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철새 도래 시기를 맞아 관내 양계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이미 지난 2003년 조류독감으로 180만 마리의 닭이 살처분되고, 100억원이 넘는 큰 피해를 입은 관내 양계농가는 다시 악몽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 농림부가 내년 2월말까지 '조류독감 특별대책기간'으로 정하고 조류독감 발생이 우려되는 지역 축산농가를 중심으로 방역 및 예찰활동을 강화하는 등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특히 전국 최대 산란계 사육지역인 양산은 지난 2003년 피해 이후 양계농가들이 가지는 조류독감에 대한 공포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지경이다. 다시 한 번 조류독감으로 인해 막대한 피해를 입는다면 지난 조류독감 파동 이후 어렵사리 복구한 양계농가들이 완전 전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으로 팽팽한 긴장감이 돌고 있다. 이미 관계당국보다 한 발 앞서 방역대책을 세운 양계농가들은 철새와 야생동물들의 접근을 막기 위해 계사 곳곳을 그물망으로 덮어 악몽이 재현되지 않기를 바라는 비장한 각오를 보여주고 있다. 행여 다른 지역에서 조류독감이 발생해 조류독감에 대한 시민들의 경계심으로 소비량과 가격이 하락하는 일이 생길까봐 신경쓰이는 일이 하나 둘이 아니다. 시 농업기술센터 역시 조류독감을 대비해 일반인 및 차량 통행을 철저히 차단하고, 주 단위로 정기적인 점검에 나서고 있다. 한편 경남도는 12일부터 일주일간 양산지역 닭 150만 마리와 오리 7000마리, 메추리 10만 마리의 배설물에 대한 시료채취 작업을 진행 중이다.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아직 조류독감이 발생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지만 지난 2003년 관내 양계농가들이 입은 막대한 피해가 재발하지 않도록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축사, 사료창고, 분뇨처리장, 닭ㆍ오리 사육농가 등 중점 방역관리 대상에 대해 농장출입을 통제하고 사료차량, 약품운반차량, 분뇨차량 등에 대해 소독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양산지회가 12일 '표준수업시수 법제화와 교원법정정원 확보'를 요구하는 온나라 걷기대회에 동참했다. 이번 온나라걷기대회는 4일 오전 11시 전교조 경남지부 가 경남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거제와 거창에서 행진을 시작한 것에 따른 것이다.교육인적자원부가 현재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교원정원부족현상을 해결하고자 2006년도에 21344명의 교원증원을 요구한 바 있다. 이는 초ㆍ중등교육법, 유아교육법 등 관련 법률에서 정하고 있는 교원법정정원확보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치로 직접적으로 수업을 담당하지 않는 교장, 교감, 전문상담교사, 영양교사, 사서교사 등이 포함되어 있어 실제 수업담당 교사증원수는 18023명에 그친다.사실상 공무원 총 정원수 결정권한을 갖고 있는 행정자치부가 내놓은 검토의견서의 1차조정교원정원수는 6570명에 불과하다. 교장, 교감, 영양교사 등을 제외하면 실제로 늘어나는 교사수는 4200명에 불과한 실정이다.경남의 경우를 살펴보면 법정정원확보율은 초등 97%, 중학교 76.2%, 고등학교 82%에 그치고 있고 특히 중학교의 경우는 전국 평균인 79.9%에도 미치지 못해 1551명의 교사가 부족하다. 전교조 양산지회 김종문 교사는 "현재 우리 교사들은 업무과다로 학생지도를 위한 연구시간이 턱없이 부족해 결국 교육의 질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교육의 질이 교사의 질을 넘어설 수 없다는 말처럼 우리 교사들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으려면 표준수업시수법제화가 하루 빨리 현실화 되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또한 전교조 양산지회 이영욱 지회장은 "정부가 더 이상 '학교 교육력 제고'니 '학급당 학생수를 35명 이하'로 한다느니 하는 장밋빛 교육만을 남발해서는 안된다. 하루 빨리 교육예산을 확충해서 교원법정정원확보를 통해 수십년간 제자리걸음만을 하고 있는 우리 학교 교육여건을 확실하게 개선했으면 한다"고 전했다.전교조 양산지회는 오후 4시50분 양산시외버스터미널을 출발하여 경상남도양산교육청 청사까지 이동해 궐기대회를 갖고 집회를 마무리했다.
부모님 뜻을 좇아 교직 선택양산중부초등학교 김동진(金銅珍) 교장.
김동진 교장의 지난 발자취를 아는 이들은 김 교장을 일러 학문을 향한 남다른 열정과 교직에 대한 소명감이 투철한 이 시대의 참스승이라고 평가한다.
그리고 김 교장이 사진예술에 탁월한 조예를 지니고 있다는 것도 아는 이들은 다 안다. 그러나 김 교장 본인은 자신을 두고 교육자라고 부르는 것은 받아들여도 사진작가라고 부르는 것은 한사코 마다한다.“저는 단 한 번도 제 자신을 사진작가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다 프로사진작가라고 불리는 것은 더욱 민망한 일입니다. 다만 사진이 좋아서 꽤 오랜 세월을 카메라와 벗해오긴 했지만 저는 그저 영원한 아마추어일 뿐입니다.”하지만, 김 교장이 그동안 우리 들꽃과 연꽃을 촬영해 온 사진작품이 5천여 점이 넘고 그들 작품이 하나같이 예사롭지 않은 걸작품들이라는 알면 그가 결코 범상치 않은 사진작가라는 것에 이의를 달지 않을 것이다. 여기서 사진 이야기는 잠시 뒤로 미루고 김동진 교장이 교육자로 살아온 지난 삶의 궤적을 살펴보자. 이제 오십 고개 중턱에 들어선 김 교장은 함양군 안의면 출신이다. 소백산맥의 동쪽 자락에 남북으로 길게 자리 잡고 있는 전형적인 산간분지인 이곳에서 나고 자란 그는 여기서 초등학교와 중ㆍ고등학교를 마쳤다. 대학은 대처인 진주로 나가 진주교대에 입학하였지만, 그렇다고 김 교장의 어릴 때부터의 꿈이 교사였던 것은 아니다. “건축가가 되고 싶었습니다. 