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에는 유독 콧물을 훌쩍거리고, 재채기 소리가 요란해진다. 알레르기 비염이나 감기, 독감 등 호흡기 질환이 급증하기 때문이다. 한국인 3명 가운데 1명이 앓는 흔한 질환이다. 감기 바이러스는 날이 추워지거나 일교차가 커지면 더 오래 생존하는 특성이 있다. 감기는 상기도(上氣道)인 코나 목에 탈이 나는 병이지만, 눈(眼) 감기도 있다. 얼굴 안에서 눈과 코가 연결돼 있어 상기도를 휘젓는 바이러스가 눈에도 침범하기 때문이다. 눈 감기는 주로 늦가을과 한겨울에 유행하는데, 여름 바이러스 눈병과는 다르다. 여름 유행성 눈병이 아데노바이러스 3ㆍ7형 등에 의해 눈에만 나타난다면 겨울 눈 감기는 이와는 다른 아데노바이러스와 콕사키 엔테로 바이러스 등에 의해 생긴다. 코나 목이 시달리다가 감기가 다 나은 줄 알고 안심하고 있을 때 눈병 증세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일반 감기나 눈 감기는 약이 없어 1∼2주 참으면서 증세별 치료를 받아야 한다. 보통 환절기에 오한과 발열이 나면 감기로 여기기 쉽다. 그러나 감기 증상이라고 모두 감기는 아니다. 그 가운데 주의해야 할 병이 바로 대상포진이다. 대상포진은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수두를 일으킨 뒤 몸속 신경절을 타고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발병한다. 물집처럼 생긴 수포 발진이 올라오기 전까지는 초기 감기 증상과 비슷하다. 매월 4만여명이 대상포진에 걸리는데, 환절기인 10월과 11월에는 약 4만5천여명으로 늘어난다. 특히 면역력 저하가 심해지는 50대 여성이 취약하다. 만성 피부병인 건선이 가장 심해지는 시기도 환절기와 겨울이다. 건선이 추운 날씨와 관련 있다는 것은 유럽 발병률만 봐도 알 수 있다. 비교적 따뜻한 지중해 국가에서는 우리와 비슷한 1%대지만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은 3%까지 올라간다. 건선 환자들은 ‘공기가 좀 건조하다’고 느끼는 순간 증세가 악화한다. 온몸의 살갗에 작은 좁쌀 같은 것이 오돌토돌 올라오고 새하얀 비듬 같은 각질이 겹겹이 쌓여 나타난다. 주로 팔꿈치, 무릎, 엉덩이, 머리에 잘 생기는데 습진이나 아토피 피부염 등으로 알고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는 사람이 흔하다. 날씨가 건조하면 피부도 수분을 빼앗겨 건조해지고 가려움을 타게 된다. 따라서 기름기와 수분이 함께 증발하는 지나친 목욕과 비누칠은 피부 건강에 좋지 않다. 때를 미는 것도 피부에는 독이다. 각질 세포와 수분, 피지 등이 함께 ‘몰살’하기 때문이다. 이는 피부가 ‘조로(早老)’해 가는 증표다.
청사진을 만들어 그려보곤 했었지 비탈길을 넘어갈 때 손톱으로 찍은 바위에 흉터 몸부림치다 엉켜버린 칡넝쿨처럼 그저 세월은 휘감긴 채 길 따라 가는가 무서리 내려 줄기는 말랐어도 땅속 깊이 뿌리내린 굳은 뼈마디 오늘도 뒤엉켜 뻗어가는 칡의 줄기는 뒤돌아 갈 수 없는 그의 길이다
평소에 보지 못한 넓은 바다와 초겨울이라고는 느껴지지 않는 따스한 햇살. 늘 같은 일상과 풍경에서 벗어난 기쁨을 온몸으로 표현한다. 몸은 잠시 땅에서 떨어졌지만 신나는 기분은 이미 하늘 위 구름을 날고 있다.
갑오년 달력이 한 장밖에 남지 않았다. 주말 겨울비가 그치고 나니 매서운 추위가 모습을 드러냈다. 가지만 앙상한 수목과 텅 빈 연못, 공원 벤치에 내려앉은 낙엽이 체감온도를 더욱 떨어뜨린다. 세모(歲暮)는 석양 같은 것이다. 이내 어둠이 찾아올 줄 알지만 바라볼 따름이다. 가슴이 시릴 때 온정은 더욱 따뜻하게 느껴진다. 구세군이 흔드는 종소리가 그렇듯 있는 자들이 베푸는 도움의 손길은 주변을 훈훈하게 만든다. 우리에게 그런 마음의 사치는 아직 남아있을까. 언제부턴가 이웃돕기 성금이 눈에 띄게 줄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제 연말이 돼도 남을 돌아볼 수 없을 만큼 각박해지고 있는 걸까. 복지는 나라의 의무이니 정부에 맡겨 빈민을 구제하라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국가 예산 대부분을 복지사업에 할애하고 있는데도 주변에는 헐벗고 굶주린 이웃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 보편적 복지 시대에 살면서 왜 우리는 노후를 걱정하는 걸까. 정치인은 왜 이념과 당략에 목숨을 걸면서도 실제로 국민 생활에 필요한 일은 퍼질러 놓고 있는가. 성인 남자의 43%가 피우고 있는 담배, 매년 줄어들고 있긴 하지만 아직도 20대 이상 흡연율이 20%가 넘고 있다. 흡연율이 높은 직종은 노무직, 판매직, 사무직 순이란다. 농ㆍ어민도 21.7%로 비교적 높은 편이다. 상대적으로 서민 기호품이라는 이야기다. 그런데 얼마 전 정부에서 국민건강을 위한답시고 느닷없이 두 배 가까이 담뱃값을 올리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찬반여론이 대두했지만 여야 어느 곳도 공론화를 추진하지 않다가 이번에 전격 합의했다고 한다.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밀고 당기기를 하는 과정에서 서로 큰 것 한 건씩 주고받은 것이다. 마치 장사꾼 흥정하듯 결론 낸 이면에는 국민 부담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듯했다.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다는 명분이 ‘빛 좋은 개살구’임을 모르는 국민이 몇이나 될까. 경기 부진으로 줄어든 세금수입을 벌충하기 위함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이해를 구했어야 하지 않는가. 양산시 정책 홍보 가운데서는 하수도 요금 인상과 불법 현수막 단속 예고가 눈에 띈다. 하수도 처리 사업 적자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70% 인상률은 가뜩이나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서민에게는 공포에 다름 아니다. 