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문예지 ‘주변인과문학’이 지난 17일 ‘2014년 가을호’를 출간했다. 이번 가을호에는 ‘세월호. 한국 사회와 문화예술’이라는 특집을 기획해 세월호 사고 이후 우리 사회가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에 대해 조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길 위의 작가’로 알려진 대하소설 ‘객주’의 작가 김주영 씨와 부산 은산해운항공 양재생 회장 인터뷰도 실렸다. 이 밖에 ‘갯벌문학회’ 탐방, 신작 소설과 수필, 신작 시ㆍ동시 등과 독자참여마당 ‘CEO의 애송시 및 독자작품’ 코너가 마련됐다. 특히 ‘독자를 위한 지상 강좌’ 코너를 신설해 시조와 시를 창작하는 방법을 알린다. 문학철 편집주간은 “주변인과문학은 창간 이후 1년 정도 시간이 흘렀는데 그동안 문단과 독자, 양쪽의 사랑을 받으며 계속 성장ㆍ발전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꾸준한 관심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김민희 기자
안녕하세요. 오늘은 양산에서 열린 한 음악회를 소개해 드릴까 해요. 아이들과 함께 물금 워터파크에 놀러 갔는데 양산시립합창단의 ‘찾아가는 음악회’가 열리고 있더라고요. 저희가 도착했을 땐 이미 시작한 뒤라 ‘좀 더 일찍 올 걸…’하고 후회했답니다. 형형색색 한복을 입고 노래하는 시립합창단. 정말 보기 좋고 듣기 좋았습니다. 의상도 예뻤고요. 경쾌한 음악에 맞춰 춤도 추고 보는 이들까지 신나게 만드는 시간이었어요. 아이들도 신이 나서 손뼉 치고…. 합창단의 무대 매너도 좋더군요. 무대 아래로 내려와 관객과 소통하는 모습도 보였고요. 이어 아이들이 정말 좋아하는 노래 ‘Let it go’를 불렀습니다. 올해 소위 Let it go 열풍을 일으켰던 노래인 만큼 아이들도 같이 부르고 호흡하는 무대였어요. 마지막을 장식한 무대는 우리 전통 부채와 함께! 무슨 노래든 다 좋았지만 역시 우리 것으로 꾸미는 우리 노래가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격식을 갖춘 음악회를 처음 접하는 딸아이가 음악을 경청하고 합창단 모습에 몰입하는 모습을 보니 아이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이런 행사가 자주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습니다. 아이와 함께 보기에 정말 멋진 음악회였어요. 찾아가는 음악회를 자주 하던데 기회가 생기면 다음에도 아이와 함께 와야겠다는 생각이 절실해졌어요. 양산으로 이사를 오고 나서 시민이 쉽게 즐길 수 있는 문화행사가 있다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양산으로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게 하거든요. 제반 시설도 좋고, 아이들과 산책할 수 있는 공원도 많고. 살기 좋은 양산이라는 생각이 든 하루였습니다.
‘두근두근 내 인생’은 열일곱 나이에 자식을 낳은 어린 부모와 열일곱을 앞두고 여든의 신체 나이가 된 세상에서 가장 늙은 아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선천성 조로증으로 인해 80살의 신체나이를 갖게 된 16살 소년 아름이와 어린 나이에 한 아이의 부모가 돼 꿈 많던 청춘의 특권을 포기해야 했던 대수와 미라. 평범하지 않은 가족이지만, 그 누구보다 서로를 보듬고 아낌없이 사랑을 쏟아내는 이들의 모습은 누군가의 부모이자 누군가의 자식인 우리 모두의 공감대를 이끌어낸다. 삶의 가장 빛나는 순간인 청춘은 경험해 보지 못했지만 그만큼 빨리 성숙해진 아름이와 그런 아름이 곁에서 희망을 잃지 않는 이들, 비극적 상황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웃음을 잃지 않는 이들의 모습을 통해 ‘산다’는 것과 ‘가족’이라는 것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두근두근 내 인생’은 보는 이의 마음에 강한 파장을 일으키는 감동과 메시지를 전한다.
푸른 안개의 품 안에 배나무가 떨고 있다오 가지에는 아직 땅에 떨어지지 않은 배 하나가 달려 있다오 안개가 걷히면서 바람 부는데 농익은 배 향기는 은은하게 울려온다오 종소리를 듣는 것 같아 배나무의 영혼은 먼 소리처럼 떤다오 오래전에 잊은 어떤 이의 눈썹 같은 게 차올라왔다오
평생 허리 통증으로 한 번 이상 고생하는 사람은 10명 중 8명꼴. 대부분은 허리가 아프면 가장 먼저 ‘허리 디스크’를 떠올린다. 하지만 진료와 검사를 거치면 허리 디스크가 아닌 ‘척추관 협착증’ 진단을 받는 사람이 많다. 허리 디스크와 척추관 협착증은 모두 허리에서부터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로 이어지는 통증과 저림이 나타난다. 하지만 허리 디스크와 척추관 협착증은 통증을 느끼는 자세나 상황이 다르다. 두 질환의 구별은 간단하다. 먼저 방바닥이나 침대 바닥에 바로 누워서 무릎을 편 채 다리를 들어 올려본다. 이때 엉덩이부터 허벅지 뒤, 장딴지 뒤, 발등 또는 복사뼈가 당기면 디스크로 봐야 한다. 다리를 올리기 쉬우면 협착증에 가깝다. 특히 걸을 때 통증이 심해지는지 아닌지를 보면 쉽게 판단할 수 있다. 허리 디스크는 걷는 것과 상관없이 허리부터 발까지 통증과 저림을 느끼지만, 척추관 협착증은 앉아 있을 때는 괜찮은데 걸으면 다리가 저리고 아프면서 통증이 심해진다. 또 허리를 앞으로 숙였을 때 허리 디스크는 통증과 저림이 심해지는 반면 척추관 협착증은 증상이 완화된다. 대신 허리를 펴면 통증이 심해져 걸을 때조차 몸을 앞으로 구부리게 된다. 허리는 전신을 활용하는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걷기와 수영, 자전거 타기도 좋다. 걷기는 평지나 낮은 산에서 하루 30분 정도가 좋다. 척추측만증세가 있다면 벽에 등을 대고 서 있는 것도 좋다. 허리 디스크 환자는 잠을 잘 때 바로 눕는 게 좋다. 이때 통증이 나타나면 동그랗게 만 수건을 허리에 받치거나 무릎 밑에 베개나 쿠션을 넣어 구부리는 자세를 취하면 좋다. 반면 척추관 협착증 환자는 옆으로 누운 태아 자세를 한 뒤 무릎 사이에 쿠션을 끼고 자면 좋다. 신경을 압박하는 척추관의 공간을 유지해 주기 때문에 통증을 줄인다. 두 질환 모두 초기에 발견하면 약물치료나 비수술적 치료로 충분히 증상이 완화되기 때문에 통증이 있으면 검사를 받아 조기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자기소개서는 학생부 종합전형이라 불리는 전형의 한 요소다. 지난해까지 입학사정관전형이었던 학생부 종합전형에 지원하는 아이들은 수능시험 성적보다 학교생활기록부, 자기소개서, 면접이 중요하다. 아이들이 자기소개서를 쓰는 과정은 힘들다. 제한된 내용과 분량을 요구하는 질문에서 자신을 잘 드러내기란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자기소개서 쓰는 것에 어려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조금이라도 도움을 줘야겠다는 생각에 자기소개서를 써야 할 아이들을 불러 모았다. 아이들을 불러놓고 강조한 자기소개서 쓰기 원칙은 ‘고치고 또 고치기’였다. 대단한 비법이라도 얻을 줄 알고 왔던 몇몇 아이들은 실망한 표정이 바로 나타났다. 