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다저스 류현진과 신시내티 레즈 추신수, 피겨 김연아와 리듬체조 손연재 등 최근 우리나라 스포츠 스타들이 세계를 누비며 뛰어난 활약을 펼치는 덕에 눈과 귀가 즐겁다. 국위선양 활동은 비단 스포츠 스타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산업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일하는 모든 근로자 역시 국위선양의 주인공이다. 우리가 세계사에서 유래를 찾기 어려운 ‘한강의 기적’을 이루고, 2011년 기준 세계시장 1위 품목 61개 석권, 현재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을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근로자의 헌신과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근로자가 몸담고 있는 일터의 안전 문제는 국위선양과 거리가 먼 참담한 실정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의 일터에서는 6분에 1명씩 다치고 있고, 5시간마다 1명이 목숨을 잃는다. 우리나라에서 산업재해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64년 이후 지금까지 발생한 재해자 수는 430만명이 넘고, 사망자도 8만명에 이른다. 사고로 인한 경제적 손실도 한 해 18조원이 넘는다. 또 우리나라의 산업재해 수준은 외국과 비교할 때도 심각하다. 근로자 1만명당 사고로 인해 몇 명이 사망하는지를 나타내는 사고성 사망만인률을 보면 2012년 기준 0.73명으로 미국, 일본, 독일보다 2~4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 첫째 주는 산업안전보건 강조 주간이다. 산업재해의 심각성을 널리 알리고, ‘일터에는 안전이 기본’이라는 인식을 확산시키기 위해 정부에서 정한 날이다. 더운 날씨 탓에 안전에 소홀하기 쉬운 여름철을 맞아 산업재해 예방을 위해 더 각별히 주의하자는 배려가 있다. 일터에서 안전을 지키는 일은 가정의 행복을 지키고, 기업의 번영과 풍요로운 사회를 만드는 활동이다. 뿐만 아니라 국가 브랜드가 어느 때보다 중요시되는 요즘, 안전보건 수준은 국가경쟁력을 결정짓는 하나의 요소이다. 이제 안전보건 문제에 관심을 두자. 안전 선진국으로 나아가기 위해 안전보건 분야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자.
집에만 있으면 아무 것도 하기 싫은 요즘 날씨. 하지만 밖으로 나와 물가에 발이라도 담가보면 더위는 온데 간데 없고 좋은 이들과 함께하는 즐거운 휴식만 남아있다.
세계적인 패스트푸드점인 맥도날드 사의 영업 전략이 얼마나 뛰어난지 사람들은 우스갯소리로 “미국의 정보원이 뚫지 못하는 나라도 맥도날드 영업사원을 보내면 모든 일이 성사된다”고 말한다. 그들의 성공 비결은 철저한 매뉴얼에 있다. 맥도날드의 창업주는 하나의 점포를 개설하기 위해 5만개의 매뉴얼을 준비하고 그 중 하나라도 미흡할 경우 매장을 오픈하지 않는 철저한 원칙주의자다. 이 매뉴얼에는 햄버거의 고기를 어느 정도 두께로 자를 것인지, 몇 도에서 몇 분 동안 익힐 것이며 감자를 써는 요령과 두께까지 꼼꼼하게 기록돼 있다. 덕분에 시작은 좀 더딘 듯 했지만 이 회사는 그 어떤 조직보다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 이런 준비가 없었다면 맥도날드에게 지금같은 명성은 주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필자는 결코 특정 업체를 자랑 하고자는 하는 것이 아니다. 국가든, 자치단체든, 기업이든 세분화된 매뉴얼과 철저한 훈련이 있을 때 위기관리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7일(한국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발생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사고는 승무원들의 헌신적인 구조 활동이 대형 참사를 막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사고는 항공기 파손 정도에 비해 인명 피해가 적었다. 중국 여고생 2명이 안타깝게 숨지고 180명이 넘는 부상자가 발생했지만, 활주로의 처참한 사고 상황을 감안하면 기적에 가깝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항공기 사고에서는 얼마만큼 빨리 승객들을 대피시키느냐가 최고의 관건이라고 한다.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90초 이내에 승객을 기내에서 탈출시켜야 한다는 것은 승무원에게 주어진 가장 중대한 미션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런 ‘90초 룰’ 수행을 비상 훈련의 주된 목표로 보고 강도 높은 매뉴얼 교육을 해왔다. 반복된 훈련의 결과 승무원은 실제 상황에서도 매뉴얼대로 움직였으며 최종적으로 탈출하지 못한 승객이 있는지 확인한 뒤에 비로소 기내 밖으로 몸을 빼낸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사회학자 울리히 벡이 ‘위험사회’로 정의할 만큼 현대는 언제 어디서 위험이 닥칠지 예측할 수 없는 복잡다난한 사회다. 문명의 발달과 더불어 위험 역시 비례적으로 커지는 것도 어쩔 수 없다. 위험성이 커질수록 일상의 안전이 국민의 행복과 삶의 질을 결정짓는 중대한 요건으로 자리 잡고 있다. 위험한 상황 속에서 최소한의 안전을 담보하는 것이 바로 매뉴얼과 규정이다. 성숙한 시민의식은 이런 매뉴얼을 습득하고 지키는 과정에서 자라나고, 선진국은 이런 매뉴얼이 잘 작동하는 사회다. 이번 아시아나 사고기의 객실 선임승무원 이윤혜(40) 씨는 기자회견에서 “비상탈출에 필요한 절차를 내 몸이 알아서 수행하기 시작했다”며 “다음 승객을 구해야 한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위기관리 성공 여부는 잘 준비되고 몸에 배어 있는 매뉴얼에 있다.