물 부족국가에서 물 낭비를 막고 시 재정 적자를 메꿔 보겠다는데 이설이 있겠느냐만 어차피 세금으로 손실을 보전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인상 폭을 유연하게 가져가는 것도 민생 안정에 도움이 될 터이다. 불법 현수막에 대한 단속강화 소식은 서민 생계 부담 가중 측면에서 다소 뜬금없는 지적일지 모르지만 한 번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특히 이번 예고에 철거는 물론 과태료 부과와 같은 재정 부담까지 강행할 것이라고 하니 말이다. 최근 현수막 범람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도시 미관을 해칠 뿐 아니라 교통사고 원인이 되기도 한다. 대규모 아파트 분양을 위해 일시적으로 거리에 나붙은 현수막 행렬은 그 물량공세가 장난 아니다. 시 지정 게시판 숫자가 부족하다 보니 자리 얻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그러다 보니 거리 곳곳에 무분별하게 현수막이 난립하는 것은 분명 단속 필요성이 있다. 문제는 단속기관인 양산시 스스로 법을 어긴 현수막을 내걸고 있다는 것이다. 시 단속강화 계획이 발표된 직후에도 주차 단속을 예고하는 현수막이 지정 게시판이 아닌 도로변에 버젓이 설치돼 있었다. 그것도 하나둘이 아니었다. 이런 현상은 단속 대상자와 다툼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시나 관련 단체의 홍보성 현수막은 거리에 나붙어도 괜찮고 민간의 행사안내나 상업용 현수막은 걸리는 즉시 철거하니 돈 들여 내건 측에서는 화가 나는 것이다. 단속이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관공서에서도 법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민사회 지지는 그들이 차별적인 대우를 받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을 때 획득할 수 있다. 시민 생활에 있어 관은 갑(甲)이다. 관이 갑질을 자행하면 시민은 갈 데가 없다. 추운 겨울이 더 춥게 느껴질 것은 뻔하지 않은가. 인체로 느끼는 추위보다 더욱 아픈 것은 마음으로 느끼는 서러움이다. 서민에게 웃음을 주는 정책을 내놓아야 외면받지 않는다. 연말을 맞아 더욱 따뜻한 온정을 주고받는 사회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영국 작가 도리스 레싱의 ‘다섯째 아이’는 정상적인 두 남녀가 만나 그들이 꿈꾸던 행복한 가정을 건설해 나가다가 이상한 유전자의 지배를 받는 비정상적인 다섯째 아이를 낳은 후 그들의 가정이 파괴돼 가는 과정을 통해 전통적인 가족에 대한 가치관이 하나의 허상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소설을 읽는 동안 출산과 육아에 대한 현실적 어려움으로 인해 어쩌면 가족이 파괴될지도 모른다는 끔찍한 두려움을 느꼈다. 소설 속 주인공 부부는 자식이 많은 전통적 가족을 이상적인 가정으로 생각하고 아이 다섯을 낳게 되는데 출산과 육아에 따른 현실적 문제는 매우 구체적이고 사실적이다. 소설처럼 셋 이상의 자녀를 양육한다는 건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 더욱이 전통적 가족이 해체되고 핵가족이 보편화한 이후로도 자녀 두 명까지는 부부가 맞벌이하면서 어느 정도까지는 양육할 수 있지만 셋이 되면 정말 이야기가 달라진다. 나는 세 아이를 둔 부모다. 세 아이 중 위의 두 아이는 두 살 터울로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다닐 때 돈이 많이 들었다. 특히 공립 유치원이 많지 않아 사립 유치원을 보내야만 해서 힘들었다. 그러나 돈보다 더 힘들었던 건 맞벌이 부부라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 하지 못하는 것이었다. 아침 출근길에 늘 불안하고 안쓰러웠지만, 아이들의 할머니와 할아버지께서 돌봐주시는 덕분에 정서적 안정감을 느끼며 출근을 했다. 두 아이는 자라서 첫째는 중학생이 되고, 둘째는 초등학교 고학년이 돼 각자 자기 일을 알아서 할 나이가 됐다. 그 뒤 한참이나 지나서 셋째 아이가 태어났다. 어느 정도 육아에서 벗어날 시기에 다시 앞의 과정을 겪어야 하니 여러 가지 기쁨도 있었지만 두려움도 컸다. 무엇보다 노후를 편하게 지내셔야 할 어머니께서 또 육아를 위해 고생하실 생각을 하니 너무나 죄송스러웠다. 셋째 아이는 이른바 늦둥이로 중년이 다 돼 아이를 다시 낳는 경우에 속한다. 셋째를 낳고 반가운 소식은 누리 과정 예산을 통해서 아이 양육에 드는 비용을 국가가 어느 정도 책임져 준다는 것이었다. 거기다 큰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서는 무상급식을 해서 어느 정도 가계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었다. 이런 정도라면 국가의 도움을 받아 아이를 낳고 기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했다. 그러나 최근 무상보육과 무상급식에 대한 예산과 관련한 논란을 보면 심란하다. 정치적 입장이 서로 달라 세부적인 정책은 다를 수도 있겠지만, 그동안 논쟁을 통해 합의된 일들만은 제대로 지켜지고 지속하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세 아이를 낳아 기르는 입장에서 생각해보니 이 문제는 돈과 관련된 문제만으로 한정되는 것 같지 않다. 국가와 사회가 행복한 가정을 꾸려나갈 수 있도록 안정된 기반을 마련하는 일과 관련된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소설 ‘다섯째 아이’처럼 아이를 낳고 기르는 일이 끔찍한 경험이 되게 해 가족을 해체하게 되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국가와 사회가 책임을 지는 것이 당연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
