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케이크 위에나 정전될 때 불을 밝히는 용도로 쓰였던 양초가 ‘향’을 입고 우리 생활에 자리 잡았다. 집안 잡내를 없애는 기능성으로, 분위기를 내기 위한 용도로도 쓰이며 일상에 녹아들었다. 향초가 ‘생활용품’이 되면서 이제는 향초를 직접 만들어 사용하는 사람도 늘었다. 북부시장에서 ‘유투캔들’을 운영하는 이나경(34, 사진) 씨 역시 취미로 향초를 접했다. 6년 전 결혼하며 부산에서 양산으로 이사 온 후 아는 사람도 없이 전업주부로 집에만 있던 이 씨를 안타깝게 생각했던 남편이 지난해 알려준 것이었다. 처음 들었을 때만 하더라도 ‘그게 뭐야’라며 넘겼던 이 씨 4살, 5살 아이들도 어린이집에 가고 나면 혼자 있는 시간이 아까워 향초를 만들기 시작했다. 2~30분이면 향초 완성 틈틈이 할 수 있는 활동 이 씨는 “향초의 매력은 짧은 시간 동안 작품을 완성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들이 유치원, 어린이집을 갔을 때나 잠들고 난 후에 잠깐 짬을 내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씨도 처음에는 아이들이 자는 시간을 활용해 향초를 만들었다. 평소 자신의 머리조차 잘 묶지 못할 정도로 손재주가 없던 그도 쉽게 할 수 있어 더 애정이 갔다. “제가 원하는 틀에 재료를 녹여서 붓기까지 2~30분이면 충분해요. 대신 굳히는 데 시간이 2시간 정도 소요돼요. 초가 굳는 동안 또 다른 작품을 만들 수도 있으니까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안 들어요. 주변에 선물하는 재미도 쏠쏠하고요. 취미로 만들다가 이걸로 창업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블로그를 만들었어요. 완성된 작품과 만드는 과정 등을 올리며 사람들에게 판매도 하는 거죠” 말 그대로 집을 ‘공방’으로 사용한 것이다. 그렇게 활동하기를 6개월 정도. 이 씨의 블로그에는 하루 300명 정도 방문객이 오가며 그와 소통한다. 하지만 이 씨는 향초가 대중화되고 공방도 늘어가고 있는 지금, 작품을 선보이고 판매를 하는 방식으로는 남들보다 더 나아갈 수 없다고 생각해 다른 방법을 찾았다. 완제품이 아닌 재료를 판매하는 것이다. “향초 자격증을 따는 게 생각보다 어렵지 않아서 최근에 많은 공방이 생겨났어요. 향초로 창업하는 분도 많고요. 그래서 남들과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러고 보니 양산에는 향초나 방향제 재료를 파는 곳이 없더라고요. 저도 부산까지 넘어가서 재료를 사 왔고요. 그래서 제가 재료를 판매하기로 했죠” ‘향’이 중요한 향초의 특성상, 향초 만들기를 취미로 하는 사람들은 판매점을 직접 찾아가 재료를 산다는 것을 파악한 것이다. 그래서 양산 최초 향초 재료 판매를 시작하고 그는 북부시장 안에 작은 공방도 직접 차리게 됐다. “집에서 활동할 때는 수업하려면 집으로 와야 하는 상황이 제게도, 수강생에게도 부담스럽죠. 그런데 공방이 생기니까 서로 편해지더라고요. 공방에서 더 다양한 일을 할 수도 있고요. 아직은 양산에 이런 곳이 있다는 걸 모르는 분들이 많지만, 앞으로 차차 알려가아죠” 엄마가 아닌 여자로서 자신감 생겨 “다른 주부들도 자신만의 일 꼭 하길” 이 씨는 직접 만든 향초뿐만 아니라 디퓨저(향이 나는 오일을 채운 병에 섬유 막대를 꽂아 향을 내는 것), 석고 방향제 등 작품과 함께 향초 재료가 가득한 공방을 보면 ‘진짜 일을 하고 있구나’하는 뿌듯함이 생긴다며 웃었다. 그는 공방을 운영하면서 얻게 된 것이 ‘자신감’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딱히 잘하는 것도, 하고 싶은 것도 없던 그의 삶에 ‘활력’을 불어넣어 준 것이다. “솔직히 물 흐르는 대로 그렇게 살았어요. 아이들을 키우면서도 ‘이렇게 살다가 아이들이 다 커버리면 나는 어떡하지?’하는 불안감이 있었음에도 뭘 해야 할지 몰랐거든요. 그런데 남편 덕에 향초를 알게 됐고 지금은 제가 좋아서 늘 공부하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게 됐어요” 인터넷 주문으로 판매하는 것 말고도 다른 공방에선 배울 수 없는 새로운 걸 수강생에게 알려주고 싶고, 활동 영역을 넓히기 위해 다른 판로를 찾아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있다는 이 씨. 그는 향초로 제2의 삶을 살게 된 지금이 정말 행복하다며 다른 주부들도 누구의 엄마가 아닌 자신만의 삶을 꼭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저도 제게 고객을 응대하고 누군가에게 기술을 가르치는 재능이 있다는 걸 몰랐어요. 그걸 알 수 있게 도와준 가족에게 고마울 따름이죠. 이제 시작하는 입장이지만, 예전의 저 같은 삶을 사는 주부들이 꼭 사회에 나와 무엇이든 배우고 일했으면 좋겠어요. 엄마로만 사는 것도 좋지만, ‘나’를 찾는 것도 정말 의미 있는 일이거든요” 김민희 기자 minheek@ysnews.co.kr
성완종 메모가 엄청난 회오리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그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야산에서 발견된 쪽지에는 현 정부 핵심 실세 몇 사람 이름과 함께 전달된 돈 액수가 적혀 있었다. 그 직전에 언론사와 직접 통화한 정황에 비춰 치밀하게 계산된 유류품이었던 것 같다. 고인이 의도한 대로 뇌관은 즉시 폭발했다. 당장 현직 국무총리가 직격탄을 맞았고, 경남도지사도 치명상을 입고 방어에 힘을 쏟고 있다. 현 정부 들어 자리를 이어 온 비서실장 세 사람에게도 유탄이 발사됐고 2012년 대선 당시 새누리당 선거 핵심 참모였던 인물에게도 미사일이 명중했다. 성 전 회장이 남긴 메모와 언론 인터뷰 녹취록 진실성 여부는 차치하고라도 세상을 향해 던진 그의 함성은 일단 통했다. 많은 국민이 아직도 끊어지지 않고 있는 부패 사슬에 탄식을 자아내고 있다. 