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시의회 제138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부산도시철도 노포~북정선 연장사업 추진과 관련, 운영 적자 대책을 지적한 김정희 의원(새누리, 중앙ㆍ삼성) 발언은 시기적으로 다소 늦은 측면이 있지만 사업비 분담이 확정되지 않았고 개통 이후 운영에 대한 비용대책을 따진 점에서 의미가 있다. 김 의원은 5분 자유발언을 통해 부산도시철도 1호선의 노포~북정간 연장사업 건설비용 중 지방비 분담과 계획 수립 당시 수요 예측이 잘못됐음을 따져 물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총 사업비는 5천558억원으로 그 중 2천223억원이 지방비인데, 경남도가 17.5%, 부산시가 13.7%, LH가 16.3%, 양산시가 52.5%를 부담하기로 협의했다. 하지만 LH가 부담하지 않을 경우 228억원이 추가로 시 부담이 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김 의원은 한국개발연구원에서 비용 대비 편익 분석비율(B/C)이 1.10이라는 분석 결과를 토대로 사업이 승인됐지만 이는 1일 4만6천46명이 탑승 이용했을 경우 달성되는 수치라면서 수요 예측에 대한 오류 가능성을 지적했다. 도시철도 양산선 건설은 2010년 부산도시철도기본계획에 양산선(노포~북정)을 반영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예비타당성 조사와 설계자문위원회, 주민공청회 등을 거쳐 2013년 8월 국토교통부에 기본계획 승인을 신청했으며, 관련 부서와 전문기관 협의, 국가교통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토교통부가 지난 3월 10일 승인함으로써 최종 확정됐다. 본지 2015년 3월 10일자(567호) 기사에 따르면, 도시철도 양산선은 부산 노포동~동면 사송~남부동(양산시청)~종합운동장~신기동~북정동을 연결하는 총연장 12.5km 노선이다. 정거장은 7곳에 설치되며, 단선 경전철로 계획됐다. 차량은 부산도시철도 4호선에 운행 중인 차량과 동일한 고무차륜AGT 시스템으로 출ㆍ퇴근 시간대는 6분 간격, 이외에는 10분 간격으로 운행할 예정이다. 노포동 1호선 종착역에서 환승하며, 양산역까지 운행 중인 2호선을 양산역에서 400m 정도 연장해 양산선 종합운동장역에 환승이 가능하도록 기본계획에 반영했다. 사업비 분담은 부산시는 부산시 구간 건설비용, 경남도는 양산시 부담분 25%를, LH는 동면 보금자리주택사업지구 구간 사업비를 부담하게 된다. 부산도시철도 2호선 호포~양산 연장사업 공사비는 전액 LH(당시 토지개발공사)가 부담한 전례가 있다. 하지만 당시는 물금신도시 건설사업이 부진해 고민하던 토지개발공사가 분양률을 높이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투자한 것이었다. 지금은 형편이 다르다. 동면 사송 미니신도시는 부지를 전량 매수하고도 수년이 지나도록 공사를 착수하지 않고 있어 사업추진 의지를 의심받고 있는 실정이다. 동면 사송에서의 LH의 미적지근한 대응은 지역발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특히 노포~북정선 연장사업 진행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첫째는 사업비 부담 문제요, 둘째는 개통 이후 운영 적자에 대한 우려다. 3만6천명 수용 계획인 사송 신도시가 건설되지 못한다면 수요 예측은 큰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당초 보고서에 포함된 웅상지역 주민 이용도 허수에 불과하다. 남는 것은 양산시내 주민들뿐인데 김 의원의 발언과 같이 “양산시내에서 부산 동래까지 가는데 지금 운행하고 있는 직행버스로 30분 걸리는데 경전철을 타면 환승 시간까지 포함해 50분이 걸린다면 과연 얼마나 이용”하겠는가. 양산시는 LH와 사업비 부담 협의를 장담하고 있고, 민자사업으로 추진하면서 MRG(최소운영수익보장) 방식을 도입한 부산김해경전철, 용인경전철, 의정부경전철과는 다른 방식이어서 준공 이후 운영에 따른 시 재정부담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미래 일이라 해서 어물쩍 넘어가려고 해서는 안 된다. 우리가 사업주체라 하더라도 개통해 놓고 손님이 없어 운영비 적자가 누적되면 공동이용기관인 지자체에 운영비 부담을 나누자고 강요하지 않겠는가. 소수의 이용 편의를 위해 공적으로 지출되는 자금이 과다하다면 미리 대책을 강구해야 하는 것이 공직자 책무다. 선출직 단체장의 치적 쌓기에 급급해 미래 시민 부담을 가중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시의회는 지속적으로 문제점을 보완해 나가야 한다.
요즈음 건강과 아름다움을 위해 요가를 배우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요가’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있다. 힌디어의 ‘요가’는 산스크리트어에서 유래한 말로 그 순수한 뜻은 단순히 ‘연결, 결합, 합일’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일반적으로 말하자면 우리 마음이 어디에 연결돼 있느냐에 따라 그 대상과 요가를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어떤 물건에 마음이 쏠려 있으면 그 물건과 요가를 하고 있는 것이고, 어떤 사람에 대해 생각하고 있으면 그 사람과 요가를 하는 것이며, 호흡이나 몸에 생각을 집중하면 몸과 요가를 하는 것이 된다. 수련방법으로서의 요가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지만 크게 두 가지로 나누면 몸을 다스리는 것을 위주로 하는 신체적인 요가와 마음을 다스리는 데 초점을 맞추는 정신적인 요가가 있다. 신체적인 요가 중에서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 것이 하타요가이며 정신적인 요가에는 라자요가가 있다. 둘 다 궁극적인 목표는 인간의 의식이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상태, 즉 아무것에도 구속되지 않으면서도 모든 것과 조화되는 지극히 평화로운 의식 상태에 이르는 데 있다. 신체적인 요가도 그 본래 목적은 수행하는 산야시들이 마음을 정화하는 데 가장 도움이 되는 몸의 상태를 얻기 위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명상은 마음을 고요히 가라앉히고 일상적인 생각에서 벗어나 좀 더 승화된 생각에 마음을 집중하는 것이다. 혼자서 조용히 순수하고 긍정적인 생각에 마음을 집중하는 것을 말한다. 명상은 ‘요가’로 말하자면 정신적인 요가에 해당하며, 모든 요가는 명상과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우리 마음이 생각할 수 있는 것 중에서 가장 순수하고 아름다운 대상은 신(지고의 존재)일 것이다. 명상의 정점은 수련자 의식이 신과 연결되는 높은 의식상태를 경험하는 것이다. 그것은 다른 모든 생각에서 완전히 벗어나 심지어 몸에 대한 의식조차 없이 오직 신의 무한히 긍정적인 속성들로 온 마음이 가득 채워지는 상태다. 이때 수련자는 내적으로 깊이 정화되는 아주 순수하고 가벼운 느낌, 깊은 충족감, 희열 등을 경험한다. 이 내적인 정화과정에서 얻는 경험은 매우 강렬하기 때문에 수련자에게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난다. 그의 생각과 말과 행동에 신의 순수하고 긍정적인 속성들이 배어나기 시작하는 것이다. 명상을 시작해 내면의 고요함에 생각을 집중하기 시작하면 처음에는 여러 가지 생각이 일어나 마음이 분산될 수 있다.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그 생각을 억제하거나 없애려고 분투하지 않도록 나 자신을 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집중하고자 하는 생각 이외의 다른 생각이 떠오르는 것을 의식하는 순간, 그 생각에서 물러서서 구경꾼이 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러면 그 생각에 관련된 어떤 문제에 대해 새로운 느낌을 가지고 침착하게, 그리고 명료하게 대응할 힘을 얻을 수 있다.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수행을 통해 자기변화를 스스로 경험하고 확인하며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이 명상이자 요가다.