선친이 대목이셨는데 만년에 건강이 좋지 않으셔서 손에서 일을 놓으실 때까지 주로 사찰건립에 큰 공력을 들이셨지요. 그런 아버지를 보고 자라면서 자연히 ‘나도 아버지의 뒤를 이어 훌륭한 건축가가 되어야 하겠다’라는 뜻을 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제 생각을 아신 부모님과 조부님의 반대가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한학자이며 유사(儒士)인 조부님은 서원(書院)에서 후학을 지도하던 어른이셨다. 그러므로 당신의 아들은 대목이 되었지만, 집안의 장손만큼은 반드시 학자가 되어 가문의 대를 이어야 한다며 호통을 치셨던 것이다. 그러니 도리 없이 건축가가 되겠다는 꿈은 접을 수밖에… 어른들의 뜻에 따라 학업에 매진하기로 작정한 소년 ‘동진’은 초등학교 때부터 중ㆍ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줄곧 반장과 회장을 도맡아 하면서 학교공부에도 단연 두각을 나타냈다. 그런데다 그의 모교인 안의고등학교는 1994년에 공립으로 전환되기는 했지만, 당시만 해도 거창의 거창고등학교와 쌍벽을 이루는 서부경남의 명문사학이었다. 덕분에 산골소년으로서는 결코 만만찮은 도전이었을 진주교대에 어렵지 않게 입학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1972년에 대학을 졸업하고는 곧장 고향인 함양의 안의면으로 발령을 받았습니다. 나중에 교감으로 승진해 합천으로 떠나기까지 고향에서 21년 6개월 동안 평교사시절을 보냈죠. 지금은 폐교가 돼 안의초등학교에 통합된 동도초등학교가 저의 모교이자, 첫 발령지이기도 합니다.” 평교사 시절, 그는 낮에는 학교에서 아이들을 지도하고 밤에는 마을에서 야학을 했다. 때문에 자연 가정에는 등한할 수밖에 없어 부인으로부터 “당신은 가정은 통 모르는 사람”이라는 지청구를 듣기 일쑤였다. 그러면서도 가르치는 일이 마냥 즐겁고 신났던 그는 자청해 6학년 담임만 12년을 하면서 ‘장학생 제조기’라는 별명을 들었다. 일찍부터 영재교육에 눈을 떴던 것이다. 또 특수교육에도 남다른 관심이 있어 5년간 특수교육을 맡기도 했다. 지난해 중부초등학교에 부임하면서 특수교사를 초빙한 것도 그때 이미 특수교육의 중요성을 절감한 때문이다. 배움에 대한 열망, 후학들의 사표 이렇듯 교직을 ‘천직’으로 알고 30년이 넘는 세월을 애오라지 교단만 지켜온 그에게 사진은 유일한 취미활동이다. 그런데 그는 사진을 찍으면서도 좀 유별나다 싶으리만치 특정 피사체만을 찾아다닌다. 인물사진이나 풍경사진도 별로 선호하지 않지만, 특히 우리 꽃이 아닌 외래종 꽃에는 절대로 카메라를 들이대지 않는다는 철칙을 지킨다. 그의 주요 관심 대상은 토종 들꽃과 연꽃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연꽃에 대한 애착이 각별하다. 왜 유독 연꽃일까? “연꽃은 진흙탕에서 자랍니다. 그러나 연꽃은 결코 진흙에 물들지 않지요. 주변의 부조리와 더러운 환경에 물들지 않고 고고하게 자라 아름답게 꽃피는 것이 가히 본받을 만하지 않습니까. 꽃이 피면 물 속의 시궁창 냄새는 사라지고 연꽃의 향기가 온 연못에 가득합니다. 한 사람의 인간애도 이처럼 사회를 훈훈하게 만듭니다. 또 연꽃은 만개했을 때의 색깔이 곱기로 유명합니다. 활짝 핀 연꽃을 보면 저절로 몸과 마음이 맑아지고 포근해 지지요. 사람도 연꽃처럼 활짝 핀 듯한 성숙미를 지닌 인품의 소유자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김 교장의 연꽃 예찬은 끝이 없다. 그러면서 연꽃이 지니고 있는 미덕은 교직자들이 반드시 닮아야 할 덕목이라고 덧붙인다.
김 교장은 연꽃이 있는 곳이라면 전국의 어디든지 찾아가 카메라의 앵글을 맞춘다. 전남 무안군의 ‘무안백련대축제’ 전북 전주시의 ‘전주연꽃예술제’ 경기 남양주의 ‘봉선사연꽃축제’ 경기 강화도의 ‘선원사연꽃축제’ 전남 보성군의 ‘대원사연꽃축제’ 전북 김제시의 ‘청운사연꽃축제’ 충남 부여군의 ‘궁남지연꽃축제’ 등 한반도 남녘 땅 곳곳에서 열리고 있는 연꽃축제는 안 가본 곳이 없고, 누군가로부터 연꽃이 피었다는 기별이라도 오면 한걸음에 달려간다.
그렇게 제작된 연꽃사진은 누구든지 원하는 이에게 아낌없이 나누어 준다. 사진작업이 스스로 좋아서 하는 일이니 만큼 아무런 대가 없이 나누어 주어도 미련이 없다. “아직 정년이 8년 남았는데 퇴임하는 날부터 한 일주일쯤 한 차례 전시회를 열려고 합니다. 물론 그때도 전시작품 전량을 기증할 생각입니다. 그 때까지의 작품을 모아 책으로 출판하고 싶은 생각도 있지만, 비용이 만만찮을 것 같아 책 출판은 장담할 수 없어도 CD로 제작해 무료로 배포하는 것은 가능할 것 같습니다. CD제작은 제 손으로 직접 할 수 있는 일이니 크게 비용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테니까…”김 교장이 양산과 인연을 맺은 것은 합천에서 7년간의 교감생활을 끝내고 지난 2001년 9월에 양산교육청 장학사로 오면서다. 장학사로 2년 6개월을 재직하고 중부초등학교 교장으로 부임한 때가 지난해 3월 1일, 김 교장의 양산살이도 어느새 4년이 지났다.
김동진 교장은 배움에 대한 끊임없는 열망으로도 후학들의 사표가 되고 있다. 김 교장이 교대를 졸업했을 때는 교대가 2년제였을 때였다. 그것이 못내 아쉬웠던 그는 당시 5년제였던 방송통신대학교 3학년에 편입해 학사(행정학사) 학위를 받고 뒤에 또 경남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학위(교육행정학)를 취득했다. 그러나 김 교장의 배움에 대한 열정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으니, 금년 2월에는 경남대학교에서 박사학위(교육과정 전공)를 받아 50이 넘은 만학으로 마침내 박사모를 쓰는 쾌거를 이루었다. “오늘의 제가 있게 된 것은 오로지 제게 학문의 길을 권해 주셨던 부모님과 조부님의 은덕입니다. 그리고 가정을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남편을 끝내 마다 않고 지금껏 잘 참아준 아내도 한없이 고맙고…” 슬하의 아들 둘이 다 장성하여 제가끔의 몫을 해내고 있는 것은 더없이 고마운 일이지만 30이 넘도록 아직 제 짝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 못내 아쉬울 따름이다. 맏이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교직의 길을 걷고 있고, 막내는 육군 장교(대위)로 복무하고 있다고 한다.
