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방망이로 시작해서 방망이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때문에 간혹 국회의원들은 치열한 의사봉 쟁탈전을 벌이곤 한다.작년 국가보안법 폐지안 상정을 놓고 법사위에서 벌어진 치열한 몸싸움. 의사봉을 찾을 수 없자 최재천 의원(열린우리당)은 손바닥으로 책상을 내리쳤다. 그런가하면 지난 3월에는 행정중심복합도시특별법에 반대하며 법사위를 점거한 한나라당 농성 4인방이 의사봉을 숨기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이 같은 의사봉 쟁탈전은 가치가 있을까? 없다! 의사봉을 두드리는 행위가 법적 효력과 무관하기 때문이다. 국회 사무처 의사국 김선홍 씨는 "의사봉을 두드리지 않았다고, 법적 효력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며 "선포를 하면 자동으로 효력이 발생한다. 의사봉은 관례적으로 사용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결국 의사봉은 권위와 관행의 상징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를 위해 드는 비용은 얼마일까. 국회 사무처 관계자는 "해당 위원회에서 각각 별도로 구입해서 쓰고 있다"며 "본회의장에서 쓰이는 의사봉 세트는 22만원 정도"라고 밝혔다.하지만 시중에서 의사봉을 제작·판매하는 A업체는 "재료에 따라 다르지만, 향나무 같은 고급 재질 세트의 경우 6만원"이라며 "이 제품을 대기업에서도 쓰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두 업체에도 알아본 결과, 의사봉 세트는 각각 7만원과 10만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22만원이란 가격에는 '국회 권위를 세우기 위한 거품' 또한 포함되어 있는 셈이다.현재 국회에는 본회의장을 비롯, 17개 상임위 회의장, 예결위 회의장, 특위 회의장 등에 의사봉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지난 4월부터 산업자원위원회는 의사봉을 쓰지 않고 있다. 새 위원장으로 선출된 김용갑 의원(한나라당)이 "국회법 어디에도 의사봉 관련 규정은 없다"며 "불필요하고 권위적인 관행을 없애기 위해 의사봉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내세웠기 때문이다.의사봉은 합의의 결과물을 상징한다. 하지만 우리 국회에서 의사봉은 오히려 '합의를 방해하는 상징물'로 자주 사용됐다. 합의를 도출하려는 머리 싸움보다, 의사봉을 차지하려는 몸싸움을 선택한 경우가 그만큼 많았기 때문이다. 이제 의사봉은 박물관으로 보내도 되지 않을까.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니까.
<여의도통신 - 이정환 기자>
이제까지 정부의 분양권 전매 제도 변천 과정은 크게 두 단계를 거쳤다. 먼저 전매 행위 제한 단계. 1981년 국민주택 전매행위 제한을 시작으로 1987년 전매제한 국민주택이 확대됐고, 1992년에는 전매제한 대상이 민영주택까지로 확대됐다.그러나 IMF가 변수가 됐다. 주택을 분양 받은 사람들의 중도금 지급 능력이 떨어지고, 이에 따라 주택업계가 자금난을 겪게 됐다. 이에 정부는 주택 거래 활성화를 목적으로 주택 전매 행위 등에 대한 제한 규정을 전격 폐지하게 된다.부분적으로 전매제한이 살아나기 시작한 시기는 2002년. 정부는 분양권 전매 차익에 따른 투기가 늘어나자, 주택시장 안정 대책으로 '투기과열지구 전매제한 제도'를 도입한다. 올해 1월에는 분양가상한제 적용 주택도 전매제한 대상에 포함됐다.양산 지역은 2003년 10월에 토지투기지역, 11월에는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바 있다. 2004년 8월에 모두 해제됐으나, 지난 2월에 다시 토지투기지역 심의 대상에 올랐다. 현재 지정은 유보된 상태다.
<여의도통신 - 이정환 기자>
지난 대정부질문에서 김양수 의원은 원가연동제 폐지와 분양가 원가 전면 공개, 분양권 전매 전면 금지, 공공택지 공영개발, 주택관련 행정조직 개편 등 '주택문제 해결을 위한 김양수의 4대 제안'을 내놨다. 그는 자료집에서 근본 취지를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주택은 사람이 사는데 가장 필수적인 요소로 더 이상은 시장 논리로만 접근해서는 안됩니다. 주택은 재산의 개념이 아닌 주거의 개념으로 전환돼야 합니다. 이제 주택 시장에 있어서 제도를 통해 시장 가격을 직접 조절하기 위한 정부정책의 근본적인 변화가 절실합니다."(김양수 의원 대정부질문 자료집 중에서)◇ 4대 제안의 요체는 정부 개입 강화 '정부 정책의 근본적인 변화'는 무엇일까. 바로 '부동산 정책에 대한 정부 개입 강화'다. 먼저 '분양가 원가 전면 공개'를 살펴보자.김 의원은 "택지비, 공사비, 설계감리비, 부대 비용 등 주요 항목만 공개하는 것은 사실상 분양 원가를 공개하지 않는 것"이라며 "공사비의 경우 업체들이 공종별로 하도급을 주지만 장부상에는 하도급 비용이 아닌 원비용으로 적는 게 업계의 관례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이어 그는 "원가를 투명하게 공개하기 위해서는 건설교통부, 각계 전문가, 시민단체 등으로 위원회를 구성해 객관적인 검증 장치를 마련해야 하며, 분양가 허위 공개시 면허 박탈 등의 강력한 제재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분양 원가에 대한 정부의 강도 높은 감시 체계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분양권 전매 전면 금지도 사실상 정부의 적극적인 시장 개입을 주문하고 있다. 김 의원은 사유 재산 침해 논란을 의식, 머뭇거리는 정부에 대해 "분양권이라는 것은 개별 주택의 완전 매입에 있어 우선 선택권을 갖고 있음을 뜻하는 것으로, 계약 후 개별 주택의 집값을 완납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사유 재산 침해라는 주장은 근거가 미약하다"고 주장한다.아울러 그는 전매 금지가 건설 경기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판교 신도시의 경우, 25.7평 이하 아파트에 한해 5년간 전매가 금지되어 있지만, 부동산 거래 시장은 오히려 과열되어 있는 상태"라며 "시장 입지 및 주변 상황, 각종 인프라 등 여러 상황이 복합적으로 건설 경기에 영향을 미친다"고 반박하고 있다. 