특종을 잡은 언론사는 시대의 소명인 양 들떠있고, 야당은 직접 거론되지 않은 참에 선거 명줄로 보고 극단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정치계 속은 이상하리만치 조용하다. 금배지를 함께 달았던 옛 정치동료의 상가를 찾는 발길도 뜸하다. 당장 세간에 알려지지 않은 또 다른 리스트가 걱정돼서인지 성 전 회장에 대한 원망이나 힐난은 여야 어디서도 새어 나오지 않는다. 자원외교 비리 특별수사에 포착돼 검찰 조사를 받고 구속이 임박했던 시점까지 비리 기업인으로 몰아가던 언론도 그날 이후로는 기조가 바뀌었다. 초등학교 중퇴 학력에 자수성가한 기업인, 남몰래 장학사업을 해 온 검소한 기업인 등으로 그의 인간적 측면을 부각하는 기사가 나오기 시작했다. 8년이나 지난 해묵은 그의 자서전도 화제가 됐다. 현 정부 집권 기간이 반도 채 지나기 전에 정권 핵심부를 향해 정조준된 성완종 리스트의 폭발력은 가히 메가톤급이다. 살아있는 정권에 대한 대규모 폭로게임은 본인이 살려고 하면 할 수 없다는 속설이 증명된 것일까. 자신의 목숨과 바꾼 리스트 한 장의 파급 효과는 그래서 큰 것일 수밖에 없다. 현직 총리는 목숨을 건다고 했다. 하기야 리스트에 언급된 정치인 중 누구도 제기된 의혹을 인정한 사람은 없다. 비리를 폭로한 당사자가 고인이 된 마당에 혐의를 입증할 구체적인 방안이 제시되지도 않았는데 미리 고해성사할 정치인은 없을 것이다. 사실로 밝혀지더라도 아랫사람이 한 일이라 본인은 모른다고 잡아떼는 것이 우리나라 정치자금이나 뇌물수수 혐의 회피 관행이다. 이 정도 스캔들이라면 다른 선진국에서는 대통령이나 수상이 나서 해명하고 수습해야 할 정도의 사안이다. 자신은 몰라라 하면서 엄정 수사시키겠다는 원칙론만 내세운다면 국민 정서를 외면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이참에 우리의 전근대적인 정치 풍토를 확 바꾸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 시중 중론이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좋은 이미지 속에는 부친 박정희 대통령의 청렴과 반부패에 대한 향수도 포함돼 있다. 박 대통령도 취임 전이나 후 많은 담화에서 부패 척결에 대한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가장 부패한 직업군으로 국회의원이 맨 위에 올랐다고 한다. 정경유착과 비리 사슬은 반드시 척결돼야 한다. 또 한 가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처신에 대해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개인적 측면에서는 표적수사에 대한 억울함과 친분을 나눴던 정치인의 표리부동에 대한 인간적 배신감이 폭로와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하게 했겠지만, 그 자신 이 나라의 고질적 병폐인 정경유착과 부당한 검은 거래의 당사자로서 반성의 여지가 적지 않다는 사실이다. 많은 국민은 이 시점에서 성 전 회장이 반대급부적으로 동정을 받는 사실에 마뜩잖음을 느끼고 있다. 그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마지막 시점에 자신에게 등을 돌린 정치인에게 비수를 꽂으려 했다면 그보다 먼저 본의 아니게 정치권과 결탁할 수밖에 없었던 기업인으로서의 자기반성을 통렬히 거쳤어야 했다. 지금 우리나라는 건국 70년 이래 최대의 정치 변환기를 맞고 있다. 역경을 타고 넘어 선진정치로 가느냐, 거대한 일격을 당해 침몰하느냐 하는 갈림길에 서 있다. 불신이라는 쓰나미를 맞은 정치권이 어떻게 대응하는지에 우리나라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하겠다.
▶ 사업자등록 명의를 빌려주면 국민연금을 내야 하나요? 그렇습니다. 사업자등록 명의를 빌려주면 빌려준 사람이 국민연금을 내야 합니다. 명의 대여란 본인이 실제로 사업을 하지 않거나 법인 주주가 아닌 데도 타인 명의로 사업자등록 또는 법인 주주로 올릴 수 있도록 허락하고 필요한 서류를 제공하는 것을 말합니다. 하지만 명의를 빌려주면 종합소득세와 부가가치세 등 납세 의무를 져야 하고 법인이 내지 못한 세금은 명의 대여자가 대신 내야 합니다. 그러나 예금ㆍ부동산 등 재산이 압류 또는 공매되는 것은 물론 대출금 변제요구와 신용카드 사용정지, 출국 규제, 국민연금과 건강보험료 부담도 늘어날 수 있습니다. 만약 명의를 빌려주려면 이런 문제점을 충분히 숙지하길 바라며, 국민연금도 명의를 대여할 때 사업자등록 상 명의자에게 보험료가 부과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더 말씀드립니다. 또 연금을 수급할 때도 수급자(명의 대여자) 소득으로 인정해 ‘소득 있는 업무’에 종사하는 것으로 간주하면 연금액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도 주의하길 바랍니다. ▶ 연금을 받는 동안 공단에 신고할 사항이 있나요? 연금 수급자나 부양가족연금 대상자에게 다음과 같은 일이 생기면 해당일로부터 30일 이내에 꼭 알려주셔야 합니다. 먼저 연금 수급자는 사망, 소득활동 종사 유무(노령, 유족), 재혼, 입양, 파양, 장애상태 변동, 성명, 주민등록번호 변동 등의 상황일 경우 공단에 알려야 합니다. 부양가족연금 대상자는 사망, 혼인, 이혼, 출생, 입양, 파양, 장애상태 변동, 생계유지 중단, 성명, 주민등록번호 변동 등의 경우에 알리면 됩니다. 노령연금 수급권자가 소득 있는 업무에 종사하게 된 경우에도 알려주셔야 합니다. 소득 있는 업무에 종사한다고 판단하는 기준은 소득이 204만4천756원이 될 경우며, 근로소득자의 경우 근로소득 공제 전 기준 월 약 292만원입니다. 이외에도 연금지급계좌, 휴대전화를 비롯한 전화번호, 이메일 주소 등 변경 사항도 될 수 있으면 빠른 시일 내에 공단에 알려주시는 게 좋습니다. 변경된 정보는 국번없이 1355, 또는 국민연금공단 양산지사(371-1511~6)로 전화하면 담당자가 자세하게 안내해 드립니다.
