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4일 제5회 아시아 도시포럼이 열리는 곳은 양산유물전시관이다. 국ㆍ내외 도시 전문가들이 모여 ‘아시아를 넘어 다양한 나라 경쟁력 있는 도시간의 문화 교류와 협력의 장’이 될 이번 국제회의의 개최 장소가 유물전시관이라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포럼 주관은 양산시와 윤영석 국회의원이다. 여기에 윤영석 의원이 이사장으로 있는 아시아도시연맹과 중국 전매대학교가 공동주관으로 이름을 올렸다. 포럼의 주제는 아시아 도시간 문화 교류와 협력, 도시 마케팅 공유 방안 논의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의 공간이 유물전시관으로 결정된 것은 회의장의 기능성에 초점을 맞춘 것이겠지만, 양산이 가진 역사성과 전통문화의 상징성에 비추어 볼 때 또다른 의미가 있다 할 것이다. 양산은 최근 들어 지방공업도시로 면모를 달리하고 있지만, 신라시대 때부터 지방의 중심도시로 영화를 누린 역사성을 간직한 도시다. 더구나 그 시대에 만들어진 통도사는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봉안된 불보종찰(佛寶宗刹)로서의 유명세와 함께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되기 직전에 있을 정도로 양산문화의 대표적인 아이콘이 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유물전시관에서 기획전시중인 부부총 유물에 대한 중앙일간지 기사가 한 편 나갔는데 잘못 보도된 부분이 있어 논란이 있었다. J일간지 1면 머리기사로 보도된 관련기사에서 제목과 본문에 ‘가야 보물’이라는 용어가 사용된 것이다. 부부총은 일제강점기에 북정동 고분군에서 총독부 주관으로 도굴작업을 통해 출토유물 대부분을 일본으로 반출한 사건으로 유명하다. 반출된 유물은 일본 동경박물관에 수장, 전시되고 있다. 이번에 양산유물전시관이 개관하면서 신용철 관장이 주도해 동경박물관측과 협의를 계속해 오다가 임대 전시라는 형식을 빌어 기획전시를 하게 된 것이다. 북정 고분군은 18개의 고분이 모여 있는 곳으로 이번에 출토유물이 전시되고 있는 부부총은 한 쌍의 부부 시신과 함께 묻은 유물들이 발견된 곳으로 무덤의 주인은 신라시대 지방 호족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고분 자체가 신라 때의 것으로 추정하고 있을 뿐 가야의 그것과는 거리가 멀 뿐 아니라 가야 무덤 방식으로 추정되는 어떠한 증거도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 J일간지에서는 가야식 고분으로 대서특필하는 바람에 지역 향토사학계와 유물전시관 측에서 발끈하고 나선 것이다. 유물전시관의 공식적인 항의에 해당 신문사에서는 편집기자의 실수로 돌리고 나섰다지만 지역 역사와 관련된 중요한 사안을 확인없이 오기한 부분은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한다. 한 지역의 정체성이나 주민들의 애향심, 귀속감 등을 재단할 때 보통 위인, 선조를 내세우거나 유적, 유물의 역사성을 드러낸다. 이런 측면에서 양산의 역사성은 신라 때 도읍인 경주(당시는 서라벌)에 버금가는 변방의 큰 도시였음을 강조하고 있다. 1999년 부부총의 2차 발굴작업을 주도했던 당시 동아대학교 박물관장 심봉근 박사는 고분군에서 출토된 유물 등을 살펴본 결과 상당한 번성을 이룬 도시였음을 확인한 바 있다. 이를 뒷받침하듯 신라 눌지왕 때 삽량주 간으로 있던 박제상 공은 고구려와 왜(倭)에 각각 인질로 붙잡혀 있던 왕자들을 구한 뒤 자신은 왜왕에 의해 참혹한 고문 끝에 목숨을 잃었다. 당시의 상황에 비추어 볼 때 박제상 공의 충렬지사는 단지 개인의 충성심의 발로이기 전에 신라 왕실의 부름을 받아 직접 왕명을 수행할 정도로 큰 세력을 갖고 있었다는 증거가 된다. 유물전시관에서 전시 중인 ‘부부총, 100년만의 귀환’은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의 한 편을 상기시키는 과거사가 있다. 1965년 제3공화국 당시 일본과의 외교협정을 체결하면서 일본에 반출된 우리 유물에 대한 반환협정을 포함했는데 아쉽게도 부부총 유물은 일본에 잔류하는 것을 승인한 것이다. 한일외교협정의 평가와 관계없이 우리 지역 최대의 유적인 부부총 출토물에 대한 반환 요구가 봉쇄된 내용인 만큼 아쉽기 짝이 없다. 그래서 이번 임대 전시가 더욱 의미가 있는 것이다. 신용철 관장은 비록 이번 기획전이 영구적인 반환으로 직접 연결되지는 못하더라도 시민들의 관심이 확산되는 계기가 된다면 장기적인 임대를 거쳐 유물의 본적지인 양산땅에 계속해서 남아있게 될 수도 있지 않겠냐는 기대를 하고 있다. 28만 시민 모두가 관심을 갖고 부부총 유물을 관람하고, 선조의 충절정신을 되새기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12월을 맞이하면서 이해인님이 쓴 ‘12월의 기도’를 읽는다. ‘또 한 해가 가 버린다고 한탄하며 우울해하기보다는 아직 남아있는 시간들을 고마워하는 마음을 지니게 해주십시오 / 한 해 동안 받은 우정과 사랑의 선물들 저를 힘들게 했던 슬픔까지도 선한 마음으로 봉헌하며 솔방울 그려진 감사카드 한 장 사랑하는 이들에게 띄우고 싶은 12월… / 이제 또 살아야지요. 해야 할 일 곧잘 미루고, 작은 약속을 소홀히 하며 남에게 마음 닫아걸었던 한 해의 잘못을 뉘우치며 겸손히 길을 가야 합니다 / 같은 잘못 되풀이하는 제가 올해도 밉지만 후회는 깊이 하지 않으렵니다. 진정 오늘밖엔 없는 것처럼 / 시간을 아껴 쓰고, 모든 이를 용서하면 그것 자체로 행복할 텐데… 이런 행복까지도 미루고 사는 저의 어리석음을 용서하십시오 / 보고 듣고 말할 것 너무 많아 멀미나는 세상에서 항상 깨어 살기 쉽지 않지만 눈은 순결하게, 마음은 맑게 지니도록 고독해도 빛나는 노력을 계속하게 해주십시오 / 12월엔 묵은 달력을 떼어 내고 새 달력을 준비하며 조용히 말하렵니다. ‘가라 옛날이여, 오라 새날이여, 나를 키우는데 모두가 필요한 고마운 시간들이여…’ 한해를 돌아보며 감사할 일을 생각해 본다. 감사야 말로 세상을 치유하는 가장 좋은 약이다. ‘오직 한 종류의 사람만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데 그는 감사의 마음을 가진 사람이다’라는 말이 있다. 경영의 귀재라고 불리는 마쓰시타 전기의 창업자 마쓰시타 고노스케에게 한 기자가 경영비결을 물었다. 마쓰시타는 웃으면서 “나는 몸이 약합니다. 그래서 항상 건강에 주의합니다. 그러다보니 나를 대신해서 일하는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없으면 사업을 할 수가 없기에 직원에게 어떻게 하면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게 할 것인지 늘 생각하고 아이디어를 모읍니다”고 말했다. 앞을 못 보고, 듣지도 못하고, 말할 수도 없었던 헬런 켈러는 “나는 받은 것이 많아 못 받은 것이 무엇인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살아왔다”고 했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 최고사령관 포슈 장군은 중요한 전투를 앞두고서 사령관을 모아놓고 이렇게 말했다. “어느 전쟁이건 승패를 결정하는 것은 정확한 작전계획이다. 물론 군인의 정신력도 전쟁의 승부를 판가름한다. 그러나 승리라는 목적을 향해 빈틈없이 세운 계획이 더 큰 변수로 작용한다. 이 사실을 명심하고 신중하게 작전을 세우길 바란다” 전쟁이든, 국가경영이든, 운동경기든, 사업의 경영이든 성공하고 이긴 팀의 특징은 치밀한 작전과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인생에 한 번 뿐인 새해를 주먹구구식으로 살수는 없다. 새해 계획을 차분하게 설계하고, 그림을 그리듯 구체적으로 세워보자.