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학년도 대학입시는 참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수능 출제 오류 논란, 지난해 오류 인정으로 인한 이중 혼란, 물 수능 논란, 더 나아가 수능 자체에 대한 사회적 논의까지 확대됐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혼란스런 사람은 당장 대학입시를 치러야하는 학생, 학부모, 교사일 것입니다. 대입 정책이 결정되면 입시를 치러야 하는 수험생과 학부모, 교사는 새 대입 정책을 이해하는데 급급합니다. 대학 입시에 있어서 교육 수요자들은 늘 주변인 신세를 면하지 못합니다. 지식과 정보가 넘치고 어디에서든지 무림 고수를 만날 수 있는 정보화 시대의 흐름에는 역행하는 것처럼 보이는 게 사실입니다. 정작 대학은 자신이 유리한 전형을 개발하는데 온 신경을 집중하면서 입시 환경을 비켜 가거나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합니다. 대학마다 입시 특징이 비슷하지만 전형 방법이 약간씩 차이가 나는 이유입니다. 그러니 대학별 전형 가짓수에 대학 수를 곱해 계산해보면 2천개 대입방법이 나온다는 말이 회자되고 있습니다. 누군가 입시시장을 혼탁하게 보이게 해야만 이익을 보는 집단의 농간일까요?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을까요? 입시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단순한 기사에 놀아난 결과는 아닐까요? 해마다 미세하게 바뀌는 입시 상황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입시의 중요한 흐름을 잡는 일입니다. 대입은 또 다른 구분짓기의 출발점이기도 합니다. 줄세우기와 서열화 가치 숭상은 이미 우리에게 내면화 돼 있는지도 모릅니다. 우리 반 꼴찌 진학 성적보다 모 대학에 몇 명을 입학시키는 것이 더 중요한 세속적인 학교평가가 돼버렸습니다. 꼴찌인 내 자녀 입시보다도 모 대학에 몇 명 합격했는지에 학부모는 흥분하기도 합니다. 모두 자신의 중요한 문제를 잊고 사는 것은 아닌지 고민스러울 때가 많습니다. 입시라는 잣대 하나로 보면 대한민국에는 하나의 대학만 있습니다. 그런데 이 잣대들이 서서히 무너지고 있습니다. 문화산업과 기업에서 시작된 일입니다. 학벌이 개인의 능력을 담보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수많은 지표가 우리 사회에 널려 있습니다. 그들은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요? 세상이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그 바뀌는 세상의 모습을 나열하는 것은 이 글의 주제가 아닙니다. 그러나 입시제도는 세상의 변화를 거스를 수 없습니다. 세상의 변화만큼 아이들의 꿈도 참으로 다양합니다. 지금 기성세대가 받았던 문화의 수용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문화적 토양을 가지고 태어났고 자라고 있는 아이들이 지금의 수험생입니다. 지난해 새 학급 아이들을 처음으로 대면했을 때 저와 눈을 마주치지 못하는 한 아이를 만났습니다. 그를 가르쳤던 교사를 만나서 물어봤더니 역시 마찬가지였더군요. 입시 관점으로 그 아이를 만났을 때 제게도 말문을 열지 않았습니다. 그의 꿈은 대학입시와 연결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현재 입시제도는 그런 아이들에게도 문이 열려 있습니다. 학생의 다양한 변화 가능성을 인정하고 출발하는, 이전 입시제도와는 다른 제도입니다. 우리 반 일등부터 꼴찌까지 꿈과 끼를 소중히 다루고 싶었던 그 첫 마음으로 대학입시와 관련한 연재를 시작합니다. 새로운 도전이자 즐거운 경험이 될 것입니다.
조성백 해양산국밥 대표(사진)는 양산고와 인연이 깊다. 2004년 개업 때부터 꾸준히 장학금을 기탁해 왔고, 현재 양산고장학후원회 활동도 하고 있다. 조 대표가 양산고 박규하 교장을 알게 된 것은 이 인연 때문이지만, 고사미 대상으로 추천한 이유는 따로 있다. “언제나 ‘진심’이 느껴지는 분이죠. 학생은 물론 학교 선생님이나 외부손님한테도 언제나 진실한 마음을 보여준다고 생각해요. 교장 권위를 내세우기보다는 열린 마음으로 모든 이들에게 한결같은 태도를 보여주시는 분이죠” 첫 만남은 후원자와 학교장으로서였다. 하지만 이내 벽이 허물어졌다. 평소 잘 알고 지냈던 친근한 이웃처럼 다가오는 박 교장을 ‘참 남다른 교육자’라고 느꼈다. 교장으로서 능력도 높이 평가했다. 교육환경 관련 예산을 적극 유치하는 모습과 교사를 독려해 교육의 질 향상에 노력하는 모습에서 지역대표 고교인 양산고에 적합한 인물임을 다시 한 번 느꼈다고. “박 교장선생님은 양산고가 모교죠. 모교에서 교사와 교감을 거쳐 공모교장까지 역임하며 남다른 자부심과 책임감을 느끼고 계신 것 같아요. 양산고장학후원회에 직접 가입해 꾸준히 후원금도 기부하죠. 박 교장선생님같은 교육자가 더 많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 국민연금과 개인연금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국민연금과 개인연금은 매월 일정액을 내 노후에 연금으로 받는다는 원리는 같지만, 국민연금은 의무적으로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하고 개인연금은 희망에 의해 가입한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다른 점을 살펴보면 첫째, 국민연금은 과거 냈던 보험료를 연금을 받는 시점에 현재가치로 환산해 연금액을 산정하기 때문에 그동안 물가상승분이 반영됩니다. 또 연금을 받는 중에도 매년 소비자물가변동률만큼 인상 지급하기 때문에 실질가치가 보장됩니다. 둘째, 국민연금은 사망 때까지 평생 받고 사후에는 배우자, 자녀 등 유족에게 유족연금이 지급할 수 있습니다. 셋째, 개인연금은 중도해지할 수 있으나 국민연금은 불가능합니다. 