▶ ‘두루누리 사회보험 지원제도’가 무엇인가요? ‘두루누리 사회보험’은 지난 2012년 7월부터 시행된 제도로, 근로자 10인 미만 소규모사업장 저임금 근로자 국민연금보험료와 고용보험료 중 근로자 기여금과 사용자 부담금의 각각 절반을 지원하는 것입니다. 올해 1월부터 140만원 미만까지 지원 대상이 확대됐습니다. 모든 국민이 사회보험 혜택을 두루 누린다는 뜻으로 지어진 ‘두루누리’란 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이, 보험 사각지대에 놓인 소규모 사업장 근로자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시작된 제도입니다. 올해로 4년 차를 맞는 두루누리 사회보험은 소정의 성과도 거뒀습니다. 전국에서 한 해 동안 국민연금에 신규 가입한 10인 미만 사업장 수는 사업시행 이전 2011년 6만5천개소에 불과했지만, 2014년엔 9만3천곳으로 43%가 증가했습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급여 130만원인 직원 2명을 두고 치킨집을 운영 중인 A 씨는 직원 국민연금보험료 납부금액 중 11만7천원씩을 매월 지원받게 됩니다. 이를 1년으로 따진다면 140만원에 달하는 금액입니다. 개인 사업주 B 씨는 월 60시간 이상 근무하는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고 있습니다. 의무임은 알았지만, 4대 보험 가입을 계속 미루다가 국민연금보험료를 지원해준다는 이야기를 듣고 가입하기로 했습니다. 4대 보험 가입 전에는 아르바이트생의 이직이 잦아 매번 직원을 새로 구하고 교육하기가 힘들었으나 4대 보험 가입 이후 직원들이 더욱 책임감을 느끼고 오래 일하게 됐다고 합니다. A 씨와 B 씨의 예처럼 소규모사업장의 국민연금보험료 납부 부담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두루누리 사회보험’ 덕분입니다. 소규모사업장에 있어 4대 보험 미가입으로 인한 경영상 위험은 생각보다 큽니다. 하지만 두루누리 사회보험 제도를 통해 보험료를 지원받아 4대 보험에 가입한다면 보험료 부담도 줄어들면서 경영상 위험도 피할 수 있습니다. 두루누리 사회보험을 지원받기 위해서는 사용자가 직접 신청해야 합니다. 사용자가 신청하지 않는 경우 국민연금 홈페이지(민원신청→가입지원ㆍ신고센터)를 통해 근로자가 지원 누락신고를 할 수도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국민연금 콜센터(1355)나 가까운 국민연금공단 지사로 문의하면 자세한 안내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대 초록별 여기에 함께 있어 늘 고맙습니다
11번 마을버스를 타려고 정류장에 섰다. 서창시장 쪽에서 바람이 휭 하고 불어온다. 사람들은 정류장 앞에서 기다리기보다 택시 승강장 앞에 놓인 벤치에 앉아 있다. 주위를 둘러보다 발견한 남성전용 클리퍼 앞에 놓여 있는 한 대의 자동판매기. 그 안에는 서창시장과는 달리 환한 조명 속에 앉아 있는 물건이 있다. 미니 자동차, 지포 라이터. 인형 등 공산품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기계 작동법을 읽어본다. 500원 동전을 투입구에 넣으면 핸들을 움직일 수 있는 권리를 준다. 그때 한 외국인이 여자 친구와 함께 그 앞으로 가더니 동전을 넣었다. 화려한 음악 소리와 함께 핸들이 몸을 부르르 떤다. 저 소리가 무슨 소리일까? 혹시 자본주의 작동 소리가 아닐까? 그는 몇 번 핸들을 움직이더니 손쉽게 인형을 뽑아 여자 친구에게 선물로 준다. 부러운 마음이 든다. 내게는 없는 재주다. 한 번도 이런 뽑기에 성공해 본 적이 없다. 물론 다른 친구도 어려웠을 것이다. 만약 누구에게나 쉬운 뽑기였다면 사업자는 좀 더 기계의 난도를 높였을 것이다. 마치 변별력이 중요한 수능시험문제처럼 말이다. 어쩌면 이것이 자본주의의 작동 원리가 아닐까. 쇼윈도 속에서 빛나는 물건을 사기 위해서는 금전이 필요하고, 그러려면 직장에서 쉬지 않고 일해야 하고, 먼저 높은 곳에 올라가 사다리를 걷어차야 하고…. 이번에는 머리에 대한 말을 찾아봤다. 덩덕새머리 : 빗질을 하지 않아서 더부룩한 머리. 도투락머리 : 어린 계집아이가 드리는 자줏빛 댕기를 드린 머리. 몽구리 : 바싹 깎은 머리. 비슷한 말은 뭉구리. 쑥대머리 : 머리털이 마구 흐트러져 어지럽게 된 머리. 같은 말로 쑥대강이 떠꺼머리 : 장가나 시집갈 나이가 넘은 총각이나 처녀가 땋아 늘인 머리. 뚜께머리 : 머리털을 층이 지게 잘못 깎아 뚜껑을 덮은 것처럼 된 머리. 바둑머리 : 어린아이의 머리털을 조금씩 모숨을 지어 여러 갈래로 땋은 머리. 짧게 알아보는 우리말 두런두런 궁시렁궁시렁 1) ‘사랑에 빠지면 눈에 콩깍지가 씐다’라고 하는데 콩깍지가 아니고 ‘콩꺼풀’이다. 콩깍지는 꼬투리에 담겨 있던 콩을 다 털어낸 빈껍데기를 말하고 둥근 콩알을 싸고 있는 반투명체의 막을 콩꺼풀이라고 부른다. 콩꺼풀, 참 좋다. 2) 죄인을 엎드리게 해 팔다리를 묶던 T자 모양의 틀은 ‘곤장틀’이 아니라 ‘장판’ 또는 ‘장대’라고 한다. 죄인의 볼기를 치는 넓적한 나무 몽둥이가 ‘곤장’이다. “저놈을 매우 쳐라. 에이! 하나요! 둘이요! 아이고, 나 죽는다!!” 3) ‘주구장창 술 마시고, 주구장창 연애하고’라는 말을 자주 쓰는데 ‘주야장천(晝夜長川)’이 올바른 말이다. ‘밤낮으로 쉬지 않고 연달아’라는 뜻이다.