공공택지 공영개발 역시 정부의 민간 부분 통제 기능 강화다. 김 의원은 정부의 공공소유주택 비율이 20-30% 정도 되야 주택 가격 조절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공공소유주택 비율은 3.4%. 영국 35%, 싱가폴 87%에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치다.그는 최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공공부분이 향후 신도시 개발에 있어서 강력한 주도권을 가져야 한다"며 "앞으로의 신도시 개발은 모두 공영개발을 통해 소득수준에 맞는 살만한 집을 만들고, 정부가 소유권을 갖고 임대함으로써 주택을 소유가 아닌 주거의 개념으로 바꾸어 나가야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자연스럽게 김 의원의 주장들은 새로운 정부 기관 신설로 이어진다. 그가 주장하는 주택청(가칭) 신설도 사실상 부동산 시장에 대한 효과적인 정부 개입을 위한 행정 조직 일원화로 볼 수 있는 것이다.◇ 김양수 의원 주장, 한나라당에서 먹힐까 모두 무주택 서민들에게는 귀가 번쩍 뜨일만한 주장들이다. 하지만 넘어야 할 난관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먼저 소관 상임위인 국회 건설교통위 소속 위원들이 분양 원가 전면 공개에 대해 대부분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내일신문>이 실시한 전화 설문 결과에 응답한 건교위원 15명 중, 11명의 의원은 반대 입장, 3명은 의견을 유보했다. 전면 공개에 찬성한 의원은 안택수 의원(한나라당)뿐이었다.한나라당 내부에서도 혼선을 겪고 있다. 최근 한나라당 정책위는 아파트 분양 원가 전면 공개 입장을 밝히고, 당론 추진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강재섭 원내대표는 찬성 입장, 하지만 박근혜 대표는 "민간부문은 공개할 수 없다"며 "당 정조위 차원에서 밝힌 것일 뿐, 당론이 아니다"며 제동을 걸고 있다.이 같은 박 대표의 입장은 분양가 원가 공개가 시장 원리에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 한나라당 내부에도 광범위하게 존재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재경부 관료 출신으로 한나라당 정책위 소속인 이종구 의원(제3정조위원장)도 분양가 원가 공개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기본 인식 자체도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작년 국감에서 엄호성 의원(한나라당)이 "한국경제는 현재 좌편향적 정책의 후유증을 드러내고 있다"며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를 좌편향 정책의 예로 지적한 바 있기 때문이다.한나라당은 23일 의원총회에서 당 차원의 부동산 대책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지난 총선에서 한나라당은 '50가지 희망 이야기'란 공약집을 발표했다. 지금 서민들에게는 하나의 희망이라도 필요하다. '내 집 마련의 희망'에 대해 한나라당이 어떤 답을 줄 것인지 주목된다.
<여의도통신 - 이정환 기자>
매주 토요일 필자는 KBS1라디오의 한 시사 프로에 출연한다. '라디오 정보센터-왕상한입니다'가 그것인데, 필자는 그 중에서 '인물로 보는 주간 뉴스 브리핑'(오후 1시 15분경 방송)이라는 코너를 맡고 있다.한 주 동안 화제가 된 인물에 대한 분석을 통해서 우리 시대의 자화상을 그려보자는 것이 이 코너의 목적. 약 10분 동안 진행되는 짧은 코너이긴 하지만 필자에겐 나름의 고집이 있다.단순한 인물 소개에 머무르지 않고 뉴스의 행간이나 막후에 숨어 있는 어떤 사회적 의미를 찾아내 보자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지난주에 소개한 박주영 선수만 해도 그렇다. 한국 축구의 전통적 고질병인 골 결정력 부족을 일거에 깨뜨린 탁월한 공간 침투 능력과 반 박자 빠른 슈팅, IQ 150의 머리에서 나오는 지능적인 플레이와 낮은 무게 중심에 기반한 환상적인 드리블 솜씨….여드름 투성이의 스무 살 '축구천재'가 두 차례의 월드컵 예선경기에서 보여준 뛰어난 능력에 대한 찬사와 분석은 이미 여기저기서 많이 쏟아져 나온 터. 필자마저 같은 얘기를 반복할 필요는 없었다. '관계 맺기로 분석한 박주영의 성공 비결'이라는 새로운 접근은 그래서 시도됐다.축구는 혼자만 잘 하면 되는 '개인경기'가 아니라 11명의 선수가 함께 호흡을 맞춰야 하는 '단체경기'다. 따라서 선수 개인의 '탁월함'과 '창의성'의 미덕도 필요하지만 선수와 선수간의 '화합'과 '협동'의 미덕이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종목이다.그리고 지금까지 박주영 선수는 그런 미덕을 무난하게 잘 발휘해온 것으로 보인다. 과거 잘 나가던 운동 선수가 상대팀 선수의 반칙과 견제 이전에 동료들의 시기와 질투에 상처받고 어느 날 갑자기 그라운드의 뒤안길로 사라졌던 사례가 적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것은 매우 큰 장점이자 미덕이 아닐 수 없다.실제로 박주영 선수는 골을 넣은 뒤 '절제'와 '겸손'과 '배려'의 미덕을 발휘했다. 우선 골 세리머니에서 자신을 지나치게 드러내는 표현 방식을 자제했다. 뿐만 아니라 경기가 끝난 뒤 언론과 인터뷰를 하면서는 도움을 준 동료 선수의 이름을 일일이 거론하며 고마움을 표시했다.MVP상을 수상한 쿠웨이트전 직후 뛸 뜻이 기뻐해도 부족할 텐데 도리어 담담하고 차분한 모습을 보여주고, A매치 2경기 연속골을 넣은 기분이 어떠냐는 기자의 질문에 "기분은 좋지만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게 된 것이 더 기쁘다"고 답변해 신선한 충격을 안겨준 것도 빼놓을 수 없다.