시간도 없는데 불러놓고 하는 이야기가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쓰라는 것도 아닌, 고작 고치고 또 고치라는 말이었으니 말이다. 한 시간 정도 자기소개서 쓰기에 대한 원칙과 사례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 아이들은 본격적으로 자기소개서 쓰기를 시작했다. 첨삭하는 시간, 어떤 아이는 자신이 완벽하게 잘 써 왔는데 꼬투리를 잡는다고 하고 또 어떤 아이는 쓸 내용이 없다면서 내용을 마련할 방법을 알려 달라고 한다. 이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수업과 여러 가지 업무로 바빠서 아이들에게 친절하게 대하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예민해 있는 아이들에게 잘못을 지적해서 고치라는 말을 하기가 힘들었다. 그나마 내용을 지적할 수 있는 아이들은 내용이라도 어느 정도 담겨 있어 지도할 수 있지만, 아예 처음부터 내용 없이 써 달라고 무작정 떼를 쓰는 아이들도 있었다. 나는 아이들의 글을 수시로 읽고 지적해서 고쳐오라고 했다. 아이들 또한 고친 것을 또 들고 와서 의견을 들었다. 나는 읽고 또 읽고, 아이들은 쓰고 또 쓰면서 ‘고치고 또 고치기’를 반복했다. 자기소개서 쓰기는 여러 가지 점에서 많은 의미가 있었다. 글을 쓰는 과정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없이 시작했던 아이들은 글쓰기 단계별로 글을 어떻게 쓸 것인가를 배울 수 있었다. 아이들은 머리로 생각한 것을 글로 표현하는 중요성은 물론, 어떤 일을 잘하기 위해서 그 일을 충분히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자기소개서가 요구하는 대답도 대부분 학교생활에서 어떤 일을 했는데 그 과정에서 무엇을 배우고 느꼈는가를 묻는 것이라 아이들의 깨달음과도 일치하는 것 같았다. 자기소개서를 쓰는 아이들을 만나면서 나는 매우 힘들었다. 이들의 글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도 문제였지만, 자신의 말로 자신의 이야기를 잘 드러나게 하도록 지도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자기소개서는 오로지 대학에 합격하기만을 위해 쓰는 글이 아니라는 것을 아이들의 글을 읽으면서 느꼈다. 그래서 절대적인 관점이나 기준을 벗어나 삶이 그러하듯 이 과정 역시 뭔가를 배우는 과정이라 생각하고 ‘고치고 또 고치라’고 했다.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 삶을 바라보고 그 시점에서 자신의 삶을 성찰하는 글로써 자기소개서가 의미 있게 남아 있기를 바란다고 아이들에게 말했다. 아이들에게 자기소개서가 눈앞의 현실을 적는 것이 아닌, 인생의 흐름 속을 생각하는 것이면 좋겠다.
전국을 여행하다 보면 지리적 경계가 되는 도로변이나 언덕 등지에 그 고장 특산물이나 캐치프레이즈를 대형 간판에 광고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소싯적 사회시간에 배웠음직한 ‘대구 사과’는 사실 경산시가 주산지였다. 천안 호두과자나 금산 인삼, 나주 배가 지역 특산품이라는 건 대개 알고 있지만, 청송 사과나 영암 고구마, 신안 튤립이 그렇다는 건 다녀보지 않고선 모른다. 그런가 하면 다이내믹(Dynamic)이나, 액티브(Active)라는 형용사가 도시 이름 앞에 붙는 것이 비단 우리 양산뿐만이 아니라는 것도 여행에서 알게 되는 상식이다. 지방자치시대가 진행되면서 이런 풍속도는 다반사가 됐다. 민선으로 구성된 지방정부가 나름 독자적이고 차별화된 도시 브랜드를 추구하면서 생긴 현상이다. 이른바 ‘정체성(Identity)’ 전쟁이라 할 만하다. 전국 250여개 기초지방자치단체는 자체적인 살림살이 향상을 위해 여러모로 노력하고 있다. 자립재원 규모에 따라 지자체 빈부가 드러나고 있지만 어차피 지방 세원 확보가 쉽지 않은 만큼 중앙정부 지원에 의존하는 비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 지리적 여건으로 1차 산업 의존도가 높을수록 그런 경향이 심각하다. 이런 측면에서 우리 양산은 비교적 나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대도시와 인접하고 사회간접자본 기반이 양호한 이점을 안고 산업화 물결을 선도해 온 것이다. 지방자치제도라는 것은 한 마디로 ‘스스로 먹고 살아라’는 것이다. 국가 존립 목적이 되는 국방과 외교, 무역 등 큰 이슈를 제외하고는 주민 의식주를 독립적으로 해결하고자 세금을 걷고 복지를 베푸는 자치정부를 운용하는 것이다. 국세 편중화 문제는 잠시 젖혀두고 본다면, 자체 수입원이 확충돼야만 자치정부의 기본적 운영에 매달리지 않고 시민의 삶의 질 향상에 눈을 돌릴 수 있다는 단순한 논리가 성립된다. 한 개인의 가정사로 봐도 최저생계비를 밑도는 가장의 수입만으로는 구성원의 문화적 삶은 기대하기 어렵다. 자연적으로 가족 모두에게 취업의 필요성이 대두하고 그렇게 해서 향상된 가정 수입이 윤택한 삶을 영위할 수 있게 해 준다. 양산시 재정자립 수준은 전국에서도 상위권으로 알려져 있다. 경남도내 18개 시ㆍ군 가운데서도 도세(道稅) 징수 수준이 창원, 김해 다음으로 높다. 일부 농촌 지역 지자체에서 공무원 봉급도 제때 지급하지 못하는 수준임을 고려할 때 한 해 9천억원이 넘는 살림살이 규모를 갖고 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여기에 이바지하고 있는 것이 수천개 크고 작은 기업이다. 양산 정체성을 굳이 따진다면 그것은 산업도시라 할 수 있다. 거꾸로 산업도시라는 정체성은 도시 주축인 산업체와 산업에 종사하는 인력의 삶의 질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도시를 견인하는 중심이 된 힘이 그에 상응하는 인정과 대우를 받아야 함은 당연하다. 시 재정에 큰 부분을 차지하면서도 사(私)경제 주체로 폄하되는가 하면, 시민사회 다수를 차지하는 기업 종사자에 대한 차별화된 보살핌은 존재하지 않는 기형적 발전이 계속되고 있다. 양산시가 그동안 내걸어 온 도시 브랜드는 너무 다양하고 전방위적이어서 오히려 목표를 정조준하지 못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 역사도시, 관광도시, 교육도시, 문화ㆍ예술도시 등 한 도시가 하나의 목표를 설정해 추진하기도 벅찬 과제들을 모두 끌어안고 왔다. 그러다 보니 시민에게 제대로 인정받지도 못한 채 존재감 확보에 실패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오히려 시민 사이에서 ‘도대체 양산하면 떠오르는 것이 무엇인가’라든지, ‘양산 특산물이 뭐지?’, ‘신라 충신 박제상과 웅상지역과 연관성은?’ 등의 풀리지 않는 정체성 혼란이 만연되고 있다. 관광도시, 교육도시, 문화ㆍ예술도시 모두 한 고장 브랜드로 충분한 상징이 될 수 있다. 문제는 여러 마리 토끼를 잡으려 하다가 한 마리도 못 잡고 만다는 교훈을 잊지 말자는 것이다. 전국에서도 산업도시 명성을 오랫동안 키워온 곳이 많다. 70년대 산업화 대명사인 울산과 구미가 그러하고, 근래 와서는 광양이나 포항, 여수 등지가 산업도시로서 면모를 일신하고 있다. 이런 곳의 특징은 도시 발전을 견인하는 중심축인 기업을 기초로 사회구조를 형성하고 문화적 발판을 구축해 나왔다는 것이다. 산업도시는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삶의 질 향상도 충분한 경제적 안정 위에서 오는 것이다.