인도 상류 브라만 계층 사람들은 비천한 일을 하기 위해 허리를 구부리는 일이 없다. 브라만 계층의 슈리만이라는 사람이 간디의 아쉬람 수양관에 찾아갔다. 슈리만은 런던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자신의 미래에 대한 조언을 얻고자 수양관에 왔다. 그러나 누구든 수양관에 온 사람에게는 특별한 임무가 할당됐다. 슈리만에게 주어진 임무는 화장실 청소였다. 매우 불쾌해진 그는 간디에게 달려갔다. “나는 박사입니다. 장차 큰일을 할 사람입니다. 그런데 선생님은 어떻게 화장실 청소하는 일에 나의 시간과 재능을 낭비하게 한단 말입니까?” 이 말을 듣고 간디가 대답했다. “나도 당신이 큰일을 할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압니다. 단지 나는 당신이 작은 일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알고 싶은 거요” 나에게 큰 능력과 잠재력이 있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큰일 이전에 작은 일도 소중히 여기는 마음과 작은 것에도 순종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큰일의 성공은 하찮아 보이는 작은 일 속에 있다. 정헌재 작가의 책 ‘완두콩’ 중에는 ‘작은 것들의 소중함은 언제나 지나치기 쉽지만 그 작은 것들을 놓치는 순간, 더 커다란 그것에 닿는 길은 멀어져만 갈지 모른다’는 말이 있다. 평안북도 정주에 있던 오산학교에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당시 동네에는 아주 똑똑한 청년이 살았는데 그는 남의 집 머슴살이를 하고 있었다. 비록 집안이 가난해 머슴살이하고 있었지만 그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거나 부끄러워하지 않고 오히려 열심히 일했다. 그는 매일같이 주인의 요강을 깨끗이 닦아놨다. 모든 일을 성실하게 하는 머슴을 지켜본 주인은 청년이 머슴살이하기에는 너무 아깝다고 생각해 학자금을 대주며 평양에 있는 숭실학교에 보내 공부를 시켰다. 마침내 청년은 우수한 성적으로 숭실학교를 졸업하고 고향으로 내려와 오산학교 교사가 됐다. 이 청년이 바로 민족주의자이자 독립운동가로 유명한 조만식 선생이다. 그는 제자들이 인생의 성공 비결을 물을 때마다 항상 이렇게 일러줬다고 한다. “여러분이 사회에 나가거든 요강을 닦는 사람이 되십시오” 이 말은 곧 인생의 성공비결과도 같다. 즉 “작은 일에 충실하며 겸손하라”는 뜻이다. 작은 일에 충성하고 성실하고 근면하게 일하는 것이 인생을 바르게 사는 길이다.
1900년, 에비슨 박사(Dr. Olivier. R. Avison)가 미국 카네기 홀에서 열린 만국 선교대회에 나가 조선의 의료사업에 대해서 보고했다. 그는 그 자리에서 가난한 조선인을 치료할 수 있는 큰 병원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의 말에 조선에 한 번도 가본 적도, 들은 적도 없는 세브란스라는 사업가가 선뜻 병원 건축비를 기증했고, 그 결과 오늘의 세브란스 병원이 생기게 됐다. 세브란스 병원 앞뜰에는 이분의 동상이 세워져 있고 그 밑에는 이런 글이 새겨져 있다. “받는 당신의 기쁨보다 주는 나의 기쁨이 훨씬 더 큽니다” 이 말은 세브란스가 에비슨 박사에게 병원 건축비를 주면서 한 말이다. 세브란스는 세상을 떠났지만 그 이름은 영원히 남아 있다. 받는 자보다 주는 삶을 사는 사람의 모습은 오래도록 사람 마음에 기억된다. 영국에 본부를 둔 자선구호재단(CAF)은 최근 전 세계 135개국을 대상으로 금전 기부, 봉사활동, 낯선 이에게 도움을 주는 정도 등 3가지 기부 행동을 평가해 발표했다. 그 결과 올해 ‘세계기부지수’(WGI, World Giving Index)에서 가난한 나라 미얀마가 미국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인심 좋은 국가로 꼽혔다. 지난해 2위였던 미얀마가 한 단계 올라 미국과 함께 1위를 기록한 것이다. 올해 국제 통화기금(IMF) 기준에 의하면 미얀마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1천270달러(약 140만원)로 미국(5만6천578달러)과 43배 차이가 난다. 미얀마가 높은 기부지수를 보이는 데 대해 CAF는 불교문화를 이유로 꼽았다. 승려가 50만명에 이르는 데다 국민의 불교 성향이 강해 종교적 기부가 일반화돼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캐나다와 아일랜드, 뉴질랜드는 각각 3, 4, 5위로 뒤를 이었다. 선진국과는 거리가 먼 트리니다드토바고(10위)와 케냐(14위), 말레이시아(7위), 스리랑카(9위), 인도네시아(13위)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20위 내 포함됐다. 반면 세계 최상위권 경제력을 자랑하는 G20(주요 20개국) 중 기부지수 상위 20위에 드는 나라는 5개국뿐이었다. 지난해 조사대상에서 제외됐던 한국은 올해 60위로 2년 전 45위보다 크게 뒷걸음질 쳤다. 엄길청 박사가 쓴 ‘봉사의 목표’라는 글에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60대 한국인으로 재벌에 속하는 벤처기업인을 소개하고 있다. 그는 이미 나스닥에 상장한 거대한 기업을 일궜는데도 지금까지 현역으로 열심히 일하고 있다. 어떤 기자가 그에게 찾아가 “이제는 쉴 만한데 왜 이렇게 젊은이들 틈에서 밤낮없이 일하느냐”고 물었다. 그는 “나는 지금 나 혼자 쓰기에 충분한 돈을 가지고 있지만 남에게 나눠주기에는 부족하기 때문에 아직도 더 벌어야 한다”고 했다. 실제로 그는 1년에 약 600만달러를 사회를 위해 기부하고 있으며 얼마 전에는 미국 내에서 가장 기부를 많이 하는 사람 가운데 한 명으로 선정됐다. 세브란스의 “받는 당신의 기쁨보다 주는 나의 기쁨이 훨씬 더 큽니다”라는 말을 가슴에 품고 연말, 다른 이에게 표현하지 못했던 따뜻한 마음을 한 번쯤 베풀며 보내는 것은 어떨까? 섬기며 나누는 삶은 축복의 지름길이다.