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최근 3년 동안 산업현장에서 발생한 연평균 ‘넘어짐’ 재해자 수는 약 2천명으로 전체 재해자의 평균 21.08%를 차지했다. 이는 단일 재해의 원인 중 가장 높은 비중이다. 이중 미끄러져 다친 재해자는 전체의 약 50%로 ‘걸림’이나 ‘헛디딤’ 사고보다 두 배 이상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사업장 내에서도 겨울철에 넘어짐 재해가 더 증가하게 되는데, 그 이유는 대부분 오염물질이 겨울에 점도가 높아져 더 잘 미끄러지기 때문이다. 바닥이 미끄러운 이유는 건조 상태의 바닥재 자체 특성보다도 물, 기름 등의 오염물질이 바닥에 존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업장에서 미끄러짐을 유발하는 오염물질은 물, 각종 윤활유, 절삭유 등 매우 다양하다. 바닥 오염물질의 위험성에 초점을 맞춰 실제 현장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오염물질의 미끄러짐 저항 값을 측정해 분석한 결과, 물을 제외한 모든 물질이 한계요구마찰계수를 넘지 못했다. 또 점도가 높아질수록 위험성이 증가했으며 오염물질이 보행로 바닥에 노출될 경우, 주변 기온에 영향을 받게 된다. 이러한 오염물질은 온도가 낮아질수록 점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온도변화에 따라 겨울철에 취급하는 작업장에서는 미끄러짐 위험성이 증가하는 것이다. 미끄러짐 예방을 위한 안전수칙으로는 ▶걸을 때에는 주머니에 손을 넣지 않는다 ▶추운 곳에서는 보온장갑을 착용한다 ▶미끄럼 방지 안전화를 신는다 ▶계단을 이용할 경우에는 안전 난간을 잡도록 한다 ▶작업 공간에는 적정 조명을 확보한다 ▶어두운 곳에 갈때는 조명기구를 휴대한다 ▶이동 전 이동통로 등을 미리 학인해 눈, 물기, 오염물질을 제거한다 ▶무거운 물품을 운반할 대차를 사용한다 등이다. 이러한 예방대책이 철저하게 지켜지면 미끄러짐으로 인한 재해는 예방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하트 위에 걸려진 알록달록한 자물쇠들. 여기서 약속한 그 따뜻했던 마음이 수십년이 지나도 풀어지지 않기를.
기후변화 문제는 향후 국가의 명운뿐 아니라 인류의 존망을 결정하는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기후변화 문제가 중요해지면서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현대 산업문명에 대한 근원적인 변혁이 요구되며, 이러한 변화와 혁신에 성공하는 국가가 미래의 국제사회를 선도하게 될 것이다. 현재는 세계경제 상황의 악화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이 제대로 힘을 발휘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환경친화적 에너지 이용기술과 에너지 절약형의 환경친화적 생산과 소비체계를 갖춘 국가가 21세기를 주도할 것이라는 것에 많은 사람이 동의할 것이다.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이 안전한 범위 내에서 통제될 가능성이 크게 낮아지면서 기후 온난화의 실제 상황에 대응하는 예방적인 조치의 중요성이 배가되고 있다. 지구 온난화는 우리의 자연 생태계는 물론 생활환경에도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환경에 의존하는 우리의 경제와 생활에도 큰 충격을 줄 것이다. 긍정적인 영향보다 부정적인 영향이 커 우리 인류는 기후와 환경 위험 시대에 진입하고 있다는 견해가 많다. 이와 같은 상황은 우리에게 다음 두 가지를 요구한다. 첫째, 기후온난화를 완화하는 저탄소, 즉 기후친화적인 사회를 구축하는 것이다. 높은 에너지 효율의 달성과 함께 온실가스 배출이 적은 새로운 에너지 이용 체계로 국제적으로 경쟁력을 지닌 국가가 되는 것이다. 둘째, 실제 발생할 수 있는 기후와 환경 위험으로부터 국민의 건강과 재산을 안전하게 지켜주는 기후안전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기후변화가 실제 발생했을 때 자국의 기후변화 피해를 최소화하고 예방하기 위한 사회구조를 갖추는 것이다. 정책적 관점에서든 과학적 측면에서든 기후변화 문제는 아주 복잡하고 논란의 여지가 많은 인류문명의 존망을 결정할 수 있는 중차대한 문제다. 기후변화 문제에는 자연 과학적이며 생물 물리학적인 측면이 있다. 또한 각종 경제ㆍ사회적 이해관계가 밀접하게 관련된 정치ㆍ경제적인 관점도 있다. 그런 가운데 현세대와 미래세대 간 첨예한 이해가 걸린 정책 윤리적인 문제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막대한 투자와 희생이 요구되는 기후변화 문제에 대해 통합적인 사고와 접근이 필요한 것이다. 본질적으로 기후변화 문제는 그동안 우리 인류가 영위해왔던 지속 불가능한 생활양식에 그 뿌리가 있다. 고갈성의 화석연료에 의존한 무분별한 개발과 이용, 그리고 과도한 자연환경 훼손으로 지구생태계의 수용용량 부족이 초래한 문제다. 기후변화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이제까지의 지속 불가능한 생산과 소비 양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인간의 생존을 위한 어떠한 경제활동도 에너지 문제에 대한 고려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미래의 경제ㆍ산업설계는 탄소 배출이 적은 지속 가능한 에너지와 자원 이용체계에 기반을 두는 것이 돼야 한다. 아울러 기후변화에 잘 적응하기 위해서는 사회기반시설, 농업ㆍ산림, 수산업, 국토ㆍ도시의 정주 체계 개발과 산업입지 결정, 인간 보건 환경관리 등 다양한 국가 정책에 기후 환경변화 요소가 반영돼야 한다. 기후친화 안전사회는 적절한 국토환경관리가 동반되지 않는다면 지속 가능하지 않는 개념이다. 공간구조, 도시개발, 기반시설, 건축물 등은 한 번 조성되면 수명이 수십년 이상 지속된다. 때문에 이러한 사업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사업이 온실가스 배출과 자연환경에 미치는 영향뿐만 아니라 입지와 시설에 미치는 기후변화의 영향을 함께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후변화의 영향이 구체화돼 나타나는 공간단위는 바로 도시와 지역이다. 기후변화 영향에 의한 피해가 발생하는 곳이 지방자치단체이고 이를 줄이기 위한 일차적 대응기관 역시 지방단체이다. 한편으로 지자체마다 기후변화에 의해 영향을 받는 자연적, 사회 경제적 환경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지역특성에 기반을 둔 기후변화 대응정책이 필요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지자체에서 진행하고 있는 토지이용과 국토환경관리는 기후변화에 대응해 사회안전을 보장하기에는 아주 미흡한 수준이다. 도시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기업하기 좋은 도시, 건강도시, 행복도시 등의 구호는 공허할 뿐이다. 양산시도 도시의 장래를 위해서 도시기본계획의 수립ㆍ변경이나 도시관리계획 재정비 시에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만 할 것이다. 특히 재해위험 지역, 하천변, 시설밀집지역 등에 대한 근원적인 대비책과 함께 위험에 노출된 지역이나 우려가 있는 지역에서 사람과 재산을 분리시키고 합당한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 이러한 공간계획에서 사전에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만이 양산시를 안전사회로 자리잡게 할 수 있는 기본적인 방안이라 믿는다.
