경 2km내 지역은 간접영향권으로 원동면 일부지역도 포함되어 있었으나 제외되어 지원해온 사실로 드러났다.
시의회 박말태 의원(원동면)에 따르면 "지금까지 집행된 주민지원기금 6억1천3백여만원 중 원동면 지역 주민에게는 한푼도 돌아가지 못했다"고 말하며 주민지원협의체 구성에 있어서도 원동지역 주민을 배제한 채 구성됐다며 잘못된 시정을 지적했다.
또한 해당 지역에 사는 한 주민도 "규정을 무시한 안일한 시 행정을 믿을 수 없다. 지금까지 잘못 집행된 부분에 대한 충분한 조치와 시정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제6대 양산시 부시장으로 이정균 전 진해시 부시장이 7월 2일자로 부임, 3일 오전 취임식을 가졌다.
신임 이 부시장은 1951년 2월 경남 창녕 출생으로 71년 2월 진주교육대학을 졸업하고 5년간 초등학교 교사생활을 하다 76년 5월 경상남도 기획담당관실에서 행정주사보(7급)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도 서무과, 지방과 등을 거치면서 96년 3월 지방서기관으로 승진해 이듬해 7월까지 양산시 총무국장으로 근무한 바 있으며, 도 기획관리실 21세기 기획단장, 중소기업지원과장, 체육청소년과장, 행정과장, 감사관 등을 역임했다. 이어 의령군 부군수(2003. 1. 13~2004. 1. 18), 진해시 부시장(2004. 1. 19~7. 1)으로 재직하다 이번 7월 2일자 도 인사에 따라 양산시의 부단체장을 맡게 됐다.
이 부시장은 3일 3백여명의 공무원들이 참석한 취임식에서 취임인사를 통해 "발전 전망과 비전이 밝은 양산시에서 다시 일하게 돼 영광스럽고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공직자로서 지역의 발전과 주민의 복리증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신희범 전임 부시장은 경남도의회 사무처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양산시의 2004년도 개별공시지가가 정부의 공시지가 현실화 추진 방침 등에 따라 지난해와 비교해 평균 16.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양산시에 따르면 6월 30일자로 결정ㆍ공시된 양산지역 개별지가는 주거지역이 전년 대비 19.4% 상승한 것을 비롯해 상업지 14.5%, 준공업지, 20.4%, 자연녹지 12.6% 올랐다. 읍면동별로는 동면이 44.6%로 전년 대비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으며 원동면과 물금읍도 각각 21.5%와 20.0% 상승했다. 나머지 지역의 상승률은 웅상읍 13.5%, 상북면 13.1%, 삼성동 13.1%, 중앙동 12.0%, 강서동 10.2%, 하북면 9.7% 등이다. 동면과 물금읍은 신도시내 상업지역 분양가 상승의 영향으로 지가 상승폭이 큰 것으로 파악됐다.
양산지역 개별지가 최고지는 중부동 338번지로 ㎡당 2백43만원으로 평가되었으며, 원동면 선리 산 236번지가 최저지(㎡당 96원)로 나타났다. 읍면동별 최고지 최저지는 다음 도표와 같다.
시는 개별공시지가에 대한 이의신청을 이달 30일까지 접수받아 오는 8월 28일까지 그 처리결과를 통지할 예정이다. 이의신청 접수는 시청 민원지적과나 토지 소재지 읍면동사무소에 하면 된다. 한편 정부는 공시지가 수준이 실거래가와 차이가 많아 공시지가에 대한 객관성 및 공정성을 저해하고 보상평가 및 조세부과 등과 관련한 불만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보고 이를 해소키 위해 공시지가를 오는 2005년까지 실거래가의 85% 수준까지 현실화한다는 계획이다
유정아 기자
44호 만평
천명기
양산시의회 후반기 의장에 김상걸(하북) 의원이 선출됐다.
시의회는 8일 65회 제1차 임시회를 열어 후보 등록 없이 의원 11명 전원의 이름이 적힌 용지에 투표하는 이른바 ‘교황식’ 선출 방식으로 하반기 의장단 선거를 벌여, 6표를 얻은 김상걸 의원이 5표를 얻은 이부건(웅상1) 의원을 누르고 제3대 후반기 의장으로 선출했다.
1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2차까지 간 부의장 선거는 6표를 획득한 박종국(중앙동) 의원이 5표를 얻는데 그친 양정길(동면) 의원을 제치고 부의장에 선출됐다. 1차 투표에서는 양정길 의원이 5표, 박종국 의원과 서중기(물금1) 의원이 각각 3표를 득표했으나 아무도 과반 득표를 못해 2차로 넘어갔다.