솔직히 말해서 아무리 뛰어난 선수라 해도 동료들이 도와주지 않으면 속수무책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박주영 선수가 국가대표 A매치 경기에서도 변함 없이 보여주고 있는 골 기록은 그가 선배와 동료와의 '관계 맺기'에서도 성공하고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그런 점에서는 요즘 '잘 나가는 또 한 명의 한국인' 황우석 교수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그 역시 자신의 전공 분야에서만이 아니라 타인과의 '관계 맺기'에서도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고 있으니 말이다.곤란한 질문에는 적절한 유머로 대처하고, 난해한 연구 내용은 쉬운 비유를 들어 설명할 줄 아는 능력이 그 징표라고 할 수 있다.그렇다. 타인의 생각을 철저히 무시하고 모든 것을 힘의 논리로 밀어붙여도 통하던 독불장군의 시대는 끝났다. 타인과의 상생의 관계 맺기를 통한 시너지 창출, 박주영 선수는 그런 미덕을 겸비한 사람만이 진정한 영웅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우리에게 전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정지환 기자 ssal@ytongsin.com
차세대 인터넷주소자원이라고 불리는 IPv6주소는 기존 IPv4주소의 고갈문제를 해결하고 유비쿼터스 실현을 위한 주요 인프라로써, 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은 지난11일 아태지역 인터넷주소관리기구인 APNIC을 통하여 /20(슬래시20)규모의 IPv6주소를 확보하였다고 밝혔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독일과 유럽연합에 이어 세계3위, 아태 지역 1위의 IPv6주소 보유국이 되었으며 금번 확보한 IP주소의 양은 전세계 인구 1인당 수천조(兆)개를 활용할 수 있는 정도이다. 홈네트워킹, 전자상거래, 텔레매틱스, 와이브로, DMB, RFID 등 다양한 서비스가 개발·상용화 되면서 이러한 모든 서비스의 기반이 될 IPv6 주소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보통신부는 IT839전략의 3대 인프라에 ‘IPv6의 도입’을 포함하고 안정적인 IP확보를 위해 정부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추진해 왔다. 정보통신부 인터넷정책과 라봉하 과장은 “산업시대의 고속도로와 마찬가지로 IP등 인터넷주소자원은 정보화 시대의 주요기반”이라고 언급하고 “정보통신부는 차세대 인터넷 주소자원인 IPv6주소의 안정적인 국내 수급을 통해 u-KOREA 건설을 앞당길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IPv6주소 확보를 통해 IP주소 부족에 대한 우려를 해소시키는 것은 물론, 차세대 인터넷 관련 시장성장과 산업 활성화의 촉매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일본과의 영유권 문제로 국민적 관심이 높은 지역인 독도에서 우리나라 고유의 미생물을 발견하여 국제학계에 등록함으로써, 독도에 관한 과학적 자료를 선점, 확보하고 독도가 국제적으로 우리의 땅임을 알리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독도에서 발견한 다양한 미생물을 대상으로 산업적으로 유용한 미생물을 탐색하는 연구가 진행 중에 있으며 새로운 미생물은 새로운 기능이나 유용한 물질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크므로 향후 신약후보 물질, 효소 등 산업적가치가 높은 제품을 생산하는 데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과기부(부총리 겸 장관 吳明)는 ‘미생물유전체활용기술개발사업(단장 오태광, 21세기 프론티어연구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윤정훈 박사 연구팀은 독도에서 지금까지 학계에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미생물 박테리아 5개의 균주를 세계 최초로 발견하여 국제학계에 등록하였다고 밝혔다. 또한 세계적 미생물 분류학 학술지 IJSEM에 따르면, 2004년도 신종 미생물 박테리아 확보분야에서 한국이 세계 2위를 달성하였으며,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 연구기관별 비교에서 세계 1위, 윤정훈 박사가 개인 연구자별 비교에서 세계 1위를 달성하여 우리나라에서 미생물 발견 연구가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독도에서 발견된 신규 미생물에는 ‘독도 한국(Dokdonella koreensis)’, ‘독도 동해(Dokdonia donghaensis)’, ‘버지바실러스 독도(Virgibacillus dokdonensis)’, ‘마리박터 독도(Maribacter dokdonensis)’, ‘마리노모나스 독도(Marinomonas dokdonensis)’가 명명되어 국제학계에 등록 되었다.
지난 9일 오후 7시 30분 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는 사단법인 무궁화예술단(이사장 조화자 양산예총 지부장)이 주최하고 경상남도와 양산시, 음악협회 양산지부가 후원한 '제2회 무궁화 예술단 정기공연'이 열렸다.1부와 2부로 나눠 무용과 중창, 합창이 한데 어우러진 이날 공연은 '무궁화예술단 음악콩쿨 우수입상자'의 연주회로 막을 열었다.제2부 본 공연에서는 무궁화 한국무용단이 '살풀이'와 '입춤'으로 우리 전통 춤사위의 빼어난 자태를 뽐냈고, 무궁화 남성중창단이 '우정의 노래', '노래보다 더 좋은 것 없네'를 열정적으로 노래해 관객들과 교감을 나눴다. 뒤이어 한마음 선원합창단의 합창곡 '남촌', '정신 발전의 길', '해수관음의 빛'으로 본격적인 합창 공연을 선보였으며, 여운 국악실내악단이 국악 앙상블 '들춤과 신풀이'를 멋스레 펼쳐 관객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박수의 물결이 잦아질 즈음 무대에 오른 무궁화합창단은 '보리밭, 그리움, 보리피리' 등 우리의 귀에 익은 친숙한 곡들을 불러 이 자리에 함께한 모두가 잠시나마 아련한 향수에 젖어들게 했다.특히 이날 공연을 위해 일봉 스님이 '반야선'과 '인연'으로 특별출연해 무대를 빛냈으며, 무궁화 혼성중창단이 '세노야', '인생은 미완성', '경복궁 타령'으로 마지막 무대를 장식했다.무궁화예술단은 한국의 혼이 깃든 음악과 무용으로 호평을 받고 있는 공연예술단으로 세계화에 발맞춰 해외공연 22회, 국내공연 36회 등 활발한 연주활동을 하고 있다.