해가 얼어서 바람이 차고 덜덜 떨던 아기 얼굴에 열꽃이 핀다 밤새 물수건 적셔 몸을 닦던 나는 한파로 가슴이 아프다 마음마저 덜덜 떨린 응급실 아기 대신 아프지 못한 안타까운 얼굴로 창문 너머 벚나무 터널 옆 장례식장이 보인다 저곳은 가슴을 꽁꽁 얼리는 장소인가 장소에 들어가는 문상객 모두 앞 단추 잠그고 굳은 몸으로 드나든다 얼었던 해가 바람을 끌고 극성부린 북쪽 벚나무 밑에 놓은 젯밥 보고 고양이도 슬금슬금 도망을 친다 바싹 오그라진 잎사귀들이 땅 위에서 귓바퀴를 세우고 봄을 기다린다
Q. 고1 아들을 둔 엄마입니다. 아들이 얼마 전부터 학교를 그만두고 싶다고 합니다. 자신은 학교에 다니는 것이 재미도 없을뿐더러 무의미하다고 하네요. 이제 1학년이고 아직 학교에서 배울 것이 많다고 생각하는데, 아들은 검정고시를 응시하겠다고 하니 혹시라도 아이에게 불이익이 생길까봐 걱정이 됩니다. A. 고등학교를 무난히 졸업했으면 하는데 자녀가 학교를 그만둔다고 하니 걱정이 많이 될 것 같습니다. 학교 생활이 무의미해서 학교를 그만두고 싶다고 하니, 자녀가 의미 있다고 여기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탐색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또한 본인의 선택에 대한 이익과 불이익이 무엇인지에 대한 대차대조표를 만들어 결정에 대한 신중함을 논의하는 것이 자녀에게 더욱 설득력이 있을 것 같습니다. 학업중단 청소년과 관련해 교육부가 공개한 2012년도 현황을 보면, 전국 학업중단 학생은 총 6만8천188명으로 재적학생 수 기준 학업중단율은 1.01%로 나타났습니다. 이렇게 학교를 그만두는 청소년이 증가하면서 자퇴에 대해 좀 더 신중히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지난해부터 고등학생의 경우 자퇴원 제출 후 2주 동안 자퇴 관련 상담을 받게 하는 학업중단 숙려제도를 시범운영하고 있으며, 내년부터는 의무적으로 시행이 될 예정입니다. 숙려제 상담은 학업중단 결정을 철회하는 것만 목표로 두지는 않습니다. 충동적이고 무분별한 학업중단을 예방하고, 학업중단 이후의 삶에 대한 계획과 선택에 대한 책임을 인지시킵니다. 또 학업중단으로 인해 사회적으로 방치되지 않도록 전문적인 추수 관리를 해 계획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학생이 학교 복귀를 희망할 경우에는 그 적응력을 높이는 게 목적입니다. 하지만 일부 교사나 학생, 부모님은 학업중단 숙려제를 취지와 맞지 않게 자퇴처리를 위한 형식적인 행정절차로 생각하거나, 학업중단을 못하도록 하는 설득작업으로 여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밖에도 청소년의 의사와 상관없이 숙려상담을 신청해 청소년이 그 내용을 전달받지 못해 상담 진행이 되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어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숙려제 대상 청소년을 만나보면 그 요인이 개인적 요인, 가정환경, 학교환경, 외부요인 등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또 최근에는 진로변경ㆍ전환을 위해서 학업중단을 결정하는 청소년도 늘어나고 있어 검정고시를 통한 대학진학을 목표로 하는 친구도 있고, 미용사, 작곡가, 연주자, 연기자 등 자신이 희망하는 꿈에 집중하기 위해 학업중단을 선택하는 친구도 있습니다. 이들은 정규 학교교육 외에 다른 대안을 찾아서 삶을 개척해 나가고자 하는 분명한 목표의식과 열정이 있고 실제로도 그렇게 당차게 해나가고 있습니다. 점점 많은 청소년이 학업중단을 결정하고 있다는 사실에 걱정스러운 마음이 생기기도 하지만, 청소년이 학교 외에도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 인프라가 다양하게 구축돼 있다면 학업 중단이 위기가 아닌 또 다른 선택의 문제가 될 수 도 있습니다. 결국 어느 누구도 대신해 주지 못하는 그 청소년의 몫입니다. 다수와 다른 결정을 하기까지 누구보다도 많은 고민과 힘든 과정이 있었을 것이고 환호하지 않는 길을 가겠다고 용기를 낸 것입니다. 다른 선택이 성공적이기 위해서는 본인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겠지만, 그에 못지않게 가족과 주변 사람이 청소년의 선택에 대해 존중하고, 지지하고, 격려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사람에게 나타나는 통증 중 가장 흔하게 발생되는 것이 두통이다. 아무리 건강한 사람이라도 살아가면서 두통을 느껴보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다. 이렇게 흔히 볼 수 있는 병이지만 잘 낫지 않아 만성두통으로 진행되기도 하고 이는 뇌암, 뇌염과 같은 질병의 위험신호일 수 있어 결코 방심해서는 안 된다. 두통이 발생하면 대부분 자가진단을 해 진통제를 사 먹는다. 그러나 두통을 가볍게 여겨 관리를 소홀히 한다면 만성두통으로 이어져 오랫동안 고통을 겪는다. 이러한 만성두통의 원인이 되는 질환에는 종양, 뇌막염, 뇌혈관질환, 부비동염(축농증) 등이 있다. 그러므로 두통을 단순히 통증만 해소시키려 한다면 자칫 위험에 빠질 수도 있다. 두통이 나타나면 우선 병원진단을 받아 정확한 원인을 찾아야 한다. 그러나 병원진단에서 밝혀지지 않는 두통이 참으로 많다. 