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최초의 부부 아담과 하와가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 늘 해가 지기 전에 돌아왔던 아담이 하루는 밖에서 아주 밤늦게 돌아왔다. 하와는 매우 화가 나서 소리쳤다. “당신에게 다른 여자가 생겼죠!” “그게 무슨 소리야? 이 세상에 여자라고는 당신뿐이잖아?” 하지만 한 번 의심한 하와의 의심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하와는 의심병으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 하와가 의심하든 말든 아담은 잠을 잤는데 누군가 옆구리를 콕콕 찌르는 바람에 잠에서 깨었다. 하와였다. “당신 뭐하는 거야? 자지 않고” “말 시키지 말아요! 지금 갈비뼈 숫자를 세고 있으니까!” 의처증이나 의부증이 있는 사람과 결혼을 하면 결혼하는 날부터 신혼이 아니라 감옥이 된다. 의처증이 지나친 남편은 이웃 아저씨를 만나 인사하면 “저 남자 몇 번 만났느냐?”고 따진다. 의부증이 심한 아내는 매사에 남편을 의심하고 추궁한다. 그러면 결국 가정이 지옥같이 될 것이다. 인생이 지옥같이 불행하다. 공자의 수제자인 자공이 어느 날 공자에게 질문했다. “나라가 잘되는 비결이 무엇입니까?” 공자는 “족식(足食), 족병(足兵), 신(信)”이라고 대답했다. 생활의 안정, 자주국방, 정부의 공신력을 말한다. 자공이 “이 세 가지 중에 하나를 버려야 한다면 무엇을 버리시겠습니까?”라고 하자 공자는 “병(兵)을 버리겠다”라고 했고 또 자공이 “남은 두 가지 중 하나를 더 버려야 하신다면 무엇을 버리시겠습니까?”라고 하자 공자는 “식(食)을 버리겠다”라고 말했다. 나라는 경제력이 없어도 살고 군대가 없어도 살 수 있으나 믿음이 없으면 나라가 설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아무리 나라 경제가 튼튼하고 강력한 군대가 있어도 백성이 정부를 신뢰하지(信) 않으면 나라는 흔들리고 불안해진다. 지금 우리나라가 처한 심각한 위기가 이것이다. 국민이 매사에 정부를 의심하는 것이다. 아무리 설명을 해도 믿으려 하지 않는다. 아무리 자료를 공개해도 의심을 풀지 않는다. 권위가 있고 책임 있는 이가 나서서 해명해도 끝까지 의심하기에 혼란이 계속되는 것이다. 왜 그럴까? 물론 정부가 약속을 지키지 않거나 국민을 속여 왔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러나 타블로 사건을 통해서도 봐왔듯이 매사에 의심하고 믿지 못하는 잘못된 습관에서 유래할 수도 있다. 그래서 병중에 가장 무서운 병이 의심병이라고 했다.
양산천을 밝게 물들인 유채꽃보다 더 화사한 꽃이 피어났다. 바로 아이들의 웃음꽃. 회색 도시에 갇혀있던 아이들은 오랜만에 자연을 뛰놀며 꽃과 어우러진다. 환하게 짓는 웃음에 어른들도 따라 웃는다. 양산천 곳곳에 웃음꽃이 만연하다.
웅상포럼 김민호 사무국장(사진)은 60대임에도 불구하고 청년보다 더 뜨거운 열정을 가진 스님 한 분을 소개했다. 바로 웅상 삼호동에 있는 법불사 근법 스님이다. “스님은 한국클리더십에서 인연을 맺었죠. 강좌 특성상 스피치 위주로 수업을 진행하는데, 매번 발표와 질문에 누구보다 더 적극적인 모습을 뵙고는 그 열정에 박수가 절로 나왔어요” 김 사무국장이 스님을 진심으로 존경하게 된 계기는 무료급식 봉사 때문이다. “어느 날 스님께서 강좌를 함께 듣는 한 젊은이가 밥퍼나눔운동에 동참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으시고는 스스로 반성했다고 하시더군요. 그때부터 무료급식 봉사를 준비하셨고 얼마 전부터 정말 행동에 옮기셨어요. 매주 화요일 점심시간에 대동이미지타운 인근에서 지역 어르신과 어려운 이웃들에게 점심을 제공하고 계시죠. 무엇보다 젊은이에게 배운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봉사라는 점에서 스님 성품을 진심으로 존경하게 됐어요” 스님은 10여년 전 웅상에 터를 잡았다. 종교활동을 하는 것조차도 지역민 관심과 격려 때문이라는 생각으로 항상 지역사회에 봉사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고 계셨다고. “토박이도 아닌데 선뜻 무료급식 봉사를 하기가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봉사단체에 참여해 단체와 함께 봉사하는 것은 쉽지만, 무료급식 봉사는 돈ㆍ시간ㆍ사람ㆍ노력 모두 있어야 가능하잖아요. 스님께서 열정과 애정을 쏟아주셔서, 늘 감사한 마음입니다”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실험실은 다양한 종류의 화학물질을 취급하므로 잠재위험이 크다. 또한 실험조건이 극한의 온도와 압력 하에서 수행되는 경우가 많아 화재ㆍ폭발 등으로 인명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국내 연구기관이나 대학 실험실에서도 인적ㆍ물적 사고가 꾸준히 발생해 실험실 사고예방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 실험실 환경은 위험 실험실은 유해화학물질을 실험적으로 사용하는 곳, 비생산에 기초해 유해화학물질을 비교적 소량 사용하는 곳으로 관련 연구기관과 대학의 연구실 등이 포함된다. 실험실에서는 다양한 화학물질과 실험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실험자는 소량으로 유해한 물질에 노출되고, 화재ㆍ폭발 등 여러 가지 안전사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엄격한 관리가 이뤄지지 않으며, 대부분 실험실에서 체계적인 안전관리가 미흡하다.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관련 법규 등을 통한 엄격한 관리도 필요하겠지만, 무엇보다 스스로 위험요소를 확인하고 평가해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 ■ 실험실 안전 수칙 화학물질을 취급할 때에는 먼저 제조자에 의해 표시된 위험성과 취급 주의사항을 읽어보고 화학물질 위험 특성, 데이터북 등을 참고해 안전하게 실험하도록 한다. 실험유해폐기물은 배출자, 각 실험실 수거 담당자와 교류점으로 서로 엄격한 인수인계 작업이 이뤄져야 하며, 폐액처리는 구분해 하도록 한다. 무기계폐액은 유리병에 보관하되 불화수소는 플라스틱병에 보관한다. 유기계폐액과 유기화합물을 혼합하지 않도록 하며, 처리에 지장을 주는 물질로 착화물, 킬레이트 등은 별도로 수집해 처리에 지장이 없도록 한다. 유기물, 가연성 화합물, 탈수된 용액은 별도로 보관한 후 처리하고 PCB를 함유한 변압기유, 폐유, 할로겐계 폐약제 등은 별도로 수집한다. 화학물질 저장고에 화학물질을 보관할 때는 유해물질별로 분류해 보관하고, 원심분리기를 사용하는 경우 원심분리관 균형을 확인해야 하며, 다른 기기에 진동 영향을 주지 않는 곳에 설치해 사용한다. 또한, 가연성 고체를 다루는 실험실에는 반드시 화재용 마른 분말 소화기를 비치해야 한다.