역동적인 도시인 양산이 자신의 취향에 맞아 이곳에서 교직을 마감하고 정년퇴임을 맞았으면 하는 것이 한갓 희망사항이라며 활짝 웃는 그의 얼굴에 활기가 넘친다.
가냘픈 몸뚱아리 바람에 내맡겨 가을을 호흡한다. 여인의 발길을 붙잡은 코스모스 군락사이로 가을이 깊어간다. 주말, 아이들의 손을 잡고 코스모스 핀 길섶에서 가을을 느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작가/천명기
“주민 죽이는 행정 즉각 철회하라”
4일 오전 시청청문 앞에서 호계마을 주민 80여명이 시가 추진 중인 산막일반산업단지 조성계획에 결사반대하며 결의대회를 가졌다.시는 양산지역 내 부족한 산업단지 용지를 확보하고 지방산업의 육성과 고용증대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목표로 새로운 산업단지 조성 계획을 수립했다. 이 과정에서 산막동 산 91번지 일대 37만여 평이 새로운 산업공단 조성을 위한 최적지로 결정되었다.이에 따라 시는 호계마을 주민들을 대상으로 주민 설명회를 개최하면서 이주마을조성 등의 보상 문제를 제기했으나 마을 주민들이 집단 반발하고 나선 것. 마을 주민 엄기환(60.남)씨는 “보상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무조건적인 사업의 백지화를 요구한다”며 “노인들이 대부분인 마을에서 생활터전인 논과 밭이 사라지면 보상을 받아봐야 살아갈 길이 막막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박영식(주민대표)씨 역시 “어떠한 협상도 원하지 않으며, 대대로 농사를 지어왔고 조상의 묘가 있는 땅을 잃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사전에 아무런 논의가 없다가 갑작스럽게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시관계자는 갑작스럽게 사업이 진행된 것은 아니며, 미리 논의가 없었던 것은 사전 감정을 통해 협상과 보상절차를 마련하기 위해서다고 해명했다. 한편 집회에 나섰던 마을 주민들은 “집행부를 구성해서 하나의 목소리를 만들어 가자, 충분한 보상이 가능함으로 서로 현명한 판단을 하자”는 나동연 의원과 박종국 부의장의 계속된 설득에도 주장을 굽히지 않다가 오근섭 시장과의 면담에서 주민의 여론을 적극 수렴하겠다는 약속을 듣고 자진 해산 했다.오 시장은 주민들과의 면담에서 “주민들이 원하지 않는 행정은 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지만, 큰 틀에서 서로가 이익이 되게 전체의견을 수렴해서 장단점을 검토해 나가자”고 설득하며, “사업을 계속 추진하든지 백지화하든지 계속해서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자”고 말했다.주민들과 함께 면담에 참석한 나동연 의원 역시 “주민들을 위한 행정에 앞장서겠다”며 오시장과 의견을 같이 했다. 또한 “꼭 해야만 하는 사업이라면 주민들에게 최대한의 보상이 이루어지도록 노력하고 적합한 이주지역 선정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오 시장과의 면담에 참석한 마을 주민들은 시의 이러한 입장에 대해 공감을 표시하면서도 이주마을 등 보상 문제에 대해서는 결사반대의 입장만을 되풀이 했다. 시 관계자는 다각도로 산업단지 조성 사업을 검토 중이며, 여러 가지 측면에서 보상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마을 주민들이 협상 자체를 거부하고 있어 첫 단계부터 난항이 예상된다. 또한 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이주마을 조성의 경우 이주마을이 호계마을을 벗어난 지역으로 선정될 경우 추가적인 사업비 부담을 안게 되어 사업에 차질이 생길수도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일부에서는 보상이 이루어진다면 실거주자 소유의 토지와 외부인 소유의 토지에 대해 차등해서 보상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그렇게 될 경우 실거주자들 사이에서도 거주 연수에 따라 보상금을 차등지급을 해야 하는 등의 문제가 나타날 수 있어 그마저도 여의치 않을 전망이다. 신도시사업과 대규모 개발사업이 진행 중인 시의 현재 상황에 미루어 보았을 때 산막일반산업단지 조성 문제 해결의 결과가 앞으로 진행될 시의 개발사업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어 앞으로의 결과가 더욱 주목된다.
오는 13일 열릴 예정인 경부고속도로 양산IC 국도 접속도로 공사중지가처분 신청 2차 심리를 앞두고 동의대 도시발전연구소의 교통영향분석 결과가 나와 주목되고 있다. 특히 동의대가 제출한 용역결과보고서가 현재 진행 중인 양산IC 국도 접속도로 계획인 북정교차로에서 산막공단과 북정공단 진입 좌회전 차량과 직진차량이 엇갈리는 구간의 거리가 짧아 사고의 위험과 심각한 교통체증이 예상된다며 시가 주장해온 고가도로 연장안이 가장 적합한 안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동의대 보고서는 도공의 안을 1안, 대한교통학회가 제시한 안을 2안, 시가 주장하는 안을 3안으로 각각의 문제점을 분석한 뒤 문제점을 최소화하는 현실적 대안으로 시가 주장한 고가도로 연장안이 가장 타당하는 결론을 도출했다. 보고서는 도공에서 제시한 안은 근본적인 좌회전 구간 거리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이 아니며, 제한속도가 80Km/h인 국도에 적용하기에 위험한 방안이며, 대한교통학회가 제시한 산막공단 방면 좌회전 금지 및 이면도로 활용안은 좌회전 구간 문제는 해결할 수 있지만, 이면도로가 7~8m에 불과해 대형차량이 교차할 수 없어 불가능한 대안으로 시가 제시한 고가도로 500m 연장안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인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가장 큰 난관이었던 추가 사업비 300여억원에 대해서도 기존안과 연장안 모두 경제성 평가에서 경제성을 재는 잣대인 ‘B/C비율’이 기준치(1.0)를 넘는 것으로 보고 추가 사업비로 인해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도공의 주장과 반대되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B/C비율’이란 효용(benefit)과 비용(cost)을 비교한 수치로 1.0을 기준으로 1.0미만이면 들어가는 돈에 비해 기대되는 효과가 적어 경제성이 없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시 관계자는 “이번 동의대 교통영향평가 보고서에서도 확인되듯이 고가도로 연장이 가장 현실성이 있는 방안임이 밝혀졌다”며 “도공이 추가적으로 예산을 투입하는 것을 꺼려해 연장안을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양산IC 이전이 시 교통난 해소와 물류비용 감소 등 경제적 효율성을 위해 추진된 만큼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재판부가 공사중지가처분을 받아들이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도공측은 동의대의 용역보고에 대해 영산대학교 최양원 교수가 책임연구원으로 용역을 수행해 공정성을 잃은 급조된 결과라며 문제를 제기하면서, 만약 고가도로를 연장할 경우 발생하는 추가 사업비에 대한 일부를 시가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995년 9월1일 지정된 어린이보호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규칙을 살펴보면, 시·군의 경우 교육장이 해당 초등학교 교장의 건의를 받아 관할 경찰서장에게 보호구역지정을 신청할 수 있다.