노출의 계절 여름이다. 해마다 여름을 맞이하기 위한 필수코스가 있다. 바로 다이어트다. 멋진 몸짱 만들기 열풍에 너도 나도 뛰어드는 계절이다. 여름이면 더위와의 싸움이 아니라 숨어있는 살과의 싸움을 선포하고 몸짱 만들기에 도전한다. 연례행사처럼 나도 다시 다이어트 선언을 했다. 나잇살에 살림 증후군으로 불어난 아줌마 몸매가 얼마나 달라지랴 하겠지만 S라인 따라잡기에 나섰다. 평소 느긋한 성격이 엄마의 장점이라던 딸들은 다이어트를 시작했다는 말에 고개를 갸웃하며 그냥 포기하라고 은근히 자존심을 건드렸다. 하지만 이번에야말로 엄마의 의지를 보여주겠다며 독하게 운동을 했다. 확 줄인 저녁식사는 나를 끊임없이 시험에 들게 했다. 저녁의 배고픔을 참고 공복에 물을 마시며 러닝머신 위를 뛰는데 순간 ‘내가 왜 이 짓을 하고 있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불현듯 화가 났다. 건강과 정신을 위해 다이어트를 하다간 오히려 그 건강과 정신을 해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푹푹찌는 장마 속 무더위에 비 오듯 땀을 쏟으며 런닝머신에서 내려와 마음을 다독였다. 다이어트는 무슨! 혼자 피식 웃으며 진정을 찾았다. 그리고 시를 쓰기 위해 자리에 앉았다. 헥헥 거리며 모니터 앞에 앉아 시를 쓰려니 문득 시 쓰는 것과 다이어트는 별반 다를 게 없었다. 그리고 깨달았다. 좋은 시를 쓰기 위해서는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 시인에게 다이어트만큼 좋은 것 없다고. 다이어트 하면 떠오르는 S라인. S라인에는 Slim, Sense, Style 등을 생각 할 수 있다. 우선 가장 먼저 생각나는 Slim을 생각해보자. 시는 길다고, 그렇다고 짧다고 좋은 건 아니다. 슬림하게 빠져 군더더기 없이 만들어 져야 읽는 이의 가슴에 더 와 닿는다. 이것저것 비대하게 붙여 넣는다고 좋은 시는 아니기 때문이다. 기름기 쪽 뺀, 탄탄한 글만 남긴 시야 말로 좋은 시가 아닐까 . 다음으로 Sense. 언제 어디서나 돋보이는 감각이야 말로 개성이다. 모두가 쓸 수 있는 단어와 모두가 할 수 있는 말을 한다면 매력 없지 않나. 시도 하나의 감각과 센스가 있어야 한다. 문장 하나와 단어가 만나 내가 그리고 싶은 그림이 된다면 얼마나 감각적인 시인가. 나만의 표현방법으로 개성 있게 쓴 시는 더 할 나위 없이 예쁜 시, 참신성이 뛰어난 시가 될 것 같다. 마지막으로 Style. 다이어트를 하는 가장 큰 이유. 미관상 아름다움을 보여주기 위함일 터. 더 멋진 스타일을 만들기 위해 다이어트를 하는 것이다. 몸이 명품이 되면 어떤 옷을 걸쳐도 그 옷은 명품이 된다. 시도 그렇다. 시의 스타일을 살리는 것은 시인의 가장 큰 덕목이다. 명품 시를 짓는다는 것, 다이어트보다 더 피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그렇게 탄생한 명품 시는 그 자체로도 아름답다. 시가 명품이 되면 노래로 만들어도, 인용해 어떤 글을 써도 명품이 된다. 김소월의 ‘진달래 꽃’과 같이 말이다. 이성간의 매력을 더 어필하기 위해서 만드는 S라인, 독자들을 매료시키기 위해 수 없이 땀 흘리며 갈고 닦아야 하는 시인도 마찬가지 아닐까. 자신의 겉모습을 통해 자신의 이미지를 만들고 내면을 보여주듯 시도 언어라는 겉모습을 통해 보이지 않는 세계를 그림처럼 보여준다. 시인이라는 무게를 내려놓고 내 자신에게 좀 더 자유로워질 때까지 나의 다이어트 기간은 유효하다.
양지바른 대밭 밑에 사금파리 다듬어서 황토 파서 밥을 짓고 너는 각시 나는 신랑 소꿉놀이 하던 동무야 풋감 주워 먹다 얼룩진 삼베 등지게 입고 살구놀이 한 동 속인다고 토라지던 동무야 자는 아기 들쳐 업고 묘사 떡 아기 몫까지 챙겨 너는 찰떡 나는 시루떡 오누이처럼 나눠 먹던 동무야 우연한 고향 길에 대밭 뒤길 거닐면서 잊었던 옛 추억을 하나 둘 주어본다
대학 캠퍼스에 여름방학이 찾아왔다. 여름과 방학이라는 단어가 합쳐져 더없이 기분 좋게 들린다. 여름방학을 기다려 온 학생들이라면 여름방학을 위한 노래라도 만들고 싶지 않을까? 안타깝게도 내가 몸담고 있는 인도비즈니스 학과에는 ‘여름에 학업을 쉬다’라는 의미의 여름방학은 없다. 우리 학과에는 학생들에게 인도비즈니스 학과의 꽃이라 불리는 ‘필드학기’라는 독특한 커리큘럼이 있다. 2학기에 있을 이 필드학기를 위해 학생들은 여름방학에도 학교로 나와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학생들이 스스로 조사품목을 정해 인도의 주요 도시와 산업단지를 한 학기 동안 돌아다니면서 인도에서 시장 조사를 하고 인도에 진출한 한국 기업인들과 인도의 기업인, 변호사, 회계사에게 강의를 듣는다. 이런 실질적인 강의와 자기 주도적으로 행한 시장 조사를 최종적으로 정리해 학생들이 매칭한 기업과 학교에 보고서를 학기 말에 제출하게 된다. 필드학기는 그동안 학교에서 배운 것들을 인도에서 스스로 경험해 보고 적용해 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 인도 산업현지조사, 노무사례조사, 인도의 독특한 비즈니스 형태인 패밀리 비즈니스 조사, 투자사례조사, 마케팅 사례조사 뿐만 아니라 인도 사람들과 인도 문화에 대해서도 배우게 된다. 나는 이번에 이 필드학기의 인솔자가 되어 학생들과 인도의 곳곳을 여행하게 될 것이다. 이번 필드학기에서는 어떤 일이 생길까, 학생들이 얼마나 성장하게 될 것인가를 생각하면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여행에는 여러 가지 방식이 있을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여행자의 학력과 나이, 성향에 의해서도 달라진다. 또한 여행의 각각 다른 목적과 행선지는 그에 맞는 보람과 성취를 가져다 줄 것이다. 필드학기처럼 독특한 형식의 많은 사전 준비가 필요한 여행일 수도 있고 배낭 하나 달랑 매고 떠나는 무전여행도 있을 수 있고, 아니면 ‘태어난 곳에서 100마일보다 더 떨어진 곳으로 평생 동안 여행한 적이 없다’는 철학자 이마누엘 칸트처럼 일이 끝나고 매일 밤 다른 이의 기행문을 읽으면서 집이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 상상으로 여행을 떠날 수도 있을 것이다. 여행에 대한 찰나적이고 감각적인 가벼운 글부터 여행에서 삶을 유추해 보는 심도 있는 글까지 수많은 여행기들이 있다. 여행에 관한 멋있는 정의와 성찰들은 많지만, 그래도 보통 우리가 생각하는 여행이란 일상생활에서 벗어나 낯선 곳에서 새로운 경험과 탐험을 하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어디서 들었는지 명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누군가 여행은 인생에서 누릴 수 있는 가장 높은 수준의 호사라고 했다. 이 호사의 묘미는 무엇일까? 진귀한 문화재를 감상하고 ‘오!’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볼 때, 그곳만의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혹은 여행지에서 만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든 사람들과의 인연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여행의 진정한 묘미는 떠나서 돌아오는 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 묘미는 새로운 것을 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이미 가지고 있는 것들을 새롭게 보는 것이다. 여행을 해 본 사람이라면 집으로 돌아오며 보이는 풍경들이 다정하면서도 낯설고 익숙하면서도 새롭게 느껴진 적이 있을 것이다. 마치 돌아온 탕자가 된 기분이다. 집으로 돌아오며 걷는 골목길, 나를 반겨주는 가족들, 친구들이 더없이 고맙다. 엄마가 끓어주는 된장찌개는 어떠한 이국의 음식보다 맛있다. 길던 짧던, 여행에서 돌아온 우리는 이렇게 말하곤 한다. ‘집보다 더 좋은 곳은 없어’라고. 프랑스의 소설가 앙드레 지드의 단편에서의 돌아온 탕자는 집을 떠나보고 나서야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집으로 돌아온 탕자가 참회의 눈물을 흘리면서 새로운 시작을 한 것만큼은 아니더라도 여행은 내가 사는 곳, 나의 가족들, 나의 생각들을 또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계기와 원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여행 애호가들은 전 세계를 돌아다니고는 결국 한국만큼 아름다운 바다와 산과 하늘을 본 적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떠나본 자만이 알 수 있을 것이다. 나 역시도 다른 나라의 문화재와 문화를 접하고 나서야 한국의 아름다움에 눈을 뜰 수가 있었다. 이 여름, 잠시라도 어딘가로 떠나보자. 어떠한 장소나 방식이라도 좋다. 여행에서 얻은 새로운 에너지가 일상의 무거움 속에서 곧 함몰될지라도. 그대여 떠나라.