배 위에서 구두끈을 매는 여인은 아름답다 / 내가 배를 타고 떠도는 사람이어서가 아니다 / 배 위에서 배낭을 메고 / 귀로 파도소리 들으며 / 눈으로 먼 섬을 가리키는 여인은 아름답다 / 그런 낭만은 어디서 배웠을까 / 학교 선생님이 가르쳐 줬다고 하면 그건 명교사다 / 빈집 문은 어떻게 잠그고 왔을까 / 요즘 도둑이 심하다든데 / 파도소리에 맞춰 / 콧노래 부르며 먼 섬으로 가고 있는 여인은 아름답다 / 여자여서 그럴까 아니 남자라도 / 그런 남자는 세상을 살 줄 아는 남자다 / 사람들은 갈 데가 없어 방황하는 것이 아니라 / 살 줄 몰라서 방황하는 것인데 / 저렇게 떠돌아도 나무라는 사람이 없다는 것은 / 정말 자유를 누릴 만한 사람이다 / 함께 만세를 부르자고 할까 / 우리만의 애국가를 부르고 싶다. - 이생진의 <섬으로 가는 자유인> 전편 교실에는 아이들의 들썩거림이 넘쳐난다. "선생님, 술 마셔도 되나요?" "카드는요?"저 편에서 "수학여행인데, 수학 문제집 가지고 가면 안 되나요?" 하고 싱거운 농담을 던진다. 아이들이 일제히 썰렁하게 재미없는 농담을 한 친구에게 심한 비난을 쏟아 붓는다. 또 다른 한편에서 수학여행 다녀와서 해도 될 두발검사를 왜 꼭 가기 전에 하냐고, 너무 비인간적이지 않냐고 볼멘소리다. 그러자 교실은 두발검사에 대해 깊은 공감을 한 아이들의 불만으로 떠들썩해진다. "머리카락이 뭐가 그리 중요하냐. 길게 기르지 말라면 안 기르면 될 것 아니냐. 뭐 그리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거냐."그러면 벌떼들처럼 대꾸하는 소리. 깍두기 머리 일명 귀두컷을 하고 다니면 쪽팔린다고. 다른 학교 학생들에게 기가 죽는다고. 여학생들에게 폼도 나지 않는다고. 삼손도 머리카락을 잘리고 모든 힘을 잃었다고. 머리카락은 우리의 에너지이자 프라이드이며 프라이버시라고…나는 그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가볍게 다룬 잘못으로 한참의 공격을 당하고 나서 오히려 내가 그들에게 설득을 당한다. 그렇지, 사소한 것이 중요한 저 나이. 나이 들면 사소한 것들은 사소해서 버려두고 중요한 것은 힘에 부쳐 밀쳐두고 어정쩡하게 살아가는 어른이 될 텐데, 이 아이들의 사소함을 존중해야지 하면서도 나는 목소리에 힘을 준다. "오늘 가서 머리 짧게 잘라 와."소지품 검사는 학년부장 선생님께서 직접 하실 것라고 엄포를 놓는다. 그래도 아는 놈들은 알 테다. 수학여행 가는 날인데, 적당히 넘어가리라는 것도, 눈치껏 하면 되리라는 것도. 나도 저맘때 저랬는가. 아무리 생각해 봐도 별 신통한 생각이 나지 않는다. 머리는 자율화였으니 아무 말이 없었던 것 같고… 그 때도 술을 마시고 방안 가득 토사물을 토해 낸 친구가 있었던 것 같고, 무슨 설움이었던지 엉엉 울었던 친구가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어떤 스트레스도 없이, 단지 하지 말라고 하니 한번 마셔보고 싶은 술, 피우지 말라고 하니 피워 보고 싶은 담배가 아니라 정말 사는 게 힘들어서, 세상이 만만치 않아서, 술을 축내고 담배를 피워 대는 그런 때가 오면 너희들 한번 당해 봐라. 이 녀석들아, 살기가 얼마나 팍팍한 지… 낭만을 가르쳐 줄 수 있는 명교사가 아니어서 나는 안타깝다. 들썩거리는 종례는 이렇게 끝이 나고, 우리는 여행을 갈 것이다. 행선지가 어디라도 이곳이 아닌 그곳으로 가는 즐거움. 콧노래를 부르며 약간의 자유를 누리면서… 그 자유 뒤에는 반드시 현실로 돌아와야 하는 뼈아픈 배후가 있음을 느끼면서 아이들이 조금 자라고, 본격적인 여름이 올 것이다.
링컨은 사업에 실패한 사업가 였다.1831년 친구와 동업하던 장사가 실패하고 빚만 남았다.함께 동업한 친구는 자살을 하여 모든 빚은 링컨이 떠맡게 되었다. 그는 울타리 만드는 일, 우체부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하며 빚을 갚았다.1832년에는 주의회 의원에 낙선을 했지만, 또 다시 사업을 시작했다. 그렇지만 1833년 실패하여 17년간 그 빚을 갚아야만 했다. 그는 신경쇠약으로 고생을 했으며, 8번이나 선거에 낙선하는 불운한 인생을 살았다.링컨은 네 살 때 동생, 아홉 살 때 어머니, 열여덟 살 때 여동생이 죽어 영원한 이별을 해야만 했다.두 아들이 그의 눈앞에서 죽었다. 아내는 거의 정신이상자였다.링컨은 이러한 불운한 삶을 살았지만 절망하지 않고 도전하는 오뚜기 인생을 살았다.그는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이었다. 그가 거친 직업은 농부, 뱃사공, 장사꾼, 군인, 우체국 직원 등 열가지가 넘는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불과 3개월밖에 학교를 다니지 못했지만, 그의 세익스피어 연구는 전문가 수준이었고 성경지식은 신학자 수준이었다. 그는 선거에 8번 낙선한 인생이었지만, 끊임없이 도전하여 결국은 성공적인 삶을 이루었다.몇 번의 실패가운데도 1834년 주의회 의원에 당선했다. 그리고 이후 10년간 몇 번의 실패가 있었지만 1846년 국회의원에 당선되었다. 국회의원 이후 또 다시 15년이 넘는 세월을 낙선했지만 그의 도전은 계속되었다.결국 그는 1860년 대통령에 당선되었다.살다보면 어려움도 만나고 실패도 할 수 있다. 문제는 실패한 후 어떻게 살아가느냐가 중요하다.링컨처럼 때론 아픔을 만나고 실패를 해도 오뚜기처럼 다시 일어나 도전할 수 있는 힘, 그것이 진정한 힘이 아니겠는가?어제의 일은 잊고 또다시 일어나는 사람이 되자.
