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新) 부산여행 지리지④ 영도대교 부산이라고 하면 대개 해운대 해수욕장이나 태종대 공원을 생각하기 일쑤다. 그러나 부산에 휴가를 즐기러 가서 이런 장소만 찾는다면 부산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최근 들어 부산이 크게 변모하면서 새롭고 다양한 휴가지와 관광지가 많이 생겨났다. 경남지역신문협회는 경남도민의 여행과 휴가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하면서 부산시 후원을 받아 ‘신(新) 부산여행 지리지’ 시리즈를 시작한다.<편집자 주>
지난 8월부터 9월까지 3곳의 국내 6차산업 농가를 둘러봤다. 10월에는 프랑스와 스위스, 독일 등을 돌며 유럽의 6차산업을 기록했다. 그 기록들을 바탕으로 위기의 한국농업이 고민해야 할 것들을 진단해 본다. 감미로운 마을 ‘체험’이라는 6차산업 전형 6차산업 취재를 시작하며 맨 처음 방문한 경남 창원 ‘감미로운 마을’은 우리나라 6차산업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었다. 1차생산품(감)을 바탕으로 다양한 체험사업(3차)을 연계하는 형태였다. 감미로운 마을은 체험형 관광객을 중심으로 농업을 이끌어 간다. 특히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에서 만난 관광객을 1차상품 고객으로 만들어 직거래로 판매한다. 백화점 납품으로 소비자에 품질에 대한 확신을 심어준 점과, 도농교류 확대를 통해 직거래 대상을 넓혀나가는 것도 기억할만한 부분이다. 이러한 직거래 활성화 덕분에 1차상품 판매가 안정되다 보니 수익 문제에 큰 고민이 없다. 다만 2차 가공상품에 대한 연구ㆍ개발은 아직 부족해 보였다. 많은 시설투자비 때문인데, 감미로운 마을을 이끌고 있는 강창국 녹색농촌체험마을 위원장 역시 이 부분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었다. 송광매원 다양한 가공상품 개발 박차 경북 칠곡 송광매원은 매실액기스와 매실고추장, 매실식초 등 매실을 1차 가공한 상품과 자소, 흑마늘, 흑초, 사과즙 식초, 베이컨, 소시지 등 다른 가공품에 매실을 가미한 형태까지 아주 다양한 2차 가공 상품이 인상 깊었다. 송광매원이 1년간 사들이는 매실은 약 100톤 정도다. 그 가운데 70톤이 가공 상품으로 팔리는데 주로 소비자 직거래로 판매한다. 송광매원의 성과라면 15년 이상 매실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와 개발로 다양한 가공상품을 개발해왔다는 점, 그리고 체험 상품의 개발로 3차산업 활성화는 물론 1차산업의 소비층까지 확보했다는 부분이다. 송광매원은 앞으로 와인과 수제맥주 개발에도 투자할 예정이다. 이미 햄, 소시지 등 육가공식품은 성공단계에 이른 만큼 이들과 어울리는 와인, 맥주 등의 개발도 고민 중이다. 제주홍암가ㆍ가파도청보리축제 생산과 판매의 이원화 반면 제주홍암가와 가파도청보리축제에서는 생산자와 판매자 분업형 6차산업 특징을 볼 수 있었다. 청보리를 생산하는 가파도 주민과 이를 가공ㆍ판매하는 제주홍암가 역할을 통해 6차산업을 이원화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음을 배웠다. 실제 가파도청보리축제 추진위는 농산물을 직접 가공하기보다 안정적 판매처를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1년간 생산하는 100톤의 보리 가운데 40톤 정도만 마을에서 직접 포장ㆍ판매하고 나머지는 제주홍암가 등과 같은 가공업체에 넘긴다. 축제 추진위가 농민들이 보리 생산에만 집중하고 판매 문제는 고민하지 않을 수 있도록 판로를 꾸준히 개척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특징은 영세한 우리나라 농가 특성을 고려했을 때 투자비가 많이 드는 가공분야를 생산자가 아닌 전문 업체에 맡겨도 충분히 성공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 준다. 프랑스 파리 갈리농장 대도시 인근 농업의 성공 가능성 유럽의 6차산업 특징은 크게 세 종류로 구분할 수 있었다. 먼저 프랑스 ‘갈리농장’은 대도시 인근이라는 지리적 강점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잘 설명해줬다. 도시민을 위한 주말농장 가능성과 소비자 현장 직거래를 통한 상품 수확과 판매를 들여다 볼 수 있었다. 갈리농장은 해마다 소비자들에게 각종 농작물 수확 시기를 알려주는데 정보를 받은 소비자들은 자신이 구매할 작물이 언제 가장 맛있게 익을지 알 수 있게 되고, 구매 시기를 선택할 수 있어 만족도가 매우 높다. 갈리농장은 농장 규모에 비해 일손이 적어 가능한 소비자들이 직접 수확하게 한다는 점도 특징이었다. 일손 부족이라는 우리나라 농업의 고질적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이다. 게다가 소비자들도 자신들이 직접 수확하다보니 상품에 대해 무한 신뢰를 보내는 일석이조의 장점을 가졌다. 스위스, 에멘탈 치즈 가공산업과 정부 지원의 힘 스위스는 가공산업의 힘을 보여주는 곳이었다. 더불어 정부 지원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게 했다. 스위스는 6차산업 가운데 체험형 사업이 많지 않은 게 특징으로 3차산업은 자연환경을 그대로 활용해 거둬들이는 관광수익이 대부분이다. 대신 스위스는 에멘탈 치즈처럼 2차산업, 즉 가공산업이 농가 수익을 이끌었다. 유럽 전체 우유 생산량의 6%가 에멘탈 치즈 생산에 쓰인다고 할 정도며, 에멘탈 지역은 치즈가 경제의 70%를 움직인다는 말이 있을 만큼 2차 가공산업 중요성을 보여줬다. 이와 함께 스위스가 전 세계에서 가장 강화된 농장직불제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스위스가 직불제에 많은 지원을 하는 이유는 농업이 제공하는 다원적 편익에 대한 보상이라는 개념 때문이다. 농업이 단순히 식량을 생산ㆍ판매하는 기능을 넘어 식량난과 환경보전, 대기정화, 기후완화, 수질정화기능 등 국가와 환경 전반에 기여하는 부분을 인정하는 것이다. 실제 2009년 기준 스위스 전체 농업예산에서 농업직불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74.3%다. 농가당 직불금은 약 4천600만원으로 한국의 42배다. 농민 1인당 직불금은 약 2천만원으로 이 역시 한국의 40배에 달한다. 물론 이처럼 많은 직불금을 지원하는 대신 직불제에 참여하는 농가는 ‘상호의무준수’ 여부를 엄격히 검열 받는다. 농가는 농장 위치와 노동력 구성, 작물과 가축 종류, 생산량 등 농업경영 전반에 대한 정보를 담은 종합 신고서를 작성해야 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독일 유기농업법 친환경은 선택 아닌 필수 독일 6차산업은 농업이 계속발전하기 위해 반드시 추구해야 할 것들을 안내했다. 바로 ‘친환경’이다. 독일은 1980년대 이후 맥주와 와인 품질 고급화를 위해 원료 품질 향상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리고 원료 품질 향상을 위한 가장 기본을 ‘친환경 유기농’에서 찾고 있었다. 2013년 기준 독일에는 약 2만3천271개 유기농장이 있는데 EU 전체 유기농장의 8.2%에 해당하는 수준이었다. 판매 비중으로는 유럽 유기농의 31%에 해당하는 규모다. 독일 유기농업법은 EU 유기농업법보다 더 강도 높은 규제 내용을 담은 경우가 많다. 