신나는 일요일, 아이들에게 할머니, 할아버지와 나들이 가자고 약속을 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했던가, 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낮이 되니 잠시 잔잔해지는 하늘. 부디 맑아지길 바라며 오늘도 출발! 어른들이 가보시지 않았던 배내골로 이른 휴가를 떠나기로 했다. 배내골로 올라가려면 엄청난 고개를 넘어야 한다. 한 여름에는 가다가 퍼지는 차들도 눈에 띈다. 그래서 에어컨도 끄고 차에 무리가지 않게 천천히 올라갔다. 오늘의 정착지는 알프스119하우스 앞! 작년에는 배내골 갈 때마다 베네치아 앞에 자리 잡고 놀았는데 올해는 새로운 자리를 찾아봤다. 아이들이 놀기 편안하고 그늘막텐트를 칠 수 있는 넓은 곳. 날씨가 흐려서 텐트가 우리 포함해 3개 뿐. 사람들이 빠져나가는 일요일이라 더 조용한 듯 했다. 아이들은 물 만나서 완전 신났다. 너무 쨍쨍한 것보다 좋지만 튜브타고 놀 정도는 아니라서 계곡에 발만 담그고 놀았다. 그러다 우리 장민건 군은 몇 번 넘어져서 완전 축축해졌다. 그래도 좋다고 절대 물 밖으로 안 나오려 해서 더 애를 먹고. 맑아지는 듯하던 하늘에서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해 텐트 안으로 철수! 계속 밖으로 나가자는 아이들을 위한 처방전, 만화 틀어주기. 내리는 비를 보며 텐트 안에서 노는 것도 새로운 재미였다. 점점 빗방울이 굵어져서 철수 할 수밖에 없었지만. 비만 안 왔으면 참 좋았을 텐데. 3시간가량의 짧은 나들이가 아쉬웠지만 다음에 오기로 약속!
인ㆍ허가를 담당하는 공무원의 행태 중 가장 많이 지적받는 것이 ‘경직된 법규 해석’이다. 가끔 불만섞인 민원인들로부터 ‘안 되는 방향만 찾는다’는 힐난을 들을 정도로 법조문에 매달리는 경우가 있다. 당장은 칭송을 들을지 몰라도 ‘나중에 감사에서 지적받으면 나만 손해다’라는 인식이 복지부동(伏地不動)의 폐단을 낳기까지 한다. 민원인이 강력하게 요구할 경우에는 상급기관에 유권해석을 의뢰하거나 행정소송을 통해 권리를 찾으라는 식의 ‘면피식 관행’을 보이기도 한다. 지난 5월 신청된 양산시에서 디자인센터 건축허가 처리과정에서는 이와 전혀 다른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물금읍 가촌리 도시공원구역 내에 건립코자 하는 디자인센터는 그동안 시의회 일부 의원에 의해 위법성이 제기됐고, 관련 공무원들도 일부 시인하면서 허가 여부가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1년 가까이 논란을 거듭해 오면서도 몇 가지 쟁점에 대한 양산시의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관련 업무 담당부서에서 한 번도 주무부처에 공식적인 질의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위법성 여부가 논란이 된 것은 크게 두 가지다. 공유재산(시 소유 재산을 말한다)을 정부기관이 아닌 자에게 무상으로 사용하게 할 수 없다는 것이 그 첫째요, 허가 신청된 건축물이 법상 허용된 공원시설인 ‘전시장’으로 볼 수 있느냐 하는 것이 두 번째다. 양산시에서는 시의회의 동의를 받았기 때문에 무상제공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고, 공원 관련법을 긍정적으로 해석해 건축이 가능하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양자간에 대립하고 있는 이견을 해소하는 것이 결코 어려운 일은 아니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왜냐하면, 공무원들이 가장 즐겨하는 ‘주무부처의 유권해석’을 받아보면 한순간에 풀릴 일이기 때문이다. 공유재산의 관리 측면에서는 안전행정부에, 공원시설의 설치 문제에 대해서는 국토교통부에 문의해 그 해답을 구하면 될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양산시는 왜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일까. 양산시는 디자인센터 건립의 합목적성을 내세우고 있다. 지역발전의 원동력이 될 것으로 홍보하기도 한다. 디자인허브도시 기능의 중심이 됨으로써 지역경제 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라는 설명도 뒤따른다. 문제는 법규의 위반 소지에도 불구하고 밀어부칠 만한 가치가 있는가 하는 점이다. 도시에서의 불법 현수막 문제는 많은 지자체들이 겪는 공통된 사례다. 특히 최근 아파트 분양광고 현수막이 길거리를 도배하다시피 하면서 시가 강력한 단속에 나섰다. 건당 최고 3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는 법규를 내세워 일제정비에 나선 것이다. 상당한 단속실적을 올린 것으로 알고 있다. 신도시를 중심으로 신규 분양 물량이 쏟아져 나오면서 아파트 건설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부동산 경기의 회복이 더딘 데다 기존 미분양 물량 해소도 안 된 상태라 더욱 분양에 목을 매게 됐다. 그러다 보니 수백개의 똑같은 현수막이 수십미터 간격으로 나붙어 미관을 훼손하고 교통안전을 위협한 것도 사실이다. 보행자들로서도 보기는 싫지만 사업자들의 사활이 걸린 문제라 생각돼 이해가 될 때도 있다. 하지만 시의 단속 강행에 대해서 뭐라고 할 상황은 아닌 것 같다. 이처럼, 일반 시민들의 행위에서는 법규 위반에 대한 제재에 대항할 수 없다. 법전을 앞세운 단속공무원들의 서슬에 마땅히 반론을 제기할 명분이 없기 때문이다. 먹고살기 위해서라도 법을 어기면 안 된다는 것이 우리 사회의 준법성이다. 법치주의에 기댄 사회질서를 유지하는 근원인 행정기관에서 ‘지역발전’이라는 명분을 내세우며 관련 법규정을 임의로 확대해석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 장래의 확신도 문제지만 유사 사례의 재발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디자인센터의 허가 문제는 복합민원이기 때문에 관련 부서의 협의가 필수적이다. 여기서 개별적인 업무의 담당부서는 ‘떠넘기기 식 답변’으로 문제를 호도해서는 안된다. 책임행정은 차후에라도 위법의 소지를 남겨두지 않아야 한다. 문제가 예상되는 것은 지금이라도 주무부처에 유권해석을 의뢰해 그 답을 얻어야 한다. 