의장에 선출된 김상걸 의원은 "힘을 모아 화합과 단결로 잘 이끌어 나가겠다"며 "올바른 정책대안을 제시함으로써 양산시의회가 한 단계 성숙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당선소감을 말했다. 또 "잘하는 점은 적극 도와주고 잘못하는 점은 따끔하게 질책해 달라"며 동료의원들의 지원을 호소했다.
부의장에 선출된 박종국 의원은 "동료의원의 뜻을 겸허히 받들겠다"며 "김상걸 의장을 도와 의회가 발전하고 성숙해 지는데 기여하겠다"고 했다. 한편 전임 박일배 의장은 "의장으로서 부족한 점이 많았으나 동료의원들이 적극 협조해 주고 도와준 것에 감사한다"며 이임 인사를 했다.
제31회 대한축구회장배 전국 중ㆍ고교 축구대회 중등부 개막전,
동래중과 안동중이 겨뤄 안동중이 3:1로 이겼다. (양산종합운동장에서)
"올해는 윤달이 있어서 7월인데도 단오 지난 지 며칠 안 되는구나. 옛날 단오 땐 뭘 했을까?"
"그네뛰기요."
"응, 그래. 창포물에 머리도 감고, 씨름이랑 그네뛰기도 했지. 오늘 배울 추천사의 추천이 '그네'니까 추천사는 '그네뛰기 노래'야.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그네 노래'라고 해야겠구나. 그네뛰기는 한자어로 '유선희(遊仙戱 신선놀이)'니까."
"유선희요? 유선희는 내 여자친구 이름인데."
"하하하. 그렇기도 하구나. 그런데 '그네타기'라 하지 않고 왜 '그네뛰기'라 할까?"
"……."
"그네를 탈 때 발을 굴러서 높이 올라가잖아. '뛰기'는 달리기도 되지만 도약(跳躍)하는 것도 되잖아. 그네를 타고 도약해서 하늘로 올라가는 것이 '그네뛰기'야. 뛰어 올라서 하늘까지 가겠다는 노래지. 그런데 그네를 타고 하늘까지 뛰어 올라 갈 수 있을까?
"아니요."
"그네로는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하늘로 도약하려고 끊임없이 발을 굴러대던 그네뛰기를 생각하며 누가 '추천사' 한 번 읽어볼까?"
향단아 그넷줄을 밀어라. / 머언 바다로 / 배를 내어 밀듯이 / 향단아. // 이 다소곳이 흔들리는 수양버들나무와 / 배갯모에 뇌이듯한 풀꽃더미로부터, / 자잘한 나비 새끼 꾀꼬리들로부터 / 아주 내어 밀듯이, 향단아. // 산호(珊瑚)도 섬도 없는 저 하늘로 / 나를 밀어 올려다오. / 채색(彩色)한 구름같이 나를 밀어 올려다오. / 이 울렁이는 가슴을 밀어 올려다오! // 서(西)으로 가는 달같이는 / 나는 아무래도 갈 수가 없다. // 바람이 파도를 밀어 올리듯이 / 그렇게 나를 밀어 올려다오. / 향단아.
서정주의 <추천사 - 춘향의 독백> 전문
"시 읽어보니 어때? 시 속에서 춘향이가 그네 타는 장면은 춘향이가 이도령을 만나고 난 다음일까?"
"아니요. 만나기 전이라야 될 것 같은데요."
"왜?"
"히히, 그냥요."
"하하, 선생님 느낌도 그렇구나.
서울에서 '어린신부'에 나온 문근영이 우리 학교로 전학해 왔다고 생각해 봐. 문근영이 날 먼저 알아볼까? 내가 문근영이를 먼저 알아볼까?"
"내가 먼저 알아보죠."
"서울에서 남원 촌 동네에 열여덟 살 먹은 '배용준'이 뺨치게 잘 생긴, 게다가 공부도 잘한다는 사또 자제가 왔으니 동갑내기 춘향이가 당연히 먼저 이 도령을 알아 봤겠지. 이 도령이랑은 눈도 마주치지 않았는데 첫눈에 반한 거야. 춘향이가.
그런데 책방도령에게 직접 닿을 방도가 없잖아. 그래서 향단이더러 다리 놓아 달라고 한 거야. 그네 밀어 달라는 말이.
그런데, 남원의 문근영이인 춘향이를 좋아했던 총각들이 없었을까. 잘나가는 사대부집 총각들, 힘깨나 쓰는, 글 잘하는 총각도 유부남도 춘향이 넘봤겠지. 이 도령에 견주면 풀꽃더미, 자잘한 나비 새끼, 꾀꼬리 같은 존재겠지만 춘향이가 좋아 춘향이 주변을 밝히며 서성거렸겠지.