최초로 어린이날을 제정한 사람은 미국 유니버설리스트(Universalist) 제일교회 레오날드(G. H Leonald) 목사다. 그는 1856년에 어린이를 그리스도인으로서 훈련을 하고 어른에게 어린이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한다는 취지에서 6월 둘째 주를 자신이 사역하는 교회에서 어린이 주일로 정하고, 그날 어린이 주일 행사를 거행했다. 그러나 이 무렵만 해도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어린이에 대한 인식이 성숙하지 못했고 어린이라는 호칭조차 없었다. 따라서 어린이 주일을 제정하는 것보다 먼저 어린이에 대한 바른 인식이 필요했다. 바로 이러한 때에 방정환, 마해송, 윤극영 등 어린이 교육 필요성을 절감했던 선각자가 1922년 일본 동경에서 ‘색동회’를 조직하고 활동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도 어린이의 중요성을 자각했다. 색동회는 1923년 5월 1일을 어린이날로 정해 어린이 인격 보호와 바른 성장에 대한 어른의 관심과 각성을 촉구하는 등 활발한 어린이 운동을 전개했다. 그러면서 많은 어른이 어린이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고 1946년에는 오늘날과 같은 5월 5일을 어린이날을 지정했다. 1957년에는 어린이도 인간으로서 존중해야 한다는 내용의 ‘어린이 헌장’이 제정 공포됐다. 내용을 여기에 다 옮길 수는 없지만 몇 가지만 인용한다면 ‘모든 어린이는 가정과 그 권리를 누려야 한다’, ‘어린이는 가정과 사회에서 참된 애정으로 교육해야 한다’, ‘어린이에게는 마음껏 놀고 공부할 수 있는 시설과 환경을 마련해 줘야 한다’, ‘어린이는 공부나 일이 몸과 마음에 짐이 되지 않아야 한다’ 등이다. 위대한 시인 새뮤얼 테일러 콜리지에게 한 방문객이 찾아왔다. 그는 평소 콜리지를 존경하는 사람이었다. 이야기를 나누다가 대화 주제가 어린아이에게로 옮겨졌다. 그때 방문객은 이런 말을 했다. “저는 어린아이는 자유롭게 생각하고 행동하도록 내버려둬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그들이 일찍부터 자기 스스로 결심을 하는 법을 배우거든요. 어린아이가 자신이 지니고 있는 잠재력을 완전하게 키워 나가는 유일한 길은 바로 이런 것이라고 믿어요” 여기서 콜리지는 그 사람의 말을 중단시켰다. “우리 꽃을 좀 보러 갈까요?” 이렇게 말하고 콜리지는 방문객을 꽃이 만발하게 피어 있는 정원으로 데리고 갔다. 방문객은 그의 정원을 한 번 둘러보고는 놀라서 외쳤다. “아니! 왜 여기는 잡초밖에 없죠?” 그러자 콜리지는 “여기도 예전에 꽃들로 가득했었죠. 그러나 올해는 손질을 안 하고 일부러 내버려 뒀다오. 자기들이 자라고 싶은 대로 내버려두고, 정원이 어떤 꼴이 되는지 한 번 보려고 했던 거요. 그랬더니 이 꼴이 됐답니다” 어린이도 방치하면 안 된다. 관심을 두고 보살피고 올바른 교육을 해야 한다. 어린이는 우리 가정과 나라의 보석이요, 미래의 유일한 희망이다.
따뜻한 햇볕이 온몸을 감싸니 강아지도 이내 잠든다. 마치 아이 같은 얼굴로 늘어지게 자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덩달아 하품이 나온다. 햇빛을 식혀줄 잔잔한 바람까지 불어오니 평화롭기 그지없다.
바쁘게 돌아가는 사회 속에서 사람들은 조금의 여유와 행복한 소통을 갈망한다. 이에 행복한 소통을 추구하는 책을 알아보자. ‘평화는 어디에서 오나요’(저자 구드룬 파우제방)라는 책은 단편소설이다. 일상생활의 소통을 주제로 우리사회에 유쾌하고 감동적인 메시지를 남긴다. 이 책의 많은 이야기 중 자샤와 엘리자베트 할머니의 소재가 행복한 소통을 가장 적합하게 나타내고 있다. 이야기는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책 주인공 자샤의 소개로 시작된다. 부모님을 포함해 동네사람 모두 자샤를 싫어했다. 아이들은 자샤가 심술궂어 같이 놀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자샤는 아이들이 놀아주지 않아 자신이 심술궂은 행동을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었다. 이에 오해는 더욱 커져 사람들과 자샤는 소통을 할 수 없었다. 동네에는 또 다른 외톨이가 한 명 더 있었다. 골목 구석 집에서 생활하는 엘리자베트 할머니였다. 할머니는 오래 전 교통사고로 인해 걸을 수 없었다. 그로 인해 할머니는 바퀴달린 안락의자에 앉아서 뜨개질만 했다. 할머니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차 눈이 보이지 않다가 결국 실명됐다. 할머니는 아무도 자신을 돌봐 주지 않았기 때문에 오후 내내 집 뒤에서 혼자 외롭게 시간을 보냈다. 어느 날 자샤와 엘리자베트 할머니가 우연히 만나게 된다. 할머니는 자샤를 굉장히 반겨줬고, 자샤는 자신을 반겨주는 할머니가 신기했다. 자샤와 할머니는 서로를 알아가기 시작했다. 이렇게 2년 동안 두사람은 함께 지냈다. 사람들은 이런 두사람을 보며 오해를 풀어나가기 시작했다. 이것은 두사람이 이뤄낸 빛이었다. 자샤는 성적도 좋아지면서 학교를 빼먹지 않게 됐다. 또한 할머니는 정말 쾌활해졌고 얼굴빛도 좋아졌다. 자샤와 엘리자베트 할머니 이야기는 사회에 상처받은 사람이나, 외로운 사람들의 심리적인부분이 치유되가는 과정을 차분하고 섬세하게 풀어나갔기 때문에 누구나 서스럼없이 읽을 수 있다. 또한 대인관계에서의 문제점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따뜻한 책인 것 같다.