정작 ‘경직된 법 해석’이 필요할 때 어물쩍 넘어가려는 태도는 복지부동보다 더 나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백번 양보해서 디자인센터가 법상 공원시설인 ‘전시장’으로 볼 수 있다 하더라도 건축과에서 허가할 사항이 아니라 녹지공원과에서 공원시설로 다루어야 한다는 사실을 덧붙이고자 한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민주화의 상징이자 전 세계 인권과 평화의 상징인 넬슨 만델라(95)가 폐 감염증으로 위독한 상태라고 한다. ‘타타 마디바(존경하는 아버지)’로 불리는 만델라가 95번째 생일을 앞두고 남아공은 물론 온 지구촌이 근심에 잠겨 있다. 지난날 인도에 마하트마 간디가 있었다면, 이 시대에는 저 남아프리카에 넬슨 만델라라는 고결한 영혼이 숨 쉬고 있다. 만델라가 지난 1990년 2월 27년간의 옥살이에서 석방된 후 한 달 이상 입원해 있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과거 케이프타운 앞바다 로벤섬 교도소에서 복역하면서 약 13년 동안 채석장에서 노역을 했다. 이 때문에 그는 호흡기 질환을 앓아왔으며, 한때 폐결핵에 걸렸다 완쾌되기도 했다. 그는 지난 2011년 급성 호흡기질환 증세로 요하네스버그 병원에 입원했으며 2012년 12월에는 폐 감염증으로 약 3주 동안 입원했다. 95세의 고령인 만델라가 폐렴으로 위독한 상태가 되자 온 국민이 그의 건강회복을 기원했다. 흑인과 백인, 어린이부터 청ㆍ장년, 노년층에 이르기까지 전 국민이 메디클리닉 심장병원을 찾아 정문 옆 담벼락에서 만델라의 쾌유를 빌며 기도했다. 남아공의 첫 흑인 대통령에 올라 흑인과 백인이 화합하는 ‘무지개 국가’ 초석을 닦은 그에게 전 국민이 그의 용서와 화합 정신을 기리면서 다시 한 번 남아공이 단결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정쟁을 거듭하던 남아공의 여당 아프리카민족회의(ANC)와 야당 민주동맹(DA) 소속 국회의원들이 케이프타운 의회의사당에서 일제히 기립해 만델라의 쾌유를 비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그는 생전에 “인생의 가장 큰 영광은 결코 넘어지지 않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넘어질 때마다 일어서는 데 있다”라고 했다. 그는 수많은 역경과 시련 속에서도 결코 포기하지 않는 오뚝이 인생이었다. 노벨 문학상 수상작가 조지 버나드 쇼가 쓴 극본을 읽어보던 그의 아내가 말했다. “여보, 이거 완전히 쓰레기네요” 그러자 버나드 쇼가 대답했다. “지금은 쓰레기가 맞소. 하지만 일곱 번째 수정원고가 나올 때는 달라질 거요” 포기하지 않는 집념이 노벨 문학상을 받는 세계적 작가로 만들었다. 프랭크 크레인은 “가장 큰 실수는 포기해버리는 것, 가장 어리석은 일은 남의 결점만 찾아내는 것, 가장 심각한 파산은 의욕을 상실한 텅 빈 영혼, 가장 나쁜 감정은 질투, 그리고 가장 좋은 선물은 용서”라고 했다. 인생의 가장 큰 실수는 너무 쉽게 체념하거나 포기하는 것이라고 했다. 대한민국을 빛낸 세계적 피겨의 여왕 김연아는 “한 동작을 익히기 위해 만 번을 연습합니다”라고 했다. 이 세상에 ‘공짜는 없다’라는 말은 진리이다.
덥다고 에어컨 아래서만 버틸 순 없다. ‘이열치열(以熱治熱)’, 운동장을 달리는 아이들은 시원하게 소리치며 한 여름의 뜨거운 태양을 한방에 날려버린다.
대사성 골 질환 중 가장 흔한 골다공증은 골 형성의 감소 및 골 흡수의 증가로 골 양의 전반적인 감소를 일으키는 질환이다. 골 피질이 얇아지고 골소주의 수량과 크기가 감소돼 골의 약화를 일으킨다. 초기에는 외모나 방사선 검사에서 어떤 변화가 나타나지 않으며, 환자는 척추 부의 동통과 잦은 피로감 등의 일반적 증상만을 호소한다. 그 후 골다공증이 조기 진단이나 치료 없이 진행되면, 점차 허리나 등이 수그러지며 비로소 방사선 검사상 척추골의 변형이나 압박 골절이 나타나게 된다. 흉추, 요추 이외의 골에도 다공화가 진행되면 가볍게 넘어지기만 해도 쉽게 요골 하단 골절이나 대퇴골 경부 및 전자부 골절을 일으키게 된다. 골다공증은 원인에 따라 크게 원발성과 속발성으로 대변할 수 있다. 이 중 원발성 골다공증은, 특발성 골다공증, 폐경후의 골다공증과 노인성 골다공증으로 분류된다. 폐경 후 골다공증을 제Ⅰ형이라고도 하며, 이 형은 소주골의 감소로 척추의 압박 골절을 특징으로 한다. 노인성 골다공증, 제Ⅱ형은 주로 70세 이상의 남녀에게서 볼 수 있으며 피질골과 소주골 둘다 감소되고, 대퇴골 경부 골절과 전자부 골절이 호발된다. 속발성 골다공증은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발생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골의 양은, 사춘기를 지나 30대까지 골형성이 증가되어 최고치에 달하고, 이후 골 형성과 골소실의 비율이 비슷해 신체의 전반적인 골량이 일정하게 유지된다. 그러나 40세 이후에는 골 소실이 점차 증가하여 골 양이 감소되며, 특히 여성에게서는 폐경기 후 감소가 현저하게 나타난다. 골다공증은 요통과 가벼운 외상에도 쉽게 골절이 일어난다. 척추의 압박 골절, 대퇴경부 골절, 그리고 요골 원위부 골절, 상완골 골절 등이 호발된다. 특히 폐경기 후에는 척추의 압박 골절이 호발하고, 노인층에서는 대퇴골 근위부 골절과 요골 원위부 골절 등이 연령에 따라 증가하게 된다. 그러나 척추에 압박 골절이 있더라도 신경계의 합병증은 잘 동반되지 않는다. 대신 골절로 등이 굽는 경우가 있고 심한 경우에는 키도 작아질 수 있다. 게다가 고관절 골절의 첫 수개월 내 사망률은 15~ 20%나 되며, 생존 환자의 대부분에서도 골절 전의 상태로 잘 복원되지 않는다. 골다공증은 먼저 일차적인 요인이나 질환을 찾아 치료해야 한다. 원인이 분명하지 않을 경우, 환자로 하여금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게 해 골을 강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골다공증에서는 충분량의 칼슘과 활성형 비타민D의 공급이 필요할 수 있다. 폐경기 후 야기되는 골다공증은, 에스트로젠 결핍이 그 원인일 수 있으므로, 에스트로젠 투여를 고려할 수 있다. 골다공증에 의한 골절 환자 치료시에는, 장기간의 침상 안정을 피하는 것이 좋다. 보조구를 사용하거나 수술 등의 방법으로는 환자를 가능한 한 빨리 침상 밖으로 끌어내어 조기 거동하도록 해야 한다. 수술 시에는 골절 부위에 견고한 내고정을 시행하는 것이 좋으며, 가급적 거창한 외고정 장치나 석고 붕대 고정을 피하는 것이 좋다. 골질의 향상을 위해 수술후에도 약물 치료 및 운동 치료를 병행할 수 있다.