하지만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 말고 다른 이들에게는 철저히 이기적인 것. 이 도령 보고 나니 다른 존재는 다 눈에 들어오지 않는 거야. 그래서 그들로부터 아주 내어 밀듯이, 춘향이 입장에서는 아무 거리낌 없이 사는 듯이 보이는 사대부집 안방으로 날아가고 싶었던 거야. 넘을 수 없는 신분의 벽을 모르는 것 아니지만 이성적 판단이야 이미 눈에 찌짐이 발리고 귀에 떡볶이가 꼽힌 춘향에게 어떤 힘을 발휘했겠니. 이룰 수 없는 사랑인 줄 번연히 알지만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도록 이 도령을 그네 뛰는 이곳으로 데려와 달라고 무려 네 번씩이나 '밀어 달라'고 했던 거야."
"그런데 시인 김종길은 <시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에서 춘향이 벗어날 수 없는 사랑의 번민으로부터 벗어나려는 것으로 이 시를 읽어서 이 도령과의 만남 다음으로 해석하고 있어. 그리고 거기서 나아가 이러한 지상적 사랑의 애착으로부터 벗어나려는 노력이 결국은 도로라는 것을 알면서도 포기하지 못하고 몸부림치는 인간의 근원적 비극을 암시하는 것으로 확장해서 읽고 있는데 이렇게까지 읽어야 시 제대로 읽은 것이 되겠지."
사랑은 천국과 지옥을 하루에 열두 번도 더 겪는 것이라 한다. 신록에서 녹음으로 넘어가는 단오 무렵의 그 풋풋한 나이에 겪는 사랑의 번민보다 아름다운 삶이 있을까.
다들 살기가 힘겹다고 아우성인데, 양산의 유월은 문화ㆍ예술계의 풍성한 잔치로 그나마 시민들의 시름을 달래 주었다.
19일, ‘금난새와 함께하는 가족음악회’에 이은 ‘양산시립예술단 창단연주회’와 ‘양산 필-챔버 오케스트라 창단연주회’가 시민들의 귀를 즐겁게 하더니 25일부터 27일까지 사흘간은 ‘양산미술협회 회원전’이 시민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사흘 동안 다녀간 관람객은 유치원생과 초등학생 단체관람객을 빼고도 얼추 800여명.
1996년에 설립한 (사)한국미술협회 양산지부(지부장 이동국)는 올해로 7번째 회원전을 가졌다. 지부장 이동국, 부지부장 서남출ㆍ정창원, 사무국장 윤원식 등 쉰 명이 조금 넘는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이제는 양산미협 회원 중 한국미협에 가입한 회원수도 많이 늘었고 회원들의 기량도 눈에 띄게 향상되고 있어 바야흐로 양산미술이 정착기에 들어서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이동국 지부장의 말이다.
“올해는 회원들이 저마다 더욱 정진하여 양산예술의 문화예술을 고양시키는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려고 합니다.”
가을에 있을 삽량문화제에 회원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이와 즈음해 “초ㆍ중ㆍ고학생 사생대회‘도 열 예정이라고.
전시회에 직접 가 작품감상을 못했던 이들을 위해 이번 출품작 중 몇 편을 골라 본보에 ‘지상갤러리’를 펼쳐본다.
<편집부>
김선일 씨의 애꿎은 죽음에 이어 '파병반대'촛불시위가 온 나라 안에 들불처럼 번져가고 있다. 때 맞춰 서점에 등장한 책 한 권이 독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마이클 무어'의 <이봐, 내 나라를 돌려줘!>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화씨 9/11>의 원작으로 마이클 무어 특유의 풍자와 빈정거림을 통해 현 미국 지도부의 추악한 이중성을 폭로하는 책이다. 부시 행정부가 국제사회의 비판을 무릅쓰고 왜 이라크 전쟁에 돌입했는지, 그것을 위해 어떤 거짓말을 하면서 미국 국민들과 국제사회를 협박해 왔는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거물 재력가와 총기 숭배자, 거짓말쟁이 정치가에 대한 조롱이 담겨있다.