4월 16일로 세월호 참사 1주년이 된다. 우리 사회를 병든 사회로 인정하게 한 안전불감증과 구조시스템 부재의 표본, ‘세월호’는 어느덧 보통명사가 됐다. 그 처연한 이름에서 연상되는 회한과 비통과 분노는 국민 가슴 저 깊은 곳에서 지지 않는 불꽃으로 이글거리고 있다. 직접 재난을 당한 사람이나 지켜보는 안타까움을 실감했던 다른 모든 사람까지도 세월호 참사의 진실한 원인 규명과 신랄한 책임 소재 파악에 따른 마땅한 처벌, 그리고 안전관리 시스템의 완전한 재정비를 염원하고 있다. 하지만 1년이 다 가도록 국민 심정을 후련하게 해소해주는 조치는 나오지 않고 있다. 참사 1주년을 며칠 앞두고 박근혜 대통령이 선체 인양 가능성을 언급하고 나서야 정부 각 부처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어쩌면 지난주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정부안이 나온 뒤 크게 반발하는 유가족과 야당, 시민단체 등의 기류를 억지하려는 의도로 비쳐지기까지 하다. 어찌 됐든 지나치리만치 동정과 구호에 집착한 배ㆍ보상안으로 유가족과 시민사회를 무마해 보려던 계획은 난관에 봉착한 느낌이다.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정부안은 이미 발족해 활동 중인 특별조사위원회 반발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조위 권한을 크게 축소하고 공무원 개입을 허용하는 내용이 정부의 진상 규명 의지를 의심하게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바, 당장 16일 합동 추모제가 어떻게 진행될지 걱정이 된다. 세월호 참사가 우리 사회에 던진 파장은 크게 두 가지다. G20이라는 지구 상 선진문명국 대열에 속해 있는 대한민국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으며, 선체 침몰 이후 단 한 명의 생존자도 구조하지 못한 무능한 시스템에 대한 개탄이다. 여기서 한 꺼풀 벗기니 악덕 기업과 불량 공무원 사이의 유착과 검은 거래, 양심을 팔아먹은 묵인과 조장이 모습을 드러내면서 ‘부패 공화국’의 썩은 환부가 드러났다. 대통령이 직접 현장을 찾아 유가족을 위로하고 자원봉사자 물결이 팽목항을 뒤덮어도 맹골 수로가 집어삼킨 세월호 승객의 한은 풀리지 않고 정부의 사후처리에 대한 불신은 사그라들 줄 모른다. 세월호 참사 1년을 맞은 지금까지도 우리 사회 안전불감증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2014년 4월 16일 전후를 비교해 볼 때 안전사고 발생이 오히려 소폭 증가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금방 뜨거워졌다 이내 식어버리는 ‘냄비 근성’일까. 정부와 대기업을 중심으로 안전대책이 무수히 발표됐지만 나아졌다는 인상을 주고 있지는 못한다. 해양사고 안전관리 주무관청인 해양경찰이 대통령 진노에 의해 해체되는 아픔을 겪었지만, 또다시 다른 이름을 가진 기구에서 같은 일을 되풀이할 따름이다. 세월호 비극의 원인 제공에 기여했던 인물에 대한 책임 규명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결과 정부 대책에 호응하는 국민은 많지 않다. 유족들로서는 더욱 황망할 것이다. 그들의 애간장 끊어짐은 보상이라는 결과물로 채워지지 않는다. 서릿발처럼 냉엄한 원인 규명과 엄정한 책임자 처벌, 그리고 사회 곳곳에 만연된, 그래서 제2, 제3의 세월호 사건을 유발할 소지가 있는 안전 시스템을 확고히 해달라는 것이다. 며칠 전 비리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던 경남기업 회장이 구속영장 심사를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남긴 메모로 세상이 들끓고 있다. 현 정부 실세 중 실세들에게 거액을 전달했다는 폭로가 당사자들 부인에도 불구하고 시중에 회자되고 있다. 검찰 조사가 이뤄지겠지만 무엇보다 국민 정서가 심각하다. 정권을 잡은 세력들이 하나같이 부정과 비리에 얽혀드는 일이 반복되고 있는 상황이 대다수 서민을 분노하게 만들고 있다. 지금 거론된 유력자들에 대한 폭로 내용이 진실로 밝혀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미 세간의 민심이 충분히 그럴 수 있다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인다면 이 사회의 도덕성은 땅에 떨어진 것이나 다름없다. 세월호는 우리에게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 하나를 던져 줬다. 사회 전반에 난마처럼 얽혀 있는 부조리와 비리 사슬을 송두리째 뽑아내라는 엄중한 하명이다. 고귀한 생명을 담보로 제기된 사명을 지금 우리가 해내지 못한다면 우리 민족 앞에 영광은 다시 찾아오지 않을 것이다. 