국민연금은 노령ㆍ장애ㆍ사망에 대비해 사회구성원 모두 같이 참여하는 사회보장제도이기 때문입니다. 이외에도 국외 이주를 하거나, 사망했는데 유족연금을 받을 수 없는 경우에는 일시금으로 드리고 있습니다. 공통점은 국민연금은 개인이 낸 금액(2013년 기준, 최고 424만9천800원)에 대해 연말정산 소득공제가 가능하며 개인연금도 상품에 따라 일정한도 내에서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국민연금과 개인연금 모두 소득공제 된 금액에 대해서는 연금을 받을 때 소득세를 내야 합니다.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마자 논란에 휩싸였다. 대부분 신문 1면을 며칠째 장식하면서 갑론을박하고 있다. 국민 중 300만명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될 강력한 개혁법안으로 알려진 ‘김영란법’이 채 시행되기도 전에 법조인으로부터 헌법소원을 당하고 법 제정을 서두른 국회의원에게 비난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 이해되지 않는 국민도 있을 것이다. ‘김영란법’은 지난 2012년 우리나라 최초 여성 대법관을 지낸 김영란 당시 국민권익위원장이 제안한 공직자 부패 방지를 위한 법률안이다. ‘벤츠 검사’니, ‘스폰서 검사’ 등 고위공직자가 금품을 받고도 업무와의 연관성을 입증하지 못해 처벌 대상에서 빠져나가는 일이 자주 일어나자 이에 대한 국민감정이 좋지 않게 형성됐다. 그 와중에 세월호 사건이 일어나 전국적으로 공직비리 사슬에 대한 비난의 화살이 집중됐다. 이번 국회에서 국민에게 등이 떠밀려 급하게 처리했다는 말의 배경이 바로 그것이다. 이 법은 한 마디로 공직자 금품 수수와 부정 청탁에 철퇴를 가하는 법이다. 핵심내용으로는, 공직자가 한 번에 100만원 이상 금품을 받으면 직무와 관련성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무조건 형사처벌하도록 한다. 100만원 이하 금품일 경우 직무 관련성이 있는 사람으로부터 받았을 때는 2~5배 과태료를 부과한다. 이 경우에도 연간 300만원 이상이 한 사람에게 전해졌다면 역시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배우자가 금품을 받았음을 알고도 신고하지 않았을 경우에도 같은 처벌을 받는다. 현행법으로는 공직자 본인이 금품을 받은 경우에 한해, 대가성과 직무 관련성이 모두 입증돼야 형사처벌할 수 있다. 부정청탁에 관한 부분은 15개 유형에 포함될 경우 처벌하도록 돼 있다. ▶인허가, 면허 ▶행정처분이나 형벌의 감경, 면제 ▶인사 청탁 ▶병역업무 등에서 법을 위반하도록 하는 행위를 부정청탁으로 본다. 부정청탁을 들어준 공직자는 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청탁을 한 사람도 물론 처벌 대상이 된다. 예를 들어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는데 기간을 줄여달라거나, 자식 승진을 부탁하거나, 학점을 잘 봐달라고 하는 청탁을 해 이를 받은 공직자가 법을 위반해 처리하게 될 경우 부정청탁에 해당된다. 이쯤 되면 가히 우리 사회 기존 관행을 뒤흔드는 혁명적인 법률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공직자에 대한 접대문화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골프나 식사, 술자리 등으로 이뤄지는 기존 접대문화를 대체할 뭔가가 모색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김영란법’이 가져다줄 파장은 비단 중앙정부 고위공직자에게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지방정부 공직자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건 마찬가지다. 이미 양산시에서는 공직 청렴도 제고를 위한 다양한 제도를 마련해 시행 중이지만, 이번 법령의 그물망이 하도 촘촘해 이를 외면할 배짱이 있는 공직자는 없을 것이다. ‘김영란법’의 개혁성을 훼손할 생각은 없지만, 국회의 법안 통과과정에서 몇 가지 문제점이 드러나 일각의 비판을 받고 있음은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첫째는 지나치게 넓게 적용한 공직자 범위로 인해 과잉입법의 위헌 제청이 나온 상황이다. 당초 제안된 법안은 고위공직자의 부패를 근절할 목적이었던 바, 국회 처리 과정에서 사립학교 교직원과 언론인까지 대상을 확대함으로써 언론 자유를 탄압하는 도구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둘째는 입법 당사자인 국회의원이 부정청탁을 규정하는 내용에서 자신의 행위는 예외로 빼놓은 것이다. 거기다 실제 법 시행 시기도 자신의 임기가 끝난 뒤인 1년 6개월 뒤로 지정함으로써 내년 총선에서 비난의 화살을 피하려는 꼼수를 부렸다는 사실이다. 어찌 됐든 이 법이 시행되기까지 남은 기간 동안 부족하고 애매모호한 부분을 잘 보완해서 진정한 사회개혁법으로 역할을 다할 수 있기를 바란다. 우리 사회가 그동안 ‘부패공화국’으로까지 불려 왔음을 상기한다면 어떤 대가를 치르고라도 그 오명을 벗고 선진사회 문화인으로서 자긍심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언제부턴가 영화나 드라마에 ‘아버지’가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얼마 전에 끝난 시청률 40%를 넘은 드라마 ‘가족끼리 왜 이래’도 평생 두부를 팔아 자식 뒷바라지한 아버지가 주인공이고, 작년 12월에 개봉해 지금까지 1천400만 이상 관객을 끌어모았다는 영화 ‘국제시장’도 한국전쟁 이후 경제적으로 힘든 시절 가족을 위해 희생했던 아버지가 주인공이다. 혹자는 ‘아버지’가 이렇게 대중문화 주인공이 된 이유는 너무 오랫동안 경제가 어렵고 미래가 불확실해 지치고 힘든 시기에, 기대고 싶은 ‘든든하고 따뜻한 아버지’ 이미지가 필요해서라고 말한다. 