여름 장마가 끝이 나고 가을 문턱에 서는 날이다. 그렇게 울어 대던 매미도 힘에 부치는지 이제는 탁한 소리가 난다. 가을을 확실히 알려 주는 높은 하늘과 가끔 불어오는 바람이 코를 스치면 가을 향기가 난다, 9월이 되자마자 나는 천성산 문화관광에 도움이 되고자 여러 산을 벤치마킹 다니고 있다. 오늘은 집 뒤에 있는 장산에 오를 준비를 한다. 배낭에 간단한 식사와 커피를 준비하고 초콜릿도 몇 개 챙겨서 오른다. 가을이라고는 하지만 아직은 한낮 햇살이 후덥지근하다. 그래서 장산 입구 계곡에는 어린아이들의 물놀이가 한창이다. 큰 돌계단이 정리된 곳으로 시원한 계곡 물이 층층이 흘러내린다. 나는 여러 갈래 길 가운데 제일 좁은 길을 선택했다. 큰길에서는 많은 산행인을 만나서 외롭지는 않겠지만 좁은 길은 대신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되고 자연과 더 밀착되는 느낌이다. 좁은 길에서는 풀과 나뭇가지들이 내 옷깃을 스친다. 그럴 때마다 사그락사그락 듣기 좋은 소리 맛이 좁은 오솔길을 선택하는 매력이다. 장산은 그리 높지 않은 산이다. 여러 갈래 길에 서면 안내 표지판이 보인다. 요즘은 표지판에 길 이름도 참 예쁘다. 길 특징을 잘 표현해 주고 재미있는 길도 많아 표지판을 보고 선택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여기 표지판에 적힌 장산너덜길, 억새밭길, 중봉위 갈림길 등 모두 다 가보고 싶은 길이지만 나는 정상을 향한다. 중턱쯤 올랐을 때 처음 보는 큰 바위가 우뚝 솟은 모습을 보고 그쪽으로 얼른 가 봤다. 안내 표지판에는 선바위 장군 암이라고 적혀 있고 부산시 지정 유형문화재라고 한다. 조선 시대 때 우동, 중동, 좌동, 재송동 주민이 가뭄이 들면 이곳에서 기우제를 지냈다는 기록이 있다. 높이가 11m면 작은 바위는 아니다. 그런데 아쉬운 것은 문화재라고 하면서도 전혀 관리가 되고 있지 않은 것이다. 주위에는 무속인이 올린 막걸리와 과자가 지저분하게 널려 있었다. 이것 또한 부산시가 관심을 가지고 보존해야 할 유산이다. 양산의 천성산도 명산이다. 원효대사가 화엄벌에서 천명의 성인을 가르치고 배출했다는 데서 천성산이란 이름으로 불리게 됐다는 기록이 전해온다. 이곳을 우리는 더 보존하면서 사람들과 공유하며 즐길 거리를 만들려고 한다. 지난해부터 시작한 천성산 숲길보존회에서는 역사적 가치를 가지고 있는 곳을 찾아다니며, 양산시민과 우리 후손들에게 알려줄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양산시민이라면 한 번은 가 봤을 천성산이지만 이 산에 깃든 이야기를 아는 이는 별로 없을 것이다. 천성산은 소금강이라고 할 만큼 경치가 빼어난 곳이다. 미타암 석아미타불입상은 통일 신라 시대 때 불상이다. 소라 모양 머리와 상투 모양의 큼직한 육계로 표현됐다. 어깨까지 내려온 귀는 여유롭고 편안한 인상을 주고 왼손은 무슨 소원이든 들어 주겠다는 여원인(與願印, 부처가 중생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다 들어준다고 하는 의미)을 취했고, 오른손은 법을 깨달은 전륜 법인을 취했다. 미타암 뒤로 돌아서 걷다 보면 금수굴이 있다. 굴에 들어가 보면 바위에 혈맥이 흐르는 것도 신기하고 정동향을 향하고 있어 동틀 무렵이면 샘물이 온통 황금색을 뗘 금수굴이라 했다. 금수굴 입구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면 삼 형제 바위가 보인다. 그중에 제일 앞에 자리한 바위는 부처님바위다. 남근석이라고도 하고 옥황상제 거시기 바위라고도 한다. 정상 쪽으로 올라가는 길에는 석간송이 웅장하고 위풍당당하게 자란 모습을 볼 수 있다. 거지 잔치바위, 혈수폭포, 적멸 굴, 기차바위 등 양산의 역사적 가치를 지닌 곳들이 많이 있지만 우리는 관리하기보다 내버려두고 있는 실정이다. 찾아가는 길은 안내 표지판이 전혀 없어 현지인도 찾기 힘들다. 갈수록 역사를 잊고 지내는 우리는 과연 뿌리의 존귀함도 모르고 사는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 우리 귀한 역사의 장소를 등산만 하고 내려갈 것이 아니라 이야기를 알고 역사의 중요성을 한 번 더 되새기며 하산하길 바란다. 그래서 천성산 숲길보존회는 안내표지판을 설치하고 설화와 관련한 자료를 안내판에 게시해서 천성산을 찾는 이들에게 역사적 가치와 의미를 부여하고자 한다. 역사는 세월 속에 묻히는 것이 아니라 찾아내고 잘 관리해서 다음 후손들에게 재산으로 물려주는 것이다. 우리 천성산을 나는 그렇게 지켜 내고 싶다.