바다 위로 끌어올린 세월호를 똑바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신입생으로부터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가 “고등학교 생활을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는 질문입니다. 그 전제는 대입을 염두에 둔 질문입니다. 그때마다 다시 반문합니다. “대학에 왜 진학하고 싶냐?”고. 많은 학생은 ‘남들이 가니까’, ‘취업을 잘하려고’라고 답합니다. 당연히 어른의 생각이 반영된 대답이겠죠. 그것은 대입을 눈앞에 둔 고3 학생 생각과도 별 차이가 없습니다. 평범한 생각에서 고등학교 생활을 시작하는 것이 많은 학생의 현실입니다. 그렇다고 거창한 목표를 세우라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대입을 전제한 고등학교 생활을 설계한다면 분명한 목표는 있어야 합니다. 자신의 삶에 대한 구체적인 목표와 방향을 고등학교 1학년 1학기 때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분명한 자신의 목표를 세웠다면 구체적인 실천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그 시작이 학생부에 대한 투자입니다. 학생부는 학생 스스로 만들 수 있는 영역입니다. 각 학교의 역량이 투영된 것이면 더 좋습니다. 자신의 색깔을 드러낼 수 있는 첫 번째 영역이 교과영역(내신)입니다. 내신은 단순한 성적등급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학생의 흥미와 성실도, 적성 등을 보여주는 자료이기도 합니다. 이같은 교과 성적이 수시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자료로 사용됩니다. 수시 선발인원은 전체 입학 정원의 약 66.7%인 24만3천748명입니다. 그 중 학생부 교과 성적으로 선발하는 인원이 38.4%(14만181명)이고, 학생부종합전형으로 18.5% (6만7천631명)를 선발합니다. 두 전형을 합한 것이 학생부 위주 전형입니다. 전체 선발 인원 중에서 56.9%(20만7천812명)를 차지합니다. 학생부를 중요한 전형자료로 이용해 가장 많은 인원을 선발하고 있습니다. 위와 같은 전형 계획을 보고 내신등급이 좋으면 성공적인 대학입시와 연결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고등학교 생활동안 학생부 교과 등급을 잘 받을 수 있는 왕도는 있을까요? 그렇습니다. 이 왕도는 누구나 아는 길입니다. 많은 사람이 매우 많은 학습 방법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학생의 실천입니다. 그래서 원론적인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학생부 교과 성적을 잘 받는 방법은 첫째, 학교생활에 충실하고 학교 선생님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학교 시험 출제와 평가는 학교에서 가르치는 교사가 담당합니다. 그래서 교과 성적 관리의 길을 학교 안에서 찾고 해결해야 합니다. 그 해결이 약간 부족할 때 외부 도움을 받는 것이 정상적인 길입니다. 둘째는 철저한 복습입니다. 에빙하우스의 망각곡선이론을 떠올려 보면 답이 있습니다. 학습(學習)이라는 한자에서도 복습 공부법을 말하고 있습니다. 학(學)은 학교 수업, 학원수업, 인터넷 강의와 같은 수업을 듣는 행위 또는 수업에 참여하는 것을 말합니다. 대부분 학생들이 학(學)에 매우 충실합니다. 많은 교사도 그렇습니다. 그런데 습(習)을 소홀히 하면 좋은 성적을 거두기 어렵습니다. 습(習)은 알을 깨고 나온 어린 새가 창공을 날기 위한 조건입니다. 백(百)번 이상 스스로 하는 날개 짓(羽)이 그것입니다. 요즘 말로 자기 주도적 복습이라고 보면 좋습니다. 고등학교 생활 동안 이 두 가지만이라도 실천에 옮길 수 있다면 좋은 교과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입니다.
하늘이 말갛게 비워져서 뭔가를 채워주길 간절히 바라건만 무엇을 채워야 하나 텅 비워진 하늘에 조각달을 띄워 볼까 어디선가 떨어진 별똥별의 신음 소리 누군가 잃어버린 꿈의 조각들이 산등성이 숲에 누워 게으름을 피운다 아 구름 뒤에 얼굴을 묻고 무지개빛 저녁 노을에 물든 비릿한 바다내음이나 그려볼까 동행하던 그림자 너마저 나를 두고 서산에 걸린 해를 쫒아 가는구나
여기저기 툭툭 봄 터지는 소리가 요란한 아침, 벚꽃이 만개했다고 꽃구경 오라는 경주 사는 친구 전화를 받고 길을 나섰다. 경주 불국사 후원 벚나무 숲은 일제히 꽃잎을 연 벚꽃이 관광객에게 무료 모델이 돼 주고 아이들의 환호성에 답하듯 더 신나게 남은 꽃망울을 터뜨린다. 한참 카메라 셔터를 두르다가 문득 쳐다 본 하늘, 둥그런 송이 송이가 한꺼번에 쏟아진다. 숨이 막히는 꽃 멀미! 참으로 아찔하다.