게다가 ‘그 시절 아버지’의 자식들이 직접 사회생활에서 고충을 겪으면서 ‘그때의 아버지도 힘들었겠구나’하고 느끼는 공감대도 이런 배경에 한몫했으리라 싶다. 나에게도 ‘아버지’가 있다. 아버지는 집 짓는 일을 하신다. ‘우리의 아버지’ 모두가 그랬듯이 언제나 새벽같이 일터에 나가 깜깜해져서야 들어오시고 자식에게는 따뜻한 말 한마디 없으셨다. 일에 대해서는 완벽한 성격 탓에 같이 일하던 동료가 실수라도 하는 날엔 불같이 화를 내시고 완공 날짜를 맞추기 위해선 밤샘작업도 마다치 않으셨던 분이시다. 그럴 때면 엄마도 같이 일하셨는데 이러저러한 일로 간혹 크게 다투기도 하셨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일에 지친 고단함을 엄마에게 화풀이한 게 아닌가 싶다. 아버지와의 추억을 떠올리라고 하면 한두 가지 꼽을까 말까다. 초등학교 땐가, 낮잠을 주무시던 아버지가 갑자기 내원사 놀러 가자 하시길래 얼떨결에 따라나섰던 기억, 취미로 하신 낚시에 따라가서는 종일 지겹도록 저수지 물만 뚫어져라 본 기억, 그 외 별 기억이 없다. 무뚝뚝하시고 때로는 역정이 나시면 솥뚜껑 같은 손으로 등짝을 후려치시던 아버지. 그런 아버지가 어느 날부터 전화를 받으실 때면 “딸~”하고 부드럽게 대답하신다. 무슨 일이든 내 의견을 물어봐 주시고, 엄마가 기장시장에 가자 하시면 군소리 없이 따라 나서시고, 손자 안부를 하루걸러 물어보신다. 칠순을 넘기신 나이 탓일까?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그때의 아버지도 이러고 싶으셨으리라. 자식과 좋은 데도 자주 가고 싶으셨을 것이고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고 싶으셨을 것이다. 하지만 맨몸으로 살림을 일구셔야 했고, 자식 셋에 노모까지 봉양해야 했고, ‘초등학교’ 학력이 전부인 당신의 한을 자식을 통해 풀고 싶었던 욕망 때문에 지치고 힘들어 말수가 없으셨던 것은 아닐까? 그걸 몰라주는 엄마나 자식들이 때로는 섭섭해 그렇게 방황도 하고 화도 내셨던 건 아닐까? 요즘은 집 짓는 일을 돈을 벌기 위해 하지는 않으신단다. 집주인이 “대단하십니다. 멋지십니다”하고 감동하는 그 소리를 듣고 싶어서 얼마 안 되는 품삯도 다 못 챙기면서까지 나무를 깎고 못 박는 일을 마다치 않는 아버지다. 나는 이런 우리 아버지가 좋다. 남들이 뭐라고 말해도 나는 이런 아버지 딸로 사는 것이 기쁘다. 날씨가 더 따뜻해지면 아버지, 어머니와 함께 꽃놀이라도 가고 싶다.
심한 몸살에 시달리며 뼈 속 깊이 한기에 떨다가 봄이라는 시공에 잠시 고개를 내밀었다 추운겨울을 밀치고 이제야 돌아온 그대 앞에 서서 하얗게 웃는 나를 보지만 시름에 겨워 어느 봄날 소리없이 지고 말 것을 가쁜 숨을 몰아치며 고개를 쳐든 내 안의 갈망 그것이 기다림이었는지 누가 사랑을 아름답다 말했나 아니야! 사랑은 고독의 시작이야
존경받는 유대교 랍비이자 시인인 사무엘 울만은 78세 때 ‘청춘’이라는 시에서 이렇게 말했다. “청춘이란 인생의 어느 시기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상태를 말한다. 누구든지 나이가 들어서 늙는 것이 아니라 꿈을 잃어버릴 때 비로소 늙어가는 것이다” 영국 해협을 수영으로 왕복한 플로렌스 채드윅이라는 여성이 있었다. 그녀는 본래부터 수영 선수였다. 그녀가 36세가 되던 해인 1952년 7월 4일. LA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카다리나 섬에서부터 캘리포니아 해변까지 수영해서 건너가겠다는 선언을 했다. 미국 TV 방송국에서 이 광경을 전국에 생방송 했을 뿐만 아니라, 그녀의 도착 시간을 전후해 수많은 캘리포니아 사람이 해변에 나와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는 16시간을 계속해서 수영했다. 그러나 짙은 안개가 밀려오면서 방향을 잃었고 사력을 다했지만 점차 힘이 달리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마침내 기권할 수밖에 없었고, 자기를 따라오던 구조선에 승선하고 말았다. 그런데 배에 타고 난 다음 보니, 불과 육지에서 500m를 남겨둔 지점에서 포기하고 만 것이다. 육지에 도착하자, 기자들이 달려 와물었다. “당신은 왜 실패했다고 생각합니까?” 그녀는 “추위 때문도 아니고, 피곤했기 때문도 아니었습니다. 사실은 안개 때문이었습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제가 그 안개로 인해 목표 지점을 볼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목표지점을 볼 수 있었다면 저는 어떻게 해서든지 도착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로부터 두 달 후, 그녀는 그 코스에 다시 도전했다. 그때 바닷물은 처음보다 훨씬 차가웠고, 안개는 처음보다 더 짙게 끼어 있었다. 해변 전체를 안개가 덮고 있었다. 전보다 훨씬 더 나쁜 악조건 속에서도 플로렌스는 기어코 성공했다. 기자들이 질문했다. “어떻게 이번에는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습니까?” 그녀는 “이번에는 제 마음에 목표가 보였습니다!”고 말했다. 곤충학자 장 앙리 파브르가 날벌레의 생태를 주의 깊게 관찰하던 중 중요한 사실을 발견했다. 그것은 날벌레들은 아무런 목적 없이 무턱대고 앞에서 날고 있는 놈만 따라서 빙빙 돈다는 것이다. 빙빙 돌고 있는 바로 밑에다 먹을 것을 가져다 놔도 거들떠보지도 않고 계속 돌기만 한다. 이렇게 무턱대고 7일 동안이나 계속 돌던 날벌레들은 결국 굶어서 죽어 간다고 한다.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우리나라 사격 국가대표 김장미 선수는 인터뷰에서 자신의 좌우명에 대해 이런 말을 했다. “재능이 없어서 실패하는 것이 아니라, 목표가 없어서 실패한다”
춘삼월이지만 여전히 쌩쌩 부는 찬바람에 아직 봄은 멀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바람막이가 잘된 어느 가정집 담벼락 모퉁이에 홀로 핀 하얀 매화가 봄은 이미 왔다고 소리치고 있었다.