이렇게 흔히 볼 수 있는 병이지만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서둘러 진찰을 받아야 한다. ▶갑자기 심한 두통이 나타날 때 ▶두통이 점점 심해지는 경우 ▶두통과 함께 경련이 나타날 때 ▶두통과 함께 의식 혼탁이 있을 때 ▶머리를 다친 후 두통이 나타날 때 ▶눈이나 귀의 통증이 동반됐을 때 ▶이전에 두통이 없던 사람에게서 두통이 지속해서 나타날 때 ▶안과질환도 두통의 원인. 두통은 몸과 마음 중 어느 곳에 이상이 있다는 신체경고다. 만약에 인간이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면 지금보다 훨씬 많은 질병으로 고생했을 것이다. 수지침요법에서는 상응부위에 사혈만 해도 통증이 완화된다. 상응부위 자극으로 진통이 안 될 경우에는 전두통은 E45, 편두통은 M32 , 후두통은 I39를 상응부위와 함께 사혈한다. 황토경탄을 기본방과 상응부위에 5~6장 정도 떠주면 진통효과에 도움이 된다. 또 금경목걸이를 차거나 통증이 나타나는 쪽의 팔에 금경팔찌, 수지침파워팔찌를 껴주면 더욱 두통완화에 도움이 된다. 수지침요법에서는 장기적으로 나타나는 만성두통은 12장부의 허승에서 발생되는 것으로 본다. 두통이 어느 부분에서 발생되느냐에 따라 장부허승이 다르다고 판단한다. 대부분 전두통은 위승, 편두통은 담승과 소장승, 후두통은 방광승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런 경우에는 기본방과 상응부위다침, E8, I2, 위승방, 담승방과 소장승방, 방광승방 등의 오치방으로 자극한다. 그리고 허한 장기를 보해주는 수지음식을 하루 1~2회 섭취하고 황토경탄뜸을 하루에 1~2회, 1회에 5~6장씩 떠 주면 혈액순환이 좋아져 두통해소에 우수한 효과가 있다.
호저(豪豬)라는 고슴도치처럼 생긴 동물에 대한 가슴 아픈 상처이야기가 있다. 호저는 평생 딜레마에 빠져 있다. 혼자 지내는 것이 외로워 다른 호저에게 다가가면 다른 호저의 가시털이 자신을 찌른다. 그래서 다시 혼자가 되고 또 외로워 다른 호저를 찾게 된다. 그러나 또 가시에 찔리고는 혼자가 된다. 호저는 평생 이것을 반복한다고 한다. 이런 호저의 모습이 꼭 우리의 모습 같다. 다른 사람에게 마음을 열었는데 돌아오는 것은 상처뿐일 때가 있다. 그래서 이제 누구에게도 마음 문을 열지 않고 꽁꽁 닫고 살기로 결심한다. 그런데 혼자 지내다보면 너무 외롭다. 그래서 다시 마음을 열면 또 상처를 받는다. 이런 경험은 우리에게 대인 관계에 대한 두려움을 남긴다. 특히 어린 시절 받은 상처는 오래 간다. 이스라엘 역사박물관에는 여섯 개의 촛불이 켜져 있고, 그 옆에는 비누 세 개가 놓여 있다. 여섯 개의 촛불은 히틀러에게 희생당한 600만 명의 유대인을 의미한다. 세 개의 비누는 가스실에서 죽은 유대인들의 몸에서 뽑아낸 지방으로 만든 비누다. 그 촛불과 비누를 본 사람이면 누구나 다 악랄한 독재자 히틀러를 저주한다. 히틀러의 어린 시절, 이웃에 유대인이 살고 있었다. 히틀러는 아버지에게 상습적으로 매를 맞고 자랐다. 그의 아버지는 유대인 지주의 사생아였다. 히틀러는 폭력적인 아버지로부터 학대를 받으며 분노가 억압된 채 성장한 것이다. 인간성을 파괴하는 주요 원인인 공격적 행동은 어린 시절의 폭력과 학대와 해결되지 않는 슬픔의 결과물이다. 미움 받고 자란 아이가 남을 미워하고, 사랑 받고 자란 아이가 남을 사랑한다. 수입 없는 지출은 없는 것이다. 어느 젊은이가 작은 실수를 저질러 마을 사람의 비난을 받게 됐다. 그 실수에 대한 소문은 눈덩이처럼 커졌고, 마을 사람은 몰려가 그에게 돌멩이를 던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젊은이는 마음을 굳게 먹고 잘 견뎌내고 있었다. 언젠가는 자신의 작은 실수를 용서할 날이 있을 것이라고 여겼다. 그리고 그 실수를 만회할 때도 오리라 생각하고 마음을 다잡았다. 그런 가운데 그가 존경하고 믿었던 스승이 그의 앞으로 지나가게 됐다. 그 스승은 마을 사람의 눈을 의식해 자신도 뭔가 젊은이에게 던져야겠다는 생각에서 옆에 피어있던 장미꽃 한 송이를 꺾어 그에게 던졌다. 그러자 무수히 쏟아지는 돌멩이에도 잘 견뎌낸 그는 그 장미꽃 한 송이에 맞자 그대로 쓰러져 버렸다. 객관적으로 볼 때 장미꽃은 거의 충격을 주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장미꽃 한 송이에 쓰러졌다는 건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었다. 바로 그것이다. 가장 깊은 상처는 믿고 사랑했던 사람이 주는 상처이다.
Q1. 소득이 없거나 재산이 없어지면 보험료를 조정할 수 있나요? A1. 폐ㆍ휴업 등으로 소득이 없거나 재산을 매각한 경우, 증빙서류(폐ㆍ휴업증명원, 퇴직ㆍ해촉증명서, 등기부등본 등)를 구비해 공단 지사를 방문해 신청하면 보험료를 조정받을 수 있습니다. Q2. 국민건강보험에서 실시하는 영유아 건강검진 시기와 비용은 어떻게 되나요? A2. 영유아의 성장ㆍ발달 단계에 따라 총 7회(생후 4, 9, 18, 30, 42, 54, 66개월)에 걸쳐 공단 전액부담으로 검진을 받을 수 있습니다. Q3. 임산부를 위한 고운맘카드는 무엇이고 어떤 혜택을 받을 수 있나요? A3. 고운맘카드는 임신ㆍ출산과 관련된 진료비 본인부담금 지불에 사용할 수 있는 이용권으로, 임신 1회당 50만원(다태아 70만원)이며, 1일 사용한도 없이 의료기관에서 쓸 수 있습니다.
추위에 잘 견디던 은행나무 잎이 낙엽이 돼 불어오는 바람에 마구 떨어지고 말았다. 바닥에 널브러진 그들의 짧고도 길었던 1년은 잎이 지면 끝나는가 보다.