생량에 따른 가격통제까지 이뤄지고 있어 농민들이 불만을 제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농민들 역시 친환경 유기농이 향후 농업이 가야 할 방향이라는 점에서 이러한 규제는 어쩔 수 없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다양한 형태 6차산업 자신에 맞는 형태 찾는 게 중요 이처럼 6차산업은 다양한 모습을 갖고 있었다. 농가마다, 마을마다, 또 나라마다 다양한 모습으로 6차산업을 추진하고 있어 하나의 사례를 우리 지역에 그대로 접목할 수는 없었다. 감미로운 마을에서는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바탕으로 소비자 직거래를 통한 1차상품 판로 확보를, 송광매원에서는 2차 가공상품 개발의 중요성을 배울 수 있었다. 제주홍암가와 가파도청보리축제는 생산과 판매의 이원화를 통해 생산자와 판매자 각각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방법도 볼 수 있었다. 유럽 사례에서는 대도시 근교라는 지리적 강점을 살리는 방법, 국가가 어떤 정책을 통해 어떻게 지원해야 할지에 대해 살펴볼 수 있었다. 결국 6차산업은 하나의 고정된 형태가 아닌, 농가별, 작목별, 운영 방법에 따라 모습을 달리 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다양성은 곧 6차산업 농가가 끊임없이 연구하고 변화해야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6차산업이 위기의 한국 농업의 구세주가 되기 위해서는 ‘취사선택’의 지혜와 변화를 위한 끊임없는 노력이 함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장정욱 기자 cju@ysnews.co.k 김다빈 기자 kdb15@ysnews.co.krr
우리나라는 일제강점기에서 벗어난 뒤 ‘민주주의 제도’로 나라를 운영해왔다. 이런 제도 아래에도 권력을 가진 정권이 국민을 탄압해왔고, 시민은 끊임없이 민주주의를 외쳤다. 그 결과 드디어 1952년부터 민주주의의 기초인 지방자치를 펼칠 수 있었다. 5.16군사정변으로 잠시 위기를 맞았던 지방자치는 국민 요구 증대로 30년 만인 1991년 군의회와 시ㆍ도의회 의원 선거로 돌아왔다. 그리고 1995년 6월 27일에는 기초단위 단체장, 시장ㆍ도지사 등을 선출 선거가 진행되면서 지방자치제가 부활했다. 이에 중앙정부뿐 아니라 지방자치도 언론의 감시가 필요해졌다. 하나둘 지역신문사가 문을 열었고, 지역신문은 대형 신문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에서 국민 알 권리를 위해 일했다. 하지만 지역신문에 기반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탓에 그들은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갔다. 이때, 지난 2004년 지역신문이 여론의 다원화, 민주주의 실현과 지역사회 균형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지역신문발전지원특별법>이 제정됐다. 이 법을 통해 지난 10년 동안 지역신문을 위한 다양한 지원 사업이 진행됐다. 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신문사들은 기금으로 기획취재, NIE 시범학교 운영, 취재와 보도에 필요한 장비 등을 지원받았다. 그 결과 독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음은 물론 지역 언론 발전에 구심점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언론의 목소리를 내는데 큰 보탬이 되는 법으로 큰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이 법은 한시법이라 내년 12월 31일이면 시한이 만료돼 자동폐기 될 상황에 놓였다. 열악한 상황에도 포기하지 않고 지방자치발전과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노력한 지역 언론이 위기에 직면한 것. 2004년부터 몇 번의 개정을 거치면서 풀뿌리민주주의를 외쳐온 지역신문의 희망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따라서 지난 10년 동안 지역신문이 법을 통해 남긴 성과를 바탕으로 시한을 연장하거나 한시조항을 없애 상시법으로 전환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몇 년 전부터 일간지와 지역 주간지가 연대하고 협력해 지역신문발전지원특별법의 한시법 규정을 삭제하기 위해서 함께 노력해 왔다. 나아가 지원에 대한 규모를 확대해 여론을 다원화해 지역사회가 균형 있게 발전할 계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다빈 기자 kdb15@ysnews.co.kr
호프라덴 볼프(Hofladen Wolf) 농장은 독일 뮌헨에서 차로 약 1시간 정도 거리에 위치한다. 주요 생산품은 사과와 옥수수, 밀, 아스파라거스 등이다. 농장 전체 면적은 140ha 정도로 넓은 편인데 전형적인 가족농가다. 옥수수와 밀은 생산 즉시 판매되는데 주로 사료용으로 많이 쓰인다. 사과와 딸기는 직접 판매가 80%, 가공이 20% 정도다. 가공은 외주업체에 위탁ㆍ제조해 판매한다. 가공보다는 1차 판매를 중심으로 하는 농장이란 의미다. 1차 판매 중심이다 보니 호프라덴 볼프 농장은 작목별 농장마다 판매장을 갖추고 있다. 전체 판매량의 1/4 정도가 농장 판매장에서 거래된다. 판매장에는 고구마나 감자 등 다른 농가에서 생산하는 작물도 함께 판매한다. 농장주인 만프레드 볼프(Manfred Wolf, 사진) 씨는 “우리가 생산하지 않는 다른 농가 작물을 함께 판매함으로써 우리는 제품의 다양화라는 장점이 있고 다른 농가는 판매망 확대라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호프라덴 볼프 농장은 직접 판매 비중이 높아 2ㆍ3차산업에 대한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다. 2차 가공산업 역시 필요성은 느끼고 있으나 시설비가 많이 드는 만큼 쉽게 확대하지 못한다. 볼프 씨는 “도시와 거리가 있어 체험프로그램 운영은 쉽지 않다”며 “다만 기본적으로 수확 시기엔 누구나 와서 직접 과일을 수확하고 작물을 구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2차, 3차산업 비중이 낮은 호프라덴 볼프 농장은 현재로서는 6차산업과 거리가 있다. 호프 씨 역시 “아직은 작물 대부분을 직접 판매하고 있어 2차 가공산업 대신 생산량 증대와 품질 개선에 더 많은 신경을 쓰는 건 사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볼프 씨는 “수익 증대와 미래 경쟁력, 무엇보다 날씨에 직접 영향을 많이 받는 점을 생각한다면 꾸준한 수익을 위해서라도 가공산업에 대한 연구와 노력은 분명 필요하다고 생각 한다”라며 2차산업 필요성에 적극 공감하고 있었다. 볼프 씨는 “지금까지 1차 생산 중심으로 농장을 키워왔는데 향후 농업은 친환경 유기농을 기본으로 가공 상품 개발에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며 “작물은 한정된 토지에서 한정된 양을 생산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새로운 수익 창출을 위해서는 새로운 산업, 즉 2차, 3차산업의 접목이 필수”라고 덧붙였다. 김다빈 기자 kdb15@ysnews.co.kr