초등학교 주변도로의 자동차 통행량 및 주차수요, 신호기·안전표지 및 도로부속물 설치현황, 연간 교통사고 발생상황 등의 조사결과 보호구역으로 지정·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초등학교 주출입문을 중심으로 반경 300미터 이내의 도로 중 일정구간을 보호구역으로 지정하게 된다.일단 보호구역으로 지정되면 주변도로의 여건에 따라 보호구역 도로표지판, 도로반사경, 과속방지시설, 미끄럼방지시설, 방호울타리 등의 설치를 관할도로관리청에 요청할 수 있게 되어있다. 하지만, 설치요청을 하지 않으면 관할도로관리청은 어린이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는 곳이라 하더라도 관련 도로설치물들을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바로 이런 점 때문에 학교 개교와 맞춰 어린이보호구역이 미리 지정될 수 없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지정된다고 하더라도 관계당국은 설치할 의무가 없기 때문에 설치요청이 들어온 후에야 설치계획이 잡히고 업무절차가 이루어지는 사이 어린이의 안전은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는 큰 문제점이 존재하고 있다. 또한 보호구역내에서는 자동차의 통행이 금지·제한되거나 주·정차가 금지되고 운행속도를 시속 30km 이내로 제한하게 된다. 하지만 이런 내용을 알고 있는 운전자는 거의 없는 실정이고 숙지하고 있는 운전자도 지키는 경우는 드물다.어린이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도로설치물이 설치된 이후에도 관할 경찰서에는 어린이보호구역관리카드를 작성?비치해 어린이보호구역 내 주·정차 차량 단속을 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내 경찰서에는 관리카드가 없음은 물론 보호구역내 불법 주·정차 단속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태다.
어린이 보호구역 지정 및 관리에 관한 규칙이 실시된 지 10년째를 맞고 있지만 여전히 어린 학생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관내 초등학교 주출입문을 중심으로 어린이보호구역이 설치된 학교는 29개 중 12개로 나머지 17개의 학교 어린이들은 위험 속에 노출된 채 등하교 길을 오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또한 어린이보호구역으로 지정된 학교도 관련 도로부속물들이 운전자 의식부족과 관리?감독 부족으로 ‘어린이 보호’라는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신도시 내 삽량초등학교의 경우는 어린이보호구역 지정 이후에도 관련시설 설치가 제때 이루어지지 않아 등하교길 어린이들이 위험 속에 노출되어 있으며, 중부초등학교는 어린이보호구역으로 지정, 관련 도로시설물이 설치되어 있지만 제한속도인 30Km/h 이하로 감속하지 않는 차들이 상당수이다.삼성동에 위치한 신기초등학교의 경우 어린이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버젓이 택시정차장으로 사용되고 있어 어린이보호구역이어야 할 곳이 오히려 어린이의 안전을 위협하는 안전사각지대로 돌변하는 위험을 안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관계당국의 관리감독이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한국생활안전연합(공동대표 윤명오·김태윤·윤선화)이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전국 1,340개교 학교운영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스쿨존 운영실태조사>에 따르면 어린이보호구역에서 과속과 불법주차가 금지돼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운전자는 10명 가운데 1명 꼴 밖에 안 되는 것으로 밝혀져 무엇보다도 운전자들에게 법규를 알리는 일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특히 양산의 경우 신도시가 개발되면서 외지에서의 유입인구가 크게 늘면서 개교되는 신설초등학교의 개교와 맞춰 어린이보호구역시설물이 설치되는 경우는 드물어 관계당국의 발 빠른 행정이 아쉬운 실정이다.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경찰서에서 어린이보호구역으로 지정이 돼야 스쿨존 설치가 이루어진다”며 행정절차에 어려움을 토로했다. 올해 관내 초등학교 가운데 스쿨존 설치가 계획되어 있는 학교는 좌삼초, 덕계초, 동산초, 물금초, 범어초, 양산초로 모두 6개 학교이다. 또한 시 관계자는 “스쿨존 내 시설은 근본적인 보호시설이라기보다 운전자의 경각심을 일깨워주기 위한 시설물로 봐야 한다”며 “운전자의 성숙한 시민의식 개선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오정숙, 홍성현 기자
“아이들 학교보내기가 불안해요. 왕복 4차로의 길에 신호등이 제대로 설치된 곳이 없어요. 교통량도 많지 않아 차들이 과속을 많이 하는 곳인데...” 지난 9월 웅상읍 삼호리에 신설된 대운초등학교(교장 김기흥)에 아이를 보낸 김희숙(여. 36)씨의 하소연이다. 불안하기만 한 김씨는 녹색어머니회에 가입해 매일 아침 8시부터 등교시간이 끝나는 8시40분까지 학교 앞 건널목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실제로 신호등이 제대로 설치 된 곳이 없었고, 있다하더라도 작동을 하지 않거나 점멸등 형식이어서 안전보호대책으로는 미흡한 실정이었다. 또한 김씨는 “학교 시설물 허가과정에서 스쿨존 설치를 의무화해야 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이 아니냐”며 “이미 개교를 해서 학생들이 다니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시 어린이보호구역으로 지정하고, 스쿨존을 설치하는 행정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대운초의 김기흥 교장도 같은 목소리를 냈다.