갑상선은 갑상선 호르몬을 분비하는 내분비선이다. 신체 신진대사 조절, 체온 조절, 신체와 중추신경계 발육, 심장과 자율신경계를 조절한다. 인체를 조절하는 것이 신경이라면, 그 신경을 조절하는 것은 호르몬이다. 호르몬 분비 과다와 부족에 의해 병이 발생하고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 갑상선 호르몬이 많이 분비되는 경우를 ‘기능 항진증’, 적게 분비되는 경우를 ‘기능 저하증’이라고 부른다. 원인이 되는 병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흔한 것은 갑상선 자가면역 질환이다. 갑상선 자가면역 질환이란 우리 몸 면역을 담당하고 있는 세포가 자신의 갑상선 세포를 공격하는 자가항체를 생산해 갑상선 세포 기능을 자극 또는 억제하거나 세포 자체를 파괴하는 병이다. 원인은 아직 밝혀져 있지 않으나 어떤 체질적 이상이 관여하고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자가면역 질환 환자 일부는 평생 병이 진행되지만 일부는 어느 시기에 저절로 정지(자연적 관해)되는 경우도 있다. 또 도중에 심해졌다가 약화하는 변화를 보이기도 하고 갑상선을 자극하다가 어느 시기에는 억제될 수도 있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은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95% 이상이 그레이브스병(바세도우병)에 의해 일어난다. 그레이브스병은 체질적 요인에 의해 의한 자가면역성 질환이며 질병 발생에는 유전적 소인이 어느 정도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질병 자체가 유전되는 것은 아니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은 갑상선 호르몬이 정상보다 많이 분비돼 체력 소모가 심해져 쉽게 피로를 느낀다. 또 더위를 많이 타고, 땀이 많이 나며 잘 먹는데도 불구하고 체중이 급격히 감소한다. 신경이 예민해지며 대변을 자주 보고 손발이 떨린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우리 몸에서 필요로 하는 만큼의 갑상선 호르몬을 만들어 내지 못해 생기는 것이다. 갑상선 호르몬은 열과 에너지 생성에 필수로 호르몬이 부족한 경우 온몸 기능이 저하된다. 따라서 추위를 많이 타고 땀이 잘 나지 않는다. 피부가 건조하고 거칠어지고 행동과 말도 느려진다. 얼굴과 손발이 붓고 식욕이 없어 잘 먹지 않는데도 몸이 부으며 체중이 증가한다. 목소리가 쉬며 말이 느려지고 위장관 운동이 저하돼 먹은 것이 잘 내려가지 않고 심하면 변비가 생긴다. 저하증 환자는 각종 대사기능도 저하되기 때문에 에너지 수요량이 감소해 고지혈증이 되기 쉬우므로 저지방, 저열량 식사가 좋다. 서금요법에서는 삼일체형에 따른 자극을 하도록 한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은 특히 대장승에서 많이 발생한다. 기본방과 대장승방, 상응부위인 A22, B21~23 과민점에 다자극을 한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신실증 심허에서 많이 나타나므로 심정방으로 자극한다. 갑상선호르몬은 뇌하수체의 지배를 받으므로 A30, B23~25에도 자극을 주면 효과가 더 좋다. 갑상선 질환은 피로감과 근력약화 등 원기부족 증상이 나타나게 되므로 신체 저항력을 강화해 주는 서암뜸요법과 수지음식요법을 병행한다. 기본방과 A22, N18, E22, F19에 하루 2~3회, 1회 5~6장씩 뜸을 뜬다. 양실증 체형은 의왕식을, 음실증 체형은 지왕식을, 신실증 체형은 예왕식을 먹으면 좋다. 특히 갑상선 질환은 호르몬 질환이므로 정신적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긍정적인 생각과 즐거운 마음은 건강에 좋은 호르몬이 나와 질병을 예방하는 데 가장 우선되는 사항이다. 또 식생활에서 요오드가 많이 들어있는 미역이나 김 등 해조류와 청어, 꽁치, 멸치 등 섭취는 예방에 도움이 된다.
새 중의 새는 독수리다. 독수리는 아무나 함부로 접근하지 못할 높은 절벽이나 벼랑 위에 둥지를 치고 자기 털이나 다른 부드러운 재료로 폭신한 침대를 마련한다. 그다음 알을 까서 새끼를 기른다. 새끼는 난공불락 같은 둥지에서 안심하고 어미가 물어다 주는 것을 받아먹으면서 날마다 아무 걱정 없이 행복해한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어미 독수리가 날개를 펄럭이며 보금자리에 있는 새끼를 못살게 굴기 시작한다. 새끼는 어미가 왜 그러는지 모르지만 어떻게 해서라도 보금자리에서 빠져나오지 않으려고 기를 쓴다. 그러나 어미 독수리는 계속 날개를 펄럭이고 입으로 새끼를 둥지 가장자리로 밀어낸다. 한 조류학자 말에 의하면 어미 독수리는 새끼를 끌어내기 위해 깃털 침대를 전부 밖으로 던져 버려 바닥을 딱딱하게 만들거나 가시나무 가지를 보금자리에 집어넣어 새끼가 견디다 못해 스스로 나오게 한다고 한다. 발버둥 치고 날갯짓 하면서 새끼는 강하고 튼튼하게 자란다. 어느 정도 자라면 어미 등에 태우고 하늘에 오른 후 새끼를 떨어뜨리는데, 안 떨어지려 안간힘 쓰며 애쓰는 것을 어미가 지켜보다가 땅에 닿기 전에 다시 낚아챈다. 반복 훈련을 통해 독수리는 새 중에 왕으로 우뚝 선다. 강준민 작가의 ‘성품 속에 담긴 축복의 법칙’ 중 미국에 금실 좋은 중년 부부 이야기가 있다. 아내는 시력이 나빠져 수술을 했는데, 뜻하지 않게 수술이 잘못돼 실명됐다. 아내는 좌절했지만,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지는 않았다. 앞을 보지 못하지만 기능적인 일은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 후 남편은 매일 아내를 직장으로 출ㆍ퇴근시켰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은 아내에게 “서로 직장이 너무 머니 내일부터 혼자 출근하라”고 했다. 남편에게 그 말을 들은 아내는 배신감까지 느꼈다. 아내는 남편 없이도 혼자 잘할 수 있다고 마음 먹고 혼자 출근하기 시작했다. 지팡이를 짚고 버스를 타고 내리면서 부딪히고 넘어졌다. 그때마다 설움에 북받쳐 울기도 했다. 하지만 그러는 사이 혼자 다니는 것에 익숙해졌고, 혼자서도 잘하게 됐다. 그리고 2년이 지난 어느 날, 버스로 직장에 가던 중 운전기사가 말했다. “아주머니는 정말 행복한 사람입니다. 매일 남편이 함께 버스 타고 아주머니께서 직장에 들어갈 때까지 손을 흔든다는 거 모르셨죠?” 부인은 혼자 직장에 가다, 넘어지고 자빠져 눈물을 흘릴 때 남편이 자신을 배신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남편은 2년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아내 곁을 지켰다. 언젠가 혼자서도 살 수 있도록 넘어져도 그냥 두고, 부딪혀도 그냥 뒀던 것이다. 진정한 배려는 모든 일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하도록 용기를 주고 기회를 주는 것이다.