옥토버페스트(Oktoberfest)는 독일 바이에른 주 뮌헨(München)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 맥주 축제다. 1810년에 시작한 독일 전통 축제로 매년 9월 말에서 10월 첫째 주 일요일까지 약 보름 동안 열린다. 매년 옥토버페스트에서는 평균 600~700만 리터의 맥주가 소비되며 유럽 등 세계 각국에서 600만명 이상 사람들이 모인다. 옥토버페스트에서 보듯 독일은 맥주의 나라다. 독일 맥주가 유명한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먼저 독일은 토양에 석회암이 많아 지하수를 먹기 힘들다. 그래서 과거부터 물 대신 맥주를 마시게 됐고, 이는 자연스레 맥주 양조 기술 발달로 이어졌다는 설이다. 실제 독일에는 1천300여 맥주공장에서 5천500여종의 맥주를 생산하면서 ‘브라우마이스터’(Braumeister)라는 맥주 양조 기술자를 꾸준히 키워내고 있다. 여기에 과거 순수한 맥주 맛을 위해 ‘맥주순수령’을 법으로 명시한 것도 전통유지에 도움을 줬다는 평가다. 맥주순수령은 맥주의 3가지 원료인 보리와 홉, 물 이외는 어떤 첨가물도 넣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독일은 맥주와 함께 와인도 유명하다. 프랑스, 칠레 등에 비해 우리나라엔 비교적 덜 알려졌지만 독일 와인은 19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세계에서 가장 비싼 와인으로 이름을 날리기도 했다. 하지만 두 번의 세계대전 이후 와인 생산지가 현재의 절반까지 줄어들었고 높은 수확량을 보장하는 개량품종과 경작지의 무분별한 확대로 위기를 겪었다. 특히 1971년 와인법 개정으로 이른바 ‘특급’ 와인이 대량생산되면서 오히려 와인계의 혹평을 받기도 했다.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고품질 맥주와 와인을 생산해 온 독일은 최근 원료 차별화를 통해 다시 한 번 세계 최고 자리를 꿈꾼다. 특히 와인은 1980년대 이후 대량생산 체계를 탈피하고 품질 고급화로 과거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많은 시도를 하고 있다. 맥주와 와인 품질 고급화 방법으로는 양조기술 개발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원료의 품질을 높이는 데 큰 비중을 두고 있다. EU(유럽연합) 전체에 부는 ‘유기농’ 바람에 따라 유기농업에 정책을 맞춰 농업을 이끌고 있다. 이런 유기농업은 독일 6차산업의 근간이기도 하다. 2013년 기준 독일에는 약 2만3천271개 농장이 유기농장이다. EU 전체 유기농장의 8.2%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판매 비중으로는 유럽 유기농의 31%로 EU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이다. 프랑스(18%), 영국(9%)과도 차이가 크다. 독일 유기농업 특징은 대부분 연합으로 구성돼 있다는 점이다. 각 연합들은 유기농에 대한 각자의 안내지침을 갖고 있다. 일부는 EU 유기농업법보다 더 강도 높은 규제 내용을 담고 있다. 여기에 생산량에 따른 가격통제까지 이뤄지고 있어 농민들이 불만을 제기하기도 한다. 농민 입장에서는 정부에 보고(신고)해야 할 내용이 많고 교육도 잦아 불편한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농민들 역시 친환경 유기농이 향후 농업이 가야 할 방향이라는 점에서 이러한 규제는 어쩔 수 없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취재진이 만난 한 농민은 “농민 입장에서 각종 규제가 많은 독일 농업에 대해 불만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은 지속발전 가능한 친환경 농업으로 가는 과도기이기 때문에 다들 이해하는 분위기”라며 “다만 정부가 수매를 통해 농산물 가격을 통제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농민에 따라 의견이 나뉜다”고 말했다. 이처럼 독일은 강력한 규제를 바탕으로 친환경 농업을 이끌고 있다. 이를 통해 소비자가 독일산 농작물에 대해 신뢰할 수 있도록 하고, 이는 결국 맥주와 와인 등 2차 가공 상품에 대한 믿음으로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확신이다. 실제 연간 600만명의 관광객이 몰려드는 옥토버페스트가 독일 정부의 이러한 확신과 신뢰를 입증하고 있다. 장정욱 기자 cju@ysnews.co.kr
윤현진 선생 기념사업 추진을 위한 토론회에서 각 패널의 주제 발표가 끝난 뒤 신용철 양산시립박물관장이 주도한 자유토론이 진행됐다. 자유토론에 참여한 패널들은 주제 발표에서 미처 다 하지 못한 이야기를 하면서 기념사업 추진 방향에 대한 의견도 나누며 깊이 있는 대화를 이어갔다. 주제 발표에 이어 오랜 시간 진행된 자유토론에도 객석을 메운 방청객들은 자리를 뜨지 않고 경청하며 패널들 의견에 깊은 공감을 나타냈다. 정리_김민희 기자 minheek@ysnews.co.kr
양산 출신 독립운동가인 우산 윤현진 선생의 삶을 재조명하고, 독립운동에 헌신한 업적을 기리기 위한 첫 단계인 ‘윤현진 선생 기념사업 추진을 위한 토론회’가 지난 19일 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는 독립기념관과 양산문화원, 국가보훈처, 양산시민신문, 양산시 등 각계각층에서 패널들이 참석해 앞으로 기념사업 추진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정리_홍성현 기자 redcastle@ysnews.co.kr
양산 상북면 소토리 내전마을 출신으로, 조국 독립을 위해 헌신했던 우산(右山) 윤현진 선생 기념사업 추진을 위한 첫 단추를 끼웠다. 양산시와 윤영석 국회의원, 양산문화원이 공동 주최하고, 본지가 주관한 ‘양산 출신 독립운동가 윤현진 선생 기념사업 추진을 위한 토론회’가 지난 19일 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렸다. 이날 토론회는 광복 70주년을 맞아 민족 긍지와 자긍심을 높이는 동시에 양산 출신 독립운동가인 윤현진 선생의 삶을 재조명하고, 기념사업 추진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윤현진 선생은 후진 양성을 위해 양산에 의춘학원을 설립했으며, 상해 임시정부 시절 초대 재무차장에 선임돼 임시정부 재정문제를 해결하는 등 독립운동사에 큰 역할을 했지만 만 29세라는 젊은 나이에 순국해 그 업적에 비해 학계에서는 거의 다뤄지지 않아 일반인에게 생소한 인물이다. 