원동매화축제를 시작으로 화려한 꽃의 향연이 시작됐습니다. 우리 우체국 앞 신기동에도 유채축제가 펼쳐져 아름다운 양산천과 어우러져 한층 더 계절의 깊이가 더해지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우리 우체국을 많이 이용해 주고, 사랑해 주셔서 우정사업 발전이 날로 향상하고 있음에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올해 8월 1일부터 우편번호가 기존 6자리에서 5자리로 변경됩니다. 변경되는 새 우편번호는 단순히 우편물배달만을 위한 번호가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 각 지역을 국가기초구역번호로 지정했고, 이것을 우편번호로 사용한다는 취지입니다. 도로명주소법에 따라 도로명주소를 기반으로 한 국가기초구역제도는 하천, 철도 등 잘 변하지 않는 지형지물을 기준으로 국토를 일정한 단위로 구획해 번호를 부여하고 우편, 통계, 소방, 경찰 등 각종 구역 기본단위로 사용합니다. 행정자치부에서는 지난 2012년 12월 국가기초구역번호를 최종 확정ㆍ고시했고, 이에 따라 우정사업본부에서는 올해 8월 1일부터 국가기초구역번호를 새 우편번호로 사용하게 된 것입니다. 새 우편번호인 국가기초구역번호는 국가기초구역마다 고유번호 5자리를 부여했으며, 앞 3자리는 특별(광역)시ㆍ도, 시ㆍ군ㆍ자치구로 구별하고, 뒤 2자리는 일련번호로 구성해 모두 3만4천여개가 부여됐습니다. 시ㆍ도별 구역번호는 서울(01×× ×)부터 제주(63×××)까지 순차적으로 부여됐으며, 우리 양산의 경우 50500~50568까지 159개의 구역번호가 사용됩니다. 새 우편번호 검색은 우정사업본부(www.koreapost.go.kr), 인터넷우체국(www.epost.go.kr), 전국 우체국 홈페이지에서 ‘우편번호 검색’을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새 우편번호는 도로명주소를 기반으로 한 국가기초구역제도와 매칭돼 집배원 배달경로가 최적화됨에 따라 신속 정확한 우편물이 배달돼 우편서비스가 개선되며, 동일한 기초구역번호를 사용하는 통계, 소방, 경찰, 학교 등 다른 행정기관과 데이터 연계가 가능해져 국가 차원의 경쟁력이 강화될 전망입니다. 다시 한 번 아름다운 꽃향기 가득한 계절을 맞이해 양산시민 여러분 가정에도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죤 브래드쇼’가 쓴 ‘수치심의 치유’라는 책은 미국 뉴욕타임즈가 베스트셀러로 선정했고 미국에서 50만부 이상 팔린 책이다. ‘수치심’은 사전적으로 ‘부끄러움을 느끼는 마음’이다. 전혀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하거나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느끼는 당황스러움과 불쾌함을 드러내는 감정이다. 그 감정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다만 그 감정을 처리하지 못하고 내면화된 것이 문제다. 내면화란 어떤 특별한 상황 속에서 상처를 입은 어떤 특정 감정이 내면세계에 계속 남아 있어 아예 성격적인 성향으로 굳어진 것을 말한다. 내면화된 수치심은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한 수치심이 아니라 자신의 존재에 대한 수치심을 갖게 돼 여러 부정적인 감정을 만들어 낼 뿐 아니라 인생을 파멸로 이끈다. 건강한 수치심은 내가 한 행동과 나 자신을 구분할 줄 안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는 존재기 때문에 자신이 어떤 나쁜 행동을 했을 때 수정하려고 하고 그것에 대해 일생을 얽매여 살지 않는다. 하지만 건강하지 않는 수치심은 내가 한 행동과 나 자신을 혼동하기 때문에 자신을 영원히 저주한다. ‘나 자신은 구제받을 수 없는 존재’라고 하면서 잘못된 비난을 자신에게 퍼부으며 일생을 허비한다. 수치심의 요인은 수치심이 내재된 사람에게 양육 받거나 자랄 때 받은 수치심이 묶여 있거나 완벽주의 구조 안에 사는 경우가 많다. 수치심의 특성은 ‘위장’(僞裝)이다. 융 학파는 이것을 ‘페르소나’(Per sona)라고 하는데 가면(假面) 즉, ‘거짓자아’(false self)을 말한다. 수치심이 내재된 사람은 자신을 실수투성이로서 모자란 인간이라 생각하고, 아무도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자신을 온전하게 보이기 위해 밖으로 드러내 보이려 한다. 존 브래드는 수치심을 해결하기 위한 여러 방법을 제시했다. 가장 공감되는 방법은 내면의 부정적인 생각을 중단하는 훈련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자기를 용서하고 사랑하므로 자존감을 회복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무엇보다도 자신을 하나님의 시각으로 보는 것이 중요하다. 필자가 평생에 가슴에 품고 사는 성경 구절은 이사야 41장 10절이다.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라. 놀라지 말라. 나는 네 하나님이 됨이라. 내가 너를 굳세게 하리라. 참으로 너를 도와주리라. 참으로 나의 의로운 오른손으로 너를 붙들리라” 우리는 참으로 보배롭고 소중한 존재다. 잘못된 수치심으로 말미암은 상처 난 자존감을 속히 회복하자.