2014 삽량문화축전은 축전 이름인 ‘삽량’에 집중했다. 그동안 삽량문화축전을 나타냈던 키워드가 박제상, 역사, 삼장수 같은 것이었다면 올해는 ‘삽량’이라는 큰 울타리 안에 다양한 콘텐츠를 배치했다. 샵랑문화축전추진위원회 설영성 사무차장은 “삽량문화축전이 25회나 진행됐지만 그동안은 축전 이름인 ‘삽량’보다 다른 부분에 집중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제 양산의 뿌리인 삽량에 대해 알릴 내용 만들기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이어 설 사무차장은 “축전에서 양산의 역사를 되돌아보기 시작한 것도 지난 2011년부터였다. 그전의 축전에서 백화점식 프로그램 나열이라는 지적도 있었고 축전 주제를 잡지 않다 보니 축전 정체성도 흐려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며 “그런 모습에서 벗어나기 위해 양산 역사를 주제로 잡기 시작했고 박제상, 삼장수 등에서 출발해 이번 ‘삽량주’까지 차례로 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역사ㆍ문화의 도시라는 이름에 맞게 삽량문화축전 역시 단순한 축제가 아닌, 양산만의 역사와 문화를 느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올해 축전 주제를 ‘삽량’으로 잡았다. 양산의 뿌리이자 가장 번성했던 시기인 삽량을 관람객에게 알리기 위해서다. 설 사무차장은 “현재 양산을 대표하는 축제로 삽량문화축전이 손꼽히는데 축전을 보러 온 관람객에게 ‘이게 양산과 무슨 관련이 있나?’는 의문을 심어줘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관람객이 양산에서 열리는 가장 큰 축제의 이름이 왜 ‘삽량문화축전’이며 삽량이 무엇인지, 삽량주에서 어떤 사람이 났으며 어떤 문화가 생겼는지를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삽량성 크기도 지난해보다 늘렸으며 삽량성 안에서 북정동 고분군, 박제상 역사관, 삽량주 이야기 극장 등 삽량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배치했다. 설 사무차장은 삽량주 테마파크를 한 바퀴 돌면 ‘삽량’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마다 해왔던 프로그램 말고도 한복 페스티벌, 거리 프리마켓, 진돗개 체험 등 새로운 콘텐츠를 추가해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마련했다”며 “축전을 통해 우리의 뿌리인 삽량주를 느끼고 알아가는 시간이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민희 기자
올해 삽량문화축전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양산의 역사’다. 이번 삽량문화축전은 단순히 즐기는 축제에서 벗어나 양산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역사축제’로 거듭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다. 이징옥 장군의 위대함 뮤지컬로 느끼자 양산윈드오케스트라와 (사)한송예술협회가 공동 주최ㆍ주관하는 삼장수 뮤지컬 ‘잃어버린 별, 영웅 이징옥’은 지역민에게 애향심을 고취하고 양산의 새로운 문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기획됐다. 삼장수(이징석ㆍ징옥ㆍ징규) 중 가장 많은 이야기를 남긴 이징옥 장군을 스토리텔링한 뮤지컬은 역사 속에 묻힌 이징옥 장군의 업적과 기상을 널리 알리는 작품이다. (사)한국음악협회 양산시지부 박우진 지부장이 제작과 총감독을 맡았으며 대본은 박 총감독과 뮤지컬 연출가이자 작가인 오리라 씨가 4개월여에 걸쳐 완성했다. ‘이징옥’ 역은 이탈리아 유학파 성악가 양성엽 씨가, 장군의 아내 ‘정비’ 역은 뮤지컬 연기상 수상 배우 김정은 씨가 맡는다. 뮤지컬은 오는 28일 오후 7시 30분 양산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첫 무대를 가진 뒤 내달 4일 삽량문화축전 특설무대, 5일 한송예술촌 야외공연장에서 각각 공연될 예정이다. 삽량테마파크에서 양산 역사 배우자 양산의 최고 번성기인 삽량시대가 ‘테마파크’로 거듭난다. 지난해 선사시대, 삽량시대, 양산시대 등 세 개로 구분했던 프로그램 존을 하나로 합쳐 ‘삽량’이라는 공통된 주제를 부여하고 프로그램 규모를 대형화해 시민의 행사 몰입도를 높였다. 삽량 테마파크로 오면 가장 먼저 신라의 관문인 ‘삽량성’을 만날 수 있다. 30m에 달하는 삽량성은 신라 시대 복장을 한 문지기가 지키고 있으며 테마파크를 어떻게 이용하는지 알리는 안내서를 받을 수 있다. 삽량성을 통과하면 역사체험을 할 수 있는 여러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테마파크 내에는 신라 시대 충신 박제상 공의 활약상과 설화 등을 소개하는 박제상 역사관이 준비돼 있다. 역사관 내에는 문화관광해설사가 배치돼 있어 역사적 사실을 알기 쉽도록 해설해준다. 역사관을 다 둘러보면 드넓은 갈대밭을 만나볼 수 있다. 왜왕에게 붙잡힌 박제상 공이 왜왕의 신하가 되길 거부하자 분노한 왜왕이 박제상 공의 발바닥 가죽을 벗긴 다음 살을 베어내 갈대밭 위를 달리게 해 죽였다는 설화를 담고 있다. 테마파크 내 삽량주 극장에서는 박제상 공의 이야기를 인형극으로 전달하는 삽량 퓨전극 ‘돌아온 박제상’과 삽량주의 잔칫날을 재현한 길놀이, 떡메치기, 마당놀이 등이 펼쳐진다. ‘역사문화 생활 체험존’은 삽량주 시대를 느낄 수 있는 역사 문화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북정동 고분군을 모래 조각 작품을 통해 재현한 ‘고분에서 발견하다’, 북정동 고분군에서 발굴한 유물을 관람객이 직접 찾아보는 ‘삽량을 찾다, 유물발굴체험’, 옛 양산 읍성 지도를 스텐실 기법과 클레이로 만들어 보는 ‘삽량주 지도 만들기’, 인조 벽돌을 이용해 삽량 성벽을 쌓아보는 ‘삽량을 지키자’, 도자기와 물레체험을 하며 삽량주 토기를 만들어 보는 ‘삽량토기 만들어보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삼장수 노래ㆍ춤으로 시민 화합하자 삼장수기상춤은 지난 2012년 춤으로 시민이 화합하도록 만든 프로그램이다. 양산에서 태어난 무인으로 중앙 최고 벼슬을 지낸 이징석과 이징옥, 이징규 삼 형제 즉, 삼장수에서 이름을 따와 양산의 정체성을 담았다. 올해는 특히 ‘완성형’ 기상춤을 선보이기 위해 공모를 통해 가사를 선정하고 그에 맞는 음악까지 작곡했다. 