장마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연일 후텁지근한 날씨가 계속된다. 중부 지방에 비해 우리 지역은 조금 덜 덥다고는 하지만 연신 목덜미를 흐르는 땀은 우리 동네가 시원한 편이라는 생각을 전혀 들게 하지 않을 정도이다. 교실도 예외가 아니다. 아이들은 연신 부채질을 하거나 더위에 지쳐 쓰려져 있기도 한다. 이런 교실에서 그다지 재미도 없는 수업을 서른 대여섯 명의 아이들을 앉혀 놓고 진행해야 하는 교사들의 고충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이 고되다. 요즘 여러 매체를 보면 ‘전력대란’, ‘블랙아웃’ 등의 단어를 심심찮게 접할 수 있다. 에너지 소비가 너무 많아 전기가 갑자기 끊기는 불행한 사태가 발생할 수 있고 그럴 경우 많은 위험한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위기감을 반영하는 멘트들이 뒤를 잇는다. 고로 “전기를 좀 아껴 써라” 라는 것인데, 이것이 계도적인 차원을 넘어서 국가가 여름철 적정온도를 정해주고 이를 지키라고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여름철 적정 실내 온도를 국가에서 정해주는 것도 우습지만 그 적정온도가 해마다 변하는 것도 우습다. 학교도 예외가 아니라서 모든 에어컨은 중앙에서 통제하며 온도 기준이 28도에 맞춰져 있다. 28도가 넘지 않으면 작동하지 않고, 작동하더라도 28도가 되면 끊어지게 시스템이 고정돼 있다. 실내 온도 28도, 정말 덥다. 교실에는 고작 선풍기 4대가 돌고 있는데 이것으로 버티라 한다. 아이들이 연신 덥다고 난리를 피워도 교사들은 해줄 수 있는 말이 한마디 밖에 없다. “참아라. 나도 덥다” 왜 우리나라는 전기가 항상 모자랄까. 국민이 전기를 낭비해서 그런 것일까? 천만에 말씀이다. OECD국가 중 가정용 전기를 가장 작게 쓰는 나라가 우리나라라는 통계 수치가 발표됐다. 산업용 전기는 헐값으로 제공해 대기업의 이익을 보장함과 동시에 마음껏 소비할 수 있게 하면서도, 정작 가정용이나 교육용 전기는 비싼 값으로 공급하고, 피크타임제나 누진제 등을 적용해 아낄 수밖에 없게끔 만들어 놓은 것이 대한민국의 상황이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쓰는 놈 따로 있고 아끼는 놈 따로 있나?” 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가정용은 그렇다 치더라도 최소한 국가의 미래를 책임지는 교육활동에 사용되는 전기는 좀 더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대기업에 베푸는 혜택의 10분의 1이라도 교육에 투자해야 한다는 마음가짐만 있어도 우리나라의 교육환경은 지금보다 훨씬 좋아질 것이다. 교육예산의 배정과 집행에도 문제가 있다. 이명박 정권 이후 교육부에서 집행하는 교육예산 중 학력향상 프로그램 운영 예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은 편이다. 그러다 보니 일선 학교에서는 학력향상명목으로 배정되는 예산을 소화하기 위해 보충수업 등을 개설ㆍ운영하는 등 주객전도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또 학력향상을 목적으로 실시하는 일제고사는 학생의 학력을 키워주는 효과보다 어떤 학교의 점수가 좋은가 경쟁을 일으키고, 이 결과로 성과급을 차등해 지급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본질적인 학력향상을 위한 교수방법 연구 등에 노력을 기울여야 할 교사가 일제고사 대비 문제풀이에 집중하고 있으니 제대로 된 학력향상이 될 리가 없다. 진정한 학력향상을 원한다면 일제고사나 보충수업 실시보다 쾌적한 교육환경을 만들고 유지하는데 더 많은 예산을 집행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 아닐까? 이런 상식적인 이야기도 안 통하는 교육 관료와 학교관리자들이 존재하는 이상 우리 교육의 미래는 그리 밝지 못할 것이다.
흔히 쓰는 말 중에 자른다 잘라 버린다는 말 중얼거려 보면 흠칫 서늘하고 날선 말처럼 들리지만 그 말 속에는 연둣빛 새순 돋는다 잘라 버린다는 것 살을 베어야 하는 말이지만 잘라도 잘리지 않는 따뜻한 말이 있다 자른다, 잘라 버린다는 말에는 몸보다 마음이 더 깊이 들어 앉아 베어도 베어내도, 그 곳에서 초록 가지 무수히 돋아나는 사람의 나무가 자란다 한 몸이 되었을 때나 쓰는 말이라서 미처 정 들지 못한 사이에는 마음이 들고 나는 말이라서 그 말 속에는 굴참나무 한 그루 서있다 살다보면 그늘이 되는 말 같은 서로 등 기대고 앉을 수 있는 편안한 의자가 되는 말 같은
본격적인 무더위가 계속되면서 전력수급 비상경보가 연일 발령되는 등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전력수급 비상상황은 더위 탓도 있지만 잦은 원전고장과 원전관련 비리로 인한 전력생산량 부족으로 올여름은 자칫 2011년 9.15 순환정전사태 이상의 전력대란도 감수해야 할 판이다. 이에 우리 양산시에서도 하절기 동안 전력수급 비상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2013년 하계 에너지사용제한 특별대책을 수립해 시행에 들어갔다. 올 여름 최악의 전력난이 가중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원전의 주요부품의 시험성적표가 위조된 것이 드러나면서 추가로 원전이 가동 중단되는 상황이 발생됐다. 이후 기온이 조금만 올라가도 냉방부하가 급증하면서 올 여름 내내 전력수급 경보는 계속해서 발령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전력부족 보도는 끊이지 않고 있으며, 또한 정부가 올 여름철 전력수요가 공급을 초과해 순환단전이 불가피하다고 밝히고 있어 국민의 불안감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현재 기저부하 담당과 전력공급의 버팀목이 되고 있는 원전 23기 중 10기가 가동을 중단했다. 설비용량으로 보면 771만6천kW에 달한다. 이 중 계획예방 정비 중인 4기(약 305만kW 정도)를 제외하고 6기는 당초 계획대로라면 전력공급시장에 들어와 있어야 했다. 하지만 시험성적서 위조 원전부품 비리 사태 파문으로 신고리 1, 2호기와 신월성 1호기 등 3기가 전력계통에서 제외됐다. 또 한울 4호기, 월성 1호기, 한빛 3호기도 각각 증기발생기 세관 결함, 설계수명 완료, 제어봉 안내관 균열 등의 이유로 가동을 멈춘 상태여서 당초 전력계통 수립 당시와 비교해 약 466만kW의 전력공급물량이 부족해졌다. 그렇다면 진정으로 원전이 부족해서 전력부족 대란 사태가 일어나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전력소비패턴은 2000년대 이후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우선 전력부족은 전력사용 확대 정책에 의해 유도된 측면이 크다. 원전 건설로 인해 전력과잉 공급이 이뤄지자 정부는 낮은 전기요금체계, 심야전기사용 촉진, 2008년부터 4년간 보조금을 지원하면서까지 시스템냉난방기 설치를 장려하는 등 전력사용 확대 정책과 전반적인 전력수요예측 실패, 원전을 포함한 전력산업에 대한 총체적 관리부실 그리고 지역ㆍ정권 이기주의에 의한 전력산업 구조개편이라고 하는 정책실패가 기여하고 있다. 