“지금 제가 이 자리에 있기까지 많은 역경과 태풍이 지나갔죠. 그때마다 난관을 극복할 수 있도록 용기와 대안을 주신 분이 계세요. 바로 통도사 수도암 조용선 주지 스님이에요” 성공한 기업인인 (주)신안제관 고상언 대표(사진)는 평생을 잊지 못할 감사한 분으로 조용선 주지 스님을 뽑았다. 주지 스님은 경남 창녕에서 출생, 18세에 출가해 법문에 입문했다. 울산 해남사 등 여러 사찰에서 수도한 후 통도사 본당 총무ㆍ재무 스님을 거쳐 현재 통도사 수도암에 계신다. “2000년 모친 49재를 집전해주신 계기로 스님과 인연이 시작됐죠. 그때 저는 부도난 회사를 인수해 경영을 시작한 터라 매일 매일이 힘들고 어려운 시기였어요. 심신 안정이 필요할 때마다 스님의 좋은 말씀이 큰 용기가 됐죠” 고 대표는 (주)신안제관이 지금의 안정된 기반을 조성하는 데 큰 역할을 해 주신 분이 바로 스님이라며 거듭 감사함을 표현했다. “스님은 박학다식하고 덕망이 높아 불자는 물론 사회에서도 존경받는 분이시죠. ‘꿈과 희망을 갖고 용기를 잃지 말라’는 말씀을 되새기며 지금도 내 모든 열정을 사업에 쏟아 붓고 있어요. 늘 마음공부를 한다는 생각으로 스님 가르침과 조언 가슴 깊이 간직하겠습니다” 엄아현 기자
▶ 국민연금과 개인연금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국민연금과 개인연금은 매월 일정액을 내 노후에 연금으로 받는다는 원리는 같지만, 국민연금은 의무로 국민 전체가 대상이고 개인연금은 희망에 의해 가입한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다른 점을 살펴보면 첫째, 국민연금은 과거 냈던 보험료를 연금을 받는 시점에 현재가치로 환산해 연금액을 산정하기 때문에 그동안 물가상승분이 반영됩니다. 또 연금을 받는 중에도 매년 소비자물가변동률만큼 인상 지급하기 때문에 실질가치가 보장됩니다. 둘째, 국민연금은 사망 때까지 평생 받고 사후에는 배우자, 자녀 등 유족에게 유족연금을 지급할 수 있습니다. 셋째, 개인연금은 중도해지할 수 있으나 국민연금은 불가능합니다. 국민연금은 노령ㆍ장애ㆍ사망에 대비해 사회구성원 모두 같이 참여하는 사회보장제도이기 때문입니다. 이외에도 국외 이주를 하거나, 사망했는데 유족연금을 받을 수 없는 경우에는 일시금으로 드리고 있습니다. 공통점은 국민연금은 개인이 낸 금액(2013년 기준, 최고 424만9천800원)에 대해 연말정산 소득공제가 가능하며, 개인연금도 상품에 따라 일정한도 내에서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국민연금과 개인연금 모두 소득공제 된 금액에 대해서는 연금을 받을 때 소득세를 내야 합니다. ▶ 소규모사업장을 운영 중인데, 보험료를 지원 받을 수 있나요? 근로자 10인 미만 사업장에 종사하는 월 소득 140만원 미만 근로자는 국민연금과 고용보험료의 1/2을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이는 2012년 7월부터 시행됐으며 2015년부터는 월평균 보수가 140만원 미만인 근로자로서 10인 미만 사업장에 근무하는 경우 국민연금과 고용보험 보험료 지원이 가능합니다. 다만 보험료 지원대상은 사용자를 제외한 근로자입니다. 따라서 사용자 보험료는 지원되지 않습니다. 그렇더라도 근로자 보험료 중 사용자부담분과 근로자기여금의 1/2씩을 지원하므로 실질적으로 사용자 보험료 부담분을 지원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지원방법은 당월분 보험료를 법정 납부기한(다음 달 10일)까지 완납하면 다음 달 보험료에서 당월분 지원분만큼 차감해 알립니다. 미납(과소납 포함)했을 경우에는 해당 월 보험료가 지원되지 않습니다.
꽃샘바람 살랑살랑 불어올 때 내 마음 하얀 솜털 구름 되어 푸른 하늘을 날아 오른다 마냥 새로운 세상 미지의 세계에서 꿈속 무지개 다리를 건너가듯 한 걸음씩 뛰어가는 작은 백조 하늘은 맑고 공기는 상쾌하니 가는 길 축복하듯 날아오르는 새들의 합창 소리 내 더운 심장을 두들긴다 점점이 뜬구름 징검다리 삼아 내 마음은 어느새 그대 가슴 위에 살포시 내려앉아 나래를 접는다.
청정지역 원동면에서 펼쳐진 매화 향연과 함께 봄은 이미 시작됐다. 매화와 벚꽃은 산수유와 함께 대표적인 봄 전령사다. 낙동강 변 철길을 따라 숲을 이룬 원동매화축제에는 전국에서 30만이 넘는 상춘객이 몰렸다. 지난주 물금 둔치에서는 아직 꽃망울을 터뜨리지 못한 벚꽃나무 아래로 나들이 나온 시민가족들이 개화를 재촉했다. 그런가 하면 양산천 변 유채꽃밭과 통도사 서운암 들꽃들도 잔치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봄 소식과 함께 중견도시로 도약하려는 양산의 움직임도 성과를 내고 있다. 2년 전 시작된 주택 경기 활황이 여전히 식지 않고 있다. 지난해 발주한 물금신도시 내 아파트는 1만6천세대 이상이 분양돼 96.4%라는 경이적인 분양률을 나타냈는데, 올해도 열기를 이어가 지난달 분양한 3개 단지 1천906세대 청약이 1순위에서 마감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부동산 전문가의 말을 빌면, 정부 부동산 경기 부양정책과 맞물려 부산도시철도 1호선의 연장 계획 추진이 기폭제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양산 상주인구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금년 들어서도 벌써 2천명 이상이 증가해 3월 초 현재 29만4천486명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초와 비교하면 1년 사이에 1만3천명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이러다 보니 양산시가 목표하고 있는 30만 인구 중견 도시 달성은 가시권 내에 들어온 느낌이다. 우리나라 지방자치제도 아래에서 시 인구 30만명은 상당한 의미를 가진다. 지방정부 인력 증원이 허용되고 재정지원예산의 대폭 증가 등 정부의 대접이 달라진다. 공무원 일자리가 늘어나고 시 예산의 정부지원이 확대되는 것은 그만큼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는 일이다. 시 승격 20년 만에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는 기회가 되는 셈이다. 