가사 공모에서 선정된 ‘삽량의 세 영웅’은 삼장수의 용맹과 충절을 잘 표현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또 가사에 맞게 삼장수의 충절과 기상을 주제로 안무를 구성했다. 전쟁터로 출정하고 말을 타고 달리며 활과 창, 칼로 적과 싸워 이기는 내용을 춤으로 표현했다. 쉬운 동작과 반복되는 안무로 누구나 따라 할 수 있으며 기상춤을 통해 양산시민이 화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민희 기자 minheek@ysnews.co.kr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 연구 교수인 ‘마틴 셀리그먼’은 수천명을 상대로 연구한 결과, 긍정적인 삶의 태도를 가진 사람은 부정적인 삶의 태도를 가진 사람에 비해 오래 살고 건강하며 더 많은 일을 성취하고 행복하게 사는 것을 밝혀냈다. ‘어빙 오일’이라는 의사는 “긍정적이고 아름다운 생각은 몸에 유익한 호르몬을 생성하며 병을 고치는데 큰 효과를 가져 온다”고도 말했다. 미국 새들백 교회 담임이며 세계적인 복음주의 목회자인 릭 워렌은 “우리 교회가 지속해서 성장하는 이유는 긍정적인 삶의 태도를 가진 교인 때문이다. 우리 교회는 좋은 소식만 강조한다. 하나님은 좋은 분이며 하나님 앞에서는 좋은 소식만 들어야 한다. 좋은 소식만 들어야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사람이 된다. 이런 삶의 태도를 가진 사람이 행복하며 성공한다”고 말했다. 만약 교회에 다니면서 나쁜 소식에만 귀를 기울이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어리석고 불행한 사람이다. 평생 3천여개의 발명품과 1천여개의 특허품을 낸 에디슨은 어른이 돼서도 하루에 5시간만 자고 19시간을 연구실에서 보냈다. 그는 죽기 전날까지도 연구에 몰입했다. 에디슨은 평소 주위 사람에게 이렇게 말했다. “연구하는 것을 즐겁게 생각하세요. 즐겁게 논다고 생각하세요. 책과 함께 놀고 시간과 함께 놀아요. 숙제와 업무도 일종의 놀이로 생각하세요. 직장 상사를 만날 때도 그것을 즐기세요. 거래처의 사람을 만날 때도 즐긴다고 생각하세요. 지금 이 순간 저 자신을 생각해볼 때, 저는 평생 즐기면서 지낸 것 같아요. 일과 연구를 즐긴 것입니다” 제 일에 파묻혀 스트레스 속에 살아가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다른 사람에게 보이기 위한 힘겨운 삶은 기쁨이 없다. 오히려 즐거움 속에서 좋은 아이디어와 훌륭한 성과가 얻어진다. 그뿐만 아니라 부정적인 이야기, 실패 이야기, 우울한 이야기는 전하지도 말아야 한다. 1968년 6월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심리학 교수팀은 매우 흥미로운 실험을 시도했다. 길거리에 지갑을 떨어뜨린 후 그 속에 신분증을 주인에게 돌려주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가를 확인했다. 그 결과 약 45%의 신분증이 주인에게 되돌아갔다. 그런데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6월 4일은 단 하나의 신분증도 주인에게 되돌아오지 않은 것이다. 그 날은 바로 미국의 차기 대통령 후보로 가장 유력했던 로버트 케네디가 ‘시르한 비샤라 시르한’에 의해 암살당한 날이었다. 심리학자들은 여기에서 중요한 사실을 발견했다. 한 가지 나쁜 소식이 사람의 행동을 부정적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부정적이고 비관적인 소식은 전염성이 강해 전체 분위기를 금방 침울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또 좋은 소식은 사람에게 희망과 용기를 준다는 것도 알아냈다. 인간의 삶은 그 출발점을 ‘부정’과 ‘긍정’ 중 어디에 뒀느냐에 따라 확연하게 달라진다는 연구 결과다. 이제 우울한 소식에서 벗어나 희망을 노래하며 긍정의 꽃을 피우자.
손, 발, 머리 등에 줄을 매달아 움직이는 목각 인형, 마리오네트(Marionette). 모르는 사람이 보기엔 그저 평범한 인형에 줄이 달린 모습일 뿐이지만 신동호(49, 원동면) 씨가 인형 줄을 잡는 순간 이야기는 달라진다. 눈을 깜빡이며 고개를 돌리고 인상을 찌푸리는 모습까지 사람처럼 유연하다. 걸음을 걷는 것도, 심지어 붓으로 그림을 그리고 춤을 추는 모습까지 자연스럽다. 무생물인 인형에게 영혼을 불어넣는 신 씨는 혼자 ‘나루 인형극단’을 운영하며 전국을 돌면서 인형극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미술학원 운영하던 평범한 미술학도 줄 인형의 정교함에 빠져 제작 도전 부산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미술학도였던 신 씨는 졸업 후 입시학원에서 미술을 가르쳤다. 그곳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에 큰 행복을 느끼는 자신을 발견했다. 하지만 자율성과 재미가 없는 입시 교육에는 염증을 느껴 김해에서 미술학원을 운영했다. ‘진짜 미술 교육’을 해보자는 생각에 물감을 얼린 조각으로 색칠을 하는 등 색다른 수업을 진행했다. 그러다 아이들과 함께 참가한 어느 캠프에서 우연히 손 인형극을 접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습에 신 씨도 직접 인형을 만들어 공연했다. 학원뿐만 아니라 인근 학교, 이벤트 업체에도 알려져 생업인 학원을 팽개쳐두고 공연을 나가기도 했다. 그만큼 인형극이 재미있었다. 그 와중에 우연히 영화에서 ‘줄 인형’을 보고 인형의 정교한 움직임에 충격을 받았다. 손 인형과 다르게 감정표현까지 가능한 줄 인형이 마냥 신기했다. 신 씨는 그때부터 줄 인형 만들기에 돌입했다. 줄 인형 자체가 생소했기 때문에 자문할 누군가도 없었다. 그냥 영화를 보며 그 ‘인형’과 똑같은 인형을 만들기 위해 홀로 고군분투했다. 그렇게 만든 인형이 맘보다. “모든 걸 혼자 연구해서 만들다 보니 1주일에 6일은 얼굴을 찌푸리고 있었어요.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았으니까요. 제 생각과는 다르게 움직이고 표현되는 상황이 짜증 나고 지치더라고요. 근데 꼭 하루는 웃었어요. 결국엔 제가 해냈거든요” 춤, 그림 등 장기 다른 인형 만들어 요리하는 줄 인형에 도전할 예정 그의 첫 인형인 ‘맘보’는 처음 만들고 나서 7년 만에 완벽한 모습을 갖췄다. 맘보는 이름처럼 ‘맘보춤’을 완벽하게 소화해내는 재주꾼이다. 관능미 넘치는 아가씨 ‘혜경이’는 가수 박혜경의 노래를 들으며 만들어진 데서 유래했다. ‘황진이’는 가야금에 능한 미녀이며 ‘꺼벙이’는 붓으로 그림 그리기 선수다. 