과민성 장 증후군은 흔히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라 불린다. 과민성 장 증후군은 대장의 염증이나 궤양ㆍ암 등 기질적 원인 없이 나타나는 위장관(胃腸管) 기능성 장애다. 변비와 설사가 번갈아 나타나며 복통을 수반한다. 소화불량과 함께 복부 불쾌감이 나타나고 복부에 가스가 차기도 한다. 발병원인은 아직 확실하게 밝혀지고 있지 않지만, 대부분 정신적 요인으로 장 기능에 이상을 초래해 여러 가지 복부 증상이 나타난다고 추측하고 있다. 그래서 농촌보다는 도시지역 거주자에게 많이 발병한다. 과민성 장 증후군은 소화기관의 기능성 장애로, 위나 대장 내시경검사에서는 이상 소견이 없지만 만성 또는 반복적으로 복통이나 복부팽만감, 반복되는 설사로 인해 일상생활에 불편을 느끼는 질환이다. 이는 소화기질환 중 가장 흔한 질환의 하나로 위십이지장 궤양이나 장염 환자보다도 더 많은 환자가 이 병으로 병원을 찾고 있다. 또 20~40대 직장인과 수험생에게서 잘 나타난다. 그리고 남자보다는 예민한 여성에게 더 자주 발병하고 있다. 과민성 장 증후군을 해소하려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이다. 스트레스 원인을 찾아 제거해 불안감을 없애는 것이 최우선이다. 또 과민성 장 증후군의 예방은 일상생활이 좌우한다. 규칙적인 생활, 적당한 운동, 충분한 휴식과 수면은 건강관리에 매우 중요하다. 자극이 심한 음식이나 커피, 콜라 등 음료를 피하는 것이 과민성 장 증후군을 예방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수지침요법으로는 삼일체형에 따른 오치방과 신경을 안정시키는 치방을 한다. 양실증은 비정방과 대장승방을, 신실증은 심정방과 비정방을, 음실증은 신정방과 대장정방을 이용한다. 자율신경 조절혈인 B19, B24와 호르몬 조절과 정신기능혈인 A30, 신경안정혈인 E8, I2를 자극하고, 대장상응부인 E21~24에서 과민압통점을 찾아 다침한다. 기본방과 상응 부위에 특상 황토 서암뜸을 5~6장 정도 떠 준다. 그리고 운기체형과 현재 맥상을 비교해 수지음식을 먹게 한다. 여성은 비장을, 남성은 신장을, 어린이는 심장과 비장을, 노인은 비장과 폐를 보하는 수지음식을 하루에 한 끼 이상 먹으면 좋다. 또한 마른 사람은 구암 반지를 좌우 제3지에, 비만자는 좌우 5지에 끼면 장부의 부조화를 방지해 질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
▶ 프리랜서인데 국민연금을 내야 하나요? 프리랜서도 월평균 소득을 신고해 연금보험료를 내야 합니다. 국민연금은 국가에서 시행하는 노후소득보장제도로 18세 이상 60세 미만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국민연금에 가입해야 하고 소득이 있으면 연금보험료를 내야 합니다. 만약 계약직으로 4대 보험을 적용하는 사업장에 입사했을 경우, 고용기간이 1개월 이상이고 소정근로시간이 월 60시간 또는 주당 평균 15시간 이상인 때는 사업장가입자로 가입됩니다. 이때 사업장의 국민연금 업무담당자가 취득신고를 하는데, 기준소득월액 9%가 연금보험료로 고지되며 사용자가 50%를 부담하고 본인 월급에서 나머지 50%가 공제됩니다. 사업장가입자로 가입되지 않으면 지역가입자로 가입해야 합니다. 이때 월평균소득액을 공단에 신고해 월평균소득액 9%를 연금보험료로 내게 됩니다. 하지만 계속 소득이 없는 경우 납부 예외 신청을 해 소득 없는 기간 동안 보험료를 내지 않을 수 있습니다. ▶ 농사를 짓고 있는데 연금보험료 혜택이 있나요? 농ㆍ어업에 종사하는 국민연금 지역가입자, 지역임의계속가입자는 연금보험료 일부를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2014년 현재 월 보험료가 7만6천500원 이상인 분은 월 3만8천250원을, 월보험료가 7만6천500원 미만인 분은 보험료의 절반이 지원됩니다. 이는 2019년 12월 31일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합니다. 국민연금은 농ㆍ어업인 경제적 부담을 덜면서 안정적인 노후 생활을 돕기 위해 농ㆍ어업인 연금보험료 국고지원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는 농ㆍ어업에 종사하는 국민연금 지역가입자와 지역임의계속가입자를 대상으로 하며 가입자가 신고한 월소득금액에 따라 지원 금액에 차이가 있습니다. 본인이 내야 할 보험료의 절반을 보조하되 2014년 현재 최대 월 3만8천250원이 지원됩니다. 국민연금에서 인정하는 농ㆍ어업인 요건은 ▶1천m² 이상 농지를 경영 또는 경작하는 사람 ▶농업 경영을 통한 농산물 연간 판매액이 120만원 이상인 사람 ▶1년 중 90일 이상 농업에 종사하는 농업인 ▶어업 경영을 통한 수산물 연간 판매액이 120만원 이상인 사람 ▶1년 중 60일 이상 어업에 종사하는 어업인입니다. 위에 해당하는 농ㆍ어업인이라면 국민연금 농ㆍ어업인 확인서 또는 농지원부, 축산업등록증, 어업 관련 서류 등 관련 업종 종사 서류를 제출해 보험료 지원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농ㆍ어업에 종사하더라도 농ㆍ어업 소득보다 그 외 소득이 높거나, 적더라도 그 외의 월평균 소득이 201만6천894원(2014년도 기준)을 초과하면 농ㆍ어업인에서 제외됩니다.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자신의 감정을 쉽고도 편하게 나타내는 방법 중 시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을 것 같다. 어린이 시만큼 짧게 써도 되고 쉽게 쓸 수 있다는 생각에 문예 분야에서 시는 가장 인기가 있다. 늘 작은 것에 관심을 가지고, 남이 보지 못하는 것, 남이 생각하지 못한 것, 남이 느끼지 못하는 것을 가슴속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 시이기 때문이다. ‘자기가 생활하면서 느낀 감동을 자기만의 언어로 솔직하면서도 될 수 있는 대로 짧게 눈에 보이도록 쓴 글’에 어린이는 매력을 느낄 수밖에 없다. 어린이에게 또래 아이들이 쓴 어린이 시를 많이 접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시가 무엇인지, 어떤 시가 좋은 시인지 스스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또래 아이들이 쓴 시를 맛보고 나면, 자신이 경험한 일에서 쓸거리를 찾고 감동한 부분을 생생하게 떠올릴 수 있다. 그때 느낀 감동을 진실하게 담아 시를 쓴 후 친구들 앞에서 낭송하면 더 좋은 시도 쓸 수 있다. 시는 마음으로 느끼고 몸으로 쓰는 것이 생활 속에서 이뤄지므로 ‘시는 삶이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 학생들은 다양한 경험을 통해 시를 항상 받아들일 몸과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동 문학가이자 어린이 글짓기 지도교사였던 고 이오덕 선생은 “사람이 사람답게 되는 길은 시를 쓰는 것”이라 말했다. 시를 통해 속상한 마음을 시원하게 풀어내고 하고 싶은 말을 통쾌하게 쏟아내는 어린이를 바란다. 우리 모두 동시 속에서 희망을 찾고 행복 이야기를 찾아 나서는 동시 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 김홍표 시민기자 pyo5128@hanmail.net