시세(市勢)를 재는 척도가 되는 국회의원 정원도 1명에서 2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헌법재판소 결정에 의해 인구 상한선을 초과한 대상지역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최근 활동을 시작한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본격적으로 처리하게 되면 올해 안으로 개편될 수 있을 것이다. 하드웨어 측면에서 성장세를 계속하고 있는 양산시가 과연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도 이에 부응하는 도시 면모를 갖추고 있는지에 대해서 이제는 본격적으로 짚어 봐야 할 때다. 기존 시정 운용 시스템을 탈피해 미래지향적인 비전과 로드맵을 기획할 컨트롤타워가 갖춰져 있는지 돌아볼 때라는 것이다. 인구 증가에 따른 사회기반시설 확충계획과 시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가이드 라인이 충분히 설정돼 있어야 외형적 발전과 병행해 행복한 주거문화가 안착할 수 있다. 가끔 신개발지역에서 폭발적인 인구 증가 추세에 교육환경 수요 대처가 뒤따르지 못해 학부모 불편이 가중되는 사례를 쉽게 접할 수 있다. 지구단위개발계획을 수립하는 시점에서 충분히 예견되는 교육이나 경제, 유통 수요를 재정 부족이니 법령 미비 등을 이유로 제때 정비하지 못한 결과다. 그렇다면 인구 30만 시대에 걸맞은 지방행정은 어떻게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가. 중구난방식으로 지향하고 있는 도시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이 우선과제다. 20년, 50년 뒤를 예상할 수 있는 미래지향적 목표를 세우고 시민 동참과 협조를 이끌어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양한 경로로 비전을 뒷받침할 핵심 아젠다를 끌어내야 할 것이다. 공무원 조직 내에서만 이루려고 해서는 안 된다. 보다 넓은 창구를 통해 전문적인 식견과 통찰을 수렴해서 청사진을 만들어 나갈 필요가 있다. 지금도 양산시가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는 다양한 노력을 간과하지 않아야겠지만 도시 주거안전과 복지사업 근간을 원점에서 재조명하는 것도 필요하다. 또한 도시 건축과 정비, 환경 개선 원칙과 방향을 설정하는 일도 중요하다. 모든 작업의 기초단계에서부터 시민과 뜻을 함께 하고 동의와 협조를 이끌어내는 일이 선행돼야 함은 물론이다. 이미 양산은 인구 구성에서 토박이 개념이 사라진지 오래다. 이제는 토착 개념에서 정주(定住) 개념으로 전환해 ‘더불어 살고 싶은 도시’로 발전시켜 나가야 할 때다. 시장과 시의원, 그리고 공무원 사회의 전향적인 의지와 충정이 절실히 요구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요즘 들어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말이 있다. 안전사고라는 말이다.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안전한 사고라는 뜻이다. 잘못 지어진 말이다. 안전이라는 말이 운전이라는 말과 결합하여 사용되는 것을 생각해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그런데 눈부시게 물질문명이 발전한 대한한국에서 사고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뭘까? 한국 근대문명은 조선 말 증기기관차와 함께 들어왔다. 기차 소리는 우레 같았고, 나는 새보다 더 빠르게 달렸다. 사람들은 철도가 실어 온 신문명과 신문화에 놀라면서 신기해했지만, 대형사고도 따라 들어온 것을 미처 알지 못했다. 그때까지 사람들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비명횡사할 위험이 없었지만, 기계문명이 들어오면서 문지방을 나서기만 하면 사고로 목숨을 잃을 위험에 처했다. 전차사고는 다반사였고, 더운 여름에 철로를 목침대용으로 잠을 자던 사람들의 목이 무수히 잘려나가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근대적 시간관념은 얼마나 낯설었던가. 날이 밝으면 일어나고, 해가 지면 들에서 돌아오던 조선인에게 근대적인 등교 시간, 열차 시간을 맞추기는 더더욱 어려웠다. 아직도 우리는 서구문명의 질서에 적응 중이 아닐까. 여차하면 일어나는 사고에 대해서도 내면화 중이고…. 이번에는 논ㆍ밭에 대한 말을 찾아봤다. 개똥밭 : 땅이 건 밭. 장구배미 : 장구 모양과 같이 가운데가 잘록하게 생긴 논배미. 검은 그루 : 지난 겨울에 아무 농작물도 심지 않았던 땅. 흰그루 : 지난 겨울에 곡식을 심었던 땅. 두둑 : 1)밭과 밭 사이에 길을 내려고 흙으로 쌓아 올린 언덕 2)논이나 밭을 갈아 골을 타서 만든 두두룩한 바닥. 물꼬 : 논에 물이 넘어들어오거나 나가게 하기 위해 만든 좁은 통로. 무삶이 : 논에 물을 대어 써레질을 하고 나래로 고르는 일. 사래 : 묘지기나 마름이 수고의 대가로 부쳐 먹는 논밭 . 짧게 알아보는 우리말 두런두런 궁시렁궁시렁 1)가수 박미경이 부른 ‘민들레 홀씨 되어’라는 노래에는 님을 그리는 간절함이 있다. 그렇지만 민들레에는 홀씨가 없다고 한다. 홀씨로 번식하는 이끼나 곰팡이와 달리 민들레는 종자식물로, 바람에 날리는 민들레 씨는 갓털 또는 상투털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민들레 홀씨 되어’가 아니라 ‘민들레 갓털 되어’가 맞다. 2)국립국어원에서는 ‘우리말 다듬기’를 통해 한국어 순화어를 선정했다. 에어캡은 ‘뽁뽁이’로, 차에 앉은 채 물건을 사는 드라이브 스루는 ‘승차구매(점)’로, 백패킹은 ‘배낭 도보 여행’ 또는 ‘등짐 들살이’로, OTP(O ne Time Password)는 ‘일회용 비밀번호’로, 파노라마 선루프는 ‘전면 지붕창’으로 순화했다. 3)캥거루가 새끼를 넣고 다니는 주머니는 ‘배주머니’나 ‘아기집’이 아니라 ‘새끼주머니’라고 한다.
