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발전 밑그림이 될 ‘2020년 양산도시기본계획’ 공청회가 오는 20일 오후 2시 문화예술회관 대강당에서 열릴 예정이다. 시 행정구역 전역인 48만4천㎢에 걸쳐 인구 55만을 목표로 계획된 ‘2020년 양산도시기본계획’은 도시의 미래상을 가늠하는 중요한 절차. 시는 공청회를 시작으로 양산시 미래 계획의 목표를 설정하고 추진 전략을 밝힐 예정이다.
지난 1996년 ‘2016년 도시계획’을 수립한 이후 제4차 국토종합계획과 광역도시계획을 반영해 도시공간구조에 대한 구상을 통해 생활권 설정, 인구배분계획 등이 마련된다. 또한 부문별로 토지이용, 기반시설, 공원·녹지 개발에 대한 밑그림도 그려지게 된다. 이번 공청회에서 제시되는 도시계획에 대한 시민의견은 공청회 개최 이후 4월 3일까지 시청 도시과에서 열람이 가능하며 열람기간 동안 서면을 통해 제출해야 한다. 시는 공청회에서 도시계획전문가와 대학교수 등을 초빙해 시가 용역을 통해 마련한 도시계획에 대한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당초 예상보다 도시계획 공청회가 늦어진 만큼 나날이 도시화로 발전하는 양산의 미래를 보다 정확히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관심있는 시민들의 공청회 참석은 물론 발전적인 의견 제시를 기다린다”고 밝혔다. 한편 오근섭 시장은 올해 ‘2010년 인구 30만 예산 1조원 시대’와 더불어 공업용지 400만평 확보를 선언하면서 이번 도시계획 수립에 오시장의 의지가 어떤 형태로 반영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시는 공청회 이후 시민들과 관계전문가의 의견을 들은 뒤 시의회 의견 청취와 도시계획위원회 자문을 거쳐 6월께 건설교통부에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건교부의 승인은 12월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해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도심 아파트 단지 지역을 중심으로 이장, 통장, 반장 등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마을 일꾼 선출을 놓고 대립이 치열해지는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시가 관련 조례 개정을 나섰다.
시는 지난달 23일 <양산시 이통반장 임명.위촉에 관한 규칙 일부개정규칙안>을 입법예고하고 임기, 임명절차 등 운영상 미비점을 개선키로 했다. 시에 따르면 최근 이·통장 선출을 둘러싸고 재개발 사업, 토지 보상 등에서 이장이 상대적으로 이익을 볼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어 이·통장 선출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강서동 ㄱ지역, 물금읍 ㄴ지역 등을 비롯해 이장 선출을 둘러싸고 논란인 일었던 지역은 현행 조례에 따라 이·통장 임기가 연임에 대한 제한이 없어 장기간 특정 인물이 이·통장을 맡게 되면서 발생한 경우가 대다수다. 시는 현재 ‘당해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로 하고 임기 중 위촉된 자는 잔여 임기로 하며, 연임할 수 있다’에서 연임 제한 규정을 포함해 2년으로 임기를 늘이는 대신 1회에 한해 연임이 가능하도록 개정안을 마련했다. 또한 마을총회 또는 이통개발위원회 외에도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가 이·통장 추천을 가능할 수 있도록 도시화에 따른 시대 변화상을 반영키로 했다.최근 이·통장 선출을 둘러싼 주민간의 갈등을 자치단체가 중재를 하기 위해 읍면동장이 임명·위촉하는 이·통장에 대해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자격요건을 갖춘 사람을 직원임명 또는 공개모집해 심사와 시험 등을 통해 임명하는 규정도 마련됐다. 시 관계자는 “도시 개발 사업과 맞물려 최근 이장 등을 선호하는 지역이 늘어나면서 이장 선출을 투명하게 하고 원만한 지역발전을 이끌 수 있는 여건 조성을 위해 조례 개정을 추진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한편 일부 농촌 지역의 경우 마을 일을 돌볼 젊은 사람이 없어 이장직을 특정인이 장기 재직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도심지역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는 농촌지역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규정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시 관계자는 “연임을 하더라도 4년 이상 이장직을 수행하지 못하게 제한했을 뿐 다시 2년 후 이장일을 볼 수 있어 큰 혼란이 예상되지 않는다”며 “오히려 이장을 특정인물이 장기재임하면서 생기는 갈등을 해소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최근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마을 이장 선출을 둘러싼 주민들간 다툼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양산경찰서 물금지구대에 따르면 지난 26일 밤 12시께 물금 ㅅ마을 이장 선출 관련 폭행사건이 발생해 골절과 상해 등으로 김아무개씨가 전치 5주의 중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물금 ㅅ마을은 지난해 12월 이장을 선출하면서 당시 이장과 새로운 출마자 두 사람이 동시에 이장직을 희망해 마찰을 빚어왔다. 이에 물금읍이장단협의회는 두 출마자에게 대화로 원활히 해결할 것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물금읍은 읍선관위를 통해 2월 7일 경선을 치르려 했으나 이마저도 무산되었다. 결국 지난달 25일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한 두 출마자는 ㅅ마을 이장출마 자격을 박탈당했다. 이 사실에 격분한 두 출마자 측 지지자들의 말다툼이 폭행으로 이어졌으며, 현재 두 측 모두 서로가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있어 쌍방과실로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 물금읍은 ㅅ마을 부녀회장을 임시 이장으로 지명할 예정이며, 2개월 가량 추이를 지켜본 후 새로운 이장을 임명할 것임을 밝혔다. 이번 사건은 그동안 낮은 보수와 처우 등으로 기피대상이었던 마을 이장이 최근 들어 인기 직종으로 부상하고 있는 이유는 자녀 학자금, 회의수당, 단체보험 가입 등 각종 혜택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관공서와 주민간의 가교역할을 하는 중간도우미로 인식되었던 과거와는 달리 마을대표자로서 막강한 권한이 있는 것으로 인식이 전환되어 마을 이장 선출이 과열양상을 띄고 있는 것이다. 현재 이장을 맡고 있는 이아무개씨는 “ㅅ마을은 아파트재건축으로 인한 업무추진비 등 금전관계가 얽혀 있어 마을 주민들은 이번 사건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번 사건을 통해 주민의 파수꾼 노릇을 하며 열심히 봉사하고 있는 다른 이장들이 피해를 보지 않을까 염려된다”고 말했다. 또 “하지만 젊고 능력있는 사람들이 이장직에 대거 진출해 이장의 역할 강화, 마을 단위 공동체의 활성화 등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며 “따라서 이장직을 선호하는 이같은 현상이 부정적이지만은 않은 것으로 생각된다”고 전했다.
양산노거수 이야기- 더불어 사는 큰나무 마을마다 사연을 가진 나무들이 있습니다.
사람들과 함께 호흡하며 이 땅을 지켜온 큰 나무들. 지난해 지역신문발전기금 저술사업을 통해 양산 곳곳에 우리 삶을 지켜온 큰 나무들의 이야기를 하나로 묶어 책으로 엮어보았습니다.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온 큰 나무들의 새 의미를 2007년 새로운 공동체를 만들어 가야할 양산시민들과 함께 다시금 우리네 삶의 이야기를 지면을 통해 나누려고 합니다-----------------8. 중부동 팽나무중부동 삼동마을과 일동마을 대나무 숲을 지나면 오랜 세월 마을을 지키고 있는 어르신을 만날수 있다.