그 결과 전반적인 전력소비는 전기기기의 보급 확대, 신기술 확산, 생활수준의 향상 등에 의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즉 에너지 빈국인 우리나라가 아이러니하게도 전기에너지를 과다 소비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전기과소비국이 된 것은 산업측면의 구조적 요인도 있으나, 다른 에너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전기요금으로 인해 냉난방, 취사, 공정에서 석유가스 수요가 전력으로 전환되는 ‘연료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또 하나의 변화는 기후변화에 따른 계절별, 시간대별 전력수요의 변동성 확대다. 이미 수년 전부터 여름철 폭염이 불규칙하게 발생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5월 말이나 9월 중에도 냉방기를 사용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연료전환은 일차에너지를 전기로 전환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져 에너지 사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으며, 더 많은 에너지를 수입하게 돼 에너지 수입액이 증가하는 국가적 부담을 유발하며, 온실가스배출이 늘어나는 부작용을 낳게 되었다. 또한 오래전부터 에너지절약 캠페인, 수요관리, 전기절약형 고효율기기의 보급 등 많은 시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늘어나는 전력수요를 잡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력은 모든 사회 인프라와 산업 활동의 기반이기 때문에 전력부족은 사회 전반적인 시스템을 마비시키고 산업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등 심각한 피해를 일으킬 수 있다. 2011년 ‘9.15 정전’을 비롯해 최근 전력부족 현상은 하절기 폭염이나 동절기 강추위로 발생하는 일시적인 문제가 아니라 전력수요 변화에 대해 효율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구조적인 문제라는 지적이 많다. 전력부족에 대한 원인을 정확히 파악해 근본적이고 체계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이번 하절기 전력수요 위기 극복을 위한 전력공급을 당장 늘리기는 어렵겠지만, 국민경제에 큰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는 ‘블랙아웃’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서는 사회 각계각층 모두가 적극적으로 절전에 동참하여 전력수요를 줄이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일 것이다. 전기에너지는 국민생활과 산업 활동에 한시라도 없어서는 안 되는 매우 중요한 필수재화이다. 따라서 절전은 우리 생활 주변에서 손쉽게 실천할 수 있다. 각 가정에서 전기절약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데 부모가 앞장서서 자녀들에게 모범을 보이는 것도 필요한 때이다. 이제 절전은 우리 국민 모두에게 당위성 차원을 넘어 생존문제로 다가오고 있다. 생활 속의 작은 관심과 실천을 통한 절전생활화가 작게는 가정경제를 돕고 크게는 국가경제 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 있음을 인식하고, 위기에 강하고 뭉치는 우리 국민의 강점을 살려 전력수급 위기극복을 위해 전기절약 마인드 확산과 생활화에 적극 동참해야 할 시점이다.
최근 웅상발전협의회(이하 웅발협)에서 지역 치안과 관련해 신중한 접근을 하니까 많은 사람들이 관심과 격려를 보내 주고 있다. 여태 어느 단체에서도 이 부분에 대해 공론화 작업을 못했기에 웅발협의 행위가 관심의 대상이 되는 형국이다. 과연 저들이 어떻게 할 것이며, 어떤 결과를 만들까 의심스러운 시선 또한 없지는 않다. 먼저 웅발협에서 아무런 의미도 없이 그냥 하는 이벤트성이 아님을 분명히 밝히고자 한다. 우선 이번 치안 토론회 준비 과정에서 접근 방법이 일선 경찰이 아닌 순수 자생단체 구성원들과 지역 대표 성격을 띤 학부모 등 객관적 시각을 가진 분의 의견을 먼저 정취하고 탐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웅발협에서는 현장에서 발생하는 지역 치안의 현실을 정확히 간파하지 못하고 있음을 인정한다. 그래서 알고자 노력한다. 현재 지역 상황은 10만 도시에 2곳의 파출소가 있다. 대략 경찰 공무원 1명당 2천명 이상의 주민을 담당한다. 이 정도 수치는 누구나가 알 수 있는 보편적 통계이자 현실이다. 현장에서 느끼는 그들을 통해 봉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숱한 이야기를 듣고자 하고 그 의견을 모아 ‘이것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과제이자 숙제다. 도시가 성장하는 연속성을 보면 먼저 먹고 살 수 있는 생계수단이 있어야 하고, 다음에는 정착할 주거환경이 있어야 하고, 또 다음에는 정착한 그들에게 교육환경이 충족되고 그들에게 좋은 도시환경 건설과 질 좋은 문화 인프라가 뒷받침돼야 한다. 대중이 운집하면 자연스레 사회 질서에 혼란이 오기 마련이다. 그럼, 질서 유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인 법질서 공권력이 뒤따르지 못하면 그 도시는 무법천지로 추락 할 것임은 분명하다. 웅상 4개동 주민에게 “당신은 웅상지역 치안을 어떻게 보십니까?”라고 질문했을 때 과연 지역민이 느끼는 치안안전 지수는 몇 점 일지, 언제 기회가 되면 여론조사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다. 우리 지역이 타 도시보다 안전하고 사건ㆍ사고 범죄율이 낮은 살고 싶은 도시로 인기가 올라가지 않겠나 싶은 심정에서 이제라도 보다 살기 좋은 내일을 준비고자 하는 작은 움직임을 시작한 것이다. 웅발협이 과거부터 많은 일을 해왔지만 이제는 지역 주민의 삶 속으로 들어가고자 한다. 작은 것부터 실천해서 지역 주민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일을 할 때인 것 같다. 살기 좋은 도시, 편안한 도시, 안전한 도시에 대해 이제는 누군가 말을 해야 한다. 치안이 어느 정도 확보되지 못하면 우리 모두가 바라는 도시는 ‘그림의 떡’일 것이다. 지역 사회를 발전시키는 동력은 우리 모두의 공동 과제임을 인식하고, 웅발협은 이런저런 사안을 가지고 끊임없이 토론할 것이며, 의제 발굴에 최선의 노력과 함께 공존하는 살기 좋은 웅상 4개동 준비에 주민의 의견과 제언을 기다린다. 끝으로 웅발협이 운영 주체만의 것이 아닌 모든 지역민이 함께 사용하고 성장시키는 주민자치ㆍ분권시대에 부응하는 작은 동력이 되고자 한다.