학생부 성적이 매우 우수하다면 성공적인 대학입시로 연결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많은 고등학생들의 인식입니다. 최고의 교과 성적을 거두면 대부분 주요 대학을 지원하는 것은 이런 생각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하지만 누구나 이 꿈을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주요 대학들은 교과 성적만으로 신입생을 선발하는 인원이 없거나 매우 적은 숫자입니다. 교과 성적으로 신입생을 선발 하더라도 반드시 조건을 따지는 것이 지금의 학생부 교과 중심 전형입니다. 바로 대학수학능력시험 최저 기준(이하 수능최저기준)입니다. 서울 주요 대학들 중 학생부 교과 전형에서 최저 기준을 반영하지 않는 대학은 한양대학교가 유일합니다. 한양대학교 입학전형은 고등학교의 변화를 가져왔습니다만 다른 대학들의 수능최저기준에 대한 생각은 현재까지 변함이 없습니다. 우리지역 학생들이 많이 진학하고 싶어 하는 부산대학교도 마찬가지입니다. 수시 2천922명 선발 인원 중에서 학생부 교과 전형으로 1천1명을 선발합니다. 수시 선발 인원의 약 34% 비율이니 매우 많은 숫자입니다. 부산대학교 역시 수능최저기준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많은 대학이 수능최저기준을 설정하고 합격 근거로 삼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고등학교 간 현실적인 학력차이를 알기 때문입니다. 학교 내 교과 성적이 우수하다면 전국 수험생이 응시하는 시험에서 자신의 위치를 증명해 보이라는 요구와 같습니다. 학생부 교과 성적만으로 대입을 준비하기에는 수능 공부를 소홀히 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학생부 위주 전형 중에서 학생부 교과 전형으로 대학가는 길은 매우 명확합니다. 교과 성적이 좋으면서 수능 성적을 일정수준으로 성취하기가 그 첫 번째 조건입니다. 두 번째는 교과 성적 만이라도 최선을 다하는 방법입니다. 두 번째의 경우는 희망하는 대학에 진학하기 힘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학진학이 삶의 모든 것을 결정하지는 않습니다. 고등학교 3년 동안 자신이 소속된 집단 속에서 최고의 성적을 거두었거나 최선을 다해 본 경험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경험입니다. 자신 눈높이에 맞지 않는 대학에 입학하는 것은 인생의 실패가 아닙니다. 그만큼 성공한 경험이고 그 경험치는 대학생활에서 중요한 힘을 발휘합니다. 자신의 능력을 발휘한 경험은 자신의 믿음에 대한 결과입니다. 자신을 믿어 본 사람만이 살아가면서 부딪치는 어려움을 스스로 힘으로 헤쳐 나갈 수 있습니다. 고등학교 생활동안 공부든 무엇이든 하나의 일에 미쳐본 경험 또한 매우 중요합니다. 열정이 있는 사람, 사람의 일에 관심이 있는 사람만이 다른 일에도 자신을 던질 수 있습니다. 그런 경험을 하는 공간이 학교입니다. 그래서 대학들이 고등학교 생활을 주목하고 분석해 입시에 반영하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고등학교 때의 학습을 비롯한 다양한 경험들이 대학 생활에서도 이어지고 있다는 결과 자료들 속에서 학생부 위주 전형은 대입의 중요한 전형으로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지난 23일은 유네스코가 정한 ‘세계 책의 날’이다. 영국 대문호 셰익스피어와 ‘돈키호테’ 작가 세르반테스가 세상을 떠난 1616년 4월 23일을 기념한다고 한다. 지금도 스페인에서는 이날이 되면 남자는 장미꽃 한 송이를, 여자는 책 한 권을 선물하는 풍습이 전해지고 있다니 소박한 그들의 전통이 부럽기만 하다. 우리나라에서 출판하는 책의 양은 세계에서도 가장 많을 정도다. 하지만 독서량은 그와 정반대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맨 아래에 위치한다. 실제로 국민 1인당 1년에 읽는 책은 미국이 6.6권, 일본이 6.1권, 프랑스는 5.9권인데 비해 우리는 1.3권에 불과하다는 통계가 있다. 중국인도 평균 2.6권을 읽는데 우리나라 성인 중 1년에 단 한 권도 읽지 않는 사람이 35%에 달한다고 한다. 도서 출판량이 많다는 것은 아쉽게도 서점 대부분의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베스트 셀러, 학생 참고서와 문제집 덕분이다. 시집과 인문 서적은 출판사에서조차 만들기를 꺼리는 비인기 종목이다. 최근 들어 양산시에서는 도서관에 대한 정책적 관심이 증폭돼 왔다.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북부동 고갯마루에 위치한 양산도서관과 소규모 웅상도서관이 전부였는데 지금은 대규모 시립도서관과 크게 증축된 웅상도서관 말고도 소주동 영어도서관이 운영 중이고 양산도서관도 리모델링이 거의 끝나 개관을 앞두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신도시를 중심으로 대규모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단지마다 작은 도서관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도서관은 책을 읽고 빌리는 곳만은 아니다. 다양한 콘텐츠가 접목돼 시민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복합공간으로 탈바꿈하기도 한다. 아쉬운 건 아직도 미성숙한 시민의식이다. 양산시에서 운영하고 있는 시립도서관과 웅상도서관에서 지난 한 해 동안 빌려 간 책을 제때 반납하지 않은 사례가 700권이 넘는다고 한다. 이 중 6개월 이상 반납이 지연되고 있는 경우도 200권에 달한다고 한다. 개중에는 책을 훼손하거나 장기 대여로 다른 희망자의 기회를 봉쇄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발생한다고 한다. 도서관 소장 도서는 29만 시민 모두의 것이다. 