경부고속도로가 생기면서 앞뜰이 사라졌지만 여전히 마을을 수호하며 마을 사람들의 할아버지로 남아 있는 팽나무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지금은 마을에 외지인들이 늘어 아는 사람이 드물지만 고속도로가 생기기 전 논밭으로 둘러싸인 곳에 의연히 서 있던 팽나무는 중부동 삼동마을과 일동마을 주민들에게는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신성시되던 나무였다.
시청에서 양산초등학교로 가는 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중부동고분군·북부동산성 700m>라는 표지판과 함께 경부고속도로 아래를 뚫는 지하통로가 있다. 이 통로를 지나 계단을 따라 몇 걸음 옮기면 계원사 표지판과 고속도로 옆에 있는 양산 정류장이 나오고 양산 정류장을 스쳐 고추밭과 대나무 숲을 지나면 중부동 일동마을과 삼동마을의 제일가는 어르신을 만날 수 있다. 고속도로가 생기면서 앞뜰이 사라졌지만 여전히 마을을 수호하며 마을 사람들의 할아버지로 남아 있는 팽나무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 팽나무는 당산할아버지 나무로 나이 380살에 키 20m, 가슴둘레가 7m이며, 고속도로 언덕 위에 고즈넉이 앉아서 가까이는 고속도로와 일동마을, 삼동마을을 바라보고 멀리는 빼곡히 들어선 아파트와 종합운동장 등 급변하고 있는 시내와 양산천이 가로지르는 서쪽의 물금까지 유유히 바라보며 세월을 보내고 있다.지금은 마을에 외지인들이 늘어 아는 사람이 드물지만 고속도로가 생기기 전 논밭으로 둘러싸인 곳에 의연히 서 있던 팽나무는 중부동 일동마을과 삼동마을 주민들에게는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신성시되던 나무였다. 마을을 하나로 이어준 나무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일동마을과 삼동마을 주민들은 매년 번갈아 가며 3월 3일 팽나무에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당산제를 지내왔다.
마을에서 가장 정갈하고 우환과 부정이 없는 집을 선출해 당산제를 올리도록 했으며, 그 집의 제주는 날이 정해진 날부터 매일 목욕재계를 하며 병자나 부정이 있는 자를 멀리하고 마음을 가다듬었다. 세월이 지나 외지인이 늘면서 몇 해 전부터 제를 올리는 의식은 사라졌지만 아직도 매일 당산 나무 앞에는 무속인들이 할아버지를 모시고 마을의 평화를 빌고 있음을 알 수 있는 은제기 3개와 불을 밝히고 있는 촛불이 놓여 있다. 고속도로가 생기면서 마을과 동떨어져 각종 소음과 매연 속에서 태풍을 몸으로 막으며 힘든 세월을 보내고 있는 팽나무는 사람이 야속하지도 않은지 여전히 마을 사람들을 위해 우두커니 자리를 지키고 있다. 마을 어르신들이 말하는 당산나무는 어릴 적 놀이터이자 땀 흘리며 농사일을 하다가 넓은 그늘 아래서 달콤한 단잠에 빠질 수 있는 정자나무이기도 했다.
당산할아버지의 마음이 어찌나 넓은지 마을을 포용하고 마을공동체의 중심 역할을 해왔다는 것이다. “공기 맛 좋은 등산로”당산나무가 있는 뒤편으로는 계원사와 중부동 고분군과 북부동 산성이 있어 마을 주민들의 등산코스로 각광받고 있다.표지판을 따라가면 계원사가 나오고 등산로가 펼쳐지는데 북부동 산성이 있던 자리라 왜인들을 막기 위해 애썼던 지난 역사의 흔적과 기운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발걸음이 숙연해진다.
북부동 산성을 가기 위해서는 계원사를 지나는 길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 등산코스를 꿰고 있는 사람들은 당산나무를 지나 펼쳐지는 텃밭 샛길을 더 선호하기도 한다.이 밖에 현재 산성의 아래쪽에는 중부동 고분군이 있는데 곳곳에서 삼국시기에서 통일 신라시기에 이르는 토기의 파편들이 발견된다. 산성의 정상부에서도 생활 토기의 파편들이 발견되고 있는데 대체로 능선이 높은 곳에는 대형고분군이 아래쪽으로는 작은 고분군들이 밀집해 있다. 짧은목단지, 굽다리접시, 큰항아리 등의 파편이 채집되고 있는데 이러한 유물들로 보아 대개 5~6세기경의 유적으로 추정되고 있다.
당산나무와 까마귀떼수백 년을 살아온 만큼 당산나무에는 작은 전설도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수십 년 전 당산나무 주변이 나무와 밭으로 무성할 때는 수십 마리의 까마귀 떼들이 신기할 정도로 당산나무만을 맴돌았다고 한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 까마귀를 귀신까마귀라고 불렀다.
마을 사람들이 그렇게 부른 이유는 유난히 까마귀들이 목청 높여 우는 날이면 얼마 되지 않아 마을에 우환이 꼭 생겼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까마귀의 울음소리를 듣고 ‘아, 저 집 할머니가 며칠째 누워계신데 곧 돌아가시겠구나’, ‘또 어느 집에 우환이 생기겠구나’하며 마을의 병고나 초상, 악재를 점쳤다고 한다.
그래서 까마귀가 울면 아픈 이가 있는 집은 무당을 찾아 당산나무 앞에서 온갖 정성을 들여 굿을 했고 그러고 나면 아픈 것이 신기할 정도로 싹 나았다는 것이다. 그렇게 마을 사람들에게는 삶의 터전을 보살펴주는 최고의 어르신인 할아버지의 제가 올려지는 날에는 온 마을이 축제분위기로 들썩인다. 3월 3일 당산제가 이뤄지는 날에는 마을 사람들은 징을 치고 마을을 돌아다니며 돈과 쌀을 거두면서 나무 앞에 받칠 음식과 정성을 들일 돈을 마련하는 것이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이 떠나기 시작하면서 당산제가 잊혀져 가고 있어 안타깝기도 하다. 예전엔 집 밖을 나서면 모두들 살림살이와 가족의 대소사를 훤히 알 정도로 살갑게 살아왔기에 인사 나누기 바빴지만 이젠 집 앞을 나와도 웬만큼 아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다만 400여년이 되어가는 팽나무 한그루가 다가갈 수 없는 그리운 마음을 안은 채 고속도로 너머의 마을을 쓸쓸히 지켜보고 있다.