1919년 기미년 3.1운동이 일어나기 전 1905년 을사늑약이 일본의 강압적인 방법에 의해 체결되는 순간, 반만년 역사를 자랑하던 이 나라의 국권이 상실되는 가슴 아픈 일이 벌어졌다. 일본은 조선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도 나라를 집어삼키기에 부족했는지 1910년, 강제적으로 우리나라와 일본을 합방시켰다. 군대와 일본인 헌병, 그들을 돕는 헌병 보조원은 전국에 배치돼 국민을 감시했다. 또 갖은 방법을 동원해 우리 문화를 없애고, 식민사관을 심기 위해 일본식 성명 강요, 신사참배 등으로 교육ㆍ종교계를 장악했다. 애국지사와 민족 지도자를 싹쓸이하듯 감옥에 가뒀으며 백성 재산과 살림도 강제로 빼앗았다. 젊은 여자를 비롯해 어린 소녀들까지도 성적 노리갯감으로 사용하기 위해 위안부를 만들었으며 남자들은 징용으로 끌고 가 전쟁의 총알받이로 내몰았다. 그런가 하면 그들은 온 세계를 향해 “조선 백성은 미개하고 열등한 민족이라 일본인이 도와주지 않으면 안 된다”고 선전했다. 3.1운동 결과는 처참했다. 당시 일본군의 무차별 총격 때문에 국민 7천509명이 살해되고 1만5천961명이 부상당했으며 4만6천948명의 무고한 양민이 체포돼 감옥에서 고난을 겪어야 했다. 3.1운동 당시 상해에서 간행된 영어신문 ‘대륙보’ 기자였던 파이버 씨는 “일본 헌병이나 군대는 아무리 총칼로 무찌르고 쏘아도 조선인은 돌 하나 던지지 않았다. 왜경과 왜병은 피에 굶주린 호랑이 떼와 같이 붉은 피를 뒤집어쓰고 뛰어다니며 칼로 베고 창으로 찌르며 수많은 조선인을 죽였다. 그러나 군중은 한층 더 맹렬하게 만세를 불렀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 운동은 민족 자주 의식과 독립 의식을 세계만방에 드러낸 운동이었으며, 철저한 비폭력, 무저항 운동이었다. 또 이 운동은 ‘잃어버린 나라를 찾는 운동’이며, ‘잃어버린 자아를 찾는 운동’이었다. 행정자치부 국가기록원이 공개한 ‘기생단 판결문’에 따르면 당시 경상남도 통영군 기생조합소 기생이던 정아무개(당시 21세)와 이아무개(20세) 씨가 장날에 만세운동을 벌이기로 하고 동료 기생 5명을 모아 기생단을 조직했다. 정 씨는 자신의 금반지를 저당 잡혀 시위 물품을 산 뒤 1919년 4월 2일 3천여명의 군중을 이끌고 만세운동을 주도했다. 판결문에는 “기생단 7명이 열광적인 기세로 군중의 최선두에 서서 만세를 외치고 남자는 모자를, 여자는 치마를 흔들면서 동시에 만세를 절규하며 소요를 일으킴이 극히 심했다”고 적혀 있다. 요즘처럼 자기 자신을 위해, 자기 가정을 위해서는 희생하는 사람은 있다. 하지만 나라를 위해, 지역을 위해 희생하는 사람은 얼마나 있을까를 반성해야 한다.
최근 발생한 크림빵 아빠 뺑소니 사건, 안산 인질살해 사건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 사건들을 접한 많은 국민은 함께 분노하고 피해자를 걱정하고 안타까워하며 피해자가 범죄 전 상태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사회적 분위기가 범인 검거와 처벌 외에 피해자 피해회복에도 크게 관심을 가지는 것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범죄 피해자는 상해 등 직접적인 피해 이외에도 정신적 충격, 의료비나 실직 등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 등 2차 피해를 입게 된다. 한 예로 한 여성이 귀갓길에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 수차례 칼에 찔려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 발생 이후 일식집을 운영하던 피해자 아버지는 생선에 칼을 댈 때마다 칼에 수차례 찔려 죽은 딸의 모습이 떠올라 도저히 일 할 수 없게 됐다고 한다. 정신적 충격뿐만 아니라 경제적 부담도 겪게 되는 등 끊임없이 피해를 입게 된 것이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 피해자를 가장 먼저 접하는 국가기관인 경찰에서 피해자의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적극 나서기로 했다. 경찰은 창설 70주년을 맞아 2015년을 ‘피해자 보호의 원년’으로 선포하고 피해자 보호ㆍ지원 전담체계 구축과 기반 조성을 위해 경찰청에는 ‘피해자 보호담당관’, 각 지방청에는 ‘피해자 보호팀’을 신설했다. 또한 각 경찰서에는 ‘피해자 전담경찰관’을 배치했다. 이로써 올해부터는 각 기능에서 해오던 피해자 보호활동을 그대로 유지한 채 피해자 전담경찰관이 추가로 보호활동을 하게 된다. 피해자 전담 경찰관은 사건 초기 상담을 통해 피해자 심리 안정을 유도하고 각종 피해지원정보를 제공한다. 또한, 노약자와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가 보호자가 없거나 보호자 동행이 불가능한 경우 성가족 상담소, 범죄피해자 지원센터, 관할 시청 등에 직접 동행 연계해 주거나 신청절차를 대행해준다. 또 피해자에 대한 인식 전환, 피해자 지원제도 등을 대내외에 알리는 교육과 홍보 활동도 하게 된다. 이외에도 피해자 임시숙소 운영과 관련 전반적인 사항을 담당하게 된다. 피해자 임시숙소는 살인ㆍ강도ㆍ강간ㆍ방화 등 강력범죄와 가정폭력ㆍ보복범죄 우려 피해자 등이 보호시설 연계가 곤란한 경우 이용할 수 있는 곳으로 사건 접수를 하지 않아도 이용 가능하다. 