누구라도 손쉽게 찾아서 원하는 도서를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다소 부정적 사례에도 불구하고 도서관 시설이 늘어나고 시민이 책을 접할 기회가 확대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청소년 사회에 스마트폰이 대세를 이루면서 숱한 흥밋거리와 정보, 영상 게임이 즐비한 현실은 더욱더 책을 멀리하게 만들고 있다. 어릴 때 책을 가까이하지 않은 아이가 어른이 돼서 독서삼매에 빠질 확률은 거의 없다. 책 읽기는 평생을 가는 습관인 것이다. 청소년기 이전에 세계 고전 명작을 섭렵할 기회를 가진 아이들은 신체 발달과 함께 충분한 감성적 성장을 기할 수 있다. 이는 점차 메말라가고 있는 세태를 변화시킬, 더디지만 확실한 방법이다. 한 보도에 따르면, 며칠 전 인천 국제 책 박람회를 찾은 이스라엘 대표는 “책을 훔쳐가도 괜찮다. 안 읽는 것보다 낫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제2의 도시 텔아비브 부시장인 레하비 여사는 “도서관이 앉아서 사람들을 기다릴 것이 아니라 직접 찾아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텔아비브 시 곳곳에서 무료로 운영하는 이동도서관은 등록절차마저 없애 누구나 간단하게 책을 빌릴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매달 수십 권이 도난 또는 분실됐지만 계속해서 책장을 채우고 있다고 한다. 조선 시대 후반에 당시 한양에서는 돈을 받고 책을 빌려주는 세책점이 있었다. 빌리는 값은 물론 담보까지 제공해야 이용할 수 있었지만 규수나 평민으로부터 인기가 높았다. 재미있는 것은 책을 빌릴 때 주의사항인데 낙서하거나 찢지 말 것이요, 날짜를 꼭 지키라는 것으로 오늘날 도서관에서도 통용되는 주문이 아닐 수 없다. ‘연애편지를 써서 끼워 넣지 마시오’라는 문구도 있었다고 하니 그 시절 사회상을 엿볼 수 있어 더욱 흥미롭다. 책은 이렇게 인간의 감성을 풍요롭게 하는 것이니 ‘책 도둑은 도둑이 아니다’라는 옛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작업중지권의 개요와 단계 ‘작업중지권’(Stop Works Auth ority, SWA)이란 안전하지 않은 근로 조건이나 행동이 존재한다고 인지될 경우, 근로자가 작업을 중단할 책임과 권한을 갖는 프로그램이다. 작업중지권을 행사하는 절차는 ‘중단-공지-조사-개선 조치-작업 재개-후속 조치’ 모두 6가지로 살펴볼 수 있다. 작업 환경과 행동상 위험이 감지될 때, 근로자는 위험에 처한 사람과 함께 관리감독자를 통해 해당 작업을 중단하도록 요청할 수 있는데, 이것이 첫 번째 단계인 ‘중단’이다. ‘공지’ 단계는 관계자나 책임 부서에 작업 중단 사실을 알리는 것으로, 필요면 중단 작업과 관련한 위험 작업을 동시에 중단할 수 있다. 공지 단계 이후에는 ‘조사’ 단계로 접어드는데, 관련 책임자들이 의논해 중지 유효성을 판단하는 단계다. 조사 단계에서 작업이 재개되지 않을 경우에는 ‘개선조치’ 단계로 이어진다. 위험 사항을 개선하고, 전문가를 통해 개선 완료 여부와 안전 문제 해결 여부를 검토하는 단계다. 위험요소가 개선되면 ‘작업재개’ 단계로 접어든다. 위 5단계가 마무리되고 안정적으로 작업이 재개됐다면 ‘후속조치’ 단계로 이어진다. 관리감독자가 작업 중지 핵심 원인을 분석한 뒤, 개선을 위한 잠재적 방안을 조사ㆍ보고해야 한다. 작업중지권의 한계 근로자 위험을 막기 위해 마련한 작업중지권에도 한계는 있다. 작업중지권 적용에 어려움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는 개인의 위험 수용 정도가 달라 작업중지권 유효성 판단에 객관적인 척도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또 인간은 선천적으로 위험을 무릅쓰는 특성을 지니고 있어 위험한 환경이 들이닥쳤다 해도 일단 위험을 감수하고 계속 작업을 진행하는 경향이 있다. 작업장 전체 시스템이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작업중지권 행사를 꺼리는 이유도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작업중지권을 행사하면 산업안전보건법과 충돌이 생길 수 있어 어느 한 사람에게 책임이 전가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런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작업중지권의 효율적인 활용 방안이 필요하다. 우선 작업중지권은 사업장 안전보건 유지 노력의 마지막 수단으로 시행해야 하며, 위험 근본 원인을 제거한 후 제한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17살 사내 녀석들 너희들은 꽃피는 봄이구나. 어느 날 아침 깨어보니, 한창 개나리 피는 봄이 오고 어느 날 오후 집으로 가는 길에 매서운 꽃샘추위를 맞닥뜨려도 껄껄대는 호탕한 웃음으로 17살 너희들은 봄을 신나게 즐기고 있구나. 오늘은 꽃비가 내리는 햇살아래 어제보다 한 뼘 더 자랄 테고, 내일 아침 눈을 뜬 봄날은 봄비가 내릴 수도 있지만, 너희들은 사내가 되어가고 봄은 한창 무르익겠지 17살 찰나 같은 봄을 보내고 있을 너희들 이 봄은 다시 못 올 17살이란다. 아마도 이 변덕스럽고, 재미난 봄이란 녀석은 몇 십 번이고 17살처럼 찾아오겠지만, 17살 다시금 오지 않을 찰나 같은 추억이란다. 자 어서 너희들의 봄을 즐기자꾸나. 이내 들이닥칠 강렬한 여름을 기대하며 17살 너희들의 봄을 즐겨보렴 靑春(청춘)은 다시 오지 않을 너희의 꿈이란다.
카네이션의 꽃말은 색깔별로 의미가 다르다. 빨간색은 건강을 비는 사랑, 분홍색은 열렬한 사랑, 흰색은 애끓는 그리움의 사랑이다. 곧 다가오는 감사의 달 5월, 바쁜 일상에 쫓겨 그동안 잠시 잊고 지냈던 주위를 돌아보며 카네이션 한 송이에 고마움을 담는다. 여느 때보다 행사가 많은 달이라 힘겹기도 하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놓친 마음을 전할 기회를 주는 5월이 있어 그나마 다행이라 여기며.