산간벽지, 섬 등 도서지역은 경제·문화·행정 측면에서 소외 돼 사실상 보건진료소가 모든 의료 활동을 담당하고 있다. 이런 지역에서 근무하다보면 도시와는 또 다른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우선 도시와 농촌은 일상생활에서 체감물가가 다르다. 저소득층 노인인구가 많아 약을 처방하기 전 환자 상태파악과 동시에 약값을 저렴하게 처방하는 데도 신경써야한다.응급의료기관이 없어 응급환자 발생 시 응급처치, 이송 등에서도 보건지소가 관여하게 된다.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이지만 현재 공공의료기관에서는 기본 응급처치만 가능하다. 교통문제는 항상 골칫거리다. 대중교통수단이 월활치 않아 응급이송차량보다는 이웃의 도움과 같은 비공식적인 후송체계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다. 민간요법이 성행하고, 환자 순응도나 복약지도 등의 교육에 있어서도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잘못된 민간치료는 합병증을 야기하는 경우가 있어 교육이 절실하며, 이웃 간 서로 약을 교환해서 먹거나, 아껴먹는 등 잘못된 복용지식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문제에 있어 다양한 개선방안이 제시될 수 있겠으나 복약지도나 환자의 순응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 생활환경의 개선 등에 대한 교육은 의료인으로서 가장 관심을 가져야할 부분이다. 보건교육을 통한 생활습관의 개선이 지역주민의 건강증진과 질병예방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의료취약지역에서 보건의료기관이 모든 것을 담당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한정된 보건의료의 효율적 활용을 위해 분담이 필요하고 준 의료인을 통한 인력보강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그 밖에 민간자원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제도적 여건을 뒷받침해주고, 현재 일부에서 시행하고 있는 가정간호 등의 방문프로그램이 좀 더 활성화 된다면 더욱 효과적일 것이다.의료기술 발달에 따라 도심지역은 의료의 혜택을 받는 인구가 증가하고 있으나 의료취약지역의 주민들은 상대적으로 의료소외와 박탈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의료체계의 큰 틀을 바꾼다는 것은 힘들겠지만 현재의 의료자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이 보건교육 확대와 의료인력의 효율적 활용이 아닐까 생각한다.원동면 보건지소장
공중보건의사 남종길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
각 지역에서 건강장수마을 프로젝트를 시행하며 ‘건강’에 대한 관심이 날로 커지고 있는 현실에서 이런 말과는 전혀 무관한 곳이 있다. 의료시설과 교통편 부족으로 사소한 감기를 폐렴으로 키우는 사람들. 바로 의료취약지역 주민들이다. 강원도 두메산골 이야기로 들릴 수 있으나 우리가 사는 양산에도 이런 곳이 있다. 인구대비 노인비율이 가장 높은 원동면이다. 의료와 교통 두 방면 모두에서 외면 받아 병을 키울 수밖에 없는 원동주민들의 사연을 들어보자.
-------------------------------------------------------------“병원? 한 군데도 없어. 병만 키우지”농촌지역 노인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양산에서 가장 노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원동면은 의료취약지역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원동면에 살고 있는 사람은 3천9백여명. 이 가운데 만65세 이상 노인인구는 880여명으로 전체 인구대비 노인인구비율이 22%에 달한다. 시 전체 노인인구비율이 7%이고, 이 중 하북면 13%, 상북·동면 10%, 웅상읍 8%, 물금읍 7%, 강서동 6%, 삼성동 5%와 비교해 볼 때 원동면은 노령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하지만 원동면에 의료시설이라고는 면사무소 옆에 위치한 초라한 보건소 하나뿐이다.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민간병원은 개원조차 한 적이 없고 그나마 약국도 하나만 덩그러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원동 주민들은 병이 나도 20여Km 떨어진 시내에 나가서야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게다가 불편한 대중교통은 나이 많은 주민들이 병원으로 가는 발걸음을 더욱 무겁게 한다.
원동면 보건지소(소장 남종길)에는 진료를 받기 위해 한 달 평균 400여명의 환자가 몰리고 있지만 치과와 내과 공중보건의 두 명과 직원 두 명이 이를 모두 감당하고 있다. 그마저도 토·일요일에는 근무하지 않고 야간에도 상주 인원이 없기 때문에 주말과 야간시간에는 의료공백이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그러나 올해부터 읍·면 단위에서 병원과 약국 가운데 하나만 있거나 병원, 약국과 거리가 1.5Km이상 떨어진 곳이 해당하는 의약분업 제외지역으로 지정돼 보건소에서 약을 처방할 수 있게 돼 그나마 형편이 좀 나아졌다. 그렇지만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여전히 속수무책인 상황. 응급상황이 발생하고 15분이 지나면 환자 생존율이 30%로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에 응급차는 현장 도착시간 5분을 제외하고 적어도 10분 내에 병원에 도착해야 하지만 응급차량이 없는 탓에 제일 가까운 물금소방서에서 차량지원을 나오는 데만 30분 이상이 걸린다. “멀어서 못 가. 차라리 아프고 말지”원동면에서 병원을 가기 위해 시내로 나가는 방법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버스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원동면에서 시내로 한 번에 가는 버스 노선이 없다. 배내골과 같이 안쪽 마을 주민들은 마을버스를 타고 원동역까지 나와서 다시 버스를 갈아타야한다. 하지만 하루에 8번 운행하는 버스(원동~시외버스터미널)는 배차간격이 2~3시간이고 그마저도 마을버스와 시간이 잘 맞지 않아 30분 넘게 시내버스를 기다려야 비로소 시내로 갈 수 있다. 이렇게 대중교통을 이용해 시내로 나가는 데만 2시간이 걸린다. 시내로 나가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다시 돌아오면 대략 5시간 정도가 소요되니 병원 한번 다녀오는데 반나절이 걸리는 셈이다. 대개 농사일로 생계를 유지하는 주민들은 “버스 배차시간이 너무 길고 시간도 오래 걸려 병원에 갈 엄두를 못 내고 설혹 간다하더라도 일을 못하니 굶어죽게 생겼다”며 “차라리 아프고 말지”라고 손사래를 쳤다.원동면에서 시내로 나가는 또 다른 방법은 콜택시를 이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 택시기사들이 오기를 꺼린다. 실제로 기자가 버스시간이 맞지 않아 택시를 이용해 원동으로 갈 때 택시기사들은 “원동은 웬만해서는 가지 않는다”고 했다.택시를 타고 원동면 함포마을까지 걸린 시간은 40분. 요금 1만7천원이 나왔다. 농사를 짓는 어르신들이 대부분인 원동면 사정을 감안하면 결코 적지 않은 요금이다.
주민들이 콜택시를 타고 병원을 갔다 올 경우 시간은 3시간 정도 줄어들지만 일반적으로 진료비 3천원에 택시비가 3만원이 넘게 드니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격이다.“잘못되면 그날이 마지막이야”원동면 보건지소 남종길 소장(공중보건의)은 “원동면은 시내 병원까지 왕복 1시간이 넘게 걸리는 곳이기 때문에 사실상 응급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없는 양산의 대표적인 의료사각지대”라며 “며칠 전에도 이마 부분에 동맥이 찢어진 환자가 있어 이웃집 차량에 태워 시내 큰 병원으로 보냈다”며 응급구조차량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또 함포마을 새마을협의회 최동렬(50) 회장은 “몇 년 전 독사에 물린 주민이 119구조대가 오는 것을 기다리다 그만 이송 중 숨지고 말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응급환자의 경우 이런 문제가 조금이나마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원동문화체육센터 옆에 신축중인 원동소방파출소가 오는 3월 완공되면 응급차량을 포함한 차량 3대가 배치될 예정이다. 소방서 관계자는 “현재 원동면에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출동시간만 30분이 걸려 어려움이 크다”며 “원동소방파출소가 완공되고 차량이 지원되면 이런 불편이 다소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응급차량 배치에 대해 원동면 주민들은 이를 환영하는 분위기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상황이 크게 나아질 것으로 보지 않는 분위기다. 문아무개(81)할머니는 “응급차량이 들어오면 없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일반 환자에게는 별다른 도움이 안 될 것”이라며 “특히 차량을 타고 장시간 이동하지 못하는 나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있으나 마나’라며 지역에 의료시설이 확충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조원정 인턴기자 / vega576@ 유재수 인턴기자 / luckyguy@
웅상도서관은 내달 6일부터 관내 어린이와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2007년도 상반기 문화교실을 운영한다.보다 다양한 학습기회를 제공하고 도서관 이용 활성화와 독서생활화를 유도하기 위해 운영되는 상반기 문화교실은 유아, 초등생, 성인 각 20~30명을 모집한다.이달 27일까지 수강신청을 마감하고 오는 6일부터 6월 23일까지 운영할 계획이며 마련된 강좌는 종이접기, 동화구연, 책이랑글이랑, 교과서속주제별독서여행, 생활과학교실, 서예 등 모두 6개 부분이다.종기접기는 6~7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두 개의 반으로 나눠 매주 토요일 오전 9시 30분, 10시 30분부터 각 1시간씩 강의하며, 동화구연은 초급과 중급으로 나뉘어 11시 30분,12시 30분부터 각 1시간씩 강의한다. 초등1~2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책이랑 글이랑 강좌는 매주 금요일 3시, 교과서속 주제별 독서여행은 초등3~4학년을 대상으로 매주 수요일 4시, 생활과학교실은 초등4~6학년을 대상으로 매주 화요일 4시부터 각 2시간씩 강의한다. 성인반을 대상으로 하는 서예 강좌는 초급과 중급으로 나뉘며 매주 수요일 10시부터 강의한다. 수강료는 종이접기, 동화구연, 서예는각 1만 6천원(4개월 과정)이며 그 외 강좌는 무료이다.수강 신청은 수강생 1인당 1강좌만 신청 가능하며 1가족 당 1명만이 신청 가능하다.