현재 양산에는 피해자 임시숙소 2곳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달부터 5곳으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앞으로 우리 양산경찰서는 피해자 전담 경찰관 제도 운영을 통해 경찰과 범죄피해자의 따뜻한 동행의 길잡이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참새들이 짹짹거리며 싸락눈이 내린 마당을 뛰어다닌다. 아랫목에서 방학숙제를 하던 아이는 뭔가를 생각했는지 광으로 달려간다. 아이 손에 들려있는 것은 대나무 광주리. 아이는 마당에 광주리를 엎어 놓고 긴 새끼줄이 달린 막대기를 괴어놓는다. 광주리 안에는 모이를 뿌려놓고 새들이 경계하지 않도록 모퉁이로 돌아간다. 참새들은 그것도 모르고 주위를 살피다가 하나둘 광주리 아래로 모여든다. 새끼줄을 손에 쥐고 때를 기다리던 아이는 이때다, 하고 잽싸게 새끼줄을 잡아당기고 참새들은 그 안에 갇힌다. 이것이 광주리 덫이다. 바수거리를 광주리 대신 써서 참새를 잡기도 했다. 바수거리는 지게 위에 얹던 발채를 말한다. 바작이라고도 하고 흥부골에서는 바지게라고도 했다. 맨지게 위에 얹힌 발채 안에 고구마, 참외, 감을 얹을 수 있었다. 발채나 광주리 덫이나, 토끼몰이나 발채나 모두 사라져 가는 것들이다. 자연과 친근한 문화 속에서 태어난 아이가 성장해 늙어지는 동안 그들이 즐겼던 것들도 하나둘 사라지고 있다. 물질이나 자본과 친근한 문화 속에서 자란 지금의 아이들은 과거와 다른 새로운 것을 즐기며 살고 있다. 이번에는 사냥에 대한 말을 찾아보았다. 날치 : 날아가는 새를 쏘아 잡는 일. 보라매 : 난 지 일 년이 안 된 새끼를 잡아 길들여서 사냥에 쓰는 매. 버렁 : 매사냥에서 매를 받을 때 끼는 두꺼운 장갑. 불놓이 : 총으로 사냥하는 일. 헛불 : 사냥할 때 짐승을 맞히지 못한 총질. 털이꾼 : 꿩 사냥에서 나무를 떨거나 소리를 질러 꿩을 날리는 사람. 우레 : 꿩 사냥을 할 때 불어서 소리를 내는 물건. 살구씨나 복숭아씨에 구멍을 뚫어 만드는데, 그 소리가 마치 장끼가 까투리를 꾀는 소리와 같다. 짧게 알아보는 우리말 두런두런 궁시렁궁시렁 1) 인민군 모자라고 부르는 것은 ‘버빠깨’가 맞다. 추울 때 쓰는 귀 가리개가 달린 모자. 이 모자는 추울 때 쓰면 아주 따뜻하다. 아이들이 쓰고 눈싸움하기에도 좋다. 끝에 달린 두 줄을 턱밑에 맞대어 쓰는 털모자다. 2) ‘아름다운 아가씨 어찌 그리 예쁜가요?’ 아카시아 껌을 광고하던 노래가 생각난다. 과수원길이라는 노래에도 ‘아카시아꽃이 활짝 피어’있다. 그런데 우리가 알고 있는 나무는 아카시아가 아니고, 가시가 있다고 해서 ‘아까시나무’라고 부른다. 영어로도 진짜 아카시아와 닮은 나무라고 해서 가짜 아카시아라고 한다. 3) 푸성귀를 겨울에 심는 일, 또는 그 푸성귀를 보고 ‘얼갈이’라고 한다. 우리가 흔히 ‘봄동’이라고 하는 것도 ‘얼갈이배추’가 맞는 말이다.
봄이라기엔 아직 쌀쌀한 바람이 불지만, 오늘같이 볕 좋은 날에는 낚시가 딱이라며 필요한 짐을 챙기는 아버지를 따라 나섰다. 양산천 변에 자리를 잡고 한참을 있었지만, 물고기는 낚일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지겹다는 내 투정에 “낚시는 시간을 낚는 법”이라며 자리를 지켰다. 그런데도 무심한 물고기는 얼굴조차 보여주지 않았다.
해빙기에는 화재 폭발사고뿐만 아니라 넘어짐, 떨어짐이나 감김ㆍ끼임 등 재해가 발생하기 쉽다. 그 중 빈번히 발생하는 넘어짐 재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외출할 때 미끄러움에 저항할 수 있도록 신발 밑창이 넓고 결이 많은 것을 신어야 한다. 또 걸을 때 보폭은 평소보다 좁게 하고 상체는 약간 앞으로 숙이거나 낮춰 넘어짐을 예방해야 한다. 또 춘분이 지나면 낮이 밤보다 길어지기 시작하면서 주변 온도가 오른다. 이때 우리 몸은 변하는 환경에 의해 쉽게 피로감을 느끼면서 그 피로감이 졸음으로 나타난다. 주ㆍ야와 실내ㆍ외 기온 차가 크면 고혈압, 고지혈증, 비만 등으로 인한 뇌ㆍ심혈관질환이 더 많이 발생하는 시기다. 건강한 사람과 고혈압이 있는 사람은 따뜻하다가 갑자기 추워지는 날씨에 반응하는 것도 다르다. 예를 들어, 건강한 사람은 추위에 노출되면 피부 온도가 내려가 피부에서 바깥으로 나가는 열이 줄어든다. 몸이 외부 온도 변화를 감지해 스스로 몸을 보호하는 조절작용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고혈압 환자는 조절기능이 없다. 추위에 노출되면 피부 온도가 내려가지 않고 오히려 혈압이 올라가 뇌졸중이나 심장 발작이 일어날 수 있다. 해빙기 안전사고는 위험을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위험을 보는 것이 안전의 시작’이라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공사장 주변 도로나 건축물 등에 지반침하로 인한 이상 징후가 없는지 ▶공사장 주변에 추락, 접근 금지 표지판이나 안전울타리가 설치돼 있는지 ▶위험지역 안내표지판은 설치됐는지 ▶축대나 옹벽이 균열이나 지반침하로 기울어진 곳은 없는지 ▶건축물 주변 옹벽과 축대가 무너질 위험은 없는지 ▶배수로는 토사 퇴적 등으로 막힌 곳이 없는지 등을 점검하고 이상을 발견하면 행정기관에 신고해 빨리 조치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건설현장은 해빙기 재해예방 대책을 수립해 안전한 일터, 건강한 근로자, 행복한 대한민국이 됐으면 한다.