가수 싸이를 그대로 옮겨놓은 ‘싸이’는 진짜 싸이와 똑같이 강남스타일 춤을 춘다. 이처럼 신 씨가 다루는 인형은 다섯 개. 보통 줄 인형극을 하는 사람들은 하나의 인형으로 여러 가지 공연을 진행하지만 그는 재주와 성격에 맞는 캐릭터를 표현하고 싶어 인형에 욕심을 냈다. 최근에는 요리하는 인형을 구상하고 있다. 지난 1일 SBS ‘생활의 달인’에 출연한 신 씨에게 제작진이 제안한 과제 중 하나가 바로 ‘요리’였기 때문이다. “방송에서는 꺼벙이로 두부를 썰었어요. 성공은 했지만 꺼벙이의 장기가 아닌지라 조금 서툴긴 하더라고요. 그래서 요리하는 인형을 만들까 생각 중이에요. 인형이 튀김을 튀기고 관객들에게 권하는 모습, 상상만 해도 재미있잖아요?” 관객과 인형으로 소통하는 시간이 좋아 원동에 마리오네뜨 전시관 만드는 게 꿈 공연이 업인 이들이 그러하듯, 신 씨도 공연을 보고 관객이 웃고 기뻐할 때 덩달아 신난다고 말한다. 신 씨가 움직이는 인형을 보고 울고 웃는 관객의 모습을 보면 ‘더 좋은 공연을 해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공연을 보는 순간만큼은 관객에게 제 인형이 주인공이에요. 공연이 끝나면 잊힐 기억일지 몰라도요. 20분 정도 짧은 시간이지만 제 인형을 통해 관객과 소통하는 그 시간이 행복합니다. 공연이 끝났을 땐 저에게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라고 한 마디 건네주는 관객 덕에 행복하고요” 이제 신 씨는 공연이 아닌 다른 꿈을 꾸고 있다. 원동에 마리오네뜨 전시관을 만드는 것이다. “마리오네뜨는 아직도 잘 알려지지 않은 분야고 전문가도 적기 때문에 일반이 접하기에 어려워요. 그래서 마리오네뜨 전시관을 만들어 마리오네뜨에 대해 다 알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 인형을 접하고 체험도 하고 공연도 볼 수 있는 그런 공간이요” 전시관을 만들면 입구에 3 m가량의 대형 줄 인형을 만들 계획이라는 신 씨는 언젠가 전시관이 생기면 꼭 놀러 오라며 환하게 웃었다. 그의 말처럼 마리오네뜨 천국이 양산에 생길 날을 기대해본다. 김민희 기자 minheek@ysnews.co.kr
양산교육계에 고교 평준화에 대해 물었다. 교육현장과 교육단체, 학부모 등 다양한 의견을 들어봤다. 단순히 찬성, 반대의 입장이 아니다. 양산교육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함께 담겨있다. 이들의 의견과 고민이 수면 위에서 함께 논의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인터뷰 내용을 담았다. “성공적 고교 평준화 위해서는 전문계고 설립이 전제돼야 한다” 구영건 양주중학교장 고교 평준화의 걸림돌 중 하나는 양산의 지리적 특성이다. 하북ㆍ웅상지역 고교로 인해 원거리 배정 논란이 있을 수 있다. 김해시가 그 예로 장유지역을 제외하고 평준화를 진행했는데, 오히려 학교 서열을 더욱 부추긴 꼴이 돼 버렸다. 현재 중학교 학군을 적용해 평준화 지역을 나누는 등의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또 성공적인 고교 평준화를 위해서는 전문계 고교 설립이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 학업에 뜻이 없는 학생을 무조건 일반계 고교로 진학시켜서는 안 된다. 자신은 물론 주위 학생들까지도 학업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일부는 아예 정상적인 고교 진학을 포기하고 부산 학력인증학교에 진학하기도 한다. 이들을 위한 전문계 고교 설립으로 고교 선택 다양성을 보장해 줘야 한다. “그동안 명문고 육성 위한 노력에 찬물 끼얹는 제도될 터” 김창일 양산시학교운영위원장협의회장 양산 고교 평준화는 시기상조다. 그동안 양산시가 ‘명문고교 육성’을 위해 10여년간 막대한 예산을 지원해 왔고 이제 그 성과가 보이고 있는 시점에서 평준화 도입은 양산교육계에 찬물을 끼얹는 것과 다름없다. 더욱이 이제는 부산ㆍ울산 학생들이 양산 고교로 진학할 정도로 양산교육이 인정받고 있다. 무엇보다 학력 하향 평준화가 충분히 예측되는 상황에서 고교 평준화 도입은 양산교육발전을 역행시킬 것이다. 내가 바로 1974년 부산 평준화 도입 1세대다.시험으로 당당히 입학할 수 있는 고교 진학을 급하게 전학해 부산시민인 것처럼 위장하는 편법을 쓰니 서러움마저 들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고 싶은 학교를 선택할 권리를 빼앗긴 것 같아 너무 안타까웠다. “40년전 평준화된 부산 교육 학력 하향 평준화되지 않았다” 이용학 효암고등학교장 고교 평준화의 가장 기본 취지는 ‘중학생을 놀게 해주자’는 것이다. 입시부담에서 해방시켜 주자는 것이다. ‘학생은 무조건 공부를 해야 해’라고 주장하는 어른이라면, 입시 없이 중학교 3년 을 보낸 아이들의 표정을 보라고 권하고 싶다. 분명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나는 지난해까지 부산지역에 몸담고 있었다. 부산이 평준화된 지 40년이 됐다. 평준화가 학력 하향 평준화가 가져온다는 우려가 가장 큰 데, 사실이 아니다. 다수 교육단체와 교육기관에서 조사한 자료가 증명해 준다. 결코 비평준화 지역에 비해 성적이 낮지 않다. 초ㆍ중학교 때만이라도 제발 우리 아이들을 놀게 해줬으면 좋겠다. 논 다는 것이 결국 자신이 좋아하는 것, 잘 하는 것을 찾는 일종의 진로교육이 될 것이다. “역외유출을 명문고가 막는다? 아니다, 그냥 가까워서 갈 뿐” 박한승 양산전교조지회장 우수인재 역외유출을 명문고교가 잡아줘야 한다고 하는데, 참 우스운 얘기다. 대부분 우수학교라서가 아니고 가까워서 간다. 내가 살고 있는 지역 학교이기 때문에 가는 것이다. 양산지역에 있는 특정학교를 목표로 공부하는 학생은 한 중학교에 2~3명 있을까 말까한 숫자다. 그리고 역외 학교가 목표인 학생은 평준화든 비평준화든 그냥 빠져 나간다. 그 소수 학생 때문에 평준화가 안 된다면, 매년 부산으로 쫒겨나는 20~30명의 학생들은 무슨 잘못인가. 서부양산은 미달 학교가 많고 웅상지역은 학급수가 모자라다. 이런 불균형으로 인해 매년 웅상지역 20~30명의 학생이 부산에 있는 학력인정학교로 진학하고 있는 것이다. 제발 기성세대 교육을 바라보는 시선이 ‘엘리트 교육’에서 벗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양산 90% 수시로 대학 진학 전략적 대입에 평준화가 유리” 박규하 양산고등학교장 대입을 지도해야 하는 고교 입장에서 평준화 논의는 신중해야 한다. 때문에 대입에 초점을 맞춰 생각해 본다면 고교 평준화가 필요하다. 