"부시를 백악관에서 쫓아내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겠다"는 마이클 무어는 이 책에서 부시 일가와 빈 라덴 가문과의 유착관계가 어떻게 형성되어 왔는지를 고발하고 있다. 아버지 부시와 사우디아라비아 왕가와의 관계도 헤집고 있다. 이 책에서 마이클 무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미국 국민들이 진정으로 평화를 누리기 위해서는 다가올 선거에서 부시의 재선을 무조건 막아야 한다'는 것. 이를 위한 상식을 뛰어넘는 선거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이봐, 내 나라를 돌려줘!>에서 무어는 먼저 부시를 향해 일곱 가지 질문을 던진다. 무어는 그 질문의 형식을 빌려 부시가 애써 감춰온 진실의 실체를 까발린다. 그가 부시에게 던지는 일곱 가지 질문은 이렇다.
1. 빈 라덴 가문이 지난 25년 동안 자네 또는 자네 가족과 사업 관계를 맺어왔다는 것이 사실인가?
2. 부시 가문과 사우디 왕가 간의 '특별한 관계'라는 것은 무엇인가?
3. 9/11 때 미국을 공격한 사람은 아프가니스탄의 한 동굴에서 신장 투석기를 단 오사마 빈 라덴인가, 아니면 사우디의 자네 친구들인가?
4. 9/11 직후 사우디의 한 자가용 비행기가 빈 라덴 가족을 싣고서 미국 상공을 빠져나갔네. FBI는 뭐 했나?
5. 자넨 왜 테러리스트를 길러내는 헌법 수정조항 2조 '총을 소지할 권리'를 옹호하는가?
6. 텍사스 주지사 재임 시 탈레반 대표가 자네 석유 및 가스회사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텍사스를 다녀간 사실을 알고 있나?
7. 9월 11일 아침 플로리다의 한 학교 교실에서 자네 수석보좌관으로부터 '미국이 공격받고 있습니다'라고 보고를 받았을 때, 그때의 자네 얼굴 표정은 무엇을 뜻하는 것이었나?
이런 질문들을 통해 무어는 부시가 아주 커다란 진실을 틀어막은 채 끊임없이 거짓말을 하고 있음을 하나, 하나 밝혀 나간다. 그 거짓말은 지난해 3월에 저지른 이라크 침략 전쟁을 전후해 더욱 더 노골적이고 대담한 방식으로 되풀이됐다. "이라크는 핵무기를 가지고 있다!" "이라크는 화학무기와 생물학 무기를 가지고 있다!" 이것은 다 거짓말이었다. 무어는 말한다. "화학무기나 생물학무기 같은 것은 결코 없었다. 단지 1980년대에 우리(미국)가 사담 후세인에게 주어서 그가 쿠르드족과 이란인들을 상대로 사용한 것 말고는 말이다." 사담 후세인이 오사마 빈 라덴과 연결돼 있었다는 주장도 "사담과 오사마는 불구대천의 원수였다."는 사실을 들어 이 또한 새까만 거짓말이라고 공격한다.
그렇다면 부시는 무엇 때문에 이라크를 쳐들어갔단 말인가? 석유 말고 다른 이유를 찾을 수 없다고 무어는 잘라 말한다. 무어에게 '이라크 전쟁'은 아무런 명분이 없는 '가짜 전쟁'이며, 그 전쟁을 선동한 부시는 '가짜 대통령'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인가? 무어의 말을 빌리면 우리는 "강요당하고 매수당하고 협박받은" 나라들 중의 하나다. 따라서 부시의 협박과 그 협박에 대한 굴종이 없었다면 김선일씨의 억울한 죽음도 없었을 것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아무튼 어쭙잖게 전쟁의 수렁에 발을 들여놓은 나라의 국민으로서 마이클 무어의 <이봐, 내 나라를 돌려줘!>를 읽어보고 무어의 말이 '맞나 안 맞나'를 찬찬히 따져볼 일이다.
원제 : Dude, Where/마이클 무어 지음/ 김남섭 옮김/한겨레신문사 펴냄/12,000원
6월 30일 세상에서 생명처럼 귀한 것이 없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김선일씨를 가슴에 묻었을 것입니다.
2년 전 6월에도 우리는 생떼 같은 어린 자식 효순이 미선이를 뼈에 사무치는 원한과 함께 가슴에 묻었는데 또 다시 너무나 어질고 착한 청년을 또 다시 묻었습니다.
선교사가 꿈이고 대학원을 가기 위하여 모래 바람이 사납게 부는 이라크에서 고국에 대한 그리움을 식구들과 그의 친구들을 만날 기쁨으로 달래던 가난한 한국의 청년이 정부의 냉담으로 싸늘한 죽음이 되어 돌아와 우리들 가슴에 묻혔습니다.
김선일씨가 이 고국을 사랑하는 10분의 1 만치만 이 나라가 이 조국이 김선일씨를 사랑했더라면 아마 김선일씨는 싸늘한 주검이 아닌 따뜻한 미소를 띄우고 앞으로 더 큰 평화를 위해 열심히 살아갈 당당한 김선일씨로 우리 품에 돌아왔을 겁니다.