경제가 발전하고 문화생활 향유에 익숙할수록 건강에 눈을 돌리게 됨은 당연하다. ‘웰빙’이라는 용어가 국민 생활에 깊숙이 빠져든 것은 이미 오래고 이제는 ‘웰다잉’ 즉 ‘잘 죽는 문제’까지 대두하고 있다. 인간의 고귀함을 잃지 않고 사는 것이 오래 사는 것보다 소중한 것으로 인정받기에 이르렀다는 말이다. 우리나라 국민의 건강열풍은 가히 놀랄 정도다. 1960~70년에는 이른바 ‘보신 식품’이 각광을 받았다. 뱀, 자라, 사슴 피, 곰 쓸개는 물론, 한때는 소똥을 먹고 자란 지렁이가 몸에 좋다고 해 농가마다 비닐하우스를 지어 양식하는 웃지 못할 경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멀리 동남아시아 원정 보신 관광도 줄을 이었다. 희귀한 동물이라면 다짜고짜 달려드는 일부 광(狂)팬들 때문에 그 나라 사직당국의 집중 감시를 받기도 했다. 1980년대 들어 경제가 안정되면서 건강보조식품이 인기를 몰아갔다. 약이 아니지만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선전광고를 보고 많은 노인과 만성환자 사이에서 효도상품으로 각광을 받기 시작했는데 다단계 판매 전략의 대표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확인되지 않은 효능에도 불구하고 유명 연예인을 모델로 내세운 광고전략에 현혹돼 고가 건강식품을 구입하는 사례도 끊이지 않았다. 1990년대 후반 IMF 사태를 겪고 나서는 우리나라 전역에 등산과 낚시 열풍이 불었다. 많은 사람이 출근할 직장을 잃으면서 산으로 강으로 바다로 향했던 것이다. 특히 등산은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특성으로 급속히 전파됐다. 최근 우리나라가 아웃도어 용품 세계 최대 시장으로 꼽히고 있는 것은 이 시기의 유산이다. 그러다 보니 저렴한 비용이라는 의의는 사라지고 말았지만. 2000년대 들어 건강 열풍은 ‘직접하는 운동’으로 바뀌었다. 헬스는 기본이고 에어로빅이나 요가, 아쿠아 활동, 각종 스포츠 댄스를 할 수 있는 시설이나 강좌가 성업 중이다. 시에서도 주민생활 지원을 위한 방안으로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읍ㆍ면ㆍ동 문화센터는 물론, 시설관리공단이 운영하는 문화체육센터의 인기 강좌는 신청자가 쇄도해 경쟁률이 높아만 갔다. 규모가 큰 아파트 단지에서는 자체적으로 헬스장을 운영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민간에서도 사설로 운영되는 건강 관련 강좌가 늘어나고 있지만 이용자가 넘쳐나는 상황이라고 하니 가히 건강 열풍이라 할 수 있겠다. 최근 가장 주목 받는 것을 이야기하라면 단연 ‘걷기’다. 간단한 겉옷과 운동화만 있으면 오케이다. 돈 들 일이 없을 뿐 아니라 장소나 시간의 구애도 받지 않는다. 하지만 그 효능은 그야말로 다양하다. 성인병 예방과 치료는 물론, 스트레스 감소, 면역력 향상, 심폐기능 향상 등 꾸준히만 한다면 만병통치가 될 수 있다고 하니 거부할 이유가 없다. 많은 지방자치단체에서 걷기운동을 활용한 관광자원을 내놓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대표적인 것이 제주도 올레길이다. 신체 건강과 마음 치유, 즉 힐링 개념이 혼합된 것이 시대의 추세가 된 것이다. 전라북도 순창 강천산군립공원에는 맨발로 걸으면서 건강과 힐링을 동시에 충족하는 오솔길이 잘 조성돼 있다. 우리 시에도 이와 비슷한 코스를 최근 많이 조성하고 있다. 전임 오근섭 시장 재임 당시 의욕적으로 추진한 양산천 변 산책로는 조성 당시에는 자연훼손 지적을 받기도 했지만 다양한 볼거리와 곳곳에 설치된 운동시설, 계절에 따라 펼쳐지는 아름다운 경관으로 시민 휴식처가 됐다. 중부동 동산의 산허리를 따라 조성된 장성길과 통도사 주변 영축산 모랭이길은 이미 걷기대회가 몇 년째 열리고 있다. 또 양산시는 최근 동면 법기수원지 치유의 길과 무지개 폭포를 연결한 천성산 멜로디 누리길 조성계획을 추진키로 했다. 시립박물관은 북정고분군과 신기산성을 연결하는 역사길 걷기대회를 개최하기로 하는 등 걷기를 통해 향토애를 고양한다든지, 마음의 안정을 찾는 힐링을 제공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건강도시를 표방하는 양산시로서는 당연하고도 시의적절한 시책임에 틀림이 없다. 대표적인 시책으로 부상한 ‘항노화 사업’의 근간이 ‘젊음과 행복을 오랫동안 누리게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자연 훼손을 최소화하면서 시민 건강을 증진하는 ‘걷는 길’ 조성사업이 더욱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어머니를 낳고 외할머니 유언을 낳고 술주정뱅이 사위가장 정신 번쩍 들게 한 내 울음도 낳고 또래이모가 좋아했던 꽃, 구절초를 낳고 아 패륜을 모르는 열일곱 겁 없는 짝사랑을 낳고 이윽고는 허물어져 빈터로 돌아가려 곳곳에 금이 패는 집이여 이제는 내 가계의 희로애락이 너를 떠나 무엇이 되려고 사칸접집 흙벽을 쪼나 줄탁의 흔적 선연한 옛집이여
정성스럽게 적은 손편지를 들고 우체통 앞에서 한참을 서성였다. 편지에 그림도 그리고 꽃도 꺾어 붙였지만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녀에게 마음을 전할까 말까, 편지를 넣을까 말까 고민했던 그 때 그 추억. 우체통은 그렇게 지난날 나의 추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우표 가격도 잘 모르겠다. 오늘 하루 예쁜 낙엽과 함께 손편지를 적어 누군가에게 보내야겠다.