기타 자세한 사항은 웅상 도서관(386-6603/4)과 홈페이지(www. uslib.net)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마음에 상처가 없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다. 그 말은 우리는 살아가면서 필연적으로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 책은 인간의 심리나 정신에 작용하여 마음의 변화를 일으키도록 유도하여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할 수도 있다. 파도를 막을 수 없다면 파도타기를 배워 그 파도를 넘을 수는 있을 것이다. 앞으로 소개될 독서치료 도서를 통해 마음의 평화를 찾아 함께 떠나 가보자.“...왕자님과 공주님은 결혼해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았답니다...” 과연 왕자님과 공주님은 결혼해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았을까? 사랑으로 만나 시작된 결혼이 왜 자신을 불행하게 하는 굴레가 되어버린 것일까? 부부문제의 심각성은 더 이상 개인적인 문제가 아닌 사회문제로 확대되었다.김선희의 ‘결혼하면 행복한가요?(넥서스BOOKS)’는 부부문제의 해결책으로 ‘참아라, 참는 것이 최고다’라는 진부한 말들은 하지 않는다. 참더라도 어느 때 어떻게 참느냐에 대해 말한다.임상심리전문가이자 부부치료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는 부부클리닉의 상담전문의로 있으면서 700여 쌍 부부들의 심리평가 자료와 실제 상담사례들을 분석한 책으로 날카로운 분석과 진단을 통해 부부갈등의 진정한 원인과 그 해결책을 알려준다. 부부갈등에 대한 해결책이 구체적이며 여성적 시각이 돋보이는 부부클리닉 책이다.저자는 부부클리닉을 찾는 사람들 대부분이 극도로 배우자를 비난하고 몰아세우는 것은 그만큼 애정이 깊음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부부갈등이 걷잡을 수 없어지기 전에 먼저 “상대방이 아니라 내가 가해자”는 아닌지 스스로를 돌아볼 것을 권하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만족스런 결혼생활을 꿈꾼다면 무엇보다 나와 배우자의 내면에 잠자고 있는 서로의 소망과 상처, 욕구들을 돌아볼 수 있어야 한다. 그 첫 번째 과제는 우선 ‘나의 내면’을 돌아보는 것이다. 느리지만 진정한 변화의 열쇠는 바로 나의 내면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타인에 대한 진정한 이해와 배려는 타인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시선을 돌릴 때, 나의 내면을 투명하게 응시하면서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일 때 가능하다. 나의 내면세계로 내려가 ‘잃어버린 나’를 만나는 일이야말로 기나긴 결혼생활을 견뎌내고 삶의 의미를 찾는 지름길이다.지금 배우자 혹은 사랑하는 사람으로 인해 마음이 아픈 사람, 결혼을 앞둔 사람들에게 한번쯤 읽어보길 권한다. 그래서 상대방이 나를 비난할 때는 맞받아치지 말고 잠시 떨어져서 상황을 바라보자 상대는 어쩌면 나를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아프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는지도 모른다.양산도서관 박현영 사서과장
“탁구 동호인에게 감사드립니다. 양산지역 탁구 발전에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열심히 일하겠습니다”양산시 탁구연합회는 지난 25일 백창근 탁구교실에서 정기총회를 열고 신임회장에 황명국씨를 선출하고 새로운 임원진을 구성했다.
이로써 황 신임회장은 이종국 전 회장에 이어 2년간 양산시 탁구연합회 회장직을 맡게 됐다.
황 신임회장은 올해 목표 “탁구인구와 기반시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조한 지역 탁구대회를 더 늘리고 이를 통해 지역 탁구 동호인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을 수 있도록 열정적으로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이를 위해 황 신임회장은 탁구협회가 앞장서 탁구대회를 활성화하고 더 많이 개최하겠다는 복안을 반드시 실천에 옮기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지역 탁구 동호회의 활성화를 위해 앞으로 탁구대회를 2개 정도 더 늘릴 계획입니다. 탁구 인구 저변 확대를 위해 어린이 대회도 개최할 생각이고요” 대회를 자주 열어 탁구 동호인들이 자주 만나 소통하는 장을 마련할 때 동호인들의 마음도 하나로 모일 수 있다는 것이 황 신임회장의 설명이다. 이 밖에 황 신임회장은 탁구 발전을 위해 지원도 아기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양산은 경남지역 타 시, 군과 비교했을 때 도시나 인구 규모에 비해 선수층이나 기반시설이 상당히 잘 갖춰져 있지만 이를 제대로 이용하고 있지 못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엘리트 체육뿐만 아니라 생활체육으로서 탁구 동호회의 활동도 적극 지원할 생각입니다” 황 신임회장을 비롯한 탁구협회 임원진 이·취임식은 내달 초 열릴 예정이다.
한편, 양산탁구연합회 산하에는 10개의 동우회와 5개의 직장팀에 소속된 200여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전국 검도인들의 열정과 우렁찬 기합소리가 종합운동장 실내체육관에 울려 퍼졌다.
대한 검도회와 SBS가 주최하고 양산시 검도회가 주관한 ‘2007 SBS 전국검도왕 대회’가 지난 22일부터 열려 이틀간 열전을 펼친 끝에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 이번 대회는 올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전국 규모 검도대회답게 초·중·고·대학·여자·일반부 참가선수 384명을 비롯해 대회관계자 2천여명이 양산을 찾아 대성황을 이뤘다.특히 이번 대회는 대회는 SBS가 첫날인 22일 초·고·일반부 4강 경기를 생중계하고, 22일 중·대학·여자부 4강 경기를 녹화 중계하는 등 큰 관심을 불러 일으켰으며, 양산이 동부경남의 스포츠 메카로 자리매김하는데 초석이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대회를 주관한 양산시 검도회 유직열 회장은 “이번 대회가 아주 성공적으로 치러져 시와 경남 검도의 위상을 높이는데 크게 이바지했다”며 “양산을 알리는데도 큰 도움이 됐을 뿐 아니라 경제적 이익창출 효과도 큰 대회였다”고 평가했다.