비 온 뒤 골짜기 산 허리에 내려 갈리는 안개구름 한폭의 산수화 이련가 온 사방 연초록 감나무 숲 동네어귀 당산나무 그늘은 동리사람 휴식처 조상 무덤가 고별주 올리며 금의환향 꿈꾸며 도시로 떠나는날 장수하신 어르신 말씀 어찌잊으리 “저 나무 처럼 푸르게 살게 감꽃 피는 우리 동네 잊지 말거라” 두손 모아 소원 빌고비는 당산나무 지나 산신당 처마끝 한줄기 빛도 말이 없고 이른아침 감꽃 떨어 지려나 새소리 요란히 슬퍼서 운다 못잊은 세월 얼마만 인가 *청려장(靑黎杖)고이 안고 고향 가는길 감꽃 피는 동네 백세 잔치 있는날 웃음소리 드 높고 하늘도 맑아라. *청려장:명아주 대로 만든 지팡이(백세기념)
세태를 반영하는 유행어가 있다. 최근 들어 가장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단어는 ‘갑질’이다. 갑이라 함은 갑을관계에서의 ‘갑’이다. 다양한 사회계약과 신분관계에서 권력 우위에 있는 자가 갑이요 반대 개념은 을이다. ‘노략질’, ‘담금질’ 등 어떤 행동을 뜻하는 접미사 ‘질’이 붙어 갑이 약자인 을에게 하는 부당한 행위를 통칭하는 개념으로 쓰이고 있다. 갑질 유형이나 실례는 우리 사회에 흔히 널려있다. 직장인은 직장인대로 상사에게 받는 위압과 굴욕감을 호소하고, 중소기업은 대기업의 부당행위를 고발하고 있다. 비정규직 종사자는 고용 불안정에 떨고 서비스업 종사자는 고객 횡포에 운다. 군대에서마저도 선임은 후임에게 갑질을 해댐으로써 분노에 찬 복수극의 제물이 되기도 한다. 언젠가 한 유제품 기업 대리점에 대한 횡포가 사회문제가 되면서 갑질 논란이 불붙었다고 기억된다. 프랜차이즈 사업이나 전국 대리점망을 통해 제품을 유통하는 대부분 기업에서 만연돼온 갑을관계의 부당행위가 한 용기 있는 ‘을’의 고발에 의해 이슈화한 것이다. 당시 대기업 사주가 직접 국민 앞에 사과하는 모습이 방송에 잡히기도 했다. 재벌기업주나 2, 3세들의 비행기 내 난동사건은 빈번하게 일어나 뉴스거리도 잘되지 않았지만 굴지의 대기업인 대한항공 오너 3세 부사장의 이른바 ‘땅콩회항사건’은 이전의 모든 해프닝을 총정리하는 대박을 쳤다. 활주로를 따라 굴러가는 비행기를 돌려세워 사무장을 내려놓고 떠난 항공사고는 이미 출발한 비행기 내 모든 권한은 기장에게 있다는 원칙에 익숙한 외국 언론의 큰 관심사가 돼 국제적 망신을 자초했다. 사회를 이끌어가는 공조직에서의 갑질은 그 여파가 상상 이상이라 할 수 있다. 군수 사업비리수사 결과 해군 총수권자가 구속됐는데 더욱 놀라운 것은 납품기업체에 대놓고 먼저 돈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법조계에서도 갑질 논란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젊은 판사가 여성 또는 노령의 피고인에게 막말과 모욕적인 언사로 꾸짖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는가 하면, 검사 시절 사채업자로부터 거액의 금품을 받은 판사가 뒤늦게 들통 나 해임된 뒤 오히려 피고석에 앉는 웃지 못할 일도 있었다. 최근 장관으로 지명된 한 국회의원 4급 보좌관은 술에 취해 자신을 몰라본다고 대리기사를 폭행한 것도 모자라 파출소에 가서도 경찰관에게 ‘목을 날려버리겠다’고 큰소리치다가 자신의 목만 날아가고 말았다. 공무원조직은 우리 사회 대표적인 ‘갑’이다. 각종 인허가와 조세 권한, 업무상 단속 및 제재 등 깊은 산 속 은둔자가 아니라면 누구도 정부와 관계를 끊고 살아갈 방법이 없다. 그러다 보니 영세업자에서부터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까지 공무원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행정기관의 부당한 업무처리로 손해를 입더라도 대놓고 항의하는 바보는 없다. 훗날까지 생각한다면 오히려 모른 체하고 넘어가야 할 때도 있다. 경기도 광주시에는 이런 일도 있었다. 10년 전 국내 굴지의 유가공기업이 자기 부지 내에서 오래된 창고를 헐고 새 창고를 지으려는데 수도권 규제에 걸려 허가를 받지 못했다. 새로 지으려는 창고는 신축으로 간주해 면적 상한선이 초과한다는 것이었다. 최근 규제 철폐가 정부 화두가 되면서 시청 공무원의 법 규정 해석 과정의 착오였다는 것이 밝혀졌다. 기업 입장에서 보면 규제는 철통이다. 그동안 시청과의 협의 과정에서 얼마나 갑질에 당했는지 짐작이 가는 대목이다. 양산시 민원지적과 공무원이 설 명절 전 한자리에 모여 친절봉사 다짐대회를 열었다. 시민의 충실한 봉사자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하겠다는 다짐 속에는 민원의 신속ㆍ공정ㆍ정확한 처리와 시민 알 권리 충족, 다양한 정보 제공이 포함됐다. 시청을 찾는 시민은 친절하고 다정한 대응에도 고마워하지만, 시민 편에 서서 문제를 해결하는 전향적 자세를 더욱더 요구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다짐대회는 민원지적과뿐만 아니라 다른 인허가 담당 공무원 모두가 참석해 대민업무 자세를 재정비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위민(爲民) 행정은 우리 사회 고질병인 갑질을 타파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목민심서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공직자는 시민 혈세로 녹을 받는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고 최초 임용 때의 위민봉사 각오를 날마다 되새기며 업무에 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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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단위 손님이 주로 찾는 음식점 풍경 하나, 어른이 음식을 먹으며 단란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주변으로 어린아이들이 장난을 치며 돌아다닌다. 