“우리가 마트나 시장에서 구입해 먹는 사과가 쉽게 생산되는 것으로 알았는데, 이렇게 직접 사과 따기 봉사활동을 체험하면서 자연의 고마움과 함께 농부 아저씨들 어려움을 조금은 이해하는 소중한 시간이 됐어요” 어머니 봉사단으로 활동하고 있는 양라금(부산시 북구 덕천동) 씨의 말이다. 지난 15일 오전 10시부터 원동면 선리마을에서는 도시와 농촌이 함께 행복해지는 의미 있는 시간이 마련됐다. 부산광역시 북부교육지원청(교육장 권응환) 담당 4개 중학교(덕천중, 덕천여중, 만덕중, 백양중) 학생 80여명과 2013년 북부교육지원청 주관 프로그램인 ‘품안애 교육캠프’에 참여했던 학부모가 함께 활동하고 있는 ‘희망 봉사단’ 20여명 등 모두 100여명이 사과 따기 농촌봉사 활동에 나선 것이다. 먼저 사과 따기에 앞서 선리사과마을 사무장이 우리가 먹는 사과와 어떻게 사과를 따야 하는지 주의사항 등 사과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과 함께 우리 농산물 우수성과 소중함에 대해 봉사활동에 참여한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설명했다. 사과 따기 봉사활동을 펼치면서 엄마와 함께 참여한 한 초등학생은 “이 맛있는 사과는 엄마표 사과”라고 말하면서 “사과 따기 봉사활동이 정말 신나고 재미있다”며 나무와 사과가 다치지 않게 조심스럽게 사과를 땄다. 도시에서 살다가 고향인 이곳 원동면 선리마을로 귀농해 사과정보화마을을 운영하고 있는 이강구 선리마을 이장은 “희망 봉사단 어머니들과 학생들이 자비를 들여 이렇게 찾아와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고 순수한 마음으로 농촌 일손을 도와주니 정말 흐뭇하고 기분이 좋다”면서 “이런 기회를 통해 도시와 농촌 간 교류가 더욱 활발해지고 소통하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사과 따기 농촌봉사 활동에 참여한 ‘희망 봉사단’은 부산시 북구에 있는 학교 학생과 학부모로 구성돼 있으며, 매월 한 번씩 병원이나 노인요양시설에 빵을 만들어 전달하고, 화분을 만들어 사랑을 전하는 등 어렵고 소외된 계층을 찾아다니며 꾸준히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오랫동안 자연은 인간이 잘 적응해 살 수 있도록 삶의 조건을 마련해줬다. 그러나 우리는 살충제로 농사를 짓고 어마어마한 면적의 숲을 태워 없앤 자리에 성장호르몬으로 가축을 키우며 공장은 수백 가지 화학물질을 쏟아낸다. 마치 지구가 아닌 어디에서라도 살 수 있을 것처럼 생명을 부주의하게 대하고 자연을 파헤치고 오염하며 번성해왔다. 그래서 인류는 삶의 많은 부분에서 그 대가를 치르며 아파하고 있고, 나 역시 예외일 수 없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되면서 특별한 계획도 없이 채식을 시작했다. 처음엔 고기를 끊었고 1년여에 걸쳐 생선을 끊은 지 4년쯤 됐다. 그러나 내가 육식을 끊는 과정은 오랫동안 익숙해진 요리습관과 외식습관을 바꿔야 하는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나는 ‘네가 먹는 것이 곧 너다’라는 한 철학자의 말에 동의한다. ‘네가 먹는 것’이라는 게 어떻게 길러진 음식재료를 고르느냐부터 그것을 어떻게 요리하느냐 까지를 포함하기에 그야말로 ‘습’과의 전쟁이었다. 길을 가다 끼니때가 돼도 마땅한 먹거리를 찾지 못해 아무거나 먹고 싶은 유혹을 떨치고 배고픔을 이겨내야 했다. 고기나 멸치 육수 대신 무엇으로 요리 밑간을 하고 맛을 내야 할지 고민했다. 사람들과 만나서 식사하는 자리에선 이것저것 먹지 않는 나를 배려하느라 다른 이들이 불편하지 않을까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니었다. 내게는 이 모든 것들을 어떤 마음으로 하는가가 중요했다. 이것은 나 자신이나 다른 이를 괴롭히고 싶어서가 아니라, 지금까지 무책임하게 살아왔던 것에 대한 반성이었으며 지구인으로서 생명이 있는 모든 것에게 폐를 조금 덜 끼치고 함께 행복해지고 싶었다. 그래서 이 과정이 어려웠지만 힘들진 않았고, 생각보다 더뎠지만 작은 기쁨도 발견하게 됐다. 갑자기 생긴 볼 일 때문에 도시락을 준비하지 못하고 집을 나섰는데 가방 안에 있던 사과 한 알이 얼마나 귀하게 느껴졌는지 모른다. 장 보러 간 마트 가공식품 판매대에서 살 물건이 없는 신기한 경험도 했다. 분명 몇 해 전에는 장바구니 가득 뭔가를 담았었는데 말이다. 최근에는 화학조미료나 첨가물이 많이 든 음식을 먹고 나면 피부에 반드시 뭐가 나거나 몇 시간 뒤에 기분이 별로 좋지 않은 느낌도 받는다. 아무거나 먹어도 둔하게 알아채지 못하던 내 몸의 감각이 조금씩 깨어나는 것 같다. 그러나 지금도 나는 좌충우돌 중이다. 제철에 갈무리해 놓아야 두고 먹을 수 있는 재료를 이것저것 말리다가 곰팡이 슬게 하기 일쑤고, 마당에 작은 텃밭을 어설프게 일궈놓고도 제때 맞춰 씨 뿌리고 보살피는 것에도 서툴고 게으를 때가 많다. 여전히 순간순간 편해지고 싶고 대충 아무거나 먹고 싶은 나의 뿌리 깊은 욕망을 본다. 하지만 그 욕망을 아무렇게나 충족시키지 않음으로써 전보다 조금 더 나 자신을 절제하고 다룰 수 있는 순수한 기쁨도 맛본다. 농부들께서 땀 흘려 길러주신 채소로 정성을 기울여 차린 소박한 밥상으로 오늘도 나는 힘을 얻고 행복해진다. 잎을 떨구고 겨울을 맞이하고 있는 감나무와 대추나무, 낙엽 위로 구르는 바람 소리, 이른 아침 찬 공기 속에서도 싹을 내 자라고 있는 텃밭의 시금치, 거름통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퇴비로 만들어주고 있는 온갖 미생물과 지렁이들. 이 모든 자연의 조화로움 앞에 나는 그저 한없이 감사해질 뿐이다.