아파트인데도 어떤 연유에서인지 <호텔 선인장>이라고 이름 붙여진 오래된 건물을 무대로 '오이', '모자', 숫자 '2'라는 세 주인공이 등장한다.이들은 사람의 별명이 아닌 진짜로 '오이', '모자', 숫자 '2'이다.각기 다른 성장 배경 속에서 어쩔 수 없이 만들어진, 스스로 그렇게 되어버린 시니컬한 모자와 순수하고 솔직한 성격을 가진 오이, 그리고 뭐든 분명치 않은 것은 참지 못하는 2. 세 사람이 함께 하고 있는 같은 공간과 시간 속에서 각자가 보고 있는 세상과 느끼고 있는 세상은 각기 다르다.숫자 '2'는 위층에 사는 오이에게 운동을 멈춰달라고 말하기 위해 처음으로 다른 사람의 방을 찾아간다. 활발한 오이에게도 숫자 '2'의 방문이 이 아파트에 이사 온 후로 처음이다. 이 일을 계기로 중재를 맡았던 '모자'를 포함한 세 명은 '오이'의 방에 모여, 각자의 음료수를 마시면서 만족스러운 나날들을 보내기 시작한다.서로 취미도 다르고 직업도 다르고 근본적인 사고방식도 다른 세 명이지만, 제 나름의 방식으로 서로의 존재를 일깨워 가면서, 어느 덧 혼자일 때는 잘 몰랐던 즐거움과 쓸쓸함, 안타까움이라는 감정을 느끼게 된다. 여러 가지 일상 속에서 '호텔 선인장'에서의 생활은 재미있게 지나가지만 이윽고 즐거운 날들에 이별을 고해야 할 시간이 다가온다. '덧없음'에 누구보다도 친숙한 '모자', 깊이 생각하기 싫어하는 듯하지만 내심은 무언가 잃어버리는 일에 서툰 '오이', 언제나 손에 넣을 수 있는 것만 길들이려 하는 숫자 '2'는 각각의 모양으로 이별을 준비한다.<냉정과 열정사이, rosso> <반짝 반짝 빛나는> 등 군더더기 없고 세련된 문체, 감각적인 언어로 국내 독자들을 사로잡은 '에쿠니 가오리'의 세 번째 소설인 이 작품은 '오이', '모자', 숫자 '2'라는 세 주인공들의 우정을 통해 사람이 사람을 알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묻고 있다.책의 중간 중간에 들어있는 몽환적인 삽화는 마치 동화책을 펼치고 있는 기분을 느끼게 하고, 우리 주변에 쉽게 보이는 사물을 의인화 시켜 등장시킨 그녀의 글은 황당하지만 문득 고개가 끄덕여지는 묘한 공감을 준다.너와 나는 분명 같을 수 없고 그냥 같은 공간, 같은 시간에 함께 있다.서로가 각자 그대로를 인정하고 받아들임으로써 서로의 다름이 만남의 신선한 재미있는 요소로 작용해 유쾌하고 재미있다.
2004년 2월, 젊고 깨끗하며 참신한 사운드를 갖고 있는 전문 성악인들과 김성중 지휘자 및 전문 스텝들과의 만남으로 결성되어 진정한 합창 사운드, 서양음악과 우리나라 및 세계합창음악에 이르는 다양한 레퍼토리, 획기적인 무대구성 등을 통해 관객과의 호응도를 넓혀가고 있는 양산시립합창단의 두 번째 정기연주회가 지난 14일 양산문화예술회관 대강당에서 열렸다.이번 공연의 1부 순서에서는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은 아들을 바라보는 어머니의 참담한 심정과 견디기 힘든 인간적 고통을 표현한 Stabat Mater(서 있는 어머니)의 제 1곡, 제 5곡, 제 8곡, 제 10곡과 특별출현 한 김한기 교수의 바이올린 연주가 펼쳐져 관객의 많은 박수를 받았다. 2부 순서에서는 '아직도 네겐 음악 있네', '쉿, 쉿, 원수 갚으러 갑시다 (오페라 '리골레토' 중)', '바윗고개', '저 구름 흘러가는 곳', 'A time for us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 주제곡)'등 다양한 레퍼토리를 관객들에게 선사했다.청아한 피아노 반주와 웅장하고 힘이 넘치는 합창단의 노래에 관객들은 숨을 죽이며 공연 속으로 빠져들었다.아름다운 성가와 가곡을 들려주던 공연의 후반부에서 시립합창단원들이 펄시스터즈가 히트시킨 '커피 한 잔'을 부르며 가벼운 율동을 시작하자 관객들은 깜짝 놀랐지만 이내 박자에 맞춰 박수를 치고 노래를 함께 부르면서 즐거워했다.이어 남자 단원들이 무대 앞으로 나와 캔의 '내 생애 봄날은'을 부르며 댄스를 선보이자 관객석에서는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와 지루할 수도 있던 공연을 반전시켜 관객과 합창단원들이 함께 호흡하는 즐거운 공연이 되었다.차분하고 웅장한 분위기를 반전시킨 시립합창단의 노래와 율동에 관객들은 '앙코르'를 외치며 기립박수를 보냈다.
피부는 특정 질환에서부터 단순한 잡티, 주름 등의 미용적인 부분까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항상 관심의 대상이 되는 우리 몸의 일부분이다. 다양한 피부의 관리와 치료법이 있겠지만 오늘 소개할 치료법은 다파장의 레이저를 한 번에 조사하여 원하는 효과를 극대화 시키도록 고안된 IPL.IPL은 Intense Pulsed Light의 약자다. Laser가 특정 매질에서 나오는 특정 파장의 빛을 이용하는데 반하여 IPL은 다양한 파장의 빛(515-1200nm)을 강한 pulse 형태로 방출시켜서 임상적으로 이용하는 형태로 그 시작은 1993년 미국의 ESC사에서 의료용 기기를 만들어 내는데 성공하여 지금까지 이르고 있다. IPL은 미국, 유럽에서는 이미 보편적인 치료방법이며 아시아에서는 일본에 이어 국내에서도 1년 전부터 보급되기 시작하여 laser 치료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기존의 레이저와 달리 넓은 파장대의 빛을 한번에 얼굴전체에 조사하여 주근깨, 잡티, 검버섯 같은 색소와 더불어 안면홍조, 모세혈관 확장증 같은 혈관 콜라겐 합성에 의한 잔주름 개선 등을 한번에 개선시키는 시술이다. 따라서 시술 후 얼굴톤이 밝아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IPL은 3-5회 정도 치료받으면 효과를 볼 수 있지만, 1-2회의 시술로도 충분한 미백효과 및 잔주름 개선효과를 볼 수 있다. 경우에 따라 적극적인 미백치료를 위해 미백 스켈링과 병행하여 시술받을 경우 좀더 빠르고 피부톤이 환해지는 상승효과를 얻을 수 있다.이 치료는 3주에서 4주 간격으로 5회 정도 치료하는 것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주근깨나 기미는 한 번의 치료 후에도 상당히 좋아지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얼굴이 빨개지는 증상도 한 번 내지 두 번 치료를 하면 좋아지는 효과를 느끼게 된다. 하지만 한 두 번의 치료로 모든 것이 다 좋아지는 것은 아니어서 5회 정도 치료를 하는 동안 여러 증상들이 좋아지게 된다. 치료를 하기 전에 얼굴 전체에 국소 마취연고를 바른 후에 약 30분에서 40분 정도 지난 후에 치료를 하게 되며 치료 시간은 약 30분-40분 정도 걸린다. 마취 연고를 바르고 시행하기 때문에 통증은 거의 문제가 되지 않는다.