그러다가 옆 테이블 손님 식사를 방해하기도 하고 테이블 사이를 깡총 거리다가 부딪혀 울음을 터뜨리기도 한다. 그래도 크게 나무라거나 제지하는 부모는 없다. 간혹 아이를 옆에 앉혀서 음식을 입에 넣어주는 엄마도 눈에 띈다. 제 손으로 충분히 숟가락질할 정도 나이인데도 먹지 않으려고 보채는 아이에게 억지로 먹이려다 보니 그렇다. 또 다른 풍경 하나, 조금 규모가 큰 음식점이면 필수적으로 갖추게 된 어린이 놀이방이 있다. 어른은 어른끼리 식사와 담소를 즐길 수 있고 아이들은 신나게 뛰어놀 수 있으니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이다. 이런 시설을 갖춘 음식점이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고객에게 환영을 받는다는 뜻일게다. 하지만 과연 바람직한 현상일까. 우리나라에 있는 외국 대사관에서 근무하고 있는 북유럽의 한 외교관은 매주 한 번 이상 가족과 외식을 하는데 어린아이들과 1시간 이상 식탁에서 식사와 대화를 나눈다고 했다. 어린아이들에게 식사예절에 관해 교육과 실습을 함께 한다는 말이다. 최소한 1시간 이상을 식탁 앞에 앉아 있도록 훈련하는 것은 타인에 대한 배려를 몸에 배도록 만든다고 한다. 프랑스의 정찬(正餐)은 간혹 2~3시간이 걸릴 때도 있다. 세계에서도 저출산 국가 선두를 달리고 있는 우리나라다. 아이들을 많이 낳지 않다 보니 대부분 가정에서 자녀는 한두 명에 불과하다. 베이비붐 세대에 집집마다 대여섯명의 아이들이 천덕꾸러기 대접을 받으며 부모 손보다는 저희 형제들끼리 보살핌을 주고받으며 성장할 때와는 천양지차다. 아동 학대에 대한 우려가 사라지지 않고 있지만, 많은 경우에 ‘칙사 대접’을 받고 있음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한때 재벌자녀의 ‘갑질’ 논란을 일으켰던 대한항공 조현아 부사장 일탈 행위에 대해 아버지인 조양호 회장이 직접 나서 부모교육이 잘못됐음을 사과하는 일이 있었다. 딸자식에 대한 선처를 호소하는 부정(父情)에는 동정이 갔지만, 다 큰 자녀의 사회적 행동에 대해 부모가 나서 잘못을 비는 모습은 우리나라에서나 가능한 국민 정서인 것 같다. 이 대목에서 우리 자녀교육의 현주소를 살펴보는 것은 필요한 일이다. 저출산과 높은 이혼율, 맞벌이 부부의 폭발적인 증가 추세가 자녀교육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음은 분명하다. 빈곤과 일자리 부족, 생존을 위한 경제활동에 매달려야 하는 여건 역시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그 아이들이 서서히 부모가 돼가고 있다는 것이다. 재산이 많아도 제대로 쓸 줄 모르는 졸부를 존경하지 않듯 석유로 돈 번 산유국을 문명국이나 선진국이라 칭하지 않는다. 두바이에 7성급 호텔이 서고 대학까지 무상으로 보내준다고 해도 무덤덤한 중동의 나라들은 흡사 1970년대 서울 강남의 부동산으로 떼돈을 번 졸부처럼 빈자의 부러움을 살 수는 있을지언정 존경심을 자아내지는 못한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 소득의 사회 환원 등 박애나 도덕적 책무를 충실히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그 사회 교육 본질에 좌우된다. 유소년기에 배양해야 할 인간의 덕목은 자립심, 윗사람에 대한 공경, 우정과 의리, 타인에 대한 배려심 같은 것이다. 이러한 심성은 단순한 주입식 교육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교육주체의 모범적인 현신과 지속적인 가르침에 의해서 완성되는 것이다. 고대사회와는 달리 현대사회를 형성하는 것은 민중 다수다. 출중한 개인보다는 보편적인 다수의 인간성으로 지켜나가야 하는 것이다. 민족 큰 명절 설이 며칠 남지 않았다. 우리 아이들 복주머니에 세뱃돈을 가득 넣어주는 것 못지않게 제대로 된 사회성을 키워 나갈 수 있도록 가르침이 필요하다. 외골수의 이기심을 배척하고 인류애적인 이타심을 고양하는 것만이 따뜻한 문명사회를 지탱하는 길임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교육의 기본은 가정이다. 아이들을 자기만 아는 독불장군으로 키우는 것은 삶의 독배를 건네주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사회의 든든한 틀은 서로가 떠받치는 가운데 만들어진다.
▶ 연금도 압류가 되나요? 국민연금은 노후생활 기본 수단으로 국가에서 보장하는 연금급여입니다. 그러므로 이를 받을 권리를 압류하거나 담보로 제공할 수 없도록 국민연금법에서 명시하고 있습니다. 또 수급권자에게 지급된 급여 중 일정금액 이하 금액에 대해서는 압류 효력이 미치지 않습니다. 하지만 연금을 받고 있는 은행계좌는 타인에 의해 압류될 수 있습니다. 연금지급계좌가 압류됐다 하더라도 ‘압류명령취소신청’ 또는 ‘압류명령범위변경신청’ 절차를 통해 월 150만원 이하 금액에 대해서는 압류대상 금액에서 제외할 수 있습니다. (압류금지금액인 150만원은 <민사집행법 시행령 제2조>에 따라 압류 금지액 변경 때 연동 변경) 이 또한 지금 당장 연금 급여가 필요한 일부 수급자에게는 번거로움이 될 수 있어 미리 방지하기 위해 국민연금 급여지급 전용계좌인 ‘안심(安心)계좌’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안심계좌’는 현재 23개 금융기관에서 개설할 수 있습니다. 이 계좌는 금융기관 압류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국민연금 전용계좌로, 국민연금공단에서 지급하는 연금급여(노령연금, 유족연금, 장애연금, 분할연금)만 입금 가능합니다. 안심계좌는 국민연금법에서 정하고 있는 수급권 보호금액(현재 150만원) 이내로 월 입금 한도가 제한돼 있습니다. 따라서 수령액이 수급권 보호금액을 초과한다면 국민연금 안심계좌와 함께 별도 수급계좌를 신청해야 합니다. ▶ 60세가 돼 국민연금을 일시금으로 받은 경우, 반납하고 매월 연금으로 받을 수 없나요? 60세 도달을 사유로 반환일시금을 받은 경우에는 반납할 수 없습니다. 