일교차가 커지는 요즘 ‘진짜’ 같은 ‘가짜’ 질환 탓에 애를 먹는 사람이 늘고 있다. 큰 병인가 의심했다가 진단 결과를 보고 가슴을 쓸어내리게 하는 것이 가성질환이다. 가성통풍, 가성고혈압, 가성근시 등이 그런 예다. ‘가성’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이유는 진짜 질환과 비슷한 증세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통풍은 술을 자주 마시는 사람에게 흔히 잘 생기는 질환 중 하나로 관절염의 일종이다. 혈중 요산 농도가 높아지면 관절 마디에 요산 결정체가 유리처럼 침착돼 통증과 염증을 유발한다.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고 해서 ‘통풍’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40∼50대 남성에게서 자주 나타나는데, 요즘에는 20~30대 환자도 쉽게 볼 수 있다. 술이나 육류 음식의 잦은 섭취가 요산 결정을 관절에 쌓이게 하는 원인이다. 그런데 술을 마시지 않는 60대 남성에게도 비슷한 증상의 가성통풍이 나타날 때가 있다. 가성통풍은 요산이 아닌 칼슘 결정체가 관절 마디에 쌓여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주로 연골이 손상되면서 관절 공간에 칼슘이 쌓이는 퇴행성관절염이다. 환절기에는 특히 관절 부위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해 근육이 굳어지면서 관절이 뻑뻑하다는 느낌과 함께 통증이 심해진다. 이를 예방하려면 평소 연골 손상을 줄이고, 체내 칼슘 농도를 높이지 않도록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게 좋다. 혈압에 민감한 어르신의 경우, 환절기 최고혈압과 최저혈압이 달라지면서 깜짝 놀라기도 한다. 정확한 혈압 측정을 방해하는 증상이 바로 가성고혈압이다. 가성고혈압은 고혈압이 아닌데, 실제보다 혈압이 높게 측정되는 현상이다. 나이가 들면 혈관이 탄력을 잃고 점점 딱딱해지면서 위팔(어깨부터 팔꿈치까지의 부분) 동맥경화가 진행돼 혈압계의 압박대로도 잘 눌러지지 않는다. 이러면 혈압이 높게 나올 수 있다. 특히 고혈압 환자 중 약을 먹어도 혈압이 낮아지지 않고 어지러움이 심해지면 가성고혈압일 가능성이 높다. 환절기에는 어지럼증도 가성질환일 때가 있다. 귀와 관련해 생기는 흔한 질병 중 하나가 어지럼증이다. 귓속 칼슘 입자가 떨어져 나오는 이석증, 평형기능을 담당하는 신경이 감염되는 전정신경염, 귀가 꽉 찬 느낌으로 발작성 어지럼증이 생기는 메니에르병 등이 관련 질환이다. 하지만 환절기나 겨울이 되면 말초신경에 자극을 받아 어지럼증이 더 생기기 쉽다. 이럴 때는 급격한 기온변화에 노출되지 않는 게 좋다.
이 짧은 가을이 가기 전 오른 산에서 억새를 만났다. 억새와 석양이 어우러지면 가을 정취는 더 깊어진다. 바람이 억새를 지나가자 금빛 물결이 일렁이며 장관을 이룬다.