“학교주변 여건상 안전시설이 미흡하다”며 “타 학교의 경우 어머니 봉사단이 2명인데 비해 대운초의 경우는 4명이나 활동하고 있고 선생님들이 순번을 정해서 일일 교통도우미로 활동하고 있지만 여전히 불안한 상태다”고 했다. 대운초가 개교할 당시 교육청을 통해 스쿨존 설치를 요구했으나 아직 연락이 없는 상태라고 한다.이처럼 등교시간에는 녹색어머니회와 교통도우미 선생님들의 지도 아래 어느 정도 안전이 지켜지지만, 하교시간에는 이내 무법천지로 변하고 만다. 학년별로 하교시간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학교 측에서는 통제할 여력이 없는 것이다. 교장선생님 훈시나 담임선생님을 통해 수시로 교통안전 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대운초 주변에 설치돼 있는 교통안전 시설은 과속방지턱 두개가 전부였다. 김교장은 “인도와 차도의 구분이 없는 것이 가장 시급한 문제”라며 “방호 울타리라도 우선적으로 설치해줬으면 한다”는 바램을 전했다.문제는 대운초뿐만이 아니다. 관내의 29개 초등학교 가운데 무려 17개의 학교에 스쿨존 설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스쿨존이 설치되어 있는 학교라고 해도 스쿨존 내 불법 주?정차나 과속 등 관련 법규가 지켜지지 않는 곳이 많은 실정이다.어린이들의 안전한 통학로 확보를 위한 당국의 발 빠른 행정과 시민들의 성숙한 시민의식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9월30일부터 10월2일까지 우리 양산에서 열렸던 제16회 경남생활체육대축전이 대단원의 막을 내리며 폐막식을 가졌다. 대회 마지막 날인 2일 오후 4시30분 양산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폐회식 행사에는 김채용 경남도행정부지사, 오근섭 양산시장, 김상걸 시의회의장, 도의원과 시의원, 20개 시·군 생활체육협의회 관계자와 선수 등이 참석해 제16회 경남생활대축전의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내년도 개최지인 의령에서 다시 만날 것을 기약했다. 이번 대회는 도내 20개 시·군의 참가인원 5,690명이라는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되어 진정한 경남생활체육동호인들의 화합 한마당이라는 평가를 받았다.폐회식에 참석한 김채용 경남도행정부지사는 “성황리에 마친 이번 생활체육대축전을 계기로 생활체육이 명실상부한 생활스포츠로 자리 잡는 알찬 결실을 맺기 바란다” 인사말을 통해 말했다. 금대호 대회장은 폐회사에서 “대회가 성공적으로 끝날 수 있게 적극적으로 도와준 양산시에 감사하며 이번 대축전의 성공적 개최를 통해 전 도민이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생활체육으로 거듭나게 하자”고 당부했다. 우리 양산의 대회결과를 정리해 보면 입장상에서 최우수상과 모범단체상에서 장려상을 수상했다. 또한 종목별 성적은 축구 창원시와 공동우승, 탁구와 검도, 등산에서 우승, 정구와 택견에서 준우승, 테니스에서 마산시와 공동 3위, 볼링 김해·밀양시와 함께 공동 3위, 생활체조에서 스마일상과 응원상, 합기도, 스쿼시에서 각각 공동 3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거뒀다. 대회는 정식종목15개, 시범종목 5개 총 20개 부문에 걸쳐 열렸으며 시부와 군부로 나눠 시상을 했다. 종합순위는 순수한 생활체육동호인들의 선의의 경쟁이라는 의미로 매기지 않았다. 이런 취지는 기존의 경남생활체육대회에서 진정한 도민간의 축제라는 뜻을 담은 ‘경남생활체육대축전’이라는 대회명칭으로 바꾼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이번 대회에서 눈길을 끈 것은 한일생활체육교류사업의 일환으로 양산시와 자매결연을 맺은 일본 카가와현 체육협회 선수단이 축구와 탁구 친선경기를 위해 경남생활체육대축전 기간중 양산을 방문한 것이다. 작년에는 일본 카가와현에 우리 양산생활체육동호인들이 직접 방문해 축구와 탁구 친선경기를 벌이기도 했었다.또한 우리시는 경남생활체육대축전 기간을 통해 양산을 알리고 관내 기업을 홍보한다는 취지 아래 의욕적으로 제1회 기업제품전시회와 내고향 특산물판매센터를 마련해 눈길을 끌었다. 그 밖에도 각종 부대행사인 초·중·고 미술사생대회, 한글백일장대회, 무료가훈써주기, 서예전시, 동춘서커스공연 등이 열려 행사를 더욱 풍성하게 했다.이번 경남생활체육대축전은 행사의 원활한 진행과 성공적인 대회진행을 위해 시청의 각 부서들과 관련 공무원 등 각종 관공서와 여러 단체들이 손님맞이에 최선을 다한 결과 원활한 대회를 이끌어냈다는 긍정적인 면과 시민들의 무관심으로 인해 주인 없는 잔치를 벌였다는 부정적인 면이 엇갈리고 있는 대회이기도 하다.
경남생활체육대축전과 같은 기간 동안 열린 제1회 기업제품전시회가 관내 중소기업 41개 업체가 참여한 가운데 막을 내렸다. 이번 전시회는 양산시를 알리고 관내 기업제품의 홍보 및 판촉에 도움을 주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자동차 차체부품 및 타이어 등의 자동차류와 청소기, 전기요, 전기보온압력밥솥 등의 전기·전자류, 석유·화학제품, 기계·금속류, 음식료품, 종이제품류, 도자기 및 목공예류, 주방용품, 합성세제 등의 생활용품류를 전시하고 판매하기도 했다. 업체관계자들에 따르면 시에서 의욕적으로 마련한 기업제품전시회가 업체들이 기대했던 것에는 못미쳤다는 평가다. 전시회 자체 분위기가 야외에서 이루어져 다소 산만한 분위기로 열린 데다 부스설치 이외에는 별다른 준비가 이루어지지 않아 관련업체들이 애를 먹었다는 후문이다. 또한 업체별 성격이 확연히 달라 다음 전시회에는 관람대상을 기업과 일반시민들로 명확하게 나눠 추진해야 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기업제품전시회에 참가한 한 기업체 대표는 “이번 전시회는 전시회의 성격이 명확하지 않아 다소 아쉬웠다. 전시장 부스 높이도 우리가 가져 온 기계보다 낮아 기계를 분리해 전시하는 등의 불편이 있었던 만큼 내년에는 미리 사전조사를 통해 업체와 주최측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또 다른 업체의 관계자는 “주최측이 전시시간을 정해놓지 않고 부스만 준비하는 등의 무성의함을 보여 전시에 애를 먹었다”는 고충을 털어놨다.아직은 행사장의 분위기가 다소 산만하고 전시회라는 느낌을 가지기에는 미흡한 부분이 많았다는 지적도 있었으나 제1회의 걸음마 단계라 앞으로 많이 개선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의견도 있어 앞으로 시가 얼마나 충실한 기획과 준비를 하느냐가 숙제로 남겨졌다.
9월 30일부터 10월 2일까지 양산에서 펼쳐진 경남도민의 축제. 경남생활체육대축전! 양산에서의 아름다운 추억이 찾은 모든 선수단과 도민의 가슴 속에 영원히 기억되길 바랍니다.다시 의령에서 도민이 하나되는 축제의 날까지 기억될 추억의 장면 장면을 담아보았습니다. 건강한 사람들의 건강한 축제로 영원히 남길 기원합니다.