웅상지역과 인접한 울산시 웅촌면 주민들이 용당산업단지 백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는 소식은 지역이기주의의 단면을 보는 것 같아 대단히 유감스럽다. 용당산업단지는 울산시와 경계를 이루는 용당마을에 이미 조성된 웅비공단을 확장하는 수준이다. 이곳에는 오래 전부터 주로 자동차 부품생산업체가 집단을 이뤄 조업 중인 곳으로 대부분 울산의 현대자동차와 관련된 협력업체들로 구성돼 있다. 새로 공장부지를 조성하고자 하는 곳은 수년 전에 산업단지조성계획이 수립된 곳이지만 그동안 시행사가 나타나지 않아 포기할 단계에 이르렀다가 이번에 웅비공단 입주업체가 주관사로 나서면서 27개 업체가 민간자본 방식으로 사업시행에 나섰다. 웅촌면 주민들이 반대하는 이유는 공장 오ㆍ폐수 처리문제다. 새로 조성될 공단 입주업체에서 나오는 오ㆍ폐수가 웅촌면에 소재하고 있는 회야하수종말처리장으로 유입돼 처리되므로써 악취 발생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울산시에서 관리하고 있는 회야하수종말처리장은 최근 1일 처리용량을 3만2천톤에서 7만2천톤으로 두 배 증설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데 웅촌면 주민들은 이조차도 반발하고 나섰다. 회야강 유역의 오ㆍ폐수 처리문제가 양 도시의 현안으로 떠오른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울산시와 양산시는 물 문제에 있어 여러가지가 얽혀 있다. 낙동강에서 취수해 울산지역 공단에 공급하는 공업용수는 양산 전역을 관로로 통과하고 있다. 도심을 지나기도 하기 때문에 토지 이용에 적잖은 제한을 주고 있다. 이 물은 중간에서 갈라져 일부가 웅상정수장으로 들어간다. 즉 웅상지역 상수도로 이용되고 있다는 말이다. 그런가 하면 웅상지역 가정과 공장에서 발생하는 하수는 차집관로를 따라 회야하수종말처리장으로 들어가 정화작업을 거친다. 왜냐하면 하수처리장 하류에 대규모 댐이 설치돼 있고 담수된 물은 울산시 일부 지역 주민들의 식수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회야천은 평산동 천성산기슭에서 발원해 웅상지역을 횡단해 회야댐을 거쳐 동해 바다로 흘러나가는 지방2급 하천이다. 웅촌면 지역 일부를 경유하고 있지만 연장 37km 대부분의 유역이 우리 관할이다. 따라서 회야댐으로 유입되는 오ㆍ폐수는 대부분 우리 지역에서 발생한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웅상지역에서 시행되는 대규모 개발사업은 불가피하게 울산시와의 협의를 거쳐서 추진된다. 하지만 협의 과정에서 제기되는 과다한 억제방침으로 인해 우리 지역의 도시개발이 지장을 받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하수 처리에 드는 비용도 주민들로부터 징수해 울산시에 납부하고 있다. 그런데도 처리장의 처리용량 부족으로 인해 사실상 수요 억제가 강요되고 있었던 것이 현실이다. 두 행정기관 사이의 거듭된 협의와 환경부의 지원으로 회야하수종말처리장의 용량 증설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그런데 웅촌면 주민들이 이러한 사업의 추진을 반대하고 우리지역 공단조성계획을 백지화하라고 나선 것은 님비현상의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씁쓰레할 따름이다. 울주군의회까지 증설 반대 입장을 내놓았다니 그 저의가 의심스럽다. 최근 웅상지역은 인근 대도시의 유동인구를 흡수하는 신흥 위성도시로서의 기능이 상승하고 있다. 편리한 교통망, 쾌적한 주거환경과 문화시설에다 상대적으로 싼 주택가격으로 대도시 시민을 유인하고 있다. 그렇지만 앞서 언급한 대로 대규모 주택단지의 신규허가나 공업단지 조성사업은 환경문제로 다소 주춤하고 있는 실정이다. 필자는 주거지역과 인접한 공단의 조성에 대해 원칙적으로 반대하는 입장이다. 또한, 앞으로의 도시 발전은 공장의 난립보다 주거환경의 최적화로 승부해야 한다는 것이 평소의 지론이다.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훼손하면서까지 대규모 택지나 공장용지를 조성하는 난개발을 방조해서는 안된다. 따라서 새로운 공장용지의 조성은 현지실정과 연계해 최소한의 규모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측면에서 용당산업단지는 기존 공장밀집지역의 인근에서 증설 또는 확장하는 개념이기에 반대할 명분은 지극히 약하다고 할 수 있다. 나아가 우리지역을 관통하는 하천수를 직접 식수로 사용하는 울산시는 그것을 이유로 우리 시민의 활동을 제약해서는 안되며, 필요할 경우 환경시설에 대한 투자를 더욱 늘려 양 지역 주민들이 불편함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오ㆍ폐수 처리로 인한 악취를 걱정하는 웅촌면 주민들의 민원도 그런 방향으로 풀어나가야 한다.