내가 너의 손을 잡고 걸어갈 때 왼쪽 비는 내리고 오른쪽 비는 내리지 않는다 우리에게는 언제나 너무 많은 손들이 있고 나는 문득 나의 손이 둘로 나뉘는 순간을 기억한다 내려오는 투명 가위의 순간을 깨어나는 발자국들 발자국 속에 무엇이 있는가 무엇이 발자국에 맞서고 있는가 우리에게는 언제나 너무 많은 비들이 있고 왼쪽 비는 내리고 오른쪽 비는 내리지 않는다 내가 너의 손을 잡고 걸어갈 때 육체가 우리에게서 떠나간다. 육체가 우리를 쳐다보고 있다. 우리에게서 떨어져나가 돌아다니는 단추들 단추의 숱한 구멍들 속으로 왼쪽 비는 내리고 오른쪽 비는 내리지 않는다.
누구나 한 번쯤은 ‘발목을 삐었다’는 경험을 경험을 하게 된다. 특히 따뜻하고 꽃피는 봄을 맞아 야외 활동이 많아지면서 발목을 다치는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발목을 접질리거나 삔 경우에 ‘인대가 늘어났다’고 하는데 이런 발목 부위 인대 손상 진단명을 ‘발목 염좌’라고 한다. 발목 염좌는 가장 흔한 질병 중 하나로 보통 발목을 둘러싸는 안쪽과 바깥쪽 인대에서 손상이 나는 경우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바깥 측 복숭아뼈 밑 인대 손상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발목 염좌는 보통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한다면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 통증 때문에 보행이나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생기는 것은 물론이고 발목 근력이 약화하거나 근육 길이에 변화가 생길 수도 있다. 나아가 균형 감각과 발목의 안정성이 저하돼 삔 다리를 또 삐는 식으로 ‘습관성 염좌’로 발전할 수 있다. 또 해당 부위 통증이 지속하는 경우에는 통증 때문에 움직임을 피하게 되면서 발목 주위 근육이 퇴화하고 관절 강직과 퇴행성관절염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치료는 침과 약침 치료를 통해 근육과 인대의 손상을 치료하고 부항을 통해 손상으로 생긴 어혈을 빼내게 된다. 그 후 테이핑을 통해 발목을 단단하게 고정시켜 발목을 지지시키고 추가 손상을 막게 한다. 집에서의 관리는 초기 2~3일은 냉찜질을 하면서 부종과 통증 감소시키고 충분히 휴식을 취해야만 한다. 발목염좌를 예방하려면 여성은 발목 균형을 잡기 힘든 하이힐보다는 안전한 신발을 착용해 올바른 보행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내리막길에서 발목을 접질리는 일이 많은 점도 늘 염두에 둬야 한다. 운동 전후에는 적절한 스트레칭으로 발목 스트레스를 줄이고 풀어주는 것이 좋다. 꾸준한 운동으로 발목 근육을 강화하면 발목염좌의 발생 확률은 확실하게 줄어든다.
새해가 막 시작됐을 때 지인들과 함께 전라남도 해남으로 여행을 갔다. 그리고 우리는 그 서늘한 팽목항에 서 있었다. 차갑고 시린 겨울바람과 검푸른 바다 위에 기다림의 등대는 노란 리본을 매단 체 흔들리고 있었다. 코끝을 아리게 하는 바람 탓이었을까? 아님, 잠시 봉인된 기억이 딸각하고 열렸기 때문이었을까? 온몸의 한기를 느끼며 외투를 감싸 안았지만 시려진 가슴까지는 어쩔 수가 없었다 . 그랬다. 팽목항은 2014년 4월 16일에 멈춰 있었다. 색이 바래버린 수많은 리본과 누군가가 정성껏 준비해온 아이들의 간식거리가 주인을 잃고 덩그러니 남아 있었고, 죄책감과 미안함에 목이 메어와 굽이치는 파도는 심하게 굴곡을 이뤘다. 얼마나 춥고 무서웠을까, 또 얼마나 엄마가 그리웠을까. 부디 못난 어른들을 용서해 주기를…. 나는 염치없이 빌고 또 빌었다. 사실 타인의 고통을 말없이 보듬고 기억하기가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살기 위해 스스로 망각을 선택하는 것은 인간의 나약함에 대해 다시 확인하는 순간이기도 하지만 그것은 생명체가 갖는 생존의 본능이기도 하다. 허나 유족들이 가진 아픔은 억겁의 세월이 흐른다고 해도 결코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살아남았다는 안도보다, 남겨진 자의 고통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스스로를 조금씩 갉아먹어 육신마저 소멸하고 있는, 그 누군가가 행여 있을까 봐 나는 두렵다. 아니, 좀 더 솔직하게 말하면 혼자만의 아픔이 돼서 더는 위로도 위안도 없는 나날을 견디고 있음을 우리가 그저 바라보고만 있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 그 무엇 하나 변한 것이 없는데 애써 모른 척 넋 놓고 있어야 하는 걸까? 과연 우리가 이래도 되는 걸까? 타 도시에 있는 딸에게 문자를 보냈다. ‘엄마는 네가 매일 그립다. 꽃이 피면 꽃이 펴서 그립고, 비가 오면 비가 와서 그립고, 바람 불면 먼 곳에 있는 네게 혹시라도 이 그리움이 전해질까 창을 열고 한참을 서 있다’ 매년 4월이 오면 흐드러진 벚꽃 아래로 떠오르는 얼굴을, 살기 위해서 잊으라고 누가 감히 말할 수 있을까? 