35년 전 유산공단(지금의 양산공단) 조성을 위한 첫 삽을 뜰 때만 해도 어곡초등학교의 앞날을 예상한 사람은 없었다. 춘추원 인근 양동마을이 모두 철거되고 유산마을이 통째로 편입돼 지금의 새동네로 이주할 때도 어곡동까지 공장 연기가 가득할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았다. 하지만 모래밭에 밀려드는 밀물처럼 공장이 늘어나기 시작해 화룡마을 앞산을 삼키고 용선마을 턱 밑까지 공장이 들어서자 때늦은 탄식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어곡초등학교는 아예 공단의 한 부속물처럼 되고 말았다. 1980년대 개발붐을 타고 양산에는 공단조성의 광풍이 불어닥쳤다. 때마침 인근 부산시의 주거지역 내 공장 이전 방침으로 새 부지를 찾던 기업주들에게 양산은 유일한 대안으로 떠올랐다. 북정지역에 산재해 있던 소규모 공장 주변을 공단으로 개발한 ‘북정ㆍ산막지구 공업용지조성사업’은 대박을 터뜨렸다. 여기서도 ‘한지에 스며드는 물’처럼 인근을 잠식하며 확장되던 공장용지 수요는 끝내 시청이 주도하는 대규모 공단조성사업으로 발전됐다. 이 과정에서 소토초등학교는 사방이 공장과 고속도로에 둘러싸이는 최악의 교육환경을 감수하게 됐다. 공단 한가운데 섬처럼 고립돼 악취와 기타 공해에 시달리고 있는 두 학교는 수 년 전부터 대책을 호소하였고, 그 중에서 어곡초는 2년 전 교육부로부터 이전을 승인받았다. 학교를 옮길 땅도 정했다. 예정대로라면 내년 3월에 이전학교에서 개학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아무 것도 진전된 것이 없다. 교육부는 이전만 승인했지 돈은 줄 수 없다고 못박았다. 원인제공자인 기업이 부담해야 한다는 논리다. 190억원에 달하는 이전 비용에 대해서 교육청도 양산시도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동창회와 학부모들도 한숨만 내쉬고 있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이전이 예상되는 학교’라는 이유로 시설 개선을 위한 예산 지원마저 끊겼다는 것이다. 어곡초 문제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을 지켜본 소토초 이전대책위 관계자들은 진퇴양난의 딜레마에 빠졌다. 교육부의 이전 승인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이들로 하여금 의기소침하게 만든 것이다. 산막공단 진입로 공사로 인해 학교 주변은 하루종일 소음과 분진에 시달리고 있지만 학부모들은 교문 안으로 아이들을 데려다 주는데 급급할 뿐이다. 이런 와중에 또다른 학교가 공단으로 둘러싸이게 됐다. 바로 양주중학교다. 상북면 석계리 산 중턱에 자리한 양주중학교는 1969년 양산중학교 분교로 출발해 2년 뒤 정식으로 인가받아 오늘날까지 6천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유서깊은 학교다. 주변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으로 친환경 학교로 조성되기도 했다. 석계1일반산업단지가 학교에서 불과 한 블록 떨어진 북쪽에 지정돼 착공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지난주에는 석계2일반산업단지계획의 주민설명회가 열렸다. 양주중학교 동쪽으로 ‘엎드리면 코 닿을 거리’에 80만㎡의 대규모 공단이 추가로 계획되고 있는 것이다. 이날 설명회에서 학교장과 해당 지역 시의원은 당연히 학습권 침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언제부터인가 양산시는 지역발전의 모멘텀으로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내세우고 있다. 경기가 어렵다고 해도 가격만 맞으면 공장용지에 대한 수요는 충분하다는 것이 시 관계자들의 생각이다. 그러다 보니 대규모 공단 조성으로 경영수익을 올리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시정 방침은 일견 그럴 듯 하게 보인다. 예부터 ‘개발’과 ‘보전’의 대립되는 양 개념은 문명세계의 ‘빛과 그림자’로 인식되고 있다. 무분별한 개발이 환경파괴를 불러일으켜 쾌적한 주거를 침해한다는 비판과 무조건적인 보전은 성장 잠재력을 상실해 도시의 후진을 면치 못한다는 지적은 동시에 다 일리가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정책 판단의 키 포인트가 되어야 할 점은 미래에 대한 가치가 될 것이다. 문화와 관광도시가 되고자 하면서 가는 곳 마다 공장 연기가 무성하다면 앞뒤가 맞지 않는다. 교육이 잘 되는 도시를 지향하면서 학습환경을 최악으로 만드는 것은 더욱 심한 자가당착이다. 양산시는 대규모 공단 조성에 대한 실행 근거와 지역발전 구상이 확고하다면, 이를 추진하기에 앞서 시민 스스로가 납득하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다른 분야의 피해를 최소화해 나가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산막공단 근로자 체육시설 조성에 100억원 넘는 예산을 들이면서, 공장공해로 수업을 진행하지 못할 지경인 학교 이전에는 수수방관하고 있어서야 어찌 교육도시라고 자랑할 수 있겠는가.
최근 미국정부가 자국의 정보기관이 구글 등 인터넷 서버를 통해 전 세계를 상대로 불법적으로 정보를 수집했다고 폭로한 전직 CIA 요원 에드워드 스노우든을 ‘내부 고발자’가 아니라 ‘누설자’로 지목하고 각국에 그의 망명을 불허토록 압박해 전 세계 언론의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내가 입을 열면 여러 사람이 다친다”는 무시무시한 말은 5공 청문회에서 장세동 씨가 자신을 처벌하려는 여론이 높아지자 당시의 노태우 대통령을 겨냥해 한 말이다. 얼마 전 가수 장윤정이 결혼을 앞두고 방송에서 억대 빚에 대해 심경을 토로하자, 그녀의 동생 장경영 또한 인터뷰에서 “내가 입을 열면 누나가 다쳐”라는 말을 해, 또다시 이 말이 세간의 유행어가 되고 있다. 내부고발이라기보다 협박에 가까운 어감으로 들려 뒤끝이 씁쓸한 말이다. 내부고발은 공익을 위해 조직의 위법ㆍ비리를 외부에 알리는 ‘공익 호루라기’다. 휘슬 블로어라고 알려진 내부고발자의 기원은 로마 군대의 엄격한 진군규칙에서 나왔다. 창ㆍ보병들이 방패를 앞세우고 진격하다가 한 발이라도 물러서는 병사가 있으면 곁의 병사가 찔러 죽이게 했다. 이 규칙을 어기면 그 옆의 다른 병사가 의무를 소홀히 한 동료까지 죽이도록 했다. 병사들에게 후퇴는 곧 위법이라고 보고 조직 구성원이 직접 죄를 물어 처벌케 한 것이다. 내부 고발자로 나선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내부고발자는 ‘정의 실천자’라기보다는 자신의 명예를 위해 조직을 팔아먹는 ‘배신자’로 낙인찍힐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전 감사원 감사관 이문옥 씨의 경우 감사원과 정ㆍ관계, 재벌 기업 사이의 정경 유착 실상을 고발한 이후 직장에서 배신자로 낙인찍혀 파면되고 억울한 감옥살이까지 해야 했다. 이런 쉽지 않은 일을 기밀보호를 주 임무로 해야 하는 국정원장이 직접 나서서 했다. 그것도 국민의 공익과 나라를 위해서가 아니라 ‘조직의 명예와 구성원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남재준 국정원장이 직접 기밀문서인 2007년 남북정상 대화록을 공개했다. 누항의 필부들도 명예가 걸린 일이면 멱살잡이를 한다. 조직의 수장이 제 식구들 명예를 지키겠다는데 누가 말리랴. 허나 동네 통ㆍ반장도 아니고 국정의 중추, 최고 권력기관의 우두머리다. 머릿속 의사결정의 매커니즘이 달라야 한다. 그의 비상식적 판단으로 조직의 명예는 박살나고 우리의 정보기관은 지금 세계의 비웃음을 받고 있다. 사주에도 비밀을 잘 유지하는, 속칭 입에 지퍼를 꽉 채우는 스타일이 있다. 사주 일간에 토기가 강하면 그렇다. 일간이 강한 토 오행인 경우, 위인의 성격이 신중하고 설혹 무덤에 들어가는 한이 있더라도 비밀을 지키며 자기의 속을 함부로 드러내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 매사에 객관적인 판단을 내리며 중후한 인품을 지닌다. 앞으로 국가기밀 엄수를 위해 국정원장을 임명할 때 인사 청문회보다 사주를 먼저 봐야 하는 것은 아닐지 모르겠다.