우리는 다문화 다인종 다종교 시대를 살고 있다. 특히 이런 다문화 다종교 상황에서 타 종교에 대한 배타적인 경향을 보이는 한국사회는 미래에 종교 간 충돌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최근 이슬람에 대한 관심이 이전보다 높아짐에 따라 무슬림에 대한 부정적인 관점과 비판적 시선도 동시에 증가하고 있다. 한 2년 전부터 인터넷 공간에서 주목을 받은 여러 동영상의 주된 내용은 50년 안에 세계는 이슬람화 될 것이며, 다문화 사회를 거쳐 한국도 이슬람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객관적인 이해와 균형 잡힌 해석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것으로 2009년 3월에 유튜브에 올라온 ‘무슬림 데모그라픽스(Muslim Demographics)’라 불리는 동영상을 들 수 있다. “유럽에 무슬림 인구가 급증하고 있다. 이슬람권 이주자들의 높은 출산율 덕분이다. 이렇게 나가다가는 50년 안에 유럽과 미국이 이슬람 국가가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2012년 말 1천600만명 이상이 이 동영상을 봤으며, 우리나라에서도 한글 자막을 넣은 한국어판 편집 동영상이 소개됐다. 차분하게 동영상 ‘무슬림 데모그리픽스’에서의 주장을 검증해보기로 하자. 사실에 부합하는 듯한 정보와 왜곡된 자료가 뒤섞여 있기에 시청자로 하여금 오해할 소지를 다분히 내포하고 있다. 1. <프랑스의 경우 한 가정당 1.8명, 무슬림 가정은 8.1명의 자녀가 있다. 20세 이하의 30%가 무슬림이다. 2027년에는 프랑스 인구의 20%가 무슬림이 될 것이다. 39년 안에 프랑스는 이슬람 국가가 될 것이다> 이 주장은 잘못된 것이다. 세계 어느 나라도 한 가정당 평균 8명의 자녀를 갖는 나라는 없다. 프랑스 내 무슬림 이민자를 중심으로 보자. 이전 프랑스 식민지 출신이 대부분으로 모로코, 알제리, 튀니지와 터키 등 4개국 출신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어떤 자료를 보더라도 프랑스 무슬림 자녀 가정의 출산율이 한 가정당 8명에 이른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 일부 이슬람 국가의 무슬림 가정의 자녀가 많다는 이유로 모든 이슬람 국가, 모든 무슬림 가정의 자녀가 많다고 주장하는 것은 일반화의 오류이다. 2. <네덜란드의 경우 모든 신생아의 50%가 무슬림이다. 15년 이내에 네덜란드 인구의 절반이 무슬림이 될 것이다> 네덜란드 전체 인구는 1천660여만명이지만 거주하는 무슬림은 최대 100만명 미만으로 전체 인구 대비 6%에 해당한다. 네덜란드의 출산율은 1.66명으로 신생아의 절반 가량이 무슬림이 되려면 한 가정당 26명의 자녀를 낳아야 한다. 네덜란드의 무슬림은 터키와 모로코 출신이 전체 무슬림 인구의 2/3를 차지한다. 터키의 출산율은 1.87명이고, 모로코는 2.57명이다. 100만도 안 되는 네덜란드 내 무슬림 인구가 15년 사이에 1천560만명의 비무슬림 인구를 앞지를 수 없다. 3. <벨기에의 경우 전체 인구의 25%, 신생아의 50%가 무슬림이다> 2008년의 벨기에 정부와 민간 연구 기관의 공식 통계 자료에 따르면 벨기에 전체 무슬림 인구는 6%에 불과하다. 이슬람권 이주자 가운데 모로코와 터키 출신이 2/3에 이르며, 앞서 네델란드의 경우처럼 두 국가의 본국의 출산율은 각각 2.57명과 1.87명이다. 4. <향후 17년 뒤인 2025년이 되면 유럽 국가 어린이의 1/3이 무슬림 가정에서 태어날 것이다> 현재 유럽연합 내에서 4% 정도인 무슬림 인구 비율이 15년 뒤 전체 유럽 인구의 1/3 수준까지 높아지지 않으면 이런 주장은 신빙성이 없다. 그런데 정통 유럽인과 이슬람권 이주자 가정의 출산율은 큰 차이가 없다. 이 밖에도 독일이 2050년에는 무슬림국가가 될 거라는 주장도 있다. 유럽 인구는 4억9천100만명으로 이 가운데 4%인 1천960만명 정도가 무슬림이다. 50년 안에 유럽과 미국이 이슬람 국가가 될 것이라는 주장은 왜곡이 심하다. 그런데 이런 동영상을 보는 이들이 공감할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무슬림은 많은 수의 자녀를 낳고 있다는 오해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무슬림이 비무슬림보다 더 많은 자녀를 출산한다는 것도 일종의 묵은 편견에 가깝다. 무슬림 국가 가운데는 출산율이 전 세계 평균치인 2.5명 안팎에도 못 미치는 나라도 있다. 터키와 이란의 출산율이 2명 이하다. 이집트는 출산율이 꾸준히 낮아지고 있다. 정부 차원의 저출산 정책 때문이다. 세계 평균 출산율 이하를 차지하는 이슬람 국가도 많다. 이슬람 국가보다 아프리카 지역의 출산율이 월등히 높다. 무슬림의 고출산율에 대한 근거가 부족함을 보여 준다. 다문화 다종교 현상이 가속되면서 종교의 자리는 좁아질 것이라고 예측한 사회학자도 있지만 실제는 그 반대다. 종교 간 갈등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 그런데 자기 종교만을 고집하다보면 종교의 존재 이유 가운데 하나인 평화를 깨는 모순을 조장하고 만다. 다른 종교를 대하는 우리의 태도는 다양할 수 있다. 어느 주장이 ‘맞다’거나 ‘그르다’고 단정하는 것은 섣부르다. 다른 종교의 오류를 증명하는 것은 자기 신앙의 진리성을 밝히는 것만큼이나 어렵다. 다만 우리는 자신의 신앙과 가치를 더 풍성하게 하기 위해 나와 다른 관점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벽들이 웃기 시작한다 저마다 잘났다는 얼굴들은 입만 열면 장밋빛 일색이다 마음 하나만 던져주면 간도 쓸개도 다 주겠단다 허풍의 크기가 당선의 결과인양 머리를 땅바닥까지 처박는다 지하철을 타 보기나 했는지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던가 모두 다 아버님 어머님 형님 누님들이다 길거리 해장국 삼키느라 속은 또 얼마나 울렁거렸을까 투표 끝나기 무섭게 코빼기는 간데 없고 벗어던진 가면만 발길에 채인다 그 얼굴들 4년 후엔 또 어김없이 들이밀겠지
회사원 이아무개 씨는 요즘 턱의 통증으로 하루 내내 인상을 쓰고 있다. 턱이 아프니 밥을 먹을 때도 동료와 이야기할 때도 심지어 하품할 때도 아파서 맘 놓고 입을 벌릴 수 없다. 또 맛있는 것을 먹으려 해도 입이 잘 벌어지지 않아서 먹기 힘들고 그나마 입을 벌릴 때마다 딱딱거리는 소리가 나서 여간 신경 거슬리는 게 아니다. 거울에 비친 얼굴도 왠지 좌우 얼굴이 비대칭처럼 보이고 주름도 한쪽만 더 심한 것 같다. 그래서 그런가 요즘 머리도 자주 아프고 어지럽기까지 하는 것 같다. 위에서 말한 회사원 이 씨의 질환은 턱관절(TMJ:Temporo Mandibul ar Joint) 장애의 주요 증상이다. 턱관절질환은 측두 하악 관절의 장애로 관자뼈와 아래턱뼈가 만나서 생기는 관절의 이상을 뜻한다. 턱관절 안에는 일종의 디스크가 있는데 이것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이상이 생기면 하악뼈와 관자뼈가 직접 부딪치게 돼 ‘딱’하는 소리가 나거나 ‘삭삭’ 소리를 나게 한다. 그래서 평소 음식을 먹거나 하품을 할 때 턱에서 기분 나쁜 소리가 나게 된다. 그리고 턱 관절 이상으로 인한 턱의 경직과 턱의 통증을 유발한다. 증상이 심하면 밥 먹기 힘들어 지거나 말하기도 어려운 경우도 많다. 