◇ 경기장 썰렁, 공연장은 북적
선수단은 5,690명이라는 역대 최대 참가규모를 자랑했지만 개회식을 비롯한 각종 경기 참가장은 선수와 대회관계자만 보였을 뿐 경기의 주인이어야 할 시민들의 모습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개회식이 끝나고 축하행사가 시작되자 초대연예인의 공연을 보기 위해 몰린 사람들로 종합운동장 주경기장은 꽉꽉 들어차기 시작했다. 이런 현상은 동춘서커스공연이 있던 날도 마찬가지였다. 과연 제16회 경남생활체육대축전을 치루는 우리 양산시민이 갖추어야 할 주인의식은 어디로 갔는지.주인의식 잃어버린 미성숙한 시민들도 문제이지만 개회식 행사를 몇 백명이 넘는 참석인사들의 소개 자리로 전락시킨 주최측의 어설픈(?) 진행도 입방아에 올랐다. 참석인사소개에 시간을 너무 허비한 나머지 개회식 행사장에 서있던 선수들의 다리는 아파만 왔고 모처럼만에 행사를 찾은 시민들은 짜증 섞인 하품만.◇ 승리는 무조건 나의 것(?)
1일 있었던 김해와 사천의 축구경기 도중 심판결과에 불만을 품은 사천 축구팀은 경기가 끝난 후 운동장을 점거한 채 나올 줄을 몰랐다. 그 덕분에 그날 있을 예정이었던 두 개의 축구경기는 하염없이 지연되었고 사천시 관계자는 경남생체축구연합회측에 강하게 항의하기 시작했다.그 과정에서 높아지는 언성과 양측간에 오가는 얘기들은 승부에 연연해하지 않겠다는 대축전의 의미가 무색해질 만큼 볼썽사나운 장면이었다. 예정 경기시간보다 2시간30분이 늦은 4시30분에 겨우 합의점을 찾았고 지연되었던 두 경기가 속행되었다. 하지만 소동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번에는 축구결승이 있던 2일 김해와 창원의 경기 도중 일어난 심판판정에 불만을 품은 김해팀이 운동장을 점거하고 나섰다. 한없이 지연되던 축구경기는 보조경기장으로 급히 옮겨져 진행되었지만 김해팀은 거기까지 찾아가 경기를 방해했다.결국 경기속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경상남도축구연합회측은 창원과 양산의 공동우승으로 마무리 지었다. 소동을 지켜보던 관계자는 축구연합회와 축구팀과의 불신이 하루이틀이 아니라고 해도 이런 행동은 자제되어야 하지 않겠냐고 반문.◇ 장터 각설이 타령, 뽑기 눈길
경남체육회 먹거리 장터는 다양한 먹거리와 이색적인 공연으로 관심을 모았다. 특히 잉어, 호랑이, 거북이 등 갖가지 모양의 설탕엿으로 무장한 추억의 옛날 뽑기는 아이들의 호기심과 어른들의 향수를 자극하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동전던지기 코너에서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집중력을 잃지 않으려 애쓰는 모습이 오히려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편 행사장 안쪽에 마련된 공연장에서는 각설이 타령이 펼쳐져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으며, 아이들은 어린이동산에서 마음껏 뛰고 넘어지는 즐거운 하루.◇ 공무원 노조 이웃돕기 매점 운영
전국공무원노조 양산시지부(지부장 안종학)는 도민생활체육대축전을 맞아 행사장을 찾는 시민과 참가 선수단을 대상으로 이웃돕기 매점을 운영했다. 타 시·군에서 온 손님들의 편의는 물론 친절한 행사장 안내까지 겸한 이웃돕기 매점의 수익은 불우이웃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라고. 매점 주변에서 손님을 맞이하는 안종학 지부장이 영판 매점주인 같다는 우스개 소리가 매점 운영의 활력소.
도민이 하나되는 생활체육대축전 기간동안 관내 문화행사가 다채롭게 진행되어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이끄는 계기를 제공했다. 대회가 진행되는 종합운동장에는 사진협회와 서예협회에서 회원들의 작품을 전시해 지나가는 시민들의 눈길을 붙들었다. 문화 불모지라는 양산에서 꿋꿋하게 자신들의 작품을 통해 시민들과의 공감대를 형성하려는 양 협회의 회원들의 열정이 느껴지기도. 한편, 실내체육관에서는 양산서도회 회원들이 ‘무료 가훈써주기’ 행사를 펼쳐 시민들의 호응을 받았다. 대축전을 구경하기 위해 나온 가족 단위의 시민들은 즉석에서 가훈을 결정하는 모습을 보여 주위 사람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지만 한 자 한 자 정성을 다해 가훈을 써 내려가는 나이 지긋한 서도회 회원들의 표정에서 이번 행사를 통해 가정의 소중함을 일깨우려는 취지가 전해졌다. 1일에는 제9회 양산 초·중·고 사생실기대회가 문화예술회관에서 열려 800여명의 학생들이 솜씨를 뽐냈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진행된 사생실기대회는 푸른 하늘과 맑은 자연을 화폭에 제대로 담아낼 기회를 살리지 못해 대회를 준비한 미술협회 양산지부 관계자들의 속을 태우기도. 윤원식 지부장은 “비록 비 때문에 좋은 여건을 마련하지 못했지만 대회 참가한 학생들이 모두 최선을 다하리라 믿고 있다”며 대회가 학생들의 참여를 통해 더욱 빛날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또한 같은 날 춘추공원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글 문인협회 양산지부 학생 백일장 및 제2회 양산시민 한글 백일장’은 이 날 하루 종일 내린 비 때문에 양산여고 강당으로 자리를 옮겨 진행되었다. 학년별, 분야별로 제시한 주제를 따라 강당 바닥에 아무렇게나 자리를 잡고 부지런히 글을 써내려가는 학생들은 이미 비가 오는 것을 잊은 듯 진지한 눈빛이었다. 이미 글을 제출한 학생들은 함께 온 친구들의 글을 흘낏 쳐다보며 장난을 걸기도. 대축전 기간을 다채롭게 수놓은 문화행사를 통해 생활체육대축전이 생활체육을 통해 도민의 화합과 시민의 건강 증진을 도울 뿐만 아니라 시민들이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는 소통의 공간으로 거듭나면서 시민들이 참여하는 문화 행사가 확대되는 좋은 사례를 남겼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어린이들은 조심성이 어른들보다 훨씬 적으며 감지 능력이 떨어지므로 바로 옆에서 위험이 닥쳐와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 일에 열중하기 일쑤다.그러므로 어린이들더러 조심하라고 당부하는 것만으로는 어린이들의 안전을 지킬 수가 없다. 그들보다 더 사려 깊고 조심성이 있는 어른들이 어린이들을 사고로부터 지켜 주어야 한다. 이른바 ‘스쿨존(School Zone)이라고 불리는 ‘어린이보호구역’ 설치가 어른들이 어린이들의 안전을 지켜주는 한 가지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어린이 보호구역’은 어린이들의 보행이 주가 되는 길이므로 그들의 안전을 위한 조치로 자동차의 주행속도를 시속 30km로 제한을 하며 과속방지턱이나 어린이를 보호하기위한 구조물을 설치해 아무리 급작스러운 상황이 닥치더라도 대처할 수 있도록 조처하고 있다. 