본지는 광복 70주년이자 창간 12주년을 맞아 지난 9월 8일(592호) ‘우산 윤현진, 우리가 기억해야 할 이름’이라는 특집기사를 3개 면에 걸쳐 자세히 소개하면서 지역 인물을 발굴하고, 기념사업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후 특집기사는 각계각층에서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키며 기념사업 추진을 위한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날 토론회는 앞으로 윤현진 선생 기념사업 추진을 위한 첫 단추이자 본지 보도에 따른 첫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박정수 양산문화원장은 “양산을 대표하는 독립운동가인 윤현진 선생의 삶을 조명하고, 그의 거룩한 나라사랑정신을 후세에 전해야 할 의무를 우리 모두 가지고 있지만 그동안 먹고 사는 문제에 급급한 나머지 선생의 고귀한 정신을 잊고 살았다”고 반성하며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말을 떠올리며, 오늘 토론회가 윤현진 선생의 삶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전해주는 의미를 되새기고, 새로운 시작을 다짐하는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나동연 시장은 “양산시민신문 보도 이후 선생에 대해 다시금 생각할 수 있는 계기와 선양사업 대상과 방향에 대해서도 고민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한다”며 “오늘 토론회를 통해 윤현진 선생의 삶과 의미에 대해 이해하고 선양사업을 어떻게 추진해야 할지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이뤄졌으면 하고, 제시되는 고견이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윤영석 국회의원은 “좀 더 일찍 윤현진 선생의 헌신을 양산시민에게 전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30세 꽃다운 나이에 순국한 아름다운 청년 윤현진 열사의 이름 세 글자가 앞으로 300년, 3천년 동안 양산의 대명사가 되도록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김형목 독립기념관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 선임연구위원, 박인주 양산문화원 부원장, 김주용 국가보훈처 보훈선양국장, 김명관 본지 대표이사, 최재영 양산시 복지문화체육국장이 패널로 참석해 선생이 독립운동사에 남긴 업적과 기념사업을 추진해야 할 방향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김형목 선인연구위원은 “선생은 임시의정원회의 남녀평등을 주장하는 등 여권 신장에 남다른 관심을 가졌으며, 이는 1948년 5.10 총선거에서 여자에게 보통선거권을 부여할 수 있는 요인 중 하나가 됐다”며 “양산에서 기념사업 초점을 여권신장을 위해 공헌한 부분을 부각해 나가면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박인주 부원장은 “양산문화원이 중심이 된 민간차원의 기념사업회를 구성해 선양사업을 추진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김주용 보훈선양국장은 “요즘 기념관은 전시에만 중점을 두지 않고 청소년 교육장이 될 수 있도록 짓고 있다”며 “기념관 주변에 학생들이 찾아올 수 있는 유인 요소를 많이 설치할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을 냈다. 이어 김명관 대표이사는 “기념사업이 이른 시일 안에 추진되기 위해서는 기념사업회 사업 발굴, 양산시는 2016년도 예산 확보, 국회의원은 국비 확보 등 쓰리트랙(three track)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재영 복지문화체육국장은 “양산시는 선생의 기념사업 추진에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으며, 선양사업회가 발족할 경우 사업회와 밀접한 협력관계를 통해 사업이 조속히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오늘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을 수렴하여 사업 추진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관련 기사 4, 5면> 홍성현 기자 redcastle@ysnews.co.kr
전남 순천시(2009년)와 나주시(2008년), 충남 부여군(2005년) 등 양산시에 앞서 뱃길 복원 사업을 추진한 지자체들의 목적은 하나같이 똑같다. 뱃길을 복원해 지역 대표 관광상품으로 개발하고, 이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 브랜드 가치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이 목적은 양산시는 물론 사업을 함께 추진하는 부산시와 경남도, 김해시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현재 어느 지자체도 사업 목적을 제대로 달성하고 있다고 자신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배를 탄 올해 탑승객이 순천시(순천만) 6만여명, 나주시(영산강) 2만5천여명, 부여군(백마강) 17만여명에 이르고 있지만 아직 적자이거나 겨우 적자를 면하고 있을 뿐 실질적인 이익을 내는 곳은 없는 실정이다. 뱃길 복원 사업, 성공 모델 아직 없다 물론 관광객이 지역을 찾아오면서 ‘먹고, 자고, 마시면서’ 발생하는 지역경제 파급효과까지 고려한다면 계산이 달라질 수 있겠지만 많은 사업비를 투입한 지자체 입장에서 보자면 뱃길 복원 사업 자체만으로는 수익을 창출하는 매력적인 관광상품이라고 하기는 이른 상황이다. 더욱 냉정하게 평가하자면 현재 국내에 뱃길 복원 사업 성공 모델은 아직 없는 셈이다. 더구나 ‘배를 타기 위해 그곳에 간다’가 아니라 ‘그곳에 갔더니 배가 있더라’는 식이라면 뱃길 사업에 따른 경제 파급효과마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생태ㆍ문화ㆍ역사 등 차별화 전략 고심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뱃길 복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지자체는 저마다 특색 있는 차별화 전략, 즉 콘셉트 찾기에 고심하고 있다. 순천시가 ‘생태(환경)’, 나주시가 ‘문화’, 부여군이 ‘역사’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경남도(양산시ㆍ김해시)와 부산시가 함께 추진하고 있는 낙동강 뱃길 복원 사업이 성공한 모델이 되기 위해서는 낙동강이 가진 매력을 적극 발굴할 필요가 있다. 특히 양산시는 앞으로 원동까지 확대될 낙동강 뱃길 복원 사업 양산 구간 운항에 앞서 문화ㆍ역사 자원과 함께 자연경관을 활용한 적극적인 스토리텔링을 통한 콘텐츠 강화에 집중해야 한다. 낙동강 변에 조성된 황산체육공원과 빼어난 경치를 자랑하는 임경대, 용신제를 지내는 가야진사, 보물 석조여래상 전설이 내려오는 용화사, 아름다운 자전거길로 선정된 황산베랑길을 비롯해 소설 수라도 배경인 화제 일대와 수많은 인파가 몰리는 원동매화축제 등 수많은 유ㆍ무형 자산을 가지고 있지만 현재 모습으로는 뱃길 복원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만큼 상품가치가 높지 않다. 다른 지역(지자체)이 가진 문화ㆍ역사자원과 비교할 때 양산시가 가진 자원이 관광객 눈길을 끌만큼 특별히 더 매력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시너지 효과 낼 연계 상품 필요 더구나 양산시가 체류형 관광지가 아닌 상황에서 뱃길 복원 사업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하려면 다양한 지역 자원과 연계한 뱃길 사업 자체에 대한 매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여기에 실질적으로 ‘돈이 되는’ 관광상품으로 개발하기 위해서는 뱃길 복원 사업과 연계되는 상품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한다. 