팽목항에서 내가 만난 것은 자식을 가슴에 묻은 이 땅의 어미들이다. 날마다 2014년 4월 16일로 평생을 살아야 하는 이 땅의 어미를 말이다. 그래도 세월은 잔인하게 흐르고 역사의 한 귀퉁이에 이날의 비극이 기록될 것이다. 차마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 없는 그 날의 참담함과 비통함을 역사는 뭐라고 이야기할 것인가. 노란색 하면 나는 개나리, 보름달, 병아리, 나비, 봄을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 노란 리본을 제일 먼저 떠올리게 됐다. 언젠가부터 노란색이 슬픔을 연상하게 되는 색이 됐노라고 말하는 나. 나는 2014년 4월 16일 거대한 배가 침몰하는 광경을 통곡하며 지켜본 대한민국의 부끄러운 어른 중 한 사람이다. 그저 기적이 일어나기만을, 노란 리본을 가슴에 다는 것 외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무기력한 어른이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까지 잡아 줄 손을 믿고 기다렸건만 우리가 먼저 손을 놓아버린 잔인한 그 시간을 너무 쉽게 잊어버린 무정한 어른이다. 늦었지만 그리움의 눈물이 서해가 돼 출렁이고 있는, 팽목항 기다림의 등대에서 나는 그 날을 결코 망각 속에 가두지 않겠노라, 살기 위해 더는 비굴하지 않겠노라 약속했다
인류 최초의 부부 아담과 하와가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 늘 해가 지기 전에 돌아왔던 아담이 하루는 밖에서 아주 밤늦게 돌아왔다. 하와는 매우 화가 나서 소리쳤다. “당신에게 다른 여자가 생겼죠!” “그게 무슨 소리야? 이 세상에 여자라고는 당신뿐이잖아?” 하지만 한 번 의심한 하와의 의심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하와는 의심병으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 하와가 의심하든 말든 아담은 잠을 잤는데 누군가 옆구리를 콕콕 찌르는 바람에 잠에서 깨었다. 하와였다. “당신 뭐하는 거야? 자지 않고” “말 시키지 말아요! 지금 갈비뼈 숫자를 세고 있으니까!” 의처증이나 의부증이 있는 사람과 결혼을 하면 결혼하는 날부터 신혼이 아니라 감옥이 된다. 의처증이 지나친 남편은 이웃 아저씨를 만나 인사하면 “저 남자 몇 번 만났느냐?”고 따진다. 의부증이 심한 아내는 매사에 남편을 의심하고 추궁한다. 그러면 결국 가정이 지옥같이 될 것이다. 인생이 지옥같이 불행하다. 공자의 수제자인 자공이 어느 날 공자에게 질문했다. “나라가 잘되는 비결이 무엇입니까?” 공자는 “족식(足食), 족병(足兵), 신(信)”이라고 대답했다. 생활의 안정, 자주국방, 정부의 공신력을 말한다. 자공이 “이 세 가지 중에 하나를 버려야 한다면 무엇을 버리시겠습니까?”라고 하자 공자는 “병(兵)을 버리겠다”라고 했고 또 자공이 “남은 두 가지 중 하나를 더 버려야 하신다면 무엇을 버리시겠습니까?”라고 하자 공자는 “식(食)을 버리겠다”라고 말했다. 나라는 경제력이 없어도 살고 군대가 없어도 살 수 있으나 믿음이 없으면 나라가 설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아무리 나라 경제가 튼튼하고 강력한 군대가 있어도 백성이 정부를 신뢰하지(信) 않으면 나라는 흔들리고 불안해진다. 지금 우리나라가 처한 심각한 위기가 이것이다. 국민이 매사에 정부를 의심하는 것이다. 아무리 설명을 해도 믿으려 하지 않는다. 아무리 자료를 공개해도 의심을 풀지 않는다. 권위가 있고 책임 있는 이가 나서서 해명해도 끝까지 의심하기에 혼란이 계속되는 것이다. 왜 그럴까? 물론 정부가 약속을 지키지 않거나 국민을 속여 왔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러나 타블로 사건을 통해서도 봐왔듯이 매사에 의심하고 믿지 못하는 잘못된 습관에서 유래할 수도 있다. 그래서 병중에 가장 무서운 병이 의심병이라고 했다.
불필요한 정보가 지나치게 많이 유포되는 현상을 말한다. 인터넷 발달로 정보 유통속도가 빨라지긴 했지만, 한편으로는 쓰레기 정보나 허위 정보가 마치 대기오염 주범인 스모그처럼 가상공간을 어지럽힌다는 뜻이다. 정보 부족에 시달리던 과거와 달리 현대인은 정보 과잉이 빚어내는 갖가지 폐해에 시달리고 있다. 각종 매체를 통해 자신 앞에 던져지는 수많은 정보 중에서 불필요한 것을 걸러내는 일이 중요해진 것이다. 이렇게 무한대로 쏟아지는 정보는 사용자를 정보 불안증, 정보 비만 등에 휩싸이게 한다. 전문가는 데이터 스모그를 해소하기 위해 정보 자체보다 ‘정보에 대한 정보’를 찾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양산천을 밝게 물들인 유채꽃보다 더 화사한 꽃이 피어났다. 바로 아이들의 웃음꽃. 회색 도시에 갇혀있던 아이들은 오랜만에 자연을 뛰놀며 꽃과 어우러진다. 환하게 짓는 웃음에 어른들도 따라 웃는다. 양산천 곳곳에 웃음꽃이 만연하다.