▶ 대회결과초 등 부 장재원(방촌초)
김현(거제초)
박상균(퇴계원초)
김용태(퇴계원초)중 학 부지서균(마산해운중)
배근우(마산해운중)
이대근(문화중)
진호정(마산해운중)고 등 부장만억(경북고)
정태균(과천고)
정승현(서운고)
변승준(광명고)대 학 부최철규(조선대)
최성민(계명대)
조세현(목포대)
안석동(대구대)여 자 부박연정(관악구청)
최수연(미르치과네트워크)
이성희(용인대)
서초록(한양대)일 반 부김용철(청주시청)
박상수(광주북구청)
박용규(구미시청)
이강호(구미시청)
“배내골 고로쇠 수액은 원동만의 상품이 아닌 양산시의 특화상품이 될 수 있는 만큼 마을축제가 아닌 지역의 고유축제로 거듭나야합니다”하문근 위원장은 올해로 다섯돌을 맞은 고로쇠축제가 이제는 한단계 도약해야 한다고 말한다.
“해가 갈수록 고로쇠 축제를 찾는 관광객과 고로쇠수액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지만 작목반 주관의 행사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시와 지역농협 등의 후원으로 축제의 풍성함을 더하도록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만들고 전문성 있는 홍보전략을 구상해 축제의 효과를 극대화해야 합니다”하위원장이 이렇게 축제 개선의 필요성을 피력하는 이유는 여전히 우수한 배내골 고로쇠 수액이 헐값으로 지리산으로 판매되어 지리산 고로쇠 수액으로 둔갑하고 있기 때문이다.“아직도 80%에 가까운 우리 고로쇠 수액이 지리산으로 팔려갑니다. 지리산은 비교적 홍보와 판로개척이 잘 되어 있어 헐값으로 팔려간 우리 고로쇠 수액이 상당한 고가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배내골 작목반 사람들은 뻔히 이 사실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판매하고 있으니 안타까운 실정입니다”하위원장은 배내골 고로쇠 수액이 전국 최고 품질을 자랑하는 만큼 우리 지역 상품이 전국 최고 상품이 될 수 있도록 주민들이 보다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져 주기를 당부했다.
채취 시기가 짧아 계절의 새침때기 봄과 닮아 있는 고로쇠, 아무리 먹어도 탈이 나지 않는다는 보약의 고로쇠가 봄을 알리며 시민들 곁으로 다가왔다.
달큰한 맛과 신선한 향이 가득찬 ‘제5회 배내골 고로쇠축제’의 현장 속으로 들어가 보자.
“캬~ 달짝지근한 물이 목으로 넘어가며 신선한 향이 코끝에서 뿜어나오는데 머리부터 발끝까지 시원허네 그려. 이러다 오늘 한 통 다 마시것네. 하하”
청정 고로쇠수액으로 유명한 원동면 배내골에서 열리는 고로쇠축제가 올해로 다섯돌을 맞았다. 배내골주민위원회가 주관하고 배내골 고로쇠작목반이 주최한 제5회 배내골 고로쇠축제는 지난 24일, 25일 이틀에 걸쳐 원동면 대리 고점마을 사거리에서 펼쳐졌다.
24일 오전 10시 30분께 원효풍물패가 지신밟기로 한바탕 흥을 돋운 뒤 11시, 산림보호의 의지를 널리 전하는 기원약수제례인 산신제를 시작으로 축제의 막이 올랐다. 개막식에 이어 고로쇠수액 빨리 마시기 대회, 투호던지기, 떡메치기, 윷놀이, 고로쇠수액 시음회 그리고 엿장수 각설이패 공연 등이 축제의 풍성함을 더해 단지 고로쇠 약수를 알리고 판매하기 위한 자리만이 아닌 원동면민들과 관광객이 한데 어울릴 수 있는 만남과 축제의 장으로 펼쳐졌다. 행사장에는 고로쇠수액 직판장도 개설돼 행사장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신선한 고로쇠수액이 현장 판매되었으며, 고로쇠 수액을 이용해 개발한 매실액, 복분자액 등 고로쇠 가공식품을 선보이고 참가자들이 맛볼 수 있는 시식코너도 마련되었다. 행사를 마련한 배내골주민위원회 하문근 위원장은 “영남 알프스로 널리 알려진 무공해 청정지역인 배내골 고로쇠약수는 타 지역의 고로쇠 물에 비해 당도가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며 “배내골 고로쇠 수액을 제대로 먹는 방법은 따뜻한 방에서 한증을 하며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을 마시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글 엄아현 기자 / coffeehof@
사진 진보현 기자 / hyun00blue@
오로지 ‘교육’ 한길만을 고집스럽게 걸어온 서남초등학교 정소석 교장과 웅상여자중학교 손장범 교감이 도교육청으로부터 훈·포장을 받았다. 근정훈장은 공무원으로서 직무에 충실하고 공적이 뚜렷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것으로 정 교장에게는 황조근정훈장이, 손 교감에게는 옥정근정훈장이 각각 전수되었다. 정교장은 거제도의 외딴섬 내도 분교에서 분교장을 맡으며 병설유치원을 개설하는 등 남다른 교육열정을 인정받아 MBC 인간시대 출연과 경향신문 경향사도 상록수상, MBC 문화시민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정 교장은 “97년 시교육청 장학사로 양산과 인연을 맺어 10여년 동안 양산교육발전을 위해 몸담아 왔기에 양산교육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며 퇴임소감을 밝혔다. 손 교감은 36년의 교직생활 중 26년을 양산에서 지내오며 그 누구보다도 양산교육 발전에 기여한 공로가 크다. 손 교감은 “무엇보다 보람되는 것은 사회의 훌륭한 구성원으로 자라준 제자들을 볼 때이다. 양산이 나의 교직생활의 대부분을 차지했기에 앞으로 양산교육이 더욱더 발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전했다. 한편 양산지역 2명의 교원을 포함해 경남도 내 157명의 교원에게 수여되는 훈·포장 전수식은 이달 27일 오전 10시 경남교육연수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지난해 평생학습도시로 선정되어 교육도시로의 첫 걸음을 내딛고 있는 시는 평생학습도시 사업의 일환으로 ‘2007년 봄학기 시민평생교육’을 개강한다. 시는 시민들에게 평생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영산대학교와 양산대학 부설 평생교육원을 운영, 봄학기 수강생을 모집한다고 밝혔다. 이 교육은 자격증 획득이나 창업을 위한 전문가 과정에서부터 레저·취미·어학·예술분야 등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다. 특히 시는 각 대학별로 600명씩 모두 1천200명의 수강하는 시민에게 1인당 6만원의 수강료를 지원하는 혜택을 주고 있다. 강좌별 수강료가 3개월 기준으로 평균 15만원에서 18만원인 것을 감안할 때, 시민들은 상당히 저렴한 수강료로 강의를 들을 수 있게 된다. 모집인원은 두 대학 각 강좌별로 20~30명이며 영산대 평생교육원은 내달 5일까지 수강신청을 받아 내달 5일 강좌를 개강하며, 양산대 평생교육원은 내달 9일까지 수강생을 모집해 내달 12일부터 수업에 들어간다.