턱관절 질환은 턱관절 이외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음식을 씹을 때 움직이는 교근과 측두근 중 측두근에 영향을 줘 편두통을 유발하고 좌우 측두근의 균형을 무너뜨려서 어지러움증도 유발한다. 그래서 치료가 잘 안되는 두통과 어지러움증을 가진 분이면 한 번쯤 턱관절 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턱관절 질환은 얼굴이 틀어져 보이는 안면비대칭도 유발한다. 부정교합이나 얼굴뼈의 기형으로 인한 안면비대칭도 있지만 턱관절 질환으로 치료가능한 안면비대칭도 의외로 많다. 이런 경우 윗니의 중심과 아랫니의 중심이 일치하지 않고 한쪽 턱은 사각턱 형태로 튀어나오며 팔자주름이 좌우가 틀려서 한쪽만 유달리 깊어보이게 돼 전체적으로 안면비대칭을 유발해 노안을 일으킨다. 턱관절 질환의 치료는 침치료로 우선 저작근의 불균형을 치료하고 그 후 턱관절을 추나 요법으로 부드럽게 치료한다. 동시에 반드시 목도 같이 치료를 해야 한다. 보통 턱관절 질환을 호소하는 환자는 목뼈에 이상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턱과 목을 같이 치료한다면 높은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한 소녀가 산길을 걷다가 나비 한 마리가 거미줄에 걸려 바동대는 모습을 발견했다. 불쌍하지 않은가? 소녀는 가시덤불을 헤치고 들어가 거미줄에서 나비를 떼어내 줬다. 나비는 춤을 추듯 훨훨 날아갔지만 소녀의 다리와 팔은 가시에 긁혀 붉은 피가 흘렀다. 그런데 멀리 날아간 줄 알았던 나비가 순식간에 천사로 변하더니 소녀에게로 다가왔다. 천사는 자기를 구해준 은혜에 감사하며 무슨 소원이든 한 가지를 들어 주겠다고 했다.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돼 살게 해 주세요” 천사는 알았다며 소녀의 귀에 무슨 말인가 소곤거려 주고 사라져 버렸다. 소녀는 자라서 아가씨가 되고, 결혼을 해 주부가 되고, 할머니가 되도록 늘 행복이 떠나지 않은 삶을 살았다. 그녀 곁에는 언제나 좋은 사람이 있었다. 사람들은 행복하게 살아가는 그녀를 부러워했고, 존경하는 눈빛으로 우러러 봤다. 무정한 세월은 흐르고 흘러 소녀가 백발의 할머니가 돼 임종을 눈앞에 두게 됐다. 사람들은 이 땅에 살면서 참 행복을 소유했던 한 사람이 사라진다는 사실에 슬퍼하며 안타까워했다. 사람들은 입을 모아 죽기 전에 그 행복의 비결이 무엇인지 물어보기로 했다. 그 말을 들은 할머니는 빙그레 웃으며 입을 열었다. “내가 소녀였을 때 나비 천사를 구해준 적이 있지. 그 대가로 나비천사가 나를 평생 행복한 사람이 되게 했어. 천사가 내게 다가오더니 내 귀에 이렇게 속삭였지. ‘나를 구해 줘서 고마워요. 지금 나를 구해준 것처럼 어려운 사람을 만나면 꼭 도와주길 바랍니다. 그럴 때마다 행복에너지를 보내 드릴게요. 그러면 평생 행복하게 살 거예요’ 그때부터 남에게 베푸는 삶을 살았더니 한 평생이 행복하더구먼. 사실은 나비가 내 소원을 들어 준 게 아니었어. 누구든지 그렇게 남에게 도움을 주는 삶을 살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거야” 지금 필리핀이 슈퍼태풍 하이옌으로 큰 슬픔과 비탄에 잠겨 있다. 지난 8일 필리핀 레이테주를 강타한 하이옌으로 수천명이 사망하고 430만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타클로반 등 레이테주의 주요 도시는 강풍과 해일로 파괴됐고 사람들은 식량과 물을 구하지 못해 약탈까지 하는 등 생지옥을 방불케 하고 있다. 필리핀은 6.25전쟁 때 파병으로 대한민국을 지켜준 우리의 친구이자 이웃이다. 이웃이 고난당했을 때 돕는 것은 우리의 의무이자 권리다. 고난당한 이웃을 돕는 선한 사마리아인의 삶을 실천함으로 가장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 필자의 교회에서도 오는 24일 오후예배 때 필리핀을 돕기 위한 긴급 구제 헌금을 드리기로 했다. 추수감사절을 맞아 어려운 이웃들을 가슴에 품어보자. “오직 선을 행함과 서로 나누어 주기를 잊지 말라 하나님은 이 같은 제사를 기뻐하시느니라” (히13:16)
글을 쓰는 그녀는 기약 없이 훌쩍 떠나는 여행이 삶의 큰 목적 중 하나라고 한다. 끝물 은행잎이 그녀의 집 마당을 노랗게 물들이던 날, 방랑벽이 도져 배낭을 꾸리고 길을 나섰다는 소식을 눈에 익은 번호인 그녀의 폰 메시지로 알았다. 짧은 문장 속에 ‘이중섭의 소’라는 글이 눈에 들었다. 글을 쓰지 않았다면 그림을 전공했을 거라는 그녀의 말이 낙엽 소리로 플래쉬 백 된다. 제주도에 이중섭 미술관이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직접 가 본적 없는 나는 마음먹은 대로 행동하는 그녀가 부럽기만 할 뿐이다. 그녀는 소에 대한 추억거리나 그와 관련된 일들은 딱히 없었다는 것이 내 기억인데 그녀가 이중섭의 소를 만나러 갔다. 엷은 해가 창에 내리는 오후 나절, 자투리 시간의 틈이 괜한 관심을 불러 일으켰고 나도 이중섭의 소를 불러 보았다. 화면 가득 피카소의 그림 같은, 이제 막 그림을 배운 어린 아이의 첫 작품 같은 매끄럽지 못한 붉은 배경을 가진 황금소가 내 눈을 맞춘다. 가만히 눈 속을 들려다본다. 금방이라도 뛰쳐나올 것 같은 황소의 눈망울이 젖어 있다. 처음 볼 때는 역동적이고 해학적이라 여겼는데 눈망울은 붉게 젖어 있는 것이다. 점점 그 눈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무엇이 저 역동의 힘에 고삐를 묶었는가. ‘노을 속에서 울부짖는 소’는 당시의 그 현실을 핏발 선 두 눈 속에 모두 담고 있었으리, 그리고 차마 사람들이 할 수 없었던 그 말들을 꺼억꺼억 쏟아내고 있었으리. 이중섭의 소를 보고 스페인의 투우와 같이 무섭다고 말한 멕타가트에게 그는 버럭 화를 내며 ‘내가 그린 이 소는 싸우는 소가 아니라 착하고 고생하는 소중의 소, 우리소란 말이오’라고 말했다는 일화가 가슴에 박힌다. 그녀는 제주도 미술관에서 이중섭을 만나고 나는 방에 앉아 이중섭의 소를 불러 와유를 즐겼다. 그새 하늘이 물든다. 그녀는 이중섭의 소를 보며 어떤 기억을 떠 올리고 왔을까. 나는 이중섭의 말 끝 따라 오래 전 부재한 소를 닮은 얼굴이 물기 머금고 겹쳐 옴을 느낀다. *와유: 누워서 유람한다는 뜻으로 집에서 명승이나 고적을 그린 그림을 보며 즐기는 것을 이르는 말