한 끼 식사로 장 하나만 올려도 충분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먹을 것이 넘쳐나는 요즘 사람들에겐 장 없이 차려진 밥상이 더 익숙하다. 그래서일까. 시간이 갈수록 전통 된장과 고추장 등 장이 가진 고유의 맛과 향을 가늠할 수 있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된장찌개와 고추장 반찬은 우리의 정서를 대변하는 음식이다. 그래서 아무리 서양식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해도, 맛있는 집 밥을 먹고 싶을 때 자기도 모르게 구수한 옛 맛을 찾아가게 된다. 23년째 통도사 앞 지킨 소문난 맛 집 11평 1호점에서 2층 건물 2호점 확장 하북면 순지리에 위치한 윤식당은 어머니가 차려주신 시골 밥상이 그리운 사람에게 안성맞춤이다. 갓 지은 뜨끈한 쌀밥에 각종 나물을 한가득 올리고 반숙 계란후라이를 척 걸친다. 매콤한 고추장 한 숟가락과 구수한 된장찌개 두 숟가락, 마지막 고소한 참기름까지 솔솔 뿌려서 쓱쓱 비비면…. 카~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된장찌개 열무비빔밥’이 완성된다. 바로 윤식당 대표 메뉴다. 윤식당은 통도사 관광객들 사이에서는 이미 입소문이 자자한 맛집이다. 통도사 관광코스로 한 번쯤 들린다는 농담이 나올 정도. 그도 그럴 것이 윤식당 1호점은 23년째 통도사 앞을 지키고 있다. 윤경숙 대표가 윤식당 문을 처음 연 것은 1991년도. 11평 남짓 작은 공간에 탁자 4개를 놓고 시작했다. 저렴하고 맛깔나는 된장찌개 정식으로 손님이 늘자 잠자는 방에까지 탁자를 놓고 손님을 받기 시작했다. 윤 대표는 “그 때는 정말 정신없이 장사만 한 것 같아요. 그런 작은 공간에서 새벽밥부터 점심까지 하루에 150명 정도 받았으니까요. 혼자 장사를 했는데, 그냥 나는 음식만 차렸죠. 가져다 먹고 치우고 밥 값 내는 것까지 손님들이 다 알아서 했어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손님들이 계속 늘고 관광객까지 몰리자 주차장 문제 때문이라도 확장이 필요했다. 그래서 1998년에 지금의 2호점을 개설했다. 2층 구조의 세련된 신식 건물로 넓은 주차장까지 완비했다. 현재 1호점은 둘째 아들과 며느리가, 2호점은 윤 대표와 아들이 맡아 운영하고 있다. 된장찌개 열무비빔밥 단연 인기 묵은지와 돼지 두루치기도 별미 윤식당의 대표메뉴는 단연 된장찌개 열무비빔밥이다. 직접 담근 된장으로 끊인 찌개와 열무비빔밥의 조합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침을 꼴깍 삼키게 만드는 맛 아닌가. 윤식당 된장찌개는 일반 찌개보다는 조금 더 걸죽한, 하지만 강된장은 아닌, 비벼먹기 딱 좋은 농도로 끊인다. 된장찌개가 나오자마자 거두절미하고 비빔밥부터 한 그릇 쓱싹 비볐다. 8가지 제철 나물과 열무김치, 된장찌개, 그리고 감칠맛을 더하는 고추장과 참기름까지 비벼, 한 입 가득 넣으니 입가에 미소가 절로 나왔다. 된장찌개와 같이 먹어야 더 맛있는 조합. 고추장 돼지 두루치기다. 두루치기 한 입 먹고, 구수한 된장찌개 한 숟갈 입에 넣으면 입 안이 풍족해지는 느낌이다. 2~3년 된 묵은 김치가 고소하게 볶여진 맛도 일품이다. 중간 중간 씹히는 매운고추가 입맛을 더욱 돋운다. 윤 대표는 “특별한 비법이 뭐 있나요? 그냥 옛날 방식으로 찌개와 반찬을 만든다는 거죠. 재료는 무조건 국산만 쓰고, 매일 매일 신선한 재료를 쓰죠. 그리고… 음… 모르겠어요. 나머지는 손맛 아니겠어요? 하하” 된장찌개뿐 아니라 순두부찌개, 김치찌개도 인기다. 자극적이지 않고 깔끔하고 부드러운 순두부찌개는 젊은 여성들이 많이 찾고, 김치찌개는 깊고 진한 묵은지 맛을 좋아하는 중년층이 특히 좋아한다고. 별미로 주문 가능한 백숙은 시간이 좀 걸린다. 주문 즉시 촌닭을 손질해 푹 끊여야 하기 때문에 최소 2시간 전에 주문하면 좋다.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윤영석 국회의원이 학생들에게 ‘청소년의 꿈과 우리의 미래’라는 주제로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16일 물금동아중학교(교장 최강호)에 이어 17일에는 웅상고등학교(교장 설학줄)에서 강연을 가진 것. 윤 의원은 아직 자신의 미래와 꿈을 결정하지 못해 고민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하면 된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라고 용기를 북돋웠다. 윤 의원은 “목표 지향점을 가지고 포기하지 말고 꾸준히 도전하다 보면 변화된 자신을 발견하고 목표를 이룰 수 있다”며 “현재에 만족하지 말고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라”고 조언했다. 에베레스트 최초 등반자 ‘에드먼드 힐러리’, 애플사 ‘스티븐 잡스’를 예로 들며 어려운 환경을 딛고 도전할 때 ‘과연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깰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100대 기업에서는 채용하고 싶은 인재로 도전과 개척정신이 있는 사람을 뽑는다”며 “도전과 개척정신은 계획하고 꾸준히 실천할 때 비로소 생기는 것”이라며 근면성도 강조했다. 이어 윤 의원 스스로도 어려웠던 유년시절이었지만 하고자 했던 바를 향해 노력한 결과 실패를 딛고 자신감을 가지게 됐다고. 그런 후에 시행착오를 두려워하지 않고 다음 목표를 향해 달릴 수 있다며 어려움을 이겨내라고 격려했다. 마지막으로 “처음에는 자신을 위해 목표를 세우지만,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인만큼 사회와 국가를 위해 봉사할 때 함께 성장하고 행복할 수 있다”며 “자신이 가진 것을 사회에 환원할 수 있는 선진의식을 가지자”고 독려했다. 엄아현 기자