대입 문이 많이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수능성적등급이 아닌 학생부종합전형으로 당락이 결정되는 수시모집 비율이 높아지고 지역균형선발, 입학사정관제 등 입학전형이 다양해졌다. 실제 상위권 학생 그룹은 내신을 위해 평준화가 유리한 측면이 많다. 현재 양산지역 학생 90% 정도가 정시가 아닌 수시로 대학에 진학하고 있는 현실에서, 전략적인 차원에서도 평준화가 좋다. 해마다 본교에 웅상지역 학생 60~70명이 진학하고 있다. 대중교통이 더 편리해지면 지리적 어려움은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 또 지역대학과 연계해 직업양성반을 편성해 운영하면 학업분위기 또한 크게 흐트러짐 없을 것이다. “주입식, 암기식 교육 강조되는 입시, 중학생에게 더는 필요없어” 정영환 신주중학교장 ‘블랙스완 현상’이라고 들어보았나. 주입식, 암기식 교육을 통해 ‘백조는 희다’라고 알고 있던 학생들이 검은 백조를 보고 혼란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다. 학습하지 못한 상황에 당황하지 않고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적응하는 학생을 길러내는 교육이 중요한 시대다. 입시란 결국 단답형, 주입식, 암기식 교육이 필요하기 때문에 초ㆍ중학생에게 더는 불필요한 제도다. 직장 역시 이제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사라지지 않았나. 4~5번씩 직장을 옮겨야 하는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다양한 교육프로그램 속에서 자신의 적성을 찾아갈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이 선행돼야 한다. 그 다음이 대입이고, 그래서 목표를 향해 노력할 수 있는 것이다. 이미 융합인재교육, 스마트교육 등으로 가는 것이 시대 흐름이다. “평준화 지역에서 대입에 좋은 결과 내는 학교가 진짜 명문고” 심명순 범어중학부모회장 내 아이가 지금 중학교 3학년이다. 진학할 고교를 선택해야 하는데 흔히들 얘기하는 명문고, 우수고 기준을 모르겠다. 학업성적이 우수한 학생이 진학해 좋은 대학에 많이 가면 명문고인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평준화를 통해 학생들이 고루 분포해 있는 조건에서 대입에 좋은 결과를 내는 학교가 진짜 명문고다. 학부모 입장에서 정말 내 아이를 얼마나 잘 가르치고 지도할 수 있는지 판단할 수 있도록 평준화 제도가 하루빨리 도입됐으면 한다. 학교 서열화로 신설학교가 서열 제일 아래에 놓이게 된다. 때문에 신설학교는 학업분위기를 만들기도 어렵고, 대입에 좋은 결과를 낼 수도 없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어느 학교 다닌다’는 얘기에 우쭐해 하거나 주눅 드는 학생과 학부모가 있는 교육환경은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
하북면 지산리에서 통도요를 운영하고 있는 김진량 도예가의 분청도화(粉靑陶畵) 작품이 ‘제8회 나만의 대한민국 기념 우표대전’에 선정돼 우표로 제작됐다. (사)대한민국 한가족 미술협회와 LA예총이 주최하고, 문화관광부와 교육부, 여성부, 한국우편사업진흥원 등이 후원하는 이 대회는 대한민국 건국 60주년을 맞아 60명의 작가가 참여해 시작한 우표대전으로 올해 8회를 맞았다. 김 작가의 분청도화를 비롯해 전국 공모를 통해 선정된 작품은 조폐공사가 작가 이름이 새겨진 실물우표로 제작해 8월 25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중랑아트갤러리에서 전시됐다. 이어 이달 15일부터 22일까지 미국 LA 한국인의 날 축제 행사장에 있는 LA체육관에 전시되기도 했다. 한편, 분청도화는 벽에 걸 수 있는 도자(陶瓷) 그림이다. 분청도화는 일반 도자기와 달리 나무틀에 도자 그림을 끼워 회화 작품처럼 벽에 걸 수 있는 작품이다. 색다른 도자 작품을 구상하던 김 작가가 6여년간 고심해 탄생시켰다. 분청도화는 지난 6월 굿모닝 런던 선정 한국작가 초대전에 초청돼 영국에서 전시됐으며, 7월에는 한국ㆍ프랑스 해외교류전시에 초청돼 프랑스에서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특히 영국 전시회에서는 닉 클레크 영국 부수상이 김 작가의 작품에 깊은 관심을 보이며 직접 소장하기도 했다. 김 작가는 “분청도화가 양산과 한국을 넘어 세계로 뻗어 가고 있어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이번 우표대전에 선정돼 미국에서도 전시되는 만큼 양산의 흙으로 만들어진 분청도화의 아름다움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돼 기쁘다”고 말했다. 홍성현 기자 redcastle@ysnews.co.kr
양산을 대표하는 축제 ‘양산삽량문화축전’이 오는 10월 3일부터 5일까지 사흘 동안 양산천 둔치 일원에서 열린다. 이번 삽량문화축전은 ‘가보자 양산, 배우자 역사, 즐기자 문화’라는 주제로 열린다. 특히 올해 축전에서는 양산의 찬란한 역사인 삽량시대를 재현해 양산의 역사적 정체성을 확립하고 삼장수, 박제상 등 역사적 인물을 조명해 지역 문화가치를 정립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돋보인다. 양산시는 삽량문화축전이 양산의 역사를 알리는 축전으로 거듭나기 위해 행사를 즐기면서 역사를 배울 수 있는 에듀테인먼트(Edutainment, 교육과 놀이의 합성어)형 행사장을 운영할 계획이다. 여기에 삽량시대를 주제로 한 공연과 프로그램, 지역 출신 인물의 프로그램을 강화해 이야기가 있는 축전으로 꾸며진다. 이외에도 시민참여ㆍ공연예술ㆍ문화유산협력 프로그램 등 볼거리, 즐길 거리를 준비했다. 축전은 내달 3일 오후 2시 효충사에서 열리는 고유제로 시작한다. 시민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며 삽량문화축전의 성공을 기원하는 고유제는 향교가 주관한다. 같은 날 오후 6시 양산대종 종각 일원에서 양산대종 타종식이 열린다. 올해로 26회째 열리는 삽량문화축전 개최를 축하하는 의미로 26회 타종하며 타종식 후 취타대를 선두로 개막식이 열리는 양산천 둔치 특설무대까지 행진한다. 개막식 식전행사로 밴드 레인메이커, MIK 댄스팀의 공연을 진행하며 본행사로 개막선언, 양산시립합창단의 공연이 이어진다. 부산MBC 주관으로 백퍼센트, 달샤벳, 피에스타, 혜령 등 초대가수가 삽량문화축전의 개막을 축하하는 방송축하공연이 열린다. 오후 9시부터는 멀티미디어 쇼와 불꽃 쇼가 이어질 예정이다.