2001년, 큰 아이 4학년 때다. 서울을 떠나 경기도 작은 마을로 터를 옮긴 것이. 자동차로 불과 한 시간 거리일 뿐인데 그렇게 결정하는 데 3년이 걸렸다. 큰 아이 초등학교 입학과 함께 그동안의 평화는 깨지고 전쟁이 시작됐다. 알림장은 왜 다 써야 하는지 (“엄마, 내게 필요 없는 건 안 쓰면 안 돼요?”), 점심밥은 왜 빨리 먹어야 하는지(“엄마, 밥을 빨리 먹으면 스티커를 줘요. 밥 빨리 먹는 게 왜 좋은 거예요?)”, 책은 40분마다 왜 계속 바꿔야 하는지(“엄마 근데 나는 뭐든 좀 늦잖아요. 겨우 재밌어지려고 하면 종 치고 종 치면 또 완전 다른 책을 꺼내야 돼요. 재밌는 거를 계속하면 안 돼요?”) 등 이런 질문이 쏟아졌다. 단체 생활 운운, 타인에 대한 배려를 운운하며 야단도 쳐 보고 어르기도 해 보고 선생님의 미움에서 아이를 좀 벗어나게 하려고 학교에 가서 청소도 열심히 해 봤지만, 아이에게도 나 스스로에게도 명확한 설명을 할 수가 없었으므로 얼마쯤 하다가 곧 시들해졌다. 다행히 아이는 학교라는 곳이 얼마나 엄청난 권력을 지닌 곳인지 스스로 금방 깨달았다. ‘끊을 수 없다!’ 검도도 미술학원도 다니다가 재미없으면 끊을 수 있었는데 이 학교라는 곳은 그것이 안 되는 것이다. 알아차리긴 했지만, 몸에 밴 자유분방이 쉽게 고쳐질 리 없으니 수없이 다양한 종류의 온갖 야단을 맞고서야 1학년을 끝낼 수 있었다. 2학년 땐 남자 담임 선생님이라 좀은 편하게 1년을 보냈고 3학년은 한결 여유 있었다. 그런데 그렇게 학교에 적응해 가는 아이를 보고 있자니 갈수록 내 마음이 편치 않은 거다. 목숨 걸고 적응해야만 하는 이 학교는 과연 신뢰할 만한가. 선생님 요구에 맞춰 아이의 타고 난 본성까지 바꿔야 할 만큼 선생님은 존경스러운 분인가. 급기야 아이가 4학년이 되고 나니 같이 놀 친구가 없었다. “너 놀 수 있어?” 이런 전화를 서너 통 하고서야 겨우 놀 친구를 찾는데, 그나마도 30분쯤 놀고 학원 차 앞까지 친구를 배웅해 주고는 처진 어깨로 집에 와선 다시 또 전화해 대는 날이 이어졌다. 초등학교 4학년이 친구와 맘껏 놀 수 없다니! 그 상황이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더 이상 적응도, 타협도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 아이들 그림책 중에 ‘야, 우리 기차에서 내려’란 제목의 책이 있었는데 내겐 마치 화두처럼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자유와 실수와 개성과 고민에 대해 전혀 호의적이지 않은 학교라는 기차에서 두 아이를 데리고 내리고 싶었다. 아이가 1학년 때 창간한 대안교육 잡지 ‘민들레’, ‘녹색평론’, ‘작은 것이 아름답다’ 등 아이와 함께 시작한 공부가 가리키는 해답은 분명했다. 아름다운 자연 속에 적정 규모의 마을과 학교가 있는 곳을 찾아 이 광폭한 속도로 달리는 기차에서 내리는 것. 그랬다. 자동차로 불과 한 시간 거리로 단지 ‘서울’을 벗어났을 뿐인데 모든 문제가 일망타진, 만만세였다. 학교 운동장에서 공을 뻥 차면 축구공이 팔당댐 호수에 빠질 것도 같은, 전교생 100여명의 아름다운 학교에서 두 아이는 해 질 때가 돼서야, 그야말로 딱 죽지 않을 만큼 신나게 놀다 집으로 돌아왔다. 일주일에 서너 번은 퇴근 시간이 새벽 한 두 시였던 일 중독 남편도 출퇴근 거리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술도, 회식도, 야근도 뒤로 하고 이른 퇴근을 할 수밖에 없었다. 나로 말하면, 생애 처음으로 가슴 뛰는 공부를 찾았다. 나무, 풀꽃 이름 외우기, 철철이 장아찌 담기, 내 손으로 농사짓기!
2차 세계 대전 당시 독일의 롬멜이라는 명장이 있었다. 롬멜 장군은 1944년 6월 1일 독일 군대에 프랑스 서부 해안 경계를 한층 강화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왜냐하면 연합군에게 프랑스 상륙을 허용하게 된다면 독일군이 한층 불리해 질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갑자기 기상이 악화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개가 프랑스 서부 해안을 덮고 있었다. 기상 상황을 본 롬멜 장군은 안개가 낀 며칠 동안은 아무 일도 없으리라 생각했다. 그래서 자기 아내 생일을 축하하러 가도 되겠다고 판단해 6월 6일 비행기를 타고 베를린으로 날아갔다. 그러나 롬멜 장군이 자리를 비운 다음 날 연합군의 대대적인 상륙 작전이 시작됐다. 역사는 그날을 가리켜서 ‘디데이(D-day)’라고 부른다. 물론 디데이로 다 끝난 것은 아니다. 연합군이 프랑스에 상륙한 뒤에도 독일은 최후의 저항을 계속했지만, 마침내 독일이 패배하고 연합군이 최후에 승리한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던 날은 ‘브이데이(V-day)’라고 한다. 바로 승리의 날인 것이다. 그리스도인의 디데이는 십자가 사건이다. 예수께서 우리 허물과 죄를 담당해 죽으시고 장사한 지 사흘 만에 부활하신 날이야말로 그리스도인의 디데이인 것이다. 예수께서 십자가에서 사단의 모든 계교를 물리치고 하나님의 백성을 위한 구원의 새 시대를 활짝 열어놓았지만, 아직도 사단의 격렬한 저항은 계속되고 있다. 사단은 예수께서 재림하실 때 최종으로 완전히 패배하고, 우리가 새 하늘과 새 땅에 들어가게 될 때 바로 브이데이가 될 것이다. 로마에 가보면 카타콤(Catacomb)이라는 지하 묘지가 있다. 그리스도인을 향한 박해가 심해지자 성도들은 카타콤에 폭 1m, 높이 3m가량 지하도로 미로를 만들고 그곳에 기도처와 은신처를 마련했다. 기독교인은 박해를 피해 그곳으로 숨어 들어가 지하에서 참고 인내하며 믿음을 지켜왔다. 그러다가 죽게 되면 벽을 파서 그곳에 묻었다. 현재 이탈리아에 산재해 있는 카타콤을 합치면 그 전체 길이는 880㎞에 달하고 벽에는 700만명에 이르는 기독교 신자의 시체가 매장돼 있다고 한다. 초대 교회의 기독교인들은 박해에 굴하지 않았다. 무려 300년 동안이나 박해와 순교를 두려워하지 않고 인내하고 참으며 믿음을 이어왔다. 자식에서 손자로, 또 손자의 자식에서 그들의 손자로, 세대에서 세대로 이어오며 믿음을 지켜왔다. 과연 이와 같은 힘이 어디서 나온 것일까? 그것은 바로 이 세상보다 나은 영원한 천국을 바라보는 신앙, 죽었다 다시 사는 부활 신앙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2015년 부활절을 맞아 카타콤 기독교인의 더 나은 영원한 천국을 바라보는 신앙, 죽었다 다시 사는 부활 신앙을 가슴에 새겨본다.