아침, 저녁은 물론 어제와 오늘의 기온 차가 10℃ 이상을 오가는 등 변동이 심한 계절이다. 11월부터 갑작스러운 겨울 추위에 대비하지 않는다면 허둥거리며 사고를 불러올 수도 있다. 근로자가 건강하게 작업하고 따뜻하게 겨울을 날 수 있도록 주변 점검과 준비를 시작하자.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면 몸이 굳어지면서 가벼운 사고에도 중상을 입는 등 산재사고가 급증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안전보건공단은 ‘가이드라인’을 제작ㆍ배포하고 있다. 추위로 몸이 굳어지면 작은 사고에도 큰 중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작업 전 충분한 체조로 몸의 긴장을 풀어야 한다. 혹한이 이어지면 근로자가 장시간 진동기계나 공구를 사용할 경우 손이 저리고 아픈 백랍증이 발생하기 쉬우니 작업시간을 조절해야 한다. 또 작업 중에 수시로 손과 발, 귀를 마사지해 동상을 예방해야 한다. 실외 작업자는 물론 야외로 외출이 계획돼 있는 경우에도 신체 보온을 위한 방한장비는 필수다. 기온이 떨어지면 혈관이 수축하는데, 고혈압 진단을 받은 이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낮은 기온에 수축된 혈관이 갑작스러운 운동이나 움직임으로 힘을 쓰게 될 경우, 뇌심혈관 질환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체온이 잘 유지될 수 있도록 얇은 옷을 여러 겹 입는 것은 기본. 작업 때 장갑이나 신발은 여유 있는 크기의 제품을 착용하고, 여분을 준비해 젖거나 습기가 찰 경우 즉시 교체하도록 한다. 기온이 떨어지면 관절이 뻣뻣해지고 통증이 심해지기도 한다. 이러한 신체의 변화는 작업 효율을 떨어뜨리기도 하지만,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수시로 스트레칭을 해서 몸의 근육을 풀어줄 필요가 있다. 추울 때, 몸에 열을 낸다고 격렬한 운동을 하기도 하는데 운동 전에 반드시 준비 운동을 해야 한다. 근육과 관절의 유연성이 낮아 사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고혈압 환자는 갑자기 찬 공기에 노출되면 혈관이 수축하고 혈압이 상승해 뇌출혈의 위험이 커지므로, 역기를 든다거나 하는 식의 운동은 금물이다.
부부는 100년 해로를 위해 또 한 번 족두리를 쓰고 마주섰다. 매일 보는 얼굴이지만 뭐가 부끄러워서인지 신부는 새색시마냥 절을 하는 내내 얼굴이 빨개진 채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내년 6.4지방선거를 겨냥한 정당의 행보가 시작됐다. 새누리당은 지난주 도당 당직자 임명장 수여식을 가진데 이어 경남정치대학원 3기 개강식을 개최했다. 새누리당 경남도당은 각 지역을 순회하며 당원간담회를 통해 지역 민심을 수렴한다는 계획이다. 내부적으로 조직을 재정비하고 내년 지방선거를 대비한 민심 행보에 나서겠다는 복안으로 보인다. 지난번 칼럼에서도 지적했듯 선거는 임박한데 ‘정당공천제’라는 기본 룰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아니 정당공천제는 이미 법으로 정해져 있다. 다만,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여야 모두 공약으로 제시한 ‘기초지자체 단체장과 지방의원에 대한 공천제도 폐지’를 입법화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선 공약 이후 국회에서는 정치개혁특위가 구성돼 검토에 나섰지만 구체적인 결과물 없이 문을 닫았다. 대다수의 국회의원이 개별적 의견을 묻는 질문에는 폐지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막상 국회에서 입법에 적극적인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이러다 보니 전국에서 지방선거를 대비해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많은 인사들이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있다. 우리 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정당공천제의 폐지 여부는 또다른 이유에서 조속한 결정을 필요로 하고 있다. 정당공천제 하에서의 후보자 결정이 항상 선거일에 임박해서 이뤄지는 폐단이 그것이다. 당내의 정치역학관계나 중앙당 사정에 의해 후보자 공천이 늦게 이뤄지다 보니 지역을 위한 제대로 된 정책을 개발해 내놓는다는 건 애초에 불가능하다. 후보자 입장에서도 당내 공천작업에 전적으로 매달리게 될 뿐 지역 주민을 돌아볼 여유조차 갖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무소신, 무비전의 선거공학에 의존하는 게임이 되고 만다. 한국정당학회가 이달 초 주최한 ‘2014지방선거와 메니페스토 : 현실 진단과 이행평가’ 학술대회에서 한 발제 교수는, “각 정당의 후보자 공천 시기를 앞당겨 후보 등록과 더불어 선거공약서 제출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지적을 했다. 정책선거를 위해 정책토론회 참석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다른 발표자도 선거 임박한 후보 공천은 정책 개발의 한계를 드러내 부실정책을 양산하고 인물이나 네거티브 선거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고 개선을 요구했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는 공천번복 파문이 지역정가를 강타했다. 당시 한나라당(지금의 새누리당) 시장 후보로 조문관 전 도의원이 결정된 것은 선거를 불과 한 달 남겨둔 시점이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경선 상대였던 나동연 후보가 제기한 공천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이 받아들여짐으로써 경남도당이 재차 여론조사를 실시한 뒤 나동연 후보를 공천자로 번복 결정했다. 이때 선거는 불과 20일 남아있었다. 정당의 후보 공천이 늦어질수록 선거에서 심판받아야 할 공약 개발이 소홀할 수 밖에 없다. 공천을 받기 전까지는 정당의 눈치보기에 급급해야 하고 후보로 결정된 후에는 현장의 선거운동에 잠잘 시간도 부족하다. 언제 정책을 개발하고 공약집을 만든다는 것인가. 선거기획사나 참모들이 만들어준 ‘장밋빛 그림책’을 들고 다니면서 반복해 읽는 것이 고작이다. 그러다 보니 스스로 지키지도 못할 약속이 남발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의 올해 평가에 따르면 시ㆍ도지사의 공약이행점수는 50점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한다. 시장ㆍ군수에 대한 개별적 평가는 나와있지 않지만 이 수치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 짐작된다. 지방선거는 지방자치의 가장 큰 수단이다. 주민의 손으로 뽑은 시장이 약속대로 시정을 펼치고, 지방의원들이 나서서 이행상태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것이다. 기초의원들까지 공천이라는 굴레를 씌워 중앙정치에 예속시켜 놓은 국회가 아닌가. 정치신인들이 출마할 기회를 봉쇄한 결과로 인식돼도 할말이 없다. 얼마 전 도내 한 일간지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경남도내 새누리당 국회의원 16명에게 기초지방의원 정당공천제는 대부분 폐지에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체장의 경우는 의견이 나뉘었다. 또한 19대 국회에서 실현 가능성도 일부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보였다. 이런 추세로 볼 때 기초지자체 단체장의 공천 폐지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바란다. 정당의 후보자 공천 일정을 앞당겨서 보다 일찍 링에 오를 선수를 결정해 달라는 것이다. 시민들은 모든 후보자가 참신한 정책 개발을 통해 서로 대결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