김선일씨의 죽음은 예고된 죽음이었습니다.
그래서 우린 얼마든지 김선일씨를 살리 수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 전쟁이 어떤 전쟁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대한민국과 미국이 어떤 관계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이제는 이라크 아닌 미국을 제외한 세계와 대한민국이 어떤 관계가 될 것인지도 잘 알게 되었습니다.
이 모든 사실들 속에는 우리 여성들이 반대하는 차별, 소외, 우월주의, 폭력. 자주 상실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것을 봅니다.
아마 김선일씨가 고관대작의 아들이었다면 결코 죽음을 당했을까? 아니 파병을 찬성하는 국회의원 아들이었다고 해도 지금쯤 병약한 몸을 이끌고 군대 대신 미국이나 유럽에서 유랑하고 있을 겁니다. 고관대작의 아들이 아니라서 군에도 가보지 못한 병약한 자가 아니라서 노무현 정부는 국익과 평화를 앞세워 이라크저항세력에게 “죽여라” 라고 당당히 말했는지도 모릅니다.
적어도 우리가 알기로는 이라크 정부는 전쟁은 막자고 그리고 자신들의 국민들은 보호하자고 해서 사담후세인 침실까지 내 보이면서 대량 살상 무기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런데도 미국은 자신들의 오만한 우월주의에 빠져 세계의 평화를 외치며 침략 전쟁을 저질렀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세계의 평화는 이때부터 깨지기 시작하였습니다. 적어도 우리 여성들이 바라볼 때는 말입니다. 미국이 말하는 세계 평화와 세계가 말하는 세계 평화는 다른가 봅니다. 노무현 정부가 말하는 평화와 우리 국민들이 말하는 평화가 다르듯 말입니다.
이라크가 그리고 세계가 우리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추가 파병과 함께 테러의 위험에 더 추가된 한 국가로, 그리고 국익을 외치는 정부와 평화를 외치는 국민들을, 그리고 국익과 평화의 차이는 도대체 어떻게 다른가 하고 의아해 하면서 말입니다.
왜 이라크의 주인인 이라크 국민들이 오지 말라고 하는 데 그리고 대한민국의 국민들이 파병반대를 외치는데 노무현 정부는 국민들의 생명보다 미국을 기쁘게 해주는 것이 평화라고 생각한다 말입니까?.
미국을 기쁘게 해주는 것이 얼마만큼 중요할까? 미국을 기쁘게 하면 할수록 우리 국민들의 생명은 어떻게 될까?
그럼 미국이 말하는 평화가 이루어진다 말인지? 그렇게 되면 안 되는 것 아닙니까?
여성운동을 하는 이들은 여성운동은 곧 평화 운동이라고 합니다.
차이를 존중하는 운동이라고 합니다.
여럿이 함께 더불어 행복한 삶을 위한 운동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생명을 존중하는 운동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들의 목소리는 항상 한 성에 국한된 목소리가 아닌 사회의 모든 이들의 마음을 모아 내는 목소리가 됩니다.
“ 당신 생명이 소중한 것 처럼 내 생명도 소중하다”
이말은 곧 내 생명이 소중한 것 처럼 당신 생명도 소중하다는 것을 우리 여성들은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여성들은 모든 이들과 함께 파병철회를 외치고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는 여성운동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25일 오후 7시, 양산대학문화관에서 양산대학 소속 양산필-체임버오케스트라(단장 이정길) 창단연주회가 열렸다.
300여명의 청중이 열띤 호응을 보내는 가운데 펼쳐진 이번 창단연주회에서 양산필-챔버오케스트라는 양산대 평생교육원 전태 교수의 지휘로 헨델과 비발디의 곡들을 연주하고 테너 오동주와 소프라노 조혜령이 우정출연 해 ‘님이 오시는지’ ‘가려나’ 등을 열창했다. 또 양산여성합창단은 ‘보리밭’과 ‘보리피리’를 불렀다.
모두 양산대학 평생교육원 학생들로 구성된 15명 내외의 단원들은 대부분 지역 음악학원의 원장들. 지휘를 맡게 된 평생교육원 전태 교수의 권유가 결정적인 계기가 되어 창단까지 이르렀다는 이 오케스트라가 꾸려진 지는 벌써 1년이 됐지만 이번 창단공연이 첫 공연으로, 앞으로는 소년소녀가장을 위한 음악회나 양로원 등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음악회’를 펼침으로써 음악을 통한 봉사활동을 주로 할 계획이라고.
유정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