달라보이는 외모로 어색했던 것도 잠시, 함께 거리를 걷는 것만으로도 처음의 어색함은 금새 사라진다. 서툰 언어로 소통하는 것도 즐겁다. 눈에 보이는 편견을 내려두니 모두가 똑같다. 같은 공간에서 사는 반가운 내 이웃이다. 사진은 지난 5일 열린 ‘외국인노동자, 다문화가정, 청소년이 함께한 인권아 걷자’ 행사 모습.
“결국 만약 고시ㆍ공고 문제가 통과되더라도 택시 업계 반발 때문에 통근버스 운행이 안 된다는 것 아닙니까?” - 기자 “(고시ㆍ공고) 통과 자체가 힘들죠. (시장님께서) 택시기사들이랑 면담할 때도 ‘(민원이 생겨서) 안 되면 통근버스 운행은 못 하는 거지’라고 말씀하시고…” - 담당 공무원 ‘오보’(誤報)는 글자 그대로 ‘잘못된 사실을 알렸다’는 뜻이다. 이른바 ‘팩트’(Fact, 사실) 확인을 ‘기본 중의 기본’으로 삼아야 하는 언론사와 기자 입장에서 ‘오보’는 치명적인 상처가 될 수 있다. 지난달 17일자(568호) 신문에 “산단 통근버스, 시작도 못 하고 ‘없던 일’로?”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내용은 제목 그대로다. 양산시가 어곡, 산막산단 근로자를 위해 통근버스를 운영하려다 택시 등 관련 업계 반발에 막혀 사업을 포기하려 한다는 내용이었다. 기사가 나가고 산단 근로자들은 물론 입주 기업인들 사이에서 상당한 논란이 일었다. 산단 근로자들은 통근버스 운영을 계획대로 해달라는 서명 운동까지 했다. 그러던 차에 본지 편집국장에게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시청 과장급 공무원이었다. 그는 해당 기사를 거론하며 “공무원 사이에서 이 기사가 오보라는 얘기가 떠돌고 있는데 어떻게 된 거냐”고 물었다. 평소 편집국장과 친분이 있던 터라 걱정이 된 모양이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보도에 사실과 다른 내용은 전혀 없다. 취재 당시 통근버스 담당 공무원은 기자 질문에 분명히 “안 하는 쪽으로 의견이 기울었다”라고 답했다. 전화 통화에서도 그랬고, 직접 만난 자리에서도 그랬다. 그 자리에는 제3의 인물도 함께 있었다. 물론 보도 이후인 지난달 19일 양산시는 택시업계 대표자와 간담회를 열어 사업에 대한 협조를 요청하긴 했다. 그 이후 양산시는 산단 내부에서만 순환하는 형태로 통근버스를 운행하기로 결정했다. 문제는 ‘오보’ 소문이 어곡과 산막산단 근로자, 기업인들에게도 전해졌다는 점이다. 기업인들이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양산시는 통근버스를 정상 운영한다는데 정말 오보인 거냐’라며 거듭 확인을 요구했고 기자는 일일이 해명해야 했다. 물론 공무원 입장도 이해는 된다. 산단 관계자의 쏟아지는 항의에 ‘사업은 잘 추진되고 있다, 기사가 잘못된 것’이라고 변명했을 것이다. 왜? 그게 비난을 피할 수 있는 가장 편한 방법이니까. 하지만 그 변명은 분명 ‘거짓말’이다. 그 거짓말에 본지와 기자의 신뢰는 추락했다. 게다가 아직 수많은 산단 관계자들이 그 기사를 ‘오보’라 믿고 있다는 사실까지 고려한다면 그 피해는 결코 가볍지 않다. 다시 한 번 통근버스 담당 공무원에게 묻는다. 정말 그 기사가 오보인가? 무능한 행정의 결과를 언론사 실수 탓으로 돌리는 건 좀 ‘비겁한 변명’ 아닌가? 여전히 ‘오보’라 생각한다면 차라리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달라. 기자는 언제든 ‘해명’할 준비가 돼 있다.
김경진 센터장(사진)은 평생 교직에 몸담아 온 교육자다. 지난 2013년 퇴직 후 현재 양산시희망나눔일자리센터 센터장을 맡아 지역사회를 위해 또 다시 헌신하고 있지만, 김 센터장의 마음속에는 교직 생활 중 인연에 대한 고마움이 여전히 자리 잡고 있다. 그래서 고사미 대상 역시 2009년 범어중 교장 시절 첫 인연을 맺었던 신안제관 고상언 대표를 추천했다. “교직생활을 하면서 학교운영위원장님을 여러분 모셨죠. 하지만 유독 고상언 대표님이 기억에 남는 이유는 인생 선배로서 존경하는 마음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학교는 교사와 학생 간 관계와 상호작용이 상당히 중요하다. 하지만 학교발전을 위해, 교육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학부모, 동창회, 유관기관, 지역사회 등의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김 센터장이 학교운영위원회 역할을 중요하게 생각한 이유도 그 때문이다. “고 대표님이 1년간 운영위원장을 맡으며 신설중학교 조직을 체계화시키는 일등공신 역할을 했죠. 신설중학교가 학부모로부터 선호도가 높은 학교로 이른 시간에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것도 고 대표님 덕분입니다” 고 대표는 학업우수학생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 5명을 졸업할 때까지 장학금 지원을 하면서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했다. 또 학교에 크고 작은 행사가 열리면 언제나 자리를 지키며 교직원과 유대에도 늘 노력했다고. “시간 엄수에 대한 철학을 가지고 있어 성실한 운영위원에게 개근상을 시상하는 기발한 아이디어도 냈죠. 무엇보다 성공한 기업가로서 인품과 덕망도 갖추고 계시기에 누구에게나 존경받는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