우리 양산에도 관내 29개 초등학교 중 12개 초등학교 부근에 ‘스쿨존’이 설치돼 있다. 하지만 교통사고의 위험에서 어린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도입된 ‘스쿨존’이 그다지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한국생활안전연합이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벌인 ‘스쿨존 운영실태조사’결과에 따르면 학교현장에서 느끼는 통학로 상 대표적인 위험요소로 응답자의 78.1%가 ‘불법주차ㆍ과속’을 꼽은 반면(전국 1,340개교 학교운영자 대상 설문조사), 스쿨존 내 ‘속도규제ㆍ주정차금지’ 등에 대해 모두 알고 있는 시민들은 10%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서울 및 지역광역시 시민 360명 대상 설문조사). 이런 현상은 우리 양산도 예외가 아니어서 관련시설의 설치가 미흡하거나, 보호시설 내에서의 법규위반이 예사로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스쿨존 지역이 이러 할진데 아직 스쿨존이 설치되지 않은 초등학교와 유치원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경찰서에서 어린이보호구역으로 지정이 돼야 스쿨존 설치가 이루어진다”며 책임을 경찰로 떠넘긴다. 관련규칙을 살펴보면, 시ㆍ군의 경우 교육장이 해당 초등학교 교장의 건의를 받아 관할 경찰서장에게 보호구역지정을 신청할 수 있는 것으로 되어 있어 시 관계자의 말은 절차상으로 맞다. 그렇다 하더라도 관내 어린이들의 안전에 관한 문제에 대해 행정관서가 서로 책임공방만 벌이고 있는 사이 우리의 사랑하는 아들 딸들이 뜻하지 않은 사고를 당할 수도 있다는 것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학부모나 학교, 교육청과 경찰, 시가 모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야 할 일이다. 최근 행정자치부가 서울덕수초등학교에서 한국생활안전연합 및 기아자동차 주최로 시민단체, 교수, 방송인 등으로 구성된 ‘안전지킴이단’을 발족하고 스쿨존의 안전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높일 뜻을 밝힌 바 있듯이 우리시도 ‘스쿨존’ 확대는 물론, 기존의 ‘스쿨존’에도 보다 선진화 된 교통사고 방지시설을 설치하는데 힘을 쏟았으면 한다. 어린이들은 우리들의 미래요 희망이고 꿈이다. 따라서 어린이들은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명랑하게 자라야 하며, 어른들에게는 어린이들을 안전하게 보호해야할 의무가 있다.
부산 ‘나눔재단’의 이사장인 조점동 선생이 내 집을 다녀가면서 주고 간 ‘나눔은 행복을 줍니다’란 책을 펼쳐본다. 조 선생이 직접 엮은 70쪽 짜리 이 작은 책에는 내 가슴을 따뜻하게 해 주는 가지가지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그 중의 이야기 한편이 특히 감동적이다이야기는 간호대학의 한 여학생이 입학한 지 두 달이 지난 어느 날 치른 시험으로부터 시작된다. 시험을 잘 풀어나가던 이 여학생은 마지막 문항에서 그만 막히고 말았다. - 우리학교를 깨끗하게 청소해 주는 아주머니의 이름은? -‘원 세상에 이런 문제가 어디 있담?’ 학생은 퍽 생뚱맞다 싶은 이 문항 앞에서 속으로 지청구를 해댔지만 다른 학생들도 막막하기는 마찬가지인 듯 했다. 어쩔 수 없이 마지막 문항의 답을 적지 못한 채 답안지를 낼 수밖에… 답안지를 다 낸 후에 한 학생이 마지막 문항도 점수에 반영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교수는 “물론이지”라는 대답과 함께 다음 말을 이었다. “여러분은 간호사로서 수많은 사람들을 대하게 될 것입니다. 이들 한 사람 한 사람 모두가 중요한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여러분의 각별한 주의와 배려를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어떤 경우라도 여러분은 이들에게 먼저 미소를 보내야 하고 먼저 인사를 건네야 합니다.” 교수의 대답은 학생들이 나중에 간호사가 된 뒤에도 두고두고 잊지 못하는 명강의가 되었을 터이다. 먼저 인사를 건네고 밝은 미소를 보내는 일이 어디 간호사만의 몫이랴. 당장 우리 아파트를 청소해주는 아주머니의 이름부터 알아볼 일이다. 그 이에게도 누구의 엄마가 아닌 자신의 이름이 있을 테니까. ‘사는 곳은 어디며 아들 딸은 몇이나 되는지…’ 내 삶의 터전을 깨끗하게 해 주는 고마운 사람에게 너무 무심했던 내 삶이 부끄럽다.
임인숙 / 시민기자
정치인에 관한 다음 질문들에 답해 보시라.
1. 국회의원 중 지방의 18평 낡은 서민아파트에 사는 이는? 2. 기초/광역의원, 기초단체장, 국회의원을 차례로 역임했으며, 구청장 시절 ‘우수단체장’으로 선정된 적이 있는 이는? 3. 보좌관들과 함께 방을 세내어 살면서 자전거를 타고 국회로 출퇴근한 이는? 4. 총선 당시 이천명에 달하는 무급자원봉사자들의 활동에 힘입어 당선된 이는?위 질문들이 가리키는 의원은 실은 한 사람이다. 민노당 조승수 의원이 정답이다. 말이 나온 김에 위 3번 질문에 얽힌 얘기를 더해 보자. 조승수는 여의도 근처에 방을 얻어 자전거를 타고 다녔는데 한 대뿐인 자전거는 의원이건 보좌관이건 먼저 잡는 게 임자였다. 어느날 그와 보좌관이 앞뒤좌석에 함께 타는 바람에 낡은 자전거가 망가졌다. 이 사연이 신문에 가십으로 나가자 어느 시민이 찾아와 자전거 5대를 기증하고 갔다. 그에 대한 가슴 훈훈한 에피소드는 부지기수다한마디로 말해, 조승수는 꽤 괜찮은 정치인이었다. 그런 그가 며칠 전 법원에서 당선무효형을 받았다. ‘음식물 자원화 시설’ 문제를 둘러싸고, 주민대책위에서 간담회를 요구했고, 그 자리에서 자신의 입장을 밝힌 게 화근이었다. 그러나, 해당 모임에 대한 사전질의에서 선관위는 ‘문제가 없다’고 답했으며, 당일 간담회장에 있던 경찰과 선관위 직원 역시 위법사실이 없다고 판단했었다. 그런데, 유례없이 검찰이 나서 그를 기소했고 대법원은 의원직을 박탈했다. 대한민국 사법부가 갑자기 추상같아졌나? 그런 것 같지는 않다.동일한 재판부는 ‘257만원의 금품, 사전선거운동, 사조직 운영’ 관련 의원과 ‘의료법 위반, 집단행동 주도’ 의원에게는 자비와 관대함을 보였다. 오죽했으면, 법사위의 한나라당 의원마저 “말도 안되는 기소에 기가 막히는 판결”이라고 비웃었을까. 의원직을 상실한 개인 조승수에 대해 연민을 느끼지 않는다. 다만, 국감기간 중 술에 취해 음담패설을 퍼붓는 수준의 의원이 버젓이 자리를 지키는 대한민국 국회에서, 그 중 나은 의원이 물러나는 아이러니는 한편의 블랙코미디다.