“향초는 자기 몸을 태워서 세상을 밝히고 세상을 향기롭게 하죠. 어둠을 밝히는 은은한 향초 불빛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어려운 이웃을 돕는 사람이 있어요” (사)한국호국불교조계종 법불사 근법 스님(사진)은 대원기계 최상수 대표를 추천했다. 최 대표와는 한국클리더십을 통해 처음 알게 됐다고. “남자지만 마음이 비단결 같다고 해야 하나? 타인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 몸에 밴 분이죠.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뒤에서 묵묵히 도움을 주는, 참 깊은 마음을 가졌다고 생각해요” 스님이 지역 어르신과 어려운 이웃을 위해 무료급식 봉사를 시작할 때, 최 대표의 격려와 지원이 큰 힘이 됐다. 금전적 도움은 물론 급식봉사 때 찾아와 배식 등 봉사활동을 직접 하기도 했다. 개인 사업체를 운영하는 바쁜 생활 속에서 이웃을 돕는 일이라면 시간을 쪼개서 몸소 실천하는 모습에 주위 칭찬도 자자하다. “한국클리더십 웅상동문회 부회장을 맡고 있고, 로타리클럽 등 봉사단체에도 몸담은 것으로 알고 있어요. 최 대표 역시 나처럼 이곳 출신은 아니에요. 하지만 내가 살고 있고, 내가 일하고 있는 이 지역사회에, 내가 할 수 있는 지역환원사업이나 봉사활동은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계시죠” 마지막으로 스님은 웅상지역은 현재 외적으로 성장과 동시에 최 대표와 같이 묵묵히 봉사하는 사람으로 인해 내적으로도 성숙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엄아현 기자coffeehof@ysnews.co.kr
성완종 메모가 엄청난 회오리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그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야산에서 발견된 쪽지에는 현 정부 핵심 실세 몇 사람 이름과 함께 전달된 돈 액수가 적혀 있었다. 그 직전에 언론사와 직접 통화한 정황에 비춰 치밀하게 계산된 유류품이었던 것 같다. 고인이 의도한 대로 뇌관은 즉시 폭발했다. 당장 현직 국무총리가 직격탄을 맞았고, 경남도지사도 치명상을 입고 방어에 힘을 쏟고 있다. 현 정부 들어 자리를 이어 온 비서실장 세 사람에게도 유탄이 발사됐고 2012년 대선 당시 새누리당 선거 핵심 참모였던 인물에게도 미사일이 명중했다. 성 전 회장이 남긴 메모와 언론 인터뷰 녹취록 진실성 여부는 차치하고라도 세상을 향해 던진 그의 함성은 일단 통했다. 많은 국민이 아직도 끊어지지 않고 있는 부패 사슬에 탄식을 자아내고 있다. 특종을 잡은 언론사는 시대의 소명인 양 들떠있고, 야당은 직접 거론되지 않은 참에 선거 명줄로 보고 극단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정치계 속은 이상하리만치 조용하다. 금배지를 함께 달았던 옛 정치동료의 상가를 찾는 발길도 뜸하다. 당장 세간에 알려지지 않은 또 다른 리스트가 걱정돼서인지 성 전 회장에 대한 원망이나 힐난은 여야 어디서도 새어 나오지 않는다. 자원외교 비리 특별수사에 포착돼 검찰 조사를 받고 구속이 임박했던 시점까지 비리 기업인으로 몰아가던 언론도 그날 이후로는 기조가 바뀌었다. 초등학교 중퇴 학력에 자수성가한 기업인, 남몰래 장학사업을 해 온 검소한 기업인 등으로 그의 인간적 측면을 부각하는 기사가 나오기 시작했다. 8년이나 지난 해묵은 그의 자서전도 화제가 됐다. 현 정부 집권 기간이 반도 채 지나기 전에 정권 핵심부를 향해 정조준된 성완종 리스트의 폭발력은 가히 메가톤급이다. 살아있는 정권에 대한 대규모 폭로게임은 본인이 살려고 하면 할 수 없다는 속설이 증명된 것일까. 자신의 목숨과 바꾼 리스트 한 장의 파급 효과는 그래서 큰 것일 수밖에 없다. 현직 총리는 목숨을 건다고 했다. 하기야 리스트에 언급된 정치인 중 누구도 제기된 의혹을 인정한 사람은 없다. 비리를 폭로한 당사자가 고인이 된 마당에 혐의를 입증할 구체적인 방안이 제시되지도 않았는데 미리 고해성사할 정치인은 없을 것이다. 사실로 밝혀지더라도 아랫사람이 한 일이라 본인은 모른다고 잡아떼는 것이 우리나라 정치자금이나 뇌물수수 혐의 회피 관행이다. 이 정도 스캔들이라면 다른 선진국에서는 대통령이나 수상이 나서 해명하고 수습해야 할 정도의 사안이다. 자신은 몰라라 하면서 엄정 수사시키겠다는 원칙론만 내세운다면 국민 정서를 외면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이참에 우리의 전근대적인 정치 풍토를 확 바꾸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 시중 중론이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좋은 이미지 속에는 부친 박정희 대통령의 청렴과 반부패에 대한 향수도 포함돼 있다. 박 대통령도 취임 전이나 후 많은 담화에서 부패 척결에 대한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가장 부패한 직업군으로 국회의원이 맨 위에 올랐다고 한다. 정경유착과 비리 사슬은 반드시 척결돼야 한다. 또 한 가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처신에 대해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개인적 측면에서는 표적수사에 대한 억울함과 친분을 나눴던 정치인의 표리부동에 대한 인간적 배신감이 폭로와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하게 했겠지만, 그 자신 이 나라의 고질적 병폐인 정경유착과 부당한 검은 거래의 당사자로서 반성의 여지가 적지 않다는 사실이다. 많은 국민은 이 시점에서 성 전 회장이 반대급부적으로 동정을 받는 사실에 마뜩잖음을 느끼고 있다. 그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마지막 시점에 자신에게 등을 돌린 정치인에게 비수를 꽂으려 했다면 그보다 먼저 본의 아니게 정치권과 결탁할 수밖에 없었던 기업인으로서의 자기반성을 통렬히 거쳤어야 했다. 지금 우리나라는 건국 70년 이래 최대의 정치 변환기를 맞고 있다. 역경을 타고 넘어 선진정치로 가느냐, 거대한 일격을 당해 침몰하느냐 하는 갈림길에 서 있다. 불신이라는 쓰나미를 맞은 정치권이 어떻게 대응하는지에 우리나라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하겠다.
▶ 사업자등록 명의를 빌려주면 국민연금을 내야 하나요? 그렇습니다. 사업자등록 명의를 빌려주면 빌려준 사람이 국민연금을 내야 합니다. 명의 대여란 본인이 실제로 사업을 하지 않거나 법인 주주가 아닌 데도 타인 명의로 사업자등록 또는 법인 주주로 올릴 수 있도록 허락하고 필요한 서류를 제공하는 것을 말합니다. 하지만 명의를 빌려주면 종합소득세와 부가가치세 등 납세 의무를 져야 하고 법인이 내지 못한 세금은 명의 대여자가 대신 내야 합니다. 그러나 예금ㆍ부동산 등 재산이 압류 또는 공매되는 것은 물론 대출금 변제요구와 신용카드 사용정지, 출국 규제, 국민연금과 건강보험료 부담도 늘어날 수 있습니다. 만약 명의를 빌려주려면 이런 문제점을 충분히 숙지하길 바라며, 국민연금도 명의를 대여할 때 사업자등록 상 명의자에게 보험료가 부과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더 말씀드립니다. 또 연금을 수급할 때도 수급자(명의 대여자) 소득으로 인정해 ‘소득 있는 업무’에 종사하는 것으로 간주하면 연금액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도 주의하길 바랍니다. ▶ 연금을 받는 동안 공단에 신고할 사항이 있나요? 연금 수급자나 부양가족연금 대상자에게 다음과 같은 일이 생기면 해당일로부터 30일 이내에 꼭 알려주셔야 합니다. 먼저 연금 수급자는 사망, 소득활동 종사 유무(노령, 유족), 재혼, 입양, 파양, 장애상태 변동, 성명, 주민등록번호 변동 등의 상황일 경우 공단에 알려야 합니다. 부양가족연금 대상자는 사망, 혼인, 이혼, 출생, 입양, 파양, 장애상태 변동, 생계유지 중단, 성명, 주민등록번호 변동 등의 경우에 알리면 됩니다. 노령연금 수급권자가 소득 있는 업무에 종사하게 된 경우에도 알려주셔야 합니다. 소득 있는 업무에 종사한다고 판단하는 기준은 소득이 204만4천756원이 될 경우며, 근로소득자의 경우 근로소득 공제 전 기준 월 약 292만원입니다. 이외에도 연금지급계좌, 휴대전화를 비롯한 전화번호, 이메일 주소 등 변경 사항도 될 수 있으면 빠른 시일 내에 공단에 알려주시는 게 좋습니다. 변경된 정보는 국번없이 1355, 또는 국민연금공단 양산지사(371-1511~6)로 전화하면 담당자가 자세하게 안내해 드립니다.