단순히 배만 타고, 스쳐 지나가더라도 관광객이 지갑을 열 수 있게끔 하는 특별한 뭔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영산강 뱃길 복원 사업 선착장(나주시)이 홍어 특화거리와 맞닿아 있지만 이렇다 할 시너지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고, 백마강 뱃길(부여군) 역시 고란사와 낙화암이라는 역사 유적을 끼고 있지만 그곳에서 살 수 있는 상품은 전국 어느 절에서나 판매하는 기념품 정도에 불과한 수준이다. 사실상 없다고 볼 수 있다. 양산시는 선착장 주변에 지역 특산물 판매장을 설치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다른 지자체 사례를 볼 때 판매하는 특산물이 ‘그곳에서만’ 판매하는 상품이거나 뚜렷한 가격 경쟁력이 있지 않다면 큰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양산시가 낙동강 뱃길 복원 사업을 통해 관광산업 발전을 위한 새로운 시도와 콘텐츠 개발에 나서려면 단순히 ‘뱃길’ 그 자체가 아닌 뱃길이라는 관광상품의 매력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양산만이 가진 고유한 역사ㆍ문화ㆍ환경 자원을 적절히 활용하는 전략을 지금부터라도 세워야 한다. 앞선 여러 지자체 사례에서 ‘뱃길’만으로는 기대하는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홍성현 기자 redcastle@ysnews.co.kr 김다빈 기자 kdb15@ysnews.co.kr
2011년 기준 스위스 국가 전체 면적의 1/4이 농경지다. 107만 헥타르. 넓은 면적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영세농이다. 농업 자체만으로는 국제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진다. 2012년 농업 부문 생산액은 100억 스위스프랑(CHF)에 달했지만 부가가치는 37프랑으로 국내총생산의 0.7% 수준이다. 이는 1990년보다 2.3% 감소한 수치다. 농업 부문 고용율 역시 4% 이하다. 이처럼 농업의 국가경제 비중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스위스는 국제수준 이상으로 농업에 대한 보조를 아끼지 않는다. 식량공급의 안정 확보와 천연자원 보존, 토지사용의 다양화 등을 위해서다. 스위스는 연방헌법과 농업법에 규정한 농업의 역할과 보상 원칙을 바탕으로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강화된 농장직불제를 운영하고 있다는 평가다. 1996년 다원적 농업이라는 개념이 연방헌법에 도입되면서 전 경지면적과 축종에 대해 직불제를 시행하고 있다. 스위스가 직불제에 많은 지원을 하는 이유는 농업이 제공하는 다원적 편익에 대한 보상이라는 개념 때문이다. 농업이 단순히 식량을 생산ㆍ판매하는 기능을 넘어 식량난과 환경보전, 대기정화, 기후완화, 수질정화기능 등 국가와 환경 전반에 기여하는 부분을 인정하는 것이다. 2009년 기준 스위스 전체 농업예산에서 농업직불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74.3%다. 농가당 직불금은 약 4천600만원으로 한국의 42배다. 농민 1인당 직불금은 약 2천만원으로 이 역시 한국의 40배에 달한다. 이처럼 많은 직불금을 지원하는 대신 직불제에 참여하는 농가는 ‘상호의무준수’ 여부를 엄격히 검열받는다. 농가는 농장 위치와 노동력 구성, 작물과 가축 종류, 생산량 등 농업경영 전반에 대한 정보를 담은 종합 신고서를 작성해야 한다. 더불어 사료와 약품, 비료 등 구입 명세와 목초지, 가축 관리대장, 야외 방목과 가축 운동 기록, 영양 균형 차트 등도 작성ㆍ보관해야 한다. 직불제에 참여하면 연간 수차례 검열관의 직접 점검을 받아야 한다. 이처럼 상호준수의무 이행을 통해 환경친화적 지속가능 농업 전환을 도모하고 있다. 이는 농업과 농촌에 대한 정부지원을 정당화해주고 직불제 필요성에 대한 국민 공감대 형성에도 역할을 하고 있다. 덕분에 1999년 이후 계속적인 농업소득 감소에도 불구하고 농가소득은 증가했다. 스위스 유기농 면적도 1996년 경작 가능 면적 5%에서 2008년 11%까지 증가했다. 직불정책이 친환경 지속가능 농업 확대를 이끌어 낸 것이다. 이러한 농업 정책은 결국 친환경 6차산업 기반을 넓히는 역할을 한다. 농가 소득을 보존하면서 농가 스스로 친환경 농업으로 전환하게 하는 것, 6차산업의 발전을 위해서 우리 정부가 참고해야 할 부분이다. 김다빈 기자 kdb15@ysnews.co.kr
에멘탈은 스위스 수도 베른 동쪽에 위치한 작은 마을이다. 베른은 2012년 기준 인구가 13만명이 채 안 될 정도로 작은 도시지만 ‘에멘탈’이란 이름은 세계에서도 유명하다. 오히려 수도 베른보다 더 잘 알려져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치즈 때문이다. 에멘탈 치즈는 세계적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만화 ‘톰과 제리’에서 자주 등장하는 삼각형 모양에 구멍 숭숭 뚫린 치즈가 바로 에멘탈 치즈다. 에멘탈지역은 대부분 낮은 산지로 이뤄져 있다. 지형상 일반 작물농업보다는 축산과 낙농이 적합한 곳이다. 이런 특성을 바탕으로 13세기부터 치즈를 본격 제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위스는 6차산업 가운데 체험형 사업들이 많지 않은 게 특징이다. 물론 사금 캐기, 야생마 트레킹, 승마 등 체험활동이 있긴 하지만 농가 주 수입원은 아니다. 3차산업은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그대로 활용해 거둬들이는 관광수익이 대부분이다. 이런 관광수익은 농가이익으로 직결되지 않는다. 대신 스위스는 에멘탈 치즈에서 보듯 2차산업, 즉 가공산업이 농가 수익을 이끈다. 스위스 6차산업 특징이다. 유럽 전체 우유 생산량의 6%가 에멘탈 치즈 생산에 쓰인다고 할 정도다. 에메탈지역은 치즈가 경제의 70%를 움직인다는 말이 있다. 이처럼 에멘탈지역은 치즈 생산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원유 품질관리에 엄격한 기준을 정하고 있다. 젖소 품종부터 ‘스위스 브라운’을 고집하는 이유도 우유량은 ‘홀스타인’ 종에 비해 적지만 유단백이 높아 치즈 원료로 적합하기 때문. 치즈용 원유 생산을 위해 젖소들에게 사일리지(수분이 많은 풀이나 곡물을 저장해 젖산 발효시킨 사료)를 먹이지 않는다. 사일리지를 먹은 젖소 원유로 치즈를 만들 경우 시큼한 맛이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스위스 연방정부가 ‘직불제’를 통해 축산 농가들이 품질 좋고 친환경적인 원유생산이 가능하도록 돕는 것도 에멘탈 치즈 세계화에 큰 몫을 차지한다. 스위스 사람들의 ‘로컬푸드’(Local Food )에 대한 관심도 에멘탈 치즈 성장에 큰 영향을 미쳤다. 가까운 지역에서 생산한 신선한 음식을 즐기겠다는 로컬푸드는 에멘탈 치즈가 고급화하는 데 큰 도움을 줬다. 여기에 에멘탈지역 생산품만 취급하는 2곳의 대형 유통업체가 서로 경쟁하는 것도 유통비 절감과 안정적인 공급처 확보라는 점에서 기여하는 바가 크다. 현재 에멘탈지역에는 대형 치즈 농가가 두 곳 있다. 취재진이 그 중 한 농가를 방문했는데 실제 치즈 제조 공장을 홍보관 형태로 꾸며놨다. 홍보관에 들어서면 홍보 직원이 헤드폰과 mp3를 나눠준다. mp3 안에는 총 12개의 녹음파일이 들어있는데 치즈 생산과 가공에 관한 모든 내용을 담고 있다. 