양산시 최초로 보육시설 4개소가 평가인증을 통과해 눈길을 끌고 있는 가운데 부모들이 합리적으로 보육시설을 선택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고자 통과한 보육시설 새봄, 솜사탕, 아이들마을, 엔젤 어린이집을 방문하여 평가과정 중 어떤 점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는지 알아보았다.첫 번째로 방문한 곳은 남부동 청어람 아파트에 위치하고 있는 새봄 어린이 집이다.
18명의 아이들과 3명의 선생님이 함께하는 새봄 어린이집은 12개월부터 만 3세까지의 아이들이 함께 생활하고 학습하는 가정 보육시설이다.김선희(42) 원장은 1988년부터 어린이집 교사 생활을 하고 2000년부터 남편과 함께 새봄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집과 같은 편안한 느낌을 주는 것을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생각한다는 원장은 ‘새봄엄마’, 그의 남편은 ‘새봄아빠’로 불리며 아이들에게 친근한 부모의 역할도 함께 해오고 있다.
평가인증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보육환경 및 운영관리, 보육과정, 상호작용, 건강과 영양, 안전등의 평가기준 영역을 통과해야 한다. 새봄 어린이집은 전체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으며 그 중 상호작용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얻었다.새봄 어린이집의 가장 큰 특징은 교사들 모두 아이들에게 존댓말을 하는 것과 동시에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 것이다. 김선희 원장은 “교사들은 관찰자와 아이의 입장에서 아이들을 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소한 것부터 격려하고 칭찬해 줌으로써 아이들이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것이 지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 고 말했다.또 아이들의 자유놀이에 교사들이 함께 참여하고, 요구와 질문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 소외 당하는 아이가 없도록 평등한 시각으로 아이들을 대하고 있다. 식사와 간식, 낮잠시간, 화장실 사용, 기본적인 건강습관 지도에서도 세심한 배려로 집에서 생활하는 것과 같은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뿐만 아니라 화장실 한켠에는 기저귀 가는 곳을 설치해 두고 변기와 세면대에는 장난감 재활용품 등을 이용해 발판을 만들어 아이들이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평소 사용하는 책상과 물건은 모서리 부분을 모두 둥글게 고쳐 아이들의 안전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 것도 눈에 띈다. 김선희 원장은 “평가인증을 통과해 기쁘기도 하고 더 잘해야겠다는 부담감이 생기기도 한다. 부족한 점은 더욱더 보충하여 앞으로도 보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보육시설 평가인증이란?
보육현장을 평가인증 지표 및 지침에 근거해 객관적, 전문적인 평가과정을 통해 국가가 인증자격을 부여하는 제도이다.
시간이 갈수록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중학교 배정논란.
이 논란은 일부 학부모와 시교육청 관계자간 의견대립에서 도교육청, 시청, 시의회 관계자들이 개입되고 법정분쟁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이제는 단순히 중학교 배정에 대한 민원제기를 넘어서 시교육청 업무마비, 학생들의 교육권 침해, 교육행정에 대한 불신 등 그 파장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자녀가 주거지에서 멀리 떨어진 중학교에 배정을 받은 일부 양산신도시 학부모들이 재배정을 요구하며 중학교 배정 문제가 불거졌다. 학부모들은 수차례 간담회와 면담을 통해 “지망제도 원칙을 무시한 중학교 배정기준에 문제가 있다”며 “재배정을 하든지 아니면 신도시 인근학교에 학급을 늘려 수용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시교육청은 “기초 자료를 토대로 컴퓨터 추첨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문제가 있을리 만무하다”며 “이미 배정이 완료된 상황에서 규정상 재배정은 불가”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진행과정은?학부모들은 ▲지난해 비해 신도시 J중학교 학급수 감소 ▲1,2,3지망제도 원칙 무시 ▲간담회 자료에 배정 남여학생 현황 오보 등의 이유로 ‘시교육청이 중학교 배정에 있어 불공정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학부모 20명은 도교육청에 감사와 행정심판을 청구한데 이어 배정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현재 양산경찰서에 집회신고까지 한 상태이다.
근본적 문제는?신도시 학부모들의 중학교 배정 관련 반발의 근본적인 원인은 다름 아닌 중학교 부족이다.
신도시 1단계 지구의 중학교 부족으로 신도시에 있는 중부초, 양주초, 삽량초 졸업생 9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근거리 학교는 중앙중 한 학교밖에 없다는 사실이 해마다 중학교 배정을 둘러싼 논란의 배경이다. 그나마 비교적 근거리에 있는 신주중과 범어중에 신도시 대부분의 학생들이 배정받았지만 문제는 내년도 중학교 배정에 있다.
오는 9월부터 신도시 2단계 4천여세대가 입주하게 되면 세 중학교를 희망하는 학생수가 더욱 증가하게 되어 악순환의 고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과제?오는 2009년 강서중학교가 개교할 예정이지만 신도시 입주자들의 수요를 충족할지는 미지수다. 신도시가 안정화 될 때까지는 신도시 전·출입 인구의 예측이 쉽지 않기 때문에 중학교 배정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그동안은 시교육청의 해결의지가 중학교 배정논란을 최소화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라는 분석이다. 근거리 할당제나 지망원칙 준수 등으로 지망제를 바꾸고, 희망중학교수요조사를 통해 데이터를 바탕으로 충분한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중학교 배정에 대한 시교육청의 해결의지를 학부모들에게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을 보내며 한 가지 씁쓸한 사연이 있어 이렇게 펜을 들었습니다. 오랜만에 친정에 들려 가족들과 이런 저런 담소를 나누다 이웃집에 사시는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아흔에 가까운 연세이신 할머니는 암을 앓고 있는 아들과 함께 힘겹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지역의 한 단체에서 이렇게 어려운 사정을 어떻게 알았는지는 모르겠지만 고맙게도 설명절을 맞아 할머니댁을 방문해 쌀 20kg을 기증했습니다.하지만 문제는 쌀을 기증하며 기념으로 남기기 위한 사진촬영이 할머니에게 상처로 남았다는 것입니다. 이 단체는 할머니에게 ‘쌀을 안고 한 컷 찍자’ ,‘모두 함께 둥글게 둘러앉아 한 컷 찍자’, ‘단체의 대표만 단독으로 할머니하고 한 컷 찍자’ 등 여러 포즈를 주문하며 할머니에게 기념촬영을 요구했다는 것입니다. 할머니는 ‘차라리 쌀을 안 받고 촬영을 안 찍고 싶은 심정이었다’라고까지 말했다고 합니다. 많은 봉사자 여러분. 우리 지역에는 많은 봉사단체들이 있고 그 단체들은 소외된 우리의 이웃들을 위해 참 좋은 일을 많이 합니다. 그러면서 후임자들에게 본보기를 보여주기 위해, 혹은 상위기관에 활동을 보고하기 위해, 또 혹은 언론을 통해 단체의 모범적인 활동을 알리기 위해 사진으로 기록을 남깁니다. 저희 양산주부클럽 역시도 많은 봉사활동과 강연회, 캠페인 등을 사진으로 남기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활동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단지 무엇이 ‘주(主)’이고 무엇이 ‘부(部)’인지를 잊지 않아야 합니다. 다시 말해 봉사를 하는 것이 원래의 목적이지 사진촬영이 봉사의 목적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언론 역시도 일부 단체들이 보내온 이같은 사진들을 무분별하게 지면에 싣고 있습니다. 명절이나 연말이 되면 물품을 전달하는 사진을 대거 지면에 게재하며 마치 이같은 사진들이 일반적인 현상인냥 통념화시키는데 일조하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봉사정신은 물론 좋은 의미이지만, 이제는 좋은 일은 많이 알려 모범이 되게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기록으로 남기는 사진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하지만 사진만을 남기기 위한 형식적이고 생색내기식의 봉사는 오히려 소외된 이웃들에게 또다른 상처를 남긴다는 사실을 알아두어야 할 것입니다.양산주부클럽 손석남 사무국장
이제 내일이면 입학식 때문에 서울로 가야하는 큰놈이 “떠나기 전에 아빠가 우리고장에서 꼭 보여주고 싶은 곳 세 군데만 같이 둘러봐” 한다. 그래서 장이 선 장터, 공원묘지, 통도사에 가 보기로 했다.예전만은 영 못하지만 그래도 장날이라고 장터엔 사람들이 북적댄다. 민들레, 냉이, 씀바귀, 달래도 시장통 좌판 여러 곳을 차지하여 봄내음 물씬물씬 흘리고 있다.