주말에 방영되는 문화방송 정치드라마 '제5공화국'에서 최근 두 주에 걸쳐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루었다. 80년 5월 광주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모르던 젊은 시청자들은 MBC 게시판에서 전두환 씨와 군부독재세력에 대한 경악과 분노를 쏟아 부었다.정작 내 관심을 끄는 것은 이에 대해 '전사모'(!) 회원들이 나타내는 반응이다. (전두환 씨에게 팬클럽이 생긴 게 놀라운가? 그다지 놀랄만한 일도 아니다. 조폭 영화가 흥행에 성공할 때면 깡패들의 세계를 동경하는 미성숙한 인간들이 나타나게 마련인 것처럼, 드라마 속 정치깡패들이 브라운관에서 벌이는 활약을 지켜보며 이들 후천성교양결핍증 환자들이 환호하는 것도 새삼스러울 게 없다.) 연합뉴스가 소개한 '전사모' 회원의 글에는 이런 대목이 있다. "드라마를 보면서 느끼지만 광주 시민들은 왜 까불었나? 처음 공수부대가 갔을 때 집에 가만히 있었어도 저런 일은 없었을 거다."전두환과 신군부 세력이 만든 민정당의 계보를 이어온 모 정당 지도부마저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을 찾아 추도하는 마당이다. 정치인 특유의 쇼맨십에 불과한 광주행일지 모르나, 자신들이 역사에 길이 길이 욕먹을 짓을 했다는 것만큼은 알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광주 시민에 대한 학살 자체를 옹호하는 정신상태를 지닌 이들이 적지 않게 존재한다는 건 '인간에 대한 예의'를 느낄 줄 아는 다른 이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한다.문민정부 이후로 정치권력은 군사정권에서 민간정부로 바뀌었지만, 군사문화는 여전히 한국 사회 곳곳에 스며있다. 앞서 언급한 '전사모' 회원이 광주를 바라보는 시각 역시 그런 멘털리티로만 설명이 가능하다. 사실, 군부독재의 습속은 우리 주변 곳곳에 일상적 파시즘의 형태로 남아 있다. 단체와 조직의 이익을 위해 개개인의 신념과 인권에 대한 존중은 무시될 수 있다는 '일사불란주의', 설정된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의 정당성은 덜 중요하다는 '상황윤리' 등은 대표적인 예에 불과하다. 일상적 파시즘은 진보적인 단체나 지적으로 각성된 개인 역시 끊임없이 경계해야 할 군사문화의 어두운 그림자다.
같은 양산이지만 내가 살고 있는 곳과는 꽤 거리가 먼 웅상읍에 위치한 '양산어린이창조학교'에서 한달에 한번 있는 나들이 수업과 방학캠프를 아이들과 함께 해 왔었다.방과 후와 주말에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아이들을 보내고 싶었지만 거리가 만만치 않아 고민하고 있던 차에 가까운 곳에 있는 '양산여성회'에서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체험표현교실'이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소식을 듣고 무척 반가웠다.본격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전에 프로그램 진행교사인 진병찬 선생님과 학부모와의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체험표현활동'에 대한 설명이 이어지는 동안 나의 초등학교 글짓기 수업시간이 생각났다. 선생님이 원고지를 나눠주시고 '어머니'란 제목으로 글을 쓰라고 했을 때의 그 막막함… 나중에 가닥을 잡고 글을 쓴 것이 진짜 내가 쓰고 싶은 '내 엄마'가 아닌 형식적인 보여 지는 것에 억눌려 마지못해 쓴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한 번은 시를 써가는 숙제가 있었는데 내가 느끼고 생각한 시가 아닌 책에서 나름대로 표 안나는 시를 골라 베껴 제출한 기억도 있다. 소중한 내가 없이 남을 의식해서, 내가 쓴 글을 '누가 뭐라 하지 않을까' 의식해서 솔직한 나만의 글을 가지지 못했다.그렇다. 참 소중하다. 체험을, 진짜 자기 생각을 표현한다는 것은 자기를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건강한 정신과 건강한 생각을 가졌다는 것이다.'체험표현교실'이란 수업이 어떻게 진행되고, 아이들 마음을 어떻게 읽어내는지 참 궁금했다. 수업은 달별로 주제를 정해서 진행되었다. 4월에는 '나무야 나무야', 5월에는 '섬김과 모심', 6월에는 '평화', '체험표현수업'이 진행됨에 따라 아이들의 달라지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공부를 하면서도 공부라 생각하지 않는 아이들, 문제는 주어지지만 모범답안을 가지고 있지 않은 선생님과 함께 자기 주도적이면서도 팀웍을 잘 이루어가고 있다.여러 가지 형태로 자기를 들어내고 풀어가는 과정을 통해서 아이들은 건강한 자기 마음의 밭을 일구어 가고 있다. 체험표현활동을 통해 마음의 밭을 말랑말랑하게 할 수 있는 하나의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첫 학부모 모임에서 진병찬 선생님이 들려 준 '표현은 체험의 범위를 벗어나지 못 한다'라는 말을 자꾸만 되 내이게 된다.