농장(홍보관) 안을 돌아다니면서 지정된 장소에서, 지정된 번호 녹음을 틀면 눈앞에 보이는 시설과 사진, 표, 그림 등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스위스 연방정부 지역정책 담당자 주르크 조르디(Jurg Jordi) 씨에 따르면 이런 방식의 홍보는 특히 아이들에게 인기가 높다고 한다. 우유저장ㆍ가공시설에 대한 설명부터 효모를 이용해 우유를 발효시키는 방법, 실제 농부가 쓴 각종 기록들까지 자세한 설명을 곁들여 아이들 호기심을 해결시켜 주는 것이다. 홍보관 2층에는 치즈 판매장이 있다. 농장에서 생산하는 치즈를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치즈 판매장 옆에는 꽤 넓은 규모의 식당도 있다. 식당은 관광객뿐만 아니라 인근 주민이 식사를 해결하기도 한다. 식당 수익의 상당 부분이 주민으로부터 나온다고 한다. 우리나라 일부 농가에서 관광객만을 위해 운영하는 식당과 다른 점이다. 이처럼 13세기부터 지금까지 전통방식으로 만드는 ‘에멘탈 치즈’는 6차산업 가운데 가공(2차)산업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 축산 농가뿐만 아니라 일반 6차산업 농가들도 가공산업의 가능성에 대해 깊은 연구를 할 필요가 있다. 장정욱 기자 cju@ysnews.co.kr
비단결 같은 강물이 흐른다고 해 이름 지어진 금강. 금강은 부여읍 규암면에 이르면 비로소 백마강(白馬江)이라고 불린다. 대개 부여읍(扶餘邑) 정동리 앞 범바위(호암: 虎岩)에서부터 부여읍 현북리 파진산 모퉁이까지 약 16㎞ 구간을 백마강이라 한다. 백제 무녕왕 시대 기록에 금강을 ‘백강’(白江)으로 표기했고, 역사적으로 말(馬)을 ‘크다’는 뜻으로 써온 것을 보면 백마강은 곧 ‘백제에서 가장 큰 강’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백마강 일대는 538년(성왕 16년)에 국도를 웅진에서 사비성(泗沘城)인 부여로 옮겨, 660년(의자왕 20년) 백제가 멸망할 때까지 백제 심장부였다. 부여군은 백제 고도(古都) 인프라 구축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적으로 뱃길 복원에 눈을 돌렸다. 지난 2005년부터 연차적으로 추진한 백마강 뱃길 복원 사업은 선착장 12억원, 황포돛배 척당 3억5천만원의 사업비가 들어갔으며, 현재 황포돛배 5척을 운항하고 있다. 부여군이 운항하는 황포돛배(목선)는 24톤 규모로, 승선인원은 최대 75명이다. 백마강 뱃길 사업이 다른 곳과 차별화된 점은 운항구간이 매우 짧다는 점이다. 구드레나루터를 출발해 고란사 나루터까지 운항시간이 10여분에 지나지 않는다. 대신 백마강을 끼고 있는 낙화암과 고란사라는 유적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부소산에 있는 낙화암(落花岩)은 660년(의자왕 20년) 백제가 나당연합군(羅唐聯合軍) 침공으로 함락되자 궁녀 3천여명이 백마강 바위 위에서 투신해 죽었다는 이야기로 유명한 곳이다. 궁녀들이 뛰어내릴 때 무서워 치마로 얼굴을 가렸는데, 그 모습이 꽃이 떨어지는 모습과 비슷하다고 해 낙화암이라고 불렀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백제 말 창건된 것으로 추정할 뿐 정확한 기록이 없는 고란사(皐蘭寺)는 일설에 의하면 원래 백제 왕을 위한 정자였다고 하며, 또 궁중 내불전(內佛殿)이었다고도 전한다. 백제가 멸망할 때 낙화암에서 사라져 간 삼천궁녀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1028년(고려 현종 19년)에 지은 절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절 뒤편에는 고란정이라는 우물이 있다. 이 우물을 먹으면 한 사발에 3년씩 젊어지는데, 어느 할아버지가 약수를 많이 마셔 아이로 변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온다. 백마강 구드레 나루터에서 황포돛배를 타면 곧바로 고란사와 낙화암을 둘러볼 수 있다. 일종의 셔틀버스 개념이다. 뱃길 자체로는 볼거리가 없지만 이들 유적과 연계되면서 매력적인 관광상품으로 탄생했다. 백마강 황포돛배는 하루 최대 50회까지 운항한다. 성수기에는 하루 1천700여명이 탑승하기도 한다. 연간 이용객은 17만여명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12월~3월까지 이용객이 줄어 운항을 중단하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숫자다. 부여군은 “백마강 뱃길 사업은 민간위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사실상 성수기 6개월 수익으로 1년을 운영하고 있어 인건비를 제외하면 큰 수익은 없지만 지자체에서 직영하는 뱃길 사업과 달리 적자를 보지는 않는다”며 “뱃길 사업 자체 수익보다 그로 인해 파생되는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성현 기자 redcastle@ysnews.co.kr 김다빈 기자 kdb15@ysnews.co.kr
‘밀짚모자’(Chapeau de Paille)는 일종의 체험농가 조합이다. 프랑스 전역에 30여곳이 가입한 상태다. 이들 농가는 기본적으로 농산물 직거래를 바탕으로 다양한 체험 활동을 제공하고 있다. 대도시 인근에 많이 위치해 도시에 거주하는 일반 소비자들이 부담 없이 찾아올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밀짚모자는 1985년 프랑스 농민들이 영국의 체험농가 조합인 PYO(Pic k Your Own farm)를 방문하고 나서 만들게 됐다. 약 30년 역사를 가진 셈인데 여러 이유들로 소비자들로부터 높은 신뢰를 받고 있다. 먼저 도시 소비자들은 밀짚모자 농장에서 일반 유통매장 보다 많게는 30% 가까이 농작물을 싸게 구입할 수 있다. 저렴한 가격과 함께 농약을 과도하게 사용하지 않아 건강에 이롭다는 부분에서 높은 만족감을 보인다. 실제 밀짚모자 농가들은 엄격한 품질헌장을 만들어 농약 사용 억제는 물론 다양한 환경보존정책을 준수하고 있다. 밀짚모자 농가는 윤작(輪作)을 기본으로 하는데 이 역시 토양 황폐화를 예방하는 환경보호방법 가운데 하나다. 윤작은 농작물 질병 예방에도 많은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더불어 밀짚모자 농가는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바탕으로 산책과 놀이 등 ‘휴식’ 개념을 접목해 가족 단위 피서지, 휴양지로도 인기가 높다. 단순 농작물 소비를 넘어 도시 근교에서 전원생활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갈리농장에만 연간 10만 명이 넘는 소비자가 방문하고 있다. 김다빈 기자 kdb15@ysnews.co.kr
사실 프랑스 등 유럽 농업에는 6차산업 개념이 별로 없다. 우리가 의도적으로 생산(1차)에 가공(2차)과 관광ㆍ체험(3차)을 접목해 6차산업을 추진하는 것과 달리 유럽은 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한 시도를 이어온 게 가공과 체험산업으로까지 연결된 형태다. 물론 정부 정책 지원이 뒷받침하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농민 스스로 산업 영역을 확장하려는 노력이 6차산업 형태로 변화한 것이다. 단순히 관광객이 많은 나라여서, 체험과 관광 덕분에 6차산업이 발전한 게 아니란 의미다.