나무가 자라는 기상이 학자처럼 자유롭게 뻗었다고 해서 ‘학자수(學者樹)’라고도 불리는 나무, 회화나무. 20여년 전, 회화나무에 반해 직접 키우고 지역 곳곳에 기부한 한 사람이 있다. 바로 강병두(79, 중부동) 씨다. 강 씨가 회화나무를 처음 알게 된 건 1996년. 우연히 책을 읽다 회화나무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 나서다. 머리를 맑게 해 과거에 고결한 선비의 집이나 서당에 주로 심은 나무이자 영험하고 고결한 뜻을 가진 회화나무가 양산에도 많이 심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인터넷과 책을 통해 회화나무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다. “회화나무가 여러모로 좋은 의미를 가진 나무잖아요. 그래서 혹시 내 주변에 회화나무가 있는가 해서 찾아봤어요. 그랬더니 지금은 사라진 도심 공원에 한 그루가 자라고 있더라고요. 그 나무에서 직접 씨를 받았어요. 어떻게 묘목을 키워야 하는 지도 몰랐지만 부딪쳐봤죠” 2006년 회화나무 씨를 받아 직접 땅에 심고 묘목으로 키우는 데까지 2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관리 방법을 몰라 여러 번 실패도 했지만 예쁘게 자란 어린 묘목을 보니 뿌듯했다. “키우면서 늘 생각했어요. 옛날에 우리나라에서 과거를 보러 가거나 합격했을 때 집에 회화나무를 심었고 서당이나 마을 쉼터같이 기운이 좋은 곳에 심었으니 나도 그런 곳에 기증해야겠다고요” 그렇게 키운 회화나무를 2008년 양산지역 내 초등학교 32곳에 기증했다. 과거 서당과 같은 역할을 하는 초등학교에 회화나무가 자라며 우리 미래를 이끌 아이들이 총명하게 자랐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회화나무가 자란지 6년 정도 됐네요. 회화나무가 크고 있는 학교에서 학생들이 상을 받았거나 대회에서 수상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나무의 공이 조금은 있겠구나 싶어 뿌듯합니다” 회화나무 알리는 열혈 전도사 “나무 열매, 꽃은 자연 약재” 강 씨는 주변 지인에게도 늘 회화나무의 고귀함과 유용함을 자랑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회화나무가 잘 알려지지 않은 탓에 회화나무 자체를 알지 못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들을 위해 강 씨는 회화나무가 어떤 곳에서 자라야 하고 어떤 이들에게 필요한지 설명하느라 늘 바쁘다. “공부와 관련한 이야기도 많지만, 회화나무는 중국 황제가 거처하는 곳이나 마을 사람이 많이 왕래하는 곳에 심기도 합니다. 나라를 이끄는 이에게는 지혜와 총명함을 주고 마을에 심어진 회화나무는 잡귀를 쫓아내 마을의 번영과 평화를 가져온다는 말 때문이죠” 강 씨는 회화나무의 의미도 좋지만 나무의 꽃과 열매는 약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의학에서 회화나무의 꽃봉오리와 열매를 약재로 사용한다. 괴화(회화나무 꽃봉오리)는 동맥경화와 고혈압에 좋고 괴실(회화나무 열매)은 치질 치료에 쓰인다. “회화나무 꽃봉오리 중에 벌들이 꿀을 먹지 않은 것들이 종종 있어요. 그런 꽃봉오리가 떨어지면 그것을 주워 말린 다음 뜨거운 물에 담가 놓는 거에요. 차를 우려내는 것처럼 하면 되는데 시간은 한나절 정도 걸립니다. 그래야 회화나무의 기운이 담기니까요. 나는 지금도 그렇게 아침에 차를 마셔요. 그러니까 내가 아직도 이렇게 건강하죠” 강 씨는 아직 학교에만 묘목을 나눠줬을 뿐, 양산시에는 전달한 적이 없어 아쉽다며 기증할 준비는 됐으니 양산 내 도심 공원이나 시청 같은 곳에 회화나무를 꼭 심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양산이 인구 30만 도시로 자라났지만 더 성장할 수 있는 도시라고 생각합니다. 지금보다 더 살기 좋고 행복한 도시가 됐으면 하는 마음에 회화나무를 기증하고 싶은데 받아주는 곳이 없네요. 양산시에서 제 마음을 헤아려줘서 시민이 많이 오가는 곳에 회화나무를 심었으면 좋겠어요” 김민희 기자minheek@ysnews.co.kr
제14회 양산청소년영상제에서 안양예술고등학교(이하 안양예고) 강민건 팀(사진 왼쪽에서 첫번째)의 ‘편의점’이 대상을 차지했다. 영상제에는 모두 10개 팀이 참가했으며 다큐멘터리, 극영화, 드라마, 뮤직비디오, 코미디 등 다양한 장르와 높은 수준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 가운데 대상을 차지한 안양예고 팀의 극영화 ‘편의점’은 편의점에서 좋아하는 사람을 만났지만 후줄근한 옷차림으로 편의점에 온 주인공은 예쁜 그녀와 달리 형편없는 자신의 모습에 위축돼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상황을 표현했다. 안양예고 팀은 “영화를 통해서 좋아하는 사람에 대한 감정을 진실하게 표현하고 싶었다”며 “저희 의도가 많은 분에게 전달된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밖에 한림연예예술고등학교 ‘김순화 언어개선 프로젝트’가 최우수상을, 양산시청소년회관(Wid e-Angle) ‘어부지리’와 경기예술고등학교 ‘그네’가 우수상을, 물금고등학교(마음대로) ‘몰락의 왕도’, 경기영상과학고등학교 ‘행복했었던’, 효암고등학교(키네키즈) ‘MS G’, 정자청소년수련관(라온) ‘어떤 여름’, 웅상중학교(런치타임) ‘분리수거장’이 각각 장려상을 받았다. 한편, 청소년회관은 청소년의 문화ㆍ예술 창작활동 지원으로 청소년기에 필요한 문화적 감수성을 채우고, 시민에게 다양한 청소년 문화 활동을 알리기 위해 해마다 영상제를 개최하고 있다. 김민희 기자 minheek@ysnews.co.kr
양산시드림스타트는 지난 13일부터 14일까지 ‘푸른밤 푸른꿈! 제주기행’이라는 주제로 드림스타트 대상 아동 36명과 함께 제주도 여행을 떠났다. 이번 여행은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체험활동이 적은 아이들에게 제주도의 아름다운 자연을 감상하고 유명 관광지를 둘러보는 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했다. 아이들은 성산 일출봉, 여미지 식물원, 제주 민속촌, 퍼시픽 랜드 등 제주도 주요 명소를 직접 둘러봤고, 승마체험, 수목원테마파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체험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제주기행에 참여한 한 아이는 “비행기와 말을 한 번도 타보지 못했는데 이번에 경험해 정말 좋았다”며 “다음에 또 제주도에 오고 싶다”고 말했다. 최민석 인턴기자 cms8924@ysnews.co.kr
엄마ㆍ아빠 손잡고 잔디구장에서 뛰어 놀다가 신기한 놀이기구에 연신 감탄사를 연발하며 신나게 즐긴다. 과자 만들기, 페이스페인팅 등 다양한 체험부스를 돌아다니더니 어느새 뮤지컬과 태권도 품새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우리 아이들을 사로잡았다. 높고 파란 가을하늘 아래 하루종일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그렇게 넘쳐났다. 세월호 참사로 아쉽게 열리지 못했던 어린이한마당 축제가 계절을 두 번 넘어 지난 21일 열렸다. 아직은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는 날씨였지만 행사장을 찾은 가족과 아이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즐겼다. 양산시가 주최하고 청년회의소가 주관한 어린이한마당 축a제는 두 지역으로 나눠 열렸다. 서부양산은 양산청년회의소(회장 황성태)가 주관해 ‘2014년 양산어린이 잔치한마당’이라는 주제로 양산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동부양산은 웅상청년회의소(회장 강호웅)가 ‘제5회 어린이 가족 한마당’으로 웅상체육공원 축구장에서 개최했다. 가족 모두 즐길 수 있는 태권도 시연, 캐릭터 댄스 공연 등을 비롯해 어린이들을 위한 에어바운스, 유로번지, 피에로 기차, 페달 보트 등의 놀이기구와 비눗방울 만들기, 페이스페인팅, 과자 만들기 체험 등 50여개의 다양한 체험행사를 마련해 풍성하게 진행됐다. 부스보다 더 아이들의 눈과 발길을 사로잡은 것은 화려한 볼거리가 가득했던 공연이었다. 개막식과 함께 수백개의 소망풍선을 날리며 시작한 무대 행사는 영산대 태권도 시범단의 화려한 발차기와 다양한 댄스 무대로 열기가 가득했다. 어린이중창단과 청소년회관 동아리 공연도 이어졌다. 어린이뮤지컬 공연은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이었다. 특히, 동부양산은 어린이사생대회도 함께 열어 교육의 장으로서 역할도 톡톡히 해냈다. 두 자녀와 가족나들이를 나왔다는 오동석(35, 평산동) 씨는 “해마다 어린이날 행사에 참여했는데, 올해는 열리지 않아 아쉬웠었다”며 “하지만 이렇게 가을에 행사를 가지니 아이들이 뛰어 놀기에 날씨도 훨씬 좋고 어른 위주의 여타 축제보다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모든 프로그램이 진행되니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는 그저 고마운 시간”이라고 말했다.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