딸애가 유치원에 갓 입학한 다섯 살 즈음에 대구에 갔었을 때다.“이모야? 오늘 대구 장날이야?”
“에이, 촌닭아. 촌에나 장날이 있지. 도시엔 늘 이래”
“알았어. 도시닭 이모. 닭은 촌닭이 훨씬 비싼데”
“뭐라고?”
“이모야가 날더러 촌닭이라며”
“하하, 이랬는데”
“아빤 장에만 오면 그 소리야”솥발산 공원묘지. 차 올라갈 수 있는 끝까지 올라가 차를 세웠다. 멀리 울산, 언양이 보이고 거기서부터 긴 강물처럼 마을과 논밭이 흘러 흐릿한 양산 시내 그 너머로 낙동강이 보이는 듯하다.“묘지가 내려다보니 꼭 초밥 엎어 둔 것 같아. 산소 앞에 세워 둔 조화 때문에 오히려 환하고 밝아 좋네”
“언젠간 다 저렇게 가겠지 뭐”
할아버지 산소를 찾은 듯,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에 초등학생 쯤 된 딸, 아들이 산소 앞에 둘러 앉아 싸 온 김밥을 먹고 있다. 그 모습이 참 따뜻하다. 통도사 천왕문 들어서니 천왕문 옆 늙은 매화나무가 제 몸을 헐어 몇 송이 꽃등을 달고 있었다.“늙은 둥치에 새순 돋아 매화는 늙어갈수록 매화는 더 깊이 견성(見性)한다”
“아빠가 견성(見性)했어?”
“……”
“보지 못했다면 그런 말 쉽게 쓰지 마”
“우와, 우리 딸 무섭네”
“눈은 손보다 훨씬 높잖아. 히히”해마다 4월이면 쌀 떨어진 집부터 살구꽃이 피었다 / 살구꽃은 간지럽게 한 송이씩 차례대로 피는 것이 아니라 튀밥처럼, 겨우내 살구나무 몸통을 오르내리며 뜨겁게 제 몸을 달군 것들이 동시에 펑, 하고 터녀 나오는 것이었다 살구꽃은 검은 눈망울을 단 아이들이 맨발로 흙밭을 뒹구는 한낮에 피는 것이 아니었다 / 살구꽃은 낮은 지붕의 처마 밑으로 어둠이 고이고, 그 어둠이 꾸벅꾸벅 조는 한밤중에 손님처럼 가만히 피어나는 것이었다 / 그리하여 새벽이 오면 오갈 데 없는 별들의 따뜻한 거처가 되어 주기도 하는 것이었다 살구꽃이 핀 아침이면 마을 여기저기에서 쌀독 긁는 소리가 들려오는 것이었다 / 바닥의 깊이를 아는 사람들은 서둘러 아궁이에 불을 지피고, 굴뚝의 깊이만큼 허기진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면 / 살구꽃은 안쓰럽게 몇 개의 잎을 떨구어 주곤 하는 것이었다 / 그렇다고 해서 살구꽃이 함부로 제 몸을 털어내는 것은 아니었다 / 살구꽃은 뜰에 나와 앉은 노인들처럼 하루 종일 햇살로 아랫배를 채우며 시간을 조율하는 것이었다 / 살구꽃은 제 몸의 모든 기운을 한곳으로 모아 열매를 맺고 난 뒤, 열매가 단단하게 가지 끝에 매달린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안타깝게 지는 것이었다 살구꽃은 살구나무 아래에서 흙장난을 하며 놀던 아이들의 얼굴 위로 지는 것이었다 / 그러면 아이들은 풋살구를 털 때까지 얼굴 가득 버짐 같은 살구꽃을 달고 잠이 드는 것이었다
문신의 「살구꽃」전문이런 살구꽃 본 적 없는,
“오늘이 서울 장날이야?”
이젠 다시 이렇게 묻지 않을 큰놈이 내일이면 서울로 간다.문학철 / 시인
김명호 전 성균관대 교수의 ‘석궁 사건’을 접한 사람들의 태도를 보면 안타깝다는 반응이 압도적으로 많은 듯하다. 범죄 피의자에게 여론이 분개할 줄 알았던 사법부로서는 적잖이 당황스러울 만하다. 담당 재판부는 “김 전 교수가 오죽하면 그랬겠느냐”며 피해자격인 자신들에게 되레 싸늘하기만 한 여론이 이해할 수 없다고 했지만, 사법부의 오만과 독선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이 사건을 계기로 사법부가 거듭나기를 바라고 있다.김 전 교수의 석궁이 말해주는 것은 부당하게 강단 밖으로 내몰린 학자의 억울함이나 불운에만 있지는 않을 것이다. 한 사람의 삶을 틀어쥔 일을 놓고 대학 당국은 사악함으로 일관했고, 사법부는 오만하고 무지했다.법원이 학교 당국의 재임용 탈락이 정당하다고 판단한 근거로 삼은 김 전 교수의 ‘교육자적 자질’이라는 건 싱겁게도 아무런 알맹이가 없다. 그러나 남이 가타부타하기 힘든 개인의 취향이나 특성이라도 사법부에게는 ‘교육자적 자질’ 여부를 심판 받아야 하는 것들이 된다. 사람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는 개인의 ‘자질’이라는 것에 법이 끼어들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근대법 정신의 요체라면, 사법부는 학교 당국이 자의로 만든 엉성한 규정에 눈이 멀어 이를 망각한 셈이다.교육자의 자질을 그렇게 중요하게 치는 재판부가, 얌전히 지냈으면 다치지 않고 교수로 떵떵거리고 살 수 있는 사람이 엉터리 시험 출제와 부당한 채점에 반발한 것은 왜 자질로 치지 않았느냐는 어떤 네티즌의 항변이 떠오른다. 학교측이 내세운 대로 김명호 전 교수의 성품을 그려보자면 그는 기질적으로 매우 자유롭고 자신의 감정에 솔직한 인물로 보인다. 그는 자신이 옳다는 확신이 있었기에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싸움을 감행하면서도 변호사 선임조차 하지 않았다. 자기 확신이 강해 세상과의 좌충우돌도 마다하지 않는 돈키호테형 인간은 남에게 미움 살 일이 많음을 그는 보여주었다. 그는 재판부의 질문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꼬박꼬박 말대답을 해주고, 자신이 얼마나 교육자적 자질이 충만한 사람인가를 거짓말을 보태서라도 웅변해야 교수 자리를 보장받을 수 있다는 것을 몰랐다. 문제의 2심 재판에 참여했던 이정렬 판사가 사건 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재판부가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거부한 김명호 전 교수를 걸고넘어지는 것을 보며, 하루 종일 우울함이 가시지 않았다. 묻는 말에 답을 하지 않았다고 하여 불리한 판결을 내리는 데 거리낌 없을 정도로 오만한 것이 대한민국의 사법부다. 재판부는 김 전 교수에게 예, 아니오 중 하나의 답변만 요구했지, 비겁한 사학의 고무줄 잣대를 그대로 가져다 쓰는 자신들이 얼마나 공정한지는 전혀 고민하지 않았다. 