양산여자중학교(교장 신수균) 학생들이 한국 결정성장 콘테스트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다이아몬드와 같은 결정(結晶)을 직접 키우는 과정을 통해 21세기 첨단과학을 접하고 배우기 위한 대회다. 지난 11일 부산대학교 단결정은행연구소와 나노과학기술대학,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가 주최하고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물리학회가 후원하는 제18회 한국 결정성장 콘데스트에서 양산여중 3학년 백소연ㆍ박가영 학생이 중등부 금상을 수상했다. 이 대회는 4월에 설명회를 갖고 시약을 받은 후 학생들이 각자 창의적인 방법으로 성장방법을 선택해 8개월 기간 동안 결정을 육성한다. 이후 다음 해 1월초 출품해 결정의 크기와 질, 실험일지, 전자현미경 사진 등으로 심사를 받게 된다. 지난해 선정된 결정 아이템은 황산구리였다. 시상은 초등부, 중등부, 고등부, 일반부, 결정나노표면 사진전, 단결정 UCC 공모전까지 모두 6개 부문으로 진행된다. 전국적으로 매년 2천여명의 학생이 대회에 참가한다. 대상은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상을, 금상부터는 한국물리학회 학회장상을 받게 된다. 금상을 수상한 백소연ㆍ박가영 학생은 “대회를 준비하는 10개월여 동안 많은 것을 경험하고 배우게 됐다”며 “특히 평소 좋아하는 분야인 황산구리 결정을 육성한 결과에 대단히 만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엄아현 기자
아이들은 다양한 꿈을 꾼다. 꿈이 뭐냐고 물으면 가수, 디자이너, 변호사, 파일럿, 교사, 경찰관, 아나운서, 건축가 등 정말 다양하다. 하지만 현재 교육과정은 어떠한가. 오로지 수능이라는 한 가지 목표만을 가지도록 만든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아이들은 수능에 맞춘 영어, 수학 위주의 교육과정 속에서 고교 3년을 보내야만 하는 것이다. 하지만 물금고등학교(교장 송화용)는 다르다. 팍팍하고 획일적인 교육에서 벗어나 자유로움을 꿈꾸는 아이들을 위한 특별반을 만들었다. 다양한 꿈이 있으며, 그 꿈에 도전하는 아이들을 향해 통쾌한 응원가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지난 13일 물금고 점심시간. 흡사 학교축제 현장처럼 음악소리와 박수소리 그리고 아이들 웃음소리가 넘쳐났다. 이름하여 ‘드림하이 콘서트’가 펼쳐진 것. 1층 로비에 공연장을 만들어 학생들이 돌아가며 노래와 악기연주를 펼쳤다. 최신 인기가요부터 가곡, 창작곡까지 장르도 다양했다. 한 켠에는 이젤 위에 미술 작품이 놓여있고, 또 한 켠에는 학생들이 직접 만든 쿠키와 햄버거 등을 판매했다. 콘서트가 진행되는 30분 동안 물금고 학생들은 공부에 지친 입시생의 얼굴에서 천진난만한 웃음끼 가득한 아이들의 얼굴로 돌아왔다. 잠시 입시를 잊고, 마음껏 환호하고 즐기는 모습이 사랑스러워 보이기까지 했다. 이같은 달콤한 휴식을 선물한 친구들은 다름 아닌 물금고 예체능반 학생들이다. 이들이 자체적으로 콘서트를 계획한 것이다. 앞으로도 매월 둘째 주 월요일 점심시간을 이용해 정기적으로 콘서트를 열 예정이다. “맞춤형 입시전략과 진로지도 필요” 예체능반은 올해 3월 1일자로 처음 개설했다. 음악, 미술, 디자인, 요리, 체육 등 예체능 관련 진로를 꿈꾸는 학생들을 위한 특별반으로, 현재 2학년 26명으로 문을 열었다. 인문계 고등학교로서는 쉽지 않은 결정이다. 때문에 처음에는 학부모 반대도 거셌다. 송화용 교장은 “쉽게 말해 공부하려는 아이들에게 헛된 꿈을 꾸게 하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었죠. 하지만 26명의 학생들은 자신의 꿈이 뚜렷했어요. 실용음악가, 성악가, 패션디자이너, 제과제빵사 등 누구보다도 먼저 자신의 진로를 결정한 기특한 아이들인데, 당연히 응원해 줘야죠. 이들에게 맞는 입시전략과 진로지도가 필요하다며 학부모님들을 설득했죠”라고 말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학부모들 태도도 달라졌다. 열심히 자신의 꿈과 목표를 위해 노력하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희망을 찾은 것이다. 김지현 담임교사는 “양산지역은 오로지 인문계 고교 밖에 없죠. 하지만 매년 음악, 미술, 체육 등으로 대학을 가거나 자신의 진로를 결정하는 학생들이 있어요. 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공교육기관이 없다보니 사교육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거죠. 음악도 100% 실기로 진학하는 분야가 있는 반면, 수능점수ㆍ실기를 5:5로 판단하는 분야도 있죠. 때문에 예체능 계열 진학지도를 3학년 때 하면 이미 늦는 경우가 많아요. 진로를 정확히 결정했다면 1~2학년때부터 맞춤형 진학지도가 필요하기 때문에 예체능반을 개설하게 됐죠”라고 설명했다. “이제 인문계도 교육과정 자율성 강조” 그동안 인문계 고등학교는 교육과정 자율성 측면에서 특목고나 자율고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리했던 것이 사실이다. 인문ㆍ자연 계열에 편중된 교육과정 때문에 학생의 소질이나 적성을 고려한 다양한 교육은 상대적으로 소홀할 수밖에 없었다. 이처럼 최근 인문계 고등학교 교육과정이 변화하고 있다. 입시에도 학생의 소질이나 적성을 고려한 다양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것이 진로집중 교육과정이 강조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물금고는 이같은 진로집중 교육과정과 특화프로그램 등을 접목시켜 예체능반을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송 교장은 “물금고는 현재 예체능반과 더불어 비즈쿨도 운영하고 있어요. ‘비즈쿨(BizCool)’은 ‘비즈니스(Business)’와 ‘스쿨(School)’을 합친 말로, 학교 내에서 창업ㆍ유통ㆍ경영을 해보는 경험을 통해 경영마인드를 키우고 청소년 창업인재를 발굴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수능만이 우리 아이들 진로의 전부가 아니기에 다양한 꿈을 응원하고 지원하기 위한 교육과정 운영에 노력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동원과학기술대학교(총장 장호익)가 경남도내 16개 기업과 경남형 기업트랙 협약을 체결했다. 지난 15일 경남도내 대학생의 안정적 일자리 확보를 위해 경남도내 18개 대학과 16개 기업체가 참여해 ‘경남형 기업트랙’ 협약식을 체결했다. 협약 체결 기업으로는 덴소코리아일렉트로닉스, 화인베스틸, 대흥알앤티, 이엠텍, 한국카본 등 경남도내 우수 중견기업으로, 어려운 기업 여건 속에서도 도내 대학 졸업생들 취업난 해소를 위해 ‘경남형 기업트랙’ 협약에 ‘동참하기로 한 것. 