낙동강은 예로부터 지역 간 교류와 물자 수송을 위한 교통로였지만 그 기능을 상실한 이후 하천 기능에만 머물러왔다. 하지만 최근 하천 생태공원을 기반으로 한 체험형 관광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면서 낙동강 뱃길이 주목받고 있다. 낙동강 뱃길 문화관광루트 조성을 통해 낙동강 경관과 생태, 문화, 관광이 한데 어우러져 지역 관광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기획보도에서는 지난해 8월 취항한 낙동강 생태탐방선과 함께 전라남도와 충청남도의 뱃길 사업 사례를 살펴보고, 앞으로 낙동강 뱃길 복원 사업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알아본다. <글 싣는 순서> ① 다시 열린 낙동강 뱃길… 낙동강 에코호 ② 순천만의 자연을 한눈에 생태체험선 ③ 문화를 실어나르는 영산강 황포돛배 ④ 삼천궁녀 낙화암 옛이야기 품은 백마강 유람선 ⑤ 낙동강 뱃길, 양산 관광 블루오션 될까 2008년 도입 후 4척 운항, 올해 쾌석 관광선 추가 도입 현재까지 누적 탑승객 14만여명… 특색 있는 관광상품 평가 영산강(榮山江)은 본류 총 길이 약 150㎞, 유역 면적은 약 3천551㎢로, 우리나라 서남부 핵심 지역을 가로지른다. 유역 면적이 전라남도 총면적의 약 29%를 차지할 정도다. 해서 한강, 낙동강, 금강과 함께 우리나라 4대강에 속한다. 전남 나주시 영산동을 중심으로 영산강 남안에 있던 하항(河港)인 영산포는 조선 초기 남부지방 전세(田稅)를 거둬 영산창에 모았다가 서울로 운반하는 역할을 했다. 이후 중종 때 영산창이 폐지되면서 조운(漕運) 기능을 상실했으나 목포가 개항하고, 일본인 미곡상이 등장하면서부터 주요 포구가 됐다. 1960년대까지 포구 역할을 하던 영산포는 철도와 도로 건설에 의한 교통 발달과 토사 퇴적 등으로 하항 기능을 완전히 상실했다. 이곳 영산포에 조선 시대 때 운항하던 황포돛배가 다시 등장했다. 황포돛배는 말 그대로 누런 포를 돛에 달고, 바람을 동력으로 어업이나 물자 수송에 이용했던 배다. 나주시는 영산강을 누비던 황포돛배를 재현해 뱃길을 체험하는 관광상품으로 운영하고, 나주와 영산강을 알리는 대표상품으로 개발하기 위해 지난 2008년 5월 황포돛배인 빛가람 1호와 2호를 도입했다. 빛가람호는 12인승, 3.4톤 규모의 소형 선박이다. 이후 나주시는 96인승, 97톤 규모의 대형 선박(국내 최대 목선)인 왕건호를 2012년 9월, 49인승 24톤 규모의 중형 선박인 나주호를 2015년 6월 각각 추가 도입했다. 영산포 선착장에서 천연염색박물관 선착장까지 왕복 10km(7~8노트, 소요시간 55분)를 운항하는 선박 4척은 2008년 5월 첫 취항 이후 현재까지 14만605명이 탑승해 5억2천200여만원의 수익을 내고 있다. 양귀비 축제와 연계됐던 2009년 탑승객이 2만4천여명으로 최고를 기록했다가 2013년과 2014년 1만3천여명으로 주춤했지만 올해 들어 10월 초까지 2만2천여명을 넘어서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올해 탑승자 대부분이 유료 탑승객으로 역대 최고 수익(1억1천여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나주시는 83인승 43톤 규모의 쾌속 관광선인 영산강호를 건조해 이달부터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영산강호는 앞서 도입한 황포돛배와 달리 죽산보~영산포~나주대교~승촌보 간 20km 구간을 13노트(25km/h)로 1시간대에 운항한다. 나주시는 영산강호 도입을 통해 선상체험 프로그램 활성화와 승촌보 등 주변 관광지로 방문객을 유인하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나주시는 영산강호 도입에 대해 “지난 1977년 영산호 하구언 둑 준공으로 중단됐던 내륙 뱃길에 38년 만에 현대식 유람선이 투입되는 것”이라며 “2008년 영산강 황포돛배 사업을 시작으로 문화가 흐르는 영산강 조성을 통해 나주 관광을 이끌어 왔고, 특히 2012년 국내 최대 목선 왕건호를 운항하면서 특색 있는 관광시대를 열었다고 평가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성현 기자 redcastle@ysnews.co.kr 김다빈 기자 kdb15@ysnews.co.kr ----------------------------------------------------- ■ ‘아랑사’와 ‘아비사’의 사랑 깃든 앙암바위 영산강으로 따라 영산포구로 올라오다 보면 56m 높이의 깎아지른 절벽이 보인다. ‘앙암바위’다. 바위 아래 강물이 소용돌이치면서 배가 침몰하는 사고가 잦아 사람들은 이곳에 용이 살고 있다고 믿었고, 안전한 항해를 위해 용진단에서 제를 올리기도 했다. 앙암바위는 백제 시대 아비사와 아랑사의 슬픈 사랑 전설이 서린 곳이기도 하다. 이야기는 이렇다. 백제 때 아랑사라는 어부가 있었다. 고기잡이에 나섰는데, 하루는 건너편에서 여인이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아비사라는 처녀였는데, 병에 걸린 아버지가 물고기를 먹고 싶다고 했으나 물고기를 잡을 길이 없어 울고 있었던 것이다. 아랑사는 당장 물고기를 잡아줬고, 곧 둘은 연인이 됐다. 하지만 아비사가 살던 마을 청년들이 둘의 사랑을 시기했고, 결국 아랑사를 꾀어내 바위 아래로 떨어뜨려 죽였다. 아비사는 낙담했고, 마을 사람은 안타까워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턴가 아비사가 외출이 잦더니 얼굴에 화색이 돌기 시작했다. 마을 젊은이들이 아비사 뒤를 밟았는데, 강에서 바위를 타고 올라온 구렁이와 사랑을 나누고 있는 것이었다. 불길한 징조로 여긴 마을 젊은이들은 구렁이와 아비사를 바위 아래로 굴려버렸다. 이후 젊은이들은 하나둘 앓다가 죽었고, 두 마리의 얽힌 구렁이가 마을에 나타났다. 마을 사람들은 무당을 불러 음력 8월에 씻김굿을 했고, 그 뒤로 구렁이도 나타나지 않고, 젊은이가 죽는 일도 없어졌다고 한다.