학교가 교원을 마음대로 쫓아내도 재임용권은 학교의 재량일 뿐이라는 판결이 나오는 사회, 인간의 머리 위에 올라앉아 사람 됨됨이를 평가하겠다는 사법부의 오만. 재임용에서 탈락되지 않을 만한 교육자의 자질이란 무엇일까. 만약 여자 제자를 성추행한 교수의 교육자적 자질을 평가한다면 그건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 한, 교육자적 자질을 판단하는 객관적 기준은 무엇일까. 나는 교육자적 자질이 부족한 교수에 의해 심각하게 상처를 받은 적이 있는 사람이다. ‘교수성폭력대책위원회’라는 인터넷 카페에 들어가보면 교수 성폭력 피해자들의 피 맺힌 절규가 넘쳐흐른다. 피해자가 사실을 햇빛 속에 진실을 드러내는 순간 이중 삼중의 고통이 더 얹혀지며, 어렵게 진실이 밝혀지더라도 가해교수는 학교 당국으로부터 제대로 된 처벌을 받지도 않는다. 어린 내 영혼을 할퀸 20년 전의 성추행 교수는 이후에도 버릇을 고치지 못했는데도 가벼운 징계 한 번 먹은 적 없이 잘 먹고 잘 사셨다. 학교 당국만 건드리지 않으면 교육자적 자질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교수라도 정년을 보장 받을 수 있다. 한 인간의 내면까지 재판하겠다는 사법부의 오만이나, 죄 없는 사람들의 목숨까지 빼앗았던 긴급조치 시대의 판사들이나 뿌리가 다를 바가 무엇일까. 석궁 사건을 낳은 사법부의 태도를 보건대, 유신 치하 긴급조치 사건에 유죄를 때렸던 판사들이 지금 스스로 내세우는 변명대로 그때 과연 힘이 없어서 마음에도 없는 판결을 한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든다. 이용훈 대법원장은 취임 초기 직원들에게 국민을 잘 섬길 것을 힘 주어 강조했다. 그의 말이 빈말이 되지 않으려면, 남의 머릿속을 헤집고 들어가 그 생각이나 개인적 취향도 심판할 권한이 있다고 생각하는 판사들의 오만방자함이 묵과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정문순 문학평론가
이윽고 봄이다. 만물이 소생하며 생성하는 기운이 뻗쳐난다.
나들이하기 좋은 봄날, 벌써들 3.1절인 금요일부터 주말로 이어지는 황금연휴 나들이 계획이 한창이다. 점심을 먹고 나른함을 내 치려 북정고분군으로 산책을 나섰다. 봉분들이 따스한 햇살을 머금어 연초록으로 변해가는 잔디를 이불 삼아 몸을 뉘었다. 어린이들에게 놀이터로는 금상첨화였던 무덤, 하지만 인터넷에 정신을 빼앗긴 아이들은 이제 더 이상 무덤가에서 놀지 않는다. 헌데 고분군이 빼앗긴 게 어디 아이들뿐이랴.
45년간 조선을 통치했던 일제는 우리 문화를 말살하기 위해 도굴도 서슴지 않았다. 북정고분군이 소장하고 있던 국보급을 비롯한 수 백점의 유물들도 강탈했다. 그리곤 버젓이 동경국립박물관에 전시해 놓고 자기네 것 인양 하고 있다. 우리 문화재를 침탈해간 사유가 백제가 일본에 문화를 전래하기 훨씬 이전인 가야시대 때 자기 조상들이 한반도로 건너와 문화를 전파했다는 ‘임나본부설’을 입증하기 위한 것이란다. 이는 조선을 영구적인 식민지로 기록하려는 오만에 다름 아니다. 그렇게 고분군에 앉았노라니 노래 한 소절이 떠올랐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진달래/ 울긋불긋 꽃대궐 차린 동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누구나 다 아는 지금도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려 있는 동요 ‘고향의 봄’이다. 이 노랫말을 지은 이가 바로 북정고분군 옆에서 태어난 이원수다. 아직도 기와집 서 너 채가 남아있는 마을 안길로 들어섰다. 지나가는 이에게 이원수 생가를 물으니 생뚱맞다는 표정으로 지나친다. 하기사 이원수는 마산공립보통학교, 마산공립상업학교를 졸업했으니 난 곳은 양산이나 일찍이 대처로 나간 모양이라 생가도 이원수를 기억하는 이도 없을 것이다. 이원수는 1926년 방정환이 주재하는 ‘어린이’에 ‘고향의 봄’을 발표하여 등단했다. 윤석중 등과 ‘기쁨사’ 동인으로 활동하며 박문출판사 편집장, 한국아동문학회 창립과 더불어 부회장을 맡았으며 한국문인협회 창립회장 등을 지냈다. 그는 어린이들에게는 동심을, 어른들에겐 정감 넘치는 고향의 이미지를 각인시킨 예쁜 노랫말로 그리고 한국 문학사에 큰 발자국을 남긴 문인으로 기억되고 있다. 여기까지가 우리가 아는 이원수의 삶이다. 하지만 그가 일제에 부역한 친일문인임을 아는 이는 드물다. 그는 ‘우리도 자라서, 어서 자라서/ 소원의 군인이 되겠습니다 / 굿센 일본 병정이 되겠습니다’ 며 조선 젊은이들에게 일본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지원병이 되라고 선동했다.(시, 지원병을 보내며). 뿐만 아니다. ‘낙하산’, ‘젊은 농부의 노래’, ‘고도감회’ ‘전시하 농촌아동과 아동문화 등 친일작품들을 꽤 여럿 남겼다. 시에서 가칭 고분군 박물관과 이원수 문학관을 세울 계획이라고 한다. 박물관을 세우려면 전시품이 있어야 하는데 정작 전시 할 유물은 대부분 일본에 있다. 더구나 그들은 우리 유물을 돌려줄 생각이 전혀 없다. 따라서 우선 박물관 건립에 앞서 빼앗긴 유물을 되찾아 오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이를 위해 지난해 양산시와 문화원이 의욕적으로 나섰으나 유야무야 되고 있는 북정군유물되찾기 범시민운동을 이제라도 다시금 가동시켜야 할 것이다. 나아가 이원수 문학관 또한 건립에 앞서 반드시 전재돼야 할 것이 있다. 고향의 봄을 비롯한 그의 문학 세계를 보전하는 것은 동의 하지만 이 땅의 젊은이들에게 일본천황을 위해 목숨 바치러 전쟁터로 나가라고 선동했던 그의 오점 또한 함께 전시돼야 한다. 그것이 아직 외세에 짓눌려 아직도 진정한 민족해방과 자긍심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빼앗긴 들에 봄을 돌려주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