어느 마을 입구에 큰 호두나무 한 그루가 있었다. 그 나무에게는 한 가지 고민이 있었다. 열매를 많이 맺어 사람들에게 좋은 일을 하고 싶은데, 열매를 맺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호두나무는 열매를 맺기 위해 갖은 노력을 했고, 몇 년 후 많은 호두알을 맺었다. 호두나무는 무척 기뻤다. 그런데 지나가던 동네 사람들이 몰려들더니 돌멩이를 집어 호두나무를 향해 마구 던졌다. 그럴 때마다 호두열매가 떨어져 내렸다. 호두나무는 온 몸이 상처투성이가 됐고, 가지도 부러져 나갔다. 나무는 자기의 찢긴 상처를 보며 탄식했다. “아! 나는 사람들에게 열매를 주려고 오랜 세월을 기다렸는데, 사람들은 정말 은혜를 모르는구나” 호두나무 이야기는 우리가 사는 현대를 잘 묘사했다. 요즘 우리는 감사가 사라진 시대를 살고 있다. 감사하기는커녕, 은혜를 원수로 갚는 사람들도 있다. 물에 빠진 사람의 머리카락을 잡아 끄집어내 살려줬더니, 죽다 살아난 사람이 머리가 아파 죽는 줄 알았다고 두고두고 원망하더란다. 아이작 왓츠는 “하나님이 계신 곳이 두 곳 있는데, 하나는 천국이요 다른 하나는 감사하는 마음이다”라고 했다. “감사가 메말라지는 때부터 신앙의 타락은 시작된다”라는 말이 있다. 감사가 말랐다는 말은 받은 은혜를 잊고 산다는 뜻이다. 셰익스피어도 “감사치 않는 것은 거짓말보다 나쁘고, 술 취하는 것보다 나쁘고, 어떤 부도덕보다 나쁜 것이다”라고 했다. 어떤 사람은 “감사하고 싶어도 감사할 것이 있어야 감사할 것 아닙니까? 어디를 보아도 나에게는 감사할 것이 없습니다”라고 말할지 모른다. 그러나 유명한 경구에 ‘Think and Thank’라는 말이 있다. “생각하라 그리고 감사하라”는 것이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감사할 것이 있다는 것을 발견할 것이다. 스펄전 목사는 “캄캄한 밤하늘에도 별빛을 보고 감사하라. 그러면 달빛을 주실 것이다. 달빛을 보고 감사하라. 그러면 햇빛을 주실 것이다. 햇빛을 보고 감사하면 달빛도 햇빛도 쓸데없는 영원한 천국의 빛을 주실 것이다”라고 했다. ‘때문에’ 감사할 뿐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하고 ‘이것을 감사합니다’할뿐 아니라 ‘이것도 감사합니다’라고 하는 마음으로 맥추감사절이 있는 7월의 발길을 내디뎌보자.
경제나 정치 논리 전개를 위해 ‘경제민주화’라는 용어는 사용하면서 왜 ‘안전민주화’라는 용어는 사용하지 않을까. 최근 각종 안전사고를 접하고 산업현장에 나가보니 대기업과 중소기업, 갑과 을의 온도 차가 너무나 심해 안전민주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갑이라 불리는 대기업은 막대한 자본과 조직력을 바탕으로 기술과 제품을 전 세계로 수출하고 있는데, 이는 안전을 기업의 근본이자 장기적인 투자로 여기기에 가능한 것이다. 반면, 자본과 조직력이 열악한 중소기업인 을은 돈ㆍ사람ㆍ기술이 부족해 안전ㆍ보건을 먼 얘기로만 생각하고 있다. 해마다 산업현장에서는 9만명 이상의 근로자가 다치거나 장애인이 되고, 2천200여명은 목숨을 잃고 있으며, 18조원이라는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안전 분야와 타 분야의 온도 차를 줄일 수 있는 방안 몇 가지를 제언하고자 한다. ▶어느 기업이든 안전수칙을 기본적으로 준수하는 것이 기업의 수익과 생존의 길이라는 점을 전 조직원들이 명심하고,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갑의 안전, 을의 안전이 별개가 아닌 단일화된 안전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대기업은 중소기업ㆍ협력업체의 성장이 상생의 길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을에 대한 인적ㆍ물적 자원을 투입해 을의 안전수준을 향상해야 한다 ▶을에 대한 갑의 안전관리책임 강화를 위한 각종 제도개선과 법 집행의 강화가 필요하다 ▶사업주는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기업의 이윤이 감소할 뿐만 아니라 가치창출에도 엄청난 피해를 초래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생명권의 주체인 근로자가 산업재해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 갑과 을은 단일화된 안전보건시스템을 운영해 안전민주화가 우리나라 전 사업장에 정착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
식중독이란 일종의 임상증후군으로 오염된 음식을 먹은 후 또는 음식 그 자체의 독성 때문에 발병하는 질병이다. 치명적인 것도 있으나 대개 증상이 경미하고 전염성도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 식중독의 증상으로는 복통, 구토, 설사 등 위장관 증상과 고열, 몸살, 발한, 혈압강하 등 전신증상, 신경독에 의한 근육, 호흡마비 등 신경증상이 있다. 이러한 증상은 원인에 따라 세균성 식중독, 화학물질에 의한 식중독, 독소에 의한 식중독으로 나눌 수 있다. 식중독은 무엇보다 예방이 최우선이다. 예방의 지름길은 첫째도, 둘째도 청결이다. 일단 손만 제대로 씻어도 대부분의 식중독을 예방할 수 있다. 손을 씻을 때는 비누 등을 사용해 흐르는 물에 손가락 사이사이와 손톱 밑까지 꼼꼼하게 씻도록 한다. 달걀은 다른 음식에 닿지 않도록 유의한다. 달걀껍질에 식중독을 일으키는 살모넬라균이 많이 서식하고 있어 조심해야 하며, 달걀을 만졌다면 반드시 손을 씻는 게 좋다. 그리고 여름에는 물을 반드시 끓여 먹도록 하고 조리기구의 경우 주기적으로 뜨거운 물에 소독하는 게 좋다. 가능하면 도마는 두 개를 준비해 육류와 채소류를 구분해 사용하는 것이 좋다. 세균은 주로 4~60℃에서 번식하기 때문에 가열은 60℃ 이상으로 해야 한다. 예외적으로 몇 가지 세균에 의한 독소는 내열성을 지니고 있어 가열해도 식중독을 유발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포도상구균, 살모넬라균, 바실루스균, 클로스트리디움균 등은 가열해도 증식할 수 있다. 식중독 치료는 설사에 의한 탈수를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수분 공급을 충분히 해주는 등 보편적인 치료방법을 사용한다면 대부분의 증상이 호전된다. 식중독 증상을 보일 때는 음식을 먹으면 설사가 더 심해질 수 있으므로 음식 대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 탈수를 예방한다. 이 때 이온음료, 과일주스, 탄산음료 등은 피해야 한다. 설사가 너무 심하거나 구토로 인해 수분섭취가 불가능할 때, 전신증상 등이 조절되지 않을 때는 병원을 방문해 수액이나 항생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