가파도 보리는 지역 특산품으로 가공 산업에도 많은 업체가 관심을 쏟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곳이 ‘제주홍암가(대표 이종건)’다. 제주도 서귀포시 남원읍에 위치한 제주홍암가는 곡물을 유산균으로 발효해 건강식품을 생산하는 업체로 현재 직원은 20여명이며, 연간 매출은 24억원 정도다. 제주홍암가는 세계 최초 곡물유산균발효기술과 한국, 미국, 중국, 일본, 유럽에서 특허등록 한 춘화처리기술을 바탕으로 제주지역 특산물로 건강식품을 만들고 있다. 특히 제주홍암가만의 기술인 춘화처리(Vernalization) 기술은 작물 생육기간 중 일정시기에 온도처리해 필요한 시점에 개화하도록 하는 방법으로 가을에 씨를 뿌려 겨울을 지내고 봄에 열매를 맺는 보리 특성을 극대화하는 기술로 손꼽히고 있다. 6차산업을 기준으로 하면 제주홍암가는 2차산업을 전담하는 기업인 셈이다. 6차산업이 생산(1차)과 가공(2차), 관광(3차)을 하나의 산업으로 묶는 개념이긴 하지만 영세한 대한민국 농업에서는 2차 가공 분야는 많은 시설투자비용 때문에 적지 않은 부담을 안겨준다. 따라서 제주홍암가처럼 2차산업공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과 연계해 농가는 1차, 3차산업에 주력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제주홍암가는 현재 연간 100톤 정도 보리를 가공해 상품화한다. 이 가운데 20톤 정도가 가파도 청보리다. 전체 가공 양에 비하면 제주 지역 내 보리 수매량은 적은 편이다. 이종건 대표는 “현재로선 우리가 필요로 하는 모든 보리를 제주도 안에서만 수급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며 “가파도에서 일정량을 가져오고는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많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수요는 충분하지만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라는 것. 이종건 대표는 앞으로 연간 1천톤 이상 가공품 생산이 가능한 시설을 만들 계획이다. 문제는 원료가 되는 보리, 현미 등 농작물 수급인데, 이 대표는 계약재배 등 방법으로 해결책을 찾고 있다. 따라서 이 대표의 고민은 현재 6차산업 농가들에겐 2차산업(농산물 가공)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김다빈 기자 kdb15@ysnews.co.kr
제주도는 우리나라 최고 관광지다. 올해 관광객 유치 목표가 1천800만명에 이를 정도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찾아오는 관광객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이는 6차산업을 위한 기본 바탕이 잘 마련돼 있다는 의미이며, 제주도가 도정 제1목표로 6차산업 활성화를 내 건 이유이기도 하다. 현재 제주도에는 24곳의 6차산업 인증사업체가 있다. 이 가운데 마을 주민이 주도해 사업을 이끌고 있는 가파도 청보리축제는 마을 구성원이 함께 참여하고 혜택을 공유해 소득을 높이는 형태로 기업(법인)형, 마을단위 6차산업과는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주민이 직접 기획ㆍ판매까지 주민 주도로 발전 거듭해 우선 가파도 청보리축제는 주민 주도형이라는 점에서 특징을 가진다. 지역 특산물인 청보리 재배, 판매 체험을 바탕으로 축제를 열어 연 2만5천여명의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는데,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연간 농가 소득이 4천5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주민은 수익의 외부 유출을 막기 위해 축제를 직접 기획ㆍ운영하고 있으며, 수산자원 고갈, 농어업 인구 고령화에 따른 지역 경제 침체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물론 처음부터 주민이 축제를 기획ㆍ운영한 것은 아니다. 최초 3회까지는 외부 행사 전문 업체에 위탁했는데, 일부 주민이 축제에서 소외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무엇보다 축제 수익이 외부로 빠져나가자 주민이 직접 기획하고 참여하는 형태로 바꾼 것이다. 수익은 청보리 판매와 자전거 대여, 소라줍기 등 체험프로그램, 민박과 보리밥 판매 수익 등이다. 청보리 판매는 농가에서 생산한 청보리를 일단 청보리축제 추진위원회(이하 축제 추진위)에서 전량 수매해 이를 관광객에 판매하거나 가공 기업에 납품해 수익을 창출하는 형태다. 농가 입장에서는 판매에 대한 걱정이 없다. 더불어 농사를 짓지 않는 주민 역시 축제 기간에 해조류 판매로 수익을 창출해 축제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 현재 이들은 해조류 판매뿐만 아니라 문어잡기 체험 등을 기획하며 축제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상품 판매 고민 줄이려 2차 가공은 전문 업체에 맡겨 현재 축제 추진위원장을 맡고 있는 진명환 이장은 “청보리축제를 하기 전에는 연간 1만명 정도가 우리 섬을 찾았고, 그 가운데 6천명은 낚시꾼이었다”며 “이제는 약 4만5천명이 가파도를 방문하고 청보리는 없어서 못 파는 수준이 됐다”고 설명했다. 축제 추진위는 현재 축제용 보리 판매를 넘어 가공 산업에도 많은 신경을 쏟는다. 다만 직접 가공을 하기 보다 안정적인 판매처를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 실제 마을에서 생산하는 100톤의 보리 가운데 40톤 정도만 마을에서 직접 포장ㆍ판매하고 나머지는 가공업체에 넘긴다. 축제 추진위가 농민들이 보리 생산에만 집중하고 판매 문제는 고민하지 않을 수 있도록 판로를 꾸준히 개척하고 있는 것이다. 영세한 우리나라 농가 특성을 고려했을 때 투자비가 많이 드는 가공분야를 생산자가 아닌 전문 업체에 맡겨도 충분히 성공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 준다. 물론 남은 과제도 있다. 해마다 급증하고 있는 관광객 수요에 맞게 숙박 등 각종 지원 시설이 필요하다. 청보리축제뿐만 아니라 사시사철 관광객이 찾을 수 있도록 관광상품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행정 지원도 필요하다. 숙박이나 관광지 조성 등 시설 설비에 드는 비용이 적잖은 만큼 소모성 예산이 아닌 곳에는 지원을 통해 사업 활성화를 뒷받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장정욱 기자 cju@ysnews.co.kr
부산이라고 하면 대개 해운대 해수욕장이나 태종대 공원을 생각하기 일쑤다. 그러나 부산에 휴가를 즐기러 가서 이런 장소만 찾는다면 부산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최근 들어 부산이 크게 변모하면서 새롭고 다양한 휴가지와 관광지가 많이 생겨났다. 경남지역신문협회는 경남도민의 여행과 휴가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하면서 부산시 후원을 받아 ‘신(新) 부산여행 지리지’ 시리즈를 시작한다.<편집자 주>
지난 21일 본사 회의실에서 진행한 제53차 지면평가회의는 모두 9회분(589호, 8월 18일~597호, 10월 20일) 신문 전반을 평가했다. 이번 지면평가회의에는 최성길 지면평가위원장을 비롯한 지면평가 위원 4명과 본사 윤리위원 5명, 이현희 편집국장이 참석했다. 위원들은 지면평가회의 후 변화한 점을 다음 회의나 지면을 통해 알려줬으면 좋겠다고 했으며 사람 이름 등 중요한 정보를 실수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신임 편집국장 취임으로 새롭게 변화하는 시민신문을 기대한다며 젊은 감각의 유익한 지역신문으로 자리 잡길 바란다고 말했다.
낙동강은 예로부터 지역 간 교류와 물자 수송을 위한 교통로였지만 그 기능을 상실한 이후 하천 기능에만 머물러왔다. 하지만 최근 하천 생태공원을 기반으로 한 체험형 관광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면서 낙동강 뱃길이 주목받고 있다. 낙동강 뱃길 문화관광루트 조성을 통해 낙동강 경관과 생태, 문화, 관광이 한데 어우러져 지역 관광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기획보도에서는 지난해 8월 취항한 낙동강 생태탐방선과 함께 전라남도와 충청남도의 뱃길 사업 사례를 살펴보고, 앞으로 낙동강 뱃길 복원 사업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알아본다. 낙동강 뱃길, 새로운 관광수요 만들까? <글 싣는 순서> ① 다시 열린 낙동강 뱃길… 낙동강 에코호 ② 순천만의 자연을 한눈에 생태체험선 ③ 문화를 실어나르는 영산강 황포돛배 ④ 삼천궁녀 낙화암 옛이야기 품은 백마강 유람선 ⑤ 낙동강 뱃길, 양산 관광 블루오션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