특히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트랙 개설을 확대 추진했다는 점이 이번 협약체결의 특징이다. 올해는 경남 대표적 항공산업 외 기계ㆍ전자ㆍ철강ㆍ자동차ㆍ조선ㆍ의료산업분야까지 경남형 기업트랙 개설을 확대 추진해 경남도내 대학과 기업으로부터 큰 호응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협약을 통해 동원과기대는 기업체 디티알과 트랙을 맺는 것을 비롯해 모두 122명의 경남도내 대학생들이 트랙 기업으로부터 일자리를 약속받았다. 동원과기대는 “트랙 협약은 기업 인력채용에 소요되는 각종 비용을 절감시키는 것은 물론 이직률이 낮은 경남도내 지역 인력을 채용함으로써 생산성을 향상시켜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학생들 역시 취업할 직장을 미리 확보한 상태에서 걱정없이 학업에 전념할 수 있어 높은 학업성취도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양산상공회의소(회장 구자웅)가 오는 23일 회원 업체를 대상으로 ‘온라인 해외마케팅 활용과 수출기업 지식 재산권 보호’에 관한 설명회를 연다. 설명회는 김춘식 한국무역협회 대리와 이은선 한국지식재산보호협회 대리가 진행하며 강의 내용은 ▶올해 해외마케팅 관련 사업 소개 ▶tradeKorea 사이트 소개 ▶SEO를 고려한 상품등록 방법 ▶미니사이트 소개 및 제작 시연 ▶수출기업 지식재산권 분쟁사례 및 지원시책 ▶상표디자인 분쟁대응 ▶중국 내 온라인 모조품법 대응 방안 등이다. 장정욱 기자
받아야 할 임금을 받지 못하는 근로자의 답답함만큼 줘야 할 임금을 주지 못하는 경영자의 고충도 작지 않다. 이처럼 임금체불로 경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중소기업을 위해 고용노동부와 근로복지공단이 ‘체불청산지원 사업주 융자’ 사업을 진행한다. 사업은 제목 그대로 기업 체불임금 청산을 위한 융자금 지원이다. 대상자는 300인 이하 가동 사업장의 사업주로서 1년 이상 해당 사업을 하고 있는 경우다. 다만 휴ㆍ폐업 사업장과 전국은행연합회 연체정보 등록 사업장, 중소기업은행 연체대출금 보유 사업주는 은행 여신관리규정에 따라 융자가 제한될 수 있다. 사업주가 신청한 융자금은 근로자 계좌로 직접 입금한다. 현재 근무하는 근로자의 경우 6개월 이상 일하고 임금을 못 받고 있는 경우 가능하며, 퇴직 근로자는 확인 신청일 기준 1년 이내 퇴직한 경우에만 지원한다. 금액은 사업장당 최저 100만원, 최고 5천만원까지 융자 가능하며, 근로자 기준으로는 1인당 최고 600만원까지 가능하다. 융자는 금액과 신용에 따라 신용 융자, 연대보증, 담보 융자로 구분하며, 신용ㆍ연대보증은 연 4.5%, 담보제공은 연 3%의 이자가 적용된다. 상환은 1년 거치 2년 분기별 상환이다. 기타 자세한 문의는 양산고용노동지청(379-2400)으로 하면 된다. 장정욱 기자 cju@ysnews.co.kr
경상남도가 청년 취업난 극복을 위해 정보통신(IT) 분야와 설계엔지니어 분야 전문인력 양성 교육을 한다. 경남도는 지난 14일 “최근 경기침체에 따른 고용환경 악화로 심화되고 있는 청년 취업난을 극복하기 위해 산업체 수요 맞춤형 전문교육과정인 ‘IT엘리트 및 설계엔지니어 양성사업’ 희망자를 내달 말까지 신청 접수한다”고 말했다. 이번 사업은 IT 분야와 설계 엔지니어 분야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도내 주소를 둔 만 34세 이하 청년 구직자 각각 40명을 교육하는 내용이다. IT 분야 교육은 기본 자기소개서 작성과 면접방식 등 구직 기술교육과 IT 관련 기초지식인 자바(JAVA), 데이터베이스, HTML 교육, 모바일 웹 프로그래밍 개발교육 등 직무능력 향상 내용을 담고 있다. 교육 기간은 6개월이며, 교육 수료 후에는 일자리 소개까지 지원한다. 설계 엔지니어 양성사업 역시 6개월간 이뤄지며 CAD 기초이론, 설계, 3D데이터 모델링 등 기계설계분야 전문교육을 지도한다. 기타 자세한 문의는 경남도 고용정책단(211-3164)로 하면 된다. 장정욱 기자
유상급식 반대운동에 학부모뿐 아니라 지역주민도 나섰다. 북정동 아파트 주민이 참여한 것인데, 이 아파트에 현직 시장과 시의원이 거주하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지난 14일부터 북정동 새롬성원네오파트 베란다 난간 곳곳에 현수막이 내걸렸다. ‘의무교육 의무급식’이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으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유상급식을 반대하는 주민이 참여한 것이다. 이들 상당수는 현재 북정초등학교 학부모다. 당장 4월부터 유상급식이 되면서 학부모회 차원에서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학교 단위 교육단체가 무상급식 논란에 대한 입장을 표명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본지 572호, 2015년 4월 14일자> 하지만 이번 아파트 현수막 시위는 북정초 학부모만 참여한 것이 아니다. 이미 북정초를 졸업한 자녀를 둔 학부모와 일반 주민도 동참했다. 도민 의견이 반영되지 않는 유상급식 전환을 반대한다는 것이다. 현수막 시위에 동참한 한 주민은 “내 자녀는 지금 중학생으로 동지역 중학교는 어차피 급식비를 내고 있어서 지금의 급식사태를 피부로 체감하지는 못한다”며 “하지만 경남도와 경남도교육청 그리고 지자체가 수년간 협의해 단계별로 진행돼 오던 무상급식이 이렇게 하루아침에 바뀌는 상황을 보고 경남도민이자 양산시민으로서 무시당한 기분마저 들었다”고 말했다. 입주민 현수막 시위가 눈길을 끄는 이유는 이 아파트에 나동연 양산시장과 김정희 양산시의원이 살고 있기 때문이다. 북정초 학부모회장이자 입주민인 최경순 회장은 “경남도 의지에 따라 처음 출발한 유상급식이지만, 앞으로 서민자녀교육지원조례 부결 여부, 예비비 편성권 등 이제 지자체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들었다”며 “이웃에 살고 있는 학부모들도 이렇게 간절히 무상급식을 원한다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아파트 내 운동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이들은 지난 14일 출근시간대에 아파트 정문 앞에서 피켓시위도 펼쳤다. 출근길에 나선 나동연 시장과 김정희 시의원에게 ‘우리 애들 무상급식 지켜주세요’, ‘추경에 예산편성 반드시 해주세요’라며 직접 호소했다. 