어린 시절 내가 다닌 초등학교는 면 지역에 있는 작은 학교였다. 역사가 오래되어 할아버지에서 손자까지 동문이다. 한 지역의 거의 모든 사람들이 한 학교를 나오다보니 굳이 애교심이나 애향심을 강조할 필요가 없다. 학교의 일이 지역사회의 일이고 지역사회의 일이 학교의 일이었다. 그러다 학교는 폐교되어 지금은 건물만 남아 있다. 가끔, 가는 길에 일부러 그 곳을 둘러보며 어린 시절의 상념에 잠기곤 한다. 학교가 폐교되었을 때, 그 지역의 어른들은 한동안 마음 한 곳이 허전했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도 건물만 남아 있는 학교를 보면 안쓰럽다는 생각이 든다고 한다. 학교를 다니는 학생일 때는 느끼기 어렵지만 졸업을 하고 나면 학교는 마음의 고향이 되는 것 같다. 교사가 되어 발령 희망지를 적으라기에 양산을 적었고 뜻대로 양산에 오게 되었다. 양산에 오고 싶었던 건 무조건 부산 가까이에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얼마간은 양산에 온 것을 후회했다. 속으로 한 2~3년 있다가 큰 도시로 가거나 이곳보다 작은 시골학교로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건 학교가 지역사회를 바라보는 시각과 지역사회가 학교를 바라보는 시각에 대한 실망감 때문이었다. 학교는 지역사회에서 훌륭한 인재를 지역의 학교에 보내지 않아서 문제가 있다고 하고, 지역사회는 학교에서 제대로 교육을 하지 않기 때문에 문제라고 하는 것 같았다. 이러한 논쟁에서 교사들은 방관자로 남고 학생들은 깊은 열패감을 느껴야 했다. 교사들에게 있어서 양산은 잠시 거쳐 가는 곳 이상의 의미를 지니지 못했고, 학생들의 경우 상급학교 진학 때 양산에 남아있는 것은 공부를 못 하기 때문이라는 패배감을 짙게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학교에는 야심에 가득 찬 교사들과 학생들이 있었다. 그들은 오기로 똘똘 뭉쳐 그들이 가고자 하는 한 길만을 가고 있었다. 다행히 나에게도 그러한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옆에 있어 양산을 사랑하게 되었고 양산에 오래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지금 양산에는 새로운 기운이 싹트고 있음을 느낀다. 양산이 삶의 터전인 사람들에게서 그러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학교에서도 그렇다. 몇 년 있다가 다른 곳으로 가겠다던 젊은 교사들이 양산에 근무하는 한 열정을 가지고 교육에 헌신하겠다는 모습도 보이고, 양산에서 나고 자라 양산에서 훌륭한 시민으로 살아갈 아이들도 있다. 이제는 더 이상 열패감에 사로잡혀 무기력하거나 의기소침해야 할 이유는 없다는 걸 깨달을 때면 힘이 난다. 이런 시기에 학교와 지역사회, 지역사회와 학교가 어떠해야 하는가를 깊이 있게 논의하는 자리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학교를 지역사회의 시설물 중 하나로 생각하고 학교는 시설물을 개방하고 지역 사람들은 그걸 이용하는 정도로 학교와 지역사회의 관계를 규정하는 사람들이야 없겠지만, 구체적 상황 속에서 학교를 시설물 정도로만 생각하는 사고가 묻어나온다면 참 안타까운 일일 것이다. 학교에서는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한 교육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있어야 할 것이고 지역사회는 학교교육을 지원하는 논의를 적극적으로 시작하는 계기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자꾸만 생겨나는 학교와 아파트를 보면서 하게 된다.
색다른 경험이었다. 늘 신문사란 존재가 멀게만 느껴졌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보다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또, 신문사에서 만든 신문을 보니까 신기하기도 하였다. 우리지역 양산시민신문이라 더욱 친근하게 느껴졌었고, '저렇게 매주 신문을 내는 게 힘들진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난 편집부에서 한 학기에 2번 내는 신문도 벅차기만 하고 힘들다고 투덜거린 것 같은데 이번기회를 통해 반성해야겠다고 느꼈다.(신정미 / 양산여고 1학년) 6월 11일 전일제 하는 날, 편집부에서는 신문사를 방문하였다. 편집부에 들기 전에는 신문에 별관심도 없었는데, 전일제날 신문사에 가서 신문사 대표님의 신문 만드는 과정과 여러 가지 신문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신문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갖기로 했다. 신문 만드는 과정은 정말 복잡했지만 한편으로는 신기했다. 신문을 편집하는 과정은 정말 재미있을 것 같고 나도 열심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이예지 / 양산여고 1년) 회의실에서 편집회의를 끝낸 후, 신문사 대표님의 설명을 들었다. 신문이 무엇인지, 그곳에서 하는 일이 무엇인지, 여러 신문사에 대한 이야기, 기자가 해야 할 것들에 대해 이야기 해주셨다. 신문의 제작부터 편집까지 모든 것은 컴퓨터가 있어야 했고, 컴퓨터는 신문제작을 하기에 정말 편리해 보였다. 컴퓨터도 물론 중요하지만 내 생각에는 그곳의 기자들이 정말 대단해 보였다. 양산의 소식을 우리에게 바르고 정확하게 전달하고, 양산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아주 좋았다. 학교에서 배우지 못한 것들을 많이 알 수 있어 참으로 좋은 경험이 되었다.(도의령 / 양산여고 1년) 양산시민신문사 김명관 대표님의 강의로 올바른 기자의 태도와 자세, 기자로서 갖추어야 할 필요한 지식을 배웠다.또 우리들에게 직접 신문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해 주셨는데 앞으로 우리학교 신문제작 과정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기자정신이야말로 우리사회에 가장 필요한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김미혜 / 양산여고 2년) 지난 토요일 CA때 양산시민신문사를 방문한 우리들은 먼저 회의실에서 우리학교 신문에 대해 회의를 했다. 우리학교의 편집실과 별반 차이가 없었기 때문에 왠지 모를 자부심이 생겼다. 신문사 대표님의 강의를 들었을 때는 규모는 작으나 비리 없고 깨끗하고 훌륭한 신문을 만들어가고 있는 양산시민신문사가 새삼 자랑스러웠다. 또 신문기자라는 직업에 호기심도 생겼다. 꽤 오랫동안 잊을 수 없을 기억이 될 것이고, 내 위치에 좀 더 자부심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다시 한번 가서 더 자세히 편집하는 것을 배우고도 싶다. 완벽한 기자가 되기 위해 자만하지 않고, 열심히 배울 것이다.(이예은 / 양산여고 1년)