누구나 한 번쯤은 ‘발목을 삐었다’는 경험을 경험을 하게 된다. 특히 따뜻하고 꽃피는 봄을 맞아 야외 활동이 많아지면서 발목을 다치는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발목을 접질리거나 삔 경우에 ‘인대가 늘어났다’고 하는데 이런 발목 부위 인대 손상 진단명을 ‘발목 염좌’라고 한다. 발목 염좌는 가장 흔한 질병 중 하나로 보통 발목을 둘러싸는 안쪽과 바깥쪽 인대에서 손상이 나는 경우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바깥 측 복숭아뼈 밑 인대 손상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발목 염좌는 보통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한다면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 통증 때문에 보행이나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생기는 것은 물론이고 발목 근력이 약화하거나 근육 길이에 변화가 생길 수도 있다. 나아가 균형 감각과 발목의 안정성이 저하돼 삔 다리를 또 삐는 식으로 ‘습관성 염좌’로 발전할 수 있다. 또 해당 부위 통증이 지속하는 경우에는 통증 때문에 움직임을 피하게 되면서 발목 주위 근육이 퇴화하고 관절 강직과 퇴행성관절염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치료는 침과 약침 치료를 통해 근육과 인대의 손상을 치료하고 부항을 통해 손상으로 생긴 어혈을 빼내게 된다. 그 후 테이핑을 통해 발목을 단단하게 고정시켜 발목을 지지시키고 추가 손상을 막게 한다. 집에서의 관리는 초기 2~3일은 냉찜질을 하면서 부종과 통증 감소시키고 충분히 휴식을 취해야만 한다. 발목염좌를 예방하려면 여성은 발목 균형을 잡기 힘든 하이힐보다는 안전한 신발을 착용해 올바른 보행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내리막길에서 발목을 접질리는 일이 많은 점도 늘 염두에 둬야 한다. 운동 전후에는 적절한 스트레칭으로 발목 스트레스를 줄이고 풀어주는 것이 좋다. 꾸준한 운동으로 발목 근육을 강화하면 발목염좌의 발생 확률은 확실하게 줄어든다.
새해가 막 시작됐을 때 지인들과 함께 전라남도 해남으로 여행을 갔다. 그리고 우리는 그 서늘한 팽목항에 서 있었다. 차갑고 시린 겨울바람과 검푸른 바다 위에 기다림의 등대는 노란 리본을 매단 체 흔들리고 있었다. 코끝을 아리게 하는 바람 탓이었을까? 아님, 잠시 봉인된 기억이 딸각하고 열렸기 때문이었을까? 온몸의 한기를 느끼며 외투를 감싸 안았지만 시려진 가슴까지는 어쩔 수가 없었다 . 그랬다. 팽목항은 2014년 4월 16일에 멈춰 있었다. 색이 바래버린 수많은 리본과 누군가가 정성껏 준비해온 아이들의 간식거리가 주인을 잃고 덩그러니 남아 있었고, 죄책감과 미안함에 목이 메어와 굽이치는 파도는 심하게 굴곡을 이뤘다. 얼마나 춥고 무서웠을까, 또 얼마나 엄마가 그리웠을까. 부디 못난 어른들을 용서해 주기를…. 나는 염치없이 빌고 또 빌었다. 사실 타인의 고통을 말없이 보듬고 기억하기가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살기 위해 스스로 망각을 선택하는 것은 인간의 나약함에 대해 다시 확인하는 순간이기도 하지만 그것은 생명체가 갖는 생존의 본능이기도 하다. 허나 유족들이 가진 아픔은 억겁의 세월이 흐른다고 해도 결코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살아남았다는 안도보다, 남겨진 자의 고통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스스로를 조금씩 갉아먹어 육신마저 소멸하고 있는, 그 누군가가 행여 있을까 봐 나는 두렵다. 아니, 좀 더 솔직하게 말하면 혼자만의 아픔이 돼서 더는 위로도 위안도 없는 나날을 견디고 있음을 우리가 그저 바라보고만 있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 그 무엇 하나 변한 것이 없는데 애써 모른 척 넋 놓고 있어야 하는 걸까? 과연 우리가 이래도 되는 걸까? 타 도시에 있는 딸에게 문자를 보냈다. ‘엄마는 네가 매일 그립다. 꽃이 피면 꽃이 펴서 그립고, 비가 오면 비가 와서 그립고, 바람 불면 먼 곳에 있는 네게 혹시라도 이 그리움이 전해질까 창을 열고 한참을 서 있다’ 매년 4월이 오면 흐드러진 벚꽃 아래로 떠오르는 얼굴을, 살기 위해서 잊으라고 누가 감히 말할 수 있을까? 팽목항에서 내가 만난 것은 자식을 가슴에 묻은 이 땅의 어미들이다. 날마다 2014년 4월 16일로 평생을 살아야 하는 이 땅의 어미를 말이다. 그래도 세월은 잔인하게 흐르고 역사의 한 귀퉁이에 이날의 비극이 기록될 것이다. 차마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 없는 그 날의 참담함과 비통함을 역사는 뭐라고 이야기할 것인가. 노란색 하면 나는 개나리, 보름달, 병아리, 나비, 봄을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 노란 리본을 제일 먼저 떠올리게 됐다. 언젠가부터 노란색이 슬픔을 연상하게 되는 색이 됐노라고 말하는 나. 나는 2014년 4월 16일 거대한 배가 침몰하는 광경을 통곡하며 지켜본 대한민국의 부끄러운 어른 중 한 사람이다. 그저 기적이 일어나기만을, 노란 리본을 가슴에 다는 것 외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무기력한 어른이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까지 잡아 줄 손을 믿고 기다렸건만 우리가 먼저 손을 놓아버린 잔인한 그 시간을 너무 쉽게 잊어버린 무정한 어른이다. 늦었지만 그리움의 눈물이 서해가 돼 출렁이고 있는, 팽목항 기다림의 등대에서 나는 그 날을 결코 망각 속에 가두지 않겠노라, 살기 위해 더는 비굴하지 않겠노라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