최 회장은 “앞으로 북정초 교문과 아파트 정문에서 지속적으로 피켓 시위를 펼칠 예정”이라며 “시간이 흐르면 이같은 반발도 서서히 수그러들 것이라고 생각했던 일부 정치인들에게 학부모들이 얼마큼 화가 났는지 확실히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첨단하이브리드생산기술센터 개소 3주년을 맞아 그동안 성과를 되돌아보는 성과발표회를 지난 15일 열었다. 2012년 4월 문을 연 첨단하이브리드생산기술센터는 지난 3년여 동안 장비 구축과 박사급 전문인력 배치를 통한 산업기술 거점 연구기관으로 기틀을 다졌다. 특히 구축된 인프라를 바탕으로 양산 중소기업 제품 기능성과 신뢰성을 높이고, 고부가가치화를 도모하기 위한 첨단하이브리드 가공기술 고도화 기술개발과 실용화 지원을 활발히 추진하며, 1천700여 양산권역 중소기업 기술혁신을 견인하고 있다. 하이브리드는 이질적 요소가 서로 섞인 것으로 이종(異種), 혼합, 혼성, 혼혈이라는 의미로, 현재 산업분야에서 서로 다른 것을 결합해 부가가치를 높인 새로운 제품이나 시장, 영역 등을 창조하는 통합 코드로 인식되고 있다. 첨단하이브리드생산기술센터는 양산권역 산업발전 핵심이 될 첨단 하이브리드 가공, 생산기술 개발을 바탕으로 지역산업 주종을 이루는 자동차, 기계, 전기, 전자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 사용되는 기존 소재 부품 한계를 극복하는 제품특성의 고성능화와 다기능화를 이끌어오고 있다. 이러한 하이브리드 기술은 단순 개발 성공에 머무르지 않고, 기술 이전과 실용화를 통해 기업 매출로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년간 실용화 기술개발과 시제품 제작, 글로벌화, 장비활용사업에 참여한 지역 내 기업이 비엠티, 금강이노텍, 신기인터모빌, 정관, 포스텍전자 등 35곳으로, 매출증대 770억원과 고용창출 122명의 효과를 거뒀다. 이날 성과발표회에서는 (주)비엠티와 금강이노텍이 R&D와 기술지원 우수성과 업체로 선정돼 사례를 발표했으며, 정우창 생산기술연구원 동남지역본부장과 윤종찬 비엠티 대표 등이 지역산업 진흥 관계자 표창을 받았다. 이 자리에는 나동연 시장과 이성일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부원장, 구자웅 양산상공회의소 회장, 박인 도의원, 서영옥 어곡지방산업단지관리공단 이사장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이성일 부원장은 “오늘 성과발표회는 향후 센터 발전 전략을 소개하고 나아가 첨단하이브리드생산기술센터를 국가 첨단기술 거점기관으로 성장시키겠다는 약속의 자리”라며 “앞으로도 양산을 중심으로 지역 핵심산업 지속 발전을 위해 한국생산기술연구원도 관심을 끊지 않고 상호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홍성현 기자 redcastle@ysnews.co.kr
양산지역에서 어린이집 원아 폭행 논란이 빚어졌다. 고의성 여부에 대해 수사가 진행 중이지만, 3개월 전 인천 어린이집 폭행 사건으로 인한 충격이 아직 남아있는 학부모들은 자신이 살고 있는 곳에서 또다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양산시와 웅상출장소, 양산경찰서, 경남아동보호전문기관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4시께 삼호동 한 어린이집에서 40대 보육교사가 5세 남자아이를 폭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해당 아이 부모 백아무개(36) 씨는 양산경찰서에 고소장을 내고, 폭행 교사와 어린이집에 대한 처벌을 주장했다. 백 씨는 “아이를 데리러 간 외할머니로부터 양쪽 뺨에 붉게 손자국이 나 있다는 사실을 전해듣고 사건 경위를 제대로 알기 위해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과 시청 관계자 등과 함께 CCTV를 확인했는데, 교사가 아이 위에 올라가 손을 휘젓는 모습이 그대로 찍혀 있었다. 더욱이 양손을 여러 차례 사용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해당 보육교사는 “아이가 발버둥을 치는 과정에서 아이 발에 차여 본능적으로 손을 내저었는데, 공교롭게 얼굴을 때리게 됐다”며 고의성은 없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아동보호전문기관과 함께 아동 치료상담과 CCTV 추가 분석 등을 통해 고의성 여부와 추가 폭행 여부 등을 수사하고 있다. 이처럼 아직 수사가 진행 중이지만, 백 씨가 방송국에 이 사실을 제보해 뉴스보도가 되면서 일파만파 소문이 퍼지게 됐다. 백 씨는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하루 동안 가족이 모두 고민했다. 결론은 제2의 희생아동이 나오지 않도록 하기 위해 사람들에게 알려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고소와 방송국 제보 등을 즉각 하게 됐다. 하지만 가장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이런 일이 벌어졌음에도 지금도 여전히 해당 교사가 어린이집에서 다른 아이를 보육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어린이집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원한다”고 말했다. 웅상지역 어린이집에서 일어난 사건이다 보니 지난주 내내 웅상지역이 시끌시끌했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이 사건에 대해 수많은 글과 댓글이 달렸고, 이후 백 씨와 해당 보육교사도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면서 논란이 가중됐다. 이에 대해 한 네티즌은 “고의성 여부와 상관없이 아동 폭행은 있어서는 안 된다. 순간 화가 났다 하더라도 아이 뺨이 부어오를 정도로 때렸다는 것은 결코 이해받고 용서받을 수 없는 행동”이라는 의견을 게재했다. 반면 한 네티즌은 “모두가 피해자라는 느낌이다. 맞은 아이도 상처받고, 내 아이가 맞고 온 엄마도 상처, 남의 아이 돌보느라 정신적 스트레스 입은 교사도 상처다. 냄비근성 마녀사냥은 그만하고 용서와 배려가 있는 웅상지역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