요즘 우리지역 중ㆍ고등학교에서 한 달에 한번 토요일 전일제(CA)를 통해 학생들이 평소 관심을 가지고 있던 분야나 해보고 싶었던 활동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하는 교육활동을 펼치고 있다.따라서 각 학교에서는 영화감상부, 신문부, 편집부, 당구부, 요리부, 탁구부, 도서부 등 많게는 수 십 과목에 이르는 다양한 부서를 개설하여 학생들의 욕구충족은 물론 개성과 끼를 살릴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고 있어 학교 내에서만 하는 교육이 아니라 학교 밖을 이용한 현장교육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지난 11일 토요일 오전. 양산여자고등학교(지도교사 이헌수) 학교신문 편집부 학생 18명이 지도교사와 함께 본사를 방문했다.이헌수 지도교사는 "학생들이 지역에서 활동하는 언론사를 직접 방문하여 사무실 견학도 하고, 신문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물론 취재과정 등을 생생하게 현장에서 보고 느낄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마련했다"고 말했다. 본사를 방문한 학생들은 학교에서 배운 이론적 수업을 토대로 지역의 풀뿌리언론이 지역사회 언론문화를 개척해 가는 생생한 현장을 체험하는 기회를 가진 것이다.1, 2학년 학생들로 구성된 편집부 학생들은 현재 학교에서 분기별로 1회 발간하는 학교신문을 만들어가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경남도 소재 모 일간지에서 주최한 학교신문경진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날 학생들은 본사 회의실에서 학교신문 편집에 관한 자체회의를 마친 후, 본사 김명관 대표의 강의를 들었다.김 대표는 학생들에게 신문이 지닌 사회적 역할을 비롯해 취재기자의 자세, 신문편집 등의 실무과정을 자세히 설명하였으며, 강의를 들은 학생들은 현장교육의 생생함을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특별법안의 정식명칭은 '신행정수도 후속대책을 위한 연기ㆍ공주지역 행정중심 복합도시 건설을 위한 특별법'으로 연기ㆍ공주지역에 행정기능을 이전하고 자족형의 친환경, 인간중심, 문화정보도시를 건설한다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공공건물의 건축과 행정도시 광역교통시설의 건설을 위해 국가예산에서 지출하는 금액의 상한선을 8조 5000억원으로 하고 있고 대통령 소속으로 총리와 민간인을 공동위원장으로 하는 30명 이내의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그 실무조직으로 추진단을 두며 이전 부처는 12부4처2청으로 한다. 정부 부처 가운데 재경ㆍ교육ㆍ문화관광ㆍ과기ㆍ농림ㆍ산자ㆍ정통ㆍ보건복지ㆍ환경ㆍ노동ㆍ건교ㆍ해양수산부 12부와 기획예산처, 국가보훈처, 국정홍보처, 법제처 4처를 연기ㆍ공주지역으로 이전한다. 청와대를 비롯해 국회, 대법원과 정부부처 가운데 통일ㆍ외교ㆍ국방ㆍ법무ㆍ행정자치ㆍ여성부 6부는 서울에 남기며 효율적인 사업추진을 위해 차관급을 청장으로 하는 건설청을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지난 15일 '수도이전 반대 국민연합'은 행정도시특별법은 관습 헌법에 대한 헌법 개정 절차를 위반하며, 헌법개정에 관한 국민투표권에도 어긋난다며 헌법 소원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지난해 헌법 재판소의 위헌 결정 취지를 충분히 반영한 만큼 위헌소지는 없다'는 입장이다.
13일 오후 3시 자이언트 볼링장에서는 넥센 노조위원장배 볼링 결승대회가 열렸다. 이날 경기는 준결승전을 통해 올라온 총 10팀이 경합을 벌였는데, 팀당 3명이 조를 이뤄 진행되었다. 볼링대회는 족구대회, 탁구대회, 축구대회와 더불어 지난 2000년부터 꾸준히 치러지고 있는 넥센타이어의 사내 대회. 대회 초기부터 볼링동호회도 조직되어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어 해마다 수준이 향상되고 있다고 한다. 노조위원회가 준비한 시상금과 상장이 주어진 이날 대회에서 <금은진ㆍ윤영식ㆍ이상식 조>가 영예의 우승을, <박무성ㆍ황동현ㆍ정철호 조>가 2위, <홍우일ㆍ박성국ㆍ박영대 조>가 3위를 차지했다.
누구는 '세상이 각박하다'고 말하며, 누구는 '그래도 살맛나는 세상'이라고 한다.언제부턴가 농촌 사람들이 공장으로, 도시로 이주하면서 탈 농촌을 선언해 버려 현재 대부분의 농촌마을에는 50대 이후 어르신들이 마을을 지켜가고 있는 실정이다.우리지역 원동면에 위치한 선리마을도 예외가 아니다.
그러나 요즘 선리마을에는 훈풍이 불고 사람 사는 냄새가 솔솔 풍긴다.
도시에 살다가 2년여 전 선리마을에 들어와 생활의 터전을 가꾸며 살아가고 있는 한 주민이 마련한 '경로잔치'가 이 마을 어르신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하고 있다. 지난 11일 원동면 선리마을 어르신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활짝 폈다. 이 마을에 들어와 상추와 배추 등을 가꾸며 관광객들에게 무공해 농산물을 제공해 사랑 받고 있는 '수정가든' 윤미희 대표가 40여명의 마을 어르신들을 초대해 음식을 제공하고 경로잔치를 벌여 즐거운 한때를 마련한 것이다.선리마을 김태웅 이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단오날을 기해 마을에 사는 노인들을 모셔서 경로잔치를 열어줘 감사하다"고 말했다.공기 좋고 경치가 아름다워 선리마을에 들어왔다는 윤미희 대표는 "도시에서 살다가 마을에 들어온 지 얼마 안됐는데 마을 어르신들이 먼저 챙겨주고 염려하시면서 도와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뿐이다"며 "아주 작은 정성이라서 부끄럽다"고 말했다.또 윤 대표는 "외지인으로 처음 마을에 들어왔을 때는 낯설고 불편한 점이 많으리라고 지레 걱정을 했는데, 어르신들이 경운기로 밭일도 거들어 주시고 따뜻하게 대해주셔서 시골생활의 어려움을 전혀 느끼지 않았다"며 인심 좋고 살기 좋은 선리마을에 대한 자랑이 끊이질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