칼 힐티의 저서 ‘행복론’에서 사람에게는 세 가지 행복이 있다고 말한다. 바로 서로 그리워하고, 서로 마주 보고, 서로 자기를 주는 것이다. 사람은 사람과의 관계가 가장 중요하다. 자연이 아무리 아름답고, 돈이 아무리 소중해도 궁극적으로 사람보다 더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것은 없다. 가장 싫증 나지 않고 오랜 시간 행복을 주는 존재가 사람이기 때문이다. 칼 힐티는 또 “아무리 사람이 소중하다 해도 뜻이 다른 사람은 세상에서 가장 견디기 어려운 대상”이라고 말했다. 어려운 사람과의 관계는 반대로 가장 큰 불행을 줄 수 있다는 의미다. 미움, 시기, 다툼, 전쟁 등 이 모든 것이 사람과의 잘못된 관계 속에서 벌어지는 불행이다. 현대 사회를 물질 만능 시대라고 해도 여전히 세상을 움직이고 사람을 감동하게 할 수 있는 힘은 사람에게 있다. 내 존재가 누군가에게 큰 소망이 될 수도, 누군가에게는 비수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근세의 유명한 철학자 마르틴 부버는 ‘나와 너’라는 책에서 현대인의 만남을 세 가지로 진단했다. 하나는 ‘그것’과 ‘그것’의 만남이다. 오늘날 현대인은 마치 물건 같이 ‘그것’과 ‘그것’을 다루며 사용하고 버린다. 자신의 유익을 위해 쉽게 사용하고 필요성이 없을 때, 다시 말해서 이용가치가 없을 때 쉽게 버린다는 것이다. 우리 문화가 이러한 것에 너무 익숙해져 안타까울 따름이다. 사람의 관계가 생명이 없는 무인격 관계로 전락하는 것을 지적한다. 두 번째는 ‘나’와 ‘그것’의 관계다. 상대방이 나를 물건처럼 이용해도 나는 상대방을 끝까지 인격으로 대하는 인간관계를 ‘나’와 ‘그것’의 관계라고 한다. 마지막으로는 ‘나’와 ‘너’의 관계라고 한다. 인간이 인간답게, 서로의 위대한 모습을 존중하며 온전한 인생을 구가하는 그런 만남이다. ‘그것’과 ‘그것’, ‘나’와 ‘그것’이 ‘나’와 ‘너’의 관계로 전환될 때 비로소 잃어버린 것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용혜원의 ‘함께 있으면 좋은 사람’이라는 글에는 ‘인간관계’가 한 번 형성되면 영원히 지속하는 ‘자동시계’가 아니라, 수시로 애정과 ‘관심’으로 보살펴 주지 않으면, 멈춰 서버리는 ‘수동시계’와 같다고 말한다. ‘관심’이 없어지면 ‘관계’는 ‘경계’로 바뀌고 ‘관심’은 애정을 먹고 ‘관계’를 만들지만 무관심은 ‘경계’에서 벽을 만든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따뜻한 정이 소통하는 인간관계. 서로 기대며 평생 함께 갈 그 사람은 그냥 만나지는 게 아니다. 그래서 마음을 주고받는 ‘정’이 우러나는 관계야말로 진짜 관계라고 말할 수 있다. 우리 주위의 성공한 사람을 보면 하찮다고 생각할 만한 작은 일도 소홀히 하지 않고 잘 챙기고 여러 사람과 좋은 관계를 맺어온 것을 본다. 그들은 특히 ‘세 가지 방문’을 잘했는데 그것은 ‘입의 방문’과 ‘손의 방문’, ‘발의 방문’이다. 입의 방문은 전화나 말로써 사람을 격려하며 칭찬하는 것이고 용기를 주는 방문이다. 손의 방문은 편지를 쓰거나 문자를 보내서 사랑하는 진솔한 마음을 전달하는 것이고, 발의 방문은 상대가 병들거나 어려움이 있을 때 찾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바로 이런 것을 잘하는 사람이 성공할 수 있고 큰일을 할 수 있다.
지방의회에서 야당이란 말은 다소 적절치 못한 부분이 있다. 국회에서처럼 대통령을 배출하지 못해 집권세력이 되지 못한 정당을 일컫는 용어인 야당은, 그럼으로써 더욱 다음 정권 창출을 위해 국민에게 새로운 비전과 집권 역량을 보여줘야 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지방자치제도 아래 기초의회에서 소속 정당에 따라 여ㆍ야를 나눈다면 그건 별로 의미가 없다 하겠다. 또 전국으로 보면 지역에 따라 의회 구성 다수 분포가 뒤바뀐
수능이 끝나고 가채점 결과를 알려달라고 했더니 답이 없다. 모두가 다 수능을 친 것은 아니라서 꼭 수능이 필요한 아이만 불러서 물었더니, 한동안 말 없는 대화만 했다. 수능 전날까지도 학교에서 밤늦게까지 자습을 했던 너무나도 성실한 학생이었기 때문에 결과를 묻기가 더 힘이 든다. 지원한 대학의 수능 최저 기준은 다행히 맞출 수 있을 것이란다. 자신의 목표에 도달하지 못해 실망스럽다는 말에 수능 점수를 절대화해서 생각하지 말고 진학할 대학에 가서 어떻게 할 것인가를 지금부터 준비하는 것이 더욱 현명하리라는 말을 했다. 해마다 수능 이후 세상을 바라보면 기시감을 느끼면서 별로 새로울 게 없다는 생각이 든다. 수능 후에는 원하던 일이 일어날 것 같은 기대감에 살았지만 정작 닥쳐서 보면 꼭 그렇지도 않고 오히려 실망스러운 일도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아이들은 하고 싶은 것을 유예하면서 살았다. 대학에 가면 하고 싶은 것을 얼마든지 할 수 있기 때문에 지금은 참고 공부만 하라는 말을 들으며 그대로 따랐다. 그래서 수능 이후에는 유예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한다. 어떤 아이들은 수능 이후 세상이 자신들이 기대한 것처럼 되지는 않을 것이란 걸 진작 알고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자신의 삶을 수능 결과로 절대화하지 않고 나름의 삶을 개척하는 걸 볼 수 있었다. 애초에 남들보다 점수를 더 받아서 갈 수 있는 대학을 포기하고 자신의 적성이나 흥미나 능력에 맞는 일을 선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세상은 이런 친구를 가끔 이해할 수 없다고 한다. 모두가 다 하는 경쟁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거나 누구나 다 하는 일을 하지 않는다고 비난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많은 사람이 가는 길을 버리고 자신이 가고 싶은 길을 걸어가는 것을 보면 그동안 안전한 길로만 안내하려던 생각에서 벗어나야 하는 건 아닌가 하고 생각하기도한다. 모두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 다르게 생각하고 접근하는 건 위험한 일인가 하고 생각해본 적이 있다. 일상마저 규격화되고 정형화해 가는 것 같은 삶에서 자신이 원하는 자유로운 삶을 살기 위해 수능시험과 같은 어떤 대가를 내야만 하는 것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학교생활의 일탈이라고까지 느껴질 정도로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고자 하는 것을 바라보면 불안하고 안타깝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가 삶의 정상성을 벗어나 있다고 생각하는 아이들도 자신의 삶의 주인으로서 살아가려는 태도를 보면 많은 부분에서 그들을 이해할 수 있는 노력을 해야한다는 생각이 든다. 올해도 수능을 거부하는 소수의 아이가 있다는 뉴스가 있었다. 수능을 거부한 아이들이 뉴스로 보도된 것은 소수이지만, 자신의 의견을 말하지 않고 수능을 거부한 아이들이 더 많음을 알 수 있었다. 수능만을 절대화해서 수능 이후 생기는 문제에서만 교육을 바라보지 말고 삶의 연속성 속에서 아이들이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으면 하는 생각을 한다. 아무튼 아이들이 수능 이후 졸업까지의 시간을 자신을 위해서 잘 활용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