연금을 받기 위해서는 보험료 납부 기간이 최소 10년 이상이어야 합니다. 그렇지만 연금수급연령이 돼도 기간을 못 채워 연금으로 받지 못하는 경우에는 60세 이후 일시금으로 드립니다. 하지만 일시금으로 받는 것은 낸 보험료를 모두 받고 국민연금과 관계를 모두 정리하는 것으로, 60세가 돼 본인 청구로 일시금으로 받으면 다시 가입할 수 없고 반납할 수 없습니다. 단, 60세가 돼 국민연금 가입자격을 자동 상실해도 일시금을 받지 않은 경우에는 65세 전까지 재가입(임의계속가입)을 신청해 가입 기간을 늘릴 수 있으며, 최소가입 기간(10년)을 채우면 본인 청구 후 연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어서 오이라, 어서 오이라, 춘추공원에 문학회 행사가 있어 갔던 길에 잠시 들른 작은집, 사촌들 다 내보내고 혼자 사시는 작은어머니 화들짝 놀라며 반기신다. 찹다, 거기 찹다, 이불 위로 앉아라, 쩐에는 가실이 이렇게나 짧지는 안했는데 우째 요새 날씨는 미친년 널뛰듯 한다카이 참 니 보이 느그 엄마 생각 많이 난다. 느그 엄마나 내나 모두 이 집에 쪼맨할 때 시집와서 고상도 억시기도 했제. 느그 할배 돌아가시기 전, 한동안 자리보전하고 계실 때, 똥 치고 오줌 치고 한다꼬, 내 하루저녁 자고 느그 엄마도 하루저녁 자고, 그래 한 몇 년을 이 방에서 안 잤나. 지금 느그들사 안 그렇지만 당시 우리들은 하루저녁도 내 집이라고 편하게 몬 잤다. 낮에는 허리한번 펼 새 없이 일하고, 밤에는 호롱불 밑에서 식구들 터진 옷 깁고, 느 할배 돌본다고. 우짜다가 깜박 눈 좀 붙일라카믄 소새끼같이 누버 잔다꼬 느 할매 어떻게나 뭐라고 해쌌는지. 내가, 진짜 겨울에 손이 다 얼어 터서, 언젠가 우리친정엄마가 와서 보고는 목이 메어서 갔다, 참말로. 그래도 참 부모 안 팔릴라고, 참, 참고 이 집에 살았지. 내 시집올라던 그 무렵도 지금매로 낙엽이 꽃이파리처럼 뚝뚝 지던 때였는데. 날 받고 잔칫날 다 돼 갈라니까 친정동네에 소문이 딱 나는 기라. 그때 우리 동네 덕철이 즈그 할매가 오더니만, 사돈될 사람이 억수로 별나다고, 그래도 우야든동 잘 섬겨서 살면 그런 사람이 뒤끝이 없다고, 사는 대로 살아라, 카더라고. 그 소리를 우리 엄마가 딱 듣고서는 복장을 치면서 내보고, 마, 이 일을 우짜노. 니가 거 가서 얼매나 고생을 할꼬? 카시는데, 울아부지는 어차피 갤정 난 기고, 간 다음에 니는 절대로 오면 안 된다, 니는 틀림없이 마 좋으나 나쁘나 참고 살아라, 이래해가, 꾹 참고 안 살았나, 친정에 가도 말도 못하고. 느그 할매도 깡세고 느그 할배도 깡세고 느 작은아부지도 깡세고 참 내 그 사이에서 억수로 욕봤다. 그때마동 행님이 내 손을 꼭 잡아줬다아이가. 모지락시러븐 세월, 느그 엄마 없었으믄 내 우찌 살았을꼬 싶제. 작은어머니 말씀 마치자, 마당 안으로 잎 하나가 떨어져 내립니다. 구멍 숭숭 뚫린 붉은 잎이 작은어머니 가슴 같기도, 어머니 가슴 같기도 한데, 올려다보니 그 나뭇가지에 또 다른 잎 하나 빨그스르름하게 물들어 있습니다. 신기하게도 그 잎 꼭 나를 닮아 있습니다, 어매.
최근에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일을 보며 ‘생각’에 대해 생각을 해 본다. 수많은 희생자를 낳은 테러사건도 처음에는 어떤 한 사람의 ‘생각’에서 시작됐을 것이다. 차를 끓여 마시고 쇼핑을 하는 일상적인 일도 모두 어떤 한 가지 생각에서 시작해서 다음 생각으로 이어지고 결국에는 행동으로 옮겨진다. 과학자가 새로운 기술을 발명하고, 예술가가 작품을 만들 때도 그 시발점에는 틀림없이 어떤 한 가지 생각이 있었다. 나무에서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보면서 뉴턴은 뭔가 첫 생각을 했을 것이며 수많은 생각과 분석을 거친 후에 그 모든 생각을 종합해 ‘만유인력의 법칙’이 정립됐을 것이다. 생각은 일종의 에너지(염력)로서 어떤 종류의 생각을 하느냐에 따라 다른 뇌파가 생겨난다. 내가 평화롭고 긍정적인 생각을 하면 나에게서 퍼져 나가는 뇌파의 파동은 온화하고 차분하며, 따라서 내 주변의 사람들은 나에게서 평온함을 느낄 것이다. 반면에 내가 침울하거나 분노, 짜증 또는 두려움이 섞인 생각을 하면 불편하고 신경이 곤두서게 하는 날카로운 파동이 흘러나간다. 어떤 파동이 나에게서 퍼져 나가더라도 제일 먼저 그 영향을 받는 것은 물론 나 자신이다. 다음으로 나와 같은 공간에 있는 사람들이 느낄 것이며, 내 생각의 힘이 강하면 아주 멀리 있는 사람에게까지도 전달될 수 있다. 현대 의학에서도 인정하고 있는 신체의 질병과 마음 상태의 긴밀한 상관관계는 생각에서 흘러나오는 에너지 힘이 얼마나 강력하고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를 잘 말해준다. 생각은 그것이 흘러가는 방향에 따라 상응하는 결과가 따른다. 부정적인 방향으로 생각이 계속 흘러가면 물론 생각을 하는 동안에도 해로운 파동이 나와서 내 몸에 나쁜 영향을 주지만, 그 생각의 최종적인 결과인 행동도 나 자신이나 남에게 이롭지 못한 것이 된다. 나를 비롯한 이 세상 모든 사람 하나하나가 고유하고 필요한 존재라는 생각을 바탕으로 나 자신과 남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생각을 할 때 그 자체만으로도 나는 나 자신과 내 주변의 사람들에게 유익을 주는 것이 된다. 사실 인간이 가진 가장 고유한 기능이자 무한한 자산이 바로 생각이다. 이 ‘생각’이 우리의 행복 또는 불행의 바탕이며, 개인의 삶과 인류 전체의 역사가 모두 ‘생각’에서부터 비록 됐다. 나는 이 글을 쓰면서도 지금 내 머릿속에 무엇이 떠다니고 있는지 보게 된다. ‘저녁 찬거리로 뭘 할까, 어른께 전화드려야 하는데…. 미안한 마음을 전하기 위해 작은 편지를 써야 하는데…’하는 온갖 소소하기도, 때로는 크기도 한 일에 대한 생각을 긍정적인 에너지를 가지고 떠올리기 위해 하나하나 천천히 음미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