대학졸업 직전에 취업이 확정되어 사회진출에 대한 꿈에 부풀어 있었던 청년이 있었다.
어느날 갑자기 입사 내정되었던 회사로부터 취소 통보를 받았다.
회사가 바쁠 때만 사람이 필요한데 지금은 그다지 일이 많지 않다는 것이었다.그는 낙심이 되어 며칠을 방황했다. 그러다가 위기가 곧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한 선생님의 말씀이 떠올랐다.
그는 마음을 곧 긍정적으로 바꾸고 현실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로 작정했다.
자신에게 입사 취소 통보한 회사를 생각해 보았다. 바쁠때만 일손이 필요하다면, 그런 때만 사람을 찾는 회사에 인력을 공급해 주는 회사를 만들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곧 인력공급업체를 차렸고, 최대의 인력파견업체로 성장했다.행운은 굴러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이다.위기를 만났을 때 포기하고 절망하는 사람은 행운을 만나기가 힘들다.정신과 전문의 에릭 린드맨 박사가 위기를 당했던 사람들을 대상으로 연구한 적이 있었다.
그의 결론은 85%의 사람들이 위기를 당함으로써 나쁜 습관을 고치고, 부부 관계를 회복했으며, 신앙 생활을 하게 되었고, 시간과 물질을 절약하는 등 새로운 전기를 맞이했다는 것이다.어느 조각가가 작품을 만들다가 오른손을 잃게 되었다.
그는 한동안 절망에 빠졌었지만, 그래도 작품을 완성시키기로 결심을 했다.
그래서 그는 왼손으로 조각하는 법을 배워 조각상을 완성했다.
그 작품은 그가 오른손으로 조각할 때보다 더 우수한 것이 되었고 이후 그는 더 인정받는 조각가가 되었다.
그는 위기를 통해 더 훌륭한 조각가가 되었다.위기가 곧 기회가 될 수 있을을 기억하고 적극적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되자박인서 목사(웅상감리교회)
정읍까지 가야 한다는 것의 부담은 지리적인 것에 지나지 않았지만, 가면서 내내 '집이 멀었으면 좋겠다'고 노래한 시인의 마음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대구, 진주, 거창군 가조… 그리운 사람들이 있는 곳의 이정표를 지나 정읍까지 가는 길은 멀고 아름다웠다. 가을 풍경처럼 아름다운 사람. 아니 풍경보다 아름다운 사람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정직하다. 호남의 시인을 만난다는 것에 나는 많은 기대를 안고 있었다. 나는 무엇보다도 호남 방언의 예술성을 예찬하는 사람 중의 한 사람이다. 그를 몇 번 만난 적이 있는 일행에게 물었더니, 그는 안타깝게도 호남 방언을 구사하지 않고 표준어에 가까운 말을 쓴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직접 만나본 그는 내가 듣고 싶어 했던 호남의 언어를 구사하는 사람이었다. 그 경이로움이라니. 시인 정윤천.
나는 그가 좋아졌다. 나는 사람을 한 눈에 알아보는 기운(?)이 있다고 자부하는 터인데, 그는 맑음과 멋을 가진 아름다운 사람이었다. 생활 때문에 복분자 술을 만드는 그는, 가슴에 한 동이가 넘는 시를 안고 출렁이는 사람이었다. 나는 내 방식대로 조용히 그를 관망하면서, 그의 언어와 그의 시, 그의 언어가 가진 진실과 그 품격에 거의 익사할 지경이었다. 썩을… 지역감정이라니. 누가 만든 것이냐. 그 어이없는 단어를. 이렇게 아름다운 강산을 누가 다투어 반분에 또 반분을 하자는 것이냐. 쓸데없는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것을 꾹꾹 누르며, 나는 정읍의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예쁜 반달이었다. 땅에도 환하고 빛나는 반달이, 앞니 하나가 빠진 채 웃고 있었다. (이빨 해 넣고 내가 다음에 만나면 존나게 웃어버릴껴.) 그의 시를 한 편 옮긴다.
봄 빛깔 사무쳐 여름 들 무렵입니다
손 없는 좋은 날로 택했을른지요
한라산 중턱의 한 골짜기, 오래전 거기 깃들인
진박새 내외
내외는, 알토란같은 새끼 몇 마리
아직은 살점만 같은 비린 목숨 몇인가를
한사코 세상 속에 들켜내 놓았습니다.
암새는 둥지 안에서
새끼들 더불어 나오지 않고
숫새만 가지 위에 나와 사주 경계로 보초 서는데
그 모습일랑 사뭇 엄연하여
불현 듯 생의 퍼어런 서슬을 일깨워 주기도 합니다.
그때 쯤 숫새 한 마리
깜냥을 다하여 몸서리치게 외쳐 대는데…
상황은 별반 달라질 일 없어
미끄러지듯 가지를 타고 다가온 배암 한 마리!
징그러운 혓바닥을 날름거리며
그만 삐약거림만 남은 저 어린 살점 몇인가를
포식으로 지우고 사라져 갔습니다.
다시금 그때쯤 빈집을 버리고 날아간
진박새 내외, 아프게 머물다 간 잔 가지 위로
생의 퍼어런 파문 일렁입니다.
정윤천, <엄연함에 대하여> 전문
부인할 수 없는 이 상황, 진박새 내외의 이 엄연한 현실, 그러나 엄연히 살아갈 일이다.
이 시에 대해 무언가를 말한다는 것은 엄연한 사족(蛇足)에 지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